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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 ‘삥’ 뜯자” 골프장 연인 강도단…평화로운 한 가정의 아내 납치 살해됐다[전국부 사건창고]

    “부자 ‘삥’ 뜯자” 골프장 연인 강도단…평화로운 한 가정의 아내 납치 살해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캐디 시절 만난 연인의 잔혹 범죄골프연습장 고급차 보고 주부 납치“아들·딸, 엄마 영정과 장시간 대화”2017년 6월, 평범한 주부와 한 가정의 삶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인 사건은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단순히 우발적 살인으로 치부할 수 없는, 철저히 계획된 탐욕과 극도의 냉혹함이 결합한 범죄의 전형이었다. 과거 캐디로 일하며 연인이 된 심천우(당시 31세)와 강정임(당시 36세), 그리고 심 씨의 6촌 동생 S씨(당시 29세)가 저지른 이 사건은 가해자들의 비인간적인 태도와 피해자 가족의 절규로 인해 사법 정의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묻게 했다. 범행은 2017년 6월 24일 오후 8시 30분경,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 지하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피해자 A씨(당시 47세)는 운동을 마치고 자신의 아우디 A8 승용차에 오르려던 순간, 자신들을 노리던 범인들의 시야에 들어섰다. 이는 김 씨가 남편에게 “집에 가서 열무나 먹자”라고 말한 것이 마지막 대화가 된 비극적인 순간이었다. 범인들의 동기는 오직 하나, “돈 많은 사람을 ‘삥’ 뜯자”라는 것이었다. 심천우는 무직에 수천만 원의 카드 빚을 지고 어머니 신용카드까지 쓰는 등 극도의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은 A씨의 고급 외제차를 보고 그녀를 손쉬운 표적으로 삼았다. 이들은 범행을 위해 A씨의 차 바로 옆에 자신들의 SUV를 주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A씨가 “저기요”라는 심천우의 부름에 돌아보자마자, 계획은 실행됐다. 심천우는 A씨의 몸을 붙잡아 곧바로 SUV 뒷좌석으로 밀어 넣고, S씨는 운전대를 잡았다. 공범 강정임은 A씨의 아우디를 운전하며 공범들이 탄 차량을 앞서갔다. 이처럼 납치, 결박, 도주로 안내에 이르는 과정은 3인조의 철저한 역할 분담 아래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고급차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마대에 돌 담아 시신 유기카드 빼앗아 전국 도주 행각범행 9일 만에 서울서 붙잡혀납치 직후 심천우는 A씨의 입을 양말로 틀어막고 결박한 뒤, 손가방에서 현금 10만 원과 신용·체크카드를 빼앗았다. 이후 차량은 경남 고성의 한 폐주유소로 향했다. 강정임은 A씨의 아우디를 창원에 버려두고 S씨가 자신을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는 등, 범행 은폐 작업까지 맡았다. 폐주유소에 A씨와 단둘이 남은 심천우의 행동은 극도로 냉혹했다. 그는 A씨를 협박해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강정임에게 연락해 카드 ‘잔액 조회’를 통해 비밀번호가 맞는지 확인했다. 비밀번호가 일치하자, 심천우는 망설임 없이 A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납치 불과 6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3시경 발생한 일이었다. 심천우는 살해 직후 A씨의 시가 350만원 상당의 시계와 50만원짜리 금목걸이까지 탈취하는 잔혹성을 보였다. 재판 과정에서 심천우는 A씨가 자기 부모를 모욕해서 살해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거짓으로 판단했다. 그는 범행 전 청테이프, 흉기, 마대 등을 미리 준비한 계획적인 살인범이었으며, S씨의 진술로도 A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조용히 있었음이 밝혀졌다. 카드빚 수천만 원에 신용불량자과거 강도 공범 동창·전 ‘여친’도 구속“후천적 사이코패스?”…9일간의 충격적인 도주극A씨의 시신은 심천우의 지시를 받은 강정임과 S씨가 도로변에서 주위 온 돌과 함께 마대에 담겨 진주의 한 저수지에 유기됐다. 시신을 유기한 직후, 이들의 태도는 더 충격적이었다. 도주하는 차 안에서 심천우는 “나 아무렇지도 않다. 후천적 사이코패스인가”라고 말했고, 강정임은 “소시오패스 아니냐?”고 태연하게 농담을 주고받았다. 이는 이들이 범행에 대해 조금의 죄책감이나 공감 능력도 상실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들은 훔친 번호판을 SUV에 달고 광주, 순천, 함안 등 전국을 돌며 A씨의 카드로 총 410만 원을 인출해 도주 경비로 사용했다. 심지어 도주 중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거나 옷을 사는 등 희희낙락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공범 S씨는 함안에서 먼저 검거되어 A씨의 피살 및 유기 장소를 털어놓았으나, 심천우와 강정임은 야산을 통해 도주한 뒤 트럭을 얻어 타고 부산, 대구를 거쳐 서울로 피신하는 9일간의 도주극을 펼쳤다. 결국 이들은 범행 9일 만인 7월 3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모텔에서 ‘장기 투숙 중인 의심스러운 남녀’라는 신고를 받고 잠복한 경찰에 의해 검거되었다. 주범 무기징역, ‘애인’·6촌 동생 15년“잔혹 범죄 저지르고 반성 하지 않는다”남편 “좀 여유 생겼는데 죽임당해”재판 과정에서 심천우의 과거 강도 행각도 드러났다. 그는 2011년에도 고교 동창 등과 함께 금은방 강도를 저질러 장기 미제 사건의 범인이었다. 이처럼 심천우는 만성적인 경제적 궁핍과 난폭한 성격, 그리고 타인의 생명에 대한 경시가 만연한 인물이었다. S씨 역시 여자 친구에게 “1000만원 못 벌면 이 일 안 하지”라며 돈 때문에 범행에 가담했음을 드러냈다. 법원은 이들의 잔혹한 범행에 대해 단호한 판결을 했다. 주범 심천우는 강도살인 혐의로 무기징역과 2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받았다. 공범 강정임과 S씨는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이 형량은 대법원까지 그대로 확정됐다. 검찰은 앞서 심천우에게 사형을, 강정임과 S씨에게는 징역 30년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심천우가 키 175cm, 몸무게 97kg의 체격으로 체중 46kg의 A씨를 결박해 저항 불가능한 상태에서 목 졸라 살해한 점을 지적했다. 또한, 강정임과 S씨 역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대가를 받았으며, 세 사람 모두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건 직후 A씨의 남편 B씨는 경찰에서 “아내는 오로지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 조금 여유가 생긴 시점에서 죽임을 당해 마음이 찢어진다”라며 “딸과 아들은 엄마 영정 사진을 보면서 5시간 넘게 대화한다”라는 비통한 현실을 전했다. 그는 “흉악범들이 이 땅 위에 설 자리가 없도록 엄벌 받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라고 절규했다. 이 사건은 계획적인 탐욕이 한 여성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양형 기준과 가해자의 인권 사이에서 사법 정의가 진정으로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방향으로 서 있는지를 끊임없이 되묻게 하는 무거운 숙제로 남아있다.
  • “그러지 말았어야”…복권 19억 당첨 후 사표 낸 男, 후회한 사연

