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어머니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참고인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미술 시장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약사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이자스민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212
  • “또다른 최숙현 없도록… 재단·치유 프로그램 만들 겁니다”

    “또다른 최숙현 없도록… 재단·치유 프로그램 만들 겁니다”

    100일간 생업 미루고 진실 알리려 노력가해자 구속·최숙현법 국회 통과 결실“추석엔 가족과… 납골당 찾아 함께 애도피해 선수들에게 용기 주고 돕고 싶어” 고 최숙현 철인 3종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지난 3일 “내 꿈은 숙현이 같은 전철을 밟는 선수가 다시는 안 나오는 것”이라며 “향후 숙현이에 대한 사업을 구상 중인데 크게는 최숙현 재단 설립이고 작게는 스포츠 폭력 피해 선수를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칠곡에서 만난 최씨는 딸의 죽음 이후 처음 맞는 추석을 보낸 소회를 묻자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스포츠계 악습은 잊힐 만하면 다시 생긴다”며 “선진국처럼 성적 지상주의는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랑하는 딸이 곁을 떠났지만 추석 명절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예년과 다름없이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었다. 다만 한 가지 전국으로 흩어진 가족이 한 명도 빠짐없이 경북 칠곡의 큰집에 모여 숙현이의 납골당 영정 앞에 가서 함께 애도했다는 점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점이다. 최씨는 “이번 추석은 숙현이 일을 계기로 가족끼리 모여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됐다”면서 “지난 100일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숙현이의 한을 풀고자 이리 뛰고 저리 뛰었는데 막상 내 할 일을 다 했다는 생각이 드니 요즘 뒤늦게 허무한 감정이 든다”고 했다.딸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는 것을 막고자 그동안 최씨는 바쁜 농사일도 뒷전으로 미뤄 놓고 밤낮으로 뛰어다녔다. 실상을 알리고자 언론과 하루 50통이 넘는 전화를 주고받았다. 최씨의 노력 덕분인지 가해자는 모두 구속됐다. 최숙현 선수가 애타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를 외면했던 관계기관의 책임을 묻는 국회 청문회도 열렸다. 엘리트 스포츠계의 구조적인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른바 ‘최숙현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스포츠계 폭력 사건을 상시 조사하는 스포츠 윤리센터도 예정보다 앞당겨 업무를 개시했다. 그렇지만 최 선수 사건은 빠르게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최 선수의 가족도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슬픔에 빠져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던 최 선수의 어머니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다시 일어났다. 이번 추석에는 친구들을 만났고 가족이 먹을 음식을 손수 차렸다. 최씨는 “아픈 데를 건드릴까 싶어 가족들이 숙현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우리가 숙현이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최씨는 숙현이와 같은 피해를 입어 힘들어할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했다. 그는 “운동을 그만둬도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며 “운동선수로 고생을 견뎠던 경험이 있으니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칠곡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배트맨’ 마스크 쓴 것처럼 태어난 루나 엄마 “혐오요 처음이 힘겹지”

    ‘배트맨’ 마스크 쓴 것처럼 태어난 루나 엄마 “혐오요 처음이 힘겹지”

     미국 플로리다주에 살고 있는 카롤리나 펜너는 임신했을 때만 해도 딸 루나가 이런 장애를 갖고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  루나는 출생 모반(nevus birthmark)을 갖고 태어났다. 온 얼굴을 뒤덮다시피 태어났다. 카롤리나는 2일(현지시간) 야후 블로그 ‘인 더 노(In the know)’ 인터뷰를 통해 “분만해 나올 때 더럽구나 생각했다. 당연히 이유를 모르니까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산후 우울증을 겪으며 처음에는 딸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 남편 티아고가 얼굴이 시커멓다는 점만 빼면 딸이 완벽한 아기라고 얘기하니까 차츰 마음이 돌아섰다고 했다. 물론 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낯선 이들은 딸을 보면 놀리고 웃음을 터뜨리며 뭐라고 꼭 말을 했다. 심지어 교회에서 만난 한 여인은 아기를 보고 “괴물”이라고도 했다.  나이가 들수록 암유발 흑색종으로 발전할 수 있어 빨리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로 건너가 처음에는 이마와 눈가 주위, 두 번째 방문 때는 6개월을 러시아에 머무르며 코와 눈가 주변의 모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비싼 수술비를 충당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돈을 모았다. 그러면서 루나는 자연스레 유명해졌다.  계속 수술을 받아 조금씩 지워 나가야 한다. 동영상을 보면 루나가 태어났을 때보다 지금은 훨씬 상태가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후원자 중 한 분이 출생 모반과 닮은 인형을 디자인해 이를 제작해 가족들은 홈페이지 ‘루나를 돕자(Help Luna) 닷컴’에 내놓아 판매하기 시작해 꽤 돈을 모았다.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어는 25만 8000명으로 늘었다. 어머니 카롤리나는 “사람들이 ‘오, 네가 루나구나. 그녀 사진 하나 얻을 수 있을까요? 오, 아주 예쁘네요’라고 얘기해준다”고 감사해 했다.  물론 저희 모녀 얘기를 잘 모르는 이들은 여전히 손가락질하고 놀려대며 웃어댄다. 하지만 카롤리나는 “이제 우리는 사람들의 놀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요. (뭐든지) 시작이 아주 어렵거든요. 사람들은 딸애 이름을 불러대면서 추악하다고 얘기하기도 해요”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제 세 번째 러시아 수술을 진행하게 되는데 그렇게 해서 모반들이 깔끔히 제거되면 남다른 루나의 인생 얘기가 은총 속에 잊힐 것이라고 했다. 여느 아이처럼 놀기 좋아하고 빵을 통째로 먹겠다고 욕심을 부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msn 뉴스의 바크로프트 TV 기사도 도움이 됐다. 혹시 아래 동영상 안 보이는 분들은 요길 꾸욱.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단독인터뷰] 딸 없이 처음 보낸 추석...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 씨

