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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오 신부와 꽃동네

    지난해 8월 꽃동네 전 회장 오웅진 신부가 검찰의 내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오 신부와 꽃동네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이 달 들어 오 신부가 검찰의 소환에 ‘불응’과 ‘출두’를 거듭하면서 직접 수사를 받는 동안 의혹은 더욱 증폭되었다.오 신부가 검찰에 출두하더라도 묵비권을 행사,검찰의 신문에 진술을 거부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여기에 지난 10개월 동안 검찰의 내사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신문과 방송,특히 인터넷 신문에 각종 의혹이 여과없이 보도되면서 꽃동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더욱 식어갔다.검찰이 18일과 19일 이틀동안 꽃동네 운영과 관련,수녀 2명과 공무원 1명을 소환해 마무리 보강조사를 벌인 뒤 다음 주 초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니 지켜 볼 일이다. 필자는 오 신부를 잘 안다.젊은 시절 한때,같은 길을 걷기로 하고 동문수학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매사에 열심이며,특히 주말이나 방과 후 여유 시간에 넝마주이로 번 돈으로 학교 주변 불우 청소년들을 가르치던 그의 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러던 그가 1976년 신부가 되고 첫 부임지인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리 다리 밑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밥 동냥을 해 병든 다른 10여명의 거지들을 먹여 살리던 최귀동 할아버지(1990년 사망)를 극적으로 만났다.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최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무극리 용담산 기슭에 흙벽돌로 ‘사랑의 집’을 지어 그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그를 아는 사람들은 당연한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그 후 맹동면으로 옮겨 오늘의 꽃동네를 키워냈다. 오 신부가 적어도 학창시절과 최 할아버지를 만나던 때의 그 순수하고 숭고한 박애정신을 지키고 있다면 그는 무죄라고 필자는 생각한다.그래서 검찰이 제기하는 의혹과 혐의를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 묵비권이라는 최소한의 방어수단을 그가 행사하고 있다고 이해한다.변호인단도 “죄가 없는 사람에게는 진술거부가 효과적이며 10개월 동안 수사해온 검찰이 증거가 있다면 기소하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그에게 씌워진 혐의는 후원금 및 국고보조금 횡령과 부동산 투기,농지법 위반,인근 광산개발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등으로 어마어마하다. 한국천주교사회주교회의는 이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13일 모임을 갖고 먼저 국민에게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검찰의 공정한 수사로 꽃동네가 불의를 자행하고 있다는 오명이 씻어지기를 희망했다. 꽃동네를 아끼는 사람들의 심정도 주교회의의 희망과 같을 것이다.법은 만인에게 분명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오 신부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검찰도 ‘사회로부터 버림 받은 사람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꽃동네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수사한다고 했다.반드시 그 차원에서 의혹을 해소하고 범법 사실이 있다면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될 것이다.오 신부 역시 의도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행정적인 미숙이나 관행적이었지만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겸허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부랑인,심신장애인,알코올중독자,고아 등 3000여 꽃동네 가족들에 대한 보살핌을 계속하는 일이다.이사건 이후 연간 70만명에 이르던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이 꽃동네를 떠나고 있다고 한다.꽃동네에서 통곡의 소리가 들린다.오 신부도,꽃동네도,우리 모두도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그런 다음 꽃동네를 다시 바라보자. 최 홍 운 논설위원실장 hwc77017@
  • 심장질환 연구 20년 몰두 연 매출 2000억 CEO로 / 교수·의사·CEO 1인3역 서정욱

    이지메디컴의 서정욱(48)사장.그는 심장질환을 20년 동안 연구해온 권위있는 심장병리학자로 서울대 의대 교수이다.이런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 매출 2000억원에 순이익 60억원이 예상되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그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의료진,직원들이 투자해 설립한 의약품 및 의료용품 전자상거래(B2B)회사.서울대병원 뿐만 아니라 이대목동병원,경희의료원 등 전국 13개 병원에서 쓰이는 1회용 주사기에서부터 50억원짜리 MRI 장비까지 1만여 품목을 2000여곳의 의약품 공급사를 대상으로 전자입찰을 통해 사들여 배송하고 대금을 결제해주는 회사이다.랜딩비·리베이트 등 의약품 거래관행의 난맥상을 끊는 의약품유통 개혁의 선봉에 서 있다. 3일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의사,CEO역할까지 1인 3역을 해내고 있는 ‘심장이 따뜻한 남자’ 서 사장을 만나 심장병리학자에서 CEO로의 변신기를 들어봤다. ●“평생 가야할 길은 그래도 의사” “의사의 길이 제가 평생 가야 할 길입니다.이지메디컴 사장직은 의료 선진화를 위해 잠시 외도한 것에 불과합니다.제가 선발투수라면 앞으로 중간계투,마무리투수가 나와 새로운 구매관행으로 굳어진 의료 전자상거래를 완성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는 CEO로 만들어진 사람이다.2000년 3월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의 전문가 3명이 심장연구 밖에 몰랐던 서 교수에게 사물을 보는 시야,인사 및 시간관리 등 경영자의 덕목을 5개월동안 개인지도했다.그가 신설 회사의 책임자로 낙점된 데는 업무의 특성상 부패와 ‘상극’인 병리학과 교수이면서도 교무부학장보를 지내 병원 사정을 잘 안다는 점이 작용했다. ●경영위기 합병 성공으로 넘겨 CEO의 길은 멀고 험했다.서울대병원 의료진과 직원 등 1300명이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까지 출자해 자본금 37억원으로 2000년 9월 시작한 사업은 2년도 못 가 자금이 바닥나면서 경영위기를 맞았다.급여 지급이 유예되자 직원들도 떠나고 공급사들도 등을 돌렸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상황은 반전됐다.그해 10월 이대병원과 경희의료원의 공동구매회사인 메디링스의 합병에 성공하면서 구매파트너와 공급사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망할 수 없는 사업이고,망해선 안되는 사업’이라는 숱한 다짐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다. ●의약품 수의계약 관행 없어야 “병원은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조직중 하나입니다.환자를 재우고 입히고 먹이는 것뿐 아니라 인간이 태어나고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구매하는 일은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서울대병원은 하루 평균 1600여명의 입원환자와 6000명이 넘는 외래환자를 돌보고 있다.2000년 한해의 재료구매액이 841억원으로 연간 총 지출액의 32%에 이른다.그러나 구매업무는 의사,구매과,진료과,원무과,총무과 등 병원의 관련 부서와 의약품 공급자간의 긴밀한 관계에 의한 수의계약관행이 뿌리 깊다. 서 사장은 “투명하지 않은 의약품유통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대병원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이지메디컴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의사는 ‘환자의 보호자’임을 새기길 “의사는 환자의 보호자가 돼야 합니다.의료행위는 다음 문제죠.또 봉사를 생활화해야 합니다.의사는 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부모와 자원봉사자들의 희생하는 삶을 배우고 본받아야 합니다.” 6년전 서울 의대 가톨릭성서모임 동아리의 지도교수를 맡으면서 이런 소신을 갖게 됐다.이때부터 복합중증장애인들이 거주하는 경기도 여주 라파엘의 집이 그에겐 제2의 집이다. CEO로의 외도는 내년쯤이면 끝날 것으로 보인다.아쉬움은 없지만 서울대병원이 선봉에 선 의약품 전자상거래에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연세의료원,고대안암병원 등 나머지 대형병원들도 모두 참가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노주석기자 joo@
  • 평택 미군기지 인근 ‘국제평화도시’ 건설 / 손학규 경기지사 밝혀

    용산 미8군 기지가 경기도 평택·오산으로 이전될 경우 2010년까지 기지 인근에 500만평 규모의 가칭 ‘국제평화도시’가 건설될 전망이다. 한현규 경기도 정무부지사는 17일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오산으로 옮겨온다면 지역경제 발전과 주한미군의 근무환경 개선 차원에서 내국인과 미군,미군 가족들이 함께 거주하는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이미 국방부,주한미군측과 협의했으며 미군측으로부터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손학규 지사도 이날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 등지로 이전을 추진할 경우 이를 수용할 것이며 기지 인근에 자족기능을 갖춘 새로운 도시를 건설할 것”이라며 평화도시 건설 계획을 내비쳤다.도가 구상하고 있는 국제평화도시는 오산 미공군 비행장과 평택 ‘캠프 험프리’ 사이 500만평 규모의 부지에 7만가구의 주택이 건설돼 내국인과 미군,미군가족 등 20만명의 주민들이 입주하게 된다.도는 평화도시에 용산기지 내의 미 메릴랜드대 분교를 이전하고 영어마을을 조성하며,외국인 자녀를위한 초·중·고교를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책꽂이