    “그러지 말았어야”…복권 19억 당첨 후 사표 낸 男, 후회한 사연

    영국에서 30대 남성이 복권에 당첨돼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지 석 달 만에 병원 신세를 진 사연이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노리치 출신 아담 로페즈(39)는 지난 7월 스크래치 복권이 당첨되면서 100만 파운드(약 19억원)의 거금을 손에 넣었다. 당시 지게차 운전사로 일한 로페즈는 당첨 직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이 바뀌었다”며 “100만 파운드 덕분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됐고, 앞으로 내 인생을 설계해 나갈 기회를 마련했다. 이제 나만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로페즈는 복권에 당첨된 직후 일을 그만두고 ‘당첨 파티’를 즐겼다고 한다. 그는 평소 꿈꿔왔던 차를 사고, 어머니에게도 차를 선물했다. 또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행복한 시간을 즐기던 로페즈는 지난달 10일 갑작스럽게 병원에 실려 갔다. 혈전이 폐혈관으로 이동해 폐혈관의 흐름을 막아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폐색전증 때문이었다. 그는 지역의 한 대학 병원에서 8일간 머문 뒤 퇴원했다. 로페즈는 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에 실려 간 순간을 떠올리며 “걸을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다. 집에서 구급차에 실려 갔는데, 구급차 뒷좌석에 누워 사이렌 소리를 들었던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로페즈는 병원에 입원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그는 “(복권 당첨으로)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잘못된 길을 택한 것 같다”며 “삶의 양면을 모두 보게 됐다. 백만 파운드든, 1억 파운드든, 10억 파운드든, 1조 파운드든, 구급차 뒷좌석에 있으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로페즈는 복권 당첨 후 일을 그만둔 것도 후회한다고 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절대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며 “내 삶과 일상을 잃어버렸다. 내가 살아오던 삶과 완전히 단절된 상태였다”고 했다. 로페즈는 앞으로 6~9개월간은 건강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회복이 끝날 무렵 “완전한 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추석인데 아들 답장도 없어”…캄보디아 여행 떠난 40대 행방불명

    “추석인데 아들 답장도 없어”…캄보디아 여행 떠난 40대 행방불명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난 40대 남성이 일주일 넘게 소식이 끊겨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MBC 보도에 따르면 전주에서 직장을 다니던 42살 이모씨는 지난달 24일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했다. 5박 6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사흘 후부터 갑자기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이씨 가족은 소셜미디어(SNS)와 카카오톡을 통해 수십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전화해도 ‘받을 수 없다’는 신호만 나온다”며 “(아들로부터) 아무런 답이 없다”고 호소했다. 마지막 GPS 기록이 잡힌 곳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한 호텔이었다. 가족은 현지 가이드를 통해 이씨의 숙박을 확인했으나 이씨는 애초부터 해당 호텔에 투숙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신변 안전을 확인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씨 가족은 이씨가 범죄 피해를 본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씨 어머니는 “(최근) 캄보디아로 여행을 가도 납치를 당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생사를 확인할 수 없으니 (불안하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취업 사기·감금 피해가 증가하자 지난달 프놈펜, 시아누크빌 등 캄보디아 일부 지역의 여행 경보를 격상하고, 주캄보디아대사관 경찰 인력 등을 증원한 바 있다.
  • “술 취해 하반신 노출” 경찰 체포된 20대男, 인기 아이돌 멤버였다…日 ‘충격’

    “술 취해 하반신 노출” 경찰 체포된 20대男, 인기 아이돌 멤버였다…日 ‘충격’

    일본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A에! 그룹(Aぇ! group)’의 멤버 쿠사마 리챠드 케이타(29)가 공연 음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5일 일본 닛칸스포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사마는 전날 오전 5시 30분쯤 도쿄 신주쿠구의 한 건물 입구 부근에서 하반신을 노출한 혐의로 경시청에 체포됐다. 당시 그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유흥업소가 밀집된 지역으로 새벽 시간에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경찰은 “하반신을 노출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쿠사마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그는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으며 옷은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사마는 현재 사건 발생 인근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 중이다. 경찰은 그의 진술을 확보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사건 직후 쿠사마의 소속사 스타토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을 비롯해 관계자들에게 큰 불편과 걱정을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 이번 사건의 사회적 파장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쿠사마의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방송가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쿠사마가 고정 출연하고 있는 니혼TV 프로그램은 5일 방송을 긴급 편성 변경했으며, 후지TV도 A에! 그룹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배포를 중단했다. 또한 쿠사마는 내년 1월 9일 개봉 예정인 영화 ‘오소마츠상’에서 주요 캐릭터인 중 한 명인 쥬시마츠 역을 맡아 편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쿠사마가 소속된 5인조 남성 그룹 A에!그룹은 2019년 2월 결성돼 지난해 5월 정식 데뷔했다. 쿠사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밝고 유쾌한 캐릭터로 사랑 받아왔다.
  • ‘시민과 함께 만든 8일간의 축제’,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 폐막

    ‘시민과 함께 만든 8일간의 축제’,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 폐막

    이재준 시장, “시민의 연대와 참여, 수원화성문화제의 원동력이자 뿌리”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한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가 8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4일 막을 내렸다. 4일 저녁 연무대에서 열린 주제공연 ‘수원판타지-야조’에 함께한 이재준 시장은 “230년 전 정조대왕이 8일간 걸었던 발자취를 고스란히 재현한 축제였다”며 “시민의 연대와 참여가 수원화성문화제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제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새빛팔달’을 주제로 한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는 지난 9월 27일 개막해 10월 4일까지 8일간 수원화성 전역에서 열렸다. 웅장하고 품격 있는 대규모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선시대 선유놀이를 모티브로 한 수상 퍼포먼스 ‘선유몽’,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거행한 회갑연 진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머시브 아트(몰입형 예술) 퍼포먼스 ‘진찬’, 야간 군사훈련을 재현한 ‘수원판타지-야조’ 등 웅장하고,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졌다. 행궁광장에서 펼쳐진 초대형 종이 구조물 퍼포먼스 ‘시민의 위대한 건축, 팔달’에 참여한 시민들은 종이 팔달문을 만들었다. 시민이 가마를 들고 달리는 ‘가마레이스’, 정조대왕이 혜경궁 홍씨 회갑연을 기념해 만든 특별연회 양로연을 모티브로 한 ‘양로연’,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전통놀이를 하는 ‘축성 놀이터’, 화성행행도병에 시민이 색을 입혀 완성하는 ‘시민도화서’, 과거시험 ‘별시날’ 등에도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전통문화관에서는 외국인 관광 라운지 ‘글로벌빌리지’를 운영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외국인 복식체험(행궁광장) ▲한복한컷 ▲우리술클래스 주랑주랑 ▲행궁티룸 다랑다랑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수원시는 올해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 개최 기간을 8일간(기존 3일)으로 확대하고, 축제 공간도 수원화성 전역으로 넓혀 더 많은 시민의 참여를 이끌었다.
  • 고립·은둔 청년이 부모에게…“부모님의 작은 존중이 세상을 여는 힘”

    고립·은둔 청년이 부모에게…“부모님의 작은 존중이 세상을 여는 힘”

