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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공원, ‘경사스러운 올해 자신있쥐’ 교육프로그램 오는 26일까지 진행

    서울대공원, ‘경사스러운 올해 자신있쥐’ 교육프로그램 오는 26일까지 진행

    “쥐띠해 맞아 쥐를 닮은 동물을 관찰하며 새해를 시작해보세요!”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경자년 쥐띠해를 맞아 쥐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과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설연휴 동물원내 북카페에서 쥐의 생태적 특성과 이야기를 알아보는 행사 ‘경사스러운 올해 자신있쥐’를 진행한다. 오는 26일까지 어린이 등 관람객을 대상으로 쥐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재미있는 임무를 어린이들과 함께 수행하는 행사다. 임무를 수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은 5부분으로 나눠 진행한다. 첫 번째 임무는 ‘전단지 읽고 퀴즈풀기’다. 전단지 내용을 읽고 쥐의 생김새와 생태 특징, 우리나라 토종 쥐, 쥐의 신비한 능력 등 쥐에 관한 정보를 학습하고 퀴즈를 풀면 임무가 끝난다. 두 번째 임무 ‘주에 관한 정보, 빈 칸 채우기’는 열두 띠 이야기와 쥐의 생존 전력 등 관련한 문제의 빈 칸을 채우며 쥐에 대한 정보와 특징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세 번째 임무 주목걸이 만들기는 우드패시에 색을 칠해 자신만의 쥐목걸이를 만들어보고, 네 번째 임무는 ‘날아라 열두 띠 동물’로 우리나라 민속놀이 투호를 통해 열두 띠 동물을 알아본다. 마지막 임무는 희망 쥐 포토존에서 사진찍기로 자신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파하면 모든 임무는 완료된다. 3가지 이상 임무를 완료한 관람객 300명(1일)에게 기념품을 준다. 관람객은 교육과정에 참여한 후에 야행관의 아프리카포큐파인과 네이키드 몰렛, 남미관의 카피바라와 마라, 동양관의 유럽 비버, 테마가든 내 어린이동물원의 기니피그 등 쥐를 닮은 다양한 동물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평등없는 존대법, 두 얼굴의 한국어

    평등없는 존대법, 두 얼굴의 한국어

    두 얼굴의 한국어 존대법/김미경 지음/소명출판/241쪽/1만 5000원구약성서의 원문은 히브리어, 신약성서는 그리스어다. 두 언어는 존대법이 없다. 그러니 2000여년 전 예수는 최소한 언어에서만큼은 성경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과 평등하게 대화를 나누며 복음을 전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는 다르다. 존대법이 엄정하다. 그래서 한글 성서와 원문 성서가 다르다는 지적이 종종 나온다. 존대법이 없는(최소한 한국어보다는 덜한) 영어 성경과 한국어 성경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금방 알 수 있다. ‘Come with me, and I will teach you to catch men.’ 마태복음 4장 19절을 1971년 공동번역 신약성서는 ‘나를 따라오시오. 내가 당신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소’로 해석했다. 2005년 개정판은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였다. 전자가 권유하는 ‘하시오’체였다면, 후자는 명령의 느낌이 드는 ‘해라’체다. 상당수의 성경 대목에서 이런 번역의 불일치가 보인다.‘두 얼굴의 한국어 존대법’은 영어학자인 저자가 한국어 존대법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한국어 성경은 한 예일 뿐, 저자는 책을 통해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발견되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어는 존대법이 가장 발달한 동시에 하대법도 갖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7000여개 언어 중에 한국어처럼 상대방을 낮추는 말을 문법으로까지 갖춘 언어는 찾기 힘들다. 쉽게 말해 한국어 존대법은 두 얼굴의 문법이라는 거다. 문제는 두 얼굴의 어법이 단순히 글자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존대법이 한국인의 의식 전체를 지배하는 동인이자 한국 사회를 돌아가게 만드는 회전력”이라며 “존대법으로부터의 해방은 단지 문법의 문제를 넘어 인권 문제이며 국제사회에서 미래 한국의 생존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존대법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이 논리보다 윗사람에 대한 태도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윗사람과 평등한 관계에서 생각하고 대화하는 정신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사고, 2013년 아시아나 여객기 샌프란시스코 불시착 사고 등이 현실 속에서 드러난 존대법 문제의 전형적인 예라고 판단한다. 당시 CNN 등 해외 매체들은 ‘언어가 비행기를 추락시킬 수 있을까´를 주제로 한국 항공사의 상명하복식 조종석 문화를 짚었다. 저자는 “서열 문화는 위기 상황에서 여러 사람의 판단력과 협력이 필요할 때 각자의 정보와 판단을 교환해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 때 수많은 한국 기자들이 오바마의 거듭된 질문 기회 부여에도 질문 하나 못하며 국제적 망신을 산 것이나, ‘평소 후배가 반말을 한 것에 앙심을 품고 흉기로 찔러 살해’ 같은 뉴스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것도 결국 ‘평등한 언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해라체’로 통일하는 것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그런데 의구심이 든다. 다소 극단적인 예일 수 있겠으나, 자신의 부모를 ‘당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수세대에 걸쳐 정착이 되면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일류국가로 비상하게 되는 걸까. 저자의 문제제기는 매우 신선했다. 저자의 지적 역시 대부분 우리 사회가 적극 수용할 만하다. 다만 결론만큼은 동의할 이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슬기로운 문학생활]당신이 설 연휴에 읽어야 할 책