    ●소리없는 아우성1·2(조성기 지음,문학수첩 펴냄) ‘우리시대의 소설가’를 비롯하여 소설 ‘우리시대…’시리즈를 내면서 현대의 자화상을 비춰온 작가의 장편.92년 낸 5권짜리 ‘욕망의 오감도’중 3,4권을 개작한 장편.각권 8000원. ●유년의 자리(박경철 지음,민음사 펴냄) 94년 등단한 작가의 소설집.5년 동안 발표한 10편을 묶었다.표제작이 보여주듯 주위 현상이나 풍경에 대한 치밀한 묘사로 일상성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가족 이야기가 작품집의 주된 테마.8000원. ●58년 개띠(서정홍 지음,보리 펴냄) 울산 노동자 시인의 작품집.95년 출간한 것을 수정 보완해 펴냄.“나보다 가난한 친구에게 술 한잔 얻어마시고 돌아서면 도둑놈 같다.”는 시구에 시집 내용이 압축된다.5000원. ●나에게 남겨진 생(生)이 3일밖에 없다면(구효서외 17명 지음,생각하는백성 펴냄)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로 운명을 달리할지 모르는 시대.시인 정희성 장석주,소설가 현길언 등이 ‘72시간밖에 못산다면’을 가상하고 들려주는 말.8500원. ●아름다운 사람은 향기가 있다(최창일 지음,베드로서원 펴냄) ‘혼자 있는 시간’ 등을 낸 시인의 글 모음집.“시도 산문도 명상도 아닌 언어를 모아 생의 아픔을 다독이고 구체적 현실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8000원. ●나 지금 여기에(송준만 지음,청동거울 펴냄)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교 교수인 저자의 문명비판 시집.인간을 중심에 둔 시인은 기술만능주의의 세태를 꼬집으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답게 사는 길을 노래한다.7000원. ●좌절(임레 케르테스 지음,한경민 옮김,다른우리 펴냄)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운명’ 후속작품.주인공이 아우슈비츠 이후 어떻게 생활하며 운명을 이겨가는지를 3인칭 작가 시점으로 담았다.자신의 수용소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1만 5000원. ●옥탑방 고양이1·2(김유리 지음,시와사회 펴냄) 야옹이와 주인님이라는 두 주인공의 혼전 동거를 소재로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하여 인기를 끈 작품.동명의 MBC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졌다.각권 8500원.
  • 대관령 삼양목장 나들이 / 초록 품에 안기다

    드넓은 초지에서 소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보면 분주했던 일상의 마음도 느려지기 마련.그래서 요즘엔 멜로 드라마나 영화 촬영 장소로 이국적 환경을 갖춘 목장이 선호된다. 해발 800∼1400m 고지대에 광활하게 펼쳐진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대관령 삼양목장.온통 초록물감을 칠해놓은 듯한 이곳을 찾았다. 삼양목장은 80년대 중반 동양 최대의 목장으로 조성됐다.한때 3000마리의 소를 사육했지만 지금은 홀스타인 젖소 600여마리밖에 없다.목장측은 소 사육 이외에 관광에 눈을 돌려 관광 담당 법인 ‘해피그린㈜’을 만들어 지난해 8월부터 일반인들에게 목장을 개방하고 있다. ●여의도의 7.5배 광활한 초지규모에 놀라 목장을 처음 찾으면 일단 어마어마한 초지의 규모에 놀라기 마련.총 면적은 자그마치 600만평.여의도의 7.5배다.그중 450만평이 초지다.소 사육에 필요한 작업용 도로 길이만 120㎞다. 목장을 구석구석 돌아보려면 차를 타고도 2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도로가 비포장이고,높낮이가 심해 승용차보다는 4륜구동차가 좋다. 목장탐방의 포인트는 크게 3가지.영화와 TV 드라마 촬영지,야생화 군락지,광활한 초지다.능선 사이사이 흐르는 계곡도 볼 만하다. 정문에서 목장 나들이 코스를 상세히 표기한 지도를 하나 받았다.정문 안쪽에 들어서 100m쯤 들어가니 왼쪽으로 아담한 별장이 보인다.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주인공 은서와 준서가 함께 도망쳐 잠시 살았던 곳.이곳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오른쪽 길로 올라갔다가 목장 한 바퀴 돌아 왼쪽 길로 내려오게 된다. ●‘가을동화’ 은서·준서 나도 한번 돼볼까 오른쪽길 바로 위는 ‘청연원’이다.청연원은 수백년된 노송과 주목이 조화를 이룬 공원.정원 옆으로 목장 위쪽 계곡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시원스럽게 흐른다. 청연원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길 오른편에 ‘은서,준서나무’란 푯말이 서 있다.푯말 뒤로 멀리 멋드러진 노송 두 그루가 정답게 서 있다. 오른쪽으로 좀 더 올라가면 1단지 축사다.축사엔 우사와 착유실(搾乳室)이 있는데,착유 시간(오후 4시30분∼7시)엔 미리 양해를 구해 우유를 짜는 모습도 볼 수 있다.축사에서 조금만 올라가니 ‘야생화 탐방로’란 푯말이 보인다.푯말 뒤 언덕을 넘으니 초지는 사라지고 원시림 계곡이 앞에 펼쳐져 있다.수십년 수령의 활엽수들이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고,여기저기 무게를 못이겨 쓰러진 고목들이 앞을 가로막는다.계곡은 야생화 집단 서식지.길쭉한 흰 꽃잎이 외롭게 느껴지는 연영초,이름만큼이나 얄미운 앵초,파란 풀밭에 흰 별이 박혀 있는 듯한 큰개별꽃,보랏빛 꽃잎의 갈퀴현호색,동의나물꽃 등등.눈아래 보이는 것이 모두 야생화라 행여라도 발에 밟힐까봐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계곡을 나와 다시 길을 재촉하니 연이은 구릉이 인상적인 초지가 펼쳐진다.‘중동초지’란다.초지엔 민들레 천지다.노랗게 핀 민들레꽃이 초록과 어우러져 한바탕 꽃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 중동초지에서 10분쯤 올라가니 바다가 보인다는 ‘동해전망대’가 나온다.그러나 날씨가 흐린 데다가 안개까지 껴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날씨가 맑을 때는 동해와 함께 강릉,주문진,연곡천,소금강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서쪽으로 목장 전경과함께 소황병산,매봉이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니 멀리 방목중인 젖소떼가 보인다.100여마리의 소떼가 초지를 오르내리며 풀을 뜯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다. 2단지 축사를 지나니 목장에서 가장 높은 소황병산(1430m) 입구가 나온다.입구부터 정상까지 7.3㎞.일단 들어섰지만 길이 너무 험해 승용차가 도중에 설까봐 겁이 난다. ●수십년 수령 활엽수… 야생화 ‘꽃잔치’ 어렵게 오른 정상은 축구장 넓이만한 초지.역시 안개 때문에 조망이 기대에 못미친다.워낙 고지대여서 기온이 몹시 차다.입김이 보일 정도.그늘진 곳에 아직 눈이 두껍게 쌓여 있다.반팔 차림으로 나들이에 나선 게 후회 막급이다.이곳에서 노인봉 산장까지 등산로가 이어진다. 소황병산 입구부터 정문으로 내려가는 구간은 5㎞에 이르는 계곡길.이 계곡은 남한강의 발원지로 오대천,조양강 등을 거쳐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계곡 중간쯤엔 잔잔한 호수 ‘삼정호’가 조성돼 있다.원래 소들의 목마름을 달래기 위해 만든 곳으로,원앙새가 서식하는 곳이다.계곡 오른쪽으로는 드라마 ‘임꺽정’‘야인시대’,영화 ‘중독’ 등의 촬영지가 있다.입장료 5000원.(033) 336-0885. 대관령 삼양목장(평창) 글 임창용·사진 손원천기자 sdargon@ [가이드] 대형 콘도형 민박 곧 개장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빠지면 456번 지방도와 만난다.우회전해 횡계 번화가로 들어가면 네거리를 지나 교량이 나오는데 교량을 건너자마자 좌회전하면 대관령 삼양목장 가는 길이다.목장 정문까지 7㎞ 정도.길이 험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숙박 목장 안에 있는 산장이나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산장의 경우 4∼5명이 이용할 수 있는 일반실은 1박 6만원,특실은 8만원이다.목장 직원들이 쓰던 사택을 리모델링한 콘도형 민박도 이달 말 개장할 예정.최대 500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대관령 옛길 그 옛날 봇짐장수들이 넘던 ‘대관령 옛길’을 한번 걸어보자.대관령 옛길은 영동고속도로 개통전까지 영동서 영서를 연결하던 험로.‘선질꾼’으로 불리던 일꾼들이 강릉의 해산물과 농산물,영서 지방의 토산품을 등에 지고 넘나들던 고갯길이다.대관령 중간에 있는 ‘반정’에서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대관령박물관 앞으로 내려가는 코스와 반대로 올라오는 코스가 있다.내려갈 때는 1시간30분,올라올 땐 2시간20분쯤 걸린다. [식후경] 부드러운 한우 숯불구이 도암면 횡계리 일원엔 유난히 황태 음식점이 많다.동해에서 잡힌 명태를 추운 겨울 얼음물로 깨끗하게 씻어 겨우내 찬바람에 말린 대관령 황태는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며,육질이 부드러워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그중 횡계리에서 용평스키장 가는 길목에 위치한 ‘송천회관’(033-335-5942) 음식이 맛있다.황태찜 2만 5000원(4인),구이 7000원,황태해장국 5000원이다. 대관령삼양목장내 식당의 황태 음식과 산채비빔밥 맛도 수준급이다.황태국 백반 6000원,산채비빔밥 6000원. 횡계리 횡계로터리 부근 새마을금고 옆 ‘대관령 숯불회관’(033-335-0020)에 가면 대관령 한우의 암소 고기 숯불구이를 맛 볼 수 있다.대관령 일대 목장에서 나오는 한우만 쓴다는 것이 식당 주인의 설명.고기가 숯불에 은근히 익어 쫀득하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또고기에 밴 숯향이 미각을 자극한다.여기에 직접 담근 우리콩 된장,콩비지찌개 맛도 고기맛에 뒤지지 않는다.생등심 1인분 3만 3000원,주물럭 1만 8000원.
  • ‘졸속 신도시’ / 김포·파주~서울 최악 교통난 우려

