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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8] 비양도는 보아뱀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8] 비양도는 보아뱀

    여러분은 어떤 눈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감상하나요. 어떤 이들은 사진을 통해 어릴 적 잃어버린 상상력을 찾거나, 어른의 눈이 아닌 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고 합니다. 물론 피사체를 바라보는 주관이 서로 다르기에 소수의 의견으로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또 다른 눈을 가지게 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인 또한 매번 같은 장소를 가도 서로 다른 이미지를 연상하곤 합니다. 아래 사진을 예로 들자면 처음 제주의 협재 해수욕장에서 비양도를 촬영했을 때 그저 비양도의 멋진 모습을 담고 싶었죠. 두번째, 세번째, 맑은 날, 흐린 날 모두 촬영을 해보니 어느날 갑자기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연상되기도 하며 잠시나마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진지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사진작업을 하는 데에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피사체를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것 이외의 시선을 가지고 촬영하는 일 또한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없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장난으로 피사체를 촬영하는 일은 삼가야 하겠지만요. 자신의 사진에 한계를 느끼거나 조금 더 색다른 표현방법이 없을까 하는 분들은 가끔 눈에 보이는 피사체를 다른 의미로 해석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셔터스피드:1/60초, 조리개:f11,ISO:200) (www.pewpew.com) ■ 디카리뷰 ‘1인3역’ 삼성케녹스 #11 디카는 계속 진화한다. 디카와 캠코더의 벽이 어느 정도 허물어지더니 이젠 디카와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MP3의 기능을 모아놓은 삼성 케녹스 #11이 젊은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37만∼60만원대. 현재 나온 개인용 멀티미디어 플레이 기능을 모두 모아놓은 제품이 바로 ‘케녹스 #11’이다. 일단 카메라부터 보자.610만 화소,39∼117㎜의 이너 방식의 광학줌을 채택한 #11은 무난한 편이다. 특히 웨이브진 디자인과 편리한 그립감이 아주 돋보이는 디카다. 또한 흔들림 방지장치인 ASR시스템은 꽤 쓸만하다. 실내에서 촬영할 때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비록 2.5인치의 작은 화면이지만 영화를 볼 수 있는 PMP기능은 그야말로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세련된 외모와 달리 실제 디카로서의 기능은 별로다.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징징 우는 때가 많으며 기능이 다양해서인지 버튼이 너무 많아 초보자들은 사용하기가 어렵다. 가격대에 비해 디카로서의 기능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PMP 기능은 어떤가. 영화의 화질은 충분하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를 받은 영화를 일반 PMP처럼 그냥 볼 수가 없다.#11전용 확장자로 바꾸는 인코딩 과정을 거쳐야만 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인코딩하는 시간은 영화를 보는 시간과 같아서 다운로드를 받고 인코딩 하면 거의 하루가 소요된다. 또 2.5인치 화면은 너무 작다. 보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외국 영화의 자막은 거의 잘려서 짜증이 난다.MP3의 경우도 요즘 음악 파일인 ogg,wav 등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사진도 찍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지만 화려한 기능에 비해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아무리 추가 배터리를 사도 크레들에 꽂은 채 충전을 하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보조 배터리 외에 보조 충전기와 케이블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儒林(58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儒林(58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따라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알성시의 책제(策題)들은 대부분 정치와 관련된 질문들이었다. 예를 들면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하고 조광조에게 물었던 중종의 책문을 위시하여 세종대왕은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은 무엇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알성시를 통해 묻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명종은 ‘육부의 관리를 어떻게 개혁하여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가 하면 ‘교육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라고도 묻고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을 치른 후 선조는 ‘(일본과)화친하는 것이 좋으냐, 정벌하는 것이 좋으냐.’는 나라의 생사가 걸린 양자택일의 책문을 던지고 있고, 가장 책문을 즐겨했던 임금은 조광조를 총애하다가 마침내 사약을 내려 죽게 하였던 중종으로 알려져 있다. 중종은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하는 책문 이외에도 ‘외교관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처음부터 끝까지 잘 하는 정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던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조광조를 발탁하였던 이듬해 1516년 ‘별시문과’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험문제까지 내고 있다. ‘술의 폐해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술의 폐해가 문제되었던 것은 어느 시대부터인가. 우임금은 향기로운 술을 미워했고, 무왕은 술을 경계하는 글을 지었으며, 위나라의 무공은 술 때문에 저지른 잘못을 뉘우치는 시를 지었다. 이토록 오래 전부터 술의 폐해를 염려했으나 아직까지 뿌리를 뽑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술의 폐해를 논하라.’는 내용의 책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임금이 내린 책문 중에서 가장 유니크하고 독창적인 것은 광해군이 내린 책문이다. 훗날 반정으로 폐위가 된 광해군은 그로 인해 후세의 사가들로부터 변덕스러운 군주로 낙인찍혀 죽은 후에도 임금의 칭호를 받지 못하고 폭군 연산군과 더불어 ‘군(君)’으로 격하하였지만 광해군은 실제로 개혁에 투철한 선각자였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지금 가장 나라에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1616년 겨울 증광회시에서는 조선 역사상 가장 돌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면 반드시 돌아오니 해이고, 밝으면 반드시 어두워지니 밤이로다. 그런데 섣달그믐밤에 꼭 밤을 지새우는 까닭은 무엇인가. 또한 소반에 산초를 담아 약주와 안주와 함께 웃어른에 올리고 꽃을 받치는 풍습(椒盤頌花:두보의 시에 나오는 노래의 한 구절)과 폭죽을 터트려 귀신을 쫓아내는 풍속은 섣달 그믐밤에 밤샘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침향나무를 산처럼 얹어서 쌓고 거기에 불을 붙이는 화산(火山)풍습은 언제부터 생긴 것인가. 섣달그믐 전날 밤 하던 액막이행사인 대나(大儺)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함양의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한 사람은 누구인가.(두보는 今夕行이란 시에서 홀로 긴 밤을 지새우며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하며 자신의 고독을 달래었다고 노래한 적이 있다.) 여관에서 쓸쓸하게 깜빡이는 등불을 켜놓고 잠을 못 이룬 사람은 왜 그리하였을까.…”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뮤지컬 주연 배우 변신 ‘컬투’ 멤버 김태균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뮤지컬 주연 배우 변신 ‘컬투’ 멤버 김태균

    기상천외한 반전이다. 사회를 뒤집어보는 스릴이 있다. 역설적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뱉어내는 유행어도 간단치 않다.‘그때 그때 달라요’‘생뚱맞죠’‘희한하네’…. 그뿐이 아니다. 황당무계한 영어강좌로 배꼽을 잡는다.‘None of your business’는 원래 ‘네 할 일이나 잘 해’라는 뜻이다. 그러나 ‘난 어부여 빚있어’로 해석해 정책당국을 꼬집고 빚에 쪼들린 어부의 신세를 풍자한다. 인기 개그 듀오 ‘컬투’(정찬우·김태균). 어느날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불쑥 나타났다. 처음엔 말 그대로 생뚱맞았다. 하지만 순식간에 팬들이 많아졌다. 단순 코미디가 아닌 사회의 흐름을 민감하게 간파한다. 교육정책의 혼선이나 정치인들의 말바꾸기를 겨냥해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말로 꽈배기처럼 비비 꼬았다가 풀어놓는다. 이 말은 지난해 우리 사회의 유행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요즘도 마찬가지. 다른 사람 같으면 소재 빈곤 등으로 잠시 재충전할 법도 한데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팬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음반 준비도 하고 드라마와 뮤지컬에 출연하는 등 갈수록 원숙한 끼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모처럼 강의 듣는 학생된 기분 ‘컬투’ 멤버 중 김태균(34)씨는 요즘 뮤지컬 ‘찰리 브라운’(4월6일∼6월25일) 주연 배우로 변신해 또 다른 면모를 과시한다. 공연장인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김씨를 만났다. 저녁 공연 직전이어서 노란 티셔츠의 무대복 차림이었다. 먼저 뮤지컬로 데뷔한 소감을 물었다.“너무 재미있어요. 배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모처럼 선생님한테 강의를 듣는 학생이 된 기분이었어요. 생각대로 공연도 잘되고 있고요.” 뮤지컬이란 노래와 춤, 연기력 등 만능의 끼가 두루 갖추어져야 한다. 김씨는 연예계 데뷔 후 거의 ‘개그쪽’이었다. 그래서 낯선 뮤지컬 입문이 어렵지 않았을까.“아뇨, 즐거웠어요. 다른 배우들이 잘 해줘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어요.(옆에 서 있는 동료 출연자 임철형씨를 가리키며)특히 저 형이 잘 해줘요.”라며 웃는다. 그러자 임씨는 “태균이가 대본 외우는 것을 1등으로 마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합니다.”라고 거들었다. 뮤지컬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평소 원하던 것이었고 때마침 제의가 들어와 선뜻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난 13년동안의 연예 활동, 즉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음반도 내고 영화제작에도 참여했던 자신의 끼를 이번 뮤지컬을 통해 기분좋게 중간 점검해보겠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연기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 아니냐는 것. 아울러 그동안 코미디만 해서인지 뮤지컬 무대에 막상 올랐더니 저절로 신이 나고 에너지가 넘쳐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거듭 즐거워했다. ●철학적 메시지 담은 성인동화 뮤지컬 ‘찰리 브라운’은 우리에게 강아지 캐릭터 ‘스누피’로 잘 알려진 찰스 슐츠의 단편만화 ‘피너츠(Peanuts)’가 원작. 아이 6명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김씨가 맡은 찰리 브라운은 하루하루가 실수투성이다. 하는 일마다 ‘머피의 법칙’이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김씨는 작품에 대해 “어른들에게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성인동화”라면서 스스로 자기를 찾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풀이한다. 다시 말해 살면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신세한탄만 하다가 어느날 ‘그래 나야’하고 비로소 깨닫는다는 것. 관객 나름대로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홍보해달고 주문한다. 김씨의 음악적 재능은 이미 뮤지컬에서도 단박에 통할 만큼 인정받은 셈.2003년 1월 ‘컬투’를 결성한 후 그해 5월 첫 음반을 출시했다. 이어 노래와 개그를 접목시킨 라이브 개그 콘서트 공연을 최초로 도입했다. 그동안 여섯 차례의 라이브 공연을 펼쳤고 지난해에는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예능상을 수상했다. 이번달에는 두번째 음반을 출시한다. 그가 직접 작사한 노래도 여럿 있다. 이소라·김민종의 ‘우리 다시’를 비롯, 컬투로 발표된 노래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 어릴 적부터 시 쓰는 것을 좋아할 만큼 작사에도 타고난 소질이 있다. “목소리는 아버님한테, 연기는 어머님한테 물려받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여섯 살때 세상을 떠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머니는 활달하고 친목회 모임에 나가기만 하면 항상 사회를 맡아 좌중을 이끌 정도로 끼가 많다고 귀띔한다. “개그 아이디어요? 일상에서 찾아요.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얼핏 스치는 게 있습니다.‘웃찾사’에서 찬우형이랑 영어 개그할 때에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순간 단어를 가지고 준비했지요. 요즘 영어는 유치원 아이들도 따라 하거든요.” ●깨가 쏟아지는 신혼… 소문난 효자 개그맨이 아니었으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러자 “직장인만 되지 말자고 했지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예체능계쪽에서 뭔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방송연예과를 지망했어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고교(서울 동성고)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서울예술대에 들어가서야 확 달라졌다는 것. 갑자기 그렇게 돌변할 수 있느냐고 하자 “입학했더니 다들 미쳐 있더군요. 저도 안 미치면 안될 것 같았어요.”라며 웃는다. 대학졸업후 문선대에서 군복무를 했다.1군사령부 예술단에서 활동했는데 MC면 MC, 노래면 노래, 코미디면 코미디로 가는 곳마다 장병들을 사로잡았다. 제대후 그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곧바로 MBC 공채시험에 응시, 합격했다.1994년 7월이었다. 정찬우씨도 이때 만났다. 처음엔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갈수록 궁합이 척척 맞아 ‘컬투’로 의기투합을 한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결혼해 아직은 깨가 쏟아지는 신혼이다.9년 전 김씨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부인 이지영씨를 처음 만났다. 서로 좋은 느낌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둘다 바빠 진전시키지 못했다. 그러다가 4년 전 한 음식점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진지하게 이어졌다. 지난해 여름 한 공연장에서 이씨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무대 위에서 이씨의 이름을 부르며 김현식의 ‘기다리겠소’를 목청껏 불러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더 이상의 동반자는 없어요. 너무나 잘 이해해주고 투정이나 칭얼대는 것도 없어요. 또 (부인은)현실적 결단력이 강해요. 사람 많은데 가는 거 싫어하고요.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에요.” 이들의 보금자리는 성북구 종암동. 친형이 목사로 선교활동 중이어서 바로 옆집에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효자로 소문났다고 하자 “제가 소문냈어요.”라며 즉각 웃어넘긴다. ●내년 봄엔 팬들과 스크린으로 만나 김씨는 이번 뮤지컬에 출연하면서도 ‘웃찾사’에 고정출연하고 또 ‘주주클럽’ 진행을 맡는 등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러다 보니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 정도. 건강을 염려한 부인이 처음에는 뮤지컬 출연을 반대했으나 요즘에는 오히려 열심히 하라며 격려를 해준다. 부인도 직장에 다녀 맞벌이 부부인 셈. 김씨는 바쁜 일과로 자주 운동을 못하지만 매주 일요일에는 꼭 야구를 한다. 연예인 야구팀 ‘조마조마 클럽’(단장 박상원)에 나가 정찬우씨 등 야구를 좋아하는 동료 연예인들과 야구시합을 벌인다. 끝나면 소주 한두잔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평소 주량은 소주 2병이다. 돈을 많이 벌었느냐는 질문에 “번 만큼 많이 써요. 투자할 일도 많고요.”라고 대답한다. 이번 뮤지컬 공연이 끝나면 오는 7월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2006컬투쇼’를 펼친다. 또 내년 봄에는 스크린을 통해 팬들과 새롭게 만난다.“유쾌하고 경쾌하면서도 엽기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면서 시나리오도 직접 쓸 작정이라고 했다. 늘 준비된 미소 속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밝게 비친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o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72년 서울 출생 ▲91년 서울 동성고 졸업 ▲93년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 졸업 ▲94년 MBC개그맨 공채 5기로 데뷔 ▲2003년 컬투 결성, 음반 출시, 컬투쇼(서울 대학로 컬투홀) ▲04년 컬투 여름콘서트(서울 성대 600주년 기념관), 크리스마스 콘서트(서울 돔아트홀) ▲05년 독도살리기 ONE콘서트(돔아트홀) ▲06년 4월 ‘찰리 브라운’으로 뮤지컬 데뷔 ▲출연프로 SBS웃찾사, 주주클럽, 라디오 2시의 탈출 외 다수
  • [세이프 코리아] 어린이 롤러스포츠 안전불감증

