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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입자인 줄…” 16세 딸에게 총격 가해 숨지게 한 美 남성 ‘오열’

    “침입자인 줄…” 16세 딸에게 총격 가해 숨지게 한 美 남성 ‘오열’

    미국에서 아버지가 16세 딸에게 총격을 가해 딸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ABC뉴스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한 가정집 차고에서 현지시각 29일 새벽 4시 20분쯤 집 주인인 남성이 딸을 침입자로 착각해 총격을 가했다는 신고 내용이 911에 접수됐다. 당시 상황이 녹음된 8분 분량의 911 음성 자료에는 쓰러진 딸을 향해 깨어나 달라며 울부짓는 부모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911 전화에서 아이 어머니는 “남편이 실수로 딸을 쐈다”고 말했다. 그 뒤에서는 남편이 “숨 쉬어 봐, 아가야!”라고 외치며 오열하는 목소리도 고스란히 기록됐다. 저네이 헤어스턴이라는 이름의 피해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건 발생 약 1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현재 경찰은 저네이 헤어스턴의 죽음을 조사하고 있다. 아이 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딸을 침입자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총기 구매가 증가하면서 사고 역시 급증했다. 총기 소지 권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총기 폭력 통계 사이트 건 바이얼런스 아카이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 극단적인 선택을 포함해 4만 4000명 이상이 총 때문에 사망했다. 그중 1517명은 미성년자였다.
  • 20개월 의붓딸 성폭행·살해 20대 계부, ‘징역 30년’ 항소 포기

    20개월 의붓딸 성폭행·살해 20대 계부, ‘징역 30년’ 항소 포기

    생후 20개월 된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해 징역 30년형을 받은 20대 남성이 항소를 포기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양모씨는 기한 내 항소장을 대전지법에 제출하지 않았다. 양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형량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씨는 1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로 “제 반사회적인 범죄 행위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어떤 형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1심 양형은 (너무 낮아) 부당하다”며 지난 23일 항소했다. 앞서 기각된 성 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도 다시 청구할 예정이다. 양씨는 지난 6월 15일 동거 중인 20대 정모씨의 딸 C양이 잠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불로 덮은 뒤 올라타 수십 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짓밟는 등 약 1시간 동안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이후 정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20일가량 방치했다. 살해 전에는 C양을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범행 한 달 후인 지난 7월 9일 학대를 의심한 정씨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했고, 이를 눈치챈 양씨는 체포를 피하고자 맨발로 도주했다가 4일 만에 대전 동구 중동의 한 모텔에서 붙잡혔다. 그는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체크리스트인 ‘PCL-R’(Psychopathy CheckList Revised)에서 총점 26점을 받아 사이코패스 성향을 판정받았다. 국내에서는 40점 만점 기준의 PCL-R 총점이 25점 이상일 경우 고위험군(사이코패스)으로 분류된다. 또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 결과, 총점 18점을 받아 성범죄 재범 위험성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1심 재판부인 대전지법 형사12부(유석철 부장판사)는 “양육하던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무차별 폭행해 사망케 한 범행은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참혹하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등 취업 제한 등을 명령했다. 2심은 대전고법 형사합의부에서 맡는다.
  • 성탄절 손님 차에서 권총 갖고 놀던 미 3세 소녀 오발 사흘 뒤 사망

    성탄절 손님 차에서 권총 갖고 놀던 미 3세 소녀 오발 사흘 뒤 사망

    이렇게 깜찍한 세 살 소녀가 성탄절(이하 현지시간)에 권총을 갖고 놀다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발사하는 바람에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는데 사흘 뒤 끝내 숨을 거뒀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헨더슨 카운티 보안관실은 28일 성명을 발표해 총기 오발 사고로 헬리콥터로 근처 병원에 후송돼 입원 치료를 받아 온 에일리 고든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고 NBC 뉴스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은퇴한 보안관이었는데 비극적인 그날 911 센터에 전화해 “성탄절에 놀러 온 손님의 자동차 안에서 딸이 총을 발견한 것 같다”며 “딸이 총을 들어 곧 쐈다”고 말하는 녹음 파일이 확보돼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주의 남서부 에드니빌에 살고 있던 고든은 새 자전거를 타며 마당에서 놀고 있었다. 오후 2시쯤 손님이 와 자동차를 주차했는데, 에일리가 차 뒷좌석에 올라 약실에 실탄이 장전된 9㎜ 피스톨 권총을 집어들었고, 오발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에일리는 그날 곧바로 긴급 수술을 받고 밤새 진정제를 맞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어머니가 다음날 알렸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이 수술 비용을 모금하는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아직 누구도 범죄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 다만 주 검찰이나 보안관실이나 자세한 사건 경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범죄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도 11세 이하 어린이 1049명이 총기와 관련된 사고로 숨지거나 다쳐 과거 8년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고 총기 폭력 아카이브가 밝혔다. 2019년에는 3371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총기 사고로 사망해 암, 폐렴, 인플루엔자, 천식, 에이즈로 사망하는 숫자보다 많다고 비영리단체 어린이 보호 기금은 지적했다.
  • “난 치매 노인이 아니오”...86세 할머니가 파출소를 찾은 이유는?

    “난 치매 노인이 아니오”...86세 할머니가 파출소를 찾은 이유는?

    참혹한 전쟁 중에 헤어진 친부를 찾는 애끓는 80대 노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940년대 중국에 있었던 전쟁으로 연락이 끊어진 뒤 생사 확인을 할 수 없었던 친부를 찾아달라는 할머니의 사연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충칭시 샤핑바구에 거주하는 80대 노인 A씨다. 올해 86세의 백발이 성성한 그는 최근 방영된 TV드라마 ‘경여년’(庆余年)을 시청하던 중 어릴 적 전란으로 헤어져 여지껏 생사를 알 수 없었던 친부와 이름이 같은 배우가 등장하자, 생애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 끝에 용기를 내어 파출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친부와 헤어진 것은 지난 1940년대 전란이 쓰촨성 일대를 휩쓸던 시기였다. 당시 쓰촨성 내의 따현에서 거주했던 A씨의 가족들은 치안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소문난 도시 충칭으로 이동하던 중 폭탄이 터진 거리에서 뿔뿔이 흩어지면서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생사 확인을 못 한 채 살아왔다. 평소 A씨는 잃어버린 친부와는 영영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왔지만 최근 한 편의 드라마를 시청하던 중 친부와 동명이인의 배우를 발견한 뒤 곧장 파출소를 찾아 지난 세월에 대한 회한을 털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가 방문했던 파출소 직원들은 “고령의 할머니가 지팡이를 집고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모두들 무슨 일인지 놀라서 집중했다”면서 “한참 계속된 할머니의 설명을 들으면서 일부 직원들은 이미 사망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을 것으로 보이는 친부를 찾는다는 요구에 A씨가 치매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하지만 A씨의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한 결과, A씨의 건강 상태는 매우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관할 파출소 직원들에게 “6세 무렵 큰 전쟁이 발발했고, 죽지 않기 위해서는 고향 마을을 떠나야 했다”면서 “당시 가족들 모두 전란을 피해 도시로 이동했는데, 포탄이 거리에 터지면서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나와 동생을 맡기고 일을 끝내고 가족 곁에 합류하기로 했다. 그렇게 아버지와 떨어진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곧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그 때의 말이 A씨를 향한 친부의 마지막 말이 될 것이라고 당시 그는 예상하지 못했다. A씨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후 단 한 번도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못했는데, (내가)살아있는 동안 친부의 생사를 확인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으니 꼭 도와달라”고 거듭 부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파출소 직원들의 손을 잡고 한동안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직원들은 A씨가 접수한 친부의 인상착의와 전란 당시의 상황을 미루어 친부와 관련된 개인 정보 등을 수차례 확인했지만, 특정한 인물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파출소 측의 연락을 받은 가족들에게 A씨를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이 소식이 현지 유력 언론들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누리꾼들은 A씨의 안타까운 사연에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 생사만이라고 한번 확인하고 싶다는 80대 할머니의 애끊는 사연을 듣고 감히 누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느냐”면서 “과거 가슴 아픈 우리 역사 속에 무수한 가족들이 생이별한 가족의 생사를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다시는 이런 아픔과 슬픔의 역사가 없어야 한다”고 했다.
  • 한국 맞아?…출생신고 없이 자란 23·21·14살 세 자매 발견

