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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중권 “논평이나 내라” 박진영 “독설 전문 연예인” 설전

    진중권 “논평이나 내라” 박진영 “독설 전문 연예인” 설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이 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6일 기소되거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청와대 인사 10여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패한 곳이 청와대. 청와대 수석, 비서관, 행정관, 수사관”이라며 “이 정도면 총체적 부패라고 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언제 이런 적이 있었던가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이 개혁하겠다고 칼을 들었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를 삼국지 ‘예형’에 빗대 비판했던 박 부대변인은 17일 페이스북 글에서 “진중권, 청와대가 부패하다고?”라고 되물은 뒤 “통상적으로 부패라고 하면 경제적 이익을 위한 권한 남용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소수의 부패 연루도 있지만, 대부분 선거법과 직권남용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러면 진중권이 변희재한테 깝죽대다가 명예훼손죄로 300만원 벌금 받은 것도 부패로 볼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를 옹호하다가 진 전 교수가 보수 진영 인사와 마찰을 빚었던 과거 일을 꺼내 조롱한 것이다. 진 전 교수도 반박에 나섰다. 그는 같은 날 박 부대변인의 발언이 포함된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깜놀(깜짝 놀랐다는 말의 줄임말). JYP가 왜 나를?’하고 봤더니 얼굴이 다르다. 자연인 박진영에게는 관심 없고 대변인으로 논평을 내시라. 그럼 놀아주겠다”고 썼다.이에 박 부대변인은 ‘진중권이 개나 소나 김봉현까지도 물어뜯는 이유’라는 글을 올려 “헉! 엔터테인먼트 소속이군요. 소논문이나 평론 하나 없이 말장난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며 “학자가 아니라 독설 전문 연예인으로 돈을 버는 건가. 연예계도 물 버릴라 조심”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방송국 지인에게 물어보니 일부 질 나쁜 유명인들이 고의적인 독설로 논란을 만들어서 포털 검색 수와 언론 노출 빈도를 높이는 노이즈마케팅을 흔히 쓴다고 한다”며 “그리고는 기획사가 나서서 강의료와 출연료를 올리자고 한다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슈퍼챗(후원금)의 유혹에 가짜뉴스와 막말로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극우 유튜버와 유사한 수준’으로 봐도 되나, 과거 전광훈이나 차명진을 비난하지 않았나, 혹시 그것조차 몸값 올리기 전략이었느냐”라며 “공부가 자신 없는 얼치기 지식인의 밥 먹고 사는 방식이라 생각하니 측은키도 하다. 요즘 미학 강의는 안 하시나. 잡설 그만 쓰시고 주말에 책 좀 보시라”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핵심은] 폭행·성추행에 탈세까지…문제적 유튜버들

    [핵심은] 폭행·성추행에 탈세까지…문제적 유튜버들

    히어로가 고꾸라지는 건 순간입니다.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에 교육대장으로 나와 주목받은 이근 해군 예비역 대위. 그러나 불과 2주 만에 ‘빚투’(채무불이행 폭로)에 이어 과거 저지른 성범죄와 폭행 사건까지 불거졌습니다. 강인한 군인의 표본이었던 그는 공공의 적이 됐죠. 영국인의 시각으로 한국문화를 조명하는 ‘영국남자’는 4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모아 한국에서 큰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번 주엔 유튜브를 대상으로 점차 엄격해지는 여러 잣대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 핵심 ① 유튜버에게 엄격해지는 도덕적 잣대 “유명해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닫고 있다” 이근 전 대위가 자신의 성범죄에 대해 해명하면서 한 말입니다. 그는 2018년 클럽에서 여성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과거 지인에게 200만원을 빌렸다가 이를 갚지 않은 사실도 당사자의 폭로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3일에는 한 유튜버가 이 전 대위에게 폭행 전과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대위는 출연자들이 훈련 도중 규범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때 종종 “인성 문제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엄격하고 절제된 모습과 교포 특유의 어눌한 말투가 맞물려 독특한 ‘밈’(인터넷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복제되는 유행어)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했습니다. 그러나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과 실제 삶에는 간극이 있었습니다. 이 전 대위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의 사생활까지 잇달아 논란이 되자 가짜사나이를 향한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결국 콘텐츠를 만든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는 영상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가짜사나이만 사생활 논란의 문턱에 걸린 게 아닙니다. 쇼핑몰 대표이자 유튜버인 하늘은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였다고 피해자가 직접 폭로해 사과 영상을 올렸습니다. 약사 유튜버 약쿠르트는 다수의 여성들에게 성병을 옮긴 사실이 알려져 채널을 삭제했습니다. 이용자들을 기만해도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유튜버 아임뚜렛은 자신이 투레트증후군(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틱 장애)을 앓고 있다고 했지만, 거짓으로 밝혀져 채널을 삭제했습니다. 최근 ‘뒷광고’ 사태도 같은 맥락입니다. 광고라는 것을 숨기고 콘텐츠를 만든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을 비롯해 카걸과 보겸, 문복희 등 유명 유튜버들은 모두 활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핵심 ② 매달 수천만원씩 벌어도 세금은 0원 세금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유튜버 조쉬 캐럿과 올리버 켄달이 운영하는 채널 ‘영국남자’와 ‘졸리’는 구독자가 각각 400만명과 215만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합니다. 콘텐츠 타깃은 한국인이며 주제도 주로 한국인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유튜브 수익에 대한 세금은 내지 않습니다. 방송이나 광고에 출연해 돈을 벌 때만 소득세를 냅니다. 운영자들이 영국에 거주하고 있고 법인도 영국에 둔 까닭입니다. 현행법상 납세의 의무는 국내 거주자에 한해 있습니다. 외국 법인의 경우 국내 원천 소득이 있을 때만 해당합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영국 기업등록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이 설립한 회사 켄달앤드캐럿의 순자산은 2018년 16만 1236파운드(약 2억 4000만원)에서 2019년 60만 6331파운드(약 9억 1000만원)로 4배가량 급증했습니다. 사실상 국내 구독자가 급증해 유튜브 수익이 늘었고, 이를 기반으로 방송과 광고 출연 등 부차적인 수익도 늘어 이만큼 자산이 증가했다고 봐야겠죠. 그러나 유튜브 수익은 영국에만 귀속돼 이 회사가 지난해 영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는 16만 2683파운드(약 2억 4천만원)에 이릅니다. 유튜버들의 탈세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죠. 유튜버는 수입을 직접 산정해 신고합니다. 소득을 정확히 신고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지난 5월 기준 구독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국내 유튜버는 4300명에 달하지만, 실제 수입을 신고한 이들은 330명에 불과합니다.■ 핵심 ③ 규제 사각지대에서 선 넘는 유튜버들 유튜브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 달간 유튜브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는 20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초창기에는 개인이 일상을 소소하게 공개하는 정도였지만, 요즘은 전문 스튜디오가 움직이고 기업화되는 추세입니다. 레거시 미디어 못지않게 콘텐츠 파급력도 상당합니다. 특히 한국인의 유튜브 이용률은 매우 높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조사한 ‘2020 디지털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이 뉴스(45%)나 특정 정보(72%)를 습득하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매체가 유튜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거대한 영향력에 비해 제약은 받지 않았습니다. 그간 유튜브는 방송으로 규정되지 않았던 데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였죠.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셈입니다. 방송에만 부여됐던 책무가 유튜브에도 적용돼야 한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는 유튜브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콘텐츠를 심의하고, 크리에이터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자정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틈을 이용해 가학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의 콘텐츠가 넘쳐났고 출연자들은 일탈과 아동학대, 탈세를 일삼았습니다. 하나씩 기준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이젠 유튜브에서도 아동이 3시간 이상 연속으로 출연해선 안 되고, 경제적 대가가 오가는 경우 광고라는 점을 분명히 표시해야 합니다. 이번 주 내내 들끓었던 출연자 논란과 탈세 문제도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인문학을 가볍지만 깊이있게’…생각의 밀도를 1cm 높이는 ‘1센티 인문학’

