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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2030 키덜트문화 해부

    [20&30] 2030 키덜트문화 해부

    ‘키덜트족’이 아니면서도 키덜트 문화에 탐닉하는 ‘넌 키덜트족’이 늘고 있다.‘키덜트’는 아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Kidult)로 유년시절 향수를 느끼게 해 주는 장난감이나 옷, 놀이 등에 집착하는 어른들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전통적인 키덜트 연령대가 아닌 젊은층에서도 키덜트가 주요한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2030들의 키덜트 문화를 살펴봤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회사원 김미하(30·여)씨는 자기 차를 온통 고양이 캐릭터 ‘키티’가 그려져 있는 액세서리로 꾸몄다. 다른 생활용품을 살 때에는 상표나 디자인을 크게 따지지 않지만 자기만의 공간인 차 내부를 꾸밀 때만큼은 키티를 고집한다. “어렸을 때 내성적이라 친구가 없었는데, 어머니가 ‘말은 하지 않고 들어주기만 하는 좋은 친구’라면서 키티 인형을 선물해 주셨어요. 가만히 보니 이 고양이에게는 눈, 코, 귀는 있는데 입이 없더군요. 그때부터 키티를 좋아하게 됐어요.” 김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뒤 한동안 잊고 지내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키티 핸들커버와 시트를 본 뒤 과거의 향수가 떠올랐다.”면서 “다 큰 어른이 나잇값을 못한다는 얘기도 듣지만, 나에게는 개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동심 자극 키덜트란 말이 생기기 전에는 어린아이 같은 취향의 삶을 즐기는 것을 ‘피터팬 증후군’으로 불렀다. 여기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자기에 대한 지나친 애착과 책임감 결여 등 정신병리학적 차원에서 다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두가 갖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잊고 살아가는 잠재의식 속 동심을 자극 하는 가치중립적인 의미에서 키덜트가 널리 쓰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아동문학가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는 키덜트 문화의 전형적인 예다. 세계 200개국에서 55개 언어로 번역돼 1억 9000만부가 팔린 해리 포터는 영국에서 ‘비틀스 이후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불릴 정도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발간된 6편이 영문판으로만 1만 부 이상 팔렸다. 해리 포터는 영화로 만들어져 ‘키덜트 무비’라는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마법과 요정, 괴물, 난쟁이 등을 소재로 한 ‘반지의 제왕’ 역시 많은 성인층 팬을 확보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국내에 들여온 출판사 문학수첩은 “지난해 어린이도서 한마당이라는 행사를 열었는데 해리 포터의 망토, 모자 등을 걸쳐보는 ‘마법사 체험’이 어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면서 “팬터지는 어른과 아이 모두가 좋아하는 소재이고, 해리 포터의 경우 팬터지이면서도 어느 정도 현실적인 개연성을 갖추고 있어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자취 감춘 어릴 적 장난감에 ‘의리’ 1980∼90년대 이후 컴퓨터 게임에 밀려 사라졌던 장난감과 놀이들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기 아이템이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사는 회사원 김희태(29·가명)씨는 ‘레고’를 인테리어에 활용했다. 장식품은 물론이고 필통이나 작은 물건보관함도 레고를 조립해 만들었다. 김씨는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놀이인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레고도 이제 성인들에게 적당한 디자인과 가격대를 갖추는 등 우리 세대에 맞게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까지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의 ‘아바타’ 꾸미기에는 종이인형 옷 갈아입히기 놀이를 잊지 못한 젊은 여성들이 열광했다. 이지은(27·여·대학생)씨는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즐기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종이옷을 가위로 잘라 인형에 입히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였다.”면서 “인터넷 아바타의 머리모양과 의상을 바꾸다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나서 즐거웠다.”고 좋아했다. ●“어른 됐지만 아직도 로봇은 내친구” ‘스파이더맨’ 등 슈퍼 히어로와 로봇 프라모델은 소년이 어른이 된 뒤에도 여전히 좋은 친구로 남아 있다. 캐릭터와 게임매장이 모여 있는 서울 용산 전자상가 두꺼비상가에는 ‘철인24호’에서 ‘마징가Z’‘건담’까지 70년대부터 TV를 누볐던 로봇들이 아직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스타워즈’‘스파이더맨’‘배트맨’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한껏 폼을 잡고 손님들을 맞는다. 캐릭터 인형의 일종인 ‘피규어’ 매장을 보물상자 들여다 보듯 구경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20∼30대다. 한 상점 주인은 “구매자의 4분의3 이상이 20∼30대 남성”이라고 했다. 소품은 몇천원에도 살 수 있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프라모델은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매장에서 만난 회사원 고장현(36)씨는 20여분을 고민한 끝에 33만원짜리 건담 프라모델을 샀다.‘덴드로비움’이라는 모체와 결합되는 건담 시리즈로 조립과정도 이름만큼이나 복잡하다. 고씨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프라모델 장난감 하나 사들고 빨리 조립해 보고 싶은 생각에 집으로 뛰어갔던 설렘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완성되면 사무실 한편에 세워둘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그는 “어른이 장난감 로봇을 가지고 논다는 놀림도 받지만 평면적으로 접했던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을 실제 손으로 느끼고 만져보는 느낌은 감동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프라모델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직장에 다니는 20∼30대가 주 고객이다 보니 월급날인 25일부터 월말까지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전했다. 20대는 최근 상영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를 좋아하지만,30대는 건담이나 마징가, 야마토 등 초합금류의 고전 로봇에 더 열광한다. 건담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김기덕(42)씨는 “아이와 매장에 나와 장난감을 만져보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누가 아버지이고 아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라면서 “굳이 마니아층이 아니더라도 추억이 담긴 로봇을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에는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키덜트 인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시장은 오랜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이끄는 것은 ‘플레이스테이션’‘X박스’ 같은 비디오 게임기다. 업계에서는 게임 구매자의 65% 정도를 20∼30대로 보고 있다. 게임매장에서 일하는 하성식(26)씨는 “흔히 어른들과 아이들이 하는 게임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20∼30대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씨는 “대부분 결혼을 하면 매장을 찾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데 부인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면서 “하지만 이런 손님들은 구하고 싶었던 물건을 한꺼번에 몰아서 사가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유영규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자료제공 제주 테디베어 뮤지엄, 피규어 코리아, 헬로키티산리오 공식포털사이트 ■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순수’ 되찾고 싶은 갈망 인터넷 상에서 현대사회의 신(新)종족들에 대해 다루는 사이트 ‘종족 동사무소(www.newtribe.co.kr)’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서일윤(48) 교수는 ‘넌 키덜트족’의 키덜트 문화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순수한 모습을 되찾고 싶어 하는 본성이 2030의 강한 자기표현 방식과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어린 시절 갖고 있던 꿈이나 환상 등을 다시 찾고 싶어 하는 것”이라면서 “사실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본성은 잠재적으로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환경의 변화가 심해지면서 더욱 불거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각박한 세상에서 순수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키덜트적 성향을 발현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2030이 키덜트 문화의 주축을 이루는 것은 자기 주장이 강한 젊은이들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는 과거에 비해 자기를 표현하는 목소리가 크고 ‘나’를 세상의 중심에 세우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개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2030의 성향이 키덜트 문화에 가속을 붙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사교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집착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 있어 많은 혼란을 느끼는 20∼30대의 경우 자기 탐색을 하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또 다른 나’를 뜻하기도 하는 키덜트 문화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지요.” 서 교수는 구매력이 있는 2030세대를 겨냥한 ‘키덜트 마케팅’이 키덜트 문화의 확산과 결합돼 강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키덜트 성향은 전 연령대에 걸쳐 나타나지만 이것을 곧바로 소비와 연결시키는 층은 주로 2030세대”라면서 “이는 주위의 시선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젊은 세대의 당당함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87)寸鐵殺人(촌철살인)

