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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와 읽는 동화]화려한 월계관 -한윤이-

    [엄마와 읽는 동화]화려한 월계관 -한윤이-

    기린봉 골짝 계곡에서 시작되는 물줄기가 마을 앞에 이르면 물이 넉넉한 개울을 이룬다. 개울은 여름날, 아이들이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고 모래성을 쌓으며 노는 즐거운 놀이터였다. 오늘도 한 차례 멱을 감고 나온 아이들은 풀섶에 벗어놓았던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으며 철이와 봉섭이의 싸움을 입에 올렸다. “철이하고 봉섭이하고 도대체 게임이 되는 상대냐고?” “우리가 말려도 소용없어. 하여간 빨리 가보자. 시작할 시간이야!” 마을 뒷동산엔 벌써 몇몇 아이들이 철이와 봉섭이 주위에 둘러서 있었다. 단오날 그네를 맸던 소나무 아래였다. 그 뒤 잡목쪽 숲에서 싸움의 시작을 알리기라도 하듯 뻐꾸기가 ‘뻐꾸욱 뻐꾹! ’ 목청을 높였다. 얼굴이 굳어진 철이와 봉섭이가 마주 서 있고, 조금 경사진 위쪽에 6학년인 인수가 심판처럼 떡 버티고 서 있었다. “철이야, 오늘은 싸울 것 없이 그냥 항복해라.” “난 절대로 항복하지 않아!” 철이는 힘주어 큰 소리로 말했다. 쏘아보는 봉섭이의 눈초리가 두려움을 주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봉섭이, 너는 물론 항복 않겠지?” “하늘 끝까지 해 보라지. 내가 저 자식한테 지는 일은 없어.” 인수의 말을 받아 봉섭이가 야무지게 내쏘았다. 철이는 가슴이 죄어듦을 느끼었다. 눈앞에 화난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여기서 그만두면 형이 날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철이는 세상 없어도 이기고야 말겠다는 마음을 다시 다졌다. “그럼 붙어 봐야지….” 인수는 “하나, 둘, 셋!”하고 싸움의 시작을 알렸다. 철이는 이를 악물고 봉섭이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어느새 봉섭이의 억센 손은 철이 손목을 잡고 있었다. 철이는 울고 싶었다. ‘절대로 항복할 수는 없다. 절대로….’ 마음 속으로 되뇌면서 젖먹던 힘을 다해 봉섭이의 손을 뿌리치며 공격 자세를 가다듬었다. 며칠 전 일이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가 서로 공을 차지하려고 맞붙어 겨룰 때였다. 공을 빼앗기게 되자 봉섭이가 철이의 앞정강이를 발로 세차게 차는 바람에 둘 사이에 시비가 붙어 싸움이 시작되었다. 황소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힘이 센 봉섭이한테 체격은 물론 힘이 달리는 철이는 그날 실컷 얻어맞았다. 진 것이 분해서 어쩔 줄 몰라 서성일 때 고등학교에 다니는 형이 학교에서 돌아 왔다. 철이는 형을 보자마자 울움을 터뜨렸다. 형은 태권도 선수였다. 얼굴에서 싸운 흔적을 발견한 형은 대뜸 철이의 턱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임마, 너 누구한테 얻어터졌구나.” “봉섭이… 봉섭이 새깽이가…. 축구에서 지가 반칙을 해 놓고…엉엉….” 철이는 우느라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형이 금방이라도 달려나가 봉섭이 놈을 때려 줄 것을 바랐고 또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형은 철이의 생각과는 엉뚱했다. “뭣이라고? 봉섭이가!” 형은 꽁! 소리가 나도록 철이의 머리통에 알밤을 먹이더니 명령했다. “가서 회초리 가져 와!” 울상을 한 철이는 느릿느릿 현관 벽에 걸려 있는 회초리를 내려다 주었다. “종아리 걷어! 회초리를 왜 쓰게 되는지 알지?” 철이네 집에선 누구든 바르지 못한 일이나 잘못된 일을 하면 ’사랑의 채찍‘으로 이름 붙인 회초리로 사건을 일으킨 사람을 벌주게 되어 있었다. 가족회의에서 온 가족간에 약속된 사항이었다. 철이는 형이 “알지?”하고 말했지만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철이는 한 번도 회초리를 써 먹은 적이 없었다. 물론 형을 벌주고 싶은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동생이라서 그것도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임마! 4학년이나 되었으면서 우는 것도 창피한데, 친구끼리 다투다가 얻어맞았다고 고자질을 해? 못난이 짓이 부끄럽지도 않니? 몇 대 맞을 거야?” 철이는 ‘고자질’이라는 단어를 뇌까리며 검지와 중지손가락을 펴 내밀었다. “두 대? 고자질이 얼마나 나쁜 건데 겨우 두 대야?” 형은 그러면서 다섯 대나 때리는 것이었다. 철이와 여섯 살 차이인 형은 부모님이 안 계실 땐 형이 부모 대신이라는 할머니 말씀을 내세우며 늘 굉장한 어른 노릇을 하려고 들었다. “너, 봉섭이가 항복할 때까지 해 봐! 알았어!” 그날 밤 철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봉섭이한테 힘이 달려 진 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그것 때문에 형한테 매를 맞은 것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았다. “엄마라면 이럴 때 어땠을까? 하지만 두고 봐! 반드시 이겨서 항복을 받고 말 거니까!’ 철이는 하늘나라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뒤척거리다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철이는 봉섭이에게 말했다. “봉섭이, 너 나한테 항복해!” “뭐? 내가 뭣 땜에 너한테 항복을 하니?” “네가 내 공을 억지로 빼앗았잖아. 그리고 발로 나를 찼잖아? 분명히 네가 반칙을 한 거야.” “시합은 왜 하는데? 상대팀이 가지고 있는 공을 빼내 오는 것도 기술이야. 웃기고 있네, 자식!” “날 강제로 넘어뜨리고 찼잖아. 그건 반칙이야. 항복해!” “축구하면서 기술적으로 공 빼내온 사람보고 잘못했다고? 그리고 넘어뜨렸다고? 발로 찼다고? 억지 부리지 마.”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봉섭이가 얄밉기 그지없었다. 철이는 싸움을 걸었고 결과는 철이의 완패였다. 철이는 눈물을 훔쳤다. 진 것도 분했지만 형이 봉섭이를 편들고 있는 것 같아 더 서러웠다. 그러나 울지 않은 척 시치미를 떼고 뚜벅뚜벅 집으로 들어섰다. 철이를 보자마자 형이 말했다. “오늘 싸웠냐?” 철이는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그래서 네가 이겼냐?” 철이는 대답을 못했다. “졌구만. 그래 울었어, 안 울었어?” 철이는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울었어, 안 울었어? 울었지? 빨리 말해, 임마!” 철이는 무겁게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런 바보! 또 울었어? 회초리 가져 와!” 형은 또 다섯 대를 때렸다. 철이는 어른도 아닌 고등학생 형한테 내가 왜 이렇게 꼼짝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형의 매는 어제보다 더 아팠지만 철이는 찔끔거리지 않았다. 어쩐지 형이 때리는 회초리가 시원스럽게 생각되었다. 다음 날, 철이는 봉섭이와 또 싸웠지만 역시 철이의 패배였다. “오늘 싸움은 어땠냐?” 형은 잊지 않고 물었다. “무승부여…….” 철이는 비로소 대답할 수 있었다. 울지 않았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랬어! 내일 또 해봐!” 형은 철이를 때리지 않았다. 토요일인 어제도 싸웠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싸울 때마다 철이는 봉섭이 밑에 깔려 버둥거렸다. “오늘은 어땠냐?” 형은 또다시 물었다. “무승부여.” “그래. 내일도 싸울래?” 철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싸워 봤자 힘이 부족한 내가 봉섭이를 이길 자신은 아무래도 없었다. “왜, 자신 없어? 임마, 항복을 받을 때까지 해야지. 내일은 꼭 항복을 받아 와! 알았어?” 형은 멍히 서 있는 철이의 머리통에 꽁! 하고 알밤을 쏘았다. 철이는 찔끔 눈물이 솟았다. 바람이 소나무를 흔들고 지나갔다. 뻐꾸기가 또 뻐꾹, 신호하듯 울었다. “철이 너 이제 항복하고 끝내지 않을래?” 인수가 싸움이 지겹다는 듯 맥없이 말했다. “봉섭이가 항복하기 전엔 난 절대로 항복하지 않아!” 철이는 팔을 걷어붙였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봉섭이를 넘어뜨리고 싶었다. 처음에 아이들은 두 편으로 나뉘었었다. 