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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군 화현리 ‘전통술 박물관’(생활속의박물관·미술관:13­2)

    ◎우리 술의 맛·문화 고스란히/술빚는 도구 300여점 단계별 전시/주병·편병 등엔 조상의 슬기·멋 묻어나고/옛문헌 고증,전통술 100여종 이미 재현 재너머 성권롱 집의 술 익는단 말 어제 듣고/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지즐타고/아해야 네 권롱 계시냐 정좌수 왔다 사뢰라. 애주가였던 松江 鄭澈의 해학 넘치는 시조다.명절이 가까워 오면 집집마다 술이 익어가던 시절이 있었다.독특한 맛과 향기를 내는 술은 그 집안의 자랑거리였다.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그런 정겨운 모습이 실종돼 버렸다.경기도 포천군 화현면 화현리에 있는 ‘전통술박물관’은 잃어버린 우리 술의 맛과 문화를 되찾고자 하는 한 일가(一家)의 집념이 배어 있는 곳이다. 박물관장인 裵永浩씨(40·배상면주가 대표)는 “술은 ‘마시는 것’이 아니라 ‘먹는 음식’이라는 우리 고유의 식문화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다.한평생 누룩을 연구한 부친 裵商冕씨 뒤를 이어 ‘배상면주가’를 설립했다. 양조장과 전시장,연구실 등을 갖춘 건물 2층에 자리잡은 박물관에는 술빚는 도구 300여점이 술이 만들어지는 단계별로 전시돼 있다.수십여년전까지만 해도 우리 어머니들이 부엌에서 전통 약주와 탁주를 빚을 때 쓰던 것들이다.50여평 쯤 되는 전시실에 들어서면 먼저 다양한 모양의 누룩틀과 ‘축국문(祝麴文)’이라는 제목의 글귀가 눈길을 끈다.술맛의 생명이라는 좋은 누룩이 디뎌지기를 기원하고 그 방법을 알리는 내용이다. 우리 전통술은 생밀을 껍질채 갈아 반죽해 곰팡이를 띄워 만든 막누룩을 쓴다.이는 쌀로 만든 일본 누룩 ‘입국(粒麴)’과 구별되는데 술맛도 천양지차다.일본식 청주가 단순·경쾌한 맛을 내는 반면,단백질 지질 등 각종 무기질을 포함한 밀껍질이 들어간 우리술은 그윽하면서도 복잡미묘한 맛을 낸다. 누룩이 완성되면 쌀을 쪄 술밥을 만든다.생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설익힌 상태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백하주 향온주 등이 이렇게 만들어진다.박물관에 있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시루들이 여기 쓰인다.누룩을 부수어 술밥과 섞어 약수에 버무린 뒤 술독에 켜켜로 넣으면 술빚기는 일단 끝. 짧게는 3일,길게는 100일쯤 지나면 술이 익는다.이때 찌꺼기가 포함된 걸죽한 술덧에서 약주를 떠내는데 여기에 쓰이는 도구가 ‘용수’와 ‘귀때사발’이다.싸리나 대를 엮어 원통모양으로 만든 용수를 술독에 지르고,부리모양의 주둥이가 달린 귀때사발로 노릇하게 익은 약주를 떠낸다.약주를 떠내고 남은 찌꺼기에 다시 물을 부어 채로 거른 것이 탁주인 막걸리다.술덧을 ‘소주고리’나 ‘는지’(가정용 소주고리)에 넣고 끓여 알콜증기를 받아낸 것이 소주다. 박물관에 전시된 이러한 술도구들은 대개 각 지방 가정에서 쓰던 것으로 배씨가 10여년간 모았다.투박하지만 자연스런 멋과 실용성이 녹아 있다.주병·오리병·각병·자라병·편병·잔·사발 등 술병이나 잔 하나하나에도 조상들의 슬기와 멋이 구석구석 묻어 있다. 건물 지하의 연구실에서는 생화학을 전공한 부인 崔善珠씨(36)가 ‘제민요술’‘음식디미방’‘사시찬요초’‘증보산림경제’등 원방이 적힌 옛 문헌을 고증해 가며 전통술을 재현해내고 있다.이름만 전하는 것까지 하면 전통약주는 600여가지 정도가 되는데 지금까지 100여종을 재현해 냈고,몇가지는 상품화 했다.1층 시음코너에서는 냉이주 창포주 국화주 등 각종 세시주와 시험주,술지게미로 만든 약과 빵 엿 주편 화채 등을 무료로 맛볼 수 있다.배씨는 “조만간 ‘가양주(家釀酒)교실’을 개설,전통주 빚는 법을 일반에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박물관에 가려면 서울에서 퇴계원을 지나 일동방향으로 가는 47번 국도를 타면 된다.퇴계원에서 진접읍을 지나 승용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운악산 밑자락에 이르러 박물관을 알리는 푯말이 보인다.대중교통으로는 청량리나 상봉동에서 일동방향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다.1시간30분 정도 소요.연중무휴로 문을 열며 관람은 무료.주변에 일동레이크CC 제일유황온천 일동하와이 운악승마장 등 레포츠 및 휴식시설이 많아 주말 가족나들이에 제격이다.(0357)31­0442
  • ‘나의 어머니,조선의 어머니’/박석무 편역·해설(서평)