    한국 맞아?…출생신고 없이 자란 23·21·14살 세 자매 발견

    제주에서 큰언니는 23살, 막내는 14살이 되도록 출생신고가 안 된 채 살아온 세 자매가 발견돼 40대 친모가 방임 혐의로 입건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중학교 3학년생인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상 교육적 방임)로 40대 여성 A씨를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딸 B(14)양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교육적으로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B양은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양뿐만 아니라 B양의 언니인 23살과 21살 딸도 출생신고 없이 오랜 세월 학교도 가지 않고 지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세 딸 모두 그동안 의무교육이나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세 자매가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달 중순 친모 A씨가 제주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사실혼 관계자인 배우자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주민센터를 같이 갔던 딸들이 “우리도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 이를 통해 세 자매가 A씨 부부의 호적에 올라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한 주민센터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B씨가 첫째 딸은 병원에서, 둘째 딸과 셋째는 집에서 출산했는데 당시 몸이 안 좋아서 출생신고를 바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면서 “나중에는 출생신고 절차가 복잡하다고 생각했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세 자매는 그동안 스스로 책을 보거나 EBS를 통해 공부했다고 한다”면서 “다행히 셋 다 건강하고 정서적으로도 밝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바람에 주민등록번호도 부여되지 않은 채 장기간 기본적인 사회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초·중·고교까지 정규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고, 병원 진료나 치료도 받은 적이 없었다. 세 자매와 면담한 사회복지사는 “대부분의 생활을 집에서 했고, 아픈 것도 단순 감기 정도여서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먹었을 뿐 병원에 갈 필요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의료혜택을 받지 못했다면 영유아 시기 홍역,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수두, 뇌염 등의 필수예방접종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세 자매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거쳐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이날 유전자(DNA) 검사를 받았다. 출생증명서가 없는 경우 DNA 검사 결과 기록지 등 부모와 자녀 사이에 혈연관계를 소명할 수 있는 자료와 출생 확인 신청서를 가정법원에 제출해 출생확인서를 받으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경찰은 “수사 초기 단계로 자세한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 신체적·정서적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성인이 된 두 딸도 피해자로 보고 A씨에 대해 같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첫째 아이부터 25년 동안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상황이지만, 다행히도 어머니와 아이들은 걱정했던 것과 달리 건강하고 상담에 무리없는 정상적 상태”라며 “아이들끼리 거의 집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데도 밝게 잘 지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 만 4~5세 아동 성적학대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징역 10년 확정

    만 4~5세 아동 성적학대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징역 10년 확정

    어린이집 여아를 상대로 성적·정서적 학대를 여러 차례 반복한 담임 보육교사에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A(32)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2월과 지난해 1월 어린이집 교실에서 피해 여아(당시 만 5세)에게 유사성행위를 시키고 추행하는 등 여러 차례 성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피해자 중에는 더 어린 여아(만 4세)도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3년여간 5차례에 걸쳐 피해 아동들을 지도해왔다. A씨는 “평소 잘 따르던 아동을 애틋한 마음에 옆에 두면서 안아주었을 뿐”이라며 성적·신체적·정서적 학대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폐쇄회로(CC)TV 영상, 피해자의 진술 등을 근거로 A씨가 심리적으로 항거불능 상태의 아동들을 상대로 범행을 했다고 인정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의 범행은 주로 어린이집 아이들의 낮잠 시간인 오후 1~3시에 이뤄졌다. A씨는 CCTV에 찍히지 않기 위해 교실 내 교구장 위치를 교묘히 옮긴 뒤 벽 사이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CCTV 영상에는 A씨와 피해자의 모습이 찍혔지만 이불 등에 가려져 대략적인 움직임 등만 포착됐다. A씨는 피해 아동들을 2017년부터 지도해왔고, 어린 피해자들이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한다는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평소 회초리 등을 이용해 상습적으로 아동들을 체벌했고, 피해 아동들은 평소 그런 A씨를 무서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심 법원은 “A씨는 담임 보육교사로서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오히려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들이 보호자 등의 영향을 받아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납득하기 힘든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10년 동안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재범 위험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측정돼 내리지 않았다. A씨의 어머니이자 어린이집 원장인 B(56)씨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주의·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과 A·B씨는 모두 항소했으나 2심 역시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처벌을 그대로 확정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뼈 심부름/김안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뼈 심부름/김안녕

    뼈 심부름/김안녕 엄마는 초등학교 오학년 막냇동생을 뼈다귀 사오라 보냈다엄마도 나도 기억 못 하는 오래전 이야기 백사십 센티도 안 되는 아이가 노란 양동이 들고뼈 사러 가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몇 번을 휘청거려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걸까 우리에겐 저마다 어떤 병이 있고 대신 문병 가는 이웃이 있고대신 병 치르는 사람이 있고대신 밥 차리는 여인이 있고대신 뼈를 사 오는 가녀린 아이가 있다 나는 누구의 대신일까누가 나 대신 황야를 걸어 노을 속으로 심부름 갔을까누군가 대신 들고 온 양동이 속엔 핏물 머금은 뼈다귀들이 울음도 없이 세상에, 심부름 중에 뼈 심부름이 있군요. 양동이 하나를 들고 시장 모퉁이 정육점에 가 뼈를 사 오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국거리에 이만큼 진지한 맛이 있을까요. 그런데 왜 어머니는 140㎝도 안 되는 막냇동생에게 뼈 심부름을 시켰을까요? 김안녕 시인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도축장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을 잠시 합니다. 살면서 어머니는 산전수전 다 겪었을 테지요. 양동이 안 핏물 머금은 뼈는 핍진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네 삶의 은유가 아닐는지요? 힘든 시절을 겪을 적마다 막내는 뼈 사러 가던 그 시절을 떠올리지 않겠는지요. 우리에겐 저마다 어떤 병이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병을 이해하고 따뜻이 감싸 안아 줄 때 세상은 좀더 살 만한 것이 될 것입니다.
  • 서초구의회 고광민 의원, 방배 이수초등학교 교육가족 일동의 감사패 수상

    서초구의회 고광민 의원, 방배 이수초등학교 교육가족 일동의 감사패 수상

    한결 같은 열정과 헌신으로 이수 어린이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도록 방배 이수초등학교의 교육 발전에 고광민 의원이 기여 한데 대하여 학교와 학부모회, 그리고 녹색어머니회 등 이수초등학교 교육가족의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전달하였다. 고광민 의원은 방배 이수초등학교 후문 이전이라는 오래되고 어려운 숙원 사업이 해결되도록 꾸준히 노력해 성과를 이끌어 냈으며, 학교 주변 금연구역 정비, 악취 하수문제의 개선, 통학로 정비 등 학교 민원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다해왔다. 고광민 의원은 “미래 세대인 아이들을 위한 노력에 우리가 못 할 일이 무엇이 있겠나 싶어 발 벗고 나섰는데, 당연히 해야 될 일임에도 이런 귀한 마음을 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학교와 지자체, 의회, 경찰, 교육청 등 관계 기관 모두가 한마음으로 협심해 안전하고 좋은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이 학습하며 뛰어 놀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더욱 더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 [여기는 대만]이어지는 음주운전 사고에 차까지 빼앗은 대만

