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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월드리뷰 ② 中·日·亞] 1인 체제·美에 도전… 강력해진 ‘시월드’

    [2017 월드리뷰 ② 中·日·亞] 1인 체제·美에 도전… 강력해진 ‘시월드’

    “당장(당헌) 수정안에 동의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말에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포함한 당 대표 2336명 전원이 손을 들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손을 들라”는 말에 “메이유”(沒有·없다)라는 말이 인민대회당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시 주석은 “통과됐다”고 선언했다. 2017년 10월 24일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들어간 당장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순간이었다.이 순간을 기점으로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반열에 올랐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인에게 똑같은 의결권을 줬던 집단지도체제는 상명하복의 1인 체제로 바뀌었다. 시진핑은 관례를 깨고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아 권력 연장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 시진핑의 오류가 곧 공산당의 오류가 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시진핑으로의 권력 집중은 개인의 권력욕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지만, 중국 사회를 계속 통치해 나아가야 하는 공산당 전체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빈부격차 등 사회분열 양상이 심화하고, 미국과의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 때문에 2017년에 열린 다른 정치 행사도 모조리 시진핑 권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8월 1일 ‘건군 90주년’을 맞아 아시아 최대 훈련지인 네이멍구 주르허 기지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시 주석은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부대를 사열하며 “당 중앙에 대한 충성이 군사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당 중앙의 ‘핵심’인 자신에 대한 절대 충성을 명령한 것이다. 집중된 권력을 품은 시 주석은 거침없이 ‘중화 부흥’의 길로 나아갔다. 숨겨 뒀던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의 칼을 꺼내 든 시 주석은 분발유위(奮發有爲·분발해 성과를 이뤄낸다)라는 외교전략으로 미국이 주도해 온 국제질서에 도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 5월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정상회의,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세계 자유무역의 수호신이 되겠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 우선주의로 고립주의 노선을 걷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었다. 자금성(紫禁城)을 통째로 비워 놓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황제급 예우(11월 8일)를 한 것도 앞으로 다가올 ‘중화 제국시대’를 미리 보여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하지만 철권통치에는 많은 부작용이 따랐다. 중국 정부는 인권운동의 상징이었던 류샤오보(劉曉波)의 마지막 소원이었던 해외 치료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류가 사망한 7월 13일 세계가 함께 슬퍼한 것은 중국을 향한 분노이기도 했다. 체제 비판적 변호사, 활동가들도 줄줄이 체포됐다.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급속도로 발전한 인터넷 환경은 열린 사회로 가는 길을 열어 주는 게 아니라 ‘빅 브러더’ 구축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11월 18일 베이징 빈민촌 화재로 19명이 숨지자 시정부는 빈민촌을 모두 철거해 버렸다. 보금자리를 잃은 이주노동자(공민공)들은 시 주석이 당대회 때 약속한 ‘인민의 아름다운 생활’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게 신시대냐”고 항의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인사]

    ■산업통상자원부 ◇실장급 승진△기획조정실장 박진규△국가기술표준원장 허남용◇과장급 임용△정보관리담당관 신우찬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지원단장 이대건△소상공인정책과장 조재연 ■경찰청 ◇경무관 승진 예정△본청 범죄예방정책과장 이충호△본청 홍보담당관 유진규△본청 경무담당관 윤동춘△본청 정보2과장 이 훈△서울 교통안전과장 김종보△서울 수사과장 김갑식△본청 형사과장 남구준△서울 경무과장 손장목△서울 경비1과장 허 찬△본청 보안1과장 김순호△본청 기획조정담당관 김학관△본청 정보4과장 박형길△경기남부 형사과장 고기철△부산 경무과장 박경수◇총경 승진 예정△부산 경무 인사 문봉균△인천 홍보 홍보 강석현△전북 경비교통 경비경호 임종명△울산 정보 정보3 이철수△서울 경찰특공대 이용석△서울 여성청소년 여성보호 박정원△경북 정보 정보3 변인수△대구 홍보 홍보 이성균△광주 경비교통 교통안전 조영일△대전 경무 교육 박춘순△서울 형사 강력 신성철△부산 교통 교통안전 이병학△본청 감사 감사 박재석△부산 형사 강력 박준경△본청 국제협력 국제협력1 어윤빈△서울 정보2 정보2 배용석△인천 경무 경무 이종무△서울 경무 이임재△서울 청문감사 감찰 강순보△서울 보안1 보안1 장동찬△본청 사이버수사 사이버수사기획 함영욱△경기남부 교통 교통안전 정용선△서울 경비2 외빈경호 이원일△서울 마포 수사 라혜자△본청 성폭력대책 여청수사 최은정△강원 수사 수사1 최승호△제주 