    [세이프 코리아] 어린이 롤러스포츠 안전불감증

    어린이날 선물을 고민하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 킥보드와 같은 롤러스포츠 제품을 머리에 떠올려봤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놀이용품’에만 신경쓸 뿐,‘안전장비’ 등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롤러스포츠 제품점을 운영하는 정모(47·서울 동대문구)씨는 “자녀에게 롤러스포츠 제품을 사주려는 손님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보호장비를 함께 구입하지 않고 있다.”면서 “안전보다 비용을 더 신경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어린이가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보급은 ‘국민스포츠’, 안전은 ‘위험스포츠’ 10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자전거는 국민 3명당 1대꼴인 1700만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산됐다. 또 인라인·롤러스케이트는 1305만대로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바퀴운동화는 90만대, 킥보드 80만대, 스케이트보드 15만대 등이다. 이처럼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 등 롤러스포츠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국민이 즐기는 ‘국민스포츠’가 됐다. 그러나 안전모 등 보호장비 착용률은 낮아 사소한 사고에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스포츠’다. 세이프키즈코리아에 따르면 우리나라 롤러스포츠 이용자의 보호장비 착용률은 평균 24%에 그치고 있다. 이는 캐나다(72%)나 미국(60%) 등 선진국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세이프키즈코리아 손주현 책임연구원은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시야가 30% 정도 좁고,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야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면서 “하지만 14세 이하 어린이의 보호장비 착용률은 19%로 오히려 성인보다 낮아 안전사고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놀다가 다쳐봤자지?’가 더 위험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해 1∼10월 롤러스포츠를 즐기다가 다친 343명을 분석한 결과, 치료 기간이 2주 이상인 중상자 비율이 무려 25.7%에 달했다. 특히 전체 사고자의 70.8%는 14세 이하 어린이였다. 또 신용운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어린이 롤러스포츠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초등학생에서 인라인스케이트 손상의 발생 양상’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논문에 따르면 조사대상 1만 3482명 가운데 39.0%인 4474명이 다친 경험이 있었다. 특히 부상자의 3.4%인 151명은 골절과 같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으면 착용하는 것보다 골절 위험이 3.7∼4.5배 가량 높아진다.”면서 “특히 어린이의 경우 골절상을 입으면 성장판에 손상을 입거나 뼈 성장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초등학생의 85%가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고, 초등학생 전체 외상의 18.5%가 인라인스케이트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면서 “의무적인 안전교육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립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자전거를 타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으면 머리나 뇌 손상을 85∼88%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도로교통법은 만13세 미만 어린이가 롤러스포츠 용품을 이용할 경우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은 아이들의 롤러스포츠는 범죄행위라 할 수 있으며, 이를 지적하지 않는 부모 역시 범죄행위를 방조하는 셈이다. ●어린이 보호장구 미착용은 범죄행위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안전센터 이진숙 차장은 “롤러스포츠 이용자의 70% 이상이 이 같은 규정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또 규정을 어겨도 범칙금 부과 등 처벌조항이 없어 위반 어린이에 대한 지도나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정부는 또 지난 1월부터 롤러스포츠 보호장비를 수입할 때 안전검사에 합격해야만 국내에 들여올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제품에 대한 안전검사보다 세관통과가 먼저 이뤄졌기 때문에 안전검사에 불합격해도 수출국으로 반품하지 않은 채 몰래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해 불법 제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보호장비 2개 가운데 1개는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이었으며,4개중 1개꼴로 안전검사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안전검사를 받지 않거나 불합격된 제품이 유통될 가능성은 줄었지만, 제도 시행 이전에 제작됐거나 수입된 제품이 판매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와 함께 롤러스포츠 제품의 40% 정도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관련 법령에는 안전검사 표시규정이 빠져 있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손 책임연구원은 “의료비용이나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안전규정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어린이가 착용하는 경우 반드시 안전검사를 통과한 ‘검’자 표시가 있는 제품을 확인한 뒤 구입해야 하며, 몸에 꼭 맞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롤러스포츠 사고 예방 이렇게 어린이 롤러스포츠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모 등 어른들의 관심과 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아이들을 처벌하는 것보다 보호장비를 착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보호장비 착용에 대한 교육만 강화해도 안전사고의 위험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모의 경우 아이들이 롤러스포츠를 하기에 앞서 안전모와 손·팔꿈치·무릎보호대 등 보호장구 착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호장비 없이 롤러스포츠를 즐기는 행동은 법을 어기는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도록 지도가 필요하다. 특히 ‘초보’일수록 ‘타는 기술’에 앞서 ‘타기 위한 준비자세’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정차된 차량 사이를 지날 때나 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 앞뒤를 건널 때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등 상황에 따른 행동요령도 교육대상이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어른은 가장 먼저 아이가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 경우 사고를 당한 아이의 이름과 나이 등을 묻거나 “괜찮다.” 등의 표현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피 또는 상처 부위를 보면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피가 나는 부위를 휴지나 손수건 등으로 감싸주는 것이 좋다. 또 코피가 날 경우 고개를 젖히는 것보다 아래로 숙이게 한 뒤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코의 말랑말랑한 부분을 모아잡도록 유도해야 한다.10여분간 이 같은 자세를 유지한 뒤에도 코피가 멈추지 않으면 또다시 반복하도록 한다. 이와 함께 단순한 타박상을 넘어 골절상을 입을 경우 어린이 자신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주변 사람은 몸 상태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때문에 무리하게 일으키거나 옮기려고 하지 말고, 먼저 다친 사람에게 몸 상태를 물어본 뒤 119에 신고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 요령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주말탐방] 육군 제3군견훈련소