    김포·파주 신도시는 서울과 가깝고 환경친화적으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하지만 대중교통여건이 매우 열악해 입주자는 물론 주변 주민들까지 심각한 교통난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입주 가구당 자동차를 한대씩만 보유해도 차가 10만대 이상 늘어나게 된다. ●김포 신도시 7만가구 입주 480만평이 한강과 야산,논밭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시 테마를 ‘생태전원도시’로 잡았다.국제화시대에 맞춰 ‘영어마을’을 포함한 국제교류센터,외국인 전용숙박단지도 건설된다.김포시 운양동,장기동,양촌면 일대로 서울 김포공항에서 12㎞ 떨어졌다.48번 국도를 따라 강화 방향으로 가다 보면 장기택지지구가 나오는데 여기를 지나 현대 청송마을 안쪽과 도로 북쪽 월드아파트 단지 뒤편이 신도시로 확정된 곳이다.파주­일산-김포-인천과 연계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48만여평에 첨단업무시설과 지식산업단지가 조성된다.호수공원(15만평)과 강변공원(10만평)이 조성된다. 공동주택 6만 5000가구와 단독주택 5000가구가 들어선다.공동주택은 국민임대주택을 포함,전용면적 25.7평 이하가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물리적 거리는 서울과 가깝지만 교통거리는 멀다.지하철이 신도시까지 연결되지만 승용차를 이용한 교통여건은 잘 갖춰지지 않을 것 같다.인천국제자유도시 건설·남북교류가 불 붙기 전에는 발전 가능성이 적어 투자보다는 실수요 청약을 권할 만하다. ●파주 신도시 일산과 10분거리 택지개발이 진행 중인 운정지구를 양쪽으로 확대한 신도시.새로 편입된 곳은 경의선 운정역 서쪽과 자유로에서 교하지구를 지나 오른쪽 임야와 논밭이 있는 지역이다.일산신도시에서 승용차로 10분 걸린다. 개발 컨셉트는 ‘도농통합형 환경친화도시’.농업생태공원 5만여평을 조성,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남북교류 확대를 겨냥,배후지원도시로 건설하고 통일기반 확충과 관련한 산업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하수를 고도처리한 뒤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물 순환형’ 청정도시로 조성된다. 아파트·연립주택이 4만 5000가구,단독주택이 2000가구 지어진다.국민임대를 비롯해 서민용 소형 아파트 위주로 건설된다.교통여건이 열악한 것이 흠이다.일산·탄현·교하지구 입주자들과 뒤엉킬 경우 서울 접근에 상당히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교류와 LG필립스LCD 공장건설이 탄력을 받을 경우 아파트 수요증가와 집값 상승이 기대되는 곳이다. ●최대 문제는 대중교통 대책 충분한 교통대책이 고려되지 않아 심각한 교통난이 예견된다.김포나 일산에서 서울을 오가는 곳은 평상시에도 정체를 빚는 구간이다.출·퇴근시간에는 고질적인 교통대란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도시(파주-일산-김포-인천)가 무질서하게 이어지는 이른바 ‘연담화(連擔化)’로 인해 수도권 서북부 교통체증은 한결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이번 신도시 교통대책은 한마디로 졸속 그 자체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오는 6월 말 확정되는 수도권 북부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활용해 교통난을 해소하겠다고 밝혔지만,이는 파주 교하·운정 택지개발지구와 고양 국제전시장지역의 교통수요를 고려한 대책일 뿐 추가 신도시 건설에 따른 교통수요는 전제되지 않았다. 신도시 건설로 당초광역교통망계획 수립단계에서 검토됐던 교통수요 증가 예상치보다 많은 교통수요가 쏟아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당초 취지대로 수도권 서북부와 서울을 연결하는 간선도로 기능이나 자유로의 교통량 분산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설령 신도시와 서울외곽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이 추가로 구축된다고 해도 서울 도심과 연계되는 교통대책이 없어 올림픽고속도로나 자유로에서 심한 병목현상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김포경제특구나 남북교류 거점 등과 연계시켜 자족형도시로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출·퇴근을 위한 베드타운화될 경우 서울 도심교통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기자 chani@
  • 작곡가 코플랜드·기자 레스턴·관리 등 美저명인사 다수 증인대에 / 매카시 청문회 비공개 녹취록 ‘햇빛’

    미국 상원은 지난 1950년대 전반 오도된 ‘반공 선풍’을 불러일으킨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의 청문회에 관한 4000여쪽에 이르는 비공개 녹취록을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녹취록에 기록된 400여명의 증인들 중에는 50년대 미국 사회의 저명인사 다수가 포함돼 있다.작곡가 아론 코플랜드와 뉴욕타임스 기자 제임스 레스턴,가수 겸 배우 폴 로버슨의 부인 에슬란다 구드 로버슨이 그 면면들이다.심지어 당시 집권당이었던 미 공화당의 정부 관리들과 장관들까지도 매카시가 쳐놓은 덫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위스콘신주 상원의원이었던 매카시는 1953년부터 1954년까지 소련과의 냉전 아래서 상원의 상임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매카시 광풍을 주도했다. 녹취록을 정리한 역사가 도널드 리치는 매카시가 ‘빨갱이 사냥’을 벌인 숨은 의도를 따지기 이전에 그 수법의 무모함에 초점을 맞췄다.매카시와 그의 고문 로이 콘은 비공개 청문회의를 주로 이용해 무리하게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매카시의 공산주의자 색출 작업은 종종 ‘마녀사냥’이란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중상모략적인 공격을 의미하는 ‘매카시즘’이란,당시로서는 신조어를 낳았다. 특히 리치는 매카시가 비공개 회의를 선호한 것은 증인들이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매카시는 공개적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증인들에게만 관심을 보였다고 것이다. 미 국무부 소속 외교관인 블라디미르 투메노프의 경우가 매카시의 마구잡이 공세의 전형적인 사례다.이스탄불의 러시아 대사관에서 러시아인 부모로부터 태어났다는 이유로 매카시로부터 소환됐기 때문이다. 비공개 청문회에서 투메노프는 “1917년 러시아 혁명 직후에 이스탄불에는 백러시아측 공관과 공산정부의 공관이 병존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그의 부모는 반공산당파였다면서 매카시를 공박한 것이다. 작곡가 코플랜드도 공개 회의에 소환되지 않았던 증인 중 1명이었다. 매카시 전기 ‘너무도 어마어마한 음모’를 쓴 텍사스대학의 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오신스키는“이같은 비밀회의는 누군가를 제물로 삼기 위한 ‘표적 회의’나 다름없다.”고 말했다.실제로 1930∼1940년대 미 정부내에 공산주의자들이 일부 침투했지만 매카시가 청문회를 벌일 당시에는 이미 정리가 된 상태였다는 게 오신스키의 부연설명이었다. 일례로 매카시는 에슬란다 구드 로버슨이 흑인의 투표권을 규정한 수정헌법 15조를 거론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절할 수 있는 수정헌법 5조를 입에 올리자 매우 화를 냈다.오신스키는 “증인들이 5조를 언급하면 ‘5조공산주의자’들이라고 몰아세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삐 풀린 미친 말처럼 내달리던 매카시의 광풍도 1954년 미군내 공산주의자들을 찾기 시작하던 무렵 퇴조의 조짐을 보였다.군 출신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매카시의 저열한 전술을 알리기 위해 청문회가 방송에 중계되도록 하면서부터다. 엉터리 빨갱이 사냥꾼 역할은 그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였는지도 모른다.그는 1954년 상원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임해야 했고,수년간의 폭음으로 인한 간염으로 1957년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구본영기자 kby7@
  • [밀레니엄]모럴 해저드 株總시즌 여론 화살