    [슬기로운 문학생활]당신이 설 연휴에 읽어야 할 책

    패기만만하고 호기롭게 적어본다. 설 연휴에 문학책을 읽어보자고. 안 읽어도 상관없지만, 넷플릭스에 지친 당신이 불현듯 활자를 읽고 싶을지도 모르니까. 하나만 파다 보면 좀 질리는 법이고, 설 연휴나 되니까 당신이 책을 집어들 수도 있으니. 혹여나 읽어보고 재미가 없으면 기자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도 된다. ●강화길 ‘음복’: 가족 내 진짜 ‘빌런’은 누구인가. 장례식장에서 다른 가족들이 일하는 동안 본인 앞으로 들어온 조의금을 세보는 사람, 식구들이 모이면 너는 성적이 어느 정도이고 취직은 언제할 생각이냐고 묻는 사람.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가.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에 빛나는 강화길 작가의 ‘음복’에 등장하는 시고모의 모습이다. 소설 속 표현에 따르면 ‘집안마다 한 명씩 있는 그런 사람’. 시할아버지 제삿날, 고모의 무례한 질문에 점점 더 기분이 나빠진 ‘나’는 얼결에 ‘음복’까지 한다. 그런데 뒤집어 보면 ‘집안마다 한 명씩 있는 그런 사람’은 과연 시집에만 있을까? 그리고 끝판왕 같은 ‘진짜 악역’은 원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가족 내 진짜 ‘빌런’은 누구인지 다각도로 살펴보게 하는 작품이다. 문학과지성사에서 낸 ‘소설 보다 2019,가을’에 실렸다. ●박해울 ‘기파’(허블): 문턱이 낮은 SF소설 ‘SF가 유행이라며’ 라는 말을 문학에 관심 없는 이들도 한 번 쯤은 들었을 법 하다. 지난해 김초엽 작가 같은 걸출한 신예의 등장, 기존 작가들의 활약, SF 무크지의 등장으로 SF 시장은 더없이 풍성해졌다. 그러나 SF 문학에 입문하는 일은 소설 좀 읽는다 하는 사람도 쉽지가 않다. 특히나 ‘스페이스 오페라’류의 하드한 SF는 문학 담당인 기자에게도 만만치가 않았다. ‘나도 SF 한번 읽어보자’하는 초심자에게 권한다. 지난해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부문을 수상한 ‘기파’다. 향가 ‘찬기파랑가’에 SF를 접목한 작품인 ‘기파’는 신라 시대 화랑으로 널리 알려진 ‘기파’가 해독자에 따라 의사로도, 승려로도 해독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추리 형식의 미스터리 SF다.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근미래에, 예기치 못한 운석 충돌로 난파된 우주크루즈 안에서 벌어지는 추격극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술술 넘어가는데다 어려운 과학적 설정이 없어 조금 조숙한 초등학생 조카와도 나눠 볼 수 있다. SF 못지 않게 요즘 유행하는 단어인 ‘90년대생’의 사회복지사인 작가가 썼다. ●김보라 ‘벌새’(아르테): 시나리오로 다시 보는 ‘벌새’ 영화 아니다. 국내외 영화제 45관왕 달성에 빛나는 영화 ‘벌새’의 시나리오집이다. 영화를 보고 보면 더욱 의미가 풍부해질 것이다. 영화에 담지 않은 신들도 모두 들어가 있기에. 순서를 바꿔도 상관은 없다. 내가 만든 머릿속 영화와 실제 영화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기에. 인물들 대사의 뉘앙스를 고르고 고르는 김보라 감독 특유의 작법을 되새기는 데 이만한 책이 없다. 가령, 오빠에게 맞아 고막이 터진 어린 은희를 진찰하는 의사의 말 같은 것. “혹시… 진단서가 필요하니?” 모종의 폭력이 일어났음을 눈치챘지만 은희의 의사를 묻는 것이 먼저인 그의 행동을 감독은 섬세한 말의 뉘앙스를 통해 구현해냈다. 뒤에 실린 영화 리뷰도 놓칠 수 없다. 최은영, 남다은, 김원영, 정희진의 글에 이어 그래픽 노블 작가 앨리슨 벡델과 김 감독의 대담까지…. 영화 ‘벌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감독의 벌새 같은 날갯짓을 그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다. ●창작동인 ‘뿔’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아침달): 90년대생들의 시 90년대생 시인 3명으로 이루어진 창작동인 뿔의 시집이다. 최지인·양안다·최백규 세 명의 시인으로 이루어진 ‘뿔’은 미래를 지향한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미래는 무조건적인 장밋빛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바라보는 슬픔 어린 미래가 마냥 먹빛도 아니다. 이들에게 있어 슬픔은 또한 아름다운 것이거나, 혹은 슬픔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능력이 이들에게는 있노라고 출판사 측에서는 설명한다. 슬픔도 공감을 동반한다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것일테다.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우는 너에게 그만두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우리에게 의지가 없다는 게 계속 일할 의지 계속 살아갈 의지가 없다는 게 슬펐다’(54쪽, ‘기다리는 사람’ 부분) 처럼 현실에 발 디딘 시편이 많다. 그 덕에 시가 일상과 멀리 있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 3명의 시인들은 각 시편마다 이름을 적지 않았다가, 마지막 장에 깜찍하게 밝혔다. 아까 그 시의 마지막은 ‘우리는 가만히 누워 손과 발이 따듯해지길 기다렸다’이다. 따뜻한 설 연휴 되기 바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명절 동반자 넷플릭스, 자동결제 막는 꿀팁

    명절 동반자 넷플릭스, 자동결제 막는 꿀팁

    24일부터 나흘간 이어지는 설 연휴 기간은 누군가에겐 짧고, 누군가에겐 길다. 명절이 다가오면 고향에 내려가는 길에 짬짬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혹은 집에서 ‘나홀로’ 명절을 보내는 동안 심심하지 않기 위해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Btv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해보려는 사람도 많아진다. 이번 기회에 최대 1개월 주어지는 무료체험을 통해 동영상 서비스를 경험해보려는 사람들을 위해 올해 변경된 주요 약관을 소개해본다. 나도 모르게 혹시나 유료 결제 될까봐 망설였던 사람들에겐 ‘안심 꿀팁’이 될 수 있다.●넷플릭스, 이용자 동의 받아야 ‘유료전환’ 전 세계 오리지널 드라마가 쏟아지며 돌풍처럼 성장하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새로 가입하면 1개월간 무료체험이 가능하다. HD·UHD 화질 여부, 동시접속 수에 따라 베이식(9500원), 스탠다드(1만 2000원), 프리미엄(1만 4500원) 세 단계의 멤버십 중에 골라 30일 동안 무료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문제는 30일이 지났을 때다. 넷플릭스를 계속 즐기고 싶다면 그대로 유료 결제를 진행하면 되지만, 생각보다 빨리 흥미를 잃었을 땐 과괌히 무료체험 구독을 취소해야 한다. 그러나 흥미를 잃음과 동시에 관심도 사라져 기억 속에서 ‘잊힐’ 수가 있다. 기존의 넷플릭스는 유료체험 3일 전 이메일로 한 차례 안내만 하고선 30일이 지나면 미리 설정해놓은 카드로 자동결제를 진행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넷플릭스 정책이 ‘불공정 약관’이라고 판단하고 시정을 요구해 지난 20일부터 변경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넷플릭스는 무료체험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용자에게 유료전환을 통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드시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이용자는 넷플릭스를 해지할 수 있다. 연휴 기간을 맞아 넷플릭스에 가입했다가 자동으로 유료 전환될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SK·KT·LG 인터넷(IP)TV, 동영상 시청 안 하면 전액 환불 SK브로드밴드의 Btv, KT의 올레tv, 그리고 LG유플러스의 U+tv까지 olleh TV까지, 대한민국 대표 3대 IPTV도 최근 불공정 약관으로 인해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들 IPTV에서 제공하는 월정액 주문형비디오(VOD)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번 결제를 진행하면 실제로 동영상을 보지 않았더라도 환불이 불가능했다. 실제로 올레tv를 이용하던 한 소비자는 동영상을 한번도 틀어보지 않고 결제 당일 취소하려고 했지만, KT는 ‘1개월 이내 해지 때 1개월 요금을 청구한다’는 약관을 내세울 뿐이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 역시 불공정 약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3사 IPTV도 받아들여 지난 2일부터 약관이 수정됐다. 이젠 동영상을 시청하지 않았다면 7일 이내에 청약 철회를 통해 100% 환불받을 수 있도록 시정했다. 7일이 지났다면 가입 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일일 요금과 잔여기간 요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제외하고 나머지를 돌려받을 수 있다. 만약 가입해놓고 마음이 변했다면 동영상을 클릭하지 말고 빠르게 해지를 해야 한다.●유튜브 프리미엄, 이용 중 해지해도 한달 요금 납부해야…아직은 그대로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청할 때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고, 휴대전화에서 백그라운드(화면을 꺼도 앱이 유지되는 기능)로 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자체 제작하는 오리지널 영상, 드라마도 있어 즐길거리도 풍부해지고 있다. 그런데 유튜브 프리미엄은 이용 도중에 해지를 신청해도 즉각 처리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결제 이후 10일차에 해지를 신청해도, 나머지 20일 동안 계속 결제가 유지되다 다음 달 결제일에 가서 해지되는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선 20일은 ‘미이용 기간’임에도 한 달 요금을 꼬박 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민법상 원칙에 어긋날뿐더러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금전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시정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무료체험 가입을 유도한 뒤에 명확한 동의 절차 없이 유료 서비스 가입으로 간주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시정권고를 내렸다. 다만 유튜브 프리미엄을 운영하는 구글LCC 측에서 방통위 결정을 검토하고 있어 아직까지 약관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명절 연휴를 맞아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해보려는 소비자는 이 점을 감안해 ‘똑똑한’ 소비를 해야 할 것이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보험료 싸다고 가입한 치매·종신보험 “해지시 한 푼도 못 받을 수도”

    보험료 싸다고 가입한 치매·종신보험 “해지시 한 푼도 못 받을 수도”