    [주말탐방] 육군 제3군견훈련소

    “컹컹∼” 저런, 놀라시는군요. 이렇다니까요. 저는 반가워서 경례를 올린 건데…. 그렇다고 명색이 군견인 제가 “멍멍”하고 애교를 떨 순 없지 않습니까. 어쨌든 유서깊은 육군 제3 군견훈련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더군다나 올해는 병술년, 개해가 아닙니까. 아까 부대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가 사방에 뿌려놓은 ‘거시기’ 냄새에 얼굴을 찌푸리시더군요. 하지만 그런 표정은 우리한테 큰 실례가 된다는 점을 정중히 알려드립니다. 소개가 늦었군요. 제 이름, 즉 견명(犬名)은 ‘베르’입니다. 태어날 때 저를 받아준 군무원(7급) 아저씨가 지어주셨습니다. 뜻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동료 중에는 ‘백두산’이란 이름도 있고,‘쾀보’같은 외국식 견명도 있습니다. 견명은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군견기록부에 정식으로 오르는 엄숙한 이름입니다. 제 견종은 셰퍼드, 성별은 수컷, 견번(군번)은 ‘3-2617’입니다. 이제 막 정식 군견으로 임명된 팔팔한 신참입니다. 독일이 고향인 제 엄마와 아빠는 혈통이 좋은 명견이라는 이유로 몇년 전 한국의 국방부로 각각 팔려 왔고, 이곳 3군견훈련소에서 만나 4대(代) 조상까지 거슬러 서로 근친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은 후 저를 낳았습니다. 지난 2004년 9월 한여름 땡볕 아래서 만삭을 견뎌낸 엄마는 임신 68일 만에 다른 형제 5두(頭·군견의 수는 ‘마리’가 아니라 ‘두’로 표시합니다)와 함께 저를 낳았습니다. 엄마는 저를 낳기 전에도 2년여 동안 1년에 2∼3차례씩 모두 23두의 새끼를 낳은 베테랑(?) 산모입니다. 우리 엄마같은 개를 종모견(種母犬), 아빠같은 개를 종견(種犬)’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일생 동안 새끼만 낳는 번식견입니다. 이곳에만 종견이 8두, 종모견이 15두가 있습니다. 역시 유능한 군견을 낳는 종모견을 가장 쳐주는데, 이곳의 ‘아비스’란 종모견은 시가로 1500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엄마와 새끼들이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기간은 45일간 뿐입니다. 이 기간 동안 엄마는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군견병들은 곁에서 각종 영양제로 보육을 돕습니다. 운명의 45일째가 가까워졌을 때 저는 어린 마음에도 이별을 직감했습니다. 제 잇몸에서 이빨이 돋아나면서 엄마 젖에서 자꾸만 피가 났거든요. 엄마는 아프다는 기색 하나없이 고스란히 젖을 내맡겼지만, 예정된 생이별을 피할 순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날 출산실에서 끌려나가는 엄마에게 저는 처절하게 울부짖으며 매달렸습니다. 엄마도 네 다리를 쭉 펴서 최대한 버티는 모습이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출산실 문이 닫혔고 울다 지친 저는 바닥에 엎드려 숨을 헐떡거렸습니다. 그런데 10분쯤 흘렀을까 밖에서 “우우우∼”하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분명 엄마였습니다. 저는 “멍멍”하면서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하지만 이내 엄마의 목소리는 사라졌고 그것으로 모든 게 끝이었습니다. 나중에 군견병 형들이 말하는 걸 들으니, 숙소까지 끌려갔던 엄마가 군견병이 문을 여느라 잠깐 줄을 놓은 틈을 타 출산실까지 달려왔다는 겁니다. 그후로 저는 유아견 사동으로 옮겨져 키워졌습니다. 생후 9개월이 흘러 제법 어른 티가 났을 때 저는 군견 적격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이것은 가로 25m, 세로 5m의 모래밭으로 된 칸막이 시험장에서 30분간 군견으로서의 적격 심사를 받는 것입니다. 시험장 허공의 줄에 매달린 공이 도르래에 의해 움직일 때 그것을 쉴 새 없이 따라붙어야 합니다. 중도에 딴 짓을 하거나 힘들다고 포기하면 가차없이 실격입니다. 군견으로서의 집중력과 체력이 낱낱이 드러나는 이 테스트를 통과하는 개는 전체의 2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탈락견은 즉각 안락사 조치되거나, 수의과 대학에 임상실험용으로 기증되고, 운이 좋으면 군견이 아닌 경비 보조견으로 활용됩니다. 결국 우리에게 있어 ‘30분’은 생과 사를 가르는 운명의 시간인 셈이지요. 탈락견을 사회로 배출하지 않는 것은 군견이 시중에 나돌면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군견의 생로병사는 이렇듯 비정하면서도 까다롭게 관리됩니다. 한 마디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견은 사회의 일반 개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군견 관리조항에는 ‘군견 막사 주위에 잡견이 있어서는 안 된다.’‘군견과 일반견이 교배하면 지휘관을 문책한다.’는 항목이 있을 정도입니다. 먹는 것도 과자류와 잔반은 일절 금지되며 전용 사료만 제공됩니다. 테스트를 통과한 군견들은 10개월 가량의 훈련을 거쳐 정식 군견으로 임명됩니다. 이 기간 동안 적성과 능력에 따라 수색, 추적, 경계, 탐지 등 4가지 주특기 가운데 하나를 부여받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가장 유능한 개가 추적견으로 선발됩니다. 바람에 실려오는 적의 냄새를 맡고 쏜살같이 달려가 근처에 숨어있는 적을 찾아내는 게 수색견입니다. 화려해 보이지요. 반면에 추적견은 이미 달아난 적의 발자국 냄새를 따라 코를 땅에 박고 천천히 이동하기 때문에 얼핏 청승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임무는 수색에 비해 훨씬 어렵습니다. 사람보다 1만배 이상 예민한 후각뿐 아니라 장시간 한 가지 냄새만을 쫓는 고도의 집중력을 겸비해야하거든요. 생후 19개월이 된 군견은 각 야전부대에 배속되거나 저같이 이곳 제3군견훈련소에 배속돼 각종 작전에 파견나가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흔히 군견이라고 하면 사냥개나 투견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있는데, 군견의 제1 덕목은 ‘발견’이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군견은 호들갑 떨며 짖지도, 함부로 물지도 않습니다. 그저 신속히 쫓고 적을 발견했을 때엔 한두번 짖은 뒤 엄중히 노려봄으로써 상대를 제압합니다. 어떤 분들은 군견이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아는데, 오해입니다. 국내산 사료로 아침과 저녁 하루 2끼를 먹는데,1두당 하루 식비가 1400원 정도입니다. 목욕도 야외에서 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잘 씻지 못합니다. 관리비용이 1두당 연간 100여만원가량이 든다고 합니다. 다만 병원시설은 종합병원급입니다. 수술실은 물론 1억 5000만원짜리 초음파 진단기도 갖춰져 있습니다. 국토방위만이 삶의 목표인 우리는 결혼이 금지돼 있습니다. 발정기가 되면 격리조치됩니다. 우리한테 애인이 있다면, 군견병 형들입니다. 군견 1두당 1명씩 전담 군견병이 있어 제대할 때까지 우리를 보살펴줍니다. 먹여주고 씻겨주고 똥까지 군말없이 치워주니 가족이나 다름없지요. 힘이 장사인 우리들 훈련시키느라 군견병 형들 정말 고생 많이 합니다. 우리는 8살이 되면 군견에서 전역해 안락사 처리됩니다. 시신은 화장되기 때문에 묘지도 없습니다. 공비를 잡는 등 혁혁한 무공을 세운 군견한테만 예외적으로 묘지가 ‘수여’됩니다.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요?인간들은 꼭 무슨 반대급부가 있어야 사는 낙을 느끼나요?온갖 유혹에 기웃거리느라 분주한 인간들로서는, 백가지 천가지의 유혹을 뿌리치고 한가지 목표물을 발견했을 때 우리가 느끼는 소박한 쾌감을 짐작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우리 군견들은 반대급부라는 말을 모릅니다. 만일 저한테 ‘병역특례’같은 걸 제안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 날카로운 송곳니가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조건을 붙이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듯, 포상을 요구하는 애국은 진정한 애국이 아닙니다. 군견으로서 저의 임무는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 그 자체로서 숭고한 것입니다. 저는 저의 아름다운 임무를 위해 일평생 멸사봉공(滅私奉公)하다가 먼지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그것이 ‘군견의 길’입니다. 저는 군견으로 났지만 군인으로 죽을 것입니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축생(畜生)이 아닌 인간으로 윤회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작별의 경례 올립니다. 이젠 놀라지 않으시겠죠? “컹컹, 컹컹컹∼”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군견의 종류 현재 육군 제3군견훈련소에서 수용하고 있는 군견 120여두 가운데 70%가 독일산 ‘셰퍼드’이고, 나머지 30% 정도가 벨기에산 ‘마리노이즈’다. 그동안 군견은 암·수 구분없이 ‘울프 그레이’라 불리는 흑갈색 털에 굵은 몸통을 가진 셰퍼드가 전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누런 털에 머리가 작고 몸매가 날렵한 마리노이즈가 늘어나는 추세다. 마리노이즈는 후각이 셰퍼드 못지 않게 예민한 데다 주력은 셰퍼드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100m 달리기에서 셰퍼드를 먼저 출발시킨 뒤 마리노이즈를 출발시켜도 금세 따라잡을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셰퍼드는 추적견, 마리노이즈는 수색견 등으로 주특기가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3군견훈련소는 지난해 말 영국산 ‘레브라도 리트리버’ 8마리를 들여왔는데, 이 개는 주로 폭발물 탐지견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 대표 견종인 진돗개는 한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워낙 강해 군견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군견병이 전역하거나 바뀌는 경우 통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진돗개는 사람보다는 짐승에 호기심이 많아 수색이나 추적 임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王의 힘/한종태 논설위원

    태국을 여행하다 보면 중요한 장소에는 언제나 푸미폰 아둔야뎃(78) 국왕의 초상화가 걸려 있거나 관련 조형물이 설치돼 있는 것을 쉬이 알게 된다. 태국민들은 외국인들에게 통상 두 가지를 자랑한다. 하나는 1900년대 초반 서구열강의 아시아 침략때 태국은 한번도 식민통치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온 국민의 추앙을 받는 국왕의 존재다. 입헌군주제에 따라 군림은 하지만 통치하지 않는 국왕에 대한 태국민들의 존경심과 신뢰는 상상을 초월한다. 영향력 측면에선 왕정시대의 전제군주에 버금갈 정도로 푸미폰 국왕의 말 한마디는 법 이상의 효력을 발휘한다.2달여의 퇴진 시위와 정국 불안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던 탁신 치나왓 총리가 지난 4일 항복 선언을 한 것도 푸미폰 국왕을 알현한 직후였다. 그야말로 ‘왕(王)의 힘’이 발현된 것이다. 물론 푸미폰 국왕도 국민들의 무한한 신뢰를 받게끔 행동해왔다. 오는 6월 재위 60주년을 맞는 그이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부정부패나 스캔들과 연관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국왕뿐 아니라 왕실 가족 누구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하니 푸미폰 국왕의 높은 도덕성과 철저한 자기관리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으리라. 무엇보다 자신의 일가가 19억달러어치의 주식을 팔면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탁신과는 크게 대비된다 하겠다. 국민을 끔찍이 생각하는 푸미폰 국왕의 ‘위민부모(爲民父母)’ 사례는 숱하게 많다고 한다. 왕궁에서 각계각층 국민들을 두루 만나 어려움을 청취하는 것은 기본이고, 나라에 가뭄이 들면 백성과 고통을 함께한다며 아예 식음까지 전폐한다고 하니, 한 나라의 군주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어떤가. 엄청난 부정부패로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던 지난날 절대권력자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힘깨나 쓴다는 인물치고 ‘내가 그런 도덕성을 가졌소.’라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은 불행히도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브로커와 ‘게이트’가 난무하고 학연·지연과 같은 연줄이면 안 통하는 게 없는 사회….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 스스로 모든 국민의 좌표가 될 만한 ‘큰 어른’을 모시려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게 아닐까 싶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마니아] 금천·구로구청 색소폰 동호회 ‘인사모’

    [마니아] 금천·구로구청 색소폰 동호회 ‘인사모’