    ◎위인을 만든 빛나는 모성애와 부덕 위인의 뒤에는 그를 낳은 훌륭한 어머니가 있게 마련이다.조선중기의 대학자 율곡 이이에게는 높은 부덕을 지녔던 어머니 신사임당이 계셨고,불후의 고전소설 ‘구운몽’의 작자로 유명한 김만중에게는 어머니 해평 윤씨의 지극한 가르침이 있었다. 이처럼 세상을 빛낸 훌륭한 남성들 뒤에는 어김없이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으니,‘나의 어머니,조선의 어머니’를 통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조선 초기 김종직의 어머니에서부터 조선 말기 이건창의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33인의 어머니를 골라 시대의 역순으로 배열,편집해놓았다.그야말로 전통적인 훌륭한 어머니들은 모두 수록해놓은 셈이다.그 속에는 율곡이나 김만중의 어머니는 물론,퇴계 이황의 어머니,실학자 안정복의 어머니,이문열의 소설 ‘선택’의 주인공인 갈암(葛菴) 이현일의 어머니 정일당(貞一堂) 장씨 등이 망라되어 있다. 편역자는 수많은 문헌을 뒤져 조선시대 훌륭한 어머니들에 대한 기록을 샅샅이 찾아내 유려하고도 알기 쉽게 번역해 놓았다.뿐만 아니라 매 인물마다 해설을 달아놓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유려한 번역과 자상한 해설은 한학(漢學)에 깊은 조예가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그 때문에 이 책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있다.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고 해서 깊이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오히려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깊은 감동을 받을 수있다.특히 자식을 둔 어머니들에게 일독(一讀)이 필요한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끝으로 ‘나의 어머니,조선의 어머니’에 실려 있는 내용 가운데 한두 가지만 소개한다.다음은 서포 김만중의 어머니가 한 말이다.“부인은 마땅히 검소한 것으로 남편을 도와야 하고 세상의 화려하고 사치한 풍속은 삼가고 본받지 말아야 한다”.새겨들을만한 말이다. 한편 이조판서를 지낸 이명한의 어머니 안동 권씨는 병자호란 때 자식들이 모시고 피하려 하자 “우리 집안이 나라의 대족(大族)인데 먼저 움직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마다하였다.숙연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또 대제학을 지낸 오도일의 어머니는 역사책 읽기를 좋아하여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하는데,다음과 같은 시를 지은 바 있다.‘곡식값이 급값처럼 비싸구나/불쌍한 백성들 누구에게 의지하리/벼슬하는 선비들 조정에 그득하나/시국 풀 재주는 왜 그리 부족한가/어리석은 아낙네 헤아림이 어긋나/백성을 편안히 할 계책 알지 못하네/깊은 밤에 이런 생각 하다 보면/탄식하다 괜스레 울음소리 삼킨다네’.세상을 근심하고 백성을 걱정하는 높은 뜻을 읽을 수 있다.어려움에 처한 우리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이 아닐 수없다.
  • 족집게 과외/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서울 강남의 ‘족집게 과외’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현직교사가 학원장에게 고액과외를 받을 학생을 소개해 주는 대가로 향응이나 사례비를 받고,그 학원장은 평범한 강사를 족집게 강사로 알선해 주며 1인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거액을 수강료로 챙긴 이 사건에 서울대 총장 이름까지 등장했다. 대대적인 교육개혁 작업을 하고 있는 서울대 총장 딸도 고액과외를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점입가경’이나 ‘충격’이란 표현은 어려운 경제상황 아래서 몇만원짜리 학원 단과반 수강료도 부담스러워진 일부 서민의 느낌이지 “불법고액과외 문제는 사실 놀랄 일도 아니고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번에도 현직 국회의원,재경부 관리,대기업 이사,은행간부,의사등 사회지도층 인사의 자녀들이 고액과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관세청의 전·현직 5∼6급 공무원과 교사의 자녀들도 포함돼 있다. 부모의 빗나간 자식사랑과 이기심,이를 악용한 교육장사꾼의 사기가 검은돈·비정상적인 돈의 거래관행과 맞물려 불법 고액과외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파출부를 해서라도 자식 과외는 시키겠다”는 서민층의 극성 어머니들도 없지 않은 만큼 액수의 차이는 있을 망정 과외문제에서 자유로운 학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불법과외 사건에 대한 개탄과 질책마저 공소하게 들리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불법 고액과외가 우리 사회의 익숙한 비리(非理)라고는 하지만 이번 사건에 현직 교사들이 대거 연루됐다는 것은 참담하다. 문제의 학원장 수첩에 서울 지역 49개 고교 교사 명단이 적혀 있고 그중 15개 고교 130여명의 교사들이 학원측과 연관돼 10여명이 현재 입건된 것은 그동안 믿고 싶지 않았던 소문이 사실이었음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제자를 한명씩 소개할 때마다 수강료의 10%를 사례비로 받고,동료교사들을 학원장에게 소개하고 소개비를 챙긴 사람도 있으며,직접 학원강사로 뛴 교사도 있다는 혐의 내용은 듣기에도 민망하다. “학생을 상품으로 본 악질적 다단계 판매꾼”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큼 교사임을 포기한 이들의 잘못이 우리 교육계에 미칠 영향이 두렵다. 일부교사들의 행위라고 하지만 이번 사건은 교사에 대한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다. 과외 근절과 교육정상화를 위해 마련된 대학 무시험 진학 방안이 이런 상황에서 그대로 추진될 수 있을까. 학원장이 소개한 강사가 엉터리임을 알고도 교사의 소개로 이루어진 일이라 내신 성적에 불이익을 당할까해서 문제삼지도 못했던 학부모들이 무시험 대학진학 과정에서 학교와 교사를 믿을 수는 없을 것이다. 과외를 하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는 더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추궁과 처벌은 물론 과외근절 대책을 비롯한 교육개혁 전반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두 어머니의 눈물/임수경 통일운동가(굄돌)

    8·15를 기념한 양심수 석방이 있던 날,어느덧 칠순을 넘긴 두 어머니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고인다.13년만에 아들을 품에 안은 김성만씨의 어머니와,여전히 갇혀 있는 아들을 두고 발길을 되돌려야 하는 강용주씨의 어머니가 교도소 앞에 허탈하게 서 있다. 지난 85년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주인공이 된 아들들,조작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그동안 어머니들의 삶은 사는 게 아니었다.평범한 주부인 어머니는 보랏빛 수건을 두르고 거리로 나서 아들의 구명을 호소했다.국제사면위원회는 김성만씨를 ‘세계 30대 양심수’로 선정했고,그를 주제로 한 영화와 노래도 만들었다.20대 발랄한 청년에서 마흔을 훌쩍 넘긴 중년이 돼 돌아온 김성만씨와 그의 어머니,그러나 재회의 기쁨은 잠깐이고 이들은 또다시 눈물짓는다.같은 사건 관련자 4명중 강용주씨만이 석방되지 못한 것이다. 어머니는 혹시나 아들의 이름이 있을까 안동교도소 담벼락에 붙은 석방자 명단을 바라본다.아무리 들여다 봐도 사랑하는 아들의 이름은 없다.모르던 일도 아닌데 자꾸만 눈물이 고인다.준법서약서만 쓰면 나올 수 있던 아들,그러나 불과 석달전 사상전향제 폐지를 요구하며 20일 넘게 단식까지 한 아들은 그에 응할 수 없었다.아들의 바람대로 사상전향제는 폐지됐지만 남들이 쉽게 말하는 것처럼 ‘그까짓 종이 한장’과 13년간 빼앗겨 온 자신의 자유를 바꾸지 않았다. 다시 시작된 아들의 감옥생활,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양심수가 단 한명도 없는 세상에 아들이 마지막으로 감옥 문을 나서는 한이 있더라도,그때까지는 꼭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과연 이 어머니는 살아서 아들을 바깥에서 만날 수 있을까.강용주씨의 만기 출소일인 2006년은 너무나 멀기만 하다.
  • 애낳다 죽는 경우는 지금도 있다(박갑천 칼럼)

