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어둠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품질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외부인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슬럼프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뇌 적응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739
  • 부모·동생 구하고 숨진 17세 장녀…텍사스 홍수의 비극 [월드피플+]

    부모·동생 구하고 숨진 17세 장녀…텍사스 홍수의 비극 [월드피플+]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기록적인 홍수 속에서 가족을 구하고 숨진 10대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5일(현지시간) 새벽 텍사스 힐컨트리 지역의 코우 크릭 다리(Cow Creek Bridge, Rt. 1431)에서 발생했다. 해먼드 가족은 기독교 여름 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집중호우로 불어난 급류에 차량이 휩쓸리며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칠흑 같은 어둠과 거센 급류 속에서 17세 장녀 말라야 해먼드는 침착하게 차량 문을 열어 부모와 두 동생을 차례로 밖으로 탈출시켰다. 가족 모두가 가까스로 물 위로 올라왔지만, 정작 해먼드는 강한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가족과 구조대가 이틀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색에 나섰으나 7일 아침 해먼드는 한 나무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먼드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널리 알려졌다. 가족의 지인 미키 윌리스는 엑스(X)를 통해 “해먼드는 어둠 속에서 가족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며 “그녀가 아니었다면 가족 모두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8일 올라온 이 게시물은 4일 만에 50만에 달하는 조회수와 1만이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해먼드 가족을 위한 모금 운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9일 개설된 ‘기브샌드고’(GiveSendGo) 모금 사이트에는 3일 만에 14만 7620달러(약 2억원)가 모였고, ‘고펀드미’(GoFundMe)에도 현재까지 15만 2000달러(약 2억 970만 원)가 모금됐다. 사고가 발생한 다리는 집중호우로 인해 37분 만에 약 6m 이상 물이 불어나면서 참사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홍수는 텍사스주 중부 내륙 과달루페 강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발생했으며, 최소 121명이 사망하고 170여 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언론은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재난”으로 평가하고 있다.
  • [길섶에서] 잠 못 드는 밤

    [길섶에서] 잠 못 드는 밤

    어둠이 내려앉아도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낮에는 불볕더위, 밤에는 열대야의 기세에 시달리다 보면 몸은 물 먹은 솜처럼 축 늘어지고, 머리는 안개 낀 듯 멍하다. 원래도 한두 차례 밤잠을 깨는 편이지만 열대야가 시작된 뒤로는 그 횟수가 늘었다. 예전엔 깼다가도 금세 다시 잠들었는데 요즘은 한번 깨면 한참을 뒤척인다.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만 또렷하게 들리는 깊은 밤. 달아난 잠의 뒷덜미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문득 깨닫는다.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이자. 애써 잠을 청하기보다 생각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념들. 평소 같으면 고민의 원인과 과정을 끝없이 되짚으며 나를 괴롭혔겠지만 이제는 한 걸음 물러나 그저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그러다 보면 소란스러운 낮에는 느낄 수 없었던 평온함이 서서히 스며든다. 잠을 앗아간 열대야가 남긴 뜻밖의 선물이다. 오늘은 절기상 ‘작은 더위’를 뜻하는 소서(小暑). 본격적인 여름은 이제 시작이다. 어느 해보다 뜨거울 이 계절을 모두 무탈하게 건너길 기원한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7월 4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7월 4일

    쥐 48년생 : 마음이 분주해서 결정을 못 내리는구나. 60년생 : 아집에서 벗어나라. 72년생 : 능률이 점차 오르는구나. 84년생 : 이름을 떨치는 운세. 96년생 : 다음 기회를 바라는 게 좋겠다. 소 49년생 : 흉과 길이 반반인 날이다. 61년생 : 목표 없는 행동은 낭비에 불과하다. 73년생 : 문서로 인한 행운 있다. 85년생 : 믿었던 일이 잘 풀린다. 97년생 : 한가지 일에 전념하라. 호랑이 50년생 : 장거리 이동은 다음으로 미루어라. 62년생 :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는구나. 74년생 : 주변과 함께 일 추진하라. 86년생 :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 98년생 : 남의 것에 마음 빼앗기지 마라. 토끼 51년생 :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63년생 : 새로운 일에는 희생이 따른다. 75년생 : 있을 때 베풀면 반드시 행운이 있다. 87년생 : 이동해도 큰 문제 없다. 99년생 : 기다리는 것이 행운을 가져다준다. 용 52년생 :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라. 64년생 : 차분히 일을 처리하라. 76년생 : 좋은 일 하고도 구설에 오를 수 있다. 88년생 : 자신감을 가져라. 00년생 :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겠다. 뱀 53년생 : 좋은 운수가 때를 만났구나. 65년생 : 어둠 속에서 등불을 만나겠다. 77년생 : 새로운 분위기에 잘 적응하라. 89년생 : 너무 이기적인 행동은 삼가라. 01년생 : 현금 지출이 예상된다. 말 54년생 :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66년생 : 겸손해야 이득 얻는다. 78년생 : 신의를 지켜라. 90년생 : 원하던 일이 서서히 풀려나간다. 02년생 : 작지만 기쁜 일이 생기겠다. 양 43년생 : 무리하지 않으면 걱정할 것 없다. 55년생 : 다툴 일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67년생 : 옛 친구를 만나 즐거운 하루. 79년생 : 마음이 편안하니 다른 일도 순조롭다. 91년생 : 신수가 좋으니 행운 있겠다. 원숭이 44년생 : 오해 살 일이 생긴다. 56년생 : 약속은 연기될 듯하다. 68년생 : 가까운 사람과 충돌 예상. 80년생 : 능력에 맞게 처신하라. 92년생 : 모든 일이 저절로 풀리는구나. 닭 45년생 : 작은 투자로 큰 소득 있겠다. 57년생 : 횡재수가 따르나 건강에 유의하라. 69년생 : 고생 끝에 낙이 오겠다. 81년생 :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93년생 : 운동으로 기분 전환하라. 개 46년생 : 운세가 좋으니 막힘이 없다. 58년생 : 신용을 확실하게 지켜라. 70년생 : 마음의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82년생 : 노력한 만큼 성과 있다. 94년생 : 겸손한 태도 보이면 뜻밖의 횡재. 돼지 47년생 : 아랫사람에게 최대한 베풀어라. 59년생 : 분주하고 힘이 드나 곧 좋아진다. 71년생 :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83년생 : 잔꾀 부리다 낭패 있다. 95년생 : 변덕이 크면 신뢰를 잃는다.
  • 홍콩 마지막 야권 ‘사회민주당’ 해산…“일국양제는 끝났다” 눈물 흘린 투사

