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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오동 전투’ 유해진 “영화 촬영 때도 메이크업 안 해”

    ‘봉오동 전투’ 유해진 “영화 촬영 때도 메이크업 안 해”

    배우 유해진이 노메이크업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23일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는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해진이 출연했다. 이날 유해진은 “보이는 라디오인 줄 알았으면 샵을 다녀올걸 그랬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철은 “원래 메이크업을 항상 하냐”고 물었고, 유해진은 “농담이다”며 웃어보였다. 유해진은 “실은 영화 찍을 때도 분장을 하지 않는다. 눈썹이 흐려서 눈썹만 그린다. 기본 메이크업도 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어 “촬영은 실내 세트에서 하는데, 산에 가느라 피부가 탔다. 선크림은 잘 바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해진이 출연하는 영화 ‘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 유해진은 극중 독립군 해철 역을 맡았다. 유해진을 비롯해 류준열,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봉오동 전투’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심해에서 빛을 내는 초희귀 ‘포켓 상어’ 신종 발견

    [핵잼 사이언스] 심해에서 빛을 내는 초희귀 ‘포켓 상어’ 신종 발견

    마치 캥거루처럼 주머니를 가진 것은 물론 심해에서 빛을 내는 극히 희귀한 상어가 신종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지난 2010년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멕시코만 심해에서 잡아올린 ‘포켓 상어’(Pocket shark)가 신종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길이가 14㎝에 불과한 생후 몇 주 된 수컷으로 추정되는 이 상어는 앞과 가슴지느러미 부근에 주머니를 가지고있어 포켓 상어로 분류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포켓 상어가 역대 단 두차례 잡힐만큼 극히 희귀하다는 점이다. 포켓 상어가 사상 처음으로 잡힌 것은 지난 1979년 동태평양에서였으며 당시 잡힌 암컷 역시 42㎝ 사이즈에 불과했다.두 마리의 유사점 때문에 당초 전문가들은 두 상어를 같은 종으로 분류했으나 최근 툴레인대학 연구팀의 분석결과 서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엑스레이, CT 스캔, 해부용 현미경으로 멕시코만에서 잡힌 포켓 상어를 집중 분석했으며 그 결과 동태평양 상어보다 척추뼈가 10개 정도 적으며 이빨 등 총 5가지 차이를 근거로 '몰리스콰마 미시시피엔시스'(Mollisquama mississippiensis)라는 학명을 가진 신종으로 명명했다. 특히 포켓 상어가 더욱 흥미로운 점은 심해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을 보인다는 사실. 많은 심해어류들이 이같은 특징을 갖고있는데 빛을 내서 주변의 먹이를 확인하고 사냥을 하는가 하면 먹이를 유인하거나 혹은 신호를 보낼 때도 사용한다. 다만 빛을 내는 생물이 깊고 어두운 바다에서 얼마나 흔한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논문 저자인 헨리 바트 박사는 "발견된 두 포켓 상어 모두 매우 희귀하며 두 종이 각각 다른 바다에서 분리돼 진화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우리가 심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으며 많은 신종이 발견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동물분류학회지 ‘주택사’(Zootaxa)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상] 손흥민, 호날두와 유니폼 교환 순간

    [영상] 손흥민, 호날두와 유니폼 교환 순간

    손흥민(토트넘·27)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34)와 유니폼을 교환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토트넘은 2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에서 3-2 승리를 거뒀다.손흥민은 전반전 45분 동안 호날두와 맞대결을 펼쳤다. 손흥민이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며 유벤투스의 골문을 위협하자 호날두도 수차례 날카로운 슈팅으로 응수했다. 전반 종료 후 손흥민과 호날두가 만났다. 이야기를 주고받은 두 선수는 유니폼을 벗어 교환했고, 그대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은 호날두와의 유니폼 교환 상황에 대해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하고 꿈꾸던 선수다. 같이 경기장에서 뛰어보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사실 유니폼 교환 물어보는 것을 꺼린다. 자존심 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이 좋게 그런 이야기 할 기회도 생기고, 친절하게 받아줘서 편하게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영상=JAYLEEN, 인터티비 유튜브 채널 영상부 seoultv@seoul.co.kr
  • 구로다, 불매운동 조롱…“유니클로 대신 삼성스마트폰 불매해야”

    구로다, 불매운동 조롱…“유니클로 대신 삼성스마트폰 불매해야”

    “반일 애국 증후군의 일종” 주장“인터넷에서만 보여주기식 불매” 폄하한국 비판에 앞장서는 대표적인 일본 우익 언론인인 구로다 가쓰히로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한국에서 벌어진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폄하했다. 은퇴 이후 서울 주재 산케이 객원 논설위원으로 매주 칼럼을 쓰는 구로다 전 지국장은 지난 20일 칼럼에서 “한국인의 불매운동은 인터넷에서만 활발한다”며 “의류, 맥주 등 일본산 소비재가 아니라 일본 부품이 잔뜩 들어간 삼성 스마트폰을 불매해야 한다”고 조롱했다. 그는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화제인데 한국에서 자주 보이는 ‘반일 애국 증후군’의 일종”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주한 일본인의 말을 빌려 “유니클로와 아사히 맥주 대신 일제 소재와 부품을 많이 사용한 삼성전자 등 국산 스마트폰을 불매운동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일본산 문구용품의 대체품으로 주목받은 모나미 주가가 상승한 것도 언급했다. 구로다 전 지국장은 “주위에 물어보니 일제 문구는 품질과 디자인이 좋고 위생적이며 안전해서 아이들과 엄마들이 좋아한다더라”며 모나미가 일제를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로다 전 지국장은 불매운동 열기가 실제보다 과장됐다고 짐작했다. 그는 “실제 행동보다는 인터넷에서 반일 성향을 발산하는 경향이 있다”며 “남몰래 조용히 (불매)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 ‘(불매)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우리 지방교육청이 일본식 한자 조어인 ‘수학여행’을 사용하지 않도록 퇴출시킨 것도 ‘반일 증후군’이라면서 “그런 식이라면 교육, 학교, 교실, 국어, 과학, 사회, 헌법 민주주의, 시민, 신문, 방송 모두 일제 아닌가”라며 비웃었다. 앞서 구로다 전 지국장은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한국이 이만큼 풍요로운 나라로, 경제적으로 발전한 것은 1965년 일본이 준 3억 달러가 기초가 된 덕분”이라는 망언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정샘물 입양, “신애라가 많은 멘코링+코칭” 아이 몇 살?

    정샘물 입양, “신애라가 많은 멘코링+코칭” 아이 몇 살?

    메이크업아티스트 정샘물이 입양 사실을 털어놨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이하 ‘아이나라’)에서는 정샘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두 아이의 엄마 정샘물은 아이들을 입양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정샘물은 “아인이는 7살, 라엘이는 3살”이라면서 “신애라 언니가 굉장히 많은 멘토링과 코칭을 해줬다. 아이가 느끼는 (입양에 대한)궁금증을 하나도 숨기지 않았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더 좋다”면서 입양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한편, ‘아이나라’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의 등·하원을 책임질 수 없는 부모를 대신해 등·하원 도우미들이 육아 전쟁을 겪어보며 대한민국 아이 돌봄의 현주소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5분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체육계 ‘미투’ 신유용 “‘피해자인데 왜 밝아?’라고 묻는 말 싫어 당당히 살겠다”

    체육계 ‘미투’ 신유용 “‘피해자인데 왜 밝아?’라고 묻는 말 싫어 당당히 살겠다”

    “유도 코치에게 성폭행” 고발한 신유용씨 인터뷰군산지원, “죄질 나빠…코치 징역 6년형”코치 2011년 고교 유도부 시절부터 성폭력가족도 아픔…어머니 “코치 결혼식 때 인사도 했는데”신씨, “뮤지컬 배우가 꿈…피해자에 용기 주고파”“피해자는 나인데 왜 내가 힘들어하며 울어야 하나요?” 스물네살된 ‘미투’(#Me Too·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 고발하는 것) 폭로자가 “너는 왜 피해본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느냐”고 묻는 한국 사회에 되물었다. 전직 유도 선수 신유용(24·여). 그는 지난 1월 실명으로 유도 유망주 시절인 고등학교 때부터 코치에게 지속적 성폭행을 당해왔음을 폭로했다. 그리고 법원은 지난 18일 코치에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 서울 서초구의 이은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신씨는 “가해자(코치) 처벌없이 내 사건이 묻힐까봐 불안했던 때도 있었다”면서 “6년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감사하지만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으니 검찰이 항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발을 망설이는 피해자가 있다면 나를 보고 용기와 긍정 에너지를 얻었으면 한다”며 웃었다. ●유망주 시절 찾아온 ‘성폭력’ 악몽…7년 만에 경찰서를 찾다 신씨의 곡절은 고1 때인 2011년 시작됐다. 그는 전북 영선고 유도부 소속이었다. 신씨를 수도관 파이프로 구타하는 등 유독 가혹히 굴던 코치 손모씨는 그해 자신의 숙소에서 신씨를 성폭행했다. 이후로도 끔찍한 일이 수차례 반복됐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 없었다. 유도 밖에 모르던 고교생에게 코치는 절대적 존재였다. 대신 신씨는 2012년 유도를 그만두는 선택을 했다. 부상이 표명적 계기였지만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모든 걸 잊고 살고 싶었다. 하지만 신씨는 7년 만인 지난해 3월 경찰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적은 고소장을 냈다. 손씨는 아내가 자신의 주변 관계를 의심하자 신씨에게 연락해 “50만원을 줄테니 아내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가해자의 황당한 요구에 신씨는 ‘내가 당한 것이 심각한 범죄였는데 코치는 아직까지도 일말의 반성조차 없구나’라고 깨달았다. 사건은 생각처럼 일사천리로 처리되지는 못했다. 경찰은 그해 10월 손씨의 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불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넘겼다. 검찰은 기소중지 처분을 내린다. 당시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사는 “(형사처벌 대신 합의해) 정신적 피해 보상금액을 논의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신씨는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코치가 너무 뻔뻔해 멈추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지난 1월 14일,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신씨는 이날 ‘한겨레’ 신문을 통해 성폭행 피해 사실과 자신의 이름,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피해 고발을 보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신씨는 “공개 고발 이후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내 이름을 검색하는 걸 봤는데 덜컥 겁이나 모자를 푹 눌러쓴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신씨도, 가족도 힘들었던 법정 공방…“‘내편’이 많이 생겨 든든” 폭로 이후 검찰이 그제서야 제대로 수사에 나섰고 코치는 법정에 섰다. 신씨는 꿋꿋하게 증인 신문 받았고 공개재판도 요구했다. 마음 상하는 일도 많았다. 코치 측 증인으로 나선 옛 유도 동료들은 “유용이 앞에서 진술 안 하겠다”고 했다. 나중에서야 그들이 “우리보다 유용이가 더 많이 맞은 건 그만큼 더 관리를 받은 셈이니 고마워해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씨는 “어이없고 화가 났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코치에게 유난히 더 맞은 게 사실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추슬렀다”고 했다.24살 청년에게 처음 겪어보는 법정 공방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피해를 입증하는 건 신씨의 몫이었다. 그는 “(임신을 의심한 코치의 강요로 받은) 산부인과 기록을 법정에 제출하고 거짓말탐지기 등을 동원해 피해 상황을 자세히 진술하는 과정 등이 낯설고 무서웠다”고 떠올렸다. 가족들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특히 어머니는 딸의 고통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자책감에 마음 아파했다. 어머니는 탄원서에 “(피해 사실도 모른 채) 코치 결혼식에 참석해 ‘우리 딸 잘 보살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때 코치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신씨는 더 단단해졌다. 스트레스로 류마티스성 관절염까지 앓았지만 ‘힘들수록 더 굳세져야 한다’고 마음 속으로 수백번 다짐했다. 그 사이 ‘내 편’도 많이 생겼다. 자신을 변호해준 이은의 변호사는 법적 지원은 물론 아직 젊은 피해자의 상처받은 마음을 다독여주는데도 노력했다. 또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재판을 직접 찾아 응원하기도 했다. 신씨도 “이제는 누군가 ‘요즘 잘 지내느냐’고 물어보면 ‘나 진짜 괜찮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미투 이후 일상 생활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의외로 많이 못 알아본다”며 호탕하게 웃어 넘길 수 있게 됐다. 다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신씨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 그는 “‘쟤는 피해자가 왜 이렇게 밝아?’ 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고 털어놨다. 신씨는 “‘피해자는 우울하고 힘들어야 보여야 한다’는 시각은 틀렸다”면서 “폭로 이후 뒤로 숨기보다는 친구들을 만나 위로받았고, 일상 생활을 지속했다”고 했다. 대학생인 신씨는 또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다. 기분 좋은 영향력을 주변과 사회에 주고 싶다는 바람이 담겼다. 혹시 피해 입고도 애만 태우고 있는 체육계 후배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다. 신씨는 “체육계는 (미투 폭로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내가 심석희 선수를 보고 용기를 얻었듯 나 역시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용기를 믿고 끝까지 당당하게 싸우면 결국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17세 여학생의 억울한 죽음, 소셜미디어에서 2차 가해 “죄책감도 없어”

