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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지금, 이 순간/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지금, 이 순간/작가

    지난 3월 초 만두 에세이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가 나온지라 책에 수록된 전국 만둣집 35군데를 천천히 돌면서 책을 선물해 드리고 있다. 내 발로 직접 가서, 소위 말하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하면서 먹어 보고 느끼면서 한 편 한 편 쓴 글이기 때문에 어느 곳 하나 정이 안 가는 곳이 없었지만, 유독 마음이 쓰이는 곳이 한 군데 있었다. 그 집에 가면 늘 주방 맞은편 방에 한 할머니께서 단정하게 앉아 계셨는데, 할머니의 시어머님이 북에서 내려오셔서 동네 사람들에게 만둣국을 끓여 대접한 것을 시작으로 할머니가 받아서 운영하시고, 지금은 손녀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둣국을 먹은 후 출간까지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책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도 문득문득 떠올랐다. 할머니는 여전히 건강하실지…. 따끈따끈한 신간을 들고 곧장 달려갔다. 잠깐 점심 장사만 하는 곳인데, 아주 조용하고 아늑하다. 혼자 와서 먹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 개운한 만둣국 맛은 어떻고! 혼자 조용히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어머님 세 분이 들어오신다. 워낙 조용한 가게인지라 세 친구분 나누는 대화가 저절로 들어와 꽂힌다. 이야기 소리가 들리자마자 이건 메모해 두어야 할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다. “오이를 이천원에 다섯 개 주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가? 오이소박이 좀 담그게 방법 좀 알려줘 봐요. 새우젓, 멸치액젓, 생강, 마늘… 또 뭐 넣어?” “생강은 안 넣어.” “아, 소금물 팔팔 끓여서 부은 다음 어떻게 해?” 오이소박이 담그는 법을 알려 달라 묻는 분은 이미 조리법을 다 알고 계신다. “그래서 또 뭐 넣어? 부추 넣어야지?” 부추 넣는 것까지 완벽하게 다 알고 계시면서 계속 묻는다. “그럼. 오이랑 부추는 궁합이 맞지.” “아 참, 오이는 십자형으로 썰어서 그 안에 양념 넣지 말고, 그냥 깍두기처럼 버무려 봐. 훨씬 쉬워.” 어느새 질문자에서 사회자로 변신한 오이소박이 어머님. 유쾌한 대화 속에 색다른 조리법까지 선물받으며 만둣국 점심 식사를 마쳤다. 나오는 길에 책을 드리면서 조금은 조마조마했던 질문을 했다. 늘 건넌방에 꼿꼿하게 앉아 계시던 할머니는 이제 가게에 나오시지는 않는단다. 그래도 여전히 정정하시다고 한다. 참 다행이다. 세상에 나오면 언젠가는 사라지는 시간과 공간으로 수렴하는 삶이다. 나 또한 지금은 이렇게 앉아서 글을 쓰고 있지만, 언젠가는 자리에 누울 테고, 그리 누운 채로 사라질, ‘확정’된 여정을 향해 간다. 한때는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사로잡혀 살다가 지친 적이 많았다. 뭐가 그리 불안한지…. 만둣국 한 그릇 먹으며 슬쩍 새로운 오이김치 조리법도 배우고, 할머니 여전히 잘 계신다는 안부도 전해 들었던 그날, 그리고 그 기억을 담는 오늘. 오늘에 깊이 머물러 하루하루 고이 매듭지어 나가려 한다.
  • [TV 하이라이트]

    [TV 하이라이트]

    ●옥탑방의 문제아들(KBS2 저녁 8시 30분) 배우 송지효가 새 MC로 합류한 가수 김종국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선다. 옥탑방을 방문한 송지효는 “종국 오빠, 어머님과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됐는데, 당시 비행기 창문이 덜 닫힌 사고가 있었다. 오빠를 대신해 놀란 어머님을 진정시켜 드렸다”면서 특별한 인연을 공개한다. 이에 김종국은 송지효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각별히 사랑받는 이유를 직접 밝힌다. 한편 송지효는 마흔이 넘어가면서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지 않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30대 때는 어머니가 소개팅을 주선하기도 해 싫은 마음에 그럴 때마다 집을 나가 버렸다며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또 ‘손을 잘 닦는 사람’과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게 잘하는 사람’이 좋다고 솔직하게 이상형을 밝혔다.
  • 박수홍 사망보험 8개…“어머니도 형 편들어”

    박수홍 사망보험 8개…“어머니도 형 편들어”

    방송인 박수홍(52)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친형 측이 동생의 명의로 사망보험 8개에 가입해 논란인 가운데, 박수홍의 형수가 보험설계사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18일 유튜브를 통해 “박수홍의 형수 이모씨가 결혼 전 한 보험사에서 보험설계사로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씨는 지인 상당수를 보험업계로 이끌 만큼 보험 관련 경력이 있었다”며 “(친형 측에) 보험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와중에 이 같은 제보가 왔고, 지인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수홍의 명의로 가입된 보험 8개 모두 치밀하게 설계돼 있었다. 한두 개 보험사에서 다 가입한 게 아니고 다수의 보험사에서 각각 하나씩 가입돼 있었다. 형수가 있던 보험사 보험에도 가입돼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박수홍이 친형 부부의 권유에 따라 보험에 모두 가입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워낙 형과 형수를 믿어 제대로 파악을 않았다고 한다. 일정이 바쁘기도 했고 사망보험을 실손보험인 줄 알았다고 지인들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형과 분쟁 이후 가족은 모두 친형의 편에 서고 있다. 아버님과 어머님 모두 그렇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박수홍은 어머니를 걱정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앞서 박수홍의 친형 가족은 박수홍의 명의로 사망보험 8개를 들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 보험의 수혜자는 친형 가족이 지분을 100% 가진 회사였다. 박수홍은 30년 동안 100억원 가량의 출연료와 계약금을 떼였다며 친형 부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 ‘골반 성형설·갈비뼈 제거설’ 언급한 야옹이 작가, 몸매 어떻길래

    ‘골반 성형설·갈비뼈 제거설’ 언급한 야옹이 작가, 몸매 어떻길래

    웹툰 ‘여신강림’의 야옹이 작가가 자신을 둘러싼 성형설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 트렌드를 읽는자들 특집으로 전현무, 야옹이 작가, 위너의 민호, 한석준이 출연했다. 이날 그는 작가 활동명에 대해 묻자 “정체를 드러내고 데뷔하고 싶지 않았다”며 “그러다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김에 야옹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어머님들이 저를 알아보시곤 고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웃었다. 이어 야옹이 작가는 쇼핑몰 피팅모델이던 이력을 언급하며 “웹툰 홍보라 오해할까 정체를 숨겼다. 1년 정도 지나고 웹툰 고정팬층이 생겨 이때는 공개해도 되겠다 싶어서 공개하게 됐다”고 했다. 야옹이 작가는 형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야옹이 작가는 “얼굴을 다 뜯어고쳤다는 루머가 돌더라”며 “고치긴 했는데 다는 아니고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진 찍는 직업(피팅모델)을 가졌다보니 사진이 잘 나올 정도로만 고친 것”이라며 “악플이 너무 심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골반 성형설 또한 사실이 아니라면서 “갈비뼈를 제거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럼 어떻게 살겠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웃찾사 ‘차오차오’ 유행어 남겼던 개그맨 “생존율 10% 백혈병 진단받고 투병”

