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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임료 돌려달라” 실랑이로 변호사에 고소당한 ‘미투’ 피해자 국참재판에서 ‘무죄’

    “수임료 돌려달라” 실랑이로 변호사에 고소당한 ‘미투’ 피해자 국참재판에서 ‘무죄’

    과거 대학 교수에게 입은 성추행 피해를 폭로해 법적 분쟁에 휘말렸던 여성이 자신이 선임한 성폭력 전문 변호사와 갈등을 빚고 형사 기소까지 됐지만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10일 공동폭행 및 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모(34)씨와 그의 모친, 외삼촌 등 4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무죄를 결정했고, 재판부도 이를 수용한 것이다. 전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국민참여재판은 자정을 넘겨 이날 오전 3시 끝이 났다. 성폭력 피해자였던 이씨가 폭행 사건 가해자로 법정에 서게 된 것은 성범죄 전문 변호사로 유명세를 탄 A씨와의 수임료 반환 갈등이 불거지면서다. 앞서 이씨는 2017년 서울 시내의 한 대학원에 다니던 중 지도교수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가해자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되면서 오히려 이씨가 명예훼손 재판을 받게 됐다. 이씨는 민·형사사건 법률대리인으로 A씨를 선임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마찰을 빚은 끝에 A씨로부터 중도 사임 통보를 받았다. 이에 이씨는 2019년 4월 수임료 13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어머니와 외삼촌, 지인과 함께 서울 서초동에 있는 A씨 사무실에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만남을 거부당하자 이씨 일행과 사무장 사이에 15분간 고성이 오가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얼마 뒤 A씨가 이들을 고소하면서 4명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신체접촉은 있었지만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행을 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A씨가 수임료 분쟁을 유리하게 해결하려고 무리하게 폭행 고소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당시) 방 안에 있었는데 물리적 위협으로 인한 충격과 공포가 컸다”며 “결국 무단 난입하고 업무를 방해해 하루종일 일을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장시간 이어진 양측의 공방 끝에 이씨의 행동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씨가 제기한 변호사비용 반환청구 민사소송에서는 A씨가 착수금의 일부인 300만원을 이씨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이 나왔다.
  • 피살 고교생 부모 호소 “멈춰버린 시간...최대 형량 내려달라”

    피살 고교생 부모 호소 “멈춰버린 시간...최대 형량 내려달라”

    “피고인은 아들 찌르고 조롱…최대 형량 선고해 달라”“사랑하는 아들이 죽어갈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자괴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10일 오전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 강동원) 301호 법정. 전북 완주군 한 노래방에서 살해당한 고교생의 아버지는 법정 방청석에서 일어나 애써 울음을 참고 어렵게 입을 뗐다. 강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이 사건 피해자 유족에게 진술 기회를 줬다. 아버지는 “나는 지난 9월 25일 완주군 이서면 소재 노래방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고교생의 부모”라고 소개하며 “그날 이후 나와 아이 엄마의 시간은 멈췄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어 “병원 영안실에 누워있던 아들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가슴이 미어지고 분통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살해한 피고인은 집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노래방 문을 부수고 들어가 범행했다”며 “아들을 죽일 의도로 몸 여러 곳을 흉기로 잔인하게 찔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버지는 또 “피고인은 항거불능 상태인 아들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면서 ‘지혈하면 살 수 있다’고 조롱했다고 한다”며 “사건이 불거진 이후 피고인은 유족에게 용서도 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아버지는 “흉기에 찔려 죽어가던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엄마 아빠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대 형량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법정에 함께 앉아 있던 어머니는 한동안 흐느끼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유족의 말을 들은 재판부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거를 조사하기 위해 재판을 속행했다. 다음 재판은 12월 15일 열린다.
  • 윤석열 5·18묘지 참배 앞두고…유가족·대학생, 경찰과 충돌

    윤석열 5·18묘지 참배 앞두고…유가족·대학생, 경찰과 충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광주 방문을 예정한 10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유가족·학생 등과 경찰간 충돌이 빚어졌다. 오월어머니회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등은 이날 오전 5·18묘지 입구인 민주의문에서 경비 중인 경찰과 밀고 당기는 몸싸움을 벌였다. 양측간 실랑이와 몸싸움은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이 경찰 측에 안전울타리와 통제선 철거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철거에 나서지 않자 오월어머니회 회원이 직접 철거에 나섰고,대학생과 시민단체 활동가가 거들면서 양측 간 밀고 당기는 몸싸움으로 번졌다. 부상자나 연행자는 없었으나 대학생의 외투가 찢기고,시민단체 활동가 일부가 바닥에 나뒹구는 등 승강이는 약 15분간 이어졌다. 오월어미니회 관계자는 “윤석열을 지키겠다고 우리의 자식과 남편이 잠든 묘지에 흉한 울타리를 설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경찰에 항의했다. 물리적 충돌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자 대학생들은 민주의문 앞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윤 후보의 참배를 저지하고자 전날 밤부터 5·18묘지 진입로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며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5·18묘지 들머리인 민주의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윤 후보 도착 직전 개별 참배객으로서 참배단,열사 묘소 등을 선점할 예정이다. 윤 후보가 5·18묘지에 들어서더라도 항쟁 희생자와 열사를 기리는 공간에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은 “광주 방문과 5·18묘지 참배가 진정성 없는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등 규탄 발언을 이어가며 윤 후보 도착을 기다리는 중이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도 정오를 즈음해 윤 후보 참배 저지 대오에 합류한다. 시민단체는 ‘썩은 사과’를 선물하는 등 적극적인 풍자 행위로 윤 후보 참배에 대응할 방침이다. 경호·경비를 맡은 경찰은 민주의문 앞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하며 대비에 나섰다. 대화 경찰관,사복형사,기동대 등을 투입해 윤 후보 신변 안전을 지킨다. 윤 후보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찾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SNS 사진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날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 홍남순 변호사의 전남 화순 소재 생가,육군 상무대 영창 터였던 광주 5·18자유공원에 들른 뒤 오후에 5·18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11일에는 목포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
  • 윤석열 5·18참배 앞두고…유가족·대학생, 경찰과 충돌