    “저도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 다시 흔들릴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님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존중해주신다는 믿음이 있기에 버틸 수 있습니다.”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늦은 오후, 서울시 청년재단 강의실. 9년간 고립 은둔을 하다 세상에 나온 30대 A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놓았다.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지킴이 양성교육의 ‘고립·은둔 회복 청년과의 토크콘서트’다. 강의실에선 고립·은둔 청년 자녀를 둔 중장년 어머니, 아버지 20여명이 A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A씨는 “부모님은 통제적이었다”고 했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하고 싶었던 아이였지만 시도조차 할 수 없었고 “무기력을 학습한 말 잘 듣는 착한 딸이었다”라고 했다. IT개발자를 꿈꿨지만 부모의 바람대로 세무회계학으로 대학을 진학했다. 결국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로 우울증, 섭식 장애 등이 찾아왔다. A씨는 “사내 대인관계에서 마저 갈등이 생겼을 땐 버틸 힘이 없어서 퇴사 후 고립은둔을 하게 됐고, 내 인생은 부모님이 망친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계속 떠올랐다”고 했다. 부모님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 건, 어느 한 옷 가게에서였다. 갑자기 짜증이 올라와 엄마에게 소리를 질렀는데 옷 가게 점원들이 갑자기 쳐다보는 눈빛을 느꼈다. 그는 “짜증을 다 받아주고 계셔서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놀란 눈을 할 정도로 심하게 대했던 거였다. 문득 내가 어린 시절의 아픔을 빌미로 부모님 우위에 서서 통제하려고 든다고 느꼈다”고 했다. A씨는 취직과 재은둔을 겪기도 했지만 2023년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지원 사업에 지원하면서 꾸준히 참여해왔다. 그는 “작년부터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의 모든 말과 행동이 다 나를 비난하는 것 같아 괴로웠는데 이제는 부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니 관계를 이어 나가기 편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의 작은 변화, 작은 존중의 행동이 자녀에게는 세상을 다시 여는 큰 힘이 된다”고 이야기를 마쳤다. 질의응답 시간에 참가자들은 자기 가족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해답을 찾아 나갔다. 은둔 중에 상담을 시작하게 된 계기,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자녀에게 다가가는 방법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강연자가 고립 은둔에서 나오기까지 도움을 받았던 리스트를 설명할 때 참가자들은 직접 필기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한 참가자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어서 고마웠고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라며 “내 자녀를 대하는 말과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관계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3명은 고립·은둔 회복 당사자인 ‘잘나가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한번 정기 모임을 열고 봉사활동,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하면서 재은둔을 예방하고 네트워킹하는 모임이다. 서울시는 19세부터 39세 사이의 고립·은둔 청년의 부모와 주변인을 위한 프로그램 고립·은둔 청년 지킴이 양성교육을 지난해부터 열고 있다. 올해는 교육 단계를 세분화하고 20주 중장기 과정으로 확대 개편한다. 또 고립·은둔 가족으로서의 경험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멘토로의 성장을 지원한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은 “누구보다 고립·은둔 청년의 회복을 바라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은 바로 부모님과 가족들”이라며 “가족들이 고립·은둔 청년의 일상회복을 돕는 든든한 지킴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다 하겠다”고 했다.
  • 교실서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뱀에게 먹이로 준 과학 교사…학생들 ‘충격’

    교실서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뱀에게 먹이로 준 과학 교사…학생들 ‘충격’

    미국에서 한 여성 과학 교사가 교실에서 키우던 뱀에게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를 먹이로 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텍사스주 알보드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동물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가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가 낳은 병든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교실로 데려와 그 중 한 마리를 뱀에게 먹이로 줬다. 이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학생의 학부모가 동물권 단체인 ‘PETA(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교사 A씨는 자신의 고양이에게서 태어난 병든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학교에 가져왔으며 그 중 한 마리를 뱀에게 먹였다. PETA가 A씨의 행동을 맹렬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알보드 교육구의 랜디 브라운 교육감은 공식 성명을 통해 A씨가 “병든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뱀에게 먹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학생들이 없는 곳에서 이루어졌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 측의 진술은 이와 상반된다. 남은 새끼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려간 학생의 어머니는 그의 딸이“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 수업 시간에 뱀에게 새끼 고양이를 먹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어머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남은 새끼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려가도 되는지 물었다. 남은 세 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은 학생이 집으로 데려간 후 결국 모두 사망했다. 학생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충격을 받은 학생이 남은 새끼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너는 모두를 구할 수 없어”라고 말하며 해당 학생을 희롱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가 자신의 집에서도 새끼 고양이들을 뱀들에게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의 어머니는 딸이 밤새 두 시간마다 일어나 고양이들을 먹이려 노력하는 등 “딸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후 교사가 “나를 신고한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시도했다고도 덧붙였다. 동물 윤리 단체 PETA는 해당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PETA 부회장 라셸 오웬은 “학생들에게 공감과 존중을 가르쳐야 할 교육자가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을 어미에게서 떼어내 십대들 앞에서 고통스럽고 끔찍한 죽음에 처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잔인하고 충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아이들이나 동물 근처에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교육 당국에 즉각적인 조사를 요청했다. 또한 알보드 지역 모든 교실에서 살아있는 동물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학부모의 신고 이후 알보드 교육구 경찰과 와이즈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동물 관리국에 의해 조사가 진행됐다. 당국은 조사를 마친 후 다음 단계 조치를 결정할 권한을 교육구 행정부에 위임했으며, 별도의 형사 기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브라운 교육감은 A씨를 “경험 많은 교육자이자 동물 애호가”로 묘사하며 “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했고, 자발적으로 교실에 있던 모든 뱀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 “분식집 아니다”…‘메뉴 통일’ 요구한 진도 식당 불친절 응대 논란

    “분식집 아니다”…‘메뉴 통일’ 요구한 진도 식당 불친절 응대 논란

    전남 진도군에 있는 한 식당이 다양한 메뉴를 주문한 손님에게 메뉴를 통일해 주문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자 식당 측이 사과에 나섰다. 구독자 8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A씨는 최근 여자친구와 함께 전남 진도군에 있는 한 식당에 방문해 전어구이 1개와 물회 1인분, 전복죽 1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을 받던 한 여성 종업원은 “그렇게는 안 된다”며 “(메뉴를) 통일해야 한다. 분식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그러면 그냥 나가겠다. 죄송하다”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향했다. 지난달 30일 이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자 식당 측의 불친절한 응대를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다음날 식당 주인의 딸이라고 밝힌 B씨는 댓글을 통해 사과했다. B씨는 “영상 속 여성분은 서빙을 도와주고 있는 종업원”이라며 “어찌 됐든 식당에 온 손님에게 무례하게 대한 점은 무조건 저희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어머니는 주로 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하시는데 관리를 제대로 못 해 불편함을 드리고 진도에 안 좋은 인상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해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상 속 이모님(종업원)도 영상을 함께 봤고, 이모님도 직접 사과드리고 싶어 한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 몰라 댓글을 남기니 따로 연락해주시면 직접 사과드리도록 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B씨는 추가 댓글을 통해 “영상 속 종업원은 금일까지만 근무하게 됐다”며 “종업원 교육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했다.
  • 김 총리, 추석 맞아 국군수도병원 장병 위문… “국가가 끝까지 책임”

    김 총리, 추석 맞아 국군수도병원 장병 위문… “국가가 끝까지 책임”

