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어른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계주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개점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시간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상관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074
  • 20~21일 수안보 언천제

    ‘소나무를 마구 베거나 산불을 내면 마을에서 볼기 서른 대를 친다.’온천이 만병통치약쯤으로 여겨졌던 1700년대 충북 충주시 수안보에 남아 전해지고 있는 향약의 한 대목이다. 온천수가 샘솟는 ‘물탕’만 있던 당시 수안보에는 많은 환자가 몰려 노숙을 했다고 전한다. 난방을 하고 밥을 해먹기 위해 나무를 베어냈다.‘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고 길거리에서 욕지거리를 하는’ 사람도 볼기를 치도록 했으니 문란하기 짝이 없었나 보다. 이런 역사를 간직한 수안보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수안보온천제’가 열린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이 온천제는 20일부터 22일까지 펼쳐진다. ●신비로운 온천 속으로 요즘 수안보에는 길거리마다 빨강·파랑 청사초롱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온천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물결을 이루며 축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태고로부터 샘 솟는 신비한 온천 속으로의 여행’이라는 테마가 적힌 각종 포스터들도 여기저기 붙어 있다. 첫날 산신제와 발원제가 열리고 길놀이가 펼쳐진다. 길놀이는 주민, 관광객, 기관장이 등을 하나씩 들고 상가를 돌며 ‘장사가 잘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상가에서는 술과 떡을 대접하며 손님을 맞이한다. 둘째 날에는 물탕공원에서 윷놀이와 송편빚기 등 민속놀이가 벌어지고 우륵국악단의 국악공연이 있다. 김도향·양하영 등이 출연하는 스파콘서트도 열린다. 마지막 날에는 온천수 취수제가 볼 만하다. 수안보개발사업소장이 전통복장을 하고 항아리에 온천수를 받아서 7선녀에게 건네면 머리에 이고 2∼3㎞를 걸으면서 호텔과 상가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온천수가 영원히 샘솟게 해달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 ●곳곳에서 이색 체험 20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꿩요리 품평회도 열린다. 꿩요리는 충주시 특화사업. 관광객들은 꿩샤부샤부와 꿩탕수육, 꿩만두, 꿩잡채 등 다양한 꿩요리를 무료로 맛볼 수 있다. 행사기간 내내 열기구 타기, 솟대와 한지 만들기, 천연염색 해보기, 천연비누 만들기 등을 체험하며 배우는 코너도 있다.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대회도 열린다.22일 오후 2시부터 수안보를 가로지르는 석문천을 막아 폭 5m, 길이 20m 구간의 물에서 펼쳐진다. 붕어와 향어 등을 풀어놓은 뒤 관광객이 들어가 맨손으로 잡도록 하는 이벤트다. 충북도와 충주시 등의 후원 아래 축제를 주최하는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는 해외여행 등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쇠락해 가는 수안보온천을 활성화시키는 축제로 키우기 위해 심혈을 쏟고 있다. 김대식 회장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53도로 자연 용출된 온천수가 널려 있고 맛보기가 쉽지 않은 꿩요리를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말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아토피에도 좋다.”며 “자치단체에서 직접 관리해 수질에 문제가 없는 국내 최고 온천수”라고 자랑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이용시 괴산IC→597번 지방도를 타고 수안보(괴산IC에서 10분 거리) ▶중부고속도로 이용시 증평IC→괴산→수안보(증평IC에서 1시간 정도 소요) ▶문의 충주시청 (043)850-6711,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 (043)846-3605, 수안보관광안내소 (043)845-7829. ■ 주변에 볼 만한 곳이 더 많네 수안보에 가면 조산공원 인공 암벽장이 있다. 지난달 개장했다. 높이 17m로 10여명이 동시에 암벽타기를 즐길 수 있다.1인당 평일 1000원, 주말과 공휴일 2000원을 내면 하루 종일 암벽타기를 할 수 있다. 수안보에서 10분만 가면 월악산 송계계곡이 나온다. 시원한 계곡물에 각종 꽃이 피어난 산을 등반하기 좋다. 월악산 등산을 마치고 수안보를 들르는 것도 좋다. 월악산 9㎞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옛 성문과 고가를 만날 수 있다. 돌아보는 데 1시간30분이 걸리는 만수봉자연관찰로에서는 족두리풀과 돌단풍 등 갖가지 야생화를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시간을 내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를 관광하며 봄 기운을 만끽해 보자. 충주시 동량면 충주댐 주변 선착장에서 단양군 장회나루까지 운항하는 쾌속선은 1시간20분, 대형선은 2시간10분이 걸린다. 요금은 편도에 어른 1만 3000원, 어린이 6500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1시간 단위로 떠난다. 수안보에서 선착장까지 1시간 정도 걸리는 게 흠이다. 단양에 가면 온달관광지가 있다. 이곳에는 요즘 방영되고 있는 ‘연개소문’ 드라마 세트장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안보에서는 행정구역상 경북이지만 오히려 문경새재 ‘왕건’ 세트장이 가깝다. 새재를 넘어야 하지만 20분밖에 안 걸린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강서구 ‘친절교육 메카’

    서울 강서구가 지역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친절강의가 상한가다. 과거 불친절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공무원들에게 민간기업 직원들이 ‘서비스 정신’을 배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공무원이 가르치는 친절교육 “오히려 아이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본능적으로 몸으로 느낍니다. 눈높이에 맞춰 진심어린 미소를 지으세요.” 17일 강서구청 소회의실.25여명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이 강사의 지시에 따라 미소를 짓는다. 평소 싹싹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으로 치면 어느 직업군에도 빠지지 않는 유치원교사들이지만 친절강의를 듣는 눈망울은 어린아이처럼 초롱초롱하다.2시간여 동안 진행된 강의는 물흐르 듯 직업에 관련한 긍정적인 사고법부터 ▲친절 마인드 ▲감성 서비스 방법 ▲고객응대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화곡동 동그라미 유치원 강현덕(53)원장은 “구청 공무원이 하는 무료 친절강의란 말에 신청을 하면서도 반신반의 했는데 솔직히 감동 받았다.”면서 “항공사나 연합회 등 전문강사의 강의와 비교해 봐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고 말했다. 세모네모 어린이집 조민선(53)원장도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에 대해선 어른보다 훨씬 날카로운 것이 아이들”이라면서 “친절의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마음가짐부터 되짚어주는 강의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무원하면 생각나는 목이 뻣뻣한 사람들이란 선임관이 깨지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술집 개가 사나우면 술이 쉬는 까닭 강서구는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경제적 부담 등의 이유로 친절교육 등을 미루는 중소기업과 민간업체를 대상으로 무료 친절서비스 교육을 진행 중이다. 호응도 좋아 2월부터 진행한 친절강의에 참여한 지역 민간업체는 5곳,175명에 이른다. 업체 구성도 민간 경호업체부터 마을금고, 복지관 직원, 유치원 교사, 유통업체 등까지 다양하다. 희망업체가 교육을 신청하면 강사가 직접 현장에 나가는 방문교육 형식이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을 땐 구청 소강의실도 내준다. 강사는 감사담당관 고객만족팀에 근무하는 박순영(43·여)씨.2004년부터 전국을 돌며 공무원과 정부산하단체 학교 등에서 87차례 5450명의 친절교육을 담당한 베테랑이다. 그는 ‘구맹주산(狗猛酒酸)’이란 중국 송나라 때의 우화를 들어 친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씨는 “그 집의 술이 아무리 맛있다 해도 술집 앞 개가 사나우면 손님들이 자주 찾기는 힘들다는 사자성어가 말해주듯 제품이 아무리 좋더라도 서비스가 엉망이라면 고객은 결국 떠나는 법”이라면서 “이번 교육을 계기로 강서구하면 ‘친절한 지역’을 떠올릴 수 있도록 알찬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교육문의 강서구 감사담당관실 02-2600-6012.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국가청소년위원회 최영희 위원장 인터뷰

    국가청소년위원회 최영희 위원장 인터뷰

    “청소년 정책은 미래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투자입니다.” 최영희(58) 국가청소년위원장은 오는 27일 위원회 출범 2주년을 맞아 이 같이 거듭 강조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2005년 4월 문화관광부의 청소년국과 국무총리실 청소년보호위원회가 통합해 출범했다. 이로부터 만 2년. 학교폭력과 성 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정책의 중요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16일 최 위원장을 단독으로 만나 올해 추진하고자 하는 청소년 정책을 들었다. ▶위원회 출범 2주기를 맞았다.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세상을 향해 과감하게 던지는 획기적인 대책과 정책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 청소년 정책은 도전적이어야 하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각 부처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청소년은 훨씬 앞서가는데 정책은 뒤쫓아갈 수밖에 없다. 청소년 정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미래의 삶이 어떻게 나타날지 결정된다. ▶획기적인 대책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나. -영국에서 2003년 도입한 ‘그루밍’(Grooming) 법을 국내에 도입하려고 한다. 그루밍 법은 성적 목적을 가지고 미성년자를 만나려고 시도하거나 이동하는 이른바 ‘그루밍’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시도하거나 청소년을 꼬드겨 만나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어른을 형사처벌하는 것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는 절대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국내에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알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을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영국 총리실이 지난해 4월 출범시킨 아동착취 및 온라인보호센터(CEOP)에서는 어린이 자선단체와 아동 성폭력 관련 단체는 물론 인터넷 기업과 정부 전문가들이 경찰과 함께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청소년들은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상대방이 성인으로 성매매를 제의하거나 만남을 요구할 경우 화면을 캡처해 저장한 뒤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단속 요원이 미성년자인 것처럼 위장해 채팅을 하면서 적발하는 유인식 단속까지 하고 있지만 우리 실정에서는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올 상반기 청소년 온라인 성매매 실태조사를 보고 논의할 것이다. ▶최근 위원회 발표를 보면 성 폭력 가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이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하는데. -그렇다.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의 재범률은 8.8%로, 참가하지 않은 청소년들의 재범률 24.1%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이를 확대하고 싶지만 문제는 현실에서 제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은 만 14세 미만 청소년은 아무리 큰 성 범죄를 저질러도 경찰 단계에서 선도를 조건으로 훈방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청소년도 대부분 경찰에서 훈방조치하고 있다. 위원회와 청소년상담소 전문가들이 아이들을 찾아다니지만 도망다니는 아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예산까지 다 마련했지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 법무부, 경찰청과 협의를 거쳐 경찰과 검찰, 법원 각 단계에서 훈방 조치 이전에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소년부 판사에게 수강 명령을 받은 아이들도 수가 많지 않아 제대로 교육하기 어렵다. 일정한 수의 아이들이 모였을 때 교육하거나, 필요하면 주말을 이용해 숙박하면서 교육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다. ▶청소년 성 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다른 부처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여러 부처로 나눠 제각각 운영되는 것이다.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지,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 다음달에 청소년 성 범죄 재발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이 모두 모여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떤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장·단점을 분석해볼 생각이다.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최근 일부 학교에서 벌어진 청소년 사이의 성폭행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인터넷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학생들의 성 의식 왜곡 현상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옳은 말이다. 그래서 예방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 교육이 절실하다. 지금도 청소년 성문화센터가 서울 3곳을 포함해 전국 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올해에는 이를 23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성 교육은 교재나 교구가 부족해 단위 학교에서 일일이 시키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별 청소년수련관이나 공공시설을 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서는 유치원·초·중·고교별로 나이에 맞는 성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재량활동 시간을 활용하면 학급별로 참가할 수도 있다. 프로그램은 실제 활용 가능하도록 구성한다. 예를 들어 고교생 수준이라면 콘돔을 직접 사용하는 방법 등도 가르칠 것이다. ▶청소년 정책이 성공하려면 위원회 차원이 아니라 범 정부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청소년 정책은 일이 세분화돼 있고, 각 부처는 자신들이 맡은 부분에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이러다 보니) 아무래도 힘들다.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자꾸 규제 위주로 나간다는 비판이 있는데 청소년 정책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게임을 문제삼으면 게임산업에서 들고 일어난다. 그러나 그냥 방치했을 때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청소년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위원회의 위상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여러 정책에서 부처들의 협조도 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기에는 위원회 혼자서는 어렵다. 청소년 정책은 어떤 모델을 세워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하다. 시범사업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사회가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유해환경에 대한 비판력을 스스로 기르는 유스패트롤(YP)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장에서는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정작 학교에서는 수업 일수 문제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그동안 여기저기 분산돼 있던 정책을 잘 다듬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과후 아카데미 사업의 경우 150개 지역에서 7000명 정도만 혜택을 보고 있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방과후학교와는 달리 ‘나홀로’ 지내는 아이들을 위해 방과후 시간 내내 돌봐주는 사회안전망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예산이 굉장히 많이 든다. 그러나 청소년에게 드는 돈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는 계산할 수 없는 투자다. 왜냐하면 이런 투자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대담 김재천·정리 강아연기자 patrick@seoul.co.kr
  • 이 세상 모든 아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 영화’ 봇물