    지난달 31일 밤 10시 40분 서울 금천구 독산동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서자 감미로운 색소폰 선율이 흐른다. 여성 4인조가 화음에 맞춰 공연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힘차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에 빠져 들었다. 공연이 끝나자 소프라노 김수진, 알토 이연경, 테너 차영희, 바리톤 김경화씨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다. ●공무원들로 구성 금천구청과 구로구청 공무원 9명으로 구성된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사모) 회원들도 여성 4인조를 응원하러 이날 카페를 찾았다. 이들은 2003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색소폰을 함께 배우며 인연을 맺었다. 색소폰 마니아가 많지 않은 터라 공연이 열리면 함께 즐긴다. 인사모는 2003년 5월에 결성됐다. 구로구청 대세영씨가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구청 직원을 모았고, 금천구청 박종찬(47) 이동수(44) 이석근(43)씨 등이 초창기 멤버로 참여했다. ●3년 동안 ‘주경야독´ 그리고 고교 때 밴드부로 활동하던 유병호(51)씨를 ‘선생님’으로 초청했다.‘김무균 색소폰 앙상블’에서 활동하던 유씨는 “함께 배우자.”며 기꺼이 참여했다. 먼저 색소폰을 구입했다. 가격은 50만∼300만원으로 다양하다. 그리고 백화점 문화센터에 등록하고 강사를 초빙해 연주법을 배웠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었다. 처음에는 소리내기도 버거웠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색소폰에 빠져들었다. 뱃속 깊은 곳에서 뿜어나온 호흡이 악기를 통과하면 아름다운 선율로 바뀌는 게 신비로웠다. 게다가 기분에 따라 음이 달라졌다. 이들은 “피아노는 건반만 제대로 치면 음이 나지만, 색소폰은 그렇지 않다.”면서 “누르는 방법이 같더라도 호흡에 따라 전혀 다른 음이 들려 우울할 때와 신날 때 색소폰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연습을 통해 음색의 차이를 줄여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회원들은 연습 장소가 없어 애를 먹기도 했다. 소리가 커서 아파트에선 연습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무작정 차를 몰고 한적한 곳을 찾아갔다. 안양천을 바라보며 차 안에서 연습하다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 ●연습장소 없어 차 안에서 하기도 금청구청 한만석(41)씨는 밤 11시에 나가 홀로 연습하다 새벽 1시에 돌아오기도 했단다. 색소폰 소리가 그리워 잠을 잘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2003년말 빗물펌프장 창고를 연습장으로 얻었다. 인사모는 뛸듯이 기뻤다. 틈 날때마다 개별적으로 찾아가 색소폰과 씨름을 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정기모임을 갖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 주고 있다. 색소폰의 매력은 무엇이냐고 묻자 구로구청 김구현(48)씨는 “소리가 너무 좋지 않습니까.”하고 반문한다. 김씨는 이어 “색소폰을 불면서 그 소리에 심취하면 스트레스를 아예 잊어버리는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져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병호씨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몇 십년만에 색소폰을 다시 불었다. 그는 “사업에 실패하고 속상한 마음에 술로 세월을 보냈는데 색소폰을 꺼내 불었더니 술보다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양천 코리아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색소폰은 재즈 클래식 대중가요 팝송 등 다양한 음악과 어울리는 것도 매력이다. 누구와도 벽을 허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단다. 박종찬씨는 “고등학생인 딸이 피아노를 치고, 제가 색소폰을 연주하면 집안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면서 “아내는 색소폰 연습하느라 술을 훨씬 덜 마신다고, 아이들은 무뚝뚝하던 아빠가 ‘로맨티스트’로 변해 좋아한다.”고 만족해 했다. ●닦은 기량 뽐내는 발표회 추진 만석씨는 얼마전 작은 공연을 가졌다. 아버지 생신 때 색소폰으로 ‘황성옛터’‘초우’ 등 축하곡을 연주했다. 그는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놀랐다.”면서 “앙코르를 몇 번이나 받았는지 모른다.”고 자랑했다. 친척 어른들이 용돈을 쥐어주며 앞으로 가족 행사마다 공연을 해달라고 한단다. 인사모는 조만간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지난 3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일이 많지만 틈틈이 연습하는 이유다. ●은퇴하면 소외이웃 위문공연 다닐터 이들은 은퇴 후에 본격적인 연주활동을 펼칠 생각이다.“노인정이나 양로원, 독거노인을 찾아다니며 연주회를 갖는 게 꿈입니다. 소록도도, 섬마을도 좋습니다. 지금 어르신들은 색소폰에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가 늙으면 70∼80년대를 그리며 색소폰 연주를 즐기지 않을까요.” 이석근씨가 관객들의 환호 속에서 최성수의 ‘기쁜 우리 사랑은’을 연주한 뒤 나지막이 속삭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독산1동 색소폰교실 주1회 월 수강료 만원 금천구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6월부터 색소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6∼8시 동사무소 7층 문화관람실에서 진행한다. 수강료는 월 1만원으로 저렴하다. 50대 안팎인 수강자 모두 처음부터 강좌를 들어 중급수준이다. 그래서 초보자가 수강하기에는 실력차가 심하다. 주민자치센터는 초급회원이 10명 이상 모이면 새로운 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악기는 본인이 구입해야 한다. 강좌를 맡은 홍원엽 선생님은 “수강자 모두 수업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과제도 충실히 해온다.”면서 “열정은 어느 대학생 못지않다.”고 말했다. 문의 02)839-1381 ■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당신의 눈동자 속에는 그리움이 남아 있습니다. 그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7080에서 접할 수 있는 이 음악밖에 없답니다.”-2005.7.22.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보건소 옆에 자리한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아마추어 예술가의 아지트답게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시낭송과 동아리의 밴드 공연이 이어진다. 손님 가운데 누구라도 악기를 연주하고 싶으면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드럼, 베이스기타,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가 갖춰져 있다. 연주자가 없으면 듣고 싶은 음악을 쪽지에 적어 신청해 보자.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이 1000여 장의 LP판에서 은은하게 흘러 나온다. 실용음악을 전공한 양성진(41) 사장은 “좋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고 싶어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연습실을 꾸미듯 지난해 문을 열면서 인테리어를 직접했다. 비틀스, 레드 제플린, 조용필, 이선희, 나훈아 등을 벽에 그려 넣었다. 곤충 모양의 동판 조명도 그의 솜씨다. 덕분에 70∼80년대의 향수가 물씬 풍긴다. 오후 2시에 문을 연다. 송이덮밥 등 음식을 팔다 저녁이 되면 맥주를 내놓는다.1인당 1만원이면 무제한 마실 수 있다. 연락처 02)866-7010 ■ 색소폰 자세히 알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색소폰(saxophone)은 소프라노·알토·테너 색소폰 등 3종류가 있다. 소프라노 색소폰은 케니지(50ㆍKenny G)가 주로 연주하는 기다란 악기로 클라리넷과 비슷하게 생겼다. 알토 색소폰은 악기 위쪽이 구부러진 모양으로 중음과 고음을 낸다. 테너 색소폰은 알토와 비슷하지만, 조금 크며 구부러진 모양도 약간 다르다. 중음과 저음을 내며 밤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외에 소프라니노·바리톤·베이스 색소폰이 등이 있는데 이들은 전문가들이 사용한다. 처음 배울 때는 알토 색소폰이 적당하다. 누르는 방법과 부는 방법이 같아 나중에 소프라노나 테너도 쉽게 연주할 수 있다. 소프라노는 소리 내기가 쉽지만, 전체적으로 음정이 불안정하고, 고음을 처리하기가 어려워 상당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테너는 크기 때문에 많은 호흡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음 중음 고음을 비교적 쉽게 낼 수 있는 알토 색소폰이 초보자에겐 알맞다. 소리를 내려면 마우스피스와 리드가 필요하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의 크기가 다르듯 마우스피스와 리드도 악기에 따라 다르게 선택해야 한다. 특히 악기는 형편에 맞게 구입하더라도, 마우스 피스는 좋은 걸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색소폰을 배우는 기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나지만, 간단한 동요는 2∼3주면 연주할 수 있다. 가벼운 곡은 한 달 정도면 멜로디를 낼 수 있다. 대중가요를 연주하려면 6개월 정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 제공 색소폰나라(www.saxophonenara.net)
  • [신나는 과학이야기] ‘사이언스 카페’ 탐방

    [신나는 과학이야기] ‘사이언스 카페’ 탐방

    4월은 과학의 달이다. 이곳저곳에서 많은 과학관련 행사가 마련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많고 기간은 짧아 참여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더 이상 이같은 아쉬움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됐다. 재미있고 신기한 과학실험을 365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아마 세계 최초일 것 같은 이 곳은 지난달 18일 문을 연 ‘사이언스 카페’다. # 사이언스 카페란 북 카페, 잉글리시 카페 등 테마 카페가 넘쳐나고 있지만 ‘사이언스 카페’는 생소하다. 카페의 운영 면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전문성과 지속적인 실험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직접 만져보고 조작해보는 활동이 가능한 과학관련 전시공간이 여럿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이곳 사이언스 카페에서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직접 만들어보고 작동시켜 보면서 과학원리에 대한 호기심을 자세한 설명을 통해 해결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사이언스 카페가 추구하는 과학 대중화의 방법이다. # 다양한 종류의 실험 고무줄과 나무막대, 실패를 이용한 고무줄 탱크는 고무줄의 탄성을 이용한 것이고, 못쓰는 CD를 이용해 만든 ‘CD스피커’는 전류에 의한 자기장과 자석 자기장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것이다. 사람의 몸에 전류가 흐를 수 있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이용해 사람이 전선이 돼 발광다이오드에 불을 켤 수도 있다. 여러 사람이 손을 잡고 직렬, 병렬 연결하여 불을 밝혀 보자. 교실에서 배울 때는 어렵기만 하던 과학원리도 쉽게 익힐 수 있다. 사이언스 카페에는 이밖에도 미라주, 편광액자,PT병 토네이도 등 여러 가지 과학 전시물과 정육면체 만화경, 미니 이어폰, 분자모형 축구공, 팬 플루트, 손가락 화석만들기 등 수십 종류의 재미있는 실험 메뉴들이 사진을 곁들인 자세한 설명과 함께 구비돼 있다. 아이들은 연령별로 나뉜 여러 종류의 실험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실험기구를 구입해 체험할 수 있다. 제작에 필요한 도구들은 실험키트에 모두 포함돼 있어 손쉽게 만들어보고 작동해 볼 수 있다. # 도우미 선생님한테 원리도 배우고 사이언스 카페에서는 도우미 선생님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이 만든 완성품이 잘 작동하도록 도와주고, 과학원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곁들여 준다. 실험과정 및 완성 후에 생긴 호기심은 물론 아이들의 다양하고 기발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도우미 선생님이 즉석에서 해결해 준다. 낮 시간에는 유치원과 초·중등 학생들, 저녁에는 대학생과 일반인, 교사들을 위한 특강이 준비돼 있다. # 사이언스 카페 가는 길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걸어서 7분 정도 거리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9시. 실험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오후 8시전에는 입장해야 한다. 입장료는 5000원이며 전시품 관람과 기본실험 1개, 기본음료가 포함돼 있다. 어른 1명당 생후 36개월 미만의 유아 1명에 대해서는 무료 입장도 가능하다. (02)338-3595.(www.sciencecafe.co.kr)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6) 음악도 힘이야!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6) 음악도 힘이야!