    儒林 (411)에 나오는 ‘寸鐵’(촌철)은 ‘寸鐵殺人’(마디 촌/쇠 철/죽일 살/사람 인)의 줄임말이다.寸鐵殺人은 ‘한 치의 쇠붙이로 살인한다.’는 뜻으로,‘날카로운 警句(경구)로 相對便(상대편)의 意表(의표)를 찌름’을 譬喩(비유)한 말이다. ‘寸’자의 원래 字形은 위에 손가락 세 개와 손목이 있고, 엄지손가락 아래 짧은 획이 그어져 있다.用例(용례)에는 ‘寸刻(촌각:매우 짧은 동안의 시간),寸數(촌수:친족 사이의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내는 수),寸志(촌지: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이나 돈)’ 등이 있다. ‘鐵’자의 본래 뜻은 ‘검은 쇠’이고 ‘단단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用例로는 鐵面皮(철면피:염치가 없고 뻔뻔스러운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鐵樹開花(철수개화:쇠와 나무에 꽃이 핀다는 뜻으로, 일이 이루어지기 어려움을 비유)’ 등을 들을 수 있다. ‘殺’자는 원래 왼쪽 부분(‘지네’의 상형)만으로 ‘죽이다’라는 뜻을 나타내었으나 小篆(소전)에서부터 오른쪽에 ‘’(몽둥이 수)를 덧붙여 썼다.‘殺’은 ‘살’과 ‘쇄’로 읽히는데,‘살’로 읽을 때는 ‘죽이다’의 뜻이며,‘쇄’로 發音(발음)할 때는 ‘줄이다’의 뜻으로 쓰인다.用例에는 ‘默殺(묵살:의견이나 제안 따위를 듣고도 못 들은 척함),殺伐(살벌:행동이나 분위기가 거칠고 무시무시함),殺到(쇄도:한꺼번에 와 몰려듦)’ 등이 있다. ‘人’자는 옆에서 본 사람을 본뜬 모양으로,‘사람’의 뜻을 나타냈다.字形(자형)이 人(인)과 유사한 八(팔)은 ‘어떤 물체가 반으로 나뉜 상태’를 의미하던 추상적 記號(기호)였으며,入(입)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감’을 표시하는 符號(부호)다. 그밖에도 사람을 가리키는 글자로는 땅바닥(一) 위에 버티고 서 있는 어른(大)의 모습을 그린 ‘立’(립), 팔다리를 벌리고 우뚝 선 사람의 상형인 ‘大’(큰 대), 논밭에서 일하는 일꾼을 나타낸 ‘男’(사내 남) 등이 있다. ‘寸’은 보통 成人(성인) 남자의 손가락 한 마디 길이를 말하며,‘鐵’은 쇠로 만든 武器(무기)를 뜻한다. 따라서 ‘寸鐵殺人’이란 銳利(예리)한 警句(경구)를 譬喩(비유)한 것으로,相對便(상대편)의 허를 찌르는 한 마디 말이 수천 마디의 말을 凌駕(능가)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寸鐵殺人’은 南宋(남송) 때의 학자 羅大經(나대경)이 淸談(청담)을 모아 편찬한 鶴林玉露(학림옥로) 가운데 종고선사가 禪(선)을 논한 대목에서 나온 말이다. 종고선사는 “비유컨대, 어떤 사람은 한 수레 가득 兵器(병기)를 싣고 가서 멋대로 허비하고는 이것도 모자라 또 한 수레 분량을 가지고 가지만 殺人(살인)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나는 한 치도 안 되는 武器(무기)만 있어도 곧 사람을 죽일 수 있다.(我則只有寸鐵 便可殺人:아즉지유촌철 변가살인)”고 하였다. 이 때의 ‘殺人’은 실제로 사람을 찔러 죽인다는 것이 아니다. 자기 마음속의 속된 생각을 없앰을 의미한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등 국내에도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선보인 이탈리아의 세계적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73). 그가 어린이들을 위해 쓴 이야기 세 편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지구인 화성인 우주인’(김운찬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이라 제목 붙여진 책에서 지은이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큼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이치들을 쉽고도 유쾌한 화법으로 귀띔해주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 ‘폭탄과 장군’편에서는 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하는데, 직설과 은유가 행간행간에서 절묘하게 손을 잡았다. 영문도 모른 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원자폭탄 속에 갇힌 원자 아토미. 아토미와 친구 원자들은 슬프기만 하다. 폭탄이 터지면 많은 어린이들, 엄마, 고양이, 염소, 새, 나무도 모두모두 죽고말 것이기에. 궁리 끝에 원자들은 장군 몰래 폭탄에서 빠져나와 지하실에 숨어 있기로 한다.“당장 전쟁을 일으킵시다. 그래야 우리도 유명해질 수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전쟁을 선언하는 장군과 부자들. 어떻게 될까. 숨죽일 독자들에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든다. 아토미와 원자친구들이 미리 빠져나간 덕분에 폭탄은 세상의 평화를 깨지 못했던 것이다. 전쟁의 위험을 경고하는 작가의 목소리 톤은 할아버지의 옛이야기처럼 부드럽고 구수하다. 우화적 화법 덕분에 덩치 큰 메시지들을 부담없이 흡수하게 된다는 점도 책의 매력이다. ‘세계평화’의 커다란 이야기 주제는 2,3편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진다.2편은 표제작인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인종·국가간 편견을 깨트리게 하는 이야기 소재가 꽃을 피워가는 과정이 무릎을 칠만큼 기발하다.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도착한 세 명의 우주인. 미국·러시아·중국 등 국적이 서로 다른 세 사람은 한동안 서로에 대한 편견으로 냉랭하게 지낸다. 그러다 팔이 여섯개 달린 화성인을 만나면서, 어느새 ‘다름’을 인정하고 우정을 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 얼개에 교훈과 서사의 즐거움이 멋지게 균형을 잡았다. ‘편견’과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독자들을 다독인 작가는 ‘공존’을 향한 실천적 메시지를 덧붙여 귀띔한다.3편 ‘뉴 행성의 난쟁이들’은 ‘건강한 지구를 위해서는 쓰레기 하나라도 함부로 버려서는 안될 것!’이라는 훈계를 흥미진진한 서사로 변주했다. 황제의 특명을 받고 지구문명을 전해주려 새로운 행성(뉴행성)을 찾아간 신하. 뉴행성의 난쟁이들에게 문명을 전해주겠노라 으스대던 신하는, 문명에 발목잡힌 지구의 현실이 들통나는 바람에 오히려 난쟁이들의 위로를 받고 지구로 되돌아온다. 행간행간에서 넘쳐나는 은유와 풍자, 에코의 글 만큼이나 압축미가 돋보이는 해설그림들이 조화를 잘 이뤘다. 초등생 이상.1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20) 특별취재팀 방담