    웃찾사 ‘차오차오’ 유행어 남겼던 개그맨 “생존율 10% 백혈병 진단받고 투병”

    ‘웃찾사’ 출신 개그맨 정세협이 백혈병으로 투병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푸하하TV’의 ‘심야신당’ 코너에는 ‘개그맨 정세협에게 죽음을 이야기한 정호근 선생님’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정세협은 과거 ‘웃찾사’에서 ‘차오차오’라는 유행어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개그맨이다. 이날 정세협을 본 정호근은 “눈이 해맑다. 동심의 세계 속에서 뛰어 노는 아이 같다. 그렇지만 고집도 많다”고 첫 만남과 사주로 본 정세협의 성격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러더니 “30대 초반부터 잘못하면 세상 사람 아니라는 운이 와 있었다. 전조 증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느 순간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을 거다”라고 말해 정세협을 놀라게 했다. 이에 정세협은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병원에 바로 입원을 하고, 전혀 아프지도 않은데 생존율이 10% 된다고 하고 의사 선생님은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했다. 좋은 병원을 가고 교수님을 만나도 아무렇지 않은데 ‘너는 거의 죽을 상황이다’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정세협은 결국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에만 매진했다. 그는 “무서운데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었다. 백혈병 원인도 몰랐다. 어머님이 거의 5년 동안 간호해주셨다. 밥을 먹을 때도 그릇도 삶아야 되고 한 끼 먹을 때 숟가락을 삶아야 했다. 저도 사회와 단절돼서 살았지만 어머니도 단절돼 살았다”라며 “그거 보고 이겨내서 내가 정말 잘해드리고, 제 주위 사람들한테도 잘해드리면서 살려고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다”고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정세협은 어렵게 골수 이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세협은 “가족들. 형이 있는데, 형제가 맞을 확률이 25% 되는데 안 맞았다. 국내에 골수 기증자분을 찾아봤지만 맞는 골수가 없었다. 아시아계에서 하는데, 거기서도 없었다. 서양 쪽에도 알아봤지만 맞는 골수가 하나도 없었다. 정말 어쩔수 없다 했는데, 그런데 정말 기적적으로 중국에서 두 분이 맞는다고 했는데, 그 중 한 분이 (이식을) 해주셨다. 지금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 세계 울린 대본 없는 드라마… 생이별의 설움 담은 OST [이호섭의 트로트 숨결]

    세계 울린 대본 없는 드라마… 생이별의 설움 담은 OST [이호섭의 트로트 숨결]

    30여년 만의 혈육 상봉 방송 계기‘아버님께’의 가사 바꿔 명곡 탄생‘신인’ 설운도, 상봉 장면마다 절창하루 만에 히트… 인기가수로 변모방송 관련 영상 등 세계기록유산에전 세계는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공분하고 있다. 그리고 조국을 지키기 위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애국심을 응원하는 한편으로, 노약자들의 피란 행렬이 말해 주는 가족 간 생이별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이런 참상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결코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 까닭은, 우리 역시 72년 전에 똑같은 생지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6·25전쟁으로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겼다. 그러나 남북 간의 정치체제가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나뉘고, 설상가상으로 통일이 되지 못한 채 38선을 분계로 휴전이 됨으로써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길조차 원천적으로 막히고 말았다. 그래서 부모 자식과 혈육을 그리는 단장의 노래 ‘잃어버린 30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잃어버린 30년’은 단 하루 만에 만들어져 KBS가 1983년 6월 30일 첫방송을 시작한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통해 역시 단 하루 만에 히트한 진기록을 가진 노래이다. 아무리 TV와 라디오와 같은 대중매체를 통한 홍보일지라도, 단 하루 만에 히트한 노래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 노래로 가요계의 기린아로 등장한 가수 설운도는 1982년 서바이벌 오디션 KBS ‘신인탄생’을 통해 등장한 주목받는 신인이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었다. 본명이 이영춘인 설운도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평소 나훈아를 좋아했던 그는 나운도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다가 ‘잃어버린 30년’의 원곡인 ‘아버님께’를 낼 무렵, 음반 제작자의 제안에 따라 예명을 설운도로 고쳤다. 이런 설운도에게 드디어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는 행운의 순간이 다가왔다. 작곡가 남국인으로부터 ‘아버님께’라는 곡을 받아 음반을 냈지만 이렇다 할 반응은 없었다. 바로 이때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라는 전 세계인을 울린 대본 없는 드라마가 시작됐다. 당시 이산가족 첫 상봉의 분위기를 ‘한국방송 70년사’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태풍 전야의 적막. 그런 긴장된 순간이 이어지던 어느 순간, 별안간 중앙 홀 바깥이 떠들썩하더니 5~6명의 중년 남녀들이 누군가의 이름을 외치며 뛰어들었다. 목이 메어 말도 제대로 못하는 이들을 진정시킨 후 확인반이 그들을 홀 안으로 안내하는 순간, 출연자 한 사람이 홀 안쪽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마주 달려갔다. 포옹, 통곡, 서로 얼싸안고 다시 이름을 부르며 만남의 기쁨으로 눈물을 쏟는 모습….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생사조차 모르던 혈육을 다시 만난 그 벅찬 반가움과 헤어져 살던 서러움이 한데 뒤엉켜 서로 부둥켜안고 울부짖는 감동적인 장면…. 그것은 어느 드라마의 극적 장면보다도 진했다.’눈물겨운 상봉 장면을 지켜보던 설운도의 음반 제작자는 순간 무릎을 탁 쳤다. 그리고 바로 작사가 박건호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님께’의 가사를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생방송에 맞게 고쳐 달라고 부탁했다. 박건호는 당일로 다음과 같이 가사를 바꿔서 가져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리웠던 삼십 년 세월/ 의지할 곳 없는 이 몸 서러워하며/ 그 얼마나 울었던가요/ 우리 형제 이제라도 다시 만나서/ 못다 한 정 나누는데/ 어머님 아버님 그 어디에 계십니까/ 목 메이게 불러봅니다’ 단 하루 만에 면모를 일신한 ‘잃어버린 30년’을 설운도는 눈물의 상봉 장면마다 절창해 단 하루 만에 히트시켰다. 4시간 45분간의 첫 생방송 동안 850가족이 출연, 36건의 상봉이 이뤄졌다. 급한 김에 반주(MR)를 새로 녹음할 겨를이 없어 ‘아버님께’ 반주를 그대로 사용했다. 이날부터 설운도는 아예 방송국 근처에 대기한 상태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끝난 11월 14일까지 4개월간 이 곡을 수백 번도 넘게 불렀다고 한다.138일 동안 생방송으로 방영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세계 방송 사상 미증유의 대기록을 수립했고, 이 프로그램과 관련된 영상물과 사진 등 기록물은 2015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설운도는 이후 파죽지세로 상승하던 인기가 한때 꺾여 일본으로 건너가 활동하기도 했으나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에 필자가 작사하고 설운도가 작곡 및 노래한 ‘원점’이, 전국노래자랑에서 이 노래를 부른 오세근에 의해 화제의 곡으로 크게 히트할 무렵 그는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필자가 작곡, 김병걸이 작사한 ‘다함께 차차차’로 다시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를 계기로 이전에 발표한 ‘마음이 울적해서’, ‘나침반’, ‘혼자이고 싶어요’ 등이 다시 사랑을 받았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 간의 이별이 시시각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다수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결사항전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러시아의 무력침공에 대항하는 한편으로는 노약한 부모님과 아이들을 국경 밖 안전한 지역으로 소개시키기 위한 피란 행렬도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크라이나가 겪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도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으로 인해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참상과 상흔을 우리 기억과 몸속에 내상(內傷)으로 간직하고 있다. 72년 전 우리가 이미 뼈저리게 경험했듯이 전쟁은 사람의 목숨만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인륜은 물론 우리의 꿈과 희망마저 모조리 파괴한다. 이로써 우리는 ‘자기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을 때는 언제든지 침략을 당할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그리고 위기에 처했을 때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협조를 받을 만한 외교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잃어버린 30년’을 통해 72년 전 갈기갈기 찢겼던 우리의 뼈아픈 과거를 본다. 작곡가·문학박사
  • 땅도 金도 빼앗겨도 한바탕 웃음… 슬프도록 신명 나는 ‘치유의 가락’

