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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졸에 연봉 1억 번다”…‘용접공은 끄떡없어’ 대학 대신 기술직 택하는 청년들

    “고졸에 연봉 1억 번다”…‘용접공은 끄떡없어’ 대학 대신 기술직 택하는 청년들

    인공지능(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무직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Z세대 사이에서 대학 진학 대신 전기·배관·용접 등 기술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AI 시대의 고용 불안과 치솟는 대학 등록금이 맞물리면서 젊은 세대에서 직업학교나 기술교육 과정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직업·기술 교육에 특화된 공립 2년제 학교 학생 수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20% 증가했고, 기업 견습 프로그램이나 사립 직업학교에 등록해 실무 기술을 익히는 학생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학 등록금과 비교했을 때 비용 차이도 상당하다. 미국 사립대 기준 4년제 대학 교육의 평균 비용은 약 20만 달러(약 2억 9000만원)로, 지난 30년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대다수 사립 직업학교는 총비용이 2만 5000달러(약 3700만원)를 밑돈다. 매체는 유제품 공장에서 요거트를 운반할 파이프를 용접하는 19세 청년, 레이스 경기장의 피트스톱 구역에서 타이어를 교체하는 21세 소년, 이발 학교에 다니는 27세 청년 등 숙련 기술직에 종사하는 10여명의 청년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교사들과 주변 어른들의 조언이 많았지만 자신들이 느끼는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졌다고 입을 모았다. AI가 여러 업무들을 대체하면서 수년간 몸담은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주변 사람들을 목격했고, AI가 일자리를 위협하는데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무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로스바노스 출신 로건 방거트(18)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미식축구팀 입단 시험을 통과했지만 연간 5만 달러(약 6800만원)가 넘는 등록금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대신 직업학교에 들어간 그는 현재 휴스턴에서 풍력 터빈 블레이드를 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연간 수입은 8만~9만 달러(약 1억 1000만~1억 2000만원)다. 방거트는 “많은 사람이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지만 적어도 당분간 나는 그런 걱정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라도나 글래스(23)는 청소년 치료사를 꿈꾸며 2021년 미시시피 주립대에 진학했지만, 1년 만에 중퇴한 뒤 전기 기술자로 진로를 바꿨다. 치료사가 되기까지 막대한 비용이 들고, 투자한 만큼의 결실을 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시간당 21달러(약 3만 1000원)를 받으며 일하고 있으며 국제전기노동조합(IBEW) 정회원이 되기 위한 교육도 받고 있다. IBEW 소속 전기 기술자의 평균 연봉은 9만 달러(약 1억 2000만원)로 알려졌다. 기술직 선호도가 높아지는 만큼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영리단체 ‘브링 백 더 트레이즈’의 샤나 브루니 최고운영책임자는 “대중문화 속 기술직 종사자는 지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고정관념이 앞으로 인력난이 예상되는 분야에 젊은이들이 진출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 “5·18은 대한민국의 아픔… 배재고 논란, 어른들 책임”

    “5·18은 대한민국의 아픔… 배재고 논란, 어른들 책임”

    “어른 탓에 어린 학생들 고개 숙여5·18 역사 소비 보며 참담한 심정오월 정신 핵심은 배제 아닌 포용” “어른이 상처를 봉합하기는커녕 방치했기 때문에 가장 발랄하게 자라야 할 학생들이 고개를 숙인 것이죠. 마음이 아픕니다.” 지난달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응원 구호 논란 등으로 민주화 역사에 대한 조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정현애(73)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른들의 책임”을 이야기했다. 정 전 관장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관련 대표적인 여성 단체인 오월어머니집의 상징과도 같은 인사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중학교 역사 교사였던 그는 남편 김상윤씨와 함께 광주 옛 전남도청 근처에서 책방 ‘녹두서점’을 운영했다. 녹두서점은 당시 청년이 한데 모여 궐기를 준비하던 곳이다. 정 전 관장 자신도 그해 5월 27일 계엄군에게 붙잡혔다 약 100일 만에 풀려났다. “전 그날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아직도 못 봅니다. 상처가 너무 짙어서요.” 정 전 관장은 최근 일부 젊은 세대의 5·18 왜곡 움직임에 대해 참담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어른 세대가 젊은이들에게 아픈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6일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일고를 찾아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면서 정 전 관장이 느낀 첫 감정은 ‘안쓰러움’이었다. 그는 “그토록 어린 학생들의 실수를 방기하고, 끝내는 머리 숙이게 만든 어른들과 이 세상이 밉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뉘우칠 줄 아는 학생들을 보면서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겹쳤다”고 덧붙였다. 정 전 관장은 5·18이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아픔’이라고 줄곧 강조했다. 광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청년을 똑같은 생명으로 바라봤던 게 ‘그때 그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 기념재단도 지난 9일 “5·18 정신의 핵심은 배제가 아닌 포용”이라며 배재고 학생들을 선처해 달라고 대한체육회에 요청했다. 정 전 관장은 “시위 당시 길가의 아주머니들은 청년들에게 ‘밥은 먹고 해야 한다’며 주먹밥을 쥐여 줬다. 학생은 물론 총칼로 무장한 계엄군에게도 건넸다”면서 “그들에게는 모두 똑같이 배고파하는 아들들로 보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18은 저항 정신과 더불어 시민들의 사랑이 핵심이었다. 지금의 오월 정신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 솔직한 ‘진심’ 드디어 닿았다…‘하트시그널5’ 박우열♥강유경, 손깍지로 마음 확인

    솔직한 ‘진심’ 드디어 닿았다…‘하트시그널5’ 박우열♥강유경, 손깍지로 마음 확인

    ‘하트시그널5’ 박우열, 강유경이 마지막 데이트에서 손을 잡으며 “좋아해”라고 쌍방 고백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채널A ‘하트시그널5’ 14회에서는 ‘연예인 예측단’ 윤종신, 이상민, 김이나, 로이킴, 츠키가 자리한 가운데 ‘최종 선택’을 단 하루 앞둔 입주자들이 마지막 공식 데이트에 나서는 모습이 담겼다. 밤이 깊어지자 여자 입주자들이 보낸 익명의 편지가 남자 입주자들에게 전달됐다. 남자들이 편지를 선택하면 그 상대와 마지막 공식 데이트를 하는 것인데, 편지를 읽어본 남자 입주자들은 “누굴 택할 거냐”며 의논했다. 정준현과 박우열은 모두 유경의 편지로 생각되는 분홍색 편지를 택한 반면, 김서원은 결정하지 못해 힘들어하다가 급기야 눈물을 쏟았다. 박우열의 데이트 상대는 강유경이었다. 강유경을 본 박우열은 “너 안 나오면 집에 가려고 했어”라고 웃어 보였다. 두 사람의 데이트 장소는 군산이었다. 강유경이 운전대를 잡자 박우열은 조수석에서 다정하게 서포트했다. 또 박우열은 “두통이 온다”는 강유경을 위해 목 마사지까지 해줬다. 드디어 군산에 도착한 이들은 관광 명소를 돌아다니면서 둘만의 사진을 남겼다. 박우열과 강유경은 저녁 늦게까지 로맨틱한 데이트를 이어갔다. 고깃집에서 두 사람은 찐 커플 분위기를 풍겼고, 박우열은 “나중에 또 먹고 싶은 거 있어?”라며 ‘최종 선택’ 후의 데이트까지 언급했다. 2차로 간 홍어집에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박우열은 “전역하자마자 서울로 올라와 살았다. 혼자가 편하고, 어른인 척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근데 여기 오고 나서 많이 달라졌다”고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더욱 달달한 무드가 형성됐다. 두 사람은 서로의 표정을 따라 하며 웃더니, 슬쩍 손을 잡았다. 그리고 손깍지까지 끼며 “좋아해”, “나도”라고 쌍방 고백했다. 이 가운데 배경 음악으로 ‘Perhaps Love’(사랑인가요)가 흘러나와 두 사람의 서사를 더욱 부각했다. 드디어 ‘최종 선택’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박우열과 강유경이 ‘최커’(최종 커플)가 될 수 있을지, 나아가 ‘현커’(현실 커플)일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 [길섶에서] 긴 비 그리운 날에