    [일본을 다시본다] (20) 특별취재팀 방담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기획한 ‘일본을 다시 본다.’ 시리즈의 마감을 앞두고 도쿄를 비롯, 교토와 나고야, 오사카 등 일본 현지 곳곳을 누볐던 특별취재팀이 지면에 미처 담지 못했던 얘기들을 방담을 통해 정리했다. ●도쿄의 부동산 열풍 -일본 최대의 번화가 긴자(銀座) 거리를 가보니 엷은 회색 포장으로 바꾸었더군요. 도쿄역 앞을 비롯한 도심의 재개발도 한창이었습니다. 도쿄만을 놓고 본다면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 그 때문에 부동산 열풍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도쿄와 도쿄 인근 부동산 값이 너무 치솟아 ‘억션’이라는 말이 유행한다더군요.‘맨션(일본의 저층 고급 아파트)’이 웬만해서는 모두 몇억엔을 호가한다고 해서 일본사람들은 맨션 대신 ‘억션’이라고 부른답니다. 하지만 도쿄 인근을 제외한 그 밖의 지방은 부동산 경기가 죽어 있어 양극화 경향이 심각하다더군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았지만 일본에서 가장 활기 있는 곳은 역시 나고야인 것 같았습니다. 오사카 만국박람회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유치한 아이치 만국박람회 덕분이지요. 나고야역에서도 심심찮게 외국인을 볼 수 있었고, 나고야 번화가 어느 상점에나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들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나고야역 근처 한 전자제품매장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자 점원이 급히 인터넷 번역사이트에서 일본어를 영어로 번역, 프린터로 인쇄해 주더군요. 단순 친절을 넘어 외국인을 고려한 철저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취재하면서 일본 사회 전체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여러차례 실감했습니다. 과거에는 일본의 정치인이나 회사, 단체 등에 인터뷰나 면담신청을 하면 통상 1∼2개월 가량 걸렸는데 이번에는 전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단체들도 홍보 필요성이 있는 곳은 하루 만에 일정이 잡히곤 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본 대학의 한 한국인 교수는 “치밀한 일본인들이 속도감까지 갖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이나 사회가 스피드마저 갖추게 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속도가 빨라져도 그 무서운 준비력은 여전했습니다. 취재원들 모두 뒷받침할 통계나 증빙자료가 없으면 아예 말도 꺼내지 않더군요. -일본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먼저 헤어질 시간을 미리 고지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일단 인터뷰를 하다가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 일어나야겠다.”고 할 텐데, 일본은 미리 양해를 구해놓는 차이가 있더군요. 최대한 신중하고 정확하게 말하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가급적 단정적이고 명확한 대답을 요구하는 기자의 욕심을 좀처럼 충족시켜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물어봐도 저렇게 물어봐도 신중함의 경계선은 무너지지 않았으니까요. ●감시의 나라, 일본 -일본은 ‘감시의 나라’라는 말도 실감했습니다.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를 취재한 뒤 도쿄전력을 찾아갔는데, 노사관계와 관련해 다소 민감한 질문을 던졌더니 “렌고에서 이미 취재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더군요.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감시하는 체제가 강력히 구축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쿄전력에서 회사측과 노조측 관계자를 교대로 만났는데, 먼저 취재에 응한 회사 관계자가 나중에 면담한 노조 관계자에게 저와 나눈 대화, 질문 내용 등을 알려주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일본은 지금 패전 60주년이자 러·일전쟁 100주년, 자민당 결성 및 ‘55년 체제’ 5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가득 찬 상황입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을 바꾸겠다는 상징으로 의회까지 해산하며 우정개혁을 밀어붙이는 최대 강수를 두고 있습니다. 일본에선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을 미국식 경제주의와 일본식 경제주의간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식인층과 기득권층은 주로 미국식 경제주의를 도입해야 일본이 살아날수 있다는 논리를 폈고, 렌고 등 노동계와 일부 학계에서는 강한 거부감을 보였거든요. 이들은 고이즈미의 개혁을 ‘약육강식’의 논리로 단정하고, 강행할 경우 결국 피해는 약자에게만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그 때문에 현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는 말까지 스스럼없이 하더군요. ●지도층 “패러다임 바꾸자” -제가 만난 일본인들은 한결같이 “지금의 일본은 안된다.”고 말했는데, 일본인 특유의 엄살을 감안해도 시대의 변환기에서 적어도 리더그룹들은 일본을 형성해온 ‘패러다임을 바꾸고 변화를 늦춰서는 안될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다른 나라를 더 의식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기자들로부터 ‘취재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본우정공사를 취재한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도쿄신문 기자가 우정공사 취재 배경 등에 대해 알고 싶다며 인터뷰 요청을 해와 당황했었습니다. 이런 얘기를 현지에 있는 지인들에게 했더니 “일본은 그동안 주변 국가들에 관심이 없었지만, 최근 개혁의 파고속에 주변국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하더군요. -기업의 육아지원책에 대해 취재하기 위해 NEC를 찾았을 때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간단히 NEC의 출산 및 육아지원제도를 소개하고선 오히려 저에게 한국은 어떤지 묻더군요. 출산휴가는 며칠이나 되고 그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어떤지 꼬치꼬치 묻는 통에 좀 당황했습니다. 양육지원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한단계 앞서 있다고 하자 얼굴에 안도감과 자부심이 비치더군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일본의 수준을 가늠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21세기 초 동북아 정세에 관해 들은 재밌는 얘기였습니다. 지난 3월 말 외무성 북한반장직을 박차고 퇴직한 서른 다섯살의 어느 지식인은 동북아의 위기상황에 대해 “북핵문제는 표면으로 드러난 문제일 뿐 사실 속을 들여다 보면 결국 동북아의 부(富)를 둘러싸고 중국, 한국, 미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군대를 보내는 전쟁이 아닌 ‘세련된 제국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일본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새삼 실감한 한류 열풍 -현지 취재에 나서기 전 가장 궁금한 것들 중 하나가 한류 열풍이었는데요,‘도쿄의 코리아타운’이라 불리는 신오크보에는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더군요.2001년 한국어학원을 개원한 한국인 원장을 만나봤는데, 그때 2곳에 불과하던 학원이 이듬해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조금씩 늘어나더니 한류열풍을 타고 지금은 20여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만난 한 여성은 팬레터를 쓰고 한국관광을 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는데,MP3 플레이어에 들어 있는 300곡이 모두 한국 노래일 정도로 열성적이었지요. 이 여성은 한국어를 배운 덕에 최근 한국계 기업에 취직까지 했다며 ‘일석이조’ 효과를 얻었다고 기뻐했습니다.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이 1년 안에 사그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현지에 가보니, 그렇진 않았습니다.TV를 보니 배우 장동건이 한국 소주를 선전하는 광고가 나오더군요. 또 아이들 사이에서는 한류 스타의 이름을 끊이지 않고 말하는 일종의 말잇기 놀이가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여성은 영문 명함을 건넸더니 제게 명함에 한국어로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군요.‘뵨사마(탤런트 이병헌)’가 너무 멋져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한국사람이 직접 쓴 한국어 글씨를 기념으로 갖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여성은 한국에서 욘사마(배용준)와 뵨사마 중에 누가 더 인기 있는지, 이들 말고 또 ‘뜨는’ 연예인이 누구인지 물었습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일본 -이번 취재는 우리가 너무 일본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욘사마 신드롬’,‘독도문제’,‘교과서문제’ 등은 일본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일본 국내의 정치적 갈등에 우리가 끼어들어 곤욕을 치르거나, 일부는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대응해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일본인은 겉(형식)과 속(내면)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그 본질을 다각도로 파악해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말하기 쑥스럽지만, 일본은 형식적이면서 실용적인 이중성을 갖고 있다.”는 한 일본인 교수의 고백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에선 지하철이나 전철의 출입구쪽에 주저앉아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10대들이 갈수록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답니다. 전혀 주변 사람을 신경쓰지 않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쳐다보지도 않는 어른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일본인 특유의 고집이 대단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기자가 물어보지 않은 내용인데도, 자기가 할 말은 꼭 하려들어 당혹스러울 정도였습니다.NEC의 아라이 도시노리 홍보부장은 일본 제조업의 부활을 묻는 첫 질문에 “대답에 앞서 우선 우리 회사 소개부터 하겠다.”면서 캐털로그를 펼쳐놓고 한바탕 ‘강의’를 했습니다. ●5층 빌딩 짓는데 4년 -‘일본의 경주’로 알려진 문화유적의 도시 교토에서는 일본 문화재정책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교토대에 입학, 현재 석사 과정에 있는 유학생에게서 들은 얘기입니다. 교토대는 그 학생이 신입생으로 입학한 5년 전 총장실 신축 공사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공사가 한창이던 어느날 현장에서 유물이 발견되면서 무려 2년여 동안 공사가 중단됐고 유물 발굴이 다 끝난 뒤에야 건축 공사를 재개했다고 합니다.1학년 때 시작한 공사가 4학년 때 끝났으니 5층건물 하나 짓는데 4년이 걸린 셈입니다. wisepen@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 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 황장석(정치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길섶에서] 양자 택일/이상일 논설위원

    모 출판사 K사장은 글쓰기를 좋아하고 소설도 썼다. 학원의 법률 강사로 이름을 날렸고 요즘은 사업을 한다. 그는 “여전히 소설을 쓰고 싶다.”며 “그러나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주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만 노래방에서만큼은 “잘 하지는 못하지만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부르겠다.”며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골랐다. 역시 노래는 별로, 그래도 잭슨의 몸동작 흉내를 내며 즐거워했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 사이에 갈등을 겪는다. 물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인식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좇는 사람도 있다. 여유와 유머를 섞어 ‘꿈꾸는 듯한 강의’라는 호평을 듣는 어느 미술대학 교수는 후자쪽이다. 말솜씨가 좋지만 교수는 “TV는 천박해보이고 글로 승부하고 싶다.”며 하고 싶은 일에 더 의욕을 보였다. 젊은이들에게 어른들은 늘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충고한다.K사장은 정반대의 소신을 갖고 있다. 나이가 들면 서운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짧은 인생을 좋은 일 즐기며 살겠다는 생각보다 효율성이 그에게 더 절실한 것 같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염주영 칼럼] 떡을 위한 변론

