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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세 여아 학원차에 깔려 숨져

    음악학원 차량에서 내린 7세 여자 어린이가 차 뒷바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음악학원은 ‘원생들이 차에서 내려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어린이 통학 차량의 ‘안전 불감증’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25일 오후 6시 50분쯤 서울 구로구 온수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김모(48·여)씨가 운전하던 음악학원 차량에서 혼자 내린 김양은 눈길에 미끄러져 차 밑으로 들어갔다. 운전자 김씨는 김양을 확인하지 않고 차를 출발시켜 김양을 치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어린이 안전에 대한 어른들의 몰이해에 있다. 학원 측은 어린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마련한 도로교통법 53조 어린이 통학버스에는 보육교사나 강사 등이 동승해 승하차를 돕도록 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법규 준수 여부를 점검하지도 않고 처벌도 미미해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규정상 어린이 통학 차량이 안전수칙을 어길 경우 부과되는 범칙금은 10만원도 되지 않는 데다 운전자 안전교육 규정도 허점투성이라는 것이다. 허억 어린이안전학교 상임이사는 “어린이 통학버스는 경찰에 신고해야만 정부 차원에서 운전자들을 파악, 관리할 수 있다.”면서 “통학버스 신고를 의무화하고 운전자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문화마당] 겨울이 준 이야기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겨울이 준 이야기들/신동호 시인

    강가의 나무들은 하얗게 눈꽃을 피웠다. 국도는 버스가 끊긴 지 오래되었고 눈길에는 꿩들의 발자국만 어지럽게 주인노릇을 하고 있었다. 쓰러진 옥수숫대가 을씨년스럽던 산기슭의 밭도, 슬레이트 지붕의 눈물 같던 녹물 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하얗게 뒤덮어 버린 겨울은 순간순간 면죄부를 주었다. 누나들은 추운 줄도 모르고 낄낄대며 길을 걸었다. 늘 발이 시려 투덜거렸지만 나도 모르게, 큰댁으로 가는 겨울은 간혹 쩡쩡 강이 어는 소리와 함께 신발의 문수를 키워주고 있었다. 큰아버지는 솜씨가 좋으셨다. 커다란 방패연에 몸통만 한 얼레까지 갖추고 언덕에 오른 아이들은 드물었다. 바람이 뒤에서 어린 등을 밀어붙일 때 연은 더 높이 하늘로 올랐다. 얼레를 돌리는 손이 곱아 터지도록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가느다란 연줄을 통해 하늘에 닿는 기분이었다. 굳이 ‘액땜’이라는 어른들의 단어를 떠올리지 않아도 좋을 만큼 구질구질한 기억을 잊기엔 그만한 게 없었다. 설날 차례는 늘 부엌의 부산함과 아버지들의 우아한 몸짓으로 기억된다. 향을 피우고 지방을 쓰던 먹의 향기, 현증조고(顯曾祖考)가 쓰일 때 얼굴을 알 수 없는 증조부의 기침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큰아버지의 커다란 손에서 장난기는 보이지 않았다. 고추를 따자며 사타구니를 파고들던 손이었다. 위엄과 예를 갖춘 시간 동안 나는 가족 간의 서열을 익혔다. 아니, 억지로 가슴에 새겨 넣었는지도 모른다. 윗목에 앉은 어머니들과 누나들, 그들의 시집살이와 주자성리학 같은 것들을 어찌 눈치나 챌 수 있었을까 말이다. 강이 얼면 스케이트를 탔다. 강원도의 겨울은 뼛속까지 한기가 들어왔다. 어디나 강이 얼었고 한기를 이기는 방법으로 누구나 언 강과 어울렸다. 얼음을 다독거린 곳은 어디나 스케이트장이 되어서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는 아저씨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내가 콧물을 훌쩍이며 비닐하우스에서 파는 어묵국물이나 털모자에 관심을 쏟을 때 누나는 잠시도 쉬지 못하고 빙상 위를 맴돌았다. 코치의 기합을 피해 속도를 높인 열두 살 소녀의 꿈은 금메달이었다. 함성소리가 지나가고 누나가 눈물을 훔칠 때 2등이 남겨놓은 상실감이나 소녀의 꿈을 이어줄 형편 따위를 알 턱이 없었다. 철없이, 귓불이 얼어버릴 만큼 매서운 바람만 걱정하고 있었으니, 세상이 눈 덮인 겨울만 같지 않다는 걸 어찌 알 수 있었을까. 겨울이 더해지고 태어난 딸들이 그런 누나가 되어 가서야 변화의 필요를 조금 느꼈을 것이다. 어김없이 올 설에도 차례상을 차렸다. 몇 번 간소함으로 넘어가 보려 했고, 여행으로 대신해 보려고도 했지만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통이 각인한 기억은 때로 죄책감이 되기도 해서, 또 향을 피우고 술잔을 따랐다. 서열에 맞게 절을 하고 메를 올리면 어느새 조상까지 올라간 인연의 끈이 가부장의 아들로 나를 돌려세운다. 딸과 함께 만화책을 보며 권위를 낮추던 나는 위패와 더불어 없는 위엄이 생겨 가끔 혼란스럽다. 향아설위(向我設位). 나는 김지하의 ‘남녘땅 뱃노래’에서 처음 이 단어를 보았다. 1897년 이천의 작은 마을 앵산동,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이 제사에 대한 혁명적 대안을 내놓았는데 제사상을 ‘산 사람, 곧 나를 향해 돌려놓으라.’는 말이었다. 조상의 혼은 저 벽 너머에 있지 않고 살아 있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으니 우리는 사실 형식의 굴레를 벗어나도 된다. 남존여비와 허례허식 같은 단어를 박물관에 보내도 무방하다. 예절의 변화도 물론 필요하다. 겨울은 간절해지는 시간이다. 온기가, 초록의 만발함이 간절해지고, 또 부족함에 대한 이해의 폭도 적당히 깊어진다. 쌩쌩 팽이를 돌리지만 언젠가 그 팽이가 멈춰야 한다는 것도 안다. 세상이 그리 인자하지 않으니 우리라도 나누고 존중해야 함을 깨닫는다. 화해와 평등은 그래서 겨울에 시작한다. 세상 모든 누이들과 장성한 딸이 걷는 길에 흰 눈이 쌓이면 좋겠다. 눈 위에 난 모든 길은 새 길이다.
  • [기고] 가정·학교·사회 공조시스템 구축해야/이의동 서울 문현고 교사

    [기고] 가정·학교·사회 공조시스템 구축해야/이의동 서울 문현고 교사

    학교 폭력을 예방할 방안은 없을까. 교육을 정상화할 방안은 무엇일까. 학교 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고 세계 공통의 골칫거리다. 따라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 심지어는 교사들까지도 관심은 오직 일류 대학 입학뿐이다. 그러다 보니 국어, 영어, 수학만 잘하면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모든 것이 용서되고 있다. 설령 예의에 크게 벗어난 행동을 하더라도 제대로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지 않고 지내다 보니 결국에는 통제 불능의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라도 가정·학교·사회의 공조시스템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부모, 웃어른, 친구에 대한 예절 교육과 질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자녀를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교사를 무시하면 자녀도 선생님을 무시하게 된다. 따라서 불신 풍조를 조장하여 교육 붕괴를 가져온다. 학교에서는 입시 위주의 국어, 영어, 수학만을 강조하는 교육 풍토를 바꾸어 도덕, 음악, 미술, 체육 등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교권 확립을 위해 교사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학교 교칙을 확실하게 시행하고 처벌한 내용을 생활지도부장이 생활기록부에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학급담임은 학교 생활기록부를 사실대로 기록하여 학교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이것이 대학 입학 전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각급 학교에서는 담임이 학교 생활기록부를 입력하고 출력해서 학생들에게 확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러니 어느 담임이 학생의 행동발달상황이나 종합란을 객관적으로 쓸 수 있겠는가? 행동발달상황란과 종합란까지 학생 확인을 거치는 것은 잘못이다. 교원평가는 고쳐져야 한다. 교사들은 칼자루를 학생들에게 뺏겼다. 학생들은 자신의 비위를 맞춰주지 않는 선생님은 최하 점수를 준다. 아예 무관심하면 중간 점수는 받는다. 학교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함부로 대드는데 통제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면 교육은 어떻게 될까? 교육부나 교육청 등 교육 당국은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퇴학이 필요한 학생은 대안학교로 강제 전학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친 온정주의는 교육을 망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권 추락의 원인에서 교육 당국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학교 폴리스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러나 형식적인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학교 생활기록부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대학 입시 사정관제에 반영하도록 하자. 학교 교육은 붕괴하고 교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 교사들 스스로 교권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가정에서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사회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학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교사이며, 그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교육 현장에 설 때 바른 교육이 가능하다고 본다.
  • [관타나모수용소 10년 수감시설 캠프5·6 가다 (4·끝)] 수용소 건물은 ‘철옹성’