    17세 여학생의 억울한 죽음, 소셜미디어에서 2차 가해 “죄책감도 없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비참하게 목숨을 잃은 17세 여학생의 죽음이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지나치게 공유돼 문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미국 뉴욕주 유티카에 살고 있는 비앙카 데빈스는 지난 13일 뉴욕 퀸즈에서 진행된 콘서트를 함께 보러 갔던 브랜던 앤드루 클라크(21)의 손에 살해됐다. 경찰이 이 남자와 어떻게 알게 됐는지 밝혀내기도 전에 끔찍한 살해 현장을 담은 사진들이 온라인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됐다. 사진을 올린 이는 용의자 클라크(21) 자신이었다. 사건 다음날 새벽에 24시간만 팔로어들이 읽을 수 있는 인스타그램 글을 통해 “지옥이 시작된다. 이건 구원이야, 그렇지?”라고 적었다. 할리우드 언데드란 록 그룹의 히트곡 가사를 그대로 따온 것이었다. 또 1999년 영화 ‘파이트클럽’의 대사 ‘이게 네 인생이야, 어떤 때는 1분 안에 끝나기도 해’라고 적었다. 그 다음 피로 얼룩진 여성의 상반신을 흐릿하게 처리한 사진을 올리고 사진설명에 “미안해 비앙카”라고 적었다. 그는 스스로 911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경찰은 클라크가 두달 전 게임 플랫폼을 통해 비앙카와 알게 됐고 그 뒤 직접 만나 공연을 보러갈 정도로 친해졌다고 보고 있으며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비앙카가 다른 남성과 입을 맞춘 사실을 놓고 언쟁을 벌이다 흉기로 비앙카를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앙카는 13일 아침 공연을 보러간다고 들뜬 감정을 이 게임 플랫폼에 털어놓기도 했다. 용의자 클라크는 더 잔혹한 비앙카의 시신 사진들을 게이머들의 채팅 플랫폼인 디스코드(Discord)에 올렸는데 사진들은 나중에 삭제됐지만 비앙카의 친구들이 돌려 보고 경찰에 신고해 검거하기에 이르렀다. 경찰이 들이닥친 순간에도 그는 방수 시트 위에 비앙카의 주검을 놓아둔 채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계속 올리고 있었다. 클라크는 목을 흉기로 찌르는 자해를 했지만 응급 수술을 받고 다음날 검찰에 2급 살인죄로 기소됐다.비앙카의 친구 등은 인스타그램이 클라크의 게시물을 20시간 이상 방치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트위터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의 문제를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인스타그램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 대학의 형사법 전문가인 제임스 덴슬리 교수는 이들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간접적인 트라우마를 안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 피해자인 비앙카를 두 번 죽이는 짓이라고 개탄했다. 또 클라크가 더 잔혹한 사진들을 올린 홈페이지 4chan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고, 규제도 느슨하기 때문이다. 더 극단적인 메시지도 걸러내지 않는 사촌 격인 8chan은 지난 3월 51명의 애꿎은 목숨을 희생시킨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기난사 용의자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성명을 발표했던 채널이다. 이 용의자가 페이스북에 범행 동영상을 중계하기 시작하면서 “PewDiePie에 구독해달라”고 했는데 클라크도 비앙카의 사진들을 디스코드에 올리면서 똑같이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비앙카도 과거에 4chan을 이용한 적이 있으며 14일 채팅 룸에는 “또 한 건의 4chan 살인”이 일어났다고 환호하며 피해자를 조롱하고 그녀의 시신 사진을 더 가학적으로 패러디하는 유저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생전 비앙카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2000명 안팎이었는데 살해된 뒤 일주일 만에 16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경찰이 그녀의 주검을 공식 확인하기도 전에 이미 그녀는 생전에 이루어보지 못했던 인플루엔서가 됐다. 심지어 용의자 글에 댓글로 “날 팔로워해주라!!! (범행의)전모를 담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보내주라”고 조르는 이도 있었다. 끔찍하게 패러디한 사진들을 유료로 판매하겠다는 정신 나간 이들도 있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얻기 위해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 비앙카와 가족의 이름을 도용해 계좌를 만들어놓고는 “어떤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의붓어머니는 페이스북에 “눈을 감을 때마다 그 사진들이 날 괴롭힌다”고 털어놓으면서 가족의 감정을 한번이라도 고려해주고 공격적인 콘텐트를 발견하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물론 많은 이들은 비앙카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기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선한 목적으로 쓰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앙카가 셀피를 관리했던 식으로 꽃이나 구름모양, 하트를 핑크빛으로 꾸미고 고양이 사진으로 꾸미는 해시태그 #비앙카를 위해 핑크로(PinkForBianca)를 확산시켜 가학적인 포스팅을 몰아내자는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유족들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한 비앙카의 뜻을 받들어 장학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베 사죄하라” 옛 日대사관 앞 ‘경제보복·아베 규탄’ 촛불집회

    “아베 사죄하라” 옛 日대사관 앞 ‘경제보복·아베 규탄’ 촛불집회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4일부터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 등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해 한·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20일 서울 옛 일본대사관 인근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민중공동행동 등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0여명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경제보복 아베 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일본의 경제보복과 과거사 왜곡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반인도적 가혹행위와 인권유린 등 범죄 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아베 일당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구실로 잡고 배상을 거부하며 군사 대국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일본 측을 규탄했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역사를 언급하며 “아베 총리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흘린 피눈물의 역사를 모독하고 다시 역사전쟁을 하고 있다”면서 “또다시 그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 한국 노동자들의 기억을 향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발언이 끝나고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가로 20m, 세로 15m의 대형 욱일기를 머리 위에 들고 함성을 지르며 함께 찢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참가자들은 “아베 총리는 사죄하라”고 외치기도 했고 ‘NO 아베!’ 등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묵상을 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쯤에는 평화나비, 민중당, 진보대학생네트워크 등 6개 대학생 단체 회원 60여명이 같은 장소에서 ‘7.20 대학생평화행진’ 집회를 열고 일본의 경제보복과 과거사 왜곡을 비판했다. 이태희 평화나비 전국대표는 “우리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수출 규제를 강화해서가 아니라,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보복이기 때문”이라면서 “과거 전범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우리를 분노케 했다”고 말했다. 곽호남 진보대학생네트워크 전국대표는 “아베 정부는 한국이 ‘북한으로 전략물자를 불법 반출했다’며 경제보복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일본이 극우파 총집결을 통해 전쟁 가능한 국가로 전환하고 군사 대국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베 가고 평화 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워 안국동 사거리에서 인사동 거리, 종각역 사거리를 거쳐 평화의 소녀상 앞까지 다시 돌아오는 약 2.2㎞ 구간을 행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법서라] 고작 6일 누린 ‘납북어부 재심’ 무죄 기쁨…‘과거사 원칙’ 저버린 검찰