    [염주영 칼럼] 떡을 위한 변론

    ‘찹싸∼알떡 사∼아려.’ 긴 겨울밤, 골목 어디선가 찹쌀떡 장수의 구성진 소리가 들려온다. 처음엔 들릴 듯 말 듯 아득한 소리로 시작하더니 점점 커지다가 이내 멀어진다. 뱃속은 꼬르륵, 군침은 도는데…. 돈이 없어 지나쳐 보내야 하는 심정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지금은 그 찹쌀떡 장수도 추억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구성진 소리만큼은 해가 갈수록 더욱 또렷하게 되살아난다. 명절이 되면 집집마다 갖가지 떡을 빚어놓고 손님을 맞았다. 먹을거리가 귀했던 그 시절엔 손님맞이에 떡만큼 요긴한 게 없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드리는 떡에는 공경의 마음을 담았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내는 떡에는 사랑의 마음을 담았다. 그래서 떡은 조상 대대로 가족과 친지들간에 정을 나누는 전통 명절음식의 으뜸으로 쳤다. 떡에는 축복의 의미도 담겨 있다. 집안 어른들의 생신이나 회갑, 결혼과 같은 경사가 있을 때마다 떡을 장만했다. 크고 작은 마을 잔치에도 빠지지 않았다. 그 시절 생일날 떡을 해먹는 집은 형편이 괜찮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아이들 돌떡은 해 먹이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었다. 명절이 다가와 집집마다 떡방아 찧는 소리가 들려오면 절로 신이 났다. 멀리 사는 친척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다 떡을 포식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명절이 한참 지난 뒤에도 할머니는 대청 마루에 널어두셨던 깡마른 인절미를 내다 화롯불에 구워 주셨다. 군데군데 까맣게 그을려 피부가 터지면서 말랑말랑한 하얀 속살을 드러낸 구운 인절미에 조청을 듬뿍 발라 먹는 맛은 일품이었다. 지난 시절 내 추억 속의 떡은 사랑과 공경, 축복과 화목, 건강과 풍요 등의 이미지로 떠오른다. 그런데 요즈음 그 이미지를 무참히 짓뭉개는 사람들이 있어 괴롭다. 세간에 ‘떡값’이란 말이 등장하고부터다.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이 기업인들로부터 ‘떡값’이란 명목으로 금전을 받곤 하는 모양이다. 종종 그 사실이 언론에 폭로되어 검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하지만 대부분 ‘대가성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로 결론이 난다. 돈봉투를 건넬 때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고 해서 뇌물과 구분하기 위해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그러나 뇌물과 떡값의 경계선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금액이 얼마까지는 떡값이므로 받아도 되고, 그 이상은 뇌물이라는 식의 분류법도 수긍이 가지 않는다. 기업인이 돈을 건넬 때에는 명시적인 청탁이 없었다 하더라도 ‘잘 봐달라.’는 무언의 기대가 있지 않을까. 떡값으로 위장한 뇌물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 추억 속의 떡은 지금 심각한 이미지의 혼란을 겪고 있다. 나는 이른바 ‘떡값’사건이 터질 때마다 일일이 그 떡값에 청탁이 딸려 있었는지 아닌지를 가려낼 재간이 없거니와,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만 그 애매한 돈봉투에다 제발 ‘떡’이란 이름만은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나의 성스러운 ‘떡’의 이미지를 더이상 훼손하지 말아줄 것을 호소한다. 며칠 전 어느 할인점에 갔다가 아이들 생각이 나서 떡을 사왔다. 막 빚어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인절미를 한 묶음에 3000원을 주고 샀다. 집에 가져왔더니 달콤한 케이크와 구수한 피자 맛에 녹아버린 우리집 아이들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떡에는 아무런 추억도, 감흥도, 맛도 없단다. 그런데 요즘 검사 몇분이 수백만원을 떡값으로 받았느니 안 받았느니 해서 옥신각신하는 중이다. 그 떡은 왜 그리 비싸지?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할아버지가 남긴 빚 갚아야하나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최근 법원에서 채무 3억원을 갚으라는 소장이 날아왔습니다. 내막을 알아보니, 지난해 2월 돌아가신 친할아버지에게 채무가 있었더군요. 아버지와 집안 어른들이 법률사무소에 문의해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소장을 받고 무척 당황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채무도 사실 친구 아들 취직 때 신원보증을 서주었다가 생긴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영희(17·가명)- 채무를 면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상속채무를 면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상속포기이고 다른 하나가 한정승인입니다. 둘 다 가정법원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민법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사망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을 포기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이 기간을 고려기간 또는 숙려기간이라고 합니다. 고려기간은 상속인이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계산됩니다. 보통의 경우는 사망일이 됩니다. 기간을 놓치면 포기를 할 수 없고 상속채무를 떠안게 됩니다. 피상속인이 재산을 남겼다면 상속인이 이를 포기할 이유가 없지만, 채무만 남긴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언제부터 3개월을 계산할 것인지 여부는 실무상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상속인이 상속채무의 존재를 몰랐다면 상속포기를 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상속인은 가정법원에 상속재산을 조사할 수 있도록 고려기간의 연장신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상속의 경우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알게 되면 그가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종국적으로 상속인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과정에서 사실상·법률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법원은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알았다고 바로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실제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도 심리·규명해야 한다고 판례를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선순위 상속인인 망인의 처와 자녀들이 상속채무를 면하려고 상속포기를 한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손자·손녀가 다음 상속인이 됩니다. 이는 상속의 순위나 상속포기 효과에 관한 민법 규정을 종합적으로 해석해서 도출된 결론입니다. 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은 없어 법률을 모르는 일반인들이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손자나 손녀가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란 어렵습니다. 이영희 양의 경우에도 아버지 등이 모두 상속포기신고를 한 것으로 상속 문제가 해결됐다고 알았을 것입니다. 특히 망인이 남을 위해 연대보증을 서다가 빚을 졌다면 상속인들이 이 빚의 존재를 알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영희 양과 같은 손녀가 이런 과정에 의해 상속인이 되었다면, 할아버지의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고 봐야겠습니다. 또 할아버지의 채무를 알지 못한 데 대한 중대한 과실도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이영희 양은 소장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신고를 하면 상속채무를 면할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은 망인이 남긴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 상속채무를 갚겠다는 내용을 신고하는 것입니다. 이영희 양이 미성년자이니 친권자인 부모가 대신 한정승인신고를 해야 합니다. 보통 상속포기 등 신고를 하려면 인감증명서가 필요합니다. 외국에 살고 아면 대사·공사·영사 등의 확인서를 받아 제출하면 됩니다.
  • 어른들도 밤새 지도 그린다

    “이 나이에 야뇨증은 무슨….”이라고 방심할 일이 아니다. 어린이나 노인에게나 있는 것으로 아는 야뇨증이 젊은 층에서도 100명 중 5명꼴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런 성인 야뇨증은 소아 야뇨증과 달리 다른 배뇨 관련 질환을 동반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야뇨증학회 김경도(중앙대의대 비뇨기과)·박관현(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전국의 16∼40세 남여 2117명을 대상으로 야뇨증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야뇨증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전체의 5%인 9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정도 유병률이면 심각한 상태라고 봐야 한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연구에는 대한야뇨증학회 김경도, 박관현 교수 외에 박용훈·한상원·배기수·김건석 교수 등도 참가했다.●야뇨증이란 야뇨증이란 야간 수면 중 자기도 모르게 소변을 봐 이부자리를 적시는 증상이다. 어린이의 경우 만 3세면 소변을 가리는데 5세가 되어서도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해 한달에 1∼2번 이상 이런 증상을 보이면 야뇨증으로 진단한다. 성인은 1년에 1회 정도일지라도 이 때문에 불편을 느끼거나 6개월에 1회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적인 진단을 권하고 있다. 소아와 달리 배뇨장애 등 다른 질환과의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다. 야뇨증은 5세 아동의 약 15%가 증상을 보이며, 이후 사춘기에 이르면 약 2∼5%만이 이런 증상을 갖는다. 성인 유병률에 대한 국내 조사자료는 없지만 ‘6개월에 1회 이상’의 기준을 적용하면 2.6%로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실태와 발병 이번 조사는 소아나 노년층을 제외한 16∼40세의 남녀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6개월에 1회 이상 야뇨증을 경험한 사람이 2.6%(54명),1년에 1회 이상 경험한 사람은 4.5%(96명)나 됐다. 성별로는 여자(3%)가 남자(2.1%)보다 다소 높았으며, 연령대 별로는 26∼30세가 가장 높은 3.2%를 보였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군의 야뇨증 발생 빈도는 ‘6개월∼1년 사이에 1회 정도’가 59.3%로 가장 많았고,‘1달에 1회 이상’도 6개월에 1회 이상 야뇨증을 경험한 사람의 20.4%인 11명이나 됐다.●야뇨증과 관련 질환 만성적인 불면증(7.8%) 등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이 정상적인 수면군(1.2%)에 비해 야뇨증 발생률이 2배 이상 높아 야뇨증이 수면의 질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요실금(소변지림)과 급박뇨는 야뇨증과 상관관계가 매우 높게 나타나 요실금이 있는 사람(8.0%)은 정상군(1.5%)에 비해 야뇨증을 가질 가능성이 5배 정도 높았고, 급박뇨가 있는 사람(4.2%)도 정상군(1.7%)에 비해 야뇨증 가능성이 2.5배나 높게 나타났다. 요실금과 급박뇨는 여성과 고령일수록 상관관계가 컸다. 반면 야뇨증과 빈뇨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뇨증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자아존중감이 낮고 우울척도가 높았으며, 자아존중감은 남성, 우울척도는 여성에서 더 높았다.●치료 6개월에 1회 이상 야뇨증을 경험을 한 54명 중 대부분인 37명(68.5%)은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조치를 취한 경우에도 ▲민간요법(11명,20.4%)과 ▲약물 복용(5명,9.3%)이 주류를 이뤘으며 ▲병원을 찾아 전문의 치료를 받거나(5명,9.3%) ▲한방 치료를 받은 사람(1명,1.9%)은 소수에 불과했다. 박관현 교수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성인 야뇨증이 의외로 많고 심각했다.”며 “성인 야뇨증은 본인이 알지 못하는 다른 배뇨장애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6개월∼1년에 1회 이상 야뇨증을 보인 사람은 병원을 찾아 배뇨기록지, 요속검사, 소변검사, 요역동검사, 신장기능 및 초음파 등 관련 검사를 통해 배뇨장애와 관련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86)田夫之功(전부지공)