    ‘인문학을 가볍지만 깊이있게’…생각의 밀도를 1cm 높이는 ‘1센티 인문학’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면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적어진 요즘, 중심을 잡고 세상을 제대로 보는 인문학적 소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자칫 가짜 뉴스나 정보의 파편을 사실이라 믿고 길을 잃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신간 ‘1센티 인문학’은 정보의 바다 속에서 생각의 방향을 제시하는 인문학 교양서다. 서울대에서 종교학과 서양철학을 전공하고 제주도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인문학 강의를 해온 저자 조이엘은 고전, 역사, 사회, 예술, 철학, 과학 등 일상에서 찾은 다양한 키워드를 100편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가볍지만 깊이있는, 쉽지만 경박하지 않은 인문학 책을 쓰고 싶었다”는 저자는 인문학적 시각으로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게, 때로는 까칠하게 바라본다. 다방면의 수만권의 책을 읽으며 쌓아온 작가의 해박한 지식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말라리아로, 최치원의 글에서 시작해 세습 자본주의를 넘나들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풍성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저자는 “독자들이 1cm씩이라도 생각의 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 주제에 맞는 다양한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면서 “쉽지만 알맹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이엘 작가는 “익숙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낯설게 보는 능력, 심지어 기존 진리 주장까지도 회의하고 결국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교양 혹은 인문 교양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고전은 물론 사회 현상까지 삐딱하게, 한번 뒤집어보는 작가의 글은 인문학을 보는 새로운 재미에 빠지게 한다. 특히 이 책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인물이나 시대의 연결 고리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디지털 성범죄, 주취감형, 촉법 소년 등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루며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통찰력을 제시한다. 짧지만, 쉽고 재미있는 문체로 교양을 쌓고 싶은 학생이나 직장인들도 읽을 수 있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우리 사회가 파편적인 지식이 많고 소통의 부재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인문학은 결국 타인에 대한 이해인데, 이 책이 세대와 진영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공감 능력을 높이고 대화를 이끌어 내는 화두를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40쪽. 1만 5800원.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3D 음향+시네마 카메라로 담는 모차르트&멘델스존… “온라인도 생생하게”

    3D 음향+시네마 카메라로 담는 모차르트&멘델스존… “온라인도 생생하게”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3차원 다면 입체 음향 시스템을 적용해 보다 생생한 무대를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코리안심포니는 ‘내 손 안의 콘서트? 모차르트&멘델스존’을 오는 20일 네이버TV와 V라이브를 통해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코리안심포니는 올해 상반기부터 코로나19로 대면 공연을 잇따라 취소했다가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20일 공개된 ‘모차르트&멘델스존’은 특히 온라인 공연 영상의 한계를 넘어보기 위해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함께 3차원 다면 입체 음향을 연구한 톤마이스터 최진의 협연으로 생생한 사운드를 담기 위한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오케스트라와 콘서트홀이 빚어내는 생생한 소리를 담기 위해 32채널 마이크로 입체음향(3D) 녹음을 진행했고, 4K 시네마 카메라 10대로 화면을 담아 생동감을 높였다. ‘모차르트&멘델스존’에서는 모차르트 ‘티토 황제의 자비’ 서곡을 시작으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4번 ‘이탈리아’ 연주를 만날 수 있다. 코리안심포니 관계자는 “2월 대면 공연 이후 8개월간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하며 오케스트라 만이 지닌 특성을 어떻게 담아낼까 고민이 많았다”면서 “온라인 공연 감상에 대한 대안을 찾아가는 첫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이런 법무부장관을 언제까지 봐야 하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그제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기다리던 사진기자의 모습을 찍은 사진 2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추 장관은 “출근을 방해하므로 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집에서 대기하며 일을 봐야겠다”, “지난 9개월 간 언론은 아무데서나 저의 전신을 촬영했다. 사생활 공간인 아파트 현관 앞도 침범당했다”는 글도 올렸다. 추 장관은 마스크를 쓴 해당 기자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올렸다가 이후 얼굴만 모자이크 해 수정게시했다. 해당 기자의 얼굴과 소속 언론사를 그대로 노출시켜 지지자들에게 신상을 털라는 ‘좌표찍기’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아파트 앞이 사적 공간인지 여부를 떠나 공직자인 법무부 장관의 동선은 취재 범위에 포함된다. 산업재해 여부를 따질 때 출근길부터 업무 영역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법무부 장관의 출근길은 공적 업무 영역이다. 의혹에 대해 물어보거나 공인을 취재하는 것은 기자의 본분이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가 “기자가 집 앞에서 취재한다는 이유로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사진을 게재하고 비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라며 “추 장관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나선 것이 당연하다. 추 장관은 그동안 논란이 불거진 주요 사안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해왔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보좌관에게 아들이 복무하던 군 부대 지원장교 휴대전화 번호를 카카오톡으로 알려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면서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지적이 일자 “기억하지 못한다. 거짓 진술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계속되는 아들의 카투사 복무 시절 특혜 의혹 질의에 대해 “정말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소설쓰시네” 발언보다 한참 더 나갔다. 여권 인사 연루 내용이 담긴 옵티머스 내부 대책문건에 대해서는 수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허위 문건”이라고 일축했다. 성역없는 독립적 수사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깡그리 무시하는 일이다. 법무부 장관은 다른 장관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추 장관의 이런 감정적이고 오만한 행동은 법무부 장관은 물론 모든 국무위원의 품격을 훼손하는 일이다. 5선 국회의원에 당 대표까지 지낸 정치인이 언론의 취재가 싫다면 정치는 물론 장관직을 그만두고 자연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못하겠다는 법무부 장관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이 불쌍하다.
  • 산재보험 제외 신청 80%… 특고 노동자들 스스로 했겠는가

