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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사일선박 대신 나포’ 美, 스페인에 사과

    미국이 북한 화물선 소산호 나포사건에 스페인을 연루시킨 데 대해 스페인에 사과했다고 미 CNN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11일 오후 4시30분(미 동부시간) 페데리코 트리요 스페인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 작전의 결과에 대해 사과했다.”며 트리요 장관은 예멘과 북한간의 무기 거래를 미국이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스페인 군함들은 지난 9일 북한 화물선 소산호를 인도양의 공해상에서 나포했으며 이어 미국의 무기전문가들이 이 화물선에 승선해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발견했다.미국은 그러나 이 미사일들을 구매한 예멘의 항의를 받고 11일이 선박을 풀어줬다. 한편 미국이 스페인 함대를 동원하면서까지 소산호를 나포한 이유는 여전히 의혹에 싸여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13일 분석했다.신문은 미국이 소산호 억류를 해제함으로써 사건은 시작되자마자 끝난 셈이지만 “이번 사건은 여전히 어둠에 싸여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등은 소산호의 목적지가 예멘인 줄 몰랐고 이라크일 가능성이있어나포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여러 면에서 설득력이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유엔 무기사찰을 받는 이라크가 사찰이 진행중인 때에 미사일을 인도받으려 시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8월 이미 예멘에 이번 미사일 구입건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기 때문에 소산호의 목적지가 예멘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을 개연성이 높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뒤늦게 사건을 보고받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나포 결정은 딕 체니 부통령 중심의 강경파들이 주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미국에 득이 되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대 테러전 협력국인 예멘과의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북한 미사일의 중동지역 배치를 허용하는 미국의 이중적인 태도는 국내외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수퍼스타 예수그리스도’ 19~22일30년간 무대오른’장수뮤지컬’

    수퍼스타무용단(단장 육완순)의 연말 단골 레퍼토리인 뮤지컬 ‘수퍼스타예수그리스도’가 19∼22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뮤지컬 ‘수퍼스타 예수그리스도’는 1970년 초연된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웨버의 대표작중 하나.국내에선 육완순(전 이화여대 교수)단장에 의해 1973년 무용으로 첫 선을 보인 뒤 30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다.그동안 55만명의관객과 만나면서 2179명의 출연자가 거쳐갔다.이번이 235회째 공연. 공연은 예수가 죽기 전 고난당한 마지막 7일 동안의 사건을 서막과 ‘호산나’‘잡히시던 날 밤에’‘어둠이 땅을 덮던 날’ 등 3장으로 구성,‘superstar’ 등 26곡의 뮤지컬 음악을 외국곡 그대로 선사한다. 육 단장은 “30년간 해온 이 작품의 재해석과 안무 변화를 돌이켜보면 세상의 변화를 실감한다.”면서 “올해는 예년과 다른 결말을 선보이겠다.”고귀띔했다. 19·20일 오후7시30분,21일 오후 4시·7시30분,22일 오후 3시·6시,1588-7890. 주현진기자 jhj@
  • 반지의 제왕 19일 개봉/부활한 간달프 · 강력해진 마법 · 현란한 액션 ‘반지’ 더 세졌네

    절대반지를 파괴시키려고 불의 산을 찾아가는 긴 여정의 허리를 툭 잘라버린 ‘반지의 제왕’1편 ‘반지원정대’.끝장이 나지 않아 왠지 찜찜했지만이제는 그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질 무렵,속편 ‘두 개의 탑’(19일 개봉)이찾아왔다.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속편의 반지원정대는 전편을 상기시키며 앞으로 나아가니까.전편을 못 본 관객이라도 그 스케일에 입이 딱 벌어질 채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이래서 볼만하다…더 커진 스케일 전편에서 뿔뿔이 흩어진 7명의 반지원정대.영화는 이들의 뒤를 쫓는다.절대반지를 가지고 불의 산으로 향하는 프로도와 샘,사루만의 군대에 잡혀갔다가 도망쳐 나무수염을 만나는 메리와 피핀,부활한 마법사 간달프와 로한왕국을 구하는 아라곤·레골라스·김리. 세 무리를 왔다갔다 하지만 무게 중심은 아라곤 일행과 로한왕국에 있다.암흑의 제왕 사우론의 거점인 바랏두르 탑과 마법사 사루만의 요새인 오르상크 탑이 동맹을 맺어 중간세계에 전쟁을 선포하고,아라곤과 로한의 왕은 헬름협곡으로 피신한다.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바로 이 헬름협곡에서 벌이는 500대 3만의 대규모 공성전(攻城戰). 제작팀은 이 장면을 위해 4만여벌의 갑옷과 서로 다른 문양을 새긴 무기 2000여개를 만들었다.인공지능을 부여한 디지털 캐릭터는 수만의 병사들이 얽혀 싸우는 장면을 생동감있게 잡아냈다.큰 스크린으로 보지 않고는 못 배길장관.그밖에도 배우의 연기를 모션 캡처로 재현해 250가지 표정과 신체조직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골룸,말을 하고 움직이는 나무 등 신기한 캐릭터의등장과 광활한 대자연을 비행하는 듯한 촬영이 압권이다. ●분위기는 암울…일그러진 판타지 하지만 2편은 더욱 무거워졌다.1편에서는 환상적인 요정의 나라,동화 같은호빗족의 마을이 등장하지만 2편은 더러운 괴물들과 음울한 이미지로 넘실댄다.어둠 속 전투,늪에서 부유하는 시체,야수보다 더 흉측스러운 병사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 ‘공상·환상·백일몽’ 등으로 직역되는 판타지는 우리가 꿈꾸는 그 무엇이다.하지만 보통 판타지 하면 잠시 현실을 잊게 하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세계를 떠올린다.그렇기에 현실보다 더 추악한,일그러진 꿈으로 가득찬 이 영화는 평범한 관객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다. 반대로 마니아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 같다.‘데드 얼라이브’ ‘프라이트너’ 등에서 기상천외한 공포를 만들어 낸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 감독의 기괴한 상상력이 더 빛을 발하고 있으니까. ●폭 넓어진 주제…인간 내면에서 사회로 사회비판으로 눈을 돌리며 주제의 폭은 넓어졌다.“당신 누구 편이죠?” “어느 편도 아니야.아무도 숲을 지켜주지 않으니까.” 메리·피핀과 나무수염의 대화는 편을 갈라 싸우는 모든 전쟁을 비판한다.이에 덧붙여 방관자적 자세에도 일침을 가한다.처음엔 망설이다가 “세상의 모든 푸른 빛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대자연의 복수를 감행하는 나무들.전쟁이나 환경파괴가 전 지구를 잠식하는 현실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선악양면성을 지닌 인간 내면의 묘사는 전편보다 못하다.프로도의 안내자인 골룸은 반지를 빼앗으려는 욕망과 프로도를 지키려는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종족.하지만 영화는 양면적 모습을 우스꽝스럽게만 묘사했다. 프로도 역시 갈등보다는 확고한 의지에 방점을 찍는다.절대반지의 유혹에저항하며 “가기 싫지만 가야만 하는” 길을 가지만,마지막 대목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값진 이상”을 선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최고 권력을 지녔지만 그 권력의 남용에 흔들리는 미국의 모습을 상징하기도 했던 프로도는,이제 승리로 나아가며 할리우드적인 냄새를 짙게 풍긴다. ●그래도 아쉬운 건…늘어지는 스토리 무엇보다 이야기 전개가 늘어지는 게 큰 흠이다.헬름협곡 대전투에 공을 들이면서 그 준비과정이 지나치게 장황해진 탓.전투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아이와 여인들의 모습이 자주 클로즈업되고,시적 운율이 살아있는 긴 대사를 남발하며 시간을 질질 끄니 자연 하품이 나온다. 하지만 그것이 장점일 수도 있다.무수한 인간이 죽어 나가지만 스케일 속에 묻히는 여타 영화와 달리,불안에 떠는 인물들을 하나하나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어찌 나무랄 일이겠는가.그러나 그것이 영화적 긴장감과 재미를반감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전투장면 또한 볼거리는 충분하지만 밀고 당기다 한발 후퇴하고,위기에 처했다가 다시 승리하는 보통의 전투와 크게 다르지 않다.판타지 영화라면 관객들은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하지 않을까. 김소연기자 purple@
  • [씨줄날줄]‘작은 영웅’ 시대