싸움의 발단이 된 축구 시합 때 봉섭이 팀이었던 아이들은 봉섭이 편으로, 철이와 뛰었던 아이들은 철이 편으로 자연스럽게 나뉘어서 서로가 옳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싸움이 거듭되면서 맨날 봉섭이 밑에 깔리는 철이를 보는 아이들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제 이편저편 없이 싸움을 끝냈으면 했고, 은연중에 힘이 센 봉섭이의 양보를 생각하였다. ‘오늘은 저 봉섭이 자식을 폼나게 때려눕혀야지. 그리고 형한테 얘기해야지. 형! 오늘, 기어코 내가 이겼어!’ 철이는 죽어도 봉섭이를 때려눕혀야 될 것 같았다. 철이는 쏘아보는 봉섭이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면서 돌진해 들어갔다. 엎치락뒤치락하더니 기어코 철이가 봉섭이 아래 깔렸다. “항복해, 새끼야!” 철이의 가슴을 깔고 앉은 봉섭이는 주먹을 휘두르며 말했다. 철이는 있는 힘을 다해 봉섭이 발을 끌어안고 옆으로 뒹굴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막 일어서려는 봉섭이 허리를 발로 찼다. 화가 난 봉섭이는 다시 철이를 쓰러뜨리면서 목을 졸랐다. 숨이 막혔다. 철이는 용을 쓰며 몸을 비틀면서 봉섭이 손가락을 물었다. 봉섭이가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난 죽어도 항복 안 한다. 너나 항복해!” 철이는 악을 썼다. 결코 울지 말아야지. 울지 말아야지……. 철이는 몸부림을 쳤다. 다시 봉섭이의 큰 손아귀가 철이의 팔목을 비틀며 덤빌 때였다. “임마, 너희들 이제 그만해!” 철이의 형이었다. 언제 왔는지, 형은 둘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철이는 눈앞이 캄캄했다. 내가 지는 걸 형이 봐 버렸네……. “일어서!” 둘을 일으켜 세운 형은 철이를 향해 싱긋 웃었다. “됐어! 잘들 했어. 너희 둘이 다 씩씩해서 좋아….” 그리고 형은 비탈진 쪽 덤불 밑에서 무엇인가 꺼내 들고 왔다. 꽃목걸이 같았다. “월계관을 씌워주마. 두 사람의 승자를 위해 형이 준비한 선물이다.” 분홍색이 고운 자귀나무 꽃으로 만든 머리띠였다. 댕댕이덩굴로 끈을 꼬아 자귀나무 잎과 자귀꽃으로 만든 왕관 같은 머리 띠! 올림픽 때 마라톤 우승자에게 씌워주는 월계관도 저보다는 못할 것 같았다. 아이들은 자귀꽃 월계관을 쓴 둘의 모습에 입을 딱 벌리고 “우와! 근사하다!” 탄성을 질렀다.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걸 상대방이 받아들이게 하려면 상대방을 설득시켜야지, 싸움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에 너희들은 훌륭한 공부를 했구나.” 철이는 형의 뜻을 쉽게 몰랐지만 형의 말을 듣는 순간 그 동안 무거웠던 마음속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해짐을 느끼었다. 그것은 봉섭이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다같이 노래라도 부르듯 소리쳤다. “자, 이제 우리, 멱 감으러 가자!” 뻑뻐국! 숲에서는 뻐꾸기가 노래하고, 높은 하늘엔 한가로이 구름이 떠가고 있었다. ●작가약력 197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작품집 ‘하늘을 오르는 사람’ ‘동전을 만드는 돌층계’ ‘저녁노을’ ‘종이배와 물총새’ ‘다섯손가락 끝의 무지개’(장편) 외 다수. 현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작가의 말 어린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길이 뚫리면 쉽게 접근하고 이해하는 게 어린이들이다. 여름날 시골에서 멱 감고 그네 뛰고 고기 잡으며 시커멓게 그을린 건강한 어린이들의 발랄한 모습이 어른거린다.
  • [CEO 칼럼] 물의 생명력/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CEO 칼럼] 물의 생명력/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물은 맛도 없고, 빛깔도 없으며, 향기도 없다. 그러나 물은 생명을 낳는 어머니이고, 물 없이는 모든 형태의 목숨이 유지되지 않는다. 그래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수행하는 우주탐사에서도 물의 흔적을 찾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이다. 물의 흔적을 찾았다는 것은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확증이기 때문이다. 인체의 상당부분은 물로 구성돼 있고 어릴 때일수록 수분의 함량은 더 크다. 어른이 될수록 그 함량이 줄어드는데, 우리는 이를 노화현상이라 부른다. 인체에서 물이 줄어들면서 우리는 생명을 마감한다. 따라서 물은 어떤 의미에서 생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물로 생명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많은 교훈도 얻는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에서는 강가에서 물을 보고 사색하며 득도의 경지에 오르는 장면을 이렇게 묘사했다. “오 그렇다. 그는 물에서 배우려 하였다. 그 소리를 들으려고 하였다. 이 물과 물의 비밀을 이해하는 자는 다른 모든 비밀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강의 많은 비밀 중에서 그는 오늘 단 하나, 그의 영혼을 붙잡는 단 하나의 비밀을 보았다…. 이 물은 흐르고 흘러 영원히 흐르고 있으나 언제나 그곳에 있다는 것을, 항상 그곳에 어느 때나 같은 물이나 순간마다 새로운 물이라는 것을….” 싯다르타는 물의 흐름을 보고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물은 순환한다. 물은 증발해 구름을 만들고 생명을 키우는 비의 형태로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다. 노자는 물의 이런 순환과정에서 우주만물은 물질적이면서 동시에 정신적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밤이든 낮이든 물은 결코 쉬지 않는다. 위로 올라가면 비와 이슬을 만들고 아래로 내려와 흐를 때면 시내와 강물을 이룬다. 물은 선을 표상한다. 막으면 그대로 멈추고, 길이 만들어지면 그 길을 따라 흐른다. 따라서 싸우지 않는다.” 노자는 삶의 방식으로 물의 존재양식을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물처럼 행동함이 필요하다. 방해물이 없으면 물은 흐른다. 둑이 있으면 물은 머무른다. 둑을 치우면 물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물은 그릇 생긴 대로 따른다. 이와 같은 성질이 있기 때문에 물은 다른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물을 성스러운 것으로 표현한다. 교회 의식에서도 물로 세례를 주고 성수를 적셔 성호를 긋는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정화수를 떠놓고 자식들의 무병장수와 성공을 기원했다. 물은 또한 파괴와 응징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대홍수로 깨끗이 파괴하고 새로운 세상을 다시 만든다는 구약의 이야기는 물의 이런 파괴적 변혁을 의미한다. 물은 우리에게 심오한 철학을 선사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어떻게 물을 잘 이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지속성 유지가 결정된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가뭄이 계속 이어져 우리를 힘들게 하더니, 올여름에는 오히려 장마철 집중호우로 지역에 따라 많은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겨울 극심한 가뭄 속에서 물 사용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해주고, 수원(水源)을 관리해왔다. 올여름에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24시간 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물에 대한 가치관은 고전을 통해 각기 다른 모습으로 강조돼왔다. 하지만 물에 잘 대처하고 나아가 물을 잘 관리해서 우리 삶의 미래를 담보해 나가야 한다는 대전제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 서울 새 명물 탄생… 안전은 적신호

