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어른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주차난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최문순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비비탄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개학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856
  • 중랑구에 환상적이고 예술적인 ‘토끼굴’ 있다면서요?

    중랑구에 환상적이고 예술적인 ‘토끼굴’ 있다면서요?

    서울 중랑구가 공공미술 프로젝트 ‘중랑 우리동네 미술관’의 41번째 작품 ‘원더랜드 인 중랑’ 준공식을 지난 25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중랑 우리동네 미술관은 지역 곳곳을 공공미술 공간으로 바꿔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문화 작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경관 개선 프로젝트다. 지역의 남는 공간을 주민과 함께 발굴하고 전문 작가와 협업해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사업 대상지 선정부터 참여 작가 선정, 작품 계획 및 설치까지 주민들의 공모와 의견 수렴으로 진행된다. 모든 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돼 작품들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도도 높다. 중랑구는 지난해 면목3·8동과 신내2동에 각각 39호와 40호 작품을 설치했다. 면목3·8동 중화중학교 인근에는 꽃과 식물의 형태로 구민과 학생들의 마음을 표현한 아트 조형물 ‘우리들의 마음정원’을 조성해 밝은 분위기의 통학로로 바꿨고 신내2동 신현고~신아타운 앞 보행로에는 중랑구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뜨개작품 ‘손뜨개로 물들인 포근한 중랑’을 설치해 따뜻한 겨울철 거리 풍경을 만들었다. 41호 작품은 면목2동 동부간선도로 지하보도, 일명 ‘토끼굴’ 진입부 양측 옹벽에 설치됐다. ‘겸재책거리’와 ‘토끼굴’이라는 장소 특성을 살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비현실적인 크기의 오브제를 알록달록한 모자이크 타일로 형상화해 보행자들이 일상 속에서 환상적인 예술 세계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어린이들에게는 책으로만 접했던 동화를 일상 공간에서 직접 마주하는 즐거움을, 어른들에게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이제 지역 곳곳에서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문화도시 중랑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겠다”라고 말했다.
  • 호반호텔앤리조트, 5월 ‘선물 같은 하루’를 위한 풍성한 가족행사

    호반호텔앤리조트, 5월 ‘선물 같은 하루’를 위한 풍성한 가족행사

    최장 6일 ‘황금연휴’··· 다양한 가족 콘텐츠 준비플리마켓·푸드트럭, 어린이날 공연, 특선뷔페까지 호반호텔앤리조트가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다양한 가족문화 행사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중심의 이벤트로 준비했다. 다음 달 3일부터 6일까지 리솜리조트 전 사업장에서 지역 플리마켓과 연계해 체험존, 마켓존, 푸드 트럭 등을 운영한다. 5일 어린이날에는 사업장별로 온 가족이 즐기는 버블 쇼, 코믹마술 풍선 쇼, 도브아트 쇼, 홀로그램 쇼 등을 열고 연휴기간 특선 뷔페도 운영한다. 충북 제천 포레스트 리솜과 레스트리에서는 연휴 기간 해브나인 스파 이용객들을 위해 스파시설 곳곳에서 보물찾기와 OX퀴즈를 준비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투호, 신발 컬링 등 숲속 가족 운동회가 열린다. 어버이날(8일)과 스승의 날(15일)을 기념해 카네이션 수제 캔들과 쿠키 만들기 클래스가 열린다. 커플요가는 연인 또는 부부를 위한 시간이다. 충남 덕산 스플라스 리솜은 고객들이 가장 몰리는 체크인 시간에 대기 고객을 대상으로 룰렛 돌리기와 미니게임을 진행해 워터파크 이용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어린이날을 기념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미니카 게임 존을 마련하고, 피자 만들기와 키즈 요가 프로그램 시간도 만들었다. 이외에도 가죽공예 액세서리 만들기, 부부의 날을 위한 요가 명상 프로그램도 있다. 충남 태안 아일랜드 리솜은 다음 달 4일에 딱지치기, 구슬치기 등 오징어게임 가족운동회를 열고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한 최종 한 팀에 선물을 준다.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과자집 만들기, 꽃지 해변모래조각 대회, 어린이 보물찾기 등도 계획했다. 이외에도 리솜리조트 공식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선물 같은 하루’를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을 태그하고 이유를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리솜리조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점별로 확인할 수 있다.
  • ‘티아라 출신’ 함은정, 뜻밖의 소식 들었다…“남편 없는데 자식 있어”

    ‘티아라 출신’ 함은정, 뜻밖의 소식 들었다…“남편 없는데 자식 있어”

    그룹 티아라 출신 가수 겸 배우 함은정(36)이 남편과 자식에 관한 사주를 봤다. 함은정은 지난 27일 개인 유튜브 채널에 ‘역대급 사주풀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2025년의 운수를 보기 위해 한 역술 전문가를 찾았다. 역술인은 일상, 연애, 결혼, 재물 등 다양한 주제로 함은정의 사주를 봤다. 역술인은 함은정의 사주를 보더니 “(사주에) 남편이 안 보인다”고 짚었다. 함은정은 아직 미혼이다. 함은정은 역술인의 분석에 너털웃음을 짓다가 “닭이 없는데 계란이 있는지 묻는 것과 같은데, (사주에) 자식은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자식은 있어요”라고 명쾌하게 대답해 웃음을 안겼다. 역술인은 “(여기서 ‘남편’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가부장적 남편”이라며 함은정이 구시대적 남편과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주 안에 직장이나 남편이 없으면, 수직적인 관계와 맞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역술인은 사주의 배우자 자리에 ‘소 축’(丑)자가 보인다며, 훗날 함은정의 배우자가 소처럼 우직한 사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녀 자리에는 ‘돼지 해’(亥)자가 쓰여 있었다. 이에 대해 역술인은 “(돼지는) 유복함의 상징이라, (자녀가) 밝고 여유로운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녀가) 다 안 커도 (밖으로) 뛰어나간다”며 “자녀는 독립적이고 관심사도 많은 사람일 것”이라고 풀어냈다. 사주 풀이를 들은 함은정은 뒤통수를 잡으며 “(아직) 결혼하지도 않았고 애도 안 낳았는데 벌써 뒷골이 당긴다”며 웃었다. 함은정은 1996년 KBS 드라마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에 아역배우로 출연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올해로 데뷔 29주년을 맞는다. 2009년에는 그룹 티아라의 멤버로 새롭게 데뷔해 여러 인기곡을 내며 전성기를 맞았다. 현재는 드라마·영화·연극 등에서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4월 28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4월 28일

