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어른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영등포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토지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특별법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김포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076
  • 미스·명지대 이수정(李修姃)양 – 5분 데이트(39)

    미스·명지대 이수정(李修姃)양 – 5분 데이트(39)

    『어머니 쪽보다는 성당에 다니시는 할머니 쪽 친구분들에게서 중매가 자꾸만 들어와요』 양쪽 보조개가 패이는 통통한 사과빛 볼, 꼭 다문 입매가 복성스러워 어른들 눈에 꼭 드는 미인이 「미스·명지대(明知大)」 이수정(李修姃)양. 상학과(商學科) 3학년. 『「선데이 서울」에 나는 「30대 입지전」을 비롯해서 각 나라의 자수성가전은 모조리 읽어가고 있죠』 서울여상을 다닐 때부터여사장을 꿈꾸어 왔단다. 『제일 처음에는 수예점이나 다과점을 해서 돈을 벌 생각으로 집에서 자금을 대줄 것을 약속 받고 있는 중이에요』 1남2녀중 막내 답지않게 먼 장래계획을 착실히 세우고 있는 것하며 의젓함이 믿음직스러운 사장감이라도 과히 그릇되지 않을 성싶다. 여사장이 되면 남편감은 뭘하는 사람이라야 좋겠느냐니까 「완전무결한 남성보다는 내조의 공을 필요로 하는 남성」을 만나 성공의 과정과 기쁨을 함께 즐기면서 사는 것이 정말 삶인 것 같다고 철든 소리를 할줄도 안다. 냉면, 과일을 좋아하는 식성은 제철을 만나 좀더 살이 찔 것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163cm, 54kg이면 전혀 걱정 같은 것 안해도 좋은 극히 정상 몸매. [ 선데이서울 69년 6/29 제2권 26호 통권 제40호 ]
  • 수원 청소년 자살예방센터를 찾아

    수원 청소년 자살예방센터를 찾아

    매년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 청소년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는 245명,20대는 1088명이라고 한다.20대의 사인(死因) 1위가 자살이고,10대의 사인 2위가 자살이라는 통계치에서 청소년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자살, 그런 거 하지마. 힘내! 내가 도와줄게.”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을 자원봉사자와 또래 청소년들이 보듬는 곳이 있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수원시자살예방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전문상담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 10여명이 인터넷상으로 상담을 해주고, 학생·시민 등 일반 자원봉사자가 지역 주민의 수호천사로 활동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자살 고민을 무료로 상담해주는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가족이 문제해결의 열쇠 ‘엄마, 아빠가 이혼을 했어요. 다 내 탓인 것만 같고, 날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죠?” 수원시자살예방센터에는 이같은 청소년들의 고민이 매월 60∼70건씩 접수된다. 부모와의 갈등 등 가족문제를 상담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학교에서의 대인관계를 걱정하는 고민이 그 다음으로 많다. 센터의 김연숙 간사는 “청소년들의 고민이라고 하면 성적 걱정이 가장 많을 것 같지만 이곳에 올라오는 고민들을 보면 가족문제가 가장 많다. 성적 비관으로 자살했다고 전해지는 소식도 알고 보면 가족문제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의 고민이 단순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 중학생은 “지금 중 3인데 갑자기 전학을 가야 한대요. 전 정말 내성적이라 친구를 사귀는 데 오래 걸려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딱 죽고만 싶어요.”라며 도움을 청했다. 대인관계를 걱정하는 듯 보이지만 더 깊이 알고 보면 부모의 이혼과 갑작스러운 이사 등의 문제가 한데 얽혀 있다. 때문에 센터의 상담사들은 잘 될 거라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 간사는 “학생들이 고민을 얘기하면 우선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짚어주고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또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자살예방 교육이 중요 청소년들이 이처럼 복잡한 문제로 고민하지만 문제는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데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유할 수 있는 상처를 방치해 악화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친구사이’라는 청소년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센터에서는 수원시내의 중·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 자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청소년들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딱딱하고 무거운 강의가 아닌,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효과가 높다. 빙고게임을 통해 자살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친구들과 함께 고민을 풀어보는 시간도 갖는다. 센터측은 “‘자살’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교육에 나서면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의 반응도 적극적으로 바뀐다.”고 전했다. ●청소년이 전하는 생명사랑 센터에서는 또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함께 청소년에 의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아름다운 사람지킴이’ 활동이 그것이다. 중학생들로 구성된 아름다운 사람지킴이는 거리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하고, 연극이나 동영상물을 만들어 자살예방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또 홍보활동을 위해 직접 스티커를 제작하고, 센터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제작 과정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6개월간 아름다운 사람지킴이로 활동했던 이예진(권선중 2년)양은 “왕따를 당해 괴로워하는 친구의 얘기를 연극으로 꾸며 봤는데, 자살하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불행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활동 중인 정영준(매원중 2년)군도 “누구나 한 번쯤 자살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주위에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또래 지도자’ 키워 청소년고민 해결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또래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9일 “올해 자살예방 계획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중점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청소년의 경우 어른과 달리 주위 도움만 있으면 쉽게 자살을 포기하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관리하면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우선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또래 지도자 양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래 지도자에게 자살예방 교육을 시켜 청소년들 스스로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수원자살예방센터의 교육 프로그램이 그 모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대상이 같은 또래이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들을 상대로 자살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것보다 또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청소년들이 자아 존중감을 향상시키고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법 ▲갈등조정법 ▲스트레스 자가진단법 등의 내용을 담은 부교재를 제작하고, 청소년이 쉽게 접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자살예방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안전환경조성’ 작업도 추진된다. 농약 등 자살도구가 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제도적 관리를 강화하고, 건물 옥상에 유리벽을 설치하는 등 추락사의 환경요인 자체를 안전하게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현재 연구 중인 자살 원인과 예방법에 대한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부처와 협의해 자살예방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관객 어깨춤에 노년이 더 행복

    관객 어깨춤에 노년이 더 행복

    “노인네들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 실력 하나는 요새 젊은 애들이랑 붙어도 절대 뒤지지 않아.”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명일동 강동노인종합복지관.‘베사메 무초(키스해 줘요)’가 트럼펫 특유의 또랑또랑한 음색에 실려 강당 안에 퍼진다. 곧이어 베이스와 키보드, 기타가 뒤를 받친다. 색소폰에 드럼까지 가세할 쯤 공연장을 찾은 150여명의 노인들은 어느새 의자에서 일어나 흥겨운 어깨춤을 춘다. 연주하는 이들은 모두 할아버지들. 바로 ‘강동실버스타’ 밴드다.2004년 8월 결성된 이들은 매주 금요일 이곳을 찾아 무료공연을 열고 있다. ●미8군부터 카바레까지 베테랑 음악인 65∼79세 6명으로 구성된 멤버들은 모두 4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급들이다. 연륜만큼이나 과거도 다양하다. 미8군 무대나 동아방송, 이봉조 악단 등 소위 ‘엘리트 코스’ 출신부터 카바레, 요정, 룸살롱 등 ‘실전 무대’를 누비던 이들이다. 다들 한가닥씩 했던 솜씨라 악보 없이도 정통 트로트부터 컨트리, 재즈, 블루스, 보사노바, 트위스트까지 못하는 장르가 없다. 하지만 요즘 공연의 주된 레퍼토리는 ‘이별의 부산정거장’‘갈매기 사랑’등 흘러간 가요들. 대부분 노인들인 청중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들은 15인조 이상 ‘빅 밴드’가 장안을 누비던 30여년 전에 인연을 맺었다. 당시는 음악깨나 한다는 사람이 서울에서만 4000여명이 넘던 시절이었다. 밴드마스터 송학봉(66)씨의 말.“당시엔 각자 잘 나가던 때라 자존심도 강했지. 그래선지 뭉치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이들어 머리가 하얗게 세더니 밴드 한번 만들어 보자는 제안에 다들 흔쾌히 승낙하더군.” ●화려한 날의 회상 다들 음악이 좋아 한평생을 바쳤다. 관악기는 모두 그저 ‘나팔’로 불리던 시기 이른바 ‘딴따라’가 되기 위해 집안 어른들에게 맞아가며 악기를 잡았다. 주한철(65·색소폰)씨는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때가 전성기였던 같아. 우리더러 와달라고 사정하는 술집도 많았지.60년대 초 공무원들 월급이 3000원인가 그랬는데 우리는 그 3∼4배를 벌었지.”김희윤(65·드럼)씨가 맞장구를 쳤다.“TV가 없던 때 지방에서 남진이나 나훈아가 쇼 한번 하면 극장이 미어터졌지. 공연 끝나면 밴드에 반해 무대 뒤에 줄서는 여자들도 많았다니까.” 이제 화려한 날은 갔다.80년대 후반 신시사이저와 미디의 보급은 치명타였다. 송씨의 말 “이제 단추 하나 누르면 드럼부터 베이스까지 모든 악기가 연주되는 시기니 누가 돈 들여 우리 같은 밴드 쓰겠어. 경제논리에 음악이나 예술이 그저 묻히는 시대야.” 그래도 결론은 “아직은 우리가 설 무대가 있어 행복하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최연장자인 이현종(79·베이스기타)씨는 “가진 건 음악하는 기술이 전부야.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나이 든 연주인이 대접받지 못하지만 이 나이에 뭘 더 화려한 걸 바라겠나 싶어. 그나마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한테 음악으로 봉사하고, 또 기뻐하고 좋아해 주는 걸 보는 게 행복이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일요영화]

    ●분홍신(EBS 오후 1시50분)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를 각색, 마이클 파월 감독과 에머릭 프레스버거 감독이 공동연출했다. 미국 개봉 당시 미국에서 개봉한 영국 작품 가운데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50년대 미국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 등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유명 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안톤 월브록)는 파티장에서 열정이 가득한 비키(모이라 시어러)를 만나고는 남다른 감정을 갖게 된다. 보리스는 비키를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주겠다며 동화 분홍신을 각색한 발레의 주인공을 맡긴다. 비키는 분홍신의 오케스트라를 담당하는 줄리안(마리우스 고링)과 가까워지며 보리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보리스는 줄리안을 혹평하게 되고, 줄리안은 발레단을 나와 버리고, 비키도 줄리안을 따라 그만 두는데….1948년.128분. ●좋은 걸 어떡해(KBS1 밤 12시30분) 프랑스 여배우 오드리 토투는 2001년 ‘아멜리에’에서 깜찍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이제 할리우드 심장부를 강타할 준비를 마쳤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를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자 주인공 소피 느뵈 역할을 맡았다. 프랑스가 주무대라 이점도 있었을 것이다. 본격적인 할리우드 진출인 셈이다. 오는 5월 전 세계에서 대대적으로 개봉할 영화 ‘다빈치 코드’는 할리우드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오드리 토투는 차기작으로 청룽(성룡)과 함께 ‘조의 마지막 기회’에 출연할 예정이라 관심을 끌고 있다. ‘좋은 걸 어떡해’에서 오드리 토투는 깜찍함을 벗고 엽기적으로 변신한다. 사랑의 콩깍지가 덧씌워져 앞뒤를 재지 못하는 젊은 여성을 연기하는 것.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연인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전혀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미덕을 발휘한다. 20세 패션모델 미셸(오드리 토투)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뒤 모든 일이 혼란스럽다. 우연히 만난 12살 연상이자 수의사인 프랑수아(에두아르 바에르)의 꼬임에 그의 집까지 따라가지만 자살을 기도해서 프랑수아를 혼비백산하게 만든다. 건강을 회복한 미셸은 가톨릭, 불교 등 종교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미셸은 프랑수아와 재회, 잘 생기고 매너도 좋은 그에게 빠져든다. 프랑수아가 유대인이라 덩달아 유대교를 믿게 된다. 자기중심적이고 어른스러운 프랑수아와 철부지 미셸은 사사건건 부딪치고, 미셸의 유대교인 생활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은데….2002년.98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 살면 효심 깊어져요”