생활안전 생활안전 김영옥△본청 정보3 정보1 이관형△본청 기획조정 기획 박민영△본청 형사 강력 장재혁△서울 교통안전 교통안전 이교동△본청 위기관리 작전 강성모△서울 혜화 정보보안 서동수△서울 인사교육 인사 김기종△전남 경비교통 교통안전 조장섭△본청 인사 인사운영 박재현△서울 홍보 홍보협력 김문영△경기북부 형사 강력 임학철△본청 정보1 정보1 김종관△서울 외사 기획정보 정재일△충북 정보 정보4 박봉규△경북 형사 강력 이승목△인천 경비교통 교통안전 김한철△전남 경무 경무 임준영△서울 101경비단 작전 이영철△부산 부산남부 생활안전 김태경△충남 경무 인사 송재준△경북 청문감사 감찰 민문기△대전 홍보 홍보 이상근△본청 홍보 홍보협력 박종섭△대구 형사 강력 최준영△본청 장비 특수장비 황영선△광주 형사 강력 국승인△제주 정보 정보3 오인구△본청 수사 KICS운영 강일구△경기남부 형사 강력 변창범△서울 경무 이선래△부산 생활안전 생활안전 도원칠△광주 경무 경무 차복영△경남 생활안전 생활안전 정창영△경기남부 생활안전 생활안전 김선우△대구 정보 정보3 임상우△본청 감사 감찰기획 임동균△경기남부 경무 경무 고성한△본청 보안1 보안1 김범상△본청 기획조정 R&D기획 여개명△서울 강서 형사 오지형△본청 교통안전 교통안전 유동배△본청 복지정책 복지정책 한상갑△서울 경무 정문석△전북 전주완산 형사 박종삼△경남 형사 강력 오동욱△서울 강남 생활안전 송원영△경남 경비교통 교통안전 전범욱△강원 정보 정보3 정대이△서울 강동 형사 조창배△서울 종로 수사 오창배△경기남부 수원중부 정보보안 박진성△서울 광진 여성청소년 이승렬△서울 송파 생활안전 곽창용△서울 서초 정보보안 강찬구△충북 청주상당 정보보안 이유식△서울 경비1 경비2 양회선△서울 서대문 여성청소년 김정훈△본청 여성청소년 청소년 우지완△본청 경비 경비2 조정래 ■서울시 ◇1급 승진△도시교통본부장 고홍석△인재개발원장 장경환△도시기반시설본부장 고인석◇2급 승진△일자리노동정책관 조인동△지역발전본부장 정수용△시민소통기획관 유연식△시립대 행정처장 윤영철△도시계획국장 김학진◇3급 승진△시민소통담당관 김영환△총무과장 정상택△여성정책담당관 배현숙△안전총괄과장 송정재△경제정책과장 김태희△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 김종근△복지정책과장 정환중△도로관리과장 배광환△도로시설과장 박상돈◇4급 승진△도시브랜드담당관 한정우△재생정책과 신정철△기획담당관 김설희△도시계획과 이준형△예산담당관 김미정△공원녹지정책과 오종범△경제정책과 최판규△물순환정책과 윤정기△문화정책과 이은주△동남권계획반 황승일△총무과 오성문△시의회사무처 박창석△도시기반시설본부 김영수 김인숙 이도헌 송종훈△기술심사담당관 이철△물순환정책과 윤창진△도로계획과 이승석△재생정책과 한휘진△은평병원 조경숙△공공개발센터 이상면△주거재생과 김창규△도시계획과 김창환△건축기획과 박순규△상수도사업본부 이임섭△구로구 정창구△광진구 신상식△동작구 조남성△마포구 최영창 ■한국경영인증원 △대표이사 황은주 ■호텔신라 ◇승진△전무 최창현△상무 심욱 천경기 ■한샘 ◇승진△상무 김윤희△이사 노태권△이사대우 양재혁 이향호 ■한컴그룹 ◇한글과컴퓨터△상무이사 오순영△이사 박상희 홍진아◇한컴MDS△상무이사 이종영 전동욱△이사 김형진◇한컴시큐어△대표이사 노윤선△이사 서원준◇한컴지엠디△이사 이창하
  • 양준욱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포항 지진복구 성금 1천만원 전달

    양준욱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포항 지진복구 성금 1천만원 전달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양준욱 회장은 7일 경상북도를 찾아 최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주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성금은 경상북도의회 김응규 의장이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8차 임시회에서 ‘포항 지진피해 복구’지원을 위하여 전국 시도의회 차원의 협력을 요청했고, 이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1천만원의 성금을 마련하여 경북도에 전달하게 됐다. 성금을 전달하면서 양회장은 “쌀쌀해지는 날씨에 지진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시민들께 심심한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빠른 재해복구를 위해 서울시의회와 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고리 5·6호기 협력사 중단 피해 1003억 청구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참여 업체들이 공론화 기간 공사 중단에 따라 요구한 보상액이 1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에 따르면 67개 공사 협력사가 한국수력원자력에 공식 제출한 최종 보상 청구액은 1003억 7000만원이다. 이는 처음 한수원이 파악한 보상 비용 662억원보다 51.6%(341억 7000만원) 늘어난 것이다. 주설비 분야 협력사인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은 532억 6000만원을 요구했고, 원자로설비 분야 협력사인 두산중공업은 174억 6000만원을 청구했다. 보조기기 분야 협력사인 쌍용양회공업 등 58개사는 148억 1000만원을, 수중취배수 분야 협력사인 SK건설은 57억 7000만원을 각각 요구했다. 터빈발전기 분야 협력사인 두산중공업은 54억원, 종합설계용역 협력사인 한국전력기술은 33억 6000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피해 보상 요구의 법률적 타당성과 보상 항목별 액수의 적정성 등에 대한 법률 검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올해 안에 보상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반체제 인사 1주일새 146명 비밀감옥행… 장소·시간, 내·외국인 안 가린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반체제 인사 1주일새 146명 비밀감옥행… 장소·시간, 내·외국인 안 가린다