    자영업자 A(50)씨는 5년 전 보험료 20년 납입 조건으로 치매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신문과 방송에 치매보험 광고가 많이 나와서 평소 잘 알던 보험설계사에 물어보니 기존 상품들과 똑같이 보장해주는데 보험료가 21%나 싼 새 상품이 출시됐다고 해서다. A씨는 최근 경기가 나빠져 급전이 필요해 보험을 해지하려고 했다. 매월 나가는 보험료도 부담이고, 해지하면 나오는 환급금이라도 받기 위해서다. 그런데 보험사에 물어보니 해지해도 환급금이 전혀 없다고 했다. A씨가 가입한 치매보험이 무(無)해지환급금 상품이어서다. A씨는 여러 상품을 비교하지 않고 보험료가 싸다는 설계사 말만 믿은 걸 후회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 판매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싸지만 보험 계약을 해지할 때 그동안 냈던 보험료를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거나 기존 상품보다 환급액이 30~70% 적어서다. 생명보험사들은 2015년 7월부터, 손해보험사들은 2016년 7월부터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을 팔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까지 팔린 상품만 총 405만 2000건이나 된다. 보험사들은 주로 치매보험과 종신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을 비롯한 보장성 보험을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으로 팔고 있다. 목돈이나 노후 연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에 들려는 소비자는 다른 저축성 보험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해야지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에 가입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에 가입할 때는 미리 상품안내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상품 안내장에는 보장 수준이 같거나 비슷한 일반 보험상품과 보험료 및 해지 환급금을 비교한 내용이 들어 있다. 한편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은 계약 만기가 되면 일반 보험 상품과 환급액이 같다. 소비자가 보험을 만기까지 유지할 수만 있다면 보험료가 싼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이 더 유리하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는 무(저)해지 환급금 보험에 가입할 때 본인의 향후 예상 소득을 고려해 보험 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 보고 가입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다인 ‘‘견미리 딸-이유비 동생 타이틀, 이젠 익숙해”[화보]

    이다인 ‘‘견미리 딸-이유비 동생 타이틀, 이젠 익숙해”[화보]

    매년 수많은 배우가 데뷔하고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지만 그 중 빛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 그런 면에서 처음 마주한 이다인의 눈동자는 그 누구보다도 특별했다. 지금껏 꿈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표현하고 달려왔던 그, 이다인과 bnt가 만났다. 많은 사람이 ‘이다인’ 하면 가장 먼저 그의 가족을 떠올린다. ‘견미리의 딸’, 혹은 ‘이유비의 동생’이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인지도를 심어주었지만 배우로서의 길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고. 이번 4월에 방영 예정 중인 드라마 SBS ‘앨리스’에서는 더욱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그. 화보 촬영 현장에서의 이다인은 더욱 살아있었다. 걸리쉬한 콘셉트부터 모던한 콘셉트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그는 마치 ‘모델’이라는 배역을 맡은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 이어진 인터뷰 속에서는 당당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로 이목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근황을 묻자 SBS ‘앨리스’에서 극 중 주원의 절친 ‘김도연’ 역을 맡아 촬영 중이라고. “나는 대부분 주원 오빠 상대로 촬영 중인데 하나뿐인 ‘여사친’ 역할로 나온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데뷔작 ‘tvN 드라마 ‘스무살’에서 첫 키스신을 했던 소감에 관해 물어보니 “데뷔작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런 생각도 없고 부담감이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첫 드라마에 첫 키스신은 그냥 다 하는 줄 알았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또한 “연기를 시작한 지 7년이 됐는데 촬영을 하면 할수록 더 떨리고 어렵게 느껴진다”라며 최근 느낀 점을 말하기도. ‘이다인’하면 생각나는 ‘포카리 스웨트’ CF. 캐스팅 당시의 소감을 묻자 “첫 CF인데 처음이니까 아무런 부담감도 없이 그냥 재밌게 찍었다”라고 말하며 이어서 “호주에서 촬영했는데 그냥 비행기 탄다는 생각에 신났었다”라며 웃으며 답했다. 이후에 촬영했던 2016년 KBS ‘화랑’에서 ‘도지한’과의 연인 연기를 선보인 그. 당시 기분이 어땠을지 물어본 질문에 “스토리 자체가 좀 젊은 친구들의 내용이다 보니 워낙 또래 연기자 친구들과 선배님들이 많았다”라며 “그때 고아라 언니와 도지한 오빠와 친해지게 됐다”라며 친해진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서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들긴 했다. 한복 몇 겹을 껴입으니까 거의 사우나에 있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말하며 당시에 힘들었던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2019년 KBS ‘닥터 프리즈너’에서는 이전 배역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완전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시크한 역할, 차갑고 감정 기복이 별로 없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라며 그동안 꿈꿔온 소감을 전했다.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대화로 넘어갔다. ‘견미리 딸이자 이유비 동생’이라는 타이틀. 좋을 때도 있겠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물어보자 “이제는 그냥 ‘그렇구나’ 하면서 익숙하게 느낀다”라며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엄마 견미리에 관해 묻자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대본을 항상 집에서 연습하시고 나한테 맞춰달라고 하신 적도 많았다”라고 말하며 유년 시절의 기억을 꺼내어 답했다. 언니 이유비는 배우로서 딱히 영향을 끼친 건 없다고. “물론 언니를 보면서 되게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지?’ 하는 꿈을 꾸긴 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엄마나 언니가 연기에 대해 조언도 해주는지 묻자 “언니랑은 연기 얘기를 거의 안 하지만 엄마는 매번 내 드라마를 다 챙겨 보시면서 피드백을 주신다”라고 답하며 “딱히 말씀을 안 하신다고 하면 마음에 안 드시는 거다. 잘했으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신다”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이번엔 오디션 과정 속 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 물어보니 “전혀 없다. 그냥 나의 꾸밈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정답이든 아니든 제일 나은 것 같다”라며 그동안 느꼈던 점을 말했다. 그리고 “어떤 성격을 원하시고 어떤 캐릭터를 원하시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드리고 그게 캐릭터랑 부합한다면 잘 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다인이 연기를 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너무 많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실성이다. 연기할 때 진심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진실성이 있으면 목소리와 눈빛에서 그 부분이 보이는 것 같다”라는 그의 말이 더욱 진중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가장 힘이 되었던 선배는 배우 신현수. “오빠와 작품을 두 개나 함께 했고 상대역도 해본 적이 있어서 가깝게 지낸다. 참 많은 시간을 보낸 것처럼 편하고 성격도 너무 좋다”라며 친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엔 롤모델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는 “옛날에는 롤모델이 있었다.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배우는 누군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를 찾아가는 게 중요한 직업인 것 같다”라며 현재는 롤모델이 없다는 답을 전했다. 이어서 “일하면 할수록 나 자신을 아는 게 정말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연기에 대한 진지한 가치관을 설명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다는 슬럼프. 이다인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그는 “슬럼프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있다. 내 작품에서의 모습이 맘에 안 들면 슬럼프로 오는 것 같다. 마치 불만족처럼”이라고 말하며 힘들었던 때를 전했다. 이어서 “어떤 일이와도 이겨내려고 하는 편인데 일과 관련된 것으로 슬럼프가 오면 아무래도 이겨내기가 힘들다”라고 솔직하게 답하기도. 연기 외적인 주제로 넘어가 이번엔 몸매 관리에 관해 묻자 “헬스와 필라테스를 꾸준히 해서 관리하는 편이다”라고 말하며 매일같이 하는 운동을 포인트로 삼았다. 또한 그는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안 하면 살이 정말 바로 찐다. 먹기 위해서 운동한다”라고 말하며 운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술은 좋아하는지 묻자 “주량이 그때그때 너무 다르다”라며 “요즘엔 포트 와인이 좋아져서 종류별로 섭렵 중이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문득 그가 꿈꾸는 이상형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그러자 그는 “이상형은 매번 똑같이 얘기한다. 정말 표현을 많이 해주고 인성이 바른 사람이다. 외적인 부분은 정해진 게 없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전했다. 또한 결혼관에 대해서는 “대화가 잘 통하고 생각하는 미래의 방향성도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이젠 누군가를 만날 때 가장 먼저 ‘결혼할만한 사람인가’라고 되묻게 된다고.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어보니 “여행 프로그램. 외국에서 일한다거나 그 나라를 소개한다던가 이른바 ‘먹방’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애청자라는 그는 꼭 한번 방송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배우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 아직 본인 스스로 배우라고 얘기하기 힘들다는 그는 “그 정도의 위치까지 자리 잡는 게 목표다”라는 말을 전했다. 항상 자기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그만큼 노력하는 배우 이다인. 그가 눈 감고 있을 때 오히려 세상을 꿈꾸고 있다는 걸 느꼈다. 배우로서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이다인에게 더 이상 가족이란 타이틀은 보이지 않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우리를 닮은 너, 스페인 요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우리를 닮은 너, 스페인 요리