    서울 새 명물 탄생… 안전은 적신호

    ■ 광화문 광장 개방 표정 서울 광화문광장이 인기다. 청계천에 이어 서울 한복판에 또 다른 시민 휴식공간이 조성되면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방한 1일에 이어 2일에도 밤늦게까지 서울의 상징물을 보려고 몰려든 시민들로 하루종일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달 들어 첫 휴일이란 점을 고려해도 시민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컸다. 하지만 이 일대의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분수대. 근처 직장인이 눈에 많이 띄는 평일과 달리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로 하루종일 북적댔다. 솟아오르는 분수에 아이들은 즐거운 듯 소리를 지르며 주위를 뛰어다녔다. 더위에 지친 아이들은 이순신장군 동상 주변의 수백개의 분수가 뿜어내는 차가운 물보라를 맞으며 탄성을 질렀다. 광장 양 옆의 ‘역사 물길’속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속에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특히 광장 북쪽에 22만 4000여송이의 꽃으로 조성된 ‘플라워 카펫’에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가 많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1일 18만 5847명, 2일 오후 11시 현재 20만 6325명 등 모두 39만 2172명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플라워카펫 앞에서 여자친구의 사진을 찍어주던 직장인 박모(30)씨는 “광화문광장은 지하철 5호선과 연결돼 있어 교통도 편하고, 청계천이나 종로와도 가까워서 데이트 코스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자와 함께 산책나왔다는 인근 주민 손모(63)씨는 “도심에서 꽃 구경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플라워카펫이 생겨서 좋은 것 같다. 분수대 밑에서 가족들과 함께 더위를 식히면 좋을 것 같다. 청계천에 이어 시민들의 휴식처가 또 생겼다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이곳은 광장 양쪽이 도로여서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통경찰관이 광장 주변을 빙 둘러싸고 사람들의 차도 진입을 통제하는 정도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는 주부 김모(32·서울 화곡동)씨는 “광장 좌우로 5차선 도로가 있어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 사고라도 당할까 봐 무섭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광장과 차도를 구분하기 위해 광장 자체에 15㎝의 턱을 만들었고, 폭 2m의 역사물길을 조성해 광장과 차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안전거리를 확보했다. 광장의 미관을 위해 펜스를 설치하지 않았고, 턱 모양도 장애인 등을 고려해 모나지 않게 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하지만 지나다니는 차량이 자칫 실수로 광장위로 넘어올 경우 인명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 김인수 그륀바우 조형환경연구소 소장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기 위해 화단을 설치했다지만 역부족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는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광장 개방으로 이 일대의 교통체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복궁 쪽에서 광화문 로터리를 지나 출근했다는 직장인 최모(34)씨는 “평소에도 밀리는 구간인데 오늘은 10~20분 정도 더 밀린 것 같다. 매일 이렇게 밀린다면 차를 놓고 다녀야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장 개방으로 차로수 16개가 10개로 줄어들어 주변 이면도로와 세종로 일대의 교통체계 등을 정비했다.”면서 “개방 직후라 사람들이 많이 몰려 문제가 제기되는 것일 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고희 앞두고 푸근한 시선으로 세상 노래

    그래, 좋다. 얼씨구. 그가 시로 꿈꾸는 세상은 잘 익은 홍시같이 무르익은 대동세상이렷다. ‘머슴집 아이들 부잣집 아이들/ 함께 어울려 발 빌러’ 다니고, ‘집집마다 퍼주는 밥을/…/ 절구통 위에 걸터앉아서 개하고도 나눠 먹는’(‘정월대보름’) 세상이다. 뿐이랴. 아름다움의 절정을 치닫는 ‘가을 단풍’과 ‘봄 꽃물결’이 ‘감쪽같이 만나는’(‘봄 가을 길’) 그런 현실에 없는 세상까지 내처 꿈꾼다. 정양(67) 시인이 4년 만에 내놓은 시집 ‘철들 무렵’(문학동네 펴냄)은 나이 일흔을 바라보며 세상을 바라보는 푸근하고 넉넉한 시선이 담겨 있다. 시의 소재는 1부에서 한 해의 시작부터 끝을 아우르는 24절기 세시풍속를 다루다가 2부에서 본격적으로 관계와 사람에 대한 농익은 애정을 곳곳에 뿌려놓는다.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은 모악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럼에도 관조, 원숙함 따위는 제 몫이 아니라는 듯 철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애써 밝힌다. ‘늙어서 병들어 죽는 걸 부끄럽게 여기던/ 그런 때가 내게도 있었다’고 불꽃 같던 청년의 시기를 더듬어본 뒤 ‘늙어서 병들어 죽는 게 당연한가 아직도 부끄러운가’(‘목숨’)라고 자문한다. 물었으니 대답할 차례. 정 시인은 표제작 ‘철들 무렵’에서 ‘은행나무도 수컷은 철이 늦게 드나 보다고’라고 지청구하는 할머니에게 ‘철들면 그때는 볼 장 다 보는 거라고/ 못 들은 척하는 할아버지’를 내세워 대답한다. 또한 오랫동안 간직한 꿈을 ‘이 세상에는 숨기지 못하는 꿈이/ 끝끝내 있다고’(‘입동’) 강조하며 ‘질긴 게 이기는 법’(‘복날’)이라고 힘을 준다. 하지만 성찰을 바탕으로 한 우주와 사람에 대한 애정은 쉬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코스모스를 보고서 ‘어른들 흉낼 낸답시고 밀밭에 드러누워 다짜고짜 검정 통치마 걷어올리던 아홉 살 동갑내기 가시내’를 60년 가까이 기억하는 애정과 순수함은 시인만의 몫이다. 그는 시집 맨 뒤편에 “실수를 거듭하지 않으려고 다짐하는 게 철이 든 건지, 실수를 거듭하려고 벼르는 게 철이 든 건지 아직도 알 길이 없다.”면서 “철이 덜 들었노라는 핀잔만 늘 내 몫으로 남는다.”고 말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현대 평범한 이웃들의 오랜된 갈등 여성 주인공들의 포용력으로 풀어