    열살 여자 어린이가 한식 요리사 자격증을 땄다 해서 화제가 됐다.요리사자격증 체계를 보면 한식은 기초 과정이니 이제 막 요리를 시작한 셈이다.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그러나 세상은 박수를 쳤다.또래들이 컴퓨터에 빠져있을 때 엉뚱하게 요리를 익혔다.여자 어린애가 세상이 가르쳐 준 틀을 박찼다.좌절당했지만 일어났다.그리고 세계 최고 요리사가 되겠다고 했다.한국 최고가 아니라 세계의 최고를 말했다.당당하고 장하다.우리의 작은 영웅임에 틀림없다. 전국은 요즘 촛불시위가 한창이다.땅거미가 질 때쯤이면 예의 그곳에는 수천 혹은 수만개의 촛불들이 하늘거린다.매서운 겨울 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감싼 두 손안에서 빛을 발한다.토요일이었던 지난달 30일 시작되어 계속되고 있다.그리고 세상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바로잡으려 안간힘이다.꼼짝도 안 하던 태산이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외치고그리고 고초를 겪었던가.학원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30살의 젊은이가 일궈낸 결실이다.억울한 영혼은 반딧불이된다며 촛불로 반딧불을 만들어 어둠을 밝히자는 제안이 세상을 움직였다.그 역시 또 다른 작은 영웅일 것이다. 10살의 어린이가 세상의 틀을 거부하고 평범한 젊은이가 요지부동의 협정을 바꾸려 하고 있다.세상의 전면에 나서 시대를 이끌고 있다.고위 관직을 지냈거나 높은 학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누구나 알아 주는 명성도 없었다.권력이나 재산과는 더더욱 멀다.그러나 세상은 작은 사람을 칭송하고 그들을 따라 나서고 있다.권력이나 재산이 있어야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세상이 틀 지어 놓은 지도자나 지도층에 매달리지 않는다.그리고 순수하고 깨끗한 뜨거운 열정이 그들을 대신한다. 세상은 작은 영웅 시대를 맞고 있는 것 같다.우리의 희망이 될 것이다.촛불시위가 아니라면 협정의 개정을 꿈이라도 꿀 수 있었겠는가.그러나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노파심이 생긴다.작은 영웅은 영웅이 아니라 작은 사람일 것이다.영웅 시대도 하루빨리 작은 사람들 시대로 되돌아 가야 한다.월드컵 축제의 주역들은 월드컵이 끝나자 그들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더욱 아름다웠다.아직은 촛불을 끌 때가 아닐 것이다.그렇다고 촛불로 영원히 세상을 밝힐 수도 없을 것이다.촛불시위의 마무리 모습이 궁금해 진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젊은이 광장/거리응원과 촛불시위

    요즘 매일 저녁 6시 서울 광화문에 촛불이 켜진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잠복한 투사 같기도 하고 소풍 나온 어린아이 같기도하다.물론 시위를 하는 것인데 그 모습이 좀 특이하다. 대개 ‘집회’나 ‘시위’라고 하면 특정 단체가 참석자들을 조직해서 대오를 정비하고,인원 수를 점검한다.회비를 걷기도 한다. 하지만 촛불이 켜진 현장에는 딱히 책임자도,회비도 없다.단지 촛불과 종이컵 하나씩만 갖고 가면 된다. 그만두고 집에 가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가면 되고,계속 있는다고 해서 말리는 사람도 없다.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기에 어떤 집회나 조직보다 감동적이다.무언(無言)의 힘도 느껴진다. 첫 모임은 한 네티즌의 제안으로 시작됐다.그의 호소는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첫날인 지난달 30일 광화문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촛불이 어둠을 밝혔다. 인터넷을 타고 의견이 흐르고,조직이 형성된 것은 지난 6월 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경험하는 ‘감동’이다.광화문을 달궜던 붉은악마의 ‘후예’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처음 촛불 시위를 제안한 사람이 “월드컵 때처럼 광화문 거리를 뒤덮어 보자.”고 말했듯 네티즌들이 광화문에서 손을 맞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번에도 월드컵 때처럼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당시 광화문에서 태극 전사의 승리를 목청껏 외치던 ‘W세대’를 지켜보며일부 전문가는 “놀이문화의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사실 월드컵과 두 여중생 사망이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선이와 효순이의 죽음에는 분노하지 않고 한국팀의 16강 진출만 기원하던 붉은악마에 실망을 느낀 적도 있다. 하지만 사고 장갑차에 타고 있던 두 미군의 무죄 평결을 전환점으로 네티즌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급기야 네티즌이 아닌 일반 시민까지 촛불 의식에 동참하게 됐다. 흔히 네티즌은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 게임이나 즐긴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어느 순간 네티즌의 의견이 모아지기 시작하면 어느 누구보다 무서운행동력을 갖게 된다.어제도,오늘도 미국의 오만함에 항의하는 불특정 다수의 행렬이 광화문을 뒤덮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사실 광화문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엄연한 우리나라 땅이지만,항상 미 대사관의 눈치를 봐야 한다.시민·사회단체가 집회나 행진을신청해도 경찰이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항상 종로 1가쯤에서 시위대가멈추곤 한다. 하지만 촛불을 든 시민들은 관례를 아는지 모르는지,집회 신청도 하지 않고 허가도 받지 않는다.그들은 집시법에 아랑곳하지 않고,광화문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한다. 단지 촛불을 켜고 광화문에 모이는 것뿐인데도 그들의 힘은 정말 엄청나다.한·미 정부에서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그들이 가진 ‘파괴력’ 때문이다. 미국 앞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작아지던 지난 세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그들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행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시민의 행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발걸음은 거침없어 보인다. 월드컵 거리응원단이 수천 명에서 수십만 명으로 늘어났듯이 촛불의 행렬도 불어날 것이다.다시 한번 우리 민족의 저력과 하나됨을 전세계에 보여주자. 김주희 건국대신문사 편집장
  • [대한포럼]숨겨진 여론조사

    ‘누구를 지지한다.’는 대폿집 논쟁은 사라졌다고 하지만,그래도 유권자들의 관심은 ‘누가 될 것 같으냐.’에 쏠려 있다.그 해답은 곧 여론조사이다.후보등록 이후 여론조사 공표가 일체 금지되기 때문에 유권자들로서는 선거기간 내내 어둠 속을 헤매고 있는 셈이다. 투표날이 가까워올수록 그 궁금증은 증폭되어 답답증까지 느끼기 마련이다.그러다 보니 요즈음은 만나는 사람마다 ‘언론사에 있으니 잘 알 것 아니냐.’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묻곤하다.어쩌다 전해 들은 풍월이 있어‘조사기관마다 다른데,후보간 차이는 현재 얼마이고….’ 식으로 옮기다 보면 대화에서 자연스레 내가 중심에 서게 되는 일이 흔하다.모두들 귀를 세우고 고개를 연신 끄덕거리기에 여념이 없다. 여론조사는 어느새 우리 선거에 깊숙이 자리해 있다.노·정 단일화를 여론조사로 결정할 정도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이제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의 추이는 각 후보진영의 선거운동 전략은 물론 후보의 동선(動線)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후보진영과 언론사들은 공표가 금지되어 있으나,선거기간 중 주요 이슈가 생길 때마다 곧바로 여론조사를 실시,후보들의 지지도 변화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는상황이다.그리곤 이를 바탕으로 대책을 수립하고,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유권자들에게 넌지시 알리기도 한다. 후보의 유세 일정과 공약 같은 것들이 뜬구름 잡는 식으로 우연히 나오는 게 결코 아니다.거기에는 반드시 여론조사 결과가 묻어있거나 숨어있다. 예컨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신발에 불이 나도록 지지기반인 부산과 경남지역을 누빈다면 지지도의 추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신호로 읽으면 된다.반면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부산 문턱이 닿도록 찾는 것은 미세하지만,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이 기를 쓰고 노 후보의 과거 행적을 파헤쳐 잇단 의혹을 폭로하면,노 후보가 아직도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와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있다는 뜻이고,민주당이 병풍(兵風) 세풍(稅風)과 같은 ‘묵은 것들’을 들춰내면 여론의 흐름이 이 후보의 대세론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대충 틀림없다.여론조사 결과는 단지 공개만 되지 않을 뿐,행간을 보면 충분히 읽혀지는 공공연한 비밀인 셈이다. 그러나 선거는 언제나 여론조사 결과대로 나타나는 것만은 아니다.민심이란 천심이어서 매양 춤추기 마련이고,또 좀처럼 속내를 내보이지 않는 ‘숨겨진 1인치’라는 것도 있다. 그것을 찾아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 선거가 재미있는 행사 아닐는지….하기야 여론조사대로라면 구태여 선거를 치를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굳이 멀리갈 것도 없이,지난 2000년 총선때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민주당의 승리로 나타났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 6월 지방선거 결과 역시 여론조사기관의 전망치보다 큰 차이로 한나라당이 압승했고,민주당이 참패했다.한나라당은 이러한 선거결과를 근거로 이후보 지지층에는 ‘숨겨진 1인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위기 때문에 표현하지 않고 있다가 정작 투표장에서는 지지표를 던지는 층이 있다는 얘기다.반대로 민주당은 20,30대와 범여권 지지층이 기권한 때문이라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이렇게 볼 때 ‘숨겨진 여론조사’는 단지 참고자료일 뿐이다.섣부른 여론조사 결과 공개는 되레 부작용을 낳을지도 모를 일이다. 선거운동 방식이 겉으로는 구태와 주먹구구로 가득찬 것처럼 보이지만,각 진영은 나름대로 사회과학적인 여론조사 기법을 구사하면서 그 해석과 처방에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2002길섶에서]촛불