    이 세상 모든 아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 영화’ 봇물

    갑자기 나타난 딸로 개과천선하는 양아치 종대(눈부신 날에), 아들과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무기수 강식(아들), 지능이 떨어지는 아들의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치킨집 사장 진규(날아라 허동구). 언뜻 봐도 평범하지 않은 이 아버지들이 삶에 찌든 조폭 가장 강인구(우아한 세계)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극장가에서 ‘아버지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영화도 유행을 타는지 짠한 부성애를 내세운 영화들이 앞다퉈 개봉되고 있다. 잘만 버무리면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기는 어렵지 않을 듯한데…. 과연 관객들이 이들과 함께 울어 줄 수 있을까. #1 ▶“죽음 앞둔 딸을 보며 새 삶 찾아” 슬퍼 보이긴 하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 애틋한 부녀지간을 만들기 위해 너무 억지를 부리면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 박광수 감독이 아주 오랜만에 들고 나온 영화 ‘눈부신 날에’가 그렇다. 물론 ‘신동’ 소리를 들으며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역배우 서신애의 나이답지 않은 열연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뿐이다. 진한 감동을 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을까. 현실과 동떨어진 일부 무리한 설정은 상당히 거슬린다. 특히 영화에서 아이는 감동을 위한 희생양일 뿐 엄연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그걸 보고 울어야 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야기는 이렇다. 전과 3범으로 야바위판을 전전하는 삼류건달 종대(박신양) 앞에 어느날 친딸이라며 귀엽고 깜찍한 준(서신애)이 나타난다. 아이를 잃은 상처를 지닌 사회복지사 선영(예지원)이 친딸처럼 여기는 준을 위해 아빠를 찾아준 것이다. 선영은 눈물 섞인 호소와 약간의 돈으로 펄펄 뛰는 종대에게 준을 맡긴다. 아이의 마지막 소원이라며. 사실 준은 불치병 환아. 이를 몰랐던 종대는 준을 방치하게 되고 병은 악화된다. 그토록 소원하던 월드컵 거리응원을 나간 날, 준은 종대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막 살아온 대가로 실명 위기에 처한 그에게 마지막 선물까지 주고 말이다. 최루성의 강도를 높이려다 보니 영화는 이해하지 못할 일 투성이다. 부양자로서의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종대에게 맡기는 선영의 행동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현실에서 입양이 얼마나 엄격한 심사와 기준에 의해 이뤄지는지 모른단 말인 것인지…. 게다가 병든 아이를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종대의 집)에 살도록 하는 것은 방치나 다름 없고, 또 아이에게 병을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장면은 오로지 비극적 결말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겠다는 뻔한 계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10살짜리 아이가 컨테이너 박스 위에 올라가 비바람 속에 TV안테나를 부여잡고 있다가 쓰러지는 장면에 이르면 슬픔 때문이 아니라 답답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기에 더해 준이 종대의 친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암시하는 원장 수녀의 태도는 나름 유쾌한 반전이라고 집어넣은 것이겠으나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어렵게 상봉한 부녀의 이별이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말도 안되는 상황에 내몰린 준을 보고 있으면 억울해서 눈물이 나긴 난다.19일 개봉,15세 관람가. #2 ▶“15년 떨어져도 아들을 느낀다” ‘아들’은 살인강도로 무기수가 된 아버지 강식(차승원)이 15년 만에 24시간의 특별휴가를 받아 아들 준석(류덕환)을 만나며 일어나는 사건과 감정의 변화를 다뤘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뜨리기로 작정하고 만든 것처럼 느껴질 만큼 슬픔과 안타까움이 영화 전반을 흐른다. 평생을 교도소에서 가족을 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강식의 미안함, 그리고 너무 오래 떨어져 산 탓인지 아버지를 보고도 선뜻 살갑게 대할 수 없는 아들의 안타까움이 잘 그려졌다. 하루의 만남으로 서로 화해를 이루는 장면은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인상이 든다. 강식과 준석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보면 아버지와 딸 같다는 느낌도 든다. 교도소에 수감되며 3살배기 아들과 헤어졌던 강식은 15년이 지난 지금 준석에 대해 추억할 만한 기억이 거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만난 준석은 자신과 달리 키도 작고 그리 닮지도 않았다. 어려서부터 아들이 왼손잡이여서 혼내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어느새 아들은 오른손잡이로 변해 있다. 그래서일까. 더욱 아들에게 다가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둘은 함께 목욕을 하며 화해를 시도하고 강변에서 달을 바라보며 준석이 아버지에게 ‘죽을 때까지 날 사랑해 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아들 앞에서 한번도 울지 않던 강식은 다음날 아침 교도소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다 준석이 손을 잡자 통곡하고 만다. “호랑이 문신이 나이가 들다보니 얼룩말처럼 변했다.”는 등 영화 곳곳 등장하는 ‘장진식 코미디’가 활력을 준다. 하지만 영화 내내 너무 울음이 많다는 것은 아쉽다.5월3일 개봉. 전체 관람가. #3 ▶“아들아 초등학교만 졸업해다오” ‘날아라 허동구’는 타이완의 베스트셀러 소설 ‘나는 백치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원래 소설에서는 저능아 아들을 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엄마가 주인공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진영이 영화 제작초기 ‘엄마’를 ‘아빠’로 바꿔보자는 제안을 해 받아들여졌다고. 장애아의 힘겨운 ‘장애 극복과정’을 그린 기존 장애우 영화와 달리 단지 사회에 무사히 발을 딛기만 해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다수 장애아 부모들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장애아’를 키우는 한 아빠의 사실적이면서도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주인공 동구를 연기한 아역배우 최우혁은 연기를 위해 체중도 8㎏이상 늘리고 정진장애학교에도 주 1∼2회씩 방문하는 등 어른 못지 않은 열정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교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IQ 60의 11살 동구. 아들이 세상에서 전부인 치킨집 사장 진규(정진영). 학교에 가도 친구들에게 물 따라주는 일밖에 못하는 동구지만 엄마 없이도 밝게 자라는 동구를 보는 진규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동구가 그렇게 좋아하는 학교에서는 특수학교로 전학가라고 종용하고, 난데없이 집주인은 이사를 가라며 진규의 등을 떠민다. 때마침 선수 부족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한 야구부에 들어가면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진규는 오직 동구의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야구의 규칙을 알 리 없는 동구는 선생님의 차가운 눈빛과 집주인의 잔소리에 맞서며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한다.26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상숙 류지영기자 alex@seoul.co.kr ■ 왜? ▶영화계 불황과 소재 개척을 반영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인 ‘파란 자전거’(권용국 감독)를 필두로 ‘성난 펭귄’(박상준 감독),‘마이 파더’(황동혁 감독),‘귀휴’(김영준 감독·),‘이대근, 이댁은’(심광진 감독),‘가시고기’(유학주 감독), 일본영화 ‘내일의 기억’(쓰쓰미 유키히코 감독) 등도 아버지를 소재로 5월 이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영화에 ‘아버지 영화’가 대거 등장한 데에는 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된 영화계의 불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어려워지자 적은 비용으로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감성형 가족영화 제작이 늘고 있다는 것.30억원 정도의 순수제작비로 5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말아톤’(2005년 개봉·정윤철 감독)의 성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모성애 위주로 흐르던 가족영화에 부성애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최근 아버지 영화 상당수는 감정에 호소하기 위한 흥행공식에 충실한 영화를 만든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날아라 허동구’를 배급하는 ‘쇼박스’의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노고를 잊고 살아온 아버지를 돌이켜볼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 아버지에 관한 영화들이 기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르나 소재가 다양한 한국영화의 특성상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이라는 의미도 갖는다.”고 말했다.
  • 어머니와 쌀자루 / 이영희