    쥐 48년생 : 지나친 걱정은 병을 부른다. 60년생 : 갑작스러운 변동은 삼가라. 72년생 : 사람도 늘고 재물도 는다. 84년생 : 매사 뜻대로 되겠다. 96년생 : 자신을 지키는 데 힘써라. 소 49년생 : 문제가 생기나 걱정 마라. 61년생 : 중요한 계획이 추진된다. 73년생 : 될 수 있으면 충돌을 피하라. 85년생 : 행운이 오늘 하루 깃들었다. 97년생 : 재물을 얻게 된다. 호랑이 50년생 : 진솔한 대화가 되도록 노력하라. 62년생 : 중요한 계획이 추진된다. 74년생 : 문제가 생기나 걱정 마라. 86년생 : 행운이 서서히 들어온다. 98년생 :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말조심. 토끼 51년생 : 마음이 풍요롭게 변하겠다. 63년생 : 운세 좋으니 기쁜 하루. 75년생 : 금전 거래는 확실히 해라. 87년생 : 웃어른들에게 신임이 두터워진다. 99년생 : 실속 있는 하루가 되겠다. 용 52년생 : 서로 협조하면 길하다. 64년생 : 참으면 나중에 좋다. 76년생 : 포기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 88년생 : 자만심만 버리면 생활이 유익하다. 00년생 : 현상 유지에 전념하라. 뱀 53년생 : 주변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 65년생 : 오늘의 기회를 놓치지 마라. 77년생 : 그동안 애쓴 보람이 있구나. 89년생 : 노력이 성공의 지름길. 01년생 :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말 54년생 : 일확천금을 꿈꾸지 마라. 66년생 : 하던 일을 그대로 추진하라. 78년생 : 많은 사람이 도와주는구나. 90년생 : 수중에 현금 지니지 마라. 02년생 : 확장이나 변동은 삼가라. 양 43년생 : 시비에 넘어가지 마라. 55년생 : 어려운 일 생기나 해결된다. 67년생 : 먼저 마음을 안정할 때. 79년생 : 한 걸음 양보하고 생각하라. 91년생 : 귀가 얇은 것이 탈이다. 원숭이 44년생 : 생활도 안정되고 가정도 화목. 56년생 : 체면과 위신을 세워라. 68년생 : 심기일전할 때다. 80년생 : 현실에서 도피하지 마라. 92년생 :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마라. 닭 45년생 : 매사 오해가 따르니 조심. 57년생 : 욕심내게 되면 화가 미친다. 69년생 : 새로운 일로 바빠지겠다. 81년생 : 안정이 되어 화기애애하다. 93년생 : 설마가 사람 잡는 법이다. 개 46년생 : 귀인의 도움으로 소원 성취한다. 58년생 : 현실에 충실하면 큰 손해 없다. 70년생 : 꽁한 감정을 풀면 좋은 일 생긴다. 82년생 : 급격히 소득이 증가한다. 94년생 : 분수에 맞게 지내라. 돼지 47년생 : 큰 화 없이 평탄한 운에 감사해야. 59년생 : 과로하지 마라. 71년생 : 겸손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을 대하라. 83년생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날. 95년생 : 적극적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라.
  • “내리라 그러세요!”…제주 시내버스서 대놓고 담배 피운 외국인 여성(영상)

    “내리라 그러세요!”…제주 시내버스서 대놓고 담배 피운 외국인 여성(영상)

    제주 시내버스에서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는 한 여성이 버스 좌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올린 A씨는 해당 영상이 제주의 버스터미널에서 일주서로를 따라 서귀포등기소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에서 촬영됐다고 댓글에서 밝혔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바로 뒷좌석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문제의 여성은 담배를 든 손을 창문 바깥으로 내놓고 있다가 슬금슬금 담배를 피웠다. 창문을 열어놨다곤 해도 당연히 담배 연기는 차내에 그대로 퍼졌다. 영상에는 황당한 버스 내 흡연에 항의하는 다른 승객의 목소리도 그대로 담겼다. 한 남성 승객은 “어디서 담배 피워요, 지금?”이라고 지적하며 버스 기사를 향해 “지금 차에서 담배를 피운다. 어디서 담배 냄새가 나는가 했더니. 시대가 어느 시댄데. 내리라 그러세요!”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담배를 피우던 여성은 승객의 항의에 황급히 담배를 창밖으로 던진 뒤 창을 닫았다. 버스를 세운 기사는 담배를 피운 여성에게 다가와 “어이, 안돼! 여기서 담배를 피우면”이라고 주의를 줬고, 문제의 여성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항의를 한 승객이 문제의 여성을 가리켜 “이 아가씨가 담배를 피웠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젊은 나이대의 여성으로 추정된다. 승객의 항의에 묻혀 여성과 그 일행이 서로 나누는 대화가 영상 속에 잘 들리지 않으나 두 사람은 외국어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을 촬영한 A씨는 문제의 승객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단순 계도가 아니라 승객의 항의처럼 버스에서 내리게 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담배 꽁초를 그대로 창밖에 투기한 행동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인들 정류장에서도 담배 피우더니 하다하다 버스 내에서도 담배를 피우네. 상식이 있는 건지. 경찰이라도 부르지”라고 한탄했다. 중국에 거주 중이라는 한 네티즌은 “중국은 어디서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지역이 많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들은 금연 장소가 늘어났는데도 소도시에서는 아이가 있든 어른이 있든 실내외에서 아직도 담배를 피운다”고 전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시내버스 실내는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흡연할 경우 최대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제주도에선 지난해에도 이들의 비매너 행태가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도심 한복판에선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대로변 화단에 대변을 보는데도 보호자인 여성이 바로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안겼다.
  • 민주주의 위기 시대에 다시 읽는, 파리 날리는 임금님의 초상 [세책길]

    민주주의 위기 시대에 다시 읽는, 파리 날리는 임금님의 초상 [세책길]

