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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와이스, 데뷔 4주년 앞두고 새 앨범… “미나 없지만 함께라는 마음”

    트와이스, 데뷔 4주년 앞두고 새 앨범… “미나 없지만 함께라는 마음”

    데뷔 4주년을 한 달 앞둔 그룹 트와이스가 9번째 미니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4년의 여정에서 힘들었던 순간과 그것을 버텨낸 기억을 타이틀곡 노랫말에 담아 또 한 번의 성장을 알렸다. 트와이스는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새 앨범 ‘필 스페셜’(Feel Special) 발매 쇼케이스를 열고 동명의 타이틀곡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처음 공개했다. 트와이스의 히트곡 ‘시그널’(SIGNAL),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를 만든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이번 타이틀곡을 또 한 번 선물했다. 트와이스는 박진영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이돌로 지낸 4년 동안 힘든 순간들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이야기했고, 박진영은 그때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어 ‘필 스페셜’ 가사를 썼다고 한다.‘그런 날이 있어 갑자기 혼자인 것만 같은 날/ 어딜 가도 내 자리가 아닌 것만 같고 고갠 떨궈지는 날’이라며 아련한 노랫말로 시작하는 ‘필 스페셜’은 순식간에 듣는 사람의 가슴 한가운데에 와닿는다. ‘세상이 아무리 날 주저앉혀도/ 아프고 아픈 말들이 날 찔러도/ 네가 있어 난 다시 웃어’라고 반복해 말하면서 힘든 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 가사는 특히 트와이스를 향한 ‘원스’(팬덤명)의 응원과 격려를 떠올리게 한다. 리더 지효는 “가사를 보면서 박진영 PD님이 저희를 잘 표현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며 “멤버들끼리 ‘우리 고생 많이 했구나’ 얘기하면서 ‘이번만큼은 의미 있는 앨범을 만들어보자’고 서로 얘기했다”고 말했다.데뷔 직후 최고의 인기 아이돌 반열에 올랐고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한류 열풍의 대표주자가 된 트와이스지만 나름의 고충이 없었을 리 없다. 나연은 아이돌 활동을 하며 힘든 점과 극복 방법을 묻는 질문에 “노출되는 직업으로 활동하면서 다칠 때도, 신체적으로 힘들 때도, 스케줄로 피곤할 때도 있었다”며 “‘필 스페셜’ 가사가 아무리 힘들고 주저앉고 싶을 때라도 주변 사람들한테 힘을 받는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다. 저희는 공연을 하고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아홉 멤버가 으?으? 하면서 힘든 걸 극복한다”고 답했다. 트와이스를 언제나 알뜰히 챙기는 박진영의 조언을 묻는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나연은 “요즘은 ‘지금 자리에 멈추지 말고 더 잘해야 한다. 실력이 더 좋아져야 한다. 더 잘해야 무대에서 오래오래 사랑받을 수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며 “멤버들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앨범을 대표하는 타이틀곡 못지않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곡이 있다. 지효는 “이번에 멤버들이 다 같이 작사한 팬송이 있다”며 6번 트랙에 수록된 ‘21:29’를 언급했다. 트와이스가 팬들에게 받았던 편지에 대한 답을 노래로 전하는 답가다. 지효는 “팬분들게 답장할 방법이 없어서 작사를 하게 됐다.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활동 목표로는 음원 차트 순위보다는 공감과 소통을 강조했다. 쯔위는 “박진영 PD님이 작곡·작사해주신 ‘필 스페셜’ 가사가 개인적으로 너무 공감되고 좋다”며 “활동을 통해 원스나 대중들도 공감하게 만들고 싶고 더 많이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연도 “모니터를 하면서 울컥했다”며 “많은 분들이 타이틀곡을 듣고 주변에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좀 더 많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트와이스 활동에서 빠진 미나는 이번 앨범 방송 활동 등에도 불참한다. 다만 앨범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 등에는 참여했다. 모모는 “이번에 미나는 없지만 언제나 아홉명이 같이 활동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겠다”며 우애 가득한 다짐을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휘재 아들 서언·서준, 장난기 여전한 어린이들 ‘폭풍 성장’ [EN스타]

    이휘재 아들 서언·서준, 장난기 여전한 어린이들 ‘폭풍 성장’ [EN스타]

    방송인 이휘재 쌍둥이 아들 서언, 서준의 근황이 공개돼 화제다. 3일 이휘재 아내 문정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이들에게 활짝 웃는 법을 알려주었다. 코에 흠_하고 바람을 넣으며 웃어보라고. #괜한걸가르쳤나”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서언, 서준 형제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훌쩍 큰 서언, 서준이의 훈훈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이휘재는 지난 2010년 플로리스트 문정원과 결혼해 슬하에 쌍둥이 서언, 서준 형제를 두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 이름 붙인 커피 ‘김군자 블렌드’ 나눔을 나누다

    위안부 할머니 이름 붙인 커피 ‘김군자 블렌드’ 나눔을 나누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시설 아동 자립 지원 “내가 받은 도움 후배들에게 갚을 것”“김군자 할머니가 베푼 나눔을 통해 저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나눔의 선순환’을 이어 가고 싶습니다.” 23일 만난 ‘고(故) 김군자 (위안부) 할머니기금’ 장학생 김준형(25)씨는 아동복지시설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김군자 블렌드’라는 커피 원두를 판매하고 있었다. 김씨는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는 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보호가 종료된다”며 “저도 2014년 보육시설을 떠났는데 김군자 장학생으로 선정돼 대학을 다닐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할머니를 두 번 정도 만났는데 제 꿈에 대해 물어보셨다”며 “준비 없이 사회의 출발선에 섰던 당시에 할머니의 관심 자체가 큰 의지가 됐고, 나눔의 가치에도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받은 장학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 할머니가 2000년과 2006년 각각 5000만원씩 전 재산인 1억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면서 조성된 것이다. 김 할머니는 생전 보호 종료 아동들의 교육 지원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또 김 할머니는 2007년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미국 하원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증언하는 용기를 보여 줬으며, 2017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 할머니의 뜻을 잇는 김씨의 크라우드펀딩은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지난 8월 14일 시작해 이날까지 목표 금액(4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900만원 이상이 모였다. 오는 29일 마감한 뒤 수익금 전액을 아름다운재단의 ‘열여덟 어른 캠페인’에 기부해 보호 종료 아동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씨는 “김 할머니가 생전에 꽃을 정말 좋아했는데, 할머니의 온정을 닮은 향기가 배어 있는 원두를 만들어 판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원두는 나무 그늘에서 자라는데 김 할머니가 제게 그랬듯, 저도 후배들에게 그늘이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식음료업계에서 일하며 보호 종료 아동을 위한 나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보호 종료 아동 멘토 자격으로 김정숙 여사가 마련한 청와대 만찬에 다녀왔는데, 당시 우리 발언들이 올해 보호 종료 아동 자립수당 시범사업 도입에 반영된 것 같아 기쁘다”며 “당장 성과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꾸준히 후배들의 사회 정착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연세대, 류석춘 강의 중단…시민단체 “위안부 할머니 명예 훼손” 檢에 고발