    윤석열 5·18참배 앞두고…유가족·대학생, 경찰과 충돌

    안전울타리 철거 요구하며 15분가량 몸싸움…부상·연행 없어시민사회단체 ‘참배 저지’ 합류, ‘썩은 사과’ 선물 등 대응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 방문을 예정한 10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으로 구성된 오월어머니회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등은 이날 오전 5·18묘지 입구인 민주의문에서 경찰 기동대 경력과 몸싸움을 벌였다. 충돌은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이 경찰에 안전울타리와 통제선 철거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철거에 나서지 않자 오월어머니회 회원이 직접 철거에 나섰고, 대학생과 시민단체 활동가가 거들면서 양측 간 밀고 당기는 몸싸움으로 번졌다. 부상자나 연행자는 없었으나 대학생의 외투가 찢기고, 시민단체 활동가 일부가 바닥에 나뒹구는 등 승강이는 약 15분간 이어졌다. 오월어머니회 관계자는 “윤석열을 지키겠다고 우리의 자식과 남편이 잠든 묘지에 흉한 울타리를 설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경찰에 항의했다. 물리적 충돌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자 대학생들은 민주의문 앞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윤 후보의 참배를 저지하고자 전날 밤부터 5·18묘지 진입로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며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5·18묘지 들머리인 민주의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윤 후보 도착 직전 개별 참배객으로서 참배단, 열사 묘소 등을 선점할 예정이다. 윤 후보가 5·18묘지에 들어서더라도 항쟁 희생자와 열사를 기리는 공간에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은 “광주 방문과 5·18묘지 참배가 진정성 없는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등 규탄 발언을 이어가며 윤 후보 도착을 기다리는 중이다.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도 정오를 즈음해 윤 후보 참배 저지 대오에 합류한다. 시민단체는 ‘썩은 사과’를 선물하는 등 적극적인 풍자 행위로 윤 후보 참배에 대응할 방침이다. 경호·경비를 맡은 경찰은 민주의문 앞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하며 대비에 나섰다. 대화 경찰관, 사복형사, 기동대 등을 투입해 윤 후보 신변 안전을 지킨다. 경찰 관계자는 “정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 만큼 윤 후보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도 충분히 보장하며 안전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찾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SNS 사진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날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 홍남순 변호사의 전남 화순 소재 생가, 육군 상무대 영창 터였던 광주 5·18자유공원에 들른 뒤 5·18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11일에는 목포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
  • 아버지 성으로 출생신고했어도 어머니 성으로 바꿀 수 있다

    아버지 성으로 출생신고했어도 어머니 성으로 바꿀 수 있다

    ‘어머니 성 쓰려면 혼인신고 때 협의해야’민법 규정 탓 자녀 성 선택권 없었던 부부靑청원 화제 된 뒤 법원서 변경 허가받아출생신고 서식대로 아버지 성을 따랐던 자녀에게 어머니의 성을 물려줄 권리를 보장하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던 부부가 법원 허가를 받아 자녀의 성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5월 아버지 성으로 출생신고된 자녀의 성을 어머니 성으로 바꾸겠다며 A씨 부부가 낸 성본변경청구를 수용, 최근 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A씨 부부는 ‘부부 간 협의를 통해 자녀의 성과 본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서 달라’며 지난해 6월 청원 글을 올려 2만 8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부부는 출산 전 부모의 성 모두를 아이 이름에 넣되 어머니 성을 따르기로 결정했지만 출생신고 기본서식이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게 설계되는 바람에 결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에게만 호주 자격을 주는 호주제가 2005년 폐지된 뒤 개정 민법이 ‘부모가 혼인신고 때 미리 협의한 경우에 한해 어머니의 성과 본을 물려줄 수 있다’고 규정했기에 어머니 성으로 출생신고할 길이 막혔던 것이다. 8년 전 혼인신고 당시 부부에겐 자녀계획이 없었고 따라서 자녀의 성을 어떻게 정할지 논의할 필요도 없었다고 A씨는 덧붙였다. 부부를 대리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 가족법연구팀은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어머니의 성과 본을 자녀에게 물려줌으로써 자녀가 입는 불이익보다 이익이 더 크고 궁극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부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가정법원 측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부모나 자녀 스스로의 청구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변경할 수 있다는 민법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 “18명 단체 예약 후 30분 전 ‘못 간다’ 통보…오히려 신고해보라고 하더라”

    “18명 단체 예약 후 30분 전 ‘못 간다’ 통보…오히려 신고해보라고 하더라”

    한 자영업자가 18명 규모의 단체 예약 ‘노쇼’를 당했다는 사연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에 단체손님이 노쇼를 했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노쇼란 예약을 했지만 취소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손님을 뜻한다. 노쇼 피해에 대한 조언을 얻고자 글을 쓴다는 A씨는 “저희 부모님은 경남 함안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신다. 2000년부터 20년 넘게 한자리에서 쉬는 날 없이 장사했고, 평소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이서 영업하시다 주말에는 삼 남매가 일을 도우러 가곤 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4시쯤 한 손님이 ‘아이들까지 18명 예약이 되냐’고 물었다”면서 “새로 음식을 준비해야 해서 힘들 것 같다고 하자 ‘주변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겠다’며 준비해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단체손님을 받을 준비를 마쳤지만 5시가 되도록 손님이 오질 않자 A씨는 손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A씨는 “전화를 받은 손님이 ‘5시 30분까지 가겠다’고 했지만 6시가 되도록 오지 않았다”면서 “6통째 연결된 전화에서 손님이 돌연 ‘못 간다’고 통보한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화가 난 어머니께서 직접 전화를 걸어 ‘다른 손님들도 돌려보내고 다른 예약도 못 받았다. 상차림비 1상당 1만 원씩이라도 입금해달라. 아니면 신고할 것이다’라고 했는데, 손님은 ‘신고할 거면 신고해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전에 다른 손님들이 당일 예약을 취소해도 보통 ‘죄송하다’, ‘다음에 꼭 가겠다’고 말하면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 손님들은 나몰라라 하고 그냥 못 간다고 하고 끊어버려 부모님이 화가 많이 났다”며 “이런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아 이건 좀 심했네요”, “예약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네”, “관련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꼭 처벌 받기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업무를 방해하는 등 고의성이 있는 노쇼의 경우 처벌이 가능하지만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법적 제재를 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법보다는 시민의식을 제고하는 것이 노쇼에 대한 법조계의 중론이다.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X염색체와 유전병, 선입견/연세대 학부대학 교수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X염색체와 유전병, 선입견/연세대 학부대학 교수