    “아, 스페인으로 올걸.” 난생처음 스페인에 도착해 음식을 한 입 먹어 보고 내뱉은 탄식이다. 이탈리아에서 요리 유학을 갓 마친 뒤 견문을 넓히고자 스페인을 찾은 터였다. 언뜻 보기에 이탈리아 음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차원의 매력을 가진 스페인의 음식 스타일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남들은 농담인 줄 알지만 나름 진심이 담긴 말이다. 보름이 조금 넘는 기간 한국에서 온 이탈리아 요리 유학생은 바르셀로나를 기점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스페인을 한 바퀴 돌며 각지의 대표적인 음식을 맛보고 다녔다. 스페인을 알아 가면 갈수록 강한 확신이 들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맞는 유럽 음식은 스페인 음식이겠노라고. 흔히 이탈리아 요리를 두고 한국 음식과 비슷하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그건 이탈리아에서 딱 사흘만 지내 봐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한국 음식과 공통점이라면 기다란 면 국수가 존재한다는 것뿐. 조리 방식과 조미료, 맛을 내는 기법 등에서 닮은 구석이라곤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 스페인 요리는 꽤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 요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조미료가 스페인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게 마늘과 고춧가루다.어떤 음식의 국가성 또는 지역성을 대표하는 요소는 향미다. 향신료나 조미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향미가 결정되며 곧 그것은 음식의 정체성으로 귀결된다. ‘익숙한 입맛’도 향미로 갈린다. 다른 나라에 가더라도 자국의 향미와 유사한 음식이 있다면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이유다. 한국 음식의 주된 향미는 마늘, 고추, 참기름, 간장 등이다. 남부 이탈리아엔 엔초비·토마토·올리브유·고추·파슬리가, 북부 이탈리아엔 여기에 버터와 허브를 더한 향미가 있다. 동남아의 경우 넓게 보면 고수·라임·피시 소스일 테고, 일본은 가쓰오와 다시마로 만든 다시, 미소 된장과 간장 등이 지배적인 향미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마늘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마늘을 쓰긴 하지만 대부분 조리 도중에 잠깐 넣고 빼 향만 입힌다든가 하는 식이다. 마늘 자체의 향을 그리 즐기진 않기 때문이다. 마늘향에 둔감한 한국 사람은 마늘이 들어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소량 사용한다. 스페인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빵과 토마토, 피망 등과 함께 생마늘을 그대로 갈아 수프처럼 먹는 ‘가스파초’라든지, 토마토를 잘게 썰어 올리브유에 버무린 후 빵에다 펴 발라 먹는 ‘판 콘 토마테’는 토마토를 바르기 전에 빵에 마늘을 비벼 진한 마늘향을 입히는 게 순서다. 마늘을 넣은 마요네즈로 알려진 알리올리 소스의 고향도 다름 아닌 스페인이다. 스페인 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향신료인 피멘톤 가루는 한국에 파프리카 가루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단맛이 나는 알록달록한 파프리카로 만든 게 아니라 고추로 만든 것이다. 파프리카나 피망이나 모두 고추를 부르는 용어다. 단지 헝가리 말이냐, 프랑스 말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스페인에서 고추는 피멘톤이라고 하고, 이것은 곧 훈연해서 말린 뒤 곱게 빻은 피멘톤 가루와 동의어로 쓰인다. 피멘톤 가루는 맛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된다. 매운맛이 나는 것과 단맛이 나는 것, 그리고 그 중간 맛이나 약간의 신맛이 나는 것도 있다. 대부분 맵지 않은 걸 사용하는데 특히 국물 요리나 볶음 요리에 많이 쓰인다. 서양의 스튜나 수프가 다소 느끼하고 어색했다면 스페인식 국물 요리가 답이 될 수 있다. 물론 훈연 향은 익숙지 않을 수 있지만 크게 어색할 정도는 아니다.스페인식 스튜 요리인 ‘카수엘라’나 국물 요리를 뜻하는 ‘칼도’, 조림에 가까운 ‘귀사도’에 피멘톤이 들어가 있는지 물어보자. 만약 그렇다면 느끼함에 지친 한국인의 위장을 얼큰하게 달래 줄 수 있는 훌륭한 해장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스페인에서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건 향미뿐만이 아니다. 전통적인 중세 조리법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스페인 전통 요리 중에서는 한국적인 조리 형태와 기법을 갖고 있는 것들도 있다. 돼지 창자에 돼지 피와 쌀, 양파 등을 넣고 익힌 후 건조한 스페인식 순대 ‘모르시야’는 한국인이 보기에 영락없는 피순대다. 머리 고기와 각종 내장 부산물을 넣고 삶아 낸 ‘코시도’, 계란에 각종 재료를 넣고 익힌 스페인식 계란 요리 ‘토르티야’, 문어를 부드럽게 익혀 듬성듬성 썰어 낸 ‘풀포 아페이라’, 쌀과 해산물을 한 냄비에 넣고 피멘톤 가루와 함께 끓여 낸 일종의 매운탕 국밥과 같은 풍미의 ‘아로즈 콘 칼도소’는 한식당이 없는 한적한 스페인 시골에서도 여정을 버티게 해 주는 감사한 음식들이다. 스페인에는 하몽과 파에야만 있는 게 아니다.
  • [길섶에서] 액땜/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언제부턴가 일상사에 꼼꼼해지고 자꾸만 되짚어 보는 버릇이 생겼다. 낯선 곳을 찾아갈 때도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 번 물어보게 되고 인터넷을 뒤져 가며 또 확인해 본다. 자신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징후인지 몰라도 매사에 조심스러워진다는 느낌이 든다. 최근 한 달 새 좋지 않은 일들을 여럿 겪었다. 조심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도 있지만 조심하면 얼마든지 피할 수도 있는 일들도 많다. 주변에 상(喪)이 생기고, 비슷한 시기에 약간의 부주의로 손가락을 다쳐 꿰매는 시술을 받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독감에 걸려 2주 가까이 시달리기도 했다. ‘모질고 사나운 운수’를 ‘액’(厄)이라고 한다. 좋지 않은 일들을 겪을 때면 “액이 끼었다”며 푸념을 한다. 반면 앞으로 당할 큰 액운을 대신해 미리 다른 가벼운 고난을 겪었다고 생각하면 훨씬 마음이 가벼워진다. 최근의 좋지 않은 일들을 “액땜했다”는 말로 위안 삼아 본다. 그새 해가 바뀌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새해를 기원한다”는 인사를 건넬 때마다 마음 한 구석엔 “올해는 미리 액땜을 충분히 했으니 이제 좋은 일만 많이 생기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신년 운세를 따져 볼 필요도 없이 일단 ‘액땜’은 한 것으로 믿어 보고 싶다. yidonggu@seoul.co.kr
  • 7년 전 왼쪽 다리 잘라내고 “루이 뷔통 하이힐 의족 멋지죠”