    땅도 金도 빼앗겨도 한바탕 웃음… 슬프도록 신명 나는 ‘치유의 가락’

    원제목은 김용환의 ‘눈깔먼노다지’수탈된 아픔, 신명으로 치환한 ‘만요’38세 요절할 때까지 가수·배우 활약 동생 김정구가 이어 부르며 알려져‘서울구경’ ‘오빠는 풍각쟁이’ 등 계승감내하기 힘든 슬픔과 고통을 겪었을 때 그것을 오히려 웃음으로 풀어 내는 슬기는 우리 한민족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특히 국권을 강탈당한 일제 강점기에 시대적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 치유 형식의 가요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그중 하나가 만요(漫謠)다. 만요는 1930년대에 나타난 익살과 해학을 담은 노래로, 웃음과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코믹 송 장르다. 음악적으로는 트로트와 신민요는 물론 재즈 등 다양한 형식을 갖췄으며, 노랫말에 해학 및 골계적 성분이 있어 다른 장르와 변별된다. 이 같은 만요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노래가 김용환이 처음 부른 ‘노다지 타령’이다. ‘노다지 노다지 금 노다지/ 노다지 노다지 금 노다지/ 노다진지 칡뿌린지 알 수가 없구나/ 금 당나귀 나올까 기다렸더니/ 칡뿌리만 나오니 성화가 아니냐/ 엥야라차 차차 엥야라차 차차’‘노다지 타령’은 빅타레코드에서 1939년에 출반한 곡으로 ‘정어리 타령’과 함께 실렸다. 김용환이 곡을 쓰고 김성집이 가사를 붙인 이 곡은 출반 당시 ‘눈깔먼노다지’라는 제목이었지만, 김용환이 세상을 뜬 1949년 이후부터는 동생 김정구가 부르면서 대중에게는 김정구의 ‘노다지 타령’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노다지’는 풍부한 광맥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 확장해 금이나 재물 또는 행운을 뜻하기도 한다. 조선 말기 서세동점하는 열강들에 밀려 조선은 광물채굴권, 삼림벌목권, 철도부설권 등 자원에 대한 권리를 속속 외국에 내줬다. 이때 미국은 금광 사업에 관한 이권을 차지했다. 미국은 평안도 운산 광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금 채굴에 조선인 노동자를 고용했다. 노동자들이 금을 발견하고 일제히 “금이다”를 외치면, 미국인 감독이 달려와 눈을 부릅뜨고 만지지 말라며 “노 터치!”(No touch)를 외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운산 일대의 주민들이 미국 금광회사의 철조망으로 모여들자 이를 제지하려는 미국인들의 ‘노 터치’를 ‘노다지’로 알아들었다는 견해도 있다. 운산 금광에 노다지가 쏟아진다는 소문은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조선인 사업자들도 운산 금광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근대식 광산 기술자와 채광 기계를 갖춘 미국인들과 달리 전근대식으로 금맥을 찾는 조선인 사업자는 경쟁이 될 수 없었다. ‘집 팔고 논 팔아서 모조리 바쳤건만’이란 가사에서 보듯이 전 재산을 금광에 투자했지만 ‘나오라는 노다지는 안 나오고 칡뿌리나 도라지만’ 나오는 상황인 것이다. 조선인에게는 보이지도 않고 미국인에게만 보이는 노다지. 그래서 ‘눈깔먼노다지’인 것이다. 그래도 화자는 자신의 노다지 사업을 ‘하룻밤 흥망춤’에 비기며, ‘물레’처럼 돌고 도는 세상의 이치와 같이 곧 대운이 터질 것을 꿈꾸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노다지 타령’은 굿거리 장단의 신명 나는 신민요이지만, 우리 땅에 묻힌 금을 남이 파 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던 수탈의 아픔이 녹아 있다. 그러나 원통하고 분하다고 해서 외세에 무작정 대항하면 혹심한 탄압을 받는 것은 물론 조선의 존립조차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리하여 골계적으로 외세의 수탈행위가 부당함을 고발하고, 내적으로는 슬픔을 한바탕 웃음으로 치환한 만요라는 장르가 탄생한 것이다. 강홍식의 ‘유쾌한 시골영감(서울구경)’, 박향림의 ‘오빠는 풍각쟁이’, 이종조·이진진의 ‘영감타령(잘했군 잘했어)’, 김용환의 ‘장모님전 항의’, 김정구의 ‘왕서방 연서’ 등에서도 볼 수 있듯 만요에는 풍자와 낭만, 해학이 서려 있다. 이 같은 만요의 전통은 해방 이후에도 한복남의 ‘빈대떡신사’, 김용만의 ‘월급날 맘보’, 최희준의 ‘엄처시하’로 이어졌다.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 문희옥의 ‘천방지축’, 김용임의 ‘서울은 가고 있다’ 등도 만요 장르를 계승하는 노래들로 볼 수 있다.김용환은 ‘눈물 젖은 두만강’으로 유명한 가수 김정구의 형이며, 소프라노 김안라의 오빠다. 1912년생인 그는 38세에 사망할 때까지 음악인으로서의 재능을 펼치며 일제 강점기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다. 1930년 무렵 원산 지역 극단에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배우 겸 가수로 활약했다. 1933년 ‘이팔청춘’을 발표했고 왕수복과 듀엣으로 ‘최신 아리랑’을 냈다. 1943년 나운규의 극영화 ‘아리랑’을 악극으로 해석해 주연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악극 ‘심청전’에서는 심봉사 연기를 펼쳤고, 아세아가요단을 운영하며 ‘심청전’으로 전국을 순회했다. 작사와 작곡에도 능해 ‘눈깔먼노다지’ 외에도 ‘장기타령’, ‘정어리타령’, ‘꼴망태 목동’, ‘가거라 초립동’, ‘어머님 전상서’ 등 작품이 있다.김정구는 그의 형 김용환 사후 한평생 ‘노다지 타령’을 그의 무대에서 불렀다. 1936년 뉴코리아레코드에서 김용환 작곡의 ‘삼번통 아가씨’를 최선과 듀엣으로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1938년 만요 ‘왕서방 연서’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김정구는 ‘왕서방 연서’를 노래할 때면 이를 까맣게 칠해, 마치 이가 빠진 우스꽝스러운 중국인처럼 분장하고 노래를 불러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어린아이들도 ‘띵호와 띵호와’를 합창할 만큼 대단한 인기였다. 무대에 가만히 서서 정적으로 노래하던 당시 기발한 만요에 파격적인 제스처와 코믹한 율동을 곁들여 부르며 최고의 스타로 각광받았다. ‘앵화폭풍’, ‘총각 진정서’, ‘모던 관상쟁이’, ‘복덕장사’, ‘십삼도 총각회의’ 등이 당시 대표곡이었다. 이후 국민가요가 된 ‘눈물 젖은 두만강’과 ‘바다의 교향시’로 오랫동안 사랑받았고, 1975년 가요계 사상 처음으로 회갑 기념 쇼를 열었다. 1980년 대중 가수로는 처음으로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았고, 1998년 미국에서 노환으로 타계했다. 작곡가·문학박사
  • “올해 설에도 도련님·아가씨? 대신 ○○씨 어떤가요”