    20세기 초 멸망한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황후의 늦둥이 아들 알렉세이의 혈우병도 그중 하나이다. 혈우병 치료를 위해 불러들인 요승 라스푸틴이 전횡을 일삼은 것이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을 앞당겼다. 생물학자들은 혈우병에 주목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을 시작으로 자손에게 전해진 열성 유전병이라는 점과 남성에게서만 주로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빅토리아 여왕의 외손녀 알렉산드라 황후는 이 유전자를 하나만 지닌 보인자여서 증상이 없지만, 정상인 황제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에게는 혈우병이 나타났다. 이런 유전 원리는 초파리 실험으로 발견됐다.193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토머스 모건은 초파리로 여러 실험을 했다. 모건은 붉은 눈을 지닌 잡종끼리 교배해 얻은 자손 중 열성인 흰 눈을 가진 자손은 모두 수컷이란 결과를 얻었다. 눈 색깔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X염색체에 있지 않으면 설명이 불가능한 결과였다. 이 실험으로 모건은 유전자들이 염색체에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성에 따라 유전 결과가 달라지는 반성유전 현상을 밝혀냈다. 색맹이 아닌 부부에게서 색맹인 아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아들은 Y염색체를 아버지에게서 받고 X염색체를 보인자 어머니에게서 받는데 만약 이 염색체에 색맹 유전자가 있으면 적녹 색맹이 되는 것이다. 딸들은 어머니로부터 색맹 유전자를 물려받아도 아버지로부터 정상 유전자가 있는 X염색체를 물려받기 때문에 열성인 적녹 색맹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혈우병, 적녹 색맹은 물론 근육 단백질이 점진적으로 줄어 사망에 이르는 뒤센근이영양증도 반성유전으로 자손에게 전달된다. X염색체에는 성 결정 이외에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여러 유전자가 있다. 그래서 X염색체는 생존에 필수적이다. 그런데 X염색체 하나만을 지닌 남성(XY)을 보면 생존에 두 개의 X염색체 모두 필요한 것 같지도 않다. 실제로 여성도 하나의 X염색체만 사용한다. 다만 부와 모로부터 유래한 두 개의 X 중 어떤 염색체를 사용할지는 세포마다 무작위로 다르다. 일반 염색체와 달리 생존에 지장이 없는 성염색체 숫자 이상인, 예컨대 XXX를 지닌 여성의 경우 세포들은 2개의 X염색체를 불활성화시키고 하나의 X염색체만 사용한다. X염색체가 더 늘어도 세포들은 X염색체 하나만 사용한다. 그러면 두 개의 X염색체 중 하나는 완전히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보통 사람들은 X염색체상에는 적색과 녹색, 일반 염색체의 유전자는 청색 감지 망막세포를 만드는 삼색자이다. 한 가지 망막세포는 약 100가지 색상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데 세 종류 망막세포를 가진 사람들은 100의 3제곱인 100만 가지 색을 구별해 낼 수 있다. 그런데 아주 일부 여성은 100의 4제곱, 1억 가지 색을 구별하는 사색자로 훨씬 뛰어난 색감을 갖는다. 사색자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던 X염색체에 변이가 생겨 네 종류의 망막세포를 갖게 된 것이다. X염색체 하나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X염색체의 이런 특징은 있는 그대로 볼 것을 요구하는 과학의 속성을 떠올리게 한다. 고정된 선입견이나 사고는 장애 요소로 작용한다. 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큰 선거를 앞둔 요즘은 더욱 그렇다. 편견이나 남의 말에 치우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야 우리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 저에게 귀엽고 고마운 ‘차차차’… 부모님 사인 요청 처음 받았죠

    저에게 귀엽고 고마운 ‘차차차’… 부모님 사인 요청 처음 받았죠

    지난달 17일 종영한 tvN ‘갯마을 차차차’는 여전히 뜨거운 드라마 중 하나다. 한국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상위권은 물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하는 세계 TV시리즈 10위를 유지 중이다. 관심의 온도가 식지 않은 건 작품 속 공진시 주민들의 따뜻하고 밝은 호흡 덕분이다. 배우 공민정은 그런 분위기를 더해 준 조연이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치과의사 혜진(신민아)의 친구이자 공진 사람들과 주저 없이 어울리는 치위생사 표미선을 과하지 않은 코믹 연기로 표현했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공민정은 “혜진의 절친으로, 공진 주민으로 잘 어울려야 했기 때문에 실제 그 인물처럼 보이게 살아가려 노력했다”며 “연기 호흡을 따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촬영장인 경북 포항에는 최근 관광객이 대거 몰리고 있다. 촬영 당시 현장에도 많은 시민이 몰려 컷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길거리에서 만난 팬들이 “미선 언니”라고 부르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아버지 어머니도 처음으로 딸에게 사인 요청을 했다. 그래서 ‘갯마을 차차차’는 공민정에게 “귀엽고 고마운 작품”이다.TV로 이번에 더 친숙해졌지만 공민정은 스크린에서는 이미 익숙한 배우다. 2019년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언니 은영을 비롯해 ‘이장’의 셋째 금희,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희수’의 공장 노동자 희수 등으로 관객을 만났다. 독립영화계에서는 스타였다. 2012년 영화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와 인기 연극 ‘옥탑방 고양이’로 데뷔한 뒤 지난해에는 부산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관에서 ‘라이징 스타-공민정 배우전’이 열리기도 했다. 그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텨 왔다”며 “좋은 동료와 친구들 덕에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다”고 했다. 친근하고 밝은 친구 같은 이미지를 가졌지만 어릴 때는 굉장히 내성적이었다고 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손 한번 들어 본 적 없었지만 연기가 그 벽을 무너뜨렸다. 공민정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 앞에서 교육 영상 한 장면을 따라해 보여 줬는데 친구들이 웃으니까 그게 연기라는 생각보다 웃겨 주고 싶은 마음에 뭔가를 계속 보여 줬다”며 “그런 마음과 행동이 자연스레 연기를 하게 만들었다”고 돌이켰다. 앞으로도 연기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더 발견하고 싶다는 공민정은 “살아 보기 힘든 캐릭터나 보통의 삶과 간극이 있는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달 말 개봉하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다양한 모습을 드라마와 영화로 보여 줄 예정이다.
  • ‘독립영화 스타’ 공민정 “‘갯마을’ 덕에 ‘미선 언니’로 불려요”