    [길섶에서] 긴 비 그리운 날에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 것도 아닌 비를 장마라고 불러야 하나. 마른 장마라니. 형용 모순의 말은 참 시시하지. 모처럼 쨍한 볕에 밀린 빨래를 내다 넌다. 예전의 장마는 대단했다. “썩어 내려앉겠소.” 열흘 밤낮을 쉬지 않고 빗줄기가 두드리면 어른들은 하늘에다 말을 걸었다. 빗물 속에 길길이 뻗대는 마당가 잡풀을 뽑아내면서 할머니는 “돌아앉으면 우북한 것을, 말짱 헛일.” 비에 갇히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들을 했다. 다정한 얼굴로 말짱 헛일들을 했다. 안 입던 주름치마를 꺼내 입고 엄마가 수줍어 웃던 날, 아무 데도 가지 않고 내 곁에만 있던 날, 우리들 새끼손톱에 봉숭아 꽃물이 들던 그날. 반짝 볕이 들면 온 집안은 어쩔 줄을 몰랐다. 빨랫줄 휘게 홑이불을 널고, 장독간 틈서리 이끼를 문지르고. 얼마나 잘 말랐는지 가을도 아닌데 가슬가슬 수숫대 비비는 소리가 들렸다. 긴 빗줄기 안쪽에서만 보이던 삶의 무늬가 있었다. 비 맞아 젖고 젖어도 귀퉁이부터 잘 마를 날이 온다는 위로. 심심하고 심심해서 등짝까지 심심함에 잠기던 날이 그리워, 다시 오지 않는 긴 이야기가 그리워서.
  •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성북…아동 눈높이 맞춰 도시계획 세운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성북…아동 눈높이 맞춰 도시계획 세운다

    서울 성북구가 아동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도시 조성을 위해 추진한 ‘아동 참여 간담회’를 마무리하고 현장에서 모은 이들의 의견을 이후 도시계획 수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14일 밝혔다. 간담회는 아동의 관점에서 학교 주변 물리적 환경과 생활 여건에 대한 의견을 모아 ‘아동 친화 성북’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는 지난달 유니세프한국위원회로부터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상위단계 재인증’을 얻어 한국 최초로 4차 인증을 받은 지자체가 됐다. 아동친화도시란 아동의 권리를 지역사회에서 실현할 수 있는 행정과 생활환경을 갖춘 도시를 뜻한다. 구는 주요 아동·청소년 참여기구 소속 아동 39명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와 숭덕초·돈암초·석관초 6학년 학생들을 찾아가는 간담회를 함께 운영했다. 설문조사와 스티커 투표를 진행해 아동들이 바라는 도시의 모습이 구체적 수치로 확인됐다는 의미가 있다. 간담회 결과 아동들이 생각하는 ‘좋은 도시’는 단순 시설이 많은 도시보다 ▲안전과 보호받는 환경 ▲관계·존중·참여 ▲배움과 성장의 환경이 보장되는 도시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범죄와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했다. 차별 없이 모든 의견이 존중받는 분위기와 꿈을 지원하는 교육 환경 역시 핵심 요소로 꼽았다. 구에 가장 필요한 요소로는 ‘이동과 접근성’, ‘배움과 성장의 환경’이 최우선 과제로 나타났다. 현장 스티커 투표에서는 ▲체험학습·체육대회 등 다양한 경험 제공 ▲눈·비 오는 날 등하굣길 안전 확보 ▲전동킥보드·자전거 방치로 인한 보행 위험 해소 ▲청소년 공간 및 놀이공간 확충 요구 등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찾아가는 아동 참여 간담회’에서는 다수의 학교별 맞춤형 현장 의견도 제시됐다. 공통으로 보행 안전 개선 필요성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구는 ▲안전한 통학환경 조성 ▲보행환경 개선 ▲놀이 및 휴식공간 확충 ▲아동 이용시설 접근성 향상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등 주요 의견을 검토해 향후 아동 맞춤형 도시계획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아이들이 현장에서 전해준 등하굣길 위험 요소나 공간에 대한 의견은 어른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소중한 정책적 힌트”라며 “도시의 주인이자 미래인 아동들의 의견이 존중받고 실제 도시 공간에 실현될 수 있도록 아동이 체감하는 ‘살기 좋은 성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괴산군 공짜버스 운행했더니 상반기 이용객 급증

    괴산군 공짜버스 운행했더니 상반기 이용객 급증

    공짜 시내버스가 조용하던 농촌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충북 괴산군은 올해 1월 1일부터 무료 시내버스를 운행하자 버스 이용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군이 집계한 ‘무료 버스 시행 후 이용객 변동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버스 이용객은 19만 1404명이다. 유료로 운영하던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 5580명보다 6만 5824명 늘어나 증가율이 52.4%에 달한다. 올해 1분기 16만 3057명과 비교해도 2만 8347명이 늘었다. 월별 증가 흐름도 뚜렷하다. 1월 이용객은 5만 4012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6.2% 증가했고, 2월은 4만 9553명으로 28.2%, 3월은 5만 9492명으로 39.1% 늘었다. 군은 무료 버스가 주민들의 생활권을 확장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2분기 들어 장날(3·8일) 이용객이 평일보다 최대 100% 늘었다. 노인복지관을 찾는 고령층은 50% 이상 증가했다. 버스를 타고 괴산 주요 관광지를 찾아가는 방법을 문의하는 외지인 전화도 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버스 요금 부담이 사라지면서 마을 안에만 머물던 주민들이 읍내 장보기와 여가·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집 밖으로 나오고 있다”며 “무료 버스는 군민 이동권을 보장하는 핵심 복지이자 외부 관광객을 지역 상권으로 유입시키는 경제 엔진”이라고 밝혔다. 군은 월별 탑승객 수를 따져 버스 회사에 요금을 내고 있다. 어른과 청소년 요금이 다른 점을 고려해 1인당 1670원으로 계산한다. 지난 4월에는 1억 800만원을 냈다.
  • 최만식 경기도의원, 세이브더칠드런 경기아동권리센터 새출발 축하

    최만식 경기도의원, 세이브더칠드런 경기아동권리센터 새출발 축하

    경기도의회 최만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2)이 지역사회 아동들의 권리 증진과 촘촘한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다짐했다. 최만식 의원은 지난 10일 경기도여성비전센터에서 개최된 ‘세이브더칠드런 경인지역본부 경기아동권리센터 이전 기념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경기 아이들의 곁에서: 함께하는 변화, 앞으로의 이야기’를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총장, 김성아 경인지역본부장, 박연희 경기아동권리센터장을 비롯해 전창호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장, 윤하경 경기도아동복지협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해 센터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그동안 세이브더칠드런 경인지역본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아동 복지 정책 마련에 앞장서 온 최 의원은 앞서 「경기도 아동의 놀 권리 증진을 위한 조례」 개정을 주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다지는 등 아동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날 축사에 나선 최 의원은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새롭게 출발하는 경기아동권리센터가 지역사회와 함께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고 더 큰 희망을 만들어가는 든든한 울타리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에 동석한 아동들에게 “여러분은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최 의원은 아이들이 마음껏 웃고 뛰어놀며 꿈을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아동의 권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보장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협력해 보다 세밀한 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경기도의회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최 의원은 “우리 아이들이 ‘내 곁에는 나를 응원해 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믿음을 품고 성장하길 바란다”며 향후에도 아동 권리 보호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의정활동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데스크 시각] ‘나가!’ 이후 축구 판에 채워야 할 것