    [법서라] 고작 6일 누린 ‘납북어부 재심’ 무죄 기쁨…‘과거사 원칙’ 저버린 검찰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오는 25일 취임하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겠다는 한 어부가 있습니다. 이 어부는 박정희 정권 당시 간첩 누명을 뒤집어 쓴 채 50년을 살아오다 최근 재심심판을 통해 겨우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한 검찰이 항소를 제기하면서 지난한 재판을 다시 이어가야 합니다. 어부는 “검찰이 스스로 정한 원칙과 약속은 지켜달라”면서 새로이 검찰조직을 이끌어갈 신임 검찰총장에게 전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실질적으로 불법구금·가혹행위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 법원의 재심개시결정을 존중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고, 재심 무죄 선고시 일률적인 상소를 지양하고, 유죄 인정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면 상소를 제기하지 않는다.”- 2019년 6월 27일 대검찰청 ‘과거사 사건 관련 후속조치’ 中 위 문장은 ‘과거사 재심 사건에 대해선 새로운 증거가 있지 않은 한 상소하지 않겠다’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달 27일 전국 검찰청을 지휘하는 대검은 어두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과거사 재심사건 업무 매뉴얼’을 마련했습니다. 과거 검찰이 일부 과거사 사건에서 인권보장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문무일 현 검찰총장이 직접 사과한 데 따른 변화입니다. 검사는 재판에서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과거사 사건은 고문에 의해 만들어진 허위 진술이 많기 때문에 검찰도 적극적으로 ‘무죄 가능성’도 찾아내겠다는 취지죠. 군사 독재정권 시절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렸던 이들에게 필요한 조치입니다. 그런데 과거사를 반성하겠다고 외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 벌써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간첩 누명은 쓴 6명 가운데 이미 5명이 세상을 떠난 ‘제5공진호 납북 어부’ 재심 이야기입니다.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 검찰은 즉각 항소했습니다. 유일한 생존자는 “말뿐인 원칙과 약속이었느냐”고 절망했습니다. ■납북된 18살 막내 선원…불법감금·고문으로 ‘간첩’ 누명 1968년 5월, ‘제5공진호’ 막내 선원 남정길씨는 조업 도중 동료 5명과 함께 북한에 납치됐다가 5개월 만에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남씨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군사 독재정권의 ‘간첩몰이’였습니다. 정보과 형사들은 남씨 일행을 한달 동안 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감금하고, 고문과 가혹행위를 가해 ‘납북 피해자’에서 ‘간첩’으로 바꿔버렸습니다. 당시 남씨의 나이는 고작 18살.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1969년 징역 1~3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검찰 공소장엔 “피고인들이 1968년 5월 24일 12시경 제5호 공진호에 승선해 경기도 연평도 근해 해상에서 어로작업 중, 선장인 김창록이 북괴 지배 하에 있는 지역인 안골에 들어가야만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으니 안골에 들어가서 어로작업을 할 것을 제의하자, 피고인들은 모두 이에 찬동했다”면서 “반국가 단체인 북괴의 지배 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했다”고 명시됐습니다. (남씨 일행은 군사기밀 누설 관련 혐의로도 기소됐지만, 당시 법원은 ‘북괴 구성원들에게 강요된 행위’라며 이 부분에 국한해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유죄 판결의 핵심 근거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자백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스스로 고기잡이를 위해 북한 영해에 들어간 사실을 인정했고, 법정에서도 유사하게 진술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받아낸 진술은 고문에 의한 자백이었고, 고문 경찰은 법정까지 나타나 어부들을 지켜보며 심리적으로 압박했습니다. 그 속에서 경찰, 검찰, 법원, 누구도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보려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남씨 일행은 평생을 반공법을 위반한 간첩으로 살아가야 했습니다.■50년 만에 무죄 판결 “고문, 가혹행위에 의한 진술은 증거능력 없다” 그렇게 50년을 억울함 속에서 살아온 남씨는 원곡 법률사무소를 만나 이미 세상을 떠난 납북 어부 5명의 유가족과 함께 지난해 7월에야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지난 3월 재심개시 결정을 내렸고, 4개월 만인 지난 11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는 전원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심 재판부는 “장기간 불법구금과 광범위하게 이뤄진 가혹행위, 협박, 회유 등으로 인해 피고인들이 경찰 진술뿐만 아니라 검찰 및 법정에서의 진술까지도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추단되거나, 적어도 그 임의성에 강한 의심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임의성이 없는 진술’이란 허위진술을 강요할 위험성이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진술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고문에 의한 허위진술이라는 점이 인정되기 때문에 1968년 경찰 조사나 법정에서 나왔던 진술 역시 증거능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의미죠.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납북됐다가 1968년 10월 인청항으로 귀환한 뒤 11월 군산경찰서로 이동해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받은 사실 ▲군산경찰서 소속 수사관 등이 무허가 여관에서 자백을 강요하면서 구타, 물고문, 잠 안 재우기 등으로 강압적인 조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내요의 진술서 등을 작성한 사실 ▲검찰 조사와 공판기일(법정)에서도 고문 경찰관이 배석해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사실 등을 기록에 의해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50년 만에 이뤄낸 명예회복이었지만, 남씨의 동료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였습니다. 가장 모진 고문을 당했던 기관장 박남주씨는 징역을 마치고 2년도 지나지 않아 사망했습니다. 남씨 본인도 고문 후유증으로 뇌출혈이 생겨 말이 어눌하고 거동이 불편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무죄 결과를 받아든 남씨는 “50년의 세월 동안 누구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없었는데 이제 우리도 떳떳하게 살 수 있게 됐다”면서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습니다. 이제 겨우 1심이 끝났지만, 대검이 불과 한 달 전에 ‘과거사 원칙’을 발표했기 때문에 남씨 측은 사실상 재판이 끝났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행보를 남씨 측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법원의 무죄 판결에 불복한 것입니다.■검찰의 항소 “재판부가 법리 오인…법정에서 진술은 유효” 1968년 남씨 일행을 재판에 넘겨 유죄를 이끌어내고, 51년이 흘러선 이번 재심 공소유지를 맡은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지난 17일 ‘납북어부 사건’ 재심 무죄 판결에 대해 항소했습니다. 6일 만입니다. 앞서 설명 드린 ‘임의성’, 즉 강요에 의한 진술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에 대해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오인을 했다는 취지입니다. 군산지청의 설명을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대검에서 규정한 ‘과거사 원칙’의 방향과 취지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에서 고문과 가혹행위가 있었다해도 법정에서 고문받은 건 아니잖아요? 일부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일부는 인정했습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진술했다고 판단되기에 증거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재판부가 그 부분에 증거능력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 입장에선 유사한 국가보안법 사건에서도 유죄로 인정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대로 포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경찰 단계에선 고문을 받았더라도, 재판 단계에서까지 고문을 받은 것은 아니지 않냐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검찰은 재심심판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서울신문이 확보한 검찰 변론재개 의견서에 따르면 검찰은 ‘피고인 등이 그 공판 과정에서, 수사기관에서 받은 가혹행위 등으로 인한 심리적 억압상태 때문에 자유롭게 진술하기 어렵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거나 그런 의심을 할 만한 사정을 찾아보긴 어렵다’며 혐의를 자백한 당시 법정 진술의 증거능력이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그 근거로 1969년 당시 공판 조서를 제시했습니다. 조서를 살펴보면 남씨 일행은 고기잡이를 위해 북한 해역으로 넘어간 사실이 있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대부분 ‘맞다’는 취지로 대답한 내용이 나옵니다.재판장 : 연평도에서 고기잡이가 여의치 않아 선장인 김창록의 제의로 군사분계선 넘어 황해도 구월골에 고기잡이를 간 사실이 있는가요남정길 : 예 그런 사실이 있었습니다재판장 :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면 북괴에 납치된다는 사실을 몰랐던가요남정길 : 그런 위험성은 인식하였읍니다만 고기를 못 잡으면 보수를 못 받게 되니까 설마 붙잡히지는 않을 터이지 하는 요행수를 믿고 고기 잡을 목적으로 선장의 지시에 따라 그곳에 넘어가서 조업을 한 것입니다검찰은 남씨 일행이 법정에서 경찰의 고문을 폭로하기도 했다며, 이는 강요받아 진술하는 상황이 아님을 방증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재판장 : 군산에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었다는 말도 했다는데 어떤가요피고인1 : 그런 말은 전혀 한 일이 없는데 군산경찰서 정보과에서 너무 심한 고문을 해서 그렇게 말했다고 거짓 진술했습니다재판장 : 군산비행장의 비행기 대수가 500대쯤 금년에 들어왔다는 말을 했든가요피고인2 : 이북에서는 그런 말을 묻지 아니하여 말한 사실이 없는데, 군산경찰서에서 조사받을 때 배 안에서 그런 말이 있었는데 왜 말한 일이 없다고 하느냐면서 고문을 하기에 할 수 없이 그런 말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변호인의 반격 “고문 29일 만에 열린 재판, 자유로운 환경이었다고요?” 남씨의 변호를 맡은 원곡 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찰의 입장이 충격적”이라고 탄식부터 내뱉었습니다. 고문을 당하고서 겨우 29일이 지나 공판이 열렸는데, 그들이 고문당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고문으로 사람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는데, 국가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는데, 법정에서 제대로 된 진술이 가능했을까요? 물론 법정에서 고문을 당하진 않았겠죠. 또 누군가는 혐의를 인정하고, 누군가는 용기를 내 고문 사실을 밝혔겠죠. 그렇다고 이미 짓밟힌 상태에서 한 법정 진술을 꼬투리 잡으며 ‘너네 그때 자백했으니까 지금도 유죄야’라고 말하는 건 너무 잔인하지 않나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고문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에 억압된 환경이 아니다’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남씨 측은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검사가 일부 부인 취지, 고문 폭로라고 언급한 진술들은 현재 재심심판절차에서의 유무죄 판단대상으로 삼는 공소사실과 관한 군사기밀누설과 관련된 진술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이 아닙니다. 고문 관련 진술을 하면서도 수사기관이 작성한 수사서류의 진정성립과 진술의 임의성은 다투지도 않는 등 강한 의심이 듭니다. 심리적 억압상태 때문에 자유롭게 진술할 수 없다는 사정은 명백합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무죄 판결을 통해 어부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검사가 제출한 의견서의 내용만으론 임의성에 대한 의문점을 없애는 검사의 적극적인 입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검찰은 상급법원이 자신들의 주장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어부라서 무시하는 건가요” 항소와 상고, 즉 상소제도는 형사소송법 체계의 기본입니다.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는 행위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과거사 사건만큼은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이미 수십 년 고통과 억울함 속에서 살아왔던 이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지 않고, 적극적으로 구제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 변호사는 “일반 사건이라면 이해한다. 검사도 법률가인데, 당연히 자기 주장이 있고 고집이 있으니 법률 판단을 더 받아보고 싶겠다”면서도 “그런데 과거사 사건에 대해 대검이 매뉴얼까지 만든 것은 ‘무조건 대법원까지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자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국가도 할 말은 있겠지만, 국가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니까 적어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한 ‘우리가 물어뜯진 말자’는 취지 아니었냐”고 덧붙였습니다.남씨의 건강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고 합니다. 무죄 판결을 받아들고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까지 말했지만, 검찰 항소로 인해 끝이 보이지 않는 재판에 다시 뛰어들어야 합니다. 항소 소식을 듣고 “유학생 사건은 자체적으로 조사까지 해주면서, 우리 사건은 고작 어부라서 무시하는 거냐”고도 말했다고 합니다. 동료들을 떠내보내고서 외로움도, 허망함도 큰 탓이었을 겁니다. 오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새로 취임합니다. 윤 신임 총장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국가권력에 의한 고문, 전쟁범죄 등 반인권적인 범죄에 대하여 공소시효의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제5공진호 납북 어부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를 비롯한 국가권력의 피해자들은 그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7회] 야간 재판하자 양승태 “머리 빠개진다”며 퇴정 명령 요청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7회] 야간 재판하자 양승태 “머리 빠개진다”며 퇴정 명령 요청

