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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연구도 노벨상까지 36년… 한국, 단기 성과 집착 버려야”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내 연구도 노벨상까지 36년… 한국, 단기 성과 집착 버려야”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세포 속 단백질 분비 과정 첫 규명노벨상 당시 ‘자유로운 연구’ 강조실패 위험 감수하고 밀고 나가야파킨슨병 앓던 아내와 사별 이후현재는 연구 컨소시엄 고문 활동한국 과학자도 많이 참여해 주길자신의 가설 증명할수록 자신감시험 아닌 실험 중심 교육 구성을성과 늦어도 꾸준한 지원이 중요 “자유로운 탐구 정신이 오늘날 노벨상 수상자들의 경력을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세포 내 물질 수송 경로를 밝혀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랜디 셰크먼(78)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당시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네 차례 언급했다. 노벨 평화상이 아닌 생리의학상 수상 소감에서는 이례적이었다. 셰크먼 교수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UC 버클리 교정 내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유로운 연구 환경’이 미국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된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자신이 노벨상을 받기까지 36년의 연구를 했는데, 미국 민간 연구소의 지원 덕에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한국교육의 현실을 언급하며 시험보다는 실험 중심의 과학교육을 강조했다. 셰크먼 교수는 오는 26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번 행사는 호반그룹과 호반장학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전자신문이 주관한다. 학계·산업계·교육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학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한다. 호반그룹과 서울대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업무협약(MOU)’을 맺고 예비 과학 인재들이 연구 경험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음은 셰크먼 교수와의 일문일답. -처음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꾼 계기가 무엇인가. “첫 기억은 11살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를 마친 후 물병으로 근처 호숫가에서 물을 퍼 올려 현미경으로 봤더니 꼬물거리는 작은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그게 신기해서 더 좋은 현미경을 사고 싶었는데, 중고 제품도 100달러가 필요하더라. 동네 아이들을 돌보는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을 어머니가 장을 보는 데 썼다. 현미경을 못 산 게 분해서 그 길로 자전거를 타고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가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부모님은 화를 내다 결국 나를 전당포에 데리고 가서 현미경을 사줬다. 그 현미경으로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과학자의 꿈은 어떻게 이어졌나. “청소년기엔 학교에서 열린 과학 프로젝트 박람회에 출전하며 과학자의 꿈을 꾸었다. UC 로스앤젤레스(LA) 화학과에 진학했는데, 신입생 때 원하는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가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때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교수님 아래서 실험하고 연구 현장을 배웠다. 그때 지도교수님이 빌려준 책이 유전자(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 박사의 분자생물학 책이었다. 그 책이 지금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단백질 분비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해 노벨상을 수상한 과정이 궁금하다. “스탠퍼드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UC 버클리에서 교수로 막 재직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세포 내에서 아미노산 배열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많다. 단백질이 세포 안에서 생성되고 세포 밖으로 나가 순환하면서 역할을 한다. 인간과 동일한 진핵생물(핵과 핵막이 있는 세포로 구성된 생물)인 효모를 이용해 세포 안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분자 수준에서 세포 밖으로 전달되는지 규명한 것이다. 당시에는 단백질 분비 과정에 대한 연구도 거의 없었고, 연구 방식도 대부분 실험쥐와 같은 포유류를 사용할 뿐 효모를 활용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신청한 첫 장학금은 떨어졌다. 그런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서 장학금 요청을 수용해 작은 펀딩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연구가 노벨상으로 이어졌다.”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기초과학이 중요하다고 했다. “1977년에 효모로 시작한 연구가 2013년 노벨상을 받기까지 약 36년이 걸렸다. 효모 실험에서 얻은 결론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인정받기까지 36년이나 걸린 것이다. 그만큼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긴 시간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내가 연구를 시작했을 때 단백질 분비는 거의 새로운 분야였고 장학금도 거절당할 정도로 유망한 분야가 아니었다. 하지만 2년 만에 성과를 냈더니 미국의 민간 연구소인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HHMI)가 15년 동안 지원을 해줬고, 그 덕분에 비교적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다.” -과학자가 지녀야 할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과학자는 어느 정도 ‘도박꾼’이 되어야 한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호기심이 생긴 연구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 새로운 것을 찾으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과학자로서 항상 큰 질문을 생각하고, 좋은 멘토와 최신 연구실 현장에서의 훈련을 통한 경험, 판단도 필요하다. 프랑스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도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고 하지 않았나.” -최근 학문과 산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미국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학계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처음엔 제자들이 학계로 빠지길 원했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에게 학계나 산업계 중 특정한 길을 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요즘은 많은 박사들이 산업계로 진출해 새로운 발견을 해내기 때문이다. 기업가들 중에서도 많은 혁신가가 나오고 있다. 아마존이나 테슬라가 대표적인 예다. 기업인들도 똑같이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하고, 그렇게 산업의 선구자가 되지 않았나. 제자 중 한 명은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를 하면서 회사를 창업해 암젠에 인수됐다. 지금은 학계와 산업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도 인공지능(AI)의 영향을 받나. 과학자는 AI와 어떤 관계를 이뤄야 하나. “요즘 연구실에는 실험 결과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배열 구조를 예측하는 것은 생명과학의 오랜 난제였는데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는 몇 분 만에 이를 예측한다. 이 공로로 알파폴드 개발자들은 2024년에 노벨상까지 받았다. 학생들도 이미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AI의 도움을 받아 연구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AI가 연구실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떤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아내가 20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다가 2017년에 사망했다. 한번 걸리면 완치가 어려워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데, 사망까지는 오래 앓아야 하는 힘든 병이다. 파킨슨병 환자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자신이 자금을 지원할 테니 파킨슨병 연구를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현재는 글로벌 파킨슨병 공동 연구 컨소시엄인 ASAP(Aligning Science Across Parkinson’s)라는 재단에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 파킨슨병을 연구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팀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아직 동아시아 출신의 연구자가 많지 않다. 한국에서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다.” -한국이 과학 분야에서 인재를 더 성공적으로 배출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한국 정부가 기초과학에 더 투자해야 한다. 일부 연구자에게 집중적으로 펀딩을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선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특히 한국은 민간 투자가 미국보다 적다. 미국에서는 개인 또는 기업, 재단의 후원이 과학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핵심 축이다. 민간에서 지원을 해주면 정부 과제와 달리 특정 주제가 정해져있지 않고 연구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준다. UC 버클리에서 효모로 연구를 했을 때도 내게 후원을 해준 HHMI 덕분에 정부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주제를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다. 내가 고문으로 있는 ASAP 역시 구글의 창업자인 브린이 큰 금액을 지원한다. 미국에서는 민간이 주된 재원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기초과학에 더 많이 후원해야 한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시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하느라 ‘실험’은 하지 못한다. 시험은 창의력과 열정, 호기심이 아니라 암기력을 테스트하지 않나. 아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지려면 스스로 경험하고 실험해보는 기회가 중요하다. 학교에서 과학 박람회를 열고 학생들이 직접 과학 실험을 설계하고 필요한 장비를 조립하는 식이다. 대학에 가서도 수업만 열심히 듣는 게 다가 아니다. 직접 연구실에 가서 실험을 해보길 권한다. 실제로 교수가 연구실에서 어떻게 실험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내는지 현장을 통해 경험을 쌓아라. 젊은 과학자들은 자유롭게 탐구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가설을 실험하고 증명할수록 자신감을 얻는다.”
  • ‘결핵 환자의 어머니’ 여성숙 前목포의원 원장 별세