    [관타나모수용소 10년 수감시설 캠프5·6 가다 (4·끝)] 수용소 건물은 ‘철옹성’

    19일 오전 6시(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로 향하는 기자의 머릿속은 흥분과 긴장으로 터질 듯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을 가둔, 세계에서 가장 고립적인 감옥이 지척에 있었다. 숙소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수용소 건물은 과연 성(城)처럼 웅장했다. 삼중, 사중 철책 위에 철조망을 얹은 수용소 담장은 어른 키 2배 높이였고, 중간중간 감시용 망루가 솟아 있었다. 불과 20여m 간격으로 최신식 가로등이 세 겹으로 촘촘히 늘어서 있고, 곳곳에서 감시 카메라가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담장에서 50여m 앞은 바다였고 해안을 따라 철책이 쳐져 있었다. 겉모습만으로도 영화에서와 같은 탈옥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를 수호하는 명예로운 경계’라는 푯말 옆 철책형 출입구에서는 강도 높은 검색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경비병은 “문 열어”(open)라고 큰 소리로 외친 뒤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문 닫아”(close)라고 외치면서 자물쇠를 채웠다. 기자가 찾은 수용소는 전체 171명의 수감자 중 85%가 모여 있는 캠프 5, 6이었다. 캠프5는 경비병을 폭행하거나 집기를 파손하는 등 수용소 규칙을 위반한 수감자를 가두는 ‘징계형 감옥’으로 관타나모에서 가장 혹독한 곳이다. 100개의 독방을 갖춘 캠프5 건물에 들어서자 중앙 모니터실을 기준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퍼진 실내가 나타났다. 실내 기온은 연중 섭씨 24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고 한다. 캠프5의 독방은 8㎡ 넓이로 좁았다. 가로 10㎝, 세로 1m의 가냘픈 창문 밑으로 계단식 시멘트 침상과 매트리스가 있었는데 폭이 1m 남짓으로 잠자다 잘못 뒤척이면 떨어질 것처럼 좁아 보였다. 그리고 바로 시멘트 바닥이었고, 파손할 수 없도록 쇠로 만든 변기와 세면대, 스테인리스 재질의 특수 거울이 ‘가구’의 전부였다. 캠프5 수감자들은 주황색 옷차림으로, 흰옷을 입는 다른 캠프 수감자와 구별되며, 밥도 독방에서 혼자 먹는다. 식사는 미닫이형 철제문에 작게 뚫은 구멍을 통해 제공된다. 수용소 측에 따르면 수감자는 식성과 기호에 따라 채식과 육식 등 다양한 음식 유형을 택할 수 있다. 수감자들에게는 고급 생수와 취침용 귀마개, 겨드랑이 냄새 제거제 등도 제공된다. 경비병들은 하루 24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1~3분 간격으로 복도를 오가며 창문을 통해 수감자들을 감시한다. 캠프5 수감자는 1주일에 4시간 ‘TV방’에서 혼자만의 여가 시간을 갖는다. 사전 검열된 22개 TV 채널과 15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미국 신문과 아랍어 잡지 등도 비치돼 있다. 다만 소파에 앉아 족쇄를 차고 있어야 한다. 최대 1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프6은 캠프5보다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기자가 찾은 시간이 아침 8시였는데 벌써 수감자 서너 명이 교실에서 민간인 교사로부터 미술 수업을 받고 있었다. 발에 채워진 족쇄와 미군들이 오가며 감시하는 것만 아니면 지극히 평화로워 보였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서 그런지 하나같이 살찐 모습이었다. 한 장교는 “캠프6은 교실에서만 족쇄를 채운다.”면서 “미술 수업이 가장 인기 있고 영어, 컴퓨터 강좌도 있다.”고 했다. 수감자가 장소를 이동할 때는 수갑을 차고 군인 3명의 호송을 받지만, 식당이나 휴게실 안에서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유리창 밖에서 수감자의 동선을 감시하는 병사들과 폐쇄회로 TV가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운동장에는 축구 골대와 러닝머신 등이 있다. 경비병력 900명을 통솔하는 관타나모 수용소 부소장은 “수감자들은 언제든 변호인을 만날 수 있고 아랍어 통역도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미군과 똑같은 의료시설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인권침해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미국은 관타나모 수감자들에게 죄인치고는 양질의 수감 환경을 제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감자들을 직접 보니 아무 연고도 없는 지구 반대편에 가두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었다. 글 사진 관타나모(쿠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Weekend inside] 설·추석때 뛴 물가, 그 다음달에 또 뛴다