    7년 전 왼쪽 다리 잘라내고 “루이 뷔통 하이힐 의족 멋지죠”

    “제 다리는 남들과 달라요. 루이 뷔통 핸드백으로 만들었거든요.” 영국 레스터 출신 시아 그린로드(30)는 2013년 8월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록펠러 센터 근처를 여자친구와 걷고 있었다. 드몽포르 대학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졸업해 레스터에 있는 휴고 보스 매장에서 일하다가 휴가를 내 패션 일번지를 놀러간 것이었다. 핫도그를 먹으며 수다를 떨며 걷는데 택시가 갑자기 인도로 뛰어들어 바퀴가 그녀의 왼쪽 다리 위를 타고 앉았다. 왼쪽 다리의 무릎 아래를 곧바로 잘라냈다. 운전 기사 파이살 히몬은 무면허였으며 사이클 탄 사람과 언쟁을 벌이다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둘러댔지만 어떤 범죄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어쨌든 모델 지망생이던 그녀의 삶은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7년 가까이 흐른 지금, 로드는 밝은 얼굴로 의족 하이힐을 신고 웃어 보인다고 영국 BBC는 22일 전했다. “진부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꿈을 이룬 것 같다. 슈퍼 다리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남편 윌리엄 로드도 ‘이게 뭐가 미쳤다고, 왜 이렇게 하면 안되냐고’ 말하더라고요” 말하며 웃었다. 사고 당시 남자친구였던 윌리엄은 평생의 반려자가 됐다. 물론 다리를 절단한 뒤 그녀도 좌절했다. 삶을 포기할 준비도 돼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사고 석달 뒤 첫 걸음을 내디딜 정도로 그녀는 훌륭하게 극복해냈다. 하이힐을 신어보고 싶었고 갖고 있던 명품 루이 뷔통 핸드백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하이힐 의족을 신는 기쁨을 누려봤다.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많은 이들이 댓글을 달아 더욱 자신이 옳은 선택을 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또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꿈은 이제 당당히 프로 모델로 런어웨이를 누비고 싶다는 것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의지를 심어주는 강연자로 살고 싶다는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조국, ‘잘생겼다’고 찬성…충격 받았다”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조국, ‘잘생겼다’고 찬성…충격 받았다”

    “한통속 이유로 비리 숨기기 급급”“조국 사태 보면서 광기를 느꼈다”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 22일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툭 까놓고 최순실씨 얼굴이 다른 얼굴이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조국 전 장관의 얼굴이 다른 얼굴이었으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고 말했다. 김 전 집행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로운보수당 주최로 열린 ‘낡은 진보와 낡은 보수를 넘어’를 주제로 한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전 장관을 비판한 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에서 물러난 김 전 집행위원장은 “참여연대 간사 중 조국을 어떤 이유로 찬성하는지 얘기를 들어보면 ‘잘생겼다’, ‘멋있다’고 한다.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전 집행위원장은 “조 전 장관의 선의를 믿고 사모펀드의 실체에 다가가고자 했는데 어느 시점부터 조 전 장관의 민정라인 전체를 못 믿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단으로 무엇인가를 속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현 정부의 민정수석실이 제 기능으로 작동하지 못했다”며 “측근이라는 이유로, 한통속이라는 이유로 비리를 숨기기 급급했고, 심지어 그 사람을 영전시키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이른바 검찰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관련 수사를) 중단시킨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참여연대 인사, 지식인, 언론인조차도 ‘유재수를 왜 감찰하느냐’는 사고방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런 분들이 있는 한 진보의 분열이 아니라 망했다고 생각한다”며 ‘사기꾼’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는 “조국 사태를 보면서 광기를 느꼈다. 모두를 말살시킬 수 있는 광기”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또 “문재인 정부를 한 글자로 규정하라고 하면 ‘부패’, 부수적으로는 ‘위선’”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포옹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포옹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이었다. 머리도 식힐 겸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산동네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작은 슈퍼 앞에 앉아 막걸리를 한 병 사서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사람들을 쳐다보며 그들의 인생을 엉터리로 짐작하는 재미가 좋았다. 저 사람은 시골에서 상경해 자취하는 대학생이겠고, 저 사람은 머리를 써서 일하는 직장인, 머리가 헝클어진 저 사람은 실업자…. 그러다가 지나가는 꼬마들에게는 웃으며 무단히 손을 흔들기도 했다. 꼬마들은 곧잘 함께 손을 흔들어주었다. 심지어 유모차 안의 아기도 낯선 사람에게 응답해 손을 흔들었다. 그러면 또 유모차를 밀던 아주머니도 빙긋이 웃어 주는 동네, 마음이 따스해지는 동네였다. 흔히 ‘이발소 그림’이라고 부르는 어떤 서정적인 그림 속 한가운데 앉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풍경을 바라보다가 내가 그만 풍경이 돼 버린 듯한 착각을 하며 막걸리 한 병을 비웠다. 슈퍼 점원에게 화장실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 가게를 봐야 할 텐데도 점원은 일부러 나와서 길 건너까지 나를 데리고 가더니 “이쪽으로 쭉 가다가 저쪽으로 가서 저기 왼쪽으로 꺾으면 미장원이 나와요. 거기서 다시 오른쪽으로 가다가 개집 뒤로 돌아가면 돼요”라고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먼먼 길 미로를 지나 화장실을 찾아가다가 일을 저지를 것 같았지만 미안한 맘이 들 정도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무사히 다녀왔다. 막걸리를 한 병 더 사려고 계산대 앞에 섰다. 장난을 치다가 들어왔는지 땀을 뻘뻘 흘리는 남학생 둘이 음료수 두 병 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점원이 카드를 긁다가 “잔액이 없는데요”라고 말하자 카드를 내밀었던 학생이 작은 목소리로 옆에 선 학생에게 “너 돈 좀 있냐?”라고 물어보았다. 옆에 선 학생이 머뭇거리며 “없는데…”라고 답했다. 순한 눈망울을 굴리며 곤란해하는 두 학생을 구해 주고 싶었다. 막걸리 값을 계산하라고 점원에게 카드를 내밀며 두 학생의 음료수 값도 함께 계산해 달라고 빠르게 말했다. 음료수를 받아 든 두 학생이 음료수 한 번 나 한 번 번갈아 쳐다보며 수줍어하면서도 고맙다는 인사는 끝내 하지 않았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들에게 음료수 두 병 값은 적지 않은 돈인 모양이었다. 큰돈을 거저 받은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 그들에게 닥친 것이었다. 막걸리 마시는 내 주변에서 우물쭈물하며 한참 머물러 있기에 어쩌나 보려고 일부러 가만히 있었더니 역시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못하고 가버렸다. 넉넉하게 사는 집 아이들 같았으면 대수롭지 않은 음료수 두 병을 받아 들고 깔깔대며 아저씨 고마워요, 아저씨 짱, 어쩌고저쩌고 해대며 막 까불었을 텐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막걸리를 다 비우고 얼큰해 일어서려는데 떠났던 두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급하게 돌아왔다. “무슨 일이니” 하고 묻자 카드를 냈던 학생이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저어, 아저씨, 가다가 보니까 천 원이 있었어요. 죄송해요.” 술에 취한 나는 나도 모르게 녀석의 손을 덥석 잡고 “야, 인마, 이리와 봐” 끌어당겨 포옹하며 좀 서러워졌다. 그까짓 천 원 그냥 모르는 척하고 가버리지. 천 원을 크게 생각하는 녀석들이 고마웠다. “아저씨는 이 돈 받기 싫다. 음료수 두 병은 선물이야, 아저씨에게 이 돈을 주는 건 아저씨 선물을 거절하는 거야. 그러면 안 돼. 어여 가, 공부하지 말고 놀러 다녀, 안녕!” 천 원짜리를 징그러운 벌레 잡듯 들고 녀석들은 또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쭈뼛거리며 자전거 방향을 돌렸다. 큰소리로 “잘 가”라고 했더니 자전거를 타려다 말고 그제야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수줍게 인사를 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잘 가, 사랑한다, 너희들과 너희들 같은 순한 세상을.’
  • 식품명인체험홍보관, ‘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음료 지원