    어머니와 쌀자루 / 이영희

    안 먹어도 배부르고 좁은 셋방살이를 해도 행복한 날. 넉넉함에 저절로 흐뭇해지는 그날은 바로 20kg 쌀 한 포대를 들여놓는 날이다. “쌀독에 쌀이 가득하면, 부자가 된 것 같아요”라는 2층 새댁의 말처럼 나 역시 월급날보다 쌀을 사는 날이 더 뿌듯하고 든든하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는 전파상이 하는 일을 하셨다. 전파상을 했다고 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말하기엔 우린 너무 넉넉지 못했기 때문이다. 좁은 방 여기저기에는 납땜 기구, 고장 난 가전제품, 온갖 부속품들이 가득했고, 색색의 전선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서울로 원주로 다니며 무거운 물건들을 손수 사오시던 아버지는 3대 독자에 유복자셨는데 딸만 넷 둔 것을 늘 괴로워하셨다. 자식들 키우랴, 소작 밭 일구랴 어머니의 고생은 끝이 없었다. 공납금도 제대로 못 내며 간신히 학교를 다니던 나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공부보다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어느 봄날의 화창한 토요일 오후,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혹시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교무실에 가니, 선생님께선 양호실로 따라오라고 하셨다. 그곳에서 선생님은 매우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쌀자루를 가져가라고. 순간 면으로 된 흰 자루에 한 말쯤 되는 쌀이 담긴 것이 보였다. 이번 불우 학우 돕기에서 걷은 것이라며 비록 힘들더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고 다독거려주셨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많이 망설였다. 도저히 가져갈 수가 없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때처럼 비참한 기분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 쌀을 보면 기뻐하실 어머니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어머니는 늘 쌀 걱정을 하셨다. 남들은 농사지어서 쌀 걱정은 않는데 시골에 살면서도 쌀이 없어 늘 이웃집으로 쌀을 꾸러 다녀야 했던 어머니의 궁색함이 장녀인 나를 더욱 짓눌렀다. 쌀밥 한번 실컷 먹는 것이 소원이었던 우리 가족. 한참 예민한 사춘기 소녀의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의외로 순순히 대답하는 나를 보시고 안심하신 선생님께서는 무거우니 옆집 사는 친구를 불러 같이 들고 가게 하셨다. 선생님의 따스한 배려로 내 가방의 책은 모두 친구 가방으로 옮겨졌고, 나는 부끄러운 생각에 쌀자루를 가방에 강제로 쑤셔 넣었다. 교복을 입던 시절, 내가 들고 다니던 검은 가방은 다행히 크기가 커서 쌀자루가 간신히 들어갔다. 무거운 쌀자루가 비죽이 튀어나온 가방을 두 손으로 껴안다시피 하고, 남학생이라도 볼까 두려워 정신없이 교문 앞 스쿨버스에 올랐다. 내 눈치만 살피는 친구는 아랑곳없었고 어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집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쌀자루를 독에 던져버렸다. 아득히 추락하는 내 자존심,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지던 쌀자루…‘…. 그날 저녁 어머니의 물음에 모른다고만 했다. 어머니는 영문도 모르고 먹을 수는 없다고 하셨고, 덕분에 오랫동안 쌀자루는 쌀독에서 쉴 수 있었다. 유난히 고집이 세었던 나는 어느 날 나는 동생과 몸싸움까지 하며 심하게 다투었다. 똑똑하고 명랑해서 반장이며 전교부회장을 도맡아 하던 동생과 나는 성격 차가 심해 자주 싸웠는데, 그날 유난히 심하게 다투자 어머니는 언니가 참아야 된다며 나만 빗자루로 마구 때리시는 것이었다. 설움에 복받친 나는 갑자기 쌀자루를 가져온 게 나라며, 한술 더 떠서 그거 가져오는데 얼마나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했는지 아느냐고 어머니에게 마구 퍼부어댔다. 어머니는 통곡을 하셨다. 그렇게 서럽게 우시는 건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외엔 본 일이 없었다. “싫다고 하지, 어떻게 가져왔니‘?” “불쌍한 내 새끼, 우리 영희!” 어머닌 내 손을 쓰다듬으시며 오래오래 하염없이 우셨다. 다음 날 아침, 우린 그 쌀로 지은 밥을 먹었다. 어렵긴 어려웠던 때인가 보다. 예순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한 봉투씩 혹은 두 봉투씩 가져온 쌀은 일반미뿐만 아니라 보리쌀, 정부미에 강원도에서 흔히 먹던 옥수수 가루까지 섞여 있었으니 난생 처음 먹어보는 밥맛이었다. 그 후로도 난 가끔 불우 학우 돕기로 학용품이나 양말을 받았지만, 쌀자루를 받았던 그 가슴 쓰리면서도 한편으론 기뻤던 경험은 다신 없었다. 내가 학용품이 든 봉투를 가져오면 친한 친구는 또 글 써서 상 받았냐며 부러워했는데, 그 친구가 이 사실을 안다면 뭐라고 할까‘? 선생님과 나 그리고 몇몇 가난한 친구들만이 알았던 이야기. 은밀히 볼펜과 공책을 주시던 선생님의 자상한 마음은 지금 생각해도 감사하고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다. 일주일 전, 친정 고모댁에 다녀왔다. 사촌 언니가 보리밥이 먹고 싶다고 하여 오랜만에 별미로 보리밥을 먹었는데, 어머니 생각이 났다. 연세 드신 어른들은 일부러 잡곡을 섞어 드신다는데, 어머니는 보리밥과 보리쌀 섞인 밥을 유난히 싫어하신다. 하얀 쌀밥이 제일이시란다. 보리밥을 너무 많이 드셔서 먹히질 않으신다니 별미로 보리밥을 비벼 맛있게 먹는 내 입맛이 부끄러웠다. 쌀을 한 포대 늘어놓았다. 두 아이를 둔, 서른한 살의 둥그런 내 그림자조차 영락없는 어머니 모습이다. 어려운 요즘, 자존심보다는 어머니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 가져갔던 쌀 한 자루가 부쩍 생각난다. 웃는 얼굴 대신 그토록 서러이 통곡하시던 어머니…‘…. 두고두고 어머니 마음에 상처로 남았던 쌀 한 자루. 아무도 몰래 움 틔우는 목련의 아픔처럼, 시리게 다가오는 그날의 기억이 쌀 부대의 뜯겨지는 실밥처럼 줄줄 풀려난다. 그땐 오히려 담담하더니 왜 새삼 지금 이리도 눈물이 날까‘? 의지는 운명을 이기리라 자신만만하던 이십 대를 힘겨이 보내면서 포기를 배웠고, 궁상스럽게 느껴지던 가난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었다. 요즘은 더욱 만만치 않게 느껴지지만, 그러나 마지막까지 붙들고 살고 싶은 꿈이 있다. 사랑이 있다.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1998) ‘이영희‘_ 함민복 시인은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라고 했지요. 어머니의 웃는 낯이 보고 싶어 창피함을 무릅쓰고 받아든 쌀 한 자루가 어머니를 울리고,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립니다. 이 글 한 편에 우리 마음도 따뜻한 밥이 됩니다. 희망예보 <오늘은 맑음>
  • [Local] 신안군 ‘자전거 섬’ 만들기로

    1004개 섬으로 이루어진 전남 신안군이 은빛 백사장, 청정갯벌, 천일염 생산단지로 유명한 증도를 다음달 자전거 섬으로 선포한다. 11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비 3000만원으로 어린이용, 어른용,2인용 등 자전거 300대를 마련, 가족휴양지로 급부상한 엘도라도 리조트 이용자 등 증도 관광객들에게 공짜로 제공한다. 또 광주와 목포 등 민간단체, 출향 인사 등에게 자전거 기증운동을 펴 1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자전거 도로는 우전해수욕장 소나무 숲길과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군은 2단계로 국내에서 가장 긴 백사장(12㎞)인 대광해수욕장 주변 임자도에 제2의 자전거 섬을 만든다.3년 동안 자전거를 2만여대로 늘린다. 박우량 군수는 “섬이 자전거 천국이 되면 자연스럽게 친환경 섬이 되고 여기서 생산되는 농수산물도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무슨 문제가…” 결혼 4개월만에 이혼한 까닭

    “아주 지극히 정상인 데도 결혼한지 4개월이 지나도 아직 첫날밤을 보내지 못해 완전한 어른이 되지 못했어요.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결혼생활을 계속 해나갈수 있나요?” 중국 대륙에 한 신부가 결혼 4개월동안 신랑과 함께 신혼 초야를 치르지 못했다고 이혼을 요구하는 바람에 시끌벅적하다.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시 지안(集安)에 살고 있는 왕샤오리(王小麗·가명)씨는 지난해말 결혼했으나 지금까지 지극히 정상인 남편 양쥔(楊軍·24·가명)과 신혼 초야를 치르지 못하는 바람에 이혼을 요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동아무역신문(東亞貿易新聞)이 1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동네 소꿉친구들인 이들이 결혼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문구가게를 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는 양씨는 아주 착실했고 왕씨는 늘씬한 몸매와 해사한 모색으로 인기가 높아 주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나.모든 면에서 멀쩡한 이들 두사람은 다른 보통 신혼부부와는 달리 첫날밤을 서로 쳐다보다가 잠이 들어 초야를 치르지 못한 것이다.신부 왕씨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신랑이 부부생활에 너무 부끄러워서 그렇겠거니 하고 일단 넘겨 보냈다.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그녀는 결혼 준비와 결혼식 등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을 것으로 판단,그럭저럭 1주일을 ‘아무 일 없이’ 보냈다. 이렇게 참는 가운데서도 세월은 쉬지 않고 흘렀다.어영부영 결혼한지 4개월이 지났다.신랑 양씨와 신부 왕씨는 그때까지 첫날 밤을 치르지 않아 여전히 처녀·총각으로 남아 있었다. 신부 왕씨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신랑이 말못할 병에 걸린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해서 더이상 부부 행세를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왕씨는 남편 양씨와 함께 일단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다.양씨는 지린성 성도 창춘(長春)시 비뇨기과건강센터 불임과에서 정밀 진단을 받았다.결과는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신부 왕씨는 신랑 양씨와 이혼수속을 밟고 있다. 담당 의사 황광화(黃光華)씨는 “신랑 양씨는 신체 하드웨어 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성지식이 전혀 없으면 성생활에 무관심할 수가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양씨처럼 성지식이 없고 부끄러워 초야를 치르지 못하는 신혼부부들은 심리적 질병인 만큼 심리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고창 청보리밭 페스티벌