    [Weekend inside] 설·추석때 뛴 물가, 그 다음달에 또 뛴다

    결혼 11년차인 직장인 김모(40)씨는 설을 앞두고 명절 때면 찾아오는 부부싸움이 고민이다. 해마다 목소리가 높아지더니 최근에는 ‘이혼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김씨는 “맞벌이 부부라서 평소엔 가사를 분담하는데 명절에는 남편이 도와줘도 한계가 있고, 연봉 등이 다른 형제와 비교돼 싸움이 일어난다.”면서 “명절 후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소문이 진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유모(45)씨는 명절이 지나도 오르는 물가가 버겁다. 유씨는 “명절 물가는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감내하겠는데 명절이 지나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잘사는 집이야 명절 음식으로 한동안 보낼 수 있겠지만 서민들은 먹거리 재료를 구입해야 해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명절과 관련된 ‘생활의 속설’은 많다. 젊은이들이 명절을 지내면서 마음을 다잡고 적극적인 취업활동에 나선다든지, 노총각·노처녀가 집안 어른들의 결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명절 이후에 결혼이 늘어난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얘기들은 단순히 속설일까? 서울신문은 20일 통계청, 한국거래소, 한국은행, 고용노동부 등의 통계를 이용해 지난 5년간(2007~2011년) 총 10차례의 설·추석을 대상으로 ‘명절 속설’들이 실제 통계와 일치하는지 분석해 봤다. 우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명절 다음 달에 오르거나 유지된 경우는 전체의 70%(10차례 중 7차례)였다. 한 달간 평균 0.32% 포인트 올랐고, 2007년 추석의 경우 다음 달에 0.7% 포인트까지 물가가 치솟기도 했다. 최근에는 상승 폭이 줄어 지난해 설에는 0.1%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의 물가 대책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명절 용품을 중심으로 명절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다 보면 명절 직후에는 공급이 크게 떨어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명절 물가 대책의 범위를 좀 더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명절 다음 달에 이혼건수가 많아진 경우는 90%(10차례 중 9차례)에 달했다. 2008년 추석이 있었던 9월 이혼건수는 6704건이었지만 10월에는 9603건으로 무려 43.2%가 급증하기도 했다. 한 통계학자는 “설이 주로 있는 2월보다 3월의 이혼건수가 급증하는 것은 2월의 날짜 수가 다소 적은 것도 원인”이라면서 “하지만 추석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때 ‘명절 증후군’이 이혼 증가의 주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이혼을 원하는 부부에게 4주의 숙고 기간을 부여하는 ‘이혼숙려제’가 도입됐지만 명절 다음 달에 이혼이 늘어나는 경향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결혼건수가 명절보다 다음 달에 늘어난 경우도 80%(10차례 중 8차례)였다. 하지만 결혼은 이혼과 달리 원한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명절이 없는 달로 결혼을 미룬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취업은 명절 전보다는 이후가 유리했다. 10차례의 명절 중 다음 달에 실업률이 줄어든 경우가 8차례였다.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아무래도 기업 입장에서 많은 일들이 일단락되는 명절 이후에 채용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20대 비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는 명절 다음 달 줄어든 경우가 10차례 중 7차례였다. 젊은이들이 명절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취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도 명절로 받은 보너스를 투자하는 경우가 늘면서 ‘설 랠리’가 있을 법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증권가에는 ‘명절 보너스는 증권회사가 아니라 카드회사로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방식은 명절과 무관하지만 지난 5년간 기관은 설 전보다 설 이후에 상대적으로 매수를 늘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가 길다 보니 요즘같이 장이 불안할수록 큰돈을 움직이는 이들은 투자를 한 템포 쉬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면서 “설 이후 기관의 매수 종목을 살펴보는 것도 투자 전략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인터넷게임 하는 청소년, 20%P 늘었다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8명은 인터넷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이 중 18.2%는 중독이 우려되는 수준으로 게임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청소년 가운데 34.3%가 자신의 고민을 부모에게 털어놓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하루 30분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청소년이 42.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하루 평균 인터넷 게임 이용 시간이 주말은 1시간 25분, 평일은 56분에 이른다며 ‘2011 청소년종합실태조사’를 19일 발표했다. 조사는 3년 마다 이뤄지며 이번 조사는 통계청에 의뢰해 지난해 6~12월 청소년이 있는 2200가구의 주양육자와 9~24세 청소년 349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특히 지난 2008년 조사와 비교, 12~18세의 경우 인터넷 게임 이용 경험이 60.5%에서 19.3% 포인트 늘어난 79.8%로 증가했다. 반면 e메일, 커뮤니티, 메신저 등 인터넷 이용률은 95.8%에서 86.4%로 9.4% 포인트 줄어들었다. 특히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 게임에 빠지는 고위험군 청소년이 주중에는 6.9%, 주말에는 18.2%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주양육자 10명 중 7명은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 시간·내용을 제한한다고 답해 학부모의 바람과 청소년의 실제 생활이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양육자 69%가 인터넷 사용시간을 제한하고, 65.5%는 인터넷 사이트의 종류와 내용을 제한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청소년 인터넷 게임 건전이용제도(셧다운제)에 대해서는 74.5%가 인터넷게임 중독 및 해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방과 후 부모나 돌봐줄 어른이 없는 청소년은 9~11세가 44.4%, 12~18세가 40.7%로 10명 중 4명 이상이 홀로 집을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놀이공원 온 가족이 함께 ‘황금 설연휴’ 나들이