    식품명인체험홍보관, ‘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음료 지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의 전당이 주관한 ‘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가 지난 1월 8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인들의 신년인사회인 만큼 많은 문화 예술계 예술인들과 기관 및 협회 단체장 등이 참석했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참석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문화예술인들이 한데 모여 한 해의 시작을 다짐하는 뜻깊은 행사인 만큼 당일 사용된 건배 음료에 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행사에 사용된 건배 음료 ‘감식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행사 당일 제공될 음료를 위해 강남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 협의한 결과이다. 해당 음료는 행사에 참석한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대한민국 식품명인 임장옥 명인이 제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원하고, 한국전통식품명인협회가 운영하는 식품명인체험홍보관은 대한민국 전통 식품을 계승해 이어나가려는 취지로 설립됐다. 현재 강남에 위치해 있으며 2층의 ‘카페이음’과 3층의 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2층 카페이음에서는 대한민국 식품명인들의 차, 재료 등을 이용한 음료 및 디저트를 판매한다. 대한민국 식품명인 41호 임장옥 명인의 감식초를 활용한 ‘음청류’에 속하는 음료는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인기다. 3층 체험관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평일(화-금) ‘명인체험프로그램’과 ‘전통식품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체험프로그램은 전국의 식품명인들을 초빙해 직접 식품명인들로부터 전통식품에 대해 배우고 함께 만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대한민국 식품명인들의 제품을 이용해 직접 전통식품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한편, 식품명인체험홍보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고 홍보관 내 모든 프로그램을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더 자세한 정보는 식품명인체험홍보관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로구, 2월부터 서당교실 ‘도령의 봄’ 운영

    종로구, 2월부터 서당교실 ‘도령의 봄’ 운영

    서울 종로구는 겨울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위해 2월 서당교실 ‘도령의 봄’을 운영하기 위해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서당교실 참가학생들은 도령복 환복을 시작으로 예절교육과 민화, 다례 등을 즐기며 역사 지식을 습득하고 민족 고유의 서당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수업은 두 차례 열릴 예정이다. 수업 1일차에는 새 학기를 맞아 훈장님으로부터 인사법과 학교 예절을 배워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 무계원과 안평대군에 얽힌 역사적 사연을 들어보고, 입춘과 경칩 등 봄 절기에 대해 알아보는 절기 달력 만들기, 봄맞이 입춘첩 만들기와 민화 호작도 그리기 등에 참여한다. 2일차에는 그림을 통해 선비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알아보고 사자소학 붓글씨 써보기에 나선다. 우리나라 봄 절기 풍습을 배우고 청명 화분 만들기에 참여하게 되며, 봄꽃으로 화전 만들기와 차 마시기 등의 전통 다례 체험을 한다. 참가신청은 종로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접수하거나 무계원(02-379-7131~2), 종로문화재단 문화사업팀(02-6203-1162)으로 유선 접수하면 된다. 대상은 초등학교 1~3학년이며 회차별 2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수강료는 차수별 5만원이고 종로구민은 30%, 다자녀·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장애인 50%, 에코마일리지 카드 소지자는 5%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25㎏ 찌웠던 몸무게만큼 세상 보는 시각도 넓어져”

    “25㎏ 찌웠던 몸무게만큼 세상 보는 시각도 넓어져”

    “대본을 봤을 때 제 대사는 다 윽박지르는 거였어요. 각하를 아버지처럼 믿고 의지하는 데서 나오는 거죠. 아무리 봐도 우직한 통나무 같은 덩어리감이 느껴져서 살을 찌우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1979년 10월 26일 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40일을 그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22일 개봉)에서 이희준(41)의 포지션은 좀 독특하다. 이희준이 맡은 곽상천 역은 ‘박통’의 충복이던 청와대 경호실장 차지철을 재구성한 캐릭터다. ‘박통’역의 이성민, 도미해 독재정권의 실체를 폭로하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의 곽도원, 현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은 이병헌 등 눈빛과 눈빛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살얼음판 속에서 그만 홀로 “레이어(층위) 없는” 연기를 한다. 전작 ‘마약왕’(2018)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춘 우민호 감독의 주문 없이도, 이희준은 스스로 25㎏을 찌워 100㎏이 넘는 ‘인생 무게’를 달성했다.“허벅지 사이가 안 붙으면서 걸음이 이상해지고 목소리 톤이 굉장히 낮아지는데 순간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체적 가면을 쓴 느낌이었어요.” 지난 15일 언론시사에서 공개된 스크린 속 풍채 우람한 곽상천을 보고 “이희준 맞아?” 하며 갸웃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곽상천을 연기하며 어려웠던 부분은 증량보다도 캐릭터 이해에 있었다. 곽상천은 곳곳에서 일어나는 독재 반대 시위, 소요에 ‘전차로 싹 깔아뭉개 버리겠다’, ‘캄보디아에선 300만명이나 희생시켰는데 우리가 100만, 200만명 희생시키는 것쯤이야 뭐가 문제냐’ 등 무자비한 발언을 일삼는 인물이다. “왜 나한테 이런 역할을 맡겼지?” 하며 그 스스로도 의아할 만큼. “감독님이 ‘마약왕’에서 (송)강호 선배님이랑 붙는 신을 찍으면서 병헌 선배님이랑 붙여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우 감독 바람처럼, 이희준은 이병헌과의 기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 도심에 탱크를 들이밀고, 국회의원을 ‘조인트’ 까는 곽상천의 안하무인에 분노한 김규평과의 몸싸움 신. 멱살을 바투 잡은 두 사람의 대거리는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다. “오후부터 새벽 3시까지 찍고 숙소 와서 샤워하려고 하는데 이병헌 선배한테 전화가 왔어요. “괜찮니?” 가슴팍에 멍이 다 들었더라고요. 내가 체구도 더 크니까 선배님은 나보다 더 심하겠다… 근데 ‘선배님은 괜찮으시냐’고 안 물어봤구나….” 연기를 하며 금과옥조처럼 지킨 것은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만큼, 한 치의 왜곡도 없어야 한다는 거였다. 그 바람에 현장에서는 배우들 모두에게서 한 글자의 애드리브도 나오지 않았다. 남산에 위치한 중앙정보부를 비꼬는 의미로 내뱉는 “남산 돈까스 좀 먹어보자, 헤헤”라는 대사의 ‘헤헤’도 정확히 지켜서 할 만큼. 실제 그 40일을 사는 것 같은 이성민의 리얼리티,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옛 친구를 만나 ‘친구야’ 하며 훅, 친근감을 드러내는 곽도원, 권력 투쟁에서 뒤처진 이병헌의 버림받은 강아지 같은 얼굴 등 ‘남산의 부장들’을 찍으며 선배들에게서 ‘다 빨아먹고 싶을 만큼’ 많이 배웠다는 이희준이다. “일상에서 이희준은 곽상천 같은 사람이 있다면 말도 안 섞을 거 같지만, 영화가 끝나고 그 인물을 이해하려고 애쓰다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싶어요. 작품이 하나 끝날 때마다 세상과 삶을 보는 시각이 조금씩 넓어지는 거 같아요. 배우로서 느끼는 큰 재미입니다.” 한때 불어났던 살만큼, 한 차원 더 성장한 배우의 대답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트랜스젠더라도 괜찮아” 여군들이 마음 더 열었다