    [데스크 시각] ‘나가!’ 이후 축구 판에 채워야 할 것

    1994년 6월 28일 오전 7시가 막 넘은 시간. 어른들은 출근 준비로, 아이들은 등교 준비로 아침을 시작할 무렵이지만 이날은 전국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의 호랑이’였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무대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독일을 상대로 3-2 턱밑까지 추격하는 통쾌한 중거리 슛을 터트리면서다. 주인공은 리베로 홍명보였다. 당시 25세에 불과했던 그는 지금의 김민재에 버금가는 수비 무게감을 바탕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고, 앞선 조별리그 스페인전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어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주장으로 팀을 4강으로 이끌어 명실상부 한국 축구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선수’ 홍명보의 찬란했던 이력에 금이 간 건 감독으로 처음 도전했던 2014 브라질월드컵 참패였다. 이른바 ‘의리 축구’로 점철됐던 홍명보의 월드컵 감독 데뷔는 세계 무대에 내놓기 부끄러운 한국 축구 수준만 노출한 채 1무 2패를 기록,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당시에도 홍 감독을 향해 축구계에서는 A매치 지도 경험 부족 우려가 나왔으나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의 ‘훈장’과 홍명보라는 이름값에 기댔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지난달 12일(한국시간) 개막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준결승과 결승전만을 남겨 놓은 가운데, 한국 축구는 그라운드가 아닌 국회 청문회 책상에 앉아야 하는 필벌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본선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 개편된 이번 대회에서 축구협회는 내심 16강을 넘어 8강까지도 기대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이강인(당시 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황금 세대’에 대한 믿음이었다. 문제는 그런 황금 세대를 이끌 감독이 12년 전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하고 그저 경험만 하는 데 그쳤던 홍명보라는 점이었다. 2024년 선임 당시부터 불공정·무원칙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악마를 필두로 전 국민적인 ‘정몽규·홍명보 나가!’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급기야 이번 월드컵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 감독에 대한 반감으로 대표팀의 졸전을 바라는 기류까지 감지됐고, 주장 손흥민이 개막 전 FIFA 인터뷰를 통해 태극전사 응원을 간곡히 호소할 정도로 비호감 대표팀이 됐다.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처참히 깨져야 무능한 축구협회의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 월드컵 결과는 1승 2패, 조별리그 탈락. 그나마 1승도 고지대 훈련장을 구하지 못한 체코가 후반 체력적으로 급격히 무너진 덕이 컸다. 12년 만에 재현된 ‘축구 참사’에 이재명 대통령은 축구협회 개혁을 주문했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곧바로 ‘K축구혁신위원회’라는 구태의연한 조직을 만들며 행동에 나섰다. 한국 축구에 굳이 ‘K’를 붙여야 했느냐는 볼멘소리를 차치하더라도 청와대와 정부에 이어 축구협회 청문회 개최를 밀어붙인 여당의 일사불란한 모습은 매우 우려스럽다. 성난 민심에 기댄 정치권의 섣부른 체육 행정 개입은 풀어야 할 본질은 흐리고 부수적인 논란만 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참고인으로 신청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하루 만에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애초 축구협회에 쓴소리를 냈던 현장의 축구인들 역시 냉철하되 진중한 접근을 바란다. 국민이 목이 터져라 ‘나가!’를 외쳤던 대상들은 결국 한국 축구를 망쳐 놓은 뒤 떠밀려 나갔다. 이제는 뜨거운 감정은 내려놓고 한국 축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부터 다시 설계해야 할 단계다. 힘을 가진 자들의 윽박이 당장은 시원할 순 있지만, 그런다고 무너진 축구가 절로 바로 서는 것은 아니다. 박성국 문화체육부 차장
  • 곡선의 섬에서 직선의 삶을 보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곡선의 섬에서 직선의 삶을 보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고, 싫어하는 것을 줄이면 된다. 제발 ‘좋은 것’과 ‘비싼 것‘을 혼동하지 말자! 자신의 ‘좋은 것’이 명확지 않으니 ‘비싼 것’만 찾는다. 요즘 여수의 내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은 ‘삶은 계란’이다. ‘삶은 계란’을 아침에 아주 맛있게 먹는 것은 내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김정운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21세기북스) 중에서 ‘뜨거운 여름 한가운데 있는 휴가는 각자의 슈필라움을 물어보기 좋은 기회다. 여수는 김정운 작가가 아니어도 그런 휴가지로 알맞다. 물론 ‘여수 밤바다’의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에 귀 기울이다 돌아와도 무방하다. 내가 함께 걷고 싶은 것이 바다인지, 거리인지, 당신인지, 나의 맘인지 조금은 선명해질지도. 그것만 알게 돼도 충분하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공간’ 김정운 작가는 ‘자뻑’이 심하다고 고백한다. 왜냐하면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자신을 많이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그의 썰렁한 농담(글)은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또 평균 수명이 50세도 안 되던 시절에는 ‘직선의 삶’이 유효했을지 몰라도, 100세 시대에는 ‘안 되면 되게 하라’가 아니라 되면 하는 거라고. ‘곡선의 섬’에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본 ‘직선의 삶’에 관한 통찰이려나. 달리 표현하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일, 그것을 살펴보고 나아가는 용기일 테지. 그러니 여수 남쪽 섬의 미역 창고를 개조해 자기만의 공간을 만든 그를 시기하고 질투할 수밖에. 책은 문화심리학자인 작가가 자신의 슈필라움에서 쓴 글과 그림을 실은 책이다. 슈필라움은 ‘놀이(Spiel)’와 ‘공간(Raum)’을 합친 독일말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공간’이다. 우리말에는 없는 단어다. 우리에게 그런 삶의 공간이 드물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가 붙인 슈필라움의 이름은 ‘아름다움의 힘으로 창조적인 생각을 한다’는 뜻의 미역창고(美力倉考)다. 그의 여수 생활을 더듬더듬 읽어가다 보면 우리 모두에게 보잘것없어도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 공간은 공간이기도 하고 시간이기도 할 것이며, 각자의 삶을 억누르는 틀을 깨고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미리 말하지만 김정운 작가의 미역창고를 찾아가라는 제안은 아니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좋은 것과 비싼 것을 혼동하지 않아야 하듯,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남이 좋아하는 것을 헷갈려도 곤란하다. 그리고 여수에는 하루 또는 며칠 정도 슈필라움이 되어줄 만한 섬이 많다. 내 경우는 장도가 여수의 슈필라움이다. 장도는 GS칼텍스재단이 지역사회 공헌 사업으로 조성했다. 섬 전체가 복합문화예술공원이다. 여수 사람들은 ‘질다(길다)’는 전라도 사투리를 그대로 붙여 진섬(長島)이라 부른다. KTX는 여수엑스포역보다 여천역에서 내려 웅천친수공원을 목적지 삼는 게 편하다. 웅천친수공원에 내려 바다 위로 놓인 약 335m의 진섬다리를 걸어 들어가면 장도다. 물때에 따라 입도가 힘들기도 한데 예울마루 홈페이지(www.yeulmaru.org)에서 출입 가능 시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그래봐야 물에 잠기는 시간은 고작 2~4시간 정도다.) 명색이 섬인데 꽤나 쉬워 허망한 당도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답은 늘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지 않던가. ●장도에서 만난 예술의 길·정원의 길 가을을 전제하기에는 했어도, 김정운 작가는 여수의 잔잔하고 따뜻한 앞바다에서 리스트의 ‘콩솔라시옹(Consolation)’을 떠올린다 했다. 콩솔라시옹은 ‘위로’를 뜻하는 말이다. 작가처럼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까지는 아니어도 진섬다리를 건너며 들을 만하다. 해수욕장의 시끌벅적한 생기가 가라앉고 고요히 바다 위를 걷는 듯하다. 진섬다리 중간 즈음에는 천진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갯바위 위에 선으로 빚은 종이학, 꽃, 게 등이다. 그러고 보니 장도 입구에서 달팽이 작품을 본 듯하다. 텅 빈 작품의 몸체는 배경이 색을 대신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중화가 최병수 작가의 작품이다. 2005년 요양을 위해 여수 섬에 내려왔고 정착했다. 장도는 크게 서쪽 해안의 창작스튜디오를 지나는 예술의길(편도 30분), 반대편 동쪽 숲을 거니는 둘레길(편도 40분), 그리고 다도해정원과 장도전시관 사이 섬 가운데 언덕을 지나는 정원의길(편도 20분)로 나뉜다. 어느 길로 가든 섬 남쪽 끝의 전망대가 목적지다. 육지 가까운 반대편 북쪽은 저녁이 화려하다. 장도는 오후 10시까지 야간 개방하는데 이이남 작가가 장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미디어 파사드가 볼거리다. 앞서 말한 최병수 작가의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목적이 될 수 있다. 최 작가의 작품에는 친절한 글이 있어 좋다. 설명이나 해설보다는 사유를 이끈다. 예술의길 해안 구간이 끝날 즈음에는 우물쉼터가 나오는데, 바다 쪽 돌담 위에는 자그마한 그릇 하나가 놓여 있다. 최 작가의 ‘달그릇’이다. “작은 그릇에도 우주가 있습니다”라는 설명이다. 달그릇은 주위 풍경을 색으로 입는다. 바다를 담으니 바다 그릇이고 산을 담으니 산 그릇이다. 그 위에 작은 초승달 하나가 걸려 있다. 그 또한 보는 방향에 따라서는 그믐달이기도 하겠다. 장도에는 1930년 초 정채민 씨 일가가 입도해 2015년까지 주민들이 살았다. 우물쉼터에는 나이 든 팽나무 그늘에 펌프 하나가 자취로 남아 있다. 그럼 달그릇은 섬사람들의 기억과 우주를 남기고픈 작가의 바람이기도 했으려나. 그 한 그릇에도 슈필라움이 머문다. ●‘관대함’에 고요히 눈을 맞추다 우물쉼터에서 숲길을 걸어가면 곧 전망대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전망대는 아니고 섬의 남쪽 끝에서 가장 먼바다를 마주한 자리다. 난간에는 허공에 옆얼굴 선을 그린 듯한 최 작가의 ‘얼솟대’가 기다린다. 솟대는 평안과 안녕을 빌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 소통의 의미가 있다. 이번에는 ‘우리 얼굴 역시 솟대입니다’라는 글을 덧붙였다. 장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고 많은 이들이 그 곁에서 사진을 찍는다. ‘섬’이라는 글자에서 ‘ㅅ’을 뺀 ‘ ’ 모양의 솟대도 있다. 먼바다의 섬(△)을 겹치니 ‘섬’이라는 글자가 완성된다. 그리고 전망대 우측에는 작은 쪽문이 있으니 잠시 열고 나가 보시길. 섬의 지반을 이루는 바위 기슭 위의 벤치가 쉼을 권한다. 쉬이 지나치기 쉽지만 여유로이 머문 이들은 어렵잖게 찾아낸다. 나는 장도에 갈 때마다 그곳에서 얼마간 숨을 고른다. 도심은 뒤로 하고 눈앞에는 다도해의 섬들이 어른댄다. 그 어딘가 최병수 작가가 사는 섬이 있고 김정운 작가가 사는 섬이 있다. 그들의 슈필라움과 나의 슈필라움이 고요하게 눈을 맞추는 찰나다. 전망대에서는 장도전시관과 아트카페가 가깝다. 마침 전시실에서는 ‘소나무’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배병우 사진작가의 ‘여수진경(麗水眞景):하늘과 땅 사이(7월 15일까지)’가 한창이다. 여수는 그의 고향이다. 최초의 방이자 떠나고 싶은 방, 고향은 태초의 슈필라움일 테니까. 장도전시관에서 전망대 반대편으로 나가면 너른 정원이 열린다. 그쯤이 섬의 정상일 듯하다. 하프 모양의 나무를 지나서는 다시 다도해정원이다. 실은 진섬다리에서 가장 가까운 계단이라 곧장 올라올 수 있는 위치다. 그럼에도 섬을 한 바퀴 돌아 다다르니 몸의 열기가 진정되며 섬에 들어올 때는 보지 못했던 무엇, 마음 한켠에 몽글몽글한 감정이 새순처럼 솟아난다. 분명하지 않아도 안도라는 건 알겠다. 좋아하는 것들은 막연해도 선명하다. 조금 길게 머물겠다면 벤치가 있는 정원의 쉼터를 권한다. 남쪽의 반대편 풍경, 여수 내륙을 바라보는 자리다. 7월 초 개장한 웅천해수욕장은 여름 피서의 풍경이 안긴다. 더위를 피하는 대신 더위에 맞서 즐기는 사람들. 저들 또한 각자의 슈필라움을 찾은 듯하다. 그 순간을 일상에서 지속하고픈 게 모두의 바람일 테지만, 그것이 쉽지 않아 여행을 떠나온 것일 테지. 김정운 작가는 자기만의 방의 출입문은 앞으로 당기는 여닫이가 아니라, 옆으로 밀어 여는 미닫이라고 했다. 조금씩 보여야 한단다. 그걸 천천히 밀어 열어야 한다고. 타인의 마음도 “사랑할수록 조금씩 밀어 여는 거”라고. 하물며 나의 마음이야. 그는 여수에서 가장 ‘좋은 것’이 아침에 먹는 ‘삶은 계란’이라 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장도의 시간’을 지나고 나니 그 계란 맛이 궁금하다. 결국에는 그 작고 좋은 것이 직선의 삶에서 곡선의 섬이 필요했던 이유는 아니었을까. ●7월 8일의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 장도에서 돌아나가는 길에는 정면 망마산 기슭의 GS칼텍스 예울마루가 눈을 맞춘다. 폭 23m, 길이 152m의 초대형 유리 지붕(Glass River)은 6개의 층으로 물결치듯 흘러내린다. 건물은 산 안쪽으로 몸을 숨긴 채다. GS칼텍스 예울마루는 대극장과 소극장, 전시실 등을 갖춘 복합아트센터다. 프랑스국립도서관(BNF)을 설계한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지었다. 건축가의 의도와 맥락은 예울마루에서 출발해 다리 건너 장도를 잇는다. 예울마루의 건물이 산속에 자리해 망마산의 자연을 넘보지 않듯, 섬 끝의 장도전시관 역시 땅 아래 지어 섬의 지형을 해치지 않고 바다로 스민다. 물론 장도전시관 또한 그가 디자인했다. 그러므로 진섬다리를 건너오며 예울마루를 다음 목적지 삼을까 고민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세계적 건축가의 공간을 탐험한 후에는 본래의 목적을 충실히 즐겨도 좋을 듯하다. 여행지에서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건 자기만의 방을 만드는 또 하나의 경험이다. 군중 가운데 잠시 홀로 머물 수 있는 ‘섬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건 기회다. 다행히 예울마루에서는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종종 열린다. 장도가 있는 여수시 웅천동은 이순신 장군과 밀접하다. 웅천해수욕장 동쪽 멀지 않은 거리에는 이충무공자당기거지(이충무공 어머니 사시던 곳)가 있다. 장군은 효성이 지극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어머니 변 씨 부인을 여수로 모셨다. 난중일기에는 아침저녁으로 문안을 드리는 기록이 자주 나온다. 망마산(望馬山)의 이름 역시 이순신 장군이 전세나 훈련 상황을 살피기 위해 말을 타고 올랐던 산을 의미한다. 이순신 장군이 군관 나대용 등과 거북선을 만든 여수 선소유적 역시 바로 고개 너머다. 항만시설인 굴강, 거북선을 매어두던 계선주, 지휘소였던 세검정 등의 관련 흔적이 남아 있다. 다만 화려하지는 않다. 그저 물길 건너편 벤치에 앉아 선소로 들고나는 바닷물을 바라보며, 거북선이 만들어져 세상으로 나아가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따름이다. 하지만 거북선의 시작이 된 자리를 직접 목격하는 일은 어찌할 수 없는 감격이다. 거북선이 실전에 투입해 승전보를 얻은 건 사천해전이다. 옥포해전과 합포해전에 이은 이순신 장군의 세 번째 전투다. 1592년(임진년) 음력 5월 29일, 양력으로는 이맘때인 7월 8일의 일이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도시엔 없는 배움’ 줬더니 유학·정착… 농촌에 희망 심는 청년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도시엔 없는 배움’ 줬더니 유학·정착… 농촌에 희망 심는 청년