    미국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보수가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도마 위에 올랐다.분식회계와 부정 등으로 기업 주가가 박살났는데도 관련 기업의 CEO들이 엄청난 연봉과 스톡옵션,연금을 받은 것으로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내년 우리나라의 임원보수 공개제도 도입을 앞두고 미국 CEO들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볼 만하다. 근착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엄청난 CEO 보수에 대한 비판론을 소개했다.또 미국 경제주간 ‘포천’은 2002년 ‘S&P 500기업 최고연봉 경영자’ 6위 안에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전·현직 임원이 3명이나 들었다고 소개했다.이 회사는 지난해 회계부정·탈세 등으로 미국 신문지면에 뻔질나게 이름이 오르내린 기업이다. 전 CFO(재무담당 최고임원) 마크 슈와츠,공금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전 CEO 데니스 코즐로스키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사태 수습을 위해 수혈된 현직 CEO 에드 브린도 고액 연봉자 대열에 섰다.이들이 받은 보수는 각각 1억 3600만달러(1632억원),8200만달러(984억원),6200만달러(744억원)에 이른다.봉급에다 스톡옵션,성과급,보너스 등을 다 포함한 액수다.회사는 이것으로도 모자라다고 느꼈는지,새 CFO와 사업부 최고책임자에 각각 2500만달러(300억원)씩을 퍼줬다.월마트나 GE(제너럴일렉트릭)의 CEO 연봉에 맞먹는 액수다. CEO들이 천문학적 연봉을 받아 챙긴 지난해 미 기업들의 주가는 바닥 모르고 곤두박질쳤다.애플컴퓨터의 주가는 34.6% 빠졌지만 스티브 잡스 회장은 7810만달러(937억원)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챙겼다.주가가 75.4% 폭락한 루슨트테크놀로지의 여성 CEO 팻 루소의 연봉은 3820만달러(458억원)에 달했다.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주가가 74.7% 폭락할 동안 스콧 맥닐리 회장의 보수는 3170만달러(380억원)로 31% 뛰어올랐다. 반토막난 주식을 들고 분노한 투자자,소액주주들이 주총장에 모여들었지만 만시지탄이었다.CEO들은 주총장에서는 급여 삭감의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각종 이면계약이나 연금 등 더욱 은밀한 방법을 동원해 보수를 높였다. ●미 CEO들의 ‘머니게임’ 미국 1000대 기업의 CEO 중 스톡옵션을 받은 사람은 2001년 90%에서 2002년에는 84%로 줄었다.주가 하락 때문이다.성과와 연동해 돈을 챙겨갈 수밖에 없는 ‘스톡옵션’의 인기는 다소 시들해진 대신 좀더 지능적인 방법들이 총동원된다. 디즈니의 CEO 마이클 아이즈너가 보너스 수령을 위한 목표치 달성에 2년 연속 실패하자 이 회사 보상위원회는 목표치 자체를 하향 조정해버렸다.결국 그해 아이즈너는 500만달러의 보너스를 손에 쥐었다. 휴렛패커드에서 월드콤으로 적을 바꾼 것만으로 마이클 카펠라스 회장은 전별금과 계약금을 합해 278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홈 디포의 보상위원회는 최근 GE의 CEO 밥 나들리를 영입하면서 ‘보너스 목표제’를 도입했다.나들리의 최소 보너스는 300만달러를 밑돌 수 없되,최대 보너스는 무조건 400만달러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하한은 있되 상한은 없는 희한한 목표제다. ●미 CEO들의 감춰둔 ‘화수분’,연금 지난해 13억달러의 적자를 내 주가가 반토막나고 수천명이 회사에서 쫓겨난 델타항공의 주총장은 소액주주들의 분노로 아수라장이 됐다.거덜난 주식보다 더 주주들을 기막히게 한 것은 이 회사 CEO 레오 멀린에게 지급된 340만달러의 보너스였다.멀린은 허겁지겁 ‘연봉 25% 삭감,2003년 보너스 자진반납’ 등의 대책을 내놨다.이것이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이들은 많지 않다. 멀린은 6년이 채 못되게 근무했지만 계약조건에는 추가 22년을 더 근무한 셈 쳐주도록 돼 있었던 것.60세인 그가 당장 쫓겨나도 65세부터 평생 해마다 연금 100만달러씩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는 근속연수다.게다가 연금 재원은 회사 재정과는 별도 펀드로 관리되기 때문에 델타항공이 부도가 나도 멀린의 연금액은 한푼도 축나지 않는다. 연금과 관련된 이면계약은 미 CEO들 사이에 부를 평생 보장받게 해주는 신종 축재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CEO들에게 회사 돈을 몰아주려다 보니 정작 근로자를 위해 쓸 돈은 쪼들릴 수밖에 없다.그래서 나온 게 ‘캐시 밸런스 플랜’이란 신종 연금제도.퇴직관리 비용의 급증을 핑계로 연금을 현실화한다며 대폭 깎아버린 것이다.새 제도에 따르면 델타항공에서 20년간 근속한 50세 비행기 조종사가 55세부터 받을 연금은 연간 1만 5000달러로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이런 ‘빈익빈 부익부’ 연금제도를 암암리에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지난 1월 CSX의 CEO를 은퇴하고 부시행정부에 합류한 존 스노 재무장관은 ‘캐시 밸런스 플랜’ 도입을 적극 지지하는 한편,자신은 전 직장으로부터 총액으로 환산했을 때 3300만달러 가량 되는 연금을 받게 됐다.근무도 하지 않은 19년을 근속연수에 포함시킨 때문이다.회사측이 이를 ‘업계 관행’이라 주장한 것은 물론이다. ●유럽 주주들의 견제 미국 CEO 연봉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는 데는 이들이 서로 서로 연봉을 챙겨주는 ‘동지’로 뛰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2002년 2200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즌의 CEO 이반 사이든버그는 비아콤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가서 그곳 CEO인 서머 레드스톤에게 3900만달러의 연봉을 안기는 데 한몫 톡톡히 했다.CEO의 인력 시장이 제한돼 몸값이 오른 데다 연봉 결정 메커니즘은 이들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판’이 되는셈이다. 독일의 옛 텔레콤 회사 만네스만의 CEO 클라우스 에세는 영국계 통신회사 보다폰과의 합병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시킨 성과급으로 2800만달러 상당의 특별보너스를 받았다가 법정에 서게 됐다.2000년까지 협상에서 끈질기게 버티며 주가를 140% 띄워놓은 바람에 만네스만이 1810억달러어치의 보다폰 주식을 합병대금으로 받아내게 한 공로였다.그런데도 에세가 법정에 선 것은 경영진이 합병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이익을 고려한 흔적이 없다는 주주들의 주장 때문이다. 2000년 CEO인 크리스 겐트의 연봉을 미국 경쟁기업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복안에 따라 1080만달러로 4배 인상한 보다폰도 당장 주주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닥쳤다.이듬해 그의 봉급은 380만달러로 다시 깎였다. 유럽 소액주주들이 주주제안권 등을 활용,이처럼 경영자의 탐욕에 제동을 거는 데는 경제적 평등에 좀더 중점을 두는 사회분위기가 거들고 있다.네덜란드 식료품기업 어홀드의 회븐 전 회장은 2001년 회계부정 등으로 사임한 지 이틀 뒤 오스트리아의 회원용 스키 리조트에 갔다가 그 사실이 언론에 의해 들통나면서 곤욕을 치렀다.지난해 12월엔 영국 ‘데일리 미러’지가 존 브라운 BP(브리티시 페트롤리엄) 회장의 임금이 ‘1분에 78달러(9만 4000원)’라는 헤드라인을 뽑아 전 국민을 격분시키기도 했다. 4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최대 큰손의 하나인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 워런 버핏은 최근 주총에서 “지난 5년간 부당하게 지급된 CEO 연봉이 과거 100년간보다도 훨씬 많았다.”면서 “(미국)주주들도 회사 오너로서 경영진에 대항하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임원보수공개 현황 공개기업의 경우 상위 4명까지 철저히 임원 연봉을 공개토록 하고 있는 미국에 비해,유럽의 임원보수 관련 입장은 국가별로 편차가 크다. ‘보수공개’에 가장 급진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곳은 사회민주주의 전통이 강한 북유럽.핀란드의 연봉 공개 대상은 비단 기업 임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모든 시민이 법에 의해 다른 이들의 총급여 수준을 ‘알 권리’를 갖는다.이와는사뭇 상반되는 곳이 독일.임원보수에 대한 강제 공개규정이 없다.이에 따라 대다수 기업들은 굳이 연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다른 나라들은 제각각 이 양 극단 사이의 어딘가에서 절충점을 찾고 있다. 회계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불거졌던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제도를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는 셈.1년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금액을 거머쥐는 미국 CEO들에 비하면 우리 임원들의 연봉은 새발의 피 수준인 게 사실이다.얼마전 한 경영 월간지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임원(등기이사)들의 지난해 연봉 평균을 조사한 결과 2억 8413만원으로 집계됐다.임금수준 1위인 삼성전자 등기이사 7명의 평균 연봉은 52억 1400만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원보수 공개에 대해 기업들은 적잖이 우려하고 있다.아무리 미국에 비해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도 재벌이나 부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썩 곱지 않은 사회 정서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임원보수를 총액으로만 공개 중인 지금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시기만 되면 임직원간 급여차를 강조하는 기사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와 입장을 난처하게 만든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는 달리 CEO 경영능력에 ‘프리미엄’을 붙여주지 않는 게 우리의 풍토”라면서 “섣불리 연봉 공개를 추진했다가 위화감 조성,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등 더 많은 부작용을 불러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 뉴스 플러스 / 조선일보 ‘무가지발언’ 항의서한

