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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원룸 화재로 우즈베키스탄 어린이 1명 숨지고 남매·사촌 등 어린이 3명도 위독

    김해 원룸 화재로 우즈베키스탄 어린이 1명 숨지고 남매·사촌 등 어린이 3명도 위독

    경남 김해시 한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나 우즈베키스탄 국적 어린이 3남매 가운데 1명이 숨지고 이들과 이종사촌 등 어린이 3명이 중상을 입었다. 21일 김해중부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오후 7시 45분쯤 경남 김해시 서상동 4층짜리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났다.불은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소방대가 20여분 만에 껐다. 소방대는 2층에 있는 한 방에서 A(4)군 등 우즈베키스탄 어린이 4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A군은 이송 도중 숨졌다. A군과 오누이 사이인 12살·14살 어린이 2명과 A군 이종사촌 13살 어린이 등 3명은 연기를 많이 마시는 등 모두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 A군 집에는 어른이 없었고 한국말이 서툰 어린이들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군 이모가 화재 당일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가 화재 발생 1시간 전쯤 장을 보기 위해 집을 잠시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건물내 다른 집 주민들은 모두 대피한 점 등으로 미뤄볼때 우즈벡 국적 어린이들이 자기들끼리 있다가 불이나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나 ‘불이야’하는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해 대피하지 못하는 바람에 피해가 컸을 가능성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다른 방에 있던 주민 6명도 연기를 마시는 등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주차장에 있던 차량 7대도 불에 타는 등 1억 80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경찰은 건물주를 상대로 의무 소방설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필로티 구조의 원룸 1층 주차장에 있던 1t 화물차에서 불이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진행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김해 원룸 화재 사망·중상자 모두 우즈벡 어린이

    김해 원룸 화재 사망·중상자 모두 우즈벡 어린이

    지난 20일 경남 김해 원룸 건물에서 발생한 불로 숨지거나 크게 다친 4명이 모두 어린이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오후 7시 40분쯤 경남 김해 서상동의 4층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났다. 불은 20여분만에 꺼졌지만 2층 한 방에서 A(4)군 등 우즈베키스탄 국적 어린이 4명이 크게 다친 채 발견됐다. A군은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졌고 A군과 오누이 사이인 12살, 14살 어린이 2명, A군 이종사촌인 13살 아이 등 3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 집에는 당시 어른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군 이모가 당일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지만, 화재 발생 1시간 전 장을 보려고 집을 잠시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집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점 등에 미뤄보면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있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나 ‘불이야’ 했더라도 말을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밖에 다른 주민 6명도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불은 주차장에 있던 차량 7대를 태우고 1억 80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피해를 냈다. 경찰은 건물주를 상대로 의무 소방설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해당 건물에서 스프링클러는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필로티 구조의 1층 주차장에 있던 1t 화물차에서 불이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날 오전 합동 감식을 통해 원인 규명에 나선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학생들은 좋은 선생님을 본능적으로 알아낸다

    [달콤한 사이언스] 학생들은 좋은 선생님을 본능적으로 알아낸다

    美-中 연구팀 “학생-교사간 교감이 학습동기 유발과 학습성취도에 영향” “캡틴, 오 마이 캡틴”이라는 대사로 유명한 1989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는 로빈 윌리암스가 괴짜 국어선생님 키팅으로 등장한다. 키팅 선생님은 어른들의 눈으로 볼 때는 괴짜 같지만 학생들에게는 시의 아름다움과 자유로운 사고를 일깨우는 수업으로 진정한 ‘캡틴’으로 자리잡게 된다. 많은 학생들은 키팅 같은 좋은 선생님을 찾아 가르침을 받으려 하고, 교사들은 ‘키팅’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좋은 선생님의 기준은 뭘까.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자신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는 좋은 선생님은 학생들이 감각적으로 구분해낼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신경생물학과, 일본 도호쿠대 생명과학부, 중국 베이징대 생명과학부, 베이징대-IDG맥거번 뇌연구소, 베이징-칭화 생명과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어린 금화조(Zebra finch)가 노래를 제대로 가르치는 성인 새를 감각적으로 찾아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7일자에 실렸다. 금화조는 노래하는 새인 명금(鳴禽)의 일종으로 사회성이 발달해 있고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학습이나 기억 관련 실험을 할 때 자주 사용되는 동물이다. 특히 수컷의 노래는 종족 보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을 비롯해 많은 동물들은 생존과 관련되거나 집단의 문화를 배울 때 어른의 행동을 모방하는 방식을 따른다. 동물들에게 있어서 모방이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정확한 음색과 음정으로 노래하는 수컷 어른 금화조의 노래를 녹음해 스피커로 들려주거나 금화조의 노래와 비슷한 다른 종류의 새의 소리를 들려주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실제 성인 금화조의 노래가 아니면 새끼 금화조들은 노래를 따라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어린 새들이 노래를 배우는 과정에서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에 특히 주목했다. 그 결과 사람의 언어중추라고 부르는 브로카영역과 비슷한 대뇌피질 부분과 수도관주변 회백질(PAG·Periaqueductal gray)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수도관주변 회백질은 도파민을 방출하는 신경세포군이 포함돼 있는 곳으로 다른 개체와 정서적 교감이 이뤄질 때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전에 성인 금화조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어린 금화조들은 노래하는 성인 수컷 금화조의 노래를 들을 때 언어중추는 물론 PAG 부위가 활발히 움직였는데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수컷이나 암컷 금화조를 만났을 경우는 PAG 부위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수컷 금화조가 노래를 부르지 않고 있어도 새끼 금화조의 뇌에서는 PAG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은 뇌신경세포가 소리가 아닌 다른 사회적 신호에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수컷 성인 금화조가 노래를 부를 때 새끼 금화조의 PAG 회로를 차단하면 학습에 참여하지 않고 딴청을 피는 것이 관찰됐다. 반대로 PAG를 활성화시키면서 수컷 성인 금화조의 노래를 녹음해 틀어주면 진짜 새가 없어도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따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도파민은 돈이나 사탕 같은 외부 보상에 의해 강화되고 발현되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교사를 만날 경우에도 보상중추가 활발히 작동해 학습에 대한 동기가 발현될 수 있다”며 “사람의 경우에도 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정서적 교감이 학습동기는 물론 학습능률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차드 무니 미국 듀크대 교수는 “금화조는 유전자로 전달받는 특성들 이외에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학습을 통해 전달받는 것은 노래하는 것으로 마치 사람이 말을 배우는 것과 똑같은 행동”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올바른 교사를 만나는 것이 좋은 학습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속보]‘종교 박해 우려’ 이란 학생, 난민 인정 받았다