    촛불은 자신을 태움으로써 세상을 밝힌다.시인 황금찬의 말처럼 심지에 불을 붙이면,그 때부터 종말을 향해 출발하는 존재다.어둠을 밀어내기 위해서란다.빛냄을 위해 태어난 연약한 저항체다.말없이,조용하게 키높이를 조금씩 낮추며 자신을 희생해간다. 요즘 어느 집회에서 촛불과 함께하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다.‘촛불 음악회’도 열렸다.언제부턴가 촛불은 평화적 야간시위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밤의 촛불시위는 또다른 세상을 가져다 준다.형용할 수 없는 엄숙함과 외경스러움이 스며 있다.작은 종이컵 속에서 촛불 심지가 흔들릴 때는 마음마저 경건해진다.운명의 시간이 한정됐음을 아는 촛불 때문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촛불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에 따라 밝기가 다르게 전달되는 모양이다.일제 강점 시대를 산 시인 신석정 선생은 “어머니,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고 촛불의 강도를 극대화시켰다.지난번 스러져간 여중생들을 기리는 지금의 촛불도 그 때만큼이나 밝은 것은 아닐까.그 여중생 자신들이,자신의 몸을 녹여 세상을 밝히는촛불이었다. 이건영 논설위원
  • 北 신의주특구와 유로화결제/주민 이주 중단… 담장 작업은 계속

    북한 신의주와 인접한 중국 국경도시 단둥(丹東)을 보면 신의주를 짐작할 수 있다.단둥과 신의주는 중국과 북한 모두에 사람과 돈,물건,정보 등이 반드시 거치는 ‘관문 도시’다.하지만 단둥의 급속한 발전과 다르게 신의주는사법·입법·행정 독립권을 부여하는 등 파격적인 ‘특구’ 조치로 신선한충격을 던진 것이 무색하게 두 달여동안 소강국면이다.또 양빈(楊斌) 장관의 구금과 북 핵개발 파문 등으로 개발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단둥을 찾아 신의주의 변화상과 전망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둘러봤다. 멀리 보이는 신의주는 고요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한바탕 눈발이 쏟아질 듯한 잿빛 하늘은 함박눈 대신 간간이 싸락눈만 흩뿌렸다.사람들은 아침부터 총총걸음을 옮기고 있었고,시내 곳곳에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장식물들이 성급히 웃음지으며 손짓하고 있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1㎞ 남짓 떨어진 강 건너에 신의주가 보였다.한 무리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단둥에서 유람선을 타고 신의주쪽 10여m까지 다가간뒤 북한 사람들을 향해 연신 “안녕하세요.”하며 손을 흔들고 사진 찍기 바쁘다. 자기네 배에 올라타 있거나 강가에 나와 있는 북쪽 사람들 예닐곱명은 무심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이런 일에 꽤 익숙해진 듯 웃으며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 여유를 보였다.행색이 초라하기는 하지만 보통 사람은 중국이나 북쪽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측은 지난 9월말 신의주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신의주에 거주하고 있는 듯,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바깥에 나와 분주한 아침을 맞고 있었다.단둥한인회 오인수(吳仁守·51) 회장은 “신의주 특구 주변에 담장을 치는작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중국의 확실한 동의가 걸림돌인 듯 주민 이주작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압록강을 가로지르며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의교(朝中友誼橋)’를 따라 트럭과 기차가 띄엄띄엄 북한과 중국을 넘나들었다.지난 10월4일양빈 장관의 체포로특구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곳이 북·중간의 전통적 변경무역 요충지임을 한눈에 알게 하는 장면이었다. 북한에 반출입되는 물자의 80%가 단둥을 거쳐 지나가는 만큼 단둥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개발된다는 것은 북한의 발전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단둥에서만 청류관 등 식당 세 곳과 무역은행,강성은행 등 금융기관을 직접 운영하고 호텔 몇 곳을 간접 운영하는 등 이곳 일대를 경제적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압록강을 따라 길게 동서로 펼쳐진 단둥은 북·중 교역이 이뤄지는 곳만은아니다.외교가의 고급 정보는 아닐지라도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부분에 걸쳐 북한 주민의 생생한 소식이 들어오는 창구 구실도 맡고 있다. 단둥한인회 박정덕(朴正德) 사무국장은 “7·1 경제관리개선조치나 신의주특구,유로화 결제 소식 등은 발표하기 한참 전부터 단둥에서 그런 징후를 감지할 수 있었다.”면서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중,남북 관계의 전망은 구체적인 사실까지는 똑떨어지지 않더라도 대략의 방향은 맞는 경우가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조·중 정상회담을 위해 단둥을거쳐 베이징으로 향한다는 소식이 나돌기도 했다.물론 도로가 통제되는 등구체적인 징후가 보이지 않아 신뢰성이 떨어지긴 했다. 단둥에서 북한과 모직류 교역을 하는 한인 사업가 A(44)씨는 신의주 특구의 전망에 대해 “중국이 장기적으로 신의주 특구 지정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신의주가 급속도로 개발되면 단둥의 역할이 급격히 위축될 것을 우려해 단둥의 준비를 먼저 마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그는 “현재 단동을 중심으로 하는 도로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전체적인 준비가 끝나는 2004년 이후 중국이 신의주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양의 유력한 소식통 역시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 신의주 특구를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단둥과 서로 경쟁적인 관계에 있을 수밖에없다고 판단,단둥을 충분히 개발한 뒤 신의주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하는 데중점을 두는 것 같다.”면서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했다. 단둥의 해는 짧았다.오후 5시쯤 해가 떨어지자 주위는 금세 어두워졌고 전력난 탓인듯 압록강 너머 신의주는 칠흑 어둠속에 묻혔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니 불빛 몇 개가 희미하게나마 반짝였다.이 불빛이 신의주 특구를 통한 북한 경제의 희망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단둥(중국) 박록삼기자 youngtan@
  •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13일 개봉

    “난 집으로는 돌아가지 않아!” ‘해리 포터’시리즈 1편에서 마법학교를떠난 해리 포터가 기차에 몸을 실으며 던진 마지막 대사였다.다부진 선언대로 음모와 역경이 기다리는 마법학교로 그가 다시 돌아왔다.조앤 K 롤링 원작의 ‘해리 포터’시리즈 제2탄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오는 13일 개봉한다. ●그로부터 1년…돌아온 해리 포터 2편의 원작은 국내에도 발간된 소설의 2부 1, 2권.원작을 최대한 변형하지않고 스크린에 옮기는 데 충실했다.1편을 본 뒤의 기대감으로 극장을 찾는관객들을 위해 전편의 익숙함을 살린 흔적이 역력하다.잉글랜드의 작은 동네를 덜어온 듯한 세트를 부감법으로 훑어내리는 오프닝 장면,이모집에서 갖은 구박을 당하는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의 처지도 그대로다. 여름방학 내내 개학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해리 앞에 집 요정 도비가 나타난다.무서운 음모가 기다리고 있으니 학교로 돌아가지 말라고 귀띔하지만 막무가내.단짝친구 론(루퍼트 그린트)과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의 비행 자동차를 타고 악착같이 학교로 복귀한다.새 학년이 시작되자 학교에서는 괴상한 사건이 꼬리를 잇는다.해리와 두 친구는 사건이 학교전설로 내려오는 ‘비밀의 방’과 관련된 걸 안 뒤 목숨걸고 비밀을 파헤친다. 세 주인공을 움직이는 소재가 ‘마법의 돌’에서 ‘비밀의 방’으로 바뀐걸 빼면 전편의 흥미요소가 또 동원됐다.빗자루를 타고 벌이는 퀴디치 경기나 전교생이 모인 웅장한 연회장 등의 굵직한 장면들을 다시 볼 수 있다. 등장인물도 거의 변함없다.거인 해그리드 역의 로비 콜트레인,덤블도어 교장 역의 리처드 해리스,페투니아 이모 역의 피오나 쇼,몰리 위즐리 부인 역의 줄리 월터스 등.여기에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가르치는 질데로이 교수로케네스 브래너가 새로 합류했다.여학생들의 환심을 사는 허풍쟁이 사기꾼이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주인공들을 빼고는 가장 자주 화면에 나온다. ●특수효과의 향연…판타지로 승부하기 작가와의 계약에 따라 원작에 충실하게 만드느라 소설을 읽지 않았거나 1편을 못 본 관객에겐 설명이 부족한 대목이 많다.학교로 돌아온 해리에게 친구와 주변사람들이 영웅대접을 해주는 것에서부터 뜨악할 수 있다. 고민없는 이야기 구도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한참 몸을 낮추게 한다.화장실귀신에게서 비밀의 방의 비밀을 듣고,해리의 위기에 느닷없이 신검이 나오고,불사조의 눈물에 해리의 상처가 아무는 장면 등에서는 싱거운 웃음이 터진다. 영화의 매력은 딴 데 놓였다.신화적 소재와 판타지의 위력이 부족한 논리나 지나친 비약까지도 가볍게 극복해준다는 것이다.장면장면 판타지를 쉼없이퍼올리는 것에 승부수를 뒀다.2편이 더 좋은 점수를 얻는다면,한층 세련되고 대담해진 특수효과 덕이겠다.흠결없이 완벽한 볼거리의 성찬에 화면은 더없이 풍성하고 화려하다.거대한 비밀의 방,웅장한 연회장,하늘을 나는 자동차,아라고그 거미 등이 압권이다. 심심해할 어른들을 배려했을까.화면 톤은 전편보다 차분하고 음울해졌다.잘 다듬어진 스릴러 영화를 보듯 착각하게 만드는 대목이 많다. ●해리 포터 마법,또 걸릴까 지난해 1편이 동원한 국내 관객은 전국 450만명.외화로서 최다관객 기록을세운 ‘타이타닉’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150개 극장(서울 43개)에서 예매에 들어간 2편이 2일현재까지 거둔 성적은 전국 15만장(서울 9만장).“맥스무비 등 주요 인터넷예매사이트에서의 예매속도는 1편보다 30%쯤 빨라졌다.”는 게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측의 분석이다. 올해 기록은 더 나아질까.국내 직배사는 연말 극장가를 ‘해리 포터’아성으로 만들겠다는 기세다.지금까지만도 전국 270개 스크린(서울 193개)을 확보해 국산·외화를 통틀어 역대 최대 스크린 기록을 깼다. 황수정기자 sjh@
  • [CLEAN 3D] “스프레이 작업 마스크 벗고 합니다”