    놀이공원 온 가족이 함께 ‘황금 설연휴’ 나들이

    4일을 내리 쉰다. ‘황금 설’이다. 각 놀이공원과 스키리조트, 온천테마파크 등도 덩달아 ‘골드 시즌’을 맞았다. 실속 있고 화끈한 이벤트를 앞세워 대대적인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짜릿한 눈썰매는 덤. 설날 방구들만 지고 있다는 식구들의 지청구를 피할 요량이면 근교 놀이시설을 찾는 것도 좋겠다. 용띠 고객 모여라! 할인이 팍팍! ●에버랜드 21~24일 ‘민속 한마당’ 행사를 연다. 23일 ‘동춘 서커스단’을 초청, 전통 용춤과 서커스가 어우러진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실내 공연장인 그랜드 스테이지에서 오후 1시 30분, 3시 10분 2회에 걸쳐 펼친다. 공연 시간은 30분이다. ‘카니발 광장’에선 윷놀이 등 8개 종의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열두 띠 동물 특별전시’도 볼만하다. 올해 주인공 ‘용’은 ‘페인티드 드래건’ 등 닮은꼴 희귀 도마뱀으로 대체 전시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눈썰매장은 올해 ‘튜브 리프트’를 설치해 편의성을 더했다. 용띠 고객은 1월 내내 1만 6000원, 동반 3인까지 30% 할인된다. 주한 외국인들은 25일까지 입장료가 2만 1000원이다. ●롯데월드 21~24일 ‘까치까치 설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예가가 붓글씨로 가훈을 써 주고, 25인조 여성 농악밴드의 공연이 펼쳐진다. 민속놀이 한마당은 어드벤처 1층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다. 한복 입은 손님은 자유이용권 50%, 용띠 입장객은 동반 3인까지 약 30%,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등 주한 외국인은 40% 할인된다. 한겨울 이색 꽃 축제 ‘플라워 페스티벌’도 연휴 동안 계속된다. ‘꽃의 요정 플라잉쇼’, 전통 무용과 무술이 어우러진 ‘카르마 꽃의 사계’ 등 이벤트가 곁들여진다. ●서울랜드 31일까지 ‘용띠 할인 행사’를 벌인다. 홈페이지(www.seoulland.co.kr)에서 할인 쿠폰을 출력한 뒤 신분증과 함께 매표소에 제시하면 된다. 본인과 동반 1인까지 할인된다. 현대카드 포인트는 30%, BC카드는 30%(이상 2월 29일까지), SKT 회원은 자유이용권 40%(31일까지, 이상 본인 포함 3명) 각각 할인된다. 외국인은 2월 5일까지 자유이용권을 1만원(정상가 어른 3만 1000원)에 살 수 있다. 서울랜드+아산스파비스 패키지 상품도 내놨다. 62% 할인된 2만 6000원이다. 홈페이지에서 3000장 한정 판매하며, 구매 다음 날부터 4월 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21~24일 인간윷놀이대회 등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63빌딩 용띠 관람객은 동반 1인 포함, 모든 패키지 관람권이 30% 할인된다. 설 연휴 기간에 방문하는 외국인은 모든 관람권이 50% 할인된다. 외국인 등록증을 지참해야 한다. 세 명의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선수들이 벌이는 수중 공연 ‘스노 캐츠’와 무료 ‘63 타로점’ 이벤트도 설 연휴 기간에 진행한다. ●키자니아 21~24일 투호 등 전통놀이 한마당을 진행한다. 한복을 입고 큰절을 배울 수 있는 예절교실도 열린다. 설날 당일에는 키자니아 방문 어린이에게 세뱃돈 10키조를 선물한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연휴 기간 동안 외국인 고객은 30%, 용띠 고객은 본인 포함해 4명까지 20% 할인된다. 외국인은 증빙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자신의 이름에 ‘용’(룡) 자가 있는 경우도 본인 20% 할인된다. 앞서 20일부터 ‘용 닮은꼴’ 동물 전시도 한다. ‘금룡’ ‘흑룡’ 등 아로와나 7종, 워터 드래건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 22~24일 이용한 고속도로 톨게이트 영수증을 제시하면 입장료를 20% 할인한다. 용의 해에 태어났거나 이름 또는 거주지에 ‘용’자가 들어가는 관람객에게도 입장료 20% 할인이 적용된다. 설 연휴 하루 동안 선착순 30명에게 ‘복주머니’ 만들기 무료 체험 기회도 준다. 충남 연기에 있다. 민속놀이 즐기고… 피로도 풀고… ●곤지암리조트 눈썰매장이 가족 단위 내방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총길이 110m에 평균 폭 40m. 두 대의 무빙워크가 설치돼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썰매 종류는 튜브와 플라스틱 두 가지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밤 10시. 5회권 1만 5000원, 반일권 2만원. 스키장의 ‘놀이방 연계 강습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아이들이 스키 강습을 받는 동안 부모들은 따로 놀 수 있다. 영유아를 위한 놀이방도 따로 마련됐다. 설 이벤트도 다양하다. 대형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등 민속놀이가 준비됐다. 개인 및 가족대항으로 치러진다. 곤지암 리조트 객실 이용권과 미타임 패스 리프트권 등 풍성한 경품도 준비했다. 스키 리프트권이 포함된 객실패키지인 ‘스카디 패키지’는 설 연휴에 이용하기가 더 쉽다. 패키지 이용객은 장비 렌탈과 패밀리 스파가 20% 할인, 패밀리 강습과 커플 강습은 각각 30% 할인된다. 아울러 스카디 패키지 고객에게는 ‘메시지 테디베어’를 제공한다. 단, 스카디 비기너는 제외. 프라임 객실은 26만 4000원부터, 초보자를 위한 스카디 비기너 패키지는 29만 4000원부터. ●한화리조트 설악에서는 22~23일 쏘라노 판테온과 별관 로비에서 ‘가훈 써 주기’ 이벤트, 설 당일에는 떡메치기 등 체험 행사가 각각 열린다. 별관 설악홀에서는 어린이 장기자랑 대회, 워터피아에서는 23일 아이 업고 달리기, 잠수해서 멀리 가기 등의 가족 수영대회가 열린다. 워터피아 아쿠아동에서 연휴 기간에 열리는 마술공연(오후 1시)과 타악공연(오후 3시)도 볼만하다. ●대명리조트 비발디파크는 20~24일 스키월드 리프트권을 3인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추가 1인 무료 리프트권을 제공한다. 용띠 고객이 리프트권을 구매할 경우 오션월드 무료 이용권(1장)을 준다. 설악에선 21일 전통 민속놀이존을 운영한다. 경주는 21~22일 오후 2시부터 로비에서 신년 무료 운세를 봐 준다. 제주는 22일 저녁 7시 30분에 떡 만둣국 만들기 행사를, 양평은 가훈 써 주기 행사를 각각 연다. ●오크밸리 토속 먹거리 장터 등 추억을 맛볼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22, 23일 골프빌리지 야외 광장에서는 윷놀이 민속놀이 한마당과 군고구마, 가래떡 구워 먹기 등 토속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전통 매듭, 탈, 연, 활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알차다. 23일엔 식음업장 이용자들에게 행운 담긴 포천 쿠키를 제공한다. ●양지파인리조트 21일 떡메치기 체험, 제기차기, 굴렁쇠, 팽이 돌리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 이벤트를 실시한다. 또 22일 일요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윷놀이 게임이 실시된다. ●휘닉스파크 평창은 리프트 주간권과 객실 및 조식을 포함한 스키패키지를 최대 60% 저렴하게 판매한다. 설날 당일인 23일에는 고객들이 가족별로 차례를 지낼 수 있는 무료 합동 차례식도 연다. 제주는 연휴 기간 투숙객들에게 무료 숙박권, 테라피센터 이용권, 식사권 등이 100% 당첨되는 행운 복권을 준다. 용띠 고객들을 대상으로 섭지코지 유원지 무료 입장 행사도 연다. ●알펜시아 22, 23일 스키하우스 광장에서 팽이, 연 만들기 등 민속놀이 무료 체험 행사와 경품 행사가 진행된다. 타로점과 신년 토정비결도 무료로 봐 준다. 용띠 고객이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호텔에 투숙했을 경우 객실에 계절 과일을 무료 제공하고, 플레이버스 레스토랑에서는 디너에 한해 모든 메뉴를 20% 할인한다. 추첨을 통해 투숙객 중 한 명에게 알펜시아 스위트 1박 숙박권도 준다. ●리솜스파캐슬 21~24일 3대가 모인 가족 사진이나 용띠 본인의 신분증을 지참할 경우 천천향 입장료가 50% 할인된다. 또 징검다리 건너기, 행운의 복불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푸짐한 경품도 증정한다. 테마동 로비에 민속놀이 체험장이 상설 운영되고, 설 당일에는 민속놀이 경연대회를 벌여 천천향 무료 이용권 등을 선물로 준다. 사진만 잘 찍어도 푸짐한 선물이 쏟아진다. 천천향이나 무무 캐릭터와 찍은 사진 등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준다. 레스토랑 다빈은 이달 말까지 용띠 고객들에게 10% 할인해 주고, 천천향 50% 할인 쿠폰 1장과 생맥주 500㏄ 무료 시음권도 준다. 충남 안면도의 리솜오션캐슬에서도 설 특별 이벤트가 동시 진행된다. ●퇴촌 스파그린랜드 21~24일 용띠 고객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스파 요금의 50%가 할인된다. 또 오후 1시와 4시 공연 직후 행운권을 추첨해 사인볼, 공연관람권, 스파이용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매일 2회 진행한다. 경품 추첨권은 매표 시 선착순 200명에게 제공한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설연휴, 도심서 즐기며 보내자

    설연휴, 도심서 즐기며 보내자

    서울시는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19~24일 도심에서 민속놀이와 문화 체험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21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오리지널 팀이 출연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무료로 개최한다. 문화바우처를 소지한 시민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www.sejongpac.or.kr)에서 선착순 1000명까지 무료 관람을 신청할 수 있다.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은 23일 세계의 다양한 민속공연과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설맞이 세계 문화 어울림마당’을 연다. 20일 영등포구 당산동3가 영등포아트홀에서는 오페라와 뮤지컬 속 명곡을 들려주는 ‘희망콘서트’를 1만 5000원에 즐길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전시회도 줄을 잇는다. 20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 자리한 한성백제박물관 대강당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인 ‘벼랑 위의 포뇨’를, 송파구 송파동 체육문화회관 ‘송파청춘극장’에서는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상영한다. 오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맛있는 미술 아트&쿡’에서는 음식과 식재료를 활용한 사진과 입체작품이 전시되며, 다음 달 19일까지 관악구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회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도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다. 다음 달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전시장에서는 근현대 유물 모음전 ‘여기는 대한민국 1970㎑’가 열린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행사도 마련됐다. 19일 중구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 3층에 있는 서울글로벌센터는 결혼이민자와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차례상 차리기, 세배, 떡국 만들기 체험 행사를 한다. 20일부터 매주 화·토요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외국인이 함께 참여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설날 미수다’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문화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 홈페이지(culture.seoul.go.kr)와 해당 기관 홈페이지, 120 다산콜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의 눈] 아이들 마음 헤아릴 줄 모르는 어른들/김소라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아이들 마음 헤아릴 줄 모르는 어른들/김소라 사회부 기자