    [생각열기] 악은 마케팅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사실 우리가 주의 깊게 보지 않지만 사람의 하루 삶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음악과 함께 살고 있다. 드라마를 볼 때도 배경음악이 나오고, 식사하러 들어간 레스토랑에서도 잔잔한 음악이 나오고 있다. 아침 통근 버스나 길거리를 거닐다가도 심심치 않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참 많다. 그런데 주의 깊게 음악을 듣다 보면 그 음악들이 어떤 상품을 파는지에 따라 비슷한 장르의 음악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다음의 매장들은 어떤 종류의 음악을 사용하는지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보자 (1)대형 서점 (2)패스트푸드 (3)레스토랑 [생각에 날개달기]서점의 음악들은 대개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과거에는 클래식 음악을 많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세미클래식이나 조용한 발라드, 팝송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럼 대형 서점들이 이처럼 조용한 음악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음악이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기 때문이다. 서점에 책을 보러 온 사람들이 책을 사기 위해서는 책에 관심을 가지도록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이 때 차분한 음악은 사람을 안정시키고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해준다. 실제로 어느 대형서점에서 조용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을 때와 음악이 없을 때 매출액이 30%의 차이를 보였다는 실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그럼 패스트푸드와 레스토랑은 어떨까? 패스트푸드는 대개 빠른 템포의 대중 음악을 많이 사용하는 데 비해서 고급 레스토랑의 경우는 느린 템포의 음악을 많이 사용한다. 사람들은 식당에서 들려오는 음악의 템포에 따라서 식사시간의 길이가 달라진다고 한다. 음악의 템포가 빠르면 음식을 빨리 씹게 되어 식사시간이 짧아지고, 음악의 템포가 느리면 식사시간도 길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분위기와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천천히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느린 템포의 음악과 부드러운 쿠션의 의자 등을 사용한다. 그러나 매장의 좌석 회전율을 중요시하는 패스트푸드에서는 손님들이 좌석에 오래 앉아 있으면 오히려 손해이다. 그래서 패스트푸드에서는 빠른 템포의 음악과 좁고 딱딱한 의자를 활용하여 손님들이 빨리 먹고 빨리 나가도록 유도한다. 이 밖에 상품에 따라 매우 다른 음악들을 사용하고, 또 시간대별로도 다른 음악을 사용함으로 인해서 음악을 마케팅의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와인 같은 고급스러운 음식은 클래식이나 재즈 등의 음악을 사용한다. 이처럼 음악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도 매장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장에 따라서 어떤 음악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매출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음악 마케팅이라 하는데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면서 청각이나 소리, 음악을 활용하여 고객의 상황과 기업의 전략에 부합하는 음악적 감성 요소를 개발하여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뉴욕의 뮤작(Muzak), 런던의 레디튠(Reditune), 함부르크의 도이체 필립스, 우리나라의 뮤직시티, 프로사운드 등은 슈퍼마켓, 백화점, 호텔, 레스토랑 같은 업소에 음악을 공급하는 회사로, 최근 이런 종류의 회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벌써 10개의 업체가 들어설 정도로 그 효과가 여러 가지 사례에서 증명되고 있다. 사실 음악 마케팅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음악 말고도 광고나 드라마, 영화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기업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로고와 더불어 음악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사랑해요 LG’,‘기쁨주고 사랑받는 SBS’등은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로고와 음악을 연결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 광고에서도 상품을 오래 기억시키거나 상품의 품격을 높이는 데 음악이 매우 효율적이라고 한다. 대부분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제품에는 클래식을 배경 음악으로 많이 사용하고, 저렴한 제품에서는 노래가 있는 음악이나, 대중적인 배경 음악들을 많이 사용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음악이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키고, 긴장감을 유발시키며, 음악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이처럼 음악은 우리의 의식 속에서나 무의식 속에서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고, 또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음악을 잘 이용한다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생각에 날개달기]1. 자기가 좋아하는 대중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 의견에 대해서 어른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오히려 집중이 잘 되기 때문에 공부가 잘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후자의 경우 시험을 볼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대중음악을 들으면서 시험을 보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공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종류의 음악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음악 템포의 속도, 음악 장르, 음악이 주는 느낌, 음악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 유무 등). 2. 클래식은 자연의 소리에 가까운 소리라고 한다. 바이올린은 여자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첼로는 남자 베이스의 목소리를 본떠서 만들었다. 그럼 자연의 소리에 가까운 클래식을 들을 때 왜 조는 사람이 많을까? 아기가 엄마 품에 있을 때 가장 잘 자는 것과 관계가 있을까? 강정훈 안양 귀인중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 영암 벚꽃길에서 만난 4월

    영암 벚꽃길에서 만난 4월

    봄꽃의 화려한 카드섹션이 서서히 펼쳐지고 있다. 하얀 매화, 노란 산수유가 유혹하고 분홍의 진달래와 노란 개나리가 사방지천을 물들인다. 지루한 겨울기운으로 속도조절을 하던 남녘의 벚꽃들도 활짝 자태를 뽐내고 있다. 봄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벚꽃이 겨우내 입었던 옷을 홀라당 벗고 상춘객을 불러들인다.“월출산 신령님께 소원 빌었네/천황봉 바라보며 사랑을 했네/꿈이뤄 돌아오마 떠난 그님을/오늘도 기다리는 낭주골 처녀∼” 이미자의 ‘낭주골처녀’와 하춘화의 ‘영암아리랑’으로 유명한 영암. 기암괴석의 월출산을 배경으로 피어 있는 영암의 벚꽃은 전국에서 으뜸이다. 이번 주말에 아이들 손을 잡고 영암으로 떠나 보자.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각종 공연과 체험행사 등이 가득한 ‘영암 왕인문화축제´가 열려 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할 것이다. 글 사진 영암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백제 왕인박사와 떠난 영암 벚꽃길 전남 영암에는 역사적 인물이 많다. 이 가운데 일본에 우리 문화를 전수시킨 백제의 왕인박사가 태어나 공부를 한 곳이 바로 영암이다. 그래서 역사속의 왕인박사와 이번 여행을 함께 해보기로 했다. # 안녕하세요 저 왕인(王仁)입니다.1700년 만에 이렇게 고향 땅인 영암에서 인사를 드리니 감개가 무량하군요. 참 우리나라에서는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백제 14대왕인 근구수왕(375∼384)때 태어났으며 32살 때 왕명을 받고 일본에 건너가 일본 태자에게 글공부를 가르치고 문자, 종이, 도자기 등 다양한 문화를 일본인들에게 가르쳤어요. # 벚꽃의 향기에 취해 오래간만에 영암으로 돌아와 보니 가장 놀란 것이 ‘벚꽃’입니다. 제가 이곳을 떠날 때는 꽃이 없었는데 지금 월출산 앞마당을 화사한 꽃길로 장식했네요. 듣기로는 일제 때 읍내에 심어놓은 1㎞정도의 아름드리 벚꽃길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후 1980년초인가요. 가로수로 심어놓은 벚꽃이 제법 굵어지고 꽃송이도 복스러워지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받았다고 하는군요. 벚꽃은 온 세상을 연분홍의 화사함과 향긋한 꽃냄새로 뒤덮을 기세로 피지만 한 10일 정도면 꽃비를 흩날리며 사그라져 버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누군가는 인생의 무상함을, 권력의 덧없을, 청춘의 화려함과 불꽃같은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세발낙지로 유명한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에서 영암읍내를 거쳐 왕인문화 유적지에 이르는 꽃길은 무려 28㎞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길 드라이브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또 들판 한가운데 불쑥 솟은 신비로운 바위산인 월출산을 배경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길은 아마 천상(天上)으로 향하는 길처럼 멋집니다. 아침 햇살이 폭포처럼 쏟아지면 환하다 못해 눈부실 지경이니까요. 우선 차 창문을 모두 내리고 달려보세요. 차 안으로 들어오는 꽃향기에 취하지 않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달리다 보면 하얀 눈송이가 날아듭니다. 정말 환상적입니다. 혹시 시간이 허락한다면 차를 세우고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잠시 쉬어보세요. 흩날리는 꽃비에 흠뻑 몸과 마음을 적시고 있노라면 천국이 따로 없답니다. 이렇게 파란 하늘과 월출산을 바탕화면 삼아 펼쳐지는 꽃길을 한참 걷고 달리다 보면 어느덧 세상 시름을 잠시 놓게 됩니다. 이게 사는 맛 아니겠습니까.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때론 뒤도 돌아보고 천천히 걸어도 보세요.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여유입니다. 자 이젠 영암에 오셨다면 저에 대해서도 알고 가셔야지요. # 저 왕인은 이런 사람입니다 32살에 백제를 떠나 일본에 가서인지 우리나라 역사기록에 제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어 좀 섭섭합니다. 일본 태자의 스승이 되어 군신 교육을 담당했으며 제가 직접 써 가지고 간 천자문과 논어 10권으로 일본인들에게 글을 가르쳤습니다. 또한 한자의 왜훈과 왜음도 제가 개발해 일본인들에게 보급했으며 유교 불교 천문 직조 등 다양한 우리문화를 일본인들에게 전파해 아스카 문화를 꽃피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래서 제가 일본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겁니다. 이런 저를 위해 만든 곳이 전남 영암의 왕인박사 유적지입니다. 이곳에는 저의 동상을 비롯해 초상화와 위패를 걸어놓은 사당, 유허비, 학이문, 백제문, 왕인석상, 정화기념비 등 볼 것이 많답니다. 또한 커다란 바위가 2개 자리잡고 있는 곳이 제가 살던 집터. 좀 더 올라가면 ‘성천’이란 약수터. 여기가 저희 어머님이 마시던 진귀한 약수가 나오는 곳으로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졸졸졸 흐른답니다. 한잔 마셔볼까요. 어∼시원하다. 세월은 많이 흘렀는데 물맛은 변함이 없군요. 유적지에서 제가 어린 시절 공부했던 문산재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30분. 여기서 10년을 공부한 후 18살에 오경박사란 칭호를 받게 되었답니다. 문산재 뒤로 올라가면 제가 일본에 가기 전에 천자문과 논어를 썼던 책굴이란 천연 동굴이 있습니다. 한번 들어가 보셔도 됩니다. 책굴 앞에는 저의 석상이 영암을 내려보고 있고요. 유적지에 문산재와 책굴까지 1시간30분이면 넉넉합니다. 한적하고 걷기에 너무 좋은 곳이니 꼭 한번 들러보세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 또 다른 영암을 만나러 영암군 덕진면에 있는 덕진차밭에서 아침은 특별했다. 차밭 아래로 펼쳐지는 영암읍내와 월출산의 모습에 가슴이 탁트인다. 또한 이제 막 새순이 오르기 시작해 초록으로 옷을 입기 시작한 차밭 사이를 걷고 있노라니 신선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신라 문무왕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인 도갑사는 해탈문, 도선국사비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구림마을은 신라말 풍수지리설의 대가인 도선국사, 고려 태조 왕건의 태사인 최지몽 선생, 조선 명필로 이름을 날린 한석봉 등이 자라고 거쳐간 곳으로 여러가지 유적들이 있다. 또한 영암 도기문화센터는 100% 황토와 소나무재 유약, 장작가마를 이용한 옛 방식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직접 소품을 빚고 무늬도 그리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고등학생까지 5000원, 어른 1만원. 또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도자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다. (061)470-2556,www.gurim.org # 여행정보 역시 남도의 여행은 먹거리를 빼놓을 순 없다. 영암에서 제일 유명한 것이 갈낙탕. 갈비탕에 산낙지를 넣고 끓인 것으로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특히 독천리 중심에 들어서면 20여 개의 식당에서 갈낙탕을 한다. 맛은 대개 비슷하지만 청하식당(061-473-6993)은 어리굴젓, 조개젓, 토하젓 등 이름도, 맛도 생소한 다양한 젓갈 18가지가 밑반찬으로 나온다. 또한 청하식당만의 비법으로 산낙지를 기절시켜 예쁘게 담아내는 ‘기절낙지’ 또한 별미. 부드럽고 담백하다. 갈낙탕 1만 2000원, 기절낙지 마리당 7000원(시세에 따라 가격이 매일 다르다). 독천식당(061-472-4222), 영명식당(061-472-4027)도 잘한다. 영암은 서해안 고속도로 목포나들목으로 나와 2번 국도를 따라 1시간 정도 가면 영암 읍내에 도착한다. 영암문화관광과 (061)470-2350. # 벚꽃 여기도 좋아요 경남 하동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에 이르는 6㎞ 구간의 십리 벚꽃길, 푸른 합천호를 따라 핀 벚꽃이 백리에 이른다는 경남 합천의 백리 벚꽃길, 국내에서 가장 벚꽃이 늦게 핀다는 충남 서산 개심사는 절과 꽃의 아름다움이 절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전북 완주 송광사, 충남 금산 서대산과 천태산에 핀 야생 산벚꽃 등도 유명하다.
  • [오늘의 눈] 지상파방송에 쌓이는 불만/김미경 문화부 기자