    ‘독립영화 스타’ 공민정 “‘갯마을’ 덕에 ‘미선 언니’로 불려요”

    tvN ‘갯마을 차차차’ 빛나는 조연현장서 주민들이 박수 보내기도“부모님도 처음 사인 요청하셨죠”지난달 17일 종영한 tvN ‘갯마을 차차차’는 여전히 뜨거운 드라마 중 하나다. 한국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상위권은 물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하는 세계 TV시리즈 10위를 유지 중이다. 관심의 온도가 식지 않은 건 작품 속 공진시 주민들의 따뜻하고 밝은 호흡 덕분이다. 배우 공민정은 그런 분위기를 더해 준 조연이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치과의사 혜진(신민아)의 친구이자 공진 사람들과 주저 없이 어울리는 치위생사 표미선을 과하지 않은 코믹 연기로 표현했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공민정은 “혜진의 절친으로, 공진 주민으로 잘 어울려야 했기 때문에 실제 그 인물처럼 보이게 살아가려 노력했다”며 “연기 호흡을 따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촬영장인 경북 포항에는 최근 관광객이 대거 몰리고 있다. 촬영 당시 현장에도 많은 시민이 몰려 컷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길거리에서 만난 팬들이 “미선 언니”라고 부르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아버지 어머니도 처음으로 딸에게 사인 요청을 했다. 그래서 ‘갯마을 차차차’는 공민정에게 “귀엽고 고마운 작품”이다. TV로 이번에 더 친숙해졌지만 공민정은 스크린에서는 이미 익숙한 배우다. 2019년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언니 은영을 비롯해 ‘이장’의 셋째 금희,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희수’의 공장 노동자 희수 등으로 관객을 만났다. 독립영화계에서는 스타였다. 2012년 영화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와 인기 연극 ‘옥탑방 고양이’로 데뷔한 뒤 지난해에는 부산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관에서 ‘라이징 스타-공민정 배우전’이 열리기도 했다. 그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텨 왔다”며 “좋은 동료와 친구들 덕에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다”고 했다. 친근하고 밝은 친구 같은 이미지를 가졌지만 어릴 때는 굉장히 내성적이었다고 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손 한번 들어 본 적 없었지만 연기가 그 벽을 무너뜨렸다. 공민정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 앞에서 교육 영상 한 장면을 따라해 보여 줬는데 친구들이 웃으니까 그게 연기라는 생각보다 웃겨 주고 싶은 마음에 뭔가를 계속 보여 줬다”며 “그런 마음과 행동이 자연스레 연기를 하게 만들었다”고 돌이켰다. 앞으로도 연기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더 발견하고 싶다는 공민정은 “살아 보기 힘든 캐릭터나 보통의 삶과 간극이 있는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달 말 개봉하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다양한 모습을 드라마와 영화로 보여 줄 예정이다.
  • “내 딸의 주검에 그런 짓을” 영국 어머니 흉기 들고 경찰서로

    “내 딸의 주검에 그런 짓을” 영국 어머니 흉기 들고 경찰서로

    어떤 어머니라도 이런 충동에 사로잡히지 않을까 모르겠다. 영국의 한 어머니가 딸의 시신을 능욕한 60대 남성이 구금돼 있는 경찰서에 몰래 흉기를 갖고 들어왔다가 체포된 일이 있었다. 잉글랜드 켄트주의 한 병원 시신보관소에서 일하던 데이비드 풀러(67)는 런던 북부 콜린데일 경찰서에 수감돼 있는데 조사 과정에서 12년에 걸쳐 모두 99구의 시신을 능욕하는, 인간 이하의 짓을 벌였다고 자백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희생자들의 유족을 찾아 풀러의 끔찍한 소행을 알리며 심리치료 등 도움을 주는 방안을 통보했는데 자신의 죽은 딸이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네브레스 케말이란 여성이 부엌에서 쓰던 흉기를 들고 경찰서에 달려와 응징하려다 실패한 것이라고 미국 매체 인사이더 닷컴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녀는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풀러를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며 “그가 내 눈에 띄었으면 그의 가슴에 흉기를 똑바로 찔러줬을 것을 99.99% 확신한다. 왜냐하면 그가 내 가슴을 똑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8~9명의 경관들이 수갑을 채우고 체포하는 바람에 계획이 망가졌다고 덧붙였다. 케말의 딸 아즈라는 99명의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케말은 지난달 이 소식을 처음 들었는데 경찰은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와 서섹스, 에섹스에 흩어져 있는 희생자 유족들을 찾아 이 고통스러운 소식을 전하고 정신적 돌봄을 제공한다는 안내를 해줄 연락관 150명을 모집하고 운영하는 데 150만 달러(약 17억 7975만원)를 투입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81명의 신원이 확인된 이들의 유족들에게 참담한 소식을 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런데 적어도 99구의 시신일 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을 상대로도 풀러가 더 많은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어 이들 연락관이 찾아야 할 유족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죽어서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한 이들 가운데 가장 적은 나이가 아홉 살, 가장 많은 이는 100세 여성이라고 스카이 뉴스는 전했다. 풀러의 범행 중에 가장 경악스러운 것은 1987년 살해된 케말의 딸 아즈라 등 두 여성의 시신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자랑한 것이다. 풀러의 가족들도 경악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 포스트는 전했다. 아내였던 길 팔머는 영국 일간 더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너무 끔찍하다. 나도 감당하기 어렵다. 아이들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평정심을 완전히 잃었다. 들려오는 일들은 완전 충격적이다. 여러분이 말하는 사람이 그들의 아빠”라고 말했다. 그런데 2년 동안 풀러와 함께 일했다는 익명의 간호사는 영국 대중지 선데이 미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그를 “보통의 조용한 남자, 완벽한 신사”로만 여기고 있었다며 “내가 그런 참담한 짓을 벌인 누군가와 연결돼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무섭다. 난 운이 좋아 그가 날 죽이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민건강보험(NHS)는 독자적인 조사를 벌여 풀러가 어떻게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BBC 방송에 시신 접근 권한과 부검 참여자들의 작업 관행에 문제점이 없는지 감사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렉 클라크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은 어떻게 이런 인권 유린이 오랜 기간 발각되지 않고 자행됐는지 규명하기 위한 공공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허백윤의 아니리] 끝이 아닌 시작, 꿈의 무대에서 더욱 빛난 시간/문화부 기자