    김민석 국무총리는 추석 연휴를 맞아 4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입원 장병들과 의료진을 격려했다. 김 총리는 먼저 안규백 국방부 장관 등과 지난달 10일 경기 파주시의 한 육군 포병부대에서 발생한 모의탄 폭발 사고로 다쳐 치료를 받고 있는 장병들을 만나 부상 상태와 치료 경과를 살펴봤다. 김 총리는 “훈련 중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은 여러분의 아프고 힘든 마음을 헤아리기 어렵다”며 “지금은 오로지 치료에만 전념해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이어 화상을 입은 병사들에게 “통증이나 관절의 불편함은 없느냐”고 회복 상태를 묻거나 “이렇게 웃을 정도로 많이 회복이 돼 정말 다행”이라고 격려했다. 병사 가족들을 향해서는 “명절인데 병상에 와서 고생이 많다”, “식사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한 어머니가 부상을 입은 병사가 막내아들이라며 “아기”라고 하자 김 총리는 “아기는 무슨 아기예요, 씩씩한 용사지”라며 웃기도 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부상 장병들이 최상의 치료를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도 “마지막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잘 (치료받으라)”이라며 “항상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잘 견뎌내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이어 이어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에게도 “하루 평균 1150여건의 진료와 35건의 수술을 시행하는 등 힘든 여건 속에서 부상 장병의 일상 회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추석 연휴 합동 특별교통 대책 기간과 연계, 긴급구조와 응급진료 지원 태세를 유지하는 데 대해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군 복무 중에 다친 장병들은 군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국군 장병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전날 오후에는 사망한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 행정안전부 공무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중한 공직자 분의 가슴 아픈 소식에 말할 수 없이 비통한 심정”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큰 슬픔을 겪으신 유가족께 온 마음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께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국가전산망 장애 복구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해 오셨다”며 “그간의 노고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료를 잃고 망연자실해 있을 행정안전부 공직자들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 “차 세워” 모녀 끌고가더니 19세 딸 집단성폭행… 인도 경찰관 2명 해고

    “차 세워” 모녀 끌고가더니 19세 딸 집단성폭행… 인도 경찰관 2명 해고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州)에서 경찰관 2명이 검문을 이유로 차량을 세운 뒤 19세 여성을 집단성폭행 한 사건이 벌어졌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디나카란, 디나말라르 등 현지 매체가 전했다. 사건은 지난달 29일 새벽 타밀나두주 북부 도시 티루반나말라이 인근에서 발생했다. 피해자는 타밀나두주 북쪽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온 여성들이었다. 이날 오전 2시쯤 트럭 한 대가 바나나나무를 싣고 티루반나말라이로 진입하는 도로를 주행 중이었다. 차 안에는 운전사와 그의 여동생 모녀 등 총 3명이 타고 있었다. 이때 도로 위에서 근무 중이던 지역 경찰관 2명이 이들 가족의 차량을 멈춰 세우고 탑승자 모두를 차에서 내리게 했다. 화물과 차량 내부 등을 검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운전사는 “아유다 푸자를 위해 바나나나무를 싣고 사원으로 가는 중”이라며 동승자는 여동생과 조카딸이라고 경찰관들에게 말했다. 아유다 푸자는 남인도의 중요한 힌두교 축제 중 하나로, 바나나나무와 바나나잎은 공물과 장식 등에 사용된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이들의 정체가 의심스럽다면서 여성 2명은 자신들의 오토바이에 태워 사원을 데려갈 테니 운전사는 트럭을 타고 따로 오라고 명령했다. 운전사가 이에 항의했으나, 경찰관들은 대마초 밀수 혐의로 감옥에 가두겠다고 위협했다. 경찰관들은 오토바이 2대를 이용해 모녀를 인근 외딴 지역으로 데려갔다. 그리고는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19세 딸을 차례로 성폭행했다. 이후 이날 4시쯤 경찰관들에 의해 도로 위에 내려진 모녀는 지나가던 사람들을 만나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고, 구급대가 도착해 모녀를 인근 공립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지역 경찰서장은 직접 병원을 방문해 모녀의 얘기를 들었다. 수사 결과 체포된 경찰관들은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이들은 30세 수레슈라즈와 32세 순다르로, 경찰에서 영구 해고 명령을 받았다.
  • “도와달라” 전화…추석 연휴 첫날, 부산서 결혼 앞둔 30대 남녀 사망