    현대 평범한 이웃들의 오랜된 갈등 여성 주인공들의 포용력으로 풀어

    소설가 한승원(70), 그가 고향인 전남 장흥에 만든 ‘해산토굴’에 들어앉은 지 벌써 14년이 지났다. 하지만 그의 몸을 가둔 토굴은 그 성정까지 가두지는 못했다. 그는 토굴을 “소통하고 사유하는 느림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곳에서 작가는 끊임없이 자연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고 사유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를 오롯이 담은 단편집이 나왔다. 소설집 ‘희망사진관’(문학과지성사 펴냄)에 수록된 10편의 단편소설 곳곳에는 해산토굴과 장흥바닷가를 거니는 작가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책은 ‘원효’, ‘추사’, ‘다산’ 등 역사 속 영웅을 장편으로 다룬 그의 지난 행적을 볼 때 상당히 이채롭다. 작가도 이 책을 두고는 “또 다른 나의 체취가 물씬 배어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단편들은 모두가 이 시대 우리 이웃들을 다루고 있다. 역사를 소재로 한 서사에 지친 것일까. “15년 전쯤부터 인간주의에 대한 반성이 일더군요. 세상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은 잔인합니다. 그걸 보완하려면 우주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했어요. 인간은 공격적이지만, 우주는 포용력이 있지요.” 작가는 “이번에 여성 주인공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그는 생명을 길러주고 안아주는 여성의 본질에서 새로운 희망을 길어올리고자 했다. ‘희망사진관’에서 작가가 희망을 찍는 사진사라면 여성 주인공들은 희망을 무한히 뿜어내는 피사체인 셈. 실제로 작품 속 여성 주인공들은 오래된 갈등을 포용력으로 끊어내는 인물들이다. ‘꽃뱀’은 노처녀 행세로 노총각들을 농락한 꽃뱀의 이야기. 그녀는 속이고 속고 빼앗고 도망가는 아수라장에 놓이지만, 결국은 과거의 삶에 허무를 느껴 스스로 악순환을 끊고 자신을 사랑해 준 노인을 위해 기도를 한다. ‘고추밭에 선 여자’는 아들을 원한 부모탓에 남성적인 삶을 살았지만, 세상이 정한 여성상에 얽매이지 않고 씩씩하고 희망찬 삶을 꾸려가는 여성 이야기다. 대리모를 다룬 ‘내 서러운 눈물로’나, 딸들의 ‘아들낳기 결투’를 다룬 표제작 ‘희망사진관’도 곳곳에서 남성 주인공에서 여성으로의 전환에 따른 희망의 메시지들이 비춰진다. 희망을 위한 작가의 전환은 문체에도 적용된다. 그간 써온 역사소설의 장중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벗고, 이번에는 한결 가벼워진 문체로 돌아왔다. “50년 가까이 소설을 써왔지만, 언어에 대한 절망 속에서 늘 몸부림쳤다.”고 고백하는 그는 고민 끝에 호흡도 짧고, 담백한 문장을 꾸미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한다. 표제작 도입부의 ‘지난 설 명절은 경호에게 슬픈 피박이었다. (중략) 그 돈보다 더 큰 노다지를 캐내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노다지는 장인어른과 장모의 흉중에 들어 있었다.’ 같은 문장은 엄숙함을 벗어나 능청스럽기까지 하다. “소설가는 주인공들하고 살기 때문에 심심할 리 없다.”고 하는 작가는 그말대로 지금도 주인공들과 노닐며 새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 그저 “역사 속 인물들을 써오면서 견고해진 생각을 반영한 현대물”이라고 하며 말을 아꼈지만 “이번 작품에서 준 변화의 연장선에 있는 건 분명하다.”고 언질을 했다. 신작은 내년 초쯤 나올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참꼬막 대량생산 길 열려

    쫄깃하고 짭조름한 참꼬막이 국내 처음으로 종패(씨꼬막)를 대량으로 자연채취하는 데 성공,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 전남도수산기술사업소 강진지소는 30일 “지난 3월 지름 2㎜로 모래 알갱이처럼 작은 자연산 꼬막 종패 12억마리(추정치)를 강진군 도암면 신기리 청정갯벌에 뿌려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중간육성 단계라 하는데 종패는 내년 3월까지 신기리 공동어장에서 인공배양돼 1년 뒤 지름 1㎝ 안팎으로 자라면 일반 어민들에게 분양된다. 어민들은 이를 가져다 못자리에 볍씨 뿌리듯이 손으로 뻘밭에 흩뿌리면 된다. 이렇게 뿌려진 종패는 3년가량 자라면 성패(어른꼬막)로 자라 수확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꼬막 특산지인 전남 보성 벌교와 강진 도암 등에서는 종패를 자연산에만 의존했고 2~3년 전부터 이 종패마저 줄어들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꼬막 값이 ㎏당 3000원에서 1만원으로 뛰었다. 강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뒷좌석에 딸 두고 내린 부모들 “택시기사 잘못”

    미국 보스턴에서 39년째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조지프 코헨은 최근 황당한 일을 두 차례나 겪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코헨은 로건국제공항에서 한 가족을 태워 매타펀 지구 집까지 데려다줬다.가족들이 짐을 내리는 것까지 도와주고 요금을 받아 챙겼다.그리고 서로 고맙다고 인사한 뒤 그 집을 떠났다. 그런데 몇분 뒤 공항의 택시회사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로건국제공항을 관할하는 주경찰이 다섯살 난 소녀를 찾고 있는데 아마도 미니밴 뒷좌석에 있을지 모르니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뭐라고?” 깜짝 놀란 그는 룸미러로도 소녀가 보이지 않자 차를 세운 뒤 문을 열어제쳤다.그랬더니 정말,다섯살 소녀가 새근새근 잠자고 있었다.당연히 곧바로 차를 돌려 가족들의 집으로 향했다.튀어나온 아이 아빠는 엄청 좋아하면서 코헨에게 팁으로 50달러를 쥐어주었다. 택시기사 하다하다 별일 다 겪는다 생각했지만 잘 마무리됐다고 넘어갔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AP통신이 28일 전했다. 아이를 부모들에게 돌려준(?) 다음날,코헨은 자신의 운전면허가 사흘이나 정지된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차 속에 승객이 남겨져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경위를 알아보니 부모들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발끈한 그는 28일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에 나와 따졌고 경고만 받는 선에서 무마하기로 합의했다.코헨은 좌석 등받이에 가려 룸미러로도 아이가 보이지 않았고 선팅 때문에 차 밖에서도 아이가 잠들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억울함을 항변했다. 경찰 대변인은 “아이가 부모들에게 안전하게 돌아왔으니 잘 된 일이다.하지만 택시 기사는 승객이 내린 뒤 좌석에 남겨진 게 있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이번 기회에 많은 이들이 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택시기사 조합 등에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부모들이 잘못해놓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것.이들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기를 거부한 경찰이 이들을 제대로 조사 한 번 하지 않은 사실도 분노를 키웠다. 보스턴택시기사연맹의 도나 블라이스 쇼는 “경찰이 다큰 어른들의 책임은 따지지 않다가 자기 아이를 놔두고 내린 승객들에 대한 책임까지 택시기사에 물으려고 하는 것은 서글프기 짝이 없는 노릇”이라고 혀를 끌끌 찼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국가직 7급 한국사, 수험서만 믿다간… 마돈나 팔 근육질의 진실은? 비키니입고 한강 활보? 여섯살 꼬마도 자폭 세뇌
  • 소설가 최민경 “청소년기 방황 빙의로 표현했죠”

    ‘빙의’를 소재로 한 청소년 소설이라고? 올해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는 할머니와 산다’(현문미디어 펴냄)’는 소재부터 독특하다. 바로 죽은 할머니의 혼이 들린 16살 소녀 ‘은재’의 이야기. 왜 이런 소재를 골랐을까. 책을 출간하고 29일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센터에서 만난 소설가 최민경(35)은 “청소년기에 가끔 느끼는 ‘내 자신이 내가 아닌 것 같다는 기분’을 빙의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은 할머니의 혼을 천도하는 굿을 구경한 이후 말투와 식성까지 할머니를 닮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를 말과 행동을 가끔씩 한다. 작가는 “청소년기에는 좋은 친구나 스승을 만나는 것만큼 큰 행운은 없다.”면서 “할머니가 그런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작품을 쓰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주인공 은재는 자기 안에 있는 할머니와 티격태격 하면서도 한편은 할머니를 멘토로 삼아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또 스스로의 정체감도 세워간다. 청소년기의 고민을 다룬 작품이지만 작가는 “청소년들을 계몽하거나 선도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그보다는 “독자들이 잊고 있던 마음을 일깨워 주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은 비록 어른이라 해도 누구든 청소년 시절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란다. 특히 작가는 누구나 청소년기에는 한두 가지 상처쯤은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했다. “누구든 혼자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이들과 조금만 이야기를 나눠 보면 모두가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청소년기는 그런 시기니까요.” 작품에는 가장의 실직, 재개발, 학교폭력 등 우리 사회 현실적 문제들도 녹아 있다. “본격적으로 사회문제를 다룰 생각은 없다.”라고 작가는 선을 그었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는 다양한 견해, 다른 생각을 포용하는 힘이 부족하다.”면서 “다른 생각을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를 자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가는 청소년 문학으로 시작했기에 오히려 “한정되기보다는 더 다양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한다. 다음에는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를 쓸 계획. “만담, 입담처럼 작가의 입으로 줄줄 서사를 풀어가는 작품”이라고 귀띔한다. ‘나는 할머니와 산다’는 올해 안에 일본에서도 번역출간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이원화된 어정쩡한 훈련이 원인