    홍콩 마지막 야권 ‘사회민주당’ 해산…“일국양제는 끝났다” 눈물 흘린 투사

    “중국이 홍콩을 통치하던 방식인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는 이제 끝났습니다.” 홍콩의 마지막 남은 야권 세력이자 민주 정당인 사회민주당연맹(LSD)의 해산을 발표하며 찬포잉(69) 대표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찬 대표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엄청난 정치적 압력 때문에 해산할 수밖에 없지만 양심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는 물러나더라도 여전히 어둠 속에서 힘겹게 투쟁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찬 대표는 20대에 의류 공장에서 일하다가 서른 살에 대학에 입학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여성 인권 활동을 벌였다. LSD는 찬 대표가 ‘장발의 혁명가’로 유명한 남편 렁궉훙과 2006년 함께 세운 정당으로, 렁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현재 투옥된 상태다. LSD는 2008년 의회에서 3석을 차지하며 정계에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후 렁을 포함한 의원들이 잇따라 투옥됐다. 이들은 2014년 ‘우산 혁명’을 일으키고, 중국 정부의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에도 맹렬하게 반대하며 홍콩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의회 활동 중에는 시민의 권리를 대변하는 바나나, 밥 등을 위정자에게 던져 화제를 모았다. 당의 핵심 강령으로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홍콩에서 처음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매년 7월 1일은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올해 28주년이 된다. 덩샤오핑 전 중국 주석은 당시 50년간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는 ‘일국양제’를 지키겠다고 했지만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의 자유는 사라졌다. 홍콩 반환 기념일에는 섬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으나 올해는 LSD 해산과 함께 시민의 목소리는 극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에서는 총 332명이 체포됐다. 찬 대표는 국가보안법 통제가 더 강화되면서 남편의 면회 횟수가 한 달에 4번, 1회당 15분으로 제한당했다고 전했다. 거리에서 전단을 나눠 주면 경찰이 일거수일투족을 녹화한다. 이런 이유로 홍콩 시민들이 의도치 않게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정당 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고개를 끄덕여 주거나 음료수를 건네는 홍콩 시민들의 작은 지지도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은행이 계좌를 폐쇄해 기부금 통로도 막혔다. 그러나 찬 대표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항상 쉽지 않다”면서 “모든 사람이 작은 불씨를 지니고 살아가기를 바란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 중국 반환 뒤 자유사라진 홍콩…마지막 민주정당 해산 [월드핫피플]

    중국 반환 뒤 자유사라진 홍콩…마지막 민주정당 해산 [월드핫피플]

    “중국이 홍콩을 통치하던 방식인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는 이제 끝났습니다.” 홍콩의 마지막 남은 야권세력이자 민주정당인 사회민주당의 해산을 발표하며 찬포잉(陳寶英·69) 대표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찬 대표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엄청난 정치적 압력 때문에 해산할 수밖에 없지만, 양심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는 물러나더라도 여전히 어둠 속에서 힘겹게 투쟁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라고 강조했다. 찬 대표는 20대에 의류공장에서 일하다 서른 살에 대학을 입학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여성 인권 활동을 벌였다. 사회민주당은 찬 대표가 ‘장발의 혁명가’로 유명한 남편 렁궉훙과 2006년 함께 세운 정당으로 렁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현재 투옥된 상태다. 사회민주당은 2008년 의회에서 3석을 차지하며 정계에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후 렁을 포함한 의원들이 잇따라 투옥됐다. 그동안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인 ‘우산 혁명’을 일으키고, 중국 정부의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에도 맹렬하게 반대하며 홍콩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의회 활동 중에는 시민의 권리를 대변하는 바나나, 밥 등을 위정자에게 던져 화제를 모았다. 당의 핵심 강령으로 성 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홍콩에서 처음 채택하기도 했다. 매년 7월 1일은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올해 28주년이 된다. 덩샤오핑 중국 주석은 반환 당시 50년간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는 ‘일국양제’를 지키겠다고 했지만,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의 자유는 사라졌다. 홍콩 반환 기념일에는 섬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으나 올해는 사회민주당 해산과 함께 시민의 목소리는 극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에서는 총 332명이 체포됐다. 찬 대표는 국가보안법 통제가 더 강화되면서 남편의 면회 횟수가 한 달 4번에 회당 15분으로 제한당했다. 거리에서 전단을 나눠주면 경찰이 일거수일투족을 녹화해 시민에게 피해가 갈까 봐 정당 활동도 위축됐다. 고개를 끄덕여 주거나 음료수를 건네는 홍콩 시민들의 작은 지지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은행은 계좌를 폐쇄해 기부금 통로도 막혔다. 찬 대표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항상 쉽지 않다”면서 “모든 사람이 잉걸불처럼 작은 불씨를 지니고 살아가기를 바란다”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다.
  • 해지고 나면 ‘이런’ 범죄 증가한다 [사이언스 브런치]

    해지고 나면 ‘이런’ 범죄 증가한다 [사이언스 브런치]

    영화나 소설 속에서 범죄는 벌건 대낮보다는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나 어두운 밤에,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벌어지곤 한다. 사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어둠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어둠을 물리치려고 했다. 범죄학이나 도시계획학 연구들에 따르면 어둠이 사람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안전감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가로등을 설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범죄 위험이 실제로 어두워진 뒤 더 높아지는지는 명확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셰필드대 건축학부, 셰필드 사우스 요크셔 경찰국 공동 연구팀은 영국에서 3만 건 이상의 범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어두워지면 범죄 위험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위험도는 범죄 유형이나 지리적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6월 26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어둠이 범죄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영국 사우스 요크셔 지역에서 발생한 3만 4618건의 범죄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범죄 중에는 계절적 영향으로 1년 중 일부 기간에는 낮에 발생하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어두워진 뒤 발생하는 것들도 있어서 낮과 밤 시간대 범죄 위험도를 손쉽게 평가할 수 있었다. 또 연구팀은 날씨와 휴가 기간 등 범죄의 잠재적 영향 요인들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뻔하지만 범죄는 낮보다 어두워진 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는데, 특히 절도, 손괴, 강도, 자전거 도난, 차량 관련 범죄 등 5가지 유형의 범죄는 어두워진 후에 유의미하게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성범죄나 방화, 상점 절도 등은 이런 연관성이 크지 않았다. 또, 이런 경향은 모든 지역에서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며, 어두워진 뒤 범죄 위험도는 지역마다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짐 어틀리 셰필드대 교수(도시계획·인간행동학)는 “가로등이 범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가정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어둠이 범죄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요인임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어틀리 교수는 “가로등을 비롯한 인공조명이 잠재적 범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도시 계획이나 범죄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세계 홀린 ‘K팝 퇴마돌’… 잘 봐, 언니들의 변신을!

    세계 홀린 ‘K팝 퇴마돌’… 잘 봐, 언니들의 변신을!