    “올해 설에도 도련님·아가씨? 대신 ○○씨 어떤가요”

    매년 명절이면 반복되는 호칭 논란“불평등한 호칭 바꾸자” 논의 수년째“친가·외가 대신 ‘본가’로 풀어 써야” “‘도련님’이나 ‘아가씨’ 대신 ○○씨, ○○님으로 부르면 안 되나요?” 매년 명절이면 반복되는 호칭 논란. 불평등한 호칭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수년째 이어오고 있지만, 이에 적극적인 가정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혼한 여성들은 남편 형제자매에게 사용하는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 등의 호칭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성차별적이라고 호소한다. 가족 내 불평등한 호칭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여성가족부는 2019년 추석 당시 ‘평등한 가족 문화 조성 캠페인’을 펼쳤다. 가족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명절을 함께 만들자는 취지였다. 여가부는 배우자의 부모를 모두 아버님·아버지 또는 어머님·어머니로 부르는 것을 제안했다. 또 도련님, 아가씨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호칭을 ○○씨로 부르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가부는 “문제 제기가 계속됨에 따라 전문가 검토를 거쳐 종합한 가족 호칭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서울시여성가족재단도 2020년 설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성 평등한 표현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 ‘친가’와 ‘외가’라는 말은 각각 ‘아버지 본가’, ‘어머니 본가’로 풀어 쓰자는 제안이다. 아빠 쪽은 가깝게 ‘친할 친(親)’을 쓰고 엄마 쪽은 멀게 ‘바깥 외(外)’를 써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등으로 차별해 부르지 말고 ‘할머니’, ‘할아버지’로 통일해 부르자고 재단은 제안했다. 또 ‘시댁’은 남성 쪽 집안만 높여 부르는 표현이므로 여성 쪽 집안을 부르는 ‘처가’와 마찬가지로 ‘시가’라고 바꿔 부를 것을 제안했다. 국립국어원도 2020년 언어 예절 안내서를 발간해 도련님이나 서방님 대신 이름을 직접 말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안내서는 여성이 본인 부모 집을 지칭하는 말인 ‘친정’에 대해서도 “지금은 결혼한 남자도 처가와 가깝게 지내기 때문에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쓸 수 있는 말인 ‘본가’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 평등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 호칭 개선 노력은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호칭 개선에 나섰다가 이를 ‘전통’이라고 여기는 윗세대와의 갈등을 겪었다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요즘 많은 여성들이 부르기 불편해하는 도련님, 서방님 등의 호칭은 가족 내 합의만 있어도 이름에 ‘씨’나 ‘님’을 붙여 바꿀 수 있다. 올해 설에는 시대와 괴리가 큰 호칭들을 바꾸자는 논의를 가족 내에서 시작해보면 어떨까.
  •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빈소 이틀째 추모 발길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빈소 이틀째 추모 발길

    배은심 여사 별세 이틀째인 10일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는 종교계,정치계,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인사와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이날 빈소를 찾아 “배은심 여사께서 하늘에서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우리나라 민주화는 민주 열사들의 피와 땀의 세례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며 “장한 민주열사를 아들로 낳아주신 여사님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1970년 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씨는 이날 홀로 배 여사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헌화와 분향을 마친 전씨는 상주들의 손을 맞잡거나 포옹하며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이들의 심정을 위로했다. 전씨는 “어머니,이제 한열이도 만나고 5·18 때 금남로와 도청을 사수했던 민주주의 혁명군도 만나시기를 바란다”며 “어머니의 힘찬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날 배 여사 빈소에는 영화 ‘1987’로 인연을 맺은 장준환 감독도 찾아왔다.제주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장 감독은 이날 제작사 관계자와 함께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분향을 마치고 나서 1시간가량 빈소에 머물며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겼다. 장 감독은 “30여 년을 치열하게 투사로 살아오신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서 아드님과 만났을 것”이라며 “편안하게 쉬면서 많은 이야기 나누셨으면 좋겠다”고 추모의 말을 남겼다. 배 여사의 아들인 이한열 열사의 모교 후배들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광주 진흥고등학교 2학년생이자 ‘이한열 장학생’으로 선발된 A군은 이날 담임 선생님과 함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A군은 이 열사의 정신을 이어가는 대학생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유가족에게 다짐했다. 송선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도 빈소를 찾아 배 여사를 추모했다. 송 위원장은 “민주화운동을 하는 모든 분에게 힘과 용기를 주셨는데 갑자기 떠나셔서 한없이 슬프고 괴롭다”며 “남은 사람들이 어머님께서 못다 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참여한 이낙연 전 대표,김두관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야권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대신해 부인 김미경 서울대학교 교수가 권은희 원내대표와 함께 배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오후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빈소를 찾는다. 배 여사는 지난 3일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8일 퇴원했다. 이후 다시 쓰러져 전날 오전 5시 28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숨졌다. 배 여사는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아들인 이 열사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참여해 대학생·노동자·농민 등의 민주화 시위·집회 현장에 앞장섰다.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한 배 여사의 장례식은 시민사회단체 주관으로 ‘민주의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장례는 전날부터 사흘 간 진행되며 오는 11일 오전 9시 발인해 망월동 8묘역에 안장된다. 발인에 앞서 이날 오후 7시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의 삶과 민주화 투쟁 과정을 조명하는 ‘추도의 밤’이 펼쳐진다.
  • 아들 이한열 열사 곁으로… ‘민주화의 어머니’ 떠나다

    아들 이한열 열사 곁으로… ‘민주화의 어머니’ 떠나다

    ‘6월 항쟁’ 李 최루탄에 숨진 뒤유가협 회장 맡아 각종 시위 참여422일간 농성… 보상법 이끌어내 文대통령·대선 후보들 애도 표명사회장 치러… 내일 망월묘역에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9일 오전 5시 28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별세했다. 82세. 고인은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전날 퇴원했다. 퇴원 후 건강을 회복한 것처럼 보였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졌다. 가족이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소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고인은 1987년 6월 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아들이 경찰 최루탄에 맞아 숨진 뒤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해 민주화 시위·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힘을 보탰다. 수없이 이어진 5·18민주화운동 시위 현장 등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민주화’를 외쳤다. 1998년부터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 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끌어냈다. 2009년에는 용산 참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용산 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정치권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광주 조선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와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 간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면서 “고인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인과의 오랜 인연으로 호상(護喪)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유가협 유족들에게도 “얼마나 마음이 아프신가”라며 위로를 건넸다. 유족들은 “이렇게 아픔을 어루만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이날 저녁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제 이 세상은 우리들께 맡기고 편안하게 영생하시면 좋겠다”며 “평생 자식을 가슴에 묻고 고통 속에 사셨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유가협 관계자는 이 후보에게 고인이 생전 염원한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힘써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취재진 역시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이 후보는 즉답을 피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페이스북에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열사와 여사님의 그 뜻, 저희가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페이스북에 “감히 넘볼 수 없는 숭고한 정신과 꼿꼿함을 남기셨다. 어머님의 뜻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면서 살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민주화유공자법과 관련해 “국회에서도 추가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며 “유가족들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이 고문단을 맡았다. 이한열기념사업회와 광주전남추모연대, 유가협은 장례위원회를 꾸리면서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잠정 결정했다. 분향소는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1분향소와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 마련됐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며 10일 오후 7시 광주·서울 분향소에서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린다. 11일 발인을 마치면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노제를 한 뒤 아들이 있는 망월묘역(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치된다.
  • 정치권, 일제히 故 배은심 여사 애도 “민주주의 가치 지키겠다”