    [허백윤의 아니리] 끝이 아닌 시작, 꿈의 무대에서 더욱 빛난 시간/문화부 기자

    6년 만에 열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지난달 클래식 팬들의 가을을 낭만으로 물들였다. 유튜브 생중계로 3주간 펼쳐진 향연 중 본선 2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신 피아니스트 최형록(28)이 입상자 못지않게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여운을 주고 있다. 완벽하고 화려한 기교를 뽐내기보다 쇼팽과 깊은 대화를 나누듯 세심하게 파고든 그의 연주는 “콩쿠르가 아닌 독주회 같다”는 반응이 이어질 만큼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기에 1라운드 영상 속 한 댓글이 그의 선율에 맞물려 감동을 불렀다.‘저는 피아니스트 최형록의 엄마입니다’라며 시작한 댓글에는 ‘엄마의 애틋한 통곡의 마음이라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말과 함께 7세에 피아노를 시작한 최형록이 쇼팽 콩쿠르 무대에 오르기까지 가족들이 보낸 험난한 시간이 조심스레 담겼다. ‘지방 소도시에서 가난하고 팍팍한 집안 형편은 음악을 전공으로 시키기엔 엄청난 희생이 늘 따라다녔다’는 고백과 ‘형록이처럼 가난하고 여건이 안 된다고 꿈을 포기하지 말고 좋아하고 행복한 길을 찾다 보면 길이 열린다는 것을 믿기 바란다’는 응원이 울림을 키웠다.콩쿠르 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돌아간 최형록과 통화로, 경북 구미에 사는 그의 어머니 정윤진(57)씨와 이메일로 여운을 나눴다. 정씨는 “혼자 의기소침해 있을까 봐 용기를 북돋워주고 ‘잘 버텨 줬고 잘했다’고 위로하고 싶었다”며 쓴 댓글이 이토록 공감을 받을지 몰랐다고 했다.최형록도 “피아노와 함께한 22년은 곧 어머니와 같이 걸어온 길”이라 소개할 만큼 모자는 피아노 앞에 진심을 다했다. 누나를 따라 피아노학원에 다닌 최형록은 처음부터 피아노가 무척 좋았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 문집 속 ‘미래의 내 아내에게?’란 질문에 ‘나의 아내는 이미 있어. 내가 있어야만 살아서 움직이는 피아노야. 영원히 앞으로도 나의 사랑은 변치 않을 거라고만 믿어’라고 답한 아이였다. 그제서야 어머니는 애써 외면하려 했던 피아노를 향한 아들의 뜨거운 사랑을 읽었고 전공을 시키기로 결심했다. 정씨는 “입구를 모른 채 어쩌다 들어갔고 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 미로였다”고 지난 시간을 표현했다. 인터넷에 ‘클래식 예술고등학교’를 검색하고 무작정 서울예고 교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대학 입시가 끝날 무렵엔 서울대 음대 홈페이지에서 ‘가장 인자해 보이는 교수님’에게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서울예고에 입학한 아들과 서울 오피스텔에서 살며 미용실 아르바이트로 뒷바라지를 했다. 형편이 안 되는 스스로를 원망하며 몇 번이고 눈물을 머금은 시간이었다. 아들은 “피아노는 너무나 당연한 존재였기에 포기할 생각도 못했다”면서 “가정형편 안에서 할 수 있는 정도로 배우며 실력으로 증명하기로 하고 바보처럼 연습만 했다”고 돌아봤다. 대학에 들어가서야 처음 교수 지도를 받은 그는 더 깊숙하게 피아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앞서 어머니가 메일을 보냈던 주희성 교수였다.2013년 중앙음악콩쿠르, 2019년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 음대에서 석사과정 중인 최형록과 가족들에게 쇼팽 콩쿠르는 꿈의 무대였다. 나이 제한으로 처음이자 마지막 출전이기도 했지만, 일찍부터 영재 교육을 받는 많은 연주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었기에 더욱 남달랐다. “심장이 떨려 실시간으로는 보지 못했다”는 어머니는 특히 1라운드에서 아들이 연주한 쇼팽의 에튀드 E단조(25-5)가 “엄마 고생했어요”하고 위로하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콩쿠르 이후 “따뜻하고 반듯한 성품이 음악에 순수하게 묻어나오고,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으며 매 순간 진심을 담은 연주자가 되길 바란다”는 응원의 마음도 더 커졌다. 최형록도 “물론 아쉬움도 많지만 이번 대회로 더 많은 걸 배웠고 음악의 방향도 더욱 선명해졌다”면서 “화려하지 않아도 담백하게 말하듯이, 공감을 얻는 멜로디를 그려 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더이상 끝이 아닌, 다시 새로운 시작이 된 콩쿠르 무대에 담긴 한 가족의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트로피가 없어도 그만큼 빛나는 감동을 전했다.
  • 성소수자 자녀에 부모도 공격당해… 서로 기댈 곳 되길