    이원화된 어정쩡한 훈련이 원인

    4년 사이에 무려 6초85(자유형 400m)와 4초85(200m)의 기록을 단축시켰던 ‘마린보이’의 몸짓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로마에서 처참하게 침몰한 그 이유에 대해 말들이 제법 많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박태환은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노민상 감독이 언급한 “다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 감독은 200m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박태환이 전담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훈련했는데 이것이 바람직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 나이 선수들은 어느 정도 통제해 줄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수영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태릉(선수촌)에는 동료가 있다. 태환이가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도 좋았다.”면서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전했다. 결국 그동안 어정쩡한 훈련 방식이 문제였다. ‘전담팀’이 꾸려진 것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른 직후다. 노 감독과 모양새 좋지 않게 결별한 박태환은 이듬해 멜버른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 전담팀 감독이 두 차례나 교체되는 잡음 끝에 박태환은 지난해 초 다시 대표팀에 들어갔다. 그리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지난해 10월 후원업체인 SK텔레콤에 의해 두 번째 ‘전담팀’이 출범됐다. 그런데 전담코치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박태환은 두 차례 미국 전지훈련을 하면서 데이브 살로(미국)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국내에 머물 때는 태릉에서 노 감독을 따랐다. 문제는 이원화된 훈련을 하면서도 대표팀-전담팀 사이에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 또 전담팀은 자유형 1500m 기록 단축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실시한 반면, 노 감독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와 200m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며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박태환은 20세가 되기도 전에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따라서 전담팀이든 대표팀이든 관계자들은 사실 이번 대회를 큰 고비로 여겼다. 한 차례씩 목표를 이뤄 다음 목표가 사라진 때문이었다. 반면 주위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보니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꿈에 아나콘다가 나타났다.”는 등 심한 심적 부담을 호소했다. 박태환은 2005년부터 쉴새 없이 달려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잡지사 취재진과 협찬의류 사진 촬영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쉴 타이밍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끝난 건 아니다. 그에게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 남아 있으니 미리 ‘매’를 맞은 셈이다. 물밖에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는 게 20세 청년에겐 과연 힘든 일일까.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아지자의 천사 같은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 재근씨. 길에서 빨래를 너는 재근씨 모습에 푹 빠진 아지자. 서로에게 한눈에 반해 한 가정을 꾸리고 슬하에 예쁜 남매를 두었지만 아이들을 머나먼 카자흐스탄 친정집에 보내야만 했던 이들.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아지자 부부의 가슴 아픈 사연을 만나 본다. ●1 대 100(KBS2 오후 9시) 1인으로 퀴즈의 디바, 가수 인순이와 퀴즈계의 척척박사, 슈퍼컴퓨터 연구원 이식이 출연한다. 100인으로는 김애경, 박영진, 김기열, 박성광, 가인, 미료를 비롯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영주시, 공중보건의, 교육과학기술부, 칵테일스타, 한국수력원자력,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들이 참여해 막강 퀴즈대결을 벌인다.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6시50분) 호수를 떠다니는 무덤의 비밀과 그 안에 숨겨진 슬픈 사연을 공개한다. 키 70cm 몸무게 5kg, 그런데 나이는 15세. 세상에서 제일 작은 인도의 엄지공주 조티를 만나본다. 김병주씨의 특별한 늦둥이 고라니 삼남매, 고돌이 고순이 막내 이쁜이. 별난 늦둥이 삼남매의 육아일기가 펼쳐진다. ●백세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 옛날 어른들은 비가 오려고 날씨가 궂으면 “허리 좀 밟아라.”라고 말씀하셨다. 발을 사용하여 자극하는 방법이, 하는 이에게도 받는 이에게도 모두 약이 되는 약발 건강법. 부드럽게 발로 몸을 자극하는 약발의 대가 안광욱 교수가 출연하여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약발 건강법을 전수한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1960년대 댐이 건설되면서 생겨난 볼타 호수 주변에는 고향이 수몰되거나 섬이 되어버렸지만, 그 곁을 떠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는 평범한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거대한 호수로 변한 이 마을 사람들은 각종 물건부터 자전거, 소까지 배에다 세상 모든 만물을 싣고 섬과 섬 사이를 다닌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스페인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은 이슬람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아름다운 조각과 문양, 그리고 문구가 궁전 내부에 가득한데 이 문구들은 아랍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조차 해독하기 어렵다. 스페인 연구진이 이 문구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번역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지방시대] 황룡강 변에 ‘강변공원’을 만들자/김준태 시인

    [지방시대] 황룡강 변에 ‘강변공원’을 만들자/김준태 시인

    아침, 광주광역시 서쪽 지역을 적시며 흐르는 황룡강 둑길을 걷는다. 담양 용소를 시원으로 두고 영산강과 합수하는 황룡강. 광산구 첨단지역과 북구 본촌동·연제동 들판 사이로 흐르는 이 강의 둑길을 걸으며 ‘황룡강의 앞날’을 생각해 본다. 언제나 그렇듯이 동쪽으로 해 떠오르는 무등산을 바라보고 서북쪽으로 펼쳐진 병풍산과 추월산도 바라다본다(도시가 팽창한다 하더라도 이 강은 살아야 하는데…. 강변 역시 사라지지 않아야 하는데…). 광주의 ‘마지막 강변’이랄 수 있는 황룡강 변을 걸어가며 물소리와 새소리를 듣는다. 갈대새, 굴뚝새들이 강변의 갈대숲을 날며 부르는 노랫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이 강 위에 수많은, 거대한 ‘시멘트 뚜껑들’이 덮이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갖는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벌써부터 강변 이곳저곳이 야금야금 먹혀들어 가는 풍경들을 바라본다. 광산구 첨단제1지구와 북구 첨단제2지구 사이로 흐르는 영산강의 상류 지류 황룡강! 적어도 광주광역시에서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이 강이 시멘트 뚜껑 속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를 한다. 그래서 오늘은 도시행정을 관장하는 기관에도 의견을 전할까 한다. 적어도 도시행정과 도시개발 프로젝트는 일정부문 ‘철학’이 요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서도 첨단문화·첨단문명의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렇다. 사실 ‘자연과 인간’을 중심 코드로 삼을 때에야 진정한 의미의 첨단문화와 첨단문명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광산구 첨단제1지구와 북구 첨단제2지구 사이로 흐르는 영산강 상류~황룡강에 강변공원이 들어서기를 희망한다. 수변공원이라고 해도 좋을 이 공원을 이른바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놓는다면 앞으로 이 유역은 최고의 휴식공간 내지는 문화공간으로 부상할 것 같다는 어떤 좋은 예감과 확신에서이다. 황룡강의 좌우로 수변공원, 강변공원이 들어서면 남녘 광주에 자연과 인간 모두를 위한 새로운 쉼터·살림터가 형성되리라 본다. 강변에 140만 광주 시민을 위한 다양한 자연환경 조성 등이 그것이다. 강을 다치지 않고 흐르게 하고, 그곳에 물고기가 살게 하고, 수목들이 우거지게 하고, 새들이 노래하게 하고, 작은 동물원과 작은 식물원도 세우고, 군데군데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한 작은 스포츠 시설도 마련한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강변공원이 될 것이다. 사람은 “자연과 함께 있을 때에 비로소 선해지고 사람다워진다.”고 일찍이 중국의 노자와 장자는 강조한 바 있다. 풍수지리학의 최고 경전인 ‘청오경’ 또한 자연과 생태학(에코토피아)적 세계관을 중요시 여기면서 “산천이 서로 껴안는 듯 산이 솟고 물이 흐름에 그침이 없으니 그 주와 객, 안과 밖이 법도에 맞는다.”고 했다. 20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문예비평가요 사상가인 가스통 바슐라르도 그의 저서 ‘물의 꿈’을 통해 “세계를 창조하고 어두운 밤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한 방울의 물만으로도 충분하다. 물은 인생에 무궁무진한 비약을 준다.”고 물의 속성, 예컨대 자연과 인간의 접목을 꾀하는 생태학적 철학에 희망을 부여하고 있다. 거듭하여 광주광역시 첨단제1지구, 첨단제2지구 사이를 흐르는 황룡강 변에 ‘강변공원’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남성적 지기(地氣)를 창출하는 무등산을 에워싸며 여성적 수기(水氣)를 내뿜는 황룡강이 숨 쉬며 흐를 때, 광주는 ‘생물’처럼 더욱 꿈틀거릴 것이다. 황룡강 변에 세워진 벤치에 앉아 정말 아름다운 광주를 노래하고 싶다. 김준태 시인
  • 물숲휴식… 장흥서 새달 2일까지 ‘정남진 물축제’