    [단독인터뷰] 딸 없이 처음 보낸 추석...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 씨

    고 최숙현 철인3종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가 지난 3일 밤 경북 칠곡 자택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딸의 죽음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을 보낸 소회를 밝혔다. 시간이 흐르자 최 선수가 21세기에 당했다고 하기에는 믿기 힘든 가혹행위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빠르게 잊혀져갔고 최 선수의 가족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최씨는 “가족 모두 아픈 데를 건드릴까 싶어 숙현이 이야기를 안했다”며 “오히려 우리가 숙현이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고 했다. 이번 추석에 모인 가족들은 예년과 다름 없이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윷놀이를 하고 고스톱을 쳤다. 달라진 점은 전국으로 흩어진 가족이 한 명도 빠짐 없이 칠곡 큰집에 모였고 최 선수 납골당 영정 앞에 가서 함께 애도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번 추석은 숙현이 일 계기로 가족끼리 모여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그는 “지난 100일 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숙현이의 한을 풀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는데 막상 내 할 일을 다 했다는 생각이 드니 요즘 뒤늦게 허무한 감정이 든다”고 했다. 최 씨는 딸의 마지막 바람인 가해자들의 죄를 밝혀내기 위해 바쁜 농사 일도 뒷전으로 미뤄놓고 밤낮으로 뛰어다녔다. 기자들과 하루 50통이 넘는 전화를 하며 그동안 수집한 증거를 설명했고 딸의 피해를 증언하기 위해 칠곡과 서울을 오갔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의 만행이 널리 알려지면서 검경 수사에 속도가 붙었고 가해자들은 모두 구속됐다. 지난 7월 22일 최숙현 선수의 요청에도 제때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던 관계 기관들에 책임을 묻는 국회 청문회가 열렸고, 엘리트 스포츠계 폭력 구조적 원인 해결책으로 최숙현법이 통과됐다. 스포츠계 폭력 사건을 상시 조사하는 스포츠윤리센터도 예정보다 앞당겨 업무를 개시했다. 깊은 슬픔에 빠져 식음을 전폐하고 집밖으로 나가지 않던 최 선수 어머니도 가혹행위 가해자인 장모 선수가 구속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일어났다. 이번 추석에는 친구들을 만났고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손수 차렸다.최 씨는 “내 꿈은 숙현이 전철을 밟는 운동 선수가 다시는 안 나오게 하는 것”이라며 “향후 숙현이에 대한 사업을 구상중인데 크게는 최숙현 재단 설립이고 작게는 스포츠 폭력 피해 선수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스포츠계 악습은 잊힐만 하면 다시 생긴다”며 “선진국처럼 성적 지상주의는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또 피해를 입어 힘들어 하고 있을 선수들에게는 주변에 도움을 구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선수들이 용기를 내야 한다”며 “현장에서 바로 개선되는게 최선이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사람에게 조언을 구했으면 한다. 그동안 운동을 하면서 만난 지도자 가운데 존경하는 사람을 찾아가도 좋고 부모님에게 바로 말해도 좋다”고 했다. 또 “운동을 그만둬도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며 “운동 선수로 고생을 견뎠던 경험이 있으니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그는 최 선수와의 마지막을 떠올리며 자살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조언의 말을 전했다. 그는 “숙현이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열흘 전에 자기가 아끼던 후배를 저희 집에 데리고 왔다. 집 근처 낙동강 둔치를 걷고 캔맥주도 한잔 하고 밝게 웃고 저와 대화도 잘했다”며 “새벽 네시에 일 하러 가면서 숙현이와 잠결에 인사를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TV에 나온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죽을 때 나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겪어보니 멘탈이 무너지는 한 순간 때문에 그런 거였다”며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는 자녀를 부모로서 도와주는 건 한계가 있다. 겉으로는 절대 표가 안나기 때문이다. 평생 가슴에 묻고갈 자식의 속을 꿰뚫지 못했다고 자책하기 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꼭 받아야 한다. 또 종교에 귀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칠곡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면허 시험 보러 갔다가 세 군데 계단 손 짚고 오르내린 英 장애인

    면허 시험 보러 갔다가 세 군데 계단 손 짚고 오르내린 英 장애인

    휠체어를 써야 하는 영국 웨일즈의 20대 장애인이 운전면허 이론 시험을 보러갔다가 세 군데 계단을 손으로 짚어 오르내려야 했다고 BBC가 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케레디전의 카디건 출신인 샘 로(21)는 지난 1일 펨브로크셔주 헤이버포드웨스트 센터에 시험 보러 갔다가 이런 곤욕을 치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주 많이 실망했고 화가 났다. 정신이 반쯤 나가버렸고 몸도 탈진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줄리 앤 로가 아들이 계단을 힘겹게 오르내리는 사진을 찍어 공개했다. 운전자 및 차량 기준청(DVSA)은 “용납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안겨준 데 대해 아주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긴급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이론 및 실기 시험을 통과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어떤 면허 시험도 치를 수 있도록 항상 합당한 시설을 제공하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는 사전에 온라인 응시를 신청하면서 본인이 휠체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기입했으며 휠체어 접근권이 보장된 시설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시험 날 아침에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지 다시 한번 확인하려고 헤이버포드웨스트 센터에 직접 전화를 해봤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심지어 센터 직원은 집에 돌아가 다시 시험 일정을 등록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시험 응시를 미루고 싶지 않았으며 동생의 도움을 받아 계단을 오르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주 힘들었다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늘 앉아만 있었기 때문에 뼈들도 쉽게 부러지곤 한다.” 16세에 척수를 다쳐 줄곧 휠체어 신세를 진 그는 정부 당국이 이용하는 건물에 장애인 접근권이 허용되지 않은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문제 때문에 다른 센터로 가야 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산불로 집 잃은 美 일가족 7명, 연이어 모두 코로나19 감염

    산불로 집 잃은 美 일가족 7명, 연이어 모두 코로나19 감염

    갑자기 발생한 산불로 집이 잿더미가 된 한 가족이 이번에는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악몽같은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워싱턴 주 휘트먼 카운티에 있는 작은 마을인 몰든에 사는 매튜와 제시카 그레이엄 가족의 악몽같은 사연을 전했다. 12살부터 10살, 7살 쌍둥이, 5살 등 모두 다섯명의 자식을 둔 대가족인 그레이엄 부부에게 악몽이 찾아온 것은 지난달 7일. 당시 지역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산불로 일가족 7명은 모두 급하게 집 밖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금방 진화될 줄 알았던 불은 건조한 기후를 타고 퍼져나가 급기야 그레이엄 가족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몽땅 태워버렸다. 엄마 제시카는 "당시 몸만 피하느라 집안에 있던 귀중품과 우리 가족 추억이 담긴 물품을 그대로 두고나왔다"면서 "이 산불로 집은 물론 헛간까지 모두 불타버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그레이엄 가족은 인근에 위치한 제시카의 부모 집에 거처를 마련해 임시 대피소로 삼았지만 이것이 또다른 악몽의 시작이었다. 가족 7명 모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제시카는 "당시 시어머니가 집으로 찾아와 아이들을 돌봤는데 후에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면서 "결과적으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가 서로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린 셈"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를 제외하고 아이들 다섯명 모두는 증상이 경미하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레이엄 가족은 현재 한 호텔방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있다.   현지언론은 "그레이엄 가족을 돕는 기금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이미 수만 달러가 모였다"면서 "가족은 따뜻한 도움을 준 지역 사회에 머물기를 원하며 불탄 곳에 새집을 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기는 인도] 서둘러 시신 태우고 “천민소녀 집단강간 없었다”…못 믿을 경찰