    대한민국은 다시는 ‘개염병의 밤’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2024년 12월3일 이전까지 대한국민에게 계엄령이란 교과서에서나 봤던 ‘그땐 그랬다더라’ 하는 오래 전 일이었을 뿐이었다. 심지어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조차도 국회의사당에 총을 든 군인을 보낼 생각은 못했다. 오프사이드 규정은 축구를 축구답게 하는 핵심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오프사이드를 어기면 아무리 멋있는 골을 넣어도 소용이 없다. 그런데 만약 오프사이드 규칙을 대놓고 어기는 팀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 순간 그 축구는 더이상 축구가 아니라 골목에서 아이들이 몰려다니는 공놀이와 다를 게 없어진다. 생각해보면 그 날 밤 계엄 포고령은 축구경기를 이기기 위해 오프사이드는 무시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천만다행으로 계엄은 막아냈고 반란 우두머리를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하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많은 이들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충격을 받았다. 앞으로 언제라도 계엄령이, 법원에 몰려가 난동을 부리는 일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부에선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대다수 국민들에겐 ‘반란의 터널’을 통과하는 게 더 시급해 보인다. 자칫 극우파시즘이 조직화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무슨 일만 있어도 ‘이게 다 중국 때문’이라는 사람들과 ‘이게 다 동성애자 때문’이라는 사람들, 거기에 ‘이게 다 페미니즘 때문’이라는 사람들이 기묘한 동맹을 맺어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럴 때 읽기에 딱 좋은 책이 <파리대왕> 아닐까 싶다. 길을 걷다 알라딘 중고서점이 나타나면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가듯 기어코 들러서 뭐 재밌는 책 없나 둘러보곤 하는데, 얼마 전 우연히 눈에 띈 게 이 책이었다. 하필 민음사에서 펴내는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하나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마치 ‘공정과 상식’이 문제의 근원이란 생각은 못한 채 반란 우두머리를 지지했던 사람들처럼. 그 얘기는 뒤에서 다시 하겠다. <파리대왕>은 영국 소설가 윌리엄 골딩이 1954년 발표한 소설이다. 골딩은 사립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43세에 그의 첫 장편이자 출세작인 <파리대왕>을 발표했다(영국에선 사립학교를 퍼블릭스쿨이라고 부른다.) 이 책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교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가 된 골딩은 1983년에는 노벨문학상도 받았다. <파리대왕>이라고 하면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파리대왕>은 죽은 돼지 머리에 파리가 꼬인 모습을 설명하면서 등장하고, ‘바알세불’이라는 악마를 의미한다고 한다. 현실 정치 은유하는 상징으로 가득 찬 소설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탄핵심판이 늦어지면서 온갖 얘기가 넘쳐나던 때 읽어서인지 <파리대왕>은 등장인물들부터 사건전개까지 어느 것 하나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쟁이 한창인 와중에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무인도에 고립된 소년들이 조금씩 야만인으로 퇴보하는 과정을 읽다 보면 반란이 성공했으면 우리도 이런 꼴이 됐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 이성과 양심을 모조리 내던지고 독재자로 군림하는 잭이라는 소년의 모습 역시 남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소년들이 무서워하는 ‘괴물’이라는 낯선 혹은 상상 속 존재가 독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모습은 틈만 나면 적화통일 위협론 떠들다 요새는 중국음모론으로 갈아탄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소라는 대화와 타협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소라를 들고 있어야 발언권을 가지도록 규칙을 만들었고, 그 규칙을 모두 인정할 때는 정치가 작동했다. 투표로 대장을 선출했다. “나 다음으로 얘기하는 사람에게 이 소라를 주는 거야. 얘기를 하는 동안 그 사람은 이 소라를 들고 있는거야… 소라를 들고 있는 사람을 훼방해서는 안 돼(46쪽).” 규칙과 정치를 상징하는 게 대장 랄프라면, 그 대척점에 있는 잭은 사냥을 핑계삼아 권력을 독차지하고 소년들을 지배하려 한다. 자신의 작은 무리를 몰고 다니며 사냥을 하는데 맛을 들인 잭은 점차 규칙을 무시하기 시작한다. 잭을 비롯해 그를 따르는 소년들도 점차 이성과 양심에 얽매이지 않게 된다. 대장 랄프가 “잭! 잭! 너는 소라를 가지고 있질 않아!”라며 제지했을 때 잭은 “너나 닥쳐! 도대체 넌 뭐야? 가민히 버티고 앉아서 이것저것 지시나 하고. 사냥도 못하고 노래도 못하는 주제에(134쪽)”라고 대든다. 결국 잭이 원한 건 자기 주위로 돌아가는 세상이었다. 규칙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 싶었을 때만 해도 잭은 “규칙을 만들자. 여러가지 규칙을 말이야(46쪽)”라고 했다. 하지만 잭은 자기 권력을 세우는 데 도움이 안된다 싶자 “넌 규칙을 깨트리고 있어”라며 제지하는 랄프에게 “무슨 상관이야?… 빌어먹을 놈의 규칙이군!(134~135쪽)”이라며 대놓고 규칙을 무시해 버리는 길을 택한다. 잭은 이제 “우리 패는 힘이 세고 또 사냥을 해서 짐승이 있으면 잡아버리고 말 테야! 싹 둘러싸 가지고 치고 또 쳐서(135쪽)”라며 자기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는 게 곧 규칙이라고 강요한다. 소라를 들고 민주적으로 선출됐던 랄프가 권력을 잃고 쫓기는 신세가 되는 과정은 헌정질서가 붕괴해가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소라는 산산조각 박살이 나서 이제 없어져 버렸다(271쪽).” 잭과 그의 핵심관계자들은 이제 친구들을 고문하고 죽이는데도 아무 거리낌이 없다. 처음엔 주저하기도 하고 다소 우발적이었지만 점차 순전히 장난삼아 창으로 찌르기도 한다. 다른 소년들 역시 ‘괴물’이 무서워서 혹은 잭이 무서워서 혹은 멧돼지 사냥과 고기맛이 그리워서 잭을 따르고 순종한다. 그렇게 소년들은 다함께 이성도 버리고 양심도 버리며 복종과 폭력만 남은 존재로 타락해버렸다. 무인도 근처를 지나다가 소년들을 구조하러 온 장교 앞에서 그토록 타락했던 소년들이 한순간에 순한 양처럼 돌변하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이 아닐까 싶다. “붉은 머리 위에 다 해어진 이상한 검은 모자를 쓰고 허리께 망가진 안경 조각을 차고 있던 소년(302쪽)”은 분명히 잭이었다. 방금 전까지 친구를 죽이겠다고 사냥을 하고 섬에 불까지 질렀던 잭은 어른들이라는 존재가 나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랄프가 자신이 대장이라고 말하는데도 “앞으로 나가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가만히 서 있(302쪽)”을 뿐이다. 문학번역의 (반면)교과서…“차라리 원서를 읽는 게 낫겠다”<파리대왕>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소설이고, 특히 요즘같은 때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서점에서 집어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파리대왕>은 도저히 추천해줄 수가 없다. 민음사에서 이 책을 처음 낸 게 1999년이고 2002년에는 표지 디자인을 바꿨다. 내가 읽은 파리대왕은 2009년 인쇄한 걸로 돼 있다. 39쇄나 찍었는데 재출간이나 번역자 교체까진 아니더라도 오탈자와 비문이라도 바로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옮긴이 소개를 보니 영문학과를 졸업해 연세대 석좌교수이고 다양한 번역서를 냈다고 하니 허위학력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또한번 놀랄 수밖에 없다. 너무 믿기질 않아서 번역자가 일했던 대학을 졸업한 지인에게 그 번역자를 아는지 물어봤을 정도였다. 이 책에서 괴상하고 문맥을 이해하기 힘든 번역 사례를 찾는 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아무 곳이나 들춰보면 된다. 가령 “이내 그는 파리하고 뚱뚱한 알몸을 드러내었다(16쪽)”는 ‘몸이 마르고 낯빛이나 살색이 핏기가 전혀 없다’는 ‘파리하다’는 말을 쓰는 바람에 뚱뚱하다는 표현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의 목소리에는 경고의 가락이 있었다… 박모(薄暮)를 배경으로 하고 이제 불꽃이 선연히 돋보였다(223쪽)”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이고, “벼랑을 내려가려다가 랠프는 이 밀회에서 뽑아낼 수 있는 마지막 이득을 붙잡아 보려고 하였다(284쪽)”는 건 또 뭐란 말인가. “박쥐 같은 것은 태양의 직사(直射) 때문에 오그라들어, 종종걸음을 치는 발 사이로 검은 반점으로 화한 그림자였다. 일변 소라를 불면서도 랠프는 허둥거리는 검은 반점을 거느리고 고대에 꼴지로 당도한 한 쌍의 몸뚱이에 눈길이 갔다(24쪽).” 이 문장을 음미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며 (비)웃음이 나온다. 이 책에 대해 “번역의 중요성을 상기시킬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민음사판 파리대왕”이라거나 “민음 세계문학전집의 얼룩”이라는 독자평이 붙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심지어 “원서 읽읍시다 여러분”이란 독자평에 이르면 세계문학전집을 뭐하러 출간하는지 존재이유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 “큰 의자 꺼릴 만큼 소박했던 분… 다정한 위로 건넸던 큰사람”

    “큰 의자 꺼릴 만큼 소박했던 분… 다정한 위로 건넸던 큰사람”