    뙤약볕이 숨막히게 내리쬐던 여름의 한복판인 지난 8월 13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위린(楡林)시 교외의 자택에 연금 상태에 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3)의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겅허(耿和)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를 통해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형 가오즈이(高智義)가 ‘오전 8시쯤 동생 방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소리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해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 18~24일)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민주주의 운동가 등 요주의 반체제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여행’ 등의 명목으로 중국 당국에 끌려가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그가 베이징으로 압송돼 모처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가오즈성을 찾아다니던 인권변호사 사오중궈(邵重國)와 리파왕(李發旺)도 중국 공안 당국에 끌려간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불법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와 지하교회 신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변호한 까닭에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다. 가까스로 실형을 모면했던 그는 2010년 3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사실을 폭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형기 만료로 2014년 8월 풀려난 가오즈성은 2015년 9월 다시 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직후 당국에 끌려가는 등 신산(辛酸)의 고초를 겪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권변호사나 민주주의 운동가, 블로거, 페미니스트, 예술가 등 중국의 각계 민주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헤이위’(黑獄·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며 미 CNN방송 등이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15년 7월 9일 중국 첫 여성 인권변호사인 왕위(王宇·46)가 베이징에서 남편·아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것을 시작으로 동료 반체제 변호사와 가족 등이 연달아 구금되는 이른바 ‘709 단속’이 벌어졌다. 홍콩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CHRLCG)는 ‘709 단속’ 당시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 등이 공안 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모두 701명이 단속됐고 이 중 321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에 따르면 왕위는 톈진(天津)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인권변호사 쑤이무칭(隋牧靑·50)도 이때 단속돼 사라진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밤중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긁혔다’는 연락을 받고 집 밖으로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감 뒤 미국으로 도피한 천타이허(陳泰和·46)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가 체포돼 중국 광시(廣西)좡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의 헤이위에서 단순 절도범과 살인범 등 다른 죄수들과 함께 구금돼 생활했다. 그는 “감방 하나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용변을 보기도 어려웠다”며 “식사를 할 때도 젓가락이 없어 밥을 손으로 집어 먹었다”고 폭로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페테르 달린(37)은 지난해 1월 현지 공안 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여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려 끌려갔다. 공안은 “그가 왕위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워 불법 구금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때 가구가 거의 없고 창문에 검은 커튼이 쳐진 방에서 24시간 불이 켜진 채 지냈다고 헤이위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밤에는 공안들이 들이닥쳐 공갈·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달린은 “신문자들은 마치 나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다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사용조차 철저히 감시당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신문을 받았다는 쑤이 변호사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쑤이 변호사와 천 교수, 달린 등은 모두 공안 당국의 요구대로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 등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반체제 인사는 또 다른 헤이위인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2012년 12월 공안 당국에 끌려간 왕페이젠(王培劍) 지량(計量)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왕 교수는 수업 시간에 톈안먼 사태의 시위 진압 방식과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공산당 일당 독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은 