    [여기는 인도] 서둘러 시신 태우고 “천민소녀 집단강간 없었다”…못 믿을 경찰

    인도 경찰이 지난달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발생한 천민 소녀 집단강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하루 전 법의학 보고서를 인용해 “강간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인 프라샨트 쿠마르는 성명서에서 이번 사건을 “국가를 카스트 혼란에 빠트리려는 사람들의 음모”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는 사망 전 피해자 진술과 유가족 증언은 물론, 피해자를 진료한 병원 의료진의 진찰 결과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인도 NDTV에 따르면 피해자는 최하층민인 달리트(불가촉천민) 계급 19세 소녀로, 지난달 14일 집 근처 들판에서 상위 계층 남성 4명에게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소녀의 오빠는 “어머니, 여동생, 형과 풀떼기를 구하러 들판에 나갔다. 형은 보따리를 들고 일찍 집에 갔고, 어머니와 누나는 계속 풀을 베었다. 서로 조금 떨어져 일했다. 그때 너덧 명의 남성이 다가와 여동생을 끌고 사라졌다. 딸이 없어진 걸 알고 찾아다니던 어머니는 알몸으로 피투성이가 된 채 의식을 잃은 여동생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피해 소녀의 상태는 처참했다. 목뼈와 척추가 부러져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으며, 혀가 잘렸다. 병원으로 실려 간 뒤 소녀는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미적지근했다. 유가족은 “사건 후에도 경찰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4~5일이 지나서야 수사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그 사이 병원에서 사투를 벌이던 소녀는 사건 보름만인 지난달 29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유족 동의 없이 피해자 시신을 한밤중에 ‘도둑 화장’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딸 얼굴 한 번만 보게 해달라는데도 시신을 빼앗아 불태웠다”고 호소했다. 여기에 “강간은 없었다”는 경찰 수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사건 은폐 의혹이 짙어졌다. 현지 변호사 미시카 싱은 AFP통신에 “경찰이 내놓은 조사 결과는 강간이 없었다는 결정적 증거라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사건 후 8일이 지나 법의학적 검사가 이뤄졌다. 증거가 불충분한 보고서에 근거해 피해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경찰의 모호한 수사에 대한 반증”이라고 꼬집었다.논란이 일자 경찰 측은 늑장 대응이나 부실 수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사를 지휘한 하트라스 지역 경찰서장은 “적극적으로 용의자들을 체포하고 피해자 가족을 도왔다”면서 “앞으로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유가족은 불안에 떨고 있다. 피해자의 오빠는 1일 ND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전하지 않다. 마을 사람들은 우리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경찰이나 행정부도 믿을 수 없다. 두렵다. 우릴 살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타르프라데시주 고등법원은 경찰에 유가족 보호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누구든 고인의 가족에게 강요와 협박, 압력을 행사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극도의 만행을 저질렀다. 그 후 발생한 일들 역시 사실이라면, 가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오는 12일 경찰과 유가족을 소환해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체포 후 수감된 4명의 피의자들은 살인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경찰이 강간은 없었다고 공표한 만큼 혐의 사실을 놓고 지루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피해 소녀가 사망한 지난달 29일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다른 마을에서도 달리트(불가촉천민) 계급 22세 여성이 남성 두 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달리트로 크게 구분되는 힌두 카스트 기준에 지역과 직업, 성(姓) 등에 따라 수천 개의 세부 카스트 구분이 존재한다. 1955년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하층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다. 특히 15분에 한 번씩 성폭행 신고가 접수되는 인도에서 달리트 계급 여성은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그 쇳물 쓰지마라’…정쟁속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외치는 정의당

    ‘그 쇳물 쓰지마라’…정쟁속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외치는 정의당

    ‘그 쇳물 부르기 챌린지’…정의당, 이재명 등 참여 정의당 국회서 법안통과 촉구 1인 시위 입법청원 10만명 넘어 통과추미애 법무부장관, 박덕흠 의원, 이상직 의원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상대의 허점을 물어뜯는 와중에 ‘법안’만을 가리키는 곳이 있다. 정의당은 3일 릴레이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주가 유해·위험 방지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천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의당은 제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산업 현장 사망 사고 등 중대 재해에 대한 기업 책임을 강화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 7일부터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고 노회찬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된 법안이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당시 노 의원의 안보다 더 강화됐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정의당의 5대 입법과제 중 하나다. 정의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 그린뉴딜추진특별법 제정, 차별금지법 제정, 비동의강간죄 도입 등 5대 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의당은 국회에서 1인 시위를 하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노동자의 모습으로 분해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류호정 의원은 소프트웨어 개발업계에서 마감을 앞두고 장시간 근무를 하는 ‘크런치 모드’상태의 IT노동자를 표현했고, 심상정 대표는 반도체 공장 근무자를 표현했다. 성과도 있었다. 국회는 22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국민 1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2018년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망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26일 제기했다. 김 이사장은 청원에서 “전태일 이후 50년간 일터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노동자 시민의 반복되는 죽음을 막고,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해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 다중이용시설, 제조물의 사용과정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기업 및 공무원의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해당 법률안은 정의당 발의안과 함께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각계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사망한 고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맞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전태일3법’의 입법을 추진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해당 법안의 연내 입법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국정감사를 앞둔 국회에 전태일3법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피력하는 동시에 전국 각지에서 이를 홍보하는 활동도 이어갈 방침이다. 시민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산업재해로 숨진 청년 노동자를 기리는 노래인 ‘그 쇳물 쓰지마라’가 퍼지고 있어서다. 그 쇳물 쓰지마라는 지난 2010년 9월 충남 당진의 한 철강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김씨를 기리며 ‘제페토’(활동명)라는 이름의 누리꾼이 쓴 글에 가수 하림이 멜로디를 붙인 곡이다. 시민들은 노동현장의 변화를 촉구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노래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부른 영상을 올리고 있다. 가수 하림은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노래하기 챌린지를 제안했는데, 가수 호란, 정의당 장혜영·배진교 의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일반 시민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챌린지에 참여했다. 결국 해당법안이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달렸다. 우선 민주당은 긍정적인 모습이다. 이 대표가 취임 인사차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방문했을 때 전국민고용보험의 신속한 제도화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에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관련법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핵심은] 다시 칼 빼든 ‘추다르크’의 반격