    조선일보는 지난 1일 MBC ‘100분 토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조선일보가 선거 전날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과 공조를 파기했다는 신문을 무가지로 어마어마하게 찍어 가지고….”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2일 항의서한을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 관심 끈 언론정책

    ●언론정책 대통령의 언론관에 문제가 있지 않나.대통령이 박해를 받았다고 하는데 어떤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인가.대통령이 이른바 조중동 길들이기를 위한 언론개혁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질문에 참 동의하기 어렵다.사실이 다르다.우선 내가 언론을 박해할 아무런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신문고시는 공정거래법에 유일하게 신문만 대접,특권을 받고 있다.불공정행위를 하면서 어느 업종도 예외적 대우를 받지 않고 있다.신문고시는 한국 사회에서 누구의 특권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 각국이 언론의 독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영국도 언론평의회를 두고 있다.언론이 정책의 대상이 된다.한국에서만 못 될 뿐이다.어떤 박해를 받았느냐고 하는데 지난해 대선 전날 정몽준 후보가 공조 파기를 했다는 것을 무가지로 어마어마하게 조선일보가 뿌리고…,이건 진실이다.밀월 얘기하는데 당선 직후부터 비판의 칼날 세우고 있지 않느냐.합리적 비판만 있지 않다.말씀 나왔지만 그냥 원칙대로 가겠다.민주주의 법 질서의 원칙대로만 하고 그 이상 안할 테니 염려하지 말라. 영향력으로만 보면 방송이 신문보다 월등한데 편애하는 것 같다.방송 때문에 대통령이 됐다고도 하지 않았나. -질문 잘 줬다.KBS가 아니면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청문회 때 국민들에게 한꺼번에 알려지지 않았다면(그렇다는 것이다.),이는 영상매체의 위력을 말한 것이다.공정하게 하겠다.그런데 한국의 신문이 더 이상 특권을 누리려 해서는 안 된다. 신문이 특권을 누린 것 없다.매일 독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신문도 잘못 보도하면 정정보도 청구를 받아야 한다.그게 불편해서 지금 저를 얼마나 괴롭히고 있나.세상 어느 정권에 대해 일부 언론이 이처럼 적대적 기사를 쓰는 경우가 있나.대통령을 대접한 적 있느냐. 언론개혁정책의 목표가 뭔가. -정상적이고 합리적 관계로 가는 것이다.기자실 폐쇄로 보도되고 있으나 기자실 폐쇄가 아니라 기자단을 해체한 것이다.기자실은 브리핑룸으로 개조돼 다 취재하고 있다.일부 유력언론 기자만 출입하던 폐쇄적 구조를 인터넷 신문에까지도열어 놓았다.일하고 있는데 불쑥 들어와 일하는 사람에게 말 걸고 서류 보자고 하고 이런 일은 없어야겠다는 것이다.알아봤더니 이게 전 세계 기준이라고 한다.다른 나라는 안 그러는데 왜 한국기자만 남의 사무실에 마구 들어오나.
  •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 학자들 왜 따라갔나

    나폴레옹의 학자들 로베르 솔레 지음 이상빈 옮김 / 아테네 펴냄 1798년 나폴레옹이 주도한 이집트 원정은 엄연한 무력도발이었다.실패로 끝나긴 했으되 그것은 인도로 진출하는 영국의 해상로를 무력으로 차단키 위한 정치적 포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를 읽는 관점이란 참으로 여러 갈래일 수 있다.‘나폴레옹의 학자들’(로베르 솔레 지음,이상빈 옮김,아테네 펴냄)은 그런 행간의 묘미를 잡아낸 책이다.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길에 어마어마한 문화적 함의가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생생한 학술자료들을 빌려 웅변한다. 많은 독자들에게는 원정길에 오른 나폴레옹이 3만여명의 군사행렬 속에 학자와 예술가들을 대동했다는 사실부터 흥미진진할 것이다.그 수가 무려 167명.푸리에,몽주,코스타즈 등 당대의 저명한 기하학자를 비롯해 천문학자,박물학자,지리학자,건축가,문인,음악가 등이 두루 망라됐다. 책은 군사 작전상 모든 것이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된 원정대의 출발시점부터 생생히 재생한다.극적인 재미까지 녹아있다. 원정대에 포함된 학자들은정작 자신들의 목적지조차 모르고 있었으니.그렇게 떠난 학술여행이 ‘파라오의 나라’에서 어떻게 상상의 꽃을 피울 수 있었는지,책이 상술하는 학술적인 성과는 지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실험기구마저 잃어버리고 본국(프랑스)과 통신이 두절되면서 도전적인 탐험정신은 오히려 만개한다.1799년 로제타 스톤(대영박물관 소장)을 발견한 것도 우연한 탐험의 결과. 척탄병 출신의 한 대위가 검은 화강암 더미에서 찾은 상형문자로 가득한 돌조각은 6세기 이후 미궁에 빠져있던 이집트 문자의 신비를 벗겨내는 결정적인 텍스트가 됐다.동행한 학자들이 현장에서 사본을 뜨고 관찰하는 등 신속하게 학술적인 중요성을 부여하고 연구에 매달린 성과였다. 나폴레옹의 학자들은 신비의 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이집트학’의 선봉장이 됐다.원정에 나선 지 3년째인 1801년.책으로 재현된 피라미드 발굴작업 광경은,“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당시를 회상한 나폴레옹의 환희가 그대로 전해오는 듯하다.피라미드의 높이를 재기 위해 전공이 다른 학자들이각각 삼각측량법과 기압계를 활용하는가 하면,화학자는 암석을 분석하고 화가는 웅대한 위용을 화폭에 담느라 분주하다. 책은 이집트 원정 200주년을 기념해 1998년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에 연재된 내용이다.프랑스 시각의 저술이라 문화적 약탈행위가 낭만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열정으로 포장된 함정이 없진 않다.그럼에도 눈여겨볼 대목은 현장에서 꽃피운 왕성한 학제간 연구의 성과다.학제간 소통이 단절되다시피한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유난히 돋을새김되는 이 책의 큰 미덕이다.2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고양 예술가 모임’ 대변인 여균동 감독/ “망가지는 일산 놔둘수 없어요”