    “어른들이 봐도 민망할 때가 많아 아이들이 볼까봐 걱정된다니까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금융회사 김모 과장.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로서 TV를 보는 것이 겁난다고 했다. 뉴스를 봐도,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을 봐도 객관성·윤리성을 잃어버린 내용이 많고, 아이들이 따라 할 만한 선정적, 폭력적인 장면들이 자주 등장해서이다. 비단 김씨만의 걱정은 아니다. 방송위원회가 지난해 1년간 접수·처리한 ‘시청자 불만보고서’를 들여다보면 방송위에 접수된 시청자 불만은 6000건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7% 늘어난 수치로,2000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매체별로는 케이블방송에 대해 접수된 불만이 2084건(34%)으로 가장 많았지만, 지상파방송은 1회 접수시 2건 이상의 불만내용이 접수돼 이를 포함하면 2440건으로, 케이블에 쏠리는 불만 건수를 뛰어넘는다. 특히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불만의 소리를 분석해보면 지상파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이 얼마나 곱지 않은지 실감할 수 있다. 전체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불만 2074건 중 지상파 3사가 차지하는 건수는 1457건으로 70%나 됐다. 객관성 결여(670건)에 이어 윤리성 결여(231건), 선정·폭력 등 소재(2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MBC는 전체 1078건 중 프로그램 불만이 808건(75%)으로 지상파 중 가장 많았다. 이 중 시사보도프로그램에 대한 객관성·윤리성이 결여됐다는 불만이 660건이나 됐다.KBS는 프로그램 불만 400건 중 드라마가 205건,SBS는 249건 중 오락프로그램이 189건으로 가장 많은 불만을 야기했다. 이렇게 본다면 지상파의 프로그램이라면 죄다 시청자들이 불만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특히 ‘PD수첩’‘생방송 화제집중’(MBC),‘좋은나라 운동본부’‘VJ특공대’(KBS),‘야심만만’‘진실게임’(SBS) 등 간판 프로그램들이 객관성과 윤리성 위반, 인권침해와 명예훼손, 선정·폭력적인 소재 등의 문제를 드러내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는 점에서 각 방송사들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울산대공원 유료시설 5곳 13일 개장일 무료 개방

    울산시는 오는 13일 개장하는 울산대공원 2차 시설 가운데 사계절 썰매장을 비롯한 5개 시설의 입장료를 받는다고 3일 밝혔다. 입장료는 어른·청소년·어린이로 나누어 장미원·어린이동물원은 1500∼100원, 나비식물원 2000∼500원, 사계절썰매장 4000∼2000원, 트램카는 600∼300원이다. 또 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은 2번 도는 것을 기본으로 주중에는 1만 2000원, 주말엔 1만 5000원을 받는다. 유료시설 중 골프장과 썰매장은 민간에 임대해 운영한다. 골프장은 임대 입찰 결과 연간 임대료가 2억 1380만원으로 결정됐다. 개장일인 13일 하루는 유료 시설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미스·바캉스 서병희(徐丙嬉)양 - 5분 데이트(45)

    미스·바캉스 서병희(徐丙嬉)양 - 5분 데이트(45)

    꼭 다문 입가에 늘 진지한 표정이 첩첩대문안 별당 아가씨의 그것처럼 범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가졌다. 아무말이나 섣부르게 걸었다가는 무표정한 그 얼굴을 가만히 돌려 버릴 것만같다. 떠들석한 이 서포리에서 이처럼 조용한 아가씨를 만난 것이 신기해서 찬찬히 뜯어보았다. 이 얌전하게 생긴 아가씨의 어느 구석에「바캉스」의「퀸」으로 뽑힐만한 분방함, 발랄함이 있을까하고. 쌍꺼풀 없이 얄팍한 눈두덩아래서 반짝이는 까만 눈. 그 까만 맑은 눈이 뛰고, 웃고, 또 새침하게 도사리는 표정만점의 요술장이었다. 『 학창시절의 마지막 여름을「비치」로 택한 것은 어린애처럼 천진할 수 있는 곳이 바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내년이면 전 어른이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연세대 음대 기악과 4년. 46년생. 키 1백60cm, 체중 45kg. 「피아노」가 전공이란다. 『취미는「피아노」말고 다른 것이랬으면 좋겠는데 불행하게도 음악감상이에요. 대가(大家)들의「피아노」연주 듣는 것이 정말 좋아요. 한 음악도로서 본다면 그것이 공부도 되고요』 그중에도 제일 듣기 좋아 하는 곡은『소녀의 기도』. 『작곡자가 같은 여자인데다가 소녀라면 한번쯤은 다 반해 버리는 그 곡을 여학교때 홀딱 반해서 들었어요. 음악감상이 취미가 된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언니, 오빠들이 모두 결혼했고 5남매중 막내. 아버지는 교육자 서원출(徐元出)씨. 몇해전에 작고하셨다. 「어린애 처럼 열심히 수영을 배워서 이번 수영강습회 겸 피서여행은 1백%의 투자였다고」. [ 선데이서울 69년 8/10 제2권 32호 통권 제46호 ]
  • 석면에 노출된 재건축 교육현장 르포

    석면에 노출된 재건축 교육현장 르포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관외동 은평뉴타운재개발 현장 2지구. 진관외길 왕복 2차선 도로 양쪽 상가와 주택은 이미 대부분 주민들이 이사를 해 흉측스러운 몰골만 드러내고 있다. 건물 벽면엔 ‘은평뉴타운도시개발구역 이주대책 공고’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320번지에 자리한 은평웹미디어고에서는 이날도 변함없이 750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학교 바로 앞에선 굴착기 3대가 철거 작업에 한창이다. 폐건축 자재에서 석면이 함유된 먼지는 바람을 타고 학교 쪽으로 바로 날아갔다. 발암물질이 날려 학생들의 호흡을 따라, 혹은 피부를 통해 몸속에 침투되는 상황인데도 안전조치는 전혀 없다. 수업을 방해하는 소음과 진동은 석면에 비하면 사소한 걱정이다. 도로에서 100m가량 떨어진 등하굣길은 날카로운 철근과 나무 판자 등이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어 다치기 십상이다. 뉴타운 개발 시공사인 SH공사가 지난달 초부터 2지구에서 본격적인 철거작업을 시작했지만 학생들은 변변한 집진·방음장치 없이 위험한 환경에서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었다. 은평웹미디어고 이우하 교감은 “뉴타운에 학교가 존속될 예정이기 때문에 먼지와 소음이 가득한 환경에서도 어쩔 수 없이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 시공사에 항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업 현장 앞에서 굴착기 가동…먼지 속에서 체육수업 같은 시각 고등학교에서 300m가량 떨어진 262번지 신도초등학교 운동장에선 체육수업이 한창이다. 역시 근처 철거 현장에서 날아온 분진이 그대로 아이들의 입속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매일 474명의 초등학교 아이들과 82명의 병설 유치원생들이 이용하는 등하굣길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폐건축물로 뒤덮여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이 학교 1학년 아들과 5학년 딸을 둔 박은숙(35·은평구 구파발동)씨는 “살고 있는 3지구는 보상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어디로 떠날 수도 없다. 붕괴 직전 건물에 더해 석면이 포함된 먼지까지 날아다닌다니 아이들이 평생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지 않을까 겁이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동구 강일동 재건축 현장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역시 SH공사 하청업체에 의해 6∼7개월 전부터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장 내부에 있던 하일초등학교는 석달 전 폐교됐다. ●발암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된 학생들 서울대 보건대학원 산업보건학교실은 지난달 14일 SH공사 철거 협력업체가 은평 2지구 다섯 군데에서 채취해 분석 의뢰한 천장재와 슬레이트 폐자재 시료의 석면 함유량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다섯가지 시료를 편광 현미경법으로 분석한 결과, 모든 시료에서 백석면이 1% 이상 검출됐다. 백석면이 1% 이상 나오면 발암 위험 수준이다. 강일동은 더 심각했다. 산업보건학교실이 지난해 10월 31곳에서 채취한 슬레이트 자재의 석면 함유량을 측정한 결과 석면이 적게는 3%에서 많게는 무려 30%까지 검출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건축물을 철거할 때 건축 자재에 석면 함유량이 1%가 넘으면 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폐건축 자재를 처리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특수폐기가 가능한 전문 기업이 석면을 처리하는 공사현장은 거의 없다. 대부분 철거업체가 문서상 허가만 받고 석면 함유 물질을 대충 버리고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실장 최상준 박사는 “석면은 함유량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노출이 됐다는 자체만으로 발암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면역력이 낮고 어른보다 호흡량과 활동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어린 학생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학습권 요구에 시공사는 휴교 요청 하지만 SH공사는 아이들의 학습권·건강권과 관련된 보호시설을 갖춰 달라는 학교측의 요구를 외면한 채 재개발사업 추진에만 급급했다. 신도초등학교 이송도 교감은 “폐건물과 폐쓰레기를 가리고 먼지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여러 차례 SH공사에 요청했지만 오히려 이달 7일 공문을 보내와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예정보다 빠른 오는 8월 학교를 휴교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SH공사 토목팀 관계자는 “대부분 지역에서 이주가 마무리돼 가고 있어 학교측의 내년 2월 휴교 주장은 일리가 없다. 다만 휴교 전까지는 학습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통학로를 확보하는 등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SH공사 보상팀 관계자는 “현장 하청업체가 석면 폐기물을 특수처분하고 먼지가 생기지 않게 물을 뿌리며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현실과 다른 소리를 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정부 차원 유해물질 확산 막아야”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무리 급해도 발암물질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더 우선이지요.” 3일 은평뉴타운재개발 현장에서 만난 석면문제연구소 박영식(59) 소장은 “전문성이 전혀 없는 철거업체들이 석면 제거를 마구잡이로 진행하다 보니 작업 노동자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 모두가 석면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석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서울 은평구 쪽에 주로 살고 있는 영세민들은 생계 유지에 바빠 환경문제에는 대처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지난번 원촌중학교 문제처럼 만약 강남 지역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벌써 공사가 중단됐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박 소장은 석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석면문제연구소를 차렸다. 재개발 현장 등을 누비며 석면 처리를 감시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업체들을 노동부에 고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환경보호청이 발행하는 석면 처리 면허증을 취득하기도 했다.“시공사인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저가 낙찰만 고집하다 보니 전문적인 석면 처리 능력과 설비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공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는 근로 감독관을 철저하게 교육하고 단속인원을 늘려 유해물질 확산 방지에 단단히 신경써야 합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얼마나 위험한가 석면(石綿)은 화성암의 일종으로 광물에서 채취된 섬유 모양의 규산화합물이다. 부식과 마찰에 강하고 방음·단열 효과가 커 건축재료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제시한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 27종에 포함될 정도로 몸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데다 한참 후에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소리없는 죽음의 공해’라고 불린다. 특히 한번 호흡기나 피부 등을 통해 몸에 들어가면 쉽게 배출되지 않는다. 석면은 종류에 상관없이 인체에 치명적이지만 통상 백석면-갈석면-청석면 순으로 더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면이 몸에 과도하게 쌓이면 폐가 돌덩이처럼 굳어가는, 진폐증과 비슷한 ‘석면폐증’을 일으킨다. 폐에 들어간 석면은 폐세포를 이상 증식시켜 ‘폐암’을 일으키기도 하고 가슴막이나 복막 등의 중피 표면조직에 붙어 1년 안에 죽음을 부르는 악성종양 ‘중피종암’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국내법 실태 선진국들은 강력한 법규를 통해 석면피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공기 중 석면 허용농도를 공기 1㏄당 입자 0.01개로 이하로 정해 두고 이를 어기면 즉각 제재를 한다. 석면에 한번이라도 노출된 장소는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해 노출된 물건을 모두 폐기한다. 영국 보건안전청도 공기 중 석면농도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허용기준 이상이면 제재를 하고 있다. 일본은 헤파필터 등 석면전용 집진기 등 완벽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제거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관련법이 허술한 데다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노동부가 2003년 7월 공포한 산업안전보건법이 유일한 관련법이다. 석면이 들어 있는 자재를 해체하고 제거할 때 작업 장소를 밀폐하고 습식(濕式)으로 작업하며 근무자 전원에게 방진마스크와 보호의를 착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관리감독이 불충분해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석면이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있는 데 대해 환경부에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2004년 만들어진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공기 중 석면 허용농도를 국제기준과 같이 공기 1㏄당 입자 0.01개 이하로 정했지만 권고기준일 뿐 제재 근거는 전혀 없다. 80년대 중반 국내 석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남원 교수는 “선진국들도 뒤늦게 심각성을 느껴 대책을 마련했지만 앞으로 10년은 지나야 석면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도 서둘러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석면이 큰 사회 문제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녹색공간] 마을숲 경험하기/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10년이 훌쩍 넘은 예전의 일이다. 산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자료를 찾던 때였다. 미국 옐로스톤공원 안에 있는 연구소에 자료를 요청해 봤다.1988년 그곳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이 생태학자들의 중요한 관심거리라는 정도는 알고 있던 무렵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산불 자료와 함께 쓸모 있는 정보가 뜻밖에 딸려왔다. 그것은 일반인을 위한 옐로스톤공원의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홍보자료였다. 덕분에 다음해 여름 힘든 과정을 겪으며 옐로스톤공원에 들러 열흘동안 일부 교육에 참여했다. 당시 공원 당국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1주일 단위의 프로그램을 매년 80가지 정도 제공했다. 예를 들면 은퇴한 공원관리인과 함께 옐로스톤 생태 배우기, 야생동물 발자국 따라가기, 가족과 함께 송어낚시 배우기, 전문가와 함께하는 야생화 탐색, 말 타고 텐트 여행하기 등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있었다. 쉽고 재미있는 프로그램 내용에는 생태학자라고 자처하는 내가 배울 것이 참으로 많았다. 국립공원의 그런 교육 프로그램이 바로 일반시민의 관심을 유도하고 생태맹을 고치는 중요한 방식이 아니겠는가? 그 무렵 국가가 지원하는 생물다양성 사업에 참여하게 되어 우리나라 국립공원 근무자들 앞에서 그 프로그램을 소개할 기회도 가졌다. 내딴에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금방 따라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내 감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이 나라의 여건이 아직 허용하기엔 힘든 사업이었기 때문인지 그후 진척 사항에 관해 듣지 못했다. 그리고 까맣게 그 일들을 잊어버렸다. 다른 일에 마음을 빼앗기면서…. 요즘엔 잃어버린 전통 마을숲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고향 땅에 있던 마을숲이 남긴 아련한 추억이 불러일으킨 새로운 관심이다. 뒷산이 벌겋게 맨땅을 드러낸 시절에도 마을숲은 소년·소녀들의 삶과 마음에 굳건히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숲에 있던 아름드리 팽나무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시골 공동체는 무너지고, 노쇠한 고향 어른들은 이제 그 따위 작은 숲에 마음을 쓸 여유가 없다. 그래서 나는 남아 있는 남의 동네 마을숲을 찾아다닌다.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마을숲을 보며 그나마 고향땅의 마을숲과 같은 신세가 되지 않길 희망한다. 긴 세월 그 숲을 가꿔온 마을사람들이 떠난 탓인지, 방치된 채로 노쇠한 형편을 보면 될 성싶지 않은 희망일지도 모른다. 이 문화유산을 살릴 무슨 뾰족한 길이 없을까? 우선 관심이라도 가지는 주체가 있어야 하겠기에 그동안 가까이 있는 학교들이 그 숲을 이용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만 해왔다. 며칠전 내 관심사를 잘 아는 제자가 연구실 홈페이지에 매우 의미 있는 그림 한장을 올려놓았다. 어린이 그림이다. 전남 담양에 멋있게 남아 있는 마을숲 관방제림의 모습을 환경미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분이 그리게 한 것이다. 아, 바로 이것이 내가 막연하게 주장하던 한가지 구체적인 활동의 결과 아닌가? 이렇게 마을숲을 어린이 마음에 심을 수 있다면 소생할 희망을 가져도 된다. 바로 이런 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발해야 한다. 아름다운 숲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또 식물과 곤충을 관찰하고, 아니면 그저 할아버지·할머니 손을 잡고 걷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우리의 전통 마을숲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자랄 터이다. 더 많은 마음에 감흥을 남기는 녹색공간은 그만큼 소생할 희망이 커진다. 이렇게 희망이 부풀어, 나는 잊었던 옐로스톤공원의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상기했다. 하찮은 계기가 불을 지피면 가슴은 조금씩 뜨거워진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무엇이고, 전통 마을숲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공공기관의 할 일은 무엇이며, 우리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대답은 자명하나 이제부터 제대로 된 실행의 길을 찾아야 한다. 우선 가까운 식목일에 마을숲을 경험하고 그곳에서 나무를 심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이주일의 어린이책] 삶을 돌아보게 하는 그림동화