    고창 청보리밭 페스티벌

    마냥 푸르기만 한 보리밭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린 시절 동무들과 아지랑이를 좇아 한없이 달리고 뒹굴던 청보리밭을요. 밭이랑 사이에서 쉬던 종달새가 발자국 소리에 놀라 푸드덕거리며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고, 풀벌레들은 따다닥∼날갯짓을 하며 보리잎 사이로 몸을 숨기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지요. 배 고프면 보리를 구워 먹기도 하고, 주변에 널린 자운영이며 클로버 꽃 등을 꺾어 꽃반지·꽃시계를 만들어 차기도 했고요. 이제 어른이 된 마당에 새삼 무슨 보리밭 타령이냐고요? 아직도 광활하게 펼쳐진 보리밭이 남아 있냐고요? 아이들 손잡고 전북 고창군의 학원관광농원으로 가보세요. 아마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끝 간데 없이 펼쳐진 청보리밭을 볼 수 있지요. 꽃보다 청산이라던가요. 꽃 구경, 사람 구경에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이제 초록의 품에 안겨보는 건 어떨까요. # 푸름의 고장, 고창 고창의 옛 지명인 모양현(牟陽縣)의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문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청보리는 보리 이삭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누렇게 여물어가는 ‘보리누름’ 전까지의 파란색 보리를 말한다. 미풍에 살랑살랑 물결치는 모습이 싱그러워 특별히 청보리라 부른다. 학원농장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봄철 보리밭의 푸른 모습이 사진작가들의 각광을 받으면서부터. 지금은 연간 30만명가량이 다녀갈 만큼 고창 지역의 손꼽히는 관광명소가 됐다. 여전히 관람료는 받지 않고 있다. 농장주 진영호(56)씨는 국무총리를 지낸 진의종(작고)씨의 장남이다. 대기업의 이사까지 지내다 낙향해 보리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규모는 12만평 정도. 아름다운 농장 풍경을 인정받아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면서, 인근 주민들도 보리를 심어 지금은 30만평 정도로 확장됐다. 보리밭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 보면 새삼 그 규모에 감탄사가 나온다. 그저 손바닥 만 한 밭뙈기쯤으로만 생각했던 이들에겐 초록빛 바다로 여겨질 정도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결을 따라 보릿대가 일렁일 때면 영락없이 바다 한가운데 빠진 듯하다. 빛고을 광주에서 온 김미희(27)씨 등 세 처녀는 그래서 감동했나 보다. “늘상 회색 건물만 보다가 ‘쫘악∼’ 펼쳐진 청보리밭을 보니 마음도 ‘확∼’펴지는 것 같아요.” 지루한 일상에서 해방된 세 처녀는 보리대롱을 꺾어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처음 해보는 일이니 잘될 턱이 없다. 연신 콧방귀 소리만 나온다. “까르르∼” 세 처녀들의 웃음소리는 그대로 초록이 되고 희망의 울림이 된다. 세 처녀의 시선을 따라 보리를 들여다보았다. 다소 차가운 봄바람 속에 가볍게 몸을 떨며 꿋꿋하게 서있다.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 온 강인함과 끈질김은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닐까. 오는 14일∼5월13일까지 학원농장(www.borinara.co.kr) 일대에서 제4회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 행사장내에 시골 장터가 개설되고 창작 무용극 공연과 보리밥, 보리개떡 먹기와 봄나물 캐기, 보리 그슬려 먹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학원농장 (063)564-9897, 청보리밭 축제위원회 562-9895,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560-2457∼8. 글 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뛰어난 건축미, 고창읍성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한다. 백제 때 모양부리라 불렸던 것에서 유래된 듯하다. 언제쯤 세워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나주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해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다. 여자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속설이 전해져 온다. 머리에 돌을 이는 이유는 해빙기에 이탈된 성곽을 밟아줌으로써 성곽을 다지는 효과가 있고, 성을 돈 다음 한 곳에 돌을 모아 전쟁 등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조상의 슬기가 엿보인다. 고창군에서는 매년 중양절(음력 9월9일)에 전래 답성놀이를 재현하는 행사를 연다. 성 안에는 동헌, 객사, 작청, 등양루와 같은 조선시대 건축물(1976년 복원)과 맹종죽(孟宗竹), 아름드리 노송군락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성곽을 따라 30∼40분 정도 가볍게 산책을 즐기며 자녀들과 역사공부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자연석을 빼곡히 쌓아 1684m를 돌아나간 성곽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기도 수원의 화성에 견줄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요즘 성곽을 따라 벚꽃이 한창이다. 화사한 벚꽃과 고색창연한 성벽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 오후 7시 이후에는 야간조명 불빛으로 인해 더욱 화려하게 변신한다. 여고생 두어명이 자그마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벽을 걸어가며 까르르∼ 웃는 모습이 꼭 벚꽃을 닮았다. 언덕을 따라 여인네의 허리춤을 연상케 하는 성벽 위에 선 남자들의 얼굴색은 늦은 오후의 햇살처럼 붉게 물들어 있다. 성벽 아래로는 정겨운 고창 읍내의 초봄 풍경이 펼쳐진다. 아마 수백년 전 조선의 여인들도 이렇게 돌을 이고 성벽을 거닐었을 게다. 고창읍성 관리사무소 (063)560-2313. ●선운산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린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선운사를 중심으로 천혜의 자연경관과 기암괴석이 산재해 있다. 선운사를 둘러싼 동백숲은 이미 붉은 꽃을 피웠고 공원입구 산벚나무 군락은 수채화를 연상케 할 만큼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063)563-3450. ●지석묘군 청동기 시대의 유적 지석묘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 2000여기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특히 화시산 끝자락 성틀봉 주변의 죽림리와 상갑리 일대에 밀집된 고인돌 447기와 23곳의 상석채취장이 세인들의 이목을 끈다. ●미당 생가마을 고창은 미당 서정주를 낳고 길러낸 곳이다. 부안면 미안리 미당 생가마을에서는 그의 시집 ‘질마재 신화’의 추억을 오롯이 되새겨 볼 수 있다. 선운리 폐교를 개축한 미당문학관도 들러볼 만한 명소다. ▶먹거리 고창의 대표적 먹거리는 풍천장어와 복분자주. 흔히 ‘풍천’을 지명으로 알지만, 바닷 바람이 부는 강 하구를 뜻 하는 일반명사다. 서해 곰소만과 인접한 인천강의 옛이름이 풍천이라는 설도 있다. 선운사 입구 주변에 장어집들이 많다. 신덕식당(063-562-1533), 연기식당(562-1537)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고창읍내 조양관(508-8381)은 60년 전통의 한정식집이다. 풍천장어와 찰떡궁합이 복분자주. 남자는 출입을 금지시키고 여자들만 모여 술을 빚었다고 한다. 선운산 특산주 흥진(063-561-0209), 고창 명산품 복분자주(561-2031), 고창 고인돌복분자주(562-2008,6007). ●여행수첩 ▶가는 길 자동차 서해안고속도로→고창 나들목→15번 지방도→무장면→796번 지방도→공음면 학원농장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 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정읍 나들목→22번 국도→고창읍→학원농장 청보리밭 축제를 앞두고 도로 곳곳에 이정표가 잘 마련되어 있다. 버 스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에서 고창까지 고속버스를 탄 다음, 군내 버스로 무장까지 간다. 무장에서 학원농장까지는 택시로 6000원 정도. 기 차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정읍까지 간 다음, 고창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 “애들 장난이라고요?” 성폭력 가해자 24%가 14세미만

    “애들 장난이라고요?” 성폭력 가해자 24%가 14세미만

    # 1 지난 3월 서울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A(5)양은 같은 단지에 사는 초등학생 B(11)군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B군은 A양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성추행을 하다가 A양이 소리를 지르자 도망쳤다.A양 어머니가 B군 부모에게 항의하자 “미안하다. 아이들 장난인데 뭘 그러냐.”며 아들을 야단치는 것으로 끝냈다.B군은 이날 인터넷에서 포르노를 본 뒤 밖으로 나왔다가 성추행을 했다. 결국 A양 가족은 B군을 피해 이사를 가야 했다. # 2 지난 2월 C(5)양은 설날 가족모임에서 사촌오빠인 D(11)군 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C양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딸의 성기에 산부인과적 염증이 있는 것을 발견한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C양의 어머니는 “D군이 성추행을 하며 이 사실을 이야기하면 너희 엄마와 우리 엄마가 싸운다며 겁을 줬다더라. 제사도 명절도 끔찍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동성범죄, 장난이라고?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도 받지 않는 12세 미만 어린이의 성범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이들의 범죄는 ‘아이들 장난’이라는 식의 사회적 무관심 속에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재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일 성폭력 아동 전문상담소인 해바라기아동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직접 상담했거나 피해자가 지목한 성폭력 가해자 645명 가운데 만 7세 이하가 58명(8%),8∼14세 미만이 101명(16%)에 달했다. 지방법원 소년부에 송치해 보호처분을 할 수 있는 12∼14세가 포함된 통계이지만 어린이·유아 성폭력 가해자들의 심각성을 엿보기에 충분하다.12세 미만의 성폭력 범죄는 법적으로 책임을 지울 수 없는 데다 가해자 부모는 물론 피해자 측도 숨기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김소향 해바라기아동센터 전문상담원은 “아이들의 성적 공격 수위가 ‘장난’ 수준을 넘어서 어른들의 범죄 양상을 닮아가고 있다.”면서 “청소년 성범죄 재범률이 다른 범죄에 비해 높고, 적절한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재범률을 뚝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6세 미만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 없어 현재 10대 성범죄자에 대한 법원의 치료프로그램 수강명령은 16세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 일부 상담센터를 제외하면 16세 미만에 대한 상담·치료 프로그램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외부 자극에 민감한 어린이 가해자들이 늘어난 것은 인터넷 음란사이트의 영향이 큰 만큼 차단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가족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치료프로그램 수강명령 나이를 14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청소년보다 어린이 성폭력 가해자들이 훨씬 심각하다. 상담 과정에서 아이라고 보기에도 섬뜩한 애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정신적으로 ‘아픈’ 상태여서 치료하지 않으면 반복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맞벌이와 이혼, 별거 등 우리 사회의 가족제도가 아이들을 보호하기엔 너무 허술해졌다.”면서 “일탈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스크린해 부모에게 통보하고 치료하는 등 학교보건의료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회봉사명령과 기준을 맞추다 보니 16세 이상이 됐다.”면서 “소년법 개정안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에 맞춰 수강명령 기준도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박창규기자 argus@seoul.co.kr
  •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6)준비된 귀농만이 성공의 길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6)준비된 귀농만이 성공의 길