    ‘웃어른 공경에는 국경이 없다.’ 서울 서초구 반포 4동 ‘프랑스마을’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이 18일 홀로사는 주변 어르신 등을 위해 경로잔치를 준비하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프랑스마을에 사는 재외 프랑스인협회(ADFE) 회원들은 18일 낮 12시 반포동의 한 음식점에서 독거노인과 저소득 노인 30여명을 초청, 따뜻한 점심을 대접한다. 이어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로 자리를 옮겨 흥겨운 노래마당과 함게 푸짐한 선물을 증정한다. 경로잔치는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장터를 열어 판매한 수익금으로 준비했다. 올해로 세번째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의회] 동화책 쓰는 ‘인기 짱 아줌마’

    [의회] 동화책 쓰는 ‘인기 짱 아줌마’

    “바늘 없는 고슴도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고슴도치의 벌거벗은 모습을 본 친구들은 모두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이제 고슴도치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서울시의회 김명숙(46·열린우리당) 의원은 어린이들에게 ‘인기짱 아줌마’로 불린다. 동네 도서관이나 유치원에 찾아가 어린이들에게 직접 지은 동화를 읽어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지난 3년 동안 지역신문에 연재한 창작동화를 모아 ‘산소 아줌마! 우리 놀러가요∼´를 펴내기도 했다. 김 의원이 동화책을 쓰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딸아이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바쁜 의정 생활으로 잘 챙져주지 못하는 딸에게 무언가 유익한 놀거리를 만들어줄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동화는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동화를 통해서 아이들은 꿈과 희망을 만들어가는 만큼 재미나면서도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소재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번에 펴낸 동화책에서 모두 13편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고슴도치 가시는 잘라내야 할 것이 아니라 목숨을 지켜주는 소중한 것이라는 ‘벌거벗은 고슴도치’, 등이 굽은 할아버지의 외모를 보고 마음의 문을 닫았던 손자가 할아버지의 사랑으로 다시 마음을 열게 된다는 ‘옥수수 할아버지’ 등이다. “동화책은 비단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어른이긴 하지만 동화책 읽는 마음으로 의정 활동을 펴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에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으니까요.”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실속만점 여가활용 문화회관

    실속만점 여가활용 문화회관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의 극장이 시민들의 좋은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저렴하고 가까운 것이 장점이다. 온 가족이 시내 개봉관이나 공연장을 찾으려면 일정을 맞추기 어렵고 저녁 식사까지 생각하면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자치구 문화시설을 이용하면 비용도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실속을 챙기면서 부담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내용도 알차다. 문화 담당 직원들이 직접 최근 막을 내린 영화들을 보고 인기있는 작품을 고르고 대학로 연극 공연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볼 만한 작품을 선택한다.맞벌이 부부와 학원과 독서실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우리 가족들의 모습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주말 오후를 보람있게 보내고 싶다면 가까운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를 찾아가 보자. 이곳에는 영화와 연극이 있고,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있고, 젊은이들의 발랄함이 있다. 어르신들의 여유로운 발걸음도 발견할 수 있다. 보너스로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에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식탁에 둘러앉아, 보고 듣고 느낀점을 이야기 하다 보면 풍성해진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마을 가듯 손쉽게 공짜같은 싼값에 문화생활 즐겨요 “친구들이랑 함께 큰 화면을 통해 보니까 집에서 볼 때보다 훨씬 생동감이 느껴지고 푹 빠지게 돼요.” 서울 동대문구 이문체육문화센터는 매달 둘째·넷째 금요일에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어머니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를 보여준다. 지난 10일 80여석 되는 자리가 거의 찼다. 대부분 5∼7살 되는 어린이들과 어머니가 함께 왔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이웃집 토토로’. 숲을 다스리는 동물인 토토로가 착한 어린이를 돕는 영화이다. 앞쪽에 앉은 어린이들이 “나무가 커진다.”면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의자위로 올라섰다. 토토로가 순식간에 나무를 크게 성장시키자 아이들은 무척 신기한 표정이었다. ●어린이들에겐 감동… 어른들은 여가 활용 토토로가 어려움에 처한 자매에게 선행을 베풀자,“토토로 정말 착하다.”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어린이도 있었다. 마지막에 토토로가 손을 흔들자, 대부분 어린이들이 일어나 “토토로 안녕”하면서 손을 흔들며 같이 인사를 했다. 영화가 끝난 뒤 불이 켜지자,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진한 감동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아들과 함께 찾은 김경미(35)씨는 “요즘 어린이들이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정서가 왜곡될까봐 걱정도 되는데 체육문화센터에서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는 애니메이션을 볼 기회를 마련해 줘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윤정(35)씨는 “아이들은 낮선 사람이 많고 음향이 큰 시내 영화관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곳엔 유치원에 같이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스피커도 울리지 않아 아이들이 마음 편히 볼 수 있어 자주 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유승영 문화사업팀장은 “어린이 정서에 도움되는 영화를 보여주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최근 상영할 때마다 빈 자리가 거의 없는 등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문화회관은 주말을 맞아 ‘태풍’을 상영하고 있었다. 지난 10일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구민 200여명이 가족단위로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관보다 더 큰 스크린… 음향시설도 최신식 이들은 문화회관의 영화상영이 주민들의 주말 여가를 즐기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에 두 차례 정도 가족과 함께 온다는 조강옥(45)씨는 “문화회관에서 보면 개봉관에서 종료된 영화를 봐야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집 가까운 곳에서 적은 비용으로 온 가족이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장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정희(44)씨는 “둘이 합쳐 5000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남편과 가끔 데이트할 수 있는 괜찮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문화회관 영화관은 연일 표가 매진돼 입장권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입장료를 1000원 더 올려 2000원을 받자 관객 수가 좀 줄었다고 한다. 안병준 양천문화원 사무국장은 “스크린 크기가 11m×7m로 일반 영화관보다 더 크고 음향시설도 최신식이어서 시내 영화관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이 곳에 오는 구민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주민들이 여가로 즐기는데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로 극단 배우 직접출연… 수준높은 무대 일부 문화체육센터에서는 영화 대신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한다. 서울 도봉구 창동문화체육센터는 지난 7∼9일과 13∼14일 각각 ‘똥 이야기’와 ‘라이방’을 올렸다. 대학로 극단의 배우들이 직접 출연했다. 하지만 가격은 대학로의 3분의 1 수준인 5000원. 권혜진 공연담당은 “대학로 극장에 비해 대관료가 싸고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극단이 저렴한 가격에 출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접 연극을 본 뒤 많은 구민들이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연극을 신중하게 고른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인 김수현(42)씨는 “인근에 문화공간이 없어 10년 동안 살면서 거의 문화생활을 못 했는데 최근 대학로까지 가지 않고 연극을 즐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자치구가 영화와 연극 등 문화행사를 여는 것에 대해, 김태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요즘 자치구는 단지 찾아오는 민원인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는 입장으로 변했다.”면서 “구민에게 다양한 문화행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은 새 시대에 맞는 지자체의 바람직한 변화다.”라고 평가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떤 작품 어떻게 고르나? 개봉되는 수많은 영화 가운데 자치구의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는 어떤 기준으로 영화나 연극을 고를까. 또 구민이 예정작과 시간, 장소 등 관련 정보를 빨리 접하는 길은 무엇일까. 동네에서 영화와 연극을 즐기는 방법과 정보를 모았다. ●저학년·학부모등 배려 상영 영화를 고를 때 가장 고려되는 부분은 어린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왜냐하면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 영화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민이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생과 학부모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영 영화 가운데 전체 관람가 혹은 12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가 많다. 가령,‘우리 형’과 애니메이션 영화 등이다. 김동흔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 계장은 “어린이와 어머니가 함께 오는 경우가 가장 많고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등 젊은 층은 시내 개봉관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최신작인지 여부와 흥행성을 함께 고려한다. 김 계장은 “직원들이 종료된 영화 가운데 가장 최신작들을 살펴본 뒤 이 가운데 재미있는 것을 고른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의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도 비슷한 방식으로 상영 영화를 정한다. ●영화정보 온·오프라인서 제공 영화 홍보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방식이 모두 쓰인다. 먼저 주요 사거리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상영 영화와 시간, 장소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건다. 한편 해당구청 공보실은 보도자료나 소식지 등을 통해 주민에게 알린다.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 홈페이지 등 온라인 방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관심있는 주민들은 지역신문이나 해당 홈페이지 등을 통해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양천구민회관은 연락처를 아는 관객들에게는 새 영화가 시작되면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회원 가입하면 각종 혜택 양천문화회관과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 등 일부 회관은 붓글씨와 단전호흡 등 해당 회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한 회원에 한해 이벤트 등을 통해 영화를 더 싸게 볼 수 있는 혜택을 마련해 준다. 양천문화회원은 연회비 2만원을 낸 회원에게 2000원 짜리 영화표 10장을 무료로 준다.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은 이 회관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회원이 영화를 볼 경우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3000원짜리 영화를 2000원에 관람하게 해 준다. ●연극은 어린이 대상 많아 공연할 연극을 고르는 기준도 상영 영화를 택하는 기준과 비슷하다. 연극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와 학부모가 가장 많이 오기 때문에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어린이 대상 연극을 우선시한다. 신데렐라와 피터팬 등을 들 수 있다. 또 담당 직원은 여러 연극을 대학로 등에서 직접 보고 관객이 많이 모이고 재미있는 연극을 고른다. 영화와 다른 특징은 연말과 연초에 회관에서 많이 연극 공연을 연다는 점이다. 보통 때는 연극은 한 달에 한 차례쯤 하는데 12∼2월엔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한다. 대학로에 있는 극단들이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가 그만큼 고를 영화가 많다는 것이다. 연극 관련 정보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해당 홈페이지와 지역신문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러시면 안됩니다 “문화 에티켓을 지킵시다.” 일부 관람객들이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극장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다른 관람객이 불편해하는 일이 생긴다.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등생이 성인물 보겠다는데… 구민·문화회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주로 ‘전체 관람가’나 ‘12세 관람가’가 많다. 하지만 마땅한 영화가 없으면 ‘15세 이상 관람가’도 상영한다. 대부분 규정을 잘 지키지만 가끔 초등생들이 보겠다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입장이 안 된다고 제지하면 “우리는 조숙해서 이 정도쯤은 볼 수 있어요.”라며 따지기도 한다. 안병준 양천문화원 사무국장은 “‘15세 이상 관람가’의 경우 부모와 함께 오지 않고 학생 혼자 오면 입장이 안 된다.”면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직원들이 미리 영화를 본 뒤 문제의 소지가 될 장면이 있으면 삭제한다.”고 말했다. ●연극 배우 “사진 찍지 마세요” 관람객이 공연 장면을 촬영하거나 관람중에 휴대전화가 울리면, 배우는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연극 ‘똥 이야기’배우 장은화(33)씨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면 놀라서 대사가 안 나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공연중에 휴대전화 벨이 울리면, 일부 관객은 ‘누구야’라며 짜증을 내는 소리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음식 냄새 풍겨 공연 관계자들은 일부 관람객이 음식물을 몰래 가지고 들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권혜진 창동문화체육센터 주임은 “음식물 반입이 금지됐는데도 숨기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면서 “커피 등이 새 카펫에 쏟아지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범중 강남구청 문화담당주임은 “‘김밥 등 음식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들어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韓·美FTA 우리자존심 걸려있어 저항때문에 못가는 일 없어야”