    생활형 농촌 유학 ‘에너지교육농장’학생 농업 체험 한 해 1000명 방문태양광 풍차·목공 등 몸으로 배워등록금 없는 ‘농촌유토피아대학원’ 생태·문화·공동체 등 다양하게 공부지역 리더 키워 농어촌 소멸 대응농촌 유학, 마을 활성화에 큰 도움정착은 많지 않아 정책 뒷받침 필요 인구 유출과 고령화 영향으로 농산어촌의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열악한 교육 여건은 청년이 농촌을 삶의 터전으로 삼지 못하고 도시로 떠나게 하는 원인이 된다. 9일 지난해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정책포럼 발표를 보면 2024년 기준 전국 3558개 읍·면·동(법정동) 중 초등학교가 없는 곳은 283곳(7.9%)에 달했다. 유치원이 없는 곳은 435곳(12%), 중학교가 없는 곳은 1213곳(34%)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수는 2015년 271명에서 2024년 249만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학생은 158만명에서 133만명으로 줄었다. 읍면동 내 소규모 학교 폐교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는 것도 확인됐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따라 시군 학생 수는 평균 79~130명, 학부모는 11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만의 자원을 활용해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화 교육을 제공하며 ‘농촌 유학‘ 등을 유도하는 청년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경북 경주 산내면 산촌인 우라마을에서 ‘에너지교육농장’을 운영하는 함용재(43) 대표도 그중 한 명이다. 2010년 문을 닫은 우라분교 터에 만든 이 교육농장에는 한 해 1000여명이 방문한다. 바탕에는 ‘경북형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있다. 경북농업기술원과 경북교육청, 대구교육대가 함께 추진 중인 이 프로그램은 농장을 교육 공간으로 학생들에게 농업·농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생활형 농촌 유학’ 모델이다. 지난해 시범사업 시행 후 현재 70여개 농장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교육농장에 들른 학생들은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풍차를 만들고 목공예 체험을 통해 나무가 왜 ‘탄소저금통’으로 불리는지 원리를 배운다. 함 대표는 지역 학교에서도 체험 활동이나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며 농촌 마을 학생들이 더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2010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농촌유학센터에서 생활 교사로 일하며 농촌 교육 여건 개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센터는 유학하러 온 도시 아이들이 공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돌보고 자연 친화적 프로그램 등으로 방과 후 학습을 제공하는 곳이다. 함 대표는 휴대전화를 멀리하고 또래, 어른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아이들을 보고 환경이 아이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농촌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 가족에게 안정적 주거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마을교육공동체 운동도 시작했다. 산내면은 대구와 경북의 식수원인 운문댐 가까이 있는 청정 지역으로 공장 등이 들어설 수 없는 탓에 농업 외 일자리가 없어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교육 환경 개선을 고민하자 산내면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에 1명이 전학 오고, 해외 교포 2세 2명도 청강생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하나뿐인 중학교에도 2명이 전학 왔다. 그러면서 두 학교 학생 수는 각각 16명, 11명이 됐다. 지난해까지 20명이 넘던 학생 수가 줄어 걱정하던 주민에겐 큰 경사였다. 함 대표는 “아이들이 없으면 마을은 쇠락을 피할 수 없다. 젊은 사람들이 걱정 없이 와서 살 수 있는 정착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경남 함양에는 청년 인재 양성을 통한 지역 재생과 정착을 도모하는 ‘농촌유토피아대학원’이 있다. 농산어촌 소멸 문제에 대응하고자 2021년 설립된 대안 교육 기관이다. 캠퍼스·강의·등록금이 없는 ‘3무(無)’ 대학을 표방하며 현장 중심 학습과 독서 토론,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인재를 키우고 있다. 학생들은 연 8회 현장 학습과 정기 독서 토론에 참여하며 농업·생태·문화·공동체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다. 등록금 대신 활동 지원금을 지급하는 점도 특징이다. 매년 20명 안팎의 신입생을 모집해 왔다. 올해 6기는 13명이다. 전체 입학생 가운데 청년층은 3분의 1 정도다. 농업인뿐 아니라 문화예술인,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고르게 분포해 있다. 경기 파주에서 치유 농장을 운영하는 귀농 2년 차 농업인인 6기 황서연(31)씨는 “여러 현장을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농촌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며 “연고 없이 농촌에 왔지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농촌에 남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농촌에 필요한 것도 사람이고, 지역에 남게 만드는 힘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농촌유토피아대학원이 주목하는 것은 ‘정착’이자 ‘지역 리더 양성’이다. 조금평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은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려면 청년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인재들이 각 지역에 배치돼 변화의 중심이 된다면 굳어진 사고를 바꾸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짚었다. 몇 년 사이 전국 각지에서 추진된 농촌 유학은 폐교 위기를 극복하거나 마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전교생이 11명에 불과했던 강원 양양군 남애초는 지난해 2학기 기준 43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전교생이 6명뿐이었던 경남 통영 욕지초등학교 역시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 등으로 올해 11명으로 늘었다. 다만 농촌 유학이 지역 정착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아 민간의 노력에 더해 정책적 지원도 요구된다. 윤요왕 농산어촌유학전국협의회 이사장은 “행정안전부,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도 예산을 투입해 주거 지원 기간 등을 늘리고 일자리 사업도 연계해야 농촌 유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며 “고교까지 마치면 해당 지역에 정착할 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초·중 단계에 머문 농촌 유학을 고교까지 확대해야 한다. 지역 사정에 맞는 특성화고를 설립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일베몰이’ 당했는데 “노노노노”… 때마침 “당당하게” 외친 리센느, 절묘한 우연 화제 [넷만세]