    [여기는 대만]이어지는 음주운전 사고에 차까지 빼앗은 대만

    대만이 음주운전 처벌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말을 맞이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30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전날 왕궈차이 교통부장(장관)이 입법부(국회)에서 도로교통관리처벌규정 수정을 통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음주운전 재범에 관한 정의를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적발 후 5년 이내 음주운전으로 중상 또는 사망 사고를 일으킨 경우 위반 차량을 압류하는 한편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한 이에 대한 벌금을 5배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음주 차량 동승자에 대한 벌금은 현행 최대 3000 대만 달러(12만 8000원)였으나 법이 개정될 경우 1만 5000 대만 달러(64만원)으로 늘어난다. 왕 부장은 이어 법무부 및 위생복리부와 형법 및 알코올 중독 치료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주운전 처벌은 ‘형법’과 ‘도로교통관리처벌규정’에 명시되어 있다. 현행 음주운전 처벌에 관한 형법을 살펴보면, 경상 또는 다친 사람이 없는 사고에 대해 최대 징역 2년 징역형, 피해자가 중상을 입은 경우 최대 징역 7년형,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이 선고된다. 음주운전 가해자가 5년 이내 재범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최대 무기 징역이 선고된다.  이러한 처벌법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만은 2019년 4월 관련 법을 개정한 바 있다. 천젠위 전 교통부장는 페이스북을 통해 음주운전 단속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을 꼬집기도 했다. 경정서(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8~2020년 음주운전 사고는 각각 4652건, 4212건, 4224건으로 집계됐다. 그는 현행 법이 비효율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음주운전 ‘제로’(zero)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11년 909건에서 2020년 289건으로 감소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30일 쉬궈융 내정부장(내무부 장관 격) 음주운전 처벌 강화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며 경찰의 휴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만 정부의 움직임 지난 26일 일요일 남부 가오슝시(부산 격)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로 한 가정이 파탄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날 저녁 일가족 4명이 만취한 황모(38) 씨가 몰던 BMW차량에 치였다. 이로 인해 어머니가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 가족은 연말을 맞이해 잠시 가족 나들이를 했다가 이러한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대만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천치마이 가오슝시장은 즉각 음주운전에 대해 규탄하고 피해자 가족을 방문하는 한편 시정부 차원에서 음주운전 포상제를 통해 음주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중앙정부에 조속한 음주운전 처벌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어 28일 새벽 대만 연예인 쑹샤오칭은 신베이시 반차오구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택시를 들이 받았다. 그는 과거 음주운전 이력이 5차례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대만 언론인 황웨이한의 어머니가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했다며 유명 사회자와 함께 음주운전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대만인들은 또다시 격분했다. 참다못한 대만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여기저기에 법 개정을 필사적으로 요구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에도 음주운전 처벌 관련 법을 개정해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할머니! 큰일 났다. 음주운전 처벌이 개정될 수 있는가?”, “음주운전 무죄 뉴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다른 정책은 우리가 하루아침에 죽는 게 아니지만 음주운전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불안에 떨며 길을 걸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을 쏟았다.  일각에서는 법 개정만으로 음주운전을 줄이는 도구가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의사 출신 의사 출신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은 의료계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이베이시가 2015년부터 만든 음주 문제 전담팀에서 2020년 4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치료 프로그램으로 389명이 재범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린지췬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법이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면, 모두가 매년 100만 대만달러를 벌 수 있도록 법을 고쳐달라”며 “법은 마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걸핏하면 징역 30년... 과잉처벌 남발하는 쿠바

    걸핏하면 징역 30년... 과잉처벌 남발하는 쿠바

    공산국가 쿠바가 7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에게 혹독한 형을 내리고 있어 인권탄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후 폭동 혐의로 기소된 루이스 리베라(21)는 최근 열린 선고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부친은 "아들이 머리를 다쳐 지적 장애를 갖고 있지만 양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평생 산 기간이 21년인데 23년 옥살이를 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리베라는 지난 7월 11일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뒤 곧바로 당국에 체포됐다. 쿠바에서 최고 보안을 자랑하는 동부 콤비나도 교도소에 수감된 그는 3개월간 소식이 두절됐다가 가혹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가족들은 "3개월 동안 면회가 안 됐고, 소식도 들을 수 없어 가슴만 졸여야 했다"고 했다.  쿠바에서 비슷한 사례는 넘친다.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짧게는 12년, 길게는 30년 징역을 선고받은 사례가 꼬리를 물고 있다. 사상 초유의 반정부 시위가 개최된 7월 이후 결성된 민간단체 '7월11일 정의'에 따르면 최근 15일간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은 주민은 150여 명을 헤아린다. 폭동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법정에 선 이들에겐 어김없이 중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2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가 23년을 선고한 리베라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의 가족들은 "같은 동네에 사는 18살 청년도 검찰은 15년을 구형했지만 징역 18년이 선고됐다"며 "(주민들의) 손발을 묶어 두고 월권적이고 혹독한 처벌을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단체 '7월11일 정의'에 따르면 마르틴 로드리게스(36) 징역 30년, 라사로 곤살레스(26) 징역 20년, 마를로 올리바(20) 징역 18년 등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이 내려진 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다. 쿠바 정부나 관영 매체는 7월 반정부 시위 참가자에 대한 처벌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공식적으론 언론의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다. 민간단체 '7월11일 정의'는 재판 상황을 일일이 체크하며 자료를 모으고 있다. 단체에 따르면 7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여전히 구속 상태인 주민은 최소한 7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최소한 14명은 미성년자다.  시위 참가자에 대한 재판은 지금까지 205건 열렸다. 벌금 등 가벼운 처벌로 마무리되는 사건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형평성 시비를 피하기 힘든 중형이 선고된다. 페이스북을 이용해 쿠바 산안토니오에서 반정부 시위 라방(라이브 방송)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법정에 선 청년 요안 델라크루스에 대해 검찰은 이달 열린 재판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그의 어머니는 "단순히 생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 8년을 구형했다니 어이가 없다"며 "(지금의 쿠바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마당] 한 해의 특별한 시작, 세계의 새해맞이/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 한 해의 특별한 시작, 세계의 새해맞이/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러시아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면 새해 소망을 적은 종이를 태워 독한 술과 함께 마신다. 그것도 새해가 오기 직전, 10초 동안 순식간에 해치워야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 술을 좋아하는 나라답게 얼떨결에 만들어진 유행인지, 진짜 풍습인지는 자신들도 모르겠다는데 어쨌든 러시아의 청년들은 그 덕분에 취기 어린 얼굴로 짜릿하게 새해를 맞는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새해 전야가 되면 횃불을 들고 악귀를 쫓는다. 바이킹 축제에서 유래된 호그마니(새해) 행사로 저녁 식사 후 어두워지면 하나둘씩 횃불을 들고 에든버러 시내를 함께 행진한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어려워지자 영국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드론 쇼를 선보이며 축제를 대신했다. 재미있는 건 횃불 행진에 참여한 후 집집마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밤샘 파티를 즐기는데 밤 12시가 넘어 찾아오는 새해 첫 손님의 머리 색깔에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거다. 검은 머리 첫 손님은 대박이고 붉은 색깔 손님이 찾아오면 장난스레 문을 걸어 잠근단다. 검은 머리 미신의 유래를 물었더니 오랜 풍습이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먼 곳에서 찾아오는 좋은 소식’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했다. 때문에 연말연시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는 검은 머리 한국 여행자들은 환영받기 딱 좋다. 이럴 때 염색하는 사람은 정말 눈치 없는 거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뛰어넘으며 놀이처럼 새해를 맞는 이란의 풍습도 재밌다. 세계적으로 불을 활용하는 사례는 많은데 이란은 민속놀이처럼 전역에서 즐긴다. 가죽 재킷을 입고 인심 좋게 웃는 장정들이 낮부터 피운 장작불 더미를 바닥에 넓게 깔면 동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불 위를 뛰며 폭소를 자아낸다. 날아오른 작은 불티에 놀라기도 하고, 불 옆을 장난스럽게 오가며 서로의 안녕을 기원한다. 서양의 새해 의식에 불이 자주 등장한다면 동양의 새해맞이에는 물이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태국의 송끄란 축제는 물을 주제로 한 동양의 대표적인 새해 의식이다. 묵은 해의 기운을 내보내고 새해의 좋은 기운을 집으로 들어오게 한다는 의미에서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하고 거리로 나와 물총 싸움을 한다. 원래 불상을 물로 깨끗이 씻고 복을 달라고 빌던 의식에서 빚어진 것이 세계적인 축제가 됐다. 수많은 민간신앙이 공존하는 인도에서도 성수로 몸을 씻는 의식이 전국에서 펼쳐진다. 특히 새해를 맞는 중요한 시기에는 지역별로 사원이 있는 곳을 찾아가 성수에 몸을 정화하고 신을 위한 의식을 치르는데 현장에서 보면 너무나 엄숙하고 무거워 감히 말을 건네기 어려울 정도다. 의식을 넘어 반성과 재미, 재치가 있는 신년 의식들도 많다. 일본의 아키타현에서는 나마하게라는 도깨비축제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살짝 겁도 주면서 나쁜 습관을 고치도록 하는 풍습이 있고, 콜롬비아에서는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을 끌고 동네를 걷는 재미난 신년 퍼레이드가 인기다. 새해의 여정에 행운이 함께 따라오라는 의미다. 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대표적인 신년 축제 녜피(neypi)가 되면 불필요한 의식을 줄이고 전기까지 절약하며 어머니와 같은 지구를 하루라도 온전히 쉬게 하자는 대대적 운동을 펼치면서 한 해를 뜻깊게 시작한다. 매년 이맘때면 늘 화제가 되는 지구촌의 독특한 새해 의식. 미신이면 어떻고 전통 풍습이면 또 어떤가. 아무리 힘들어도 인류를 다시 살게 만드는 특별한 순간들이다. 재미 삼아 나열한 듯 보이지만, 각국 새해맞이 키워드는 알고 보면 다 똑같다. 새로운 시작. 버릴 건 버리고 힘찬 출발을 준비하자는 의미다. 이틀 후면 다가오는 새해. 검은 호랑이처럼 포효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 아랫목 같은 연극 찾아서 독한 왕비님 행차하셨네