    “韓·美FTA 우리자존심 걸려있어 저항때문에 못가는 일 없어야”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목표는 경쟁력 강화”라면서 “저항 때문에 못 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대외경제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미 FTA는 우리의 자존심이 많이 걸려 있다.”면서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며, 어떤 압력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FTA 협상의 추진 방향에 대해 “첫째, 국내 이해단체의 저항 때문에 못 가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하자. 둘째 협상 조건에 따라 결렬될 수도 있다. 양보 못하는 절대 조건이 있을 수 없다.”라는 성공적으로 협상을 수행하기 위한 지침을 내렸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금까지 개방한 나라가 성공하면서 실패도 한 적은 있었지만 쇄국한 나라가 성공한 경우는 없었다.”면서 “그렇기에 우리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FTA는 개방과 경쟁을 통해 세계 일류로 가는 길, 세계 최고와 겨뤄 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지배받지 않는 나라가 되기 위해 경쟁에서 승리하는 길밖에 없다.”며 개방의 취지를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스크린쿼터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어린 아이는 보호하되 어른이 되면 독립하는 것 아니냐.”면서 “한국의 영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판단해 볼 때”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미국과의 기술 협력 및 전수를 통해 일본과의 구조적인 무역역조·기술의존 등을 줄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노 대통령은 “대학 교육은 민족 정체성이 아닌 경쟁으로 나가야 하며, 의료도 공공서비스는 확실히 하되 나머지 산업적 측면은 적극적으로 개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률·세무 등 서비스 분야는 개방하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분야라고도 덧붙였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의회] 안양천 쉼터만들기 전력투구

    [의회] 안양천 쉼터만들기 전력투구

    영등포구 오인영(54) 의원은 도림천에서 안양천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생태공원 조성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물장구치며 뛰놀던 안양천을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소망 때문이다. 행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그는 무분별한 개발로 죽어버린 안양천을 ‘영등포구의 쉼터’로 탈바꿈시키는데 진력하고 있다. 첫 단추가 1998년 양평동 주민들과 함께 시작한 쥐불놀이다. “정월 대보름이 다가오던 어느날 이웃끼리 쥐불놀이하던 추억을 떠올리다가 행사를 기획했죠.” 여기저기서 나무를 얻어오고, 음식점에서 깡통을 받아 조촐하게 행사를 치렀다. 그러나 반응은 뜨거웠다. 어른들은 옛 향수에 취하고,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문화에 신이 났다. 행사는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3000명이 안양천에 모여 국악공연을 즐기고 제기차기를 하고, 쥐불놀이를 즐겼다. 시·구예산 120억원을 투입, 안양천 복원이 진행되자 오 의원은 주민들과 함께 청소에 나섰다.40∼50명이 안양천을 훑어 쓰레기 5t을 수거했다. 날이 풀리면 정기적으로 모여 안양천을 돌볼 계획이다. 오는 3월부터 안양천에 ‘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수변공원’이 조성된다.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억새풀 등 서식지를 마련하고, 자전거도로·산책로를 만들어 주민들이 여유로운 삶의 누리도록 도울 예정이다. 오 의원은 “서울시의 청계천, 강남의 양재천처럼 영등포구를 대표하는 명물로 안양천이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봄방학때 가볼까…체험활동

    봄방학때 가볼까…체험활동

    봄방학에 뭘 할까. 새 학기 시작을 열흘쯤 앞두고 학생들은 새 교과서와 새 친구들을 만난다는 마음에 설렌다. 학부모들은 부족한 공부를 어떻게 하면 더 시켜볼까 고민이다. 겨울방학에 이어 선행학습을 시켜보려는 것이다. 봄방학은 길어야 보름. 계획을 짜서 공부하기도 마땅치 않다. 참고서 대신 직접 체험해보는 선행학습은 어떨까. 봄방학을 이용한 초등학생들의 체험식 선행학습 요령을 살펴봤다. ●초등학교 1·2학년 1∼2학년 때는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스스로 결정하기보다 부모 의견에 따르는 경향이 많다. 때문에 부모가 교과 내용과 관련된 견학 장소를 먼저 고른 다음 뭘 볼지 계획표를 짜면서 아이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좋다.1∼2학년은 너무 오래 걷거나 보는 것만으로는 흥미를 잃기 쉽다. 직접 만져보거나 활동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우선 추천할 곳은 식물원이나 동물원 등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다.1∼2학년 ‘국어’와 ‘슬기로운 생활’에는 자연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온다.1학년 때는 꽃밭에 기르기 좋은 식물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고,2학년 때는 동물과 식물을 사는 곳에 따라 나눠보는 시간도 있다. 수목원에 간다면 교과서에 나오는 애기똥풀, 강아지풀, 씀바귀 등을 자세히 살펴보자. 생태공원은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사는 식물과 동물, 곤충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학습장이다. 저학년 ‘슬기로운 생활’이나 중·고학년 ‘과학’에 생태계 속의 작은 생물을 체계적으로 다룬다. 과학관에 간다면 구체적으로 뭘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흥미를 갖고 있는 부분이나 교과 내용과 관련 있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둘러보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특히 1학년 때는 우리 몸의 생김새와 감각 기관을 공부하므로 인체를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좋다.2학년이라면 지구의 자전과 공전, 물과 공기의 성질에 대한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물관은 초등학교 교과서와 직간접으로 많이 연관돼 있어 미리 견학하면 수업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우정박물관과 김치박물관은 저학년 수업 시간에 많이 다룬다. 김치의 종류와 역사를 알아보고 영양가를 조사한다면 새 학기에 더욱 흥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저학년 때는 우리나라 명절의 풍습과 놀이를 배울 기회가 많다. 한국민속촌이나 한옥마을 등을 둘러보자.1학년 ‘국어’시간에는 민속놀이를 하는 방법을 배우며,2학년 때는 여러가지 집의 모습에 대해 배운다. ●초등학교 3·4학년 3∼4학년이 되면 1∼2학년 때와는 달리 교과목이 나뉘어 공부할 내용이 많아진다. 때문에 자칫 학습 의욕을 잃기 쉽고, 사회나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도 이 때 결정된다. 따라서 다양한 체험과 견학을 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3∼4학년 ‘사회’는 지역화 교과로, 우리 고장과 시·도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인터넷만 찾아보지 말고 실제 박물관이나 지역 공연, 시장 등을 직접 찾아가보자. 3학년이 되면 자연에 대해 더 깊이 배운다.3학년 ‘과학’은 날씨에 대해 다루므로 기상청이 하는 일 등을 알아보면 좋다.4학년 ‘국어’ 시간에는 소금에 대해 배우고,‘과학’시간에는 소금물에서 소금을 분리하는 실험을 다룬다. 가족여행을 갈 기회가 있다면 서해안 염전이나 인천에 있는 수도권 해양생태공원을 다녀오면 도움이 된다. 동물원에 간다면 암수의 구별 방법과 함께 동물 분류에 초점을 맞춰 둘러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부모들이 3학년 자녀에게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는 부분이 과학이다. 질문이 어려워지고,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 이 때는 과학관을 이용해 보자.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있는 과학연구원의 탐구학습관이나 체험학습장은 무료이거나 싸고, 내용도 알차다. 3학년 때부터는 다양한 박물관을 많이 견학해보는 것이 좋다.4학년 ‘사회’시간에는 박물관의 종류와 업무를 배우고, 박물관 견학과 모의 박물관 꾸미기 등의 활동을 한다.3∼4학년에게 도움이 될 만한 박물관으로는 경기도 의왕의 철도박물관(4학년 ‘국어’ 중 ‘증기기관차 미카’), 경기도 용인의 삼성교통박물관(3학년 ‘사회’ 중 ‘교통수단의 발달’), 전북 고창의 판소리박물관, 강원도 강릉의 참소리축음기 에디슨박물관, 민속박물관, 경기도 수원 국토지리정보원 내 지도박물관 등이 있다. 3학년 ‘사회’에서는 역사 공부가 시작된다. 서울 남산이나 무악산 등 전국의 봉수대를 비롯해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다녀오는 것도 좋다.4학년 ‘국어’시간에는 3·1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전기를 배우므로 미리 충남 천안에 있는 유관순 열사 기념관을 둘러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약용은 ‘국어’‘사회’‘과학’등의 교과에서 자주 나오는 인물이다. 수원의 화성과 경기도 남양주의 정약용 생가와 기념관을 둘러보면 좋다. ●초등학교 5·6학년 고학년은 견학의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견학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국립서울과학관부터 가보자.5학년이라면 1층 기초과학전시실과 4층 우주관은 필수 코스다.6학년은 3층에 있는 심장혈관의 집을 놓쳐서는 안된다. 서울특별시 과학전시관의 낙성대 본원과 남산 분원도 활용하기에 좋다. 특히 남산 분원에서는 5학년 때 배우는 물체의 속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 서울 LG사이언스홀이나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등도 가볼 만하다. 5학년 ‘사회’시간에는 우리 조상의 의식주와 문화·종교·과학 등의 생활상을,6학년 때는 고조선에서 근대까지 전반적인 역사 흐름을 배운다. 때문에 저학년 때 가봤다고 하더라도 민속박물관을 다시 둘러보면 새삼 보람을 느낄 수 있다.6학년이라면 세계로 눈을 돌려 서울의 지구촌 민속박물관이나 경기도 고양의 중남미 문화원 등을 다녀오면 도움이 된다. 아이가 역사에 관심을 보인다면 국립박물관이나 민속박물관 외에 다양한 곳을 활용할 수 있다. 서울 절두산 순교 성지나 경기도 파주의 선사유적지, 강화역사박물관, 천안의 독립기념관, 서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전쟁기념관 등도 좋은 공부가 될 만한 곳이다. 민주주의를 배우기에 좋은 장소도 추천할 만하다. 국회나 대법원, 지방법원 등을 견학하면서 삼권 분립과 준법 정신 등을 배울 수 있다. 국회는 꿈나무 의회교실(youth.assembly.go.kr), 대법원은 어린이 마당(www.scourt.go.kr/kids)에 접속해 견학할 수 있다. ■ 도움말 서울 화랑초등학교 이현진·김언지·장은미 교사 ■ 즐기면서 배워보세요! 봄 방학 때 가볼 만한 행사장을 소개한다. ●서울숲 곤충식물원(parks.seoul.go.kr/seoulforest) 세계 딱정벌레 표본 전시회와 살아 있는 우리나라 딱정벌레 상설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 딱정벌레를 포함해 293종 1305개체를 매일 50종씩 교체 전시한다. 무료.(02)460-2905. ●IQ뮤지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고전 퍼즐을 비롯해 희귀 퍼즐, 불가능 퍼즐, 세계의 퍼즐 등을 직접 풀어볼 수 있는 체험학습 행사다. 어른 7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02)2000-9774. ●스포츠 과학놀이 체험전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 파미에 파크 2층 씽크타운(www.thinktown.co.kr)에서 8월30일까지 열린다. 스포츠와 장비에 숨겨 있는 과학 원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과학 이벤트쇼와 마술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과학체험교실 등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1만 2000원.(02)6282-5777. ●여섯번째 대멸종 이화여대 자연사 박물관에서 4월30일까지 열린다. 과거 지구의 멸종을 뒤돌아보고 자연파괴로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동물들의 자취를 표본과 모형, 영상물을 통해 더듬어볼 수 있다. 무료.(02)3277-3155. ●‘우리의 오랜 친구, 개’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www.nfm.go.kr)에서 병술년 개띠 해를 맞아 개의 상징과 의미를 살펴보도록 마련했다. 개가 등장하는 생활용품 등 각종 유물을 볼 수 있다. 이야기가 있는 개 사진 공모전과 개 모양 토우 만들기 작품전도 둘러볼 수 있다. 이달 27일까지. 일반 3000원, 학생 1500원. ●신비한 미생물 탐험전(www.microbes.co.kr)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다음달 5일까지 열린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어른 1만 2000원, 청소년 8000원.(02)785-8320. ●재미난 박물관(www.funkr.com) 인천 서구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이달 말까지 열린다. 빛, 소리, 움직임 등 과학적 원리로 반응하는 제품과 놀이기구, 생활과 날씨, 해양 등과 관련한 신기한 제품, 놀이기구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유아 4000원, 청소년 5000원. 어른 6000원. ●집에서는 따라하지 마세요. 다음달 1일까지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 씽크아트홀에서 열린다. 음향과 3차원 입체영상, 조명, 특수효과를 동원해 상상력과 표현을 발휘시키는 과학교육극이다. 오전 11시, 오후 2시,4시 공연. 균일가 1만 5000원.(02)6737-6718. ●세계 밀랍인형 박물관(www.worldwaxmuse um.net) 서울 코엑스에서 다음달까지 열린다. 세계 유명 인사의 밀랍인형 150점을 볼 수 있다. 마돈나, 샤론 스톤, 찰리 채플린 등 해외 인기 배우에서부터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등 정치인, 박주영·홍명보·박지성 등 스포츠 스타, 설경구, 비, 안성기 등 국내 인기 연예인 작품도 전시한다. 방학을 맞아 입장료는 이달까지 어른 1만 2000원, 중·고생 1만원, 어린이 8000원으로 할인한다.(02)562-8153.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졸업·입학식땐 꽃 크고 화려해야

