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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크·나이프가 바꿔놓은 인류의 삶은…

    포크·나이프가 바꿔놓은 인류의 삶은…

    포크를 생각하다 /비 윌슨 지음/김명남 옮김/까치/368쪽/2만원 포크가 처음 등장한 건 11세기 유럽이었다. 당시 포크는 경멸과 조롱을 받던 천덕꾸러기였다. 신이 준 두 손을 두고 ‘악마의 삼지창’을 닮은 도구를 사용한다는 게 이유였다. 이런 기류는 상당 기간 이어졌다. 17세기 프랑스의 풍자가 토마 아르튀는 고기를 손이 아닌 포크로 먹는 이들을 두고 ‘자웅동체’라며 경멸했다. 포크를 쓰는 게 성적(性的)으로 비정상적인 행위라는 암시다. 포크가 무용함을 넘어 음란한 물건으로 여겨진 셈이다. 젓가락도 비슷하다. 자신들의 식사 도구와 다르다는 이유로 서구인들에게 천대받기 일쑤였다. 1819년 중국에서 최초로 중국 음식을 먹은 한 미국인은 “원숭이에게 뜨개바늘을 쥐여줘도 젓가락질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포크를 생각하다’는 이처럼 냄비와 팬, 칼, 불, 계량, 갈기, 먹기, 얼음, 부엌 등 인간의 식생활에 등장하는 주요 8개 요소를 화두로 인류의 삶이 변화한 모습을 짚고 있다. 저자가 초점을 맞춘 건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다. 음식 또는 식재료의 문화와 역사를 다룬 수많은 책과 궤를 달리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오늘날 부엌에서 쓰이는 다양한 도구들은 긴 역사와 수많은 발명이 쌓인 결과다. 그 도구들은 식탁 예절과 문화를 넘어 역사를 만들었고 신체구조까지 변화시켰다. 현대인들의 구강구조는 피개교합(被蓋咬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 앞니가 아래 앞니보다 살짝 앞으로 튀어나왔다. 이는 칼로 음식을 썰어 먹는 데서 비롯됐다. 오래전엔 질긴 음식을 입 안에 넣고 앞니로 잡아 무는 식으로 먹었다. 한데 나이프와 포크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음식을 잘게 잘라 입에 넣게 됐다. 이로 인해 앞니는 점차 ‘무는’ 기능을 상실했고 윗니가 계속 자라면서 피개교합이 됐다는 것이다. 이는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럽에서 나이프와 포크가 표준 식사 방식이 되기 무려 1000년 전인 송나라 때부터 재료를 잘게 잘라 조리하는 방식이 유행했다. 이 때문에 피개교합이 유럽보다 800~1000년 일찍 나타났다. 도구가 생존을 결정짓기도 했다. 예컨대 약 1만년 전 냄비가 없던 시절의 유골을 보면 치아가 없는 사람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은 경우는 없었다. 그러다 토기가 발명됐다. 그 덕에 죽이나 수프처럼 씹지 않아도 되는 걸쭉한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를 기점으로 이가 하나도 없는 성인의 유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냄비가 선조들을 살린 셈이다. 책은 이처럼 색다른 관점에서 식탁의 역사를 적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고전은 위대하지 않다 권장도서 목록 잊어라

    고전은 위대하지 않다 권장도서 목록 잊어라

    책의 정신/강창래 지음/알마/376쪽/1만 9500원 1990년대 중반, 국내에선 독서운동 ‘열풍’이 불었다. 도서관은 3배 이상 늘었고, 장서 수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어느 순간 독서운동은 ‘광풍’의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비정상적인 열기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돼 한국의 성인 평균 독서량을 1990년대 이전으로 끌어내렸다. 대학강사이자 도서활동가인 저자는 원인을 ‘권장도서목록’에서 찾는다. 자발적으로 읽는 즐거움이 아닌 강제로 읽는 불편함은 지적 소화불량을 가져온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지금까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온 ‘불멸의 고전들’에 차례로 이의를 제기한다. 도전적이며 발칙한 상상력은 부인할 수 없는 설득력을 갖는다. 예컨대 프랑스 대혁명을 가능케 한 것은 루소의 ‘사회계약론’ 같은 사상서가 아니라 당시 유행했던 포르노에 가까운 연애소설이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화두로 던진다. 프랑스 혁명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서 사회계약론은 혁명 이후 2년간 발간된 1114권의 정치 관련 소책자에서 단 12회만 인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루소가 가볍게 쓴 소설 ‘신 엘로이즈’는 계급 차별로 이뤄지지 못한 남녀 간의 사랑을 풀어놓으며 대중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가난한 평민 출신의 가정교사 생프뢰와 스위스 귀족의 외동딸인 쥘리가 현세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쥘리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독자들은 “감정이 격해져 미칠 것만 같다”며 루소에게 편지를 쏟아 냈다. 교황청은 책을 금서 목록에 올렸고, 프랑스인들은 고귀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한 사회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대 과학혁명의 밑거름이 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갈릴레이, 뉴턴의 저작물에 대해서도 저자는 혹평한다. ‘어떻게 아무도 읽지 않은 책들이 정신 혁명의 근간이 될 수 있었느냐’는 의문에서다. 신뢰하기 어려울 만큼 조잡했던 실험과 난해한 기호 탓에 현대 과학자들이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나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들의 저서는 프랑스 등에서 발간된 다양한 해설서를 통해 새 생명을 얻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어 ‘고전은 정말 위대한가’라고 묻는다.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공자의 ‘논어’가 과연 우리가 아는 소크라테스나 공자의 말과 사상이냐는 질문이다. 그의 사후 제자들이 남긴 기록은 제자들의 생각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플라톤은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말을 생중계하듯 썼지만,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처음 만난 것은 20세 때였다. 당시 소크라테스의 나이는 63세였다. 논어는 아예 공자의 사후 700년 뒤 집대성됐다. 현대인들이 고려시대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체주의자인 소크라테스나 엘리트주의자인 공자 못지않게 민주주의자인 페리클레스나 솔론, 평화주의자이자 하층민의 대변자인 묵자의 책도 함께 읽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비판적으로 책을 읽기를 권한다.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편견을 깨뜨리는 기쁨을 누리라는 조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호주 농가서 집단 성학대 시달려온 어린이 12명 구조

    호주 농가서 집단 성학대 시달려온 어린이 12명 구조

    12명의 호주 어린이들이 외딴 농가에서 문명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성적학대에 시달리는 등 짐승 같은 삶을 살아오다가 발견됐다. 이들은 집단 성행위는 물론 근친상간에도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들이 발견된 곳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지역 산 속 외딴 농가로 이들의 연령대는 5세~15세였다. 경찰과 아동 보호사들 조사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들은 30여명의 어른들과 함께 공동생활하고 있었다. 이 어른들은 아이들의 삼촌·숙모들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서로 성관계를 맺는 등 근친상간을 통해 자손을 생산하는 엽기적인 행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 역시 이런 집단 성행위에 강제적으로 동원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들은 청각·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조사관들은 “유전자 검사 결과 ‘근친상간’이 원인은 것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두 개의 이동식 트레일러, 헛간, 텐트 등에서 생활해왔고, 하수구 시설은 물론 화장실조차 없어서 굉장히 비위생적이었다. 아이들의 잠자리 공간은 전기톱, 전기배선, 각종 쓰레기들이 널려있었고 캥거루들이 와서 서식하는 등 굉장히 열악했다. 호주 가정 법원은 “아이들의 위생상태가 굉장히 불량했다”고 전하며 “한 여자 아이는 화장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휴지가 뭔지조차 몰랐고, 심지어 칫솔은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법원은 아이들이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어눌하게 말을 했고, 수줍음이 많아 사람들과 눈을 잘 못 마주쳤다”고 덧붙였다. 호주 가정 법원은 해당 어른들에게 아이들 양육 자격이 없다고 판단, ‘주(주) 차원’에서 아이들이 18세가 될 때까지 보호하도록 명령했다. 사진=wikimedia commons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4) 배우자로 선택받기 위한 처절한 노력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4) 배우자로 선택받기 위한 처절한 노력