    “트랜스젠더라도 괜찮아” 여군들이 마음 더 열었다

    “남군과도 볼 꼴 못 볼 꼴 다 보며 생활” 함께 복무하는 것에 긍정적 답변 많아 “조직보다 본인 욕심… 선입견 생길 것” “전역 후 여군으로 재입대해야” 시선도 “성전환 전역심사 연기” 인권위 진정한국 군 역사상 최초의 ‘성전환자 군 복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성전환자의 군 복무가 인정된다면 그들과 같이 생활하는 여군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에도 관심이 쏠린다. 20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해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군 복무를 희망한 부사관에 대해 22일 예정대로 전역심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11월 한 남성 부사관은 태국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육군은 부사관의 신체 일부가 성전환 수술로 크게 훼손돼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전역심사위에 회부했다. 현재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군인에 관한 복무규정이 없어 전역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부사관은 전역하지 않고 여군으로 계속 복무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육군 법무관 출신 김경호 변호사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군인이 여군과 어떻게 생활할지, 여군이 이 문제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이 여군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어본 결과 대체로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A소령은 “해당 부사관은 겉으로는 성전환 수술을 끝냈고 속에 있는 자아도 여자와 다름없다”며 “교육과 훈련 등 생활을 같이한다고 생각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여군들은 대체로 젠더 문제에 대해 열린 사고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B대위는 “지금도 남성 군인과 서로 ‘볼 꼴 못 볼 꼴’을 다 보고 지내기 때문에 생활면에서 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며 “성전환자에 대한 사회 인식이 변하는 만큼 군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C중사는 “성전환자에 대해 조금은 거리낌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생각도 존중해야 한다”며 “혼자만의 결정으로 성을 바꾼 이후 복무 문제도 본인 생각에만 맞추려는 것은 욕심인 것 같다”고 밝혔다. 여군이 남군보다 군 간부 입대 경쟁률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D대위는 “일반전형으로 들어온 사람이 경쟁이 더 치열한 특별전형으로 전향하려는 모습”이라며 “여군으로 근무하고 싶다면 제대 후 재입대를 통해 축적된 경력이나 호봉을 인정해 주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중위도 “처음 입대할 때 결정되는 병과를 자기가 바꾸고 싶다고 함부로 바꿔 근무할 수는 없다”며 “입대를 남군으로 한 만큼 여군으로 재입대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이날 법원에서 성별 정정 결정이 나올 때까지 부사관의 전역심사를 연기해 달라는 군인권센터의 요청을 반려했다. 군인권센터는 “전역심사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반려한 것은 인권침해”라며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욱 육군참모총장, 한호성 국군수도병원장을 대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정경심 ‘신탁 투자처 찾아보라’ 권유에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 문자 메시지

    정경심 ‘신탁 투자처 찾아보라’ 권유에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 문자 메시지

    조국 동생 첫 재판서 채용비리만 인정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의 기소를 둘러싸고 검찰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웅동학원 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친동생 조모(52·구속 기소)씨가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씨는 재판에서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지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조씨는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목에 깁스를 한 채 출석했다. 지난해 10월 31일 두 번째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을 때는 휠체어에 타고 있었지만 이날은 걸어 들어와 피고인석에 앉았다. 조씨 측은 이날 앞선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사무국장으로 있던 웅동학원에 대한 허위소송으로 학교법인에 115억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고려시티개발의 공사대금채권이 허위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부친에게 받을 돈이 있었고 그 대신에 받은 채권을 갖고 1차 소송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셀프소송’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근이 아니었고 봉급도 없었기 때문에 사무국장 업무는 수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씨 측은 웅동중학교 사회 교사 채용과정에서 저지른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수수한 금액은 검찰 주장보다 8000만원 적은 1억원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공범인 박모씨와 조모씨에게 도피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필리핀으로 가겠다고 돈을 요구했다. 검찰에 출석하니 제가 도피 지시자로 돼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씨와 조씨는 지난 10일 1심에서 채용비리 혐의로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씨가 채용비리 혐의만으로도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7)씨의 세 번째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8·구속 기소) 동양대 교수가 코링크PE의 사모펀드에 출자하기 전 조 전 장관과 협의했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제시됐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자산관리인 김모씨가 ‘백지 신탁을 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보라’고 제안하자 정씨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라고 답했다. 정 교수는 22일 첫 공식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고, 조 전 장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몰랐다”던 조국…정경심 ‘남편에게 물어볼게’ 사모펀드 투자 문자

    “몰랐다”던 조국…정경심 ‘남편에게 물어볼게’ 사모펀드 투자 문자

    檢, 정경심-김경록, 조국 부부간 문자 공개 컨설팅 계약대금에 따른 세금 문제도 曺 상의檢 “정씨, 공직자 백지신탁 알고도 펀드 주도”檢 “정경심, 상속세 부담 줄이려 펀드 투자”“조카, 靑수석 등 권력자 자금 투자기회로 봐”曺, 작년 “나도 처도 사모펀드 일체 개입 안해”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가 ‘조국 가족 펀드’ 의혹을 받고 있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하기 전에 조 전 장관과 협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법정에서 제시됐다. 정 교수는 투자처를 찾는 문제와 관련해 남편인 조 전 장관에게 물어보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의 공판에서 정씨와 정씨의 자산관리인인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 사이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17년 5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취임해 주식을 팔거나 백지 신탁을 해야 하자 김씨와 이를 피할 방법을 논의했다. 김씨가 백지 신탁을 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보라고 제안하자 정씨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라고 답한다. 검찰은 이에 대해 “조 전 장관과 협의가 있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검찰은 조씨가 정씨의 세금 포탈을 도왔다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조 전 장관과 정씨 사이에서 오간 문자메시지를 제시했다. 이 문자 메시지들에 따르면 정씨는 조씨와의 허위 컨설팅 계약으로 5000만원 상당을 벌게 돼 종합소득세 2200만원을 부과받자 조 전 장관에게 세무사와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정씨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사모펀드 투자를 하게 한 이유는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한 후인데 적절한 행위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고위 공직자 본인 및 배우자는 공무 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주식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이를 매각하거나 백지 신탁해야 한다. 검찰은 정씨가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2017년 7월 피고인 조씨와 만나 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주도적으로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또 조 전 장관이 사모펀드 투자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이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2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국민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저는 물론 제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나 운영 과정 등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 일체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전 장관은 “5촌 조카는 제사 때나 1년에 한번, 많아야 두번 보는 관계로, 집안에서 주식 전문가라면 그 친구가 유일하다”면서 “원래 있던 주식을 처가 팔아서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했을때 집안 사람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녀에 대한 증여 의혹에 대해선 “세법상 허용되는 증여를 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증여와 사모펀드에 들어간 과정에선 불법이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은 이러한 조 전 장관의 논리가 모두 거짓이라고 봤다.검찰은 “피고인은 코링크PE 및 펀드 운용을 하는 데 자금이 필요했고, 그런 중에 민정수석 등 권력자의 자금이 투자되는 것을 큰 기회라고 봤다”면서 “정씨는 남편의 민정수석 취임에 따른 주식 처분 및 새로운 투자처가 절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 관계인 피고인이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할 시 외부에 노출될 우려가 적고, 자녀 상속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에 출자 약정액을 가장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일치해 공모 관계가 설립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검찰이 사건과 관련 없는 배경 설명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재판부는 “아직은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구사랑 동물학대 논란, 고양이 밀치는 모습 포착 ‘결국 사과’

    구사랑 동물학대 논란, 고양이 밀치는 모습 포착 ‘결국 사과’

    아역배우 구사랑(8)이 자신의 고양이를 폭행하는 장면이 영상에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6일 구사랑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에게 받은 선물을 열어보는 영상이 공개됐다. 선물을 확인하던 중 구사랑은 그의 곁에 고양이가 다가오자 고양이 얼굴을 손으로 거칠게 밀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고양이가 상자에 들어가려 하자 구사랑은 고양이를 들어 올린 뒤 바닥으로 내동댕이치고 손바닥으로 고양이 얼굴을 가격했다. 구사랑은 얼굴을 찌푸리며 “건드리지 말라고!”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구사랑의 행동이 동물 학대라고 지적했다. 이에 구사랑 어머니는 “안녕하세요. 사랑이 보호자입니다. 저희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라며 “영상 촬영 당시 사랑이가 조금 기뻐서 기분이 업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랑이가 많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한 네티즌은 구사랑이 평소에도 고양이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고양이를 괴롭힌 또 다른 영상을 공개했다. 한편, 구사랑은 지난해 ‘2019 SBS 가요대전’에서 방탄소년단과 무대에 함께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故)설리 친오빠, 변호사 선임 ‘결국 진흙탕 싸움으로..’