    정치권, 일제히 故 배은심 여사 애도 “민주주의 가치 지키겠다”

    이재명 “오로지 이 나라 민주주의 위해 노력”윤석열 “고인의 뜻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다”안철수 “어머니의 뜻 깊이 새기며 살아가겠다”정치권이 9일 별세한 고(故)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에게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6월과 민주주의의 어머님, 배은심 여사님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1987년 6월 이한열 열사가 산화한 이후 어머님께서는 무려 34년 동안 오로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오셨다”고 추모했다. 그는 “어머님께서는 숱한 불면의 밤을 수면제를 쪼개어 드실지언정 전국민족민주열사유가족협의회의 일이라면 전국을 다니셨다”며 “이 열사 추모식과 6월 항쟁 기념식이 찾아오면 참석자 한분 한분에게 ‘고맙다’고 말씀해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오직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비통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다”며 “어머님의 뜻을 가슴 속에 깊이, 단단히 새기겠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반드시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송영길 대표도 “계룡산 자락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우리 시대 모두의 어머니셨던 배은심 여사님의 부음을 마주한다”며 “산사를 휘감는 겨울바람이 슬픔을 더한다”고 애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과 이한열기념사업회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께서는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지난 35년간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해오셨다”며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님의 그 뜻,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화를 위한 고인의 삶,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전한 민주화의 열망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답할 수 없지만, 우리는 고인이 평생 꿈꿔왔던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조금이나마 그 뜻을 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이한열의 어머니이자 우리의 어머님이신 배은심 여사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어머님은 자식에 대한 사랑을 대한민국 미래 세대 모두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켰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뜨거운 불씨였다”며 “어머님은 그런 아들을 가슴에 묻은 채, 더 많은 우리의 아들딸들이 똑같은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한걸음에 달려가 지켜줬다”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저 역시 광주를 찾을 때면 어머님을 찾아뵙거나 안부를 여쭙곤 했다”며 생전 대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힘드실 텐데 몸을 챙기시라”고 하자, 배 여사는 “가족답게, 어머니답게 살기 위해 그런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좀 더 밝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안 후보는 “어머님의 뜻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면서 살겠다”며 “하늘나라에서 사랑하는 아드님과 함께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누리소서”라고 전했다.
  • “5000원에 친구 엄마 목소리 구해요”…당근마켓 올라온 글

    “5000원에 친구 엄마 목소리 구해요”…당근마켓 올라온 글

    “5000원에 친구 엄마인 척 전화해 줄 분 구해요” ‘당근마켓’에 올라온 글이다. 자신의 엄마에게 전화해 1분 정도 연기를 하면 5000원을 준다는 제안이었다. 중고 물품을 사고 파는 걸 넘어 벌레 잡기, 전구 갈아주기 등의 서비스도 거래되기 시작한 당근마켓.28일 온라인상에서 화제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당근마켓에는 “크리스마스에 외박이 하고 싶은데 친구 어머님인 척 전화해주실 분 구해요”라며 ‘엄마 대행 전화’ 모집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크리스마스날 친구 집이 비어 외박을 계획하고 있던 중 난관에 봉착했다. 엄마가 외박을 허락하지 않은 것. 고민에 빠진 A씨가 생각해낸 방법은 누군가 친구 엄마인 척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시키는 것이었다. A씨는 대본도 이미 짜놓았고 변수도 생각해놨다. 그는 딱 1분만 전화 통화를 하면 그 자리에서 5000원을 주겠다고 말했다. 또 A씨는 “참고로 만나서 전화해 주셔야 한다. 편하신 곳으로 제가 직접 가겠다”며 제안했다. A씨의 부탁을 들어줄 사람이 나타났는지에 대한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은 “귀엽다”, “별별 게시글이 다 올라오네”, “황당하다”, “이해가 간다”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덩치 크고 무섭게 생긴 분을 찾아요”…한 여성이 올린 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앱에는 하객 대역, 부모님 대역 등 단순 중고거래를 넘어선 대역 구인글이 종종 올라온다. 최근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윗집 청년들에게 따져줄 ‘대타’를 찾는다는 글도 올라왔다. 사례비는 1만원이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근처에 계신 덩치 크고 무섭게 생기신 남자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층간소음에 둔감한 이웃집에 심리적 압박을 가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구인글을 작성한 B씨는 그간 윗집 때문에 자신이 겪어야 했던 피해를 나열하기도 했다. 윗집 사람들이 심할 때는 새벽 3, 4시까지 쿵쿵 뛰기도 한다고 했다. B씨는 “여자 혼자라 무서워서 윗집에 찾아가 항의하지도 못한다”며 “지나치는 길에 윗집 사람들을 몇 번 마주쳤고 그때마다 얘길했지만 전혀 통하질 않는다”고 한탄했다. 글만 봐서는 B씨가 원하는 항의 발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윗집 사람들에게 협박으로 들릴 만한 말을 했다간 형사책임을 질 수도 있다.당근마켓 가이드라인 발표 “필터링과 내부 모니터링 할 것” 앞서 당근마켓에서는 신생아를 거래한다는 글, 담배 대리구매 요청 글 등이 올라와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11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지침)’을 발표하면서 가족·친구·지인 등 생명을 판매하는 행위, 신체·장기를 판매하는 행위, 생명의 소중함을 스스로 버리는 행위, 불건전한 만남이나 마사지 등을 요구하거나 홍보하는 행위, 성매매나 그에 준하는 행위, 입었던 속옷을 요구하거나 의도적으로 판매하는 등 불건전 행위를 한 이용자를 영구적으로 퇴출해 다시 가입할 수 없게 규정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사회 통념상 용인하기 어려운 글이 올라올 시 비노출·강제 로그아웃·한시적 또는 영구적인 서비스 이용 제재·수사기관 연계 등의 방침을 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당근마켓은 부적절한 게시물에 대해 인공지능(AI) 필터링과 내부 모니터링 등 기술적 작업을 통해 제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산타 인형·트리 나오면 ‘체포’… 북한, 공포의 크리스마스 [김유민의 돋보기]

    산타 인형·트리 나오면 ‘체포’… 북한, 공포의 크리스마스 [김유민의 돋보기]