    10~70대 남자에게 배우자의 조건을 조사했더니 1위가 예쁜 여자, 2위가 예쁜 여자, 3위가 고운 여자란다. 참 남자들은 여자를 선택하는 데 일관성이 있다. 물론 여자는 돈 많고 능력을 갖췄으며 잘생긴 남자를 선호한다. 외모가 첫 번째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사랑을 고백하고 연인을 고르는 것처럼 동물도 구애를 하고 짝짓기를 할 배우자를 고른다. 암컷, 수컷만 있으면 무조건 짝짓기를 할 것이란 짐작은 오해다. 동물들도 남자처럼 외모가 가장 중요한 배우자 선택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집단생활을 하는가, 일부일처제로 생활하는가에 따라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기도 하고 수컷이 암컷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암컷에게 선택권이 주어졌다. 따라서 암컷에게 선택받으려면 온갖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 사람들도 프러포즈를 할 땐 남자가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면서 여자에게 결혼해 달라고 구애하지 않는가. 흔히들 암컷이 화려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암컷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수컷의 외모가 화려하다. 공작새를 봐도 암컷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원앙새도 수컷을 암컷으로 여길 만큼 자태가 곱다. 화려할수록 간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비처럼 검은색과 흰색을 가진 경우엔 꼬리의 길이와 좌우대칭이 중요한 선택 조건이 되기도 한다.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꼬리 깃털은 공중에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먹는 제비에게 정교하고 미세한 비행 조정 능력을 주기 때문이다. 새와 원숭이도 색을 구별하는 능력을 가졌다. ‘맨드릴’이라는 원숭이는 마치 얼굴에 빨강, 파랑, 흰색 물감을 덧칠한 듯 아주 화려하다. 세계동물백과사전 표지 모델로 등장하기도 한다. 어른 수컷의 상징으로 암컷을 두고 수컷끼리 싸울 때 맨드릴의 얼굴만 봐도 도망갈 정도다. 이는 곧 우두머리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뜻한다.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이유가 비단 외모 때문만일까. 외모가 수컷을 평가하는 잣대여서다. 선명하고 화려하고 멋진 몸은 건강을 뜻하고, 먹이 활동을 잘하는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암컷뿐 아니라 태어날 새끼에게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즉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좋은 유전자를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와 같은 건 아닐지. 색 못지않게 중요한 배우자 선택의 또 다른 신호는 소리다. 산길을 걷다 보면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즐거운 대화처럼 들린다. 지저귀는 소리는 짝을 유혹하는 구애 신호다. 물론 황새나 독수리처럼 노래를 하지 않는 새도 있지만, 새들처럼 완벽한 노래를 만들어 사용하는 동물도 없다. 그럼 노랫소리의 의미는 무엇일까. 적이 영역을 침범할 때도 연인과 사랑을 나눌 때도 무리 속 문화 전달 역할을 한다. 그러면 배우자를 찾으려 부르는 노래는 무엇이 다를까. 배우자를 찾는 지빠귀는 24시간 중 10시간을 노래한다. 배우자를 찾을 때까지 줄곧 노래한다. 특히 암컷이 다양한 노래를 부르는 수컷을 선택한다. 휘파람새는 새끼 때부터 아빠의 노래를 배우고 자라는데 조사 결과 실제 새끼 때부터 건강하게 잘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추기경새를 연구한 학자는 암컷과 수컷이 노래 습득 능력에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암컷이 수컷에 견줘 3배쯤 빨리 습득한다. 암컷은 노래를 꼭 들어야 배울 수 있지만, 수컷은 노래를 듣지 않아도 자신만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어른 추기경새의 노래는 거주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왜 암수의 학습 능력이 다른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수컷의 학습 능력은 그 지역의 방언을 습득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만큼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능력 있는 수컷을 암컷이 싫어할 이유가 있을까. 수컷이 암컷을 선택하는 동물일 경우에도 컬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노래를 누구나 기억한다. 원숭이 엉덩이가 모두 빨간 것은 아니다. 집단으로 생활하는 비비 원숭이는 수컷이 지배하는 전형적인 일부다처제 생활을 한다. 수컷에게 선택받기 위해 암컷은 빨갛게 부어오른 엉덩이를 이용한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국립공원에 사는 29마리 암컷 비비 원숭이를 13개월 동안 연구했다. 22마리의 부어오른 엉덩이 치수를 재고 이 암컷들에 대한 수컷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가장 크게 부어오른 빨간 엉덩이를 갖고 있는 암컷이 무리나 서열, 나이와 상관없이 수컷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수컷들은 암컷의 엉덩이 수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금이라도 더 큰 엉덩이를 가진 암컷을 찾기 위해 몸싸움도 불사한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선택받은 암컷 비비 원숭이는 우두머리 수컷 비비 원숭이의 자리를 노리는 수컷과 권력 싸움이 생겼을 때 새로운 우두머리를 결정하는 막강한 지위를 가졌다는 것이다. 결국 암컷의 선택에 따라 배우자가 바뀔 수 있다.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은 남자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자는 여자라고 했다. 비단 사람 세상에서만이 아닌가 보다. 실제로 동물의 사회에서 암컷은 막강한 지위를 지녔다. 예컨대 코끼리의 경우 나이가 가장 많은 암컷이 무리를 이끈다. 그러면 수컷 코끼리는 무엇을 할까. 무리 중 가장 힘센 수컷은 여왕의 눈에 들면 무리의 선두에 서서 길을 안내하고, 적이 나타났을 땐 목숨을 내걸고 싸워 여왕과 무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수컷은 이렇게 생명을 아끼지 않고 헌신적인 봉사를 해야 한다. 모계 중심 사회를 형성하는 코끼리 사회에서 여왕 코끼리의 명령은 곧 법이다. 여왕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자에게 중징계를 가함으로써 절대통수권자인 여왕의 명령을 준수하도록 유도한다. 무리의 길잡이 역할에다 힘이 가장 센 수놈이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만 할 뿐, 여왕한테 장가 한번 가지 못한 것을 불평 삼아 자기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땐 우선 여왕이 한두 차례 점잖게 경고한다. 그래도 이 어리석은 수놈 코끼리가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힘세다고 으스대며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매정하고 냉철한 여왕은 집단폭행을 지시해 모든 무리에 본보기를 보여 준다. 이쯤에서 인류의 역사상 천하를 호령한 여왕들이 떠오르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대표적인 모계사회 동물엔 하이에나과에 속하는 점박이와 줄무늬 하이에나가 있다. 하이에나 하면 흔히 다른 동물이 사냥한 고기를 빼앗거나, 먹고 남은 썩은 고기만 먹는 야비한 동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이에나도 무리를 지어 양, 염소, 어린 동물 등 힘이 약한 동물을 공격해 먹잇감을 얻는다. 다만 썩은 고기도 먹기에 청소부라는 별명이 붙었을 따름이다. 썩은 고기를 먹어도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튼튼한 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특징으로 하이에나는 겉으로 봐서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기 어렵다. 외부로 보이는 생식기의 구조가 거의 비슷해서다. 그래서 고대에는 하이에나를 두 개의 성을 가진 양성동물이라고 여겼다. 하이에나는 암컷인 우두머리를 따라 집단행동을 하는데 무리끼리 결속력은 어느 동물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두머리가 죽으면 명령 체계가 무너져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할 땐 복잡한 인사 의식이 있다. 수컷이 주둥이를 땅바닥으로 향하게 하고 암컷에게 접근해 다시 인사를 하는데, 이때 생식기의 냄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배우자로 선택받은 수컷은 다른 암컷과도 짝짓기를 하는 일부다처제의 행운을 갖는다. 하지만 알파 암컷이 있어 무리의 우두머리를 차지하고 암컷 새끼는 그대로 어미의 지위를 물려받는다. 왜 일부다처제이면서도 프라이드라 불리는 사자 무리처럼 우두머리는 수컷이 아닐까. 약육강식의 법칙대로다. 암컷의 크기가 수컷보다 20% 이상 크기 때문이다. 하이에나의 무리는 클랜(clan)이라 불리는데 동물들 중 가장 큰 무리를 이루고 있다. 그 무리를 암컷이 지배하고 있으니 사람이나 동물이나 여성과 암컷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서울동물원에는 얼룩무늬 하이에나와 줄무늬 하이에나 두 종류가 있다. 하이에나를 관람할 때 누가 암컷이고 수컷인지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과거에 남자들은 연애할 때와 결혼한 후에 여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했다. 요즈음 그랬다간 여자들에게 쫓겨나기 쉬울 터다. 동물 세계에서 선택받은 수컷은 어떻게 행동할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kbs6666@seoul.go.kr
  • [겨울방학 여기서 보내면 몸도 마음도 짱!] 쌩쌩~ 도심 속 썰매타고 동심으로

    [겨울방학 여기서 보내면 몸도 마음도 짱!] 쌩쌩~ 도심 속 썰매타고 동심으로

    시골마을에 눈이 내리면 동네 아이들은 비료포대를 들고 뒷동산으로 간다. 신나게 눈썰매를 타다 보면 볼은 빨갛게 되고 엉덩이도 얼얼하다. 꽁꽁 언 도랑이나 강에서 썰매를 타는 모습도 하나의 풍경이 된다. 10일 새벽 서울에도 3.3㎝ 눈이 쌓였다. 어른들은 빙판 출근길이 걱정이지만, 아이들 마음은 시골마을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서울 도심에서도 싼값에 눈썰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구로구는 옛 KBS 송신소 터인 개봉동 195-7 일대에 눈썰매장을 만들어 오는 14일부터 내년 2월까지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3500㎡(1059평) 규모에 눈썰매장 길이 100m, 폭 25m의 슬로프를 갖췄다. 600㎡(182평) 규모의 얼음썰매장과 빙어잡이 체험장도 들어선다. 지하철 1호선 개봉역에서 걸어서 8분 거리라 접근성이 뛰어나다. 입장료도 성인과 어린이 모두 4000원이다. 눈썰매와 얼음썰매, 눈썰매와 빙어잡이 체험장을 함께 이용할 경우 7000원으로 할인해 준다. 휴장 없이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운영한다. 눈썰매장을 조성하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구는 지난해 부지 선정에 나섰다. 하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다가 올해 9월에야 유수지 관리자인 서울시 등과 협의를 거쳐 사업자 입찰 공고와 낙찰자 선정을 추진했다. 구의회도 구정질의, 현장방문 등을 통해 적극 도왔다. 구 관계자는 “개봉동 눈썰매장의 장점은 도심에서 즐길 수 있고 다른 곳에 비해 가격도 싼 편”이라며 “많이 이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개장 첫날 마포 유아숲 체험장… 아이들 발걸음마다 꺄 ~~~ 악