    공개 나흘째 글로벌 1위 흥행 돌풍‘악귀 잡는 걸그룹’ 콘셉트 매력적칼각 퍼포먼스·응원봉 떼창 등장김밥·저승사자 등 한국 정서 가득감독 “신화와 K컬처 힘에서 영감”트와이스·테디 참여한 OST 인기 K팝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이 작품은 K팝 아이돌 그룹을 소재로 한 최초의 해외 제작 애니메이션으로 한국 문화를 고스란히 녹여 내 눈길을 끈다. 25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다음날인 지난 21일부터 나흘 연속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K팝 퇴마 액션이라는 장르를 내세운 이 작품은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들로부터 인간 세계를 지키는 장벽인 ‘혼문’을 노래의 힘으로 지탱하며 악령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언뜻 유치하게 보일 수 있지만 출생의 비밀로 고통받는 루미의 성장 서사, 멤버 간의 끈끈한 우정 등 세계관을 촘촘하게 완성했다. 악귀 잡는 걸그룹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평단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들이 매긴 토마토 지수는 94%, 시청자 점수인 팝콘 지수는 95%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계인 매기 강과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이 작품은 철저한 고증으로 K팝 아이돌의 세계를 실감나게 그린다. 헌트릭스는 대규모 월드 투어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면서 떼창한다. 콘서트 전에 김밥으로 요기하고 무대에 오르기 전 한국어로 ‘가자!’를 외치는 장면은 여느 K팝 걸그룹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방송사 대기실에서 선후배 아이돌 그룹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것 또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멜로망스의 ‘사랑인가 봐’, 듀스의 ‘나를 돌아봐’ 등의 한국 가요들이 영화에 등장하는가 하면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가 부르는 노래 중간에는 한국어 가사도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무당, 저승사자 등 무속 신앙에 나오는 캐릭터들부터 우리 고유의 도깨비와 조선 후기 만화 느낌의 호랑이까지 등장하는 등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헌트릭스 멤버들은 악령을 물리칠 때 조선 시대 무기인 사인검과 월도 등을 휘두르고 전통 장신구를 매단 의상을 입고 일월오봉도 앞에서 춤을 춘다. 남산 서울타워가 배경으로 등장하며 한약방과 공중 목욕탕도 볼 수 있다. 어릴 적부터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즐겨 봤다는 매기 강 감독은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운 면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동시에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한국의 풍부한 신화와 초자연적인 악귀를 떠올리다 보니 악귀 사냥꾼 아이디어가 나왔고, 운 좋게 새로운 여성 슈퍼 히어로를 보여 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몇 년간 K팝과 영화, 드라마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쌓아 온 한국 문화의 막대한 영향력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영화에는 실제 K팝 팬인 스태프들이 참여했고 방탄소년단(BTS), 스트레이키즈, 블랙핑크 등 K팝 가수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작품의 디테일을 살렸다. 애플한스 감독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전 세계 수백만 인구가 BTS의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노래하며 춤추기 시작했고 잠시나마 세상이 조금 밝아진 느낌이었다”면서 “좋은 노래 한 곡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어둠을 무력화하며 악마까지도 힘을 잃게 만드는 순간과 느낌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K팝을 소재로 한 만큼 K팝 가수들과 K팝 제작자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 대거 참여했다. 타이틀곡인 ‘테이크다운’은 그룹 트와이스 멤버 정연, 지효, 채영이 불렀고 ‘소다 팝’, ‘유어 아이돌’ 등에는 빅뱅, 블랙핑크 등과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의 작곡가들과 유명 K팝 가수의 춤을 만든 안무가 리정, 댄스 크루 잼리퍼블릭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OST 또한 최근 미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어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한국 배우도 눈에 띈다. 안효섭이 사자보이즈의 진우, 이병헌이 마왕 귀마, 김윤진이 헌트릭스의 정신적 지주 셀린 역을 맡았다.
  • [천태만컷] 건물 주인의 절규

    [천태만컷] 건물 주인의 절규

    어둠 속 상가 벽에 붉은 글씨로 쓰인 경고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소변 금지, 카메라 작동 중’이라는 문장에서 건물주의 절박한 심정이 느껴집니다. 기본적인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를 기대해 봅니다.
  • “소름 돋았다”…27년 전 ‘11A 좌석’ 앉았다가 생존했다는 태국 연예인

    “소름 돋았다”…27년 전 ‘11A 좌석’ 앉았다가 생존했다는 태국 연예인

    2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낳은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가 ‘11A’ 좌석에 앉아 있었던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가운데 27년 전 여객기 추락 사고에서 생존한 태국인이 자신도 ‘11A’ 좌석에 앉았었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태국 배우 겸 가수 루앙삭 로이추삭(47)은 소셜미디어(SNS)에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 직후 희생자와 유족에 애도를 표하며 자신도 11A 좌석에 앉아 있다가 살아남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소름 돋는다”고 적었다. 로이추삭은 1998년 방콕에서 수랏타니로 향하는 타이항공 TG261편에 탑승했는데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던 중 늪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132명과 승무원 14명 중 101명이 사망하고 45명이 중상을 입었다. 로이추삭은 사고 당시 항공권을 더 이상 가지고 있지 않지만 당시 신문 보도에 자신의 좌석 번호가 나와 있다고 전했다. 로이추삭은 사고 후 10년 동안 비행기를 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기내에서 호흡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그는 “밖에 구름이나 폭풍우가 치면 마치 지옥에 있는 것처럼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며 “아직도 비행기가 추락했던 늪지대의 소리, 냄새, 심지어 물맛까지도 기억난다”고 했다. 한편 앞서 지난 12일 오후 1시 38분쯤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국제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AI171편 여객기가 이륙한 지 30초 만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최소 274명이 숨지고 한 명이 생존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일한 생존자인 인도계 영국인 비슈와시 쿠마르 라메시(38)는 가족을 방문하고 영국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라메시는 인도 공영방송 DD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락 당시에는 “죽은 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좌석 옆 비상구 근처 작은 틈을 발견해 그 사이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라메시가 앉았던 11A 좌석은 기체 중간에 있는 비상 탈출구 바로 옆자리였다. 다만 일부 항공 전문가들은 비상 탈출구 근처에 앉는 것이 사고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11A 자리가 항상 출입문 옆자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호주 항공 컨설팅사 에이브로우의 론 바츠 회장은 로이터에 “이번 사고에서는 비상 탈출구 옆자리가 가장 안전한 좌석이었다”며 “하지만 11A가 항상 비상 탈출구 옆자리는 아니다. 항공기마다 좌석 배치가 다르다”고 말했다. 비상 탈출구 옆은 일반적으로 날개 옆자리여서 추락할 때 오히려 위험한 자리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CNN 안전 분석가이자 전 미국 연방항공청(FAA) 안전 감독관인 데이비드 수시는 “해당 좌석은 날개 구조물이 기체 아래를 통과하는 부분으로 지면과 가장 먼저 충돌할 수 있는 구조”라며 “그 좌석에서 살아남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내가 연기나 어둠으로 가득 차 시야가 가려질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좌석과 가장 가까운 출구 사이의 좌석 수를 미리 세어두고, 비행 시작 전 안전 사항 안내를 주의 깊게 듣는 것이 생존 확률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비행안전재단의 미셸 폭스 이사는 “사고는 각각 다르며, 좌석 위치만으로 생존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최근 제작되는 항공기들은 사고 발생시 승객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고 전했다.
  • “눈먼 장애인이 너를 욕심 내도 될까”…조승리의 첫 소설