    ‘결핵 환자의 어머니’ 여성숙 前목포의원 원장 별세

    ‘결핵 환자의 어머니’로 불리는 여성숙 전 목포의원 원장이 별세했다. 108세. 사단법인 한국디아코니아에 따르면 전남 무안에 한산촌, 한삶의집, 디아코니아노인요양원 등을 세워 폐결핵 환자를 보살핀 여 전 원장이 16일 오전 전남 무안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1918년 9월 황해도 송화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고려대 의대 전신)를 나온 뒤 전주예수병원과 광주 제중병원(현 광주기독병원)에서 근무할 때부터 전북 순창 가막골 평심원, 광주 무등산 송등원 등 결핵요양소를 만들었다. 1965년 전남 무안에 결핵요양원 한산촌(현 디아코니아노인요양원)을 열었고, 1980년 전 재산을 헌납해 개신교 여성 수도자 단체인 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를 설립했다. 이어 1986년에는 만성 결핵 환자를 돌보는 한삶의집을 개원했다. 그는 2005년까지 직접 환자를 보살폈다. 유족은 조카 여운순씨 등이 있다. 빈소는 목포 효사랑장례식장, 발인 18일 낮 12시. 061-242-7000.
  • “남편과 친엄마, 옆방에서 성관계”…여배우의 기구한 가정사 공개 [핫이슈]

    “남편과 친엄마, 옆방에서 성관계”…여배우의 기구한 가정사 공개 [핫이슈]

    대만의 모델 출신 유명 여배우가 남편과 친어머니가 얽힌 기구한 가정사를 공개했다. TVB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장핑은 최근 대만의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약 20년 전 자신이 겪은 결혼 생활의 충격적인 진실을 밝혔다. 장핑은 과거 자신보다 14세 연상의 시나리오 작가와 결혼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여러 이유로 결혼을 만류했지만 장핑은 이를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으며 결혼을 강행했다. 결혼한 지 약 5년이 흐른 무렵 장핑은 남편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느꼈고 이내 외도를 의심했다. 장핑은 “당시 남편은 반년 동안 나를 냉담하게 대했다. 이유를 알 수 없던 차에 외도를 의심했고 여러 차례 추궁한 끝에 진실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은 장핑과 말다툼을 하던 중 외도를 인정했고, 외도의 상대가 놀랍게도 장핑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장핑은 당시를 떠올리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거실에서 TV를 보는 동안 남편과 친어머니가 옆방에서 몰래 관계를 맺은 적도 있었다”면서 “엄청난 배신감에 휩싸였다”고 폭로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어머니를 찾아갔지만, 어머니는 이를 인정하거나 부인하지 않은 채 딸을 집 밖으로 쫓아냈다.당시 아버지는 이러한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장핑은 연로한 아버지가 충격받을 것을 우려해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이 사건 이후 장핑과 어머니는 20년 가까이 절연한 채 지내다, 외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다시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핑은 “우리 둘 모두 서로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내게 말없이 상복을 건넸다”고 회상했다. 결국 장핑은 이혼했고 현재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과 아버지를 홀로 부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핑은 “그 사건 이후 남편은 어떤 반성도 하지 않았고 도리어 ‘장모가 나를 먼저 유혹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면서 “외도를 들킨 이후에도 내게 부부 관계를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고 폭로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 동안 외모의 모델 출신 배우로 유명한 장핑은 예능 프로그램과 토크쇼 등에서 활약했다.
  • 구순의 톱질, 나뭇결에 새긴 ‘순간’

    구순의 톱질, 나뭇결에 새긴 ‘순간’

    대학생 이후 작품 170점 선보여아르헨티나 나무에 전기톱 조각‘노래하는 나무’ 등 생명력 발현“목재 보다가 톱 들면 공간 보여톱과 내가 하나 돼야 작업 수월” “나의 원동력은 하나 된 생각과 정신이에요. ‘이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저를 지탱했죠. 고국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는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조각가 김윤신(91)은 나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르헨티나 대평원에 우뚝 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존재이자 뜨거운 햇볕과 거센 바람을 맨얼굴로 부딪치며 굵은 뿌리로 땅의 양분을 한껏 빨아들이는 원시적 존재. 조각을 삶의 가장 숭고한 목표로 삼아 70여년 동안 이어온 김윤신의 생애 첫 회고전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17일 개막한다. 1982년 개관한 호암미술관이 한국 여성 작가의 개인전을 여는 건 처음이다. 전시에는 그가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제작한 1500여점 가운데 잃어버린 1960년대 이전 작품을 제외하고 판화, 조각, 회화 등 170여점을 선보인다. 김윤신은 해방과 전쟁이라는 격동기에 성장하고 전후의 척박한 예술 환경 속에서 자리매김한 1세대 여성 조각가다. 1970년대 초 수직 형태의 추상 조각을 선보이며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1983년 돌연 안정적인 교수직과 작가로서의 명성을 뒤로한 채 한국을 떠나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분신(分身)과도 같은 좋은 나무들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목질이 무른 한국 나무와 달리 단단한 아르헨티나 나무를 만나면서 그는 전기톱을 들기 시작했다. 전기톱을 만난 작가는 ‘순간’에 집중해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역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작업복을 입고 전기톱과 씨름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작업의 구상을 미리 하면, 이미 ‘지나간 것’이 돼버리곤 한다”며 “이 나무가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 며칠 동안 보다가, 딱 느낌이 왔을 때 톱을 들면, 그때부터 공간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 순간 톱과 내가 하나가 돼야 작업이 자연스럽게 하고자 하는 대로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작업 과정은 이번 전시의 부제이자 그가 1970년대 후반부터 작품의 제목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이념과 맞닿아 있다.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어(合) 작품이라는 또 다른 하나가 탄생(分)한다는 의미다. 톱질과 망치질 자국으로 가득한 그의 조각은 생명력과 원시성이 발현되는 현장이다. “어릴 적 매일 새벽이 되면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산에 가셨어요. 작은 돌을 하나 찾으면, 어머니가 그 위에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셨어요.” 전시장 입구에 적힌 그의 말은 1층 한가득 탑처럼 쌓인 나무들의 근원을 알 수 있게 한다. 작가가 추천한 작품인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소장작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보는 각도에 따라 풍기는 느낌이 다르다. 앞에서는 나무 조각 안에 굵은 뼈대가 들어선 것 같은 것처럼 보이고 옆에서 보면 촘촘히 자리 잡은 허리뼈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작품이 전시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수평적인 작품들도 인상적이다. 타국의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한복 저고리 혹은 한옥 지붕과 같은 곡선을 품고 있다. 이 밖에도 2000년대부터 작가가 열정적으로 몰입하기 시작한 남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회화와 작가가 나무로 만든 조각을 알루미늄으로 캐스팅한 뒤 아크릴 채색을 더한 뒤 ‘회화-조각’이라고 명명한 최근작 ‘노래하는 나무 2013-16V1’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 “엄마 목 조르자 주먹 날렸다”…13세 아들, 술 취한 아버지 KO [핫이슈]

    “엄마 목 조르자 주먹 날렸다”…13세 아들, 술 취한 아버지 KO [핫이슈]