    개장 첫날 마포 유아숲 체험장… 아이들 발걸음마다 꺄 ~~~ 악

    산을 조금 더 깎으려고 했다. 나무 계단도 완만한 우회로로 만들었다. 앉아서 쉬라고 나무를 보기 좋은 모양으로 깎아 여기저기 눕혀 뒀다. 그런데 위험할 거란 생각은 어른들의 쓸데없는 걱정일 뿐이었다. 아이들은 굳이 비탈길에 올라 밧줄을 부여잡는다. 굳이 험한 계단으로 오른다. 앉으라는 나무 의자는 밟고 뛰어놀기 좋은 발판일 따름이다. 쉼터를 만들다가 옆에 치워 둔 나무를 져 나르더니 이내 집을 짓는다. 인디언집처럼 뼈대를 세우고 앞마당, 뒷마당까지 만든다. 금세 땀 범벅에 흙투성이가 됐지만 아이들의 입과 손과 발은 쉴 틈이 없다. 지난 6일 마포구 상암동 ‘유아숲 체험장’엔 구립노을어린이집 아이들 10여명이 들이닥쳤다. 체험장은 도심에서 자라나는 요즘 아이들에게 자연 그 자체를 느끼도록 해 주자는 취지로 만든 곳이다. 자그만 산책로 하나 있던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뒤편 상암산에 ‘모험놀이마당’ ‘체험놀이마당’ ‘야외교육장’ 등을 1만 5000㎡ 규모로 꾸몄다. 내년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생태연못을 조성해 수생식물 18종을 가져다 놨다. 오색딱따구리, 너구리 등의 동물 30여종과 아까시나무 등 식물 63종도 있다. 꽃사과, 산수유 등 나무 211그루, 낙상홍 등 관목 845그루, 감국이나 금불초 같은 꽃 6300송이를 심었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되 노는 와중에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라는 것이다. 그래서 운영 방식도 좀 특이하다. 유치원 등에서 참가 신청을 받아 매주 1~2차례씩 1년 내내 방문하게 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눈비가 내려도 무조건 진행할 예정”이라며 “뭐 대단한 걸 꼭 배워 간다기보다 숲에서 비도 맞아 보고 진창에서 뒹굴어도 보고 나뭇가지나 흙을 만지면서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숲에서 눈싸움도 해 보는 그런 경험을 시켜 준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체험장 입구에는 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산장도 하나 마련해 뒀다. 아이들을 인솔한 장미옥 선생님은 “수업 땐 막 뒹굴어도 되는 옷을 하나 따로 준비해 주십사 하고 학부모들께 부탁드린다”면서 “처음엔 옷을 버릴까 봐,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몰라 멈칫멈칫하던 아이들도 한두번만 겪으면 아주 신 나게 잘 뛰어논다”고 말했다. ‘낙엽 모으기’ ‘꽃 찾아보기’처럼 활동 주제만 던져주면 그다음부터는 알아서 논다는 얘기다. 느낌을 물으려고 아이 몇몇을 붙잡았지만 대답은 흙냄새 가득 토해 내는 거친 숨뿐이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선 의사가 甲 프랑스선 산모가 甲… 한국 산후조리원 낯설어”

    “한국선 의사가 甲 프랑스선 산모가 甲… 한국 산후조리원 낯설어”

    한국과 프랑스를 모두 경험해 온 재불 한인들은 프랑스의 육아보육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파리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는 한국인 가정을 찾아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2002년 프랑스로 건너와 사진작가인 남편과 결혼한 주부 김채령(34)씨는 세 살짜리, 한 살짜리 아이를 두고 있다. 아직 어린 둘째는 매일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어린이집에 맡긴다. 첫째는 유치원에 1주일에 2일 반을 맡길 수 있다. 두 아이를 모두 유치원에 데려다 준 뒤 김씨는 주부가 아닌 여자로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거나 새로운 일을 탐색하기도 한다. 그는 “하루 1~5유로면 어린이 전문 뮤지컬 등 아이와 즐길 수 있는 방과후 프로그램들이 무궁무진하다”면서 “방학 때는 아이와 함께 휴가를 다녀오라며 프랑스 정부가 여행경비까지 지원해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곳에선 임신부나 아기를 데리고 있는 엄마들은 어떤 경우에도 줄을 서지 않고 곧바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린다. 전철이나 극장에서도 누구든 자리를 양보해주고, 유모차를 안전하게 옮겨준다. 불편한 감정으로 이혼한 부부라 해도 아이들 앞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김씨는 “정부의 정책보다도 아이를 진정 우대하고 귀하게 여기는 이곳 사람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1998년 프랑스로 유학 와 무역학을 공부한 뒤 파리에 무역업체를 차린 사업가 한종석(37)씨는 첫째(6)를 한국에서, 둘째(4)와 셋째(1)는 프랑스에서 낳았다. 그는 “한국에서는 임신 및 출산 관련 업무가 의사나 병원 일정에 맞춰 진행되지만, 여기서는 무조건 임신부가 최대한 원하는 대로 스케줄을 잡아줬다”고 실상을 소개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는 임신부가 흡연자일 경우 의사가 ‘태아에게 해롭다’며 당장 끊으라고 할 것”이라며 “여기서는 체내의 니코틴 양을 측정한 뒤 태아에게 해가 가지 않는 한에서 피울 수 있는 담배 개비의 수를 계산해준다”고 말했다. 한씨는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아이 기르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힘들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안타깝다면서도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는 일부 젊은 부모들의 행태 또한 납득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연예인이 찾았다는 이유로 고가의 산후조리원에 산모들이 몰리거나 한두 살짜리 아이에게 어른들이나 알 만한 명품 브랜드 옷을 입히는 것은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 “아직도 한국 부모들은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쓰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 파리 근교에 살며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는 이모(35)씨는 출산 및 육아에 있어서 산모에게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프랑스의 시스템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주변에서 ‘큰 일 난다’ ‘하지 마라’ 등의 어투로 임신부에게 겁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태아에게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안이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출산도 대부분 무통분만으로 진행돼 산모들도 아이 낳는 일이 고통스럽지 않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집이 좁아서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말도 이곳에선 통하지 않는다. 이씨 부부도 딸을 임신한 뒤로 60㎡가 넘는 최신 아파트에서 살 수 있도록 가족수당금고(CAF)에서 월세의 30%가량을 지원받는다. 이씨는 “2만명도 안 되는 작은 마을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각각 네 곳씩이나 있지만 이것도 모자란다고 더 짓고 있다”면서 “프랑스가 경제위기로 활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육아 관련 정책 예산은 줄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지금 키우는 딸(2) 말고는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을 계획이다. 2~3년 뒤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서 둘 이상을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이란다. 파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문화 책갈피(KBS1 밤 12시 30분) 서울의 한 지하철역. 빨간색 모자에 빨간색 조끼 차림의 사람이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넨다. 이들 손에 쥐어진 것은 5000원짜리 대중문화 잡지다. 서점도 아닌 지하철역 출구에서 그것도 지정된 시간에만 판매되는 이 잡지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한편 ‘일일 빅판’으로 거리에 나선 탤런트 김창완과 함께한 유쾌한 수다에 귀 기울여 본다. ■총리와 나(KBS2 밤 10시) 연예 스캔들 파파라치 기자 남다정은 아이돌 루리의 밀애장면을 찍고자 변장한 채 잠입한다. 몰래 키스하는 장면을 찍고 있는 다정 앞에 나타난 권율은 다정이 자신의 사진을 찍는 줄 알고 카메라를 빼앗아 사진을 지워버린다. 한편 편집장은 국무총리로 임명된 권율의 사진을 들이대며 권율과 권율의 비서실장 혜주의 열애설을 취재해 오라고 명령한다. ■MBC 다큐스페셜(MBC 밤 11시 15분) 2013년 폴란드에서 열리는 또 하나의 월드컵이 있다. 전 세계 약 10억 명 홈리스들의 축제인 홈리스 월드컵이 바로 그것이다. 2003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시작돼 현재 70여 개국 5만여 명의 홈리스들과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모이는 축제가 됐다. 그 현장에 한국 홈리스들이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이름으로 출전했는데…. ■월드 챌린지 우리가 간다(SBS 밤 8시 55분) 대망의 날이 밝았다. 홍콩 가마 들고 달리기 대회날, 펀팀 참가자들의 기상천외한 가마의 향연에 ‘우리가 간다’ 최초 멤버들이 단체전에 참가한다. 과연 멤버들은 50여팀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무사히 경기를 마칠 수 있을까. 홍콩 가마 들고 달리기 대회에 참여한 이들의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스토리를 공개한다. ■다큐프라임(EBS 밤 9시 50분) 어린이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놀이 공간인 놀이터. 그러나 놀이터는 주인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놀지 않는 아이들, 놀지 못하는 어른들, 그리고 노는 것을 권유하지 않는 사회. 놀이터에 담겨 있는 교육철학과 미학, 사회적 의미에 대해 분석한다. 또한 대안적인 놀이 프로젝트들을 통해 일상에서 가능한 놀이들이 어떤 게 있는지 탐색해 본다. ■힐링로드 만남(OBS 밤 11시 5분) 팔당댐이 들어선 지 올해로 40년이 지났다. 그 댐이 들어서면서 생겨난 호수가 팔당호. 마을은 수몰됐지만 대신 청정 환경과 아름다운 풍광을 얻었다. 한편 12대째 팔당호를 무대로 고기를 잡는 도심 속 어부 조구봉씨. 매일같이 잡어를 끌어올리는 그물에는 40년에 걸쳐 생생한 팔당호의 기억이 있다. 그의 50여년 추억과 삶을 들여다본다.
  • [열린세상] 정치적 혼란과 위기에 공감하기/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치적 혼란과 위기에 공감하기/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격동의 2013년이 끝나 가는 즈음, 지구촌 정치판은 여전히 시끄럽다. ‘아랍의 봄’ 물결이 지구촌을 뒤흔든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태국과 우크라이나가 뜨거운 정치적 격랑에 휩싸여 있다. 태국에서는 최초의 여성 총리 잉락 친나왓 정부가 반대 세력의 거센 반정부운동에 직면해 있고,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대외정책에 관한 국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퇴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두 나라 모두 거리 시위가 격화되면서 정권의 안위가 위협받고 있다. 내막이야 서로 다르겠지만 두 나라 사정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먼저 외견상으로는 두 나라 내에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태국에서는 잉락 정부가 추진해 온 국가화합법안과 헌법개정안에 대한 야당과 반대세력들의 거부 움직임이 이번 시위의 기폭제가 되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유럽연합과의 자유무역협정이 좌초되면서 현 정부의 친러시아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둘러싼 의견 대립과 갈등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지만,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근원은 늘 정책이 아니라 정치에서 유래한다. 태국 정부의 국가화합법안은 2006년 쿠데타에 의해 축출된 후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해외로 도피한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위한 전초전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태국 현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헌법개정안도 반대 세력에게 시빗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입헌군주제의 틀을 수정하여 왕실 모독죄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고, 군부의 면책특권을 제거하면서 정당에 대한 정치적 제약을 누그러뜨리려는 개헌 시도는 태국 기득권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켜 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10년 대선 당시 현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야당지도자 율리아 티모셴코가 부패혐의로 유죄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혀 있다. 2005년 이후 두 차례나 총리직을 맡았던 티모셴코는 문호개방을 통해 러시아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바람을 위해 유럽연합 가입을 적극 모색해 왔다. 이런 노력이 현 정부에 들어와 틀어지면서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망명 중인 탁신과 복역 중인 티모셴코의 그림자가 두 나라의 정치적 혼란의 핵심에 어른거리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민주주의 초년병으로서 두 나라가 가야 할 길은 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변 국가나 외부의 분위기 역시 이들 국가의 정치적 불안정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미국은 탁신정권 당시의 태국과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후 탁신 세력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는 잉락의 정치적 승리를 적극 환영했다. 미국으로서는 동남아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산을 저지하는 데 있어 태국이라는 중요한 포스트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주변 국가들 사이에 세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일찌감치 동방동반자계획을 통해 구공산권 국가들을 끌어안으려는 구상을 펼쳐 왔다. 이에 대응하여 러시아는 주변 국가들을 포함하는 경제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러시아 다음으로 규모가 큰 우크라이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압박과 회유를 반복해 왔다. 단순한 경제통합의 이슈를 넘어 정치적·전략적 세력권 다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 나라의 민주화나 경제발전 등 대내적인 문제가 자국 국민들의 뜨거운 열정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 과거의 유산이 현재의 발목을 잡고, 주위의 견제와 시비가 장애물로 작용한다. 그만큼 역사의 경로 의존성과 강대국들의 이해 다툼은 작은 나라들이 극복해야 할 힘겨운 과제다. 태국과 우크라이나 두 나라에서 벌어지는 사회갈등 현상을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만은 아닐 게다. 헌법과 의회라는 정치제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시민사회운동이 거리로 확산되는 지금, 태국과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우리 자신을 걱정한다면 과연 기우일까.
  • [여행 가방]