    연세대, 류석춘 강의 중단…시민단체 “위안부 할머니 명예 훼손” 檢에 고발

    학교 “사회적 물의 유감…철저히 조사” 총학 “규탄”·동문 의원 14명 항의 서한 류 교수 “혐오·차별 발언 아냐” 공식 반박연세대가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해당 강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고 강의를 중단하는 등 류 교수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검찰 고발까지 제기됐다. 연세대는 23일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한 윤리인권위원회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고 교무처는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 강의를 중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입장문에서 “소속 교수의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 사안에 대해 엄중히 대처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수업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며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 받는다’는 매춘의 유혹이 있고 예전에도 그런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질문을 한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 볼래요?”라고 답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류 교수는 다른 교양수업이나 전공수업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교수 발언이 알려지자 정의기억연대와 연세대 총학생회, 동문단체 등은 류 교수를 규탄하며 학교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또 정기중앙운영위원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했고, 사회학과 학생회는 24일 간담회를 열어 학생 의견을 들은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바른미래당 신용현·정의당 김종대·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 등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14명도 “류 교수를 즉각 모든 수업에서 배제하고 교수직을 박탈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김용학 연세대 총장에게 보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서한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제외됐다. 류 교수는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류 교수가 역사를 왜곡해 허위사실을 퍼뜨렸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서울서부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류 교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강의할 때 직선적으로 전달하는 스타일”이라면서 “‘반일 종족주의’ 저서를 심도 있게 공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해 보라고 한 발언은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이지 혐오나 차별하려는 발언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류 교수는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견, 갈등을 외부에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교수에게 외부의 압력과 통제가 가해지도록 유도하는 일은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의선 ‘게임 체인저’ 승부수…2022년 자율주행차시대 연다

    정의선 ‘게임 체인저’ 승부수…2022년 자율주행차시대 연다

    앱티브, 업계 최고 모빌리티 솔루션 보유 로보택시 사업에 현대·기아차 대체 검토 車 스스로 주행 ‘레벨4, 5’ 플랫폼 개발 정의선 “인류 삶 획기적 변화 중대 여정” “인프라 구축 안 되면 무용지물” 우려도현대차가 자율주행차 기술에 ‘20억 달러’(약 2조 3880억원)를 베팅하면서 앞으로 3년 뒤면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활짝 열릴 전망이다. 20억 달러 규모는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외부 업체에 투자한 액수 가운데 최대 금액이다. 연 30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해외에 건설하는 데 1조원이 투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2개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고도 남을 규모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은 ‘인지·판단·제어’ 세 가지로 구성된다. 이 세 과정이 원활하게 수행되려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율주행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과 손잡은 앱티브는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을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이었던 ‘오토마티카’와 ‘누토노미’를 인수하며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특히 앱티브가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이 복잡하고 기후가 열악한 지형에서 대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비가 오는 날에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행한 업체는 앱티브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해 전 세계에서 운행할 수 있는 ‘레벨 4’, ‘레벨 5’ 수준의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가 분류한 자율주행 단계에서 ‘레벨 4’와 ‘레벨 5’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 상황을 판단해 목적지까지 주행하는 단계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의 가솔린·전기·수소차를 합작법인에 공급해 자율주행 연구와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앱티브는 로보택시 시범사업에 활용하는 자동차를 현대·기아차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 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클락 앱티브 사장은 “최첨단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시대가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차가 아무리 자율주행차여도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비롯해 인프라 구축이 뒤따르지 않으면 자율주행차는 아직은 먼 미래의 얘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위안부는 매춘” 류석춘 교수 “위안부 사실관계 확인해야” (공식입장)

    “위안부는 매춘” 류석춘 교수 “위안부 사실관계 확인해야” (공식입장)

    입장문 발표…“학생에게 매춘 권한 것 아니다”“강의실 발언은 교수·학생 간 토론으로 끝나야”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쟁점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석춘 교수는 23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위안부 문제 논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견, 나아가서 갈등을 외부에 의도적으로 노출해 기존 주장과 다른 주장을 하는 교수에게 외부의 압력과 통제가 가해지도록 유도하는 일은 대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의실에서 이뤄진 발언과 대화를 교수 동의 없이 녹음하고 외부에 일방적으로 유출한 행위는 더욱더 안타까운 대목”이라며 “강의실에서 발언은 교수와 학생 간의 토론과 대화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류석춘 교수는 학생에게 ‘한번 해볼래요’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매춘 권유가 아닌 조사를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이다. 차별 혐오 발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매춘이 식민지 시대, 오늘날 한국,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다”면서 “일부 학생이 설명을 이해 못 하고 질문을 반복하자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의를 할 때 직선적으로 전달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그것을 좋아하고 다른 일부 학생들은 불편해한다”면서 “이 문제는 스타일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류석춘 교수는 “학문의 영역은 감정의 영역이 아니고 이성의 영역”이라며 “이번 강의에서도 이영훈 교수 등의 연구 성과를 인용하면서 직선적으로 설명했다. 강의 내용에 동의 못 하는 일부 학생이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의실에서 발언을 맥락 없이 이렇게 비틀면 명예훼손 문제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면서 “이영훈 교수 등이 출판한 ‘반일 종족주의’ 내용을 학생들이 심도 있게 공부해서 역사적 사실관계를 분명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류석춘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학생회와 대학 당국의 대처를 보면서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생회와 대학 당국이 저의 발언을 두고 진의를 왜곡한 채 사태를 혐오 발언으로 몰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주장했다. 류석춘 교수는 이달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는 학생들 질문에 류석춘 교수는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자의 반, 타의 반이라고 설명하며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학생에게 되물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류석춘 교수를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도 네팔도 외면한 청년의 죽음…“아이 두고 왜” 아내의 통곡