    졸업·입학식땐 꽃 크고 화려해야

    봄이 향기로운 이유는 꽃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새 출발을 하는 친구에게, 함께 봄을 맞는 가족에게 향기를 선물하자. 늘 손이 가던 안개꽃에 장미 꽃다발보단 색다른 컨셉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혼자 감을 잡기 어렵다면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자. 올 봄엔 파스텔톤의 핑크 컬러가 인기라고 한다. 꽃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체국 쇼핑에서는 “집안에는 푸른 담쟁이와 향기로운 로즈마리, 연인에겐 층층이 꽃대를 모아 만든 백합 한 다발”을 추천한다. 특히 아이보리색과 보라색, 라임색의 꽃을 매치시키면 최고로 사랑스러운 꽃 선물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또 빈혈이 있는 사람 곁엔 국화를 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센스있는 꽃 선물이 준비됐다면, 예쁜 쪽지 한 두장을 마련하자.‘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는 보관법’을 적어 꽃 사이에 꽂아 보내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미지근한 물에 하루정도 담가 두세요.’,‘줄기가 썩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에 김빠진 사이다를 조금 섞으세요.’ 등의 메시지에서 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올 봄엔 어떤 꽃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줄까?’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는 큰 기쁨이 될 것이다.‘행복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쁜 꽃 고르는 법, 보관하는 법 등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요즘 꽃 시장에서는 강렬한 색조보다는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운 느낌의 꽃이 잘 팔리고 있다. 은은한 파스텔톤의 핑크 컬러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크림이나 아이보리색에 대비되는 보라색이나 라임 그린색을 매치시키면 사랑스러운 느낌을 준다. 사랑을 고백할 땐 팔에 앉는 듯한 카라나 백합, 글라디올러스 등 꽃대가 긴 꽃부터 층층이 꽃대를 모아 만든 스타일을 추천한다. 졸업이나 입학식 때는 크고 화려한 꽃이 ‘정석’이다. 학사모와 학위복의 색이 어둡기 때문에 오렌지나 핑크 계열로 꽃송이가 큰 꽃을 섞은 꽃다발이 사진을 잘 나오게 해준다. ●실내 악취 제거엔 백합·수험생 방엔 장미 집안 인테리어로 꽃을 활용할 때는 담쟁이 등 푸른색을 띠는 부재료를 잘 섞어야 한다. 전체 꽃의 색감에 통일감을 주는 것이 좋다. 색을 다채롭게 하고 싶다면 같은 종류로 꽃으로 맞추는 게 낫다. 집 천장이 낮을 경우 화분은 큰 것보다 작은 것을 고르고, 탁자 위보다는 아래쪽에 두어야 공간이 넓어 보인다. 꽃의 향을 이용하면 건강한 집안을 꾸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백합은 향이 강해 집안의 잡냄새를 없애준다. 로즈마리는 신경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어른들이나 산모들이 있는 집에 놓아 둘 만하다. 수험생이나 불면증이 있는 사람의 방에는 장미를, 눈의 피로가 심하거나 빈혈이 있다면 국화를 꽂아보자. ●예쁜 꽃 오랫동안 보려면 꽃을 색다른 느낌으로 오래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물에 띄우는 방법도 있다. 시들어 가는 꽃이나 꽃대가 꺾인 꽃을 머리만 잘라 물에 띄우면 열흘 정도 꽃을 더 두고 볼 수 있다. 딸기, 사과 같은 과일이나 아스파라거스 같은 야채로 장식을 하면 독특한 멋을 더할 수도 있다. 꽃을 오래두고 보려고 아직 활짝 피지 않은 봉오리꽃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너무 피지 않은 꽃을 사면 피기도 전에 시들어 버릴 수가 있다. 따라서 봉오리 꽃보다 반 정도 핀 싱싱한 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꽃집에서 다 핀 꽃의 바깥쪽 잎을 따내고 덜 핀 것처럼 꾸며 파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아 구입해야 한다. 꽃잎이 찢어지거나 꽃대가 무른 것은 피하도록 한다. 구입한 꽃을 꽃병에 꽂기 전에 신문지로 싸서 미지근한 물에 하루정도 담가 놓으면 보관 기간을 더 오래 싱싱한 모습이 유지된다.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산소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꽃병의 물은 꽃의 줄기가 썩지 않도록 매일 미지근한 물로 갈아 주도록 하는데, 김빠진 사이다를 조금 섞어 넣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꽃대가 짧을수록 꽃이 오래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꽃대를 잘라 꽃꽂이용 스펀지에 꽂아 놓는 것도 오래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어디서 구입할까 양재동 화훼공판장(02-579-8100∼9)은 국내 최대의 꽃시장. 생화 도매 시장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새벽 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영업한다. 화분류와 기타 자재류는 전체 휴무일이 없으며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문을 연다. 화환, 꽃다발, 부케류 매장은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영업하며 전체 휴무일 없이 매장별로 돌아가며 쉰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2∼4층에 있는 강남 꽃 도매상가(02-535-9898)는 새벽 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고 일요일만 쉰다. 남대문 꽃 도매상가(02-777-1709)는 평일은 새벽 3시부터 오후 3시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4시까지 영업한다. 우체국 꽃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우체국쇼핑(www.epost.go.kr,1588-1300)에서 운영 중인 우체국꽃배달 서비스는 전국의 화훼농가와 연결돼 110여종의 꽃을 방방곡곡으로 배달해 준다. 철에 상관없이 연중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는게 장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해 주문자에게 선물한 꽃의 도착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이주미 우체국 쇼핑 마케팅팀
  • [2집이 맛있대] 서울 서초동 교대역 ‘와라와라’

    [2집이 맛있대] 서울 서초동 교대역 ‘와라와라’

    술 한잔 하기 위해 퇴근 후 친구를 만나도 딱히 갈 곳이 없다면 서울 서초동 교대역 뒤편 먹자골목에 위치한 ‘와라와라’(WARA WARA)를 추천하고 싶다. 퓨전식 술집으로 일단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맘에 든다. 또한 푸짐하고 저렴한 가격대의 안주는 주머니가 얇은 신세대 ‘주당’들에게 잘 어울리는 곳이다.‘와라와라’의 메뉴판을 보면 안주가 무려 45가지, 술은 60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이 집의 주특기인 계란말이와 해물떡볶이에 눈길을 주면 고민이 덜어진다. 일단 점보 계란말이는 크기에 놀란다. 길이가 무려 45㎝로 어린 아이 팔뚝만하다. 계란 12개에 치즈, 날치알 등을 듬뿍 넣어 만들어 쫄깃쫄깃하다. 날치알이 씹히는 맛은 가히 ‘예술’이다. 그 위에 케찹과 하니머스타드 소스를 뿌려 맛을 더했다. 어른 3명이 소주 3∼4병은 거뜬하다.1만 2000원. 또 해물떡볶이는 여자들이 좋아한다. 오징어 홍합 조개 새우 등을 넣고 국물을 우려낸다. 여기에 고추장 물엿 등을 넣고 굵은 가래떡과 함께 조려내 맛이 매콤하며 달콤해 과일 소주와 궁합이 잘 맞는다.1만 4500원. 와라와라의 또 다른 장점은 ‘주당’을 생각하는 마케팅. 저녁을 거르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식사가 있다. 어린 시절의 양은 도시락에 따끈한 밥을 담고 예쁘게 올린 계란 프라이, 맛있는 김치와 양념을 넣고 마구 흔들어 먹는 추억의 ‘도시락’은 2000원, 누런 양은 냄비에 보글보글 끓여 나오는 ‘라면’과 공기밥은 3500원이다. 또한 술 가운데 오렌지와 키위 소주는 손님이 보는 테이블에서 직접 갈아 칵테일을 만들어 준다. 한병에 6000원. 파인애플과 함께 갈아 만든 소주도 인기를 끈다. 이밖에 세계 각국의 맥주, 소주, 일본 청주, 다양한 칵테일 등 60여 종류의 술을 만날 수 있다. 이세균 사장은 “다른 술집은 안주를 본사에서 공급 받아 해동을 시켜 내지만 우리는 직접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다른 가게와 비교가 안된다.”면서 “한번 온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 맛있고 푸짐한 안주, 다양한 술에 반해 단골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여성&남성] 밸런타인데이 후유증 앓는 남녀