    “도와달라” 전화…추석 연휴 첫날, 부산서 결혼 앞둔 30대 남녀 사망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던 30대 남녀가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2분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 A씨가 안방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아파트 화단에서는 30대 남성 B씨가 쓰러져 있었다. A씨로부터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은 어머니가 집을 찾았다가 딸을 발견했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결혼을 앞둔 A씨와 B씨가 함께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통해 A씨의 몸에서 흉기에 찔린 상처와 목이 졸린 흔적을 발견했다. B씨는 추락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집안에서 발견된 흉기 등을 토대로 B씨가 A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건물 아래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추후 부검과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 ‘두 명의 갓난아이’ 살해 후 냉장고에 보관한 친모...징역 8년 확정 후 ‘교도소에서 또 출산’[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두 명의 갓난아이’ 살해 후 냉장고에 보관한 친모...징역 8년 확정 후 ‘교도소에서 또 출산’[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구치소에서 여섯째 출산 항소했지만 징역 8년 확정자신이 낳은 아이 둘을 잇따라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해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의 친모 고모 씨(36)가 최종심에서 징역 8년 형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잔혹한 살인범이 수감 중이었던 2024년 구치소에서 죽은 아이들의 동생인 여섯번 째 아이를 출산했다는 점이다. 두 아이를 살해한 죄인이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새 생명을 품게 된 현실은 이 비극적인 사건이 던지는 사법 정의와 윤리적 딜레마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경기 수원구치소 관계자에 따르면, 고 씨는 “구치소의 보호 아래 병원에서 출산했다”라고 확인됐다. 구치소 측은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일정 기간 같이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라고 밝혀, 살인죄로 복역이 확정된 고 씨가 일정 기간 아이와 함께 머물렀음을 시사했다. 다만 현행법상 18개월까지만 교도소에서 양육이 가능하다. 법원은 앞서 1심 선고 당시, 고 씨에게 “구속 상태에서 구치소와 연계된 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수감생활을 잘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도록 준비하기를 바란다. 책임감을 가져야 할 엄마인 만큼 자신을 잘 돌보라”라고 당부한 바 있다. 고 씨는 2024년 2월 열린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살인죄, 시체은닉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빠뜨려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라고 설명하며 형을 확정했다. 퇴원 두 시간 만의 범행, 그리고 4년간의 냉장고 유기고 씨의 첫 범행은 2018년 11월 4일 오후 7시 30분경 발생했다. 전날 경기 군포시 모 병원에서 여아를 출산하고, 이날 오후 5시 30분에 퇴원한 뒤 집으로 데려가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아이 목을 졸랐다. 퇴원 2시간 만이었다. 당시 고 씨는 2012년 9월 남편 A씨와 결혼해 이미 7살, 5살, 3살의 세 자녀를 두고 있었다. 판결문은 그녀가 임신중절 비용 부담과 양육 비용 부담을 느끼고 낙태 대신 ‘출산 후 살해’를 선택했다고 적시했다. 그녀는 아이 시신을 속싸개만 입힌 뒤 비닐봉지로 두세 번 싸 집 안 냉장고의 냉동 칸에 넣었다. 고 씨는 1년 후인 2019년 11월 20일에도 하루 전 낳은 남아와 함께 병원에서 퇴원했다. 택시를 타고 집 근처에 도착했지만 남편과 아이들이 집에 있어 서성거리던 그는 골목길에 어둠이 내리고 인적이 드물어지자 같은 수법으로 아이를 살해했다. 이 아이의 시신 역시 같은 방법으로 냉장고 냉동 칸에 유기됐다. 그는 4년이 지난 2022년 12월,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시부모가 살던 인근 수원시 장안구 아파트로 이사할 때도 시신이 담긴 보랭 가방을 들고 가 냉장고 냉동 칸에 다시 유기하는 경악스러운 비정함을 보였다. 냉장고 유기 중 전수조사로 발각“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이 사건은 감사원이 출생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안 된 소위 ‘그림자 아기’에 대한 감사를 통해 확인된 첫 사례였다. 감사원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전국적으로 그림자 아이가 2,236명에 이르는 것을 확인하고 영·유아 안전 여부를 파악하도록 지자체에 요청하면서 비극이 드러났다. 2023년 5월, 수원시 담당 직원들이 집을 찾아오자 고 씨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개인정보가 도용돼 혼동한 것 아니냐”라고 시치미를 뗐다. 남편 A씨 역시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시 직원이 집 안을 살펴보겠다고 하자 부부는 완강히 거부했고, 시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법원이 ‘집에 시신이 있을 개연성이 부족하다’라며 한 차례 압수수색을 기각할 정도로 냉장고 유기는 뜻밖의 범행 방식이었다. 결국 영장이 발부되어 2023년 6월 21일, 시신 2구가 발견되었고 고 씨는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조사에서 고 씨는 “과거 한 차례 낙태 수술을 받았는데 250만원이 넘게 들어 비용 부담이 크게 느껴졌다”라며 “남편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고, 출산 사실을 숨겼다”라고 진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남편 A씨는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고 “낙태시켜. 아이를 낳을 거면 데리고 나가”라고 윽박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남편 A씨가 공모나 묵인한 것으로 보고 조사했으나 증거를 찾지 못해 무혐의 처분했다. A씨는 “아내가 임신한 걸 알았지만 ‘낙태했다’라고 해 믿었다”라면서 “아기를 살해한 줄은 몰랐고, 냉장고에 봉지가 많아서 시신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라고 진술했다. 고 씨는 구속 후 변호인을 통해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사랑받고 살아갔으면 좋았을 텐데 생활고와 산후우울증에 방황하던 내게 찾아와 짧은 생을 살다 간 두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숨진 아기들이) 매일매일 생각났다”라고 편지를 전했다. 그는 또 “남은 아이들이 갑자기 엄마와 헤어지면 얼마나 놀랄까”라며 “씻는 법, 밥하는 법, 계란프라이 하는 법, 빨래 접는 법 등을 알려주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첫 조사 때 거짓말하고 시간을 벌려고 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이들 친구들한테 주변에서 연락이 오는데 과도한 신상 털기가 시작됐다. 아이들은 제발 보호해달라”고 요청하며, 죄는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징역 8년 선고: ‘새 생명 탄생’을 참작한 사법부검찰은 고 씨의 정신감정 결과 우울증 증상이 첫 아이 출산 때부터 지속된 것이며, 분만 직후의 흥분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나 이름 한번 불려보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했다”라며 고 씨 측이 주장하는 영아살해죄 대신 살인죄로 기소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황인성)는 “경제적 사정이 있다고 해도 고 씨는 베이비박스, 보육원 등 다른 대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라며 “(살해된) 아이들은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 돼 엄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독립된 인격체였다”라고 질책했다. 다만 재판부는 “고 씨에게 세 자녀가 있고, 숨진 아이들의 동생이 되는 하나의 생명이 탄생을 앞둔 사정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라고 밝히며 검찰 구형(징역 15년)보다 낮은 징역 8년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이는 살인죄를 인정하면서도 양형에 있어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을 상당 부분 참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 씨의 변호인은 “아이를 더 기르면 기존 세 명의 자녀까지 제대로 키우지 못할 수 있다는 극단적 생각에 범행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는 23년 7월, 영아 살해·유기범도 일반 살인·유기범처럼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한 형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영아 살해·유기 규정이 개정된 것은 1953년 형법 제정 후 70년 만이다. 고 씨의 사례는 미흡한 사회 안전망과 양육 환경의 부재가 겹쳐 빚어진 비극인 동시에, ‘새 생명 탄생’이라는 사정을 참작한 사법부의 판단이 피해 영아의 생명권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합당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 휠체어 타는 여성 성폭행 시도한 男…여성은 폐암으로 세상 떠났다

    휠체어 타는 여성 성폭행 시도한 男…여성은 폐암으로 세상 떠났다

    막걸리 7병을 마신 뒤 몸이 불편한 이웃 여성을 강간하려던 5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수원지법 여주지원 제1형사부(부장 안재훈)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강간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59)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명령과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청구했다. A씨는 2019년 6월 경기 양평군 한 주택에서 여성 B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있었는데, 해당 범죄를 당한 후 얼마 뒤 폐암으로 숨을 거뒀다. B씨의 며느리는 법정에 나와 “어머니는 수치스러운 마음에 범죄를 당한 사실을 숨겼다”며 “잠도 못 자고 음식을 드시지 못한 건 물론 정신과 약까지 먹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범죄 이후에 어머니의 폐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후 폐암으로 사망하게 됐다. 폐암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나 이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A씨 측 변호사는 “피고인은 범행 당일 막걸리 7병을 마시고, 그날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해자 진술이 맞다고 생각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변론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죄송하다”며 “그날 B씨 집에 양파를 가져다주려다 잘못된 일이 있었던 거 같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11월 20일 A씨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 “날 강제로 정신병원에” 착각한 남편, 51년 함께한 아내 무참히 살해