    미국에서 10대 소년이 어머니의 목을 조르던 계부를 주먹으로 쓰러뜨린 사건이 알려지며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폴리에서 13세 소년이 가정폭력 상황에서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계부이자 가족의 가장이었던 남성을 제압하는 일이 벌어졌다. 볼드윈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다니엘 에르난데스 로페즈(32)는 지난 9일 오후 8시쯤 자택에서 말다툼 도중 한 여성의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집 안에 있던 13세 아들은 이 장면을 목격하고 상황을 말리기 위해 아버지에게 맞섰다. ◆ 자전거로 공격하려 하자 아들이 반격 보안관실에 따르면 로페즈는 집 밖에서 아들과 마주치자 갑자기 달려들었고 자전거를 들어 올려 소년을 공격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소년은 계부의 얼굴을 여러 차례 주먹으로 가격했고 결국 로페즈는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로페즈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 경찰 “심하게 취한 상태”…가정폭력 혐의 체포 수사 당국은 사건 당시 로페즈가 심하게 술에 취해 있었으며 마약 영향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날인 10일 오후 1시 40분쯤 체포돼 볼드윈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가정폭력(목조르기) 혐의로 기소됐다. 현지 방송은 로페즈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공개된 머그샷에는 두 눈 주변의 심한 멍과 부어오른 입술, 얼굴 곳곳의 상처 등이 남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아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생긴 부상으로 추정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 상황에서 자녀가 직접 개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어린 자녀가 부모의 폭력을 막기 위해 나섰다가 사건이 크게 알려진 사례들이 종종 보고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수백만 명이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러한 폭력은 배우자뿐 아니라 같은 가정에 사는 자녀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로페즈가 변호인을 선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지 당국은 사건 경위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 [데스크 시각] 가벼운 전쟁

    [데스크 시각] 가벼운 전쟁

    쿠웨이트에 파병돼 있던 미국 여군 니콜 아모르는 이번 작전을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엄마로서 어린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대이란 전쟁의 첫 미군 희생자 6명 가운데 한 명인 그는 차가운 시신이 돼 고국으로 돌아왔다. 어느 외신 홈페이지에는 아모르를 비롯해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희생된 미군들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렸다. 전역하면 무술 도장을 여는 게 꿈이었던 아버지, 고등학생 아들과 아홉살 딸을 둔 어머니, 창창한 미래를 기다리던 스무살 청년. 이들은 군인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었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7일이었다.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있었던 대이란 전쟁 전사자 6명에 대한 영결식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에 큼지막하게 ‘USA’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흰색 야구 모자를 쓴 채 영결식 일정을 소화했다. 그가 대이란 전쟁을 전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힌 영상 연설에서도 썼던 바로 그 모자였다. 장례식장에서는 조금만 밝은 옷을 입어도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은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물며 전사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춰야 하는 자리에 야구 모자를 쓰고 나온 대통령이라니. 정치권에서는 “당장 그 모자를 벗으라”는 비판이, 외신 독자들 사이에서는 “전사자 유족에게 기념품 모자를 팔려고 하는 것이냐”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실제 이 모자는 트럼프 관련 온라인 매장에서 5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한 자릿수 미군의 희생을 이미 1000명 이상이 사망한 이란과 비교할 수는 없겠다. 열흘 넘게 이어지는 이번 전쟁에서 가슴 한 켠을 가장 무겁게 했던 장면은 사진으로 올라온 숨진 이란 소녀들의 무덤이었다. 대이란 공습 첫날이었던 지난달 28일 170여명의 초등학생 소녀들이 수업 중 학교에 오폭으로 떨어진 폭탄으로 인해 모두 숨졌다. 현지에서 올린 소녀들의 무덤 사진을 보며 수년 전 가족이 있는 납골당을 찾았다가 어린 딸의 영전 앞에서 ‘반쯤 실성한’ 채로 동화책을 읽어 주던 한 여성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이란에는 그런 어머니가 얼마나 많이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이 설계했다는 이 전쟁의 실체는 대체 무엇일까. 이런 전쟁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아니 ‘전쟁부’ 장관은 화려한 수사로 브리핑한다. 한국시간으로 밤 9~10시쯤 열리는 전직 폭스뉴스 앵커 출신 장관의 ‘전쟁 브리핑’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한편의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것 같다. 최근 백악관은 영화 예고편 같은 전쟁 홍보 영상으로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영화 ‘아이언맨’의 한 장면을 시작으로 ‘브레이브 하트’, ‘탑건’, ‘슈퍼맨’, ‘트랜스포머’, ‘데드풀’ 등 할리우드 영화를 짜깁기한 영상의 제목은 ‘미국식 정의’(JUSTICE THE AMERICAN WAY)였다. 해당 영상에도 헤그세스가 ‘깜짝’ 등장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전쟁을 정말 할리우드 영화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못다 핀 꽃 한 송이같이 세상을 떠난 이란의 소녀들도, 전장에서 가정으로 돌아가겠다는 소박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주검이 된 미군도 모두 이 전쟁이 낳은 비극이다. 독재를 종식하고 핵 위협을 없애겠다는 등 전쟁의 어떤 명분도 이들의 희생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소식들이 저 멀리 중동에서 매일 들려 오는데, 대통령은 전사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야구 모자를 쓰고 나오고 국방부 장관은 허세 가득한 호전적 목소리로 전쟁을 브리핑한다. 트럼프의 전쟁은 너무나 가볍다. 그 가벼운 전쟁이 어서 빨리 끝나기만을 오늘 하루도 바라 본다. 안석 국제부장
  • [열린세상] 로봇 셰프가 할머니 손맛을 재현할까

    [열린세상] 로봇 셰프가 할머니 손맛을 재현할까

    요즈음 인공지능(AI)이 결합한 푸드테크(FoodTech)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스마트 부엌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요리 기술로 세상을 깨끗하게 할 듯하다. 여기에 로봇 셰프가 제 모습을 갖추면, 요리 행위는 더이상 고된 노동이 아닌 시대가 열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과연 로봇 셰프가 돌아가신 어머니나 할머니의 기록되지 않은 한식 요리법을 제대로 활용해 그 깊이를 재현할 수 있을까? 음식인문학자의 시선으로 볼 때 지금 화려한 K푸드 홍보에만 열중할 때가 아니다. 정작 우리가 몇백 년 축적해 온 집안·마을마다 결이 다른 요리 기술은 급격히 사라져 가는 중이다. 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 가는 AI 시대에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데이터의 디지털화다. 단순히 ‘무 몇 그램, 간장 몇 스푼’ 식의 파편화된 정보를 모으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식재료를 대하는 태도와 계절에 따른 미세한 변주,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한식의 ‘두꺼운 데이터’(Thick Data)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정부는 디지털 한식 자료를 꾸준히 축적해 왔다. 2007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전통지식포탈’의 ‘전통식생활’에는 요리법만 나열돼 있을 뿐 요리법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미 구축된 자산들이 ‘디지털 감옥’에 결박돼 있다는 사실이다. 상당수 국가 공공데이터 사업의 산물은 공공기관의 폐쇄적인 시스템 안에만 머물 뿐 정작 외부 AI 엔진의 접근이나 탐색을 완강히 차단하고 있다. 이는 지식의 공유가 아닌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게다가 이 디지털 정보는 철저히 한국어로만 봉인된 상태다. 글로벌 AI 엔진이 한식을 학습하고 그 내력을 번역해 전파하기에는 언어적 장벽도 장애물이다. 더욱 치명적인 변수는 시간이다. 한식의 생명력인 ‘맥락의 기술’을 체득한 마지막 세대, 즉 1930~50년대 출생자들이 고령화로 인해 빠르게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가령 신안군의 한 섬에서 요리 솜씨가 좋았던 어느 할머니의 별세는 단순한 개인의 죽음을 넘어 수백 년간 전승된 지역의 내림음식과 그 속에 응축된 지혜가 영구히 사라짐을 뜻한다. 구전과 신체적 기억으로만 존재하던 요리 기술은 그가 생을 마감하는 순간 우주에서 영원히 흩어지고 만다. 나는 음식인문학적 한식 요리 기술 수집의 ‘골든타임’이 지금이라고 본다. 다행히 2023년부터 한식진흥원이 ‘지역음식 기록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결과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 지역의 특정 음식 요리법은 한둘뿐이다. 이것은 지역의 대표 음식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나왔다. 배추김치의 요리법이 한 가지가 아니고 집마다 달라서 1000만 가지가 넘듯이 같은 음식의 다양한 요리법을 수집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법을 학습한 로봇 셰프는 오랫동안 지속된 배추김치도 만들고, 스스로 창의적인 미래형 배추김치도 만들어 낼 것이다. 따라서 민간 차원에서 AI가 학습할 수 있는 ‘한식 원천 데이터 공유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이 플랫폼에는 동영상과 이미지, 그리고 다양한 요리법과 이야기 등의 데이터가 담겨야 한다. 당연히 AI 엔진에 열리는 ‘오픈 소스’여야 한다. 그래야 전 세계의 AI 로봇 셰프가 한식의 다양한 요리법과 이야기를 검색하고 우리 앞에 한식 한 상을 차려 줄 것이다. 기술은 그릇일 뿐이며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정체성이 빠진 알고리즘은 결국 한식을 국적 불명의 퓨전 요리로 변질시킬 위험이 크다. AI 시대에도 한식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면 지금 당장 현장으로 나가 ‘사라지는 요리 기술’을 디지털 데이터로 온전히 담아내야 한다. 기록되지 않는 문화는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으며, 개방되지 않는 디지털 데이터는 박제된 지식에 불과할 따름이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독립운동가 김탁원 후손, 고려대의료원에 4억 기부