    [핵심은] 다시 칼 빼든 ‘추다르크’의 반격

    움츠러들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연일 쏟아지던 아들 ‘휴가 특혜’ 의혹이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일단락되면서 태세가 전환된 겁니다. 추 장관은 ‘무분별한 정치공세’였다며 의혹을 제기한 야당과 언론을 매섭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추 장관이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곧이어 불붙었습니다. 이번 주는 추 장관의 ‘거짓 해명’ 의혹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 핵심 ①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도덕성에 흠집 우선 검찰은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아들 서모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추 장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서울동부지검은 “의혹이 제기된 ‘병가 등 휴가 신청 및 사용’ 과정에서 위계나 외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추 장관의 전 국회 보좌관 A씨와 당시 서씨 소속 부대 지역대장 B씨 등 4명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리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검찰은 “부대 미복귀는 휴가 승인에 따른 것이므로 군무이탈(범죄를 행하려는 의사)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무혐의로 결론 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당시 부대 지원장교와 지원대장은 현역 군인이어서 각 육군본부 검찰부로 송치했습니다. 서씨는 카투사(미군에 배속된 한국군)에서 복무하던 2017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 1차 병가 휴가를 사용하고 부대에 복귀하지 않은 상태로 6월 15일부터 23일까지 다시 2차 병가를 사용했습니다. 24일부터는 개인 휴가 4일을 더 사용하고 27일 부대에 복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씨가 1·2차 병가를 썼다는 면담 기록만 있을 뿐 행정명령에 해당하는 휴가명령서 발부 기록은 남아있지 않고, 추가로 사용한 개인휴가도 행정명령서가 휴가 중 뒤늦게 발부된 것으로 드러나 추 장관 측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죠. 검찰은 1차 병가에 대해선 “관련자들의 진술과 서씨의 진료기록, 연대행정업무통합시스템에 기재된 휴가 기록 등을 종합하면 서씨의 병가 승인은 적법하고 절차에 따라 처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2차 병가와 개인 휴가를 쓰는 과정에서 보좌관 A씨가 서씨의 부탁을 받고 지원장교에게 병가 연장 요건 등을 문의했던 건 사실이며 당시 부대 지역대장이 상황 보고를 받고 휴가를 승인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추 장관에 대해서도 “법무부 장관이 청탁에 직접 관여한 뚜렷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에 직접 민원을 제기한 사실도 없다”고 봤습니다.■ 핵심 ② 해명 거듭할수록 거짓의 늪에 빠져 “보좌관이 뭐 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습니까?” 지난 9월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중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보좌관을 시켜 군부대에 전화해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추 장관이 답변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추 장관과 보좌관이 2017년 당시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추 장관의 지시한 정황이 드러납니다. “○○○(추 장관 아들) 건은 처리했습니다. 소견서는 확보되는 대로 추후 제출토록 조치했습니다” 여기서 소견서는 아들이 병가를 내는 데 필요한 소견서를 뜻합니다. “지원장교에게 예후를 좀 더 봐야해서 한 번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예외적 상황이라 내부 검토 후 연락주기로 했습니다” 추 장관이 아들이 있던 부대 지원장교의 연락처를 알려주며 ‘아들과 연락을 취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보좌관 A씨가 지원장교와 통화한 내용을 보고하면서 답한 내용입니다. 국회의원이 보좌관을 사적일 일에 왜 동원하냐며 반문하던 추 장관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추 장관은 “보좌관에게 ‘전화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를 명확하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지금까지 한 해명이 다 거짓이었냐는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추 장관은 “보좌관에게 전화번호를 전달한 것을 두고 ‘지시’라고 볼 근거는 없다”고 다시 해명했습니다. 또 보좌관과 지원장교는 자신이 전화번호를 주기 전 이미 휴가 문제로 통화를 했다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나 거듭된 해명에도 흠집 난 도덕성은 회복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보좌관에게 ‘지시한 적 없다’는 해명이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로 바뀌었습니다. 아들의 군 휴가 문제는 명백한 개인사이며 보좌관에게 지원장교 번호를 아무 이유 없이 알려주지는 않았겠죠.■ 핵심 ③ 야당과 언론에 경고장 날리며 사과 요구 추 장관도 고개를 숙인 순간이 있었습니다. 의혹이 한창 제기되던 때 그는 대정부질문을 하루 앞두고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아들은 무릎 수술을 받고서도 엄마가 정치적 구설에 오를까 걱정해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다”“아들이 평생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지는 않을까 왜 걱정이 들지 않겠느냐” 어머니의 모성애를 앞세워 우회적으로 공분을 가라앉히려는 시도였습니다. 줄곧 강경한 입장을 지켜오다 처음으로 “국민께 송구하다”며 사과를 표명하기도 했죠. 다음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엄마의 상황을 (아들이) 이해하길 일방적으로 바란다”며 목멘 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자세를 낮춘 것도 잠시, 무혐의로 결론이 난 직후엔 ‘추다르크’의 면모를 되찾았습니다. 추 장관은 전날 거짓말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 동시에 경고장도 날렸습니다. 자신을 향한 야당과 언론의 공세를 더는 참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검찰의 수사가 ‘무혐의’로 마무리됐지만, 야당과 보수언론은 본질에서 벗어난 ‘거짓말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무책임한 의혹을 제기한 분들의 사과를 촉구하며 응하지 않는다면 이른 시일 내 법적 조치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역설했습니다. 또 “악의적·상습적인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언론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방패 삼아 허위 비방과 왜곡 날조를 일삼는 국회의원들에는 합당한 조치가 없다면 가능한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잔다르크는 강인한 여성상의 수식어로 종종 사용됩니다. 어린 소녀가 두려움도 없이 당차게 병사들을 이끌고 적진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겠죠. 추 장관에게 ‘추다르크’란 별명이 붙은 이유도 그 특유의 강인한 인상이 한몫했을 거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잔다르크에게 열광한 건 강철 같은 겉모습이 아닙니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백년전쟁에 지쳐있던 프랑스 병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준 그의 인품입니다. 의혹을 털어내고 또 다른 국면을 마주한 추 장관이 명심해야 할 점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토요일 아침, 한 주간 가장 뜨거웠던 이슈의 핵심을 짚어드립니다.
  • ‘하나님의 통치·한강 갈 뻔’…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면직 처분

    ‘하나님의 통치·한강 갈 뻔’…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면직 처분

    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포스터 부적절 표현 논란진중권 “늙으나 젊으나 개념없다…이러니 20년 집권”민주당 “정교분리 위배…정치언어 품격 되찾길”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가 소셜미디어에 배포할 목적으로 만든 지도부 소개 포스터에 ‘하나님의 통치’, ‘한강 갈 뻔’ 등 부적절한 표현을 쓰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문제가 된 청년위 지도부 인사를 취소하는 등 당 차원에서 수습에 나섰다. 국민의힘 청년위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카드뉴스 형식으로 지도부 청년위원들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올렸다. 주성은 청년위 대변인은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어머니가 목사님’이라고 밝혔다. 이재빈 인재육성본부장은 “난 커서도 운동권처럼은 안될란다”라는 문구와 더불어 ‘인생 최대 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라고 적었다. ‘땅개’는 육군 보병을 비하하는 은어다. 또 김금비 기획국장은 “2년 전부터 경제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곱버스’(곱+인버스)는 주가가 하락할 때 하락분의 2배로 수익을 내는 증시 상품을 가리키는 은어이며, ‘한강에 간다’는 말은 ‘한강으로 투신(극단적 선택)하러 간다’는 뜻으로 정치 포스터에 쓰기에 인명을 지나치게 가볍게 희화화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설아 보통정치연구소 대표는 최근 해당 포스터 몇 건을 소개하며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 핫한 모양이다. ‘힙’하고 세련됐다며 진심으로 칭찬하고 있었다”면서 “이게 좋다고 ‘좋아요’ 누른 사람들은 솔직히 정치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2일 이설아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이러니 저쪽(더불어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늙으나 젊으나 개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조은주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헌법상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기본원리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표현”이라며 “정치 언어의 품격을 되찾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년위는 이날 해당 게시글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도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주성은 대변인의 내정을 취소하고, 이재빈·김금비 부위원장을 면직 처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과 변화의 행보에 멈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산불로 집 잿더미 된 美 일가족, 이번에는 모두 코로나 감염