    한국도 네팔도 외면한 청년의 죽음…“아이 두고 왜” 아내의 통곡

    자살 네팔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 최근 10년(2009~2018년)간 한국에서 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네팔 노동자는 모두 43명. 더 큰 비극은 죽음 뒤에서 기다린다. 사람이 죽었는데 한국이나 네팔 정부 어느 곳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통계표에 건조하게 적힌 사망자수 외에 이들이 왜 죽음에 내몰렸는지는 누구도 따져 보려 하지 않았다. 비전문취업비자(E9)로 한국에 들어오는 16개 국가 중 네팔은 지난해 가장 많은 이주노동자(8404명)를 보냈다. 네팔 노동자의 죽음은 우리 곁의 모든 이주 노동자의 얘기일 수 있다. 그들에게 한국은 왜 죽음의 땅이 됐을까. 서울신문은 네팔 카트만두와 동카르카, 포카라 등에서 유가족 등 40여명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들었다. 이 가운데 여전히 죽음의 이유를 찾아 헤매는 세 노동자 가족의 이야기를 정리했다.#28세 게다르 디말시나 유리 테이프가 성의없이 나붙은 사람 키 높이만 한 관이 공항 밖으로 빠져나왔다. 볼품없는 관에는 겨우 스물여덟 된 앳된 남성이 들어 있었다. 네팔 청년 게다르 디말시나였다. 그는 지난달 21일 오전 9시쯤 부산 사하구의 한 수산식품 공장 창고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닷새가 흐른 지난달 26일 시신은 여객기 화물칸에 짐짝처럼 실려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밖에서 기다리던 친척들은 한국 경찰이 보내준 단출한 서류를 넘겨보다가 수군거렸다. “아무리 봐도 자살한 이유가 없어.” 가족들은 게다르가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르에게는 오히려 생의 의지를 다잡을 만한 축복만 있었다. 아내 번더나 디말시나(28)가 불과 25일 전 아빠와 똑 닮은 아이를 낳은 것이다. 번더나의 큰오빠는 “게다르가 아이 출산 나흘 뒤 친구들을 불러 파티할 만큼 기뻐했다”면서 “그런 사람이 왜 20일 후에 느닷없이 자살하겠느냐”며 갑갑해했다. 환갑을 맞은 어머니를 남겨둔 채 먼저 갈 무심한 아들도 아니었다. 가족들을 더 답답하게 만든 건 두 나라 관계기관의 태도였다. 게다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았다. 주한 네팔대사관이나 한국 경찰은 시신을 돌려보내 준 것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믿는 듯했다. 경찰은 “외관상 타살 흔적이 없고 자살 동기가 명확하다”며 사고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살피거나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지 않았다. 번더나의 큰오빠는 취재진에 “어떻게 CCTV와 휴대전화 확인도 하지 않을 수 있느냐. 한국에서는 이래도 되느냐”고 반문했다.경찰이 파악한 ‘명백한 자살 동기’는 가족을 탓하는 내용이었다. 게다르가 아내를 통해 땅을 샀는데 이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힘들어했다는 동료 진술이 있었다는 것이다. 취재진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번더나와 가족들은 “거짓말”이라며 흥분했다. “땅은 1년 전에 샀는데 290만 루피(약 3000만원)였던 토지가 435만 루피(약 4500만원)까지 뛰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게다르의 유품조차 돌려받지 못했다. 한국 경찰 관계자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주한 네팔대사관에 물어보니 유가족들이 물품 받길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가족 얘기는 달랐다. 유품 문제를 두고 대사관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주한 네팔대사관 관계자는 “시신과 사망 진단서를 확실하고 빠르게 네팔로 보내는 게 우리 역할”이라면서 “대사관은 중요한 물건이 아니면 보낼 수 없다”고 답했다. 게다르의 시신은 도착 당일 갠지스강 상류의 바그마티강으로 옮겨졌다. 관 뚜껑을 열어 남편을 확인한 번더나는 얼굴을 만지며 통곡했다. “아이를 두고 어떻게….” 가족들은 강물로 게다르의 입을 적신 뒤 불을 입속에 넣어 화장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떠났다가 죽은 채 고국에 돌아온 그는 4시간 만에 불과 함께 사라졌다.#32세 발 바하두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던 사람이었어요.” 지난달 30일 네팔 포카라에서 만난 리리 마야 구릉(28·여)은 선글라스 안으로 휴지를 밀어 넣으며 말했다. “매일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남편이 떠오른다”고 했다. 남편 발 바하두르 구릉(당시 32세)은 지난해 6월 12일 서울 중랑구 월릉교에서 몸을 던졌다. 당시 CCTV 화면에는 발 바하두르가 다리 위를 수차례 오가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담겼다. 끝까지 망설였지만 이틀 전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그는 ‘한국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 탓에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했다. 발 바하두르는 원래 허가받은 노동자로 한국땅을 밟았다. 2017년 10월 E9 비자를 받고 입국한 그는 이듬해 3월 일하던 사업장에서 나와 고용노동부에 구직등록을 했다. 이주노동자들이 구직등록 후 3개월 안에 직장을 못 구하면 체류자격을 상실한다. 잠시 네팔에 돌아와 가족과 보낸 시간을 빼고는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헤맸지만 맞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간은 매몰차게 흘렀다. 3개월이 지났고 불법체류자가 됐다. 리리 마야는 한국에 와 남편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그를 도왔던 네팔인 라마 다와 파상(43)은 “한국에서 일하다 숨진 이주노동자의 가족들은 사망 소식을 듣고도 형편 탓에 대부분 한국에 오지 못한다”면서 “대사관이 하는 건 없다”고 털어놨다. 발 바하두르는 사망 두 달 전 네팔에서 아내와 즐겁게 데이트를 했다. 그 모습을 지켜봤던 동네 사람들은 리리 미야에게 “그렇게 행복했던 사람이 한국에 가서 왜 그렇게 됐느냐”고 곧잘 묻는다. 군인이었던 발 바하두르의 아버지는 삼 형제 중 막내인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네팔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집에 영정사진을 두고 아침저녁으로 향을 피운다. 일곱 살인 딸이 “이건 죽은 사람한테만 하는 거잖아. 아빠 죽은 거야”라고 물었다. 리리 마야는 “아빠는 외국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곤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저도 죽고 싶었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어요.”#40세 던 라즈 갈레 “나는 결백합니다. 회사가 나를 속였어요. 나는 미치지 않았어요. 회사가 나에게 서명을 받았습니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 주세요.” 2011년 6월 대구 달서구의 한 이불공장에서 일하다 스스로 목을 맨 네팔 이주노동자 던 라즈 갈레(당시 40세)가 남긴 영어 유서 중 일부다. 2010년 9월 한국에 온 그는 네팔행 티켓까지 예매해 놓고 비극적 선택을 했다. 지난달 31일 포카라 집에서 만난 그의 아내 만 마야 갈레(48)와 동생 빔 라즈 갈레(36)는 어렵게 8년 전 이야기를 털어놨다. 동생 빔 라즈는 형이 자살한 이유를 모른 채 보낼 수 없다며 한국에 갔다.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성실했던 형이었기에 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형이 남긴 유서를 보고서야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형은 뭔지 모르는 문서에 사인한 후 회사가 나쁜 짓을 한다고 생각하고, 걱정돼 우울증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던 라즈는 네팔어로 된 짧은 유서도 남겼다. “나는 잘못이 없다. 회사에서 몽골 사람과 싸운 적이 있다. 몽골 친구가 한국 사람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 (회사가) 나를 속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던 라즈의 이런 주장을 회사는 모두 부정했다. 괴롭힘이나 따돌림은 없었고, 서류에 서명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던 라즈는 한국에서의 주·야간 교대 근무를 힘들어했다. 특히 사망 두 달 전인 4월 중순부터는 야간 근무만 했다. 만 마야는 “남편이 야간 근무를 하면서 잠을 아예 못 잤다”고 말했다. 당시 대책위 활동을 했던 노조 관계자는 “야간 근무를 하면서 따돌림까지 겹치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것 같다”면서 “나중에는 회사가 사실상 해고할 것처럼 나오자 스트레스를 더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팔에는 외국에서 일하고 온 이웃이 선물을 사와 앞집, 옆집과 나누는 문화가 있다. 만 마야는 “아이가 이웃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을 때 아빠 생각이 났는지 얼굴빛이 안 좋았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제 중학생이 된 아들은 아빠의 부재를 자각할 무렵 “그렇게 만든 사람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대학생이 된 딸은 여전히 “죽어도 외국은 가지말자”고 말한다. 그래도 만 마야와 빔 라즈는 한국인이 밉지 않다고 했다. “한국에도 네팔처럼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고 남편은 나쁜 사람을 만났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 때문에 한국인을 싸잡아 비난하는 건 맞지 않죠. 그래도 나쁜 사람은 꼭 처벌받았으면 좋겠어요.” 카트만두·포카라·동카르카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지며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月300만원 기대감 뒤엔… 탈출구 없는 ‘주60시간 노동’ 절망감