    막상 귀농을 결심해도 선뜻 실행에 옮기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디서 귀농 정보를 얻고, 어떻게 관련 교육을 받을지부터 막막하다. 특히 시골에 연고가 없는 도시민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잘 찾아보면 귀농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이나 단체들이 많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귀농 선배’들의 생생한 영농·정착 노하우를 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 정보와 귀농 교육, 농사 체험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귀농 성공을 이끈다.”고 강조한다. ●귀농 준비자 3명 중 1명은 아무 준비 없어 과연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귀농 준비도’는 어느 정도일까. 농림부가 최근 발표한 ‘귀농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귀농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경우가 35%에 달했다. 반면 귀농 교육을 계획 중이거나 수료한 경우는 22%, 농업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는 19%로 나타났다. 이밖에 귀농 관련 책을 구입해 읽는 경우가 12%, 귀농 관련 온라인 동호회 활동을 하는 경우 6%의 비율을 보였다. 농림부 관계자는 “귀농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중 상당수가 귀농과 관련된 직·간접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3명 중 1명 이상은 준비 없이 맨주먹으로 귀농에 뛰어들어 실패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귀농 준비자들이 정보를 처음 접하는 수단은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매스컴’을 통한 경우가 42.9%로 가장 많았다. 농업 관련 교육은 20.5%, 가족이나 친구·이웃은 24.8%, 인터넷은 8.1%를 차지했다. ●충분한 정보는 귀농 성공의 필수 조건 귀농을 단순히 시골로 이사를 가는 것쯤으로 쉽게 생각하면 십중팔구 낭패를 보게 된다. 전문가들은 “귀농 결심은 관련 정보를 충분히 습득한 뒤 이뤄져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귀농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 각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귀농학교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귀농이 자신에게 맞는지부터 어떤 농사일을 하는 게 적합한지까지 갖가지 정보와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귀농학교로 전국귀농운동본부가 있다. 회원을 대상으로 귀농교육을 제공하며, 특히 도시민을 대상으로 한 농업 교육이 주로 이뤄진다. 귀농에 대한 정신·이론 교육 등을 중요시하는 것이 특색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농업기술센터나 귀농상담실을 통해서도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농업 기술 교육이 중심이 된다.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 등에게 능력에 맞는 단계별 상담 및 품목별 영농기술교육, 농기계 교육, 현지 지도 등이 이뤄진다. 자금·주택 확보 등 안내도 받을 수 있다. 대개 무료로 제공돼 교육에 대한 부담도 적다. 천주교와 불교 등 종교단체들이 운영하는 귀농학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특히 지리산 인근의 ‘실상사 귀농학교’는 높은 귀농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농사일을 전혀 모르는 도시민이라면 가까운 곳의 농촌 체험 현장부터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농촌정보문화센터 김귀영 연구원은 “귀농에 앞서 주말농장을 통해 농촌생활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거나 앞서 귀농에 성공한 사람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은 훌륭한 복안”이라고 조언했다. ●인터넷은 귀농 정보의 바다 바쁜 도시민들은 인터넷 동호회나 블로그 등을 통한 정보 습득이 효율적이다. 귀농학교와 귀농 단체들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각종 정보과 관련 교육을 제공한다. 농림부에서 운영하는 ‘우리농’ 블로그(blog.daum.net/af2006)는 귀농 지원 정책 등을 쉽게 설명해 놓았다. 국내 최대 온라인 귀농 동호회인 ‘귀농사모(귀농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cafe.daum.net/refarm)’는 다양한 귀농 상식과 관련 법률을 제공하며, 농자재와 부동산 직거래도 가능하다.‘앙성댁의 귀농일기(angsung.com)’,‘새낭골 귀농일기(www.senang.co.kr)’ 등 사이트를 통해 ‘귀농선배’들의 생생한 귀농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은퇴형? 돈벌이? 내 성향 파악부터 날로 사는 게 팍팍해지는 요즘, 문득 귀농을 떠올리게 되고 귀농을 해보려고 이것저것 알아보아도, 뚜렷하게 속시원한 대답을 얻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그만큼 귀농을 하는 방법이나 형태도 다양하고, 살아가는 모습이나 추구하는 이상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귀농을 하려면 우선,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남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귀농을 하려 하면 본인의 성향과 맞지 않아 결국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귀농을 하려는 사람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생태적 삶을 위한 귀농이다. 이것은 대량생산·대량소비의 도시적 구조에서 벗어나 자립을 통한 삶의 영위를 목표로 하는 귀농이다. 적게 벌고 적게 쓰며, 생태적 순환의 고리에 가깝게 살기 위해 영농의 규모도 최소화하고, 유기농업을 하는 것이 이런 형태 귀농의 실천 과제다. 이러한 형태의 귀농을 원하는 사람은 전국귀농운동본부(www.refarm.org) 등 기관을 통해 교육도 받고, 정보도 수집하면 원하는 방향의 귀농을 하는 데 도움을 얻을 것이다. 둘째, 귀농으로 성공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화에 따라 농촌에 희망이 사라진 것만은 아니다. 자본력이 있고, 열정적 에너지가 있는 사람은 전문적인 영농교육을 이수해 자신의 꿈을 이룰 토대를 마련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전국 농협이나 한국 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www.kaff.or.kr)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셋째, 농업보다 농촌의 변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농촌에서 마을의 각종 행정일을 맡아 보는 사무장이나, 마을 간사 등 여러 명칭의 행정적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농촌에서 이런 일을 수행하려면 업무 능력보다 마을 어른들을 대하는 태도나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사람이어야 한다. 농림부나 한국농촌공사로 문의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요즈음 가장 많은 문의를 받고 있는 은퇴형 귀농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가장 먼저 ‘내가 정말 끝까지 살 수 있는가?’하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제 은퇴를 하고 약간의 자금을 가지고 배산임수 남향의 터에 흙집을 짓고, 문전옥답 작은 텃밭에서 행복하게 살아 보자는 꿈을 이루려면 실로 만만치 않은 자금이 소요된다. 하지만 땅을 사고 집을 짓고 꾸미노라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게 사실이다. 은퇴한 분들에게는 전원마을 조성 사업지구 중 전북 진안군 등에 조성되는 30여호 정도의 마을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농촌공사나 관련 지자체에 문의하면 된다. 어떤 경우든 귀농을 할 때는 농촌 고유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지역에서 살아온 분들에 대한 존경과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내가 이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실천에 옮겨야 귀농을 한 자신에게나 지역사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성여경 전국귀농운동본부 소장
  • [녹색공간] 귀하의 민원이 답변되었습니다/박정임 KEI 책임연구원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는 요새 들어 갑자기 과학이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였다. 무엇이 아이의 선호를 완전히 바꿔놓았을까. 초등학교 교사인 지인의 설명에 의하면 3학년이 되면서 처음 접하는 실험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과학에 부쩍 흥미를 갖게 된다고 한다. 늘 생활하는 교실이 아닌 과학실이라는 특별한 공간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매력적 공간이다.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이고, 끄는 것도 재미있다. 하얀 녹말가루에 투명한 시약 한방울 떨어뜨렸을 뿐인데 갑자기 화사한 보라색으로 변하는 마술 같은 일이 눈앞에서 벌어진다. 과학실에서 있었던 멋진 경험을 이야기하는 아이의 흥분된 목소리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 엄마까지 다음 과학시간을 기다리게 만들 지경이었다. 그런데 “알코올램프 위에 석면망을 올려 놓고…”라는 말에 아이와 덩달아 설레던 마음은 큰 걱정으로 바뀌었다.“석면망이라고? 어떻게 생겼는데? 진짜 석면 맞아?” 불에 타지 않고 마찰에 강한 석면은 오랫동안 우리 생활 곳곳에서 단열재, 마찰재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폐암, 중피종암과 같이 인체에 회복할 수 없는 해를 입히는 물질로 확인됨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석면제품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는 석면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위험이 확실하고 결과가 위중한 석면이 초등학생들의 실습 시간에 아직도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우선 급한 마음에 난생 처음으로 교육청에 민원을 올렸다. 아직도 석면망을 과학실험에 쓰고 있는지, 있다면 모두 회수해서 지정폐기물 처리방식에 따라 폐기해달라고 했다.1% 이상 석면을 함유한 제품은 지정폐기물로 특별히 다루어야 한다. 인터넷에 민원을 올린 지 이틀만에 “귀하의 민원이 답변되었습니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석면망 이야기를 하자 6학년 아이를 둔 엄마가 다른 문제를 꺼냈다. 아이가 학교에서 납땜을 했다는 것이다.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납은 독성이 강한 중금속이다. 중국산 김치 파동 때에도 높은 납농도가 문제였고, 오염된 하천에서도 납이 문제였다. 최근에 우리 숨을 막히게 했던 중국발 황사의 건강피해를 걱정할 때도 납은 빠지지 않았다. 납은 인체에 오래 축적된 후 독성이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일단 발병하게 되면 치명적이다. 주로 뇌와 신경계통에 이상을 초래하고, 어린이의 경우 지능 및 주의력 저하, 성장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18개월된 아기가 납땜캔에 들어 있는 주스를 마신 후 혈중 납수치가 급격히 높아져 위독해진 사고가 미국에서 있었다. 이를 계기로 식품포장재에 납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게 되었고, 식품 통조림의 납땜도 금지하였다. 최근 환경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지대해지고, 오염에 민감한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놀이터에서 납이 검출된 사례가 보도되었고,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장난감이나 장신구에 납사용을 규제하기로 하였다. 나아가 정부는 올해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에 관한 정보제공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런 판국에 초등학교 과학실험실에서 후드도 없이 납땜이라니. 과히 나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은 납연기가 올라오는 곳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있단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과학교과활동 전체를 어린이 안전과 건강 보호라는 측면에서 검토해달라는 민원을 내야겠다. 이제 막 과학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아이들이 아무 걱정없이 호기심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빠르고 성실한 답변을 기대한다. 우리 아이들과 과학한국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박정임 KEI 책임연구원
  • G마켓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앨범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는 독자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우리들의 앨범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G마켓(www.gmarket.co.kr)과 함께 진행합니다. 우리들의 앨범 상품이 상품권으로 지급됩니다.1등 15만원,2등 10만원,3등 5만원 등 G마켓 선물권을 ‘나의 쇼핑정보란’에서 G통장 현금잔고로 충전한 뒤,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자세한 사용방법은 G마켓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당첨자 정보는 매주 G마켓으로 전달됩니다. ▲ 쭈욱 쭈욱 잘도 늘어나는 카멜레온 혓바닥.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놀러갔다가 찍은 친구의 모습입니다. 다 큰 어른이 저러고 사진을 찍었더니 좀 민망했답니다. (손지은·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 강화 고인돌이 있는 마을로 봄나들이 오세요!!!! 예쁜 미인들이 소개하는 강화에는 볼거리도 많답니다. 우리 두 딸 너무 예쁘죠? (한은경·인천시 강화군 신문리) ▲ 작년 여름 가족끼리 계곡에 놀러가서 찍은 사진이에요. 동생들이 너무 이뻐서 찍어줬답니다. 웃는 얼굴들이 참 해맑아 보이죠? ^^* (이승주·서울시 도봉구 쌍문동) ●접수: 디지털 사진은 이메일(album@seoul.co.kr), 인화사진(크기 10×15 이상)은 서울신문 편집국 사진부(우편번호 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5번지) ●문의: 서울신문 편집국 사진부 (02)2000-9242 ●선물 받으실 분 : 1등 이승주 2등 한은경 3등 손지은 (G마켓 회원으로 등록해야 상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 꼭 햇볕을 다시 찾아야죠