    대한매일은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3D업종 사업장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클린3D 사업’을 펴고 있다.클린3D 사업은 위험하고(dangerous),지저분하며(dirty),일하기 힘든(difficult) 작업현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재해 및 직업병 발생을 예방하고,구인난도 해소하고 있는 사업장을 찾아 그 효과를 살펴본다. ■3000호 사업장 '세정실업' 클린3D 사업장 3000호의 영광을 안은 세정실업은 가스기구 전문 메이커이다. 경기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에 자리잡은 세정실업은 연간 매출액 10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하지만 ‘가스 메이트’ ‘그린 스타’ 등 고유 브랜드로 휴대용 가스 버너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있는 당찬 회사다. 약 200평의 부지를 보증금 4000만원,월세 420만원에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클린3D 사업장으로 선정되기 전에는 열악한 작업 환경 때문에 직원들이 하루도 버티기 힘든 실정이었다. 작업장은 맨땅으로 돼 있어서 비가 오면 질척거렸으며,조명이 어두워 실내는 항상 어둠침침했다.안전장치는 하나도 없어 직원들이 항상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특히 화물용 승강기인 호이스트는 위험 덩어리였다.더욱이 재래식 화장실에는 하루종일 파리가 들끓었다. 이런 열악한 작업환경을 가진 이 회사가 클린3D 사업장으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 회사 김광석 사장은 지난 4월 우연히 클린3D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평소 안전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한국산업안전공단에 문의했다.곧바로 직원이 공장을 찾아와 안전에 대한 모든 사항을 체크해줬다.서류심사를 거쳐 지난 8월에 클린3D 사업장으로 결정됐다. 9월부터 공장 개선작업에 착수했다.가장 먼저 제일 위험했던 화물용 승강기를 뜯어고쳤다.원자재 등 무거운 물건을 2층으로 들어올리는 이 기구는 로프 절단 등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승강기에 출입문을 설치했으며 센서를 설치,사람이 올라탈 경우 작동이 멈추도록 했다.로프가 절단될 경우에 대비,비상정지장치도 부착했다. 비만 오면 질척거렸던 바닥은 콘크리트로 포장한 뒤 에폭시 도장을 했다.또 안전통로를 확보,지게차로부터 원자재와 작업자 등을 보호했다. 모터의 전기동력 전달장치에 방호덮개를 설치,작업자의 손이나 옷이 끼이는 것을 막았다.또 벽에 방치돼 있어 충전부가 노출된 분전반을 새롭게 교체했다. 법적기준인 300룩스에 못미치는 80룩스에 불과한 작업장 조명을 개선,400룩스를 확보했다.또 작업자들이 신체조건에 맞지 않은 의자를 장시간 사용,근골격계질환 발생 위험이 높았으나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인체공학적 의자로 교체했다. 건조실에는 항상 섭씨 45도 이상의 열이 발생,작업자들이 고통을 겪었으나 고열배출 배기설비를 설치,26도의 쾌적한 작업온도를 유지토록 했다. 스프레이 도장작업 시에도 분진이 발생했으나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세정실업이 작업환경 개선에 들인 비용은 총 4260만원.이중에서 2600만원은 정부로부터 무상지원받았으며 나머지 자금은 장기저리로 융자받았다. 이 회사에서 스프레이 작업을 하고 있는 박운종(46)씨는 “국소배기장치의 도움으로 마스크를 벗고도 일할 수 있게 돼 아주 좋다.”면서 “클린3D 사업장으로 선정된 뒤부터는 하루하루가 너무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김광석 사장 “이젠 자신있게 공장 보여줍니다” “클린3D 사업이 없었으면 사비를 들여서라도 작업장을 개선했을 것입니다.” 세정실업 김광석(金光錫·40) 사장은 자신이 행운아라고 자랑했다.4000만원이 넘는 거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작업장을 안전하고 청결하게 개선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클린 3D 사업장으로 개선한 뒤 생산성이 약 30% 향상됐다고 자랑했다.전에는 가스버너를 하루에 700개 생산했으나 요즘은 900개를 만들어내고 있다. 구인난도 한 순간에 털어버렸다.클린사업 전에는 19명이 일했으나 지금은 29명이 생산라인에서 일하고 있다.달라진 작업환경을 보고 구직자들이 막무가내로 이력서를 던져놓고 가는 경우도 있다.사람을 구하려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는 여타 중소기업과는 대조적이다.이직률도 현저하게 줄어 작업장을 개선한 뒤에는 이직한 사람이 아직 한명도 없다. 김 사장은 클린3D 사업장변신에 맞춰 내친 김에 사비를 들여 공장 이미지를 싹 바꿨다.사비 6000만원을 들여 기숙사와 휴게실을 마련했으며 공장 내부의 천장과 벽을 새롭게 도장했다. 고교를 졸업한 뒤 상경,가스레인지 공장에서 일하다 현재의 사장으로 변신한 그는 화물용 승강기 사고를 두번이나 목격한 뒤 산업안전에 대한 신념을 굳혔다. 이후 사장이 된 지금은 “공장을 경영할 경우 하루를 해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작업장 개선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에는 외국 바이어들이 찾아와도 영접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는 자신있게 공장을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클린3D 사업장 3000호 탄생 클린3D 사업장 3000호가 탄생했다. 대한매일과 노동부는 지난 15일 오전 경기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소재 세정실업에서 방용석(方鏞錫) 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클린3D 사업장 3000호 인정서 수여식 및 인정패 제막식을 가졌다. 클린 3D사업은 작업환경이 열악한 업종을 대상으로한 시설 개선 사업으로 지난 1년간 정부의 지원으로 모두 3000곳의 영세 중소기업 작업환경이 안전하고 깨끗한 사업장으로 탈바꿈했다. 클린3D 사업은 지난해 10월 접수를 받은 이후 1년만에 1만 5168곳이 신청,목표 대비 150%를 기록했다. 이중에서 산업안전공단이 현지 실사를 거쳐 자금지원을 결정한 사업장은 5709곳으로 전체의 39.9%를 기록했다. 지원자금은 총 479억원으로 ▲안전설비개선자금 281억원 ▲작업환경개선자금 145억원 ▲작업공정개선 자금 53억원이 각각 지원됐다. 업종별 자금지원실적은 금속제품제조업이 25.1%로 가장 많았고,그 다음이 수송용기계제조업 19.1%,기계기구제조업 18.6%,화학제품제조업 8.3%,전기기계기구제품제조업 3.6% 등의 순이었다. 기업규모별로는 종업원 5∼30명이 47.7%로 가장 많았으며 5인 미만 42.8%,30∼50명 9.5% 순이었다. 한편 이날 인정서 수여식에 이어 인천 송도비치호텔에서 인천지역 클린사업장 대표 126여명이 모인 가운데 ‘클린사업장 경영자협의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작업환경 개선에 적극 투자,클린사업장으로 만들것과 이미 클린사업장으로 인정받은 사업장이라도 이를 유지·발전시키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협의회 성시덕 회장은 “클린사업 개선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 작업환경이 열악한 사업장들이 클린사업장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방용석 노동부장관 “클린사업장 유지·발전이 더 중요” 클린3D 사업장 3000호를 탄생시킨 방용석(方鏞錫) 노동부 장관은 “영세 소규모 중소기업의 작업환경 개선에 앞으로도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다음은 방 장관과의 일문일답. ●클린3D 사업의 성과는. 클린3D 사업으로 단기간 내에 재해가 대폭 감소하거나 청년실업 해소와 같은 복합적인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그러나 실질적으로 클린 사업장이 타사업장보다 근로자의 만족도와 인력확보에 있어 우월한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일부 공장 밀집지역에서는 경쟁적으로 안전보건시설에 투자하는 현상이 일어나 자금지원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대 이상으로 노사의 반응이 좋고파급효과가 높아 올해 확보자금인 500억원이 이미 지난 8월에 소진된 상태다. 아울러 근로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클린사업장에 당부할 것이 있다면. 많은 자금을 투입해 클린사업장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사업주들은 안전보건시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다시 예전의 열악한 사업장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개선된 작업장의 수준을 유지·발전시키는 데 계속적인 관심을 쏟아주기를 바란다. ●영세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산재예방을 위해 중요한 점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중소기업도 사업장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기술력을 높이는 등 노력을 한다면 대기업 못지 않게 세계로부터 칭송을 받고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둥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도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이뤄 노동자와 사용자가 함께 힘을 모을때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 ●내년도 산업재해예방 정책방향은. 지식정보화 시대에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창의와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작업환경이 열악하거나 재해가 자주 일어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산재취약계층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우선 자율안전관리를 정착시키기 위해 안전관리의지가 강한 기업과 소홀한 기업을 차등관리하겠다.또 대형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망재해 유형 및 다발부문에 대한 예방점검 및 감독을 강화하겠다. 그리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근골격계질환 및 뇌심혈관질환 등 작업관련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근로자 건강관리를 강화토록 하겠다. 특히 취약계층인 50명 미만 영세사업장의 재해요인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클린3D 사업을 중점사업으로 선정하여 계속 추진하겠다. 김용수기자
  • [열린세상] 모호한 북핵의혹 그 진실은…