    “고양시는 전시행정이 급조한 기형도시이지만 문화예술을 위해서는 축복받은 도시입니다.그러나 시민과 문화인들이 참여하지 않는 대규모 문화센터 건립 사업은 100% 실패합니다.” 영화 ‘세상밖으로’ ‘죽이는 이야기’로 잘 알려진 여균동(46) 감독.‘어느날 자다 일어나’ 어마어마한 문화센터를 짓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양시를 고향으로 여기고 살아야 할 아이들을 생각한 그는 새 영화도 뒷전으로 미루고 일산에 사는 문화예술인 친구 몇 명과 함께 ‘공룡 문화센터’를 놓고 고민했다.그리고 ‘일산을 더 이상 망가지게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의 고민은 ‘문화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예술가 모임’(고생모)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여씨는 대변인을 맡게 됐다.고생모는 여씨와 현준만(디지털문화),임정희(미술),이지누(사진),안태경(공연예술기획),손세실리아(문학)씨 등 고양 거주 예술인 24명이 지난달 발기,지난 6일 105명의 회원으로 창립됐다.시인 김지하씨가 고문이고 여씨는 안태경씨와 함께 대표가 없는 이 모임의 공동 대변인이다.“고양시는 주민이 참여하는 문화도시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10년 남짓 짧은 기간 인구 100만명을 내다보는 거대도시로 성장했지만,산과 들판은 파헤쳐져 고층빌딩만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삶의 질은 성장의 그늘에 가려지고 있습니다.” 여씨는 “러브호텔 파문과 최근 불거진 일산 호수공원 내 노래하는 분수대 건설 논란이 대표적”이라며 “고양에 변변한 문화시설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라고 반문한다.고양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에는 어림잡아 1000여명,인구비례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모여 산다는 고양 문화예술인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같은 자성(自省)이 고생모 탄생과 ‘주민참여 문화도시’를 모임의 지향점으로 정하는 계기가 됐다.고생모는 지난 6일 일산 풍동 애니골 ‘화사랑’에서 창립 모임이 있기 전 발기인 모임에서 고양시가 일산구 마두동에 추진 중인 일산문화센터 건립계획 수정운동을 첫 사업으로 정했다. 고생모 발기인들은 발기문을 통해 “일년에 며칠간의 오페라,대중연예인과 방송사 합작의 쇼 비즈니스 공연공간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며 문화센터 건립계획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시민들의 자생적인 문화활동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문화생산과 연계되지 않는 공간은 적자 보전을 위해 세금을 축낼 뿐입니다.” 여씨 등 발기인들은 지난달 24일 강현석(姜賢錫) 고양시장을 면담,문화센터 공사 중단과 규모 축소,내부설계 변경 등 여론수렴을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고생모는 창립과 함께 인터넷 홈페이지(munhwagoyang.org)를 개설했고,앞으로 고양을 베드타운이 아닌 문화를 생산·향유하는 수도권 제1의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각종 사업을 펴나갈 계획이다. 일산구 대화동에 추진 중인 대규모 관광숙박단지 사업에 대한 수정 요구가 두번째 사업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95년 개봉된 영화 ‘세상밖으로’(문성근·심혜진 주연)를 통해 평단의 인정과 흥행 성공의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은 여씨는 1958년 서울생.서울대 철학과를 거쳐 헤겔·루카치와 리얼리즘 관련 서적을 번역했고 시나리오작가·감독·배우로,연극·춤 평론가로도 활동하고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경기도 영어문화원 초대원장 존스 前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제프리 존스가 19일 재단법인 경기도영어문화원 초대 원장에 선임됐다. 존스는 4월부터 본격활동에 들어갈 ‘영어마을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71년 모르몬교 선교사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이래 ‘벽안의 한국인’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능숙한 존스는 한국이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영어교육 환경조성의 필요성을 제기한 점 등을 인정받아 문화원장으로 추대됐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30일 휠체어 마라톤 도전 홍덕호씨 “”무관심의 벽 깰때까지 두팔로 달린다””

    “42.195㎞는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무는 한계점입니다.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뿌듯함은 마찬가지죠.” 따스한 봄 기운이 느껴지는 2일 서울 구의동 정립회관에서는 오는 30일 코리아오픈 휠체어 마라톤대회 출전을 앞둔 선수 10여명이 은빛 휠체어 바퀴를 굴리며 햇살을 가르고 있었다. 선수생활 18년째로 고참에 속하는 홍덕호(37) 선수는 불끈거리는 두팔로 거침없이 트랙을 내달렸다.홍씨는 88장애인올림픽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지난해 10월 부산 아·태장애인대회 100m 경주에서는 금메달을 거머쥔 베테랑이다. “한때는 휠체어 경기가 장애를 소외시키는 ‘세상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했죠.그러나 서서히 ‘자신과의 싸움’으로 변해 갔습니다.” 한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뒤 장애인이 된 홍씨는 ‘트랙의 제왕’이라는 별명답게 시종일관 당찬 모습이었다.다음달에는 같은 선수들과 함께 판문점을 출발,목포를 거쳐 대구까지 이어지는 14박15일 일정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스포츠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호소하면서 홍씨는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애인 스포츠는 항상 ‘그들만의 리그’에 그칩니다.” 일반인의 무관심으로 관중석이 텅 비어있는 것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운동을 하면서도 먹고 살 길을 찾아야 하는 부담이 어깨를 짓눌러 좌절감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또 변변한 실업팀이 없어 개인훈련에 의존하다 보니 부상도 잦고,기록도 향상되지 않는다. 이웃 일본만 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다.국가와 기업이 나서서 장애인 스포츠를 후원한다.혼다자동차의 휠체어마라톤팀은 실력이 좋기로 유명하다.히로미치 준 선수는 혼다가 키운 세계적인 스타.TV광고에도 출연해 많은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규슈(九州) 북동부의 오이타현(大分縣)은 휠체어마라톤용 도로를 따로 만들 정도다. “세계적으로 장애인스포츠를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데 유독 한국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홍씨는 지난해 8월 아·태 장애인대회 출전 선수들이 열악한 합숙소 시설에 항의,훈련을 거부하고 농성을 벌인 기억을 떠올리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당시 경기도 연천의 한 PC방을 개조한 숙소엔 샤워시설과 화장실,잠자리 등 기본적인 시설조차 사람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명색이 국가대표인데 이 정도밖에 대접을 받지 못하는가 하는 설움이 북받쳤습니다.” 이를 계기로 선수들은 “장애인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자.”며 지난 1월말 ‘한국장애인 생활체육 육상연합회’를 만들었다.아직은 동호회 수준이지만,실전경험이 풍부하고 뜻이 통하는 특수학교 교사 16명이 이들의 체계적인 훈련을 돕고 있다. “우울한 현실이지만 희망은 있습니다.대구 달서구가 지난 1월부터 ‘우수선수’에게 매년 100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거든요.언젠가는 전 국민의 스포츠로 거듭날 것입니다.” 내년 아테네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장애인스포츠를 알리는 ‘전도사’가 되겠다는 홍씨는 땀이 채 마르기도 전에 또다시 ‘은륜(銀輪)’을 힘껏 굴렸다. 글 박지연기자 anne02@ 사진 강성남기자 snk@
  • [씨줄날줄] 손해 마케팅

    기업이 돈을 벌려면 남들보다 새롭고 기능성이 뛰어난 물건을 만드는 기술과 비결을 지녀야 한다.물건을 파는 마케팅도 마찬가지다.상호와 제품의 이미지를 잘 포장해 소비자에게 가장 유효한 수단으로 전달해야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론 이같은 마케팅 이론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이른바 ‘대미지 마케팅(Damage Marketing)’,우리 말로는 ‘손해 마케팅’으로 부를 만하다.학문적으론 ‘역(逆) 마케팅’이란 개념과 유사하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체험적으로 손해 마케팅을 설명한다.‘기업과 제품의 이미지가 부정적 사실 때문에 일시적인 손해를 보지만,나중에 소비자에게는 이미지만 남아 매출이 급증하는 효과를 낳는다.’기업이 손해를 볼 것으로 소비자가 착각하지만 되레 이익을 차린다는 현상을 일컫는다.기업이 처음에는 부정적 이미지를 알리지 않기 위해 애쓰다가 이를 적절히 방치함으로써 매출증대를 노리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는 주로 유통업체의 홍보사례에서 잘 드러난다.공정거래위원회는 가끔 대형 백화점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발표한다.즉 협력업체에 과도한 세일비용을 떠넘기거나 경품 과다지급 행위 등에 대해 제재를 내린다.소비자보호원은 온라인 홈쇼핑업체가 판 제품의 가격과 질이 주문내용과 다르다며 시정조치를 내린다.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인스턴트 식품이나 음식점의 대장균 함유량 등 비위생 상태를 공개하고 있다. 으레 해당업체와 제품은 상당한 곤욕을 치르게 마련이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나 상품은 오히려 이익을 챙긴다는 게 손해 마케팅이다.최근 한 우유회사가 ‘누드 홍보’를 통해 검찰에 입건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도 대표적이다.정치인들이 나쁜 일이라도 언론에 자주 거론되면 유권자의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풀이와도 통한다. 손해 마케팅의 위력은 이번 로또복권 증후군에서 극명히 입증되었다.언론이 지나친 국민의 사행심 조장과 안이한 정부부처의 대응 등 부작용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과정에서 로또복권이 어마어마하게 선전된 것이다.결과적으로 대다수 복권 구입자에게는 허탈감만 주고,정부와발행업체에는 큰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박선화 pshnoq@
  • [굄돌]오징어 ‘징징이’의 딜레마