    꼭 햇볕을 다시 찾아야죠

    월드컵의 열풍이 막 지나간 3년 전, 고교 동창에게 전화가 왔다. 학창 시절 둘이 학교에서 사고란 사고는 모두 도맡아 치고 다녔다고 할 만큼 절친한 사이였기에 가슴이 뛰었다. 바로 그날 약속을 잡아 우리는 13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간 것처럼 당시 별명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그동안 서로 살아온 얘기도 나누고 또 학창시절 추억도 되살렸는데 자리를 파할 무렵 친구 얼굴이 매우 굳어졌다. 말 못 할 고민이 있다는 사실을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친구한테 무슨 일이기에 그렇게 우거지상이냐고 했더니, 요즘 회사가 너무 안 돌아가서 죽겠다고 끙끙거렸다. 제대로 말도 못 하고 계속 안주도 없이 소주만 들이키는 녀석이 너무도 쓸쓸해 보여 혹시 내가 도울 방법이 없냐고 물었다. 친구는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내 손을 꽉 잡더니, 안 그래도 꼭 부탁할 일이 있었다며 보증을 서달라고 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심지어 부모 자식 간에도 보증은 서주기 힘든 현실이지만 술이 머리끝까지 올라 있던 터라 남자는 의리라며 사내자식이 뭔 그깟 일로 눈물까지 흘리냐고 큰소리를 쳤다. 뒤돌아서서 후회했지만 만약 내가 그렇게 어려운데 녀석이 모른 체하면 얼마나 섭섭하겠냐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총각도 아니고 이미 가정을 꾸린 몸인데 이런 일을 혼자 결정하기는 곤란했다. 그래서 우회적으로 보증 얘기를 꺼내자 아내는 펄쩍 뛰었다. 자신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돈을 빌려주는 게 낫지 보증은 절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만약 자기 몰래 보증을 섰다가는 당장 이혼할 줄 알라고 말하는 아내를 보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고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자 친구가 달려와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마음이 무너졌고, 바로 그날 우리 집을 담보로 친구에게 돈을 빌려 주었다. 친구는 평생 이 은혜를 잊지 않겠다며 곧 해결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녀석과의 마지막이었다. 학창 시절 친구와의 우정을 제일 소중하게 여겼던 녀석이라 나에게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친구는 은행에서 4억을 받자마자 이미 정리된 회사를 내팽개치고 자기 가족까지 나 몰라라 하고 내연의 여자와 외국으로 사라졌다. 친구와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아 불안했지만 회의 때문에 전화를 못 받는 거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이자 납부가 나에게 떠넘겨지고 계속 소식을 알 수 없어 불안했다. 그래서 회사로 찾아갔더니 이미 오래 전에 문을 닫았다고 하는 게 아닌가. 곧장 친구네 집으로 갔지만 가족들 모두 친정으로 떠났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 연이어 내 가슴을 찔렀다. 나는 동태처럼 바짝 얼어붙은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힐끗힐끗 쳐다보고 개가 짖어도 몸을 일으켜 세울 수가 없었다. 남의 집 대문을 막지 말라는 주인의 손에 이끌려 그 자리를 벗어났지만 전신주에 등을 기댄 채 밤을 꼬박 샜다. 아내에게 쉼 없이 전화가 걸려왔지만 차마 아내의 목소리를 들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숨을 쉬면 쉴수록 목이 더 막혀오는 게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지금도 기억나지 않는다. 동료들이 몇 번씩 불러도 듣지 못했고 계속 죽고 싶은 마음만 들어 엉뚱한 층에 올라갔다 내려오길 반복했다. 퇴근을 했는데 아내가 왜 아무 연락도 없이 집에 안 들어왔냐고 걱정을 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아내는 무슨 일이냐고 계속 물었지만 나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은행 직원의 전화로 아내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내는 한마디 말도 없이 불 꺼진 방을 홀로 멍하게 지켰다. 돌아가신 장인어른의 유산과 은행 빚으로 겨우 마련한 우리 집을 불과 1년 만에 다시 뺏겨야 한다는 사실에 아내는 넋을 놓고 울기만 했다. 당장 사라지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며 대성통곡을 하는 그녀에게 나는 큰 죄인이었다. 다른 건 우리 손으로 다시 하면 된다지만 돌아가신 아버님의 마지막 사랑을 어찌할 거냐고 항변하는데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울기만 했다. 우리 형편에 4억은 하늘보다 높은 산이라 결국 정든 집에서 내쫓겼다. 하지만 우리의 불행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경매 하루 전 아내가 아무 말 없이 홀연히 사라졌다. 동네 인근을 샅샅이 뒤져도 보이질 않았다. 두 시간쯤 후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아내가 음독자살을 시도했으니 빨리 병원으로 오라는 경찰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달려갔더니 정말 아내가 있었다. 다음 날 저녁에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아내는 이미 정신적으로 폐인이 되어 있었다. 우리 집이 남의 손에 넘어가는 건 절대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그냥 놔두지 왜 다시 살렸냐고, 아내는 링거병을 깨고 그 파편으로 팔뚝을 내리그으며 2차 자살을 시도했다. 결국 아내는 사지가 모두 묶인 채 강제 입원이 됐고 퇴원 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몸은 완치되었지만 정신은 더욱 추락했다. 우울증에 걸린 아내를 아이한테 맡기고 출근을 한다는 게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나마저 집에 있으면 우리 생활이 완전히 끝장날 것 같아 회사에 나갔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울면서 전화를 거는 딸의 다급한 목소리에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사람부터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아내의 입원비와 남은 빚을 정리하기 위해 사표를 썼다. 꽤 많아 보이던 퇴직금을 모두 쏟아부었는데도 빚은 남아 있었고 생활비와 아내 병원비 때문에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 어차피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글렀고 또 아내와 아이도 보살펴야 했기 때문에 시간대별로 나눠서 일을 했다. 새벽엔 도시락 배달차를 운전하며 배달 일을 했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뒤엔 전기배선 공장에 나가 건설현장을 따라다니며 일했다. 두 가지 일을 해도 아내의 입원비와 생활비 대기가 벅찼다. 그래서 형의 도움으로 얻은 중고 1톤 트럭을 개조해 붕어빵과 떡볶이 장사에 나섰다. 장사를 마치고 나면 새벽 2시, 세 시간 정도 눈을 붙인 뒤 곧장 도시락 공장으로 달려갔다. 하루에 너덧 시간 밖에 자지 못하고 매일 육체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하루쯤 쉬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자포자기하고픈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병원에 있는 아내와 엄마의 도움 없이 혼자 모든 걸 해내는 딸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죽어라 고생했는데도 이자와 병원비를 내고 나면 손에 남는 게 거의 없었다. 유치원에서 하는 연극에 출연하는 딸의 모습을 보러 가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딸에겐 멀어서 못 갔다고 변명했지만 마음만 먹었다면 갈 수 있었는데 일당 5만 원 때문에 포기했다. 세상 모든 게 암울했고, 또 마음속으로 수천 번도 더 넘게 자살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눈물 흘릴 시간도 내겐 사치였다. 그러나 항상 어둠만 들진 않았다. 아무리 긴 터널도 때가 되면 밝은 태양을 만나듯 우리에게도 기쁜 일이 하나 있었다. 1년이 지나도록 차도를 보이지 않던 아내가 작년 2월 초에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제 발로 병원 문을 나서서 집으로 돌아온 아내를 본 순간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비로소 우리 집은 사람 사는 모습을 띠었다. 지금도 아내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지만 그래도 한자리에 우리 가족이 다시 모였다는 것이 행복하다. 강력한 태풍이 우리 집을 휩쓸고 지나간 지 벌써 3년, 친구는 여전히 소식이 없고 가족들도 친구를 포기한 지 오래이다. 가끔씩 친구가 혜성같이 나타나서 나한테 가져간 돈을 돌려주는 꿈을 꾸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개꿈에 불과하다. 아직도 아내는 완치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예전 모습을 되찾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사회생활도 다시 시작했다. 힘을 모으면 우리 집에 머문 먹구름이 빨리 사라지지 않겠냐며 월 70만 원을 받으며 대형 할인점의 카운터를 지키고 있는 아내…‘…. 지난 일은 이제 가슴에 묻고 우리의 행복을 되찾을 일만 생각하자는 아내가 고마워 눈물을 펑펑 흘렸다. 아직도 우리의 불행은 그치지 않았지만 이제 내리막길은 끝난 것 같다. 다 내려왔으니 이제는 다시 올라갈 일만 남았다. 흩어지지 않고, 깨지지 않고, 한자리에 모인 우리의 행복을 다시는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2006) ‘이승욱‘_ 작은 트럭에서 어묵을 팔고 도시락 배달을 하며 사랑스런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소중한 모든 것을 잃을 뻔했지만 가족들에게 밝은 웃음을 돌려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를 이겨냈습니다. 그는 “이 세상 최고의 보물은 가족의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희망예보 <오늘은 맑음>
  • [프렌치 리포트] (22) 논리로 무장한 수다쟁이들