    독립운동가 김탁원 후손, 고려대의료원에 4억 기부

    고려대의료원은 독립운동가 김탁원·길정희 선생의 후손인 고(故) 김상덕씨가 의료원에 30만 달러(약 4억 5000만원)를 기부했다고 9일 밝혔다.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교수를 지낸 김상덕씨는 평소 나라와 의료를 위해 헌신한 부모의 뜻을 이어 모교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번에 전달된 기부금은 의학 인재 양성을 위한 ‘김상덕 장학금’ 조성에 쓰일 예정이다. 김씨의 장남 딘 백(Dean Paik)은 “교육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셨던 어머니의 뜻처럼 기부금이 미래 의료계를 이끌 학생들에게 의미 있게 쓰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은 “이번 기부가 미래 인재 양성과 의학교육 발전 등에 활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탁원 선생은 일제강점기 경성의학전문학교를 다니던 중 3·1 운동에 참여해 학생 시위를 이끌었고, 신간회·조선물산장려회 활동에도 참여했다. 정부는 이러한 공적을 인정해 김 선생에게 2007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 트럼프 “여자애는 이렇게 해야”…피해자 진술 일부 확인 [핫이슈]

    트럼프 “여자애는 이렇게 해야”…피해자 진술 일부 확인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성년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공개된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 기록을 분석한 추가 보도가 나왔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의 일부 진술이 공공 기록과 부합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트럼프와 직접 관련된 핵심 주장 자체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9일(현지시간) 엡스타인 사건 관련 수사 자료와 공개 기록을 검토한 결과, 피해 여성이 FBI 조사에서 밝힌 개인 이력 일부가 공공 기록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에는 한 여성이 FBI 조사에서 10대 초반 시절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통해 여러 남성을 소개받았고 그 가운데 트럼프도 포함됐다고 주장한 내용이 담겼다. 이 여성은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가 “어린 소녀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 트럼프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며 관련 혐의로 기소된 적도 없다. ◆ 피해자 배경 진술 일부 실제 기록과 일치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FBI 조사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했고 이후 형사 사건으로 처벌을 받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이 가운데 가족 직업과 일부 법적 기록 등이 실제 공개 자료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여성은 조사 과정에서 엡스타인과 접촉하게 된 경위와 당시 생활 환경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일부 내용이 당시 기록과 부합하는 부분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러한 확인 내용은 개인의 배경 설명에 한정된 것으로 트럼프와 관련된 핵심 주장 자체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 2016년 대선 때 제기됐던 의혹과 유사 이번에 공개된 진술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제기됐던 민사 소송과도 상당 부분 겹친다. 당시 한 여성은 ‘제인 도’ 또는 ‘케이티 존슨’이라는 가명으로 소송을 제기하며 트럼프가 자신을 미성년 시절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소송은 여러 차례 제기된 뒤 결국 취하됐다. 당시 여성 측 변호인은 협박 때문에 의뢰인이 공개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 백악관 “근거 없는 주장” 백악관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신뢰할 만한 증거가 없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 법무부가 수년 동안 관련 자료를 검토했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잘못을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금융가 출신 억만장자로 2019년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 공개가 이어지면서 과거 의혹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의혹의 사실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 “유골 변기에 버려라”…10세 여아 살해범 사망에 친딸이 남긴 말 [핫이슈]

    “유골 변기에 버려라”…10세 여아 살해범 사망에 친딸이 남긴 말 [핫이슈]