    산재보험 제외 신청 80%… 특고 노동자들 스스로 했겠는가

    택배노동자 등 특수고용직(특고) 노동자들이 산재 적용 제외 신청 제도로 인해 산재를 당해도 보상을 못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근로복지공단이 1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특고의 80%가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했다. 업종별로는 골프장 캐디 95.4%, 건설기계조종사 88.5%, 보험설계사 88.4%, 대리운전기사 76.9%, 택배기사 59.8% 순으로 산재 적용 제외율이 높았다. 특고는 산재보험 당연 적용 대상이지만 본인이 신청하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업주들이 이를 악용해 특고 노동자에게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하라고 압력을 넣는 일도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가 자발적으로 제출됐는지 의문”이라며 “CJ대한통운 한 대리점의 경우 택배노동자 41명 전체가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업계 종사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할 때 ‘이걸 신청하면 월 급여가 더 많아진다’는 식으로 종용·회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외 신청을 할 때 전수조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거부했더니 사업주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골프장 캐디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8일 배송 작업 도중 숨진 택배노동자 김원종(48)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소속 대리점이 대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노총 전국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신청서의 필체가 김씨의 평소 필체와 달랐다. 전체 신청서 9장 가운데 6개 신청서의 필체가 서로 비슷해 대리 작성 의혹이 불거졌다. 택배연대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리점 소장이 대필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본인이 작성·서명하지 않았으므로 산재 제외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화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산재보험 제도를 (특고에게) 확대한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산재보험 재심사 청구건을 처리하는 데 평균 5개월이 걸려 노동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용부가 국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재보험 급여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심사 결정에 불복해 노동자가 재심사를 청구했을 때 처리까지 평균 140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심사가 늦어질수록 노동자가 감당해야 할 치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前주영 북한공사 태영호, 주영대사관 국감서 눈물… “여당의원도 뭉클”

    前주영 북한공사 태영호, 주영대사관 국감서 눈물… “여당의원도 뭉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영대사관 국정감사를 마치고 “바로 내 인생이 기적 같은 영화의 한 장면이고, 인생역전 자체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태 의원은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주영 북한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했다. 태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박은하 (주영)대사의 음성을 들으며, 대사 뒤에 앉아있는 주영 한국대사관 직원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나와 화면이 잠시 보이지 않았다”며 “시작 전부터 주영대사관의 국정감사 때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여러 번 다짐하였으나 막상 부딪치고 보니 감정 조절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북한 외교관으로서, 각종 외교 행사장들에 참가하며 한국 외교관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의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며 “오늘 이렇게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어 한국 대사에게 질의를 하고 있는 이 순간이 믿겨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태 의원은 자신의 일터였던 주영 북한대사관의 근황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박 대사에게 ‘최근 북한 최일 (주영) 대사를 자주 만나는가’라고 물었고, 박 대사는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행사들이 거의 없고, 지난해에 몇 번 만났었는데 저를 보면 자꾸 피해 깊이 있는 대화는 나누어보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태 의원은 ‘최일 대사가 저보다 평양국제관계대학 1년 후배인데 앞으로 만날 기회가 있으면 제 인사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태 의원은 ‘런던에 있는 북한 외교관들이 제가 국회의원이 된 것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고, 박 대사는 ‘다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그들을 만나시면 따뜻이 대해 달라. 겉으로는 차 보여도 속마음은 따뜻한 친구들이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런 말들이 오고 가니 내 마음은 더 뭉클해졌다”고 회고했다. 태 의원은 “박은하 대사와 대화를 하면서도 나의 탈북사건 때문에 평양으로 소환되어 소식조차 알 길 없는 현학봉 대사와 후배들이 생각나 그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박은하 대사와 밤이 새도록 마냥 앉아서 이야기만 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태 의원은 영국의 탈북민 사회의 동향에 대한 질의로 넘어갔다. 그는 ‘2018년 주영 대사관 업무 보고에는 영국에 있는 탈북민들에 대한 업무 보고가 있었는데 올해 업무 보고에는 빠졌다’며 ‘혹시 탈북민들에 대한 대사님의 따뜻했던 마음이 변화한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박 대사는 ‘의원님께 좋은 소식을 전달하겠다’며 ‘영국에 있는 탈북민이 700명에서 1000명 정도로 추정되는 데, 그들과 한인 사회와의 통합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태 의원은 ‘영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탈북민 사회가 형성되어 있으나, 제가 런던에 있을 때 보니 탈북민들이 현지 한인 사회에 잘 흡수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탈북민들과 우리 한인 사회가 한 민족으로서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며 상호 발전할 수 있도록 대사님께서 관심을 가지고 지원 좀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소감문 말미에 “지난 12일에 있었던 주미·주유엔 대사들과의 질의와는 달리 주영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전 기간 격려와 웃음, 따뜻한 말이 오가는 한 집안 형제들 사이의 대화 같았다”며 “국정감사가 끝나자 여당 의원들까지 나에게 다가와 박은하 대사와의 대화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국정감사가 이렇게 진행될 수는 없을까”라고 반문하며 소감문을 마쳤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풍 숲길 조깅 나갔다가 퓨마로부터 변 당할 뻔한 미국 청년