    [여성&남성] 밸런타인데이 후유증 앓는 남녀

    초콜릿의 달콤함 뒤에 숨은 부작용이 어디 비만이나 충치뿐이랴. 상업주의의 소산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밸런타인데이의 ‘초콜릿 선물 열풍’은 여전히 위세가 드높다. 하지만 초콜릿 가게 앞 장사진의 길이만큼이나 울적함에 빠져드는 사람도 많다. 초콜릿 못 받는 남성, 초콜릿 줄 곳 없는 여성이다. 한바탕 잔치가 끝난 후 남녀 어른들이 앓는 ‘후유증’을 들어봤다. ●후유증1. 의리 초콜릿에 오버하는 남자들 “의리(義理) 초콜릿이 아닙니다. 분명히 애정이 담긴 거라고요.” 밸런타인데이인 14일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이주원(가명·32) 대리는 출근 후 동료 여직원이 건넨 초콜릿 때문에 하루 종일 싱글벙글이었다. 아침에 이 대리의 책상 위에는 ‘해피 밸런타인! 맛있게 드세요.’란 메모와 함께 초콜릿 한 조각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그녀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옆자리 조 대리의 책상에도 비슷한 초콜릿이 놓여 있었다. 보낸사람은 같았다. 아뿔싸, 이씨가 받은 것은 이른바 ‘의리 초콜릿’이었다. ‘의리 초콜릿’이란 여성이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직장동료 등 주변 남자들 모두에게 선물하는 초콜릿을 말한다. 상사에게 건네면 ‘아부 초콜릿’이란 이름이 붙는다. 그냥 인사 치레로 무슨 감정이나 애정이 담긴 게 아니다. 이 대리는 “그래도 내가 받은 게 다른 사람이 받은 것보다는 비싸고 크기도 컸다. 화이트데이(3월14일)에 멋진 사탕부케를 선물해 사랑을 확인해 보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위에서는 사랑의 성사 가능성을 놓고 내기까지 걸었다. 하지만 이 대리가 괜히 ‘오버’했다가 망신당할 거라는 쪽이 10명 가운데 8명으로 압도적이다. 호의를 애정으로 해석하는 남자들의 착각은 주위에서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무심코 돌린 의리 초콜릿에 괜한 오해를 샀다는 정은경(29)씨도 비슷한 경우. 정씨는 올해 직장에서는 초콜릿을 돌리지 않았다. “관심 있는 남자 동료에게 의리 초콜릿을 빙자해 살짝 애정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저 성의 표시일 뿐이죠. 가끔 무작정 ‘들이대는’ 남자들을 보면 난감해요.” ●후유증2.“우리도 초콜릿 먹을 줄 안다…유부남이나 아빠는 입이 없냐” “오늘 밸런타인데이인데 당신은 뭐 없어?”“그냥 식사나 하시죠. 당신 배 안 보여? 초콜릿 먹으면 살쪄.” 결혼 3년차인 회사원 윤모(35)씨는 14일 아침 평소보다 세게 현관문을 닫고 나왔다. 결혼기념일과 크리스마스에 밸런타인데이까지. 기념일마다 아내는 까맣게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이 요 근래 3차례 연속이다. 아이가 생긴 이후 더욱 빠듯해진 살림에 특별한 선물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 흔한 초콜릿 하나에도 이렇게 인색할 줄이야. 윤씨는 “연애할 땐 귀찮을 정도로 기념일을 챙기던 아내가 이제 아줌마로 변해 버린 것 같다. 식당만 가도 계산할 때 사탕 대신 초콜릿을 주는 날인데 이건 성의부족인지 사랑이 식은 건지 도통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학원을 운영하는 조광영(47)씨도 중학교 1학년인 딸에게 못내 서운하다. 전날 저녁 딸이 초콜릿 꾸러미와 포장지를 감춰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본 조씨는 내심 아침에 있을 ‘선물 증정식’을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딸은 일어나자마자 포장된 초콜릿 박스를 한아름 안고 휑하니 학교로 떠났다. 딸의 방에는 늦은 시간까지 선물포장을 한 듯 포장지와 비닐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부인은 “같은 반에 남자 친구가 생겼대요.”라며 웃었지만 조씨는 마음 한쪽이 허전하다.“결혼 15년차에 부인이 챙겨 주리라고는 기대조차 안 했지만 딸도 이렇게 빨리 아빠를 배신할 줄은 몰랐네요.” ●후유증3.“넌 못 받아 외롭지? 난 못 줘서 더 외롭다” 말할 것 없이 짝 없는 남녀들의 스트레스 지수는 밸런타인데이에 정점을 찍는다. 밸런타인데이는 어찌어찌 넘긴다 해도 한 달 후면 또 화이트데이다. 솔로인 여성들은 못 받은 남자보다 못 주는 여자의 스트레스가 더하다고 입을 모은다.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박모(29·여)씨는 “별 일 없다는 듯 태연해 보여도 사실 애인 없는 여자들이 이 시기에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결코 만만치 않다.”면서 “아무래도 외로운 기념일 보내며 받는 스트레스는 여성이 훨씬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결혼정보업체 회원 가입 추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선 밸런타인데이 직후는 회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대목으로 꼽는다. 지난해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경우 밸런타인데이 뒤 일주일(2월14∼20일)간 가입회원이 직전 일주일(7∼13일)에 비해 무려 21%나 늘었다. 이 기간에 새로 가입한 여성 회원은 30%나 증가한 반면 남성 회원은 12% 정도가 늘었다.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간다는 화이트데이 직후(3월14∼20일)에도 이 업체의 남녀 회원은 13%나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화이트데이 직후 남자 신규회원은 전주보다 8% 정도 감소한 반면 여성회원은 30%나 증가했다는 사실. 듀오 오미경 대리(30)는 “평소 남녀 가입률이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이 남성에 비해 기념일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소 방심하고 있다가 쓸쓸한 기념일을 보낸 분들이 이 기간에 대거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9) 한국의 자생차와 다맥(茶脈)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9) 한국의 자생차와 다맥(茶脈)

    침묵의 계절인 겨울을 뚫고 진체(眞體)를 찾으려는 운수납자들의 안거가 끝나가고 있다. 불교계의 큰 어른들께서 형형한 눈빛으로 불법의 대의를 찾으려는 납자들에게 깨달음의 당처(當處)는 안거와 해제밖에 있음을 말씀으로 전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어른인 법전 종정은 “설법은 했으나 할말은 없다.”며 풍혈연소선사의 선문답을 일깨웠다. “말을 하면 용(用)이 되고 말을 하지 않으면 체(體)가 됩니다. 어떻게 해야 체와 용으로부터 모두 벗어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풍혈선사는 이렇게 대답했다.“항상 강남의 3월풍경을 생각하니 새가 우는 곳에 온갖 꽃이 향기로우리라.” 법전 종정은 선문답 뒤에 이렇게 덧붙였다.“침묵한다면 평등의 세계만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며, 언어문자로 표현한다면 차별의 세계만을 나타내게 됩니다. 말해도 걸리고 침묵해도 걸립니다. 침묵만 알면 밖의 티끌이 의지할 곳이 없고 언설만 알면 안의 마음이 할 일이 없습니다. 안의 마음이 하는 바가 없으면 모든 경계를 요동시키지 못하고 밖의 티끌이 의지할 바가 없으면 만법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유마거사는 ‘침묵너머 침묵’을 말한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강남이니 강북이니 꾀꼬리니 종달새니 복숭아꽃이니 하는 차별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저 만행중에 만난 봄 길을 무심히 다닐 뿐입니다.”라고 무명에 빠진 중생에게 ‘침묵너머의 침묵’이 있는 길을 말씀하고 있다. 차별심은 체와 용을 굳게 하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게 하는 근원이다. 그런 점에서 선과 차의 세계는 하나이면서 둘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고지식한 이분법은 많은 사람들을 갈등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한다. 그 갈등은 도저히 해법이 없는 갈등으로, 양측은 영원히 건널 수 없는 다리를 만들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차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생차에 관한 것, 다맥(茶脈)에 관한 것, 그리고 구증구포에 관한 것들에 대해 많은 차인들이 마치 자신이 가진 ‘비법’이나 ‘제다’가 올바른 전통의 계승인양 말하고 있다. 최근 많은 차인들이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치 자신들은 이른바 ‘우리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처럼 말하고 있다. 그같은 논점에 많은 차인들이 너도 나도 앞장서고 있다. 마치 모두 진정 우리차를 사랑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세상은 그 어느 것도 고정불변한 것이 없다. 문화도 역사도 꾸준히 현실의 삶과 연동하며 변하고 발전하고 있다. 그중 문화는 그 성장과 쇠퇴의 폭을 더욱 활발하고 넓게 갖고 있다. 현재 우리 문화주기는 1년에서 6개월 정도로 짧다. 경이로울 정도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문화는 100년,30년,10년을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문화의 성장과 쇠퇴는 디지털코드에 맞게 1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같은 변화에 있어서 차도 예외는 아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차를 먹는 인구는 매우 적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호사가들의 취미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목욕탕에 속옷까지 다양하게 응용되어 일반대중에게 파고 들고 있다. 차 상품은 이제 웰빙코드에 맞는 문화로 급속하게 자리잡아버린 것이다. 차도, 차의 문화도 이렇게 우리 현실삶과 연동해 변화발전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같은 문화의 변화를 전제로 삼고 최근 일부 차인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몇가지 논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이른바 자생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현재 우리나라에 산재하는 대부분의 차나무가 일본 품종이고 우리 자생차는 서너군데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부가 마치 ‘한국전통차의 참모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생차는 이른바 ‘야생차’다. 그들이 말하는 자생차나무는 ‘관목’이다. 관목은 그 수명이 길어야 100년에서 150년 사이다. 무성번식한 차나무는 1000∼2000년을 훌쩍 뛰어넘는 교목종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유성번식한 관목종은 교목종처럼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도 다원(茶園) 자체만으로 1000년이 넘은 곳은 존재한다. 그러나 차나무는 그렇게 존재하지 못한다. 다원과 함께 1000년이 된 것이 아니고 씨앗이 떨어져서 다시 나고 또 다시 성장해 이른바 육종으로 개차나무가 스스로 된 것들이다. 또하나는 자생차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생차와 우리 전통차는 정서상으로는 매우 아름다운 말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무리 좋은 감나무와 사과나무라도 산속에 방치해 두면 이른바 우리가 먹을 수 없는 ‘돌감’과 ‘돌사과’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과일나무를 가꾸는 농민들은 끊임없이 새로 과일나무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차나무 역시 마찬가지다. 감나무 배나무 사과나무를 가꾸듯이 현대에 맞게 새롭게 육종 보급되고 일반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예는 이같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일본이 육종개발한 우수한 차나무는 약 18종, 중국은 58종이나 된다. 지금도 중국과 일본의 차인들은 끝없이 새롭고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몇 차인들이 왜색차라고 주장하는 ‘야부기다’종은 일본에서 이미 폐목종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전통차나무에 대한 논쟁은 불식되어야 한다. 다음은 ‘다맥’에 관한 부분이다. 얼마전 송광사에서 열린 근현대의 걸출한 다승, 다송자스님에 관한 세미나에서 많은 학자들이 명쾌한 답을 선보였다. 여러 차인들이 주장하는 ‘다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맥’의 존재는 선사들뿐만 아니라 차인들의 공과 덕을 찬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 역시 다맥이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다맥의 사자전승은 많은 부분에서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맥이 존재한다면 이른바 법맥처럼 내려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수행자에게 차는 하나의 방편인 것이다. 수행자의 수행속에서 다맥이란 따로 존재할 수 없다. 단지 그 법맥 속에서 다맥은 존재한다고 보여진다. 수행의 과정에서 방편으로 존재하는 차라면 법맥과 다맥이 하나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법맥의 정신사 속에서 다맥은 장강의 흐름처럼 유유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또하나는 우리 전통차의 색·향·미에 관한 것이다. 전통차를 주장하는 몇몇 차인들은 한국의 전통차는 구수한 숭늉냄새가 나며, 다갈색이라고 말하고 있다. 먼저 전통차에 대한 그 어떤 문헌을 찾아봐도 구수한 숭늉냄새와 다갈색은 보이지 않는다.16대나 이어온 다승들의 시나 글에도 신라, 고려, 조선 등에서 보여지는 수천 편의 차시에도 그같은 전통차의 모습은 결코 나와 있지 않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고증을 거쳐 그것이 한국 전통차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하는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우리에게 소개된 대부분의 차 문헌들은 우리의 색·향·기·미에 대해 이렇게 공통적으로 적고있다. 가장 좋은 차색은 비취 청취를 띠고 있으며, 최고의 차맛은 소락재호, 이른바 우유나 치즈의 맛을, 향은 진향 난향 순향 청향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여 차에는 아름답고 힘찬 기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 우리 전통차 문헌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차 역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과학적 근거와 현실성을 바탕으로 많은 논점들이 제기되어야 한다. 차는 또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친 정성스러운 마음과 관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같은 전통의 맥은 현실적합성과 그 역사적 사실성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우리 것을 찾자는 것에는 100% 동의한다. 그러나 그같은 사실을 대중에게 주장할 때는 책임 소재가 따름을 알아야 한다. 임시방편적인 지식과 연구를 갖고 마치 그것이 전부인양 주장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차인으로서 해야 할 본분사가 아니다. 이제 차인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제다는 제다학에 대한 나름대로의 공부, 다례는 다례로서 나름대로의 공부과 공유를 통해 검증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발생하는 오류는 많은 차인들을 호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어떤 분야에서든 진지한 성찰과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침묵너머의 침묵’이 일깨우는 가르침은 매우 크다. 그 가르침과 분별심을 버리고 온 마음과 정신을 열어 사물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며 차문화를 가꾸고 있는 차인들이 새겨야 할 경구다. 일지암 암주 ■ 구증구포 방식의 차 최근들어 차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다에서 다례 그리고 품평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각양각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가장 우려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구증구포(九蒸九曝)에 대한 것이다. 한국의 전통차는 구증구포의 방식을 통해 만든 것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로니컬하고 어이가 없는 주장이고 대목이다. 먼저 구증구포로 만들 수 있는 차는 없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구증구포란 말 그대로 옮기자면 차를 여러 번 찌고 삶는다는 것이다. 이른바 찌고 삶지 않고 솥에서 익히는 덖음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덖음차를 만들어놓고 구증구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같은 주장은 터무니 없다. 차 성질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모르고 하는 소리인 것이다. 찻잎에는 감이나 도토리속에 많이 들어 있는 타닌(폴루펠린)과 여러 효소가 들어 있다. 타닌은 기본적으로 텁텁하고 떫다. 그것을 이른바 달디단 차로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알기 쉬운 예를 들어본다면 떫은 감을 곶감으로 만드는 방식과 같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껍질을 벗겨야 한다. 그리고 그 벗긴 곶감을 햇볕에 말리면 타닌 성분이 당분으로 변해 맛있는 곶감이 되는 것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에 수분이 남아 있으면 산화된다. 이른바 메주처럼 떠버리는 것이다. 찻잎이 떠버리면 그 발효 정도에 따라 오룡차가 되고 황차가 되고 홍차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에 익혀 수분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한번을 덖던 두 번을 덖던 차속에 들어 있는 수분을 증발시켜내면 되는 것이다. 찻잎에 존재하는 수분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살청이다. 살청을 통해 수분을 머금고 있는 피막, 이른바 코팅막을 터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덖음을 통해 수분을 완벽하게 증발시켜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구증구포는 어디에 쓰는가. 바로 한약방 같은데서 보약을 달일 때 쓴다. 한약재의 뿌리는 매우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약재의 성분을 제대로 우려내기 위해서는 구증구포의 방식으로 추출을 해야 한다. 차에서 구증구포란 말은 상징적일 수도 있을 거란 추정도 해본다. 동양의 고전인 주역에 있어서 ‘9’는 극양을 상징한다. 여기에서 극양이라는 것은 고귀한 가치의 극점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차에서 구증구포는 정성들여 만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할 것이라고 본다. 만약에 덖음차가 아닌 구증구포의 방식으로 차를 만든다면 찻잎은 덩어리지고 여러 파편으로 나뉘어 형편없는 차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구증구포는 증제차에서는 있을 수도 있지만 덖음차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몇몇 차인들은 덖음차를 만들어 놓고 구증구포차를 만들었다고 하고, 구증구포로 만든 것이야말로 우리 전통제다라고 말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구증구포로 만든 차라는 상품까지 내세워 판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같이 만든 차가 마치 최고의 명차인양 말하고 있다. 그것은 차의 가장 기본적이고 과학적인 방식도 모르는 무지의 소치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같은 방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구증구포는 상징적이다. 신령스럽고 예민한 차를 다룰 때 매우 정성스럽게 다뤄 제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의 제다에 있어 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차의 색·향·미·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많은 차인들이 구증구포의 환상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원리를 가진 건강한 차인으로서 차를 제다하는데 힘써야 한다. 그리고 일반 차인들도 그같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건강한 차는 바로 그곳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日 ‘공동체형 복지시설’ 뜬다