    서강대 깜짝 방문 때 100여명 포옹축구 유니폼 입은 사제 보고 ‘활짝’교황 “위안부, 인간 존엄 잃지 않아”이용수 할머니 “묵주 선물에 행복”하얀 한복 설명하자 “좋다”며 관심“악수하면서 낮고 겸손한 자세 보여” 평생 가난하고 소외받는 자들을 위해 헌신했던 프란치스코(1936~2025) 교황. 그를 직접 마주했던 이들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화려한 큰 의자를 꺼릴 정도로 소박하고, 아픔을 가진 이에게 따스함을 전하던 ‘큰사람’이었다고. 교황이 2014년 방한했을 때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던 신부, 성당에서 그를 만난 위안부 피해자, 2017년 로마교황청을 찾아 교황과 만났던 종교계 인사들은 지난 21일 선종한 교황에 대해 “다정하고 겸손하게 위로를 건넸던 사람”이라고 회상하며 평화로운 안식을 기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커다란 의자에 앉는 것을 꺼려한다고 해 깜짝 방문 때 아주 작은 의자를 준비했던 게 기억납니다. 그만큼 소탈한 분이었지요. 갑작스러운 일정에도 100여명의 회원이 모였는데 교황은 예수회 회원 한 명 한 명씩 모두를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 2014년 8월, 교황은 4박 5일간 방한해 서울 마포구 예수회 서강대 공동체를 찾았다. 당시 그를 만났던 김용수(58·예수회 한국관구장) 신부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약 1시간 정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11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선명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그때 한 젊은 신부가 교황이 축구를 좋아하신다는 걸 알고 사제복이 아닌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왔는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셨다”고 했다. 교황은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이라는 구절이 있는 이사야서(구약성경의 한 권) 40장 1절 말씀을 인용하며 훈화도 했다. 며칠 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6) 할머니도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 집전으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그와 만났다. 교황은 이 할머니 등과 만난 뒤 “한국 민족은 침략을 겪고 모욕을 당했지만 인간적인 존엄을 잃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비안느’라는 세례명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 할머니는 “외출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교황이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말도 못하게 슬퍼서 눈물이 쏟아졌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왕은 사죄하라’고 적힌 명함을 들고 가서 교황을 뵀다”며 “교황께 묵주를 선물받았는데, 그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때 받은 묵주를 간직하면서 (교황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 더 꼭 만나 뵙길 바랐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17년 9월 로마교황청 접견실에서 교황과 마주했던 종교 지도자들도 그의 소박한 모습을 떠올렸다. 김영근(78) 전 성균관장은 “친근한 집안 ‘큰어른’ 같았다”며 “당시 하얀 한복을 입고 갔는데, ‘한국인은 백의민족’이라고 의미를 설명하자 교황이 ‘옷이 참 좋다. 보기 좋다’며 진지한 표정으로 관심 갖고 설명을 듣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전했다. 김 전 관장과 함께 교황을 만난 이정희(80) 전 천도교 교령도 “20~30명 정도가 모여 있었는데, 교황이 한 사람씩 다정하게 악수하면서 낮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전 교령은 “당시 교황은 ‘우리는 항상 겸손과 인내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분단이 아닌 조화를 추구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지금도 그 말씀을 되새기며 살고 있다”고 했다.
  • [단독]“큰 의자 꺼릴 만큼 소박했던 분”…직접 마주한 이들이 기억하는 교황

    [단독]“큰 의자 꺼릴 만큼 소박했던 분”…직접 마주한 이들이 기억하는 교황

    “세상을 위로하는 큰 사람”“위안부 모욕당해도 존엄 잃지 않아”“시종일관 낮고 겸손한 자세” 평생 가난하고 소외받는 자들을 위해 헌신했던 프란치스코(1936~2025) 교황. 그를 직접 마주했던 이들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화려한 큰 의자를 꺼릴 정도로 소박하고, 아픔을 가진 이에게 따스함을 전하던 ‘큰사람’이었다고. 교황이 2014년 방한했을 때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던 신부, 성당에서 그를 만난 위안부 피해자, 2017년 로마교황청을 찾아 교황과 만났던 종교계 인사들은 지난 21일 선종한 교황에 대해 “다정하고 겸손하게 위로를 건넸던 사람”이라고 회상하며 평화로운 안식을 기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커다란 의자에 앉는 것을 꺼린다고 해 깜짝 방문 때 아주 작은 의자를 준비했던 게 기억납니다. 그만큼 소탈한 분이었지요. 갑작스러운 일정에도 100여명의 회원이 모였는데 교황은 예수회 회원 한 명 한 명씩 모두를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 2014년 8월, 교황은 4박 5일간 방한해 서울 마포구 예수회 서강대 공동체를 찾았다. 당시 그를 만났던 김용수(58·예수회 한국관구장) 신부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약 1시간 정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11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선명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그때 한 젊은 신부가 교황이 축구를 좋아하신다는 걸 알고 사제복이 아닌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왔는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셨다”고 했다. 교황은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이라는 구절이 있는 이사야서(구약성경의 한 권) 40장 1절 말씀을 인용하며 훈화도 했다. 며칠 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6) 할머니도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 집전으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그와 만났다. 교황은 이 할머니 등과 만난 뒤 “한국 민족은 침략을 겪고 모욕을 당했지만 인간적인 존엄을 잃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비안느’라는 세례명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 할머니는 “외출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교황이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말도 못 하게 슬퍼서 눈물이 쏟아졌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왕은 사죄하라’고 적힌 명함을 들고 가서 교황을 뵀다”며 “교황께 묵주를 선물 받았는데, 그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때 받은 묵주를 간직하면서 (교황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 더 꼭 만나 뵙길 바랐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17년 9월 로마교황청 접견실에서 교황과 마주했던 종교 지도자들도 그의 소박한 모습을 떠올렸다. 김영근(78) 전 성균관장은 “친근한 집안 ‘큰 어른’ 같았다”며 “당시 하얀 한복을 입고 갔는데, ‘한국인은 백의민족’이라고 의미를 설명하자 교황이 ‘옷이 참 좋다. 보기 좋다’며 진지한 표정으로 관심 갖고 설명을 듣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전했다. 김 전 관장과 함께 교황을 만난 이정희(80) 전 천도교 교령도 “20~30명 정도가 모여 있었는데, 교황이 한 사람씩 다정하게 악수하면서 낮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전 교령은 “당시 교황은 ‘우리는 항상 겸손과 인내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분단이 아닌 조화를 추구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지금도 그 말씀을 되새기며 살고 있다”고 했다.
  • “韓엔 깊은 애정, 北엔 연민… 교황 ‘평화의 다리’ 잇고 싶어 했다”

    “韓엔 깊은 애정, 北엔 연민… 교황 ‘평화의 다리’ 잇고 싶어 했다”