    [속보]‘종교 박해 우려’ 이란 학생, 난민 인정 받았다

    법무부, 심사 통해 19일 통보건강보험 가입 등 사회권 보장청와대 국민청원 통해 사연 알려져개종에 따른 박해 가능성을 우려하며 난민 신청한 이란 출신 학생에 대해 법무당국이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학교 친구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연을 올려 3만여건의 공감을 받았던 학생이다. 이 학생은 앞으로 안정적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고, 건강보험 가입 등의 사회적 권리도 가지게 된다. 19일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심사를 통해 이란 출신 A(15)군에 대한 난민지위를 인정했다. 난민 신청자는 ▲난민 인정 ▲인도적 체류 허가 ▲난민 불인정 중 하나의 판정을 받는다. 난민 지위가 인정되면 난민법에 따라 원칙적으로는 우리 국민과 동등한 사회권을 가질 수 있다. 예컨대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고 지역 건강 보험 가입,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지정 등이 가능하다. A군은 7살이던 2010년 사업하는 아버지 B(52)씨와 함께 고향인 이란 테헤란을 떠나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를 거쳐 현재 서울의 한 중학교를 다니고 있다. 학교 측은 “학령기를 한국에서 보낸 까닭에 A군은 이란어는 말만 할뿐 읽을 줄 모르고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더 익숙하다”고 전했다. 중학교 때 반장을 할 만큼 잘 적응하고 있다.A군이 난민 신청을 한 이유는 종교적 박해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무슬림이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지만 한국에서 친구들과 교회·성당에 다니다 천주교로 개종했다. 아버지도 A군이 전도해 천주교 신자가 됐다. A군 측은 “독실한 무슬림인 고모가 통화 중 ‘네가 개종하고도 사림이라 할 수 있느냐’고 소리친 뒤 연락을 끊었다”면서 “고향에 돌아가면 박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구 99%가 이슬람교도인 이란에서 다른 종교로 개정한 이슬람교도는 배교(背敎)죄로 최대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논리다. A군은 2016년 난민 신청을 했지만 ‘개종했더라도 이란 당국이 주목할 활동을 하지 않아 박해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불인정됐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지만 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어 더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 판결을 받았다. A군의 사연은 학교 친구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지금껏 3만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친구들은 이후 서울출입국·외국인청과 청와대 앞에서 A군의 난민 인정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또, 학교 교사와 성당·교회 등에서는 500여만원을 모금해 A군에게 전달했다. A군이 다니는 학교 학생회는 이날 ‘이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친구의 난민 인정을 환영했다. 학생들은 “이제 우리는 우리의 친구가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편안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이란 친구뿐 아니라 그를 돕는 우리 학생들 모두 같은 이유로 잊혀 지길 원한다”면서 “다만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사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지지하며 힘을 실어줬던 조희연 서울 교육감도 입장문을 내고 “포용력 있는 법 판단으로 제2의 고향인 대한민국 서울에서 행복한 학교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외국 친구에 대해 어른들도 실천하기 어려운 인류애를 행동으로 보여준 같은 학교 학생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A군의 아버지도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현재 관련 재판을 진행 중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씨줄날줄] 사우디 눈치 보기/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우디 눈치 보기/황성기 논설위원

    2006년 12월 영국 정부는 다국적 군수업체 BAE시스템스의 뇌물 증여 수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한다. BAE는 1980년대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총액 430억 파운드(약 64조원)어치의 무기를 팔면서 사우디 왕자 등에게 1억 달러 이상의 뇌물을 준 의혹을 받았다. 2003년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하면서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다.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사우디는 테러나 중동 정세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나라로 수사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익에 반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석유와 무기)와 중동, 국익이라는 세 키워드가 사건을 유야무야로 만들었다.2000년 11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주모자로 영국인 윌리엄 샘프슨을 비롯한 다수의 외국인이 체포된다. 이들은 사형을 선고받지만 각국 정부의 노력으로 2004년 전원 석방된다. 샘프슨은 고문과 부당 감금 등의 혐의로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영국에서 소송을 일으키지만, 대법원에서 소송할 권리가 없다며 기각한다. 이 또한 사우디를 배려하고 국익을 고려한, 우리의 ‘사법 농단’과 닮은 영국 법원의 결정이다.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이 이목을 끈다. 터키 출신의 약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지난 2일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로 행적이 묘연하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현재로선 정확히 ‘카슈끄지 행방불명 사건’이다. 터키 언론은 영사관에서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토막 살해됐다고 보도한다. 하지만 사우디, 터키, 미국 등의 얼키고설킨 이해관계로 진상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터키의 발 빠른 대처가 눈에 띈다. 간첩 혐의로 2년간 구금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를 불러온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지난 12일 석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한 직후 사우디와 공동수사팀도 꾸린 터키다. 미국의 환심도 사고, 사우디와 협조도 하는 절묘한 카드다. 트럼프는 시시각각 말을 바꾸고 있다. 처음에 “엄벌에 처해야 한다”더니, 지난해 계약한 1100억 달러(약 123조원)어치의 무기 판매가 어른거렸던지 “계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 언론들은 “암살 아닌 심문 중 사고사”로 관계국이 말을 맞췄다고 비아냥거린다. 영국을 비롯한 선진 7개국 외교장관들이 사우디에 투명성 있는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지만, 시늉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사우디 정부가 이 사건을 들먹거리며 압박하면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막대한 오일 달러를 앞세워 투자를 취소하는 행동에도 나섰다. 국제사회의 사우디 눈치 보기가 어디까지 이를지 우울하다. marry04@seoul.co.kr
  • [문화마당] 책하고 놀기/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책하고 놀기/강의모 방송작가

    가을 햇살이 쨍한 주말 아침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중학생 딸이 직업의 세계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시간을 내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이었다.홍대 입구 예쁜 와플 가게에서 중1 여학생 셋과 인사를 나눴다. 초롱초롱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수첩을 꺼낸 그들은 휴대전화 녹음 버튼부터 눌렀다. 첫 질문은 “왜 방송작가가 되고 싶었는가”였다. “왜?”라는 질문은 늘 어렵다. ‘어렸을 때 책 읽기를 좋아했는데…’까지 얘기하고 말문이 막혔다. 대답을 궁리하다 차라리 되묻기로 했다. “너희들이 아는 방송작가의 세계는 어떤 걸까?”, “방송작가에겐 즐거운 일만 있을까?” 등등. 이야기가 술술 풀려 준비한 질문이 모두 끝났을 때 넌지시 물었다. “혹시 시간 있으면 너희들 인터뷰를 좀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책하고 놀자’ 프로그램을 10년 넘게 맡고 있는 작가로서, 전직 국어 교사로서 요즘 학생들의 독서가 궁금했다. 먼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셋은 모두 과거형으로 응답했다.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책 볼래, 스마트폰 볼래’ 하면 주저 없이 스마트폰을 먼저 잡을 거예요.” 그럼 언제까지 좋았던 걸까? 한 친구가 꿈꾸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기 전에 엄마 아빠랑 같이 책 읽을 때요. 음…. 그런데 지금은 부모님도 집에서 각자 전화기만 봐요.” 까르르 폭소가 터졌다. 하나 더 물었다. “요즘도 독후감 숙제가 있는지?” 물론 있다 했다. 다만, 감상을 글로만 쓰는 게 아니라 만화로 그리거나, UCC로 만들어도 된다는 게 달랐다. 이들은 얼마 전 독후감 과제 발표 시간에 셋이 한 팀으로 멋진 영상을 만들어 큰 박수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잘 모르는 내용이긴 했지만, 친구들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작업을 했는지는 충분히 납득이 됐다. 그들은 또 서로를 칭찬했다. “얘는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어서 이해력이 좋아요.” “너는 자막을 정말 잘 뽑잖아.” “이 친구는 영상편집 기술이 최고예요.” 그야말로 어리고 순수한 우정과 지성의 네트워크다. 독서량이 한 학기에 한 권이면 어떻고, 1년에 한 권이면 어떠랴. 내용을 영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들은 열심히 토론을 했을 것이고, 스토리를 요약해 각본을 짰을 것이고, 좋은 구절을 찾아 자막을 뽑았을 것이니. 책장 하나하나를 씹고 뜯고 맛본 즐거움을 쉽게 잊진 못할 것이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저명한 뇌과학자가 말했다. “독서는 쾌락이 돼야 평생 독서하는 어른이 된다”고. 어린 친구들과 어른스럽게 악수를 나누고 헤어지며 당부했다. “너희들이 어떤 책을 읽든, 무엇을 공부하든,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지금처럼 늘 즐거움이 우선이 되면 좋겠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노는 만큼 성공한다’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잘 노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잘 헤아려 읽는다. 따라서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 그리고 잘 노는 사람은 가상 상황에 익숙하다. 놀이는 항상 가상 상황에 대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잘 노는 사람은 자신을 돌이켜 보는 데도 매우 능숙하다. 나를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능력은 또 하나의 가상 상황에 나를 세워 놓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잘 노는 사람이 행복하고 잘살게 돼 있다. 그래서 우린 잘 놀아야 한다. 놀이의 본질은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살아오는 동안 내게 가장 큰 결핍은 상상력과 창의력이었다. 노는 법을 배우고 익히지 못했으니 당연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하여 남은 공부로 ‘잘 놀기’를 선택했다. 마침 바다 건너 멀리서 오랜 벗이 찾아왔다. 난 오늘도 신나게 놀러 나간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4차산업 출발서 차별받는 지방···순천만 잡월드는 아이들 꿈과 영감의 공간”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4차산업 출발서 차별받는 지방···순천만 잡월드는 아이들 꿈과 영감의 공간”