    “눈먼 장애인이 너를 욕심 내도 될까”…조승리의 첫 소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달)로 화제를 모으며 지난해 독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던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가 첫 소설집을 펴냈다. 제목은 ‘나의 어린 어둠’. 실명을 앞둔 청소년기의 경헝믈 바탕으로 쓴 네 편의 연작소설과 소설을 쓰면서 느낀 점을 담은 에세이로 구성됐다. “네가 그리는 미래를 들을 때마다 견딜 수 없게 슬퍼졌다. 그 미래에 정말로 내가 함께 있을까. 너는 완전히 시력이 소실된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눈먼 장애인이 너를 욕심내도 되는 걸까. 그래서 나는 네가 더 망가지길 바랐다. 네가 나만큼 망가지면 당당히 네 옆에 있을 수 있을 텐데.”(27쪽) 연작소설의 주인공들은 조승리 작가 자신인 것 같지만, 엄연히 소설 속 주인공이다. 모든 주인공이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들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각 소설은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고 감정을 피워낸다. 윤성희 소설가는 이 책을 추천하며 “작가를 둘러싼 외부 세계와 작가 안에 웅크리고 있는 내부 세계가 합쳐지는 순간 이야기는 만들어진다”며 “현실 세계의 무엇이 내 마음을 건드린다. 그러면 파장이 생기고 그 파장을 나의 내부로 가지고 와서 지켜본다. 작가는 밖과 안이 끈끈하게 이어질 때까지 섬세하게 지켜보고 유연하게 대화를 한다. 그리고 정확한 문장으로 써나간다”고 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6월 14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6월 14일

    쥐 48년생 : 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60년생 : 열심히 해라 좋은 일이 생긴다. 72년생 : 지출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84년생 : 기다리던 일에 기회가 찾아온다. 96년생 : 늦은 밤 외출에 주의하라. 소 49년생 : 좌절감을 조심하라. 61년생 : 투자 말고 자금을 아껴라. 73년생 :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보는 것도. 85년생 : 먼 여행은 미루는 것이 좋겠다. 97년생 : 남의 말을 함부로 옮기지 마라. 호랑이 50년생 :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라. 62년생 : 운수가 대통한다. 74년생 : 일마다 뜻대로 되는구나. 86년생 : 움직여도 이득이 없으니, 안정을 취하라. 98년생 : 옛것을 소중히 하라. 토끼 51년생 : 기쁜 소식이 있겠다. 63년생 : 한발 물러서면 행운이 있다. 75년생 : 용기 내어 행동하라. 87년생 : 하는 일이 뜻대로 풀린다. 99년생 : 이사는 서두르지 마라. 용 52년생 : 괜한 일에 현혹 마라. 64년생 : 한발 물러서는 것이 좋겠다. 76년생 : 오해 생길까 두렵다. 88년생 : 어둠 속에서 등불을 만나겠다. 00년생 : 돕는 일에 인색하지 마라. 뱀 53년생 : 근심이 없고 기쁨만 있구나. 65년생 : 큰 화 없이 평탄한 운에 감사해야. 77년생 : 모든 일이 잘 되는 날이다. 89년생 : 여유로울 때 미리 저축해야 한다. 01년생 : 문서에 신중을 다하라. 말 54년생 : 생활의 리듬을 살려라. 66년생 : 매사 현실에 충실하라. 78년생 : 운기가 서서히 호전되어 풀린다. 90년생 : 주위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라. 02년생 : 구설수를 조심해야 하는 하루다. 양 43년생 : 원망을 듣게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 55년생 : 마음을 다스려라. 67년생 : 조금만 노력해도 큰 성과 있겠다. 79년생 : 부지런히 움직이면 큰 성과 있다. 91년생 : 직분을 지키는 것이 상책. 원숭이 44년생 : 양보의 미덕을 보여라. 56년생 : 좋은 운에도 함정이 있다. 68년생 : 재정 상태가 어렵다. 80년생 : 요행을 바라지 말고 성실해야. 92년생 : 일찍 귀가하면 기쁜 일. 닭 45년생 : 우연히 행운이 따른다. 57년생 : 시비는 쉽게 해결된다. 69년생 : 지출을 줄여야 운이 상승한다. 81년생 : 어둠을 피하라. 93년생 : 주위에서 인정받는다. 개 46년생 : 겸손함이 길하다. 58년생 : 화해를 먼저 청하는 편이 길하다. 70년생 : 운수가 아주 좋은 날 82년생 : 주위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할 때. 94년생 : 근심이 기쁨으로 바뀔 때다. 돼지 47년생 : 가정에 경사가 있다. 59년생 : 휴식과 재충전은 꼭 필요하다. 71년생 : 자녀로 인한 기쁜 일이 생긴다. 83년생 : 조급해 할 필요가 전혀 없다. 95년생 : 실수할까 두렵다.
  • 이방인은 그 사회의 예외인가 규칙인가