    日 ‘공동체형 복지시설’ 뜬다

    |도야마 이춘규특파원|노인과 장애인, 어린이가 함께 생활하는 ‘마을공동체형 사회복지시설’이 일본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선구는 동해안 연안 도야마현 도야마시에 있는 특정비영리활동법인(NPO)으로, 이름은 공동체놀이 숨바꼭질에서 연유한 ‘이 손가락에 모이자’이다. ‘이 손가락’는 10명 안팎 노인, 장애인, 어린이들을 함께 보호하는 시설 4곳을 도심 주택가에서 운영중이다.13년전 소만 가요코 이사장 등 도야마적십자병원 간호사 출신 3명이 노인복지시설을 만든 뒤 2년전 규제완화로 어린이도 함께 보호하는 마을공동체형 사회복지시설이 가능해졌다. 12일 찾아간 이 법인 산하 한 시설에는 정신·지체장애인과 노인,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려 생활했다. 어린이가 어른들이 장기두는 모습을 구경하고, 정신장애가 있는 어린이가 일반 어린이와 어울려 놀이를 했다. 산업화 이전, 시골마을 공동체 풍경이 살아있었다. 주간에만 운영하는 이 시설은 오전 7시반에 시작,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사정이 있으면 오후 8시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다다미위에서 인생의 최후를 맞이하고 싶다.’는 한 노인 입소자는 “손자 같은 아이들과 함께하니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소만 이사장은 “공동체 시설은 산간외지가 아닌 도심 주택가에 있어야 한다.”면서 “처음에는 주민 일부가 장애인 시설이라며 반대했으나 공동체 생활을 통해 공손하고, 친절한 아이들로 성장하는 것을 보며 대찬성으로 변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평판이 좋자 공동체형 사회복지시설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도야마현에만 43개가 생겼고 시가, 나가노, 아이치, 도쿠시마, 구마모토, 사가현 등지도 유사한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발생지인 도야마는 시민들이 운영의 주체이지만, 이웃한 나가노현은 현측이 앞장서 추진하면서 250개 정도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시설비는 신·개축 때 시·현의 지원이 있고, 이 법인은 운영비조로 5000만엔(약 4억원) 정도 빚이 있지만, 도야마현측이 2000만엔(약 1억 6000만원)은 무이자로 융자했다. 나머지도 저이자 융자다. 노인들의 경우 하루 3000엔(약 2만 4000원·회원은 20% 정도 할인) 정도인 하루 입소비는 개호(介護)보험이 지원하고, 장애인도 입소비의 60% 정도는 지원받는다. 어린이들은 하루 300엔(약 2400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이 손가락’ 운영에는 시민들의 힘도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다. 지난해 600만엔(약 4800만원) 등 시민들의 기부금도 꾸준하다. 네 곳의 시설을 운영하는 데는 직원 20여명보다는 4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더 큰 힘이 된다. 한편 도야마시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근력·지적능력 강화 등을 위한 재활시설 확충을 지원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싸구려 외산담배 ‘바가지 상혼’

    중국이나 동남아산 저가담배가 노인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담뱃값이 계속 오른 데다 가장 싼 담배였던 ‘솔’(200원)의 판매가 지난해 말 중단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흡연자들이 외산 저가담배를 찾고 있다. 이런 담배들은 대개 니코틴·타르 등 함량이 높아 독하다. 9일 경기도 고양시 외곽의 한 노인정.1900원짜리 ‘88’ 담배를 피우던 김모(72)씨는 지난해 말 라오스산 ‘패스’로 바꿨다. 정기적으로 노인정을 찾는 30대 보따리상으로부터 한갑 900원에 3∼4보루씩 산다. 그는 “독하긴 해도 국산담배의 반값도 안 돼 좋다.”고 말했다.‘패스’는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이 각각 10.0㎎과 1.0㎎이다. 타르의 경우 ‘원’(1.0㎎) 등 국내 최저 함유담배의 10배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저가담배는 경기도 고양·파주 등 수도권 북부지역과 인천 등지에서 주로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저가 담배는 ‘패스’와 중국산 ‘장백산’을 비롯해 ‘클래식 레드’‘클래식 블루’‘위드’‘스타’ 등이다. 모두 공식 판매가격은 200원. 하지만 대부분 저가담배는 웃돈이 얹어져 판매되고 있다. 고양시 노인정의 김씨도 제대로라면 갑당 900원이 아닌 200원만 주면 된다. 일반 상점에서 쉽게 구하기 힘들다 보니 보따리상을 통해 유통되면서 웃돈이 붙는다. 이들의 주요 타깃은 노인정. 독한 담배에 익숙해져 있고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은 데다 ‘바가지’를 씌워도 안전하다는 점을 노린 것. 그동안 ‘패스’를 갑당 500원씩에 구입해온 이모(76·인천)씨는 실제 가격이 200원이라는 기자의 말에 “동네 가게주인이 동네 어른이라고 특별히 싸게 드리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동안 속여왔던 것이냐.”고 말했다. 법대로라면 소매상에서 200원 이상 받아서도, 지정 판매인이 아닌 보따리상이 팔아서도 안 된다. 한 저가담배 수입업체 관계자는 “폭리를 노린 보따리상들이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로서는 도매까지 정상가로 유통하고 있어 책임질 일은 없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代이어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김형철씨