    “날 강제로 정신병원에” 착각한 남편, 51년 함께한 아내 무참히 살해

    자신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다고 오해해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70대 남편이 징역 18년을 확정받았다. 아내는 그저 남편의 정신과 진료를 설득하려던 것이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7)씨에게 이같은 형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4시쯤 전북 군산 자택에서 아내 B(당시 73세)를 흉기로 10여 차례 찌르고 쓰러진 피해자를 프라이팬으로 가격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후 스스로 경찰에 연락해 아내를 살해했다고 자수했다. B씨는 범행 당시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두 사람은 1973년 결혼해 슬하에 자녀들을 두고 51년을 함께 살아왔다. A씨는 2020년 정신과 의원에서 우울장애에 준하는 경도 우울에피소드를 여러 차례 진료받았고, 2022년부터는 정신질환을 앓기 시작했다. 이에 2024년 9월 자녀 중 한 명이 어머니 B씨에게 전화로 아버지의 정신과 진료, 요양병원 입원, 정신병원 입원 등 여러 치료 방식을 놓고 논의했다. 이때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던 두 사람의 대화를 듣게 된 A씨는 격분했다. 자신을 감히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후 아내 B씨와 자녀는 A씨에게 ‘정신병원 입원이 아니라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이라고 설득했고, 실제로 한 정신과 의원에 진료를 예약했다. 그러나 A씨는 정신병원 강제 입원이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고 진료 전날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가족들이 자신의 동의 없이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한다고 인식해 격앙된 감정을 느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긴 세월 동안 공동으로 생활하며 자녀를 양육해 온 배우자를 상대로 한 범행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잔혹한 범행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족 내에서 오랜 기간 불신이 깊어지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자녀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는 노력을 소홀히 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범행 동기 중 하나가 됐던 의사소통의 부재에 피고인이 상당한 책임을 느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지난 5월 2심 재판부 역시 “A씨가 저지른 범행의 대상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A씨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온 아내이다. 즉 자신과 인적 신뢰 관계에 있고 그런 만큼 방어에 미약한 아내를 그 신뢰에 반하여 칼로 찌르는 방법으로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그 불법성이 매우 크다”며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피고인에게 징역 18년 등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 “약혼남 후배라기에 문 열어줬는데…” 효녀 딸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약혼남 후배라기에 문 열어줬는데…” 효녀 딸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2019년 5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대한민국 법치 시스템의 신뢰를 송두리째 흔드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세 차례의 성범죄 전과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30대 남성이 직장 선배의 약혼녀를 성폭행하려다 6층 아래로 추락시킨 뒤, 아직 숨이 붙어있는 피해자를 다시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 끝내 살해했다. 피해자는 30년간 파킨슨병을 앓던 어머니를 간호하고 팔순의 아버지를 살뜰히 챙겨온 효녀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가해자는 법의 최고형인 사형을 피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사회와 영원히 격리됐지만, 남겨진 유족의 피맺힌 절규와 전자발찌 제도에 대한 불신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깊은 상흔으로 남아있다. 회사 선배 약혼녀 성폭행 시도6층 추락, 다시 끌고 와 성폭력 살해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술자리 시비였다. 2019년 5월 27일 0시 넘어, 가해자 정 모(당시 36세) 씨는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시던 중 선배 A(당시 40세)씨에게 술자리에 오라고 전화했다가 거절당하자 욕설을 퍼부었다. 격분한 A씨가 찾아오자 둘은 멱살잡이하며 난투극을 벌였다. 주변의 만류에 정 씨는 돌연 화해를 청하는 척 A씨를 자신의 원룸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정 씨의 태도는 돌변했다. 그는 오전 2시 30분쯤 A씨를 침대로 밀어 넘어뜨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급기야 빈 소주병을 깨 A씨에게 들이대며 “빵(교도소)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조용히 살고 싶은데, 왜 건드리냐. 내가 화나면 미친놈 된다”라고 위협했다. 공포에 질린 A씨가 지쳐 잠들자, 정 씨의 뒤틀린 분노는 A씨의 약혼녀 B(당시 42세)씨에게로 향했다. 그는 A씨가 잠든 틈을 타 오전 5시 30분쯤 A씨와 B씨가 동거하던 아파트를 찾아갔다. 정 씨는 “선배(A씨)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라는 거짓말로 B씨를 안심시켜 현관문을 열게 했다. 약혼남의 직장 후배였기에 B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그를 집 안으로 들였다. 정 씨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시간을 끌었고, B씨가 “이제 그만 집에 가라”며 현관문을 열려는 순간, 등 뒤에서 허리를 껴안으며 돌변했다. B씨는 소리를 지르며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정 씨는 입을 틀어막고 목을 조르며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B씨는 결국 정신을 잃었다. 오전 6시 15분쯤 의식을 되찾은 B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물을 마시고 있는 정 씨의 모습이었다.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B씨는 살기 위해 베란다로 뛰어가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15m가 넘는 아파트 6층 높이였다. 검경 수사 기록과 법원 판결문은 B씨가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B씨의 아버지는 이를 완강히 부정했다. 그는 “우리 딸은 겁이 많고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할 아이가 아니다”라며 “끝까지 거부하는, 몸집이 작은 우리 딸을 정 씨가 들어서 던졌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추락 후 B씨는 화단에 떨어진 채 간신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러나 악마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 씨는 자신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집 안에 있던 A씨의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실에서 수건과 고무장갑까지 챙기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화단에 쓰러진 B씨를 발견했다. 구조는커녕, 그는 B씨를 안고 다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당시 CCTV 영상에는 정 씨의 품에 안긴 B씨가 입을 움직이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한, 즉 명백히 살아있었던 모습이 포착됐다. 6층 집에 도착한 정 씨는 B씨의 한쪽 팔을 잡고 시신처럼 질질 끌고 들어가 성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끝내 목을 졸라 살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B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추락이 아닌 ‘질식사’로 밝혀졌다. 전자발찌 차고 범행‘무용론’ 제기되기도정 씨의 엽기적인 범죄는 그가 이미 세 차례의 강간죄로 징역형을 살았던 성범죄 전과자이며, 범행 당시 위치추적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는 10대 시절 강간상해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2007년과 2013년에는 주점 여종업원을 성폭행해 각각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B씨를 살해한 것은 세 번째 강간죄로 5년간 복역하고 출소한 지 불과 몇 달 만이었다. 사건 직후 B씨의 사촌 여동생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려 “전자발찌를 차면 안전하다고요? 저희도 그렇게 믿었지만 이렇게 참담하고 끔찍한 죽음을 봤다”라며 “제발 이 더러운 성폭행 살인자가 다시는 이 세상에 발을 딛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팔순의 아버지는 2019년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이 무자비한 악마는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찢어져 피가 줄줄 흐르는 우리 딸을 질질 끌고 다시 아파트로 들어와 유린하고 목 졸라 살해했다”라며, “전자발찌까지 찬 살인마의 관리가 이리 허술해서야 세상의 모든 딸들이 어떻게 마음 놓고 살 수 있겠습니까”라고 통탄했다. 이어 “대통령님, 제가 죽기 전에 이렇게 두 손 모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며 가해자의 사형을 청원했다. 아버지는 딸에 대해 “30년간 파킨슨병을 앓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엄마의 병간호를 도맡아 했고, 지병에 시달리는 나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병간호와 식사를 책임져왔다. 그러면서 학원 영어 강사를 10여년째 하며 착하고 바르게 살았다”라고 회상하며 가슴을 쳤다. 법원은 정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인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피고인의 전과 사실을 알면서도 사회 구성원으로 새 출발 할 수 있도록 따뜻한 인정을 베푼 피해자들을 저버리고 범행을 저질렀다”라며 “범행이 잔혹하고 비정해 죄책이 매우 무겁고, 뉘우치는 빛이 보이지 않아 사회와 영구 격리가 필요하다”라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생명이 위독한 피해자를 구조하기는커녕 다시 끌고 와 살해한 것은 흉악하고 반인륜적”이라면서도 “궁극의 형벌인 사형은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 형벌이란 점을 고려하면 1심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정 씨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무기징역형이 최종 확정됐다. 한 효녀의 비극적인 죽음과 전자발찌를 찬 흉악범의 재범은 우리 사회에 ‘범죄자 교화 시스템은 과연 효과가 있는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여전히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 요즘 뜨는 男배우 ‘군면제’ 고백…“어머니 간 이식, 70% 절제”