    月300만원 기대감 뒤엔… 탈출구 없는 ‘주60시간 노동’ 절망감

    이주노동자 벼랑끝 내몬 ‘네 가지 방아쇠’ 무엇이 네팔 노동자들을 벼랑 아래로 떠밀었을까. 지난 10년간 국내 공장·농장 등에서 일하던 네팔 이주노동자의 자살이 끊이지 않자 국내외 노동·의학단체들은 그 이유를 두고 머리를 싸맸다.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은 “한 가지 동기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자살의 ‘방아쇠’를 찾기 위해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주노조와 함께 국내 네팔 이주노동자의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국내 언론사 최초의 시도다. 지난 8월 네팔 출신 141명이 참여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또 네팔 정부의 ‘2018년 이주 노동 현황 보고서’와 국제노동기구(ILO)의 ‘네팔 노동자의 실패’ 보고서(2016년), 주한 베트남·네팔·태국·미얀마 등 대사관 등에서 입수한 자국 노동자 사망·자살 통계 등도 분석했다. 연구·취재 결과 네팔인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방아쇠는 모두 4가지였다. ▲기대감의 상실 ▲닫혀 버린 탈출구 ▲주변의 기대 ▲무너진 가족·연인 등이다. 네 원인은 서로 뒤엉켜 이주노동자를 흔들다가 삼켜 버린다. 그들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대의 상실 네팔 노동자들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다. 고국에서 손에 쥐는 임금의 5~8배를 벌 수 있고 생활환경도 편하다. 명문대 졸업자 등 고학력자까지 한국행 비전문취업비자(E9)를 따려고 애쓰는 이유다. 그러나 정작 좁은 문을 통과해 한국 땅을 밟으면 쉼 없이 자신을 갈아 넣어야 하는 노동환경과 적지 않은 차별 앞에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네팔 노동자를 극단으로 몰아넣는 첫 번째 방아쇠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팔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할 때 가장 힘든 일로 ‘한국 입국 전 생각했던 노동환경과 너무 달라 느낀 실망 또는 절망감’(28.0%·복수응답)을 꼽았다. 또 25.1%의 응답자는 ‘가족 또는 연인, 음식 등 네팔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힘겹다고 했다. 돈을 벌기 위해 타국으로 떠나와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쌓였는데 기대와 달리 가혹한 노동환경을 경험하면서 절망하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 서울신문 인터뷰에 응한 네팔 이주노동자들은 격무에 지친 경험을 털어놨다. 네팔 최고 국립종합대학인 트리부반대에 다니다 한국으로 와 버섯농장 등에서 3년째 일하는 수렌드라 보가티(28·가명)는 “네팔에 있을 때는 ‘한국에 가면 월 200만~300만원은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떴을 뿐 노동자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누구도 알려 주지 않았다”며 “직접 와 보면 일이 고되고 문화가 달라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장시간 노동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제대로 된 휴식 시간도 없이 매일 12시간씩 일했는데 네팔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노동환경이라는 것이다. 보가티는 또 “그 과정에서 기술이라도 배운다면 견디겠는데 대부분 단순 수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실태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법이 정한 주당 노동시간 한계치인 52시간을 넘겨 일한다는 사람은 45.6%나 됐다. 또 과로 산재 인정 기준인 주 6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한 노동자도 19.1%였다. 주5일제를 보장받는 노동자는 10명 중 2~3명(26.1%)뿐이었다. # 닫혀 버린 탈출구 네팔 이주노동자 케서브 스레스터(당시 27세)는 한국에 온 지 1년 4개월 만인 2017년 6월 어느 날 새벽 회사 기숙사 옥상에서 몸을 던져 사망했다. 밤낮을 바꿔 가며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노동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심한 불면증에 시달린 게 화근이었다. “견디기 힘들면 회사를 옮기면 될 것 아니냐”는 흔한 반문은 스레스터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이주노동자가 일터를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레스터는 유서에 “건강 문제와 불면 탓에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스트레스가 심해 다른 공장에 가고 싶어도 허락되지 않았다. 네팔에 잠시 돌아가 치료받고 싶어도 안 됐다”고 적었다. 이 같은 현실은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조사 참여 노동자들에게 ‘사업장 변경을 시도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71.1%가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최대 10번까지 사업장 변경을 요구한 이도 있었는데, 평균적으로 2.7번 시도했다. 일터를 바꾸려 한 이유는 스레스터와 비슷했다. ‘긴 노동시간과 위험한 사업장 등 노동환경 때문’이라는 응답이 36.4%로 가장 많았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노동자들은 3년간 최대 3번까지 사업장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사업주의 허락이 필수적이다. 최정규 변호사는 “업체 사장들과 통화를 해 보면 한 명을 바꿔 주면 다른 이들도 바꿔 줘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소규모 사업장들이기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하루라도 없으면 공장이나 농장이 운영되지 않는다며 변경을 거의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업주가 임금을 체불하거나 성폭력 등을 저질러 노조나 이주민단체가 함께 싸워 주지 않으면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은 사실상 어렵다. # 주변의 기대감 견디기 힘든 격무에 내몰린 노동자에겐 ‘귀향’이라는 선택지가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은 “노동환경이 가혹하고 사업장을 바꿀 수 없어도 네팔로 돌아가긴 힘들다”고 말한다. 어렵게 한국행 티켓을 손에 쥔 자신에게 거는 가족들의 기대와 주변 시선을 알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들을 자살로 모는 세 번째 방아쇠다. 네팔 출신인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한국에 가서 일하면 3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식으로만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업주가 노동자를 때린다거나 임금 체불 등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며 “이렇게 ‘좋은 나라’에서 그냥 돌아왔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동안 청주네팔쉼터를 운영 중인 수니타(41·여)는 “돈을 빌려 한국어능력시험까지 쳐서 떠났는데 힘들다는 이유로 돌아오면 ‘일도 못하고 힘없는 남자’라고 소문이 나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네팔인들이 일이 힘들어도 한국에서 안간힘을 쓰며 버티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네팔 정부 보고서에 기록된 17명의 자살자(2008~2014년)는 모두 가정 내 부양 의무를 무겁게 진 남성들이었다. # 무너진 가족·연인 악조건 속에서도 가족이나 연인을 생각하며 가까스로 견디던 이주노동자들은 마지막 버팀목마저 흔들리면 스스로 무너진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라메시 타파(29·가명)는 “내가 일했던 한국 공장에서도 젊은 친구 2명이 자살했다”며 “한 명은 집안 문제, 다른 한 명은 애인 문제였다. 귀국하려고 비행기표까지 준비했는데 그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일한 적 있는 크리시나 스레스터(45·가명)도 “한국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힘들게 일하는데 가족 문제까지 터져 정말 힘들었던 적이 있다”며 “휴가도 제대로 쓰기 어려운 형편에 잠시 귀국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가 어리고 사회 경험이 없는 이들이 이런 스트레스를 이겨 내기는 더 어렵다. 카필 달 네팔 트리부반대 인류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카트만두 자택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고등학교 졸업 후 첫 사회생활을 가족 없이 외국에서 혼자 시작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면서 “가족을 위해 일하며 자기 미래까지 고민해야 해 여러 압박감을 한번에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한국은 물론 네팔 정부조차 자살 동기 등을 연구한 적이 없다. 민간 연구도 전무하다. 달 교수는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중동과 유럽으로 나가 자살하는 네팔 노동자도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나 정치권은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주노동을 외화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며 정작 노동자들의 건강이나 자살 문제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한 네팔대사관 관계자는 “(네팔) 정부에 연구를 위한 지원금을 요청해 봤지만 진전이 없다”면서도 “네팔 이주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상담도 하며 자살자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이 위원장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 “사람이 죽어 주한 네팔대사관 등에 신고하면 한국으로 올 수 있는 고용허가제 인원수가 줄어들까 봐 쉬쉬하며 시신을 본국에 보내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카트만두·포카라·동카르카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위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신문과 베트남 국영통신사 VNA가 공동 취재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지며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같이 펀딩’ 최자, 나락에 빠진 시기 고백 “다 접고 싶었다”

    ‘같이 펀딩’ 최자, 나락에 빠진 시기 고백 “다 접고 싶었다”