곧바로 왕 교수가 수업 중에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신이상이나 정서불안 때문이라며 강의를 중단시켰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은 체포된 왕 교수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제7 인민병원에 수용됐다며 최근 수년 동안 지식인과 민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과는 달리 끝내 헤이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쑨빙(孫兵·44)은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한 쑨빙은 제대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3월 6일 낮 12시쯤 톈안먼 앞 마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오 초상화를 훼손함으로써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1년2개월간 복역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교도소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만기출소 때 말기까지 상태가 악화됐다.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안 당국이 그를 고향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에서 치료받으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지방으로 압송당하는 바람에 베이징병원에 입원도 못해 사망에 이르는 빌미가 된 것이다. 앞서 7월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의 상징 류샤오보(劉曉波·61)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타계했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일만에 반체제 인사 146명의 행방이 묘연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일만에 반체제 인사 146명의 행방이 묘연한 중국

    뙤약볕이 숨막히게 내리쬐던 여름의 한복판인 지난 8월13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위린(楡林)시 교외의 자택에 연금 상태에 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3)의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겅허(耿和)는 당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형 가오즈이(高智義)가 ‘오전 8시쯤 동생 방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소리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해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달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18~24일)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민주주의 운동가 등 요주의 반체제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여행’ 등의 명목으로 중국 당국에 끌려가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가 베이징으로 압송돼 모처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가오즈성을 찾아다니던 인권변호사 사오중궈(邵重國)와 리파왕(李發旺)도 중국 공안당국에 끌려간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불법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와 지하교회 신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변호한 까닭에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전복 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다. 가까스로 실형을 모면했던 그는 2010년 3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사실을 폭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형기 만료로 2014년 8월 풀려난 가오즈성은 2015년 9월 다시 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직후 당국에 끌려가는 등 신산(辛酸)의 고초를 겪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권 변호사나 민주주의 운동가,블로거, 페미니스트, 예술가 등 중국의 각계 민주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헤이위’(黑獄·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며 미 CNN방송 등이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15년 7월 9일 중국 첫 여성 인권변호사인 왕유(王宇·46)가 베이징에서 남편·아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것을 시작으로 동료 반체제 변호사와 가족 등이 연달아 구금되는 이른바 ‘709 단속’이 벌어졌다. 홍콩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CHRLCG)는 ‘709 단속’ 당시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 등이 공안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모두 701명이 단속됐고 이중 321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에 따르면 왕유는 톈진(天津)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인권 변호사 쑤이무칭(隋牧靑·50)도 이때 단속돼 사라진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밤중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긁혔다’는 연락을 받고 집밖으로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 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감 뒤 미국으로 도피한 천타이허(陳泰和·46)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가 체포돼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의 헤이위에서 단순 절도범과 살인범 등 다른 죄수들과 함께 구금돼 생활했다. 