    [프렌치 리포트] (22) 논리로 무장한 수다쟁이들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몇해 전 치러진 바칼로레아(프랑스의 대입자격시험)의 철학시험 문제였다. 정말 난해한 질문이다. 그런데 아직 사회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은 10대 후반의 학생들은 플라톤과 데카르트, 칼 마르크스와 장 자크 루소, 토머스 무어 등의 이름과 학설, 사상을 열거하며 나름대로의 논리를 전개해 나간다. 논술형 시험이니 문제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이런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철학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각을 바꿀 뿐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세상을 다르게 이해한다면 다른 태도를 가지고 다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세상을 직접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을 변화시킬 행동의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철학은 실천적 기능을 담고 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하나도 놀랍지 않다. 프랑스의 교육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도록 잘 짜여져 있다. 이 때문에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간 학생들은 무난하게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 수다떨기 프랑스 사람들은 수다스럽다. 텔레비전의 토크쇼를 보면 출연자들이 쉴 새 없이 떠들다가 언성을 높이는 일도 많다. 목청을 돋워 남의 주장을 반박하고 자기의 주장을 펼친다.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는 것도 다반사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쉴 새 없이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프랑스 사람들이다.‘물에 빠져도 입만 동동 뜰 것’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사람들이 프랑스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린아이들도 그렇고, 심지어 지하철에서 동전을 구걸하는 사람들까지도 논리정연하게 자기 주장을 펴는 것을 보면 참 놀랍다. 독서와 교육의 효과다. 프랑스 사람들은 지적 호기심이 무척 많아서인지 책읽기를 좋아한다.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은 무언가를 읽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2005년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은 1년 동안 1인당 무려 58권의 책을 읽었다. 국민의 58%가 문화생활 가운데 독서를 으뜸으로 꼽았다. 그 다음은 교육이다. 어려서부터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설득력 있게 자기 주장을 펼치도록 교육을 받는다. 초등 5년, 중등 3년, 고등 3년제를 택하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논술교육은 사실상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다. 프랑스어 수업을 통해서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은 주당 27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중 10시간을 프랑스어 수업에 할애할 정도로 프랑스어 교육을 중시한다. 초등학생들은 프랑스어 시간에 읽기, 쓰기, 받아쓰기, 시, 맞춤법, 어휘, 어미변화, 말과 글을 이용한 표현능력을 중점적으로 배운다. 특이한 점은 저학년 학생들에게 유명 작가의 시나 동화 외우기를 시키는 것이다. 아폴리네르의 시, 라퐁텐의 우화를 어린이들이 무조건 외우도록 하는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격조 높은 표현법과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중학교부터 본격적 독서지도 중학교에 들어가면 무조건적인 수용에서 한 단계 나아가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고, 쓰기·말하기·표현하기를 익힌다. 중학교 프랑스어 교사들은 학생들이 그 나이에 적절한 논리력과 사고력, 표현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독서지도를 병행한다. 교사들은 학기마다 추천도서를 지정하고 학생들에게 독서노트를 제출하도록 한다. 독서노트는 작가의 특징, 작품요약,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 작가가 의도한 점, 본인의 생각 등을 적도록 돼 있다. 중학교 과정이 끝나면 브레베라고 하는 졸업자격 국가고사를 치른다. 역사, 수학, 프랑스어 등 3과목을 치르는데 이중 가장 중시되는 과목이 프랑스어다. 프랑스어 시험은 어휘·문법·이해력 테스트와 작문으로 이뤄진다. 작문시험은 자유롭게 서술하기 혹은 논하기 중 한 가지를 택하는 방식이다. 자유롭게 서술하기의 경우 제시된 예문을 읽고 ‘작가의 관점에서 이야기의 뒷부분을 전개하는 것’이 문제다. 논리적인 상황 전개력과 사고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다. 논하기는 ‘음악의 유용성에 대해 논하라.’는 식의 문제에 대해 서론·본론·결론의 순서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고등학교의 프랑스어 수업은 문학작품을 비교하고 비평하는 단계로 발전한다. 읽어야 할 책의 양도 많아지고 수준도 훨씬 높아진다.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다음 학기 동안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목록을 나눠준다. 놀지만 말고 책을 읽으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 지고, 다음 학기 준비를 해 오라는 뜻이다. ●교육의 목적은 민주시민 양성 고등학교 2학년 학기말에 바칼로레아 프랑스어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10년간 계속된 프랑스어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졸업반(테르미날)이 되면 일주일에 8시간씩 철학 수업을 받는다. 철학 수업이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부터 프랑스에서 다닌 박혜진씨는 “프랑스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전 과목에 걸쳐 논리력을 키우는 기초 학습이 있었고, 과정에 맞게 독서지도를 받아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철학을 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철학은 프랑스어 수업의 완성인 셈이다. 프랑스에서 대학이나 엘리트 교육기관인 그랑제콜에 진학하려면 바칼로레아를 통과해야 한다. 매년 6월에 치러지는 바칼로레아는 철학 과목부터 시작하는 것이 전통이다. 철학을 고등학교 때부터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칼로레아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을 정신적으로 지탱해 주고, 민주 시민에게 필요한 자주적 판단력을 키우며, 객관적으로 사물을 고찰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다. 프랑스에는 여러 가지 시험이 있다. 일정한 점수 이상이면 자격을 인정해 주는 ‘에그자맹’과 응시자간 경쟁을 거쳐 정원을 선발하는 ‘콩쿠르’가 있다. 브레베나 바칼로레아는 에그자맹에 해당하고, 그랑제콜이나 국립행정학교 입학시험은 콩쿠르에 해당한다. 이런 시험들과 학교에서 수시로 치르는 시험들의 필기시험이 모두 주관식인 것도 특이하다. 구두 시험의 비중도 무척 높다.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논리정연하게 구술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중세 소르본 대학 학사과정에서는 3학(문법학, 수사학, 논리학)을 가르쳤는데 그 전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프랑스가 수세기에 걸쳐, 그리고 지금도 인문학의 거성들을 수없이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속리산 법주사길’ 등반객이 줄었다

    충북 보은에 위치한 속리산 법주사가 속리산 관문으로서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올 초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면서 탐방객들이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법주사지구를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속리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입장료가 없어진 이후로 지난달까지 3개월 동안 속리산 탐방객은 12만 881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 3076명에 비해 4.7% 늘었으나 법주사지구는 7만 6888명으로 6.2%인 5108명이 줄었다. 반면 돈을 전혀 받지 않는 경북 상주시 화북지구는 2만 53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74명이 늘어나 무려 65% 가까이 폭증한 상태다. 이곳은 속리산의 상징인 문장대와 주봉인 천황봉을 모두 등반할 수가 있어 탐방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쌍곡지구도 지난해 1∼3월의 탐방객보다 1408명이 늘어난 1만 104명이 찾았다. 법주사지구는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등 관람료를 받고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화북지구가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법주사 탐방객을 모두 빼앗아 가고 있다.”며 “다른 국립공원 내 유명 사찰지구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연 속리산관광협의회장은 “단체입장객들이 문화재관람료를 피해 화북지구로 우회하면서 법주사 일대 관광경기가 더 가라앉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몇 개만 있는 화북 및 쌍곡지구의 상가들이 갈수록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종전 속리산 관광의 시발이던 법주사지구가 큰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보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창덕궁 목요일마다 자유관람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오는 12일부터 11월 말까지 매주 목요일 후원을 포함한 창덕궁 전체를 시간제한 없이 돌아볼 수 있는 자유관람을 실시한다. 또 창덕궁 후원 지역만을 특화해 돌아보는 옥류천 특별 관람 코스를 10일부터 개방하기로 했다. 자유관람의 입장료는 어른이 1만 5000원, 청소년이 7500원이며, 옥류천 특별 관람은 어른과 청소년 구분 없이 5000원이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내유일 폐지 공예가 이제성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내유일 폐지 공예가 이제성 씨

    흥미진진 ‘그리스 신화’의 한토막이다. 지혜로 가득찬 ‘실레노스’가 등장한다. 술과 풍요의 신(神) ‘디오니소스’의 양부이자 스승으로 전해진다. 어느날 실레노스가 미다스의 왕국에 잠시 머무를 때 길을 잃어 위험한 고비를 맞았다. 그러자 미다스는 실레노스를 구하고 극진한 대접을 한다. 이를 전해들은 디오니소스는 고마워서 미다스에게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겠다.”고 제의했다. 미다스는 자신의 손이 닿는 것은 무엇이든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미다스가 만지는 것은 죄다 황금으로 변했다. 처음에는 미다스도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몰랐다.‘손대면 짠’ 하고 황금으로 변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배가 고파 먹으려 했던 음식도, 반갑게 포옹하는 딸도, 또 잠자리에서의 부인도 모두 황금으로 변해 버렸다. 결국 눈물의 참회를 하게 된 미다스는 다시 디오니소스에게 소청을 철회해 달라고 부탁했고 신의 명령에 따라 파크톨로스강에서 목욕을 하고 원상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 일이 있은 뒤부터 파크톨로스강에는 사금(砂金)이 나온다는 전설이 생겼다. 기원전 700년쯤의 일이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미다스의 손’은 일상 생활에서 수사적 표현으로 통용될 만큼 널리 사용된다. 어떤 경쟁에서 자주 ‘대박’을 터뜨리거나 기업 등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한 인물을 일컬어 종종 이에 비유한다. ‘미다스의 손’처럼 정말 손이 닿기만 하면 감쪽같이 ‘보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다. 주변에 버려지는 모든 것들을 주워다가 생명을 불어넣어 진귀한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또한 이 시대에, 환경오염으로 찌든 때를 벗겨 만들어낸 ‘청량한 보물’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끈다. ●폐지·폐품 모아 10년째 공예품 만들어 이제성(60·대전시 판암동)씨. 국내 유일의 ‘폐지 공예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말 그대로 생활 주변의 온갖 폐지와 폐품을 모아 각종 신출귀몰 공예품을 만들어낸다. 그의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1998년 외환위기(IMF) 때 구조조정의 쓴맛에도 좌절하지 않고 국내 최초로 폐지 공예품을 개발한 지 10년째. 그동안 면봉이나 이쑤시개를 꽂아놓는 작은 통에서부터 꽃병, 쌀통, 스탠드, 가방, 모자, 촛대, 연화탑 등 폐지로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불멸의 작품만 500여점에 이른다. 1998년 ‘대전사랑 생활용품 공모전 대상수상’을 비롯, 이듬해 ‘제7회 전국 폐품 생활용품 공모전’ 은상,2006년 ‘제8회 전국관광기념품 공모전’ 창작아이디어 분야 동상 등 각종 수상기록만 수십차례.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데다 손재주가 남달라 언론매체에도 수시로 등장한다. 그가 만든 공예품은 신문지 등 종이류가 기본재료이고 음료캔, 일회용 약병, 버려진 요구르트병 등 안 쓰이는 게 없다. ●IMF시절 실직 아픔 딛고 새 분야 개척 특히 그는 실직의 아픔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데다, 자녀 둘까지 떳떳하게 결혼시켜 이래저래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다. 게다가 1급 정신지체장애인 부인과 임대아파트에 단 둘이 살면서 지극정성으로 병수발을 하는 미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씨의 조그마한 작업실인 대전시 판암동의 ‘한국 폐지·폐품 공예원’을 찾았을 때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신문지더미를 옆에 잔뜩 쌓아 놓고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지금은 경기도 양평군민회관 전시를 위해 대부분의 작품을 보낸 관계로 이곳에는 얼마 없다.”며 반긴다.5평남짓 작업실 안에는 성인 키만 한 높이의 ‘연화탑’이 놓여 있었다.“저건 신문지 300장 정도 들어갔다. 만드는 데 한 3개월쯤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문지, 광고전단지, 쌀포대, 현수막, 비닐끈 등 웬만한 것은 다 재료로 사용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폐지의 경우 흑백, 컬러 등 색깔별로 물에 축여 둘둘 만 다음, 날줄과 씨줄의 엇꼬기 방식으로 엮어나가면 살아있는 작품으로 재탄생된다고 했다.“버려진 분유통, 약병, 각종 캔 위에 폐지를 입히면 꽤 쓸 만한 것들이 생겨난다.”면서 비록 종이가 재료지만 둘둘 말았기 때문에 강도가 뛰어나고 어느 정도의 습기는 오히려 흡수해 버리는 장점이 있어 물건으로서도 튼실하다고 강조한다. 어떻게 해서 이 일을 하게 됐을까. 이씨는 산수유로 유명한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에서 태어났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중학을 중퇴하고 일찍부터 농사를 지었다. 이때 어깨너머로 멍석 엮는 것을 배웠는데 깨알조차 안 새도록 촘촘히 잘 만들어 동네 어른들한테 칭찬을 자주 받았다. 그러던 중 대전에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형의 권유로 결혼 직후 대전으로 이사했다. 출판사 일을 돕다가 나중에는 유통업에 종사했다. 하지만 IMF 때 두 아이를 둔 가장 이씨는 실직하게 된다. 눈앞에 찾아온 것은 절망뿐이었다. 실직자, 누구나 그러했던 것처럼 하루종일 구인·구직란이 게재된 ‘벼룩시장’ 등을 끼고 돌아다녔다.1998년 초 쌓인 신문을 쓰레기통에 버리던 중 문득 ‘이걸 새끼 꼬아 뭔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어릴 적 고향에서 멍석을 엮던 실력을 새삼 떠올리며 이리저리 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패도 많았다. 신문종이의 결이 세로라는 것을 아는 데만 해도 3개월은 걸렸다. 수저통, 쓰레기통 등 집안에 필요한 것부터 만들어 나갔다. ●가정형편 어려워도 사회에 보탬 ‘뿌듯´ 1998년 12월 대전시 새마을 부녀회에서 주최하는 폐품활용 공모전에 처음 출품했다. 여기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이제성’이라는 이름과 함께 작품의 존재가치가 세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비록 경제적 보탬이 되지는 않았지만 폐지를 이용,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 그에게는 새로운 보람으로 다가왔다.‘폐지공예가’라는 이름이 국내 처음으로 붙여졌다. “제작방법은 이렇습니다. 폐지를 2∼3㎝ 너비로 결따라 쭉쭉 오려서 적당한 양의 물을 뿌려 축인 후 꼬아서 지끈을 만든 다음 전통 짚공예법을 응용하지요. 생활쓰레기도 줄이고 우리 전통 지승공예법도 배울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아니겠습니까.” 안타깝게도 부인은 1983년부터 원인 모를 병을 앓아 지금은 정신연령이 세 살짜리 아이에 불과하다. 집을 나가도 못 찾아오기에 항상 같이 다녀야 한다. 아들, 딸이 장가·시집간 것도 모른다. 어쩌다 남편 이씨를 보고 알아보는 듯 웃을 뿐이다. 매일 식사와 빨래를 해주는 것도 이씨의 몫. 그의 심성만큼이나 “배운 것도 없고, 또 모아둔 재산도 없지만 세상에 한번 태어났으면 사회에 뜻 있는 일 하나는 하고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의미있는 물음을 던진다. 아울러 환경문제, 자라나는 청소년에 대해 절박한 각성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인다. 폐지와 왜 씨름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그는 또 하나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농한기때 일거리 없는 시골사람들이 공동으로 폐지공예 작업을 해 농가수입에 보탬이 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이같은 뜻이 곧 실현될 전망이다. 지난 2월과 3월말 경기도 양평군민회관에서 전시를 열어 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또 고향 친구들이 앞장서서 ‘지방무형문화재 지정’의 필요성을 행정관청에 건의했다. 이와 함께 폐지·폐품 재활용 테마공원을 만드는 것 또한 소망이다. 그래서 비록 가난하지만 ‘오늘도 걷는다마는’ 쓰레기통을 열심히 뒤지고 있다. ■ 프로필 ▲1947년 양평 출생. 중학 중퇴후 농사일에 전념. ▲80년 결혼 직후 대전 이사, 출판사와 유통업에 종사. ▲98년초 외환위기(IMF)때 실직. ▲98년 4월 국내 최초 폐지 공예품 개발. ▲98년 12월 제1회 대전사랑 폐품이용 생활용품 공모전 대상 수상. ▲99년 11월 제7회 전국폐품 생활용품 공모전 은상 수상. ▲2005년 6월 제35회 공예품대전 및 제8회 관광기념품 공모전(창작아이디어 분야) 동상 수상. ▲07년 경기도 양평군민회관 초대전 등 수십차례 전시.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서울모터쇼 6일 개막] 세계 주름잡을 신차들의 경연장