    단풍 숲길 조깅 나갔다가 퓨마로부터 변 당할 뻔한 미국 청년

    아침에 단풍이 곱게 물든 숲길에 조깅을 나갔다가 야생 퓨마(쿠거)와 맞닥뜨려 6분 정도 대치한 끝에 겨우 위급한 순간을 넘긴 남성이 있다. 미국 유타주에 사는 카일 버제스가 주인공이라고 영국 BBC가 15일 전했다. 그는 으레 저녁 때 뛰던 숲길을 이날따라 아침에 뛰어보겠다고 나섰다. 인적이 드문 이곳은 글자 그대로 뛰는 맛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어미 퓨마가 나타났다. 버제스가 새끼들을 해칠 수 있다고 느낀 것이 분명해 보였다. 퓨마를 본 뒤 천천히 뒷걸음질 치는 버제스에게 적어도 세 차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 겁에 질리게 했다. 버제스는 “안돼 오지 마, 제발”이라거나 “저리 가“, “이봐 친구, 난 오늘 죽고 싶지 않다고”라고 외치면서 퓨마의 눈을 쳐다보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놓은 채 뒷걸음질 칠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어미 퓨마가 위협적인 동작을 취한 순간, 그가 등을 돌렸더라면 정말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산에서 멧돼지나 곰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뒤로 물러서되 불필요한 동작을 하면 안된다. 갑자기 뒤돌아 달아나면 최악의 순간에 직면할 수 있다. 카일은 6분쯤 지나 길가의 돌멩이 하나 집어 들었고, 퓨마는 등을 돌려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제야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6분이 무척 길었다. 만약 암컷이 날 쓰러뜨리려 했다면 완전히 그럴 수 있었다”면서 “나나 어미 퓨마 모두 무사히 가족 곁에 돌아갈 수 있어 기뻤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영국대사관 국감 참여 태영호 의원 “기적같은 영화의 한 장면”

    영국대사관 국감 참여 태영호 의원 “기적같은 영화의 한 장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탈북 전에 자신이 일했던 영국의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 임한 감격적인 소감을 밝히며 영화같았다고 털어놓았다. 태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은하 주영 대사의 음성을 들으며, 대사 뒤에 앉아있는 주영 한국 대사관 직원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나와 화면이 잠시 보이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주영 대사관의 국정감사 때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여러 번 다짐하였으나 막상 부딪치고 보니 감정 조절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은 “4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 외교관으로서, 각종 외교 행사장들에 참가하며 한국 외교관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의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어 한국 대사에게 질의를 하고있는 이 순간이 믿겨지지 않았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이어 자신의 인생이 기적같은 영화의 한 장면이고, ‘인생역전’ 자체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박 대사에게 북한의 최일 주영 대사를 자주 만나느냐고 질문했고, 박 대사는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행사들이 거의 없으며 지난해에 몇 번 만났는데 자꾸 피해서 깊이 있는 대화는 나누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태 의원은 북한의 최 대사가 평양국제관계대학 1년 후배로 앞으로 만날 기회가 있으면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박 대사는 런던에 있는 북한 외교관들이 태 의원의 당선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태 의원은 자신의 탈북때문에 평양으로 소환되어 소식조차 알 길 없는 현학봉 대사와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표현했다. 박 대사는 한국을 제외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탈북민 사회가 형성된 영국의 탈북민 현황에 대해 한인 사회와의 통합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탈북민 숫자는 700~1000명으로 추정되는데 탈북 노인 20여명이 현지 노인회에 우리국민과 함께 참여하고 있고, 지난해 한인 페스티발에도 탈북민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지난 12일에 있었던 주미·주유엔 대사들과의 질의와는 달리 주영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전 기간 격려와 웃음, 따뜻한 말이 오가는 한 집안 형제들 사이의 대화 같았다”며 “국정감사가 끝나자 여당 의원들까지 나에게 다가와 박은하 대사와의 대화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태 의원는 마지막으로 모든 국정감사가 이렇게 진행될 수 없을까란 바람을 전하며 영국에서 만났던 고마운 한국인들을 하나하나 기억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與 “한동훈, 과방위 출석 자청 난센스…검찰 수사나 성실히”