    한반도 주변에 검은 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시계가 불투명해지면서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지금 우리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북핵’이라는 엄청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납치,납치,납치’에서 한발도 벗어나지 못하며,한국은 ‘선거,선거,그리고 선거’다.외교가 국내정치,정쟁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냉정한 판단이 요청된다. 북한이 새로운 핵개발을 인정했다는 미국정부의 발표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의 애매성이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또 강경기류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여야 할 한국의 존재와 위상이 갈수록 초라하게 축소되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북핵의 실상이 어떠한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북한의 ‘고백’으로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조금 생각해 볼 일이다.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을 포함해서 어디에서도 북핵의 상황에 대한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공식발표가 아직 없다. 지난10월16일의 미국 국무부 성명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보유를 켈리 특사에게 인정했다는 사실은 공표되었다.그러나 구체적으로 핵개발이 어떤 단계인지,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등에 대한 후속 공식 발표는 행하지 않고 있다.그후 매스컴 등을 통해 보도된 사실들은 공식 확인된 것들이 아니다.이것은 90년대 초의 북핵위기,이라크사태 때에 미국정부가 항공사진이나 기타 증거들을 상세히 밝힌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상하기조차 하다. 관계국들의 공식 반응도 애매하다.10월25일 미·중 정상회담 후의 기자회견에서 장쩌민 주석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완전히 어둠 속에 있다.(We are completely in the dark)”고 했다.“우리도 전혀 몰랐다.”라는 번역과는 다소 뉘앙스가 다르다.11월4일 북한대사와 회견한 러시아 외무차관은 “새로운 핵개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북한 자신이 오랜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보인 10월 25일자 외교부 논평도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는 것을 켈리에게 인정했다는 묘한 표현을 썼다.영어로는 “가질 권리가 있다.(We are entitled to)”라고 번역됐다.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이전에 미국으로부터 핵개발 관련 정보가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북·일정상회담을 ‘강행’했다고 전해진다.일본 나름대로의 상황판단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우리의국익을 위해서도 난무하는 정보전의 밀림을 헤치고 왜 이 시점에서 핵문제가 불거졌는지,또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핵문제를 공표한 미국이 실상에 대해 더 이상의 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는 논리적으로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하나는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공표를 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다.그 이유는 이라크와의 전쟁일 것이다.부시 정권에 이라크 공격은 최우선 과제이다.만약 북한이 핵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질 경우 대(對)이라크전쟁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미국으로서는 알면서도 우선 애매한상태로 덮어두고 내년 이후로 처리를 미루고 있을 수도 있다.또 하나는 아직확실하지 않은 상황을 서둘러 다소 과장해서 발표했을 가능성이다.서둘러야할 이유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묶여있는 동안 북한의 외교공세에 일본과 한국이 끌려들어가 미국의 존재감이 상대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우선 큰틀을 씌워놓자는 의도일지도 모른다. 그 어느 쪽이든 문제는 북핵문제가 미국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수위조절,속도조절되고 있다는 점이다.일본까지를 포함해서 북핵을 둘러싼 정보전·외교전이 수면하에서 전개되고 있다.한국의 무력감과 소외감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국제정치학 교수
  • 충주호반 드라이브/ 수줍은 듯 내미는 뽀얀 물안개 햇살 받으면 눈부신 ‘보석물결’

    초겨울 이른 아침.충주호는 뽀얀 물안개를 뿜으며 잠을 깬다.마치 촌부가긴 밤 달게 자고 나와 기지개 켜며 토해내는 입김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는 물안개는,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함을 느끼게 한다. 물안개 자욱한 충주호반 드라이브는 이맘때 충주호 나들이의 백미다.감상시간은 불과 한 시간 정도. 동틀 무렵,597번 호반도로 한 쪽에 차를 세웠다.비소식이 있어 걱정했는데 기상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씨가 쾌청했다.물안개는 낮과 밤 기온차가 큰 맑은 날 아침에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어둠이 가시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뽀얗게 끼기 시작하는 물안개.처음엔 아지랑이처럼 곱게 피어나더니 바람을 따라 수면위를 구르듯 움직인다.해가 얼굴을 내밀면서 햇살을 받은 물안개 색깔이 한층 선명하다. 그러기를 30여분이나 지났을까.물안개 색깔이 점점 짙어지는가 싶더니 호수는 마치 김을 펄펄 뿜어대는 듯한 ‘거대한 온천’으로 탈바꿈한다. “꼭 온천같네.어디 미역이나 한번 감아볼까?” 지난 폭우때 밀려내려온 쓰레기더미를 치우던 한 인부가 던진 우스갯소리가 농담처럼 안들린다. “오늘은 아무것도 아니에요.좀더 기온차가 큰 어떤 날은 정말 호수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니까요.” 새벽부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자 처음엔 ‘혹시 행정기관에서 작업하는데 잘못한 것이 있어 감시나온 게 아닐까?’ 하고 뜨악하게 보던 인부들이 일손을 멈추고 한마디씩 끼어든다. 해가 충주호 동쪽 금수산 위로 한 뼘쯤 올라갈 즈음 물안개는 잦아들고 햇살에 반사된 물결이 눈부시게 반짝인다.이때쯤 되면 물안개에 가려 제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호수 건너편 산들의 오색단풍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날씨는 추워졌지만 충주호 인근 단풍은 아직 한창이다.호수를 끼고 단풍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597번 도로가 단연 압권.중앙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해 청풍문화재단지까지 이어지는 15㎞ 길이다. 충주호를 끼고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당두산이 보이고,이어 기암괴석이 솟은 바위산인 금월봉이 앞을 가로막는다.당두산(497m)은 별로 높지는 않지만 형형색색 단풍옷을 갈아입고 호수를 마주한 자태가 제법곱다.금월봉은 원래 산은 아니고 지난 93년 한 시멘트공장에서 진흙을 채취하던중 발견된 기암괴석군.그 모양이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축소한 느낌이다.나들이객들이 차를세우고 내려 기념사진을 찍는 명소다. 계속 남쪽으로 내달리면 드라마 ‘태조왕건’ 촬영지 및 국내 최대 높이(62m)의 번지점프대가 있는 ‘청풍랜드’,수상 경비행장을 거쳐 청풍대교를 만난다.여기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좌회전하면 왼쪽으로 금수산 자락이 이어진다.한국의 대표적 명산으로 꼽히는 금수산은 단풍 색깔이 유난히 짙다.산자락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E.S 리조트클럽을 지나면 왼쪽으로 정방사 오르는길이 나온다. 정방사 가는 길은 단풍터널이다.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데,사찰 300m 쯤 아래에 주차장이 있어 대부분 그곳까지 차를 타고 올라간다.정취를 즐기기 위해 걸어 올라가려고 해도 좁은 길을 비집고 오르내리는 차량 때문에 어렵다. 제천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가이드/ ‘두부와 해물의 만남'-손두부전골 맛보세요 ■가는 길= 서울을 기점으로 경부 (신갈 분기점)및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를 거쳐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빠지면 597번 도로와 만난다.여기서 우회전해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금성면,청풍면,수산면을 거치며 충주호 동편을 달리게 된다. ■맛집= 남제천 IC에서 597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금성면 구룡리에 이르러 손두부촌이 나온다.그중 길 오른편에 있는 ‘양화식당’의 손두부전골 맛이 괜찮다.직접 만든 두부에 몇가지 해물과 야채를 곁들여 끓여낸다.부드러운 두부맛과 시원한 국물맛이 그만이다.1인분 5000원. (043)652-0177. ■이색 리조트 =충주호에 왔다면 금수산 남쪽자락에 자리잡은 별장형 리조트‘E.S 리조트클럽’에 꼭 한번 들러보자.산의 지형과 나무들을 그대로 둔 채 객실을 지어 리조트가 숲에 숨어있는 듯한 느낌이다.충주호 및 호수 주변 연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회원 전용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숙박이 어렵지만 부대 시설 이용은 가능하다. 카페와 양·한식 레스토랑,도예방,가축 방목장,산책길 등이 조성돼 있어 가족 또는 연인끼리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회원 가입 및 시설 이용 문의 (02)508-0118.
  • ‘오인사살’ 경관 영장기각