    ‘같이 펀딩’ 노홍철의 첫 번째 소모임 프로젝트 ‘노!포!투!어-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전’이 무르익는다. 낯선 사람들이 모여 반나절 동안 무려 네 끼를 함께 먹으며 밥 정(情)을 쌓는다. 이런 가운데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다이나믹 듀오 최자는 팀 멤버 개코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초면인 소모임 참가자들에게 들려준다고 전해져 궁금증을 자아낸다. 22일 방송되는 MBC ‘같이 펀딩‘에서는 노홍철이 야심 차게 준비한 첫 번째 소모임 프로젝트 ’노!포!투!어!-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전‘이 그려진다. 소모임 프로젝트는 지난 9월초 ‘노!포!투어!’ 참가 펀딩을 진행했다. 약 모집 기간 동안 1,600명이 참가 펀딩에 참여했고, 노홍철은 쏟아진 사연을 직접 읽어보고 고심 끝에 소수 인원을 초대에 최근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힙지로(Hip+을지로)’로 떠났다. 을지로의 미로 같은 골목골목을 지키고 있는 노포를 찾아가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유쾌하고 솔직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 ‘노!포!투!어!’는 1978년에 개업한 오래된 다방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 소모임 참가자들을 기다리던 노홍철은 속속 약속 장소로 들어서는 참여자들에게 직접 제작한 입장권 팔찌를 채워주며 ‘홍철랜드’의 시작을 알린다. 햇살이 뜨거운 낮에 만난 이들은 해가 진 늦은 밤까지 노포를 옮겨 다니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들은 노가리를 두들기는 체험부터 메뉴에 없을지라도 원하는 요리를 뚝딱 만들어주는 인심 좋은 사장님이 운영 중인 대폿집까지 부지런히 옮겨 다니며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이 모였지만 한 상에 마주 앉아 맛있게 차려진 음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 보니 저절로 밥 정이 쌓인다. 스페셜 게스트 다이나믹 듀오 최자는 “초면에 밥 비벼 먹었으면 다 한 거 아니냐”라는 말로 금세 편안해진 소모임 분위기를 표현했다는 후문. ‘노!포!투!어!’의 마지막 종착지는 시장 안에 위치한 작은 대폿집. 저렴한 가격은 물론 벽에 가득한 여러 사람의 흔적이 정감 가고, ‘이것저것 주문 가능’이라고 적힌 메뉴판이 인상적인 곳이다. 마지막 장소에 이르니 ‘노!포!투!어!’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갑자기 찾아온 가족의 변화 때문에 어려움과 후회를 겪어야 했다는 사연부터 몇 년 동안 친구들로부터 자신을 감췄다는 이야기까지. 평소 친한 친구들에게도 말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또 위로하며 서로의 이야기 집중한다. 한 참가자의 이야기를 귀를 쫑긋해 듣곤 “억울할 수 있지 뭐. 괜찮아요!”라고 조언을 건넨 최자도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최자는 홀로 나락에 빠졌던 시간을 고백한다. 수천 번도 불렀던 노래의 가사가 기억나지 않고, 모든 걸 다 접고 싶은 심정이었다던 최자는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게 편안한 이유를 알겠다”고 소모임의 매력을 이야기하더니 “공연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못 하겠던 게 가장 가까운 개코였다. 가까울수록 이야기를 하기 힘든 것 같다”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이처럼 ‘노!포!투!어!’는 먹고 즐기는 시간을 통해 소통한다. 또 주변 가까운 사람들에게 혹시나 짐이 될까 꺼내기 힘들었던 속내를 주고받으면서 행복감 충전과 위로가 피어나는 훈훈한 시간을 만든다. 이 모습을 영상으로 지켜본 정신과 전문의 양재웅은 “콤플렉스는 드러내는 순간 콤플렉스가 아닐 수 있다”면서 “모여서 내 얘기를 하고 또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수 있다. 소모임이 더 넓게 퍼졌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는 전언. 노홍철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먹고 즐기고 속내까지 탈탈 털며 핫플레이스 을지로의 매력을 가득 담아낸 ‘노!포!투!어!’는 9월 22일 일요일 오후 6시 30분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원조 단발병의 위엄” 고준희 근황, 물오른 미모 [EN스타]

    “원조 단발병의 위엄” 고준희 근황, 물오른 미모 [EN스타]

    배우 고준희가 근황을 전했다. 고준희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짧은 동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고준희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매력적인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원조 단발병’ 스타답게 단발 헤어스타일을 하고 물오른 미모를 뽐냈다. 한편 고준희는 지난 4월 종영한 드라마 ‘빙의’ 이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2월 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이후 새 소속사를 물색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2회]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대법원과 행정처 별개 조직이라 생각 안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2회]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대법원과 행정처 별개 조직이라 생각 안해”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서 질문하시는 걸 보면 제가 마치 법원행정처의 부하직원인양, 행정처에서 문건을 보낼 때마다 (무언가를) 했다고 하는데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입니다. 제가 누구한테 지시받을 상황이 아닙니다. 대법원에서 일해보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은데, 제가 총괄하는 입장입니다. 행정처에서 문건을 보내오면 공손하게 답변하지만 제 책임과 권한 내에서 합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관계, 그에 관심 가지는 대법관 등을 고려해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제가 참모라 적절한 범위까지 의견을 냅니다. 행정처에서 메일이 왔을 때 검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후에 자꾸 여러번 메일이 오니까 본격적으로 검토됐고 관련 사건 어떻게 처리할지 나름의 의견을 냈습니다. 자꾸 양측에서 지시했냐 전달했냐고 묻는데 제가 지금까지는 증인신문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표현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사법행정하기 위해 행정처에서 나름대로 연구관실에 의견을 전달하는 거고, 저는 적절한 범위까지 대법관 보좌하는 것으로 운영했습니다.”(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대법관의 31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증인 신문 말미에서 자신의 입장을 정확하게 피력했다. 김 전 연구관은 2016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2017~2018년 수석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며 대법원에서 다루는 사건을 총괄했다. 김 전 연구관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관계 설정을 두고 법원행정처가 예민하게 다뤘던 평택·당진항 매립지 귀속분쟁, 통합진보당 사건 관련 행정처의 문건을 유해용 수석재판연구관에게 전달했다. 당시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실장을 통해 김 전 연구관은 여러차례 행정처의 입장이 담긴 메일을 받았고, 이를 유 연구관에게 보고했다.  김 전 연구관이 수석으로서 지위에 대한 발언을 하자 고영한 전 대법관측 변호인도 이에 동조했다. 김 전 연구관과 변호인 모두 ‘설령 행정처에서 재판에 관여하려고 했더라도, 법관들은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재판한다’는 판사들의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재확인하듯 주장을 펼쳤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가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인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규진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행정처가 대법원 재판에 개입한다는 생각은 못했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 전 연구관은 “재판연구관은 법관이나 재판 직접 담당이 아니고, 대법관님들 재판하시는데 정무적 판단까지도 취합해서 보고하는게 임무”라며 “행정처 차원의 배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지위 자체가 물론 대법관의 재판을 보조하는 역할에 불과하긴 하지만, 스스로 재판에 대해 엄청난 책임감을 갖고있는 사람들입니다. 법원행정처에서 문건이 왔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거기에 영향 받는단 전제 하에서 일처리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외부 참고의견 중 하나로 자기가 주체적 소화해서 얼마든지 독립적으로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주체고 존재라는 부분에 대해 얘기하셨다. 그 부분이 저희 사건에서 인과관계 측면에서 문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재판연구관도 그런 시기에 자존심을 갖고 업무를 처리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법원행정처와 특히 피고인들이 문건이나 공소사실서 비난하는 그런 행동한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고영한 전 대법관측 변호인)    “대법원과 행정처 구분이 이 사건으로 굉장히 논란됐는데, 저때는 행정처가 대법원이라 생각했습니다. 대법원과 행정처 엄격히 구분하는 건 저 당시에 없었고 지금도 대법원 식당 가면 행정처 실장님이랑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생활합니다. 행정처 근무하는 사람도 대법관실에서 근무해서 전체를 큰 개념 없이 있었습니다.”(김현석)   ●강제징용 전원합의체 회부사실 비공개한 대법원  김 전 연구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주도적으로 강제징용 재판의 재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보안을 이유로 회람목록에서 강제징용 사건을 삭제했다고도 했다. 2017년 4월에는 소부에서 상고기각 안과 파기환송안 두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 판결문을 써놨는데도, 양 전 대법원장이 ‘일부 대법관이 반대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보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경우가 극히 드물지는 않다고 말했다. 결국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사실은 2018년 7월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검사와 김 전 연구관의 증인신문 내용을 들어보면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이 얼마나 많은 부침을 겪었는지 알 수 있다.    “전합 진행 안건 목록에 직접 기재 안한 이유 아나요.”(검사)  “정확히는 모릅니다.” (김현석)  “문건에는 보안관련으로 삭제한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전합논의 사실 비공개로 하자는 것이죠.”(검사)  “직접 전달 안받았지만 문건 보고 그런 취지라고 생각했습니다.”(김현석)  “수석재판연구관으로 2년 근무하셨는데, 전원합의체 관련 업무하면서 이처럼 보안을 이유로 실제 전합에서 논의될 예정임에도 진행안건에는 직접 기재안하는경우도 있나요.”(검사)  “제가 했을때는 그렇지 않고 저거는 내부 문서라 기재하고 외부에는 기재안 할 때도 있습니다.”(김현석)  “2016년 11월 17일 전원합의체 회의에서 강제징용 논의전 2016년 9월 29일 임종헌 실장이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을 만나 외교부 의견서 제출 계기로 전원합의체 추진한 것을 알고 있었나요.”(검사)  “잘 모릅니다.”(김현석)  “전원합의체 안건에 강제징용 포함안됐지만 실제로 논의된 것을 아나요.”(검사)  “나중에 알았습니다.”(김현석)  “전원합의체 안건 문건 중에서 2017년 3월23일 전합 안건 부분 제시하겠다. 양승태의 지시를 받고 이를 반영해서 속행 부분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사건 기재했나요.”(검사)  “어떻게 안건 포함했는지 기억 안나지만 아마 이날 전합이 논의된다고 생각해서 포함했을 겁니다.”(김현석)  “유해용은 보안 이유로 명시적으로 기재 안했는데 증인은 전합 안건에 기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검사)  “이 서류는 내부 서류라 기재해도 안알려지고 외부에 공개할 때는 제외했습니다.”(김현석)  “증인이 작성한 전합 안건에 의하면 2017년 4월 20일 전합 안건에 포함됐다가 다음달 2017년 5월 18일 안건에는 포함안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때는 논의 안하는 것으로 취합이 됐습니다.”(김현석)  “기억환기 차원에서 5월 18일차 안건 문건 보시면요. 말미를 보세요.”(검사)  “이걸보니까 아마 선고를 하시는 쪽으로 잠정적으로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요.”(김현석)  “2017년 4월 20일 전합 다음날 양으로부터 전날 회의결과 이야기들으면서 강제징용사건을 소부에서 선고하기로 잠정합의됐고 판결문 초안 가지고 5월 전합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들었나요.”(검사)  “네.”(김현석)    이후 강제징용 사건은 소부에서 판결하기로 한 합의가 변경돼서 2017년 6월 22일 다시 논의하게 됐다. 김 전 연구관은 검찰 조사에서 ‘개인청구권 소멸에 대해서 일부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양승태 대법원장께서 말씀해주셨다’고 진술했다.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8월 전원합의체 회의까지 1년 2개월동안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김 전 연구관은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만료로 그 사이에 전합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해서도 이 사건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운호 상습도박 사건 기록 행정처 판사가 수석 사무실에서 열람  2016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기록을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가 열람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 대표는 상습도박으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 받고 상고했으나 일명 ‘정운호 게이트’가 알려지면서 상고를 포기했다. 김 전 연구관은 2016년 5월 심준보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으로부터 정운호 기록 열람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기록을 제공해줬다고 진술했다. 김 전 연구관은 “정식 절차에 따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확정 기록은 누구나 열람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식 열람 절차 따른 것은 아니지 않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정식 절차를 따르지 않은 ‘무단 열람’이라고 지적했지만, 김 전 연구관은 “행정처가 정운호 게이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사법행정의 목적으로 필요하다면 열람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법원 내부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만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심 실장의 연락 뒤 사법정책실 소속 심의관이 김 전 연구관 사무실에서 기록을 열람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세 달 만에 등판한 北 비핵화 협상 대표 김명길 “협상 결과 낙관”