    與 “한동훈, 과방위 출석 자청 난센스…검찰 수사나 성실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위원회가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두고 15일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과방위는 이날 양승동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 대한 감사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KBS의 검언유착 오보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한 검사장의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해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한 검사장이 과방위 국감장에 나온다고 자청한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휴대폰 비밀번호를 제공한다든지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게 본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또 “본인이 해야 할 기본적 책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과방위에 나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한 검사장이 처음에는 법제사법위원회 출석도 타진했다고 한다”며 “제가 법사위에 물어봤더니 거기서도 참고인이든 뭐든 출석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검사장이 과방위에 출석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윤영찬 의원도 “한 검사장은 현재 수사를 받고 있고,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판받는 분이 본인이 원한다고 과방위에 와서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했다. 또 “실제로 수사 중인 사안에 이 자리에서 참고인의 일방적 이야기만 전달될 우려가 있고, 할 이야기가 있다면 법사위에서 먼저 해야지 과방위 출석도 맞지 않다”고 했다. 같은 당 전혜숙 의원도 “사건이 같이 연계돼 있으니 한쪽만 부르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양쪽 이야기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면 한쪽만 불러 국감장에서 증언하게 하면 안 된다”고 반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검사장이 과방위에 나오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도 민주당이 참고인 채택을 막고 있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수사 중에도 국회 출석 사례는 많다”며 “한 검사장이 출석 의사가 있다고 하니 필요한 사안을 물어보자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북한이 무기개발에서 앞서는 이유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북한이 무기개발에서 앞서는 이유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이 진행된 다음날인 11일. 필자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최고위급 인사와 통화하면서 전날의 열병식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았다. 깊은 한숨에 실려 온 답변은 “북한의 무기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 분석하기조차 벅차다”는 탄식이다. 2017년에 미국 정보기관의 북한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뒤집은 ‘화성 15호’ 발사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위력적인 괴물들이 나타났다. 물론 열병식에 전시된 무기들은 실물이 아니라 모형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새로운 미사일 엔진시험을 완료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고 미사일 발사대까지 갖춘 상황이다. 단순히 모형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출현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되자 북한은 예의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복귀해 전략적 억제력을 구축하기 위해 거침없이 진군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고체연료 미사일인 북극성 4A호가 현재 북한이 건조 중인 4000t급 이상의 잠수함에 실리게 되는 날에는 한반도의 전략지도가 크게 출렁일 것이다. 게다가 한반도 전역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대구경 방사포, 초대형 방사포, 전술 지대지미사일, 신형 전차까지 마구 쏟아져 나오는 형국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토록 촘촘한 국제제재 속에서 북한은 어떻게 이토록 놀라운 군사적 진보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가 새로운 개념의 무기를 개발하려면 개념연구와 탐색개발에 짧아도 2~3년, 체계개발에 5~7년, 시험평가와 생산 착수에도 짧아야 2년이 또 소요된다. 개발 기간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 계획을 수정하는 데 또 1~2년이 걸린다. 하나의 무기체계를 완성하는 데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 기간에 북한은 몇 단계를 앞서 나간다. 정말 이상한 일 아닌가. 세계 5위권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제조업 경쟁력이 그토록 우수한 대한민국이 북한의 빠른 무기개발 속도와 창의성에 완전히 압도당하니 말이다. 북한의 무기개발이 원래 이렇게 빨랐던 것도 아니다.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에 그들의 무기개발은 느려 터진 비효율의 온상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는 달랐다.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의 저서 ‘공포’에 따르면 김정은 시대에는 무기개발에 실패해도 과학기술자를 절대 숙청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패를 장려하면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무기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김정은이 과학자들을 업어 주는 장면이 노동신문에 대문짝하게 실렸다. 평양의 과학자거리 조성, 과학기술자 대거 승진으로 철저하게 전문성을 존중하고 개발의 자율성을 폭넓게 허용했다. 그러자 무기개발 속도가 3배 이상 빨라졌다. 툭하면 방산 비리와 개발 부실이 문제가 돼 수시로 연구 인력과 기관을 징계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의 군사무기 개발을 주로 담당하는 곳은 제2 자연과학원으로 우리 국방과학연구소보다 5배나 많은 1만 5000명의 개발인력이 근무한다. 군수 경제를 관장하는 조직은 제2 경제위원회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에서 “우리는 강력한 국방과학기술 대군과 군수로동 계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상의 김 위원장 옆에는 전략무기 개발을 총괄하는 리병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 있었다. 북한의 기술 집단은 최고통치자 옆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우리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 옆에는 과학보좌관이나 기술 분석관이 없다. 그러니 북한보다 국방비를 5배 이상 많이 쓰고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더 한심한 것은 우리 무기개발의 성공률이 거의 9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3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되, 만일 성공률이 60%가 넘으면 연구기관의 장이 처벌된다. 한국은 성공이 보장되는 쉬운 추격형 연구를 하고 이스라엘은 실패를 감수하는 난해한 선도형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개발에 성공을 한다 해도 원천기술 확보도 어렵고 활용도도 떨어지는 일명 장롱특허를 남발하는 연구에 인력과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게 개발사업을 관리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다. 그게 바로 우리를 앞서는 비결이다.
  • [길섶에서] 깔끔한 사과/문소영 논설실장

    ‘세무공무원 아니냐’고 물어보게 하는 얼굴과 달리 욱하고 타오르는 가파른 성격이 숨어 있다. 불같이 화를 내지만 뒤끝은 없지 않으냐며 자위했는데, 어느 날 한 후배가 “그렇게까지 화를 내고 뒤끝까지 있으면 어떡하느냐”고 반박하는 바람에 할 말을 잃었다. 뒤끝이 없음을 장점이라고 일단 손꼽고, 나에게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상황이 일단락되면 복기해 본 뒤 화를 낸 정도가 과도했거나, 상대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판단되면 망설이지 않고 사과한다는 사실이다. 선후배나 부모 자식, 연인 관계에서 성질을 부린 뒤 사과하기는 그 사유와 상관없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인과를 더 따지는 성격 때문인지 사과해야 한다고 판단될 때는 깔끔히 사과한다. 언제부턴가는 사과를 자주하게 되니까 욱하는 성격을 다스리려고 노력해서 최근 쫌 나아지기도 했다. 사과의 빌미를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잘못했으면 “사과하라”, 이건 어떤 주문과도 같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50%를 넘은 채로 몇 주간 이어지고 있다. 사과하면 끝날 일을 가지고 계속 거짓말로 돌려막는 장관들이 있다. 그 장관들이 현 정부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것이다. 깔끔히 사과해야 한다. symun@seoul.co.kr
  • 기억의 시간, 담담한 위로