    아랫목 같은 연극 찾아서 독한 왕비님 행차하셨네

    카리스마 가득한 얼굴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배우 장영남(48)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과 마주한다. 2018년 ‘엘렉트라’ 이후 4년 만. 내년 1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리차드3세’ 연습에 한창인 그를 지난 28일 화상으로 만났다. “늘 마음속으로 ‘연극을 해야 할 텐데, 연극하고 싶다’고 갈망하면서도 기왕이면 다른 매체랑 병행하고 싶지 않은 욕심 아닌 욕심 때문에 미뤄 왔던 작업이었어요.” 1995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데뷔해 극단 목화에서 활동한 장영남에게 연극 무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맹목적으로 무대를 사랑했고 정말 좋아했다”던 20, 30대를 지나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며 간혹 만나는 무대가 “큰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고 했다. “스스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따뜻하게 채워 주고, 훈훈하게 내 몸을 녹여 주는 아랫목 같다”는 게 바로 그가 느끼는 연극의 품이다. “20대 땐 공연 5분 전 연출이 즉석에서 준 대사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며 뛰어난 암기력을 자랑하면서도 “요즘엔 자다가도 문득 새벽 3시에 눈이 떠져서 ‘대사 까먹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들어 혼자 중얼거리다 다시 잔다”고 했다. 2018년 초연한 ‘리차드3세’의 재연에 새로 합류했지만 셰익스피어가 영국 장미전쟁 시대의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장영남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2004년 한태숙 연출의 ‘꼽추 리차드3세’에서 앤을 연기한 뒤 17년 만에 엘리자베스 왕비로 다시 이야기를 꾸민다. 온갖 음모와 술수로 왕위에 오르는 리차드3세는 앤의 시아버지와 남편을 살해한 뒤 앤을 왕비로 들이고, 형수인 엘리자베스의 자녀들을 죽인다. 세월의 흐름은 물론이고 결혼과 육아 경험까지 더해 감정이 더욱 깊어졌다. “극 중 엘리자베스의 자녀들에게 극단적 상황이 닥치는데 벌써 연습실에서 아역 친구들만 봐도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 느껴진다”면서 “예전엔 마음껏 상상하며 연기했는데 요즘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마음이 생겼다”고 그는 설명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앤과 달리 아이들의 죽음에도 꿋꿋이 일어서는 엘리자베스의 강인함 속에 ‘엄마’의 마음을 한껏 담을 예정이다. 명대사로도 ‘파괴여, 죽음이여, 학살이여! 내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갈 것이라면 차라리 어서 다가와라. 나 어머니라는 신성한 이름으로 버텨 낼 테니’를 꼽았다. 엘리자베스와 팽팽한 권력 쟁탈전을 벌여야 할 희대의 악인 리차드3세는 계원예고·서울예대 선배인 황정민이 맡는다. 영화 ‘국제시장’(2014)에서 모자로 호흡을 맞췄고 연극 무대선 처음이다. “이 작품 초연에서 큰 극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멋있었는데, 연습실에서 보니 잘하실 수밖에 없었구나 느꼈어요. 재공연인데도 오전 10시에 나와 연습을 하세요. 너무 열정적이셔서 저희가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죠.” “오뚝이처럼 열심히 산다”는 걸 스스로의 강점이라 말하면서도 연습실에서 배우들의 발성을 듣고 ‘내가 너무 뒤처져 있구나’ 자책하게 됐다는 27년 차 배우. 그가 얻은 새로운 자극과 에너지를 곧 무대에서 풀어낸다. 공연은 내년 2월 13일까지 13명 배우가 원캐스트로 이어 간다.
  •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우리나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대양으로 뻗은 한반도 모퉁이가 유난히 날이 섰다. 바로 전남 목포다. 중국 만주를 할퀴는 호랑이 모양의 한반도 지도에도 목포는 강인한 뒷발톱이 된다. 검은 호랑이해 임인년을 코앞에 두고, 해양을 향한 전초기지이자 대륙으로 박차 오르기 위한 디딤 다리인 목포를 들여다보고 희망찬 새해 여행을 이야기해 본다.목포. 호남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다. ‘비 내리는 호남선’의 종착역이며 남해안을 가로로 긋는 경전선의 시발역이다. 국토 종횡의 국도 1, 2호선이 모두 목포에 모인다. 원래는 신라 때부터 무안군에 속했다. 아, 이름은 있었다. 조선 태종 때 목포진이 지금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무안의 일부였다. 대한제국 말, 일제가 개항을 요구하자 곳곳에 개항장을 설치했다. 1897년 10월 1일. 외국 자본을 들인 계획도시 목포항이 생겨났고 이후 무안에서 독립해 목포부가 된다. 항만과 철도, 도로가 놓이고 산업체와 학교가 들어섰다. 일본인, 자본가, 노동자, 학생 등 많은 이들이 목포로 몰려와 살았다. 1944년 인구(6만 9000명)는 당시 남북한을 합쳐 한반도 10대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무려 조선 4대 항구였다. 4곳의 꼭짓점, 즉 부산, 인천, 원산, 목포였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목포는 일본으로 쌀과 물자를 송출하기에도, 중국 등 외국으로 사람과 화물이 오가기에도 유리했다. 일제가 패망한 이후에도 목포는 남한 6대 도시로 명성을 유지했다.개항 덕에 무안에서 독립한 터라, 차지한 땅은 좁은 대신 돈과 일이 넘쳐났다. 지금도 목포는 전국적으로 면적이 작은 인구밀집 도시에 속한다. 목포보다 좁은 도시는 드물다. 구리, 과천, 군포, 광명, 오산밖에 없다. 유달산을 한 바퀴 뱅 돌고 나면 무안과 영암으로 빠지고 바다로 들어서면 신안이다. 하지만 문화와 행정, 교육, 정치는 주변 지역을 대표할 만큼 위용을 과시한다. 영암 삼호와 대불단지, 무안 남악신도시 등은 목포권으로 봐도 무방하며, 도서로 이뤄진 신안군에서 목포로 유입되는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히 많다. 한마디로 호남의 거점 도시로 실제 거주 인구보다 배후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전국 4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이유도 그렇다. 작은 어촌 포구였던 목포가 이토록 성장하게 된 것은 개항부터다. 군산과 마찬가지로 목포에는 손이 큰 일본인 미곡상이 모여들어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에 내다 팔았다. 시세가 들쑥날쑥한 미곡에 돈을 대는 미두(米斗)도 열려 투기꾼도 기승을 부렸다.●유달산 타고 무안·영암·신안 연결 거점도시 목포에 돈이 돌기 시작하자 시장과 식당 등 소비 산업도 발달했다. 은행이 들어서고 건물도 쑥쑥 올라갔으며 사통팔달 도로도 뚫렸다. 간척을 통해 땅이 널찍해지니 길을 놓기도 좋았다. 침강 리아스식 해안인 경남 통영과 남해, 거제 등 여느 남해안 도시와는 달리 바다 매립지로 이뤄진 평지 구획도 나름 많다. 현재 목포의 신도심인 하당지구와 무안 남악지구가 대표적인 간척 매립지다. 그렇게 100년의 세월이 흘러 목포는 서남해안의 중심도시가 됐다. 목포 여행의 볼거리는 역시 위성처럼 유달산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에 올라 멀리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고 바다에선 요트를 즐길 수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곳곳의 카페에서 망망대해를 조망할 수 있다. 작은 항구도시 중앙에 치솟은 유달산은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근육질 암봉과 강한 기세로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영산이다. 2019년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총연장 3.23㎞의 어마어마한 탑승 구간과 중간중간 달리 펼쳐지는 전망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목포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달산 정상을 바로 올라갈 수 있고 사방팔방으로 다른 뷰가 펼쳐지니, 목포를 처음 찾았대도 마치 디오라마 전시물처럼 한달음에 목포에 대한 지형적·지리적 설명을 끝낼 수 있다. 남쪽 나라 목포는 따뜻하다. 실제 기온뿐만이 아니다. 풍경 역시 포근하다. 평평하고 동글동글한 섬들은 버럭 성을 내는 위압적 풍광이 아니라 따사로운 분위기를 낸다. 유달산 아래로 이어진 삼학도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이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가 있어 겨울철에도 추위에 떨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목포 앞바다에는 늘 어머니처럼 곁에 있는 고하도가 있다. 