    크리스마스를 맞아 전 세계가 축제 분위기였지만 북한은 특별단속으로 공포의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10주기(12월17일)까지 애도기간을 선포한 데 이어 연말까지 특별경비주간을 지시해 주민들을 단속하고 있다. 헌법을 통해 명목상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북한은 극소수의 교회나 성당이 성탄 예배나 미사를 열긴 하지만 주민의 종교 활동은 처벌 대상이다. 따라서 북한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외국 영화나 소설 등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존재를 ‘세계적인 축제’의 날로 알고 있는 주민들이 많고, 이 때문에 단속은 점차 강화되는 모양새다. 대북매체 데일리NK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총으로 무장한 보위국과 안전국 기동타격대까지 총동원한 상태”라며 “이상한 노래가 나오거나 밤늦게까지 불이 새 나오는 세대, 연말 먹자판을 벌리는 대상들을 다 단속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연말 모임이나 음주, 노래 모임을 금지하는 구체적인 방침도 내렸다. 무역을 통해 얻은 산타 인형이나 남한의 콘텐츠, 트리 그림도 단속 대상이다. 북한 당국은 이같은 물건이 발견될 시 즉시 체포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매체는 이를 두고 “젊은이들 중심의 크리스마스 문화를 근절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트리 대신… 3대 ‘백두혈통’ 기념일 북한은 크리스마스 트리 대신 이른바 3대 ‘백두혈통’ 일가의 기념일을 내세웠다. 12월 24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날이자 김정일의 생모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모인 김정숙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1991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돼 올해가 30주년이 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땅 어디에나 장군님(김정일)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다함 없는 경모의 정이 차 넘치고 있다”며 최고사령관 추대일을 기념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의 오늘’ 또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신 30년’이라고 쓰인 배너를 홈페이지에 내걸기도 했다. 1917년 12월 24일 출생한 김정숙의 생애를 조망하는 기사들도 배너와 함께 배치됐다. 조선의 오늘은 ‘혁명의 미래를 안아 키우신 백두산 여장군’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늘은 온 겨레가 항일의 여성 영웅으로 끝없이 칭송하는 김정숙 어머님의 탄생 104돌이 되는 뜻깊은 날”이라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조선중앙TV는 기록영화 ‘위대한 영장을 모시어’ 등 김정일의 ‘선군업적’을 찬양하는 프로그램과 김정숙의 이름을 딴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을 소개했다.
  • 이재명 초교 은사 “상처 안되는 말 골라해야”…李 “맞는 말”

    이재명 초교 은사 “상처 안되는 말 골라해야”…李 “맞는 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 이틀째인 11일, 자신의 고향에서 초등학교 동창과 은사를 만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경북 봉화의 만산고택에서 진행하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한 ‘명심스테이: 반갑다 친구야’에 출연, 초등학교 시절 은사인 박병기 씨와 모교인 안동 삼계초등학교 동창 세 명을 만나 추억을 공유했다. 사회를 보던 박성준 의원이 “후보의 1학년 때 성적표를 보니 ‘동무들과 잘 놀며 씩씩하다’ ‘활발하지만, 고집이 세다’고 평가했더라”라고 하자, 은사인 박 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후보가) 공부를 잘했냐고 묻는데, 공부를 잘 하는 게 다는 아니다”라고 답해 웃음을 끌어냈다. 이어 한 친구가 “이 친구(이 후보)는 공부하고는 뒷전이었다. 학교 갔다 와서 어느 날 (성적) 통지표를 찢어버리더라”고 회고하자, 이 후보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동창들은 대체로 이 후보를 ‘재발랐다’(동작이 재고 빠르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코찔찔이가 시장에 도지사, 그리고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웃으며 “내가 어린 시절 도서관 책을 거의 다 읽었다. 인생에서 책을 젤 많이 본 시기가 초등학교 시기”라고 받아쳤다. 이들은 이 밖에도 이 후보가 초등학교 시절 빌린 돈 60원을 성남으로 이사한 후 편지를 보내 갚은 일화, 어린 시절 근처 논밭 서리를 다닌 추억, 준비물 준비를 하지 못해 화장실 청소를 하던 기억 등을 회상했다. 한편 동창들은 이 후보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는 “배고파서 물을 먹던 골짜기 출신이 아무것도 없이 이렇게 혼자 올라온 것이 애처롭기도 하다”며 “힘이 없으니 도와주지도 못하고, 마음만 참 그렇다”고 말했다. 은사 박 씨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을 언급하며 “전 시장이 빚을 많이 진 것을 다 갚고, 잘 사는 성남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읽었다”며 “훨씬 큰일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컸다는 기분이 들어 정말 뿌듯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박 씨는 “선거라는 것이 말 한마디가 큰 충격을 준다”며 “공식 석상이나 SNS에서 말할 때 정돈된 말, 다른 사람에게 상처 되지 않는 말 좀 골라서 해달라”는 쓴소리를 덧댔다. 이에 이 후보는 “맞는 말이다. 다른 사람 이야기도 잘 들어야죠”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좀 전에 (봉화에 있는) 아버님 어머님 산소에 갔다 왔다. 저도 결국 그 옆에 묻힐 것”이라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정치란 현실이라 (지지율이 안 나온다)”며 “기회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여태까지 색이 똑같아서, 빨간색이라 찍었는데 솔직히 대구 경북 망하지 않았냐”며 “제 고향에서 지지를 못 받으면 남의 고향에서 좀 그러니까 고향 어른들 많이 좀 도와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 생후 20개월 딸 성폭행 살해 20대 아빠…사형 구형

    생후 20개월 딸 성폭행 살해 20대 아빠…사형 구형

    생후 20개월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아이스박스에 숨긴 20대 아빠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대전지검은 1일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유석철)가 연 결심공판에서 아동학대 살해 및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29)씨에게 이같이 구형한 뒤 45년 간 위치추적장치 부착과 15년 간 화학적 거세(성충동약물치료) 등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양씨의 아내 정모(26)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 간 아동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 등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양씨의 범죄는 수법이 끔찍하고 잔악해 극형이 불가피하다”며 “생후 20개월 딸을 성적욕구 대상으로 강간하고 추행했다. 심지어 딸의 다리를 당겨 부러뜨리고 벽에 집어던져 무참하게 살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숨진 딸을 아이스박스에 숨긴 뒤 친구를 만나고 술을 마시며 유흥을 즐겼다”면서 “말 못하는 짐승에게도 못할 짓을 서슴없이 저질렀는데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검찰은 “이런 범죄자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음을 법의 이름으로 단호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아내 정씨에 대해 “친모임에도 남편의 범행을 방관하고 함께 사체를 유기 은폐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이날 공판에 출석해 “죄송하다. 하늘에 있는 딸에게 정말 미안하고, 평생 용서를 구하겠다”면서 “반사회적인 내 행위를 깊이 반성하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아내 정씨는 “아기를 지키지 못한 건…아기에게 미안하고 정말 살고 싶지 않다”며 “양씨를 보니 폭행 당했던 기억이 나고…정말 잘못했고, 죄송하다”고 흐느꼈다.앞서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줄곧 양씨의 화학적 거세 명령을 요청했고, 재판부도 공주치료감호소에 정신감정을 의뢰해 양씨가 소아 성 기호증 등 성욕과 관련해 정상 기준을 벗어났다는 감정서를 받았다. 화학적 거세는 재범 위험이 있는 19세 이상 성도착 범죄자에게 약물 투여와 심리치료를 병행해 성 충동을 일정 기간 억제하는 처분으로 검사가 청구하면 정신과 전문의 진단과 감정을 거쳐 법원이 명령한다. 양씨는 지난 6월 15일 대전 대덕구 중리동 자신의 집에서 새벽 술에 취한 채 1시간 동안 생후 20개월된 딸을 이불로 덮고 수십 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짓밟는 등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아내 정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살해 전에 딸을 강간하거나 강제 추행하는 짓도 저질렀다. 검·경 조사결과 양씨는 또 딸을 살해한지 2주 후 정씨와 손녀의 근황을 묻는 장모에게 “어머님이랑 한번 하고 싶다. 하고 나면 알려주겠다” 등 음란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양씨 부부가 은닉한 딸의 시신은 연락이 잘 안돼 7월 9일 직접 양씨 집을 찾아온 장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견됐다. 양씨는 경찰이 들이닥치자 이웃집 담을 넘어 도주했고, 이 과정에서 금품까지 훔치는 짓도 저질렀다. 양씨는 대전 동구 중동 한 모텔이 숨어 있다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추격해온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이날 “오는 22일 오후 2시 선고하겠다”며 “화학적 거세 명령 여부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구형 후 법원에서 “정인이 사건도 검찰이 사형을 구형해도 1심 무기징역, 2심 징역 35년으로 감형됐다. 이 사건도 사형이 구형됐지만 불안하다”면서 “양씨가 심신미약이었고, 반성한다는 진술은 아동학대 재판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반성했다면 아이 시신을 숨기고, 도주하고, 장모에게 음란 문자를 보냈겠느냐”고 감형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씨의 신분공개는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요구의 글이 올라와 21만 7000명 이상 동의를 얻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재판에 넘겨진 지금은 ‘피의자’여서 신분공개 심의대상이 아니다.   
  • 영화 ‘왕십리 김종분’ 주인공 만나…성동, 주민 삶 속으로 더 다가간다