    기억의 시간, 담담한 위로

    어딘들 그렇지 않을까만, 축적된 시간이 전하는 풍경이 유난히 웅숭깊은 곳들이 있다. 경남 거창의 가조분지도 그중 하나다. 비와 바람, 시간이 조탁한 지형이 행정구역의 이름만큼이나 거창하고 도저하다. 나라 안에 산간분지는 제법 많다. 한데 여기 가조분지와 견줄 만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추수를 앞둔 가을에 가조분지의 자태는 절정에 이른다. 근육질의 고산준봉들 아래로 노랗게 물든 가조 들녘이 세월의 강처럼 흘러간다. 산의 붉은 단풍에 견줘 들의 단풍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광주대구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거창나들목 인근에서 별안간 사방으로 탁 트인 평야지대가 나온다. 여기가 가조분지다. 고산준봉 아래 움푹 파인 모양새가 꼭 분화구를 닮았다. 가조분지는 차별침식에 의해 생성됐다. 쉽게 말해 분지 중심부는 쉽게 침식된 반면 주변 산지는 침식에 저항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분지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앵글 속 지리학’이란 책에 가조분지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나와 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내륙을 위성사진으로 보면 마치 머리에 버짐이 폈거나 원형탈모증이 걸린 양 밝은 부분이 나타난다. 이러한 곳들은 주변에 비해 경사가 완만해서 농경지와 주거지가 밀집해 있는데, 대부분 산간분지들이다. 이곳 가조분지는 거창군 가조면에 있는 대표적인 산간분지로, 가천천이 흐르는 남북 방향의 구조선과 이에 교차하는 88고속도로(현 광대고속도로)가 지나는 동서 방향의 구조선이 만나는 곳에 발달해 있다.” 산간분지는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 가운데 하나다. 특히 가조분지는 ‘펀치볼’이라 불리는 강원 양구의 해안 분지와 더불어 우리나라 산간분지 가운데 대표적인 절경으로 평가받는다. 뾰족하게 솟은 고봉들과 완만하게 쏟아져 내린 산록완사면, 그 아래 비옥한 들녘이 어우러져 생경하면서도 매혹적인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가을 추수 무렵이면 묻어날 듯 샛노랗게 물든 들녘이 비승비속의 풍경을 펼쳐 낸다. 가조분지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박유산(712m)이다. 박유산은 가조분지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고봉 중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한데 바로 그게 최적의 풍경 전망대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두산, 비계산 등 고봉들과 어우러진 가조분지의 빼어난 자태를 온전히 보기 위해선 뒤로 한 발짝 물러설 필요가 있다. 거기에 가장 적합한 산이 박유산이다. 박유산은 낮다고 만만히 볼 산이 아니다. 삼각자처럼 뾰족하게 생겨서 여간 가파른 게 아니다. 오르기는 힘들어도 올라서 맞는 풍경은 장쾌하다. 앞으로 너른 가조분지가 펼쳐지고 그 너머로 우두산, 비계산, 미녀봉 등이 병풍처럼, 딱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풍경전망대로 권할 만한 또 하나의 산은 합천 쪽의 오도산이다. 가조분지의 형태적 특성, 그러니까 주변을 에워싼 산군 속에 너른 들녘이 들어앉은 전경을 들여다보기엔 오히려 박유산보다 낫다는 생각도 든다. 오도산은 1962년에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야생 표범이 잡혔다는 곳이다. 그만큼 깊고 험하다는 얘기다. 한데 오르는 길은 수월한 편이다. 통신탑이 있는 정상까지 임도가 뚫려 있기 때문이다. 오도산 정상에 서면 마법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범 아가리의 이빨처럼 뾰족 솟은 고봉들, 말근육처럼 파인 산록 아래로 노랗게 익은 벼들이 너른 분지를 가득 메우고 있다. ‘꽃보다 벼’랄까. 전북 김제의 광활한 ‘징게맹갱 외에밋들’도 장관이지만, 산봉우리와 황금 들녘이 어우러진 풍경도 더없이 빼어나다. 가조분지를 멀리서 보면 백두산 천지와 닮았다고 한다. 가조분지 한쪽 끝에 있는 가조온천 단지에 난데없이 ‘백두산천지’ 상호가 등장하는 건 그 때문이다. 이 계절, 거창에서 잊지 말고 찾아야 할 또 하나의 풍경 보고는 서덕들이다. 금원산과 현성산 아래 형성된 너른 들녘으로, 경지 면적이 무려 105㏊에 달한다. 서덕들에는 전신주가 없다. 대한민국의 논배미라면 어디나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어야 할 전봇대가 이 들녘엔 없다. 우리나라의 시골이지만 어딘가 생경한 느낌이 드는 건 이 때문일 터다. 풍경을 해치는 전봇대와 전선이 전혀 없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종종 쓰인다. 서덕들 맨 윗자락에 서덕공원이 조성돼 있다. 정자에 앉아 서덕들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황금 들녘 위로 분홍 코스모스, 붉은 사과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제법 진한 가을 정취를 전해 준다. 인근의 황산고가마을은 1.2㎞ 정도 이어진 옛 담장(등록문화재 259호)을 따라 걸으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거창 신씨 집성촌으로, 옛 모습을 간직한 고택들이 30여채 정도 남아 있다. 고택 대문에는 대부분 관직에 따라 장관댁, 현감댁, 참판댁 등의 명패를 붙여 놨다. 가장 명성이 높은 집은 원학고가다. 사랑채 등에 궁궐 건축 양식이 일부 사용되는 등 당대 거창 신씨의 권세를 엿볼 수 있다.두 명의 왕비를 배출한 왕비마을이기도 하다. 연산군의 정비였던 폐비신씨, 7일 만에 폐위돼 ‘7일의 왕비’라 불리는 중종의 비 단경왕후가 주인공이다. 한동네에 살던 고모와 조카가 모두 국모의 자리에 올랐던 셈이다. 특히 단경왕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폐위된 비운의 왕비라는 점 때문에 종종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비슷한 길을 걸었던 둘의 운명은 그러나 마지막에 갈렸다. 조카가 영조 때 왕후로 복위된 것에 반해 고모는 끝내 폐비에서 신원되지 못했다. 황산마을 맞은편은 거창의 랜드마크인 수승대다. 묶어서 돌아보는 게 좋겠다.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거창 Y자형 출렁다리’는 아직 개방되지 않고 있다. 세 갈래로 뻗은 독특한 형태의 출렁다리로 우두산(1046m) 600m 지점에 있는 암릉 3곳을 연결해 조성했다. 거창군은 내년 5월로 예정된 항노화힐링랜드 개장에 앞서 이달 말쯤 ‘Y자형 출렁다리’를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통제 중이긴 해도 출렁다리 초입까지는 갈 수 있다. 항노화힐링랜드 주차장에서 등산로를 따라 600m쯤 오르면 나온다. 글 사진 거창·합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박유산 등산 들머리는 동례마을회관이다. 이어 광주대구고속도로 굴다리, 버리내소류지 등을 거쳐 원점회귀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린다. 등산이 목적이 아니라면 가급적 합천 오도산에서 편하게 가조분지 전경을 굽어보길 권한다. -오도산 임도는 승용차로도 너끈히 오를 수 있다. 다만 폭이 좁아 교행하는 데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거리가 10㎞ 정도로, 20분 이상 잡아야 한다. -거창 읍내에도 구도심을 재개발한 문화거리, 신달자 등 유명 시인들의 시비를 세운 죽전도시숲공원 등 볼거리가 있다.
  • 분쟁지 휴전에도 총성 이유 봤더니… 터키가 고용한 용병 수백명이 활동