그는 “감방 하나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용변을 보기도 어려웠다”며 “식사를 할 때도 젓가락이 없어 밥을 손으로 집어먹었다”고 폭로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피터 달린(37)은 지난해 1월 현지 공안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여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려 끌려갔다. 공안은 “그가 왕유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워 불법 구금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때 가구가 거의 없고 창문에 검은 커튼이 처진 방에서 24시간 불이 켜진 채 지냈다고 헤이위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밤에는 공안들이 들이닥쳐 공갈·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달린은 “심문자들은 마치 나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다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사용조차 철저히 감시당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심문을 받았다는 쑤이 변호사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쑤이 변호사와 천 교수, 달린 등 모두 공안당국의 요구대로 국가정권전복 선동죄 등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반체제 인사는 또다른 헤이위인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2012년 12월 공안당국에 끌려간 왕페이젠(王培劍) 지량(計量)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왕 교수는 수업 시간에 톈안먼 사태의 시위 진압 방식과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공산당 일당 독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은 곧바로 왕 교수가 수업 중에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신이상이나 정서불안 때문이라며 강의를 중단시켰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은 체포된 왕 교수가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 제7 인민병원에 수용됐다며 최근 수년 동안 지식인과 민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과는 달리 끝내 헤이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쑨빙(孫兵·44)은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한 쑨빙은 제대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3월6일 낮 12시쯤 톈안먼 앞 마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오 초상화를 훼손함으로써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징역 1년2개월 복역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교도소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만기출소 때 말기까지 상태가 악화됐다.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안당국이 그를 고향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에 치료받으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지방으로 압송당하는 바람에 베이징병원 입원도 못해 사망에 이르는 빌미가 된 것이다. 앞서 7월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의 상징인 류샤오보(劉曉波·61)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타계했다. 그도 공안당국이 위중한 상태까지 사실상 방치하고 출국 치료까지 막아 결국 사망했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지난 24일 팩스를 통해 “중국 사법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모든 법적 권리를 보장한다”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이 중국 사법 주권과 사실을 존중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CNN이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진핑 2.0시대] “쓴 열매 삼키지 않겠다”… ‘강한 중국’으로 국제질서 재구축