    영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소햄 아동 살인 사건’의 범인 이언 헌틀리가 교도소에서 공격당한 뒤 숨졌다. 친딸은 “유골을 변기에 내려버려야 한다”며 장례조차 치를 필요가 없다고 말해 적지 않은 공감을 얻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교정 당국에 따르면 헌틀리는 지난달 26일 더럼의 최고 보안 교도소 프랭클랜드에서 다른 수감자에게 쇠막대기로 공격당해 중태에 빠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 “유골 변기에 버려라”…친딸이 밝힌 아버지 헌틀리의 친딸 서맨사 브라이언은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눈물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안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례식은 사람의 삶을 기리는 자리지만 그에게는 기릴 것이 없다”며 “유골을 변기에 내려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게 생물학적 아버지일 뿐”이라며 “그가 사라지면서 내 삶도 조금은 나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브라이언의 어머니 케이티는 “그는 괴물”이라며 “우리는 눈물을 그에게가 아니라 피해자 가족을 위해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5세 때 헌틀리에게 성폭행을 당해 딸을 낳았으며 이후 폭행과 학대를 겪은 뒤 관계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은 14세가 되어서야 인터넷 사진을 통해 자신의 친부가 헌틀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교도소에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내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헌틀리는 이를 거부했다. 영국 언론 기사 댓글에서도 동정과 응원이 이어졌다. “아버지를 선택할 수는 없다”, “평범한 삶을 살길 바란다”는 반응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일부 이용자들은 “그는 잊혀야 한다”, “피해자 가족을 먼저 기억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기며 추가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놨다. ◆ 교도소 쇠막대기 공격…두개골 손상 뒤 사망 헌틀리는 교도소 작업장에서 재활용 작업을 하던 중 다른 수감자의 공격을 받았다. 가해자는 앤서니 러셀로, 현장에 있던 금속 막대를 집어 들어 헌틀리를 여러 차례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의료진이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하면서 7일 숨졌다. 영국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러셀에 대한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헌틀리의 어머니 린다 리처즈는 병원을 찾아 아들을 본 뒤 “그가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리처즈가 생명 유지 장치 중단에 동의하면서 의료진이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법무부는 사망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공식 발표문에서 그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당국은 “홀리 웰스와 제시카 채프먼 살인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라며 “희생자 가족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헌틀리의 시신은 장례 없이 비공개로 화장될 예정이다. 영국 언론은 화장 비용 3000파운드(약 600만원)가량이 국가 예산으로 지급된다고 전했다. ◆ 영국을 충격에 빠뜨린 ‘소햄 아동 살인 사건’ 헌틀리는 2002년 케임브리지셔 소햄에서 10세 소녀 홀리 웰스와 제시카 채프먼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두 소녀는 사탕을 사러 나갔다가 실종됐다. 그는 시신을 약 19㎞ 떨어진 도랑에 유기하고 불을 지르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두 소녀의 마지막 사진은 사건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아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법원은 2003년 헌틀리에게 최소 40년형의 종신형을 선고했다. ◆ 사건 이후 영국 아동 보호 제도 변화 소햄 사건 이후 영국은 아동 보호 제도를 크게 강화했다. 당시 조사 결과 헌틀리는 여러 성범죄 의혹이 있었지만 경찰 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교 직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 정보 공유 시스템과 아동 관련 직종의 신원 조회 절차가 대폭 강화됐다. 헌틀리는 끝내 두 소녀 살해의 전말을 모두 밝히지 않은 채 숨졌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아버지를 업고(채길우 지음, 난다) “열 살 무렵 개나리/ 그늘 아래 나란히// 사십대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보면// 중년이 된 지금의 나는/ 사진 속 어린 나보다/ 그 시절 아버지를 더 닮았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지만// 아버지는 지금 저/ 꽃 안에서 웃고 있다.// 옆에서 덜 핀/ 나도 그렇다.” 중년이 된 아들과 딸이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와 찍은 사진을 보며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당신을 닮았다’고. 이런 상념을 담은 ‘부활’을 비롯해 49편 시가 수록된 채길우 시인의 신작 시집이 난다시편 7번으로 출간됐다. 시인은 “세수를 마친 거울”, “느리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의 낡은 그림자”, “조그만 아이의 하품”처럼 모든 곳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를 썼다. 시인과 아버지의 추억으로 채운 시이지만 보편적 감성으로 공감이 인다. 124쪽, 1만 3000원. 죔레는 거기에(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김보국 옮김, 은행나무) “이 책은 상상의 산물이며 그것 자체로도 현실의 일부로서 이번에도 현실로부터 양분을 얻고 있지만, 간접적으로 양분을 얻은 그 현실과 이 작품은 여기에서 읽히는 예술적 형식 안에서 이제부터는 더 이상 아무런 관련도 없다. 유감스럽게도.” 지난해 노벨문학상 주인공이 된 헝가리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장편소설. 어느 이름 없는 마을 작은 집에서 죔레라는 이름을 가진 개와 함께 사는 90대 카다 요제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왕정복고, 네오나치 등의 현상을 그리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책은 한 장이 쉼표로만 연결된 한 개의 문장(또는 두 문장)일 정도로 호흡이 긴, 독특한 형식이다. “크러스너호르커이 작품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블랙코미디 속에 불안감을 퍼뜨리는 작가의 소설 세계가 제대로 구현돼 있다. 392쪽, 1만 8000원. 고양이가 커진 날(김효정 글·그림, 사계절) “시간이 유난히 더디게 흐른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게 느껴진 날//…// 고양이가 커진 날// 사실은 내가 작아진 날” 몸과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집에 왔더니 키우던 고양이가 커져 있다. 고양이가 구워준 소소한 빵 한 조각이 알맞은 온도로 부풀어 오른 덕분에 마음이 빵빵해졌다. “괜스레 움츠러드는 날, 슬며시 손잡아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짧은 그림책 속 따뜻한 그림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44쪽, 1만 5000원.
  • “술 취한 16세와 수영장 파티”…前시장, 사후피임약 배달까지 [핫이슈]

    “술 취한 16세와 수영장 파티”…前시장, 사후피임약 배달까지 [핫이슈]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한 소도시 전 시장이 술에 취한 16세 소년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사건 직후 사후피임약(플랜B)을 배달 앱으로 주문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디리더 전 시장 미스티 로버츠(43)는 2024년 자택 수영장 파티에서 16세 소년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디리더는 인구 약 9800명의 소도시다. ◆ “임신 가능성 없냐” 문자…플랜B 주문 검찰은 사건 직후 피해 소년의 어머니가 로버츠 전 시장에게 “임신 가능성은 없느냐”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로버츠 전 시장은 “피임 중”이라며 임신 우려는 없다고 답했다. 이후 그는 해당 대화를 지인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고, 친구들은 “플랜B를 복용하라”고 권했다. 법정에 선 한 배달 기사는 “미스티 C”라는 이름으로 접수된 주문에 따라 사후피임약을 구매해 자택 문 앞에 두고 갔다고 증언했다. 배달 기사는 과거 핼러윈 행사 때 자녀와 함께 해당 집을 방문한 적이 있어 로버츠 전 시장을 알아봤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사건 이후 상황을 인식한 정황 증거로 제시했다. ◆ 자녀들 증언…진술 일부 엇갈려 재판에서는 로버츠 전 시장의 자녀들도 증언했다. 아들은 수사 초기 “창문 틈으로 어머니와 친구가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봤다”고 진술했지만, 법정에서는 “정확히 무엇을 봤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일부 내용을 완화했다. 딸 역시 수사 과정에서 “엄마와 그 소년이 서로 위에 올라탄 상태였다”고 말한 인터뷰 영상이 배심원단에 공개됐다. 전 남편 던컨 클랜턴은 “전처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졌고 아이들에게 발각됐다고 직접 말했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의 문자 메시지도 법정에 제출됐다. 로버츠 전 시장은 전 남편에게 “직접 만나 말하겠다”며 “내가 큰 실수를 했다(I f—ked up)”고 보냈다. 또 다른 문자에서는 “나는 다른 사람과 가족에게 충분히 상처를 줬다”고 적었다. ◆ 술 제공 의혹…두 번째 재판 진행 중 검찰은 로버츠 전 시장이 파티에서 청소년들에게 술을 제공했는지도 문제 삼았다. 한 참석자는 “피해 소년이 술에 취해 구토했다”고 증언했다. 배심원단은 로버츠 전 시장이 비키니 차림으로 소년에게 춤을 추는 사진도 확인했다. 그는 애초 강간 혐의로 기소됐으나, 현재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및 청소년 비행 조장 혐의를 받고 있다. 로버츠 전 시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번 재판은 두 번째다. 첫 재판은 담당 판사들이 전 남편과의 연관성 문제로 사건에서 배제되면서 평결 없이 끝났다. 로버츠 전 시장은 2024년 체포 직전 시장직에서 사임했다. 재판은 이번 주 재개된다. 소도시를 뒤흔든 이번 사건은 지역 사회의 큰 충격 속에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 ‘도전! 슈퍼모델’ 트라우마 포즈 에디션 [트렌드 케찹]

    ‘도전! 슈퍼모델’ 트라우마 포즈 에디션 [트렌드 케찹]

    과거 인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던 ‘도전! 수퍼모델’(ANTM)을 기억하시나요? 큰 인기에 한국에서도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프로그램이 론칭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당시 해당 프로그램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일들이 공개돼 논란이다. 특히 진행자 타이라 뱅크스가 모델들의 실제 비극을 화보 콘셉트로 악용했다는 폭로가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 총기 사고로 어머니가 하반신 마비가 된 출연자에게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 시신’ 포즈를 취하게 하거나, 거미 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 거대한 거미를 얹게 하는 등의 가학적 환경에서 출연자들이 고통받았다고 알려졌다. 이에 틱톡에서는 ‘트라우마 포즈’(Trauma Pose) 밈이 떠오르고 있다. “알레르기 때문에 괴로운 콘셉트”, “샤워하다 감전된 콘셉트” 같은 황당한 설정을 잡고 하이패션 포즈를 취하며 블랙 코미디로 승화시켜 풍자하고 있다. 또 댓글창에서 영상 속 한 장면을 캡처, AI를 활용해 ‘베스트 컷’을 뽑아 공유하며 많은 이들이 동참하고 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 [길섶에서] 그 저녁처럼