    중학교 때 학교 ‘짱’과 2년간 같은 반에서 생활했다. 친구들의 돈이며 옷을 뺏는 것은 기본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는 복도로 불러내 걷어차는 일도 잦았다. ‘짱’은 매주 3차례 학생지도실로 불려가 맞았다. ‘짱’은 체벌에 다리를 절뚝거리며 교문 밖을 나섰지만 밖에서 또 친구들을 괴롭혔다. 2년 동안 지켜봤던 ‘짱’은 부모님이 안 계신 탓에 가족들의 사랑을 그리워했다. 여린 학생이었다. 친구와 다툼이 생기면 주먹이 앞서는 거친 아이였지만 손을 내민 친구에게는 살갑게 웃어줬다. 하지만 선생님들 어느 누구도 ‘짱’의 다른 얼굴을 알지 못했다.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성토를 보면, 어른들의 눈에 청소년은 두 가지 부류만 있는 듯하다. 조직폭력배보다도 악독한 ‘일진’과 한없이 나약한 ‘피해자’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들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약한 친구들을 괴롭히는 나쁜 일진들을 뿌리뽑겠다며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사실을 기록하고, 심하면 의무교육과도 상관없이 퇴학도 불사하겠다는 식이다. 그러나 정작 학교폭력을 크게 키우는 건 청소년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는 어른들이다.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대다수의 부모들은 “내 새끼”를 외치며 학교로, 혹은 가해학생의 집으로 달려간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사는 쉽사리 배제되고, 학교폭력이 부모들의 갈등으로 번지는 순간 청소년들은 또 다른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피해학생의 뜻도 묻지 않고 섣불리 대처하거나 가해학생을 무작정 다그쳐 학교폭력보다도 더 큰 생채기를 남기기도 한다. 집에서는 착한 아이로 생활하며 학교에서는 일진으로 행세하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입을 꾹 다무는 청소년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어른들이 자녀의, 청소년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모른다는 방증이다. 그저 ‘독버섯’ 같은 일진들을 제거하고 억누를 생각을 하는 동안 어른들은 그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sora@seoul.co.kr
  • 인도 세탁공 ‘도비왈라’의 활약상

    인도 세탁공 ‘도비왈라’의 활약상

    18~19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영되는 EBS ‘극한직업’에서는 인도의 세탁공 얘기를 다룬다. 인도의 빨래터 가운데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도비가트가 있다. 규모와 작업량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도비가트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을 도비왈라라 부른다. 도비가트에서 일하는 도비왈라는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1만여명에 이른다. 취재진이 찾아간 곳은 바라나시. 강변의 돌을 빨래판 삼아 거리 계단에서 빨래에 열중하고 있는 도비왈라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물은 투명도 0%의 흙빛. 이 강물에 온종일 다리를 담근 채 화약냄새 가득한 약품을 치대고 어른 팔 길이만 한 방망이를 휘두른다. 이들이 해낸 빨래는 언제나 얼룩 하나 없는 완벽한 세탁. 그들이 가진 기술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라나시에는 공식 빨래터도 있다. 정부 관리 아래 운영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대형 단체 빨래를 취급한다. 빨랫감을 수백 곳에서 받아와 한번에 깨끗이 세탁한 뒤 곳곳으로 다시 배달해 준다. 말이 쉽지, 그 수많은 빨래들을 섞이지 않게 분류해서 세탁한 뒤 다시 정확히 배달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해서 필요한 것은 철저한 분업시스템. 재래식 빨래터에서 철저한 분업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도비왈라들의 노하우를 선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세뱃돈 맘테크 이젠 그만 어린이 전용통장 선물 경제교육+재테크 ‘덤’

    세뱃돈 맘테크 이젠 그만 어린이 전용통장 선물 경제교육+재테크 ‘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모(36)씨는 2009년 3살이 된 아이에게 주택청약저축과 펀드를 들어주었다. 웃어른이 준 세배돈 등을 꼬박꼬박 저축했고 올해 설에 6살 아이에게 결과물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씨는 “펀드 수익률은 현재 -4.02%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소한 15년 후에 찾을 거여서 큰 걱정은 없다.”면서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장기 저축이나 장기 투자를 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설날에 통장으로 세뱃돈을 주는 부모가 늘고 있다. 자녀에게 세뱃돈도 주고 경제관념도 길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한 금융상품도 늘고 있어 소개한다. 금융권은 설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용통장은 세뱃돈·학원할인 혜택 은행권은 저마다 특징이 있는 어린이 전용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해 통장을 디자인한 국민은행 ‘주니어 스타’는 영어 교육 업체인 리틀팍스와 제휴해 회비를 20% 할인해준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 28일까지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101명에게 100만원(1명), 50만원(4명), 25만원(6명), 5만원(90명)의 세뱃돈을 증정한다. 또 27일부터 ‘뽀로로 세뱃돈 봉투’도 증정한다. 신한금융은 ‘키즈플러스’라는 프로젝트 상품을 운영중이다. 예·적금, 주택청약 종합저축, 적립식 증권투자신탁, 변액보험 등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다음 달 7~11일 ‘신한 Kids&Teens 적금’에 입금한 경우 연 0.1%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또 2월 말까지 ‘신한 Kids&Teens 저축통장’, ‘신한 BNPP Tops 엄마사랑 어린이 적립식 증권투자신탁 제1호’에 가입한 고객이나 추가 입금 고객 등 1000명에게 문화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아이맘 자유적금’은 인터넷 어학 강좌 학원인 ‘애니스터디’의 동영상 강의료를 10% 할인해 준다. 하나은행의 ‘꿈나무 적금’은 14세 이전에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을 정하고 해당 대학에 입학하면 2%포인트 축하 금리를 준다. 3년 기본 금리는 연 4.6%다. 씨티은행의 ‘원더풀 산타 적금’은 설·추석·어린이날·가입자 생일을 전후해 5영업일 이내에 아이가 넣은 돈에 대해서 추가 금리 연 0.2%를 준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자녀 사랑 통장’은 예금액이 많을수록, 예금을 찾는 횟수가 적을수록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수익률 좋은 펀드 경제캠프도 지원 외환은행은 ‘외화 세뱃돈 세트’를 내놓는다. 행운의 지폐로 꼽히는 미화 2달러를 포함해 5개 국가(미국·유럽·중국·캐나다·호주) 지폐로 구성돼 있다. 판매 가격은 환율에 따라 변동되며 A형이 2만 3000원, B형이 4만 2000원 정도다. 어린이 전용 펀드를 만들어 주고 싶다면 운용 방식과 부가 혜택을 모두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어린이 펀드 역시 일반 펀드와 같이 채권형, 주식형 등 운용 방식에 따라 단기간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삼성증권의 ‘착한아이 예쁜아이 펀드’는 시가총액 200위 이내 종목에 최고 60% 이상 투자한다. 어린이 음악회와 어린이 경제교실 등을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의 ‘우리 쥬니어네이버 적립식 펀드’는 네이버 안에 전용 사이트를 마련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금융상식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의 ‘한투밸류 어린이 증권투자신탁 1호’는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며 장보고 역사탐방 등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의 ‘우리아이 3억만들기 펀드’는 국·내외 주식에 모두 투자할 수 있으며 수익금의 15%를 청소년 경제교육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한다. 애니메이션 신탁운용보고서를 제공하며 여름방학 경제캠프를 연다. ●보험 통장으로 저축과 보장을 동시에 최근에는 보험 통장으로 세뱃돈을 주는 부모도 늘고 있다.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저축성보험이 인기지만 어린이 손해보험을 가입시키는 경우도 있다. 저축성보험은 가입자의 보험납입액보다 만기시 돌려받는 돈이 큰 보험을 의미한다. 이 중 어린이 변액연금보험은 교육비, 결혼자금 등 중도 인출이 가능하고, 연금도 준비할 수 있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교보생명 ‘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 대한생명 ‘아이스타트 연금보험’, 삼성생명 ‘우리아이변액연금’, 하나HSBC생명 ‘어린이변액유니버설보험’ 등이 있다. 좀 더 넓은 보장을 원한다면 재테크보험이 있다. 동양생명 ‘수호천사 꿈나무 재테크보험’은 어린이보험의 보장 범위를 유지하면서 나이별로 영어캠프자금, 미용성형자금, 배낭여행자금 등을 지급한다. 손해보험으로는 최근 ‘왕따’로 인한 신체·물질적 피해나 컴퓨터 관련 질병을 집중적으로 보장하는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통장이든 보험이든 펀드든 미성년자(만 19세 미만)인 아이에게 넣어준 금액이 10년간 1500만원을 넘으면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단, 미리 관할세무소에 증여세 신고를 해두면 1500만원을 넘더라도 이자와 같은 추가 수익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만 20세 이상은 3000만원까지 증여세를 물지 않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배 버린 선장·거짓 방송” ‘13일 금요일 밤’의 人災