    “오늘 재판할 때 원만하고 효율적으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재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6번째 재판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 역할을 한 심의관 출신 4명의 현직 법관들 가운데 처음으로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법정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청석을 채웠다. 핵심 증인 중 한 명이 법정에 나오게 됐으니 재판은 시작부터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결국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난 5월 29일 첫 재판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열었다. 오전 10시에 재판이 시작됐고 첫 현직 법관 증인인 김민수 부장판사가 10시 27분에 증인석에 섰다. 검찰의 주신문이 오후 7시를 넘겨 끝났다. 김 부장판사는 검사들의 질문에 차근차근 배경설명과 자신의 생각을 아주 자세히 풀어놨다. 김 부장판사가 심의관으로 일하던 때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밤 11시까지 계속되자 11시 5분쯤 양 전 대법원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 10시부터 13시간째 재판을 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제 체력이 따라가지 못해서, 지금 13시간째 증인의 증언을 듣고 판단하다 보니까 판단력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여기 앉아있을 수가 없고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빠개지는 것 같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반대신문을 다 하더라도 최소한 5시간 이상은, 예정 시간만 해도 3시간씩입니다. 그 때까지 제 체력이 견딜 수가 없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재판부가 하시는 이 재판을 방해하기는 싫습니다. 제가 없어도 변호인도 있고 재판을 진행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따가 법정에서 오히려 폐를 끼칠 것 같습니다. 제가 없어도 여기 공판에 아무 지장받지 않고 재판을 계속할 수 있는 만큼 재판장께서 퇴정 명령을 해 주시면 일단은 퇴정을 하고 재판은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일단 지금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이 체력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퇴정 명령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양승태 “13시간째 재판…머리아파 못 앉아있는다, 내보내달라” 오후부터 변호인들이 잇따라 “반대신문을 오늘 다 마치지 못할 것 같다”며 재판 일정을 고려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입을 열기 바로 전 그의 변호인은 재판부가 휴정을 잠시 하겠다고 하자 “진행에 대해 알려주시긴 해야 하지 않나. 오늘 일정이 어디까지 하실 예정이신지를 알려주셔야 그걸 가족에게도 연락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호소했다. 그리고는 양 전 대법원이 직접 요구를 한 것이다. 10분 가까이 휴정을 한 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퇴정 명령을 할 수 있는 경우인지가 좀 불분명한 것 같다”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이 건강을 이유로 호소한 만큼 증인신문을 다음 재판을 한 번 더 잡아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형사소송법 277조의 2를 보면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도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갑자기 이렇게 재판을 거부하면서 증인신문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하는 이상 피고인이 없는 상태로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여지고 실제로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출석을 거부해 증인신문 등 여러 공판절차가 진행된 전례가 있다. 양승태 피고인의 주장의 부적절성에도 공판절차가 흔들림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만 법정에서 나간 뒤 김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계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파서 몸이 안 좋다 그래서 퇴정하게 배려해 달라고 말하는 게 그게 재판 거부인지 상당히 의문스럽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변호인은 이어 재판부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피고인 몸이 설령 건강하다 하더라도 재판을 지금, 밤 11시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소한 소송관계인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야간재판이 진행되는 거라고 저는 지금까지 알아왔다. 만약 재판장님의 지휘대로 소송관계인의 반대가 있더라도 강행하시는 게 가능하다면 검사님들은 야간 조사에 대해 피의자 동의를 왜 받나? 재판장님은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 피의자들은 조사 동의 안 받고 검사들의 판단에 의해 피의자 신문권이 있으니 밤새 조사해도 된다는 취지이신가? 동의할 수 없다.” ●검찰 “양승태의 ‘재판 거부’” vs 변호인 “야간 재판 시 동의받아야” 감정이 섞인 발언이 이어졌다. “검사가 ‘재판 거부’니 이런 말 붙이는 것 자체가 그럴 상황도 아니고, 한 가지 팩트를 지적해 드리면 오늘 검찰의 주신문 예정 시간은 3시간이었다. 아까 아무리 늦게 잡아도 오전 11시에 시작됐다. 몇 시에 끝났나? 저녁 7시에 끝났다. 증인신문이 이렇게 늦어진 거에 대해서 검찰이 이렇게 얘기하실 수 있는 상황인가?” 검찰은 “‘재판 거부’라는 표현 때문에 이의제기를 하셨는데, 재판장님께서 증인신문을 어디까지 하겠다고 분명히 소송지휘를 하셨다. 그런데 양해를 구하는 것을 넘어서 퇴정 명령을 내달라고까지 발언했다. 이런 피고인을 제가 본 적이 없다”고 다시 반박했다. 그러나 박·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들도 모두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반대해 결국 재판은 끝나게 됐다. 김 부장판사는 다음달 5일 다시 법정에 나오게 됐다. 변호인이 재판부를 향한 불만을 쏟아내고 자정을 앞두고 끝난 이날 재판은 시작부터 양 전 대법원장 측과 재판부의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다. 지난 17일 재판에서 “보석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같은 입장을 반복해 밝혔다. “양승태 피고인에 대해서 구속기간 만료가 얼마 안 남은 상황이어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는 자체에 대해서도 검찰도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법률 규정상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든지 아니면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되는 게 타당하다는 게 저희 의견입니다. 구속 취소로 인한 석방 결정에 비해 특별히 불이익이 되지 않는 내용으로 석방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되고 설령 보석결정을 하더라도 재판부가 조건 여부를 판단할 때 그와 같은 부분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여러가지 피고인의 사정을 혜량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거지 외의 외출 제한이나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내건 보석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재판부 “22일 보석 관련 결정” 변호인은 주거지·보증인 확인 안 해줘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 신병에 관한 쌍방 의견은 충분히 진술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양 전 대법원장 측에 주거지가 첫 공판기일에 확인한 경기 성남시 자택 주소가 여전히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변호인의 입장을 헤아려 주시면 좋겠다”며 답을 피했다. “변호인 의견은 충분하게 들었다고 보고 재판부도 거기에 대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라면서 “(확인을 해달라고) 지난번 공판에 말씀드렸는데 이번 의견서에 없어서 보증금에 갈음하는 보증을 서줄 사람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다시 재판부가 물었지만 변호인은 “재판부께서 적절한 방법으로 확인하실 방법이 있으면 변호인 입장에서는 (보석을) 신청을 한 게 아니라 확인 가능한 방법으로 특히 직권으로 어떤 결정을 한다면 재판부가 적절한 방법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변호인의 의견이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정보제공을 명하시거나 협조요청을 하신다면 피고인과 상의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주거지 제한 및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내건 석방 가능성이 높아보이자 아예 주거지와 보증을 서줄 가족의 인적사항조차 확인을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재판부는 “최대한 협조해주시고, 구속 피고인의 직권 보석 여부를 심리해 왔는데 다음주 월요일(22일)에 구속 피고인에 대한 직권 보석에 관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등 이 재판의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세 명의 전직 사법부 고위법관들은 16회에 이른 재판 과정에서 각종 증거능력을 문제삼으며 거듭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을 재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 다뤄지지 못한 각종 원칙과 규정들을 꺼내 재판의 정석을 새삼 알리고 있다. 22일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이 이번에는 보석과 관련해 어떤 새로운 선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이 재판의 증인석에 선 첫번째 현직 법관인 김 부장판사는 오전부터 밤까지 이어진 증인신문에서 매우 차분했다. 그는 피고인석으로 눈길을 주지 않고 곧바로 재판부를 바라보고 서 양 전 대법원장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한 김 부장판사는 상고법원 입법 추진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의 폐지 추진 방안 등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보고서들을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 징계위원회로부터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날 검찰이 진정성립(문건의 작성자인지, 조서의 진술자인지 등을 확인하는 것)을 하는 데만 한 시간 남짓이 걸렸다. 피의자 신문조서만 14회. 그리고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각종 보고서와 이메일이 모두 그가 진술하고 작성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만 긴 시간이 소요됐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이 연구회의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에 대한 제재 방안을 비롯해 대법원의 긴급조치 판례에 반하는 하급심 판결을 한 김기영 당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현 헌법재판관), 사법행정위원회 추진에 대해 반대를 한 송모 판사에 대한 대응방향 검토 등 이른바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추진하는 사법행정 관련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판사들에 대한 ‘전략’을 세워 보고서에 담은 배경과 그에 대한 김 부장판사의 생각이었다. 법원 내부에서 행정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판사들과 관련, 김 부장판사는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다음의 보고서들을 작성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차OO 판사 게시물 관련’(2015년 8월 18일자) - 상고법원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판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위반한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책(대외비)’(2015년 9월 22일자) -긴급조치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 김기영 당시 부장판사의 판결에 대한 대책을 담은 보고서. (※보고서 중 ‘대응 방안’으로 항소심에서 심리가 지연되면 사회적인 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신속한 처리가 되도록 ‘사건 신속처리 트랙(패스트트랙) 개발’ 방안을 담음. 또 ‘법관연수 강화’ 방안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자신의 개인적 양심을 앞세워 대법원 판례를 위반한 하급심 판사들에게 자신의 판결이 법관연수에서 강의 및 토론자료로 사용된다는 사실 자체를 일정한 ‘시그널’로 줄 수 있음’이라고도 기재) ·‘송OO 판사 건의문 검토’(2016년 2월 2일자) - 법원행정처장 명의로 법관들의 사법행정 참여를 확대하는 취지의 사법행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공지글이 코트넷에 올라간 뒤 이에 대해 반대하는 글을 올린 송 판사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 ·‘사법행정위원회 개선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2016년 2월 24일자) -송 판사 이후에도 위원회 구성을 반대하는 글들이 올라오자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후보자 검토’(2016년 3월 28일자) ●첫 현직 법관 증인신문 “임종헌 차장님 지시, 임종헌 차장님의 생각”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작성했고 주요 내용들도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를 적은 게 많다고 했다. 또 애초에 지시를 받을 때부터 임 전 차장 윗선에 보고될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이나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법행정위원회 관련된 보고서들의 작성을 임 전 차장이 지시한 배경을 설명하는 그의 발언이 유달리 들렸다. ‘사법행정위원회 개선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 가운데 ‘핵심그룹의 조직적 활동으로 사법행정위원회 출범 의의가 크게 반감될 우려 존재. 소수 핵심그룹의 조직적 활동이 다수 일반 판사들의 호응을 얻는 것을 차단하고 핵심그룹을 고립시킬 필요가 있음’이라는 내용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임종헌 차장님 생각에는 같은 정책이라도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에 한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 양승태 대법원장님이 하시는 정책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당시 생각했던 것 같다. 임종천 차장님 입장에서는 이게 너무, 현 대법원장님께서 하시는 정책은 전부 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당시 생각하셨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같이 모여서 그런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을 핵심그룹이라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치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문구의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 “임종헌 차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는 현재 대법원장님께 자꾸만 대립하려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했다”고 답했고, 그게 국제인권법연구회였냐는 물음에도 “그런 분들이 주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어떤, 임종헌 차장님이 보시기에 문제되는 행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했다. ‘(위원회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선출되는 게 아니라 특별한 목적·의도가 있는 사람이 선출되는 결과가 우려됨. 특정 소수세력이 장악할 우려가 있음’이라는 기재 중 특정 소수세력이 뭐냐는 질문에는 “일단 기존의 다른 보고서가 하나 있는 것을 내용이 임종헌 차장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내용이 있어서 복사해서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헌 차장님 생각으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님께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법행정위원회 반대글에 대해) 임종헌 차장님께서 취지가 좀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는 식의 답변들이 이어졌다. 동료 판사들에 대한 ‘대응 전략’을 문건으로 만들어낸 그의 판단과 생각이 잘 들리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50년 전 병 속에 넣어 보낸 편지 발견, 13세 소년이 13세 소년에게