    청(淸)나라때 유희주인(遊戱主人)이 썼다는 (笑林廣記)에 이런 우스개가 있다.애를 낳으면서 아프다고 고래고래 소리치던 아내가 곁에 있는 남편에게 내뱉는다. “이 원수야,나죽겠어.인젠 당신 싫어.애는 필요없단 말야”.계집애를 낳고 이름을 지어주게 됐을때 아내는 눈웃음으로 숙설거린다.“얘이름을 초제(招弟)라 해요”.‘초제’라니.사내동생 보자는 뜻 아닌가. 우스개기는 해도 이것이 여성의 출산과 부부관계.조물주가 그렇게 마련해놓은 것이리라.어쨌거나 출산의 고통은 세상어머니 누구고 겪는다.그를 두고 은 그 은혜 잊지말라고 세상자식들에게 가르친다.“…잉태하여 열달이 지나니 해산의 어려움이 다가오네.그 두려움 어찌 다 기억하리.…슬픔 머금고 친족에게 하는말은 오직 죽지나 않을까 두렵다는 것이네.…자애로운 어머니께서 그대를 낳으신 날 오장이 열리고 벌어졌네.몸과 마음이 까무러쳤고 피는 흘러 양을 도살한것과도 같았네.…” 이런 아픔속에서도 순산만 한다면야 오죽 좋으랴.하건만 지난날에는 산모만 혹은산모·태아 함께 죽는일이 어디 한둘이던가.그랬기에 우리 옛어머니들은 아기낳으러 산실로 저적거리고 들어서면서 벗어놓은 신발 다시 신을수있을까하는 비감에 젖어들었다.왕실에서도 조선 단종(端宗)어머니(현덕왕후)가 단종을 낳고 죽었으니 하물며 민간에서 심봉사마누라가 沈淸을 낳고 죽은일이겠는가. 이와 관련하여 가슴아픈 여운을 긋는 작품이 헤밍웨이의 아닌가 한다.소설로 영화로 세계인의 마음을 슬프게한 비련 아닌가.세계1차대전때 이탈리아 동북부전선에서 전상자 운반대의 중위로 근무하는 미국인 프레더릭 헨리.그는 어느날 영국인 종군간호사 캐서린 버클리를 소개받는다.열렬한 사랑끝에 캐서린은 임신하고 로잔의 병원에서 난산으로 제왕절개수술을 받았으나 산모와 아기가 함께 죽고만다. 얼마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바에 따를때 애낳다가 죽는 여성이 전세계적으로 하루 1천600명 꼴이라고 한다.과학 난만한 이시대에도 의료혜택의 사각지대 많은 아프리카쪽에서는 출생아 10만명에 1천명꼴이라는 높은 사망률을보인다.이에비해 북유럽은 12명이고 우리나라는 20명(95·96평균)이다.지지난해 출산중의 자부를 잃고 그 손자를 키우고있는 부산 친구 얼굴이 문득 떠오른다.
  • 러 병영 핫라인 인기/군 검찰관과 직접 통화…구타·고문 등 고발

    ◎심리학자 1,500명 동원 병사 정신치료도 【모스크바=유민 특파원】 “불만이나 억울한 일이 있으면 꺼리지 말고 다이얼을 돌리세요” 러시아 각 군부대에 설치된 ‘병영 핫라인’이 장병들의 관심 속에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핫라인’은 러시아 부대내 고참병의 구타·고문사건이 그치질 않자 지난해 12월 옐친 대통령이 포고령를 내려 대대급 단위부대 이상 전군부대에 설치토록한 것이다. 현재까지 내무반,장병휴게실 등에 7천여라인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핫라인’은 일정한 번호만 돌리면 지역 혹은 연방 군검찰관실로 직접 연결된다.일반인도 외부에서 ‘핫라인’을 통해 군검찰관을 면담한다.세르게이 우샤코프 연방 군검찰대변인은 “응답자는 군검찰관계자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1천500여명의 심리학자가 동원,병사들의 정신건강까지도 상담·치료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핫라인’이 설치된 배경은 전반적으로 군의 정체감에 대한 위기가 러시아에서 고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군관계자들은 작으나마 군개혁의 하나로 ‘핫라인’을 설치하게 됐다는 것이다.러시아 연방 공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료간 구타로 21명이 사망했으며 414명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여기에 지난해 한해동안만 약 3만여명이 병역의무를 기피,군 자체가 공멸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핫라인’아이디어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파급효과는 엄청나다.7천여 핫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내용은 당초 기대한 부대내 구타,고문사건 뿐만은 아니다.일부 고위간부들의 예산남용이나 횡령,군장교들의 신분불안 문제에 이르기까지 예상치 못한 다양한 문제가 분출되고 있다.이와 관련,우샤코프 대변인은 “당초 예기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제기 때문에 검찰요원,심리학자외에 여러 분야의 전문상담요원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가장 앞장서서 ‘핫라인’을 설치한 부대는 스몰렌스크 특공연대.올해에만 40여 통화를 기록한 이 부대는 고문·구타사건으로 12건을 접수,특별조사를 펴고 있다.하지만 장병 어머니들이 아들의 신변을 걱정하거나 장·사병할 것 없이 불투명한 자신의 미래를 호소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문제가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일부 병사들의 어머니들은 대부분 휴게실 등 공공장소에 전화가 설치돼 있어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점과 신고할 경우 이에 대한 보복 우려를 씻을 만한 ‘특별한 장치’가 없어 ‘핫라인’ 효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 9개월 미만 아기 홀로 재우지 말라/하버드대 연구진 발표

    ◎우울증·폭력성 높아져 불량청소년 성장 가능 【필라델피아(미펜실베이니아주)UPI 연합】 부모가 신생아를 생후 첫 몇달동안 혼자 자게 내버려 두면 이는 불량청소년을 기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 정신과전문의 마이클 커먼스 박사는 18일 연구발표를 통해 생후 첫 몇달동안을 혼자서 잔 신생아는 울더라도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혼자있는 스트레스로 일찍부터 감정적인 독립성이 증가할 지는 모르나 성장과정에서 우울증,폭력 기타 반사회적 행동을 나타낼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커먼스 박사는 생후 9개월미만 아기들을 울어도 달래지 않고 내버려두는 어머니들은 아이가 나중에 외상후 긴장장애,격렬한 행동같은 심리적 문제를 일으킬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밍스 박사는 스트레스는 호르몬 코르티솔의 분비를 급증시킨다고 밝히고 이는 뇌의 화학작용과 기능에 장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도있다고 말했다.
  • IMF 사태 원인은 교육제도/김순귀 재미교포·회계사(기고)