    [시진핑 2.0시대] “쓴 열매 삼키지 않겠다”… ‘강한 중국’으로 국제질서 재구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제시한 집권 2기 청사진의 핵심은 ‘강한 중국’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이 근대 이후 고난을 겪었던 중화민족을 떨쳐 일어나게(站起來) 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을 부유하게(富起來) 했다면, 시진핑은 강대한(强起來) 중국을 만들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강한 중국’ 노선은 단연 외교·군사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와 25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상호 존중과 공평·정의, 협력·상생에 기초한 ‘신형 국제 관계’의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평화 외교’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꾸지 말라”고도 했다. 국제사회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시 주석의 진심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선 적어도 중국이 현재 갈등·대립 중인 외교·안보 분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속내가 묻어난다. 기존의 미·중 간 외교·안보·무역 갈등은 물론 중·일 영토분쟁,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에서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뜻이다. 특히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서는 “국가 간에는 동맹이 아닌 동반자로서 새로운 교류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시 주석이 강조한 대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 주석은 이 발언을 하면서 “냉전 사유를 버리고 대항이 아닌 대화를 통해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과 북·중 혈맹 모두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미 동맹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 동시에 북·중 혈맹을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돌리려는 정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신형 대국 관계’ 대신 ‘신형 국제 관계’를 강조했다. 동등한 지위를 요구하는 ‘신형 대국 관계’를 미국이 계속 무시하자 중국이 양자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인 다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모든 국가를 평등하게 대하는 중국 외교의 전통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자국 우선주의로 내달리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같은 중국식 프로젝트로 국제질서를 재구축해 미국 패권을 무너뜨리겠다는 야망이 숨어 있는 셈이다. BBC 중문망은 중국의 외교 방향이 덩샤오핑이 제시한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와 장쩌민(江澤民) 시기의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뤄 낸다)를 넘어 분발유위(奮發有爲·분발해 성과를 낸다)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BBC는 “중국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태평양 지역에서 광범위한 투자와 교류로 기회를 모색할 뿐만 아니라 대테러,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등 비전통적 안보 영역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영향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한 중국’은 군사적 충돌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덩샤오핑이 ‘군대는 인내해야 한다’(軍隊要忍耐)고 했으나, 시 주석은 ‘싸워서 이기는 군대’(能打仗 打勝仗)를 만들고 있다. 시 주석은 2020년까지 군의 기계화와 정보화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룬 뒤 2035년에는 국방·군대 현대화를 실현하고 2050년엔 세계 일류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시간표’도 제시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지난 5년 동안 마오쩌둥 이래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인민해방군을 완전히 바꾸었다. 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 등 4총부 형태를 중앙군사위원회 직속의 15개 부·위원회 체제로 바꾸는 한편 4대 군구(軍區) 체제를 동·서·남·북·중 5부 전구(戰區)로 개편하고 병종도 육·해·공 3군에 로켓군과 전략지원부대를 추가했다. 홍콩의 중국 문제 전문가 류쓰루는 “시 주석의 군대개혁은 옛 소련식 체제를 바꿔 미국 군대의 모델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전의 작전지휘는 중앙군사위의 4개 총부가 군구에 지시를 내리면 야전군, 사단, 여단, 연대 사령부를 거치는 단계별 상명하달 시스템이었으나, 지금은 중앙군사위가 직접 군인 한 명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미군의 지휘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장비 현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4월 자국산 최초의 항공모함 진수를 포함해 올 상반기에만 중·대형 함정 10척을 건조했다. 6월 말 진수한 055형 자국산 미사일 구축함은 스텔스 기능과 레이더 성능, 정보처리 능력, 순간 최고속도 등이 미군 주력인 줌월트보다 앞선다고 중국은 자부한다. 