    “배 버린 선장·거짓 방송” ‘13일 금요일 밤’의 人災

    “여성과 어린이부터 타십시오.” 지난 13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 서해안 토스카나 제도의 질리오 섬 인근 칠흑 같은 해상에서 미국 보스턴 출신의 벤지 스미스는 생애 최악의 시련과 맞닥뜨렸다. 유람선은 기운 채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었고, 구명정에는 100명 안팎의 인원만 오를 수 있었다. 그는 “선체에 매달려 꼭 부둥켜안고 있던 가족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떨어져야만 했다.”며 몸서리쳤다. ●한국인 34명 무사… 엔진실 폭발 가능성 1912년 4월 15일 영국의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 꼭 100년 만에 이탈리아 연안에서 현대판 타이타닉의 공포가 재현됐다. 그것도 서구인들이 꺼리는 ‘13일의 금요일’에 일어난 일이었다. 승객 등 4200여명을 태운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좌초되는 바람에 지금까지 5명이 숨지고, 17명이 실종됐다고 AP 등 외신들이 15일 전했다. 24시간 만에 구조된 29세 동갑내기 신혼부부를 비롯해 최소 34명의 한국인 승객은 안전하게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 부부와 여행에 나섰던 한국인 승객 김철수(49)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구명조끼를 들고 비상구로 빠져나오라는 안내방송이 있었는데 비상 탈출훈련이라고 해서 그대로 믿었다. 하지만 구명보트가 있는 곳에 도착하니 이미 배가 70도가량 기울어 있었다.”며 그제서야 실제 상황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구명보트가 있는 갑판에 도착한 뒤에야 ‘배를 버린다’는 안내방송이 나왔고, 그때부터 어른 아이 없이 모두 울부짖고 비명을 질렀는데 그 소리가 더 공포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사고는 지중해 정기 운항에 나선 유람선이 질리오 섬 인근 해상에서 바닷속 암초와 충돌하면서 일어났다. 일부 승객들은 배가 부딪히기 직전 정전이 되고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이는 엔진실에서 폭발이 일어났음을 의미한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사고가 나자 길이 290m, 11만 4500t 규모인 유람선은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했다. 유람선이 한쪽으로 기울며 전복되기 시작하자 집단 패닉에 빠진 승객들은 서로 구명정으로 기어오르려 했다. 배가 바닷속으로 빠져들면서 사람들은 바닷속으로 하나둘씩 사라졌다. 승객 200여명은 바다에서 90m가량 떨어진 해안까지 헤엄쳐 간 뒤 바위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 65세 여성은 심장마비로 숨졌다. 여성과 어린이를 안전한 해안으로 먼저 실어 나른 구명정은 3시간 만에야 현장으로 되돌아갔다. 구명정 가운데 3대는 기술적 문제와 승무원의 미숙함으로 작동되지 않았다. ●“훈련한다 했는데 배 이미 70도 기울어” 이번 사고는 승무원들의 무책임, 늑장대응 등이 키운 ‘인재’였다는 비판이 거세다. 검찰은 승객들이 주장한 대로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52)가 승객들이 다 대피하기도 전에 배를 버렸다는 혐의를 조사 중이다. 하지만 선장은 이를 부인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승무원들이 ‘단순한 기술적 문제’라고 안내하는 바람에 승객들은 사고가 난 지 45분 동안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암초가 많은 사고 지역에서 거대한 유람선이 왜 그렇게 해안선 가까이로 다가갔는지도 의문이다. 해안 경비대는 선장이 안전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배를 항구 쪽으로 접근시키려 했을 수 있지만, 문제는 유람선이 사고 직후 조난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셰티노 선장 등 관계자들을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체포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블랙박스 분석에도 들어갔다. 사고 유람선은 2004~2005년 4억 5000만 유로(약 6646억원)의 비용으로 건조됐으며 스위트룸 58개와 레스토랑 5개, 온천탕 5개, 수영장 4개 등을 갖추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10대의 뇌는 ‘불협화음’이다

    질풍노도의 시기. 청소년기를 묘사하는, 널리 알려진 표현이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은 너무 고상해 보인다.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학교폭력, 교사폭행 이야기에 우리 아이들이 대체 왜 저럴까 싶다. ‘청소년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수잔 에바 포터 지음, 유재봉·심혜경 옮김, 교문사 펴냄)는 일선 현장에서 이 고민을 마주하게 될 교사들을 위한 책이다. 출발은 뇌과학이다. 10대와 어른의 뇌를 비교 분석해 보면 실행기능을 맡은 전두엽에서 차이가 난다. 저자는 이 부분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 전두엽은 “뇌의 전체적인 연주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데 10대의 뇌는 “불협화음이 가득한 연습무대의 연주”라는 것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바로 이 불협화음들이 바이러스처럼 뭉쳐다니는 위험한 공간이다. 학교가 진정으로 해줘야 하는 것은 이 불협화음을 10대들이 스스로 조율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기술’을 알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교사, 임상전문가, 상담사로 20여년간 아이들과 부대낀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차분하게 정리했다. 옮긴이들의 말이 남는다. “교사는 자기 학생을 공부하는 사람이다. 언제부터인가 학생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사라지고 교과내용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자전거 탄 소년’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자전거 탄 소년’