    물숲휴식… 장흥서 새달 2일까지 ‘정남진 물축제’

    무더위 속에 시원한 물줄기를 맞는 물 축제가 피서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물과 숲, 휴식’이란 축제 주제는 자연 그대로를 찾는 도시민들을 솔깃하게 해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27일 전남 장흥군에 따르면 정남진 물 축제(29일~8월2일)는 탐진강변과 편백나무 숲인 억불산에서의 물놀이, 숲속 거닐기, 밤하늘 은하수 보기 등 동심 속으로 빠져드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탐진강 뗏목타기 등 10개 체험마당 전남 서남권 9개 지역 식수원인 장흥댐이 쏟아내는 1급수인 탐진강에서는 물장구치고, 맨손으로 고기잡고, 뗏목을 타는 등 10개 체험마당이 준비된다. 가족과 함께 온 어린이는 무료다. 어른만 1000원에서 2000원을 입장료로 낸다. 이 입장료는 전액 유니세프에 기부돼 빈곤국가 어린이들의 식수지원사업에 쓰인다. 행사장에서 수력발전소가 있는 장흥댐까지 강둑을 따라 거닐면 풀벌레와 매미소리가 반긴다. 또 29일 축제 개장에 맞춰 억불산 산림욕장에서 우드랜드(나무나라)가 문을 연다. 아토피 치료 효과가 뛰어난 편백나무가 100㏊ 넘게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숲에 들어오면 머리가 맑아진다. 목재 체험장에서 관광객들은 다듬어진 목재로 집 짓기와 가구·책상·장난감 만들기 등 솜씨 자랑을 할 수 있다. ●억불산·숲속 걷기·목재 집짓기 억불산 자락 옛 남도대학 자리에는 천연자원연구원과 한방산업진흥원이 잇따라 문을 열어 생약초 재배를 통한 주민 소득증대를 앞당기고 있다. 장흥군은 생약초 한방체험관에서 아토피 치료와 생약초 한방 경진대회를 열어 대체의학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흥군은 지난달부터 우드랜드에서 아토피 건강 캠프(40명씩 8번)를 열고 있다. 억불산 정상 부근에 있는 천문과학관에서 천체망원경으로 보는 여름밤 별자리 찾기는 금세 우리를 어린 시절로 안내한다. ●소녀시대·SG워너비 등 공연도 또한 행사기간 밤 8시마다 강변에서 소녀시대, SG워너비 등 인기가수 공연이 열리고, 10시엔 심야극장의 막이 오른다. 장흥에서 촬영해 인기를 모은 영화 ‘천년학’과 ‘축제’, ‘서편제’ 등도 상영된다. 한편 관광객들은 축제장과 20~30분 거리인 전국 최초 해양 낚시공원(회진면 대리마을)과 여름철 대표 특산물인 갯장어(관산읍 장환도), 장흥읍 토요시장에서 값싼 한우로 피서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영겸씨가 어묵 장사를 하게 된 것은 유미씨를 만나면서부터다.어묵 장사였던 장인이 직업이 불안정한 사윗감에게 어묵 장사를 권했기 때문. 영겸씨는 아내를 위해 어묵 장사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아내 유미씨도 함께 장터로 나섰다. 둘이라서 행복한 부부의 트럭은 오늘도 장터로 향한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오후 9시) 게임에 중독돼 손이 쉴새없이 떨리는 진동증후군에 걸린 황회장. 이러한 사고는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어 경각심을 주는데…. 그런데 진동증후군 외에도 가정과 산업현장 모두에서 일어날 수 있어 위험한 ‘이 사고’가 있다는데! 과연 ‘이 사고’가 무엇인지 또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본다.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6개월 은성이는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 정도도 심해 잇몸이 밖으로 돌출되고, 코에 변형까지 온 상태. 갈라진 입술과 뻥뚫린 입천장 탓에 스스로 엄마 젖 한 번 빨지도 못했고, 특수 젖병을 사용해 겨우 분유를 삼켜야 한다. 양측성 구순구개열과 손발 기형을 갖고 태어난 은성이의 사연과 함께한다. ●TV로펌 솔로몬(SBS 오후 8시50분) 각자의 수입을 따로 관리하기로 한 부부. 아내는 이를 악물어 보험 판매왕에 등극하고, 큰소리치던 남편은 실직을 하게 된다. 남편이 주식으로 날릴 뻔한 집을 지켜 낸 아내. 시어른 칠순잔치에 쫓아가 욕을 퍼붓기 시작하고, 화가 난 남편은 이혼하자며 재산 분할을 요구 하는데…. ●스페이스 공감(EBS 밤 12시5분) 4인조 디스코 록 밴드, ‘고고스타(GoGo Star)’는 전 럭스의 베이시스트 보컬 이태선을 중심으로 DJ 이연석, 베이스 김선아, 드럼 전용환으로 구성된 4인조 디스코 록 밴드다. 지난해 7월에 선보인 첫 싱글 ‘고고파티’ 이후, 첫 번째 정규앨범 ‘Last Show’를 발표했다. 고고스타의 무대를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무분별한 남획으로 참치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지난 2002년 일본 긴키 대학에서는 참치를 양식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이 대학 연구진은 참치의 식습관을 바꿔 초식을 하는 참치 ‘그린 참치 프로젝트’를 통해 참치를 번식시키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 아동 성범죄의 심리를 파헤친다

    아동 성범죄의 심리를 파헤친다

    지난 5년 사이 아동 대상 성범죄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부모의 반복 교육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왜 낯선 사람을 따라 가는 걸까. 27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하는 EBS 다큐프라임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편(연출 남내원)은 이에 대해 “아이들이 생각하는 ‘낯선 사람’의 개념은 어른들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1부 ‘아이들은 왜 낯선 사람을 따라 가는가’편은 13세 미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제로 경계심 분석 실험을 한다. ‘낯선 사람’ 그림 그리기와 옷차림·표정·성별로 사진 고르기 등을 실시한 결과, 아이들은 개인 및 연령대별로 ‘낯선 사람’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방송은 이런 특성 때문에 ‘엄마 친구’ 등 아는 사람을 사칭하거나, 선물을 주거나, 환자를 흉내내면 종종 아이들이 경계심을 푼다고 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빠지기 쉬운 유인책으로 실험을 해 아이들의 반응도 살펴본다. 또 이런 아이들의 심리에 맞는 올바른 교육법도 소개한다. 28일 2부에서는 소아기호증환자의 생생한 인터뷰도 전한다. 이들은 아동에 대한 왜곡된 성의식을 가지고 “나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는 등 충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방송은 전문 프로파일러를 통해 혜진·예슬 사건, 제주도 양지승 사건 등 아동 대상 강력 범죄자들의 심리를 심층 분석해 본다. 또 국내 최초로 공주치료감호소의 성범죄 특별 병동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다. 아동들에게 성폭행이 주는 정신적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이들은 성장한 후에도 다양한 병적 증세를 호소한다. 29일 마지막 3부에서는 9살 때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성인이 된 후 직접 가해자를 살해한 사례를 소개한다. 또 미국·일본 등 해외 사례도 함께 살펴본다. 그러면서 아이가 위험에 빠졌을 때의 상황대처법, 아동 범죄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 등 근본적 해결책도 함께 제시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영화리뷰] ‘마법의 세계 녹터나’