    고(故)설리 친오빠, 변호사 선임 ‘결국 진흙탕 싸움으로..’

    고(故)설리의 친오빠인 최모 씨가 부친과 유산을 두고 벌이고 있는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20일 설리 오빠 최 씨가 아버지와의 유산 갈등을 2차 폭로하고 변호사 선임 단계임을 밝혔다. 앞서 최 씨가 자신의 SNS에 “묘지도 안 가신 분이 설리의 유산에만 관심이 있다”고 분노하자 부친은 “두 번 다녀왔다”며 그에게 사진을 보냈다. 사진 속 부친은 ‘진리가 있는 곳 밀양에 갔다 온 인증 사진이다. 두 번 갔다 왔다’고 하며 설리 장지 사진을 보냈다. 이어 ‘모든 진실의 증인은 ㅇㅇ교회의 ㅇㅇㅇ 형제님 부부와 ㅇㅇㅇ 형제님에게 물어보거라’라는 말을 했다.이에 최 씨는 “아래의 사진을 보면 안치 당일의 흙들입니다. 안치 당일 오시지도 못하시는 분이 사진 도용까지 하며 방문하셨다고 주장하십니까? 아...이게 그 말씀하신 왜곡과 날조인가 봅니다”라며 “사례를 직접 알려주시니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대단하세요. 위 사진도 당연히 신빙성도 없어 보이네요. 교인이라는 분이 낯 뜨겁지도 않습니까?”라고 적었다. 이어 “웃기지도 않으시네요. 어디 남이 올린 사진으로 대체하려 하십니까. 진짜 거짓말 그만하세요. 그리고 진실을 왜 남 얘기를 통해 듣습니까. 우리가 홀로 어머니에게 자라고 애비 없이 자란 거는 진실이 아니더랍니까? 본인의 입장에서 말씀하시지 마세요”라고 분노했다. 더불어 “정신적 육체적 고통? 우린 없다고 생각하고 본인 생각에 맞춰 말하는 건 신앙심이 있다라는 분이 가질 수 없는 이기적임이시네요”라고 덧붙였다. 또 설리 오빠는 “이미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본인은 상속세는 부담하기 싫고 상속은 받고 싶고. 일평생 모은 돈으로 어렵게 마련한 동생의 집을 상속을 위해 팔라고? 그 집 안 팔 거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설리 오빠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친부의 유산 요구에 대해 폭로했다. 친부는 “나에게는 천국으로 먼저 간 딸내미가 이 땅에 남긴 유산이 있습니다. 어제 그 유산 상속 문제로 남남이 된 아이들 엄마와 전화로 다툼이 있었습니다”며 “나는 딸내미가 남기고 간 소중한 유산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고 천국에서 기뻐할 딸내미의 유지를 받들어 사회에 환원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설리 오빠는 개인 SNS에 “나는 내 동생으로 인한 슬픔을 혼자 안고 가고 싶은데 어떻게 친부라는 사람이 동생의 슬픔도 아닌 유산으로 인한 문제를 본인의 지인들에게 공유할 수 있나, 동생 묘에는 다녀오시지도 않으신 분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또 “사적인 거 공유하기 싫지만, 말과 행동이 다른 본세가 드러나시는 분은 박제이다. 남남이면 제발 남처럼 살라”라고도 말했다. 설리는 지난해 10월 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설리는 3남 1녀 중 셋째로, 둘째 오빠와는 생전에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글로벌 콘텐츠 강국이 될 기회

    [임정욱의 혁신경제] 글로벌 콘텐츠 강국이 될 기회

    CES 2020에 다녀왔다.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전 세계 약 4500개 기업과 17만명이 참관하는 거대한 종합기술전시회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 기업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말이 있어서 그런가 봤다. 중국의 참가 기업 수는 1300여곳으로 여전히 많다. 하지만 예전처럼 첨단 신기술 제품을 내놓으며 뽐내는 중국 회사의 호기나 위세가 보이지 않았다. 그저 CES에서의 명맥을 이어 나가기 위해 건성으로 부스를 유지하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화웨이 전시관이 그랬다. 이렇게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측면도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중국 별거 아니었네” 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CES 이후 바로 중국 베이징 출장을 다녀왔다. 중국 최대급의 정보기술(IT)전자기업과 인공지능기업에 방문했다. 방문객을 위한 자사 홍보체험관에서 보여 주는 각종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과 첨단기기들이 CES에서 본 것에 못지않았다. 트럼프 때문에 중국이 잠시 몸을 움츠리고 있을 뿐이지 미국과 중국의 테크 패권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인상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 공룡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중국에서 일하는 한국인과 대화하다가 그 실마리 중 하나를 잡을 수 있었다. 바로 콘텐츠다. 나는 영어, 일본어에 이어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이 하나 있다. 공부에 도움이 되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중국어로 된 흡인력 있는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를 만나기가 어렵다. 영어를 공부할 때는 할리우드 영화나 미드 등 재미있는 콘텐츠가 널려 있다. 반복해서 보면 저절로 공부가 된다. 미드 ‘프렌즈’를 통해 영어회화를 익혔다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일본어도 마찬가지다. 나는 흥미진진한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대학 시절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익혔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등 흥미로운 소설콘텐츠도 널려 있다. 독학으로 일본어를 익힌 분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이런 콘텐츠를 통해 배웠다는 반응이 많다. 그런데 중국어로 된 좋은 콘텐츠는 만나기 어렵다. 나뿐이 아니라 중국어를 공부하는 분들 상당수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중국 영화나 드라마가 있지만, 재미가 없어 계속 보기 어렵다. ‘의천도룡기’ 같은 인기드라마가 있지만, 예전 콘텐츠이고 사극이라 요즘 중국어 표현을 익히기는 어렵다. 요즘 흥행하는 중국 영화도 있지만 계몽성이 강하고 중국 중심이라 중국인이 아닌 경우에 공감하기 어렵다. 왜 이런가 물어보니 워낙 콘텐츠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열과 제재가 강해서 그렇단다. 소설이나 영화 같은 창작물은 더욱 그렇다. 사회 부조리를 비꼬는 통렬한 풍자와 비유, 묘사 등이 있어야 하는데 중국에서는 당국의 규제를 받다 보면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선정적이나 폭력적인 장면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당국의 입맛에 맞지 않는 내용이 들어가면 검열한다.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상 수상까지 노리는 영화 ‘기생충’이 중국에서는 지난해 상영이 취소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재를 받은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회 빈부격차를 다룬 내용이라 그럴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사극밖에 못 만든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나온다. 그런데 그 사극의 단골소재인 권력투쟁, 치정, 암투도 다루기 쉽지 않다. 반면 우리는 세계인의 감성에 맞는 케이팝, 영화, 드라마 등을 더 많이 쏟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유튜브를 비롯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글로벌한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쏟아져 나오는 글로벌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한국이 콘텐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큰 기회다. 콘텐츠소비에 국경이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통한 케이팝의 글로벌한 성공이 그 방증이다. 중국의 IT대기업에서 일하는 한 한국인은 “재미있는 콘텐츠에 목말라하는 중국인들에게 한국 콘텐츠가 좋은 답”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중 관계가 해빙하는 지금이 중국에 들어갈 적기라는 것이다. 글로벌 미디어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지금이 한국이 글로벌 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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