높은 유달산 아래 낮게 뻗은 긴 섬, 그래서 고하도(高下島)다. 충무공 이순신과 인연이 깊은 고하도는 목포대교로 이어져 더이상 섬이 아니라지만 해안과 접해 있어 서울에서 온 여행자의 바다결핍증을 당장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섬에는 걷기 좋은 용오름길도 있다. 오르락내리락 나지막한 길은 뫼봉으로 이어지며 유달산의 늠름한 일등바위와도 마주친다. 비록 한겨울이지만 훈풍이라도 불어닥치는 날이면 노을을 등에 두고 걷기 딱 좋은 코스다. 목포는 개항 당시 2개 권역으로 나뉘어 도시가 형성됐다. 그래서 옛 도심은 크게 남촌과 북촌 두 개 지역으로 나뉜다. 노적봉 공원을 가운데 두고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번쩍번쩍한 남촌과 조선인 거주 지역인 북촌이 있다.목원동과 북교동, 불종대, 만인계터 광장이 유달산을 향해 치닫는 가파른 언덕으로 이어진다. 이곳이 북촌이다. 마을을 한바퀴 돌아 나오는 ‘옥단이길’엔 실존했던 물장수 옥단이에 대한 이야기도 서려 있다. 목포역을 바라보고 민어의 거리 쪽으로 건너가면 분위기가 바뀐다. 유달동 목포근대역사관이 위치한 일대가 당시 융성했던 남촌이다. 경동성당, 유달동 사진관 등 곳곳에 남은 일본식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근대역사문화 거리에선 과거의 영화를 살펴볼 수 있다. TV드라마 ‘호텔 델루나’로 낯익은 목포근대역사관(사적 제289호)에는 일제강점기에 시작한 목포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시 생활상과 변천사를 디오라마와 영상물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역사관 인근 거리에는 전시물이 아니라 실재하는 ‘역사’가 오롯이 남았다. 올망졸망 키 작은 일본식 목조가옥 골목을 둘러보며 맛있는 식당이나 떡집, 빵집, 카페를 찾는 것도 겨울 도시 여행의 묘미다. 추운 겨울날, 쉬어 갈 수 있는 인프라가 많다는 것에서부터 여행자는 안도하게 마련이다. 이와 대비되는 곳은 온금동이다. 유달산을 등에 지고 푸른 바다를 앞마당에 둔 온금동과 서산동. 따스한 목포에서도 햇살이 가장 오래 비추는 곳이다. 양지바른 비탈에 낡은 집들이 층층 서 있고 실핏줄처럼 연결된 좁은 골목길. 마당과 지붕이 서로 이어진 달동네 다순구미다. 영화 ‘1987’에서 낯익은 ‘연희네 슈퍼’가 이곳에 있다. 1987년이라니. 그만큼 시간도 멈춰 버린 듯 낡은 도시 풍경이다. ●‘조금새끼’ 가난한 산동네, 문화·카페로 변신 일제강점기 목포항이 근대화 어항으로 자리잡은 이후, 가난한 섬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룬 산동네 마을이 이곳이다.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이들은 늘 바다에 나가 고깃배를 타야 했고, 물때가 좋지 않은 조금(Neap Tide) 때만 집에 들어와 쉴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때 생겨난 아이들을 ‘조금새끼’라 불렀다. 사연은 서글프지만 해학적이다. 이들은 몇 명씩 엇비슷한 생일을 두고 있고, 또 몇은 제삿날도 같다. ‘한배를 탄 운명’이란 최악의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탓이다. 이 집 저 집 같은 날 제사를 지내고 또 같은 날 생일상을 받아드는 인생 군상이 바로 ‘조금새끼’의 삶이다. 온금동도 많이 변했다. 많은 ‘조금새끼’들이 동네를 떠났다. 길 아래 창고는 문화 공간으로, 식당 카페로 변신 중이다. 재정비 촉진지구 선정으로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가 언제 갑자기 비죽 들어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름처럼 언젠가는 다순(따뜻한) 바람이 불어 들 듯하다. 해양대 인근의 언덕배기 대반동은 유달산의 중턱이다. 옛날부터 그림 같은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요즘은 여기저기 밝힌 불빛 덕에 ‘백만불 야경’이 생겨났다. 유달유원지에 들어선 카페 대반동 201은 화려한 전망과 함께 다과와 ‘달다구리’ 디저트, 술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낭만 일번지다. 테라스와 전면 통유리에 투영되는 야경은 홍콩의 그것 못지않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음식을 맛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어 목포 여행 중 나이트라이프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음료와 함께 곁들이는 무화과 케이크 등이 유명하다.  어느 집을 가든 즐거운 입… 남도의 맛, 벅차오르다 목포 신도심은 하당 평화광장이 중심이다. 평화광장에는 두 가지 명물이 있다. 바다분수와 갓바위다. 과거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갓바위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바닷길 데크를 통해 가까이 접근해 바라볼 수 있다. 삼학도에서 넘어와 평화광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평화광장 한복판 바다에 있다. ●이름난 노포도 신흥 점포도… 맛집들 빽빽 구도심을 지키던 많은 가게들이 하당으로 옮기거나 분점을 뒀다. ‘미식도시’의 중심가답게 맛난 먹거리들로 빽빽하다. 이름난 노포도 많고 새로 인기를 얻은 신흥 점포도 많다. 프랜차이즈 체인점도 많이 보이지만 남도 특유의 로컬 음식을 내는 곳도 많다. 생닭발을 뼈째 두드려 곱게 ‘조사’(‘다지다’의 사투리) 파는 가게(88포장마차)도 이곳에 있다. 입맛 까다로운 목포 시민들이 꼽는 맛집도 수두룩하다. 금가루를 뿌려나오는 푸짐한 족발에 화려한 반찬을 자랑하는 목포황금족발과 깔끔한 초밥과 싱싱한 참치회 맛으로 젊은층에 인기몰이 중인 일식집 잇쇼우안, 한우낙지탕탕이를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하당먹거리, 서울에선 귀한 덕자병어와 삼치회를 맛볼 수 있는 별스넥 등이 신도시 하당의 먹거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편의시설이 많고 숙소 역시 밀집해 있어 여행자들이 편하고 저렴하게 묵어갈 수 있다. ●덕자병어·삼치회… 먹거리 트렌드 이끌어 근대화가 시작된 개항 도시 목포, 대양으로 활짝 열려 거침없는 그곳에서 임인년 새해를 시작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내년엔 좀더 많은 것이 바뀌고, 또 보다 풍요로울 듯한 느낌으로 출발할 수 있겠다. 글·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금가루 황금족발 와우~ 특산 먹거리도 골라먹는 재미! ■갈치=갈치①는 겨울이 가장 맛있다. 목포 먹갈치는 두툼하고 먹을 게 많으며 살이 단단하다. 구워도 좋고 조려도 맛있다. 온금동 아래 선경준치회집에선 갈치와 준치회를 비롯, 다양한 생선구이와 조림을 맛볼 수 있다. ■중깐=채소, 돼지고기 등의 재료를 곱게 다져 춘장에 들들 볶아 얇은 면 위에 얹은 음식이다. ‘중깐’으로 알려진 코롬방 제과 건너편 중화루는 한자리에서 60년 이상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대를 이어 옛날 방식 짜장면과 짬뽕을 한다. ■꽃게무침=장터본가는 게살을 매콤하게 무쳐 놓은 대접에 밥을 비벼 먹는 꽃게무침 비빔밥②을 내는 집이다. 맛은 좋지만 까기 귀찮은 생꽃게살을 죄다 발라 담아 내니 고맙기까지 하다. 밥 한그릇이 뚝딱이다. ■초밥=잇쇼우안은 가볍게 정통 일식메뉴를 즐길 수 있는 집. 신선한 해물 재료를 사용해 초밥과 참다랑어회, 각종 일식 요리를 낸다. 칸막이 룸으로 이뤄져 있어 요즘 같은 방역 본위 시대에 주목받는 곳이다. ■카페=아침저녁으로 사람이 많지만 대반동 201은 일몰 즈음과 목포대교 야경이 끝내주는 집이다. 이때는 디저트③와 차뿐만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술자리를 가질 수 있어 더욱 근사하다. ■조기찌개=자유시장 내 신흥회식당은 조기찌개④(매운탕)를 잘한다. 기름 많은 생선이라 평소 비리다 느꼈다면 목포에서 선입견을 깨 보는 것도 좋겠다.■홍어삼합=목포 음식 명가인 덕인관은 근대골목의 근사한 한옥터에 새 가게를 열었다. 홍어삼합⑤은 묵은지의 알싸한 맛과 녹진한 돼지 삼겹살, 그리고 차진 식감의 홍어를 함께 곁들이는 요리다. 삭힌 맛이 익숙지 않다면 생홍어를 달라면 된다. ■족발=목포에서 삼시세끼 생선만 먹으란 법은 없다. ‘목포족발’로 소문난 황금족발⑥은 깔끔하게 삶아 저며낸 족발이 주메뉴다. 남도 상차림답게 주먹밥과 순두부 등 다양한 곁들임을 제공해 푸짐하다. 보쌈김치와 매콤한 막국수도 입맛을 자극한다. ■낙지탕탕이=숟가락으로 편하게 산 낙지를 떠먹을 수 있는 탕탕이가 진화했다. 전복⑦과 육회까지 들어가 3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전복육회낙지탕탕이는 옥암동 하당먹거리에서 판다. 탕탕이를 먹은 뒤 밥을 넣으면 그대로 비빔밥이 된다. ■쫄복탕=국제여객터미널 부근 ‘조선쫄복탕’⑧은 지역 술꾼들에게 든든한 해장집이다. 이른 아침부터 갖은 채소를 넣고 졸복을 어죽처럼 푹 고아 낸다. 뜨겁고 걸쭉하지만 후루룩 마시면 가슴이 탁 트이며 숙취가 대번에 날아간다. ■간식=목포 특산 먹거리 쑥꿀레⑨와 코롬방 제과 새우바게트(10)도 꼭 챙겨 먹어 봐야 할 아이템이다. 팥죽(11)과 찹쌀떡을 내는 유달동 한마음떡집도 돌아다니다 쉬어 가기 딱 좋은 집이다.
  • “4달 뒤 묻어달라고…” 어머니 시신 얼음 보존한 인니 남성