    ■ 아이들 ‘사색의 키’가 쑤~욱 쑥 국내에도 적잖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의 인기 그림책 작가 존 무스. 레오 톨스토이의 단편을 각색한 ‘세가지 질문’ 등 사색의 여지가 많은 그림책으로 어른 독자들까지 매료시켜온 그의 새 책 2권이 나란히 선보였다. 그가 글과 그림을 도맡은 ‘달을 줄 걸 그랬어’(이현정 옮김, 달리 펴냄)와 담담해서 한결 더 돋보이는 그림 작업을 맡은 ‘잃어버린 진실 한조각’(더글러스 우드 글, 최지현 옮김, 보물창고 펴냄)이 그들이다. 이번에도 그림책에 대한 그만의 감식안이 여지없이 투영됐다. 어른들에게도 큼지막한 행간의 의미를 안겨주는 명상과 성찰의 글이자 초등생 독자들에겐 ‘사색의 키’를 훌쩍 키워줄 생각많은 그림책이다. ‘달을 줄 걸 그랬어’는 작가에게 올해 칼데콧 아너상을 안긴 화제작이다. 동양의 선(禪)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관심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동력이 됐다. 애디, 마이클, 칼 세 남매의 집 뒷마당으로 빨간 우산을 쓴 판다곰이 날아오면서 그림책은 운을 뗀다. 이웃집으로 이사온 이 판다곰의 이름은 한자어로 ‘평심’(平心). 아이들이 날마다 한 명씩 평심을 찾아가면, 평심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가 기다렸다는 듯 삶의 지혜 한 가지씩을 귀띔해 돌려보낸다. 세 남매에게 평심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옛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고요한 대화 속에 끼어드는 그 이야기들이 그대로 책의 고갱이가 됐다. 도둑에게 한 벌뿐인 옷을 선물하고도 모자라서 달을 따주고 싶었던 가난한 아저씨, 인생의 고비고비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농부, 작은 일에 노여워하지 않고 마음을 비울 줄 아는 수도승…. 평심이 들려주는 3편의 옛이야기들에 은근한 지혜의 향기가 스며 있다. 담담한 수채화와 잉크 스케치 덕분일까. 동양의 고전적 이야기 소재들이 고즈넉한 감상을 일깨워 명상의 즐거움까지 누리게 만드는 것은.9500원. 삶을 돌아보게 하는 넉넉한 시선은 ‘잃어버린 진실 한조각’에도 있다.“돌이 가르침을 주고 바람이 말이 되고, 강물이 거울이 되고 나무는 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되어주었던 옛날”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밤하늘에서 뚝 떨어져 두 조각이 나고만 진실. 조각난 진실 때문에 소란스러워진 세상을 경계하던 책은 한 소녀를 내세워 조용히 해법을 찾아나간다. 까마귀와 지혜로운 거북의 도움으로 깨진 진실조각을 맞추는 순간 세상은 다시 그 옛날처럼 평온해진다. 바람이 들려주는 음악에 모두들 귀기울이던 그 시절처럼…. 겸허함을 잃은 인간의 독선을 경계하는 메시지가 존 무스 특유의 담백한 붓터치 사이사이로 듬뿍 녹아들었다.1만 3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미있는 우리나라 별자리 이야기 어렵사리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볼 일이 있을지라도 요즘 아이들이 떠올리게 될 단상이란 서양신화에 나오는 별자리 이야기쯤이 아닐까. 그런 아이들에게 이건 어떨까. 우리 조상들 사이에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는 동양의 별자리를 귀띔해주는 것.‘까막나라의 도둑개’(장수하늘소 글, 강미영 그림, 고래실 펴냄)는 그런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는 교양서이다. “우리에게도 별자리가 있었어?” 뜨악한 표정으로 책장을 펼칠 아이들에게 책은 우리만의 독자적 별자리가 엄연히 존재했다는 사실을 살살 달래듯 일깨워준다. 예컨대 서양 별자리인 궁수자리의 여섯개 별로 이뤄진 남두육성. 북쪽 하늘의 북두칠성과 함께 인간의 생명과 운명을 관장한다고 여겨진 이 별을 옛사람은 ‘해치별’이라 불렀다. 서양의 별자리가 인간보다 힘세고 오만한 신들의 활동무대였던 반면, 동양의 별자리는 지상의 사람 사는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인간적’ 무대였음을 깨우치게 된다. 초등생.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毋不敬(무불경)

    儒林(556)에는 ‘無不敬’(없을 무/아니 불/공경 경)이 나온다.禮記(예기) 曲禮(곡례)편의 原文(원문)은 ‘毋不敬’인데 의미상의 차이는 없다.‘毋不敬’은 ‘每事(매사)에 공경하는 자세로 임하지 않음이 없다.’라고 풀이할 수 있겠다. ‘毋’자는 본디 ‘母’와 같은 字形(자형)으로 ‘어미’의 뜻을 나타냈다.母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뜻하는 ‘女’와 産母(산모)의 乳房(유방)을 가리키는 두 점으로 이루어졌다.用例(용례)에는 ‘毋望之福(무망지복:뜻하지 않게 얻는 복),四毋(사무:공자는 평소에 억측하지 않고(毋意), 옳다고 우기지 않고(毋必), 고집부리지 않고(毋固), 나를 내세우지 않았다(毋我)는 데서 나온 말)’ 등이 있다. ‘不’은 나무나 풀의 ‘뿌리’를 본뜬 象形字(상형자). 이미 殷(은)나라의 卜辭(복사)에서부터 ‘아니다’라는 뜻으로 假借(가차)되어 쓰였다.‘不知不識(부지불식:생각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不世出(불세출:좀처럼 세상에 나타나지 아니할 만큼 뛰어남)’ 등에 쓰인다. ‘敬’자의 원형은 머리에 커다란 장식을 얹고 ‘다소곳이 꿇어앉아 비는 사람’의 상형. 머리에 얹고 있는 裝飾(장식)은 조금만 부주의하여도 흐트러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심하다, 근신하다’라는 뜻이 派生되었다.‘敬’의 用例로는 ‘敬呈(경정:경건하게 드림),敬天愛人(경천애인:하늘을 숭배하고 인간을 사랑함),畏敬(외경:공경하면서 두려워함)’ 등이 있다. 曲禮(곡례)에 이르기를,‘매사에 敬畏(경외)하지 않음이 없으며,思索(사색)에 잠긴 듯 엄숙한 태도를 지니고 안정된 기운으로 말을 할 수 있는 수신의 모습을 갖는다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으리라.’(曲禮曰 毋不敬 儼若思 安定辭 安民哉(곡례왈 무불경 엄약서 안정사 안민재))고 하였다. 양촌(陽村) 권근(權近)은 ‘禮(예)의 근본 정신은 敬(경)’이라고 풀이한다.敬은 상대방의 存在(존재) 價値(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이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은 배움, 가진 것, 생김새, 힘이 나만 못한 사람을 경우에 따라 疏忽(소홀)하게 대해도 괜찮은 대상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敬과 不敬의 境界(경계)는 天秤(천칭)과 같아 조금만 부주의하여도 不敬을 범한다.不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省察(성찰)이 필요하다. 옛 어른들이 얼마나 自己(자기) 省察(성찰)에 투철하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의 警句(경구)가 있다.“매사에 恭敬(공경)하는 태도로 임하며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썩은 새끼로 말을 몰듯 바싹 마른 나뭇가지에 매달리듯 조심하라. 나아갈 때에 물러설 줄을 알아야 하고 편안할 때에 위태로움을 생각한다면 불편함은 있을망정 災殃(재앙)에 처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같은 待遇(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평범한 眞理(진리)가 통하고, 남을 配慮(배려)하며 認定(인정)할 줄 아는 사람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세상을 그리는 것은 이루지 못할 꿈일까?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구정 이삭]