    이방인은 그 사회의 예외인가 규칙인가

    1950년대 백인이 낳은 혼혈아그 아이는 무사히 ‘살아냈을까’한국계 유럽인 작가의 삶 투영인종차별을 죄악시하는 지금타자 향한 시선 과연 달라졌나 “어떻게 인간을 측정하는가?” 소설은 이 강력한 질문 하나로 귀결한다. 측정은 분류로, 분류는 구분으로 쉬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분리의 정치’로 세계가 뒤덮이고 있는 지금, 김안나(48)의 소설 ‘어느 아이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의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김안나는 한국계 오스트리아 작가다. 1977년 대전에서 태어나 1979년 독일로 이주했다. 빈대학에서 철학과 연극학을 전공했으며 글은 독일어로 쓴다. 독일어권 이민자, 소수자 문학을 연구하는 최윤영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한국어로 옮겼다. 한국에는 다소 낯선 작가이지만 독일어권을 비롯한 유럽 문단에서는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이 작품이 2022년 오스트리아에서 출간됐을 당시 독일 도서상, 오스트리아 도서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어느 아이 이야기’는 ‘오스트리아인이지만 오스트리아인이 아닌’ 이민자로서 작가의 혼란스러운 자의식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소설이다. “그녀는 갑자기 두 눈을 날카롭게 뜨더니 혹시 한국인 아니야? 하고 물었다. 한국인이 그래도 유럽인과 제일 비슷해 보이거든. 그러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결론을 내렸다. 당신은 한국계처럼 보이는 유럽인이야. 내가 물었다. 아니면 유럽인처럼 보이는 한국인일까요?”(21쪽) 두 이야기가 소설 안에서 교차한다. 1950년대 미국의 한 소도시에서 아이가 태어난다. 백인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흑인 혼혈처럼 보인다. 아이의 생부는 누구인가. 아이의 입양을 맡은 사회복지국은 이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생모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이 혼혈아의 이름은 대니. 대니는 좋은 가정에 무사히 입양됐을까. 나아가 무사히 ‘살아 낼’ 수 있었을까. 2013년 그 소도시의 한 대학에 초청받은 오스트리아 작가 프란치스카는 우연히 대니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오스트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카는 작가의 분신이다. 프란치스카는 대니의 이야기에서 비상한 실감을 느낀다. “어떤 규칙의 예외라는 것, 아니 예외이자 규칙 둘 다라는 것, 한 문장 안에서 예외인 동시에 규칙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 그것은 어릴 때부터 나라는 인간의 존재 조건이었다. 거울 미로에서 길을 잃은 것과 비슷했던 그 상황은 내 우울증을 부채질했다.”(249쪽) 어느 집단이나 사회에서 이방인은 이중적인 위치에 놓인다. 그는 사회의 안과 밖에 동시적으로 존재한다. 작가는 그것을 ‘예외이자 규칙’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말로 설명한다. 이것은 대니와 프란치스카 둘 다에게 해당하는 말일 것이다. 우생학을 기반으로 한 인류학이 ‘과학’의 이름을 썼던 시기에 백인과 흑인의 혼혈로 살았던 대니의 삶은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우생학은 힘을 잃었고 그래도 ‘겉으로는’ 인종차별을 죄악으로 여기는 시대다. 타자, 이방인을 향한 시선은 과연 달라졌는가. 아시아인인 동시에 유럽인인, 혹은 아시아인도 유럽인도 아닌 프란치스카는 그 시선을 고찰한다. 프란치스카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의 그에게 이렇게 묻는다. “너는 도대체 거울을 볼 때 무엇을 보니?”(266쪽) 거울 앞에 선 나는 누구인가. 그것은 예외도 규칙도 아닌 그저 ‘나’다. “나는 가시성이 하나의 멍에라고 말했다.”(135쪽) 눈으로 보이는 것만을 믿는 것. 그리하여 인간도 측정하고 분류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과연 인간은, 나아가 인류는 이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작가 김안나는 다른 것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듯하다. “나는 심한 근시라서 어둠 속에서는 거의 맹인이나 다름없다. … 왜곡되고 흐릿한 세계, 먼 곳은 소리와 냄새로, 가까운 곳은 표면과 입체로 존재하는 세계. 나는 그 세계를 만질 수 있었다. 아니, 만져야만 했다. 그 정체를, 그 본질을 알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그렇게 접한 세계가 내 두 눈으로 본 세계보다 더 현실적이라고 느꼈다.”(101쪽)
  • [데스크 시각] 너무 많은 이가 떠났다

    [데스크 시각] 너무 많은 이가 떠났다

    “자살률이 왜 이리 높은 겁니까.” 묻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국가 지도자라면 마땅히 던졌어야 할 질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안전·치안점검회의에 이어, 10일 국무회의에서도 자살 문제를 공식 의제로 올렸다. 외면받아 온, 어쩌면 막을 수 있었던, 오래 묻혀 있던 죽음의 사연과 유가족의 슬픔을 이제서야 국가가 돌아봤다. 2024년 자살 사망자 1만 4439명(잠정치). 하루 평균 40명 가까운 이들이 스스로 생을 놓았지만 정부는 줄곧 침묵했다. 그간 단 한 줄의 입장 표명도, 관련 브리핑도 없었다. 왜 이토록 많은 이들이 세상을 등졌는지 원인 분석 통계가 공개되지 않아 그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 배우 이선균씨의 죽음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단순한 ‘베르테르 효과’(모방 자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몰아친 2011년(1만 5906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네 번째다. 뒤늦게 공개된 요인은 ‘경제적 곤란’이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 동기는 정신적 문제가 33.4%, 경제적 문제가 28.1%, 신체적 문제 14.6%, 인간관계 문제 10.1%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적 문제 또한 상당 부분은 경제적 요인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사업자 수는 98만 6000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사실 정부는 자살 사망자가 ‘국가 공중보건 위기 수준’에 이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원인 분석 통계를 이미 갖고 있었고, 올해 초 전문가들과 온라인 회의에서 비공개를 전제로 해당 자료를 공유하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없었다. 민생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이 주목받을까 우려해 심각한 사회적 위기 앞에서도 침묵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게 남는다. 대책이 더 빨랐다면, 이 순간 어둠 끝에 매달린 누군가의 손을 붙잡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우리는 너무 늦게 돌아봤고, 너무 많은 이들이 떠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부동의 1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28.3명. 무미건조한 숫자 뒤엔 매년 1만 4000여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음습한 사회와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유가족들의 피멍 든 가슴이 있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한두 명도 아닌 수만 명이 목숨을 던진다면 구조화된 죽음이다. 일본은 유형별·지역별 맞춤형 자살 예방 정책에 과감히 투자했고, 자살률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국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어떤 죽음은 막을 수 있다는 걸 일본은 증명한다. 대단한 인프라가 필요한 게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현미경 정책이다. 우울과 자살 충동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누구도 예외일 수 없기에 일상에 징검다리를 놓아야 한다. 경제·사회적 안전망 구축은 기본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치료 이후 삶으로 건너갈 다리가 없다. 우울증으로 학교를 그만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뒀다는 한 학부모는 “병원 치료는 이제 시작일 뿐인데, 그다음 단계가 없다. 사회 적응을 도와줄 시스템이 없으니 치료받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표준에 맞지 않으면 잘라내는 사회, 기계처럼 100% 이상 해내도록 강요받는 구조 안에서 아픈 사람은 버틸 수 없다”고도 했다.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가장 아픈 이들이 먼저 손 내밀 수 있도록 이제 국가는 뒷걸음이 아닌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듣지 않았기에 떠난 생들이 있다. 이제는 묻고, 듣고, 붙들어야 한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현정 경제정책부 차장
  • 쉽게 쓴 詩가 부끄럽다던 윤동주, 80년 만에 소설로 태어나다