    ‘공동체 메이커’ 주장한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이 말하는 ‘순천만 잡월드’“순천만에 들어서는 잡월드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꿈과 영감을 주는 공간이자 지역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순천, 특히 호남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직업에 대한 정보나 체험의 공간이 크게 부족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차별을 받고 있었던 거죠. 정보와 체험에 굶주린 아이들에게 잡월드는 소중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겁니다.” 전남 순천의 대표적 시민 활동가인 김석(45) 순천YMCA 사무총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순천만 잡월드는 우리가 생각할 수도 없고, 내다볼 수도 없는 미래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나름대로 대비할 수 있는 창조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잡월드가 어린이들에게 상상 놀이터, 상상 테이블이 될 것”이라며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불씨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6년 확정된 순천만 잡월드는 2020년 10월 운영을 목표로 한창 준비 중이다. 연간 600만명이 찾는 순천만국가정원 바로 옆 3만 5861㎡에 들어선다. 청소년 직업체험관과 어린이 체험관 등 70여개 체험 공간과 진로설계관 등이 들어간다. 공사비는 485억원. 김석 사무총장은 순천시가 잡월드 유치에 뛰어들었을 때 시민의 뜻을 순천시 등에 전달하면서 시민 역량을 한 곳에 모았다. 시민들의 힘을 모은 결과 막강한 광주시를 제치고 잡월드 유치에 성공했다. 그는 “잡월드는 사실 유치했다기 보다는 순천시의 성격과 잘 맞아 선택됐다”고 말했다.- 순천만 잡월드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주는 의미는. ☞ 10년쯤 전에 YMCA 활동할 때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교사, 변호사, 의사, 게이머 등 여러 직업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요리사에 몰리더군요. 당시 ‘왜지?, 특별한 것도 없는데···.’라고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요즘 그게 이해가 됩니다. 아이들이 하고싶어 하는 것에는 통찰력이랄까 예지랄까 이런 게 들어가 있었던 거죠. 사실, 우리 시대만 하더라도 직업이라는 게 일관성이 있고, 공부 잘하면 대략 학교 성적이나 부모의 강권에 따라 직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직업과 자신의 적성, 그리고 어릴 적 꿈이 달라 갈등을 겪는 이들을 왕왕 보게 되죠. “그때 한 번만 경험했더라면···”, 또는 “누군가 한마디만 해 줬다면···” 하며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한번 해보는 경험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 청소년들이 많이 와야 하는데. ☞ 프로그램만 잘 짜 놓으면 청소년들이 오는 것은 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연간 600만명이 옵니다. 서울 경복궁과 용인 에버랜드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입니다. KTX 순천역 이용자는 부산역 다음으로 많습니다. 수학여행은 물론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들이 와서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뿐만 아니라 잡월드를 방문하는 것이지요. 순천은 시민 역량을 한 곳에 모아 순천만 국가정원이라는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넘치지요. 게다가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가 시행된 이후 갈만한 데가 없는 중학생들에겐 이런 잡월드가 정말 적절한 교육 공간이지요. 지리적으로도 남해안의 중심에 있어 경남 진주에서 광주까지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21세기형 직업’ 체험이 중요합니다. ☞ 4차산업 시대에는 직업의 형태도 많이 바뀌니 이 부분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데 고민이 많습니다. 공부만 잘해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지났으니까, 지방이라고 미래 정보에서 수도권에 차별받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어릴 때 출발부터 불공정해선 안되죠. 일각에선 “잡월드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보여줘 혹하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기성세대의 생각으로 고루할 뿐입니다. 어른들이 아니라 아이들 입장에서 직업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의사 체험이라면 아이들이 VR을 통해서 수술을 해보는 식으로···. 초등생들에게 놀이터와 같은 개념으로 아이의 적성을 알아보고 창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종의 상상놀이터죠. 또 진로 고민이 많은 중고생에겐 직업을 한번 체험해보고 피드백을 해주는 거지요. 그러나 여기가 직업훈련원이 아니니까 체험이 진로와 꼭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경험 자체가 그 아이에겐 진로나 직업 선택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 그러자면 역량 있는 안내자가 중요하겠다. ☞ 지역에 있는 인재와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야겠지요. 철강 관련 직업은 광양의 포스코, 우주 관련 분야는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와 연계해서 견학하는 것도 계획에 있습니다.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 있는 훌륭한 강사들의 경우 순천으로 이사하기는 쉽지 않으니 한 달간씩 초청해 머물거나 공감대를 형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넷 플랫폼과 관련된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중고생들이 스스로 찾아나갈 겁니다. 그 친구들이 여기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직업도 모색해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어쩌면 청소년들에겐 여기가 일종의 창업보육센터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 북한과의 관계 속의 직업도 필요하다. ☞ 맞습니다. 4차산업 시대의 직업도 중요하지만 통일시대의 직업도 고민해야 하지요. 전남뿐만 아니라 북한 평안남도에도 순천시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남북 관계가 자유왕래 수준으로 좋아지면 여기에 대비하는 청소년들이 나올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을 위해서 일하는 국제기구를 만들어본다거나, 개마고원 트레킹 루트 개발과 같은 직업 체험도 여기서 할 수 있을 겁니다. 통일시대에 맞는 새로운 직업도 여기에서 나올 겁니다. 아이들이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고민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자산입니다.- 프로그램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운영하는 방안은. ☞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변화가 너무 빠른 시대이니 여기에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제일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관에서 계획을 세워 착공해 준공해 운영에 들어갈 때까지는 3~4년이 걸리잖아요.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인데 계획 당시인 3~4년 전의 생각이 프로그램 운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잖아요. 이런 부분은 총괄 책임은 순천시가 맡더라도 운영이랄지 프로그램 개발 이런 것은 민간협력 거버넌스 체제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구나 주인인 잡월드가 되어야지 순천시만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변화에 맞춰 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지어놨는데 사람들이, 청소년들이 오지 않으면 애가슴 타잖아요. 이런 부분을 순천시에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이 소통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순천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되겠다. ☞ 과천에 국립과학관이 있는데, 저도 1년에 한두 번씩 애들 데리고 갑니다. 그곳은 매년 프로그램이 바뀝니다. 토요일 새벽 기차로, 애들이 잠도 깨지 않은 상태로 출발합니다. 도착해 9시쯤 되면 아이들과 같이 과학관에 들어가요. 제가 거기서 순천사람 되게 많이 만났어요. 순천뿐 아니라 전국 학부모들이 다 오는 셈인데, 지방은 이런 교육 인프라가 너무 열악하다는 증거입니다. 실제로 여행을 온 게 아니라 아이들 교육문제랄지, 관계문제, 체험문제 때문에 온 거죠. 그만큼 지역에선 콘텐츠가 부족하잖아요. 그런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순천 차원을 넘어 남해안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잡월드는 국가정원과 습지, 에코엑스포컨벤션센터와 함께 순천의 자랑이자 관광객의 잉여 소비를 촉진하는 자산이 될 것입니다.초등생 자녀 둘을 둔 김 사무총장은 특히 잡월드에 관심이 깊다. 지난해 8월 ‘순천만 잡월드’라는 명칭을 확정하는 큰 역할을 했다. 직업체험센터 명칭 공모에 응모한 내용을 갖고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또 순천시와 같이 청소년캠프를 진행하기도 했다. 순천시의원도 지냈던 그는 작은 도시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가 행정의 감시자의 역할도 하지만 다양한 시민 요구를 결집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가 ‘뉴스 메이커’ 차원을 넘어 이젠 ‘공동체 메이커’가 돼야 합니다.” 글·사진 순천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천쌀문화축제 17일 팡파르