    儒林 (396)에는 ‘田夫之功’(밭 전/지아비 부/어조사 지/공업 공)이 나온다. 글자대로 새기면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말인데,‘兩者(양자)의 다툼에 第三者(제삼자)가 힘들이지 않고 利得(이득)을 취함’이나 ‘쓸데없는 다툼’을 의미한다. ‘田’자는 구획된 사냥터나 耕作地(경작지)의 象形(상형)이다.用例(용례)에는 ‘耕田(경전:논밭을 갊, 또는 그 논밭),閑田(한전:농사를 짓지 아니하고 놀리는 땅)’등이 있다.‘夫’자는 우뚝 선 어른의 상형인 ‘大’와 어른들의 뒤통수에 꽂은 동곳을 가리키는 ‘一’을 합한 글자로 본뜻은 ‘성인 남자’인데,‘지아비, 힘든 노동을 하는 사람, 다스리다, 돕다’의 뜻으로도 쓰였다.‘工夫(공부: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拙丈夫(졸장부:도량이 좁고 졸렬한 사내)’ 등에 쓰인다. ‘之’자는 발을 나타내는 ‘止’ 아래에 出發線(출발선) 또는 地面(지면)을 가리키는 ‘一’을 넣어 ‘어디론가 가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功’자는 意符(의부)인 ‘力’(힘 력)과 音符(음부)인 ‘工’(장인 공)이 합쳐진 形聲字(형성자)로 ‘공을 세우다’는 뜻을 위해 考案되었다.‘애쓰다’‘보람’‘일’‘상복이름’ 등은 派生(파생)된 뜻이다.用例로는 ‘功過(공과:공로와 죄과),功勞(공로:애를 써 이룬 공적),功成身退(공성신퇴:공을 세운 뒤에 그 자리에서 물러남) 등이 있다. 戰國時代(전국시대),齊(제)나라 威王(위왕)에게 重用(중용)된 순우곤은 재주가 남달랐다. 제나라가 魏(위)나라를 치려고 하자 순우곤은 이렇게 進言(진언)했다. “韓子盧(한자로)라는 매우 발빠른 名犬(명견)이 東郭逡(동곽준)이라는 재빠른 토끼를 뒤쫓았사옵니다. 그들은 수십 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돌며 다섯 번씩이나 가파른 산꼭대기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람에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나이다. 때마침 이를 발견한 田夫(전부)는 힘들이지 않고 橫財(횡재)를 하였지요. 지금 齊와 魏는 오랫동안 대치하는 바람에 군사도 백성도 모두 지쳐 있습니다.秦(진)나라나 남쪽의 楚(초)나라가 이를 기회로 ‘田夫之功’을 거두지 않을지 걱정입니다.”‘漁夫之利’(어부지리) 또한 쌍방이 다투는 사이에 제삼자가 손쉽게 利得(이득)을 챙긴다는 말이다.戰國時代,趙(조)나라가 燕(연)나라를 치려하자 蘇代(소대)가 燕나라 威王(위왕)을 위해 趙나라 惠王(혜왕)을 만나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貴國(귀국)에 들어오면서 易水(역수)를 지날 무렵이었습니다. 강가에서는 조개 한 마리가 햇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이때 물총새가 나타나 조개를 쪼았습니다. 물총새와 조개는 물고 물린 상태로 舌戰(설전)을 繼續(계속)하였습니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漁夫(어부)는 이들을 모두 주워갔습니다.殿下(전하)께서는 지금 燕나라를 치려고 하십니다만,燕나라가 조개라면 趙나라는 물총새이옵니다. 두 나라가 싸워 백성들을 疲弊(피폐)하게 만들면 강대한 진(秦)나라가 어부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옵니다. 이점을 깊이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따라 惠王은 燕나라 侵攻(침공) 계획을 접었다. 이 두 이야기는 모두 戰國策(전국책)에 전한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장애 부끄러워하는 동양인에 더 지원을”

    |워싱턴 연합|백악관 국가장애인위원회 정책 차관보인 강영우 박사가 25일(현지시간) 감동적인 연설로 행정부 관리 등 참석자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강 박사는 이날 오후 워싱턴 시내 하얏트 호텔에서 미 행정부가 장애인 및 소수 인종의 평등권 보장을 위해 관련 업무 공무원 350여명을 상대로 개최한 ‘전미 평등기회 연차 훈련 총회’에서 미국내 장애인이, 특히 소수 인종이 겪는 어려움을 소개했다. 강 박사는 “장애를 가진 청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면 갑자기 모든 지원이 중단되고, 고용에서 의료보험에 이르기까지 일시에 달라진 상황을 받아들여야 된다.”면서 장애 청소년들이 성년에 이를 때까지 일괄적인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양인들은 장애아를 낳으면 죄의식을 갖는 데 비해, 동양인들은 수치심을 느끼는 등 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장애가 부끄러워 감추려는 동양계 소수 인종들을 위해 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경우 시각 장애인이라는 약점이 오히려 가족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술회하면서 두 아들의 근황을 소개했다. 큰아들 폴(한국명 진석·32)은 안과의로 워싱턴에서 가장 권위있는 안과교수연합(UOCW) 멤버 8명 중 한명이며, 둘째 크리스토퍼(진영·29)는 민주당 상원 본회의장내 선임 법률 보좌관으로 최근 승진했다. 강 박사는 마지막으로 “나는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 신에게 건강을 갈구했으나, 신은 보다 나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눈을 멀게 하셨다. 나는 갈구한 것을 하나도 얻지 못했고, 눈이 보이지 않지만 내가 바랐던 모든 것을 얻었다.”는 내용의 한 무명 군인의 시를 낭송하는 것으로 연설을 끝냈으며, 참석자 전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 3년만에 장편 ‘장외인간’낸 이외수

    3년만에 장편 ‘장외인간’낸 이외수

    소설가 이외수(59)와의 대화는 종잡기 어렵다. 어른 뺨치는 초등학생들의 타락한 문화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날카로운 현실감각에는 살을 베일 듯하다가도 ‘주기적으로 달의 지성체와 채널링(소통)을 한다.’는 다분히 몽상적인 얘기에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70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괴물’이후 3년 만에 장편소설 ‘장외인간’(전 2권, 해냄)을 들고 나타난 그는 과연 문단의 기인다웠다. 소설의 모티프는 ‘달의 실종’이다. 더 이상 달이 뜨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도 달을 기억하지 못한다. 달을 기억하는 유일한 인간 헌수는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는다. 달은 곧 ‘낭만’이자 ‘감성’을 상징한다. 그는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가슴이 먼저 젖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낭만 멸종의 시대”라고 한탄했다.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인간성을 상실한 현대인들의 초상은 알코올중독에 빠진 초등학생, 성형중독증에 걸린 여대생 등 소설속에서 극단적인 표본으로 형상화된다. ‘장외인간’은 인간답게 살려고 애쓸수록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지독한 냉소와 함께 절망적인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형을 향한 간절한 탐색이 담겨 있다. 그는 “데뷔작 ‘훈장’에서 ‘칼’까지가 소외받은 사람들의 비극을 주로 다뤘다면 이후 8년간 절필끝에 내놓은 ‘벽오금학도’부터는 구원의 문제에 천착했다.‘장외인간’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다섯명의 동인들과 매주 한차례씩 갖는 ‘달의 지성체와의 채널링’은 이 소설의 모태다. 달에 사는 생명체와 소통하는 신비로운 경험의 진위 여부는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그는 “달에 인격체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가진 이후 의식이 확장됐다.”고 단언했다. 춘천의 상징이었던 그를 올 연말 이후로는 춘천에서 만날 수 없다. 화천군에 조성되는 ‘감성마을’로 이사를 가기 때문.33년 만에 터를 옮기는 그는 “작가는 작품을 쓰는 자리가 고향이다. 수력발전소로 유명한 화천을 감성발전소로 바꿔놓겠다.”며 웃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쪽지통신]

    ●천안대, 백석대로 교명 바꿔 천안대가 백석(白石)대로 교명을 바꾼다. 백석은 ‘승리하신 그리스도’를 의미한다.1994년 개교한 천안대는 지난달말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교명 변경 승인을 받았으며, 내년 3월1일부터 백석대로 새 출발한다. 천안대는 현재 학부 1만 2000명, 대학원 3000여명이 재학중이다. 장종현 총장은 교명 변경을 계기로 기독교적 인성교육, 특성화 교육, 국제화교육에 힘써 기독교 명문대학으로 제2의 개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모의평가 대비 핵심정리 특강 EBS는 다음달 7일 고3 대상으로 치러지는 9월 모의평가에 대비하는 핵심정리 특강을 마련,EBSi(www.ebsi.co.kr)를 통해 방영하고 있다.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31과목 모두 87편을 만들었다. 언어영역은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비문학, 쓰기 등 4과목, 수리영역은 수학I과 수학Ⅱ, 수학선택(미분, 적분), 수학선택(확률, 통계)등 4과목, 외국어 영역은 문법, 독해, 어휘, 듣기 등 4과목으로 구성되며, 이 외에 사회탐구 11과목과 과학탐구의 8과목도 요약한 강좌도 있다. ●권장도서 추천·독후감 쓰기 행사 맘스쿨(momschool.co.kr)은 자녀에게 권할 만한 책을 추천하고, 또 방학 동안 읽은 책의 독후감을 써 온라인에 올리는 ‘아삭아삭 여름 방학 맛있는 책 읽기’ 행사를 25일까지 연다. 참여자 가운데 86명을 뽑아 ‘왜 그런지 궁금해요’ 동화 전집과 ‘원더 와이즈’ 세트, ‘풀밭에서 만나요’ 세트 등 다양한 교육교재를 나눠준다.(02)3676-6141. ●하반기 문화학교 수강생 모집 국립극장 문화학교(artedu21.or.kr)는 우리 소리와 춤에 관심있는 어른들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문화학교 수강생을 모집한다. 안숙선·박송희·최종민씨 등 이름난 강사진이 판소리·민요·승무·살풀이·한량무·태평무·가야금 병창·해금·장고·사물놀이 등을 재미있게 가르친다.11월 말까지 주 1회씩 총 38주 동안 진행된다.20만원.(02)2277-3431. ●TOPIA 9기생 모집 유학설명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캐나다 단기해외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TOPIA IVY CLUB이 9기생 모집을 위한 유학설명회를 다음달 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원에서 실시한다. 캐나다 밴쿠버 델타시 교육청, 메이플리지시 교육청 등과 공동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400여명의 학생을 배출했다.9기생들은 영어테스트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출국한다.TOPIA 프로그램은 기존의 장기유학과는 달리 초등 1∼4학년, 중 1학년생들이 1∼2년 동안 캐나다 교육청의 엄격한 추천 절차를 밟아 현지 중산층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캐나다 공립학원에 다닌다.(02)2052-0505.
  • [레저+α] 해설과 함께하는 쉬운 클래식 여행