    [여행 가방]

    곡성 기차마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간이역이 점점 다양하게 변신하고 있다. 특히 섬진강변 폐철도 자원을 활용해 조성된 전남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은 관광지로 탈바꿈한 간이역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뉴스 전문채널 CNN은 섬진강 기차마을을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섬진강 기차마을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옛 곡성역을 새롭게 꾸민 ‘기차마을’과 여기서 각각 5㎞, 10㎞ 떨어진 ‘침곡역’과 ‘가정역’이다. 기차마을은 레일펜션과 동물농장, 순환형 레일바이크 등 각종 놀이시설을 갖췄다. 침곡역에서는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 침곡역과 가정역 사이를 오간다. 가정역의 자랑은 증기기관차다. 1960년대 운행됐던 증기기관차를 재현했다. 하얀 연기를 내뿜고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달리기 때문에 마치 실제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시속 30㎞ 안팎의 속도로 섬진강변을 80분가량 왕복 운행한다. 천문대와 출렁다리 등 볼거리와 래프팅, 자전거 하이킹 등 레포츠 시설도 갖췄다. 각 구역 사이엔 무료 셔틀버스가 오간다. 관광객들이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코레일관광개발이 섬진강 기차마을과 남도의 여행지를 찾아가는 1박2일 기차여행 상품을 내놨다. KTX를 이용해 광주송정역까지 간 뒤, 섬진강 기차마을과 순천만, 보성 녹차밭, 장흥 편백숲 우드랜드, 강진 백련사와 두륜산 케이블카 등을 돌아보고 광주송정역에서 KTX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어른 20만 4000원부터. 홈페이지(www.korailtravel.com) 참조. (02)2084-7786. 일산 원마운트 아이스링크 7일 개장 경기 일산의 원마운트가 7일 야외 아이스링크와 눈썰매장을 오픈한다. 아이스링크에선 스케이트와 썰매를 탈 수 있으며 이용요금은 5000원(1시간 기준)이다. 눈썰매장은 100m 길이의 슬로프를 갖췄다. 주말 1만 5000원. 1566-2232.
  • 2013 최고의 영화는 ‘그래비티’…최악은 ‘그로운 업스2’

    2013 최고의 영화는 ‘그래비티’…최악은 ‘그로운 업스2’