    미국 테네시주 클린치 벨리 대학 강사인 재미동포 김순귀씨(52)는 최근 한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은 사실과 관련,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원인은 잘못된 교육제도이므로 교육개혁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글을 서울신문에 보내왔다.김씨는 서울·도쿄·테네시 도미니언 은행과 월 스트리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동부 테네시 주립대학 회계학 석사출신으로 현재는 이스트만 화학회사의 공인회계사다. ○개성이 무시되는 풍토 고국을 떠난지 어느새 27년이다.육이오의 잿더미에서부터 시작하여 45년만에 세계 11위의 부강국가로 자란 한국이 하루아침에 몰락하다니….허무하고,창피하고,분통터질 일이다.무엇이 잘못 되었는가.지금이야말로 국민 모두가 지도자들과 경제인들에게만 손가락질 하지말고 서로 도와서 어려움을 헤쳐가야 할 때이다.오늘의 사태는 누구 한 사람의 잘못도 아닌 국민 전체의 책임이다. 아마도 ‘나’를 비롯한 한국의 모든 어머니들의 책임일 것이다.우리들의 자녀 교육을 생각해보자.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말을 제주도로,사람은 서울로…”.우리는 이 그릇된 원칙을 거의 모든면에 적용하고 있다.왜 끼리끼리 놀아야 하고,모두가 한곳으로만 집중하는가?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고,‘남이 시장에 가면 나도 거름이라도 지고 시장간다’는 식으로 살아오지나 않았는지.과당 경쟁의 대표적인 예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우리의 대학입시 준비다. 우리들의 아이들은 인간이 되기 전에 대학문부터 넘어야 하는 경쟁 체제에서 살고 있다.미국 교육의 근본은 개인의 인격형성이다.개개인의 인격을 살리고 그 인격의 바탕위에 지식을 부여하고,그 지식을 사회에서 적절히 쓸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곳이 교육기관이다.초·중·고 교육은 마음껏 놀고 남는 시간에 공부해도 될 만큼 자기 개발의 여유를 주고,대학은 개개인의 지식과 연구가 토론방식으로 서로 배움을 주고 받는 곳이다. 절대로 철칙이란 것은 통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왜’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아무리 어려도 이 ‘왜’에 대한 해답이 이해되지 못할 때는 부모나 교사의 지시가 먹혀들지 않는다.이는 미국 민주주의의 근본이다.이치에 맞으면 손발 맞추어 모두의 힘을 모으는 것이 미국 민주주의의 큰 자산이다. ○자본주의 성장 좀먹어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강조하고있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상호 연결돼 있다.개개인의 특성과 기호·능력이 허락되는 사회에서만이 자본주의는 가능하다.우리는 모두가 너무나 갇혀있다.집에서는 부모님 말씀에,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지도에,직장에서는 상사 지시에 모두가 꽁꽁 묶여서 기를 펼 수 없다.한국 경제위기를 맞아 얼마나 많은 정치가들이,경제인들이,교사들이,부모님들이 이 ‘왜’에 대한 대답없이 독선을 고집하고 지시를 남용했는지 돌이켜 봐야 할 일이다. 지금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기업주들이 남의 돈으로 문어 다리처럼 사업을 팽창시킬때 그 휘하의 유수한 대학출신의 두뇌들은 언젠가는 파산으로 갈것이라는 것을 왜 상상도 못했을까.또 그 기업들을 진단해야 하는 공인회계사들은 무엇을 바탕으로 회계 감사를 했는지….그 정도의 근본체제도 갖추지 못하고 세계 11위라고 허풍을 떨었나.정부지도자들의 “문제가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는데…”라는 발뺌은 얼마나 무책임한가. ○교육개혁에서 출발점을 그 아래 사람들은 또 어떠한가?어쩌면 우리 모두는 “왜”라는 말을 쓸줄도 모르고 학교에서 암기하둣,이 모든 부조리를 받아들이기만 했던가.위로 아첨하고 아래로는 짓누르는 계층사이의 악습을 버려야 한다.모든 일을 계획하고 순리대로 처리하는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모든 상처나 질병은 그 근본부터 치료해야 하듯,이 부조리를 고칠 작업은 각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모든 부모들이 한시라도 빨리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해줄 줄 아는 마음가짐으로 바뀌어야 한다.이 인격존중은 그들의 학교에서,사회에서, 그대로 반영되어 그들이 참된 정치가가 될 수 있고,참된 교사가 될 수 있고,참된 경제인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가정에서 인격을 존중받은 자녀들이 사회에서 남의 인격을 존중해 줄 수 있게 된다. 이를 뒷받침해줘야 되는 것은 교육제도 개혁이다.Y대의 어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새 정권이 한국의 교육제도만 바르게구축해놓으면 영원한 업적으로 빛날 것이다”. 상호 연결돼있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회생·발전은 교육개혁에서 출발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대통령 임기 5년은 결코 길지가 않다.
  • 국제사회 지원이 한국 위기 극복 지름길/이창래(해외논단)

    미국 이민사회의 갈등을 담은 ‘네이티브 스피커’를 써 미국 문단에 주목을 받았던 재미 소설가 이창래 교수(31·오리건대)가 한국의 금융위기를 바라보는 심경을 4일 뉴욕 타임스에 기고했다.그는 최근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절약조치 등 한국인들의 외환위기 해소 노력을 ‘애국심’으로 평가하면서 한국의 외화위기 해소가 생각보다 지연될 경우의 국민들의 이탈감을 우려했다.그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한국의 금융위기를 빠른 시일내에 해소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기고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금융위기로 야기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국가에 대한 의무감과 고통분담이라는 희생감을 함께 느끼고 있다.어머니들은 원화 안정을 위해 아이들의 백일 반지를 내다팔고 있으며 사무 근로자들은 갖고 있던 외화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문제가 더욱 어려워 진다면 일반인들이 갖는 통일된 감정과 애국심의 깊이가 다를 수 있다.절약과 이에 대한 개인적 기여는 확실히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소비감소가 가져오는 경고도 많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외환보유고를 높이기 위해 자신들이 소지한 미 달러나 다른 나라의 돈을 은행에 예금하고 있다.서울에서 대학교수로 있는 나의 숙부는 갖고 있던 700달러 정도를 은행에 예금했으며 특히 달러나 엔화를 갖고 있던 내가족들과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시민들 고통분담 감수 영화제작자인 한 친구는 자신도 달러를 내놓고 싶지만 가진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그 친구는 종종 한국정부와 한국재벌에 대해 아주 신랄했기 때문에 그의 순수한 반응은 나를 놀라게 했다.나는 그가 국민들에게 닥쳐올 고통에 준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신문이나 텔레비전의 심각한 보도를 조롱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의 누그러진 냉소가 지금 한국인의 심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당장 망한다는 망령이 월급생활자나 예술가 모두에게 어떻게 똑같은 동기를 가져오게 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누구나 이같은 한국인들의 통일감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 지에 궁금해 하고 있다.서울에 있는 가족들에 따르면 그 징후가 명백해지고 있다.이상하리만치 당혹스런 고요함이 이 도시에 엄습하고 있다.넓은 거리와 수많은 한강다리 위에는 끊임없이 교통이 혼잡스럽지만 교통량은 근래 두배나 오른 기름값으로 눈에 띠게 줄어 들었다.또 현란한 백화점이나 노점·암시장에는 쇼핑객들이 아직 있기는 하지만,평상시 사람들로 붐볐던 식당에는 점심때나 저녁때도 빈자리가 늘었으며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고 있다. 새 아파트나 기존 주택가에서의 이야기는 어느 중간 간부가 자리를 잃고,어느 근로자가 해고당할 것이냐 하는 것들이었다. ○기업 감원작업 이제 시작 가장 어려운 감원작업은 이제 막 시작됐다.자신들도 그런 처지가 됐을 때,현재의 희생하는 분위기는 지도자들의 지난날 통치에 벌써 배반감을 표시하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감에 의해 심각하게 도전을 받을 것이다. 거리와 공원에서 마주치게 될 사람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된 근로자들이나,취업을 못한 대학졸업생일지도 모른다.그들은 절약과 희생의 기간이 몇달이 될지,몇년이나 갈지 모른다.나와 이야기를 나눴던 모든 사람들은 영화제작자 친구가 말한 것처럼 한국에서의 ‘불길한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는 것 같았다. 희망스런 것은 즉각적이고 충분한 세계의 지원이 한국에게 다시 명예를 회복할 시간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어두운 면도 있다.한국이라는 호화로운 여객선이 침몰하면서 한국인의 결집력이 계속 유지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 아르헨 자식잃은 300여 어머니들 피켓시위