    “4달 뒤 묻어달라고…” 어머니 시신 얼음 보존한 인니 남성

    사망 원인은 노환에 따른 자연사로 판단경찰 “매장하자” 설득…뒤늦게 장례 치러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 50대 남성이 유언에 따라 어머니 시신을 두 달 동안 얼음으로 보존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29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발리섬 불레렝군에 사는 푸투 수기아르타(53)는 최근 두 달 동안 하루에 한 번 얼음을 대량으로 사 올 때를 제외하고 두문불출했다. 이웃은 물론 친인척들은 푸투와 연락이 잘 닿지 않고, 96세의 노모 역시 장기간 모습이 보이지 않자 지난 23일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경찰은 푸투의 집에서 얼음으로 보존된 어머니의 시신을 찾았다. 경찰 조사에서 푸투는 “어머니가 지난달 3일 돌아가셨지만, 임종 때 ‘넉 달간 보살핀 뒤 묻어달라’고 유언하셔서 꼭 지키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의 사망 원인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푸투가 아픈 어머니를 사망 넉 달 전부터 홀로 돌보고, 사망 후에도 유언을 54일 동안 지킨 것으로 봤다. 어머니의 사망 원인을 노환에 따른 자연사로 판단한 경찰은 “이제 시신을 매장하자”고 푸투를 장시간 설득했다. 현지 매체들은 결국 푸투가 마음을 바꿔 지난 26일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다고 전했다.
  • ‘리차드3세’로 4년 만의 연극…장영남 “늘 갈망했던 따뜻한 아랫목”

    ‘리차드3세’로 4년 만의 연극…장영남 “늘 갈망했던 따뜻한 아랫목”