    이천쌀문화축제 17일 팡파르

    전통 농경문화 대표 축제인 ‘이천쌀문화축제’가 17일 설봉공원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올해로 성년을 맞은 축제는 21일까지 ‘쌀 맛 나는 세상 ~ 구수한 인심 ~ ♬’ 이라는 주제로 어느 해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로 관람객들에게 오감만족을 선사한다. 우리나라 쌀 문화 중심지인 이천은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조선시대 성종이 세종릉에 성묘하고 환궁 시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 쌀로 밥을 지어 진상했는데 맛이 좋아 진상미로 올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천시에서는 우리나라 쌀 문화와 전통농경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축제 한마당을 열고 있다. 축제는 아이들에게는 전통농경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놀이터로를 제공하고 있다. 쌀문화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 ‘이천쌀밥 명인전’, ‘가마솥체험’ 등 이천 쌀과 가마솥을 주제로 한 체험이다. 올해는 ‘가마솥마당’을 별도로 운영해 마당 전체를 가마솥과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꾸민 게 특징이다. 이 가운데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은 초대형 가마솥에 2000인분의 쌀밥을 지어 2000원을 내고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행사다. 전통 방식 그대로 장작으로 불을 때 지은 밥은 윤기가 돌고 김치·고추장·들기름을 넣어 비벼 내면 2000원의 만찬이 완성돼 푸짐한 이천쌀비빔밥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이천쌀밥 명인전’은 최고의 쌀밥 짓기 명인을 뽑는 행사다. 매일 네 번의 경쟁을 통해 일일 명인을 선발하고 마지막 날 일일 명인들의 결승전을 통해 ‘올해의 명인’을 뽑게 된다. 물론, 관람객들은 이 밥을 시식할 기회도 주어진다. 이와 함께 이천 쌀의 우수성을 세계로 홍보하기 위한 ‘세계 쌀 요리 경연’도 마련된다. 각국에서 참여한 요리사들이 ‘이천 쌀’을 주재료로 요리하고 전문심사위원의 평가를 통해 시상한다. 또한, 각국의 쌀 문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국가별 홍보관에 전통 농경문화에 대한 전시·공연·체험을 운영해 외국인 관광객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이 밖에 이천쌀문화축제 20주년 사진전, 설봉사생대회 역대 수상작 전시, 농업테마공원 연계 ‘별빛 영화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또 다른 대표 프로그램인 ‘무지개 가래떡’은 날마다 한 차례 진행되는 이벤트인데,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에게 600m 길이의 오색 무지개 가래떡을 뽑아 조금씩 나눠 먹는 프로그램이다. 가래떡이 끊기지 않게 지그재그 모양을 유지하며 탁자 위에 600m를 늘어놓는 과정은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협동심이 필요하다. 축제에서는 ‘용줄다리기’ ‘거북놀이 공연·체험’ ‘임금님 진상마차 행렬’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또한 농업인, 관광객, 전문놀이꾼들이 어울려 진행하는 풍년마당, 공연마당, 동화마당, 농경마당, 햅쌀거리, 놀이마당 등도 마련돼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도 이뤄진다. 이천쌀문화축제에는 해를 거듭할수록 풍성한 먹거리,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더해지고 있다. 상세한 일정과 관련 정보는 이천쌀문화축제 홈페이지(www.ricefestival.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천쌀문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6년 연속 ‘문화관광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바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어려운 시절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어려운 시절

    모네는 파리에서 떨어진 시골 베퇴유에서 1878년부터 삼년 반 정도 살았다. 모네 가족은 이때 오슈데 가족과 살림을 합쳤다. 에르네스트 오슈데는 초기 인상주의 수집가로 모네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다. 자신의 저택까지 전용 철도를 놓을 정도로 부자였으나 방만하게 사업을 운영하다 파산하고 말았다. 모네는 병든 아내 카미유와 갓난쟁이, 오슈데 부인과 여섯 아이를 데리고 어렵사리 구한 집으로 이사했다. 오슈데는 파리에 있으면서 가끔 식구들을 보러 왔다. 해산 후 병이 깊어진 카미유는 이사한 다음해 눈을 감았다.그해 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밀어닥쳤다. 모네는 추위를 무릅쓰고 얼음이 둥둥 떠내려가는 센강에 나가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은 번갈아 열이 나고 기침을 했고, 오슈데의 빚쟁이가 들이닥쳐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네는 세상과 타협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외면해 온 살롱에 풍경화 두 점을 출품했다. 엄격한 원칙주의자 드가는 양다리를 걸치려면 인상주의 그룹에서 빠지라고 역정을 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가락까지 다쳤다. 어려운 시절이었다. 1880년 모네는 실의에 빠져 작업을 게을리했다. 1881년 2월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미술상 뒤랑 뤼엘이 그림을 여러 점 사고, 4000프랑을 일시불로 지급했다. 앞으로 계속 작품을 사겠다는 약속도 했다. 모네는 힘이 났다. 이제 아무한테나 헐값에 그림을 팔지 않아도 된다. 가을로 접어들 무렵 모네는 이 그림을 그렸다. 오솔길 양옆에 해바라기가 만발하고 자잘한 꽃들이 피어 있다. 길 중간에 아이가 서 있고, 계단에도 두 아이가 있다. 땅 위에 푸른색, 보라색, 초록색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해바라기, 아이들, 담벼락은 설탕가루를 뿌린 듯 눈부시다. 몇 달 뒤 모네는 베퇴유를 떠나 푸아시에 잠시 살다 마침내 지베르니에 정착했다. 베퇴유를 떠나면서 모네는 젊은 날을 마감했다. 이 그림은 유난히 수평선이 높은 데 위치하고 있다. 우리는 고개를 들어 계단을 올려다보는 느낌을 받는다. 지붕 꼭대기에 파란 하늘이 미소 짓는다. 암울했던 시기를 끝내고 날아오를 채비를 하는 모네의 상태를 말해 주는 것 같다. 화사함 속에 한 가닥 쓸쓸함이 감돈다. 뜨거웠던 젊은 날이여 안녕…. 미술평론가
  • [길섶에서] 만 18세/김균미 대기자

    ‘이것이 18세 소녀들이다’는 뉴욕타임스의 기획물 제목이다. 10월 11일 유엔이 정한 ‘세계 소녀의 날’에 즈음해 소녀에서 성인이 된 21명의 일상을 담은 사진과 인터뷰 기사다. 기자가 아니라 18세 소녀들의 눈으로 본 또 다른 18세 소녀들의 모습이 담겼다. 미국과 영국, 호주, 중국, 멕시코,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이란 소녀들이 등장한다. 한국의 18세는 속초에 살며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다. 소녀들 중에는 결혼한 이도 있고, 미혼모도 있다. 무용수도 있고, 바텐더도 있다. 대학 새내기이거나 고교생이 많다. 한국의 만 18세들처럼. 한둘을 빼고 앳된 얼굴에 당당함이 묻어난다.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왕이 됐고, 빅토리아도 영국 왕으로 즉위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시리아 난민 소녀들을 위한 학교를 열었고, 미국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는 전미오픈에서 우승했다. 미국 고교생 에마 곤잘레스는 총기 반대 시위를 주도하며 어른들을 부끄럽게 했다. 모두 만 18세였다. 한국에도 당찬 18세 소녀들이 많지만 새삼 놀랍다. 또래 눈에 비친 18세 소녀들 중에는 힘든 친구들보다 행복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더 많다. 한국의 만 18세 소녀들이 보는 또래의 모습이 궁금하다. kmkim@seoul.co.kr
  • “재활용품으로 적금드세요”…7살 때 은행 세운 페루 소년의 사연