    ‘일베몰이’ 당했는데 “노노노노”… 때마침 “당당하게” 외친 리센느, 절묘한 우연 화제 [넷만세]

    멤버 원이 “무섭노” 사투리 썼다가김현지 PD “일베식 혐오 표현” 저격조국도 비판 거들며 사회적 논란 확산신곡 ‘프리티 걸’ 속 씩씩한 가사 눈길경상방언 억압에 맞선 저항 ‘해몽’도“통쾌하다” “드라마 같다” 응원 쇄도 “마 대다. 그냥 경상도 말에서 ‘노’를 다 들어내뿌자.”(김현지 PD)“안된다는 맘은 노 노 노 노(no no no no)”(‘프리티 걸’ 가사 중)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외로운 헛발질’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무섭노 논란’이 노무현재단 이사의 비판 가세로 재점화한 가운데 ‘일베식 노’를 사용했다고 저격당한 그룹 리센느가 신곡을 발표해 화제다. 의도하지 않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지만, 가사 일부가 ‘일베몰이’에 저항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리센느는 지난 8일 그룹 카라의 히트곡 ‘프리티 걸’(Pretty Girl)을 리메이크한 동명의 신곡을 발표했다. 올해로 데뷔 3년차인 리센느는 소형 기획사 소속으로, 첫 2년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 채 그룹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그러다 지난 2월부터 멤버 원이의 이름을 딴 유튜브 채널에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한 게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국민적인 호감도를 얻게 됐다. 경상도 출신인 두 멤버가 사투리 대결을 펼치는 영상, 멤버들의 고향인 경남 거제와 일본 치바 등에 방문하는 영상 등은 매번 수백만 조회수를 올릴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다섯 멤버 모두는 확실한 캐릭터를 대중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고, 평소 아이돌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열광하면서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다. 리센느가 현시점 국내 유튜브 최고 스타 반열에 오른 뒤 처음으로 내놓는 신곡이 리메이크곡이라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환호와 우려의 반응이 교차했다. 그러나 리센느가 난데없는 일베 논란에 휘말리면서 신곡 선택과 발매 시기가 “절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가사에 있다. 씩씩하고 긍정적인 소녀의 마음가짐을 그린 노래에는 ‘안된다는 맘은 no no no no’,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라는 구절이 각 3번씩 등장하며 강조된다. 리센느는 최근 본의 아니게 데뷔 이래 최악의 논란에 휩싸였다. 원이가 유튜브 영상에서 사투리로 “무섭노”라고 말한 장면을 두고 일각에서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가 지난 1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원이의 해당 표현을 두고 이같이 저격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조 전 대표가 “영남 사투리와 ‘일베식 노’ 사용은 구별해야 한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면서 정치·사회적 논쟁거리로 확대됐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에 대해 경남지역 사투리 화자들을 중심으로 “황당하다”는 반발이 빗발쳤고, 의문형이 아닌 감탄형 ‘-노’체도 흔히 쓰이는 사투리라는 무수한 증언과 다수의 증거가 나왔다. 유명 정치인한테까지 저격당한 원이에게는 “기죽지 말라”는 응원도 쏟아졌다. 다만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노무현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조수진 변호사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그 가수의 (다른) 표현 같은 것도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일베식 표현은 맞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저도 경상도 사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건 구조적인 문제”라며 “일베식 표현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많이 쓰이고 있고, 청소년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일베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라도 전면적으로 전쟁이다 싶을 정도의 지적이나 인식, 자각(을 해야 한다). 그 표현의 뿌리가 얼마나 혐오에, 끔찍한 것에 기원하고 있는가 (깨달아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바로잡자는 것이다. 지적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이가 ‘일베식 노’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한 김 PD는 지난 3일 마지막으로 올린 엑스 게시물에서 “그 말에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면 사용에 잠깐의 머뭇거림이라도 둘 수 있지 않은지”라며 경상도 사투리의 ‘-노’체 사용을 자제하자는 입장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조 전 대표 또한 “의문문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년들도 잘못된 혐오 표현임을 알고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일각의 분위기 속에서 발표된 ‘프리티 걸’은 ‘꿈보다 해몽’이긴 하지만, 리센느의 현재 처지와 맞물리면서 시의적절한 ‘대응’이라는 일부 팬들의 평가가 나온다. ‘안된다는 맘은 no no no no’라는 가사는 경상 방언 억압에 맞선 ‘단호한 거부’로,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는 ‘일베몰이’에도 주눅 들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리센느의 자세를 표현한 듯하다는 해석이다. ‘프리티 걸’ 뮤직비디오 댓글창 등에는 “크게 한 방 먹이는 노래다. 통쾌하다”, “일베 논란 터지자마자 ‘노노노노’, ‘당당하게 걷기’ 노래로 대성공. 드라마 대본 같다”, “세상을 바꾸는 건 고압적인 훈계질이 아니라 이런 거다”, “이것마저도 일베로 몰아가는 거 아니냐”, “정치꾼들 떠드는 소리 신경 쓰지 말고 하던 대로 열심히만 하자” 등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노’ 붙이면 “일베” 정치공방…영남 사람은 답답 “말도 맘대로 못 하나”