    카리스마 가득한 얼굴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배우 장영남(48)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과 마주한다. 2018년 ‘엘렉트라’ 이후 4년 만. 내년 1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리차드3세’ 연습에 한창인 그를 지난 28일 화상으로 만났다. “늘 마음속으로 ‘연극을 해야 할 텐데, 연극하고 싶다’고 갈망하면서도 기왕이면 다른 매체랑 병행하고 싶지 않은 욕심 아닌 욕심 때문에 미뤄 왔던 작업이었어요.” 1995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데뷔해 극단 목화에서 활동한 장영남에게 연극 무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맹목적으로 무대를 사랑했고 정말 좋아했다”던 20, 30대를 지나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며 간혹 만나는 무대가 “큰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고 했다. “스스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따뜻하게 채워 주고, 훈훈하게 내 몸을 녹여 주는 아랫목 같다. 보람 그 이상을 준다”는 게 바로 그가 느끼는 연극의 품이다. “20대 땐 공연 5분 전 연출이 즉석에서 준 대사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며 뛰어난 암기력을 자랑하면서도 “요즘엔 자다가도 문득 새벽 3시에 눈이 떠져서 ‘대사 까먹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들어 혼자 중얼거리다 다시 잔다”고 했다.2018년 초연한 ‘리차드3세’의 재연에 새로 합류했지만 셰익스피어가 영국 장미전쟁 시대의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장영남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2004년 한태숙 연출의 ‘꼽추 리차드3세’에서 앤을 연기한 뒤 17년 만에 엘리자베스 왕비로 다시 이야기를 꾸민다. 온갖 음모와 술수로 왕위에 오르는 리차드3세는 앤의 시아버지와 남편을 살해한 뒤 앤을 왕비로 들이고, 형수인 엘리자베스의 자녀들을 죽인다. 세월의 흐름은 물론이고 결혼과 육아 경험까지 더해 감정이 더욱 깊어졌다. “극 중 엘리자베스의 자녀들에게 극단적 상황이 닥치는데 벌써 연습실에서 아역 친구들만 봐도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 느껴진다”면서 “예전엔 마음껏 상상하며 연기했는데 요즘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마음이 생겼다”고 그는 설명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앤과 달리 아이들의 죽음에도 꿋꿋이 일어서는 엘리자베스의 강인함 속에 ‘엄마’의 마음을 한껏 담을 예정이다. 명대사로도 ‘파괴여, 죽음이여, 학살이여! 내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갈 것이라면 차라리 어서 다가와라. 나 어머니라는 신성한 이름으로 버텨 낼 테니’를 꼽았다.엘리자베스와 팽팽한 권력 쟁탈전을 벌여야 할 희대의 악인 리차드3세는 계원예고·서울예대 선배인 황정민이 맡는다. 영화 ‘국제시장’(2014)에서 모자로 호흡을 맞췄고 연극 무대선 처음이다. “이 작품 초연에서 큰 극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멋있었는데, 연습실에서 보니 잘하실 수밖에 없었구나 느꼈어요. 재공연인데도 오전 10시에 나와 연습을 하세요. 너무 열정적이셔서 저희가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죠.” “오뚝이처럼 열심히 산다”는 걸 스스로의 강점이라 말하면서도 연습실에서 배우들의 발성을 듣고 ‘내가 너무 뒤처져 있구나’ 자책하게 됐다는 27년 차 배우. 그가 얻은 새로운 자극과 에너지를 곧 무대에서 풀어낸다. 공연은 내년 2월 13일까지 13명 배우가 원캐스트로 이어 간다.
  • 충북 북부지역 다문화 아버지회 창립

    충북 북부지역 다문화 아버지회 창립

    충북에서 다문화가정 아버지들로 구성된 학부모회가 구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 첫 사례다. 충북도국제교육원 북부분원은 29일 오후 7시 분원 강당에서 ‘우리 모두 다문화 아버지회’ 창립식을 연다. 이 단체는 베트남, 중국 출신 등의 이주여성이 있는 다문화가정 학부모 등 2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을 자녀로 둔 제천·단양지역 다문화가정 아버지들은 정회원, 어머니들은 준회원으로 활동한다. 한국인 부모 가정 아버지들도 참여할 수 있다. 아버지회는 앞으로 자녀·부모교육 관련 특강, 다문화 가정 자조모임, 친목 활동 등을 펼칠 계획이다. 다문화 아버지회 창립은 중국인 여성과 결혼해 초등생 딸을 둔 김민기씨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씨는 “중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자라는 딸을 보면서 한국인 부모가정 아이들보다 부족한 게 없는지 늘 고민했다”며 “나 같은 입장의 아버지들과 자녀교육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창립식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다. 국제교육원 오영록 원장은 “다문화가정 어머니는 한국어에 서툴고 문화차이 등으로 학교별로 구성된 학부모회 활동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며 “다문화 아버지회가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자녀들의 자긍심을 키워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제천단양 지역 학생의 30%가 다문화가정으로 파악된다.
  • 아들 죽고 25년 뒤 30년형 선고 받은 美 여성에 주대법원 “파기환송”

    아들 죽고 25년 뒤 30년형 선고 받은 美 여성에 주대법원 “파기환송”

    미국 뉴저지주 대법원이 1991년 5월 다섯 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2016년 어머니에게 유죄 판결과 함께 가석방 없는 30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28일(이하 현지시간) 파기 환송해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5년 전 검찰이 어머니의 살해 의도를 밝힐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는데도 배심원단이 무리하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봤다. 미셸 로진스키는 30년 전 아들 티모시 윌트시가 사라진 뒤 아들을 마지막으로 목격했던 날의 일을 놓고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함으로써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검찰은 그녀를 기소할 만한 결정적인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2014년까지 미제사건이었다. 뉴저지주에서 가장 악명 높은 콜드케이스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주대법원 재판부의 다수 의견은 “증거로 추정할 때 티모시가 사고로 숨졌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 해도 그가 어떻게 숨졌는지 원인을 확증하지도, 그 (살해한) 사람이 로진스키란 것을 입증할 만한 어떤 증언도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그녀의 변호인 게랄드 크로바틴은 “법의 지배를 확인하고 판결은 추측이나 감정에 의하지 않고 증거에 기초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위대한 날”이라면서 “의뢰인이 이토록 오래 끄는 시련 내내 자신의 편에 서 있어준 모든 이들에게 엄청 고마워한다”고 전했다. 주대법원은 지난 5월 항소심 결과를 다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표결했는데 수석판사 스튜어트 라브너가 불참하는 바람에 3-3으로 팽팽히 맞섰다. 그런데 항소심에 참여했던 호세 푸엔테스 판사가 이번에 주대법원 재판부로 불려 올라오는 바람에 4-3으로 로진스키의 손을 들어주게 됐다. 검찰은 주대법원 판결에 어떤 발언도 내놓지 않았다. 로진스키는 1991년 5월 사건이 벌어졌을 때 혼자서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그녀는 두 사람이 사이레빌 축제에 놀러갔는데 아들이 사라졌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나중에 그녀는 아들을 납치한 낯선 사람을 목격한 것 같다며 앞서와 다른 얘기를 했다. 윌트시의 주검은 일년 뒤에야 어머니가 한때 일했던 사무실 단지 근처 늪지대에서 발견됐다.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누구도 기소되지 않아 로진스키는 다른 두 자녀와 함께 일상을 영위했다. 그러다 그녀가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 루시에에서 살던 2014년 뉴저지주 검찰이 그녀를 아들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아들의 주검 옆에 놓여 있던 푸른색 담요가 로진스키 것이라고 유모로 일했던 여인이 증언했다는 것이 검찰의 기소 근거였다. 2년 뒤 원심과 2019년 항소심 도중 그녀의 변호인들은 담요에서 어떤 포렌식 증거도 나오지 않았으며 검찰은 그녀가 아들을 의도적으로 살해했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이 죽은 시점으로부터 일년이란 시간이 지나 시신이 발견됐고, 늪에 있었던 관계로 빨리 훼손돼 사인조차 규명하지 못했다. 크로바틴 변호사는 지난 10월 주대법원 변론 중에도 “사인을 밝혀내지 못하면 살해라고 규정짓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원심 내내 로진스키가 아들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엄마였다는 점을 강조했고, 항소심 중에도 증거를 통틀어 보거나 경찰 수사 과정에 에두르기만 하는 답변 태도 등을 볼 때 합리적 의심을 뛰어넘어 충분히 입증된다고 항변했다. 결국 이에 따라 2019년 항소심은 로진스키 판결을 뒤집지 않았는데 이번에 드물게 재심리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 美 시민 꿈꿨던 14세 소녀, 탈의실서 경찰 총격에 사망…부모 절규