    산불로 집 잿더미 된 美 일가족, 이번에는 모두 코로나 감염

    갑자기 발생한 산불로 집이 잿더미가 된 한 가족이 이번에는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악몽같은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워싱턴 주 휘트먼 카운티에 있는 작은 마을인 몰든에 사는 매튜와 제시카 그레이엄 가족의 악몽같은 사연을 전했다. 12살부터 10살, 7살 쌍둥이, 5살 등 모두 다섯명의 자식을 둔 대가족인 그레이엄 부부에게 악몽이 찾아온 것은 지난달 7일. 당시 지역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산불로 일가족 7명은 모두 급하게 집 밖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금방 진화될 줄 알았던 불은 건조한 기후를 타고 퍼져나가 급기야 그레이엄 가족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몽땅 태워버렸다.엄마 제시카는 "당시 몸만 피하느라 집안에 있던 귀중품과 우리 가족 추억이 담긴 물품을 그대로 두고나왔다"면서 "이 산불로 집은 물론 헛간까지 모두 불타버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그레이엄 가족은 인근에 위치한 제시카의 부모 집에 거처를 마련해 임시 대피소로 삼았지만 이것이 또다른 악몽의 시작이었다. 가족 7명 모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제시카는 "당시 시어머니가 집으로 찾아와 아이들을 돌봤는데 후에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면서 "결과적으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가 서로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린 셈"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를 제외하고 아이들 다섯명 모두는 증상이 경미하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레이엄 가족은 현재 한 호텔방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있다.   현지언론은 "그레이엄 가족을 돕는 기금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이미 2만 달러 이상이 모였다"면서 "가족은 따뜻한 도움을 준 지역 사회에 머물기를 원하며 불탄 곳에 새집을 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추석 명절인데…자해부터 살인까지 가족 간 참극 잇따라 발생

    추석 명절인데…자해부터 살인까지 가족 간 참극 잇따라 발생

    추석 명절, 자해부터 살인까지 가족에 의한 참극이 잇따라 발생했다.추석 당일인 지난 1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60대 여성 A씨와 4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11시 5분쯤 길에서 A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가 발견된 곳은 거주지에서 50m 떨어진 곳으로 집 안에서는 A씨의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아들 옆에는 흉기가 놓여 있었으며 외부인이 다녀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추석을 맞아 혼자 살던 어머니를 찾아온 아들이 범행을 저지른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하고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이날 인천 한 노래방에서 용돈 문제로 아내와 다툼을 벌인 60대 남성 B씨가 약을 먹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는 부인과 용돈 문제로 다툰 뒤 노래방 문을 잠근 채 약을 과다 복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경찰이 잠금장치를 부수고 B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며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에는 충남 아산에서는 60대 남성 C씨가 누나 부부와 술을 마시다 매형을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C씨가 누나 부부와 집안 제사에 잘 오지 않는다는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중상을 입은 C씨의 누나는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씨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같은 날 전남 순천에서는 70대 남성 D씨가 부부싸움 끝에 부인에게 둔기를 휘두른 뒤 자해를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D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 40분쯤 순천시 한 아파트 자택에서 둔기로 부인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씨는 범행 이후 흉기로 목 부근에 자해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D씨가 부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D씨와 부인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달님 영창’ 김소연 “악성댓글 신고”에 진중권 “국민의힘은 지뢰밭”

    ‘달님 영창’ 김소연 “악성댓글 신고”에 진중권 “국민의힘은 지뢰밭”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를 내건 추석 현수막으로 논란에 휩싸인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유성을 당협위원장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국민의힘은 지뢰밭”이라고 비판했다. 또 ‘하나님의 통치’ 등을 전면에 내세운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포스터에 대해서도 “늙으나 젊으나 개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달님은 영창으로’ 김소연 “악성 댓글 신고하겠다” 진중권 전 교수는 2일 김소연 당협위원장이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신고하겠다고 밝혔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의힘은 지뢰밭”이라면서 “저게 왜 문제인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당협위원장을) 교체해야 한다”면서 “저 친구(김소연), 계속 사고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소연 당협위원장은 지역에 추석 인사로 내건 현수막에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를 포함해 도마에 올랐다. 이 문구는 독일 자장가의 가사로 창문을 뜻하는 영창(映窓)과 과거 군 부대의 감옥 ‘영창’(營倉)이 동음이의어인 점을 노려 ‘문재인 대통령(달님)을 감옥으로 보내자’는 뜻을 내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여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비판 댓글이 쏟아지자 김소연 당협위원장은 2일 “악성 댓글은 신고 들어간다”며 관련 논란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나님의 통치’ 국민의힘 청년위원회 포스터도 비판진중권 전 교수는 최근 화제가 된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포스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이설아 보통정치연구소 대표는 최근 해당 포스터 몇 건을 소개하며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 핫한 모양”이라면서 “‘힙’하고 세련됐다며 진심으로 칭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주성은 중앙청년위 대변인은 해당 포스터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어머니가 목사님”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재빈 인재육성본장은 ‘난 커서도 운동권처럼은 안될란다’라는 문구와 함께 “인생 최대 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라고 적었다. ‘땅개’는 육군 보병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또 김금비 기획국장은 “2년 전부터 경제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주가 하락에 공격적으로 투자) 타다가 한강 갈 뻔함‘이라고 밝혔다. ‘한강 가다’라는 표현은 극단적 선택을 비유한 뜻으로 정치 포스터에 쓰기에 지나치게 가벼운 은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설아 대표는 이 포스터들에 대해 “이게 좋다고 ‘좋아요’ 누른 사람들은 솔직히 정치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교수도 이설아 대표의 해당 글을 공유하며 “이러니 저쪽(더불어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늙으나 젊으나 개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벨기에 법원 “알베르 전 국왕의 사생아 보엘, 공주로 불려도 좋아”

    벨기에 법원 “알베르 전 국왕의 사생아 보엘, 공주로 불려도 좋아”