    세 달 만에 등판한 北 비핵화 협상 대표 김명길 “협상 결과 낙관”

    6·30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이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로 알려진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20일 처음으로 공개 입장을 내고 “북미 협상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싶다”고 했다. 김명길은 이날 외무성 순회대사라는 직함으로 담화를 발표, 자신이 “조미(북미) 실무협상 우리측 수석대표”라고 처음 확인했다. 6·30 판문점 회동 이후 북한 측은 미국 측에 실무협상 대표가 김명길이라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직접 김 대사가 실무협상 대표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사는 “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고 했다. 이어 “나는 시대적으로 낡아빠진 틀에 매여달려 모든 것을 대하던 거치장스러운 말썽군이 미 행정부내에서 사라진 것만큼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북 강경파이자 북미 협상에서 ‘리비아 모델’ 적용을 주장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며 ‘리비아 모델’을 비판했다. 리비아 모델은 북한의 선(先)비핵화와 일괄타결을 골자로 한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이 북한의 정권교체를 의도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며, 볼턴 보좌관에게 지난 2월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책임이 있다며 그의 교체를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에도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을 때 그것은 우리를 매우 심하게 지연시켰다”며 “그래서 나는 존 (볼턴)이 과거에 얼마나 서툴게 했는지 정말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식’ 언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단계적·동시적’ 이행 원칙을 일부 수용한 것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측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포기에 합의하는 일괄타결을 주장한 반면, 북한 측은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 상응 조치의 단계적·동시적 합의 및 이행을 요구해 결렬된 바 있다. 실제 김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다 알수 없지만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발언 내용의 깊이를 떠나서 낡은 방법으로는 분명히 안된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대안으로 해보려는 정치적결단은 이전 미국집권자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또 할수도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 감각과 기질의 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사는 “나는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 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낙관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이 실무협상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을 상찬하고 실무협상 전망을 긍정 평가한 만큼, 이르면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벨기에 F16 전투기 佛에 추락, 조종사 낙하산 고압선 걸려 대롱대롱

    벨기에 F16 전투기 佛에 추락, 조종사 낙하산 고압선 걸려 대롱대롱

    벨기에 공군의 F16 전투기가 프랑스 북서부에 추락하는 과정에 탈출한 조종사의 낙하산이 고압 송전선에 걸렸다. 조종사는 한동안 매달려 있었지만 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전투기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나무르 지방의 플로렌스를 이륙해 추락 지점에서 30㎞ 떨어진 로리앙 프랑스 공군기지까지 연습 비행을 할 예정이었는데 브리타뉴 지방 플루비그너에 있는 농가 주택 한 채의 지붕을 날개로 스치며 지나간 뒤 불과 50m 떨어진 근처 숲에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다행히 두 조종사가 낙하산 탈출을 했는데 그 중 한 명이 25만 볼트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전선에 걸려 매달려 있다가 두 시간 만에 무사히 풀려났다. 프레드릭 반시나 벨기에 공군 참모총장은 추락 직전 사고 전투기는 지상 500m 위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며 “(고압선에 매달려 있던) 조종사가 풀려나려면 시간이 걸렸다. 프랑스 구조대가 전류를 끊은 다음 작업했는데 난 그와 전화 통화를 통해 그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두 조종사 모두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락한 전투기에는 무기가 탑재돼 있지 않았으며 1983년 제작됐으며 이륙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벨기에 공군은 조종사로부터 비행 중 엔진에 문제가 있어 시동을 다시 걸어보려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다리 길어지고 싶어?” 데님진 연출 TIP