쉬정 홍콩 즈밍연구소 국장은 대만 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군대가 되려면 실전 경험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중국군은 새로운 체제와 무기 장비의 효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 한 차례 실전을 벌이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In&Out] 中 19차 당대회와 한국의 안보 딜레마/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In&Out] 中 19차 당대회와 한국의 안보 딜레마/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오는 18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내 권력 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차기 지도자로 줄곧 주목받던 순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가 부정부패로 낙마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천민얼 구이저우 서기가 정치국 위원에 새롭게 임명되면서 집권 2기를 맞는 시진핑 시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시자쥔(習家軍·시 주석과 일했던 측근 및 부하)으로 불리는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부주임,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리훙중 톈진시 서기 등이 시진핑 집권 2기 중국을 이끌어 나갈 차기 주요 지도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이번 당대회 이후 시 주석은 자신의 측근들을 대거 핵심 보직 및 정치국 위원으로 입성시킨 후 확실히 정권을 장악하고 집권 2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시 주석은 집권 1기 동안 반(反)부패운동, 일대일로(一帶一路), 강군꿈(?軍夢) 등 과거 중국 지도부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줬던 만큼 이번 당대회는 소위 ‘포스트 덩샤오핑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시진핑 시대를 알리는 중요한 행사라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집권 초 중국의 새로운 비전으로 ‘중국몽(中國夢)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 비전의 핵심은 부강한 중국, 중화민족의 부흥, 인민의 행복 실현이며 이를 달성하는 목표시점으로 2021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과 2049년 건국 100주년이라는 ‘두 개의 백년’(兩個一百年)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화 민족의 정신과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나아갈 것을 강조하며 정치·경제·군사·사회·생태·문명의 종합적 발전 구상안까지 마련했다. 즉 덩샤오핑을 시작으로 장쩌민, 후진타오로 이어져 내려온 도광양회(韜光養晦) 중국에서 탈피해 보다 주도적이고 과감하게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고 역내 질서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전략적 함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40년간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의 성공을 통한 비약적인 경제 발전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대등한 강국으로 도약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처럼 당대회 이후 중국몽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구호가 단순히 부강한 중국을 의미하는 것뿐 아니라, 과거 중화제국 시대의 영광을 다시금 재현하는 강한 중국의 부활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투영되어 있어 향후 역내 질서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북한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는 다시 격동의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지난 25년간 한·중 관계의 비약적 발전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과 입장이 과거에 비해 많이 변화되었으나 사드 이후 양국 관계는 새로운 과제를 받아들었다. 여기에 역내 패권 문제를 놓고 미·중의 갈등과 대립이 구조화되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는 높아지는 안보상황의 딜레마도 직면 중이다. 19차 당대회 이후 중국의 꿈을 한층 더 강조하며 새롭게 출범할 시진핑 2기 지도부는 현재보다 훨씬 공세적으로 중국 주도의 역내 질서 구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한국도 당대회 이후 중국의 변화 가능성을 우리만의 희망적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접근하는 노력과 함께 보다 과감한 전략적 대안 마련을 서둘러 수립해야 할 것이다.
  • 김경자 서울시의원 ‘서울시어르신생활체육대회’서 축사

    김경자 서울시의원 ‘서울시어르신생활체육대회’서 축사

    서울시의회 김경자 의원(국민의당, 강서2)은 9월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 ‘제12회 서울시어르신생활체육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대회에는 25개구 65세 이상 스포츠 동호인 5,500여 명과 생활체육관계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시, 서울시체육회가 주최한 이 대회는 12년째 이어져오며 서울시 시니어 생활체육인들의 축제의 장이 되고 있다. 각 자치구의 명예를 걸고 출전한 어르신 선수들이 생활체조, 게이트볼, 탁구, 배드민턴, 파크골프, 족구 등 6개 종목, 볼링, 당구 등 시범종목, 대형고스톱, 대형 제기차기 등 번외경기에서 유쾌한 경연을 펼쳤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서울시어르신체육대회는 어르신들이 즐겁게 몸을 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그로 인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 라고 말하며 “이번 자리를 통해 기존에 체육활동을 해 오셨던 분들은 더욱 더 다양한 종목을 경험해보시고, 안하시던 분들은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에는 김경자 서울시의회 의원 뿐 아니라 양회종 서울시체육회 부회장, 정창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부평국 제주도체육회 상임부회장, 곽해곤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등 내빈들이 함께 자리했다. 각 자치구 선수단의 응원전의 열기 또한 좋은 볼거리였다. 김 의원은 앞으로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 통해 어르신들이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날이 갈수록 대회 참여자가 늘어가는 것을 언급하며, 앞으로는 양적인 측면 뿐 아니라 대회 질적인 측면으로도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7 전기공사 엑스포’ 성료…4차 산업혁명 시대 전기공사업 비전 제시