    강도를 쫓던 시민을 오인 사살한 전주 중부경찰서 삼천 1파출소 김모(44)경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전주지법 이정렬 당직판사는 6일 “숨진 시민 백모(31)씨가 당시 어둠 속에서 막대기를 계속 들고 있어 김 경사로 하여금 강도로 오인케 한 데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21년간 경찰로 봉직한 점 등을 참작해 구속영장을 기각한다.”고 밝혔다.경찰은 담당 검사의 지휘를 받아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마라톤 사전에 장애란 없다”

    (뉴욕 AP 연합) 시각장애인 육상선수 말라 러년(33·미국)이 첫 마라톤 풀코스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러년은 4일 열린 뉴욕마라톤 여자 42.195㎞ 풀코스에서 불굴의 투혼을 발휘하며 역주를 거듭한 끝에 2시간27분10초로 5위를 차지했다.우승을 차지한 조이스 쳅춤바(케냐·2시간25분56초)에 불과 1분14초뒤진 좋은 기록으로,미국 선수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9세 때 망막 퇴행성 질환을 앓아 시거리가 4.5m에 불과한 러년은 장애인으로는 사상 최초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 트랙 경기에 출전해 정상인과 겨룬 인간승리의 표상이지만 온갖 돌발변수가 상존하는 마라톤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바닥이 고르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코너를 돌아야 했으며 마라톤 레이스에 필수적인 음료수 섭취도 혼자서는 불가능했다.이 때문에 대회조직위는 러년의 레이스를 돕기 위해 자전거를 탄 조력자를 배치,그의 뒤를 따라가며 “곧 코너가 나옵니다.” “왼쪽에 당신 물통이 있군요.” 등을 일일이 소리쳐 알려 주었다. 또한 러년이다른 선수들과 부딪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번 대회부터 여자부가 남자부보다 30분 먼저 출발하도록 했다.하지만 러년이 33㎞ 지점을 지날 때 불과 수십m 앞에서 선수들이 엉켜 넘어졌으나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해 어둠 속에서 한걸음 한걸음을 내디뎌야 했다. 섭씨 4도의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시간30분대 진입 목표를 오히려 초과 달성한 러년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지친 기색 없이 “놀랍게도 마라톤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짧았으며 35㎞까지도 즐기면서 달렸다.”고 소감을 밝혔다.또 “나의 위대한 도전은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나서는 여느 선수들과 다름없다.”며 일반인과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봐 줄 것도 부탁했다. 러년은 오래전부터 장애를 뛰어넘는 의지력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겼다.92년 바르셀로나 장애인올림픽에서 4관왕(100·200·400m·멀리뛰기)을 차지한 뒤 시드니올림픽 1500m에서도 8강까지 진출해 세계를 놀라게 했고,지난해에는 5000m 미국 실내최고기록을 깼으며 그해 실외대회에서도 5000m 우승을 차지했다. 정상인에게도 불가능에 가까운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단거리에서 마라톤까지 섭렵한 러년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 강도 대신 義人잡은 경찰

    경찰관이 강도를 잡으려던 시민을 공범으로 오인해 권총을 쏴 숨지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3일 오전 0시4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충성카센터 앞에서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삼천 1파출소 소속 김모(45) 경사가 범인을 붙잡기 위해 현장에 갔던 시민 백철민(31·운전사·전주시 용복동)씨에게 실탄을 발사해 숨지게 했다. 백씨는 이날 새벽 친구 2명과 함께 강도사건 현장에서 100m쯤 떨어진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던 중 집에 강도가 들었으니 도와달라는 고등학생 2명의 요청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때마침 경찰에 쫓겨 도망치던 범인과 맞닥뜨리자 카센터 앞에 있던 길이 113㎝ 크기의 나무 막대기를 들고 대항하다 칼을 휘두르는 범인에 쫓겨 골목길로 도망쳤다. 그러나 범인은 다른 방향으로 도망쳤고 백씨는 범행현장 방향으로 달려오다 어둠 속에서 뒤따라가며 공범으로 오인한 김 경사가 발사한 실탄을 맞았다. 백씨는 김 경사가 발사한 실탄 두 발 가운데 한 발을 왼쪽 등부위에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10분쯤 숨졌다. 김 경사는 카센터 2층 조립식 컨테이너에서 인질을 잡고 강도행각을 벌이던 윤모(40·전과 17범·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씨가 갑자기 문을 박차고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도주하자 뒤쫓아가던 중 범인에게 쫓겨 나무막대기를 들고 범인 앞에서 뛰어가던 백씨를 밖에서 망을 보던 공범으로 착각,실탄을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칼을 휘두르며 ‘덤비면 죽이겠다.’고 위협하다 김 경사가 쏜 실탄 2발을 대퇴부와 허리에 맞아 중상을 입고 도망치다 현장에 출동한 또 다른 경찰관들에 의해 검거됐다. 김 경사는 “범인이 2층 컨테이너에서 튀어나와 도주하길래 뒤따라 가면서 공포탄을 쏜 뒤 실탄 2발을 쐈고 어둠 속에서 공범으로 보이는 백씨가 멈추라고 소리쳐도 쇠파이프를 들고 도망치는 것 같아 260m쯤 뒤쫓아가다 2발을 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백씨를 공범이라고 발표했다가 백씨 친구들의 제보를 받은 언론의 집중 취재가 시작되자 4시간 만에 백씨가 강도를 잡으려던 의인이라고 밝혀 오인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김 경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뒤 “지휘계통에 있는 관련 간부들까지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케이블·위성 영화채널 새달 특집 풍성

    케이블ㆍ위성 영화채널들이 11월 특집 방송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영화전문채널 ‘Home CGV’에서는 영화음악이 뛰어난 작품을 방영하는 ‘뮤직 인 시네마’와,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모은 ‘트루 스토리’특집을 마련했다. ‘뮤직 인 시네마’특집으로는 새달 2일 비발디의 음악이 삽입된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3일 ‘겨울 나그네’,9일 ‘택시 드라이버’,10일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16일 폴 매카트니의 콘서트를 담은 ‘폴 매카트니의 겟 백’,17일 ‘스팅의 이중침입’,23일 ‘벅시’,24일 ‘스팅’이 차례로 방영된다. ‘트루 스토리’ 특집으로는 새달 3일 저널리스트 마이클 무어가 출연ㆍ감독한 ‘로저와 나’를 비롯,10일 ‘로즈우드’,17일 ‘보니 앤 클라이드’,24일 ‘자유의 절규’가 전파를 탄다. 영화채널 ‘OCN’은 새달 4일부터 7일까지 댄스영화 특집을 마련했다.4일에는 패트릭 스웨이지 주연의 댄스 영화 ‘더티댄싱’,5일 ‘댄스 위드 미’,6일 ‘자유의 댄스’,7일 일본영화 ‘쉘 위 댄스’를 방영한다.
  • 난개발 팔당호 르포/ 팔당 상수원 1급수 ‘먼 얘기’