    성소수자 자녀에 부모도 공격당해… 서로 기댈 곳 되길

    자녀 지지하며 혐오 맞선 부모 이야기“‘아이 잘못 키웠다’ 사회적 편견 탓 마찰어떻게 의지하는지 보여 주고 싶었죠”코로나19가 번지기 전에는 퀴어문화축제에 가면 ‘프리허그’(포옹) 캠페인을 하는 성소수자 부모모임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트랜스젠더 아들의 어머니 나비(활동명)와 동성애자 아들의 어머니 비비안(활동명)도 그들 중 하나다. 다른 성소수자 부모와 마찬가지로 이들도 처음부터 온전히 자녀의 커밍아웃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이들이 자녀를 지지하고 혐오와 맞서는 과정을 그려 냈다.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7일 만난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의 변규리(32) 감독은 “성소수자 부모와 당사자가 마찰하게 되는 이유는 두 사람이 미숙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혐오나 편견 때문”이라면서 “성소수자 당사자와 부모나 예비 부모에게 어떻게 건강하게 서로 의지할 수 있을지를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어머니는 ‘태교를 잘못했다’거나 ‘아이를 잘못 양육했다’는 식의 그릇된 폭력에 노출된다”고 짚었다. 비비안도 “아들 예준에게 위로랍시고 불행한 인생 살게 낳아 준 엄마가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성소수자에게 부모는 자신의 성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드러내기 가장 어려운 존재다. 그러나 예준의 애인 성준은 용기를 내 어머니에게 예준을 소개한다. 변 감독은 “성준은 예준과 비비안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부모에게 축하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성준의 어머니는 ‘아들이 (이성애자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지만 점차 아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비와 아들 한결은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정정하기 위해 두 차례 법원에 간다. 첫 번째로 만난 판사는 “주민등록번호 때문에 취업보다 알바를 한다”는 한결에게 ‘남성 성기 재건 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한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판사는 “우리 사회가 아직은 성적인 소수자에 대해서는 굉장히 관대하지 못한 사회지만 너무 상처받지 마시고 당당하게 사세요”라고 한결을 응원한다. 판사의 목소리를 그대로 공개한 이유에 대해 변 감독은 “자신의 판단이 누군가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판사들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영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성소수자 부모들의 동행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변 감독은 부산시청에서 성소수자 부모모임과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도보 행진을 함께했다. 부산에서 시작한 행진 일행은 오는 10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한다.
  • 전 여친에게 “다시 만나자” 집요하게 연락…40대 벌금형

    전 여친에게 “다시 만나자” 집요하게 연락…40대 벌금형

    다시 만나자며 집요하게 연락해 전 여자친구를 괴롭힌 4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장태영 판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 대해 “각종 언행과 성향, 언행의 내용과 경위 등을 고려하면 ‘스토킹’에 해당하고, 협박 혐의도 인정된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7월부터 헤어진 여자친구 B씨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다시 만나자는 내용의 문자를 10번정도 받은 B씨가 전화번호를 바꾸자 A씨는 같은 내용으로 메일을 13번 보냈다. B씨가 메일 계정을 지우자 B씨 계좌번호로 33번이나 돈을 보내면서 송금 메시지까지 활용해 다시 만나자고 했다. B씨가 운영하는 회사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를 13차례나 보내기도 했다. A씨 집착은 B씨 어머니에게까지 향했다. A씨는 ‘B의 전화번호를 충분히 알아낼 수 있다’, ‘우연히 딸을 만나더라도 그냥 지나칠 수 있게 해달라’, ‘용서가 쉽지 않네요’라는 등의 말과 메시지로 위협했다. 1년 가깝게 계속된 A씨의 집요한 연락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낀 B씨는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협박 혐의로 내려진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한 A씨는 정식재판을 청구, “안부를 묻는 의도가 있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 “감옥서 죽게 생겼다”…中우한 코로나 실태 알린 기자 가족 호소

    “감옥서 죽게 생겼다”…中우한 코로나 실태 알린 기자 가족 호소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던 때 우한을 직접 찾아 참상을 알린 시민기자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가운데 가족들이 그의 치료와 석방을 호소하고 나섰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장잔(38·여)은 지난해 2월 우한을 찾아 코로나19 참상을 외부에 낱낱이 전했다. 그는 직접 도시를 돌아다니며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 전달했다. 의료체계 과부하고 산소마스크를 쓴 환자들이 병원 복도에 줄지어 진료를 기다리는 모습과 사람들로 가득 찬 화장장 등을 영상에 담아 올렸다. 또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도시를 봉쇄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그런데 그해 5월부터 장잔의 게시물 업로드가 뚝 끊겼다. 중국 당국은 장잔이 거짓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구류됐다고 밝혔다. 당국이 장잔을 체포하면서 적용한 ‘공중소란’ 혐의는 최고 형량이 징역 5년으로, 중국 당국이 비판적인 인사를 침묵시키려 할 때 주로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잔은 구금된 후 단식 투쟁을 벌였는데, 당국이 장잔의 위에 관을 삽입해 강제로 영양분을 공급했다고 변호인이 전하기도 했다. 당시 변호인은 당국이 장잔의 허리에 큰 벨트를 채워 왼손은 몸 앞에, 오른손은 몸 뒤에 고정시켜 손을 못 쓰게 했다고 폭로했다. 당국은 장잔의 단식투쟁을 막기 위해 3개월간 종일 족쇄와 수갑을 차고 생활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결국 장잔은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장잔은 여러 차례 단식투쟁을 벌였고, 입원과 재구금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월에 장잔을 영상통화로 면회한 장잔의 어머니는 딸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허약해졌다며 치료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올해 2월 인권운동가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수갑을 차고 휠체어에 태워진 채 재판에 나온 장잔은 단식투쟁을 바짝 야윈 모습이었다. 지난달 30일 장잔의 오빠인 장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단식투쟁 중인 동생은 현재 튜브를 통해 강제로 영양공급을 받고 있다. 다가오는 추운 겨울을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동생의 키가 177㎝인데 몸무게가 40㎏이 채 나가지 않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장잔의 오빠가 올린 게시물이 관심을 모으자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장잔이 단식투쟁을 끝내고 적절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그를 즉시 석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면서 “애초에 감옥에 갇히지 말았어야 할 장잔은 이제 감옥에서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중국 사법당국에 촉구했다.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도 “중국 정부는 부당하게 투옥된 장잔이 위중한 상태가 된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서 “각국 정부가 작금의 끔찍한 상황이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장잔에 대한 긴급석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경 없는 기자회’도 장잔의 현재 상태가 매우 위독하다며 동아시아 국장인 세드릭 알비아니는 “현재 장잔은 주위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고개를 들거나 걸을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 조현병 시달린 30대, 어머니 살해...‘심신장애 인정’ 2심서 무죄