    ‘깊은 바닷속,비키니시티에는 개구쟁이 스펀지밥과 맹하고 속 좋기만 한 불가사리 뚱이,그리고 이 두 이웃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오징어 징징이가 살고 있습니다.’ 일곱살 난 제 아들이 열심히 보고 있는 텔레비전 만화 속 이야기랍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못말리는 스펀지밥과 뚱이의 유치한 장난질에 지칠대로 지친 오징어 징징이가 조용한 오징어들만 모여 산다는 오징어빌라로 이사를 가버립니다.이곳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순간 징징이는 천국에 온 것 같이 기뻐합니다.자기가 그리도 소원하던 것,이를테면 조용한 이웃들,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나가고 자신이 좋아하는 통조림이 가득 쌓인 쇼핑몰,그동안 시끄러워서 도저히 연습이 안되던 클라리넷 연주,이 모든 것을 오징어 이웃들과 같이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원하던 생활이 날마다 반복되자,징징이는 그만 따분함을 느낍니다.그래서 징징이는 이 점잖고 조용한 오징어마을에서 ‘문제오징어’가 되고만다는 내용입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오징어빌라와 비슷한 신도시입니다.그리고 저는 점잖지는 못하지만 이웃과 어울리기를 꺼리는 따분한 오징어 징징이를 닮았고요. 어느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나의 이웃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혹 내가 문제있는 인간이 되는 건 아닐까? 이 얘기를 오랜 친구에게 했더니,친구는 어느 외국인이 했다는 “내 나라는 따분한 천국,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라는 말을 소개하며 “아직도 한국은 살기에 지옥같은 곳인데,넌 한 술 더떠 심오한 지옥을 원하느냐.”고 핀잔까지 주더군요. 눈길,얼음길,고향길이 뇌리에 생생한 설의 뒤끝입니다.재미있고 아름다운 지옥의 시간들 경험하셨겠죠? 그 경험들을 ‘재미있는 지옥’에서의 일들로 간직하세요.불편했지만 재미있었던 그런 시간들 말입니다. 김 내 언 소설가
  • 꿈은 이루어진다 2003년 꿈나무/소녀 역사 임정화

    한국 여자역도의 신기원을 연다. 설 연휴를 목전에 둔 요즘,바깥의 들뜬 분위기에는 아랑곳 없이 경기도 고양시 역도장에선 연일 묵직한 쇳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울려퍼진다.변화 없이 반복되는 동작,바벨을 마룻바닥에 내려놓을 때마다 들리는 한결 같은 충격음이 지겨울 법도 한데 ‘제2의 전병관’을 꿈꾸는 소녀 역사 임정화(17·대구서부공고1)는 입을 앙다문 채 바벨과의 싸움에 여념이 없다. 역도인들은 하나같이 역도가 외로운 운동이라고 말한다.그러나 150㎝ 54㎏의 자그마한 임정화는 몸무게의 두 배가 넘는 바벨을 말없이 들어올리고 내려놓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이러기를 매일 하루 4∼5시간.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휴대전화 착신정지 신청을 하는 일도 다반사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에 임정화가 외부와 차단된 이곳에서 비지땀을 쏟는 이유는 오직 하나.한국 여성 최초로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다.목표는 2004아테네,2008베이징올림픽이다. 그런 임정화이기에 한국역도의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전병관 상비군 감독으로부터 개인지도 받는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임정화는 여기서 1년 넘게 전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꿈과 기량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전 감독의 평가는 냉정하다.어깨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그러면서도 전 감독은 기본바탕에 관한 한 임정화가 최고라고 말했다.특히 “근력이 어마어마하게 좋다.”고 칭찬했다.최성용 대한역도연맹 전무는 “임정화는 신체조건에서 전병관을 빼닮았다.”고 말했다. 작고 근육이 발달돼 있어 기대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단거리 선수를 지낸 이력 덕분에 역도선수의 필수조건인 순발력이 남다른 것도 장점이다.임정화는 대구화원초등학교 4학년 때 소년체전 80m 경기에서 11초13으로 골인,초등부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임정화는 이미 여자역도 53㎏과 58㎏급 등 2체급에 걸쳐 9차례나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2001년 그리스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는 53㎏급 금메달(합계 187.5㎏)을 땄다.“친구들 생각이 날 때도 있지만 목표가 있기에 내가 택한 길에 대해 후회는 없다.”는 임정화는 합계 기준으로 세계 정상권과의 20㎏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바벨과 씨름하고 있다. 박해옥기자 hop@
  • [사설]盧·부시 북핵 조율 계기돼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오늘 정부종합청사 별관 집무실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 특사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를 면담한다.대통령에 당선된 뒤 처음으로 미 정부 고위인사를 통해 부시 대통령과 간접적으로나마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특히 부시 대통령이 전달할 메시지에 북한 핵문제 및 한·미 공조체제와 관련해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사실 노 당선자는 취임도 하기 전에 한반도 핵위기라는 어마어마한 국제적·국가적 현안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에 이어 지난 10일 100만 군중동원 집회 등 북한의 ‘벼랑끝 전술’로 볼 때 취임 이후에도 장기간 북핵의 외교적 해결에 매달려야 할지 모를 일이다.그러나 노 당선자와 미국 사이에 원칙론적 측면에서는 별차이가 없으나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놓고 다른 부분이 있는 게 현실이다.미국이 북한의 무조건 핵개발 포기 입장이라면 노 당선자는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한 평화적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켈리 특사 면담을통해 노 당선자와 부시 대통령간 북핵 인식차를 없애는 일은 매우 절실하고,중차대한 문제다.또 정대철 특사의 방미를 통해 한·미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본다.무엇보다 노 당선자측과 부시 행정부간 핵문제 조율 및 협조를 위해 핫라인을 마련하는 일이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이 있다.9·11 테러사태 이후 북핵이 미국의 이익과 직결된 중요 문제로 떠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촛불시위에서 보여주듯이 이제 한국내에도 한·미간에 상호 존중하는 협력체제를 구축하라는 목소리가 높다.미국이 일방적인 강경일변도 정책을 고집할 경우,그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 형국이다.또 그러한 정책은 노 당선자의 입지를 축소시킬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한국 새정부 출범이 상호보완적 공조를 만들어가는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 새해 道政/손학규 경기도 지사

    “당면한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교육청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는 5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교육문제를 화두로 꺼냈다.대학교수 출신으로,교육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인프라가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서다.올해 도 전체 예산 가운데 20%에 달하는 1조 3060억원을 교육비 지원예산으로 편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도의 교육여건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올해는 교육청과의 협조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교육부문의 예산을 확대,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손 지사는 “중소도시의 명문학교를 육성,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하고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의 환경 및 교육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특히 도시지역의 평준화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고 교육의 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해 특수목적고,특성화고,자립형 사립고 설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국어교육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외국어 구사능력이 필수지요.이같은 기반 조성을 위해 도내에 외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을 비롯해 식당·숙박시설·우체국·병원 등을 갖춘 외국의 1개 마을을 그대로 재현하는 ‘영어마을’을 만들 계획입니다.” 손 지사의 선거공약이기도 한 이 사업은 올 여름 ‘캠프형 영어마을’을 시작으로 희망찬 첫걸음을 내딛는다. 손 지사는 교육지원사업과 함께 SOC 확충에도 역점을 둔다.동북아 경제중심지 건설 및 통일시대에 대비한 남북교류 협력의 전진기지 역할을 맡기 위해 평택항 활성화와 배후지 개발에 주력하고 서해안지역의 항만·공항과 고속전철역 등 주요 교통거점들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을 구축한다. 무선인터넷 연구소와 나노팹 조성,바이오 및 IT연구센터 건립 등 첨단지식기반 육성 사업도 손 지사가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기게 된다. 행정수도 이전도 빼놓을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다. 손 지사는 이와 관련,“행정수도 이전과 관계없이 현재의 수도권이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도가 마련한 수도권 성장관리방안 등 경기도 발전전략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손 지사는 “도는 기본적으로 새 정부의 국정기조와 정책방향을 적극 수용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새로운 행정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자치단체로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가는 곳마다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뜻의 수처작주(隨處作主)를 강조해온 손 지사는 “경기도의 발전만큼은 우리가 주도한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기도를 경제·교육·문화·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선도 자치단체로 만들기 위해 도민들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2002년은 우리 해”별처럼 빛난 올해 연예계 최고별