    영화 ‘그래비티’가 미국 유력지 ‘타임’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에 뽑혔다. 반면 ‘그로운 업스2’는 최악의 영화로 선정됐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5일(한국시간) 2013년을 빛낸 최고의 영화 10편과 최악의 영화 10편을 공개했다. 타임이 뽑은 최고의 영화 1위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다. ‘그래비티’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 분)가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면서 그곳에 홀로 남겨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가 함께 호흡을 맞춘 ‘그래비티’는 지난 10월 개봉해 53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래비티’는 앞서 영화 전문지 ‘엠파이어’에서도 올해의 영화 1위에 뽑혔다. 이어 최고의 영화 2위는 ‘그레이트 뷰티(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3위 ‘아메리칸 허슬(감독 데이빗 O. 러셀)’, 4위 ‘허(감독 스파이크 존즈)’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송혜교가 출연한 ‘일대종사(감독 왕가위)’는 5위를 차지했다. 반면 최악의 영화 1위는 ‘그로운 업스2’가 이름을 올렸다. 데니스 듀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철없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로운 업스2’는 지난 2010년 개봉한 ‘그로운 업스’의 시리즈물로 아담 샌들러와 테일러 로트너, 셀마 헤이엑 등 톱스타가 출연했지만 탄탄하지 못한 스토리란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이어 최악의 영화 2위 ‘샐린저(감독 쉐인 샐러노)’ 3위 ‘호스트(감독 앤드류 니콜)’ 4위 ‘애프터 어스(감독 M. 나이트 샤말란)’ 5위 ‘R.I.P.D(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규슈도, 홋카이도도 아니고 니가타에 간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한결같이 시큰둥하다. “일본에 가겠다고?” 걱정이 앞선 이 정도 반응은 양반이다. “방사능 먹으러?”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말은 재밌자고 하는 농담일까? 잠시 망설였지만 가기로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이 앞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은 살짝 비장하게 시작됐지만 결국 일주일간의 여행은 싱거우리만치 즐거웠다. 이시카와에서 시작해 도야마를 거쳐 니가타까지 북상하면서 걱정은 완전히 잊었다. 태풍을 교묘히 피해 날씨는 화창했고, 사람들은 늘 그렇듯 친절했다. 평화스러운 풍광 이면에 어떤 불안이 잠재해 있는 걸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보고 마주한 일본은 평온하기만 했다. 내가 보지 못한 일본에 대해선 모른다. 어차피 논리로는 설명이 불가하다. 단, 이번 여정이 일본을 꿈꿀 때 기대한 모든 게 충족된 여행이라곤 말할 수 있다. 대자연을 엿보고, 건강하고 화려한 음식을 즐기며, 가장 일본다운 문화를 느꼈다. ●이시카와현에도시대의 유흥, 히가시 찻집 거리여행은 이시카와현에서 시작됐다. 이시카와현은 일본 금박의 99%를 생산한다. 금을 1만분의 1밀리까지 얇게 펴 금박을 만들 만큼 수공기술이 뛰어나다. ‘유노쿠니노모리’라는 전통공예마을에선 금박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염색한 천을 냇물에 길게 담가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이시카와의 고찰, 나타데라는 717년에 지어진 절이다. 바위산 중턱에 자리 잡았다. 그 주변을 사계절 내내 초목이 감싸 안는다. 나타데라를 거쳐 카쿠센 계곡으로 여정은 이어졌다. 그곳엔 1,300년 된 야마시로 온천이 있다.이시카와는 일본의 북알프스와 바다 사이에 위치한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채 가장 일본적인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통만이 이시카와의 전부는 아니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는 현대미술관으로 명성이 높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도 있다. 내가 몇년 전 가나자와에 온 이유도 바로 이 미술관 때문이었다. 가나자와에선 전통과 포스트모던이 조화롭다.가나자와에는 히가시 찻집 거리가 있다. 에도시대의 거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가나자와성 기준으로 동산(동쪽에 있는 산)의 찻집 거리라 해서 히가시(동쪽)라 부른다. 1820년경 만들어진 거리에서 200년 가까이 된 건물을 볼 수 있다. 일본어로 찻집(오차야)이라곤 하지만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은 아니다. 에도시대, 이곳에선 부유한 상인들이 게이샤를 불러 사케를 마시며 연회를 열었다. 히가시 찻집은 상류층의 사교장이다.시마찻집은 189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1층에선 게이샤들이 살았고, 2층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손님을 접대했다. 찻집을 밝히는 데 전기를 쓴다는 것과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것을 빼면 189년 전 모습 그대로다. 시마는 히가시 거리에서 일본 정부가 유일하게 중요 문화재로 지정한 찻집이다. 에도 시대, 시마찻집이 지어질 당시에는 엄격한 규제로 인해 2층 건물을 짓는 게 쉽지 않았다. 당시 시마찻집은 히가시 찻집 거리에서 몇 안 되는 2층 건물 중 하나였다. 시마찻집 2층으로 올라가면 ‘손님방’과 ‘대기실’이 있다. 손님은 손님방에 앉아 있다가 대기실에서 게이샤의 공연을 봤다. 에도시대의 유흥이다.히가시 찻집 거리는 가장 가나자와다운 거리를 대표한다. 교토 기온에 버금가는 격식을 갖추었으니 가장 일본적인 거리다. 찻집의 가는 격자문은 히가시 찻집 거리의 트레이드마크다. 밤이 되면 게이샤가 연주하는 샤미센이나 북소리가 격자문 사이로 흘러나온다. 지금도 이곳에선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없다면 대신 찻집 2층에서 히가시 거리를 내다보며 양갱을 곁들인 말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일본인의 마음, 겐로쿠엔겐로쿠엔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에 있는 정원이다. 일본 정원의 전형으로 불린다.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니 가히 국보급 정원이다. 이시카와현립 역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겐로쿠엔 그림을 보면 600년 전 겐로쿠엔과 현재 모습이 거의 다르지 않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지나온 정원이다. 겐로쿠엔이란 이름은 중국 명원名園의 여섯 가지 조건에서 왔다. 중국에서 명원을 꼽을 때 정원의 광대함, 고요함, 고색창연, 인력, 수로, 조망성 등 6가지 조건을 살피는데, 겐로쿠엔은 이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얘기다.본래 겐로쿠엔은 가나자와 영주의 정원이다. 가나자와의 5대 영주인 쓰나노리가 성 맞은편 경사지에 작은 정원을 만든 게 시초이고, 12대 영주인 나리나가와 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대규모 정원으로 개조했다. 겐로쿠엔은 한가운데 연못을 파고 주위에 정원을 조성했지만 겐로쿠엔에는 연못만 있는 게 아니다. 산이 있고, 폭포가 있고, 섬이 있다. 매화나무 숲도 있고,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의 다리도 있다. 다리를 잇는 납작한 돌은 거북이 등 모양이다. 숲과 산, 물과 섬, 동물 등은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한 결과다. 일본사람들은 겐로쿠엔을 ‘자연풍경식 정원’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엔 그 말이 의아했다.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했으니 내 눈에는 겐로쿠엔 자체가 인공적이다. 단적으로 겐로쿠엔의 이끼를 관리하는 사람만 스물다섯명이다. 자연적으로 보이기 위해 인공적으로 가꾼다는 역설이다.대대손손 가나자와의 영주들은 180년에 걸쳐 겐로쿠엔을 가꾸었다. 영주들은 겐로쿠엔을 통해 장수와 영겁의 번영을 염원했다. 나이든 분들이 연못을 배경으로 스탠드에 줄지어 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이곳을 찾는 일본인들의 마음엔 아마 비슷한 염원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상향 같은 정원에서 장수와 번영을 소망하는 마음이다. 스탠드의 저 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도야마현북알프스의 산악협곡을 달리다지난 밤 숙소인 도야마현의 우나즈키 뉴 오타니 호텔은 깊게 파인 쿠로베 협곡에 면해 있다. 협곡 사이로 쿠로베강이 흐르고, 협곡 저편으로 우나즈키역이 보인다.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하는 협곡열차를 타기 위해 이 깊은 산 속까지 왔다. 협곡열차는 ‘토롯코 열차’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졌다. 토롯코라는 이름은 광산이나 토목공사에 쓰이는 작고 지붕 없는 화물차를 말한다. 토롯코 열차는 북알프스에 둘러싸인 협곡을 달리는 산악관광열차다. 해발 224m의 우나즈키역에서 해발 599m의 게야키다이라역까지 20.1km를 1시간 10분 동안 달린다.토롯코 열차가 지나는 협곡은 일본 제일의 V자형 협곡으로 불릴 만큼 가파르다. 까마득한 두 개의 낭떠러지 사이에 놓인 붉은색 아토비키바시 철교를 따라 건너는 순간은 협곡열차의 하이라이트다. 이른 아침에 탄 열차가 산 위로 올라갈수록 공기는 점점 차가워진다. 가벼운 점퍼 하나를 걸쳤으니 한기를 피할 순 없다. 사진을 찍겠다고 완전히 오픈된 객차에 탄 것도 오산이다. 