    분쟁지 휴전에도 총성 이유 봤더니… 터키가 고용한 용병 수백명이 활동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분쟁지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 터키가 고용한 시리아 출신의 용병 수백명이 가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중재한 정전 합의에 두 나라가 동의했지만 지켜지지 않으면서 총성이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수백명이 용병으로 가세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출신 용병들은 전쟁으로 경제가 피폐해진 시리아에서는 상당한 금액인 한 달에 최고 2000달러까지 받는다. 가족을 부양하고자 용병에 가입할까 생각한다는 한 전투원은 WSJ에 “리비아나 아제르바이잔으로 가는 것은 일상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젠 누구와 싸우는지 관심이 없고, 물어보는 것은 돈뿐”이라며 “돈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간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월 1500달러를 받고 아제르바이잔에서 싸우기로 계약한 한 시리아인(38)은 “우리는 죽음으로 내몰리지만 가족을 위한 빵 때문에 간다”고 말했다.분쟁지에 파견된 한 시리아 출신 용병은 전투원들은 9월 중순 이후 한 번에 최대 100명까지이동한다고 했다. 또 다른 시리아 용병은 수백명이 이미 분쟁지로 파견됐다고 털어놓았다. 나고르노 카라바흐로 파견을 기다리는 한 반군은 시리아에서 터키를 통해 전세기를 타고 이동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0일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었던 두 나라를 중재해 정전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양국은 서로 상대방이 먼전 정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계속 싸우면서 민간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관리들은 13일 아제르바이잔이 민간인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아제르바이잔 제2의 도시인 간자 관리들은 도시가 두 번째 포격을 받았다고 반박했다.터키는 과거에도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리아 전투원들을 고용한 바 있다. 미국방부가 지난 7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는 올해 초 리비아 내전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부를 지원하고자 시리아 전투원 5000여명을 보냈다. 터키는 석유가 풍부한 북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이나 협상력을 확대하고자 용병뿐만 아니라 자국군도 보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월 터키 군사 고문관의 지휘 아래 리비아에서 싸우는 시리아 용병을 칭찬하기도 했다. 에르도안은 “우리와 함께 하는 형제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연대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리비아에 가는 것은 정신적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미동맹 신성시 지나쳐” 김태년, ‘한미동맹 선택’ 주미대사 발언 옹호(종합)

    “한미동맹 신성시 지나쳐” 김태년, ‘한미동맹 선택’ 주미대사 발언 옹호(종합)

    “이수혁 발언은 국익 최우선 취지,野 국론 왜곡 편 가르기 시도 멈추라”이수혁 “美도 ‘中경제’ 강조 안 불편하댔다”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이수혁 주미대사의 ‘한미동맹 선택’ 발언 논란과 관련, “이 대사의 발언은 외교에서 국익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라면서 “동맹을 성역처럼 신성시하는 태도는 지나치다”고 옹호했다. “동맹을 성역처럼 신성시하다니,국익 중요하다는게 왜 공격대상이냐”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맹에서 국익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발언이 왜 논란이 되는지, 왜 공격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의아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미는 지난 70년간 굳건한 동맹을 유지해왔고 양국은 앞으로도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의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 국익의 극대화는 외교 전략의 기본이다. 야당은 국론을 왜곡하고 편을 가르려는 정략적 시도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 대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혁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 선택”“한미동맹 미래상 숙고해야” 美국무 “한국, 민주주의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 이어 “그래야만 한미동맹도 특별한 것이다.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의 이날 언급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자신의 과거 발언과 관련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사는 지난달 3일 조지워싱턴대 화상 대담에서는 미중 경쟁의 심화를 거론하며 “우리는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숙고해봐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 동맹이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역내 무역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대사의 발언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식으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에서는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 발언에 대해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응수했다.국민의힘 “경솔·편향적 발언”이수혁 “中 경제 중요성 경험치로 인식” 국민의힘은 이 대사에 대해 “경솔하고 편향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사는 오해가 생긴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그러나 분명히 밝힐 게 있다. 미국과의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구구절절 표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경제정책, 경제문제에 중국에 비중을 둬야 하고,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경험칙”이라면서 “마늘 파동 때 봤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 봤다. 사드 같은 일이 또 생겨서 되겠냐”고 했다. 이 대사는 “내 발언이 서울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 미 고위층에 물어봤다”면서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냐고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은 당연히 중국과의 경제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지현, 부활시킨 낙태죄에 “임신 14주 1일이면 낙태 처벌?”

    서지현, 부활시킨 낙태죄에 “임신 14주 1일이면 낙태 처벌?”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서지현 검사가 ‘임신 14주 이내에 대해서는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정부 형법 개정안에 “일률적으로 ‘14주’, ‘24주’로 규정한 근거는 무엇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서 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활시킨 낙태죄 구성요건의 입증 가능성 측면을 살펴보자. 읽어보면 쉽다”며 “부활시킨 낙태죄 조항을 보면 14주, 24주 기준으로 처벌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임신 14주 초과나 24주 초과는 낙태죄로 처벌하기 위해 입증할 요건이 된다. 그럼 14주, 24주 초과가 입증 가능할까”라며 “임신 몇 주인가는 여성이 진술하는 마지막 생리일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그런데 전에 첨부한 기사에 나와 있듯 생리일을 정확히 아는 여성은 50% 정도뿐”이라며 “마지막 생리일을 모르거나 안다 해도 묵비하거나 허위 진술하면 입증이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14주 혹은 24주면 처벌 안 받고, 14주 1일 혹은 24주 1일이면 처벌받는다는데 1일 차이 정확히 입증할 수 있냐. 입증할 수 없는 낙태죄 규정을 도대체 무엇을 위해 부활시킨 것일까?”며 “금과옥조로 모시는 해외 입법례는 12주, 14주, 22주, 24주 등 매우 다양하고 태아의 독자적 생존 가능 시점은 의료 기술, 접근성, 개인 차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률적으로 규정한 근거가 무엇이냐”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낙태죄 관련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 예고안에 따르면 임신 14주 이내의 경우 임신한 여성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15~24주 내에선 사회·경제적 사유 등이 있는 경우에 인공 임신중절이 가능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주미대사 “한국, 향후 70년도 미국만 선택해야 하나” 폭탄 발언

    주미대사 “한국, 향후 70년도 미국만 선택해야 하나” 폭탄 발언

    李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 선택하는 것사랑하지 않는데 지킨다면 美 향한 모욕”정진석 “한미·한중 동일무게 인식한 것”李 “美, 北 동의하면 종전선언 이견 없어”지성호 방미… 北인권 전문가 면담 추진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한 뒤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의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야만 한미동맹도 특별한 것이다.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야당 의원들이 과거 미중 갈등 관련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하자 이같이 설명했다. 미중 사이에서 국익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 6월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고,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며 반박성 논평을 낸 바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땐 한국이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같은 무게로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는 “당시 발언의 전후 맥락을 보면 미국과의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구구절절 표현하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 그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문제에 중국에 비중을 둬야 하고,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경험칙”이라며 “마늘 파동 때 봤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 봤다. 사드 같은 일이 또 생겨서 되겠느냐”고 했다. 이어 “(미 고위층에게)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냐고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은 당연히 중국과의 경제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이 대사는 “미국이 요구한다고 다 들어줄 것이 아니고 중국이 요구한다고 다 들어줄 수 없다. 국익을 중심에 놓고 주권적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그 정도 능력이 있다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의한 종전선언과 관련, “미국 고위 관료와의 접촉 결과 미국은 북한만 동의한다면 아무런 이견이 없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선언으로서 종전선언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사는 다음달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집권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 간 톱다운 방식 외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외통위 소속인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14~20일 미국 국무부와 북한인권위원회, 미 의회 등을 방문하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등 북한 인권 전문가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 의원은 미국에서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조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여야 동네북’ 된 홍남기, ‘홍두사미’ 가 롱런 비결?