    ◎“고문·살인경찰 추방하라”/인권변호사·법의학자도 동참… 진상규명 촉구 70년대 군부의 무자비한 고문·납치,이른바 ‘더러운 전쟁’으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모임 ‘5월광장의 어머니들’로 유명한 아르헨티나.문민정권이 들어선 이 나라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거리에 최근 또 다시 피킷을 든 어머니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아르헨티나 경찰의 폭압적인 고문과 살인으로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300여명의 어머니들.매주 한차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심거리로 나와 고문으로 일그러진 채 죽거나 실종된 아들의 얼굴을 담은 피켓을 들고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제도적 폭력에 의한 희생자들의 친지 위원회’를 구성했다.인권변호사 및 법의학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시위활동과 함께 UN 인권위원회에 호소하는 등 적극적 활동을 벌이고 있다.‘5월광장의 어머니들’에 이어 아르헨티나 민주화에 큰 힘을 싣는 주요 인권운동단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 모임의 가브리엘 레네르씨(변호사)는 1976년 페론정권을 뒤엎은뒤 82년급진 시민연합의 세력이 등장할 때까지 총칼로 통치하던 악명높은 군정의 ‘주구’였던 경찰관리들이 여전히 시민들을 고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정치권에 의한 ‘은폐’·‘공모’고리는 더욱 악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 유괴살인범 극형을(사설)

    온 국민이 기다리던 박초롱초롱빛나리양은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비통한 심정과 더불어 충격과 경악을 금할수 없다.유괴된 지 14일째 되는 12일 범인 전현주씨가 잡히고 뒤이어 나리양의 시체가 전씨 남편의 극단 사무실 지하 1층 계단 밑에서 발견된 것이다.전씨는 나리양을 유괴한지 12시간도 채 안된 지난달 31일 새벽 1시쯤 목졸라 숨지게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그러고도 나리양 집에 전화를 걸어 “나리양은 무사하다”고 속이고 현금 2천만원을 요구하는 전화까지 걸었다.참으로 가증스럽고 뻔뻔한 일이다.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를수 있단 말인가.또 전씨는 두달후면 아기를 낳을 어머니가 아닌가.같은 어머니로서 피눈물을 흘리며 애타게 기다리는 나리양의 어머니와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더라면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용서받을수 없는 극악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어느 나라나 유괴범을 극형에 처하는 것은 바로 그 범죄의 반인륜성 때문이다. ○주검으로 돌아온 나리범인 전씨가 마지막 속죄할 수 있는 길은 이제라도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순순히 법의 심판을 받는 것 뿐이다.전씨는 검거된 뒤에도 반성하기는 커녕 공범이 5명 더 있다고 거짓 진술해 수사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국민들을 우롱했다.국민들은 이런 전씨에게 공분을 느끼며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대통령까지 특별지시를 내리고 서울시민들이 모두 반상회를 열어 나리양을 찾자고 결의했으며 나리양이 다니던 학교의 급우들도 “나리양을 돌려 보내달라”며 범인들에게 편지를 써 호소했건만 전씨는 끝내 이를 외면하고 무고한 어린이를 죽이고 말았다.“누나,나리를 살려서 돌려보내주세요”라며 간절하게 애원하던 나리양 급우들의 목소리가 전씨에게는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나리양은 발견 당시 손과 발이 테이프로 묶여 있었고 결정적인 사망원인이 되고 있는 목 졸린 빨간 손자국이 목에 남아 있는 채 처참한 모습으로 자주색 배낭에 들어 있었다. 숨지기까지 나리양이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컸겠는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왜 죄없는 이 아이를 이토록비참하게 죽였나.돈 몇푼의 가치가 우유빛 뺨의 어린 생명을 짓밟을 만큼 대단했던가.전씨는 검거된 뒤 한동안 “나는 하수인에 불과하다”며 발뺌을 계속하다가 결국 “단독범행이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경찰은 그녀의 말대로 과연 ‘단독범행’이었는지 철저히 가려야 할 것이다.만에 하나 공범이 더 있다면 그 역시 반드시 잡히고 말 것이다.유괴범이 피해 다닐 수 있는 곳은 이제 아무데도 없다.국민의 눈이 이를 용납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악한 반인륜의 범죄 범인 전씨를 잡기까지 경찰이 기울인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초동수사과정에서 다 잡은 범인을 놓친 것은 큰 잘못이다.경찰조사 결과 전씨는 나리양을 유괴한 지난달 30일 하오 나리양 집으로 1차 전화를 건뒤 다음날 하오 두번째와 세번째 전화를 잇따라 걸었다.두번째 전화부터 발신지추적에 나선 경찰은 세번째 전화때 서울 명동 커피숍에서 전씨를 검문했으나 임신 8개월의 임산부를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다.붙잡아 놓고보니 1천여만원의 신용카드 빚과 3백여만원의 사채때문에그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 드러났지만 당시로서는 ‘임산부의 흉악범죄’를 경찰로서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이미 이 때는 전씨가 나리양을 살해한 뒤지만 좀더 빨리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그러나 경찰은 전씨의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빠짐없이 기록해 두었다가 끈질긴 추적을 통해 전씨 아버지로부터 전씨의 가출사실과 협박전화의 목소리를 확인하고 결국 검거했다.협박전화발신지 추적과 지문채취 성공 및 목소리 확인,그리고 범인을 꼭 잡겠다는 경찰의 의지가 일궈낸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유괴범은 반드시 잡힌다 공개수사를 자청한 나리양 부모의 뼈아픈 결단 역시 그나마 성과를 거두는데 큰 몫을 해냈다는 사실도 지적해 둔다.오직 나리양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그토록 큰 고통을 참았던 나리양 부모에게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생각할수록 인면수심의 범인을 원망하지 않을수 없다. 아직 어리광과 재롱을 부릴 어린 아이들을 범행대상으로 삼는 유괴범은 반드시 잡힌다.지금까지 있었던수많은 유괴사건 범인들의 말로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지난 80년 이윤상군의 유괴범이었던 담임선생 주영형도 1년여만에 잡혀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 않았던가.국제관례로도 인질범은 국가간의 협상없이도 응징할 수 있을만큼 최악의 범죄다.이번 사건은 이같은 반인륜적인 범죄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유괴는 반드시 실패하며 범인은 극형에 처해진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지낼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 ‘환경일기’ 쓰며 음식쓰레기 감량