    “다리 길어지고 싶어?” 데님진 연출 TIP

    이제는 남들과 똑같은 밋밋한 핏의 데님진 스타일링 대열에서 발 빼자. 올가을, 다리가 길어 보이는 특별한 핏의 코디를 연출 하고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가 여기 있다.길고 날씬한 다리를 연출할 수 있는 데님 팬츠 스타일링 다리가 길어 보이는 스타일링을 원한다면 골반 위로 올라오는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선택하자. 이때 몸에 핏 되는 깔끔한 니트를 팬츠 안으로 집어 넣어준다면 상체는 짧아 보이고 하체는 길어 보이는 하이웨이스트 팬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신발은 스타일링에 포인트가 되는 하이힐을 신어보자. 힐이 스타일링의 포인트로 날씬해 보이는 다리 라인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액세서리는 허전한 목을 감싸줄 참이 달린 목걸이와 유니크한 감성의 미니 백을 고른다면 밋밋하지 않으면서도 긴 다리를 뽐낼 수 있는 데님 팬츠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베이직한 아이템으로 완성하는 롱다리 연출 스타일링 캐주얼하고 베이직한 룩 속에서 남모르게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옷의 핏. 배꼽까지 오는 하이웨이스트 팬츠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밑위 길이를 가진 팬츠를 선택하자. 이 때 복숭아뼈가 드러나는 크롭 진과 어글리 슈즈를 함께 매치해보자. 슈즈가 가지고있는 굽의 효과와 함께 팬츠 아래로 드러난 발목이 더 길어 보이는 다리를 만들어 줄 것이다. 상의는 데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베이직한 화이트 티셔츠와 간절기에 활용하기 좋은 오버핏의 자켓으로 입어보자. 활동할 때 자켓 소매 아래로 드러난 손목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시계를 착용해 허전함을 달래보자. 마지막으로 깨끗한 크림 컬러의 미니 체인백은 이 스타일링에 센스를 한 스푼 더해 줄 포인트로 베이직한 아이템들로 스타일리쉬한 캐주얼 룩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단독] 조국 법무부 장관, 내일 의정부지검서 검사들 만난다

    [단독] 조국 법무부 장관, 내일 의정부지검서 검사들 만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의정부지검을 가장 먼저 찾아가 검사들을 만난다. 법무부는 ‘검사와의 대화’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일선 검찰청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1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20일 의정부지검을 찾아 일선 검사와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조 장관은 지난 16일 “장관이 직접 검사 및 직원과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를 9월 중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전국에서 근무하는 검사와 직원이 직접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의정부지검에는 지난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조 장관 지시가 나오자 검사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검사와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노 대통령은 2003년 취임 직후 ‘전국 평검사와 대화‘를 가졌는데, 당시 참여한 검사들이 큰 비판을 받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옷을 벗었다. 법무부는 검사나 직원들이 외부 시선을 의식해 대화에 나서지 않거나, 진행히 원활하게 되지 않을 점을 우려해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다.  대화 방식도 과거처럼 일부 검사들을 뽑아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조 장관이 일선 검찰청을 직접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10월에도 일선 검찰청 여러곳을 방문한다. 검사와 직원들 의견을 온라인으로 듣고, 국민제안 의견도 받아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검찰 조직문화 및 근무평가 제도 개선에 관해 검찰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보겠다는 취지다. 앞서 조 장관은 ‘1호 지시’로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구성을 지시했고, 검찰의 직접 수사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유로존 붕괴… 그 이후 벌어질 암울한 미래

    유로존 붕괴… 그 이후 벌어질 암울한 미래

    영국은 2016년 6월 극우정당 주도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 끝에 EU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영국은 잔류 입장을 고수하는 정당과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려는 정당의 극한 대치에 빠져 있다. 브렉시트는 곧 EU의 연쇄 붕괴로 이어지는 듯했다.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의 극우·포퓰리즘 진영에서 저마다 탈퇴 목소리를 높였다. 2017년 프랑스 대선에서는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가 돌풍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여기까지는 실제 최근 몇 년간 유럽 각국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136년 역사를 가진 독일 최고 명문 극장 ‘도이체스 테아터’(DT)는 ‘독일 연극의 살아 있는 역사’라는 별칭답게 여기서 더 멀리, 심도 있게 유럽을 전망한다. DT가 20~21일 서울 강남동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리는 연극 ‘렛 뎀 잇 머니’(Let Them Eat Money)를 통해 유럽이 직면한 정치·사회·노동 문제를 파고든다. 2023년 이탈리아가 EU를 떠나자 유럽 공동체는 크게 분열한다. 기득권 유지에만 혈안인 정치인들은 포퓰리즘 정책만 내놓고, 권력자와 자본가들은 바다에 인공섬을 세워 국가 폐지와 자치권 획득을 노린다. 2028년 무력감과 고착된 권력 구조에 반대하는 운동인 ‘렛 뎀 잇 머니’는 실패로 판명 난 정책 책임자들을 납치하고 심문하며 진실을 찾아나선다. DT는 이 연극을 위해 정치 전문가, 과학자, 예술가 등으로 구성된 훔볼트 포럼과 함께 2년간 연구조사와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10년 뒤 유럽 사회가 맞닥뜨릴 미래를 도출했고, 지난해 9월 독일 연극 무대에서 공개했다. 독일 명감독이자 공연 연출가 안드레스 바이엘의 손을 거치며 더욱 강렬해졌다. 바이엘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2011)과 유럽영화상 다큐멘터리상(2001)을 받으며 연출력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18일 LG아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난 바이엘 연출은 “사람은 늘 위협과 미래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10년 뒤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라는 고민과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번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 세상의 복잡한 문제들을 예술적 방식으로 접근해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사회에서는 경제, 환경, 노동, 질병 등 다양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나’를 중심으로 한 존재론적 고민이 있고, 이는 세계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이 독일 밖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 서울 공연이 처음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프듀X’ 막내 라인의 상큼한 데뷔… 틴틴 “‘과일돌’로 불러주세요”

    ‘프듀X’ 막내 라인의 상큼한 데뷔… 틴틴 “‘과일돌’로 불러주세요”

    3인조 유닛 그룹 틴틴(TEEN TEEN)이 이름처럼 풋풋하고 싱그러운 기운으로 가요계를 노크했다. 틴틴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데뷔 앨범 ‘VERY, ON TOP’의 타이틀곡 ‘책임져요’와 수록곡 ‘Be My Girl’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7월 종영한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예능 ‘프로듀스 X 101’에 마루기획 연습생으로 참가한 이진우(15), 이태승(16), 이우진(16)로 구성됐다. 이들은 당시 막내 라인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아쉽게 데뷔조에 들지는 못했다. 특히 이진우는 6주차 순위에서 최고 4등까지 오르는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진우는 데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열심히 준비했고 저희끼리 즐겁게 재미있게 해서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팀명은 10대를 뜻하는 틴에이저(Teenager)와 10대 취향의 팝을 뜻하는 ‘틴팝’(Teen Pop)에서 따왔다. ‘10대 취향의 음악을 하는 아이들’이라는 의미다. 최종 팀명은 틴틴으로 정해졌지만 멤버들은 각자의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미소년’(이진우), ‘마루 보이즈’(이태승), ‘주니어 마루’(이우진)가 이들이 낸 팀명이었다.유닛 그룹이라는 생소한 소개가 눈에 띈다. 완전체 그룹이 따로 있다는 암시인 듯하다. 이와 관련한 스포일러를 해줄 수 있냐는 질문에 이우진은 “회사에서 형들이랑 연습하면서 나중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멤버가 추가된 그룹이 데뷔할 예정임을 밝혔다. 멤버들은 틴틴만의 매력이자 강점은 “밝고 귀엽고 상큼한 모습”이라고 입을 모았다. 타이틀곡 ‘책임져요’는 틴틴의 ‘막내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귀여운 틴팝이다. 사랑에 빠진 소년이 귀여운 투정처럼 내뱉는 고백의 이면에는 어리게만 보지 말아달라는 진심이 담겼다. 얻고 싶은 수식어에는 멤버 모두 이견 없이 “과일돌”이라고 말했다. 이우진은 “지금은 상큼하지만 무르익을수록 더 맛있어지면서 다채로워지는 과일처럼 나중에는 더 멋진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른 멤버들도 빨리 성장하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이태승은 “어쩔 때는 멋있는 것도 저희 매력이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진우는 “어쩔 때는 완전 상남자”라며 옷을 찢는 듯한 포즈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틴틴 멤버들은 마지막으로 “‘프로듀스 X 101’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 멋진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 더 좋은 모습, 발전한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화성연쇄살인사건에 ‘살인의 추억’ 재조명… 개봉 당시 봉준호 “범인 만나면…”