    50년 전 병 속에 넣어 보낸 편지 발견, 13세 소년이 13세 소년에게

    “그 편지가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늘 믿고 있었죠” 영국인 폴 길모어(63)가 50년 전 인도양을 여행할 때 병 속에 집어넣어 던졌던 편지가 낚시하던 소년에게 발견돼 이제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영국 BBC가 1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철부지 열세 살이던 그는 1969년 가족과 함께 영국을 떠나 멜버른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해 11월 17일 길모어는 편지를 썼는데 자신이 페어스타 호를 타고 호주로 가고 있으며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주의 항구 프리맨틀로부터 1600㎞ 떨어진 곳을 항해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누구든지 편지를 발견한 이는 제발 답장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편지 맨 위의 로고는 1988년 합병돼 사라진 시트마 여객선 회사의 로고다. 그가 탄 페어스타 호는 1960년대에 시행된 이주 지원 계획에 따라 영국에서 호주까지 이주민들을 실어 나르던 배다. 그런데 길모어가 편지를 보냈을 때 나이와 똑같은 남호주의 13세 소년 자이야 엘리엇이 지난 16일 에어 반도의 탈리아 해변에서 아버지 폴과 낚시를 하다 편지가 담긴 병을 발견하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정원사로 일하며 현재 휴가를 맞아 발트해에서 크루즈 유람을 즐기고 있다는 길모어는 BBC 인터뷰를 통해 “내가 어떻게 편지들을 띄워 보냈는지 생생히 기억한다. 그것들은 세상의 다른 쪽을 탐험하는 내게 중요했다. 난 로빈손 크루소 같은 모험 얘기들을 읽는 걸 좋아했다. 어느 이국적인 섬의 아름다운 소녀가 편지를 발견하길 기대했다”고 털어놓았다. 길모어는 1973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교육 과정을 마친 뒤 스칸디나비아 쪽에서 일했고 중동에서 영어 교사로도 활동했다. 늘 여행하며 세상의 다른 구석을 알아가는 일을 해왔다. 길모어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려 병 속의 메시지가 발견된 일도 있었다. 지난해 호주 퍼스의 한 가족은 바다에 던져진 지 무려 132년 된 병 속의 메시지를 발견했다. 호주 전문가들은 이 편지가 독일 배에서 던져진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또 해롤드 해켓이란 나이 지긋한 캐나다 남성은 지난 20년 넘게 무려 4800여통의 편지를 병속에 담아 보내 많은 답장을 받아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밤낮 없이, 로맨틱한, 프라하… 황금빛, 설렘, 나 즈드라비!

    밤낮 없이, 로맨틱한, 프라하… 황금빛, 설렘, 나 즈드라비!

    체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는 프라하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프라하만 보고 다른 나라의 도시로 넘어가지만 근교에 돌아볼 만한 도시가 많다. 쿠트나 호라와 플젠이 대표적인 곳인데, 모두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와 현대 맥주의 역사가 시작된 도시다.●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카를교를 걷다 프라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힌다. 로맨틱하면서도 웅장한 건축물로 가득하다. 찾는 여행객도 많다. 연간 1억명이 찾아든다. 프라하를 가장 잘 여행하는 방법은 딱 하나. 바로 걷기다. 코스도 단출하다. 우리에게 ‘프라하의 봄’으로 유명한 바츨라프 광장에서 출발해 구시가 광장을 거쳐 블타바강을 가로지르는 카를교를 건넌다. 그리고 프라하성까지 건너가면 대부분의 명소를 섭렵할 수 있다. 좁고 구불구불한 구시가의 돌길을 따라 수백년 된 건물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중세의 시간 속으로 들어선 듯하다. 이 코스는 꼭 새벽에 걸어 보기를 권한다. 낮 동안 바글대던 관광객도 이때는 별로 찾지 않는다. 낭만적이면서도 로맨틱한 프라하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보헤미안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으리라. 지금의 체코 서쪽에 보헤미아 왕국이 있었는데, 우리가 ‘보헤미안’이라고 부르는 자유로운 민족의 땅이었다. 프라하는 이 보헤미안의 수도였다.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보헤미안은 오스트리아 제국의 핍박과 지배를 받으면서도 그들이 사랑하는 음악과 춤만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았다. 이 보헤미아의 감성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예술로 승화시킨 작곡가가 바로 스메타나다. 그는 ‘체코 국민음악의 아버지’로 불린다. 보헤미아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스메타나는 프라하에서 음악공부를 하다 1848년 일어난 혁명운동에 큰 감화를 받고 체코 민족 음악에 투신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평생 체코 민족의 정서를 담은 음악을 작곡하는 데 온 힘을 쏟은 그는 6곡으로 이뤄진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을 작곡한다. 1883년 작곡된 이 교향시는 비셰흐라드, 블타바, 사르카, 보헤미아의 숲과 초원에서, 타보르, 블라니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을 들으며 아침 해 뜰 무렵 카를교에 서보자. 유유히 가로지르는 블타바강을 바라보며 ‘나의 조국’ 2악장 ‘블타바’를 듣다 보면 뭔가 가슴속에 뜨거움이 일어나는 것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놀라운 사실은 스메타나가 교향시 ‘나의 조국’을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50세 때였는데 당시 그는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다고 한다. ●아름다움과 그로테스크의 공존 ‘쿠트나 호라’ 쿠트나 호라라는 도시가 있다. 프라하에서 기차를 타면 40분 정도 걸리는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해발 254m의 쿠트나 호라 고원지대의 브르흘리체 만 급경사면에 자리한 이 도시는 13세기에 엄청난 양의 은이 매장된 광산이 개발되면서 성장한다. 최고로 번성했던 14~15세기에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 한 도시 가운데 한 곳이기도 했고, 중앙 조폐국에서 최초의 은화인 ‘프라하 그로셴’을 주조하기도 했다. 당시 쿠트나 호라는 프라하에 버금가는 도시였고 보헤미아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16세기 이르러 은광이 바닥나면서 도시는 쇠락의 길을 걷지만, 15세기 말까지만 해도 도시의 시청과 거대한 귀족 저택이 속속 들어섰다. 블라슈스키드부르 궁전, 성 바르바라 대성당, 성 야고보 성당, 스톤 하우스, 고딕 양식의 분수대 등은 보헤미아의 아주 값진 유적들이며, 유럽 건축 양식에서 보석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지금의 쿠트나 호라는 마을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조용하다.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프라하를 빠져나와 마을 골목길을 여유롭게 거닐다 보면 이곳에서 며칠 정도 숨어서 지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쿠트나 호라에는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은데,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성 바르바라 대성당이다. 마을 입구에서 보면 멀리 고딕식 첨탑을 송곳처럼 두르고 있는 거대한 성당이 위용을 뽐내며 서 있다. 1380년대에 건축이 시작돼 150년 뒤에 완성된 이 성당은 외관의 웅장함도 보는 이를 경탄케 하지만 내부의 갖가지 장식도 보는 이를 감탄케 한다. 15세기에 그려진 프레스코화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등 볼거리로 가득하다. 천장에는 보헤미아 왕가와 길드,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왕국의 문장들이 새겨져 있다.●‘해골성당’ 성 바르바라에서 발길을 멈추다 성 바르바라 성당이 아름다움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매혹시킨다면 기이함과 그로테스크함으로 홀리는 곳도 있다. 주인공은 일명 ‘해골성당’이라 부르는 코스트니체 세드렉 성당이다. 한창 은광산이 성업 중이던 14세기 무렵 유럽을 휩쓴 흑사병에 이어 후스 전쟁(1419∼1434)으로 수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성당 부근에 매장됐는데, 더이상 시신 안치가 힘들어지자 성당의 한 맹인 수도사가 죽은 이들의 뼈와 해골로 만드는 성당을 고안해 낸다. 이후 체코 조각가가 성당 내부에 해골과 사람의 뼈를 정교하게 쌓았고 여러 장식을 덧붙였다.성당은 으스스하고 오싹하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입구부터 사람 키 높이보다 높은 해골 탑이 방문객을 맞는다. 천장에는 해골과 뼈를 엮어 만든 2m 높이의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다. 언뜻 보면 마늘 타래를 엮어 걸어놓은 것 같기도 하다. 해골로 만든 제단도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보기만 해도 무서운데 이 모든 걸 일일이 손으로 만든 조각가의 노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달콤 쌉싸름한 필스너의 도시, 플젠 플젠이라는 도시는 맥주를 좋아하는 주당이라면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다. 프라하에서 약 90㎞ 정도 떨어진 곳으로 기차로 한 시간 반이면 닿는다. 우리는 흔히 맥주 하면 독일을 떠올리지만, 체코는 독일 못지않은 맥주 강국이다. 전 세계에서 개인 맥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체코다. 국민 1인당 연간 150ℓ의 맥주를 소비한다. 한국인의 식사에 김치가 빠지지 않듯, 체코인의 식사에는 결코 맥주가 빠지지 않는다.체코 맥주의 대표선수는 ‘필스너’다. 라거 계열 맥주를 대표하는 필스너는 전 세계 맥주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맥주인데, 필스너가 처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이곳 플젠이다. ‘필스너’라는 맥주의 이름은 플젠이라는 지명에서 나온 것으로 프랑스 샴페인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샴페인)처럼 원산지에 대한 표기가 전체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명사로 자리잡은 경우다. 체코인들은 플젠에서 생산된 원조 필스너 맥주의 명성을 보호하고자 오리지널을 뜻하는 우르켈을 더해 오늘날의 필스너 우르켈이라는 맥주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즉 ‘필스너 우르켈’은 ‘오리지널(원조) 필스너 맥주’라는 뜻이다. 플젠이 처음부터 맥주로 유명했던 것은 아니다. 플젠에서 맥주가 처음 생산된 것은 1295년, 지금으로부터 700여년 전이다. 당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도시였던 플젠은 250여 가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250여 가지의 각기 다른 맥주를 생산했다. 여러 제조 공법으로 만들어지던 맥주는 품질이 매우 낮았고 맛은 형편없었다. 그러다 1838년 일대 혁명이 일어나는데, 플젠의 시민들이 맛없는 맥주를 더이상 마실 수 없다며 약 5700ℓ의 맥주를 광장에 쏟아버렸다. 지역의 양조업자들에게 제대로 된 맥주를 만들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에 위기를 느낀 양조업자들은 독일 바바리안 지역의 전설적인 브루 마스터였던 요셉 그롤을 초빙했고 그롤은 플젠 지역의 물과 홉, 보리를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하면발효식 맥주를 개발한다. 그리고 1842년 드디어 현대 맥주의 시작이자 최초의 라거인 필스너 우르켈이 탄생한다.●19세기 지하터널 오크통 맥주 맛본 순간, 캬~ 당시 만들어진 필스너 맥주는 뮌헨에서 먼저 만들어진 다크 라거와 달리 밝고 투명한 황금색을 띠었다. 맛 역시 중후함보다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강했다. 이는 플젠 특유의 좋은 물 덕분이었다. 이후 플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필스너를 생산해 기차로 운반하며 맥주의 중심지가 됐고 필스너 우르켈은 현재 우리가 가장 널리 마시는 라거 맥주의 기원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필스너 우르켈의 제조 과정은 현대화됐지만 그 제조법은 1842년 처음 탄생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동일하게 지켜지고 있다. 병, 캔 등 어느 용기에 담기든 전 세계 어디에서나 처음 만들어진 그 맛 그대로다. 굳이 맥주 한 잔 마시러 플젠까지 간다고? 이런 의문을 가진 이들도 일단 우르켈 공장에 들어서는 순간 오길 잘했다며 입맛을 다신다. 연간 25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이 공장은 53개국으로 수출되는 필스너 우르켈의 실제 공장이자, 맥주 양조 과정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을 겸하고 있다. 우르켈 공장 앞마당에는 기찻길이 남아 있는데, 여기에서 출발한 기차가 유럽 전역으로 맥주를 수출했다고 한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면 맥주병과 캔, 맥주를 실제로 만들고 있는 과정을 커다란 유리벽을 통해 볼 수 있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효모가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의 맥주를 시음하는 순서다. 필스너 우르켈 지하 터널 저장고에서는 전통방식 그대로 나무통에서 숙성되고 발효된 필스너 우르켈을 맛볼 수 있다. 맥주 공장은 한여름에도 영상 8도로 유지된다. 19세기 처음으로 만들었을 때의 원류 그대로다. 오크통에서 바로 따라 주는 맥주는 홉의 진한 향과 구수하면서도 상쾌한 맛이 환상적이다. 갓 따른 맥주는 눈부신 황금색을 자랑하며 풍부한 거품은 시간이 지나도 꺼지지 않는다. 한 모금 쭈욱 들이키면 ‘캬아~’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살균도 여과도 하지 않아 효모가 그대로 살아 있고 맛과 향이 풍부하다. ‘아침부터 맥주를?’ 했던 사람도 금세 한 잔을 비우게 된다. 우리가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마시는 맥주는 장기 유통을 위해 맥아 성분을 필터로 걸러내고 열처리해 효모균의 활동을 정지시킨 맥주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맥주의 풍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플젠 양조장에서 시음하는 맥주는 풍미가 100% 남아 있다. 이 맥주의 유통 기간은 5일에 불과하다고 하니 플젠 현지 공장 투어에서 맛보는 맥주는 투어에 참여한 사람만 경험할 수 있는 귀한 맥주인 셈이다.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이 콜레뇨다. 돼지를 만 하루 맥주에 재운 뒤 오븐에서 바삭하게 만든 음식으로 족발과 비슷하다. 돼지고기 냄새가 없고 담백한 것이 특징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아참, 체코를 여행 할 때 체코어로 다른 것은 몰라도 ‘나 즈드라비’(Na zdravi)라는 표현 정도는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건배!’라는 뜻이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 여행수첩 대항항공의 인천~프라하 노선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프라하 공항은 한국인 이용객이 많아 한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인천~프라하 비행 시간은 11시간. 프라하에서 인천으로 올 때는 9시간 30분 걸린다. 체코를 비롯한 동유럽에서는 유레일패스(www.eurail.com/kr)를 이용하는 것이 여행을 손쉽게 하는 방법이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쿠트나 호라 중앙역까지 기차가 운행한다. 플젠까지는 프라하 중앙역에서 기차로 갈 수 있다. 필스너 공장은 역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체코 음식은 고기로 시작해서 고기로 끝난다. 대표적인 전통 음식, 족발과 비슷한 콜레뇨를 꼭 맛볼 것.
  • 최태원 “국내 中企 불화수소 안 쓰는 건 품질 때문”