    [서울모터쇼 6일 개막] 세계 주름잡을 신차들의 경연장

    첨단 신차들의 경연장인 서울모터쇼가 6일 공식 개막한다. 경기 고양시 종합전시장 ‘킨텍스’에서 15일까지 계속된다.2년에 한번 열리는 잔치인 데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유명 회사들의 신차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에서부터 미래형 수소차(휘발유 없이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켜 발생하는 전기로 가는 차),‘말하는 로봇’ 아시모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기술의 발전사와 주행 원리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자녀들에게는 유익한 체험학습 기회가 된다.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미리 주요 출품차종 정보와 시간 여유를 갖고 둘러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이번 모터쇼에는 10개국 186개 업체가 신차 20여종을 포함해 모두 249대의 차를 출품한다. 이중 현대차의 소형 컨셉트카 HND-3, 기아차의 차세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컨셉트카 KND-4 등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모델이다. 현대차의 준중형 아반떼 해치백 모델 FD(프로젝트명), 스타렉스 후속모델 TQ, 친환경 컨셉트카 카르막, 기아차의 유럽시장 공략모델 익씨드도 볼 수 있다. 르노삼성차의 첫 SUV인 H45와 GM대우차가 올 하반기 수입판매하는 미국 GM의 스포츠카 G2X, 외관을 유럽풍으로 완전히 다시 만들다시피 한 쌍용차의 뉴카이런(프로젝트명 D130)도 ‘꼭 봐야 할 차’로 꼽힌다. BMW의 수소차 하이드로겐 7과 뉴X5 3.0d, 아우디의 S5, 포드의 뉴몬데오, 푸조의 쿠페 407 HDi 등은 아시아 최초로 서울모터쇼에서 베일을 벗는다. 한정 수량(국내 50대) 마케팅과 독특한 ‘마그마 오렌지’ 색상으로 유명한 폴크스바겐의 골프 GTI 특별한정판, 인피니티의 신형 G쿠페와 FX,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 3 G4, 지프의 랭글러 등은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모델이다. 인피니티 FX는 2년 전 서울모터쇼때 기자단이 뽑은 최고의 크로스오버 SUV이기도 하다. 2억 9500만원짜리 벤틀리와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셰도 나온다. 타이어업체로는 브리지스톤이 유일하게 참여, 업계의 체면을 살렸다. 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다만 6일은 개막식 때문에 정오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장 면적이 넓은 만큼 시간을 넉넉히 두고 입장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초·중·고생 6000원, 어른 9000원이다.30명 이상 단체는 2000원씩 깎아준다. 인터파크(1544-1555,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휴대전화로도 구입이 가능하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4륜 구동 차량의 승차감과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공 오프로드 시승행사가 옥외 2전시장에서 열린다. 통나무 장애물 등 7개 코스가 마련돼 있다. 옥외 3전시장에서는 5000만∼1억원짜리 카트 시승행사가 열린다. 매일 폐장시간에 임박해 추첨(5시30분)하는 자동차 경품은 모터쇼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요일별로 다른 차가 나온다. 자동차 용품관은 올해 처음 등장했다. 각종 차량 액세서리와 부품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Local] 대전선사박물관 개관

    대전시는 29일 유성구 지족동 은구비공원에서 대전선사박물관을 개관한다. 모두 39억원이 들어간 박물관은 총건평 612평에 2층 규모로 전시실과 세미나실, 연구실, 수장고를 갖추고 있다. 구석기부터 원삼국시대까지 모두 1200점의 유물이 전시돼 대전지역의 선사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개관행사로 다음달 28일까지 선사유적발굴사진전과 같은 기간 매주 토요일 선사문화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연다. 9월 30일까지 무료 입장이다. 이후에 어른 5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 200원의 입장료를 받을 계획이다.
  • ‘소년 화타’ 탄생! 10살소년 모친병 처방 완쾌

    “(오행을 인체의 특성에 비유하면) 폐(肺)는 금(金),간(肝)은 목(木),콩팥(腎)은 수(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죠.” 중국 대륙에 10살짜리 소년이 8년동안 각종 유명한 의서를 모조리 독파해 모친의 병을 거뜬히 고친 덕분에 ‘신의(神醫) 화타(華陀)’가 현신했다는 얘기로 떠들썩하다. 28일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에 따르면 ‘소년 화타’는 특히 선천성 빈혈증을 딛고 중의서(中醫書)를 탐독해 모친의 고질병을 처방,완쾌시킨 덕분에 ‘의학 신동’으로 떠올랐다. 그 화제의 주인공은 1997년생으로 올해 10살인 쩡웨이썬(甑偉森)군.보통의 가정에서 태어난 지극히 평범한 어린이다.물론 선천성 빈혈증을 극복한 까닭에 평범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폐장은 금에 속하고,간장은 목에 속하고,신장은 수에 속하고….” 지난 26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의 한 주택 안에서 ‘본초강목(本草綱木)’중에서 오행의 속성을 기록한 장을 낭랑한 목소리로 외우는 소리가 흘러나왔다.그 목소리의 장본인이 ‘꼬마 화타’로 불리는 쩡군이었다. 그가 의서를 접하게 된 것은 걸음을 겨우 떼어놓을 무렵인 두살이 조금 지났을 때.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빈혈증을 앓고 있던 쩡군은 하루 2회에 걸쳐 피를 수혈받으며 힘겹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그의 아버지 쩡씨는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아들의 병을 고치지 위해 유명한 의서라는 의서는 모두 사들여 밤새 읽었다.그러던 어느날 쩡씨는 겨우 두살된 아들이 어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의서의 삽화를 너무나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후부터 쩡군은 보통의 아이 답지 않게 의학서적을 읽는 것이 가장 큰 취미가 됐다.이렇게 하기를 8년여.그는 이 기간동안 ‘본초강목’을 비롯해 ‘민간편방(民間偏方)’·‘황제내경(黃帝內經”’ 등 중국의 유명한 의서를 모조리 섭렵하고 통달하게 됐다. 쩡군은 더욱이 두툼한 의서를 한번 들었다하면 몇 시간이고 놓지 않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게다 이들 의서를 읽은 뒤 자기가 느낀 점 적바림해 놓았다가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쩡군이 8살이 되던 지난 2005년 어느날,어머니가 간경화가 악화돼 식은 땀과 심한 통증으로 자리보전을 하게 됐다.그는 어머니 곁에 앉아 머리를 일매지게 만져주며 “10분만 기다리세요.내가 처방전을 내려줄게요.”라며 살갑게 말했다. 그녀는 아들의 처방전을 그다지 믿지는 않았지만 아들의 정성을 생각해 약을 먹기는 먹었다.며칠 뒤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간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담당 의사가 어떤 치료를 받아길래 이렇게 병세가 회복돼느냐며 반문을 해온 것이다.어머니가 아들의 처방전을 의사에게 보여주자,담당 의사는 “자기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훌륭한 처방을 내렸다.”고 쩡군을 추켜세웠다. “크면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이 희망입니다.어미니와 같이 큰 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싶어요.” 10살 밖에 안된 어린애에 불과하지만 쩡군은 자신의 포부를 야무지게 밝히며 ‘신의 화타’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