    [레저+α] 해설과 함께하는 쉬운 클래식 여행

    홍천 비발디파크에서는 인순이, 바리톤 김동규, 소프라노 박미혜와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초청해 9월3일 토요일 저녁 9시부터 두 시간에 걸쳐 비발디파크 야외 무대에서 ‘2005 클래식 가족음악회’인 초대형 야외 음악회를 개최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이번 콘서트는 1부에서는 노래하는 지휘자 김필승이 지휘하는 서울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해설이 있는 세계 음악여행’이라는 테마로 귀에 익숙한 클래식을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2부에서는 바리톤 김동규와 소프라노 박미혜의 환상듀엣으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축배의 노래’ 등을 최고의 음색과 선율로 선보인다.R석 6만원,S석 4만원이며 (033)430-7540,www.vivaldipark.com ●롯데월드에서 개강파티를 롯데월드는 대학들의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신세대 대학생들을 위한 이색적인 ‘2005 롯데월드 개강파티’를 26일부터 9월30일까지 펼친다. 자유이용권과 함께 생맥주나 음료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개강파티 우대권’을 정상가격에서 30% 할인된 2만 2000원에 판매한다. 우대 쿠폰은 롯데월드 홈페이지(www.lotteworld.com)에서 로그인 후 출력하여 학생증과 함께 가져 가면 된다.www.lotteworld.com,(02)411-2000. ●포도탕에서 웰빙 온천욕을 가족 테마온천인 아산 스파비스(www.spavis.co.kr)는 다음달 1일부터 추석(19일)까지 충남 아산지역의 특산품인 포도를 온천에 접목시킨 ‘포도탕’을 운영한다. 포도는 인체에 유익한 비타민 등을 함유, 인체의 독소를 제거하고 신체의 정화력과 재생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파비스는 아울러 요금을 성인기준 2만 5000원에서 주중 성인 1만 5000원, 주말 2만원으로 인하했다.(041)539-2000. ●명품 고구마 캐기 체험여행 인터넷 여행사 넥스투어(www.nextour.co.kr)는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가족·연인과 함께 충남 논산 황토밭에서 밤고구마를 캐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황토밭 명품고구마 캐기’ 체험 상품을 선보인다. 고구마 체험 외에 천연 염색재료로 손수건도 만들어 보고 대둔산 계곡까지 둘러볼 수 있다. 다음달 3일부터 10월 말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출발하는 당일 일정으로 왕복교통비와 중식, 관광지 입장료 등을 모두 포함해 어른 4만 2000원, 어린이 3만 9000원이다. 직접 캔 고구마를 1인당 3㎏씩 가져갈 수 있다.(02) 2222-6686.
  • [사진으로 보는 DMZ의 사계] 여름(하)

    [사진으로 보는 DMZ의 사계] 여름(하)

    8월의 비무장지대는 원색으로 채색돼 있다. 콘크리트의 회색에 익숙한 도시인의 눈에는 생경할 정도이다.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의 원색은 청량감을 던진다. 마치 학동시절 미술시간에 사용했던 크레파스의 순수한 색 그대로처럼. 여름 햇빛에 반사되는 녹색의 건강한 숲, 그 사이로 언뜻 보이는 황톳길 위로 줄지어 행군하는 병사들의 그을린 얼굴, 짙푸른 논을 배경으로 비상하는 백로까지. 보이는 모든 것이 강렬한 원색이다. 산허리를 몇 굽이 돌아서 도착한 최전방 소대 막사 앞에서 만난 안내장교는 “멧돼지가 무지하게 큽니다. 족히 티코 자동차만하지요.”라며 기자에게 겁을 준다. “밥이 적다 싶으면 취사병에게 인상도 씁니다. 이 동네 깡패니까 조심하세요.” 병사들이 먹고 남긴 잔반을 모아 취사병이 막사 옆 산기슭에 갖다 놓자 정확히 시간을 맞춰 나타난 멧돼지는 실로 컸다. 늘상 접하던 군복 입은 병사 대신 사복을 입은 이방인을 보고는 멈칫하더니 그것도 잠깐. 잔반에 달려드는 들고양이와 까치들을 몰아내며 잔반에 큰 머리를 처박고 정신없이 먹는다. 음식물 쓰레기를 깔끔하게 처리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DMZ의 청소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낸다. 남김 없이 밥그릇을 비운 녀석은 카메라를 향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포즈 한번 취해주고는 이내 숲속으로 사라졌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의 비무장지대는 적막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모두들 바쁘다. 병사들은 웃자란 잡초 제거와 장마철 큰 물에 대비한 작업에 바쁘고, 산 속 꿩은 지난 봄보다 몸집은 커졌지만 아직은 어색한 꺼벙이를 돌보느라 분주하다. 어느덧 어른 티가 나는 덤불 속 고라니와 푸른 논에서 우아한 걸음걸이를 보이는 백로는 먹이찾기에 정신이 없고 ‘철원타이거즈’라 불리는 들고양이들은 그늘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DMZ의 식구들은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사진 글 강성남 손원천기자 snk@seoul.co.kr
  • [새영화] ‘초승달과 밤배’ 25일 개봉

    [새영화] ‘초승달과 밤배’ 25일 개봉

    25일 개봉하는 영화 ‘초승달과 밤배’(제작 시네마시스템·신씨네)는 여러 모로 눈길이 가는 작품. 구구절절한 사연과 함께 뒤늦게 빛을 보게 됐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 문학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겨 호평을 받았던 장길수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7년 만에 메가폰을 잡고 관객과 만난다. 특히 이 영화는 지난 2001년 작고한 ‘오세암’의 동화작가 고 정채봉이 1987년에 처음 발간한 동명 소설이 원작. 당시 소설을 읽고 영감을 얻은 장 감독이 영화 기획을 시작한 지 9년의 세월 만에 영화로 완성됐다. 제작에만 5년의 기간이 걸렸다. 그 기간동안 정 작가와 연기자 김일우는 세상을 등졌다. 특히 지금은 톱스타가 된 여배우 장서희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한 ‘초승달과 밤배’는 강부자·양미경·기주봉·김애경 등 화려한 출연진이 무색하게 ‘초저예산’으로 제작됐다. 제작비는 불과 10억원 정도. 흥행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작비를 대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장 감독이 직접 제작자로 나섰고,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4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힘들게 촬영에 들어갔다. 개봉관도 서울 5개와 지방 3개 등 8개뿐이다. 영화는 70년대 바닷가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할머니와 함께 가난을 짊어지고 생계를 잇는 두 남매의 힘겹지만, 가슴 찡한 이야기를 그렸다. 오빠와 영양실조로 등이 굽은 남매가 삶의 무게를 이겨내며 보여주는 눈물과 웃음은 스타 감독과 배우, 거대 자본을 내세운 ‘속빈’ 블록버스터들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표방한 이 영화는 ‘진정제’처럼 바쁜 일상에 지친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씻어주고 위안케 해준다. 전체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자치센터 탐방] 광진정보도서관