    쉽게 쓴 詩가 부끄럽다던 윤동주, 80년 만에 소설로 태어나다

    올해 ‘윤동주 시인 80주기’ 맞아성석제·손원평 등 후배들이 각색“시가 지닌 상징, 이야기로 확장”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노래했던 시인 윤동주(1917~1945). 어려운 삶과 시대를 뚫어낸 윤동주의 “쉽게 쓰인” 시가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가닿았다. 대산문화재단이 발행하는 계간지 ‘대산문화’ 여름호(96호)에는 조금 독특한 기획 특집이 실렸다. 특집의 제목은 ‘시, 소설로 담다’이다. 재단 측이 밝힌 기획 취지는 이렇다. “시가 지닌 울림과 상징을 이야기 형식으로 확장해 그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다.” 올해 80주기를 맞은 윤동주의 여러 시를 앞에 두고 후배 소설가들이 이야기를 지었다. 문지혁, 성석제, 손원평, 이서수, 이유리, 이주혜 등 여섯 작가가 각각 윤동주의 시편을 이어받았다. 각 작품은 3~5쪽 안팎의 매우 짧은 ‘초단편소설’이다. 성석제는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를 이어받아 ‘쉽게 쓰인 소설’을 내놨다. 요즘 인기가 좋다는 신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뽑은 주인공 이생(李生). 연휴를 앞두고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즐기고 있던 그의 차 앞으로 허름한 트럭이 무리하게 끼어든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 결국 “뿌드드드윽” 하는 소리와 함께 신차에는 커다란 스크래치가 생긴다. 태어나 처음 갖게 된 차에 선명히 새겨진 상처는 제 살을 찢는 것처럼 아픔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트럭에서 운전자가 내린다. 투박하고 거친 팔뚝, 페인트 자국이 묻은 옷. 그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죄송합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 나왔다가 그만….” 인생이 살기 어렵다는 윤동주의 말을 떠올린다. 무엇이 어려운 삶인가. 삶은 왜 어려운가. 성석제와 윤동주는 이렇게 공명한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나 소설이 쉽게 쓰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윤동주의 시 ‘아우의 인상화’를 받아 ‘나의 AU에게’를 완성한 이유리의 작품도 인상적이다. 아들을 잃고 슬픔에 빠져 사는 부부가 환자의 기억과 상황에 맞춘 로봇 ‘AU’(아우)와 함께 살아가며 위로를 얻는 이야기다. 위로는 감정의 영역이고 그것은 오롯이 인간의 영역이라고만 생각됐다. 하지만 로봇이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할 때 인간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인간의 할 일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 시인의 고뇌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닥뜨린 소설가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분열한 자아의 초상을 그린 윤동주의 ‘또 다른 고향’은 손원평으로 이어졌다. 시와 같은 제목의 소설에서 손원평은 형과 동생 그리고 뭉치라는 이름의 개를 등장시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작용하는/백골을 들여다보며/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아름답고 성찰적인 윤동주의 문장은 손원평에게서 조금 그로테스크하게 변모한다. 윤동주의 ‘자화상’에서 자전적 소설 ‘우물과 나’를 길어 올린 문지혁의 작품은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했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시란 번역하다가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시를 읽으며 길을 잃어버리는 것은 시인가, 아니면 ‘나’인가.
  • 깨진 안경 벗고 비로소 변신… 내면 속 진짜 나를 만날 시간

    깨진 안경 벗고 비로소 변신… 내면 속 진짜 나를 만날 시간

    안경은 깨져 있다. 내가 밟아서 그런 것이다. 깨진 안경으로 들여다보는 세상은 온통 균열뿐이다. 안경을 벗기로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변신’. 다소 흐릴 순 있겠지만 괜찮다. 내 안 깊숙한 곳의 진짜 ‘나’를 마주할 시간이다. 11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하는 정유미 감독의 ‘안경’은 상징과 은유로 현대인의 내면에 다가가는 애니메이션이다. 15분 남짓의 작품에 대사는 없다. 연필로 그린 절제된 선으로 주인공, 그리고 관객의 내면을 직시하게끔 만든다. 2025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깨진 안경을 쓴 주인공이 안경 가게로 보이는 곳에서 시력 검사를 받는 것이 전부다. 가게의 주인으로 보이는 이가 시력 검사기에서 몇 글자를 가리킨다. 자세히 따라가 보니 하나의 단어다. ‘METAMORPHOSIS’. 변신으로 번역된다. 나의 모습을 근본부터 완전히 바꾸는 것. 어쩌면 변신은 변심보다 더 극적이다. 주인공은 안경을 벗고 굴절검사 기계에 눈을 가져다 댄다. 저 멀리 또 다른 내가 보인다. 짧은 러닝타임에 서사 대신 다양한 상징을 담아낸다. 그렇지만 난해하진 않다. 분명하고 또렷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정 감독의 또 다른 작품 ‘파라노이드 키드’도 연속 상영된다. 7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감독이 직접 그린 동명의 그림책이 원작이다. ‘안경’과 달리 이 작품은 내레이션이 있다. 배우 배두나가 목소리를 더했다. 주인공의 감정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배두나는 녹음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작품 역시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꼽히는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특별 부문(타임 포 더 마스터스)에 초청된 바 있다. 슬픔, 우울, 불안…. 현대인은 여러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을 보면 모두가 웃고 있는 것 같다. 어두운 것을 속에 깊숙이 숨긴 채로. 그러나 무언가를 영원히 숨길 순 없다. 세상은 원래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곳. 어둠을 오히려 나의 칼로 삼을지어다. 세상은 도리어 나의 무한한 가능성으로 밤하늘의 별처럼 빛날 것이다. 영화 상영은 메가박스 큐레이션 브랜드 ‘필름 소사이어티’를 통해 기획됐다. 관람료는 3000원이다. 정 감독은 “단편 작품은 영화제 외에서는 접하기 어려운데, 좋은 기회로 극장에서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 순천만으로 함축된 자연을 그리다…김일권 개인전

    순천만으로 함축된 자연을 그리다…김일권 개인전

    순천만을 소재로 함축된 자연을 그려온 김일권 작가의 전시회 ‘Break through the nature’가 서울 종로구 자하미술관에서 8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김일권은 야트막한 산을 경계로 하늘과 순천만이 뚜렷하게 나뉘는 풍경을 강렬한 색의 대비가 느껴지는 추상화로 표현해 왔다. 태양의 위치,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순천만의 한순간을 포착해 캔버스에 그린다. 김일권 작가는 마음으로 본 순천만의 모습을 미니멀하게 추상으로 표현하여 온 작가로 명성이 높다. 자연 풍경을 단순한 재현이 아닌 평화를 담은 추상으로 재구성했다. 그의 캔버스에는 어둠과 빛, 정적과 깨어남 등의 시간 변동과 색의 대비, 바다와 하늘의 경계선 등이 표현돼 있다. 색채가 양분된 작가의 캔버스는 계절적인 변화 리듬에 의해 미묘하게 조절된 풍경을 환기시킨다. 김일권은 “그림을 보는 이에게 고요함과 힐링, 평안해지는 마음을 드리기 위해 작가로서 보다 더 인간다움의 완성을 위해 처절한 몸부림, 고통, 내면의 벽을 깨어내는 고뇌를 통해 삶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일권은 뉴욕 미술학교 MFA를 수료하고 서강대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뉴욕시립대 연구교수를 지냈다. 뉴욕 유학 시절에는 백남준 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전남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뮤지엄 산, 포스코 미술관, 토털 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미술관을 비롯하여 뉴욕 첼시 앤드레 자르 갤러리 전속작가와 미국 뉴욕 소호, 프랑스 파리 등에서 전시한 바 있다.
  • 가만히 다가가 풍경에 닿는다… 나도 너도 없는