    화성연쇄살인사건에 ‘살인의 추억’ 재조명… 개봉 당시 봉준호 “범인 만나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를 소재로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도 재조명되고 있다.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일어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연극 ‘날 보러 와요’(김광림)가 원작이며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개봉 당시 봉 감독은 인터뷰에서 “범인을 만나면 그래서 지금 행복하냐고 꼭 물어보겠다”며 “기억하는 것 자체가 응징이므로 의미있는 영화”라고 말한 바 있다. 용의자를 좇는 우직한 시골 형사 박두만 역을 맡았던 송강호는 “시나리오를 받아든 순간 뭔가에 분노가 치밀고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미제사건을 다룬 까닭에 범인을 특정하지 않고 끝난 영화의 결말이 이번 용의자 검거로 마침내 ‘닫힌 결말’이 될지 주목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쌍둥이 숙명여고에서는 100점 가능”…前교무부장, 1심 반박

    “쌍둥이 숙명여고에서는 100점 가능”…前교무부장, 1심 반박

    학원강사 “숙명 내신 평범해 100점 기대했다”풀이과정 부실 지적에 “풀이 기재 민망한 문제”전 교무부장 옛 제자도 나와 쌍둥이 유죄 반박59등, 121등 석차에는 “그 정도면 잘한 것”시험지에 답안나열은 “보편적인 시험 스킬”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측이 “숙명여고는 내신시험이 평범해 쌍둥이 자매의 100점이 가능하다”며 학원 강사와 옛 제자 등의 증언을 동원해 반박했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변호인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학원 선생님 박모씨를 상대로 현씨 딸의 실력 등에 대해 질문했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현씨 딸에게 수학을 가르친 박씨는 “숙명여고 수학 내신문제는 은광여고, 단대부고 등 다른 강남 8학군에 비해 평이해서, 노력만 한다면 100점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 8학군 학교들을 비교하면서 “예를 들어 휘문고·중동고·단대부고·은광여고 등은 (내신 시험이)아주 어렵다”면서 “숙명여고의 경우 ‘이렇게 나오니 이것만 훈련하라’며 연습을 시킨다”고 말했다. 주변의 강남 학교들에 비해 교육과정에 충실한 평범한 문제를 내는 편이라 풀이가 쉬운 편이라는 것이다.변호인이 “숙명여고는 학원에서 상위 레벨이 아니더라도 잘 준비하고 내신을 치르면 충분히 100점이 가능하냐”고 묻자 박씨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현씨 딸에 대해 “성적이 오른 이유는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복습 테스트 등으로 아이의 상태를 판단한 결과, 100점을 받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기대를 했었다”고 평가했다. 1심이 현씨 딸의 성적이 ‘실력’에 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도 박씨는 반박했다. 학교 성적이 급상승한 데 비해 학원의 레벨 테스트 결과는 4레벨에서 3레벨로 오른 데 그친 것을 두고 박씨는 “당시 3레벨 중에도 전교 5등 안에 드는 학생과 100등이 넘는 학생이 섞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벨 테스트는 문제 형태가 내신과 매우 달라서 학교 성적과 비례하지 않는다”면서 “우습고도 슬픈 이야기지만 학원 레벨테스트를 잘 받으려 과외를 하는 학생도 있다”고 부연했다. 박씨는 1심에서 풀이 과정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현씨 딸의 학교 시험 문제에 대해서는 “풀이를 기재하기 민망한 문제”라거나 “풀이를 이해하는 학생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박씨는 문제가 된 11번, 15번 수학 문제를 법정에서 풀어보이며 “쌍둥이 자매는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풀이를 했다”면서 “만일 (제가) 가르치는 학생이 풀이를 길게 썼다면 ‘왜 구질구질하게 많이 썼느냐’고 혼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이제는 대학생이 된 현씨의 옛 제자도 출석해 증언했다. 이 제자는 “재학 시절 1학년 때 전교 1등을 한 학생이 계속 1등을 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숙명여고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씨의 두 딸이 전교 1등으로 올라서기 전 석차인 전교 59등, 121등에 대해 “그 정도라면 학생 사이에서도 공부를 잘한다고 평가받는다”고 답했다. 또 자신도 학교에 다닐 때 시험지 구석에 자신이 쓴 답안을 작은 글씨로 나열해 본 경험이 있다며 “답안이 헷갈릴 때 전체 문항의 답안 분포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는 학원·학교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보편적인 시험 스킬”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현씨의 두 딸이 1심 과정에서 내놓은 해명과 같은 논리다.앞서 현씨의 재판 과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둥이 자매는 법정에서 “시험 답안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현씨는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며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 교내 정기고사에서 시험 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알아낸 답안을 자녀들에게 알려주고 응시하게 해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쌍둥이 자매는 학기가 거듭될수록 전교 석차가 수직 상승해 나란히 문과와 이과에서 전교 1등을 차지하면서 ‘시험 사전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1심은 현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선고된 형량이 낮다고 판단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현씨도 항소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다 안다고 믿는 나, 사실은 거의 빵점” 한스 로슬링 테스트

    “다 안다고 믿는 나, 사실은 거의 빵점” 한스 로슬링 테스트

    기자가 이렇게 형편 없는 점수를 받아본 문제지는 일찍이 없었다. 제법 식견을 갖췄다고 자신하는 이들도 망신 당하기 십상이다. 한스 로슬링(2017년 2월 사망)과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등이 함께 쓴 책 ‘팩트풀니스’에 나오는 일종의 맛뵈기 퀴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세계에 대해 실제로는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일깨우는 테스트 같은 것이다. 일단 풀어보시라. 물론 빌 게이츠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이 극찬한 이 책을 한번 사서 읽어보길 권한다. 답은 안 가르쳐 줄거냐고? 19일 오후 5시에 기사를 업데이트하면서 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사정이 생겨 20일 오전 9시 34분 공개한다. 1. 오늘날 세계의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A 20% B 40% C 60% 2. 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에 살까? A 저소득 국가 B 중간 소득 국가 C 고소득 국가 3.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두 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4. 오늘날 세계 기대 수명은 몇 세일까? A 50세 B 60세 C 70세 5. 오늘날 세계 인구 중 0~15세 아동은 20억 명이다. 유엔이 예상하는 2100년의 이 숫자는? A 40억 B 30억 C 20억 6. 유엔은 2100년까지 세계 인구가 40억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주로 어떤 연령층이 늘어날까? A 아동 인구(15세 미만) B 성인 인구(15~74세) C 노인 인구(75세 이상) 7. 지난 100년 동안 연간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어떻게 변했을까? A 2배 이상 늘었다 B 거의 같다 C 절반 이하로 줄었다 8. 오늘날 세계 인구는 약 70억 명이다. 아래 지도 가운데 70억의 거주 분포를 가장 잘 나타낸 것은?(사람 한 명이 10억 명이다) 9. 오늘날 전 세계 1세 아동 가운데 어떤 질병이든 예방 접종을 받은 비율은 얼마나 될까? A 20% B 50% C 80% 10. 전 세계 30세 남성은 평균 10년 동안 학교를 다닌다. 같은 나이의 여성은 평균 몇 년 동안 학교를 다닐까? A 9년 B 6년 C 3년 11. 1996년 호랑이, 자이언트 판다, 검은코뿔소가 모두 멸종위기종에 등록되었다. 이 셋 가운데 몇 종이 오늘날 더 위급한 단계의 멸종위기종이 됐을까? A 두 종 B 한 종 C 없다 12. 세계 인구 가운데 어떤 식으로든 전기를 공급받는 비율은 몇 %일까? A 20% B 50% C 80% 13. 세계 기후 전문가들은 앞으로 100년 동안의 평균 기온 변화를 어떻게 예상할까? A 더 더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B 그대로일거라고 예상한다 C 더 추워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답은 순서대로 다음과 같다. CBC CCB CAC ACC A 필자는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첫째는 이 책을 읽으면 훨씬 나아질 것이며, 둘째는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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