    ●광진구 그동안 직접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청소하던 도로 주변 시설물을 현대화된 세척장비로 세척,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사람이 직접 닦을 때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았고 많은 인력을 요구, 신속히 시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는 이를 해결키 위해 제설작업차량 유니목에 브러시와 고압세척기를 장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세척장비 가격은 2100만원. 하지만 인건비를 대폭 절감, 결과적으로 더 경제적이다. ●금천구 다음달 초부터 산림생태계 복원을 위해 독산동 금천체육공원주변 등 4곳의 산림에 다양한 향토수종을 심을 예정이다. 이번 공사는 아카시아나무 등 단순림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산수유, 산벚나무, 복자기 등 11종 960그루를 심는다. 또 식용이 가능한 산딸나무와 산벚나무, 산수유 등도 심을 계획이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다음달부터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2만 1111가구를 대상으로 ‘무료 가스 안전점검 및 불량부품 교체’를 실시한다. 본부는 서울도시가스 등의 지원을 받아 매년 두 차례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중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가구에 무료로 가스 안전점검을 해주고 있다. ●광진구 다음달부터 정영섭 구청장이 직접 기업을 방문, 일자리를 발굴할 예정이다. 구는 관내 중소기업에 공공근로자들을 보내 구직 현황을 확인한 뒤 일자리가 나오면 해당 업체 조건과 맞는 구직자에게 알선해줄 방침이다. ●강서구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의료급여 지원 신청을 연중 받는다. 지원대상은 올해부터 12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확대 실시된다. 차상위계층의료급여 지원대상은 소득 인정액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로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이 없는 가구 해당자이다. 암과 백혈병 등 107개 희귀난치성질환은 의료급여 1종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 등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경우와 지원가구 가운데 18세 아동이 있는 경우엔 의료급여 2종으로 보호를 받는다.1종 보호를 받는 경우 급여범위 내에 본인 부담은 없다.2종은 15%가 본인 부담이다. 신청을 원하면 거주하는 동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에게 진료비 영수증 등 관련 서류를 첨부, 신청하면 된다.02)2600-6784 ●성북구 지난 29일 노인의 여가선용과 건강증진을 위한 공간,‘상월곡실버복지센터’를 개관했다. 이 센터는 지하 1층과 지상 3층 연면적 174평 규모로 경로당과 체력단련실, 컴퓨터 교실, 교육실, 휴게실 등을 갖췄다. 교육실엔 한국무용과 민요교실, 서예, 수지침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관내 60세 이상 어른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회원관리를 위해 이용을 원하는 주민은 사진 2장과 도장, 신분증을 갖고 신청해야 된다.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 4번 출구로 나오면 걸어서 1∼2분 거리에 있다.02)963-1082
  • [인간시대] 자원봉사자 이춘희 할머니

    [인간시대] 자원봉사자 이춘희 할머니

    “일하다 보면 가끔 고맙다고 간식거리를 내놓지. 그럼 받지 않아. 도와주러 가서 오히려 폐를 끼치면 안되지.” 할머니는 독거노인들과 서로‘형님’‘아우’라 부르며 허물없이 지낸다. 목욕을 같이하고, 때론 함께 목놓아 울며 마음을 나눈다. 식음을 전폐한 노인들에게 가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자고 다독인다. “형님, 죽는다는 소릴 왜 자꾸해. 그 힘으로 벌떡 일어나야지.”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오래 살아서 뭐해.” 야무진 손끝으로 다리를 주무르던 자원봉사자 이춘희(71) 할머니가 독거노인의 배쪽으로 손을 뻗더니 간지럼을 태운다. “왜 이려∼.” 누워 있던 노인은 싫지 않은 듯 손을 뿌리친다. “형님한테 벌주는 거여. 왜 이렇게 속을 썩여.” 두 할머니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정겹다. ●20여년 활동… 용산구 자원봉사센터 ‘대모´ 이 할머니는 용산구 자원봉사센터의 대모(大母)다. 활동한 지 20년이 넘은 터라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어머니처럼, 할머니처럼 그를 따른다. 크고 작은 자원봉사 모임에 빠짐없이 나와 진두 지휘한다. “나이 들어 주책이라고도 말하지만, 내가 행복한 걸 뭐.” 할머니는 ‘프로답게 봉사하라.’고 가르친다. 내일 쓰러지더라도 오늘은 몸 바쳐 일한다는 각오로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와주러 갔으면 똑 소리나게 일 해야지.‘야, 저 사람들 몇 만원짜리 일꾼보다 훨씬 낫다.’이런 소리를 들어야지. 왜 공짜라고 대충하려고 하나.” 어영부영 일했다가는 할머니의 잔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할머니가 솔선해 일하니 젊은 봉사자들이 힘들다고 게으름을 피울 수도 없단다. ●“마음 약해져 몸이 아픈 거니까 희망을 심어줘야 해” 할머니는 또 음료수와 과자, 빵 등을 가방에 싸갖고 다닌다. 봉사하다 지치고 목마르면 먹기 위해서다. “일하다 보면 가끔 고맙다고 간식거리를 내놓지. 그럼 받지 않아. 도와주러 가서 오히려 폐를 끼치면 안되지.”그러나 활동이 끝나면 젊은 봉사자들을 음식점으로 데려가 밥을 사준다고 자원봉사센터 직원이 귀띔했다. 일할 때는 엄한 어른이지만, 평소에는 살가운 할머니 그대로다. 할머니는 독거노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형님’‘아우’라 부르며 허물없이 지내기 때문이다. 목욕을 같이하고, 때론 함께 목놓아 울며 마음을 나눈다. 식음을 전폐한 노인들에게 가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자고 다독인다. “희망을 불어 넣어 줘야 해. 몸이 아픈 것도 마음이 약해져서 그런 거거든. 세상이 참 재미나다는 걸 알려서 악착같이 살도록 해야지.” ●말기 암환자에겐 ‘남은 시간´ 정리토록 조언 그의 따뜻한 위로와 야단에 힘을 얻어 오랜 병석에서 떨쳐 일어나는 어르신도 종종 있다. 반대로 암환자를 돌볼 때는 마지막 시간을 잘 정리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암환자를 많이 만나니까 느낌이 오더라고. 병 수발을 들어주다 때가 가까이 왔다 싶으면 얘기해 주지. 이제 갈 준비를 하라고….” 수개월간 환자와 먹고 자며 체득한 감각이다. 그러면 할머니의 충고에 죽음을 두려워하던 환자가 서서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생을 정리한단다. “가기 전에 고맙다고 그러지. 다들 쉬쉬하는데 형님이 준비하라고 알려줘서 다 정리할 수 있었다고. 그럼 맘이 짠해.” ●대부분 저소득… 염습 등 궂은일 직접 맡아 환자 대부분이 장례 비용도 넉넉하지 않은 저소득층이라 염습도 할머니가 직접한다. 무섭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수개월간 형제처럼 지낸 사람들인데, 무슨….”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요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일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몇 달 전에 지하철 플랫폼에서 발생한 일이다. 밤 11시쯤 할머니가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20대 청년이 술에 취해 들어오는 전철에 머리를 다쳤단다. 청년은 그대로 나뒹굴었다. 할머니가 달려가 쳐다보니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소리를 질러댔지. 사람 살리자고. 피 흘리는 사람이 있는 데도 도와줄 생각 없이 다들 지하철을 타더라고.” 지하철 직원의 도움을 받아 청년을 간신히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서도 보호자로 등록해 치료를 받도록 했다. 집으로 돌아오니까 밤 1시가 훌쩍 넘었단다. “뭐가 그리 급한지. 뭐 때문에 그리 바쁜지….” 할머니는 답답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행복이 별거야, 건강·끼니 걱정없고 맘 편한 거지” 할머니의 ‘열혈봉사’에 가족들은 어떤 반응일까. “내가 복이 많아요. 며느리들이 손자, 손녀를 다 키우니까 집에서 할 일이 없어. 다들 내 직업이 자원봉사라고 알고 있지.” 할머니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할아버지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게 아쉬울 뿐이란다.“행복이 뭐 별거야. 몸 건강하고, 끼니 걱정없고, 마음 편안하고. 세상에 진 빚만 더 갚고 갔으면 좋겠어.” 할머니는 처음에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별 일도 아닌데 언론에 오르내리면 봉사하기만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기자가 ‘딸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해준다고 생각해 달라.’고 간청하자 마지못해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여느 어머니처럼 다정한 반말로 삶의 지혜를 들려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설] 강남 집값 잡자고 교육을 흔들어서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8·31 부동산 종합대책’의 후속조치로 서울지역 학군 조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학군조정은 서울시교육청의 고유권한인 데다 용역의뢰 등 준비절차가 진행중이어서 현재 11개인 학군을 광역화하는 방향으로 갈지,‘선복수지원-후추첨’ 방식으로 배정되는 공동학군제의 확대로 귀결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2007년 상반기까지 마무리짓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어떤 식이든 ‘강남교육특구’의 경계를 허물어뜨려 집값 거품을 빼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인 것 같다. 우리는 누차에 걸쳐 강남의 집값을 교육 제도 변경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에 대해 부작용과 한계를 지적해왔다. 시장과 희소성의 논리가 적용되는 집값을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제도와 연계시키려다가 자칫하면 초가삼간마저 초토화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교육문제는 어디까지나 교육논리로 풀어야 한다. 서울 강북 학생이 강남 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강남 학생을 강북으로 내몰면 강남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은 말할 것도 없고 강북의 낙후성만 심화시킬 뿐이다. 강남지역 명문고 서열화의 고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는 ‘강남 적대화’라는 대립적 정책을 구사하려고 할 게 아니라 강북의 집중 개발을 통해 주거와 교육환경을 강남 이상으로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을 권고한다. 어른 세대가 부추겨온 집값 갈등을 어린 학생들의 학습권 휘젓기로 희석시키려는 것은 교육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이 최우선적인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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