    “직업에 귀천이 있습니까. 누가 뭐라든 아버지처럼 성실한 삶을 살겠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나란히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다. 서울 강서구 환경미화원인 김팔권(58)·형철(31)씨 부자. 아버지는 27년 경력의 베테랑이고 아들은 이달 1일 갓 들어온 신출내기. 형철씨는 6명을 뽑은 올해 강서구청 환경미화원 채용시험에서 19대1의 경쟁률을 뚫었다. 형철씨가 많은 직업 중에 환경미화원을 택한 것은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함께 갈 수 있다는 이유가 컸다. 그는 “성실이라는 인생의 교훈을 몸소 가르쳐준 분이 바로 아버지였는데 환경미화원은 그런 아버지가 묵묵히 걸어온 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면접시험에서도 이런 점을 분명히 밝혔고 아버지와 환경미화원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고 난 면접관들은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 학교 앞에서 일 하던 아버지가 아들을 발견하고 반갑게 이름을 불렀지만 옆에 있던 친구들 보기 부끄러워 줄달음질쳤던 기억도 있다. 그 날의 ‘돌발행동’은 어른으로 성장한 지금까지 내내 큰 짐으로 남았다. 형철씨는 아무리 몸이 아파도 새벽같이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아버지를 배웅할 때에는 가슴 한편에 안쓰러움과 함께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이제 아버지는 어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존경의 대상이다. 그의 두 가지 바람은 2년 뒤면 퇴직하는 아버지의 노후 계획을 돕는 것과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 형철씨는 “일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진 않았지만 빗자루로 쓸고 난 뒤 깨끗해진 거리를 보면 말할 수 없는 보람과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별난 드라마의 별난 자축연

    별난 드라마의 별난 자축연

    “선배 연기자들을 사석에서도 엄마, 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가족 같은 훈훈한 분위기가 성공비결인 것 같아요.” 시청률 35%를 돌파하며 7주째 주간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KBS 일일연속극 ‘별난여자 별난남자’의 모든 연기자와 스태프가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 모였다.10일 방송되는 100회를 자축하는 자리이다. 드라마 중간에 배우와 스태프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이다. 정연주 KBS 사장도 참석, 배우들이 등장할 때마다 인사하고 배역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격려했다. 이덕건 PD를 비롯, 주연 연기자들의 드라마 인기비결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 PD와 박기호 PD는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사는 요즘, 편안하고 가족적인 이야기라서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편안함과 친숙함을 인기비결로 꼽았다. 김아중·고주원·김성은·정준 등 주인공들은 ‘팀워크’를 성공요인으로 내세웠다.“서로 보는 시간이 많아 이야기도 자주 나눠요.”(고주원),“선배 연기자들이 진짜 부모님 같아서 촬영 후에도 ‘엄마, 밥 사줘.’라고 말해요.”(정준) 이런 가족적인 분위기는 ‘100회도 되었으니 다 같이 모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덕재 작가는 “누구나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자는 기획의도가 맞아떨어졌다.”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공감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어른으로 등장하는 탤런트 김영옥씨는 “재료가 좋아야 음식 맛이 나는 것 아니겠냐.”면서 “작품, 연기자, 연출 3박자가 고루 맞아떨어지는 것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드라마는 석현(고주원)과 종남(김아중) 사이에 중소기업 사장 인범(양진우)이 등장,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 상황.3월쯤 석현과 종남의 결혼 이야기가 본격화되고, 가족간 갈등이 불거지는 4월쯤 클라이맥스에 이를 전망이다. 드라마는 5월 중·하순까지 계속되며 후속작은 일일극에 처음 도전하는 정성효 PD가 준비 중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뒷북’ 대피방송

    국내 최대 규모의 물놀이 시설인 삼성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의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 해동기 안전점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4일 오후 4시40분쯤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전대리 캐리비안베이 6층 실내 스파의 냉탕 2m위의 두께 1㎝ 석고보드 천장이 가로, 세로 각각 7m가량 냉탕과 통로 사이로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손님 김모(22), 진모(40·여)씨 등 어른 2명과 김모(13) 어린이 등 4명이 머리 등에 찰과상을 입었다.●석고보드 물먹어 하중 못견딘듯 경찰은 석고보드가 습기를 먹어 자체 하중을 이기지 못해 떨어져 내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삼성에버랜드는 5일 “천장붕괴 원인과 안전점검, 시설보강을 위해 오는 3월말까지 2개월 동안 휴장한다.”라고 밝혔다.●사고발생 12분이나 지나 안내방송 우선 삼성에버랜드의 안전의식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회사는 사고 직후 6층 출입을 통제한 채 자체 수습에 나섰다.6층 손님 9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고 나서야 사고에 대한 안내방송이 이뤄졌다. 삼성에버랜드는 서둘러 안내 방송을 내보내면 손님들이 우왕좌왕하며 또다른 사고로 이어질까봐 6층의 현장 통제와 대피조치를 먼저 했다고 밝혔다. 사고발생시 이용객에 대한 안내와 대피시스템이 미흡한 것도 지적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일반 이용객에 대한 안내방송을 사고 발생후 12분이 지나서야 내보냈다. 결과적으로 이 기간 1∼5층 시설은 그대로 운영됐다. 삼성에버랜드는 비상시 대처 매뉴얼을 완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고작 안전요원이 패스트푸드점쪽 계단으로 내려가라는 구두 안내만 있었을 뿐이었다.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광그룹-故 이임용 창업주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광그룹-故 이임용 창업주家