    [영화리뷰] ‘마법의 세계 녹터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둘 중 하나다. 두렵거나 궁금하거나. 아이들에겐 ‘밤’은 대표적인 미지의 세계이다. 어른들은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아이들을 재우지 못해 안달을 한다. ‘도깨비가 잡아간다.’, ‘도둑이 올지도 모른다.’, ‘자정이 되면 귀신이 나온다.’ 등등은 어른들이 잠 안 자는 아이들을 강제로 눈감게 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며 미지의 세계인 ‘밤’을 매우 두려운 곳으로 여긴다.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초조해하고, 잠을 쉽게 들지 못하며 때로는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고 매달린다. 하지만 어떤 미지의 세계는 아이들을 저절로 웃음 짓게 만들기도 한다. ‘산타의 세계’가 그러하다. 아이들에겐 밤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알 수 없고 가본 적이 없는 곳이지만 산타의 세계는 아이들을 밝고 선하게 자라게 하는 힘이 있다. 스페인 애니메이션 ‘마법의 세계 녹터나’는 많은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밤의 세계’를 산타의 마을처럼 아름답고 흥미로우며 따뜻한 곳으로 만들어 주었다. ‘마법의 세계 녹터나’를 접한 아이들은 이제 잠결에 들리는 고양이와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를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창문이 덜컹거리는 소리조차 정답게 느끼게 될 것이다. ‘마법의 세계 녹터나’의 주인공인 ‘팀’은 다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처럼 불행한 환경 속에서도 착하게 살아간다. 다소 식상한 캐릭터라고 느껴지더라도 불우한 환경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늘 감동을 준다. 이러한 주인공은 아이들에게 꿈과 도전을 일깨워 주는 면에서 위인전과 똑 같은 역할을 한다. 팀처럼 선한 마음을 갖고 있으나 쉽게 두려워하고 용기를 내지 못했던 아이들은 팀을 통해서 두려움이란 내가 만들어낸 것이며, 그러한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 또한 내 안에 있음을 발견한다. 많은 아이들은 팀이 역경을 극복한 것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두려움을 이긴 것처럼 감동한다. 팀이 다른 아이들과 당당히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감정이 정화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자신 또한 변화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마법의 세계 녹터나’는 어른들에게도 좋은 교훈을 준다. 주인공 ‘팀’이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맞설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엄마와 아빠 같은 어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카’와 ‘고양이지기’는 마치 아빠, 엄마와도 같다. ‘모카’는 ‘팀’을 자연스럽게 이끌면서 팀이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원했다. 반면 ‘고양이지기’는 팀을 보호하고 돌봐주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아이들에겐 이처럼 독립을 격려하면서 돌봄을 제공하는 부모가 있을 때 가장 멋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처럼 화려하거나 과장되진 않지만 ‘마법의 세계 녹터나’는 주인공 ‘팀’처럼 선하게 묵묵히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주는 예쁜 영화다. 밤이 무섭다고 칭얼대는 아이에겐 처방약과도 같은 영화이며, ‘납량특집’ 공포물로 심신이 쇠약해지고 덩달아 밤이 무서워지려고 했던 나에게도 위안을 준 영화이기도 하다. 새달 27일 개봉 예정. 이보연 아동상담전문가
  • [주말 데이트] 美 유학 6년만에 6집 앨범 ‘그땐 몰랐던 일들’ 낸 윤상

    [주말 데이트] 美 유학 6년만에 6집 앨범 ‘그땐 몰랐던 일들’ 낸 윤상

    중학교 때 삼촌이 물려준 기타로 혼자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 국내 미디(전자음악) 1세대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도 고3 때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독학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대중성으로, 이후 실험성을 얹어가며 인정받는 대중음악가가 됐지만 정식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 그래서 훌쩍 미국으로 떠났다. 길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데 벌써 6년이 흘렀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보스턴 버클리 음대를 거쳐 현재 뉴욕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버클리 음대 거쳐 뉴욕대 석사 밟아 윤상(41)이 6년 만에 6집 앨범 ‘그땐 몰랐던 일들’을 발표하며 팬 곁으로 돌아왔다. 시동은 진작 걸렸다. 배움의 결과물을 쏟아부어 지난해 프로젝트 음반 ‘모텟’을 냈던 것. 화성과 멜로디를 배제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라 낯설었다. 이러한 경향을 계속 치고 나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웬걸, 이번 앨범은 농밀한 전자음 사이사이에서 서정적인 멜로디와 노랫말이 떠올라 편안한 느낌을 준다. 오랫동안 새 앨범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올해 초 동료와 후배들이 자신의 히트곡을 편곡해 부른 스페셜 앨범 ‘송북’을 선물받고 방향을 정했다고 했다.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털어냈다는 설명. “대중들이 외면하더라도 일렉트로니카 안에서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은 있어요. 하지만 초창기 윤상을 기억하는 팬들이 여전히 남아 있고, 때문에 내 욕심만 채워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 시절 그 감성을 살려보고 싶었습니다.” 가수로 데뷔했던 1990년대 초반의 감성을 돌이킨 까닭 가운데 하나는 팝에 견줘 뒤지지 않고, 들을 만한 가요들이 쏟아지며 국내 대중음악의 황금기를 이뤘던 시기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슬픈 노래 접고 햇살 내리쬐는 느낌 이전에는 막연하고, 두렵고, 슬프고, 고독한 정서가 강한 노래가 많았다. 이제는 햇살도 따사롭게 내리쬐는 분위기다. 그 사이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가족.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생겼다. 그는 “슬픔을 노래하는 윤상을 기대한 분들은 실망할 수 있겠지만, 가족이 생기니 긍정적인 측면도 바라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앨범과 같은 제목의 노래 ‘그땐 몰랐던 일들’은 그래서 귀에 ‘쏙’ 들어온다. 윤상이 어른 입장에서 직접 부른 버전도 있고, 그의 첫째 아들과 콤비 작사가 박창학의 두 딸이 아이 입장으로 노랫말을 바꿔 앙증맞게 부른 버전도 있다. “2년 전 첫아이의 옹알이를 전자음과 함께 편집해 버클리 졸업 작품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때는 말도 못했던 아이가 이제 노래도 부르니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아빠의 기분이 더욱 느껴져요.” ●졸업작품으로 첫아이 옹알이 음악 편곡 국내에 잠시 돌아와 앨범 작업을 하는 동안 둘째가 태어났다. 동영상으로만 얼굴을 접했다는 그는 “8월 말에 돌아가면 열심히 가족에게 봉사해야죠. 석사 마지막 학기라 논문도 열심히 준비해야 합니다.”라며 웃는다. 남들과 차별되는 사운드를 만들고 싶고, 유행을 따라 소비되는 음악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석사 논문을 매듭지으면 완전히 귀국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여러 나라로 수출된 다큐멘터리 ‘누들로드’의 음악 감독을 맡았던 그는 음악 프로듀서로 외국에서 일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음악 팬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는다. “우리 30~40대들이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정서와 취미를 놓아버리고 다른 세대의 것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아요. 나이에 상관없이 또래의 정서를 담는 음악에 매진하는 음악가들도 있으니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강서 “20개 자치회관서 방학을 알차게”

    강서 “20개 자치회관서 방학을 알차게”