    최태원 “국내 中企 불화수소 안 쓰는 건 품질 때문”

    최태원 “반도체 공정마다 불화수소 달라 국내 기업, 그 정도 디테일은 못 따라가”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품목인 불화수소와 관련해 국내 대기업들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쓰지 않는다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이는 품질의 문제이며 앞으로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도 중국도 반도체를 다 만들지만 품질의 (차이) 문제”라면서 “반도체 생산 공정마다 필요한 불화수소의 분자의 크기 등이 다 달라 공정에 맞는 불화수소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우리 내부(국내)에선 그 정도까지의 디테일은 못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번 포럼에 연사로 참석한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중소기업을 만나 물어보니 불화수소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문제는 대기업이 사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이며 핵심 기술을 보유한 중소 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대책과 관련해 “각자 위치에서 각자 맡은 바를 천천히 잘 해나가는 게 해법일 수밖에 없다”면서 “제가 일본에 가야 되는 일이 생기면 일본에 가서 우리가 도울 일은 돕고, 필요한 일은 도움을 받는 상생의 방법을 하나씩 찾아나가겠다”면서 필요 시 직접 일본을 방문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SK하이닉스 차원의 비상계획에 대해서는“대책이 하루아침에 나올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하나씩 마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제주포럼 이튿날 열린 ‘CEO 강연’의 연사로 나와 ‘기업의 돌파구 전략,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를 통해 고객과의 단단한 신뢰 관계가 구축되면 더 많은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고, 비즈니스의 확장 기회도 열린다”면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 사이에도 경쟁보다는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화학기업인 바스프 등 15개 기업들이 모여 사회적 가치 측정 방식을 합치는 작업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SK그룹 안에 사회적 가치를 심을 때 임직원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부분을 묻는 박용만 상의회장의 질문에 ´냉소주의´라고 말하면서 “변하지 않으면 회사가 서든 데스(갑작스러운 죽음)를 맞을 수 있다며 강조했고,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사회적 가치 50% 반영을 선언했더니 (직원들이) 도망갈 데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제주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유리하게 조작돼도 승자는 공정하다고 믿는다… 새로운 실험결과

    유리하게 조작돼도 승자는 공정하다고 믿는다… 새로운 실험결과

    카드 게임의 공정과 특권이 실제로 그 게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가 아니라 이겼느냐, 졌느냐에 따른다는 실험결과가 주목을 끈다. 카드 게임으로 실시한 새로운 실험에서 카드 패를 특정한 사람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심지어 그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을 때조차도 승자 대다수는 어찌됐든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반면 패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학술지 사이어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가 17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 결과는 “특권과 사회에 관해서 우리에게 시사한다”고 배츠대학 사회학자 에밀리 케인이 말했다. 그녀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실험은 코넬대 사회학과 졸업생 몇명이 카드 놀이를 할 때 승자에게 보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연구의 주저자 마리오 D. 몰리나는 승자들은, 규칙이 자신들에게 유리했음에도 실력으로 이겼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몰리나와 동료들은 승자에게는 자신의 가장 나쁜 카드를 버리면서 패자의 가장 좋은 카드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게임을 고안해 냈다. 약 1000명에게 이 게임이 승자에게 유리하도록 조작됐다는 것을 보여줬다. 게임 참가자들에게 게임이 운이냐 실력이냐에 따라 공평했느냐고 묻자 승자의 60%, 패자의 30%가 공정했다고 답한 것으로 몰리나가 말했다. 승자에게 이긴 이유를 물어보면 자신들의 재능 때문이라는 설명이 패자들보다 3배 더 많았다. 두번째 라운드에서 경기를 더욱 불공평하게 만들어 승자가 훨씬 더 유리하게 만들었지자 그 게임이 공평했다는 생각하는 승자는 훨씬 더 적어졌다. 이를 두고 몰리나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억만장자 를 따서 ‘워런 버핏 효과’라고 이름 지었다. 몰리나는 게임 참가자들이 평균적인 미국인들보다 더 젊고, 더 백인이고, 더 부자였다고 말했다. 단지 게임을 뿐이고, 이런 결과를 사용해 사회를 보다 광범위하게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경제적 특권에 관해 설명할 때 유용하고다 주장했다. 연구 결과의 주요 메시지는 비관적이라고 말하는 인디애나대 뇌과학 교수 엘리엇 스미스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득을 보는 곳에서 공정함에 관해 도덕적 판단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정세현 “북미 실무협상, 연합훈련 끝나야 시작하지 않겠나”

    정세현 “북미 실무협상, 연합훈련 끝나야 시작하지 않겠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논란이 될 소지가 있어 보이는 멘트들을 쏟아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 시점과 관련해 한미연합훈련 종료 이후가 될 것이라고 했고, 다음달 중순까지도 북한과 미국의 샅바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심지어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 공조가 강화된 것을 굴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의 미국 방문 목적은 한미경제연구소(KEI)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오피니언 리더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이수훈 전 주일 대사와 이재영 KIEP 원장 등이 세미나에 참석했고, 이날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으로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한미연합훈련과 연계시킨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 “우리는 (연합훈련을) 줄일 생각이 없는 것 같고 적어도 (북미) 실무협상 자체도 그 훈련이 끝나야 (개최)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그렇게 말을 꺼내놓았는데 북한의 요구를 무시하고 (연합훈련을) 강행하면 북한도 체면이 있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요란하게 전 세계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던 건 지나간 일이 되고 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10월 넘어서나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실무협상을 갖고도 샅바 싸움이 8월 중순까지도 가지 않겠는가 (싶다)”라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연합훈련 시) 북한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고 없는 살림에 (훈련에) 대응하기 위해서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게 일어난다”면서 “그렇게 떼쓰는 식으로 요구해 성공한 사례가 있고, 단순하게 떼 쓰니까 되더라는 성공의 추억이 아니고 실무협상에 나가긴 나가야 되겠는데 그 핑계 대고 못하게 하면 그만큼 살림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워킹그룹을 통한 한미의 대북정책 공조와 관련해서는 ‘굴레’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정 전 장관은 “우리 정부가 미국에 강력하게 (연합훈련에 대해) 얘기했으면 좋겠는데 워킹그룹에서 (연합훈련을 하기로) 합의를 해줬으니까 그렇게 된 것 아니겠느냐”며 “한미 워킹그룹이 앞으로 아마 한국의 독자적 대북정책을 상당히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 이후에 워킹그룹을 만들었다고 해서 결국 ‘2인 3각으로 묶이는구나, 맘대로 못하겠구나’ 했다”면서 “같이 가려면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들하고 가야 되는데 북한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공조를 꼭 해야 되는가(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가 현재 정부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하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1990년대 중반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도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공조가 한국 정부의 독자적 행보를 제약했다며 “명분 상 거역할 수는 없는데 공조가 결국은 굴레가 돼 가지고 한국 정부가 조금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때 딴소리하느냐고 따지는 역사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정 전 장관은 대북 대응에 있어 북한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에게 ‘국무부 사람들이 외교부와 북한 문제를 얘기할텐데 외교부 사람들은 사실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른다. 통일부의 북한 전문가 얘기를 좀 들어보고 외교부와 얘기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웰컴2라이프’ 정지훈 “누구나 선택에 대한 후회 있을 것”[1문1답]

    ‘웰컴2라이프’ 정지훈 “누구나 선택에 대한 후회 있을 것”[1문1답]