    태광그룹은 겉의 화려함보다 내실을 추구한다. 재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사옥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서울 중구 장충동 옛 동북고등학교 교사(校舍)를 30년여년 동안 그룹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타 재벌과 달리 초고층 호화 사옥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재계 서열 30위권이면 서울 광화문 한복판이나 강남에 번듯한 빌딩을 사옥으로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룹 관계자는 “6층짜리 학교 건물이지만 아직 쓸 만하다.”고 말한다. 겉보다 속을 중시하는 태광의 사풍이 여실히 읽혀진다. 이같은 경영철학은 국내 재벌 가운데 재무구조가 가장 탄탄한 그룹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이는 창업주인 고(故) 이임용 회장 때부터 관통하는 ‘내실경영’이 면면히 이어진 결과다. ●대쪽 같은 선대 회장의 결혼과 창업, 그리고 성장 창업주인 고 이 회장은 지난 1921년 경북 영일군에서 중농이었던 부친 이우식씨와 모친 정막랑씨 사이의 3남1녀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이 창업주는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간조(簡井)실업학교를 졸업한다. 그는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 등으로 일본의 정세가 혼란스러워지자 이듬 해인 42년 귀국길에 오른다. 이후 부친의 권유로 당시 22세 청년이던 그는 동네에 사는 이선애씨와 혼례를 올렸다. 신부 이씨는 이 창업주의 부친과 친분이 두터웠던 한동네 유지인 이송산씨의 맏딸이다. 민주당 총재를 지낸 이기택씨와 ‘창업 동지’ 이기화(태광그룹 회장까지 지냄)씨는 이씨의 남동생이다. 이기화씨는 부산고·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한 뒤 이 창업주와 오늘의 태광그룹을 일궜다. 이 창업주는 야당 거물이던 이기택씨와 처남매부지간이란 이유로 군사정권 시절 여러차례 세무조사를 받는 등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처남이 유명한 정치인이었던 게 이 창업주에게는 결코 득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는 “기업은 절대 정치와 연결돼선 안 된다.”며 사업 외에는 한눈을 팔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찍히면 죽던 서슬퍼런 군사정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정경 분리를 평생의 신조로 삼았기 때문이다. 베테랑 세무조사 요원들을 투입, 몇 날 며칠을 털어도 먼지 하나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한국 기업사에 전례없는 일이다. 이씨와 중매 결혼한 이 창업주는 공직(면사무소) 생활을 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린다. 그러던 그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이 찾아왔다. 바로 6·25전쟁이다. 1951년 공직을 접은 이 창업주는 전쟁 이듬해인 1954년 부산 문현동에 모직 공장을 차리고 태광산업사를 설립한다. 이 회사가 바로 태광그룹의 모체다. 이후 1961년 전 삼호그룹 조봉구 회장과 동업을 시작했으나 동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 창업주는 조 회장과 결별한 뒤 부산 가야동에 새로운 공장을 신설하며 태광산업사를 주식회사로 출범시킨다. 초기 태광은 이 창업주와 이선애씨가 함께 일궈냈다고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이선애씨가 부산에서 소규모 직물공장에 손을 댔고 기업이 커지면서 이 창업주는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기업경영에 합류했다. 이후 태광은 섬유를 기반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다. 박정희 정권이 경제 개발과 수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아크릴을 생산하던 태광은 눈부신 호황을 누렸다. 당시 아크릴은 양모 대체품으로 수요가 많았고 경쟁업체가 적어 태광의 고속 질주를 견인했다. 이 창업주는 스판덱스·나일론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했다. 섬유 호황기인 1970년대까지 내놓은 제품마다 시장의 돌풍을 일으켜 국내 최대의 섬유업체로 성장했다. 태광은 이 시기에 동양합섬, 고려상호신용금고, 흥국생명, 대한화섬, 천일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 나갔다. 화섬·석유화학에 금융이 붙으면서 태광은 본격적인 성장과 함께 그룹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도약기를 맞은 셈이다. ●휴일에도 은행 이자는 큰다 태광그룹은 은행돈을 거의 안 쓰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타계한 이 창업주의 근검절약과 소탈함은 재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타계하기 전까지 이 창업주가 살던 서울 장충동 2층 양옥집은 지금도 부인 이선애(78)씨가 지키고 있다. 이 집에는 30∼40년 된 옛 가구들이 그대로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 정주영 회장에 버금갈 정도로 검소했다.”고 이 창업주를 회고한다. 그는 해외이든 국내이든 출장길에는 새로 지은 고급 호텔을 이용하는 법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십년 동안 단골로 다닌 낡은 호텔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점심도 설렁탕 한 그릇으로 후다닥 끝낼 정도로 무척 소탈했다. 이 창업주는 “은행돈을 빌리면 토·일요일 등 은행이 쉬는 동안에도 이자는 불어난다.”며 무차입 경영을 추구했다. 돈을 빌려 문어발식으로 확장하지도 않았다. 번 만큼 투자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매출 규모 1조 3000억원인 모기업 태광산업의 부채 비율이 거의 제로인 것도 이같은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절약 경영과 남의 돈을 빌려 쓰지 않고 수익만큼 투자하는 실속경영은 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알차게 만들었다. 인수한 부실기업도 얼마 지나지 않아 건실한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창업주는 또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지 않고 공채 출신을 키워 경영진으로 기용했다. 기획력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은 그의 처남 이기화씨는 이 창업주의 사후 태광그룹 회장에까지 올랐다. 또 공채 출신인 류석기·강석명·최운형씨 등이 중용됐다. 그의 이런 원칙적이고 대쪽 같은 성품은 자녀들의 혼사로도 이어진다. ●화려한 혼맥…‘연애결혼은 없다´ 이 창업주는 생전에 모두 6명의 자녀를 뒀다. 그러나 그는 자녀들의 연애결혼을 절대 허용치 않았다. 그는 평소 사대부가의 유교적인 면을 강조해와 전통 관습을 무척 중시했다. 재벌가의 혼사가 연애결혼보다 중매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3남3녀를 하나같이 중매결혼시켰다는 것은 가풍을 짐작케 한다. 이 창업주는 집안 어른이나 친지들이 지체 있는 가문의 훌륭한 배우자를 찾아내 중매를 넣어 혼사를 성사시키는 방식으로 자녀들의 혼사를 치러왔다. 이처럼 중매 일변도로 자녀 혼사를 치른 것은 중매야말로 좋은 가문의 좋은 배우자를 폭넓게 고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태광그룹 2세들의 혼맥은 서민의 가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울 정도로 격이 높고 화려하다. 태광의 사돈가가 사람들은 당시에 내로라 하는 정·관·재계의 유력 인사다. 하지만 이 창업주는 자녀들 혼사로 정·관·재계의 거물들과 사돈이 되었지만 이들을 경영에 끌어들이는 법은 결코 없었다. 지금도 모기업인 태광산업의 사장은 태광 신입사원 출신인 이화동(62)씨다. 이 창업주는 이선애씨와의 사이에 식진(사망)·영진(사망)·호진(44) 3형제와 경훈(52)·재훈(50)·봉훈(48) 세 자매를 뒀다. 이 창업주의 개혼(開婚)인 식진씨의 혼사는 비교적 평범한 집안과 이뤄졌다. 그러나 이후로는 모두 유력 인사와 사돈을 맺는다. 이 창업주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태광산업 영업과장으로 있던 장남 식진씨를 1975년 개인사업을 하던 진재홍씨의 맏딸 임순(54)씨와 결혼시켰다. 식진씨는 태광산업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식진씨의 장인 진씨는 면방업체인 경방에서 일하다 독립했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공대 동창회장을 맡기도 했다. 식진씨 부부는 정아·성아·원준 등 1남2녀를 뒀다. 장녀 정아(31)씨는 결혼했다. 연세대 상대를 나온 차남 영진씨는 어머니 이선애씨 친구의 중매로 장상준(전 동국제강 회장)가의 4남2녀 중 막내딸인 옥빈(54)씨와 1976년 결혼했다. 태광산업에 입사한 뒤 계열사인 대우파일, 흥국생명, 고려상호신용금고 등에서 중역으로 활동했다. 이들 사이에는 성준·성은 남매가 있다. 현재 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호진씨의 부인 신유나(42)씨는 롯데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71·일본 산사스식품 회장)씨의 맏딸이다. 호진씨는 대원고·서울대 경제학과(81학번)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 경영학석사(MBA), 뉴욕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슬하에 현준·현나 남매가 있다. 이 창업주의 세 딸은 모두 재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세자매 모두 이화여대 선후배이라는 점이다. 이는 유교적 관습을 중시하는 이 창업주의 독특한 자녀 교육관이 스며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태광의 혼맥은 이대 출신의 세 딸을 출가시키면서 보다 화려하게 뻗어 나간다. 장녀 경훈씨는 진주의 대지주이자 LG그룹의 창업 멤버인 허만정가의 막내 며느리가 됐다. 경훈씨의 남편은 유통전문기업 GS리테일 대표인 허승조(56)씨다. 이들의 결혼은 경훈씨 친척 할머니의 중매로 이루어졌다. 이임용가에서 허만정가로 이어가면 조홍제-송인상-신덕균가와 만난다. 이연두-박치현-김준성-김우중가와도 연결된다. 경훈씨는 남편 허승조씨와의 사이에 지안·민경 자매를 두고 있다. 이 창업주는 차녀 재훈씨를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장남 원용(56)씨와 결혼시켰다. 원용씨는 현재 경희대 의대 교수로 있다. 이 창업주는 재훈씨를 양택식가로 출가시키면서 정·관계 유력인사와 연결된다. 양택식가를 통해 홍진기-노신영-정주영가로 연이 닿는다. 김한수-김복동가로도 이어진다. 특히 이 창업주는 이 결혼을 통해 업계의 라이벌인 한일합섬의 창업주 김한수가와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된다. 재훈씨 부부는 서윤·서정·서인·혁준 등 1남3녀를 두고 있다. 3녀 봉훈씨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광호가의 외아들 태원(49·한국베링거인겔하임 회장)씨와 결혼했다. 이들 사이에는 동우·상우·정우 3형제가 있다. ●뉴미디어·금융으로 21세기를 준비 태광은 1996년 일대 전환기를 맞는다. 그 해 11월 창업주인 이 전 회장이 75세를 일기로 타계하면서 3남 호진씨가 경영 전면에 부상한다. 호진씨는 이 창업주가 그룹의 후계자로 일찍 점찍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태광산업 사장에 이어 2004년 태광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호진 회장은 섬유가 주력인 태광의 업종에 메스를 댄다. 추진력에 관한 한 부친 못지않은 ‘신형 엔진’ 이 회장은 ‘조용한 기업’ 태광에 거센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변화의 추동 세력은 MSO로 표현되는 종합유선방송과 금융 등 두 갈래다. 이 회장은 미래 태광의 신성장 동력이 여기에 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이는 섬유와 화학 중심에서 뉴미디어와 정보기술(IT), 금융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미디어 기업으로의 급성장이다. 이 회장은 케이블TV 회사인 ‘태광 티브로드’를 세웠다. 티브로드는 태광, 미래, 통신 등의 앞글자 ‘T’와 브로드 캐스팅, 브로드 밴드의 ‘브로드’를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티브로드는 지역 케이블TV 20개를 거느리고 있다. 가입자 300만명, 시장 점유율 24∼25%로 명실상부한 국내 1위다. 아직까지는 많은 수익을 내고 있진 못하지만 뉴미디어는 태광의 미래를 밝혀줄 한 축임에 틀림없다. 이 회장이 2003년 이후부터 미디어 부문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뉴미디어는 진헌진 티브로드 사장과 이상윤 안양방송 및 수원방송 사장이 이끌고 있다. 진 사장은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이 회장의 대학교 동창이다. 2002년 이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했을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다. 금융 쪽도 더욱 살을 붙여야겠다는 게 이 회장의 전략이다. 현재 흥국생명, 고려상호저축은행, 태광투자신탁운용으로는 아무래도 무게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쌍용화재와 예가람상호저축은행, 피데스증권 등의 인수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쌍용화재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태광산업은 쌍용화재 지분의 50% 이상을 확보했다.‘흥국생명+쌍용화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의 근거는 생명보험·손해보험 상품의 교차 판매다. 태광은 쌍용화재 인수 열기가 식기가 무섭게 피데스증권 인수에 나섰다. 피데스증권은 현재 주식거래 업무만 하는 중소형 증권사지만 태광은 이 회사를 인수해 종합 증권사로 변신시킬 계획이다. 예가람상호저축은행은 서울·경남에 기반을 둔 저축은행이다. 이들 기업의 인수작업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지면 태광그룹은 생보, 손보, 증권, 투신운용, 저축은행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금융 쪽은 류석기 흥국생명 부회장과 김성태 흥국생명 사장의 투톱 체제다. 김 사장은 씨티은행 출신으로 LG증권 사장을 지냈다. 태광산업 출신인 오용일 흥국생명 전무도 눈여겨 볼 전문 경영인이다. 이호진호(號)의 태광은 대변신을 꿈꾼다. 현재의 청사진이 조만간 구체화되면 태광그룹은 화섬 석유화학, 금융, 미디어, 레저(태광관광개발), 육영재단(일주학술문화재단, 일주학원)으로 새 틀을 짜게 된다. ykchoi@seoul.co.kr ■ 정도·신의는 기업의 생명 ‘정도’와 ‘신의’.50여년 전 부산의 한 작은 시장에서 출발해 오늘의 태광그룹을 일군 창업주 고 이임용 회장이 금과옥조처럼 여긴 명제다. 이를 지키지 않는 거래처와는 두번 다시 거래를 이어가지 않았을 정도다. 정도와 신의를 기업의 목숨이자 기업의 자격이라고 늘 강조했던 이 전 회장은 한눈 팔지 않고 기업 경영에만 충실했던 기업인이다. 태광은 이 전 회장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그의 기업·국가관 등을 조명하기 위한 자서전 출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어록 정리에 신경쓰는 눈치다. 그의 어록에서는 경영관이 그대로 묻어난다. 지난 1973년 단 닷새 만에 흥국생명을 인수한 이 전 회장은 첫 임원회의에서 “보험회사의 재산은 보험가입자의 재산”이라며 “흥국생명의 돈을 태광에서 가져다 쓰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 약속은 지켜졌다. 이 전 회장은 ‘오래된 만남’을 중시했다. 태광의 주거래 은행은 조흥은행. 양자의 관계는 5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오직 하나의 은행만을 고집한 이 전 회장은 1975년 대한화섬 인수 후 많은 임원들이 복수은행 거래를 건의했지만 “새 친구 열 명을 사귀기 위해 헌 친구 한 명을 안 버린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용은 이임용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자신의 입으로 말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으며 계약서는 단지 둘 사이에서 오고 간 이야기를 정리해 놓은 종이에 불과했다. 타계 몇해 전 신입사원 특강에서 신용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닷새 만에 서는 장에 못가는 사람이 장에 가는 친구에게 무엇 무엇을 사다 달라고 부탁을 한다. 부탁을 받은 사람은 혹 자기 물건 사는 것은 잊어버리더라도 결코 친구의 부탁을 잊어서는 안된다. 만일 그 물건이 제수용품이었다면 남의 집 제사를 망치는 격이 돼 옛날 말로는 사람 같지 않은 꼴이 된다. 그래서 약속은 무서운 것이고 지켜야 하는 것이다.” ykchoi@seoul.co.kr ■ 베일에 싸인 오너一家 재계에서 태광그룹만큼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오너 일가’도 없다. 창업주인 이임용 전 회장은 물론 후계자인 이호진 현 회장 역시 언론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취재를 위해 이 회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불가하다.’는 단호한 한마디였다. 오너 일가가 이처럼 몸을 꽁꽁 숨기는 데에는 격동기를 헤쳐온 태광그룹의 기업사와 유교적 관습이 맞물려 있다. 태광에 있어 정치는 짐이었다. 창업주인 이 전 회장은 야당의 거목인 처남(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을 두면서 박정희·전두환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사찰을 받았다. 고속성장을 질주한 태광이었지만 그럴수록 기업경영만큼은 살얼음판을 걷듯이 할 수밖에 없었다. 한눈 팔면 죽는다는 것을 절감한 이 전 회장은 정치는 물론이고 언론에도 자연히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유교적 관습을 중시하는 이 전 회장의 짙은 보수성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는 태광 일가의 여성들에게서 쉽게 발견된다. 태광가(家)의 여성들에게서는 다른 재벌가와 달리 우먼파워를 찾아볼 수 없다. 여성으로서 적합한 문화계나 학술계에는 진출해 있을 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누구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의 세 딸도 그렇고 며느리도 마찬가지다.3형제 못지않게 똑똑한 것으로 알려진 세 딸 중 남녀공학 대학을 나온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큰딸 경훈과 둘째 재훈, 막내딸 봉훈씨 모두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이들 모두 다른 대학은 생각지도 못한 게 아닐까. 경훈·봉훈씨는 남편이 재계의 실력자들이지만 외부활동 대신 살림을 하고 있다. 태광가의 며느리들도 전혀 노출돼 있지 않다. 삼성·현대가 등 재벌들의 며느리들이 문화·재계의 저명인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40대 중반인 이 회장도 전경련 활동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외부 노출을 기피하고 있다. 선친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래서 ‘은둔의 경영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현장에 매우 충실한 CEO다. 캐주얼 차림으로 불쑥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놀라게 한다. 이 회장은 기업경영 못지않게 예술에 조예가 깊다.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사옥도 사실상 이 회장 작품이다. 바닥재부터 인테리어, 사무실 소품 등에 이르기까지 이 회장의 손때가 묻지 않은 것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CEO가 안됐으면 예술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ykcho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