    [길섶에서] 그 저녁처럼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 넓지 않아도 된다. 아궁이에 작은 솥 하나 걸게 조촐하고 점잖은 마당귀를 품었으면 된다. 그 아궁이에 저녁마다 무언가를 뜨겁게 끓였으면 한다. 잘 볶은 겉보리 두어 줌 넣고 찻물이 졸아들도록 끓이면 좋겠지. 장작불 앞에서 따끈해진 무릎을 이쪽저쪽 돌려 앉았으면. 나도 모르는 불멍을 저녁마다 하고 싶은 것이다. 예전에 할머니와 어머니는 해질녘이면 마당귀의 솥에다 무언가를 끓이고 달였다. 종일 종종거렸으면서 장작을 모아 놓고서는 세상에 급할 일 뭐 있냐는 듯이 태평했다. 빨간 불잉걸이 하얀 재가 될 때까지 앉았고는 했다. 한 살을 더 먹으니 알 것도 같다. 날마다 멈췄던 그 시간이 삐걱대는 삶의 바퀴를 밀고 간 힘이었을까. 저녁마다 무릎을 데워 내일 또 걷자 다독였을까. 책을 읽지도 않았으면서 먼저 살고 간 나의 사람들은 나보다 마음이 깊었다. 접질린 마음을 뉘어 놓고 싶은 이런 날, 어디에도 있지 않은 그 저녁 그리워지는 마음. 언제고 한번은 꿈속에라도 그 마당에 들러 봐야지. 무릎을 데워 와야지. 눈썹달이 실눈을 뜨고 내려다보던 그때 그 저녁처럼.
  • “일합시다… 공부합시다…사랑합시다… 인생, 젊게 삽시다” [월요인터뷰]

    “일합시다… 공부합시다…사랑합시다… 인생, 젊게 삽시다” [월요인터뷰]

    “정신이 성장 멈출 때 늙기 시작”인생을 늙게 사는 사람이 가장 불행기억력 떨어져도 사고력으로 성장새해 계획? 내년 쯤에 새 책 낼 것“AI 만능주의는 병들게 돼”AI한테 물으면 이미 철학자 아냐인문학은 AI 에 내용 주고 키우는 것AI 아닌 사람이 공간의 주인 돼야“국민들 가장 큰 걱정은 정치·종교”종교는 정신, 정치는 현실의 차원 종교가 정치 지배하려 들면 곤란다양성·창조성에 열린 사회로 가야 “오래 살아도 젊게 사는 사람이 있고, 짧게 살아도 빨리 늙는 사람이 있어요. 정신적으로 공부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은 안 늙습니다. 제일 불행한 사람은 젊게 살 수 있는 인생을 늙게 사는 사람이에요.” 3·1운동 이듬해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 민주화, 계엄과 탄핵, 민주주의의 복원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근현대사를 모두 겪은 김형석(106) 연세대 명예교수는 여전히 계획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말에 신년 인터뷰를 약속했지만,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지난달 10일에야 연희동 자택에서 만난 김 교수는 “다시 걸음마를 시작했다”며 활짝 웃었다. 쇠약해진 기력을 다진다는 의미와 함께 내년에 새로 낼 책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였다. ‘100세 철학자’의 요즘 화두는 인공지능(AI)의 시대, 인문학의 역할이다. 김 교수는 “AI로 모든 걸 해결하려 들면 사람도 사회도 빨리 병들 것”이라며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AI가 아닌 사람이 주인이어야 하며 인간은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하는 존재인 만큼 AI가 뒤따라오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퇴원 이후 건강은 좀 어떠신가. “괜찮다. 건강이 좋지 않아 좀 쉬고 있었다. 사람은 평생 다시 태어나고 열매를 맺는데, 해가 바뀌는 건 다시 태어나는 때다. 거짓 없이 살고, 더불어 살려고 한다.” -AI가 가져오는 변화가 한국 사회의 화두인데. “AI를 선한 방향으로 이끌면 도움이 될 테지만, AI로 모든 걸 다 해결하려 하면 오히려 사회가 더 빨리 병들 것이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AI에 물어보면 되는데 공부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고 한다. 이러면 나만의 글을 못 쓰고, 나만의 생각을 못 갖는다. 사고력과 표현력이 없는 인간으로 자란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도 비슷할 테고, 그때도 ‘AI한테 물어보자’란 식이면 ‘나’란 존재는 이미 그 사람 안에 없게 된다. 심각한 문제다. 자연과학이나 기계공학은 하나의 물음에 하나의 답이 나온다. 하지만 사회과학은 여러 가지 답이 있어야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다 다른 것처럼 말이다. 하나뿐이라면 그 사회는 발전이 없다. AI에 사회과학 문제를 물어 한 가지 답을 도출하고 그것을 따라간다면 독재나 다름없다. 철학과 종교, 문학, 예술 등 인문과학은 하나의 물음에 대해 같은 대답이 나오면 안 된다. 창조력과 다양성이 없어진다. 들판에 다양한 꽃이 많으니 아름다운 것이 인문학이다. 철학자가 AI한테 물어보기 시작하면 이미 철학자가 아니다. 인문학이 AI를 따라가면 사람이 죽는다. 인문학은 AI의 내용을 채우고, 키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인문학을 하는 사람은 AI 위에 있어야 한다.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은 AI와 연결되어 있더라도 독립적인 존재여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도 그런 관점으로 바뀌어야 한다.” -피지컬 AI가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기계만 있고 사람은 밖에 나와서 일하더라’라는 식은 안 된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AI가 아닌 사람이 공간의 주인이어야 한다. 수천 년 역사 동안 인간은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니었고 항상 창조하는 존재였다. AI가 인간을 뒤따라오도록 하자. 인문학을 다시 키우자는 것도 같은 이야기다.” -100세 시대라고 할 만큼 평균수명이 늘고 있는데. “오래 산다는 건 한계가 있다. 영원히 산다는 건 없다. 중요한 것은 길게 사는 것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도 AI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논란이 된 통일교와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 시도를 어떻게 보는가. “국민이 가장 불만스럽고 실망과 걱정을 안기는 존재가 요즘은 정치인과 종교인 같다. 과거에는 종교인들이 사회를 이끌었는데 지금은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이슬람교와 유대교가 싸우는 중동은 종교 때문에 불행해진 대표적인 사례다. 유대교는 구약성경에 따라 원수를 갚으라고 한다. 이슬람교의 코란은 싸움해서라도 이기는 것이 알라신의 뜻이라고 했다. 이렇게 종교가 정치를 지배하려 들면 곤란하다. 그런데 통일교는 종교의 이름으로 돈을 벌고, 정치에 관여하려고 했다. 통일교나 신천지를 종교로 인정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종교와 정치는 차원이 다르다. 종교는 정신적 가치를 창조해주고 정치는 현실의 일을 해야 한다. 종교가 정치적 지도력을 갖추려고 하면 이미 종교가 아니다.” -갈수록 혐오 표현이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도 크다. “사회는 좁아지면 불행해진다. 포용하는 열린 사회로 가야 한다. 냉전을 지나면서 좌는 진보로, 우는 보수로 변했지만, 같이 살아야 한다. 열린 사회는 다양성과 창조성의 사회다. 자유와 인간애를 존중하면 더불어 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가 미국이었다. 물론 미국도 늙어서 ‘우리만 잘 살자’로 바뀌었지만….” -강연 때 ‘정신이 성장을 멈출 때 늙기 시작한다’라고 강조한다. 요즘도 새롭게 깨닫는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오래 살아도 젊게 사는 사람이 있고, 짧게 살아도 빨리 늙는 사람이 있다. 신체적인 늙음은 누구나 같다. 정신적으로 공부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은 안 늙는다. 공부도, 일도 안 하는 사람은 빨리 늙는다. 안 늙으려고 하면, 더 빨리 늙는다. 보통 50세쯤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니 늙었다고 느낀다. 내가 살아보니 기억력이 약해지는 대신 그 나이가 되면 사고력이 생기더라. 그렇게 70~80세까지 간다. 80세부터는 (정신적으로) 더 성장은 못 하지만 연장해보자고 했다. 일을 안 하게 되면 음악도 듣고 그림도 보자 생각했는데, 계속 일이 끊이지 않았다(웃음). 제일 불행한 사람은 젊게 살 수 있는 인생을 늙게 사는 사람이다. 친구 안병욱(1920~2013·철학자) 선생이 말한 늙지 않는 법이 있다. 공부하고, 여행하고, 열심히 연애한 사람이 안 늙는다고 했다. 친구인 한우근(1915~1999·사학자) 선생이 ‘(안병욱) 당신은 왜 한평생 늙었어?’라고 물으니 ‘연애를 못 해서, 80세가 넘으니 상대가 없더라’라고 답해 다 같이 웃은 일이 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기 전 ‘집이 비는데 너는 어떻게 할래?’라고 물었다. 병중 아내를 20년간 돌봤으니 재혼이라도 해서 행복하게 살라는 뜻을 은근히 비친 것이었는데, 그때는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당시 84세였으니 다 산 줄 알았다. 나이 든 사람이 고독하게 혼자 사는 것보다는 여자친구가 있고 남자친구가 있을수록 행복하다. 그게 인간이다.” -요즘 세대에겐 역사 속 인물인 윤동주 시인과 어릴 때 공부하셨더라. “중학교 3학년 때 1년을 같이 있었다. 병아리 시인이지만 큰 닭이 되어 세상을 울릴 것이라고 부러워했다. 신사참배 문제로 숭실중학교가 문을 닫게 될 때 거부하고 떠난 사람이 윤동주와 나 둘이다. 헤어지고 나서는 다시 만나지 못했다. 가끔 연세대(캠퍼스 안 윤동주) 시비 앞에 서면 내가 하는 말이 있다. 내가 당신 모교의 스승이니 지금은 내가 위라고(웃음).” -새해 계획이 있으신가. “젊었을 땐 과거가 짧고 미래는 마냥 길었다. 꿈도, 희망도 많았다. 100세가 넘은 뒤로는 과거는 길고 미래는 없더라. 그래서 ‘올 1년은 뭘 해볼까’라고 힘껏 생각한다. 올해는 건너뛰지만 내년에 새 책을 내보려고 한다.” -건강을 되찾으시면 좋겠다. “요새 걸음마를 다시 시작했다. 하하하.” ■김형석 명예교수는 1920년 평북 운산에서 태어났다. 윤동주(1917~45) 시인과 평양의 미션스쿨 숭실중에서 함께 공부했다. 일본 조치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고향에서 해방을 맞았지만, 반공 성향 개신교 지식인이던 그는 1947년 월남했다. 1954년 연세대 초대 총장 백낙준의 권유로 교편을 잡았고 1985년 정년까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수필과 강연으로 대중과 교감했다. ‘영원과 사랑의 대화(1961)’는 1년 만에 8만부(누계 60만부)가 팔려나갔다. 한국 출판 사상 가장 많이 팔린 박계주의 소설 ‘순애보(1939)’를 20여년 만에 넘어섰다. 2024년 ‘김형석, 백년의 지혜’로 세계 최고령 저자(103년 251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지난해 ‘김형석, 백년의 유산’으로 기록을 갱신했다.
  • “총 든 여자 안중근”…송혜교·서경덕, 삼일절 맞아 독립운동가 ‘남자현’ 조명