    요즘 뜨는 男배우 ‘군면제’ 고백…“어머니 간 이식, 70% 절제”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공길 역으로 주목을 받은 배우 이주안(29)이 어머니에게 간 이식을 한 사실을 밝혔다. 이주안은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군 복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실은 면제”라고 털어놨다. 그는 “22살 때 어머니께 간 이식을 해 드렸다. 이후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주안은 “어머니가 이전에도 간이 좋지 않으셨다. 갑자기 간경화 등으로 상태가 나빠지셔서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되셨다고 연락을 받았고, 긴급하게 수술이 필요해 간 이식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간의 70%를 절제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수술 후 어머니의 상태가 호전됐고, 지금은 아들이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로 주목받는 모습을 기쁘게 지켜보고 계시다고 전했다. 2018년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통해 데뷔한 이주안은 이후 ‘구해줘2’, ‘보좌관2’, ‘여신강림’, ‘환상연가’ 등에 출연했다. 최근 종영한 ‘폭군의 셰프’에서는 비밀스러운 광대 공길 역을 맡아 다양한 감정 연기부터 화려한 액션까지 소화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화’란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간세포 손상(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간에 흉터가 쌓이는 간섬유화증이 진행되며, 간섬유화증이 간 전반에 걸쳐 진행되면 간경화(간경변증)가 된다. 간 섬유화가 심해지면 간으로 혈액이 잘 유입되지 않아 복수가 차는 등 합병증을 일으킨다. 점차 정상 기능을 할 수 있는 간세포의 수가 과도하게 적어지면서 단백질 합성, 해독 작용 등의 간 기능 장애로 인한 합병증(황달, 간성 뇌증)이 뒤따르고, 간암 발생률도 증가한다. 간경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고, 병이 한참 진행된 이후 증상이 나타난다.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등 평범한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복수가 찰 정도로 심각해졌을 때 복무 팽만감과 하지 부종이 발생하고 심하면 숨이 차기도 한다. 식도와 위 정맥류가 발생해 심하면 출혈이 생기고, 말기 간부전 상태가 되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월경이 불규칙해진다. 간섬유화 자체를 되돌리는 치료는 아직 실용화된 것이 없다. 이에 주로 간경변증을 부른 원인을 치료하며, 심한 경우 간 이식 수술을 진행한다. 간은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이식이 가능한 장기로 뇌사자로부터 전체 또는 부분이식을 받거나 가족 또는 친척으로부터 부분이식을 받는다. 간은 부분을 절제한 뒤에 재생이 가능하므로 살아있는 사람이 간 일부분을 기증하더라도 향후 건강에 지장이 없다.
  • 美테네시주 200년만에 女 사형집행…‘잔인한’ 범행 자랑하고 다녔다

    美테네시주 200년만에 女 사형집행…‘잔인한’ 범행 자랑하고 다녔다

    미국 테네시주 법원이 200년 만에 여성 죄수에 대한 사형집행을 결정했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테네시주 대법원은 2일(현지시간)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49·여)의 사형을 2026년 9월 30일에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크리스타는 테네시주에서 유일한 여성 사형수다. 크리스타는 1995년 1월 12일 다른 2명과 함께 직업학교 친구였던 콜린 슬레머(당시 19세)를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 등으로 1996년 3월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잔혹한 살해 과정 자랑하고 두개골 조각 보관 법원 기록에 따르면 당시 크리스타와 콜린은 함께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었다. 당시 18세였던 크리스타는 콜린이 자신의 남자친구 타다릴 십(당시 17세)을 가로채려 한다고 믿었다. 크리스타는 콜린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며 콜린을 기숙사 밖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그는 콜린을 인근 녹스빌의 숲으로 유인해 잔인하게 살해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친구 샤돌라 피터슨과 타다릴을 범행에 끌어들였다. 크리스타는 범행 이후 콜린을 죽인 사실을 주변에 자랑하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학교의 다른 학생에게 ‘박스칼로 목을 여섯 번 그었고 정육 칼로 등을 벴다’, ‘이마와 가슴에 오각형을 새겨줬다’, ‘콜린이 그만하라고 간청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등 살해 과정을 무용담처럼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크리스타는 콜린에게 커다란 아스팔트 덩이를 던져 치명타를 입혔으며, 심지어 콜린의 두개골 조각을 따로 보관했다가 다른 학생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조사됐다. 크리스타에게 사형이, 남자친구 타다릴에겐 종신형이 선고됐다. 타다릴은 오는 11월 가석방될 예정이다. 크리스타가 콜린을 살해하는 동안 망을 봤을 뿐 살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샤돌라는 크리스타에 불리한 증언을 했고 보호관찰 결정을 받았다. 크리스타는 수감 중이던 2004년 다른 수감자를 공격해 살인미수 혐의로 또다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사형 반대 측 “어린 시절 학대 받았다”크리스타의 변호인들은 그가 오늘날 재판을 받았다면 범행 당시 어린 나이와 정신건강 문제를 이유로 결코 사형까지 선고받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적절하다는 것이 변호인들의 주장이다. 변호인 측은 “크리스타의 어린 시절은 수년간에 걸친 신체적, 성적 학대와 방임으로 점철됐다”면서 “사건 후 몇 년이 지나서야 양극성 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았고, 치료를 받으면서 크리스타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뉘우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다”고 호소했다. 크리스타의 사형을 반대하는 측은 ‘크리스타에게 자비를’이라는 웹사이트에서 크리스타가 선천적으로 뇌 기형과 뇌 손상을 갖고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2살 때부터 할머니의 남자친구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증거가 있고, 9살 때 이웃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크리스타가 자살을 시도했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크리스타가 13살 때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신체적, 성적 학대를 당했고, 17살 때 또다시 낯선 사람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타는 “10대 시절 저의 실수로 수많은 이들의 삶을 망쳤다”면서도 “저는 정신질환을 앓던 18살 소녀였다. 제가 저지른 잘못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사랑스럽고 자상한 사람이 됐지만, 그런 내가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짓을 저지를 수 있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 “크리스타 사형 강력하게 지지”그러나 피해자인 콜린 측은 크리스타의 사형집행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콜린의 어머니 메이 마르티네즈는 “크리스타가 사형돼 이 모든 걸 끝내고 우리 딸이 편히 쉴 수 있길 바랄 뿐”이라며 “콜린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떠올리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타의 사형이 예정대로 집행된다면 그는 200년 만에 처음으로 테네시주에서 사형된 여성이 된다. 테네시주 대법원은 크리스타 외에도 사형수 3명의 사형집행일을 결정했다. 이들 외에 오는 12월에도 사형수 1명의 사형집행이 예정돼 있다. 테네시주에서는 교도소 관계자들이 독극물 사형 관리 규정을 어겼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 2022년 일시적으로 사형집행이 중단됐으나, 올해 초 독극물 주사 절차가 새롭게 정비됨에 따라 사형집행이 재개됐다. 테네시주에서는 사형집행에 주로 독극물 주사 방식이 이뤄지는데, 1999년 이전에 저지른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사형수는 전기의자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미국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1976년 이후 미국에서 사형이 집행된 여성은 18명에 불과하다. 남성은 1623명이었다. 현재 미국의 여성 사형수는 48명이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여성에게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23년 앰버 맥클로플린이었다 . 미국에서 사형을 당한 최초의 트랜스젠더였던 맥클로플린은 2003년 11월 20일 전 여자친구였던 베벌리 귄터(당시 45세)를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테네시주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으로 기록된 여성은 단 3명이며 모두 1807년에서 1819년 사이에 사형집행이 이뤄졌다. 3명 모두 흑인이었고, 2명은 노예 신분이었는데 모두 살인죄였다. 당시 많은 노예들이 거짓 고발이나 부당한 이유로 죽임을 당하곤 했다.
  • [길섶에서] 아버지 만나러 가는 길