    MBC ‘웰컴2라이프’ 정지훈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재상’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부터 촬영장 케미까지 진심을 담은 1문 1답에 관심이 높아진다. MBC ‘검법남녀 시즌2’ 후속으로 오는 7월 29일 첫 방송 예정인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연출 김근홍, 극본 유희경, 제작 김종학프로덕션)는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가 사고로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 이중 정지훈은 한 순간의 사고로 다른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된 악질 변호사 ‘이재상’ 역을 맡아 180도 달라진 인생 속에 펼치는 개과천선 활약으로 통쾌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정지훈은 ‘웰컴2라이프’ 출연 이유에 대해 “두 개의 평행이론 설 즉, 현재와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판타지적인 소재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상’이란 역할이 마치 양날의 검처럼 착하고 정의로운 면과 악의적이고 냉혹한 면, 두 가지의 모순적인 느낌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호기심과 매력을 느껴 선택하게 됐다”면서 “그 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배우 정지훈의 또 다른 모습을 이번 작품에서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된다”며 작품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정지훈은 악질 변호사와 강직한 검사의 두 가지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이재상’ 캐릭터를 연기함에 있어 “촬영을 하면서 서로 다른 두 가지 색깔을 가진 캐릭터를 표현 하려다 보니 어렵고, 힘든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한편으로는 그러한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이기에 매 촬영 때마다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고, 고민하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전해 두 가지 색을 소화 할 그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동시에 정지훈은 “‘이재상’을 연기하면서 점점 남다른 애착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부패한 권력자들을 조력하는 악랄한 싱글 변호사와 정의롭고 착한 유부남 검사라는 서로 다른 ‘이재상’ 캐릭터를 연기하는 동안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여지는 화목, 따뜻한 가족애, 희로애락적인 감정선에 있어 마치 맛있는 한식, 중식, 양식을 모두 다 같이 먹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정지훈은 평행 세계가 있다면 스포츠선수, 혹은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보고 싶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그는 “다른 평행 세계가 있다면 정말 운동을 잘하는 스포츠선수로 살아보고 싶다. 모든 운동을 좋아하지만 구기 종목이 다른 운동 종목에 비해 워낙 취약한 편이라 구기 종목 프로선수가 되어보고 싶다”고 전해 귀를 쫑긋하게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연예인 매니저도 되어보고 싶다. 지금도 제 곁에 있는 매니저에게 도움을 받고 있지만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가끔 어떤 누군가를 이해하고, 관리하고, 감독해주는 매니저의 입장에서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해 보곤 한다”고 덧붙이기도. 또한 정지훈은 “지금까지 촬영한 장면들 대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그 중에서도 특수본 사무실에서 임지연(라시온 역), 곽시양(구동택 역), 임성재(양고운 역), 홍진기(문지호 역) 등 팀원들과 함께 하는 장면들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이때 정지훈은 “시청자분들도 저희 팀원들과 저의 케미스트리가 어떤지 관전포인트로 함께 즐겨 주시기를 바란다”며 특수본 팀원들의 찰진 호흡과 꿀 케미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정지훈은 상대역 임지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지훈은 “임지연 배우는 기본적으로 근본이 매우 훌륭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멋진 여배우인 것 같다”면서, “이번 기회에 함께 호흡하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훈훈함을 선사했다. 끝으로 정지훈은 “‘그때 왜 내가 이런 선택을 했지?’라는 후회를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하는 것 같다. ‘웰컴2라이프’는 그런 후회하는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어떨지 예상해 볼 수 있는 가볍고 유쾌한 코믹 수사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면서 “시청자분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웰컴2라이프’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는 ‘검법남녀 시즌2’ 후속으로, 오는 7월 29일 월요일 오후 8시 55분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웰컴2라이프’ 이재상 役 정지훈 인터뷰> MBC ‘웰컴2라이프’에서 이재상 역을 맡은 배우 정지훈의 인터뷰 자료를 보내드립니다. 보시고 좋은 소스로 활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웰컴2라이프>를 선택한 이유 일반 타임슬립 소재가 아닌 두 개의 평행이론 설 즉, 현재와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판타지적인 소재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이재상’이란 역할이 마치 양날의 검처럼 착하고 정의로운 면과 악의적이고 냉혹한 면, 두 가지 모순적인 느낌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호기심과 매력을 느껴 선택하게 됐다. 그 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배우 정지훈의 또 다른 모습을 이번 작품에서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된다. Q. ‘이재상’ 연기를 하며 힘든 점 촬영을 하면서 악질 변호사와 강직한 검사, 서로 다른 두 가지 색깔을 가진 캐릭터를 표현 하려다 보니 어렵고,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이기에 매 촬영 때마다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고, 고민하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Q. 다양한 색깔의 연기가 기대되는데 ‘이재상’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점점 남다른 애착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부패한 권력자들을 조력하는 악랄한 싱글 변호사와 정의롭고 착한 유부남 검사라는 서로 다른 ‘이재상’ 캐릭터를 연기하는 동안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여지는 화목, 따뜻한 가족애, 희로애락적인 감정선에 있어 마치 맛있는 한식, 중식, 양식을 모두 다 같이 먹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그래서 더 애정을 갖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캐릭터를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에 대본 공부를 하면서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고, 늘 감독님에게 자문을 구하고 많이 여쭤보며 배우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Q. ‘이재상’처럼 다른 평행 세계를 살아간다면 지금은 연예인으로 살고 있지만 만약 다른 평행 세계가 있다면 정말 운동을 잘하는 스포츠선수로 살아보고 싶다. 모든 운동을 좋아하지만 공으로 하는 구기 종목이 다른 운동 종목에 비해 워낙 취약한 편이라, 구기 종목 프로선수가 되어보고 싶다. 연예인 매니저도 되어보고 싶다. 지금도 제 곁에 있는 매니저에게 도움을 받고 있지만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가끔 어떤 누군가를 이해하고, 관리하고, 감독해주는 매니저의 입장에서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해 보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자든, 가수든 매니지먼트를 하는 매니저가 되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Q. 가장 재미있게 촬영한 장면 지금까지 촬영한 장면들 대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그 중에서도 특수본 사무실에서 임지연(라시온 역), 곽시양(구동택 역), 임성재(양고운 역), 홍진기(문지호 역) 등 팀원들과 함께 하는 장면들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었던 것 같다. 같이 연기하시는 분들이 워낙 재밌어서 현장 분위기도 좋은 것 같다. 시청자분들도 저희 팀원들과 저의 케미스트리가 어떤지 관전포인트로 함께 즐겨 주시기를 바란다. Q. 임지연 배우와의 호흡 제가 본 임지연 배우는 기본적으로 근본이 매우 훌륭한 여배우인 것 같다. 특히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멋진 여배우인 것 같다. 저도 연기를 하지만 배울 점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함께 연기하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시청자분들께 한 마디 ‘그때 왜 내가 이런 선택을 했지?’라는 후회를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하는 것 같다. ‘웰컴2라이프’는 그런 후회하는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어떨지 예상해 볼 수 있는 가볍고 유쾌한 코믹 수사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분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희 ‘웰컴2라이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000자 인터뷰 22]남기정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 잘 읽어야”

    [2000자 인터뷰 22]남기정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 잘 읽어야”

    한일 총성없는 전쟁 본격화 7·4 조치, 고강도 단일전술로 오독 안돼 참의원 선거 후에도 대한국 공세 지속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日 존재 각인 의도 남북관계 개선 브레이커 역할 가능성 1+1 민간해결에 한국 단독의 피해자 보상돼야 65년 체제 안정화 위한 외교노력 필요“한국과 일본 양국이 백기를 들고 양보하는 일은 없다. 무기를 들지 않은 총력전에 대비해야 한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을 고강도 단일전술로 잘못 읽어서는 안된다”면서 “강제동원 문제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밀려난 일본이 존재를 각인시키고, 남북관계의 브레이커를 할 수 있음을 알리는 메시지도 포함된 포석”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남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강제징용 피해자 원고들이 법원에 신청한 일본 기업 국내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일본 경제산업성이 7·4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기습적으로 단행한 배경은 무엇인가. A: 첫째 이유는 현금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조치를 취하면 빼도 박도 못하는 보복이기 때문에, 국제법 위반이 된다.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둘째는 7·4 조치를 보면 경제보복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그레이존 같은 조치들을 던져 놓고는 강제동원 문제 등에 대해 일본 정부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조치를 내렸고, 한국에는 위기의식을 갖도록 한 것이다. 실질적인 보복조치라기보다는 심리적 효과를 노린 게 아닌가 싶다. 포괄적 허가에서 개별적 허가로 넘어가는 데 90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금화 되는 시기에 맞춘 조치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일본이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청한 상태에서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져간다고 하는데 실은 일본 내부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소리가 있다. 일본으로서도 사태 해결을 한국에 촉구한 뜻도 담겨 있다. Q: 일본 외무성은 18일로 설정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에 대한 답변이 한국 측에서 없을 경우, 대항조치를 취한다고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는 중재위 구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려놓았다. 일본 측 대항조치가 예상되고, 거기에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까지 내달 이뤄지면 그야말로 한일의 총성없는 전쟁이 본격화된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이 최악의 파국을 달리고 있다. 향후 전망은. A: 양국이 백기 들고 양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타협의 가능성과 진전을 기대한다면 당사자 간 화해가 최선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금화가 진행되고 일본이 보복으로 나서게 되면 무기만 들지 않은 총력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Q: 21일의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낙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대한국 공세는 어떨 것으로 예상하는가. A: 한마디로 ‘저강도의 복합전술’로 규정하고 싶다. 우리는 그것을 ‘고강도의 단일전술’로 오독(誤讀)하고 있다. 실질적인 위협보다 우리는 위협의 강도를 세게 보고 있고, 강제동원 문제에 국한해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일본은 저강도로 시작한 것이고,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 포석을 갖고 있다. 일본의 수를 읽어야 한다. 따라서 경제 뿐만 아니라, 외교·통일·여가·교육·복지부 등 관련부처가 다 모여 대응해야 한다. 참의원 선거라는 시점을 아베 신조 총리와 그 측근들이 고려했겠지만 결정적인 타이밍은 아닐 것이다. 한국 내의 ‘참의원 용’이란 해석은 단락적이다. 오히려 7·4 조치로 아베는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게 실상이다. Q: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 포석’의 의미는. A: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밀려난 일본이 동원가능한 자원을 가지고 일본의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본다. 대북 제재를 걸고 나왔고, 사린 가스를 들고 나왔다. 이런 대응은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 아베와 아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평소 생각이 여과없이 분출된 측면은 있다.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와 관련한 일본의 메시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화이트리스트 유지에 필요한 통상협의에 한국이 성실하지 대응하지 않았다는 게 일본 논리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일본이 우리 측에 요청한 협의가 있었던 모양인데 대응하지 않은 것이 빌미가 되었던 것 같다. 과거 중유제공 거부 사례를 생각해보면, 일본이 남북미 협상 구도에 끼어들어 오면 껄끄럽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일본이 협의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여기에 우리가 응할 경우 일본은 대북 제재라든가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를 문제삼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입장에서 봤을 때는 한국이 일본을 거치지 않고 남북화해로 갈 수 없다는 메시지, 앞으로 남북관계의 브레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런 의도는 2017년 미국과 일본의 안보경험자, 정치인, 학자들로 구성된 ‘후지산 모임’이 펴낸 전략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전에 나온 거지만, 한국이 한미일 공조체제를 깨고 너무 급속히 일방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면 미국과 협력해서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인식이 아베와 아베 측근에 있다. 여러가지 포석의 의미란 단기적으로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에 대한 일본식 메시지인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일본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공세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경제적이면서도 군사안보적이고 정치외교적인 파장을 갖는 수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으니 여기에 준비하고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 Q: 정부는 ‘1+1’(일본기업+한국기업의 출연금에 의한 배상) 방안을 내놓고 일본 측에 협의를 촉구하고 있다. 일본은 곧바로 거절했다. 지금의 한일 갈등을 푸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1+1 방안, 즉 6·19 제안은 한국 정부의 역할이 명시돼 있지 않다. 정부는 부인하지만 시중에 떠도는 ‘1+1+알파’는 한일 기업의 출연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이것과 분리해서 한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귀속되는 책임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1+1이라는 민간 영역은 민간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고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년이란 역사 해석에 입각한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임시정부가 채택했던 임시헌법 1조에는 “대한민국은 대한인민으로 조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의 강점하에서 국민이 고통받고 있었고, 국가가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다해 임시정부의 명맥을 이으려는 현 정부가 책임을 다 하라는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는 일부분이다. 모든 피해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책임을 이행한다는 태도로 나간다면, 우리 스스로도 명예롭고 일본에도 떳떳할 것이다. 다만 일본이 공세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이런 방안은 마치 일본에 양보하는 모양새가 되어 곤란하다. 전세를 역전시키는 한 수가 있어야 한다. 일본은 청구권 협정 1조와 2조가 법률적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청구권 협정을 통해 지불된 자금은 한국의 독립축하금 명목의 경제협력이고, 이와는 별도로 대일 청구권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입장이다. 일본 측 요구를 읽어보면,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하는데, 그게 덫이었다. 왜 한국 정부가 이런 공세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지 의문이다. 반박 논리를 내세워 국제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 2조 위반이라는 일본 논리를 잘 따져보면 사실 위반이 아니다. 오히려 일본 정부가 일본 기업에 빗장을 걸어놓고 화해에 응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이, 일본 스스로 포기한 외교보호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어서 2조를 위반하여 국제법 위반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Q: 지금의 제반 문제가 불완전한 1965년 체제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즉,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협정에 담지 못했는데, 65년 체제의 보완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보완이라기보다는 ‘65년 체제의 안정화’라고 말하고 싶다. 한일관계가 발전하면서 협력과 갈등이 동시에 증대되는 모순이 발생했다. 65년 체제, 즉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상 해석의 불일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민지배의 합법, 불법을 놓고 ‘어그리 투 디스어그리’, 즉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봉합하는 형태로 불완전한 협정이 생겨났다, 한일이 결단해야 한다. 당시 협정 체결에 참가했던 당사자들조차도 이러한 불안정한 봉합 상태가 영구히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국 관계가 성숙해지면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봉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봉합이든 미봉이든 언젠가는 터지는 건데, 지금은 하도 많이 기워서 더 기우지 못할 정도로 깊게 벌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조약을 만들거나 개정하는 게 아니다. 65년 체제를 안정화시켜야 한다. 즉 불일치했던 해석을 일치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협정 1, 2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일본의 해석이 무엇인지 물어야 하고,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2010년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의 첫머리에는 ‘한국인들의 의사에 반해 행해진 식민지지배에 의해 나라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긍지에 깊은 상처를 냈다’라는 대목이 있다. 풀어쓴 말이긴 하지만 이 부분은 한일병합의 불법성을 증명하는 핵심 문장이기 때문에, 법률적인 용어로 ‘불법성’을 인정하도록 하는 외교적 압박을 가해 나아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효성, 첨단소재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세계 일류 상품