    “재활용품으로 적금드세요”…7살 때 은행 세운 페루 소년의 사연

    만 7살 때 어린이들을 위한 은행을 세운 페루 소년의 사연이 외신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페루 일간 디아리오 꼬레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페루 남부 아레키파에 사는 만 13세 소년 호세 아돌포 키소칼라 콘도리(이하 호세 콘도리)가 지난 2012년에 설립한 한 어린이 저축은행이 최근 고객 2000명을 돌파했다. 이 정도 고객이 뭔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바르트셀라나 학생은행(Banco del Estudiante Bartselana)이라는 이름의 이 은행은 꽤 특별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이곳에서 받는 것이 돈이 아니라 재활용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은행은 재활용 쓰레기를 접수받은 뒤 업자에게 팔아 남긴 돈을 계좌에 적립해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긴 호세 콘도리는 여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학교에서 대부분의 선생님은 내 머리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하거나 어린아이가 그런 일을 진행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여겼다”고 떠올렸다. 따라서 콘도리의 꿈은 그저 꿈으로만 그칠 수도 있었지만, 그의 생각을 이해하고 지원해준 이들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교장 선생님과 학급 보조 교사였다는 것이다. 콘도리는 “그건 행운이었다”면서 “같은 반 친구들은 내가 하려는 일을 무시했고 놀림감으로만 삼았다”고 말했다. 콘도리는 자신이 거주하는 도시에 은행을 세웠고 예금자는 오로지 아이만을 대상으로 했다. 우선 예금자는 현금이 아니라 종이나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를 은행에서 접수한다. 그러면 은행이 접수된 쓰레기를 제휴하고 있는 현지 재활용 업자를 통해 팔아 대금을 예금자의 계좌로 넣는 것이다. 단 예금자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 금액에 이를 때까지 계좌에서 돈을 찾을 수 없다. 그러자 은행 설립 해인 2012년부터 이듬해인 2013년까지 한 해 동안 이 은행에는 재활용 쓰레기 1t이 접수됐다. 예금자는 콘도리가 다니는 학교의 학생 200명이었다. 당시 콘도리의 성공을 전해들은 페루에 있는 대형 은행들은 그의 은행을 전국에 확대하자며 제휴를 신청했지만, 당시 소년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 후에도 콘도리의 은행은 성장 가도를 달려 현재 예금자는 2000명을 넘어섰다. 예금자들의 나이는 성인이 아니면 되므로 만 10세부터 18세까지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제 콘도리는 페루에 있는 한 대형 은행(Banco de la Nación)의 제안에 따라 제휴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콘도리는 최근 있었던 교섭에 대해 “은행 임원들과 사업 얘기를 해도 전혀 무섭지 않다. 난 언제나 따뜻하고 정중하게 대할 수 있는데 사실대로 말하면 어른들과의 대화가 더 편하다”면서 “그들이 내가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잘 알아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콘도리의 은행은 현재 미성년자를 위한 융자와 보험도 취급한다. 또한 금융 경제에 관한 교육 강좌를 여는 등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호세 아돌포 키소칼라 콘도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지 않으면, 나중에 언제요?

    하지 않으면, 나중에 언제요?

    1990년대 초반 지어진 신도시의 대단위 아파트.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약사 세영은 온 동네 소식이 고여드는 약국에서 누구의 물음에도 적당한 수준의 온기로만 답하는 사람이다. 대학 강사를 그만둔 남편 무원은 아버지의 유산인 지방의 호텔을 경영하며 아파트의 재건축위원회 일을 맡아보고 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이 가족은 올해도 10년째 아내의 생일을 무심히 넘겼다.겉으로라도 평온해 보였던 가정은 딸 도우의 중학교 학부모회 일을 맡아보던 세영이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불참하면서 미세한 균열이 발생한다. 그 학폭위에서 가해 학생에 유리한 결정이 내려지고, 피해 학생은 어느 날 화단 앞 시체로 발견된다. 정이현(46) 작가의 신작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현대문학)는 ‘아마도 나는, 나와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 것이다’는 말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집필 계기를 묻는 질문에 2007년 출간된 ‘오늘의 거짓말’에 실린 단편 ‘어금니’를 떠올렸다. “아들이 낸 음주운전 사고를 해결하는 남편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한 여성의 이야기였습니다. 그의 마지막 독백 ‘아마도 나는, 나와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 것이다’에서 그 ‘것이다’라는 어미가 오랫동안 저를 붙들었습니다.” ‘그 것’이 자식을 위해 방관자일 수밖에 없었던 스스로에 대한 자책인지 혹은 그 자책을 넘어선 반성인지, 작가는 궁금했다. 전작 ‘상냥한 폭력의 시대’(2016)는 도시인들의 상냥한 얼굴 뒤에 숨겨진 섬뜩한 폭력을 다뤘다. ‘알지 못하는…’에도 예의 그 ‘상냥한 얼굴’은 등장하지만 무언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비롯되는 폭력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나’를 여성으로 알고 있는 이들의 오해를 바로 잡으려 들지 않고(무원),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을 결정하는 학폭위에 ‘다 아는 애들’이라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는(세영) 식이다. 작가는 그 ‘하지 않음’ 이후의 시간이 궁금했다.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일 수 있지만, 그 이후에도 여전히, 어쩌면 더 무겁고 깊은 책임감이 존재를 내리누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 않음’은 ‘나중에’라는 말로 변형돼 자기 합리화에 일조한다. 그 회피 이후의 시간까지 논하기에,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중편 분량이 적당해 보인다. 그는 “일반적 단편 3개 정도의 분량은 처음이었기에 페이스 조절이 쉽지 않았다”며 “문장의 긴장도가 높은 단편의 호흡으로 가는 게 맞는지, 상대적으로 서사의 완급 조절을 해야 하는 장편의 호흡으로 가는 게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혹시 험한 꼴을 당할까 두려워 조문을 만류하는 세영에게, 딸 도우는 말한다. “나중에… 언제요? 엄마, 시간이 없어요.”(122쪽) 그때 하지 않으면 다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음을, 아이는 어리석은 어른들을 일깨운다. “사실 밖에서 볼 때 세영 가족들은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고통이 더는 타인의 것만이 아님을 인식하는 순간 더 이상 예전처럼 회피하며 살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마냥 ‘남 일’은 없음을 인식하는 순간 그들의 내부에서 무언가가 ‘꿈틀’ 움직였을 것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흐드러진 국화의 유혹’ 대한민국 국향대전 19일 함평서 개막