    “날개 활짝 폈어요!” 2002년 한해를 가장 ‘뜨겁게’보낸 스타는 누굴까.박수갈채 속에 새해에도 변함없이 대중문화계를 누빌 주인공 넷을 뽑았다.올해 최고의 흥행 드라마인 ‘야인시대’로 A급 탤런트로 뛰어오른 안재모,CF에서 “부자되세요.”를 외쳐 인기를 모은 뒤 영화계에서 진출해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김정은,“내 아를 낳아도.”등 구수한 사투리로 온국민의 주목을 받은 개그그룹 갈갈이 패밀리,‘나쁜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비.2002년의 성취와 새해 계획을 그들에게서 직접 들어봤다. ◆탤런트 안재모 “죽을 힘을 다해 연기한 한 해예요.어떤 날은 하루에 20시간씩 때리고 맞고 싸우면서 살았습니다.” 올해 인기 최고의 남성 연기자를 꼽으라면 SBS 월·화드라마 ‘야인시대’로 스타덤에 오른 안재모(23)가 단연코 1위 아닐까? 남자배우 기근 현상에시원한 물줄기로 등장해 인기 최고의 배우로 떠오른 것. 그의 성공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1996년 KBS1 ‘신세대 보고,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뒤 2000년 ‘왕과 비’에서 연산군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그러나 그게 끝이었다.그 뒤 출연한 여러 드라마에서 계속 고배를 마셨고 특히 지난해 처음 주인공을 맡은 ‘미나’라는 드라마는 시청률 5%를 기록해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야인시대’에 캐스팅되려고 몇번이나 드라마 작가와 PD를 찾아갔어요.이게 마지막이라고 비장하게 생각했죠.” 결국 김두한 역을 얻었지만 ‘의외의 캐스팅’ ‘모험을 건 캐스팅’이라는 비난이 쇄도했다.그는 대본을 읽고 또 읽었고,액션스쿨에 다니며 연기수업에 열중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최선을 다해 액션장면을 찍고 나면 구토를 할 정도로 힘이 빠졌어요.”과거를 회상하면서 그의 눈빛은 가끔 흔들렸다.그러나 이제 그의 눈에서는여유가 읽힌다. “앞으로 멜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요.시청자 가슴을 울리는 사랑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는 이 소망을 이루고자 코믹멜로물인 ‘명랑유곽기’에 출연할 예정이다.여자를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발라드 가수로의 변신도 서두르고 있다.오는 30일쯤에는 시중에서 그의 앨범을 만날 수 있다. “가수는 무척 해보고 싶은 일이지만 간신히 얻은 인기를 잃게 될까봐 부담이 됩니다.” 양띠인 그는 계미년 양띠해인 2003년에는 더 좋은 일들이 생기기를 기대하고 있다고.“2003년에는 새 대통령과 함께 새 희망이 밝았으면 좋겠습니다.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송하기자 songha@ ◆영화&CF김정은 지난 4월,영화 데뷔작 ‘재밌는 영화’ 개봉을 앞둔 인터뷰에서 김정은(26)은 조심조심 말했다.“흥행배우는 못 돼도 좋으니 영화에 정이나 붙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2002년 여배우 최고 몸값(3억원)을 기록한 지금,그의 얘기는 달라졌다.“이젠 영화 없이 못 살겠어요.” ‘인기 수직상승’의 발판이 된 건 올 초 그가 목청껏 외친 CF카피 “부∼자 되세요.” 주연을 맡은 패러디 ‘재밌는 영화’에서 몸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숨고를 겨를 없이 곧바로 찍은 후속작이 올해 최고 흥행(전국 관객 510만명)을 기록한 ‘가문의 영광’.덩달아 충무로 제작자들이 앞다퉈 모셔가려는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꿈만 같아요.두려움 반,설렘 반으로 첫 영화의 시나리오를 외우던 때가꼭 지난해 이맘 때이거든요.1년 뒤 흥행작의 주인공이 돼 있을 줄은 상상도못 했죠.” 그의 매력은 솔직함과 겸손함이다.목소리가 자꾸만 하이톤으로 밝아지다,말꼬리를 흐린다.“그래도 아직은 ‘배우’란 말을 자신있게 못 하겠어요.” 1997년 MBC 공채로 데뷔했으니 ‘연예계 밥’을 먹은 지 올해로 6년째.지금이 한창 연기에 탄력을 받아가는 황금기란 걸 모를 리 없다.내년 5월 개봉예정인 세번째 영화 ‘나비’의 막바지 촬영에 온 정신을 쏟고 사는 요즘이다.사흘이 멀다 하고 부산에 내려가 한뎃잠을 자면서도 “하늘을 날듯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한다. 새 영화에 거는 기대도 대단하다.‘김정은=코미디’란 공식을 깨보일 수 있는 실험장이기 때문.“밝고 순박했지만 시대의 질곡에 피폐해지다,끝내는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우는 여인이 된다.”며 눈을 반짝인다. “짓궂게들 물어요.‘부자되세요.’하더니 ‘부자 됐지?’라고.사실,돈도많이 벌었어요.제 또래에 비한다면야 어마어마한 부자죠(웃음).” 끝맺음 말도 참 야무지다.“행복한 삶은 좋아하는 일을 원없이 하며 사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제가 지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에요.” 황수정기자 sjh@ ◆개그맨 갈갈이 패밀리 ‘메리 크리스마스.’는 “헤헤헤∼ 존 날이랑께.”(전라),“집에 일찍 들어가마 디비 자라.”(경상) 영호남 사투리를 구사하며 올해 인기 최고의 개그맨 반열에 올라선 갈갈이패밀리.KBS2 ‘개그콘서트’에서 “네,오늘은 이런 표현을 배워 보겠습니다.”로 시작하는 ‘박준형의 생활사투리’코너를 맡은 뒤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이 코너를 기획한 사령탑 격인 박준형(30),기발한 성대모사에 일명 ‘옥동자’로 통하는 정종철(25),각각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이재훈(28)과 김시덕(21) 등이 그 멤버다. “전라도는 ‘능글맞음’과 ‘구수함’에,경상도는 ‘다혈질’과 ‘압축미’에 초첨을 맞춰 컨셉트를 만듭니다.간혹 ‘꺼지라 가시나야.’등과 같은심한(?) 표현도 하지만 사투리는 심의에서 통과된다니 고맙죠,헤헤.”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김시덕은 ‘김시덕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모임’(다음카페) 멤버만 2000여명을 확보했다.“당신은 입술이 참 예쁘네요.”를 “후끈 달아오르누마잉.”으로 표현한 이재훈에게도 ‘후끈재훈’이란 팬사이트가 생겼다. 이 코너 말고도 ‘청년백서’ ‘갈갈이 삼형제’ 등 4개 코너를 만든 박준형은 일명 ‘개콘 살림꾼’으로 통한다.그의 신선한 아이디어 덕택에 이 프로가 매주 시청률 4위를 지켜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이다. “공개방송 코미디는 조금만 세월이 흘러도 재미없어 해요.그래서 ‘생활사투리’에 ‘사투리 듣기평가’사투리 골든벨’ 등 소재 폭을 넓힐 생각이에요.‘청년백서’는 29일 방송으로 막을 내립니다.이제 ‘장년백서’를 할까요?” “우헤헤헤…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하기는.적어도 나만큼은 돼야지이~잉.”이라고 말하는 ‘옥동자’정종철.개그맨 시험에 떨어졌으면 계속 냉면가게주방장을 했을 것이라면서,사람들이 웃어 주니 신난다며 낄낄거린다.요즘은길게 여운이 남는‘교장 선생님의 마이크 방송’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의 개그를 보지 않으면서 남이 내 개그를 봐 줄 것을 기대하지 말라.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옵니다.헤헤∼” 주현진기자 jhj@안주영기자 jya@ ◆가수 비 지난 2월 ‘나쁜남자’로 데뷔한 신인가수 비(20)는 2002년이 낳은 가요 부문 최고의 신인 스타다.서울가요대상·2002m.net뮤직비디오페스티벌·골든디스크 등의 신인상,MBC라디오가 뽑은 최고의 루키상 등을 휩쓴 것은 물론,이동통신·교복 등 신세대를 겨냥한 TV 광고만 9편을 찍었다. 올 한해 방송3사 오락프로 인터넷 게시판에는 그의 출연을 요청하는 성화가 쇄도했다.오히려 그가 출연하지 않은 오락 프로를 꼽는 게 빠를 만큼 그는최다 출연 게스트로 꼽힌다. “얼굴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둬 출연 제의를 거절하지 않았어요.할아버지·할머니도 알아보시도록 하는 게 올해 목표였거든요.” 그는 인터뷰 내내 장갑을 벗지 않았다.이유가 궁금했다. “연습은 물론 방송 스케줄 따라가느라 최근 8개월간 하루 평균 3시간정도 잤어요.그래서인지 요즘은 몸이 허해요.손발도 차갑고….” 수족냉증을 앓는다기엔 몸이 아주 건강해 보인다. “데뷔 전 보컬·안무 연습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면서 몸을 키웠어요.그밖에 식사예절은 물론 샴페인 종류까지 일일이 배웠는 걸요.” 박진영 사단(JYT엔터테인먼트)의 첫 주자인 그는 3년6개월이란 연습 끝에등장한 신인이다.춤추는 모습이 박씨 눈에 띄어 발탁돼 고교 시절 내내 데뷔를 준비했다.지금은 경희대 음악과에 (01학번)재학 중이다.내년엔 연기자로도 본격 데뷔한다.액션영화 ‘바람의 파이터’에서 주인공인 최배달(실전 가라테 극진회의 창시자) 역을 맡았다. 그는 가요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어떤 것을 꼽을까? “성대가 결절되고 디스크가 걸릴 정도로 열심인 가수도 많아요.반면 매니지먼트로 운좋게 스타가되는 가수도 있습니다.실력 있는 가수가 많아져야 수록곡이 모두 좋은 CD가나오고,그래야 가요시장도 살아납니다.” 각오를 물었다.“자신감 있는 가수요.준비한 데 비하면 음반판매 성적(12만장)이 별로에요.내년엔 노래로 최정상에 설 겁니다.” 주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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