    영화 ‘왕십리 김종분’ 주인공 만나…성동, 주민 삶 속으로 더 다가간다

    “영화에 등장하는 성동구 주민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정원오 성동구청장)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영화관. 정원오 구청장이 무대 위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왕십리 김종분’의 주인공인 김종분씨에게 꽃다발을 건네자 박수가 쏟아졌다. 객석은 성동구청 직원 160여명으로 가득 찼다. ‘왕십리 김종분’은 왕십리 터줏대감으로 행당시장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김씨의 일상을 그린 영화다. 김씨를 비롯해 근처에서 꽃집, 야채가게 등을 하는 노명연·장석래·임정화씨 등 이른바 ‘왕십리 시스터스’의 모습을 시종일관 유쾌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 냈다. 김씨는 ‘열사’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강경대 열사의 죽음 뒤 이어진 1991년 5월 ‘열사 정국’ 당시 백골단의 토끼몰이식 진압에 희생된 학생운동가 김귀정 열사의 모친이다. 그해 봄에만 10여명의 ‘청춘’이 군부독재 타도와 민주화를 외치며 스러져 갔다. 이 영화는 김씨의 이야기이자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김 열사에 대한 추모이자 기록이다. 앞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김씨는 무대인사에서 “왕십리에서 56년을 살았다. 성동구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지금까지 장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구청 직원들에게 익숙한 행당시장이나 왕십리광장이 배경으로 나온다.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단체 관람은 구의 ‘직원 친절마인드 향상 교육’의 하나로 마련됐다. 구는 친절한 구정 실현을 목표로 구민들의 행정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구는 올해까지 4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전국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지난 10월에는 행정안전부 주최로 매년 지방자치단체 3곳을 선정하는 제13회 다산목민대상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이날 영화를 관람한 기획예산과의 한 직원은 “그동안 김종분 어머님께서 일하는 모습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왕십리 김종분’을 통해 어머님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참척의 고통을 겪었음에도 더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음에 긍정의 힘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단체 관람을 함께한 정 구청장은 “‘왕십리 김종분’은 다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바로 우리 성동구 주민의 일상과 삶을 그려 낸 영화”라며 “앞으로도 우리가 먼저 구민 여러분의 삶 속에 한발 더 다가간다는 마음을 갖고, 행정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죄 없이 “찬송가 들려” 목회자 된다는 전두환 아들 [김유민의돋보기]

    사죄 없이 “찬송가 들려” 목회자 된다는 전두환 아들 [김유민의돋보기]

    지난달 26일 먼저 세상을 떠난 ‘군사 쿠데타 동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족과 달리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 유족은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다. 부인인 이순자씨와 아들 재국·재용·재만씨, 딸 효선씨 중 어느 누구도 전씨가 미납한 추징금을 납부하겠다거나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죄하지 않았다. 부인 이순자씨는 2017년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를 내고 “정략적인 역사 왜곡 앞에서 나는 몇 번이고 전율했다”라며 “당시 수사책임자인 동시에 정보책임자였던 그분은 결코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라며 전씨의 쿠데타를 두둔했다.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죄 재판을 받으러 광주를 오갈 때에도 전씨와 동행하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노태우씨는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1997년 대법원에서 추징금 2628억 원을 선고받았고 16년 만인 2013년 추징금을 완납했지만 전두환씨는 2200억 원의 추징금에 “통장에 29만원 밖에 없다”며 1020억 원 정도를 납부하지 않았다. 전두환씨 장남 재국씨는 “온 가족이 돈을 모아 부친(전두환)의 추징금을 완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연희동 자택이 공매에 넘어가자 이에 반발하며 소송을 통해 본채를 사수했다. 또한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나 국정감사에 불려 나와 사과하기도 했다.하루 일당 400만원…황제노역 논란“전두환, 아들 신학 공부에 기뻐해” 전두환씨의 차남 재용씨는 양도소득세 포탈 등의 혐의로 처벌받으면서 부과된 40억원의 벌금을 내지 않고 ‘황제 노역’을 하다가 비난을 받았다. 전재용씨는 2006년 12월 경기도 오산시 임야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원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벌금 40억원에서 불과 1억4000만원(3.5%)만 납부하면서 원주교도소에서 약 2년8개월간 하루 8시간씩 노역을 했고 지난해 2월 출소했다. 하루 일당이 400만원인 셈이라 당시 논란이 됐다. 그리고 지난 3월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출연해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대학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며, 이 소식에 아버지 전두환씨가 굉장히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전재용씨는 “교도소에서 2년8개월이란 시간을 보내게 됐다. 처음 가서 방에 앉아 창살 밖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라며 “종교방에 있던 분이 노래를 너무 못 불렀는데도 눈물이 났다. 그러면서 찬양, 예배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목회자의 길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씨는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생각하지 못한 만큼 너무 기뻐했다”라며 “아버지는 ‘네가 목사님이 되면 네가 섬긴 교회를 출석하겠다’고도 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꼭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광주사태 가해로 국민 지탄…아들의 사죄 이러한 유족의 행보는 지난달 별세한 노태우씨 유족과 대비되는 것이기도 하다. 노태우씨의 아들 재헌씨는 부친을 대신해 여러 차례 5·18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삼가 옷깃을 여기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노재헌씨는 2019년 8월 23일 두 전직 대통령의 직계가족 중 유일하게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했다. 지난해 5월 29일에는 5·18 40주년 기념 배지를 달고 광주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을 찾았다.재헌씨는 오월어머니집 방명록에 ‘오늘의 대한민국과 광주의 정신을 만들어주신 어머님들과 민주화운동 가족 모든 분들께 경의와 존경을 표합니다’고 적었다. 같은해 6월23일에는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5·18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되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일어나지 말아야 될 5·18과 관련해 항상 마음의 큰 짐을 가지고 계셨다”며 “특히 병상에 누운 뒤부터는,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서 참배를 하고 사죄의 행동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고 저한테도 고스란히 마음의 짐이 됐다”라고 말했다.
  • 권순선 서울시의원 “화장실·샤워실 같은 공공장소 입구 CCTV, 반드시 필요해”