    알베르 2세(86) 벨기에 전 국왕이 불륜을 통해 얻은 사생아(혼외자) 딸이 마침내 공주 칭호와 함께 왕실의 지위를 갖겠다는 꿈을 이뤘다. 화제의 주인공은 1일(이하 현지시간) 브뤼셀 항소법원에서 진행된 재판 결과 부친이 결혼을 통해 본 자녀들과 똑같은 권리와 호칭을 써도 된다는 판결을 얻어낸 화가 델피네 보엘(52)이다. 이로써 보엘과 두 자녀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성(姓)인 삭스코부르(Saxe-Cobourg)를 갖게 됐다. 알베르 전 국왕이 세상을 떠나면 로랑 왕자, 아스트리드 공주, 필리프(60) 현 국왕 등 2남1녀와 동등한 왕위 계승권을 갖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단 왕실 배당금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대신 법원은 이날 판결과 함께 그동안 들어간 재판 비용 340만 유로(약 46억 4810만원)는 아버지가 부담하도록 했다. 얼마 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문제와 관련해 벨기에 왕위 계승 1위인 엘리자베트 공주가 육군사관학교에서 일반 생도와 똑같이 훈련을 받는다는 소식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는데 엘리자베트는 필리프 국왕과 마틸드 왕비(47)의 2남 2녀 중 맏이다. 벨기에는 1991년 왕위 승계의 아들 우선 원칙을 폐기했다. 이미 전 국왕은 지난 1월 보엘이 자신의 소생임을 인정했다. 물론 처음부터 순순히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보엘은 10년 넘게 친생자임을 증명하느라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그녀의 어머니 시빌레 드셀리스 롱샴 남작부인은 국왕에 오르기 전 리에주 왕자로 불리던 알베르와 1966년부터 1984년까지 18년 동안 은밀한 사랑을 나눴다고 주장했다. 보엘이 어렸을 때도 곁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알베르는 형 보두앵 전 국왕이 세상을 떠나자 62세이던 1993년 8월 9일 왕위에 올랐다. 전혀 원치 않는 자리였는데 뜻밖에 즉위했다. 2013년 7월 건강이 좋지 않다며 아들에게 양위했지만 사실은 사생아 추문에다 세금 납부 등의 문제로 집권여당과 사이가 갈라진 탓이었다. 1999년 이탈리아 출신의 부인 파올라 왕비가 자서전에 언급한 뒤 알베르 국왕이 다른 여인과의 사이에 자녀를 뒀다는 풍문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보엘은 2005년 한 인터뷰를 통해 국왕이 자신의 친아버지가 맞다는 기록을 갖고 있다고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퇴위해 면책 특권을 잃을 때까지 법원에 정식 소송을 미뤘다. 알베르 전 국왕은 DNA 조사에 응하라는 법원 명령에 불응하다 하루에 5000 유로씩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1월에 그는 보엘을 네 번째 자녀로 받아들였다. 법률 대리인 마르크 위텐다엘레는 보엘이 판결 내용에 기뻐했다며 “법정 승리가 아버지의 사랑을 대신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정의의 한 자락을 내밀었다. 비슷한 운명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많은 아이들이 힘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병상에서 생일 맞은 이외수 “음식 삼키는 것도 힘들어”

    병상에서 생일 맞은 이외수 “음식 삼키는 것도 힘들어”

    뇌출혈로 쓰러졌던 이외수(74) 작가의 근황이 공개됐다. 이외수 작가의 큰아들 한얼씨는 1일 이 작가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랜만에 아버지 근황 전해드린다”로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이한얼씨는 “음력 8월15일은 아버지의 생신”이라며 “저희 집은 특이하게 아버지 생신상에 삶은 계란이 하나 올라온다. 가난하셨던 어린 시절, 길 바닥에 떨어져 있던 삶은 계란을 주워 먹고는, 너무나 맛있어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는 말씀에 어머니가 해마다 삶은 계란을 생신상에 올려드리기 때문”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한얼씨는 “올해는 아직 입원 중에 계시기 때문에, 삶은 계란을 드릴 수가 없어 참 마음이 아프다. 지난 3월 뇌출혈 수술을 받고 일반 병실로 옮겼고, 그 후엔 재활병원으로 옮겨 재활 치료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의지가 강하셔서 금세 일어 설 것만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한얼씨는 “예상과 달리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라며 “아직 연하장애를 갖고 계셔서 입으로 음식물을 삼키는 것, 말씀하시는 것 등이 힘드신 상황이다. 얼마 전엔 폐렴까지 찾아와서 급하게 일반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께서 일찍 발견하신 덕분에 다행히 빠른 조치를 할 수 있어 폐렴은 잡을 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좋은 소식이 생기면 바로 여러분께 소식을 들려 드리고 싶었는데, 좀처럼 호전 되지가 않으셔서 그러지를 못했다”라고 전했다. 이한얼씨는 “지금도 건강 상태가 썩 좋진 않으시지만 많은 분들이 아버지의 소식을 기다려 주고 계시고 또 기도해 주고 계셔서 더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기다리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자주 전하도록 하겠다”라고 얘기했다. 이한얼씨는 “아버지 곁을 지키며, 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참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면회도 안 되고, 전화로 목소리를 들려 드릴 수도 없다 보니 평소 독자분들 만나는 일이 기쁨의 전부였던 아버지로선 도무지 힘 날 일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이한얼씨는 “요즘 많은 분들로부터 아버지가 꿈 속에 나타나신다는 얘길 자주 듣게 된다. 어쩌면 아버지는 무료한 병원을 탈출하여 여러분들 꿈 속으로 여행을 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아버지를 꿈속에서 만나신다면 삶은 계란 하나 건네주시길 부탁드릴게요, 생신 축하드린다는 말과 함께요”라고 글을 맺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집단성폭행 당해 숨진 인도 소녀, 경찰이 유족 동의 안 구하고 불태워