    [자치센터 탐방] 광진정보도서관

    “Tell me the word,Joseph(조셉, 그 단어를 말해보렴).” 원어민 선생님의 질문에 ‘조셉’으로 불린 열살 남자아이는 잠시 망설이다 “시.. 시크리트(secret)”라고 수줍게 답했다. 도란도란 모여 앉아 있던 30여명의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고, 선생님은 “Good!”이라며 큰 소리로 칭찬했다. 아이는 얼굴을 붉히며 씨익 웃음을 지었다. 11일 서울 광진구 광진정보도서관 어린이방 ‘원어민 영어교실’ 모여 앉은 어린이들은 앞다퉈 손을 들며 적극적으로 영어 퍼즐 맞히기에 참여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은 광진정보도서관이 무료 원어민 영어교실을 열면서 각 동에서 추천받은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다. ●질 좋고 싼 학습프로그램 마련 중점 광진 정보도서관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원어민 영어교실을 연 이유는 ‘공공 도서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다. 안춘윤 관장은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저소득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공공 도서관은 비싼 강습료를 내야 하는 사설 문화센터와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광진정보도서관은 이같은 공공 도서관의 취지에 맞춰 방학이 끝나는 9월부터는 원어민 체험영어교실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저학년반(30명), 고학년반 2개반(20명)으로 상설 운영한다. 아이들과 놀이학습, 체험활동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강습료는 최대 3만원을 넘지 않을 예정이다. 25∼30일까지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무료 도서관 견학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도서관 이용법, 마인드맵으로 자기소개하기, 책 만들기, 독서토론, 도전!골든벨(독서퀴즈), 팀별 역할극, 도서관 견학 등의 수업이 준비돼 있다. 교육과정에 모두 참석한 학생에게는 수료증을 수여하고, 우수학생 6명에게는 상도 줄 계획이다. ●주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선생님 광진 정보도서관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저렴하게 운영되는 것은 강사 중 대부분이 자원봉사로 나선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오지은 사서과장은 “동화구연, 책 만들기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강사료를 받지 않고 봉사하는 주민들 덕에 운영된다.”면서 “동네 할머니가 선생님이 되어 이야기 책을 읽어주면 도서관에 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앉아 이야기를 듣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2000년 설립,2001년과 2002년 서울시 최우수도서관과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된 광진 정보도서관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시설 측면에서도 좋은 도서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광진구 광장동의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책을 빌려보는 ‘도서관동’과 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문화동’이 구름 다리로 연결돼 있다.‘도서관동’에는 8만 5000권의 책이 마련돼 있어 한번에 3권, 최대 14일까지 빌릴 수 있다. 인터넷으로 책을 예약해두면 책이 도서관에 도착하는 즉시 이메일로 알려준다. 온돌이 깔린 마루 위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아기열람실’, 둥글고 큰 테이블이 놓인 ‘가족열람실’, 전자 도서를 볼 수 있는 ‘e-book 열람실’ 등 다양한 열람실이 있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나이와 취향에 맞는 열람실을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취향따라 열람실 이용, 주말엔 무료 영화 ‘문화동’에는 학생들이 조용히 공부하기에 좋은 일반열람실, 동화 구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는 이야기방, 영화음악 감상실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157석 규모의 영화감상실은 주말마다 무료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일요일 오후에는 늦게 오면 바닥에 앉아서 영화를 봐야 할 정도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2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하거나 한강쪽으로 10분정도 걸으면 찾을 수 있다. 상영 예정인 영화와 도서관 이용 방법은 홈페이지(www.gwangjinlib.seoul.kr)를 참고하면 된다. 글 사진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생활속 우주항공기술의 발견

    생활속 우주항공기술의 발견

    “아빠, 비행기는 어떻게 날아요?” “엄마, 우주여행은 어떻게 갈 수 있어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 듣게 되는 질문들이다. 이럴 경우 당황할 수도 있지만, 경기도 고양시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을 찾아 자녀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것도 해결책일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생활 주변 곳곳에 비행기와 우주선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파일럿이나 우주비행사가 가까운 이웃처럼 느껴진다. ●돼지저금통과 비행기의 구조가 같다? 하늘을 나는 원리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책상 끝부분에 종이를 올려놓고 종이의 윗면에 입으로 바람을 불어주면 종이가 위로 떠오르게 된다. 이는 종이 윗면의 공기 흐름이 아랫면보다 빨라져 윗면에 작용하는 압력이 아랫면보다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때 작용하는 힘을 양력(揚力)이라고 한다. 비행기에는 양력 외에도 지구가 비행기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重力), 앞으로 나아가는 힘인 추력(推力), 공기의 저항인 항력(抗力) 등 4가지 힘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비행기의 몸체가 유선형인 이유는 윗면에 흐르는 공기의 속도를 증가시켜 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 비행기의 프로펠러 끝부분이 뒤틀려 있는 것은 추력을 고르게 발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특히 비행기의 구조는 복잡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같은 원리가 적용된 물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비행기 구조는 크게 트러스(Truss), 모노코크(Monocoque), 세미모노코크(Semi-Monocoque), 샌드위치 등으로 나뉜다. 먼저 트러스 구조는 지난 1903년 첫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형제가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막대기를 삼각형 모양으로 연결한 것으로 송전탑의 골격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초창기 비행기와 초경량 비행기에 주로 사용됐는데 설계 및 제작이 쉽다는 이점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한 내부 공간 확보가 어려워 대형 여객기나 화물기로는 부적절한 구조다. 모노코크는 하나를 뜻하는 희랍어인 모노(Mono)와 빈 껍데기를 지칭하는 프랑스어 코크(Coque)의 합성어다. 딱딱한 껍데기가 내부 공간을 보호하고 있어 돼지저금통과 같다. 이 구조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행기 크기를 키우는 데 제약이 많다. 세미모노코크 구조는 트러스 및 모노코크의 장점을 살린 것으로 합판과 각목으로 짜여진 가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미모노코크 구조는 내부 공간이 넓고 큰 힘에도 견딜 수 있어 거의 모든 항공기에서 채택되고 있다. 다만 많은 제작 비용과 고도의 기술 등은 부담이 되고 있다. 세미모노코크의 제작상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샌드위치 구조다. 얇은 두장의 판재 사이에 벌집 모양의 구조물을 접착해 하나의 판을 만드는 기술로 골판지나 라면상자를 떠올리면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같은 원리를 이해한 뒤 박물관 ‘비행 시뮬레이터’에 올라 비행기를 조종해 보면 좋다. 또 가상 비행체험실에서는 3차원 영상화면과 터치스크린을 통해 비행기를 여러 각도로 회전시키며 관찰할 수 있다. ●우주에서는 내 몸이 ‘날개’ 인간은 무방비 상태로 지상 9㎞에 올라가면 질소가 혈액 속으로 녹아들어 피의 흐름을 막기 시작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인간의 체내 압력에 비해 대기압이 낮아져 압력차가 커지기 때문이다.0기압인 우주공간에서는 자칫 몸이 터져버릴 수도 있다. 지상 20㎞가 되면 세포에 기포가 생기고 혈액은 끓어오르게 된다. 기압이 낮아지면 액체의 끓는점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높은 산에서 밥을 하면 물이 섭씨 10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어 밥이 설익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주에서는 상온에서도 인간의 혈액이 끓어오를 수 있다. 우주비행사는 이같은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고된 훈련이 필요하다. 우선 우주선이 지구의 인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초속 11.2㎞ 이상의 속도를 내야 한다. 이는 서울∼부산을 30∼40초면 달릴 수 있는 속도다. 따라서 우주비행사는 로켓이 발사될 때 생기는 엄청난 가속도와 급격한 중력 변화를 견뎌내야 한다. 원심력 발생장치를 이용해 실제 상황처럼 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물관에는 이같은 중력 저항 훈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사이버 인 스페이스’ 기구가 있어 ‘1일 우주비행사’로 나서 볼 수 있다. 또 우주공간에서는 중력이 작용하지 않아 위·아래 개념이 없고, 무게도 느낄 수 없다.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 안의 중력도 지구의 100만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무중력 상태에서는 마찰이 없기 때문에 조금의 힘만 가해도 멀리까지 떠가게 된다. 오히려 한 곳에 가만히 있는 것이 힘들다. 지상에서 무중력 상태를 만드는 데에는 제트 비행기가 사용되기도 한다. 비행기가 높이 솟구쳤다 급히 떨어지며 순간적으로 무중력을 경험할 수 있다. 일반 사람들도 놀이공원에서 천천히 상승했다 빠르게 떨어지는 놀이기구를 통해 비슷한 체험을 맛볼 수 있다. 인간이 맨몸으로 우주공간에 나가게 된다면 끔찍한 결과가 예상된다. 진공상태라 공기가 없으며 인체에 해로운 우주선(Cosmic Ray)을 걸러줄 수단도 없다. 우주복을 착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우주복의 무게는 100㎏에 가깝다. 하지만 우주공간은 무중력 상태여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지구 중력의 6분의1 정도인 달에서는 100㎏의 우주복이 17㎏ 정도로 느껴진다. 박물관에는 우주복은 물론, 우주왕복선, 우주인용 식량 및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우주여행에 필요한 갖가지 신기한 물건들이 갖춰져 있다. 김경은 서울 영동중 과학교사 ●항공우주박물관 가려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한국항공대 내에 위치한 항공우주박물관은 지난해 7월 개관했다. 하지만 개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관람객 수가 5만명을 돌파할 만큼 인기가 좋다.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고 있으며 입장료는 어른 2000원, 고등학생 이하 1500원이다. 박물관 방문 전 홈페이지(www.aerospacemuseum.or.kr)를 들러보는 것도 알찬 체험에 도움이 된다.
  • 유명산에서 가족캠핑