    “한반도서 전쟁 일어나선 안 된다며남북 정상과 판문점 건너고 싶다 해국제전 우려에 ‘한반도 평화’ 사명감北 화답 속 급물살 탔던 교황 방북 ‘노딜’ 북미 회담 여파에 결국 불발2027년 두 번째 방한 무산도 애통”“누구보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굉장한 관심과 열정을 갖고 계셨습니다. 아직 하실 일이 많았는데… 정말 애통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이백만(69) 전 주교황청 대사는 연신 안타까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2018~2020년 주교황청 한국대사로 재임하며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고 자부했다. 교황의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과 호의를 매우 가까이서 느껴 늘 “교황님, 교황님, 우리 교황님”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고 한다. 22일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전 대사는 마디마다 교황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2018년 2월 16일, 한국에선 음력 설인 이날 이 전 대사는 신임장 제정식을 갖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이 전 대사는 첫 독대부터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국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교황의 모습에 오히려 놀라움을 느꼈다고 한다. 당시 교황은 1993년 아르헨티나 플로레스교구 주교를 지내던 시절 봉사정신이 투철했던 한국 수녀 3명과 한국 교민들에 대한 추억을 줄줄이 풀어냈다. 이 전 대사는 “이후에도 한국을 왜 이토록 좋아하시는지 여쭤볼 정도였다”며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자발적으로 뿌리내린 한국 가톨릭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한국 사람들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 그리고 북한에 대한 연민의 정이 크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 관한 일이라면 어떤 민원이라도 들어주셨고, 교황청과의 업무 협조도 너무 잘됐다”고 회상했다. 교황은 한창 바쁜 4월 사순절 기간에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 영상을 녹화해 달라는 이 전 대사의 ‘민원’을 들어준 것은 물론이고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한국과 한반도를 둘러싼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늘 성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이 전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굳은 사명감을 갖고 계셨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뵀을 때부터 ‘한반도에서 절대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며 “자칫하면 남북 간 전쟁이 국제전으로 번질 수 있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한국이 있는 데다 한국을 동아시아 선교의 거점이자 전진기지로 생각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을 뜻하는 라틴어 ‘폰티펙스’(Pontifex)는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전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무엇보다 남한과 북한, 남북한과 미국을 연결하는 ‘평화의 다리’를 잇고 싶어 하셨는데 이뤄지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의 방북 요청을 수용했다. 이 전 대사는 “당시 교황께서 ‘소노 디스포니빌레’(Sono disponibile·나는 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탈리아에서 이 말은 99% 이상의 약속을 내보이는 강한 긍정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사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 비화를 담은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전 대사에게 문 전 대통령은 ‘교황 방북 성사’ 미션을 줬고, 교황청도 ‘북한과의 창구를 주선해 달라’는 은밀한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사는 “교황께서 북한에 가시는 게 어디 보통 일인가”라며 “물론 반대하는 사제들도 많았고 의전 문제도 복잡했는데 교황께선 ‘나는 교황이기 전에 선교사’라며 ‘(북한에)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갈 수 없는 게 아니라 사제가 없으니 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고, 전통적인 전례나 의전도 모두 필요 없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황의 굳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며 교황 방북의 동력도 사그라들어 결국 무산됐다. 이 전 대사는 2020년 10월 이임 인사 때 추억도 전했다. 이 전 대사는 “알현을 마치고 한국에서는 부모나 스승 등 어른과 헤어질 때 큰절을 드린다고, 전통 예법으로 절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며 “교황께서 순간 당황하셨지만 통역으로 한국의 예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곧 자리에 앉아 절을 받아주셨다”며 마지막을 떠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027년 서울대교구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두 번째 방한도 계획했다. 이 전 대사는 “이렇게 빨리 선종하시게 돼 너무 애통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다음 교황님이 이어가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박보검, 윙크하며 “걱정 마요”…‘폭싹’ 스태프가 전한 미담

    박보검, 윙크하며 “걱정 마요”…‘폭싹’ 스태프가 전한 미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청년 관식을 연기해 사랑받은 배우 박보검의 미담이 전해졌다. ‘폭싹 속았수다’에 공간 디자이너로 참여한 A씨는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장꾸룽내’를 통해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A씨는 “미술팀만 아는 이야기”라며 “정신이 없어서 관식이 옆 항아리에 제 아이패드를 놓고 촬영했는데 오케이 사인이 났다”라고 털어놨다. 시대극인 이 드라마에서 아이패드가 등장하면 극의 몰입을 크게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이미 촬영이 완료된 장면이었기에 재촬영에 들어가면 A씨가 크게 질책을 받을 상황이었다. 그런데 아이패드를 발견한 박보검이 공개적으로 실수를 지적하는 대신 감독을 찾아가 “제 연기가 좀 어색했던 것 같은데 모니터 한번 확인해봐도 될까요?”라고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박보검이 제 잘못을 덮어주려고 본인 실수인 것처럼 얘기했다. 아이패드를 제게 건네주더니 ‘안 걸렸어, 걱정 마요’라며 윙크를 날렸다”고 전했다. 이어 “그 앞에 있던 미술팀 세 명이 박보검에게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영상에서 A씨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아이유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유는 저의 산타클로스였다”며 헤드셋과 책갈피를 선물 받았다고 밝혔다. 훈훈한 미담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박보검은 현실에서도 관식이 같네”, “잘생겼는데 인성까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보검은 연예계 대표 ‘미담 제조기’로 유명하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호흡을 맞춘 아이유 역시 박보검의 인성을 칭찬한 바 있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백은하의 주고받고’에 출연한 아이유는 박보검에 대해 “좋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분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늘 올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이유는 촬영 중 아역 배우가 비속어를 사용하자 박보검이 “그 말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거야? 앞으로 그 말 쓰지 않겠다고 삼촌이랑 약속하자”라며 단호하게 훈계했다고 밝혔다. 아이유는 “정말 좋은 어른이 하는 행동이었다. 멋지다”라며 감탄했다.
  • 공효진, 500억 대작 ‘혹평’에 “어려운 내용…엄마가 3일을 우셨다”

    공효진, 500억 대작 ‘혹평’에 “어려운 내용…엄마가 3일을 우셨다”

    배우 공효진이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종영 소감을 전했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된 기대작이었지만 ‘우주 베드신’ 등 난해한 내용에 혹평이 이어졌고, 지난 2월 2%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공효진은 이 작품에서 우주과학자 ‘이브 킴’ 역을 맡았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당분간 공효진’에서 공효진은 ‘별들에게 물어봐’에 대해 “모든 과정이 새로웠다”며 “이렇게까지 사전제작인 게, 2년씩이나 후작업을 한 것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내용도 되게 어려웠고 시청자분들이 보실 때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별들에게 물어봐’에서 연기 변신을 했다는 공효진은 “러블리한 막내 역할을 많이 하다가 리더를 맡았다”라고 밝혔다. 사랑스러운 역할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에 대해 공효진은 “똑같은 연기만 할 순 없잖아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더라고 연기 변신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공효진이 연기한 이브 킴이 우주에서 출산하다 사망하고 끝이 난다. 호불호가 갈리는 ‘별들에게 물어봐’ 결말에 대해 공효진은 “저희 엄마는 3일을 우셨다. 원래 주인공이 죽으면 의견이 분분하다”라고 말했다. 공효진은 어머니가 “다음 주에는 재밌어지니?”라고 물었다며 “어른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라고 밝혔다. 드라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공효진은 “새로운 시작은 늘 호불호가 있다. 앞서 도전한 사람들의 노고는 아무도 몰라주죠”라고 전했다. 공효진은 “에피소드 하나를 찍는데 두 달이 넘게 걸렸다”며 “매일매일 와이어를 타고 15시간 촬영하면 혈액순환이 안 된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드라마를 찍는 내내 ‘이거 진짜 방송 나갈 수 있는 걸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배우들은 드라마가 다 나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 공효진은 “저한테도 값진 경험이었다. 스태프들도 정말 고생한 작품이었고 저 자신에게 ‘진짜 고생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한마음으로 새로운 드라마 장르에 도전했고 다양성을 위해 감내했다. 아마 한동안 우주 드라마는 엄두를 안 내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 “어린이 사랑은 곧 나라 사랑”…색동회, 새달 1일 ‘어린이날 큰잔치’