    ‘노’ 붙이면 “일베” 정치공방…영남 사람은 답답 “말도 맘대로 못 하나”

    경남 창원 출신인 이모(26)씨는 최근 정치권에서 화두가 된 영남 방언 ‘-노’를 입안에서 삼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이용자들이 그간 말끝마다 ‘노’를 붙이는 게 언짢았어도 고향에서만큼은 별문제 없이 써 왔던 말인데, 이달 들어 정치 싸움의 소재가 되자 자신이 하는 말을 스스로 검열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씨는 9일 “일베 탓에 눈치를 보는 것도 모자라 내가 하는 말이 정치 싸움의 소재가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한 영남 출신 연예인의 사투리를 두고 정치권에서 때아닌 ‘일베 공방’이 벌어지자 영남 출신 시민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5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 데이’ 마케팅과 6월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 등 연이은 논란으로 혐오 표현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와중이지만, 사회 통합에 힘써야 할 정치권 인사들이 엉뚱하게도 연예인의 말투를 문제 삼으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을 제기하는 쪽에선 경상도 지역에서 의문사가 있는 의문문에 쓰는 ‘-노’ 어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식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룹 리센느 소속 멤버인 원이(22)가 지난달 28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이 발단이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는 영상 속 으슥한 분위기의 방에서 “무섭노”라고 반응했다. 이를 두고 영화 ‘어른 김장하’(2023)를 연출한 김현지 MBC 경남 PD가 지난 1일 소셜미디어(SNS)에서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가세하면서 사안이 정치화됐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5일 SNS에서 “내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어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면서 ‘사투리 용례’까지 공유했다.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해당 표현을 의도적으로 섞으며 “사투리도 마음대로 못 쓰는 검열사회, 남조선이 돼 가노. 무섭노”라고 SNS에 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7일 당내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의 조사를 인용해 “(해당 표현을) 지역 사투리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55.8%로 ‘일베식 표현’(16.7%)의 3배 이상이었다”고 맞받았다. 정작 당사자인 시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특정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혐오 표현을 정쟁의 소재로 삼고, 평소 자주 쓰는 사투리까지 옳고 그름을 판단해 보겠다는 시도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울산 출신인 김모(25)씨는 “옆 도시만 가도 달라지는 게 사투리”라면서 “경멸의 뜻이 담긴 게 아니라면 용인할 수 있는 것인데 왜 정치적 싸움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대구 출신 오모(23)씨도 “문제로 삼든 이를 받아치든, 정치인들이 오히려 시민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이 ‘사회 통합’이라는 제 기능을 내던진 채 일상의 언어 습관까지 정쟁화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젊은 연예인의 일상적 방언을 편한 대로만 해석해서 정치적 도구로 쓰는 셈”이라면서 “정치가 사회 통합을 포기한 채 시민의 갈등 구조를 오히려 악용하는 건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도 “이번 논란은 정치권이 사안을 의도적으로 진영화하고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시도의 전형”이라며 “우리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데 정치권이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 노무현재단 이사 “무섭노? 일베 표현 맞다…전 경상도 사람” 리센느 원이 논란 재점화

    노무현재단 이사 “무섭노? 일베 표현 맞다…전 경상도 사람” 리센느 원이 논란 재점화

    아이돌 그룹 리센느의 멤버 원이의 ‘무섭노’ 발언에 대해 노무현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조수진 변호사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조 변호사는 지난 7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해당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그 가수의 (다른) 표현 같은 것도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일베식 표현은 맞다고 생각했다”며 “저도 경상도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건 구조적인 문제”라며 “일베식 표현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많이 쓰이고 있고, 청소년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일베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에게 ‘이 문제를 네가 책임져야 된다’, ‘네가 잘못했다’ 등 과도하게 책임을 묻거나 좌표를 찍는 방식이 지금 논쟁이 되는 지점 같다”면서도 “개인만의 책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지적을 안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조 변호사는 “배재고 사태나 스타벅스 홍보 사례처럼 과거 음지에 머물던 문화가 점차 양지로 올라오고 있다”며 “그동안 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라도 전면적으로 전쟁이다 싶을 정도의 지적이나 인식, 자각(을 해야 한다). 그 표현의 뿌리가 얼마나 혐오에, 끔찍한 것에 기원하고 있는가 (깨달아야 한다)”라며 “지금이라도 바로잡자는 것이다. 지적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원이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에 공개된 영상에서 비롯됐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는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자택을 찾은 콘텐츠에서 제작진이 “무섭노”라고 말하자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이후 일각에서 원이가 일베 말투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방식으로 ‘~노’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혐오 표현이 놀이가 되다 못해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원형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원이의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SNS를 통해 각각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정치권으로까지 논쟁이 확산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6년 7월 9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6년 7월 9일

    쥐 36년생 : 작은 기쁨이 마음을 환하게 한다. 48년생 : 반가운 행운이 가까이 다가온다. 60년생 : 소신대로 움직이면 좋은 결과 있다. 72년생 : 지나친 바람은 내려놓는 게 좋다. 84년생 : 재물의 흐름이 좋아진다. 96년생 : 웃어른의 조언을 따르면 길하다. 소 37년생 : 좋은 기운이 몸과 마음을 감싼다. 49년생 : 복이 들어오고 신수가 밝다. 61년생 : 문서나 계약에서 이익이 있다. 73년생 : 도움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 85년생 : 목표를 향해 힘껏 나아가라. 97년생 : 즐거운 일이 생기는 하루다. 호랑이 38년생 : 마음을 다잡으면 길이 열린다. 50년생 : 먼 길은 되도록 미루는 게 좋다. 62년생 : 운이 왕성하니 기쁨이 크다. 74년생 : 일이 뜻대로 흐르지 않아 답답하다. 86년생 : 실력을 인정받고 이름이 오른다. 98년생 :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토끼 39년생 : 편안한 마음이 복을 부른다. 51년생 : 조급하면 될 일도 늦어진다. 63년생 : 작지만 알찬 이득이 있다. 75년생 : 서두르면 실수가 따르니 조심하라. 87년생 :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성과가 있다. 99년생 : 욕심을 줄여야 희망이 보인다. 용 40년생 : 조용히 지내면 무난한 하루다. 52년생 : 괜한 일에 끼어들지 마라. 64년생 : 차분히 처리해야 실수가 없다. 76년생 : 돈 문제로 다툼이 생기지 않게 하라. 88년생 : 새 일을 시작해도 좋은 흐름이다. 00년생 : 앞길이 점점 순조로워진다. 뱀 41년생 : 마음 편한 시간이 찾아온다. 53년생 : 하는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 65년생 : 노력에 비해 얻음이 적을 수 있다. 77년생 : 운이 좋아 뜻한 바를 얻겠다. 89년생 : 자신감을 가지면 길이 열린다. 01년생 : 가족에게 기쁜 소식이 있겠다. 말 42년생 : 기쁜 말이 오가니 마음이 좋다. 54년생 : 좋은 일이 이어지는 하루다. 66년생 : 어려움이 와도 크게 걱정할 것 없다. 78년생 : 작은 이득이 생겨 만족스럽다. 90년생 : 중요한 일은 직접 챙겨야 한다. 02년생 :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온다. 양 43년생 : 웃을 일이 많아 마음이 밝다. 55년생 : 어려움이 도리어 기회가 된다. 67년생 : 과장된 말은 뒤탈을 부른다. 79년생 : 떠들썩하게 움직이면 실속이 없다. 91년생 : 오늘은 전반적인 운이 좋다. 03년생 : 좋은 흐름을 놓치지 마라. 원숭이 44년생 : 마음의 짐이 가벼워진다. 56년생 : 대길하니 일이 잘 풀린다. 68년생 : 사고파는 일은 늦어질 수 있다. 80년생 : 이동이나 여행에 좋은 기운이 있다. 92년생 : 여유 있는 마음이 행운을 부른다. 04년생 : 새로운 경험이 좋은 배움이 된다. 닭 45년생 : 친절한 태도가 운을 올린다. 57년생 : 운의 흐름이 순조롭다. 69년생 : 잃은 것은 곧 채워질 수 있다. 81년생 :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오른다. 93년생 : 중심을 잡으면 좋은 결과 있다. 05년생 : 성실함이 좋은 평가를 부른다. 개 46년생 : 믿을 만한 사람과 상의하라. 58년생 : 순서를 지키면 일이 풀린다. 70년생 : 마음이 어수선해 판단이 흐려진다. 82년생 : 진심으로 대하면 좋은 결과 있다. 94년생 : 자존심을 내려놓으면 도움을 받는다. 06년생 : 솔직한 태도가 신뢰를 얻는다. 돼지 47년생 : 부와 명예의 기운이 함께한다. 59년생 :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라. 71년생 : 운이 차츰 상승세를 탄다. 83년생 : 기대보다 많은 이득이 생긴다. 95년생 : 도전하면 성공의 길이 보인다. 07년생 : 자신 있게 나서면 좋은 결과 있다.
  • 로봇·인간의 경계 통해 묻는 인간다움