    유명산에서 가족캠핑

    여행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것. 여행의 참다운 재미는 캠핑이다. 아파트나 다름없는 콘도, 펜션에서는 여행의 맛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밤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별들을 친구삼아 지저귀는 새들과 풀벌레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캠핑은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어떤 것이고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준다. 하늘을 지붕 삼아 지내는 여행, 그것이 바로 캠핑의 맛이다. 텐트 하나 짊어지고 대자연을 찾아 가자. 가족과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여행 문화가 다양해지고 있다. 콘도나 펜션을 이용하는 여행에서 텐트를 이용한 캠핑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캠핑의 장점은 예약이 필요 없고 자연과 한껏 함께 할 수 있으며 가족간의 정을 돈독하게 해준다는 것. 무엇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이규원(37·경기디지털아트센터 팀장)씨도 큰마음을 먹고 캠핑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불편해서 싫어요? 가족 여행을 콘도를 이용하지 않고 캠핑을 하자고 제안했더니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아내인 민영옥(37·주부)씨. 화장실, 샤워, 주방 등 모든 것이 불편하다는 것이다.“콘도나 펜션을 이용하면 편할 텐데 하필 여행가서 고생 하느냐?”는 아내를 이틀동안 설득했단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창준이에게 때묻지 않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겨우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캠핑정보를 찾던 이씨는 깜짝 놀랐다. 전국에 캠핑장이 수백개나 되고 캠핑인구도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장비는 이렇게 일단 필요한 장비를 생각해 보았다. 사야 할 것이 무척 많았다. 하지만 차로 이동하니까 최소한의 것만을 준비하기로 했다. 제일 중요한 텐트.100만원을 호가하는 것부터 몇만원짜리까지 다양했다. 어차피 텐트는 한번 사면 평생을 쓴다는 생각에 제대로 된 것을 사기로 했다. 코오롱에서 나온 스카이 뷰 텐트로 결정했다. 텐트 전면부터 천장까지 메시(모기장)가 있어 텐트안에서 별이나 밤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에 일단 끌렸다.3∼4인용으로 세식구가 사용하기에도 적당했다. 원래 80만원인데 할인을 받아 30만원에 구입했다. 어차피 펜션에서 이틀을 자도 30만원은 넘게 들어야 한다는 셈을 하고 보니 저렴하다고 생각했다. 조리도구(코펠)는 빌려갈까 하다가 크고 작은 냄비와 밥그릇 등이 포함된 3∼4인용짜리를 9만 8000원에 샀다. 캠핑을 가면 그릇이 많이 필요하다는 고수들의 말에 여유있는 사이즈를 구입했다. 버너는 집에 있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대신했다. 날씨가 춥지 않으니 침낭은 다음 기회에 사기로 하고 집에 있는 담요를 쓰기로 했다. 캠핑전문 쇼핑몰인 호상사(www.hocorp.co.kr)에서 스노피크 레저용 테이블(25만원)과 1인용 의자 콜맨 제품을 4만원에 2개 샀다. 아내와 구입한 물품에 대해 이야기하다 테이블때문에 다퉜다. 한번 살 때 좋은 것을 사야한다는 명품족인 규원씨, 또 버는 돈은 생각 안하고 카드를 쓴다며 당장 환불을 받으라는 영옥씨. 결국에는 호상사에 부탁해서 한번 써보고 결정을 하겠다며 중고 테이블을 빌려갔다. 동네 대형 할인점에서 텐트에 깔 매트리스 2만원, 건전지 넣는 램프를 5500원에 마련하니 모든 준비가 끝났다. ●어디로 갈까 전국에 휴양림만 112개. 그중에서 야영이 가능한 곳이 60 여개. 국립공원과 각 지방마다 마련된 캠핑장까지 합치면 정확한 숫자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여러가지를 종합한 결과 캠핑시설이 갖추어진 자연휴양림내에 캠핑장이 초보 캠퍼에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목적지를 서울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유명산 자연휴양림내 캠핑장으로 정했다. ●떠나자, 자연 속으로 유명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아이 600원. 차를 주차장에 세워놓고 캠핑장만 사용하면 하루에 4000원을 내야 한다.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 오토캠핑장은 하루에 8000원.1만원에 휴양림도 구경하고 캠핑시설까지 이용하다니 정말 싸다.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 보금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쳐보는 텐트. 도대체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래서 옆에 쳐놓은 텐트를 참고로 삼았다.‘뚝딱뚝딱’ 아내와 아들까지 힘을 합해 30분만에 하루 묵을 보금자리를 완성했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거 봐. 그러니까 콘도로 가자고 했잖아.”불평을 시작하는 아내와 달리 “아빠 텐트로 들어와 보세요. 너무나 근사해요. 우리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거죠.”라는 아들은 들떴다. 텐트로 들어가 보니 쭉쭉 뻗은 나무, 신선한 공기, 풀벌레 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린다.“그래도 밖에서 볼 때보다 들어오니 분위기 있네.”아내까지 좋아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다. 역시 산이 깊으니 물이 좋다. 휴양림 산책로를 걷고 저녁을 일찍 먹고는 의자에 앉아 책을 보았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오래간만에 오붓한 가족끼리의 시간을 즐겼다.‘탁탁탁’ 나뭇가지가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풀벌레가 합창을 하는 산속의 밤은 깊어만 갔다. 텐트의 문을 걷고 모기장을 쳤다. 밤하늘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반짝인다.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14)

      사연 : 엄마에게 드릴 선물 동생과 뜻이 맞지 않아요 우리 엄마는 학교 선생님입니다. 저는 국민학교 3학년. 제 동생은 1학년이에요. 둘이서 1년간 돼지저금통에 모은 돈이 9백원인데 엄마에게「크리스마스」선물을 드리고 싶어요. 엄마는 양말이 매일같이 줄이 간다고 속상해 합니다. 양말을 사드릴까 합니다. 그런데 동생은 예쁜「브로치」를 사겠대요. 어제는 그래서 싸웠습니다. Q여사님,「브로치」가 좋겠어요? 양말이 좋겠어요? <서울 청량리 영아> 의견 : 의좋게 둘 다 사세요 꼬마 아가씨, 9백원이라면 양말 두 켤레(3백원)와 예쁜「브로치」한 개를 살 수 있답니다. 싸우지 말고 동생과 영아양이 사고 싶은 걸 다 사서 함께 싸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Q> 사연 : 달마다「귀찮은 일」고민 17세의 고교 1년생입니다. 그런데 바로 사흘 전 여자는 누구나 매달 당하는 귀찮은 생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들에게 고백했더니 한약 7첩만 먹으면 이런 일이 생전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약을 먹으면 몸에 다른 영향은 없는지 걱정이 되는군요. <전북 이리에서 화> 의견 : 어리석은 짓 마셔요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할 생각은 아예 마세요. 여자에게 그런 일은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뿐더러 이제는 당당한 어른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 한약은 몸에 몹시 해로울 거에요. 당연히 있어야 할 몸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니 이로울 리가 있습니까? 이런 일은 얼른 엄마나 언니에게 의논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엄마 언니도『우리 화가 벌써 그렇게 컸나?』하고 기뻐하면서 보살펴 주실 거에요. <Q> [ 선데이서울 68년 12/22 제1권 제14호 ]
  • [광복60 국내·국외 표정] 새로운 출발… 씻지못한 상처

    [광복60 국내·국외 표정] 새로운 출발… 씻지못한 상처

    광복과 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년을 맞은 15일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지구촌 곳곳에서 펼쳐졌다. 국내에서는 서울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중앙 기념식을 비롯해 백두에서 한라, 독도에서 서해에 걸쳐 광복의 기쁨과 통일의 다짐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활동한 중국 충칭(重慶)과 미국 워싱턴 등 해외에서도 조국의 광복을 축하하는 교민들의 기념행사가 줄을 이었다. 패전 60년을 맞은 일본에서는 소규모 평화행사와는 대조적으로 고가 마코토 전 자민당 간사장 등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한 가운데 우익의 주도로 도쿄 도심에서 대규모 ‘종전 60주년 국민의 집회’가 열렸다. 중국과 타이완 등지에서도 종전 기념 행사가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초대형 태극기를 독도에 휘날린 행사가 크게 눈길을 끌었다. 경북도는 이의근 지사와 주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 제작한 가로 20m, 세로 50m의 초대형 태극기를 독도의 동도 정상에 게양하고,‘독도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이날 독도에는 지난 3월 입도 허용 이후 가장 많은 300여명이 찾아왔다.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는 태극기 문양의 가로 4.8m, 세로 2.8m 대형 떡을 국가발전에 헌신한 60세 이상 어른에게 대접하는 ‘광복60돌 큰 잔칫상’ 행사가 열렸다. 충북 충청대 ‘호우회’ 회원 등 50여명은 학교에서 독립기념관까지 ‘평화통일염원 대학생 자전거 대행진’을 펼쳤고, 경북 안동시 와룡면 군자리 군자마을에서는 주민 100여명이 마을 안 500여m를 행진하면서 ‘대한독립 만세’‘남북통일 만세’를 외쳤다. 민족혼내리기시민연합 대구지부는 망우공원에서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家禮) 재현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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