    다르덴 형제는 21세기의 첫 10년 동안 칸영화제가 가장 사랑한 감독이다. ‘로제타’ 이후 그들이 칸영화제에 출품한 모든 작품은 주요 상을 받았다. 디지털이 대세로 자리한 시기에 새로운 경향을 대표하거나 혁명적인 스타일을 뽐내는 영화들과 거리가 먼 그들의 작품이 주목받았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가족, 인간관계, 도덕, 사회를 주제로 집요한 카메라와 섬세한 미장센의 드라마를 추구해 온 그들은 신작 ‘자전거 탄 소년’에서 조금 변신을 시도한다. ‘자전거 탄 소년’은 모리스 피알라와 장 외스타슈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중반에 만든 십대 영화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작품이다. 열한 살 소년 시릴은 아버지가 자신을 보육원에 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른들은 이제 아버지를 잊고 혼자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부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아버지의 확언을 듣기 전까지 소년은 현실을 인정할 수 없다. 소년은 때때로 보육원을 탈출해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헤매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느 날, 시릴은 붙잡으러 온 보육원 직원을 피하다 주변에 앉아 있던 서맨사의 품에 매달린다. 혼자 사는 여자와 홀로 된 걸 부정하는 소년은 그렇게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며칠 뒤, 미용실을 운영하는 서맨사는 시릴의 주말 위탁모를 자청한다. ‘자전거 탄 소년’의 각본은, 몇 년 전 다르덴 형제가 일본에서 들은 실화와 당시 준비 중이던 여의사 이야기가 결합해 탄생했다. 이야기의 전개를 두고 긴 대화를 나눈 형제는 이번 작품이 ‘톰 썸의 비밀모험’(1993) 같은 동화로 완성되면 어떨지 생각했다고 한다. 그들의 바람대로 이 작품의 인물들은 복잡한 내면 때문에 갈등하는 법이 없다. 착한 사람은 당연하다는 투로 선하게 행동하고, 비열한 인물에게도 선과 악의 다툼 같은 건 끼어들지 않는다. 혹시 서맨사를 비롯한 인물들이 너무 순진하다고 따진다면 다르덴 형제는 “이건 동화야.”라고 답할 것이다. 예전과 달리 다르덴 형제는 시릴을 냉혹한 세상으로 내몰지 않는다. 소년의 곁으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다가서고, 밝은 기운이 소년 주변을 감싼다. 혹자는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대책 없이 바뀌었다는 듯이 (또는 반대로 매번 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듯이) 말한다. 그러나 꼭 그런 것도 아닌 게, 그들이 만들어 온 영화에서 줄곧 찬바람만 불지는 않았음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누군가 힘겹게 손을 내밀거나 말을 건네는 마지막 순간, 다르덴 형제의 영화들은 비로소 큰 빛을 발하지 않았던가. ‘자전거 탄 소년’은 그 빛으로 영화 전체를 밝힌 작품이다. 영화가 마냥 감상적인 톤을 구사할까 봐 걱정하진 말자. 실제로 그들은 감상에 빠지지 않은 채 관계 형성을 보여 줄 방안을 고심했다고 한다. 숨을 헐떡이는 인물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대신 ‘자전거 탄 소년’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시릴의 주변을 다소곳이 뒤따른다. 인물을 도덕적 시험대에 올리는 대신 어린 소년이 바른 빛을 찾는 과정을 묵묵히 바라본다. 그리고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2악장 아다지오의 여섯 소절로 인물에게 숭고한 사랑과 구원, 위로를 전한다. 단순함 속에 진심을 전할 수 있을 때 감독은 마침내 거장이 된다. ‘자전거 탄 소년’의 다르덴 형제가 그런 경우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문화마당] 학교폭력과 ‘크리미널 스쿨’/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학교폭력과 ‘크리미널 스쿨’/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남성 5인조 그룹 SS501의 ‘Love Ya’라는 노래가 있다.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아픔과 절절한 사랑을 ‘주문을 걸 듯’ 반복하여 읊조리는 곡이다. 어찌 보면 그렇고 그런 사랑노래쯤으로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멜로디와 멤버들의 분위기가 자못 신비롭게까지 느껴져 인상적이던 곡이다. 요즘 이 곡이 예상치 않은 곳에서 사용되고 게다가 노랫말 또한 전혀 다른 상황임에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탄복했는데, 바로 ‘크리미널 스쿨’이라는 뮤직비디오가 그것이다. ‘크리미널 스쿨’(Criminal School)은 청소년 영상제작모임 MIC(Make Invent Create)에서 만든 것으로서 올 연초에 소개돼 불과 며칠 만에 수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동영상이다. 50초 정도의 티저 동영상인 ‘크리미널 스쿨’은 얼핏 제목만 보면 무슨 조폭이나 깡패가 등장하는 그런 범죄물 같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학교폭력과 자살예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도되어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준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크리미널 스쿨’은 구타와 물고문, 유서를 쓰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려 하는 어느 학생의 모습을 담았다. 영상의 이미지는 대구 중학생 사건을 보도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Love Ya’의 노랫말이 섞이면서 다른 차원의 시너지효과를 낸다. 특히 ‘너를 보면 아파/숨이 너무 가빠/이제 내 손 잡아…너 아니면 안 돼/이제 내 손을 잡아’라는 대목은 학교폭력으로 고통을 당하다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 하는 학생에 대한 아픔과 연대의 감정을 증폭시킨다. 우리 사회는 현재 학교폭력에 대한 언술들로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과 대구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그 파장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며 충격과 경각심을 일깨우고, 교육부에서도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그간 ‘일진’ ‘왕따’ ‘빵셔틀’ 등 학교에서의 따돌림 현상 및 폭력과 관련된 용어들이 종종 회자되면서도 우리 사회에서는 미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쟁점이 되던 당시만 부글거렸을 뿐 쉽게 잊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근자의 학교폭력은 이제 학생들의 생명과 결부되면서 그간 우리 사회의 인식이 얼마나 안이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학교폭력 현상을 진단하는 프로그램들에서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법에 대한 모색이 시도되지만, 정작 가해자나 피해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물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이자 그들의 인권에 관한 문제이니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이 체감하는 정도와 발언은 어른들의 것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미널 스쿨’로 공익광고를 만든 MIC 멤버 박한울군은 한 인터뷰에서 “어른들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그 자신 학교폭력을 경험했고, 그 일로 자살충동까지 느꼈다는 박군은 “최근 잇따른 학생 자살사건을 보며 우리 문제를 제일 잘 아는 우리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드러낸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그 경험이 스스로도 지우고 싶거나 잊고 싶은 기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픈 기억은 드러내야 치유할 수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 가둬두면 상처는 곪아버릴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박군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뿐만 아니라 같은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함께하자며 손을 내민 것이다. 아픔은 함께 함으로써 덜해지고 치유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학교폭력 역시 드러내야 문제를 해결할 길도 열린다. 감출수록 상처의 뿌리는 깊어진다. 무서워도 용기를 내야 하고, 친구와 학교와 사회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또한 폭력은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나쁜 것이고 죄가 된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주어야 할 것이다.
  • 지관스님 사리 수습 15일 경국사서 공개

    지관스님 사리 수습 15일 경국사서 공개

    지난 6∼7일 해인사에서 봉행된 다비식 이후 수습된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2일 입적)의 사리가 오는 15일 서울 정릉 경국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경국사는 지관 스님이 생전에 주석하며 수행 정진한 도량이다. ●사리 증명절차 진행 10일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계에 따르면 해인사 문도회(대표 세민 스님)는 당초 초재가 열린 지난 8일 서울 경국사에서 사리(약 8과)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사리 수습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재가 열리는 15일까지 공개를 늦추기로 했다. 세민 스님은 “사리를 여러 과 수습했지만 해인총림 방장인 종정과 산내 어른 스님들의 증명을 받은 후에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공개 연기 이유를 밝혔다. 문도회 상좌들은 초재 이후 경국사에 모여 사리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9재 막재는 조계사 봉행 검토 한편 다음 달 19일 해인사에서 예정됐던 49재 막재(7재)는 서울 조계사로 옮겨 봉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9일 총무원을 예방한 해인사 문도회 대표들에게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요청한데 따른 것. 자승 스님은 지관 스님이 생전 설립한 공익기부재단 ‘아름다운 동행’에 자비나눔 기금 3000만원을 전달하기 위해 총무원을 찾은 문도회 대표들에게 “지관 스님 장례는 종단장인 만큼 49재를 조계사에서 봉행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 문도회와 해인사가 협의해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문도회 대표들은 “종정 스님과 교구에 양해를 구해 조계사에서 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관 스님의 49재는 15, 22, 29일과 다음 달 5, 12일 6재까지는 경국사에서 봉행되며 막재만 조계사에서 열릴 전망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여자만 앵겨” 명동10대들, 프리허그짓들이…

    “여자만 앵겨” 명동10대들, 프리허그짓들이…

    최근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프리허그’ 운동이 10대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탈선을 조장하는 사례가 잦아 경찰과 학교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리허그란 ‘프리허그’(Free Hug)라 적힌 피켓을 든 사람이 자신에게 포옹을 청해 오는 불특정한 사람을 길거리에서 안아주는 운동이다. 포옹을 통해 타인의 정신적 치유를 돕자는 선의의 취지에서 출발했다. ●술에 취한 채 “안아주세요” 그러나 서울 중구 명동 명동예술극장 앞에서는 ‘여자만 앵겨’ ‘남친 없음’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학생들이 술에 취해 “안아주세요.”라고 외치거나 행인에게 시비를 걸었다. 또 남녀가 부둥켜안은 채 술을 마시는 등 과도한 스킨십도 서슴지 않았다. 명동 지역 상인들과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연말과 새해 첫날 명동예술극장 사거리를 가득 채운 학생들에게서도 이 같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학생들이 온종일 춤추고 소리지르고 시끄럽게 해 손님들이 매장 안에 거의 못 들어왔다.”면서 “담배 피우고 침 뱉는 애들에게 뭐라고 했더니 듣기는커녕 대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여학생에 포옹 강요까지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최근 명동에서 프리허그를 하는 학생들의 안전 사고와 탈선 행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 6일 지역 9개 중·고교와 중구청 등 관련 기관이 참석한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회의’에서 프리허그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교육계 역시 프리허그의 순수한 취지는 인정하지만 자칫 불건전한 하위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여학생에게 포옹을 강요하는 등 일부 부작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새로운 놀이 문화인 프리허그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명동을 찾은 고교생 김모(18)군은 “좋은 추억을 남기고 외롭고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려고 시작한 일인데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어른들이 이해가 안 간다.”고 반박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피해학생 “일진형들 사형 받으면 좋겠어요”