게야키다이라역까지 한 시간을 오르는 내내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면서도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기차를 타고 375m를 올라가는 동안 하차가 가능한 역은 쿠로나기역, 카네츠리역, 게야키다이라역 등 세 곳뿐이다. 카네츠리역 부근에는 만년설 전망대가 있고, 종착역인 게야키다이라역 부근에는 족욕장이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족욕탕까지 가다 보면 거대한 암석 밑을 지나는데 길을 만들기 위해 암석을 잘라냈다. 사람이 그 밑을 지나면 마치 당장이라도 사람을 삼킬 것 같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게야키다이라역에선 만년설을 볼 수 없었다. 마침 옆 자리에 앉은 도야마현청 관광국의 다가타씨가 스마트폰의 사진을 보여준다.“얼마 전 다테야마(다테산)에 다녀왔어요.”다테야마라면 백두산보다 더 높은 산이다. 해발 3,000m가 넘는다. 다테야마의 만년설을 보며 다가타씨처럼 언젠가 꼭 여기에 오를 거라고 다짐했다. 3,000m급 산에 올랐다 하니 다가타씨가 프로페셔널한 산악인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그녀는 4년 전 대학을 졸업한, 언제나 소녀일 것 같은 앳된 아가씨다.1732년의 산간마을, 고카야마 합장촌집의 외형이 합장한 손을 닮았다 해서 합장촌이라 불린다. 메밀밭에 둘러싸인 도아먀현의 고카야마 합장촌에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마을이지만 민속촌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다. 그중에서도 이와세케는 300년 전 집으로 가로 26.4m 세로 12.7m 높이 14m에 달한다. 메이지 시대까지 3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이 집에서 살았다.합장촌의 집들은 못이나 쇠장식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밧줄을 엮어 지었다. 지붕을 엮는 데 사용한 억새는 10년마다 마을사람들이 전부 모여 함께 바꿔 준다. 합장촌은 세계문화유산이지만 민박도 할 수 있다. 온천을 즐기고, 합장촌에 묵으며 전통 화로인 ‘이로리’에 둘러앉으면 시간은 어느새 1732년으로 돌아간다. 합장촌 사람들은 3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travie info 토롯코 열차의 객차는 보통, 특별, 릴렉스, 파노라마 객차 등 4가지로 나뉜다. 보통 객차는 완전히 오픈되어 창문이 없고, 특별 객차는 좌석이 마주 앉은 채 고정되어 있다. 릴렉스 객차는 좌석의 방향을 앞뒤로 전환할 수 있다. 파노라마 객차의 천장은 유리다. 보통 객차 외에는 별도의 승차권을 사야 한다. 우나즈키에서 게야키다이라역까지 운임은 어른 1,660엔.●니가타현대원시림, 사사가미네 고원도야마를 떠나 니가타를 여행하다 보니 ‘설실雪室’과 만난다. 눈을 이용한 보관창고다. 쌀은 물론이고 무와 당근 같은 야채뿐만 아니라 와인도 설실에 보관한다. 니가타식 자연냉장 보관소인 셈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배경이 바로 니가타다.니가타는 일본 열도의 한가운데 위치하며 우리나라 동해와 접해 있다. 바닷가를 따라 도야마에서 니가타로 이동하면서 동해 넘어 속초 같은 우리나라 도시를 그려 보았다. 에치고 나나우라 해안도로를 달리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 저 너머에 우리나라가 있다. 문득 여정이 끝나가는 게 아쉽다. 결국 니가타에서 예정보다 이틀 더 머물기로 한다. 니가타는 점점 ‘나의 도시’가 되어 간다.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는 니가타의 이와무로 온천에 있는 유모토야 료칸이다. 료칸의 오카미상이 너무 젊어 깜짝 놀랐다. 결혼을 하고 도시를 떠나 이곳에 와 오카미상이 되었다. 이와무로는 에도시대 중기부터 번성했던 온천이다. 기러기가 뜨거운 물에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온천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이와무로 온천은 ‘기러기 온천’이라 불린다. 유모토야 료칸에 도착한 날 이와무로 온천 개장 3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렸다. 벼룩시장에서 배낭과 책을 샀다. 배낭은 1,000엔, 책은 100엔이다. 배낭은 서울에서 10만원을 훨씬 더 주어도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고, 책의 정가는 각각 3,500엔, 2,400엔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사진이 있는 책들이다.대자연에 둘러싸인 니가타는 일본의 100대 명산 중 11개의 산을 가졌다. 해발 1,270m의 사사가미네 고원은 묘코 고원 서남쪽에 있다. 약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수령 300년이 넘는 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섰다. 여름철에는 산 아래보다 10도 정도 기온이 낮다.사사가미네 고원에선 여기저기서 ‘곰 주의’라고 쓴 팻말을 볼 수 있다. 아직 한국인 관광객이나 등산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 자체가 없고, 인적조차 드물다. 어쩌다 마주치는 등산객은 달랑거리는 종을 배낭에 달았다. “곰이 종소리를 싫어해요.” 고원 사무소 안내인의 말이다.사사가미네 고원을 돌아볼 시간은 한 시간이 채 못 됐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사사가미네 숲에 푹 빠져 버렸다. 그곳에선 나무며 풀이며 바위, 숲 속의 모든 존재가 스멀스멀 살아 움직이고, 나무와 풀이 소리칠지도 모른다. 사사가미네 숲은 그런 곳이다.사진을 찍다 보니 일행들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나만 남았다. 어디선가 심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곰 주의’ 팻말이 떠오른다. 어느 순간 숲 가장자리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더니 내 앞을 후다닥 지나간다. 뭐지! 그 순간엔 정말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다. 휴…. 원숭이다. 잠시였으나 곰과 마주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은 난생 처음이다.향긋한 차 같은 사케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외지인들에게 니가타는 눈, 쌀, 사케로 유명하다. 눈으로 인해 수질이 독특하고, 쌀이 좋고, 쌀맛이 좋으니 사케 맛도 좋아진다. 사케 양조만 놓고 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이를 증명하듯 니가타에만 94개의 사케 양조장이 있다. 일본 최고의 사케는 니가타의 쌀, 기후, 물, 양조술에서 온다. 고시노간바이, 구보타, 핫카이산 같은 니가타 사케는 언제는 일본 사케 탑 쓰리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이마요츠카사 양조장은 가업으로 이어 왔다. 매년 그해 생산한 쌀을 가지고 10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케를 만든다. 매년 12월 초순이면 그해 만든 첫 번째 사케를 맛볼 수 있다. 올해에는 1.8리터짜리 3만병 정도를 만들 예정인데 내년 6월이면 모두 팔릴 거라고 한다. 100년도 더 된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건물은 드라마세트장으로 사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독특하다.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에선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 저장고에 관한 이야기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양조장 오너인 야마모토씨의 설명을 들으며 양조장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사케를 시음했다. 여기서 맛본 사케 중 한 가지는 매우 부드럽게 넘어간다. 향긋한 차 같은 사케다. 사케의 새로운 발견이다.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니가타한국에서 기자들이 왔다고 가나자와 TV와 니가타 신문사에서 우리를 취재하러 왔다. TV 리포터가 묻는다. “가나자와에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가나자와 같은 소도시는 복잡하지 않아 좋아요. 지방의 작은 도시이지만 도쿄나 오사카에도 없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란 훌륭한 현대미술관도 있고요.” 어설픈 영어로 대답을 하면서 생각했다. 여기는 정말 뉴스거리가 없구나. 그만큼 평온한 도시다. 다음날 TV 속 나를 알아봐 줄 사람을 위해 가나자와에 하루 더 있어야 했는데 일정이 허락지 않았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도시와 자연 속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 성정이 남다르다. 료칸 종업원들만 봐도 이를테면 교토의 료칸 종업원들이 친절하지만 엄격하다는 점에서 아주 프로페셔널하다면 도야마나 니가타의 종업원들은 아무래도 엉성하다. 그게 정겹다. 심지어 현청 공무원들 느낌도 소박한 게 남다르다. 때가 묻지 않은 공무원들이라 할까.다시 이시카와나 도야마, 니가타에 오고 싶다. 무엇보다 이번 겨울엔 스키를 타러 올 수 있으면 좋겠다. 니가타현에만 50개가 넘는 스키장이 있다. 내년 봄이나 가을엔 이시카와의 다테야마(해발 3,015m)에 오르고 싶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이니 다테야마는 아주 큰 산이다. 하지만 해발 2,450m까지 버스가 다닌다니 565m만 올라간다면 3,000m급 산에 오를 수 있다. 사사가미네 고원의 깊은 숲도 제대로 한번 걸어 보고 싶다. 단, 곰과는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도쿄나 오사카가 아닌 이시카와나 니가타에 다시 오고 싶은 이유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취재협조 니가타현청 www.enjoyniigata.com/korean 이시카와현청 www.hot-ishikawa.jp/korean 도야마현청 www.info-toyama.com/korean
  • [길섶에서] 고향 귀농/오승호 논설위원