    조현병 시달린 30대, 어머니 살해...‘심신장애 인정’ 2심서 무죄

    조현병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최성보 정현미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31·남)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8일 오후 5시쯤 경기 고양 주거지에서 어머니를 둔기 등으로 마구 때려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보안요원으로 일하던 A씨는 2012년 직장에서 “아버지, 하늘나라로 가자”는 알 수 없는 말을 갑자기 하면서 동료를 폭행하고 자해하는 등 처음으로 이상 행동을 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이런 행동에 대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A씨는 직장을 옮겼지만 2020년에도 직장 동료를 폭행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하지만 역시 원인을 찾지 못했고, 이후로도 종종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범행 3일 전부터 “죽는 게 행복하다”, “하늘나라로 가야 된다” 등 알 수 없는 말을 하다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폭행하려 했다. 범행 당일 새벽에는 손톱으로 몸을 심하게 긁어 119구급대에 의해 응급실로 옮겨졌다. 입원을 거부한 A씨는 정신질환 약만 처방받고 귀가했으며, 같은날 오후 아버지가 출근한 사이 어머니에게 둔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귀가한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어머니의 시신 곁에 누운 것을 발견했다. 경찰이 현장에서 사건 경위를 묻자 A씨는 “모든 것을 시인합니다”, “다 알고 있느니라” 등의 말을 하고 정상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상실된 상태였다’는 법무부 치료감호소 의사의 정신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는 형법(10조 1항)에 따른 판결이다. 검찰은 A씨에 대한 정신감정이 사건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이뤄졌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다른 사정들에 비춰봐도 A씨가 심신장애 상태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 오랜 병간호에 지쳐 아버지 숨지게 한 40대 아들...2심서 집행유예

    오랜 병간호에 지쳐 아버지 숨지게 한 40대 아들...2심서 집행유예

    오랜 시간 병간호를 한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김규동 이희준 부장판사)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1993년부터 뇌졸중 후유증을 앓는 아버지 B(사망 당시 79)씨를 어머니와 함께 병간호했다. 2019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3명의 형제자매가 있음에도 막내 A씨만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채 홀로 아버지의 수발을 들었다. B씨의 병세는 지난해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스스로 거동할 수 없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A씨가 오랜 간호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지난 1월 1일 오후 자택 화장실에서 B씨를 폭행해 사망하게 했다며 존속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A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사망한 아버지의 몸에서 조사된 골절과 내장 파열 등은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살리려던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라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사건 당시 이미 아버지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의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항변했다. 1심 법원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자신도 상해를 가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상해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충분히 인정될 뿐 아니라 피고인도 이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약 2주 전 지인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토로한 점, 평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점 등을 고려할 때 범행의 동기도 있었다고 봤다. 다만 A씨가 다른 가족들의 외면에도 홀로 피해자를 전적으로 간호·수발한 점, 유족들이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징역 7년으로 정했다. 2심에서도 A씨의 유죄는 인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법정 권고형의 하한보다도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가 의식을 잃자 처음에는 의식을 회복시키겠다는 생각에 유형력을 행사하다, 심적 고통과 원망이 겹치면서 우발적으로 그 유형력이 가해진 부위와 정도가 상당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디지털 성범죄 둘러싼 심리 스릴러…연극 ‘4분 12초’ 국내 초연

    디지털 성범죄 둘러싼 심리 스릴러…연극 ‘4분 12초’ 국내 초연

    10대 아들을 키우는 부모의 이야기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이끄는 연극 ‘4분 12초’가 국내 초연된다. 극단 적은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대학로 소극장 공유에서 연극 ‘4분 12초’를 공연한다. 스마트폰이 필수로 여겨지는 지금, 우리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그 결과에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하는지를 물으며 사회 계급과 교육, 청소년 문제 등 다양한 지점을 깊이 다룬다. 다이와 데이빗의 모든 기대와 사랑을 한몸에 받는 열 일곱 살 아들 잭은 겉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아들이다. 그러나 명문대 법학과 입학시험만 치루면 되는 순간, 잭이 옛 여자친구의 오빠에게 구타를 당하고 돌아오면서 모든 것이 엎어진다. 어머니 다이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지만 그럴수록 잭은 그가 알던 아들이 아니게 된다. 남편 데이빗과 서로 갈등하면서 다이는 남편 또한 자신이 알던 사람이 아님을 깨닫는다. 작품은 다이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에 연관된 여성의 자각을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존재를 다시 인식하게 되는 성찰의 과정으로 그려낸다. 미니멀하기도 하고 LED 조명으로 디지털 이미지가 스며들기도 하는 무대는 사건을 둘러싼 상상력을 넓힌다. 영국의 유망한 젊은 작가로 꼽히는 제임스 프리츠의 첫 장편 희곡으로 2013년 베리티 바게이트상 결선 후보로도 올랐고 2014년 초연된 뒤 미국과 호주 등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극단 적의 대표이자 청운대 연기예술학과 교수인 이곤의 연출로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다.
  • 봉사·헌신… 보통 시민 7명 강북 빛내다

    봉사·헌신… 보통 시민 7명 강북 빛내다

    1만시간 자원봉사 등 묵묵히 힘 보태모범가족·기업인 등 구정 발전 주인공구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올라#서울 강북구 번1동에 사는 김복만(76) 씨는 젊은 시절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 오다, 암에 걸렸다. 2018년 수술로 고생했지만, 아들과 며느리의 극진한 간호로 회복했다. 그는 현재 3대가 함께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고령에도 여러 직능단체에서 활동하며 봉사하는 삶을 산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서울 강북지구협의회장인 권영희(52) 씨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자원봉사 1만시간 포장증을 받았다. 그는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하고, 코로나19 방역과 재난대응 활동에 앞장섰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북구청 대강당에서 이들을 포함해 일곱명의 사연이 울려퍼졌다. 객석에서 꽃다발을 든 가족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구가 매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시상하는 ‘강북구민대상’ 수상자들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축사에서 “저는 사실 심사위원들이 누군지도 모른다”며 “제가 전화라도 한 통 하면 상의 빛이 바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상자 선정이 끝나고 나면 내용만 보고를 받는다”며 “저도 구민과 똑같은 마음으로 시상에 임한다. 수상하시는 분들은 상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자랑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강북구민대상 심사는 지난 7월 지역 내 각계각층 추천으로 후보자를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구는 9월 후보자 공적 사실을 엄격하게 조사하고 심사위원회를 열었다. 무기명투표에서 심사위원 과반의 표를 받지 못하면 수상하지 못한다. 김씨는 모범가족상을 받았다. 권씨는 선행봉사상 수상자다. 이들 이외에도 김연주 시인(문화예술상), 조휘석 강북구체육회 수석부회장(체육상), 김홍렬 능이버섯백숙 대표(모범기업인상), 김용순 강북구 지역사회보장 실무협의체 장애분과 위원(사회복지상), 서광석 통장연합회장(환경상)이 부문별 상을 받았다. 이들은 구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른다. 박 구청장은 “구정 발전에 헌신한 여러분께 감사를 전한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힘을 보태신 여러분이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 밀치고, 올라타 때리고, 또 때리고… 의식 잃은 여친 버려둔 그놈