    정부는 수도권 2000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이는 1998년 11월 팔당상수원의 수질관리 종합대책과 99년 2월 한강특별법 제정·시행 등 정부의 지속적인 수질개선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업이 무분별하게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특히 경관이 좋은 지역에는 어김없이 음식점·숙박업과 전원주택 등이 편법으로 들어서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난개발 실태와 정부의 보완대책,팔당상수원 관리·감시체계 등을 알아본다. ◆마구잡이개발로 몸살앓는 팔당호 팔당호는 푸른빛을 띠는 호수와 울긋불긋한 단풍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한다.팔당호는 겉으로 보기엔 건강한 모습이었다.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한강환경감시대를 찾아 감시대원들과 함께 육로로 팔당호를 둘러보았다. 팔당지역엔 그다지 많은 공장지대가 없지만 감시대원들은 남양주시에 있는 식품회사와 주변 공장에 들러 폐수배출 시설에 대한 점검과 시료채취 등을 했다.다시 가평 골프장에 들러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주변 음식점들에 대한 홍보활동도 폈다.대부분의 업소주인들은 감시대원들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며 아무 이상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반면 한 주민은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단속만 하려든다.”고 푸념하며 “저렇게 산을 까뭉개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주민이 가리키는 강 건너편을 바라보니 7∼8개로 뻗어나온 산줄기 능선이 벌겋게 패어 흉물처럼 보였다. 대원 가운데 한 사람이 편법으로 용도변경해서 짓고 있는 전원주택들이라고 설명했다.현장에 가보니 가관이었다.건축자재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산자락이 마구 파헤쳐져 장마철을 무사히 넘긴 것만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미 완공된 주변 전원주택들도 비어있는 곳이 많았다.어떤 곳은 세일(SALE)이라고 써붙인 광고문도 보였다.집을 지었지만 생활이 불편해 되팔려고 내놓은 것들이라는 설명이었다. 경기 가평군 외서면 대성리와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양서면 양수리 등의 산자락은 벌겋게 벗겨진 채 편법 건축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어둠이 깔리자 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에서흘러나오는 불빛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저곳에서 쏟아지는 생활하수로 팔당호가 얼마나 중병을 앓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2급수에 머물고 있는 팔당호 정부의 수질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에는 수많은 러브호텔과 전원주택,음식점 등이 보란듯이 들어서고 있다.이런 이유로 팔당호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계획은 아직까지도 지켜지지 않은 채 2급수(1.4ppm)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규모 식품접객 업소 및 숙박시설은 90년 2819개에서 2000년 1만10개로 10년 동안 무려 3.5배 증가했다.또 경기도 7개 시·군에서 허가를 내준 건축건수도 99년 2412건에서 2000년 4266건,2001년 4191건에 이른다. 한강환경감시대가 올들어 오·폐수 배출업체 등을 적발한 건수만도 900여건.특히 이 가운데는 허용기준을 수십배 초과하는 중금속 등이 포함된 폐수를 무단방류해 업주가 구속되는 사례도 있었다.이밖에 불법 어로행위와 쓰레기방치,행락객들의 무분별한 오염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생계형 소규모 공장이나 가축사육 농가에서 나오는 분뇨,마석가구단지 성생공단(나환자촌) 등은 주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소규모 축산(소·개·돼지) 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폐수에 대해서는 규정이 애매해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난개발 방지 보완대책 상수원 보호를 위한 보완대책은 무엇보다 난개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졌다.건교부는 ‘국토이용에 관한 법률’을 내년부터 적용,3년동안 토지용도를 재분리하는 과정에서 상수원지역은 최대한 개발억제 구역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또 산림청도 ‘산지관리법’을 보완,무분별한 산지훼손을 최대한 막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또 팔당상수원 보호를 위해 수계지역에 위치한 7개 지자체를 1개로 통합관리하는 ‘광역도시계획’을 시행한다.이에 따라 남양주·광주·용인·이천·가평·양평·여주 등의 지자체는 내년부터 광역도시계획법에 따라 환경 친화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산림법도 강화돼 준농림지나 산림의 용도변경은 물론 지역개발·건축요건이 까다로워진다.법이 제대로 적용되면 그동안 성행하던 소규모 필지분할이나 차명허가·나대지 방치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일정규모 이상의 산지전용을 할 때도 산림청 또는 시·도 산지관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도록 했다. ◆기타 상수원 수질개선 대책 상수원 구역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시대를 정규조직화하는 한편,전문인력을 통한 중앙정부·지자체간 유기적인 합동단속 체계를 마련했다. 환경부는 또 하천별로 오염부하량 한도를 정하는 ‘오염총량관리제’의 조기 시행을 위해 물이용부담금 할당량을 늘리는 등의 인센티브제도 도입할 방침이다.수변구역의 환경유해 사유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지속적으로 토지를 사들인다는 복안도 마련했다.올해 414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토지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 ■한강감시대 정유순 대장 “단속보다 주민들 환경의식 중요” “상수원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감시대의 주된 임무지만 여건상한계가 많습니다.단속에 앞서 지자체와 주민들의 환경 보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2000만 주민의 젖줄인 팔당상수원을 감시하고 있는 한강감시대 정유순(54·서기관)대장은 조직개편과 더불어 한층 넓어진 관할구역에 대한 감시활동의 어려움부터 토로했다. 한강감시대는 팔당호 상수원을 비롯 한강유역의 환경오염 방지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97년 10월 발족됐다.정유순 대장은 2000년 10월부터 감시대 바통을 이어받아 2년째 감시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순찰은 물론 상수원에 오염물질 배출이나 쓰레기 무단투기 등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 즉시 현장에 출동합니다.따라서 24시간 근무조를 편성,언제든 현장에 출동 준비태세를 갖춰놓고 있습니다.” 감시대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출동때는 군대의 작전을 방불케 한다.하지만 단속방법은 결코 요란하지 않다.상습적으로 배출하는 오염배출업소나 오염의심지역에 들렀다가 문제점을 파악한 뒤 바람처럼 사라진다.그래서 ‘카메오’란 별칭도 얻었다. 그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에게 환경에 대한 공감대를 가질 수 있도록 설득,이해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대원들에게도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니라 계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쓰기를 좋아해 감시활동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시·산문 등으로 정리하기도 한다.그래서 지역내에서는 문학인으로도 꽤 이름이 알려졌다. 유진상기자 ■상수원 관리 문제점은/ 감시인력 부족… 전문성도 떨어져 정부 대책대로 법이 집행된다면 내년부터 팔당호 주변에는 투기분양을 목적으로 한 주택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러브호텔은 물론 소규모 숙박시설도 마찬가지다.나대지가 방치돼 자연경관 훼손은 물론 오염물질들이 강물로 흘러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지금도 각종 법규의 중복규제로 재산권행사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법시행을 반대하고 있어 얼마만큼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또 7개 지자체를 한데 묶어 통합된 광역도시계획법을 적용하는 것도 지자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나서 만들어지는 대책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질책한다. 특히 10월초부터 산업단지 등에 대한 환경부의 지도·점검 업무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됨에 따라 봐주기식 단속 등으로 업무가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지자체의 한 간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때마다 불법행위가 이뤄져왔다.”며 “이번 대책 역시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상수원보호를 위한 감시기능을 강조하면서 턱없이 부족한 인원과 예산도 문제다.한강유역환경청 한강감시대의 경우 인력은 직제개편과 더불어 배속된 14명과 서울시 파견공무원 등을 합쳐 62명에 불과하다.공익요원 38명을 합쳐 100명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감시구역은 거의 남한땅의 3분의 1을 맡고 있다. 예산도 7억 6000만원으로 대부분 인건비와 장비관리 유지비 등에 쓰이고 있어 낡은 단속차량을 교체하거나 감시장비를 마련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무엇보다 대부분의 인력들이지자체에서 파견돼 전문성 등이 부족해 효율적인 감시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문정호(文廷虎) 수질보전국장은 “보완대책은 상수원구역에 무분별한 편법 건축허가 관행을 막을 수 있도록 각 부처가 의견을 모아 법안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 “한나라는 어둠의 세력”정몽준 맹공…민주당도 비판

    최근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한나라당을 ‘어둠의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날을 세우고 나섰다. 정 의원은 24일 춘천 베어스타운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은 DJ정권에서 5년간 야당하면서 피해의식으로 뭉쳐 있다.”며 “이는 굉장히 네거티브한 것으로,내가 보기에는 어둠의 세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분들은 모두 ‘내가 잘났다.’는 생각으로 모여 있고,겸손한 인상을 주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이회창(李會昌) 후보도 맹비난했다.그는 “이 후보는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의회까지 장악,뭘 좀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상당한 착오”라고 주장한 뒤 97년 세풍사건을 들어 “법을 어기고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느냐.”고 공격했다. 민주당에 대한 공세도 빠트리지 않았다.그는 “정치개혁을 말하는 민주당에는 개인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많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제까지의 민주당 이미지를 살펴서 자산과 부채를 따져보면 흑자가 날지,적자가 날지 의문”이라고 밝혀 민주당의 지난 집권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춘천 이두걸기자 douzirl@
  • [대~한민국 24시] 대구 팔공산 갓바위 부처/합격 점지…자식 점지…전국의 母情 ‘북적’