    로봇·인간의 경계 통해 묻는 인간다움

    한미 사이 ‘경계인’ 정체성이 토대“로봇과 갈등 없기에 성장도 없어” “인간과 인간이 서로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마찰이 생기기 마련이고, 우리는 이 마찰을 통해 성장합니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 사이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해가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친 공감에 가깝죠. 로봇과의 관계에서는 갈등이 없기에 성장도 없습니다.” 근미래 통일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SF소설 ‘루미너스’(황금가지)는 인간과 로봇 사이의 경계를 통해 무엇이 인간인지 질문하는 소설이다. 저자 박지선은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뒤 지금은 미국 캔자스대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는 재미 한인 작가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형성된 ‘경계인’의 정체성은 이 작품을 쓰는 토대가 됐다. “완전한 한국인도, 교포도 아닌 묘한 존재죠. 한국 문화를 경험하면서 자라긴 했는데, 어른으로서 이곳에서 일을 해본 적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경계와 경계를 흐리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책도 그렇고요. 소설에는 폭발 사고로 신체 대부분을 기계로 바꾼 형사가 나옵니다. 그는 로봇일까요, 인간일까요.” 작품은 통일 이후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분명히 허구의 시공간이지만, 그려지는 풍경은 무척 핍진하다. 광화문에서는 매주 집회가 열린다. 북한 출신자에 대한 혐오와 난민 추방을 구호로 삼은 우파 시위대의 모습이다. 북한에서 온 저임금 노동자들은 빈곤은 물론 차별적인 시선에도 맞서야 한다. 그들은 고장 난 로봇의 부품을 떼다 팔며 근근이 삶을 이어간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상상할 때 북한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닌 것 같아도 서로 깊이 영향을 주고받고 있으니까요. 남북한이 통일됐을 때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여기에 로봇도 더해봤죠. 과연 북한 사람들이 통일 이후 로봇보다 더 나은 존재로 취급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됐죠.” ‘루미너스’는 박지선의 첫 장편소설이다. 첫 장편으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선정하는 ‘올해의 도서’와 장르문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로커스상 신인 부문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영국의 대표적인 SF 문학상인 아서 클라크 상 최종후보에도 이름을 올렸고, 다음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드라마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둔 미디어 레스 스튜디오에서도 ‘루미너스’에 관심을 보여 영상화하기로 했다. “몸은 미국에 있어도 저는 분명히 ‘한국 작가’입니다. 한국은 소설이든 영화든 여러 장르를 탁월하게 ‘섞어내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드’를 쉽게 바꾼달까요. 요즘 세계인이 K문학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 [이광호의 어찌보면] 참된 교육이라는 환상

    [이광호의 어찌보면] 참된 교육이라는 환상

    ‘참’이라는 접두어가 들어가는 말은 하나같이 미심쩍다. ‘참’은 진짜를 뜻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과 ‘개’라는 가치 위계를 만든다. ‘참’은 우월한 원형을, ‘개’는 가짜와 열등을 표시한다. ‘참깨’와 ‘개살구’를 비교해 보자. ‘참’이라는 말은 이미 ‘본질’에 대한 규범적 가치를 실어 나른다. ‘참’에 ‘삶·사람·사랑·교육’ 등의 추상명사를 붙이는 순간 그 말의 무게는 이념의 차원으로 한 걸음 더 이동한다. ‘참’은 집단의 교의가 되어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참된 삶’이라고 말하는 순간 무엇이 참된 삶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참’을 선점하면 타자를 ‘거짓’으로 규정하는 권력을 갖는다. ‘~다운’의 표현들, 이를테면 ‘나라다운’, ‘문학다운’ 같은 말들이 공허하고 억압적인 것도 이런 이유와 같다. 이것은 질문 없는 신화화의 과정이다. ‘참교육’이라는 말은 이념적 맥락화에 따라 계속 변형되어 왔다. 1989년 출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입시 위주 교육을 비판하기 위해 이 말을 처음 사용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보수적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참교육’을 주장했다. 급기야 온라인에서 물리적 힘으로 잘못된 행동을 응징하는 것을 ‘참교육’이라고 부르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참’은 행위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동원된 수사적 기표에 불과하게 되었다. ‘참교육’ 밈들은 ‘참’의 언어가 어떻게 냉소와 폭력의 기표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징후적으로 보여 준다. ‘참’이라는 의미는 내용에 대한 질문과 분리되어 변질과 전도의 과정을 거쳐 온 것이다.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은 교권의 침해자들을 강력하고 초법적인 폭력으로 응징하는 서사를 통해 ‘참’의 변질된 의미를 더욱 대중화한다. 이 드라마는 무너진 교권을 세우기 위해 교육부가 교권보호국을 만들어 무제한의 폭력을 허용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런 비현실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상징되는 공교육 현실의 참담함이 있다. 드라마가 현실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응징의 판타지는 참혹한 현실에서 발생한 일종의 증상이다. 이 드라마는 참담한 공교육 현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불편함과 폭력에 대한 폭력의 응징이라는 쾌감을 동시에 준다. 드라마의 성공적인 대중적 화제성과 장르적 쾌감과는 다른 층위에서 그 판타지의 군사주의적 폭력의 논리를 비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폭력의 정글이 되어 버린 교실에 ‘나화진’이라는 초법적 존재를 투입해 진압한다는 것은 ‘법치’ 바깥의 예외 상태를 통해 그 폭력의 구조를 재생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교육 현실에 대한 분노를 폭력의 카타르시스로 바꾸고 윤리적 정당성을 포장하는 과정에서 은폐되는 질문들이다. 한국적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편한 질문에는 교육의 상업화로 교육자를 도구적인 서비스 공급자로 인식하는 태도, 계급의 대물림을 가져오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저출생 사회에서 한 아이에게 집중된 욕망과 불평등한 사회구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교육 현장은 한국 사회의 계급구조와 그 재생산의 문제를 가장 예민하게 반영한다. 교육 문제를 사회와 분리시켜 중립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일 것이다. 한나 아렌트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권위란 폭력 없이 복종을 끌어내고, 논증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정당하게 인정된 위계라고 말한다. 근대 이후 그 권위가 소멸하고 그 자리에 폭력과 강제가 자리잡는다. 교육에서의 권위란 어른 세대가 아이들을 ‘세계’의 일원으로 자리잡게 하는 책임을 떠맡는 행위다. 교사의 권위는 그의 개인적 뛰어남이 아니라 그가 ‘공동의 세계’를 대표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교육의 권위가 가능하려면 한국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보존하고 전수할 만한 축적된 ‘세계’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교육 시스템의 붕괴는 이 사회적 공동 세계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다는 것을 뜻한다. 피에르 부르디외 식의 사회학적 비판을 개입시킨다면 새로운 세대에게 전수할 것이 학교의 서열과 계급 질서의 완강함뿐일 때, 사회는 교사에게 위임할 권위 자체가 없는 것이다. 이 경우 교육적인 ‘보존’이란 계급 위계의 재생산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사회에서 기성세대는 다만 무능하거나 위선적인 ‘꼰대’일 뿐이다.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아이들에게 전해줄 ‘세계에 대한 책임’을 한국 사회가 만들 수 있는가 혹은 다음 세대의 새로움이 이 세계를 갱신할 희망의 기획이 가능한가라고 할 수 있다. 아렌트의 문장들을 빌리면, 교육은 우리가 세계에 대한 책임을 떠맡을 만큼 세계를 사랑할지, 아이들이 공동 세계를 갱신할 임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시킬 만큼 그들을 사랑할지 결정하는 지점이다. 드라마에는 희생된 교사의 무덤을 찾아가는 애도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작은 나무가 서 있는 산 위에 자리잡은 무덤은 무너진 교육 시스템과 교권을 상징한다. 그 무덤 앞에서 한 교사의 죽음의 의미는 악마와 같은 학생 가해자를 색출해 응징하는 서사의 소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 교육의 무덤으로부터 ‘다른 사랑의 시작’을 상상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학생들 주홍글씨 새기지 말자”… 광주일고도 배재고 선처 호소