    “어린이 사랑은 곧 나라 사랑”…색동회, 새달 1일 ‘어린이날 큰잔치’

    100년 전, “어린이 사랑, 나라 사랑”을 외치며 어린이날을 만든 색동회가 오는 5월 1일 ‘제103회 대한민국 어린이날 큰잔치’를 연다. 행사는 서울 마포구 평화의 공원 평화광장에서 오전 10시~오후 4시 30분 진행되며, 서울시의 후원으로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행사는 공연과 체험 행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무대에선 신나는 요들 여행, 버블&벌룬 매직쇼 등의 공연이 펼쳐지고, 체험 부스에서는 소파 방정환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여행, 나만의 우산 꾸미기, 입체 팝업북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어린이날은 1923년 소파 방정환 등이 참여한 ‘색동회’가 주축이 돼 처음 제정됐다. 애초 5월 1일이었으나 1945년 광복 이후 5월 5일로 변경해 기념하고 있다. 색동회 관계자는 “바른 어린이가 바른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모범적인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어린이날은 단순한 축제가 아닌 어린이를 위한 존중과 사랑의 실천이 담긴 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아이유 “박보검, 촬영 중 아역 배우에 정색하더라”…대체 무슨 일

    아이유 “박보검, 촬영 중 아역 배우에 정색하더라”…대체 무슨 일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동료 배우 박보검이 정색하는 순간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백은하의 주고받고’에는 ‘아이유, 처음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아이유가 게스트로 출연해 MC 백은하와 인터뷰했다. 백은하는 아이유에게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박보검에 관해 물었다. 아이유는 “보검씨는 항상 웃는, 좋은 사람”이라며 “좋은 사람이면서 분명한 사람이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동갑 친구로서 늘 올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더라”고 말했다. 아이유는 “항상 웃으며 타인에게 친절한 박보검이 딱 한 번 촬영 현장에서 정색하고 얘기한 적이 있다”며 “아역 배우 중 한 친구가 비속어를 말했을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청나게 나쁜 말은 아니었지만, 보검씨가 아역 친구의 어깨를 딱 잡고 ‘앞으로 그 말 쓰지 않겠다고 삼촌이랑 약속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명의 어른으로서 역할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멋지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는 16회(최종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아이유, 문소리)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 박해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이야기로, 많은 사랑 속에 종영했다.
  • 20년 만에 ‘양심냉장고’ 주인공…알고보니 ‘김장하 장학생’

    20년 만에 ‘양심냉장고’ 주인공…알고보니 ‘김장하 장학생’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다.” 진주에서 60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며 1000명이 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건넨 김장하(81) 선생의 말이다. 그의 장학생이었던 김종명씨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삶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2년 MBC경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에는 김장하 선생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서울에서 진주로 내려온 김종명씨가 등장한다. 김종명씨는 김장하 선생이 설립하고 국가에 헌납한 명신고등학교의 7회 졸업생으로, 학창시절 장학금을 받은 인물이다. 김장하 선생은 그와의 재회 후 “장학금을 받고도 특별한 인물이 못 돼서 죄송하다고 했지만, 나는 그런 걸 바란 게 아니야.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김종명씨는 ‘어른 김장하’가 극장에서 개봉하자 시사회에 참석해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그가 2016년 MBC 에브리원 ‘PD 이경규가 간다-양심 냉장고’의 주인공이었던 사실도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횡단보도 앞, 이경규는 정지선을 지키는 시민을 찾기 위해 몇 시간째 기다리고 있었다. 다수의 차량과 오토바이는 신호를 위반하거나 정지선을 넘었다. 그러다 조용히 멈춘 한 차량이 있었다. 운전자는 인근 증권사에 근무하던 김종명씨였다. 그는 “평소에도 지킨다”며 “예전에 ‘양심 냉장고’를 보고 감동받아 그런 질서는 꼭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빨간불이었으니까요.” 당연한 듯 한마디를 던진 그에게 이경규는 “20년 만에 다시 찾은 양심 냉장고의 주인공”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또 다른 장학생으로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있다. 1965년 경남 하동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문형배 대행은, 낡은 교복과 교과서를 물려받던 시절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을 받아 대학까지 졸업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김 선생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단 한마디였다. “줬으면 그만이지. 내게 갚지 말고, 사회에 갚아라.” 문형배 권한대행은 그 말을 평생 마음에 새겼다. 2019년 김장하 선생의 생일 축하 행사에서 그는 “그 말씀을 한순간도 잊은 적 없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6년 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됐을 당시 그는 청문회에서 “27년 동안 법관 생활을 했는데 재산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 만약 헌법재판관이 되신다면 가장 적은 재산을 가진 헌법재판관이 되실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평균 재산을 살짝 넘긴 것 같아 오히려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법관의 길을 걸어온 지난 27년간 대한민국 헌법의 숭고한 의지가 사회에 제대로 관철되도록 노력해왔다”며 “그것이야말로 제가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 길이라 믿고 살아왔다”고 밝혔다. 문형배 권한대행은 지난 18일 퇴임식에서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헌재를 응원하겠다”며 “영리 목적의 변호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장하 선생은 자신의 삶을 “기록되지 않은 삶”으로 남기려 했지만 그의 삶은 제자들의 말과 행동으로, 오늘도 조용히 기록되고 있다. 누구보다 평범하게, 누구보다 단단하게 사회를 지탱하며 살아가는 이들 속에서.
  • ‘비운의 왕’ 단종, 다시 만나는 그날