    ◎경기도 초등교생 환경보전운동 실천/안남기기·물기제거 등 6개항 스스로 점검 경기도내 초등학생 15만명은 매일 ‘환경일기’를 쓰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등 환경보전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 6월 60만부를 제작,일선 초등학교에 배포한 환경일기장에는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생기는 경제적 손실과 환경오염 실태 및 환경보호 수범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종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용 등 4가지로 1백쪽 분량. 겉장에는 종이류 의류 플라스틱류 병류 등 재활용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방법과 함께 각종 쓰레기가 썩는데 걸리는 기간을 적시,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10가지 방법,재활용이 안되는 품목,폐기물 처리방법 등도 알기 쉽게 나열하고 있다. 특히 일기장 아래 쪽에는 ‘환경보호 실천 사항’란을 마련,음식물 안남기기,음식물쓰레기 물기 제거 배출 등 6가지 사항을 제대로 실천했는지 여부를 ‘○ △ ×’로 표시토록 했다.학생들은 이 칸을 메우려고 어머니에게 음식물을 남겼는지 등을 매일 묻게 되고 이때문에 어머니들은 솔선 수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환경보전을 위해 내가 해야할 일’을 적는 난도 마련,학생 스스로 환경보전의 방법을 찾도록 책임감을 심어주고 있다. 용인시 모현초등학교 유관수 교장(62)은 “학생들이 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 공동급식소에서 배출되는 음식쓰레기가 크게 줄었고 휴지를 버리지 않아 아예 휴지통을 없애 버렸다”면서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아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등 환경보전운동이 가정으로 확산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 “두아들 병역문제 국민에 송구”/이 대표 회견

    ◎군복무 기피기도 없었다/야선 “본질 외면”… 7가지 의혹 제기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3일 두 아들의 병역면제에 대해 대국민 유감을 표명하고 국면전환을 시도했으나,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의혹을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대통령후보 자격문제까지 거론하는 등 총공세에 나설 방침이어서 ‘병역면제 정국’은 이번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관련기사 3면〉 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모들이 자식을 군에 보낼때,특히 어머니들이 고이 기른 아들들을 군에 보내 그 목숨을 나라에 맡길때,그 찢어지는 심정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가와 우리 국군을 사랑하는 국민과 군장병들,그리고 그의 부모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대표는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내 아들들도 군에 가서 다른 자식들과 같이 뒹굴어 주기를 아버지로서 바랐다”면서 “내 아이들이 부정하게 군복무를 피하려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그는 특히 “큰 아들 정연이의 경우 당시 병역면제기준은 50㎏”이라면서 “만약 의도적으로 감량했다면 49㎏ 정도까지만 하면 되지,왜 45㎏까지 감량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대표는 “이제는 나라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정책제안과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할 때”라면서 “부정의혹에 대한 확증도 없고,자료에서 사실관계가 드러났는데도 이 문제를 선거전략으로 삼는 것은 참으로 부정적인 정치행태”라고 야권의 정치공세를 비난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사진없는 병적기록표 등 7대 의혹을 제시하고 4일 간부회의를 열어 병역면제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정동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대표는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것은 물론 국민에 대한 사과도 하지 않는 도덕적 불감증까지 드러냈다”면서 “대통령은 군최고사령관으로서 자기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고 어떻게 남의 자식을 최전선에 뛰어들라고 명령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자민련 이규양 부대변인도 “뒤늦게 여론에 밀려 유감표명만으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것은장차 이나라 국군 통수권자가 되려는 후보로서 최소한의 자격조차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야권이 제기한 의혹이나 언론을 통해 드러난 수수께끼같은 병적기록 궁금증에 대해 전혀 납득할만한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 어떤 모정(외언내언)

    집채만한 트럭이 달려들며 순식간에 나락으로 구르던 그 순간에도 좁은 택시 뒷좌석에 공간을 만들어 어린 남매를 밀어넣고 자신의 몸으로 덮치는 위험을 버텨 아이들은 살게 하고 자신은 목숨을 던진 어머니.그 눈깜짝할 순식간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놀랍고 위대한 이 살신의 모정이야기는 연일 30몇도를 오르내리는 찐가마솥 같은 더위를 잠깐 잊게 할 만했다. 그래서인지 모든 매체가 거의 모두 이 기사를 다루고 있다.그러나 생각해보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어머니 이야기는 이밖에도 많이 있을 것이다.왜냐하면 그것은 모든 모정의 본능이기 때문에 모든 어머니는 그럴 준비가 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그러므로 이 일이 별일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그런 어머니를 예사로 빼앗아가는 우리 거리의 무법스러움과 비정이 새삼스레 분노스럽다. 트럭들은,덩치가 큰 트럭일수록 더욱이 거칠어서 곁을 지날때마다 빨려들어 역살당할 것 같은 불안을 느끼게 한다.폭주족이 날뛰는 고속도로도 아니고 밤이 깊어 달려대는 길도 아닌 대낮의 시내에서이런 사고가 생길만큼 난폭스럽고 거친 것이 우리의 운전문화다.별안간 쏟아진 비는 길을 미끄럽게 하여 사고나기가 아주 쉬운 법이지만 크고 무거운 차들일수록 이런때 속력을 더 낸다.이런 난폭운전을 집중 감독하는 것도 단속반이 할 일이지만 그런 기대는 할 수도 없다. 그러니까 이렇게 생명을 걸고 아이들을 지킬 각오가 되어있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어머니들이다.어머니들이 「내아이」를 지켜야할 일은 그 밖에도 너무 많다.학교 폭력에서 지켜야 하고 부당한 내신에서도 지키기위해 길에 나서서 투쟁해야 한다.유난히 자식위한 각오가 투철한 것이 우리 어머니들이기도 하다.어머니들의 그런 열정이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것에 이바지하도록 사회가 안정되고 성숙했으면 오죽 좋겠는가.단란하고 행복한 가족에게 닥친 불행이 너무 가슴아프다.이 황당한 불행에 차마 눈을 못감았을 젊은 어머니의 영전에 명복을 빈다.
  • 무더위 단련(외언내언)