    직장인 A씨는 고민이 많다. 고향 과수원에서 과일을 수확해도 생산원가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을 것 같아서다. 농촌 일손 부족으로 인건비가 장난이 아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과 따기 일당은 7만원. 점심 식사도 까다롭다. 인부들이 원하는 식당에서 도시락을 주문해 배달하곤 한다. 7~8명이 한 팀인 인부팀이 생긴 것도 신(新)풍속도 아닐까. “다른 곳에 비해 싸게 받을 테니 일감을 맡기라”면서 영업도 한다. 부모님이 연로해 은퇴 이후 고향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살 계획을 하고 있는데 녹록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한다. B씨는 회사를 그만두면 고향에서 농사 지을 요량이다. 농지는 목돈이 없어도 임대해 해결하면 된다. 문제는 집을 지을 자금이 모자라다는 점. 고심 끝에 고향 친척 어른들에게 대출 보증을 서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단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다. 도시 생활을 하는 자녀들이 은퇴 이후에 농사일하는 것을 탐탁하게 여기는 부모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리라. 귀농·귀촌이 과대포장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해외여행 | 교토 아라시야마 가을의 품격

    해외여행 | 교토 아라시야마 가을의 품격

    일본 헤이안 시대 귀족들은 가을이면 빼놓지 않고이곳 아라시야마를 찾았다.배는 느릿느릿, 강물은 푸르렀고,단풍으로 물든 산색은 화려했다.헤이안 귀족처럼 단풍 즐기기교토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시내에서 기차로 20분 떨어진 아라시야마다. 헤이안 시대(794~1192년) 귀족들은 이곳에 별장을 짓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즐겼다. 일면 사치스러우면서도 우아한 그들의 문화는 일본의 전통을 이루는 원류가 됐다.아라시야마에서는 지금도 귀족풍의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공이 직접 노를 젓는 호즈강 뱃놀이. 옛날 귀족들은 선상에서 연회를 열고, 시와 연주를 즐겼는데 이를 모방해 메이지 시대 초기부터 관광용 뱃놀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5월에는 20여 대의 배를 띄워 헤이안 시대를 재현하는 행사가 있어 절정에 이르고, 가을에는 단풍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찬 배의 행렬을 볼 수 있다. 승선장에서 배를 타면 강을 따라 2시간 동안 16km를 유람하게 된다. 갈대밭을 지나 점점 짙어지는 단풍 군락지가 나오고, 운이 좋으면 물가에 나온 사슴이나 원숭이도 볼 수 있다. 하류로 갈수록 기암괴석이 많아 바위마다 붙은 별명을 듣는 것도 재미있다. 사자바위, 개구리바위 등은 자세히 봐야만 비슷한 점을 알 수 있다.배마다 3명의 사공이 배를 젓는데 그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배는 카누처럼 길쭉한 모양의 나룻배다. 한 명이 뒤에서 방향을 조정하면, 앞에서는 한 사람이 노를 젓고, 다른 한 사람이 장대로 강바닥과 바위를 밀어내며 속력을 낸다. 우리 배의 선임 사공은 70세가 넘은 할아버지였다. 무려 50년 동안 노를 저어 온 그는 “앞에서 5년, 뒤에서 10년은 해야 비로소 사공”이라고 말한다. 사공들은 바위마다 정확하게 짚어야 할 지점을 알고 있다. 어떤 바위들은 너무 오랫동안 장대로 짚이다 보니 깊이 패인 자국이 선명했다. 이들은 물길보다도 돌길을 지도로 삼는 것 같다. 때로는 바위 사이 좁은 협곡에서 급류를 만나 배도 흔들리고 솟구치는 강물에 옷이 흠뻑 젖기도 한다. 그래도 사공들은 여유만만, 배는 교묘하게 중심을 지키며 앞으로 나아간다. 물살이 잔잔해지는 하류에 오면 수상 편의점과 접선해 어묵 같은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살 수 있다.급류에 몸을 사리고, 단풍에 취하다 보면 2시간도 금방이다. 뱃놀이는 도게츠교 앞에서 끝난다. 150m가 넘는 도게츠교渡月橋는 ‘달이 건너는 다리’라는 뜻인데, 가마쿠라 시대 가메야마 천황이 밤에 이 다리를 보고 마치 달이 건너가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다리를 기준으로 상류는 호즈강, 하류는 가츠라강이라고 부른다. 도게츠교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아라시야마역쪽으로 들어가면 거리를 따라 기념품 가게와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travie info토록코 열차 호즈강까지 이동시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먼저 토록코 열차를 탈 것을 추천한다. JR사가아라시야마역에서 내려 토록코 사가역으로 걸어가면 열차를 탈 수 있다. 토록코 열차는 흔히 볼 수 없는 증기기관차다. 무리진 단풍나무숲을 지나 20여 분 만에 토록코 카메오카역에 도착하는데, 객차마다 창문을 열 수 있어 상쾌하고, 사진 찍기에도 좋다. 운행시간┃3월1일~12월29일, 수요일 휴일 도록코 사가역 오전 9시7분부터 오후 5시7분까지 매시 7분 출발 토록코 카메오카역 오전 9시35분부터 오후 5시35분까지 매시 35분 출발 요금 어른 기준 600엔호즈강 뱃놀이 토록코 카메오카역 또는 JR우마호리역에서 하차해 39번 버스(300엔) 또는 도보로 승선장까지 이동한다. 운영시간 3월10일~11월30일 오전 9시~오후 2시 매시 정각, 오후 3시30분 출발/ 12월1일~ 3월9일 매일 오전 10시, 11시30분, 오후 1시, 2시30분에 출발 요금 어른 기준 3,900엔대숲의 바람, 사찰의 단풍아라시야마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덴류지天龍寺’를 비롯해 많은 사찰이 있다. 하지만 사찰보다 그 주위를 둘러싼 사가의 대나무숲과 소박한 매력의 노노미야신사가 더 인기가 좋은 듯하다. 이 대나무숲은 일본의 가장 아름다운 3대 대나무숲 중 하나다. 이준기,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영화 <첫눈>에도 등장했고, <게이샤의 추억>에도 스치듯 나왔다. 담양의 죽녹원과 비슷한 분위기인데 대숲이 더 촘촘하고 울창하며 규모도 크다. 가을 대숲은 숲 밖의 단풍과 대조돼 청량감이 한층 두드러진다. 가만히 서서 댓잎에 이는 바람소리를 듣노라면 마음마저 가벼워지는 기분이다.노노미야신사는 대숲 중간 즈음에 있다. 일반적인 신사에 붉은 도리이가 있는 것과 달리 노노미야 신사의 도리이는 검다. 이점이 매우 특이했는지 유명한 소설 <겐지 이야기>의 작가도 ‘현목편’에서 노노미야의 검은 도리이와 섶나무로 엮은 울타리에 대해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노노미야신사는 사랑을 이뤄 주는 신사라고 해서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하지만 남녀 간의 인연뿐만 아니라 직장, 학교 등에서의 좋은 인연도 빌 수 있다. 신사 안쪽에 참배를 드리는 곳이 있는데, 소원을 비는 방법이 따로 있다. 원칙은 두 번 경배 후 두 번 박수를 치고, 다시 한 번 경배하며 소원을 비는 것이다. 그 다음 보시함에 동전을 넣고, 종 밑에 드리운 줄을 두 번 흔들어 소리를 낸다. 경배를 할 때는 두 손을 합장한 후 고개를 살짝 숙여야 한다.대숲을 빠져나와 작은 연못을 지나면 산속에 파묻힌 사찰 ‘조잣코지常寂光寺’가 있다. 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인근에서 단풍을 보기 가장 좋은 절이다. 이 절은 1596년 일본의 유명한 시인이자 스님인 후지하라 테이카가 은둔하며 세웠다고 한다. 경내 건물과 탑이 계단을 따라 층층이 이뤄져 있어 유유자적한 느낌이 든다.<겐지 이야기>의 팬이라면 세이료지淸凉寺도 함께 둘러보도록 하자. 조잣코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현재는 절로 개조됐지만 <겐지 이야기>의 주인공 히카리 겐지의 실제 모델이었던 미나모토 노 토루의 별장이 있던 곳이다.travie info아라시야마 찾아가기 고베, 신오사카, 교토 등지에서 한큐 전철과 JR기차를 이용하면 편하다. 한큐 전철을 이용할 경우 교토본선 가츠라역에서 아라시야마선으로 환승하면 7분 만에 한큐 아라시야마역에 도착할 수 있다. JR기차를 이용할 경우 교토역에서 JR사가노선으로 환승한 후 JR사가노아라시야마역에서 하차. 교토역에서 20분 정도 소요.☞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교토의 추천 단풍명소 Best 4절과 정원이 많은 역사도시 교토에는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특히 밤에 보는 단풍은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극적이다. 주말에는 기모노를 차려 입은 교토 멋쟁이들이 늦은 밤까지 단풍 삼매경에 빠져 있는 걸 볼 수 있다.기요미즈데라淸水寺매년 11월 중순부터 12월 초 단풍철이 되면 교토의 랜드마크 기요미즈데라가 늦은 밤 조명을 밝힌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조립된 15m의 본당 무대는 특히 유명하다.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레이저와 멀리 교토타워의 불빛, 기요미즈데라의 늠름한 모습이 단풍 위로 펼쳐진다.고다이지高台寺거울처럼 명징한 호수에 비친 단풍으로 유명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인 ‘네네(기타노만 도코로)’가 남편의 명복을 위해 지었는데 화려함과 소박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다. 경내에는 가을 정취에 어울리는 일본식 다도와 좌선을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www.kodaiji.com난젠인南禪院교토 시내 동쪽 히가시산에 위치했다. 경내가 매우 넓고 아름다운데, 가메야마 천황이 불교에 심취해 거처를 이곳으로 옮긴 덕이라고 한다. 난젠인은 절 안에 있는 가메야마 천황의 정원이다. 작지만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철학자의 길난젠인에서 은각사로 향하다 보면 좁은 수로를 따라 난 평범한 길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이 바로 철학자 니시다 키타로가 걸어 유명해진 ‘철학자’의 길이다. 마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나왔을 법한 도도한 고양이들과 그림 그리는 화가들, 조용히 걷는 잠재적 철학자들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롭다.글·사진 Travie writer 도선미 취재협조 린카이 02-319-5876
  • 테마 공간·유럽풍 가든… 명품 조경 아파트의 유혹

    테마 공간·유럽풍 가든… 명품 조경 아파트의 유혹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과 전세가격 고공비행 속에 집을 투자 목적보다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평면과 커뮤니티 시설 못지않게 자연환경을 살린 ‘조경 특화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지 안에서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데다 사방이 꽉 막힌 도심에서 일조권과 녹지 조망권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집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어서다. 3728㎡ 규모의 인공호수와 41%의 높은 녹지율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경특화단지로 꼽히는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는 단지 내 조경에 따라 전용면적 84㎡의 아파트 집값이 1억원 가까이 차이 난다. 김포 한강 신도시의 우남 퍼스트빌도 조경이 우수한 가구는 일찌감치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처럼 조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다양한 테마를 갖춘 조경 특화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 28일 평균 45대1로 전 타입 1순위 마감한 ‘사직 롯데캐슬 더클래식’(조감도)은 단지 조경 콘셉트를 ‘원’(Circle)으로 잡았다. 동선이 크고 작은 원으로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중앙광장에 ‘그린플라자’가 배치되고 이를 중심으로 단풍고운쉼터, 동백나무길, 꽃내음쉼터, 햇살쉼터 등이 연결된다.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20~34층 8개 동, 총 1064가구이며, 일반분양분은 전용 59~124㎡, 76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구성된다. 지난 26일 1순위 청약결과 평균 15.9대1, 최고 89.5대1의 성적을 기록하며 마감한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도 다양한 자연시설이 눈길을 끈다. 달빛 산책로, 독서와 놀이 모두 가능한 햇살 놀이터, 자연 체험학습이 가능한 텃밭 정원과 광합성 숲 등 특색을 지닌 다양한 테마공간들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 전용면적 101~149㎡, 총 490가구 규모로 12월 9일부터 3일간 계약이 진행된다. 서울 동대문구에 분양 중인 ‘용두 롯데캐슬 리치’는 생애주기를 고려한 조경이 콘셉트이다. 유아놀이터와 어린이놀이터 등이 각각 마련되고 어른들을 위한 다목적 운동공간도 마련된다. 전용면적 50~114㎡, 총 311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131가구가 일반분양 중이다. 김포 풍무 5지구에 공급되는 ‘한화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는 총 1810가구의 대단지로 유럽풍의 이국적인 단지로 조성된다. ‘유럽의 정원’ 개념을 적용, 단지를 가로지르는 수로와 잔디마당 등으로 꾸며진다. 현재 한정 가구에 대해 전세상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한화건설이 직접 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도 발급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대우건설이 경기 남양주시 별내택지지구에서 분양 중인 ‘별내 푸르지오’와 경북 경산시 압량면 신대부적지구에서 분양 중인 ‘경산 푸르지오’의 단지 내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아쿠아가든과 플라워가든이 들어서며, 어른들을 위해 이동형 텃밭과 운동시설이 마련된 ‘로맨스가든’도 만들어진다. ‘별내 푸르지오’는 지하 3층~지상 21층 14개동 규모로 전용 76㎡ 318가구와 84㎡ 782가구, 총 1100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공급되며, ‘경산 푸르지오’는 지하 2층~지상 20층, 총 10개동이다. 754가구로 전용면적 62~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다. 이 밖에 중흥건설이 세종시 3-3생활권 M1블록에 짓는 ‘중흥S-클래스 리버뷰’의 단지 중앙에는 대규모 잔디광장과 생태연못이 들어선다. 또한 곳곳에 플라워가든, 힐링가든 등을 조성했다. 지하 2층~지상 29층, 13개동, 전용면적 84~167㎡의 중대형 평형 946가구로 구성되며 단지 바로 앞으로 흐르는 금강과 수변공원의 녹지 조망이 가능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아이 18명 위에 女교사가 앉아… ‘인간 햄버거’ 논란