    ‘비운의 왕’ 단종, 다시 만나는 그날

    조선 6대 임금 단종(端宗·1441~1457년)은 ‘비운의 왕’으로 불린다. 숙부인 수양대군(세조)은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뒤 강원 영월로 유배를 보냈다. 만 16세의 단종에게는 멀고도 먼 유배길이었다. 창덕궁 돈화문을 나선 지 7일 만에 영월 청령포에 도착했다. 이후 다시는 한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영월 땅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왕이 될 운명 타고났지만단종은 왕의 운명을 타고났다. 유학의 나라로서 적장자 상속을 중시한 조선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단종의 아버지인 문종도 외아들이었다. 조선 역사상 적장자와 적장손이 2대에 걸쳐 왕위를 계승한 최초 사례다. 그러나 단종의 삶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는 단종을 낳고 하루 만에 산후 후유증으로 숨을 거뒀다. 할머니 소헌왕후도 일찍 세상을 떠났다. 왕실에서 단종을 보호해줄 어른이 없었던 것이다. 1452년 39세로 일기를 마친 문종의 뒤를 이어 단종이 12살 나이로 왕위에 오르자마자 왕실은 권력 투쟁의 장으로 변했다. 1453년 수양대군은 쿠데타를 일으켜 김종서, 황보인, 정분 등을 암살하고 권력을 쥔다. 조선 왕실의 최대 비극인 계유정난(癸酉靖難)이다. 성삼문,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성원, 김문기 등 단종의 복위를 꾀한 사육신(死六臣)을 1456년 처형당한다. 이듬해 단종은 노산군으로 격하돼 영월 청령포에 유폐된다. 강과 산으로 막힌 청령포에서 단종은 가족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단종이 숨을 거둔 곳은 청령포가 홍수로 물에 잠겨 옮긴 처소인 영월부 객사 관풍헌이다. 1457년 11월 16일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고 17세의 어린 나이로 비운의 삶을 끝냈다. 단종은 숙종 24년인 1698년에 이르러 왕으로 복위됐다. 묘호는 단종으로 추증하고, 능호는 장릉으로 명명된다. 고혼 기리는 단종문화제영월 곳곳에는 단종의 흔적이 남아있다. 영조 때 청령포에 세워진 단묘재본부시유지비(端廟在本府時遺址碑)에서는 이곳이 단종이 머물렀던 옛터임을 알 수 있다. 청령포에는 복원한 어소(御所)도 남아 있다. 영월읍내에서 2㎞ 떨어진 산자락에는 단종의 묘소인 장릉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왕릉 40기 가운데 한양에서 가장 멀리 있다. 주민들은 단종의 고혼과 충신들의 넋을 기리는 단종문화제를 열고 있다.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목숨을 잃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시신을 수습한 충신들의 넋도 함께 기린다. 1967년 단종제로 시작했고, 1990년 단종문화제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로 58회째를 맞는 단종문화제는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영월읍 일원에서 펼쳐진다. 영월문화관광재단이 주최·주관하고, 영월군과 강원도, 강원랜드가 후원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정순왕후선발대회와 단종 국장 재현, 칡줄다리기다. 정순왕후선발대회는 남편인 단종을 그리워하며 82세 고인이 될 때까지 홀로 지낸 정순왕후의 강인한 정신과 순애보를 기리는 행사다. 기혼 여성인 후보자들 가운데 올해의 정순왕후와 권빈, 김빈 등 6명을 선발한다. 단종 국장 재현은 국내 유일의 조선 국장 재현행사다. 단종 국장 재현은 단종이 승하한 지 550년 만인 2007년부터 이뤄지고 있다. 단종은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해 의미를 더한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국장 행렬에 다양한 퍼포먼스가 더해져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칡줄다리기는 조선 숙종 때부터 전해진 영월 고유의 민속놀이로 2023년 강원도 무형유산 제37호로 등재됐다. 칡으로 만든 70m 길이의 초대형 줄을 양쪽에서 당겨 승부를 가른다. 동강을 중심으로 동편과 서편으로 편을 나눈 주민들이 힘을 겨루며 화합과 풍년을 기원한다. 개막 첫날인 25일에는 개막 콘서트와 드론쇼,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이외에도 궁중음식경연, 외줄타기, 국악명인전, 전통혼례, 예술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 두 달 뒤 조기 대선…이재명 ‘결국 국민이 합니다’도 1위

    두 달 뒤 조기 대선…이재명 ‘결국 국민이 합니다’도 1위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으로 열리는 조기 대선이 2달도 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의원이 유력 차기 대선후보로 주목받으면서, 그가 낸 책도 출간과 동시에 서점가를 휩쓸고 있다. 교보문고는 18일 ‘2025년 4월 2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고, 이재명의 ‘결국 국민이 합니다’가 출간하자마자 종합 1위로 등극했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인들이 조기 대선에 뛰어들면서 책도 함께 내는 추세다. 이재명의 ‘결국 국민이~’는 여성 독자의 구매가 59.6%로 남성 독자보다 많았으며, 연령대로 보면 40대 독자층이 34.8%로 핵심 독자층이었고, 그다음으로 50대 여성, 40대 남성, 50대 남성 순으로 나타났다.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과 함께 윤석열의 내란죄 재판 시작, 조기 대선 등의 이슈들로 정치 분야 도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민주주의 교과서, 헌법재판 결정문의 정수라는 찬사를 받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선고 결정문’이 종합 3위에 올랐다. 보통 법원 판결문이나 판례집은 법학과 교과서나 참고서용으로 주로 출간됐지만, 국민적 관심이 있는 판결에 대한 결정문이라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 독자의 구매가 전체 중 54.8%로 다소 높았고, 연령대로는 40대가 36.7%로 주요 독자로 분류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40대 여성층이 최근 정치 분야 베스트셀러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결정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 소장 대행의 학창 시절 도움을 준 김장하 선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 다시 보기 열풍이 불고, 다큐멘터리 취재 과정과 이야기를 담은 2023년 출간 에세이 ‘줬으면 그만이지’도 역주행하면서 종합 8위에 올랐다. 한편, 소설가 김영하의 이야기꾼으로 매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신간 에세이 ‘단 한 번의 삶’은 지난주 1위에서 한 계단 내려앉았지만, 종합 2위로 여전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최성훈의 세세보] 관세와 감세

    [최성훈의 세세보] 관세와 감세

    간혹 당사자가 아닌 주변인을 통해 당사자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도 그런 경우다.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지난 3월 AP통신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기자가 “왜 세금 인상(tax hikes)을 감세(tax cuts) 공약보다 우선시하느냐”고 질문했는데, 레빗은 엉뚱하게도 관세는 우리를 벗겨 먹어 온 외국 국가들에 부과하는 세금 인상이고 미국인들에게는 감세라고 답변했다. 물론 경제학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기자도 말했듯 관세는 미국의 수입업자들이 부담한다. 그리고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레빗이 자신의 경제학 지식과 대통령의 결정을 테스트하려 하는 게 모욕적이라며 발끈한 것은 그 역시 관세가 감세가 아닌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다면 레빗은 지식이 아닌 ‘이데올로기’의 영역에서 말한 셈이다. 트럼프의 무역고문 피터 나바로가 지난 3월 ‘관세 세수가 향후 10년에 걸쳐 6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뿌듯해했을 때 그는 ‘감세’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애당초 트럼프는 관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는 올해 말 종료되는 자신의 1기 감세정책을 연장시키고 싶어 한다. 말하자면 1기 때의 자기 자신을 모방하려 한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진정한 비판은 그것의 ‘환상성’ 자체를 폭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소년은 환상성의 폭로자일 뿐이다. 어른들도 임금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심지어 임금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다. 단지 모두 모르는 것처럼 행동할 뿐이다. 트럼프와 그 측근들도 관세가 감세라는 이데올로기의 환상성을 당연히 알고 있지만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것이 정치적 지지를 모으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돼서다. 물론 이데올로기는 그 작동 방식을 믿는 한에서만 제대로 작동한다. 사회과학 중 가장 ‘과학적’이라고 자평하는 경제학에서조차 ‘보이지 않는 손’은 여전히 거론된다. 예수가 도마에게 ‘보지 않고 믿는 자들이 복되다’고 한 것처럼 경제학도들은 보이지 않는 손을 믿음으로써 사회과학계에서 복을 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럼프조차도 관세가 감세라는 환상에 더이상 정치적 이득이 없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태세를 전환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갑자기 중국을 제외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변명을 내세웠지만 정작 두려움을 느낀 이는 그 자신이었을 것이다. 시장이 미국 국채를 내던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기축통화국의 대통령으로서 당황했으리라. 벌거벗은 임금으로 하여금 급하게 옷을 걸치도록 만든 것은 임금이 벌거벗었다는 폭로가 아니라 감기에 걸릴지 모른다는 그 자신의 걱정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90일 유예로는 제대로 옷을 챙겨 입었다고 할 수도 없다. 중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트럼프를 복되게 할 정도로 그의 믿음이 강건하지는 않기를 기대한다. 최성훈 법무법인 은율 변호사
  • 둘도 없는 인연 만나러 가볼까, 마법의 방으로