    집단성폭행 당해 숨진 인도 소녀, 경찰이 유족 동의 안 구하고 불태워

    인도의 19세 불가촉 천민(달리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지 2주 만에 세상을 등졌는데 경찰은 유족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화장해 버렸다. 정말 이런 소식을 전할 때마다 분노와 허탈감에 무력감마저 느끼게 된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소녀는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의 하스라스란 지역에서 밭일을 하다 카스트 상위의 네 남자에게 끌려가 유린됐다. 혀를 잘렸다는 끔찍한 얘기까지 전해졌다. 현지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위독해 수도 델리의 병원으로 옮겨져 2주 동안 치료를 받았는데 지난 29일 한많은 생을 등졌다. 시신은 30일 0시 무렵 고향 마을에 돌아왔다. 그런데 유족들은 경찰 간부들이 자신들에게 시신을 빨리 화장해야 한다고 종용한 뒤 유족들이 거부하자 앰뷸런스에 주검을 다시 실어 간 뒤 화장해버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멀리서 주검을 불태우는 장면을 봤다는 압히셰크 마투르 기자는 영국 BBC에 경찰들이 유족들과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고 털어놓았다. 인권단체들은 경찰이 이런 비인간적인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지방 간부들은 유족들의 동의를 구했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마투르 기자는 소녀의 어머니가 마지막 장례를 치르기 전 주검을 집에 데려가길 바랐지만 경찰은 이마저 묵살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이 인간사슬을 만들어 화장 현장에 접근해 항의하려는 군중과 취재진을 막았다”고 말했다. 소녀의 오빠는 경관들이 무례하게 굴었으며 마지막으로 동생 얼굴을 보게 해달라는 요청마저 들어주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시신을 마지막으로라도 보겠다는 가족 가운데 남자와 여자 가리지 않고 때리기까지 했다고 오빠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현지 경찰은 사건 발생 열흘 뒤에야 가해 남성들을 검거했다. 조만간 패스트트랙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 소식은 북한 해역에서 표류하던(월북 의사가 있었느냐는 별개로) 우리 공무원 이모 씨를 북한 군이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부유물에 기름을 부어 태운(시신도 함께 태웠느냐 여부는 별개로) 사건과 어쩔 수 없이 겹쳐 보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콜롬비아 바다서 8시간 표류 끝에 구조된 여성, 알고보니 2년 전 실종자

    콜롬비아 바다서 8시간 표류 끝에 구조된 여성, 알고보니 2년 전 실종자

    콜롬비아 북부 앞바다에서 한 여성이 표류하다가 8시간 만에 구조된 기적 같은 사연이 공개됐다. ‘디아리오 라리베르타드’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6시쯤 아틀란티코주(州) 해안도시 푸에르토콜롬비아 해변에서 약 1.9㎞ 떨어진 바다 위에서 표류하던 한 여성은 근처에서 배를 타던 어부들에게 우연히 발견돼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어부들은 처음에 바다 위에 통나무가 떠 있다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다가가고 나서 사람이 표류했다는 것을 알고 급히 구조 작업에 들어갔다. 구조 순간을 촬영한 영상에는 두 어부가 여성에게 구명 로프를 던져 붙잡게 하고 나서 여성을 배 쪽으로 끌어당기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고 나서 한 어부는 탈진해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여성을 배 위로 끌어 올리려고 애썼다.여성은 장시간 물속에 있던 탓에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고 매우 쇠약해진 상태였지만, 구조되고 나서 “난 다시 태어났다”면서 “신께서는 내가 죽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어부들은 일단 여성의 안전을 위해 그녀를 해안으로 옮겼고 여성은 다른 주민들의 도움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덕분에 여성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날 구조된 여성은 안젤리카 가이탄(46)이라는 이름의 중년 여성으로, 당시 바다에서 8시간 가까이 표류했다고 밝혔다. 여성은 현지매체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면서 “전 남편에게 20년간 폭력에 시달려 가족은 물론 친구들과 단절돼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여성은 또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 남편의 학대는 첫 임신 때부터 시작됐고 그는 날 때리고 난폭하게 학대했다. 두 번째 임신에도 학대는 계속됐고 딸아이들이 어렸기에 난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러 차례 신고도 해봤지만, 경찰이 그를 잡아가도 그는 24시간 뒤 풀려나 다시 집에 찾아왔다”면서 “그러면 폭행이 또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집을 나가기로 결심한 것은 2018년 9월 잔혹한 폭행이 일어났을 때였다. 그는 내 얼굴을 부수고 날 죽이려 했다”면서 “가까스로 도망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그후 여성은 6개월 동안 바랑키야 거리를 헤매다 전 남편과 마주치고 싶지 않아 여성 보호소로 피신했다. 그녀는 “전 남편에게 벗어나 은신처를 찾았지만 학대는 끝나지 않았다. 카미노 데 페 구조센터에서도 괴롭힘과 학대를 당했다”면서 “샤워하는 동안 다른 여성들이 물을 잠갔고 내 주스에 비눗물을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성은 자살 시도 전날인 25일 전 남편이 다른 주로 이사를 갔기에 보호 조치 의무가 끝나 보호소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여성은 한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표값을 얻어 직접 버스를 타고 바닷가로 갔다. 그녀는 “난 모든 것을 끝내고 싶었다. 가족은 물론 누구도 날 돕지 않았다”면서 “전 남편이 날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했기에 계속해서 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성은 구조되기 전 떠오르는 마지막 기억으로 바다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을 때 홀로 바닷가에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여성이 자살을 시도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여성의 가족은 여성이 남동생과 함께 살기 위해 에콰도르로 떠난 2018년을 마지막으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성의 딸 알레한드라 카스티블란코는 지난 2년 동안 어머니의 행방을 몰랐다고 말했다. 딸은 또 어머니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폭언한 적이 없고 바랑키야에서 산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딸과 그녀의 여동생은 현재 어머니를 자신들이 살고 있는 보고타로 데려오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으며 어머니가 자신들을 비롯한 나머지 가족들에 의해 보살핌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페미니즘 상징 ‘아이 엠 우먼’ 부른 헬렌 레디 별세

    페미니즘 상징 ‘아이 엠 우먼’ 부른 헬렌 레디 별세

    페미니즘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 ‘아이 엠 우먼(I Am Woman)’으로 유명한 호주 출신 가수이자 여성운동가 헬렌 레디가 별세했다. 78세. 고인의 자녀들은 30일(현지시간) “깊은 슬픔으로 사랑하는 어머니가 전날 세상을 떠난 사실을 전한다”는 성명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자녀들은 “가슴은 아프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영원히 남을 것임을 알기에 우리 스스로를 위로한다”고도 전했다. 고인은 2015년 치매판정을 받고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레디는 1972년 ‘아이 엠 우먼’으로 빌보드차트 1위에 올랐고, 그래미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를 거머쥐었다. 이후 이 노래는 여성 해방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 잡으며 전세계 여성 시위에서 울려 퍼지게 됐다. 호주 멜버른에서 배우·가수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0년대 중반 가수로 데뷔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1971년 첫 앨범을 내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아이 엠 우먼’은 그의 세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노래의 큰 성공과 함께 고인도 여성 운동을 시작했다. 세계적인 가수이자 여권 운동가로 활동했던 레디의 삶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무려 594.8㎏였던 남자가 코로나를 이기는 방법