    피해학생 “일진형들 사형 받으면 좋겠어요”

    지난 6일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팀 조사실. 온종일 참고인 조사를 받는 중학생들이 들락날락했다. 학교 선배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감금에 폭행까지 당한 피해 학생들이다. 옆엔 부모가 함께 있었지만 눈빛에선 두려움이 읽혔다. 형사 앞에서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경찰서에서 형(가해 학생)과 눈을 마주쳤는데 오줌 쌀 것 같았어요. 저…, 형들이 사형 선고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는 조사 뒤 학교 생활을 걱정했다. 최근 경찰 수뇌부가 학교 폭력에 대한 강력 대응을 주문하면서 최근 경찰서에서는 이 같은 풍경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여성청소년계에서 맡았던 수사도 강력계에서 전담하고 있다. 마포서에서 만난 피해 학생 장모(13)군은 “상습적으로 돈을 뜯기는 것이 참을 수 없어 학교 생활지도부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자식들의 증언에 부모들은 “무조건 강하게 처벌해 달라.”며 격분했다. 다른 쪽 방에서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사가 한창이다. 조사를 마친 경찰은 “주범 격인 가해 학생은 부모 없이 조부모와 함께 살았다.”면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또 “어쩌다 일진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폭력을 일삼게 된 것인데 한편으론 안타까웠다.”고도 했다. 마포서는 가해 학생 가운데 박모(14)군을 구속했다. 폭력과 갈취 혐의로 14세 소년이 구속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강도 같은 중대범죄는 아니지만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중대성 때문에 구속하게 됐다.”면서 “해당 학교 일진회 인원을 모두 파악해 일망타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담당판사가 “이제 만 14세 학생인데 학교 폭력이 문제화된다고 구속까지 하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담당 경찰은 “피해 학생들이 구속을 요구했고 죄질이 가장 나쁘다.”고 강변했다. 결국 박군은 구속됐다. 마포서와 같은 모습은 현재 전국 곳곳의 경찰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서울 마포서, 서부서, 성동서 등은 이날 ‘학교안전드림팀’을 구성, 학교 폭력 우범지대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피해 학생에게 형사를 배치해 보호하는 ‘후원자제도’도 시행하기로 했다. 일선 지구대, 학교 등과도 긴밀히 협조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어른들의 대응이 처벌 중심의 일회성 대책이어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 등 외부 인력이 학교 폭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양성화해야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순 없다.”면서 “특히 경찰의 노력이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불만이 없지 않다. 처벌도 좋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지구대 외근 경찰은 “뭐든 문제를 매로 해결할 수 없듯이 학교 폭력을 풀 주체는 교육 당국이라는 점을 인식해 줬으면 한다.”면서 “윗선에선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각종 대책들을 쏟아내지만 3교대로 굴러가는 외근 시스템에서 윗선의 뜻대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아·이영준기자 jin@seoul.co.kr
  • [사설] 포털이 학교폭력 부추기는 공간 되다니…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학교 폭력을 담은 만화 등을 무분별하게 싣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친구들을 심한 욕설과 함께 이유 없이 발길질하고, 심지어 죽이라고 소리치는 장면들이 여과 없이 인터넷상에 떠돌아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학교 폭력을 공공연하게 부추기고, 어떤 의미에서는 순진한 학생들에게 폭력을 학습시켜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상이 이러한데 어디 한 군데에서도 이를 규제하는 곳이 없다. 어린 학생들의 인성을 파괴하는 이런 폭력 만화에는 반드시 제재가 필요하다. 인터넷상에서의 이런 잔인한 폭력 장면은 자칫 학생들에게 폭력의 일상화를 조장하고, 마치 폭력이 사회적으로 묵인되는 것처럼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야후코리아,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연재되는 웹툰(연재 만화) 340여개 중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한 웹툰은 11개에 이른다. 한 포털사이트의 인기 만화 ‘열혈초등학교’에 실린 장면은 어른들이 봐도 섬뜩하다. 초등학교 2학년 ‘대장’인 한 학생이 ‘통합’을 한다며 자신의 ‘부하’로 하여금 다른 반의 ‘짱’을 찾아가 흠씬 패주도록 시킨다. 친구가 맞고 있는데도 아이들은 박수를 친다. 이를 바라보는 대장은 “죽여라.”라고 소리친다. 대장의 티셔츠에는 영어로 ‘KILL YOU’(너를 죽일 테야)라고 씌어 있다. 조폭의 패싸움 같은 이런 끔찍한 장면들을 나이 제한 없이 볼 수 있다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유치원생들도 인터넷 게임 등을 즐기는 등 인터넷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열린 공간이다. 그런데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웹툰의 폭력성에 대해 한번도 심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 폭력 웹툰의 경우 19세 이상 관람가로 전환하는 등 규제가 필요하다. 규제에 앞서 포털사이트 스스로 폭력 추방을 위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도리다. 사회적 영향력은 행사하면서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 정동진·설악… 강원의 겨울을 비추다

    정동진·설악… 강원의 겨울을 비추다

    밤새 소복이 눈이 쌓여 눈꽃을 피우고, 어수선한 세상도 온통 하얗게 덮였다. 강원도의 겨울은 신비로운 아침 풍경을 만들어낸다. 잠들어 있는 것 같지만,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EBS는 9일부터 12일까지 밤 9시 30분에 방영하는 ‘한국기행’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동해를 품에 안은 땅, 강원도의 겨울을 비추는 ‘강원도 겨울연가’를 소개한다. 9일 ‘1부 해야 솟아라’에서는 일출명소가 즐비해 새해 첫날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동해로 여행을 떠난다. 일출의 대명사로 불리는 정동진역. 바닷가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지만 모여든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해가 뜨기만을 기다린다. 바다가 아니라면, 단연 민족의 영산 태백산이다. 새벽 4시, 어둠을 뚫고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견디며 손전등 하나에 의지한 채 태백산을 오르는 사람들. 그곳에서 이들은 수천 년을 한결같이 비춰온 태백산의 아름다운 일출을 만난다. 이어 ‘2부 안도전에 겨울이 오면’(10일)에서는 정선의 오지마을 중에서도 가기 어렵기로 손꼽히는 안도전을 찾는다. 눈만 오면 오도 가도 못하는 첩첩산중의 오지지만 마을 사람들은 겨울이 더 따뜻하다고 말한다. 이 마을의 특별한 겨울나기는 무엇일까. 11일에는 어른부터 아이까지, 강원도에 눈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조명한 ‘3부 눈이 오니 좋지 아니한가’가 이어진다. 눈이 오면 운동장에 스키장을 만드는 강원도 평창 도암초등학교의 행복한 아이들, 한겨울에 더욱 영양분 많고 맛이 좋아지는 시래기를 수확하는 해안면의 펀치볼 마을을 담았다. 12일 ‘4부 겨울 설악’에서는 설악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장을 지냈던 신용석씨와 눈꽃이 만개한 겨울산을 트레킹하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설악산의 겨울 풍경을 만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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