    ‘흐드러진 국화의 유혹’ 대한민국 국향대전 19일 함평서 개막

    2018 대한민국 국향대전이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전남 함평군 엑스포공원 일원에서 17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매혹적인 국화의 메카, 대한민국 대표 국화축제 등으로 불릴 만큼 유명한 축제다. 올해 초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조성한 6m 규모의 평화통일대교(구름다리 및 전망대), 백두산, 한라산, 남북통일열차 등 대형 국화조형물 5점과 국화동산 1점이 시선을 끈다. 수석과 무늬동백 분재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와 생태습지 내 억새풀 미로원과 핑크뮬리 14만본이 식재된 산책길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지난 나비대축제 때 호평을 받았던 함평천지 문화유물전시관은 국향대전에도 개관한다. 앵무새 먹이주기 체험, 식용국화따기 체험, 연 만들기와 연날리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식용국화따기 체험은 국향대전 조기 개장에 따라 개화시기인 오는 29일부터 새달 4일까지만 운영한다.행사기간 동안 다양한 특별행사도 펼쳐진다. 오는 27일에는 특산물인 한우와 단호박의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제8회 전국 명품 한우와 단호박 요리경연대회’가 개최된다. 대상 1팀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상과 상금 200만원, 최우수상 2팀에는 전남도지사상과 상금 100만원, 우수상 3팀에는 함평군수상과 상금 50만원을 각각 시상한다. 풍성한 문화예술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역 출신으로 전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박영균 작가 특별전 ‘어른동화: 세 가지 풍경 속에 있다’ 가 다음달 30일까지 총 43일간 열린다. 가을 정취에 어울리는 통기타·국악·클래식 공연도 매일 볼 수 있다. 지난달 ‘함평군 축제추진위원회 운영조례 개정안’이 개정 공포되면서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함평군에 둔 군민은 증명서(신분증, 면허증, 여권 등)를 지참하면 무료 입장 할 수 있다. 이윤행 군수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을 맞아 수준 높은 국화작품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무장한 대한민국 국향대전에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평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하차 확인장치’ 설치 안 한 어린이 통학버스 차량, 최대 20만원 벌금

    ‘하차 확인장치’ 설치 안 한 어린이 통학버스 차량, 최대 20만원 벌금

    앞으로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기관은 차량에 하차 확인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통학버스 운전자가 어린이 또는 영유아가 차에서 모두 내렸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하차 확인 장치를 작동하지 않으면 최대 2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어린이 통학버스 차량의 하차 확인 장치 작동 의무 규정을 담은 개정 도로교통법이 16일 공포된다. 법 시행은 6개월 후인 내년 4월 17일부터다.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모든 운전자는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법을 위반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에 처한다. 점검 중이거나 수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장치를 제거해 작동하지 못할 때에만 예외 사유로 인정된다. 그동안 어린이집 통학버스 차량에 타고 있던 아이가 어른들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방치된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2016년 7월 당시 광주시 유치원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3세 남자 아이는 7시간가량 방치됐다가 현재까지 의식 불명 상태로 남아 있다. 이 사건으로 도로교통법에 하차 확인 의무 조항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지난 7월 17일 경기 동두천시 어린이집 통학버스 차량에서도 4세 여자 아이가 8시간 동안 차 안에서 방치되면서 결국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아이들의 하차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를 달아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고, 법 개정까지 이르렀다. 하차 확인 장치의 설치 대상은 신규 제작 차량 뿐 아니라 현재 운행 중인 모든 어린이 통학버스 차량을 포함한다. 장치에는 하차 확인 스위치나 동작감지기 등 기술이 적용된다. 차량 시동을 끄거나 열쇠를 제거하는 등 운행을 종료한 뒤 3분 이내에 맨 뒷좌석 쪽에 설치된 확인 버튼을 누르지 않거나 어린이 방치가 확인되면 경고음 등을 발생시켜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 교육시설 운영자 등 관계자들도 어린이 안전을 위해 하차 확인장치를 조속히 설치해 달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박용진 의원, “‘아이돌 사관학교’라는 고등학교, 술자리 모임에 학생동원”

    박용진 의원, “‘아이돌 사관학교’라는 고등학교, 술자리 모임에 학생동원”

    “20차례 동원…사례비 지급도 없어”“해외공연 동원하며 학생 사비내도록 강요”“오늘 서울교육청 국감에서 관리·감독 책임 물을 것”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술자리 모임에 20여차례나 동원해 노래 부르게 하고, 제대로 된 사례비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아이돌사관학교라 불리는 서울 A고교에서 학생들을 술자리 모임에 자주 동원하며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 한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이 지난달 한 제보자로부터 건네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의 교장과 행정실장은 실습 및 경험을 빌미로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행정실장이 졸업한 학교 동문회 등 26건의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특히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모 보험회사 만찬회 등 술자리에도 동원됐다”고 밝혔다. 2017년 2월 15일과 2018년 3월 17일 등에 술자리에 불려가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학생들의 공연으로 감상하는 게 아니라 축제하는 듯 자기끼리 술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공연을 시켰다”라면서 “심지어 (그 자리에 있던) 교장은 “(보컬전공 친구들에게) ‘너네가 싶은 노래 부르면 어른들이 좋아하지 않으니 바꾸라’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학교 측이 공연 사례비를 두차례에 걸쳐 100만원과 300만원 정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공연한 학생들에게는 사례비가 돌아오지 않아 학교장과 행정실장에게 주최 측이 개인적으로 줬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학교장은 학생들을 해외공연에 동원하면서도 학생들 사비로 참석하게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0일부터 23일 3일간 오키나와 투어 및 방문공연에 학생들을 동원하면서 입장객 300명에게 1만 5000원 가량의 입장료를 받은 것으로 제보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비로 차비와 의상비까지 부담했으나 입장수입료에 대한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공연을 동원한 것이 2017년과 18년에 걸쳐 무려 26회에 이른다.게다가 해당 학교장은 공연을 준비시키면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제보자에 따르면 학교장은 공연준비를 빌미로 일반 수업은 물론 실기수업까지 빠지게 하는 것이 빈번했다. 또 학생들을 동원하면서 학교장은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적이 없으며, 학교장이 학생들을 1대1로 만나 공연에 동원하도록 했다. 박용진 의원은 “15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교육청의 관리·감독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박의원은 앞서 지난 11일 교육부 국감에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2013~17년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과 함께 공개해 일부 사립 유치원에 대한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어디선가 고통받는 ‘지은’이를 구하는 불씨 되길”

    “어디선가 고통받는 ‘지은’이를 구하는 불씨 되길”