    무려 594.8㎏였던 남자가 코로나를 이기는 방법

    2017년 594.8㎏에서 400㎏ 가까이 감량 멕시코의 초고도 비만 남성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겨냈다. 이 남성은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불렸던 사람이다. 28일(현지시간) EFE·AF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중부 아과스칼리엔테스주에 사는 후안 페드로 프랑코(36)가 최근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했다. 프랑코는 지난 2017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등재됐던 인물로, 그의 당시 체중은 594.8㎏였다. 당시 그는 침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당뇨와 고혈압, 갑상선 기능장애 등에 시달렸다. 프랑코는 생존을 위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혹독한 감량에 나섰다. 세 차례의 수술과 3년간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현재 체중은 200∼210㎏ 정도로 400㎏ 가까이 줄었다. 그의 건강 상태를 계속 살펴왔던 의사는 지난달 그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알아챘다. 먼저 감염된 프랑코의 어머니(66)는 결국 코로나19를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프랑코 역시 기저질환 등 코로나19 고위험 환자였으나 다행히 증상은 심하지 않았다. 감량 덕분에 혈압과 혈당도 어느 정도 통제되던 상태였다. 프랑코는 22일간의 투병 끝에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었다. 담당 의사는 ”프랑코가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상태였다면 코로나19 증상이 악화해 지금 우리 곁에 없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인도] 4번째 결혼 위해 장애 아들 살해한 비정한 20대 엄마

    [여기는 인도] 4번째 결혼 위해 장애 아들 살해한 비정한 20대 엄마

    4번째 결혼을 위해 자신의 어린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비정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동부 비하르주의 한 연못에서 어린아이가 익사한 채 발견됐다. 사체를 처음 발견한 것은 연못 주위에 사는 주민들이었다. 사망한 아이는 올해 4살이었으며, 아이를 익사에 이르게 한 범인은 다름 아닌 친어머니인 23세 여성 담실라 데비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여성은 5년 전 타 지역에서 결혼해 아이를 출산했지만 이듬해 남편과 이혼하면서 홀로 아이를 키우게 됐다. 이후 다른 남성과 두 번째 결혼에 성공했지만, 두 번째 남편은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두 번째 남편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세 번째로 만난 남편 역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어린 자녀와 둘만 남게 된 이 여성은 네 번째 결혼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어린 아들은 결혼에 방해가 됐다. 아들이 앞을 잘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역시 그녀에게는 걸림돌이 됐다.결국 이 여성은 또 한 번의 결혼을 위해 아들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연못에 빠뜨려 죽음에 이르게 했다. 비하르주 주도인 파트나 경찰 측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살인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데비가 자신의 범죄를 모두 인정했으며, 어린 아들이 네 번째 결혼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범행 동기라고 밝혔다. 경찰 측은 “체포된 여성은 첫 번째 결혼 당시 남편과의 불화로 고소를 당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첫 번째 남편과 이혼할 때 남편이 아이를 양육하겠다고 말했지만, 이 여성은 남편의 뜻을 무시하고 자신이 아이를 키울 것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체포된 여성을 상대로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정상간 진심 전달… 위기국면 돌파구 마련 유용쿠바 미사일 위기때 美蘇정상 친서 핵전쟁 막아트럼프·김정은 27통… 타이밍 안맞으면 역풍도“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남북 간 친서 교환, 필요하면 주고받는다… 친서들을 통해서 새해에도 더 자주 만나게 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더 속도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2019년 1월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정상들이 주고받는 ‘친서’는 고도의 정치적·외교적 행위다. 현안에 대한 디테일을 담지 않는게 일반적이지만, 단어 하나에도 해석의 여지가 생기는 만큼 공을 들이게 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실시간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시대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친서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직접 소통으로 진심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쓰임새가 크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경우처럼 정상 간 첫 만남의 어색함을 녹이기도 하고, 위기국면의 상황관리나 돌파구 마련에 유용한 수단으로 쓰이곤 한다. 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가 꼽힌다. 소련이 미국의 뒷마당인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핵전쟁 위기가 드리웠다. 파국을 막은 단초는 친서였다.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최소 두 차례 친서를 보냈다. 편지에는 “(미소 모두) 전쟁의 매듭을 묶은 로프의 끝자락을 잡아당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둘 다 더 잡아당길 경우 매듭이 더 조여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씌여있었다. 결국 ▲미국의 쿠바 불가침 보장 ▲소련의 쿠바 미사일 철수 ▲미국의 터키 미사일 철수에 합의, 핵전쟁을 막았다.2000년 10월, 군복 차림으로 백악관을 찾은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손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가 들려 있었다. 조 부위원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적대관계 종식,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등을 담은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친서외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접견으로 이어졌다. 최근 서해에서 벌어진 북한군의 남측 민간인 사살 사건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툭 불거져 나왔다. 남북관계가 꽉 막힌 줄만 알았지만,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편지를 보내 코로나19와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위로한 뒤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매일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흘 뒤 김 위원장은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 넘치는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면서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 간 친서 전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외교 관례상 친서 공개는 상대국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다 ‘최고 존엄’의 발언이 알려지는데 민감한 북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핫라인’이 긴박하게 가동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특사가 직접 가지고 가서 전달하는 경우 외에는 친서를 보내고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고 (그 사실을 공개하더라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12월 30일 보내온 친서를 설명하면서 “대단히 성의 있는 친서였고, 답방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간곡하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고, 새해에도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국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 북에 일부 공개하겠다고 알려주고 필요한 만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보면 현 정부 들어 친서가 오간 사실이 몇 차례 공표됐지만 ‘빙산의 일각’이며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협의를 거쳐 최소한을 공개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껏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공개된 것은 11차례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편하신 시간에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 같은 해 3월 5일 1차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9월 5일에는 2차 대북특사단으로 평양을 찾은 정 실장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귀결됐다. 그해 12월 30일,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 “서울 답방이 성사 못돼 아쉽다”는 뜻을 밝혔다. 12월초부터 청와대가 ‘답방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불발되면서 문 대통령이 곤혹스럽던 시점에 김 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뜸했던 친서외교는 2019년 10월 30일 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자 김 위원장이 조의문을 보내면서 재개됐다. 11월 5일 문 대통령은 비공개 답신을 보냈지만, 이미 남북·북미관계가 얼어붙은 터. 같은 달 21일, 북측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특별수뇌자회의(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어왔다”면서 “종이 한장의 초청으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야당은 청와대가 답방과 특사를 ‘구걸’했다고 비판했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이 남북교류 복원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묵묵부답이던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4일 친서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남측 국민에 대한 위로와 함께 문 대통령에 대한 조용한 응원의 뜻을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퍼부은 직후라 더 주목받았다. 다음 날 문 대통령의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보냈지만, 북미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진전은 없었다. 설상가상 6월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남북관계는 현 정부 들어 최악으로 치닫기도 했다. 트윗을 날리지 않는 날이 드물만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집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소통수단인 친서를 애용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근 미국과 한국을 뒤흔든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 북미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이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외교적 파장을 낳기도 했다. 우드워드는 북미 정상 사이에 오간 27통 중 트럼프가 공개한 2통을 빼고 나머지 전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반응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정상 간 은밀한 소통이 낱낱이 드러났다는 점을 불쾌하게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