    둘도 없는 인연 만나러 가볼까, 마법의 방으로

    각각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 표’로 한국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황선미(62) 작가가 단편집 ‘마법의 방’을 통해 가족, 함께 사는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에 출간된 단편집에는 지금은 절판된 ‘까치 우는 아침’에 실렸던 작품 일부와 처음 독자와 만나는 ‘어디 어디 숨었나’가 포함됐다. 여기에 ‘진짜 코 파는 이야기’ 등으로 사랑을 받은 이갑규 작가가 그림을 그려 매력을 더했다. ●한국 아동문학 대표 작가의 단편집 황 작가는 1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요즘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정말 개인주의가 강하고 동물을 가족이라 생각하면서도 또 다른 쪽에서는 학대가 일어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가족이라는 주제로 단편들을 묶었지만 가족은 물론 함께 사는 이웃, 생명에 대해 통합적으로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0~30년 전에 쓰인 작품이 포함돼 있어 요즘 상황에 맞춰 문장을 다듬었다. 황 작가는 “동물에 대한 인식이 그사이 많이 바뀌었고 요즘 상황에 맞게 고쳐야 하는 부분이 생기면서 거의 새로 쓰다시피 했다”고 설명했다.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한 시간 ‘구슬아 구슬아’는 소중한 존재를 억지로 곁에 묶어 둬서도, 하고 싶은 일을 못 하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동화다. 길고양이 구슬이와 가족이 된 소영이는 구슬이가 집고양이로 자신의 곁에 얌전히 있어 주기만을 바란다. 쥐나 새를 사냥하는 고양이의 본능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영이는 뒤늦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살길 바라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디 어디 숨었나’는 재개발 지역에서 홀로 아빠를 기다리며 개, 고양이와 숨바꼭질을 하던 유나가 옛집에 찾아온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만나면서 인연을 맺는 이야기다. 아이는 모두가 떠나가고 수도마저 끊긴 동네, 집 부수는 소리만 가득한 곳에서 아빠를 기다린다. 그런 유나에게 별안간 나타난 낯선 할머니는 숨바꼭질 친구가 돼 준다. 어딘가 삐꺽거리면서도 계속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독자의 웃음을 유발한다. 폐허 같은 공간에서 만났지만 인연은 또 가족이라는 이름의 새 울타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서로를 지켜 내는 힘, 굳은 믿음과 사랑 ‘마법의 방’은 입양된 아이가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담았다. 좀처럼 가족에 녹아들지 못하던 은이는 방에 그려진 나무 그림, 그 속에서 태어난 카나리아와 교감하며 외로움과 두려움을 딛고 새 가족을 받아들인다. 황 작가는 “표면적으로 ‘우리는 가족이야’, ‘(아이를) 가슴으로 낳았어’ 등의 표현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진정으로 가족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상대를 진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마법의 방’에는 웅크리기만 했던 아이가 자기 내면과 싸우고 소통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담겼다”고 말했다. ‘까치 우는 아침’은 늙은 개 누렁이의 시선을 통해 할아버지의 입원으로 집을 비운 가족을 기다리는 마음을 그린다. 굳은 믿음과 사랑으로 상대를 기다리고 기어이 서로를 지켜 내는 모습을 담았다. 황 작가는 “가족이 되는 과정에는 기다릴 수 있는 믿음의 온도, 기댈 수 있는 어깨의 온도 등 다양한 온도가 필요하다”며 “가족이 가족이라서 참 좋고 다른 존재가 가족처럼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 우리의 하루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 군산 청보리밭 초록 물결 속으로 풍덩

    군산 청보리밭 초록 물결 속으로 풍덩

    끝없이 펼쳐진 초록빛 청보리밭이 상춘객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전북 ‘군산 꽁당보리축제’는 미성동 보리밭 일원에서 다양한 체험과 즐길거리로 특별한 잔치를 펼칠 전망이다. ‘군산 꽁당보리축제’는 보릿고개의 아픈 추억을 건강과 힐링 체험의 장으로 승화시킨 지역 행사다. 군산시는 당시 전국 생산량의 50%에 육박했던 흰찰쌀보리를 알리고자 지리적 표시 제49호로 등록하고 판로 확대를 위해 미성 지역 농민 중심의 축제를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군산 꽁당보리축제’다. 소규모 축제로 시작된 이 행사는 군산의 대표 농업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어느덧 스무 해를 맞았다. 올해 ‘군산 꽁당보리축제’는 오는 24~27일 미성동 행정복지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주제는 ‘꽁당보리 20주년, 두근두근 스무 살’이다. 축제는 볼거리, 먹거리 등 여섯 개 마당, 50여개의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세부 행사로는 개·폐막식, 난타, 노래자랑 등 시민 참여 무대, 공연 마당, 농특산물 및 가공 상품 전시 마당, 농특산물·짬뽕라면·수제 맥주 장터, 그린 카페·보리밭 힐링 쉼터 마당, 전통 놀이 체험 마당, 보리밭 사잇길 포토존 등이 마련돼 있다. 보릿고개를 기억하는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농촌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군산 꽁당보리축제’. 푸른 보리밭 사잇길을 걸으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농촌 체험은 최고의 가족 나들이가 될 것이다.
  • 숙제 안 한 어린 딸에 “혼날래, 성관계할래”…父 충격적인 만행에 日 ‘발칵’

    숙제 안 한 어린 딸에 “혼날래, 성관계할래”…父 충격적인 만행에 日 ‘발칵’

    일본에서 어린 딸이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벌’이라는 명목하에 성적 학대를 일삼은 아버지가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5일(현지시간) NHK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야마가타현에서 어린 딸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아버지 A씨에게 야마가타 지방 법원은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야마가타 지방 법원은 “일상에서 딸이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부술까, 아니면 성관계할래’라는 선택을 강요해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딸을 정신적으로 고통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가 어머니에게 피해를 호소했지만 아버지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해 그 후로도 성적 학대는 이어졌다”면서 “피해자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고 장래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월 첫 공판에서 A씨는 “범행의 계기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된 딸의 신체 변화였다”면서 “배덕감에 성적 흥분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는 거액의 빚을 갚아야 하던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딸에게 성적 학대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딸에게 더 많이 성적 학대를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딸이 숙제를 하지 않을 경우 ‘벌’이라는 명목하에 딸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딸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를 털어놨지만, 어머니는 “딸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는 남편의 말을 믿었다고 한다. 이러한 충격적인 범행이 알려진 계기는 딸이 다니던 학교의 상담센터였다. 딸은 당시 다니던 학교의 상담사에게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털어놨다. 이어 딸이 산부인과에 방문하면서, A씨의 범행은 세상에 알려졌다. 딸은 “집에 가는 게 싫었다. 학교에서는 밝은 척했지만, 밤에는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계속 졸린 상태였다”며 “아빠 없이 살고 싶다. 아빠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딸의 어머니는 “남편의 말을 믿었지만, 거짓말을 한 게 남편 쪽이라는 것을 알고 딸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이번 사건은 끔찍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어른들이 눈치채지 못했다”며 “소녀가 용기를 내고 학교 상담센터에 털어놓아서 발각됐다”고 지적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