    밀치고, 올라타 때리고, 또 때리고… 의식 잃은 여친 버려둔 그놈

    변호인측 “100번이라도 사죄… 혐의 인정”황씨 어머니 “형량 줄이려 사과” 엄벌 요구자신과의 연인 사이를 주변에 알렸다는 이유로 고 황예진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유족들은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안동범)는 4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모(31)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방청석은 황씨의 어머니를 비롯한 유족과 지인 20여명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수의를 입은 이씨가 법정에 나타나자 유족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이씨를 바라봤다. 이씨는 손을 떠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기본 신상정보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씨가 울먹이며 작은 목소리로 답하자 유족들은 “뭘 잘했다고 우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재판부는 유족의 항의에 “심정은 알겠지만 재판 진행에 협조해 달라”고 다독였다. 검찰이 이씨의 혐의를 설명하자 유족들은 숨죽여 흐느꼈다. 이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황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황씨를 10차례가량 밀쳐 유리벽에 수차례 부딪히게 했고 황씨의 몸 위에 올라타 여러 차례 폭행했다. 황씨가 뒤따라오자 주먹으로 폭행하고 의식을 잃은 황씨를 내버려뒀다. 의식을 잃은 황씨는 외상성 뇌저부지주막하출혈(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8월 17일 숨졌다. 이씨 측 변호인은 “100번이라도 사죄할 의향이 있지만 유족한테 접근이 어려워서 못 하고 있다”며 “피해자 측 변호인을 통해서라도 사죄 의사를 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의 말을 들은 유족은 “사람을 죽여 놓고 할 소리냐”, “나도 똑같이 죽이고 사과하겠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재판을 마친 이씨가 법정을 빠져나가자 유족들은 “살인마”, “사형해야 한다”고 고함을 질렀다. 변호인은 이날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혐의를 전부 인정한다”고 말했다. 황씨의 어머니는 “변호인을 통해 사과하겠다는 것은 형량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8일 예정됐다. 이날 황씨의 어머니가 직접 증인으로 출석한다.
  • 생후 2주 신생아에 ‘할례 의식’ 치르려 한 엄마, 호주서 집유 선고

    생후 2주 신생아에 ‘할례 의식’ 치르려 한 엄마, 호주서 집유 선고

    태어난 지 겨우 2주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기의 할례 의식을 치르려 한 모녀가 가까스로 실형을 면했다. 4일 호주ABC는 신생아를 데리고 성기 일부를 잘라내는 할례 의식을 시도한 모녀에게 서호주 퍼스지방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23세 아기 엄마는 올 1월 50세 친정엄마와 함께 고작 생후 2주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기를 데리고 퍼스 교외의 한 병원을 찾았다. 종교적 이유로 생기기의 전체 혹은 일부를 제거하거나 봉합하는 ‘여성 할례’(FGM) 의식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모녀는 집요했다. 특히 친정엄마는 시술을 거부하는 의사에게 현금을 쥐여줘 가며 손녀의 할례를 요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의사가 의료보험에 문제가 있다고 겨우 설득해 모녀를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할례 계획은 아기 아버지가 눈치채고 당국에 보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수사당국은 아기를 분리 조치한 후 아동 학대 혐의로 모녀를 기소했다. 법정에 선 모녀는 할례 공모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다만 전통관습을 따르려 했을 뿐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할례는 신에게 바치는 선물"모녀의 변호인은 “말레이시아 출신인 모녀에게 할례는 본질적으로 문화다. 그들의 문화에서 할례는 신에게 바치는 선물”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만약 종교적 관습을 따르지 않는다면 지옥에 갈 것이라는 두려움이 이들에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기 엄마는 첫째를 낳은 만큼 관습에 순응하여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사람은 호주에서 할례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레이시아인 의사를 찾아간다면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를 것이라 생각했을 정도로 관습적 사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녀가 시도한 할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나눈 네 가지 유형의 할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WHO는 음핵 전체 혹은 일부를 잘라내는 유형, 음핵과 음순 일부 혹은 전부를 잘라내는 유형, 외음부를 잘라낸 뒤 질구의 상당 부분을 봉합하는 유형, 그 외 여성 외음부에 미용 등 목적으로 피어싱하거나 문신을 새기는 유형 등 훼손 정도에 따라 네 가지로 할례를 분류한다. 처음 세 유형은 명백한 인권 유린에 해당한다. 모녀의 변호인은 모녀가 아기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사건 이후 충분한 교육과 문화 상담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딸과 어떠한 접촉도 할 수 없는 벌을 받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아동 복지보다 문화적 믿음 우선시"이 같은 변론에 대해 재판부는 “할례가 불법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아동의 복지보다 문화적 믿음을 우선시했다”고 모녀를 꾸짖었다. “이제 막 출산해 정서적으로 취약한 입장이었을 것은 인정하나, 딸의 행복보다 어머니의 신념을 우선으로 뒀다”고 아기 엄마를 나무랐다. 재판부는 “할례를 절대 신에게 바치는 선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전 세계 수억 명의 여성이 할례로 인한 합병증으로 평생 고통받고 있는 만큼, 문화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재범 위험률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분리 조치로 아기 안전이 이미 확보된 점을 고려해 아기 엄마와 할머니에게 각각 12개월, 15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적절한 상담 및 치료를 명령했다. "최소 2억 명 여성이 할례 경험"여성 할례는 소말리아와 이집트,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 여성의 성욕 억제와 외도 방지 등을 목적으로 수천 년간 이어져 온 관습이다. 신생아부터 14세 사이 여자아이들의 성기 일부를 자르거나 봉합해 ‘정숙한 여성’이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대부분 마취나 소독, 의료장비가 없는 비위생적 환경에서 행해져 여성의 고통을 가중한다. 할례에 동원된 대부분의 여성은 평생 통증과 출혈, 누공 등의 합병증에 시달린다. WHO에 전 세계 30개국에서 최소 2억 명의 여성이 성기의 일부를 절제하는 할례를 경험했다. UN이 매년 2월 6일을 ‘세계 여성 할례 금지의 날’로 정하고, 여성 할례 근절에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 9000여 명, 연간 350만여 명의 여성이 할례에 내몰리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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