    “총 든 여자 안중근”…송혜교·서경덕, 삼일절 맞아 독립운동가 ‘남자현’ 조명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배우 송혜교가 제107주년 삼일절을 맞아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 알리기에 나섰다. 서 교수는 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시대의 틀을 깬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 영상을 다국어로 제작해 국내외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4분 분량의 영상은 제가 기획하고 송혜교가 후원했다”며 “한국어 및 영어 내레이션을 각각 입혀 전파 중”이라고 전했다. ‘총을 든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한국 독립운동사를 빛낸 ‘여자 안중근’, ‘독립군의 어머니’이자 일제가 ‘전율할 노파’라고 부를 정도로 나이와 성별의 한계를 넘어 활약한 독립투사”라고 남자현을 소개했다. 남자현은 서울에서 참여한 3·1운동을 계기로 당시 다소 늦은 나이인 47세에 만주로 망명해 무장 독립운동 단체 서로군정서에 가입한다. 그는 만주 일대에 교회와 여자교육회를 설립하며 여성 계몽에 열중하고 독립군 부상병 간호에 헌신했다. 이후 독립운동에서 항일 무장투쟁가로 변모했다. 독립단체의 화합을 위해 혈서를 쓰고, 일제가 만주에 괴뢰국을 세우자 자기 무명지(無名指)를 잘라 쓴 ‘조선독립원’ 혈서를 국제연맹에 보내기도 했다. 그는 61세에 사이토 조선 총독과 무토 전권대사를 직접 처단하기 위해 비밀작전을 수행하던 중 밀정의 밀고로 체포됐다. 서 교수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재조명하고 국내외에 널리 소개하고자 정정화, 윤희순, 김마리아, 박차정, 김향화에 이어 6번째 영상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혜교와 함께 더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에 관한 다국어 영상을 시리즈로 제작해 꾸준히 알려 나갈 계획”이라며 “유튜브 등 각종 SNS를 통해 전파 중이며 전 세계 곳곳의 한인 커뮤니티에도 영상을 공유해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와 송혜교는 지난 15년간 역사적인 기념일 등에 맞춰 해외에 남아 있는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 37곳에 한국어 안내서, 한글 간판, 독립운동가 부조 작품 등을 기증해 왔다.
  • (영상) “팔 휘두르며 쿵쿵” 걸어온 마스크女, 여아 ‘퍽’ 밀쳐 날아가…대만 관광객 호소에 공분

    (영상) “팔 휘두르며 쿵쿵” 걸어온 마스크女, 여아 ‘퍽’ 밀쳐 날아가…대만 관광객 호소에 공분

    일본 도쿄의 대표적 관광지인 시부야 교차로에서 한 성인 여성이 사진 촬영 중인 어린이를 몸으로 강하게 밀어 넘어뜨리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유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지난 24일 한 대만 국적 이용자가 SNS에 올린 영상이 공유되며 확산됐다. 영상에는 시부야의 상징적 관광지인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한 여성이 어깨와 팔로 보행자들을 밀치며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여성은 성인 남성 1명을 스치듯 밀친 뒤 어린이 2명을 팔로 강하게 밀쳤고, 마지막으로 부딪힌 여자아이는 중심을 잃고 화면 밖으로 밀려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영상을 올린 이는 피해 여아의 어머니로 “여행 마지막 밤, 시부야 교차로에서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누군가 아이를 세게 밀었다”고 토로했다. 아이는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쳤지만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아 어머니는 문제 여성이 지나가면서 자신의 발도 밟았다고 설명했다. 가해 여성은 관광객 모녀를 순식간에 공격한 뒤 빠르게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이 확산하자 온라인에서는 “명백한 폭행이다”, “특히 아동을 상대로 한 행위는 위험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일부에서는 “횡단보도에서 사진을 찍는 행동은 다른 보행자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아이를 넘어질 정도로 밀친 행위는 과도하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일부 중화권 매체와 온라인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혐오 범죄 가능성도 제기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일부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실제 혐오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경찰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일본에서 ‘부츠카리(ぶつかり)’로 불리는 고의 충돌 행위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츠카리’는 일부 사람이 의도적으로 보행자와 어깨를 부딪히거나 밀치는 행동을 의미하는 은어로, 2018년 도쿄에서 한 남성이 30초 동안 최소 4명의 여성과 연속으로 충돌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바 있다. 일본 법률 포털 ‘변호사닷컴’은 해당 영상에 대해 “타인을 의도적으로 밀치는 행위는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로 간주돼 폭행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최대 2년 이하 징역형 또는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피해자가 부상을 입을 경우 상해죄가 적용돼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 K 빅리거 ‘완전체’… WBC 뒤흔든다