    효성, 첨단소재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세계 일류 상품

    효성은 기술 중심 경영으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산자원부와 코트라는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크레오라, 폴리에스터 신축섬유 제나두를 비롯해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보강재용 원사, 효성화학의 파이프용 수지 토피렌, 효성중공업의 420kV가스절연개폐장치 등 9개 제품을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했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다. 여성용 속옷을 비롯해 스타킹, 기저귀, 수영복에서 데님, 아웃도어와 정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의류 제품에 사용된다. 크레오라는 꾸준한 기술혁신을 통해 고객의 니즈에 따른 맞춤형 차별화 라인업을 갖추며 프리미엄 스판덱스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역시 2004년부터 15년 연속 세계 일류 제품에 이름을 올렸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도와 안전성을 위해 타이어에 들어가는 섬유 재질의 보강재다. 효성중공업의 420kV가스절연개폐장치와 245kV가스절연개폐장치도 글로벌 일류 상품으로 선정됐다. 효성중공업은 50여년에 가까운 송배전 설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분야에서 국내 시장 1위는 물론 북미, 유럽, 중동, 인도 등 70개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중학교 수학, 대치동학원 부럽지 않은 중등인강 엠베스트로 수포자 탈출

    중학교 수학, 대치동학원 부럽지 않은 중등인강 엠베스트로 수포자 탈출

    중등 인터넷 강의, 엠베스트(mbest)가 올해 첫선을 보인 업계 유일의 수학 스마트러닝 시스템 ‘스마트 매쓰 플러스’가 뛰어난 학습효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엠베스트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스마트펜, 스마트교재, 스마트노트, 스마트앱을 활용한 스마트러닝 시스템을 도입하며 대한민국 에듀테크 분야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그중 올해 출시한 ‘스마트 매쓰 플러스’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회원들의 수준과 취약유형을 진단, 30만 문항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대일 맞춤 학습을 지원하는 엠베스트만의 수학 전용 스마트러닝 프로그램이다. 이는 대치동·목동 유명 수학 학원에서 사용하는 학습 솔루션을 스마트러닝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개인별 취약 유형을 정확하게 분석, 유사·쌍둥이 문제풀이를 지원해줘 최상위권은 실력 완성을, 수학이 어려운 수포자(수학 포기자)는 단기간에 실력과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엠베스트의 학습전용기기인 프라임탭(태블릿 PC)과 스마트펜, 스마트교재가 필요하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펜으로 스마트교재의 페이지 번호를 터치하면 태블릿 화면에 채점 페이지가 자동 선택된다. 채점을 완료하면 결과와 해설강의, 문항별 정답률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어 틀린 문제, 애매모호한 문제 등 다시 풀어보고 싶은 문제와 문제 수를 선택해 ‘시험지 만들기’ 아이콘을 터치하면 틀린 문제에서 숫자만 바뀐 ‘쌍둥이 문제’와 ‘유사유형 문제’로 구성된 나만의 시험지가 생성된다. 결국 문제집 한 권으로 다섯 권 분량의 학습지를 공부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꼼꼼한 개인종합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성적향상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 좋다. △유형별 △단원별 △난이도별 취약점을 그래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문제 유형별 ‘나의 성취율’, ‘평균 성취율’, 취약유형의 이해력, 계산력 등 ‘행동 영역별 분석’까지 가능하다. 이 밖에도 엠베스트는 교재, 연습장, 필기구, 책상 없이도 태블릿 PC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문제를 풀 수 있는 ‘탄탄 기본수학’ 앱(APP)을 선보였다. 총 6,800여 개의 필수 기초 수학 문제로 중등수학의 기본 개념을 익힐 수 있다. ‘스마트 매쓰 플러스’와 ‘탄탄 기본수학’은 엠베스트의 중학생 회원은 물론, 메가스터디교육이 만든 초등인강 브랜드인 엘리하이를 통해 초등학생 회원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엠베스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라임탭(Tab)종합반 7일 무료체험’을 신청하면 스마트 매쓰 플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해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피플+] 71년 해로한 美 ‘잉꼬부부’ 같은 날 천국으로…한국전도 참전

    [월드피플+] 71년 해로한 美 ‘잉꼬부부’ 같은 날 천국으로…한국전도 참전

    70년 넘게 해로한 부부가 같은 날 사망했다. 남편이 먼저 떠났고 크게 상심한 아내는 12시간 뒤 남편을 따라갔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허버트 딜라이글(94)과 프란시스 딜라이글(88) 부부는 평소 금슬이 좋기로 유명했다. 70년 넘게 이어진 이들의 사랑은 지난해 이미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대표 잉꼬부부였던 딜라이글 부부는 그러나 지난 12일(현지시간)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 CNN은 이날 새벽 2시20분 남편이 먼저 먼저 숨을 거뒀으며 꼭 12시간 뒤인 오후 2시20분 아내도 사망했다고 전했다.72년 전 동네 카페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금방 사랑에 빠졌다.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버트 씨는 “1947년 내가 22살이던 해 카페에서 일하던 프란시스를 보고 한 눈에 반했다. 매일 지켜만 볼 뿐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 붙였다”며 웃어보였다. 그때 프란시스 여사의 나이 16세였다. 얼마 후 허버트 씨는 용기를 내어 데이트 신청을 했고 두 사람은 영화관람을 시작으로 긴 러브스토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1년 후, 두 사람은 마침내 부부가 됐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늘 평탄한 건 아니었다. 신혼 생활 중 제2차 세계대전이 터졌고 프란시스 여사는 군대에 복무했던 남편을 따라 독일로 가 6년을 보냈다. 22년간 미 육군으로 복무한 허버트 씨는 한국과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했다. 그 동안 부부 사이에는 6명의 자녀가 태어났고 71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풍파가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말년까지도 함께한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했다. 프란시스 여사는 과거 인터뷰에서 “이 사람은 맨날 늦었다. 데이트 때도 내가 먼저 나와 기다리기 일쑤였다”며 푸념하기도 했다. 허버트 씨는 심지어 결혼식 날에도 한 시간이나 늦어 주례를 맡은 성직자를 한참 설득한 뒤에야 급하게 예식을 마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프란시스 여사는 “결혼식이 하도 짧게 끝나서 주례에게 겨우 5달러만 주면 됐다”고 웃어 보였다.그렇게 71년을 함께한 딜라이글 부부는 죽음의 문턱도 함께 넘었다. 15일 열린 장례식에서 딜라이글 부부의 자녀들은 “70년 넘게 함께한 부모님이 같은 날 동시에 천국으로 갔다. 놀라운 사랑에 경외를 표한다”고 추모했다. CNN은 딜라이글 부부는 죽기 전까지 6명의 자녀와 16명의 손자, 25명의 증손자와 3명의 증증손자와 함께 했다고 전했다.노환으로 사망한 남편을 따라 돌연 사망한 아내. 현지언론은 이들 부부의 영화같은 죽음에는 ‘상심 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이 작용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상심 증후군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흔히 보이는 증상으로, 아드레날린과 호르몬이 과다분비되면서 심장의 능력이 저하되고 터질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현지 정신과 전문의 매튜 로버는 “극심한 감정적 충격은 갑작스러운 심장 약화를 일으키며 심하면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프란시스 여사 역시 70년 넘게 붙어다닌 남편의 죽음에 슬픔을 가누지 못하다 12시간 만에 숨을 거둔 것 같다는 설명이다. 사진=CNN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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