    가만히 다가가 풍경에 닿는다… 나도 너도 없는

    ‘서정시 수사’ 문태준 아홉 번째 시집느릿하고 평화로운 언어 눌러 담아“틈날 때마다 아무 편 펼쳐 읽으면서힘들어하고 가쁜 숨도 고르길 바라” 흩날리는 눈발, 밀려드는 해무…. 나의 바깥에서 벌어지는 저 무언가에 우리는 ‘풍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저 그곳에 있을 뿐이라고 여겼던 풍경이 어느 날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아주 작고 낮은 목소리로. 고요하고 융융(融融)한 시인의 목소리가 그것과 조응한다. 그럴 때 풍경은 비로소 제 속살을 우리에게 내준다. 시인 문태준(55)의 아홉 번째 시집 ‘풀의 탄생’은 아주 느릿하고도 평화로운 언어로 풍경의 본질에 다가간다. 어지러운 횡설수설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싶은 마음이 시인에게는 없는 것 같다. 풍경의 말을 듣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저 느긋하게 기다릴 뿐이다. 이번 시집은 그 기다림의 기록이다. “눈송이가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네//안간힘을 쓰지 않고//숨이 참 고르네//손쓸 필요가 없지//여파(餘波)도 없지//누구도 무너지지 않아//저 아래,//벙싯벙싯 웃고 있는 겨울 허공 좀 봐”(‘안간힘을 쓰지 않고’·26쪽) 낙하하는 눈송이는 무심하다. 천천히, 제 속도에 맞춰 떨어진다. 땅에 빨리 도달할 필요가 없기에. 그 누구도 눈송이를 재촉하지 않는다. 요컨대 눈송이는 ‘안간힘’을 쓰지 않는다. 누구도 무너뜨리지 않고 사뿐히 내려앉는다. 인간은 어떤가. 단 하루라도 안간힘을 쓰지 않고서 살아갈 수 있는가. 그리하여 우리는 모두 죽상을 짓는다. ‘벙싯벙싯’ 웃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듯 눈 내리는 풍경을 가만히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얻어 갈 것이 있다. 시인은 오랜 기다림 속에서 그것을 포착했으리라. “대지가 가물어 사람도 가물어요/나는 대지의 작은 풀꽃/흥얼거리는 실개천/대지에게 먹을 물이 모자라니/나는 암석 같아요”(‘동근’·17쪽) 근원을 생각한다. 대지에게 실개천이 없으면 풀꽃은 암석이 되고 사람 역시 가문다. 앞서 풍경을 ‘나의 바깥에 있는 저 무언가’로 규정했으나 과연 그런가. 나와 풍경의 근원은 같은 것이 아닌가. 이처럼 시인은 인간의 오랜 습관이었던 ‘나’와 ‘자연’의 이분법을 지우고자 애쓴다. 시인은 이런 상상도 한다. “반딧불이가 모두 사라진다면/반딧불이의 불빛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꺼진다면/싱싱한 수풀은 곧 시들시들해지고/이슬은 쌀쌀맞은 모래알이 되어 내리리/… 여름밤의 하늘은 찢어진 우산이 되리/어둠은 결코 깨어나지 못하리”(‘그러할 리는 없겠지만 만약에’·77쪽) 풍경의 일은 풍경만의 일이 아니다. 나의 일이 되고, 모두의 일이 된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문태준은 ‘수런거리는 뒤란’, ‘가재미’, ‘아침은 생각한다’ 등의 시집을 펴냈다. 30년 넘는 시력(詩歷)에서 자기만의 또렷한 서정시의 세계를 구축하며 ‘서정시의 수사(修士)’라고도 불린다. 불교방송의 프로듀서(PD)로 일하며 최근에는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기기도 했다. 이번 시집에는 ‘귤꽃’이 종종 등장하는데 이는 제주의 풍경에 시인이 감화된 탓일 터다. ‘수희’(隨喜)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한다. 남의 일을 나의 일처럼 기뻐한다는 의미의 불교 용어다. 시인은 거기서 서정시가 비롯된다고 생각했다. ‘나’와 ‘너’의 구분이 사라지는 곳에서 모든 존재는 ‘인연’(因緣)으로 연결된다. 시인에게 독자와의 인연만큼 중한 게 있을까. 5일 문태준에게 ‘이번 시집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가닿았으면 하는지’ 물었다. “틈이 날 때마다 시집의 아무 데나 펼쳐서 한 편씩 읽어 주신다면 좋겠어요. 하얀 귤꽃 핀 것, 푸른 잎사귀에 여름비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 무지개가 춤곡처럼 뜬 하늘 등등 이런 풍경이 시집에 들어 있어요. 힘들어하고 가쁜 숨을 좀 고르길 바라요.”
  • 이재준, “위대한 국민이 새 희망 열었다···진짜 대한민국 함께 만들어 가겠다”

    이재준, “위대한 국민이 새 희망 열었다···진짜 대한민국 함께 만들어 가겠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4일 “위대한 국민께서 새 희망의 길을 만들어주셨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 시장은 4일 [빛의 혁명이 만든 길,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라는 제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은) 내란의 어둠을 가르고, 광장의 빛으로 열어주신 길이다. 무너진 민주주의와 민생을 되살리고, 평화를 회복하는 길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제는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야 하고, 진정한 통합은 정의 위에 세워져야만 한다”며 “통합은 책임을 회피하는 면죄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란 종식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첫걸음이다. 내란 세력에 응분의 책임을 묻고, 내란의 어두움을 완전히 걷어내야 계엄으로 추락한 경제와 국가 신뢰를 다시 세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새 정부는 인수위 없이 곧바로 국정운영을 시작한다. 난파선의 키를 잡고 거대한 위기의 파도를 넘는 고된 여정이 될 것이지만,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진짜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 수 있다”라고 적었다. 또 “수원시 역시 이재명 대통령을 도와 새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지방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 ‘진짜 대한민국’ 함께 만들어 가자”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 李 “대한민국 수호” 金 “진실이 이긴다” 李 “당당하게 완주”

    李 “대한민국 수호” 金 “진실이 이긴다” 李 “당당하게 완주”