    권순선 서울시의원 “화장실·샤워실 같은 공공장소 입구 CCTV, 반드시 필요해”

    서울특별시의회 권순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3)은 지난 8일 열린 서울특별시의회 제303회 정례회 제4차 교육위원회에서 특수학교 내 CCTV설치와 관련해 질의했다. 올해, 광주 특수학교에서 지적장애 2급인 여학생(19살)이 지적장애 3급, 자폐 2급인 동급생 2명으로부터 약 2년 동안 화장실과 샤워실에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논란이 되어 경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1차 학교폭력심의대책위원회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결정이 났지만,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두 번째 심의를 열고, 결정을 번복하며 성폭력 사실을 인정했다. 성폭행이 발생한 샤워실과 화장실 입구를 비추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실여부를 파악하는 데 있어 매우 난항을 겪었다. 피해자 어머님과의 통화에서도 “CCTV 1대만 있었어도 경찰수사는 물론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권순선 의원은 서울시 관내 특수학교에 설치된 CCTV 중 샤워실과 화장실 입구를 비추는 CCTV 설치 여부를 파악한 결과, 단 1곳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권 의원은“광주 특수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을 서울시교육청은 묵과해선 안된다. 서울시 관내 학교에서 동일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교육청은 특수학교 내 CCTV설치 의지를 적극 표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학교 내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교내 CCTV 설치를 위해서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또는 학생, 학부모, 교원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해 CCTV 설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마지막으로 권 의원은 “학내 모든 곳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학생과 교직원 모두에게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곳에 설치하는 것이 아닌 화장실과 샤워실 입구 등 사각지대에 한정해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자식보다 하루 더?/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자식보다 하루 더?/작가

    고기를 좋아하는 딸과 함께 오랜만에 고깃집에 왔다. 요즘 위드 코로나 시대로 슬슬 옮겨가는 것인지 주말에 가족 단위로 나들이할 수 있는 음식점은 그래도 예전의 한산한 모습에서 조금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자리 옆에 다섯 식구가 자리를 잡았다. 부모님과 이미 장성한 자녀들 삼 남매. 큰아들, 둘째 딸, 그리고 막내. 오늘은 이 막내 아드님의 서른 번째 생일이란다. 고기를 굽기 전 이미 가족들이 케이크를 꺼내 잽싸게 촛불에 불을 붙여 해피버스 데이~ 노래를 부른 터. 얼마 안 있어, 어머님이 고기에 곁들여 술을 과속으로 드셨는지 목소리가 조금 흐릿해졌다. “우리 ○○이가 벌써 서른 살이네.” 자랑스러운 듯 계속 이 말을 반복한다. 오늘의 주인공 ○○씨는 발달장애인이다. 계속 다리를 떨기도 하고, 이 가족 모임과는 전혀 관련 없는 엉뚱한 이야기들을 쉴 새 없이 중얼거리고 있다. 형과 누나는 다른 사람들 눈에 조금 이상하게 보이는 행동을 하는 동생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노릇노릇 구워지는 고기에만 집중하는 듯 보였다. “이렇게 다 같이 있으니까 너무 좋다. ○○이가 점잖게 이리 앉아 있어 주는 게 어디야.” 이 한마디에 생일잔치에 담긴 다섯 식구의 역사가 한꺼번에 펼쳐진다. 어떤 노력을 수없이 했을지 상상도 되고, 사람 많은 음식점에는 데리고 오지도 못하는 또 다른 발달장애 어린이인 우리 막내가 떠오르기도 했다. 양말 신는 것 하나도 얼마나 연습했을지, 저 멀리 꺄아악! 소리 지르면서 도망가는 녀석 끌어다 자리에 앉히기를 얼마나 반복했을지…. 내 손은 쉴 새 없이 딸에게 고기를 구워 주고 있지만, 마음은 청년의, 아니 저 가족의 30년 나날에 잠시 애잔해졌다. 그러나 그 청년은 내게 ‘희망의 증거’가 돼 주었다. 지금은 이것이 중요하다. 우리 막내도 서른 살이 되면 어쩌면 모든 가족이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감동 포인트, ‘점잖게 자리에 앉기’가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식구들은 남은 고기를 구우며 즐거이 건배를 외친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가족이 함께 편안하게 식사하며 훈훈한 시간을 지어 나갈 방법은 단 하나. 발달장애인들의 삶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다. 장애는 부모 혹은 형제가, 개인만이 떠안을 일이 아니다. 고통보다 더한 아픔은 불안이다. 끝도 없는 터널 안을 더듬더듬 걷다가 언제 늪을 만나 빠져 죽을지 모르는 불안. 모든 장애인들의 가족은 살면서 이 불안 주머니를 하나씩 더 차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이 주머니를 세심하게 돌아보고, 이해하고, 없앨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도 이들 삶의 질은 두 배, 세 배 뛰어오를 것이다. ‘내가 오래오래 사는 길’만이 이 땅에서 아들을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게 되기를 바라며….
  • “1000번이고 사과해야” 父 노태우 대신 무릎 꿇은 아들 [노태우 별세]

    “1000번이고 사과해야” 父 노태우 대신 무릎 꿇은 아들 [노태우 별세]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로 26일 사망했다.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을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건강악화로 인해 연희동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칩거생활을 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을 마지막으로 사망할 때까지 20년 가까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광주사태 가해로 국민 지탄…아들의 사죄 1979년 전두환씨와 함께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노 전 대통령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무차별 진압하는 데 개입했다. 지난 1995년 모교 경북고 동창모임에서는 “광주사태 별 것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국민 지탄을 받았다. ‘삼가 옷깃을 여기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아들 재헌씨는 2019년 8월 23일 두 전직 대통령의 직계가족 중 유일하게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했다. 지난해 5월 29일에는 5·18 40주년 기념 배지를 달고 광주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을 찾았다. 재헌씨는 “작년에 다시 오겠다고 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이렇게 시간이 지나 이제야 오게 됐다”며 “40주년 5·18민주화운동이 지났다. 행사를 많이 준비했을건데, 모두 건강하시죠”라고 인사했다.재헌씨는 오월어머니집 방명록에 ‘오늘의 대한민국과 광주의 정신을 만들어주신 어머님들과 민주화운동 가족 모든 분들께 경의와 존경을 표합니다’고 적었다. 같은해 6월23일에는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5·18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되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일어나지 말아야 될 5·18과 관련해 항상 마음의 큰 짐을 가지고 계셨다”며 “특히 병상에 누운 뒤부터는,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서 참배를 하고 사죄의 행동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고 저한테도 고스란히 마음의 짐이 됐다”고 했다. 올해 5월25일에는 광주 동구에 위치한 한 소극장을 찾아 5·18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에서 투쟁하다 한쪽 눈을 잃은 이지현씨(가명 이세상)가 기획한 연극 ‘애꾸눈 광대-어느 봄날의 약속’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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