    K 빅리거 ‘완전체’… WBC 뒤흔든다

    이정후·김혜성 ‘불방망이’ 기세싱커볼 투구에 강한 더닝 기대 존스, 좌투수 공략 활용도 높아위트컴, 한 방 필요 때 대타 기용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에 현역 빅리거들이 합류하기로 하면서 완전체 전력을 눈앞에 두게 됐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WBC는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국제 야구대회인 만큼 빅리그 경험이 있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에는 5명의 MLB 선수가 합류한다.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그리고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선수 데인 더닝(32·시애틀 매리너스), 저마이 존스(29·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셰이 위트컴(28·휴스턴 애스트로스)이 주인공이다. 이정후와 김혜성은 류 감독도 잘 아는, 계산이 서는 카드다. 비록 짧은 시즌이긴 하지만 MLB에서 다른 선수들을 상대했던 경험을 한국말로 전해줄 수 있다는 점도 대표팀의 큰 자산이다. 이정후는 27일 일본 오사카로 이동해 대표팀에 합류하고 김혜성은 28일 합류할 예정이다. 시범경기에서도 연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이정후는 26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시범경기 타율도 0.333에서 0.417로 끌어올렸다. 김혜성도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무려 5할이다. 더닝과 존스, 위트컴은 상대적으로 낯선 전력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활약과 활용이 성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닝은 대표팀의 유일한 현역 빅리그 투수로서 가치가 크다. 빅리그 통산 6시즌 동안 136경기를 뛰며 593과3분의1이닝 28승32패 평균자책점 4.44로 건실한 성적을 거뒀다. WBC 중계를 맡은 송재우 해설위원은 “더닝은 우리 투수들이 안 던지는 싱커볼을 던지는 투수”라며 “선발로 짧게 던질 수도 있고 땅볼 유도를 잘하는 선수라 병살이 필요할 때 이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존스는 좌투수 공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25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 0.288 OPS(출루율+장타율) 0.970, 우투수 상대 타율 0.280 OPS 0.797로 소속팀에서도 주로 좌투수 공략용으로 활용된다. 한국에 ‘좌승사자’로 군림했던 대만 좌완 린위민(23)처럼 한국을 겨냥한 좌완 선발이 나올 경우 활용도가 높다. 위트컴은 다른 두 선수에 비해 빅리그 경험은 적지만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송 위원은 “위트컴은 한방이 매력인 선수”라며 “분위기를 바꿔야 할 때 대타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싫다는데 억지 입맞춤”…계부 영상 논란에 친부가 딸 데려갔다 [핫이슈]

    “싫다는데 억지 입맞춤”…계부 영상 논란에 친부가 딸 데려갔다 [핫이슈]

    중국 네이멍구에서 한 계부가 어린 의붓딸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시도하는 장면이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국은 남성이 아이의 계부라고 확인했으며 현재 아이는 친부가 데려가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중국 매체 극목신문과 구파이뉴스 등에 따르면 60대 남성은 약 10세 의붓딸의 허리를 감싸 안고 얼굴에 입맞춤을 시도하는 모습을 촬영해 온라인에 올렸다. 게시물이 퍼지자 아동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공개된 장면에는 남성이 아이를 끌어안고 입맞춤하려 하자 아이가 몸을 빼며 거부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그는 자신의 동영상 계정에 아이와 함께 지내는 일상 모습도 여러 차례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게시물에서는 아이가 몸에 밀착된 원피스와 하이힐 차림으로 등장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가족이 찍은 영상”…당국 해명 논란이 커지자 현지 여성연맹이 조사에 나섰다. 해보신문 등에 따르면 바오터우시 여성연맹은 남성이 아이의 계부라고 확인했다. 여성연맹은 촬영 당시 아이의 어머니가 현장에 있었으며 가족이 함께 찍은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부모 이혼 이후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으며 올해 1월 어머니가 이 남성과 혼인신고를 하면서 함께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이를 직접 면담해 피해 여부를 확인했다. 당국은 현재까지 성폭력 등 피해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친부가 데려가…양육권 변경 추진 아이는 이후 계부와 갈등을 겪은 뒤 친부에게 연락했고, 친부는 직접 찾아와 데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내몽골 여성연맹은 친부가 현재 생활 환경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양육권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관련 절차를 지원할 계획이다. 당국은 앞으로 아이를 직접 만나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계부라도 거리 필요”…아동 보호 우려 확산 온라인에서는 계부와 아이 사이의 신체 접촉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친부라도 아이가 성장하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데 계부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과도한 신체 접촉은 애정 표현이라기보다 선을 넘은 행동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몸을 빼며 거부하는 모습이 보여 걱정스럽다”, “친부가 데려간 것은 다행”이라며 보호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경찰 조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 스프링클러 없었던 은마아파트… 의대 꿈꾸며 이사 온 여고생 참변

    스프링클러 없었던 은마아파트… 의대 꿈꾸며 이사 온 여고생 참변

    ‘사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의대 진학을 꿈꾸며 닷새 전 이사온 여학생이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지어진 지 47년 된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24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0분쯤 아파트 8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143명과 장비 41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오전 6시 50분쯤 큰불을 잡았고, 7시 40분쯤 완전히 불길을 껐다. 화재 당시 주민 70여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불길이 잡힌 뒤에야 대부분 집으로 돌아왔다. 이 화재로 집에 있던 17세 김모양이 목숨을 잃었고, 함께 있던 어머니(39)와 여동생(14)도 각각 화상을 입고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바로 위층에 거주하던 50대 여성도 연기를 흡입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았다. 사고 현장은 참혹했다. 불이 시작된 8층을 중심으로 시커먼 그을음이 위층 외벽까지 치솟으며 건물 상부를 통째로 검게 물들였다. 가구들은 뼈대만 남은 채 주저앉았고, 벽지는 고열에 녹아 흘러내리며 콘크리트 벽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유리창은 산산이 부서졌고, 창틀은 열기로 오그라들었다. 해당 동 9층에 사는 40대 박모씨는 “새벽 6시쯤 ‘꺅’ 하는 비명이 여러 번 들려 창밖을 내다봤다”며 “곧이어 화재경보기가 울렸고, 창밖으로는 불길이 붉게 치솟고 있었다. 우리 집 베란다 쪽으로 번질까 봐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김양의 가족들은 새학기를 앞두고 지난 19일 이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세대는 3개월 동안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지난주 입주했다. 같은 동 11층 주민 50대 김모씨는 “아이 학업에 대한 기대를 안고 이사를 왔을텐데 이런 비극이 닥쳐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비 의무화 이전에 지어져 세대 내 스프링클러가 없다. 주민들은 연기감지기를 개별로 달거나 가정용 소화기를 비치하는 등 자구책에 의존해 왔다. 주민 노모(55)씨는 “세대 안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불이 나면 외부에서 물을 끌어다 써야 한다”며 “건물이 오래돼 늘 불안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벌어져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발화 지점과 경위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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