    [길섶에서] 아버지 만나러 가는 길

    7년 전 추석 연휴 끝자락에 아버지가 천국으로 떠나셨다. 해마다 추석이 오면 아버지 생각이 사무친다. 하늘나라는 편안하실까. 퇴근길 사다 드리면 잘 드셨던 빵도 계속 친구 삼고 계시려나. 추석 연휴에는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만나러 추모 공원으로 향한다. 어머니와 오빠네 가족 등 모두 고운 옷을 차려입고 모이겠지. “아버지, 저희 왔어요. 날씨 좋은 가을이에요. 모시고 같이 여행도 가면 좋을 텐데…”라고 안부를 전하겠지. 올해는 어머니가 아버지 앞에서 더이상 울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말씀이 참 없으셨던 아버지. 그래도 속정이 깊으셔서 16년 전 딸이 물 건너 연수를 떠나던 날 책 한 권을 선물로 내미셨다. 한글과 영문으로 써진 아담한 성경책. 그 성경책을 두어 번 통독한 후에야 맨 뒷장에 아버지가 쓰신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사랑하는 믿음의 딸에게, 아버지가 드립니다.’ 아버지가 떠나신 뒤 나에게 남은 건 안타깝게도 그 한 권의 성경책이다. 어떤 책보다 자주 손에 닿아 모서리가 너덜너덜해졌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유산이다. 천국에서 아버지를 다시 뵐 날 꼭 보여 드려야지.
  • 자연 사랑했던 ‘침팬지의 어머니’

    자연 사랑했던 ‘침팬지의 어머니’

    동물의 도구 사용 세계 처음 밝혀2023년엔 파주 장산전망대 찾아“DMZ서 위대한 자연 회복력 실감” 동물의 도구 사용을 세계 최초로 밝혀 내며 ‘침팬지의 대모’로 불린 제인 구달 박사가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제인 구달 연구소는 1일(현지시간) 구달 박사가 강연을 위해 여행하던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자연사했다고 밝혔다. 구달 박사는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둘리틀 박사 이야기’, ‘타잔’ 등 인간과 동물이 교감하는 내용의 책을 읽은 뒤 동물에 매료됐다. 그는 20대 중반 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친구의 농장에서 지내던 중 저명한 영장류 학자 루이스 리키 교수를 만나 1960년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으로 연구 여행을 떠나게 됐다. 구달 박사는 ‘데이비드 회색턱수염’이라고 이름 붙인 수컷 침팬지와 교감을 나누며 이 침팬지가 막대기로 흙더미에서 흰개미를 파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침팬지들이 가족 같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영역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는 그녀의 연구는 주요 학술지에 실리며 진화 과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특히 196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 표지에 실리고 ‘미스 구달과 침팬지’라는 방송에 출연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다. 침팬지와 교류하고 이름까지 붙여 주는 그녀의 연구는 당시 남성 과학자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독보적인 침팬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케임브리지대에서 동물행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사 학위 없이 박사가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후 구달 박사는 동물원이나 사육장에 갇혀 있던 침팬지를 풀어 주는 활동을 벌였고 동물의 서식지 파괴를 막기 위해 기후변화를 막는 환경운동가로 활약했다. 50대 이후로는 같은 침대에서 3주 이상 자본 적이 없을 정도로 세계를 여행하며 환경보호 운동에 매진했다. 지난해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여섯 번째 대멸종의 위기 가운데 있다”면서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6년 첫 방한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 강연 활동을 펼쳤으며, 2014년에는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 ‘제인 구달의 길’을 조성해 생명 존중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2023년에는 휴전선 인근의 파주 장산전망대를 찾아 “비무장지대에서 자연의 위대한 회복력을 실감했다”며 “한반도가 자연처럼 평화로운 상태로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그녀의 획기적인 영장류 연구와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헌신은 수많은 여성에게 과학 분야의 길을 열어 주었다”며 “우리가 자연의 경이로움과 연결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 분”이라고 애도했다.
  • 사투리로 풀어낸 애잔한 여인들의 삶…국립오페라단 ‘화전가’의 색다른 시도

    사투리로 풀어낸 애잔한 여인들의 삶…국립오페라단 ‘화전가’의 색다른 시도

    6·25 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4월 봄날. 경북 내륙 반촌에 김씨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여인들이 모였다. 고향 집에 온 세 딸과 두 며느리, 고모, 행랑어멈과 그의 딸. 남편들은 독립운동이나 월북, 죽음 등으로 곁을 떠났다. 팍팍하면서도 애틋한 삶을 사는 여인들은 환갑잔치 대신 화전놀이를 가기로 했다.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버텨내는 여인들의 서사를 뭉클하게 담아낸 연극 ‘화전가’는 국립극단이 2020년 창단 70주년을 맞아 준비한 작품이었다. 장르를 넘나들며 창작해온 배삼식 작가가 3년 만에 쓴 신작으로 관심을 끌었고, 개막한 뒤에는 진한 경북 안동 사투리가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와 곱디고운 의상, 한국적 색채를 구현한 배경 등으로 뜨거운 관객 호응을 얻었다. “빌것도 없는 인새이 와 이래 힘드노?”(별것도 없는 인생이 왜 이렇게 힘드냐)라며 역사의 소용돌이를 위태롭게 견딘 여인들의 삶이 이번에는 오페라로 다시 태어난다. 국립오페라단이 안동 사투리 그대로 대사와 아리아로 풀어낸 ‘화전가’를 오는 25~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선보인다. 배 작가의 음악극 ‘적로’에서 합을 맞췄던 최우정 작곡가와 정영두 연출이 참여한다. 최 작곡가는 국립오페라단과 배 작가의 연극 ‘1945’를 오페라로 만들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최 작곡가는 “‘1945’ 이후 오페라 작업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국립오페라단이 이렇게 또 기회를 주어 고맙다”면서 “본래 사투리는 서울말에 비해 훨씬 음악적이다. (억양의) 높낮이가 확실해서 일상 언어보다 몇 배는 고양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여인들의 남편과 아들들은 독립운동하다 사망했거나 이념 대립으로 감옥에 갇혔거나 생사를 모른다. 이런 극적인 상황은 감정을 응축시켜 노래로 표출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최 작곡가는 “오페라는 노래에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극적인 갈등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깊은 극적 갈등이 전제된 상황에서 어느 역할이 노래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납득이 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화전가’가 오페라 연출 데뷔작인 정 연출은 “작가의 대본, 작곡가의 음악, 지휘자의 해석, 그리고 각 인물의 구도 등 그들의 세계관을 무대에서 얼마나 잘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1950년 당시 인물의 정서와 상황, 대중들의 모습 등 시각적 기능을 조화롭게 표현하기 위해 합창을 많이 활용했다”면서 “그 시대의 여러 영상을 보면서 재현을 한 예정인데, 코러스가 당시를 산 군중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주는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극장 최초로 동양인 상임지휘자로 발탁된 송안훈 지휘자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송 지휘자는 “멜로디를 쌓아가면서 극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이 커다란 숙제였는데 악보를 받아보니 음악과 대사가 유려하게 흘러가더라”면서 “제가 전라도 군산 출신이라 안동 사투리는 더더욱 어색한데도 멜로디로 느낌이 전달되는 것이 정말 놀랍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명 관객들도 흥얼거리게 만드는 아리아가 하나씩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페라 ‘화전가’에서 눈에 띄는 제작진은 의상을 맡은 김영진 디자이너다. 그는 국립극단의 연극 ‘화전가’에서도 기품 있고 단아한 한복을 선보이며 극의 품격을 높였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이 작품에 대해 “시어머니와 며느리, 딸 등 9명의 여성이 화전을 부치며 삶을 나누는 이야기가 우리 사회의 세대와 공동체를 다시 성찰하게 할 것”이라면서 “과거를 이야기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여러 시사를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 것으로 본다”고 소개했다. 정 연출은 이 작품에 지역 사투리를 기록하는 예술작품으로서 가치를 부여하며 “안동의 사투리가 사라지고 지금의 세대도 사라진다면 그곳 정서도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은 사라져가는 문화의 보고(寶庫)라고 생각한다”고 덧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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