    아이 18명 위에 女교사가 앉아… ‘인간 햄버거’ 논란

    유치원생들을 이용해 ‘인간 햄버거’를 만들고 ‘인증샷’을 남긴 중국의 유치원교사가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 샤오샹천바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람 햄버거’(人肉汉堡)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후난성 창사사범대학부속유치원생 18명이 엎드려서 층층의 계단을 만들고, 가장 위에는 유치원 교사로 보이는 여성이 포즈를 취한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해당 유치원에 다니는 원생의 학부모가 우연히 이를 발견하고 인터넷에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이 학부모에 따르면 사진 속 여교사는 유치원에서 생활 및 체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체육시간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놀이 수업’을 진행했다며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실제로 사진 속 아이들은 대부분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반면, 교사는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분노는 더욱 가시지 않고 있다. 이 학부모는 “몸이 무거운 어른이 맨 위에 올라가 있는데, 가장 아래에 있는 아이들은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아이들을 기본적으로 몸이 작고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한정돼 있다. 전문 의료진도 없는 현장에서 이러한 놀이는 오히려 아이들을 크게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해당 유치원은 “아이들의 협동심과 힘, 의지력 등을 기르기 위한 과정이었다”면서 “상하이 등 대도시의 유치원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체육놀이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아줌마 부대는 왜 ‘상속자들’에 빠졌나

    아줌마 부대는 왜 ‘상속자들’에 빠졌나

    요즘 30~50대 주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드라마 이야기는 꼭 빠지지 않는다. SBS 수목 드라마 ‘상속자들’이다. 당초 이 드라마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 가운데 가장 연령대가 낮은 10대 고교생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깨고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아줌마들이 즐겨 보는 드라마’에 등극했다. 지난 28일 ‘상속자들’의 성별 및 연령별 시청률을 보면 40대 여자가 21.8%로 가장 높고 30대 여자(19%), 50대 여자(15.3%) 순으로 10대 여자(10.4%)보다 높았다. 그렇다면 주부들은 왜 10대들의 이야기에 빠지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일명 ‘아줌마들의 동화’라고 불릴 만큼 판타지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 소설처럼 순수한 감수성을 일깨웠다는 분석들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40대 여성 시청자는 “‘응답하라 1994’가 공감하는 드라마라면 ‘상속자들’은 하이틴 로맨스 소설처럼 설레는 맛이 있다. 오히려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이 첫사랑의 순수함을 떠올리게 한다. 자유분방한 요즘 20대의 이야기였다면 그런 느낌은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차은상(박신혜)을 둘러싼 김탄(이민호)과 최영도(김우빈)의 삼각관계는 유치한 듯하면서도 개성있는 김 작가 특유의 ‘대사발’이 잘 살아나 보는 맛이 쏠쏠하다는 시청자들도 있다. 한 30대 여성 직장인은 “캐릭터가 잘 살아 있는데다 10대지만 요즘 시대를 반영한 대사들이 재미있어서 즐겨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미혼 여성은 “기혼 여성들은 착한 남자 콤플렉스를 지닌 김탄에게, 미혼 여성들은 ‘나쁜 남자’ 영도를 좋아하는 쪽으로 갈리는 것 같다. 처음엔 외면하던 50대 어머니도 함께 본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홍보 관계자는 “40대 여성 시청자들은 상위 1%가 다니는 특목고인 극 중 제국고에 대한 호기심이 높고, 탄이 엄마(김성령)와 가사 도우미인 은상 엄마(김미경)가 나오는 장면에서도 특히 시청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섹시하고 사악한 격정 하이틴로맨스’라는 다소 난해한 수식어를 갖다 붙인 김 작가의 마법이 이번에도 어느 정도 통했다 싶다. 전작 ‘신사의 품격’에서 멜로의 사각지대인 40대의 꽃중년 이야기를 다뤄 성공한 작가는 10대 로맨스에서도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찾는 데 성공한 셈이다. 치기 어리지만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열정적이고 순수한 10대들의 사랑을 어른들의 문법으로 풀어냄으로써 30~50대의 첫사랑 판타지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교복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는 20대인 이민호, 김우빈, 박신혜 등의 성숙한 외모와 연기도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파급력을 생각할 때 마음 한구석에는 씁쓸함이 남는다. 자극과 화려함은 넘치지만 사회 현실에 대한 성찰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판타지는 현실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복잡한 현실을 잊게 해준다는 점에서 ‘상속자들’이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작품은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의 불편한 문제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로만 쓰고 있을 뿐 사회문제에 대한 성찰과 문제 의식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서울대공원 돈 없어 사육사 교육·시설보수 못했다

    서울대공원에서 우리를 탈출한 호랑이의 사육사 습격 사건과 관련, 입장료 현실화에 따른 시설 개보수와 사육사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29일 서울시와 서울대공원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사육사를 습격해 중태에 빠뜨린 3년생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 ‘로스토프’가 사고 전날부터 이상 행동을 반복하는 등 극단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블로거 ‘영이사랑’이 지난 23일 올린 16초 분량의 동영상을 보면 로스토프는 49.6㎡(15평)에 불과한 여우사 내부를 맴도는 이른바 ‘정형행동’(계속 한쪽으로 도는 반복행동)을 보였고 마치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쉼 없이 앓는 소리를 냈다. 영이사랑은 “제 동생이 엊그제 대공원에 갔을 때 찍은 것으로 호랑이가 우는 모습이 너무나 이상해서 촬영했다고 한다”면서 “실제로는 너무나 서글프기도 하고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듯한 이상한 울음소리였다”고 적었다. 동물단체 관계자는 “호랑이가 극도의 스트레스로 흥분하면 이러한 행동을 보인다”면서 “또 호랑이 울음이 동영상처럼 ‘우우~앙, 우우~앙’ 우는 경우는 극히 드문 케이스”라고 밝혔다. 그는 “호랑이에 대한 적은 지식만으로도 로스코프의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덧붙였다. 즉 곤충사에 근무했던 심모 사육사가 맹수에 대한 교육만 받았더라면 이번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예산 부족에 의한 부작용은 또 있다. 30년을 넘긴 서울대공원은 시설 개보수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1983년 준공된 동양관과 남미관 내부 등은 천장 유리창에서 물이 떨어지고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겼다. 또 라마의 방사장 울타리 일부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 앙상한 철근으로만 지탱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육사 심씨가 호랑이에게 물린 여우 우리도 29년 된 건물이었다. 대공원 관계자는 “시설물 노후로 인해 동물 탈출과 관람객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시설공사를 통해 사전에 예방한다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공사를 2015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서울대공원이 재정 어려움을 겪는 것은 10년째 그대로인 입장료(어른 3000원) 때문이다. 재정자립도 50% 수준인 대공원은 매년 30억원 정도를 서울시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연간 60억원으로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대공원 개보수와 동물 돌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공원 관계자는 “입장료 현실화로 대공원 재정을 확충하고 이를 대공원 개보수와 시설 현대화 등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조정치 정인 혼인신고 완료…정인 “실감나고 짜증도 나” 소감 ‘폭소’

    조정치 정인 혼인신고 완료…정인 “실감나고 짜증도 나” 소감 ‘폭소’

    연예계 대표 장수 커플 가수 조정치(35)와 정인(33)이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적으로 부부로 거듭났다. 29일 오후 2시 KBS2 쿨FM ‘조정치 & 하림의 2시’에서 정인은 음성메시지로 “어제까지는 아무 실감이 안 났는데 이제 막 (유부녀가 된) 실감이 나고 짜증도 난다. 한 시대의 막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조정치와 정인 커플이 앞서 인라 오전 서울 마포구청에 혼인신고 서류를 접수한 뒤 조정치의 라디오를 위해 미리 녹음해둔 것이다. 정인은 “잘 살아야죠. 감사합니다”라면서 “어른스럽게 살게요. 날씨가 좋네요”라고 인사를 전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로 11년째 교제를 이어온 조정치와 정인은 결혼식은 따로 올리지 않고 양가 가족 모임으로 예식을 대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오래 거주하던 서울 연남동에 신혼집을 마련했고 신혼여행은 지리산 종주로 대신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 톡톡] 獨서 유행하는 은어 ‘Babo’… 무슨 뜻이길래

    독일에서 ‘바보’(Babo)라는 국적 불명의 은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장’이라는 뜻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 유력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27일(현지시간) 1면 사설에서 젊은이들이 사전에도 없는 은어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면서 신·구세대 간 대화에 장벽을 만들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단어로 ‘Babo’를 꼽았다. 이 단어는 독일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스’(대장)나 ‘짱’이라는 뜻으로 통하며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심지어 독일의 저명한 출판 그룹인 랑엔샤이트로부터 ‘올해의 청소년 단어’로 최근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독일의 랩 가수 하프트베펠(27)이 자신의 노래에서 ‘Chabos wissen, wer der Babo ist’(차보스는 안다. 누가 바보인지)라는 구절을 반복한 것을 계기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고 FAZ는 전했다. 신문은 “‘Babo’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스’라는 뜻으로 유행처럼 불리고 있지만, 한국어로는 ‘얼간이’라는 뜻”이라면서 이 같은 정체불명의 은어가 쓰이는 것은 어른들에게는 곤혹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른 일간지 빌트는 ‘Babo’가 터키어에서 유래한 단어이며 ‘불꽃’이나 ‘야무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신문은 하프트베펠이 어른들을 향해 “누가 Babo(바보)인지 봐라. 경계해 봐야 소용없을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면서 “이 단어가 일상생활에 더 깊숙이 파고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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