    ‘여야 동네북’ 된 홍남기, ‘홍두사미’ 가 롱런 비결?

    “국민이 뭐라고 하든 말든 (대주주 기준 강화가) 이미 계획한 것이니 가야겠다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니다.”(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재정준칙을 읽어보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다.”(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7일 국감) 지난 7~8일 열린 기재부 국감에서 여야는 내년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 강화와 2025년부터 도입을 예고한 재정준칙을 놓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동네북’처럼 두들겼다. 급기야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 부총리가 재정준칙을 고집하면) 같이 갈 수 없는 측면도 있다”며 해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야당은 물론 여당의 때리기에도 홍 부총리는 당분간 롱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를 맞아 연내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홍 부총리는 유임에 무게가 실린다. 2018년 12월 부임한 홍 부총리는 12일 기준 672일째 재임 중인데, 역대 최장인 윤증현(842일) 전 장관 기록을 넘어 현 정부 임기 말까지 계속 갈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신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의 최대 장점은 온화한 성품이다. 청와대나 다른 인사들과 웬만해선 각을 지지 않는다. 특히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찰떡 궁합’을 보이고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실장의 불협화음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의 이런 성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시절 홍 부총리와 호흡을 맞춘 이 대표는 성실함에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 대표는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이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 가차없이 혼을 내는 스타일인데, 경제 분야는 홍 부총리에게 일임하다시피 맡겼다고 한다. 하지만 홍 부총리의 이런 성품은 ‘양날의 검’처럼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긴급재난지원금과 4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주요 이슈에 대해 소신을 지키지 못하고 정치권에 밀리는 모습을 잇달아 보인 것이다. 부임할 때부터 ‘예스맨’이란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는데 더 굳어졌다. 처음엔 여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가 물러서는 모습이 계속되자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란 말까지 나왔다. 기재부 OB(올드보이·퇴직자)들은 홍 부총리가 ‘곳간지기’의 위상을 깎아먹었다며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홍 부총리가 자신의 경제철학과 정책이 정치권에도 관철될 수 있도록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인호(서울대 교수) 한국경제학회장은 “홍 부총리뿐 아니라 다른 행정관료도 자신의 목소리를 세게 내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홍 부총리가 (재정준칙 도입 등을 밝힌 건) 관료로서 누적된 경험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력을 발휘해 국회를 설득하는 능력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北 피살 공무원 순직 인정 여부 논란... 인사처장 “월북이라면 어렵다”

    北 피살 공무원 순직 인정 여부 논란... 인사처장 “월북이라면 어렵다”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씨의 순직 인정 여부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이날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A씨가 월북 중 피살이면 순직으로 보기 어렵겠느냐”고 묻자,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그렇게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이 해경이나 국방부가 A씨를 월북으로 몰고가고 있다면서 “사실상 유족이라곤 고등학생 아들과 8살짜리 딸이다. 이들이 A씨의 순직을 입증하거나, 월북이란 주장을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순직이라는 입증 책임을 유족에게 지울 게 아니라, 순직이 아니라는 입증 책임을 정부가 부담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황 처장은 “정부가 입증 책임을 갖기는 제도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같은당 박수영 의원은 황 처장을 향해 “100만 공무원의 명예와 인사 문제를 총괄하지 않느냐”며 인사혁신처가 피살 사건 조사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처장은 “사실관계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사망을 했다면 순직 유족 급여를 청구하는 절차가 남아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박 의원은 황 처장이 A씨의 아들이 대통령에게 쓴 공개편지를 읽지 않았다고 밝히자 “아버지가 모범 공무원이었고 평범한 가장이었다며, 명예를 돌려달라고 마무리하는 편지다. 안 읽어보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F1 새역사 초읽기’ 해밀턴, 통산 91승으로 ‘전설‘ 슈마허와 타이

    ‘F1 새역사 초읽기’ 해밀턴, 통산 91승으로 ‘전설‘ 슈마허와 타이

    ‘영국의 자존심’ 루이스 해밀턴(35·메르세데스)이 마침내 세계 최고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의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해밀턴은 11일 밤(한국시간) 독일 뉘르부르크의 뉘르부르크링(5.148㎞·60랩)에서 치러진 2020시즌 F1 월드챔피언십 11라운드 아이펠 그랑프리(GP)에서 1시간 35분 49초64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시즌 7승째. 2위 막스 페르스타펜(레드불)과는 약 4초47 차. 예선에서 같은 팀 발테리 보타스에 뒤져 2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해밀턴은 꾸준히 선두 추격을 이어가다 13랩 첫 번째 코너에서 추월에 성공했다. 머신 오른쪽 앞바퀴에서 돌연 연기가 치솟기도 했던 보타스는 결국 18랩에서 동력 장치 이상으로 기권했다. 2007년 F1 데뷔 이후 14시즌 만에 개인 통산 91승을 기록한 해밀턴은 ‘F1 전설’ 미하엘 슈마허(51)의 안방인 독일에서 그가 보유한 개인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쾌거를 달성했다. 해밀턴은 오는 23~25일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해밀턴은 또 이날 우승으로 챔피언십 포인트 230점을 기록, 2위 보타스(161점)와 3위 페르스타펜(147점)에 크게 앞서며 개인 통산 7번째 드라이버 챔피언을 향해 줄달음을 쳤다. 역대 최다 챔피언 기록은 역시 슈마허가 갖고 있는 7회다.헤밀턴은 우승 뒤 슈마허의 아들이자 F2 드라이버인 믹 슈마허(21·프레마 파워팀)로부터 슈마허가 사용했던 헬멧을 선물 받기도 했다. 해밀턴은 포디움 꼭대기에 올라 “와우! 지금 순간에 가장 적당한 단어를 찾기 어려운 데 분명히 특별한 말이 될 것”이라면서 ”겸손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 슈마허의 헬멧을 들어보이며 “영광”이라면서 “슈마허는 스포츠의 아이콘이자 전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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