    美 시민 꿈꿨던 14세 소녀, 탈의실서 경찰 총격에 사망…부모 절규

    엄마와 6개월전 칠레에서 미국 입국드레스 사러 쇼핑몰 갔다 봉변 당해경찰이 폭력 용의자에 쏜 총탄 맞아부모 “총 맞은 딸 내 품에서 떠났다”“딸이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했는데”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쇼핑몰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경찰이 난동을 부리던 남성을 제압하려 쏜 총에 사망한 발렌티나 오렐라나-페럴타(14)의 부모가 28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모는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는 게 14살 딸이 세상과 이별해야 하는 이유냐고 절규했다. 어머니인 솔레다드 패럴타는 이날 기자들에게 “딸 아이가 내 품에서 죽었고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며 “당신의 자녀가 당신의 품에서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는 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발렌티나는 6개월전 고국 칠레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미국으로 왔다. 칠레에 남은 아버지는 곧 미국을 방문해 가족 여행을 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지난 23일은 발렌티나가 크리스마스 드레스를 사던 날이었다. 해당 쇼핑몰에서 모자를 쓴 한 남성이 고리 모양의 자전거 자물쇠로 쓰러진 여성을 마구 때리는 등 손님들을 폭행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여성을 발견했고 곧바로 용의자를 발견해 총을 쐈다. 3발의 총성이 들린 뒤 용의자가 쓰러졌지만 그 중 한발이 탈의실을 뚫고 나가면서 옷을 갈아입던 발렌티나의 가슴에 맞은 것이다. 소식을 듣고 급히 칠레에서 온 발렌티나의 아버지는 “딸 아이가 원했던 건 미국 시민이 되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발렌티나에게 미국에 꼭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을 때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기회의 나라”라고 답했다고도 했다. 또 발렌티나가 새로 적응한 미국 고등학교에서 성적도 우수했고, 로봇 공학을 공부하는 게 꿈이었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사건 현장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 LA경찰 측은 성명을 내고 “발렌티나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슬픔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이 참을 수 없는 비극을 맞은 발렌티나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 압류 딱지 넘어 홀로 아이 셋 키운 모정…“상담 주저하지 마세요”

    압류 딱지 넘어 홀로 아이 셋 키운 모정…“상담 주저하지 마세요”

    [2022 희망을 찾아 빚을 넘은 사람들 : 2회] 빚더미에 깔려 생긴 마음의 병1500만원 대출 겨우 갚았더니아들 다치며 또 병원비 필요해“힘든 상황이라면 상담받길”8801만원.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액(2021년 3월기준)이다. 자신이나 가족의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해서,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지독한 가난 탓에, 어떻게든 사업을 이어가보려 돈을 꿨다가 제때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 딱지가 붙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로 빚에 허덕이는 이들은 더 많아졌다. 빚에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건 버겁긴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빚의 굴레를 끊고 새 삶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두 서민금융 제도의 도움과 강한 의지 덕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서울신문은 희망을 찾아 빚을 넘은 이들의 이야기를 좀 더 다양하게 담아내고자 서민금융진흥원과 한국웹툰협회의 도움을 받아 웹툰으로도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회 주인공은 본인의 요청으로 익명 처리했다. “‘엄마, 우리 감옥 가요?’라고 묻는 큰아들의 전화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갔더니 애들 셋이 떨고 있더라고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홀로 아이 셋을 키운 정지수(60·가명)씨는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쳤던 지난 2007년을 떠올리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집에 압류 딱지가 붙은 날만은 선명하게 기억에 새겨진 상태였다. 당시 첫째 아들은 초등학생에 불과했다. 압류 딱지가 붙었지만 집계된 전 재산은 11만원. 정씨는 “돈이 되는 물건이 없어서 그런지 물건을 가지고 가지도 않더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식비, 교육비 등 필요한 돈은 많아졌다. 지인들에게 빌린 돈으로 어렵게 몸을 누일 곳을 구했지만 임대사업자의 부도로 보증금 800만원을 날렸다. 시중은행 대출을 받고도 추가로 3곳에서 카드론을 받아야 했다. 정씨가 감당해야 했던 대출금리는 연 14%대가 넘었다. 그렇게 2002년부터 불어난 빚이 1500만원이었다.아르바이트는 물론 공공근로까지 돈을 벌 수 있다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죽어라 일해도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100만원 남짓이었다. 매달 수입도 일정치 않아 갚아야 할 돈은 늘어났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빚 독촉이 시작됐다. 좀처럼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우울감이 온몸을 뒤덮었다. 정씨는 “창밖을 보고 있으면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정씨가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본 지인은 파산을 권유했지만, 정씨는 “내 자식 먹이느라 빌린 돈만은 직접 갚아야 아이들이 잘될 것 같다”며 꿋꿋이 빚을 갚아 나갔다. 더 나은 일을 찾기 위해 틈틈이 딴 자격증만 15개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압류 집행관은 정씨의 사정을 듣고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을 권했다. 정씨는 신용회복위를 통해 매달 15만원씩 빚을 갚아 나갔다. 8년 동안 연체 한 번 없이 1500만원 빚을 모두 청산했다.하지만 시련은 또 한꺼번에 정씨를 덮쳤다. 2018년 막내아들이 넘어져 꼬리뼈를 다치면서 급하게 병원비를 구해야 했다. 아들의 사고에 마음을 쓰던 정씨도 뒤이어 화장실에서 쓰러지면서 치아를 다쳤다. 정씨는 쓰러지는 순간까지 몸 상태보다 나가야 할 돈이 더 걱정됐다. 아들이 아프고 정씨마저 몸이 성치 않아 3개월간 일을 할 수 없었다. 용돈 한번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정씨의 어머니도 같은 해에 세상을 떴다. 다시 우울감이 드리워 올 즈음 정씨는 서민금융진흥원 미소금융을 통해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신문 광고를 통해 알게 됐고, 생계자금 1200만원을 대출받았다. 8년 동안 신용회복위 도움을 받으면서 빚을 모두 청산했던 경험은 정씨에게 힘이 됐다. 매달 22만원씩 갚아나가는 대출금은 과거 받았던 카드론에 비하면 부담이 적었다. 그는 월급을 받으면 가장 먼저 대출금을 떼어놓는 습관이 생겼다. 상환해야 할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벗어난 정씨에게는 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안정이 찾아왔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매주 이웃을 위한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정씨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듯 미소금융 저리대출이 저에겐 빛과 같은 존재였다”며 “힘든 상황에 처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상담을 받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웹툰을 감상하시려면 이곳으로(웹툰 감상)
  • “이 치열함 느껴보렴” 여섯 살 아들 가오카오 고사장 데려간 중국 어머니

    “이 치열함 느껴보렴” 여섯 살 아들 가오카오 고사장 데려간 중국 어머니

    중국의 한 어머니가 우리의 대입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가오카오(高考) 고사장에 여섯 살 아들을 데려간 데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어머니는 아들이 치열하고 절박한 시험 분위기를 미리 익히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미국 매체 넥스트샤크가 인용한 지난 27일 국영 환구시보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성도인 지난(濟南)에 사는 이모 씨가 아들과 함께 시험장 앞에서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자랑스럽게 올리자 너무 어린 나이의 아들에게 입시 압박감부터 익히게 한다는 비난 댓글이 소셜미디어에 쏟아지고 있다. 올해 가오카오는 지난 25~27일 치러졌는데 지난의 날씨는 29일 아침 6시 16분 현재 섭씨 영하 2.6도였으며 체감온도는 7.6도였다. 낮 최고 기온은 영상 4도로 예보됐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아이가 어리면 너무 많은 압박감을 불어넣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물관이나 동물원, 놀이공원 같은 곳에 아이를 데려가 관심거리를 만들어주고 재미있게 놀게 하라”고 조언했다. 다른 누리꾼은 “아이가 자라날 때는 아이를 위해 많은 결정을 내리고, 또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타일렀다. 엄마는 애를 썼지만 아들은 “이틀만 지나면 잊어버릴 것이다. 나도 그 아이 또래 아들이 있는데 그녀석은 배트맨이 되고 싶다고만 한다”고 적은 누리꾼도 있었다. 지금도 많은 중국인들은 가오카오 성적에 따라 대학 입학은 물론,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의 서열이 정해지고, 대학 졸업 후 취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여긴다. 이씨는 아들에게 시험장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시험 유의사항 등을 설명했다면서 “15년 뒤, 5400일 뒤에 진짜 시험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유란 이름의 아들은 베이징에서도 첫손 꼽히는 칭화대학 입학을 이미 마음의 목표로 삼고 있다는데 아무튼 이 어머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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