    서울 강서구가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동별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3일 강서구에 따르면 20개 자치회관별로 파주영어마을, 강화달빛마을, 애벌레 생태학교 등 다채로운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구는 어린이들이 도시생활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기 위해 체험학습을 직접 보고 만들고 수확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꾸몄다고 덧붙였다. 구는 또 지역 내의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한 체험학습이 자치회관 중심의 지역공동체 형성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개 자치회관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으로는 울창한 숲속에서 삼림욕도 즐기고 다양한 풀벌레 등 곤충을 관찰하고 직접 벌레모형을 만들어 보는 ▲화곡1·2동의 광릉수목원 ▲화곡4동의 애벌레 생태학교, 장차 천문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이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는 ▲우장산동의 송암 천문대 체험, 어른들이 심은 농작물을 직접 캐보고 따보며 수확하는 기쁨을 맛볼 ▲가양1동과 공항동의 강화 달빛마을의 순무 버섯따기, 부모들의 어릴 적 방학생활 등을 체험하는 ▲가양2동의 외갓집 체험마을 등이다. 참여를 원하는 어린이들은 각동 주민센터에 직접 신청하면 되고, 참가비는 체험별 1인당 5000원에서 1만원이다. 지난 2007년부터 운영해 온 체험학습은 여름 및 겨울방학동안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기다리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나도 조종사 체험, 새터민 어린이 한옥마을 체험, 어린이 박물관 족장회의 체험, 국회배지 만들기 및 의정체험, 김포 덕포진박물관 옛날교실 체험 등이 인기를 끌었다. 전차동 자치행정과장은 “많은 돈이나 시간을 내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자치회관에서 다채로운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참가자들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꿈과 창의력도 쑥쑥 자라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여행가방]

    ●한여름밤 무료공연 하이원리조트에서 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식혀줄 흥겨운 무료 콘서트가 이어진다. ‘추억의 7080 미니콘서트’ 형식으로 25일 유리상자의 박승화, 박학기, 서영은의 공연을 시작으로 29일에는 이은미, 8월8일에는 유열, 강수지, 박미경, 14일에는 변진섭, 해바라기 등이 출연한다. 오후 8시 강원랜드 호수공원 특설무대다. 특히 8월1일에는 소녀시대, 샤이니, 애프터 스쿨 등의 청소년을 위한 대형 콘서트를, 15일에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 ‘하이원 팝스콘서트’를 연다. 이밖에 매일밤 음악과 분수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뽐내는 음악분수쇼와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흥겨움을 더한다. 모든 게 공짜다. 다음달 23일까지 계속되는 해산물, 육류, 소시지 등 즉석 숯불 바비큐 뷔페 ‘여름 푸드 페스티벌’은 어른 4만 5000원, 소인 2만 8000원을 내야 한다. 생맥주 무한 제공. (033)590-6506. ●한화 워터피아 경품 이벤트 한화 설악워터피아에서 다양한 경품이벤트를 준비했다. ‘패밀리 활력 충전소’에서는 간단한 온라인 퀴즈게임을 풀어야 하고, ‘워터피아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워터피아 카페(http://cafe.naver.com/waterpiastyle)에 가입한 뒤 워터피아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워터피아에 다녀온 후기를 올리면 된다. 드럼세탁기, 닌텐도 Wii Fit 세트, 디지털 카메라, MP3 등 경품이 쏠쏠하다. 다음달 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벤트 응모는 홈페이지(www.waterpiastyle.com)에서 가능하다. 또한 다음달 23일까지 매일 워터피아 라커 속에 무작위로 경품 교환권을 넣어놓는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033)630-5500. ●무안 연꽃 축제 생태의 보고 무안갯벌과 동양 최대의 백련자생지를 한꺼번에 즐겨보자. 전라남도 무안군에서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 ‘2009대한민국 연산업 축제’를 연다. 회산 백련지를 중심으로 33만㎡의 넓은 공간에서 연근 캐기, 연 비누 만들기, 연 천연염색, 연차 시음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지난해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무안갯벌에는 낙지, 소라, 바지락 등이 지천이다. 축제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항공우주전시장과 분청사기 도요지, 초의선사 탄생지 등은 무안 백련 관광의 덤이다. 문의 무안군 관광문화과 (061)450-5226.
  • 언양만세운동 기록 90년만에 ‘햇빛’

    울산 언양만세운동 참가자 5명의 활동기록이 90년 만에 빛을 보았다. 21일 병영3·1운동유족회(회장 이춘걸)에 따르면 1919년 이후 90년 간 잠자던 울산 울주군 상북면지역에서 언양만세운동에 참가한 5명의 ‘범죄인 명부’를 최근 상북면사무소에서 찾았다. 3·1운동유족회는 일제가 작성한 이 범죄인 명부를 바탕으로 서류를 꾸며 국가보훈처에 정부포상을 신청했다. 포상신청이 이뤄진 상북면 출신 유공자는 김경수(당시 나이 28·명촌리), 김정욱(36·명촌리), 정태원(46·지내리), 정용득(35·등억리) 등 4명이다. 김종백(29·양등리)의 서류는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범죄인 명부에 따르면 이들은 1919년 4월2일 언양장날을 기해 독립만세운동을 벌이다 일경에 붙잡혀 1심에서 모두 태형과 곤장 90대 등을 선고받았다. 독립유공자로서 정부포상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립운동을 한 죄로 일제의 재판을 받은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1심에서 종료된 이들 5명의 사건은 해방과 함께 재판서류가 모두 불타 버렸다. 때문에 이들은 그동안 관련 기록이 없어 정부포상을 신청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이춘걸 회장이 3·1절 행사에서 강길부 국회의원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강 의원이 적극 나서서 상북면사무소에서 잠자던 범죄인 명부를 찾아 냈다. 이 범죄인 명부는 재판기록을 대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됐다. 이 회장은 “조국 광복을 위해 희생하신 향리 어른들의 거룩한 뜻과 명예가 90년 간 묻혀 있었다는 것은 후손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늦게나마 활동기록을 찾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언양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른 상북면 출신의 유공자는 이들 5명을 포함해 모두 13명이다. 다른 유공자들은 모두 1995년 이전에 포상을 받았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코코몽과 함께 친환경체험

    코코몽과 함께 친환경체험

    “얘들아, 냉장고 나라에 위기가 왔단다.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 냉장고 나라가 녹아내리고 있어. 냉장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너희들의 힘이 필요해. 코코몽이 만든 친환경 무동력 놀이기구를 마음껏 즐기면 돼. 씽씽 에너지가 일어나 냉장고 나라가 시원해질 수 있거든.” 코코몽이 아이들에게 녹색 친환경 메시지를 심어주는 놀이터를 꾸렸다. ‘코코몽 녹색놀이터’다. 아이들이 손과 발로 직접 움직이며 뛰노는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체험전이다. 지난 17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11월29일까지다. 만 2~7세 아이들이 주대상이지만 가족이 함께하면 좋다. 어린이 입장료(1만 5000원)가 어른보다 2000원 비싸다. 단체는 8000원. 냉장고 문을 열면 친환경 재료와 기법으로 제작한 대형 캐릭터 조형물이 가득한 만화 속 세상이 드넓게 펼쳐진다. 어른 눈에는 유치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 눈높이에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일단 커다란 바나나가 얹어진 코코몽의 집에서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자. 그 다음엔 마음껏 뛰어 놀면 된다. 20개에 달하는 다양한 체험존과 원목으로 만든 세계 각국 손발 동력 놀이기구 80여종이 기다리고 있다. 원통을 굴리며 분리수거를 배울 수 있고, 퀴즈나 게임으로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푸짐한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코코몽과 친구들이 등장해 함께 율동을 배우는 미니 뮤지컬도 재밋거리. ‘냉장고 나라 코코몽’은 지난해 3월부터 EBS 등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어린이 애니메이션이다. 냉장고 속 먹을거리인 소시지, 파, 계란, 당근 등이 마법의 힘으로 생명을 얻은 뒤 펼치는 모험담. 채소와 동물을 절묘하게 합친 캐릭터들은 편식하는 아이들의 식성을 바꿔놨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큰 인기다. 코코몽을 탄생시킨 올리브스튜디오의 민병천 감독은 “놀 공간이 부족해 답답함을 느끼는 요즘 어린이들이 땀을 흘리며 마음껏 뛰어놀고, 그 과정에서 환경의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갔으면 하는 게 기획 취지”라면서 “코코몽은 동남아에서도 인기가 많은데 다음달부터 중국 장기 순회전도 시작한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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