    옛날에도 더웠다.그래도 그때는 땀흘리며 그냥 견뎠다.삼복에도 아궁이에 불때가며 조석동자를 하시던 어머니들은 온가슴과 허리가 땀띠로 짓무르셨었다.단속곳 허리에 치마허리 행주치마 허리를 겹쳐 입어야 하는 옷들이 그렇게 만들었다.요즘처럼 ‘배꼽 티셔츠’를 입는 세대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야만의 시절’일지도 모른다.그 때는 아기들도 땀띠가 나서 여름내 머리가 헐다가 찬바람이나 나야 가라앉게 마련이었다. 그런데도 그 때의 더위가 지옥같았다는 생각은 들지않는다.우물가에서 목물하고 샘물에 담가 두었던 수박을 나누어 먹으며 보낸 여름은 “그보다 행복했던 여름은 없었다”고 기억된다.물자가 귀한 시절에 외출했다 돌아오는 집안의 어른에게 설탕물에 탄 미숫가루를 대접해드리던 기억은 사뭇 귀족적이고 고급했던 생활로 회상되기도 한다. 언제라도 얼마든지 샤워를 할수 있고 선풍기같은 것은 “더운 바람만 나온다”고 투정하면서 4계절형 에어컨디션을 켜놓고 24시간을 견디기 위해 전력의 용량을 불법으로 늘리는 일도 서슴지않는 요즘 사람들은 그런 가난한 추억을 우습게 알겠지만 그렇게 살아온 시대가 조금도 불행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은 것이 그 세대들이다. 요즘의 초등학교 어린이들중에는 학교에 오면 정신없이 땀을 흘려 수업을 받을수 없는 어린이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고 한다.집에서 에어컨에 의해 시원하게만 견디다가 시설이 별로 안좋은 학교에 와서는 적응하기가 어려워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전력 과부하로 정전 소동이 나고 냉방기를 켜놓은 자동차가 폭발해서 화재가 나기도 하며 선풍기를 켜놓고 재우던 어린아기가 질식하는 일들이 너무 빈번한 것이 요즈음이다.너무 시원하게 살려는 욕구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이나 사고가 옛날에 비해 많이 일어난다.더울 때는 더위를 이기고 추울 때는 추위를 감당할 수 있는 단련이야말로 자연스런 체질훈련이다.다음 세대를 더위 정도도 참을성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세대로 키우는 것은 오늘의 어른이 저지르는 또하나의 과오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할 일인 것 같다.
  • 흡연 임신부 출산아 비행소년 되기 쉽다/미 시카고대 임상실험

    【시카고 UPI AFP 연합】 임신중 담배를 피운 여성이 낳은 남자아이는 폭력·방화·파괴·성폭행 등을 일삼는 비행소년으로 자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학의 로렌 워크슐라그 박사는 미국의학협회(AMA)의 정신과전문지 ‘일반 정신의학 보고서’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정신건강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고있는 7∼12세의 소년 177명과 그 어머니들을 6년간 조사분석한 결과 임신중 하루 10개비 정도의 담배를 피운 여성이 출산한 남자아이는 나중에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르는 비행장애(행동장애)소년이 되기 쉽다”고 밝혔다.
  • 진정한 어머니/하성란 소설가(굄돌)

    손뜨개점 「멋있는 나라」의 사면은 온통 실로 쌓여 있다.그 가운데 사십의 주인과 그녀의 두살배기 딸아이가 붙박이처럼 앉아 있다.주인은 결혼한 지 10년이 넘어서야 그 아이를 얻었다.아이가 잉태되기를 기다리면서 한 코,두 코 어설프게 뜨기 시작한 뜨개질이 이제는 손뜨개점까지 낼 수준에 이르렀으니 그녀가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코를 뜨고 풀고 몇 번씩이나 다시 뜨면서 아마도 그녀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떠나갔을 것이다.그 아이는 사계절 내내 제 엄마가 손수 뜬 옷을 입고 있다.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엄마,아빠,맘마라는 말 다음으로 아이가 띄엄띄엄 내뱉은 말은 「사슬 두 코」였다.아이는 제 엄마 옆에 앉아 오늘도 뜨개질 흉내를 낸다.바늘과 실을 잡은 손은 엉터리지만 혀까지 빼문 얼굴이 제법 진지하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그 창문 수만큼이나 다양한 어머니들이 산다.책을 읽는 어머니,화투를 치는 어머니,매일 큰 소리로 싸움질을 하는 어머니,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문에 서서 학교에서 돌아올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속칭 묻지마 관광을 다녀오는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들은 당장 먹고 사는게 급급했다.화장기 없는 맨얼굴 위로 나이보다 웃보이는 주름이 훈장처럼 자리잡았다.우리를 비뚤어지지 않게 붙잡은 것은 우리를 위해 고생한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하자는 마음이었다.하지만 풍요로운 요즘 그런 어머니는 보기 힘들다.첨단 유행의 옷과 화장법으로 미시족이라는 새로운 호칭도 생겼다.그러나 자문해 볼 일이다.외모를 아름답게 가꾸려는 노력만큼 진정한 어머니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엄마가 정성껏 뜬 옷을 입고 크는 손뜨개점의 그 딸아이는 먼훗날 어떤 어머니가 될까.쇼 윈도안으로 들여다보이는 모녀의 모습이 정답다. 실을 사러 간다.아이에게 햇빛을 가릴 챙 넓은 모자를 떠 주고 싶다.
  • “아르헨군정때 인권탄압 앞장”/교황청 라기 교육위원장 피소

    ◎당시 교황파견 추기경… 반정세력 고문 주도 【로마 AP 연합】 지난 76∼83년 아르헨티나 군사정권하에서 실종되거나 숨진 희생자들의 어머니들로 구성된 인권단체가 당시 교황의 개인 사절로 파견됐던 피오 라기 추기경이 인권탄압에 앞장섰다면서 20일 이탈리아 법무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5월 광장의 어머니회」라는 아르헨티나 인권단체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첨부한 고소장에서 라기 추기경이 지난 74부터 7년간 로마교황 대사 자격으로 아르헨티나에 머물면서 군정과 긴밀히 협력,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고문·살해·실종 등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라기 추기경은 현재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직위 중 하나인 가톨릭 교육위원장을 맡아 전세계 가톨릭 교회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5월 광장의 어머니회」는 라기 추기경을 살인과 납치 및 고문을 자행한 혐의로 기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고소장은 『피오 라기는 수천명의 젊은이를 숨지게 한 「공산주의에 대한 성전」의 지휘자였다』며 『사제들과 전도사들,노조 지도자들,정치 지도자들 모두가 그가 지시한 심문으로 고통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가톨릭 주교들은 자신들이 「더러운 전쟁」 기간중 국민들이 공포정치에 떨도록 한데 대해 죄의식을 갖고 있음을 인정했다.
  • 미 실리콘밸리 새너제이「기술혁신관」/「첨단과학두뇌」요람 자리매김