    옆집 학대받던 아이를 본 경험서 시작 아동학대는 정신을 죽이는 것과 같아 영화 본 관객들이 주위 둘러봐 주시길 고생한 아역 시아양에게 짠하고 고마워영화 ‘미쓰백’은 편한 마음으로 보기에는 꽤 무거운 작품이다. 가슴을 들끓게 하는 분노의 순간과 자주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학대받고 버림받은 상처를 지닌 백상아(한지민)가 친부와 친부의 애인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아이 지은(김시아)을 구하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깡마른 몸에 온몸이 시퍼런 멍투성이인 지은은 게임 중독인 아빠와 동거녀로부터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한다. 어두컴컴한 화장실에 숨어 지내다가 가스 배관을 타고 집을 탈출하는 지은이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쓰라릴 정도로 애처롭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이 작고 힘없는 아이를 온몸으로 지키는 상아를 향한 지지는 영화를 볼수록 단단해진다.아이에 대한 연대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는 백상아는 이 작품을 연출한 이지원(37) 감독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이기도 하다. 수년 전 이 감독이 실제 경험했던 일이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의 바탕이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이 감독은 “6~7년간 준비하던 작품이 엎어져서 매일 수면제를 먹고 잠들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옆집에서 (나보다) 더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화장을 하고 옷도 잘 차려입은 옆집 엄마가 아이를 끌고 가듯이 지나가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그때 나를 바라본 아이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꿈에서 ‘저 아이를 데리고 도망쳐서 세상 밖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 정신을 차리고 나니 옆집이 이사를 했더라고요. 결국 ‘내 고통에 사로잡혀서 그 아이에게 아무것도 못해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미쓰백’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죠.” 이 감독은 아동보호센터와 전문가들을 통해 알게 된 6~7건의 실제 아동학대 사건을 종합해 이야기를 구성했다. 피해 아동들을 상담했던 정신과 전문의를 통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정보도 수집했다.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참담한 실태에 너무 화가 나서 정신이 멍해질 정도였다고 한다. “충격적이고 가슴 아팠던 사실은 ‘지은’이와 같은 아이들을 발견한다고 해도 고통은 계속된다는 사실이었어요. 폭력이 끊임없이 대물림되고 그 폭력이 남긴 상처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는 거죠. 아동학대는 살인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아이의 어린 시절 멘탈(정신)을 죽이는 것과 똑같아요. 살인과 비슷한 행위를 저지르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그야말로 솜방망이이고,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5~6년 지나 (감옥에서)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죠. 아이는 또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하고요.” 영화는 시종일관 현실의 어두컴컴한 그림자를 보여 주지만 마냥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내디딘 지은이가 평범한 일상생활을 누리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관객들이 지은이를 보며 ‘우리는 어쩌다가 이렇게 예쁜 아이를 저 지경으로 만들었나’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사실 마주하기엔 불편한 현실이지만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주위를 둘러보게 되면 좋겠어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있을지 모르는 ‘지은’이들을 구해 낼 수 있는 데 이 영화가 미약하나마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다면 영화를 고생해서 만든 보람이 있을 것 같아요.” 영화에 오롯이 빠져들게 하는 데에는 6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지은 역에 캐스팅된 김시아(10)양의 역할이 크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우수에 찬 깊은 눈빛은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붙든다. 이 감독 역시 시아양에 대한 감정이 남달라 보였다. “보통 아이들은 오디션 볼 때 겁에 질리거나 무서워하는데 시아는 고목나무가 들어앉은 것처럼 흔들림이 없더라고요. 제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어른이랑 대화하는 느낌이었죠. 연기를 처음 해 보는 아이인데 촬영만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요. 사실 촬영할 때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시아를 볼 때마다 짠했어요. 영화 개봉도 예정보다 미뤄져서 내심 미안했는데 윤가은 감독님 신작의 주연으로 캐스팅되고 그다음 작품까지 예약돼 있다는 소식 듣고 울었어요. 마음으로 낳은 자식 같은 아이거든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손 위생을 위한 일상 속 필수 체크포인트 BEST 4

    손 위생을 위한 일상 속 필수 체크포인트 BEST 4

    10월 15일은 세계 손 씻기의 날이다. 설사와 폐렴 등 감염 질환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2008년 UN 총회에서 제정한 날이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에서는 올바른 손 위생 실천 시 메르스, 인플루엔자, 신종플루, 식중독 등 감염병의 발생률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하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손 씻기를 ‘셀프백신’이라 부를 정도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비누 등으로 30초 이상 제대로 손을 씻으면 묻은 세균의 99.8%를 없앨 수 있고 수인성 감염병의 50~70%, 호흡기 질환의 21%를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인 손 씻기 외에도 일상생활 속에서 손 위생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보자.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시간에 이상 손을 씻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약 26만 마리의 세균이 손에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쁜 일상 속에서 꾸준히 손 씻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최소한 3시간에 한 번씩은 손을 씻는 버릇을 길러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손을 씻을 때는 항균 효과가 있는 전용 핸드솝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라이온코리아 ‘아이! 깨끗해 항균 폼 핸드솝’은 탁월한 항균 효과로 각종 질병의 원인인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을 제거해준다. 또한 펌프를 누르면 바로 거품이 나오는 거품형 손 세정제로 쫀쫀한 거품과 피부자극 테스트를 마친 저자극 세정 설계로 피부가 연약한 아이들뿐만 아니라, 환절기에 피부가 건조해지는 어른들도 사용할 수 있다. 아이! 깨끗해 항균 폼 핸드솝은 레몬향, 청포도향, 모이스처라이징, 순으로 구성됐다. 24시간 매일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키보드 등의 세균이 변기보다 많다는 이야기는 심심찮게 들려오곤 한다. 매일 같이 사용하는 일상용품에 세균이 번식하고 있다면 아무리 손을 열심히 씻더라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하지만 전자기기는 직접 닦기가 어렵기 때문에 세균이 많다고 해도 관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럴 땐 스프레이형 손 소독제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닥터 브로너스의 ‘오가닉 라벤더 핸드 새니타이저’는 가볍게 뿌려서 쓰는 스프레이 타입의 손 소독제로 스마트폰, 키보드, 유모차 손잡이나 자동차 핸들 등 살균이 필요한 다양한 곳에 뿌려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100% 유기농 성분으로 직접 손에 뿌려 사용해도 안전하며, 겨드랑이에 뿌려 데오드란트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풋 스프레이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보통 육아를 할 때는 아이를 만지는 어른들만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들은 손을 입으로 가져가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어른 손의 청결뿐만 아니라 아이 손의 청결 상태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유아 전용 손 소독제를 지참해 수시로 아이 손을 깨끗하게 유지 시켜주는 것이 좋다. 아토엔오투 손 소독제 ‘핸드클리너플러스’는 알로에베라 추출물과 글리세린 등의 보습 성분이 함유돼 피부에 순하게 작용하고 사용 후에도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유아 전용 손 소독제다. 미세먼지와 유해 세균 등 감염 예방 효과가 있으며 끈적임과 잔여감 없이 촉촉한 피부로 만들어주어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청결을 위해 손을 자주 씻다 보면 피부가 건조해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환절기 시즌에는 더욱 유의해야 한다. 잦은 손 씻기와 건조하고 추운 날씨로 인해 피부 건조, 습진, 각피증 등의 피부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로 핸드크림을 바르기가 번거롭다면 잠들기 전 핸드마스크를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메디힐 ‘테라핀 핸드마스크’는 손 주름 개선 및 보습, 영양 효과가 있는 핸드 전용 보습 팩으로, 거칠어진 손에 영양을 공급한다. 파라핀, 쉐어버터, 세라마이드 등이 함유되어 핸드 마시지를 받은 것처럼 촉촉하고 매끈한 손을 만들 수 있다. 손에 핸드 마스크를 끼운 후 10~20분 후 제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물로 씻어낼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연필은 육각형, 색연필은 동그란 이유 아시나요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연필은 육각형, 색연필은 동그란 이유 아시나요