    대구 팔공산은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했다.동봉과 서봉에서 떠밀려온 붉은 파도들이 계곡과 계곡 사이를 넘실거리며 한바탕 단풍 도배질이 한창이다.팔공산이 물들면 이땅의 어머니들은 속이 바삭바삭 타 들어간다.자녀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간절한 모정(母情)이 붉게 물든 팔공산을 덧칠한다.대학이 뭐기에….‘정성스레 기도하면 한가지 소원만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팔공산 갓바위 부처. 언제부턴가 한입 건너 두입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갓바위는 요즘 코앞에 다가온 수능시험 때문에 전국에서 몰려든 기도객들로 24시간 북적인다.바야흐르 입시대목을 만난 셈이다.쌀쌀해진 날씨도 이들을 막지는 못한다. 22일 낮 12시 경북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갓바위 주차장.평일인데도 부산과 울산,경남 번호판을 단 관광버스가 빼곡히 들어 차 있다.서울,인천,경기,광주 번호판도 군데군데 보인다. “보살님들 4시까지는 꼭 내려 오셔야 합니다.” 관광버스 기사의 당부를 듣는 둥 마는 둥 버스에서 쏟아져내린 40∼50대 아주머니들이 총총걸음으로 산행을 재촉한다.서울에서 왔다는 50대 아주머니는 “새벽 6시에 출발했는데 기도를 마치고 돌아가면 밤 12시쯤 될 것”이라면서 “부모들이야 이젠 해줄 거라곤 기도밖에 더 있겠느냐.”며 등산화 끈을 조여맸다. 부산에 산다는 40대 아주머니는 “오늘은 밤샘기도를 하기 위해 왔다.”면서 두손을 합장한 채 갓바위를 향해 연신 허리를 굽혔다. 이들을 내려 놓은 관광버스 기사들은 서둘러 문을 걸어 잠근 채 낮잠을 청한다. 산에서 왔다는 버스기사는 “이달부터 입시가 끝나는 내년 초까지 갓바위는 손님 걱정 안하는 황금노선”이라면서 “차비는 왕복 1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물 들기 시작한 단풍숲을 헤치며 제법 가파른 돌 계단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 지 40여분 남짓.등산로 군데군데에는 ‘합격엿을 판다.’는 상인들이 대목을 노리고 진을 치고 있다. 이윽고 해발 850m 갓바위(冠峰)정상.사방 탁 트인 시야와 함께 하늘을 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의 장대한 돌부처가 눈앞에 나타난다.머리에 판석이 올려져 있어 마치 갓을 쓴 모습을 하고 있다 해서 흔히 갓바위부처님이라 불리는 관봉석조여래좌상(冠峰石造如來坐像·보물 제431호). 산행에 숨이 가쁜 기도객들은 서둘러 정성스레 들고온 공양미를 불전 앞에 쏟아내고 가만히 자리를 잡는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깃을 여미고 이내 기도는 시작된다. “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 백팔배는 기본인 듯하고 백팔배를 끝낸 기도객들은 다소곳이 앉아 눈을 감은 채 부지런히 염주알을 굴린다.아예 지난밤을 하얗게 새운 사람들도 있다. 포항에서 왔다는 50대 아주머니는 “높은 점수만 받을 수 있다면 밤샘기도가 대수냐.”면서 “제발 제 실력만 발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탁탁탁탁…….수능시험 고득점 대입합격 축원 발원 울산시 태화동 김○○,대구시 지산동 박△△,부산시 대연동 이××,서울시 상계동 최○○….” 목탁소리와 함께 스님의 대입합격 축원 기도가 시작되면 이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진다.두손을 합장한 채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절하는 기도객들의 얼굴에는 간절함을 넘어 비장함까지 엿보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했던가.가히 돌부처의 마음을 움직이고도 남을 듯한 정성이다. 시험을 앞둔 손자녀석을 위해 기도하러 왔다는 백발의 한 할머니는 “마음으로부터 정성을 쏟아야만 부처님 귀에 들어간다.”며 돌부처를 향해 연신머리를 조아렸다. 한쪽에서는 이미 기도를 마친 인파가 우르르 산을 내려가고 한쪽에서는 다시 기도객들이 갓바위로 빼곡히 얼굴을 내민다.단풍을 찾아 산에 오른 등산객들은 우두커니 서서 마치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이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쳐다본다. 참배를 마친 기도객들은 갓바위 아래 선본사 식당에서 밥 한공기와 시래기국 한그릇으로 허기를 채우고 하산을 재촉한다. 선본사의 한 스님은 “휴일에는 하루 쌀 서너가마 양의 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찾아드는 기도객수만큼 시줏돈도 많을 거라는 물음에 “요즘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서인지 시주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갓바위를 관리하고 있는 선본사는 조계종단의 직영 사찰로 종단의 주요 돈줄이라는 건 다 알려진 사실이다.대구시내에서 왔다는 40대 한 등산객은 “밀려드는사람들 좀 보이소.아마 시줏돈이 일년에 수백억원은 족히 될거요.”라고 거들었다.이 소리를 듣고 있던 스님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갓바위는 우리나라 서민불교의 상징”이라고만 답했다. 이맘때면 입시 기도객들이 갓바위 방문객의 주를 이루지만,정치인 등 다른 소망을 쏟아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광주에서 왔다는 30대 주부는 “아들 낳으려면 갓바위에 한번 가보라고 해 단풍구경도 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며 얼굴을 붉혔다. 대구시내에서 식당을 한다는 50대 남자는 “대구사람들은 뭐 일 좀 안풀리면 한번쯤 갓바위를 찾는 거 아닙니까.”라며 “장사가 요즘 영 신통치 않아 마음도 다잡을 겸 찾아왔다.”고 말했다. 퇴직사우들끼리 등산을 왔다는 60대 남자는 “갓바위에 갔다 온 다음날은 고스톱도 기가 막히게 잘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뉘엿뉘엿 온기를 잃은 가을 햇살이 서산에 걸치면 갓바위에는 냉기가 스물스물 올라오고 이내 어둠이 찾아든다.기도객들은 가지고 온 두툼한 외투를 서둘러 걸치고 기도터 주변에는 야간 기도객을 위해 전등불이 하나둘 불을 밝힌다.멀리 대구시내 야경이 가물가물 눈에 들어온다.산사에는 가을밤이 시작되지만 기도객들의 행렬은 밤이 새도록 끝날 줄 모른다. 22일 밤 10시 경산시 와촌면 갓바위 가는 길.갓바위로 올라가는 도로변 식당들은 환하게 불을 밝힌 채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촌두부,칼국수,파전,동동주,닭백숙…. ○○촌두부집 주인은 “입시철이 시작되면 밤 손님이 많아 대부분의 식당이 새벽까지 문을 열어 놓는다.”고 말했다. 즐비한 식당들 뒤편으로 ○○고시원이라는 큰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갓바위부처가 영험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갓바위 가는 길목에 몇년사이에 방이 20∼30개나 달린 대형 고시원이 2개나 들어섰다. 바위 주차장은 밤에도 낮처럼 승용차와 관광버스 차량들이 즐비하고 야간산행에 나서는 무리들로 붐빈다.등산로를 따라 설치된 가로등이 환하게 산길을 비추고 버스에서 내린 기도객들이 하나둘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사라진다.갓바위는 밀려드는 올빼미 기도객들로 불야성이다. “약사여래불…약사여래불….” 기도객의 염원 속에 밤바람에 꺼질세라 불전 앞 유리속에 갇힌 촛불은 더욱 빛을 발하고 어둠 속으로 향내가 짙게 퍼져 나간다. 대구시내에서 왔다는 40대 부부는 “큰 아들이 입시를 앞두고 있어 퇴근후 종종 찾아와 기도한다.”면서 “시험은 다가오는데 부모라는 게 그저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쪽에서는 온몸에 모포를 덮어쓴 채 밤샘기도를 준비하고 참배를 끝낸 기도객들은 못내 아쉬운 듯 천천히 발길을 돌린다. 불상 대신에 갓바위부처의 사진을 모셔놓은 기도터 아래 법당에서도 찬바람을 피해 모인 기도객들의 백팔배가 한창이다. 대전에서 왔다는 30대 남자는 “사실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고 믿고 이곳을찾는 사람이 그리 많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그저 간절히 기원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여기저기서 휴대전화 소리도 간간이 들린다. “독서실 갔다 왔니.엄마 철야기도하러 왔는데 새벽에 갈거다.책 좀 보고 자거라….” 가을밤은 깊어가지만 자녀들을 향한 간절한 모정은 더욱 용맹정진이다. 그러나 정작 갓바위 돌부처는 낮이고 밤이고 아무런 말이 없다.뉘집 딸은 합격시키고 뉘집 아들은 떨어뜨린단 말인가.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씨줄날줄] ‘붉은 악마’ 유혹

    ‘붉은악마’ 신인철 회장의 전격 사퇴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데도 하루 아침에 물러난다니 말이 있을 수밖에 없다.붉은악마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았고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3월 다시 4대 회장을 맡은 그다.언론은 주위의 말을 빌려 붉은악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 시달리다 못해 사퇴했다고 했다.정계 입문 압력에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는 것이다.붉은악마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정치권의 입당 권유 등 부담을 준 것이 회장 사퇴의 모든 이유는 아니다.”고 밝혔다.항간의 추측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준 셈이다. 세상 사람들은 무척 분노했다.세계적인 자랑거리를 유혹해 권력을 잡는 지렛대로 활용하려 했다면 지탄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행여 권력 주변을 기웃거리더라도 1997년의 초심을 지켜야 한다고 만류했어야 했다는 것이다.100만 명이 한자리에 모여도 다툼은커녕 주위 쓰레기까지 말끔히 치우는 그들이 아니었던가.그들의 놀라운 순수와 열정을 훼손하려 했다는 발상 자체가 가증스럽다.페어 플레이를 생명으로 삼는 스포츠를 유혹하려 했다면 레드카드를 받아야 할 것이다. 붉은악마의 5년은 유혹과의 투쟁이었다.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축구 강호들과 사투를 벌이며 국민적 총애를 받게 되자 유혹이 시작됐다고 한다.재정적 어려움을 노려 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앞다투어 이름을 빌려 달라거나 이미지를 활용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그러나 용케도 잘도 버텼다.붉은악마는 이번에 권력의 유혹마저도 뿌리친 것 같다.맑은 샘물 같은 신선함을 느낀다.캄캄한 어둠을 밝히는 횃불같다는 생각도 든다.권력이라면 의리나 소신을 서슴지 않고 바꾸는 요즘인지라 충격이 더 크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자랐다.순수와 열정을 훼손하려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거부하는 세상이 됐다.권력과 재력의 현혹을 단호히 거부하고 정의와 도리를 지키는 우리가 됐다.부정 선거를 몰아낸 정치적 민주주의에 이어 정의를 실천하는 사회적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힘과 이권이 무력화되는 세상이 됐다.붉은악마는 이제 축구 동호인 모임에서 시대 정신을 잉태하는 모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확실히 꿈은 이뤄질 것 같다.붉은악마를 지켜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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