    ◎학부모 단체서 아이디어… 기업들이 건립 호응/90년 개관… 은퇴과학자 등 200여명 자원봉사/어린이 위한 수학·과학 흥미 북돋울 프로 마련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실리콘 밸리의 수도 새너제이.실리콘 밸리의 성공은 풍부한 벤처 자금,시 당국의 지원 등 여러가지 요인이 꼽히지만 역시 결정적인 요소는 스탠포드 대학 등에서 배출되는 우수한 과학두뇌들이었다.이제 반도체와 우주항공산업에서 컴퓨터소프트웨어,정보통신,생명공학,환경기술로 투자 분야를 다각화시키고 있는 첨단산업도시 새너제이.새너제이는 산업 다각화와 함께 미래 과학두뇌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함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변혁시킬 채비를 갖추고 있다. 새너제이시 중심가 웨스트 샌 카를로스가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내에 있는 「기술혁신관」은 보유 기술에 대한 이 지역 주민의 자부심과 미래에의 투자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90년 11월에 개관,그해 문을 연 미국의 10대 명소중 하나로 뽑히기도 한 이곳은 우리 주변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경이적인 기술 발전을 일반대중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실리콘 밸리의 도시 답게 모든 전시물이 컴퓨터 등 응용과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특색이다. 하지만 「기술혁신관」 설립의 직접적인 아이디어는 「팔로 알토 쥬니어 리그」라는 학부모 단체에게서 나왔다.이곳의 마케팅 담당관 글로리아 천후씨는 『80년대말 미국 어린이의 수학 과학실력이 선진국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한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학부모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쥬니어 리그」의 어머니들은 어린이들에게 수학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킬수 있는 시설을 시 당국에 요구했고 휴렛 패커드,애플 컴퓨터,IBM,인텔,록히드 마틴 등 실리콘 밸리 출신 첨단기업들이 이에 호응,마침내 「과학 체험관」의 탄생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기술혁신관」은 시 당국과 지역 기업체의 지원,입장료 수입 등으로 운영되지만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2백명에 이르는 자원 봉사자들이다.이들은 주 1∼2회 이곳에 나와 전시물들을 관리하고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수동적 관람이 아닌 참여적 「상호작용」(Interacive Action)으로 전시관 자체가 항시 생기에 넘치는 것도 이들의 활동에 힘입은 바 크다. 전직 화학교사 출신인 에드나 알렌 할머니(87)는 「멀티 미디어 실험실」에 매주 금요일 출근,관람객들과 인터넷을 즐긴다.그는 디지탈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컴퓨터 뉴스레터도 제작하고 있는데 『컴퓨터는 나같은 노인도 쉽게 할수 있다』며 특히 중·장년층의 정보화에 열심이다. 「신소재 코너」에서 형상기억합금 실험을 해 보여주는 헤럴드 리퍼씨(77)는 웨스팅 하우스 사 엔지니어 출신인 은퇴 과학자.그는 『3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다』며 『청소년들과 과학이야기를 하는게 즐겁기만 하다』고 말했다.이밖에도 한국인 유학생 박성민(새너제이 주립대 대학원 전자공학과)군 같은 학생 자원봉사자들도 미세전자공학,우주탐사,하이테크 자전거.로보트공학,신소재 및 생명공학 등 6개 전시코너에 흩어져 청소년과 일반인들의 과학 체험을 돕고 있다. 새너제이 시 경제 개발부 조제프 헤지즈 국제프로그램 담당관은 『시는 신관 건설비중 4천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신관이 완공되면 기술 지향적 지역 문화 형성과 과학교사 연수 등 과학 교육적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그린 룸」으로 가자/안병준 국제부장(데스크 시각)

    제네바의 WTO(세계무역기구)사무총장 집무실은 초록색 벽지로 장식돼 있다.사람들은 이곳을 그린 룸(Green Room)이라고 부른다. 그린 룸은,벽지가 빨강색이 아닌 초록색이라서 중요한 게 아니다.지금은 세계무역기구 체제로 바뀐,열강들 끼리의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이 1947년 제네바에서 조인된지 50주년을 맞이했기 때문에 중요한 것도 아니다. 세계경제질서에 관한 모든 것은 소위 「그린 룸 절차」에 따라 결정된다.일부 중심국(The North·부유국가)대표들은 사무총장의 개별적 초대를 받아,비공식적으로 중요한 결정들을 내린다. 강대국의 이들 풍채 좋은 신사들은 때론 캐쥬얼 차림으로,어떤 때는 가볍게 와인을 마셔가며 은밀하게 중요사안들을 논의하는 것이다. 제3세계 국가(The South)들은 공식회담에서만 그저 끌려다닐 뿐이다.이 체제 안에서 단지 무역관행 뿐만 아니라,자국의 경제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한 조언 아닌 조언도 받아야만 한다.의사결정체계가 만장일치제이고,개발도상국의 숫자가 3분의 2를 차지하는데도 WTO는 북방국가나라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다. ○강국들 중요사안 논의 강대국에 의한 신세계질서는 「사막의 폭풍」과 함께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되돌아보면 걸프전쟁은 분명히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지배에 의한 평화)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세계 도처에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입김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추세다.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지난15일 미해군사관학교에서 행한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목표와 원칙」이라는 연설을 보면 강대국들의 위세당당함이 극명하게 나타나 있다.비록 아시아 문제에 국한되긴 했으나,그녀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목표는 외교적 군사적 안정 유지와 경제적 유대,그리고 미국의 이상을 전파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우리의 행동은 미국의 이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당당하고도 분명하게 못박았다. ○한국인 저력 입증해야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중심국들에 의한 체제는 계속되고 있다.더 심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부익부 빈익빈이다.경제는 물론이고,정치 군사 외교 문화등 모든 분야가 그런 현실이다.앞의 WTO는 물론 유엔을 비롯한 세계의 거의 모든 국제기구들은 그들이 창설했고,이끌어간다.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탈퇴를 하여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버린다.미국·영국이 빠져나온 유네스코가 그런 예이다. 국경이 없어진 지구촌은,이처럼 강대국에 의한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있다.급류 타기에 있어,후진국들은 여러모로 불리하다.「북방(The North)의 외딴 섬」- 우리 대한민국은 금년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함으로써,상징적으로나마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턱걸이를 한 셈이다.그러나 새댁에 대한 시어머니들의 참견과 꾸중이 가혹하다.때로는 냉소적이다.자존심 상할 일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북은 배고파서 난리이고,남은 썩어서 난리통이다.남북이 함께 눈을 부릅 뜨고 세계를 향해 뛰어가도 모자랄 판에,각각의 사정으로 창피를 당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주저앉을수 없다.5천년 역사에서 960회가 넘는 주변국들의 침략을 받았어도,끈질기게 살아남은 저력을 갖고있다.현재의 남북한 사정이 시끄럽고 어렵긴 하지만,지금 이시간에도 5대양 6대주를 뛰는 많은 한국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저력을 입증한다. 우리도 당당하게 캐쥬얼 차림으로 그린 룸에 가야하겠다.그 날은 기필코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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