    문구의 과학/와쿠이 요시유키·와쿠이 사다미 지음/최혜리 옮김/유유/272쪽/1만 5000원누구에게나 문구에 얽힌 추억이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두근거리며 골라 담아오던 새 공책들이나 이상하게도 자꾸 사라져서 매번 새로 사야 했던 지우개에 관한 기억, 수능 날 자꾸 부러지는 샤프심 때문에 초조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어른이 돼도 책상 위에는 종류만 다른 문구들이 가득 자리잡는다. 볼펜, 가위, 클립, 스테이플러, 출력물을 보관하는 파일. 이런 일상의 문구들은 너무나 익숙해서, 원래 그 자리에 그렇게 존재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물건들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 한번쯤 궁금했던 적이 없는가. ‘문구의 과학’은 우리가 익숙하게만 여겨 왔던 문구의 과학을 탐구하는 책이다. 왜 연필은 매끄러운 표면에 글자를 쓰지 못할까. 지우개는 어떻게 연필로 쓴 글자를 지울까. 가루가 나오지 않는 지우개를 만드는 건 불가능할까. 단순해 보이는 질문 뒤에는 분자 수준의 원리가 숨어 있다. 저자들은 쓰기의 기술, 지우고 붙이는 기술, 종이의 기술 등으로 분류한 문구 용품 하나하나에 관해 질문을 던지며 과학적 원리를 풀어 나간다. 시작은 가장 오래된 문구, 연필이다. 연필과 색연필을 나란히 놓고 보면, 대부분의 연필이 육각형인데 반해 색연필은 동그랗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필은 세 손가락으로 쥐기 때문에 3의 배수인 육각형이 쓰기 편리하지만 색연필은 다양한 방법으로 쥘 수 있는 둥근 모양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성질의 차이도 있다. 색연필의 심은 안료와 염료, 접착제 등 흑연보다 훨씬 많은 성분이 섞여 있어서 연필심처럼 단단하게 구울 수가 없다. 그래서 동그랗게 심을 감싸 충격을 균등하게 분산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소한 차이들이 실은 모두 의미가 있는 셈이다. 문구의 세계에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기존 스테이플러와 달리 침을 납작하게 접는 ‘플랫 클린치’가 그 예다. 수십명에게 나눠 줄 종이를 스테이플러로 철하다 보면 평평하게 쌓이지 않아 서류가 자꾸 미끄러진다. 하지만 플랫 클린치를 쓰면 많은 종이 묶음도 안정감 있게 쌓인다. 그 외에도 심이 자동으로 회전하며 균일한 굵기를 유지하는 샤프, 지우개로 지워지는 볼펜과 색연필처럼 발전을 거듭하는 문구 용품들이 책에서 소개된다. 때로 과학기술의 발전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와는 조금 멀리서 일어나는 일 같다. 그러나 저자들은 항상 우리 옆에 있는 문구가 바로 과학기술의 박물관이라고 말한다. 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문구들.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책상 위의 볼펜 한 자루도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 [열린세상] 김정은과 ‘대중독재’/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김정은과 ‘대중독재’/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대중독재’는 한국에서 탄생한 개념이다. 임지현(서강대) 교수가 2003년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장일 때 동료 학자들과 20세기 근대 독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용어를 만들고 특징을 규정했다.근대독재는 군주독재나 전체주의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권력자가 폭력과 강제로 민중을 억압하고 지배했다는 흑백논리가 아닌 ‘폭력과 강제는 물의 표면에서 작동하는 현상일 뿐 대중의 동의와 자발적 동원 체제를 만들어 내는 다양하고 정교한 장치들이 물밑에 숨어서 작동한다’고 했다. 대중독재는 나치즘, 파시즘, 스탈린주의, 스페인의 프랑코이즘은 물론 중국의 문화혁명까지 두루 다루고 있지만, 주목적은 박정희 체제의 비판에 있었다. 조희연(현 서울시교육감) 교수가 펴낸 ‘동원된 근대화’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적어도 유신 이전까지 박정희 체제의 장기 집권과 그에 대한 폭넓은 대중의 지지와 참여, 근대화와 산업화의 성공을 비판하려면. 박근혜 정부의 몰락으로 지금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 긍정적 집단기억으로 남아 있는 그의 ‘신화’를 전체주의에 넣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이 말한 대중독재는 아래로부터의 독재다. 대의민주주의나 의회민주주의가 아닌 대중의 직접 민주주의를 표방한다. 권력의 강압이나 임의적 선택이 아닌 대중의 강제다. 이 때문에 대중의 자발적 지지와 동원의 모습을 띠며, 동의의 정치를 추구하며, 근대화와 산업화의 성공을 통한 대중의 소원과 희망을 반영할 때 더 호소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정희 정권은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했고, 대중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란 호칭으로 산업 전사로 동원해 국가경제의 고도성장과 노동자들의 소득 향상을 달성했다. 그 과정에서 노동착취까지 사회적 양보가 받아들여졌다. 도시 노동자들만이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산업화에서 소외됐던 농민들도 ‘잘살아 보자’며 새마을운동에 참여했다. 대중독재에서 이 모두는 자발적 동원이 아닌 강제동원이다. 이를 위해 박정희는 우상화한 개인숭배보다는 대중과 일상을 같이하고, 심지어 인생에 대한 대중의 태도까지 공유했다는 것이다. 대중독재는 무엇보다 유기적 공동체로서 ‘민족’을 강조하며 민족공동체란 소속감이 유지되는 한 체제에 대한 동의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나라처럼 단일 민족국가에서 민족은 국민이고 대중이다. 이 때문에 대중 참여는 곧 국민주권이자 민족주권의 행사이며, 대중의 지지와 자발적 동원이 때론 초법적 권력이 돼 불법을 합법으로 바꾸어 놓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이 같은 정의와 해석이 타당한가, 아닌가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수많은 독재자를 포함시켰지만, 다분히 박정희 체제의 비판을 겨냥한 대중독재의 그림자가 3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김정은에게 어른거리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북한 인민(대중)은 물론 우리까지 놀라게 만드는 최근 그의 모습은 과거 전체주의에서의 김일성이나 김정일과는 분명 다르다. 북한 주민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에서 북한 주민의 삶에 대한 관심,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유연한 행동과 솔직한 표현, ‘민족공동체’를 강조하는 발언까지 모두 ‘대중독재’가 말하는 것들이다. 계산된 전략이든 아니든 그와 북한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국민의 그에 대한 신뢰도가 77.5%까지 치솟았고, 보수층에서조차 72.9%를 기록한 것(MBC 4월 29일 조사)이 말해 준다. 나아가 그의 변신은 북한에서의 그의 권력을 더욱 강화, 안정시켜 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 남북 평화와 통일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알 수 없다. 한국의 진보사학자들이 규정한 대중독재는 과거 20세기 파시즘이나 박정희 개발독재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의 김정은에게만 그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말할 수 없다. 의회제를 부정하면서 대중 참여민주주의의 환상을 심어 주고, 대중의 열광과 갈채로 초법적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는 사회주의든 민주주의든, 보수든 진보든 대중독재다.
  • [달콤한 사이언스] 중독시 동치미국물 부르는 연탄가스로 치료제를?

    [달콤한 사이언스] 중독시 동치미국물 부르는 연탄가스로 치료제를?

    요즘 가정 난방은 대부분 도시가스나 지역난방 등을 이용하지만 1990년대까지도 연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들이 있었다. 연탄 보일러를 사용하다보면 방의 틈 사이로 연탄가스가 새어들어오는 경우가 있어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구토가 나는 연탄가스 중독증에 걸릴 때가 있다. 그래서 어른들은 옛날을 회상하며 연탄가스 중독에 걸려 아침에 동치미 국물을 벌컥벌컥 마셨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바로 이 연탄가스 중독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일산화탄소 때문이다. 호흡기를 통해 일산화탄소를 과다하게 흡입할 경우 체내 조직의 산소공급이 차단되고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두통, 경련, 구토를 유발시키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치명적인 일산화탄소를 수술후 조직 손상 방지와 패혈증을 막는데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충남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일산화탄소 방출량과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젤형태의 패치(일종의 반창고)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과량의 일산화탄소는 인체에 치명적이지만 10~500? 정도의 미량은 염증 작용을 억제하고 혈관이완, 세포손상 및 사멸 억제 기능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산화탄소를 치료용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원하는 부위에 적절한 농도의 일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것이 쉽지 않아 치료효과가 떨어지거나 의도치 않은 독성유발의 부작용이 있었다.연구팀은 고분자물질인 생체친화적 펩타이드에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분자캡슐을 결합시키는 방식의 기술을 개발했다. 일산화탄소 분자캡슐은 분자 프로그래밍을 통해 방출량과 시간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주사와 반창고 형태의 패치를 만들었다. 특히 패치제는 체내 조직과 장기에 쉽게 부착돼 세포 보호는 물론 항염증 효과도 뛰어난 사실이 확인됐다. 이은지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분자의 자기조립과 초분자화학을 이용해 일산화탄소 방출량과 속도를 제어해 치료제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패혈증, 겸형적혈구 빈혈증, 고혈압, 암, 뇌졸중 등 특정 조직이나 장기,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가스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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