    “학생들 주홍글씨 새기지 말자”… 광주일고도 배재고 선처 호소

    광주일고 측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로 6개월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원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7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역사관에서 학교 총동창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어제) 직접 찾아와 사과한 배재고 학생과 관계자들이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복귀하길 바란다”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대한체육회 등 관련 단체에 행정적 선처를 요청했다. 조윤채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 또한 “사과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현재 내려진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재고해 학생들이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어른들이 따뜻하게 안아달라”고 말했다. 광주일고 측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으로 비화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쓰이는 것에 대해 경계심도 드러냈다. 기자회견을 함께한 홍경표 광주일고 총동창회장은 “이 비극적 사건에 억지스러운 정치적 의미를 덧씌워 편을 가르고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는 시도들을 경계해야 한다”며 “혐오를 옹호하고 증폭시키는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올바른 교육과 정의의 회복에 있다”며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배재고에 대한 징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배재고 측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8일까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배재고는 재심 신청을 고심 중이다. 재심과는 별도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이와 관련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는 “재심 신청 절차는 이미 안내했다”며 “다만 재심이 이뤄질 경우 협회 차원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 “배재고 학생 단죄보다 교육·정의 회복 필요”

    “배재고 학생 단죄보다 교육·정의 회복 필요”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으로 중징계를 받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원들을 향해, 피해 당사자 격인 광주제일고(이하 광주일고) 측이 “학생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기지 말아달라”며 대승적 차원의 관용을 베풀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홍경표 광주일고 총동창회장은 7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역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배재고 학생 선수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홍 회장은 이 자리에서 “동창회의 궁극적 목표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올바른 교육과 정의의 회복에 있다”며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학생들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홍 회장은 “이번의 뼈아픈 실수가 배재고 학생들에게 훌륭한 인생의 나침반으로 승화되기를 바란다”며 “어른들이 무책임하게 생산한 혐오 문화를 훗날 이 학생들이 앞장서서 뿌리 뽑아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광주일고 측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으로 비화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쓰이는 것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홍 회장은 “이 비극적 사건에 억지스러운 정치적 의미를 덧씌워 편을 가르고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는 시도들을 경계해야 한다”며 “혐오를 옹호하고 증폭시키는 행위를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교육 현장과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직접 찾아와 사과한 배재고 학생과 관계자들이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복귀하길 바란다”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 관계 당국에 행정적 선처를 요청했다. 조윤채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 또한 “사과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현재 내려진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재고해 학생들이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어른들이 따뜻하게 안아달라”고 말했다. 광주일고 총동창회는 학생들에 대한 선처와는 별개로 사태를 방조한 지도자와 학교, 교육청의 책임 있는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며, 이번 결단이 스포츠맨십과 참교육의 가치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원이 “무섭노” 꾸짖은 조국에 박지원 “외로우신 것 같다”

    원이 “무섭노” 꾸짖은 조국에 박지원 “외로우신 것 같다”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른 리센느 멤버 원이(22)의 경상도 사투리를 둘러싼 ‘일베몰이’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진 가운데, 원이의 “무섭노”라는 발언을 ‘일베식 혐오 표현’으로 규정하고 연일 소셜미디어(SNS)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불필요한 이야기를 해 구설수에 오른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날 시사인 유튜브 라이브 ‘김은지의 뉴스IN’에 출연해 “조 전 대표가 고독한가, 외로운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상도 사람들은 ‘-하노’ ‘-하나’라는 어투를 많이 쓴다”면서 “일상적인 사투리고 언어인데 그게 무슨 일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 전 대표를 향해 “그냥 참고 기다리시라. 정치적 기회가 올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라며 “앞길이 창창하신 분이 불필요한 것을 이야기한다.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 의원은 재차 조 전 대표에 대해 “외롭고 고독한 것 같다. 그럴 때는 참는 지혜를 가져야 큰 사람이 된다”면서 “걸그룹 멤버가 ‘무섭노’라고 말한 것 가지고 이야기를 해서 왜 시끄럽게 만드냐”고 지적했다. 앞서 조 전 대표는 원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멤버 미나미의 일본 집을 둘러보다 “무섭노”라고 말한 것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일베 말투”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논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부산 사람 구별법’을 소개하는 이미지와 함께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설명하며 사실상 원이의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경상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내 고향 사투리를 일베로 몰아가지 말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조 전 대표는 재차 글을 올려 “많은 10·20대들이 일베가 아님에도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고 있는 바,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10·20대를 훈계하는 꼰대짓이라는 비겁한 주장이 있나 보다”라며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은 경상도 말 용법에 맞나 맞지 않나가 아니라,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청년들도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혐오 표현임을 알고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대표는 이와 더불어 자신의 SNS에 10대들의 ‘극우 혐오 표현’을 지적하는 뉴스 기사를 공유했다. 한편 경남 거제시 출신으로 초·중·고등학교를 거제시에서 다닌 원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네이티브’ 거제 사투리를 사용하고 자신의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 세대를 넘나드는 사랑을 받고 있다.
  • 나경원 “남조선 돼가노, 무섭노”에… “일베 말투 역해” 직격한 경주시의원

    나경원 “남조선 돼가노, 무섭노”에… “일베 말투 역해” 직격한 경주시의원

    조국 ‘사투리 구별법’에 논란 정치권 확산김민전 “아이스아메리카노 맛있노” 비판실제 ‘무섭노’는 盧 취임 전에도 많이 쓰여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 “전체주의 홍위병들을 보는 듯하다”며 강하게 비판하며 아이돌 그룹 멤버의 ‘무섭노’ 표현을 둘러싼 ‘일베 논쟁’에 뛰어든 가운데 경북 지역 시의원이 “일베 말투”라며 나 의원을 겨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주 경주시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캡처해 올리면서 “사투리 오염시키는 정치하지 마시라. 경상도 사람도 아니고 서울 출신, 서울 지역구 다선의원이 체통도 없이 사투리 운운하며 일베 말투 쓰는 거 너무 당황스럽고 역하다”고 직격했다. 김 시의원은 또 별도의 게시물에서 “이때다 싶어서 어미에 ‘노’체 쓰며 경상도 사투리 평소에 쓰는 양 일베를 흉내 내는 정치인”이라며 나 의원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했다. 이어 “궁지에 몰리니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나쁜 버릇, 아직도 안 고쳐지는구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나 의원은 조 전 대표가 ‘무섭다’ 논쟁과 관련해 실제 영남 방언과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식 혐오 표현을 구분해야 한다며 ‘부산 사람의 구별법’을 올렸다는 내용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면서 “사상과 사투리까지 재단(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그러면서 “스타벅스도 못 가고 사투리도 마음대로 못 쓰는 검열사회, 남조선이 돼가노. 무섭노”라며 논쟁에 휩싸인 표현 ‘무섭노’를 사용했다. 김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밥과 함께 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 맛있노. 경상도 사투리 탄압하는 문화독재에 답답하던 속이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좀 풀리노. 이제 어디 가서 문화적 다양성 말도 꺼내지마래이”라고 적으며 조 전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나 의원은 서울 출신이지만, 김 의원은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다녔다. 이번 논란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가 지난 1일 자신의 엑스에 “호평받는 유튜브 클립 하나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PD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서 무척무척 속상했음”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김 PD가 문제 삼은 대화 내용은 그룹 리센느의 원이가 같은 그룹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일본 집을 방문한 영상에서 등장했다. 미나미가 은은한 조명이 켜진 동생의 방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리센느 유튜브 PD가 먼저 “뭔가 덜컹 소리 났는데. 무섭노”라고 말했고, 원이가 바로 이어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했다. 김 PD는 ‘무섭노’를 “일상화된 ‘일베식 노’”라고 규정하면서 “누군가를 모욕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을 내 고장 말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상도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무섭노’는 원래부터 써오던 문제 될 것 없는 사투리라는 반박이 쏟아지면서 김 PD는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무분별하게 ‘노’를 사용하면서 ‘무섭노’도 쓰이게 됐다는 일각에선 주장하나, 실제로는 노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 전인 2000년대 초반에도 ‘무섭노’가 단독으로 쓰인 흔적들이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 다수 발견되고 있다. 동남방언에서 ‘노’는 의문뿐 아니라 감탄과 독백에도 두루 쓰이는 어미라는 언어학자의 설명도 온라인상에서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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