    21대 대선 투표일인 3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민주노동당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향해 “내란을 몰아낸 손으로 대한민국을 지켜 달라”, “괴물 총통 독재를 막아 달라”, “이 싸움에 마침표를 찍어 달라” 등 투표 독려 메시지를 내놓으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위대한 역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주의 파괴를 멈춘 그 손, 응원봉을 들어 불법 계엄과 내란을 몰아낸 그 손으로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지켜 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년의 퇴행과 내란으로 국민의 삶은 벼랑 끝에 서 있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낸 위대한 역사는 오늘을 또 한 번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투표 종료를 앞두고 또 글을 올려 “기득권의 탐욕으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릴 골든타임이 6시간 남았다”며 “대한국민은 모든 것이 무너져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았던 IMF 국난에도 돌반지, 금가락지를 꺼내 극복했고, 국정 농단의 어둠도 촛불로 물리쳤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시간은 늘 정확했고, 선택은 항상 옳았다”며 “다시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 달라.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 드린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민주당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윤석열의 내란 때문에 치르는 오늘 선거에서 내란으로 무너진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투표로 일으켜 세워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의 실정으로 파탄 난 민생과 폭망한 경제를 투표로 되살려 주시라”고 덧붙였다. ●“자유민주주의 지킬 마지막 기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페이스북에 투표 독려 메시지를 여러 차례 올렸다. 김 후보는 “이번 대선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 우리 손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택하는 날”이라며 “괴물 총통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장경제, 한미동맹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여러분의 한 표 한 표가 바로 민주주의”라며 “국민의 마음이 모이면 우리의 자유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고 ‘방탄유리’를 뚫는 강력한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거짓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민주주의가 독재를 몰아낼 수 있다는 것을, 정의와 법치가 살아 있다는 것을 투표로 보여 달라”고 덧붙였다. 투표 종료를 1시간 30여 분 앞둔 시점에는 “선거 투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여러분의 선택으로 자유냐, 독재냐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글을 또 올려 재차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유권자의 한 표가 국가 미래를 좌우한다며 막판까지 투표 독려를 호소하며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하기도 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어수선한 시기에 진실된 한 표로 더 큰 혼란과 위기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한다”며 “6월 18일에 이재명 후보의 파기환송심이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재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는 경우 두 달 내로 다시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자금·조직·언론 지원 없이 약속 지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번 대선 과정을 두고 ‘명량해전’과 같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자금도, 조직도, 언론의 지원도 없이 시작했지만 상식과 희망, 그리고 국민의 손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여의도 떠벌이들이 말했다. 단일화할 것이라고, 포기할 것이라고, 결국 선거를 접을 것이라고”라며 “하지만 우리는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고, 대통령 선거를 당당히 완주했다”고 썼다.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해 “민주당과 싸울 의지도, 이길 전략도 없고, 오직 공천과 당권을 탐할 뿐”이라고 겨냥했다. 그는 “윤석열·황교안·전광훈 연합세력, 비상계엄과 부정선거를 외치는 극우 정치의 중심이 된 그곳은 더이상 보수도 아니고 정당도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진보 정치를 다시 토론장으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의 현실을 바꾸고 싶은 당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당신 5번에 투표해 달라”며 “투표로 진보정치를 다시 토론장에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윤석열·김건희 동반 투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그러나 대선과 관련한 메시지를 별도로 내진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그간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이나 산책 등 외부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윤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언제 받을 것인가’, ‘사전투표가 부정선거라고 생각하느냐’, ‘탄핵 때문에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됐는데 국민들한테 할 말이 없느냐’, ‘수사에 왜 불응하느냐’ 등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질문이 이어지자 웃음기 있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무표정을 유지하던 김 여사는 ‘샤넬백이나 그라프 목걸이를 안 받았다는 입장이 그대로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 선거운동 종료…이재명 “내란 종식” 김문수 “독재 타파” 이준석 “둘 다 청산”

    선거운동 종료…이재명 “내란 종식” 김문수 “독재 타파” 이준석 “둘 다 청산”

    21대 대통령 선거 주요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 피날레 유세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막판까지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여의도서 마지막 유세 “투표로 내란 종식”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여의도광장에서 진행한 마지막 유세에서 “투표로 내란을 종식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에 국회로 달려올 때 그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온 힘을 다해 나서주시지 않겠느냐”며 “온 힘을 모아 반드시 내일 새로운 역사를 출발시키자”고 외쳤다. 그는 “여의도는 내란의 어둠을 민주의 빛으로 몰아낸 역사의 현장”이라며 “빛의 혁명이 시작됐던 여의도에서 우리가 빛의 혁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의도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국회의사당이 자리 잡고 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 집회가 열렸던 장소다. 이 후보는 “내일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역사적인 분수령”이라며 “내란을 끝낸 국민승리의 날로 기록될지, 내란 세력이 부활한 날로 기록될지는 오직 우리 모두의 실천과 행동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내란 세력들은 끊임없이 댓글 공작을 하고 온갖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고 윤석열의 아바타, 전광훈의 꼭두각시가 승리한다면, 내란수괴 윤석열이 다시 상왕이 돼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후보는 “주권자의 최종 무기인 투표는 내란을 끝내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보에 무책임하고, 질서를 파괴하고, 민생경제에 무능한 정당이 다시 집권하는 건 이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며 “내일 선거에서 이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문수, 서울시청 앞 마지막 유세 “여러분이 제 방탄조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마지막 날 제주에서 시작해 부산·대구·대전을 거쳐 서울로 이동하며 ‘경부 상행선’ 유세를 펼쳤다. 단상에 오른 김 후보는 “본인이 떳떳하고 자신 있는데 왜 모든 법을 다 만들어서, 악법을 만들어서 괴물 독재를 하나”라며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어떤 사람은 방탄조끼를 입던데 저는 필요 없다”고 말한 뒤 겉옷을 풀어 상의에 쓰인 ‘국민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를 내보였다. 그는 “여러분이 모두 저의 방탄조끼”라며 “저는 방탄유리도 필요 없다. 저의 양심이 방탄유리”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깨끗한 공직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절제를 다 한 제 아내, 법인카드를 불법으로 쓰지 않았다”라거나 “제 딸은 불법 도박을 하지 않는다. 음란 욕설을 퍼붓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가족 논란이 불거진 이재명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꼭 투표하시고 많은 분이 내일 민주주의 혁명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며 “소중한 한표로 경제를 살리는 경제 혁명의 날이 되길 바란다”고 큰절로 지지를 호소했다. 마지막 유세 때는 당내 경선에서 겨뤘던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등이 한자리에서 ‘원팀’ 유세를 했다. 김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 딸 동주 씨 등도 무대에 함께 올랐다. 민주당 출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찬조 연설에 나서며 힘을 보탰다. 이준석, 보수 심장 대구서 “내란·환란세력 둘 다 청산해야” 제3지대 후보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마지막 유세 무대로 ‘보수의 심장’ 대구를 택했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 출신 할아버지·할머니·외할아버지·외할머니를 둔 100% TK DNA”라고 강조하며 “대구 민심이 이번 선거에서 어디보다 중요하다. 이번에는 TK가 가장 진취적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계엄이라는 트라우마를 안겨준 사람들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도 청산 대상이다. 무책임하기 때문”이라며 “내란 세력과 환란 세력 둘 다 청산하자”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끝까지 단일화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단일화하면 뭐가 그리 좋겠나. 그거(당권) 받아서 뭐하겠나”며 ‘그들을 따라 밥 주는 곳만 쫓아가는 비만 고양이가 되지 않고, 저는 굶더라도 호랑이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 공약은 자기 돈이 아닌 것을 끌어다가 국민에게 준다며 매표하는 전략이다. 봉이 김선달 같은 사람”이라며 “미래의 빚을 끌어다 쓰겠다는 사람은 결국 나라 경제를 파탄내고 대한민국에 외환 위기를 가져와 환란으로 30년 만에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6·3 대선의 투표는 3일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 4295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다. 이날 투표는 오후 8시까지 진행되며, 이후 개표작업에 들어가 이르면 자정쯤 당선인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