    ‘2017 전기공사 엑스포’ 성료…4차 산업혁명 시대 전기공사업 비전 제시

    한국전기공사가 지난 9월 21일 대전 폴리텍 대학에서 전국 전기공인들의 축제인 ‘2017 전기공사 엑스포’를 개최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전기공사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로 27번째를 맞는 ‘2017 전기공사 엑스포’ 개회식에는 김성관 전기공사공제조합 이사장, 이형주 전기신문 사장, 허헌 전기산업연구원 이사장을 비롯해 협회·조합·전기신문사·연구원 전·현직 임원과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 박성철 한전 영업본부장, 김이원 전기안전공사 기술이사, 이인호 한국폴리텍Ⅳ대학 학장, 송양회 전기산업진흥회 부회장 등 외부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장은 “2017 전기공사 엑스포는 전기인들의 최대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기공사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변화하는 전력산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한다”고 개회사를 통해 밝혔다. 이번 2017 전기공사엑스포에서는 먼저 전기공사 기술인들과 공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전기공사기능경기대회가 열렸다. 동력제어, 옥내제어(일반부, 학생부), 외선지중 분야의 경기가 펼쳐졌고, 특히 올해는 변전설비 분야가 신설되어 더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인들이 참가하여 경기를 펼쳤다. 이날 종합우승의 영예는 전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대전광역시회에게 돌아갔다. 종합준우승은 세종충남도회, 종합 3위는 경상남도회가 차지했다. 한국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변전 분야를 신설한 만큼, 전기시공분야의 모든 부문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며 “참여한 모든 기술자들이 열정과 노력을 다한 만큼 모두가 우승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동력제어 부문에서 광주시회 변연길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으며, 옥내제어 부분에서는 경남도회 오진석 선수(일반부), 대구시회 서재서 선수(학생부)가 우승을 차지했다. 외선지중 부문에서는 세종충남도회 김낙인 선수, 권석정 선수가 우승의 영광을 안았으며, 새로이 신설된 변전 부분에서는 경북도회 전정녕 선수, 안중호 선수가 영예를 안았다. 양우석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나날이 전기시공기술분야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매회 느끼고 있다”며 “올해도 공정하게 경기에 임해주신 선수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2017 전기공사엑스포로 확대 개최된 행사된 만큼 기능경기대회 외의 다른 행사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먼저 눈길을 끌었던 것은 취업박람회다. 이번 엑스포에는 전기 관련 종사자 외에도 공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거 참관해 전기공사업계의 현재와 비전을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협회에서 마련한 취업박람회에는 강소 전기공사기업과 공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을 직접 매칭해, 전기공사 인력 유입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기대하게 했다. 기자재 박람회 또한 전기시공현장에 필요한 다양한 기자재를 전시해 전기시공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편리성과 안정성을 갖춘 시공을 기대하게 했다. 또한 최근 한전에서 개발 중인 스마트 스틱 등 신공법 시연회를 통해 전력시공부문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으며, 전문 세미나와 특별 강연을 통해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플러스 칼럼] 중소기업과 소통할 공무원 담당관제 도입을/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서울플러스 칼럼] 중소기업과 소통할 공무원 담당관제 도입을/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중국기업은 13억이 내수시장이지만 한국은 지구촌 60억을 내수시장으로 삼아야중국의 1등 제품이 1000개를 넘어 섰다. 중국 역시 국부창출의 뼈대는 수출상품으로 벌어들이는 이윤이다. 중국 내수의 자국 시장도 자국 기업의 인큐베이터이고 13억 자양분의 혜택을 누린다. 중국은 신생기업이라도 황금알이고, 한국의 중소기업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이다. 중국의 신생기업은 13억 자국 시장에서 실력을 다지고 체급을 키운 다음, 세계시장으로 향할 수 있는 대국이라는 규모의 경제 혜택을 받고 성장한다. 중소기업 제품의 품질 정상화는 수십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비로소 세계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브랜드를 갖는 상품이 되는 것이다. 과거 대기업들이 내수에서 품질을 다듬어 세계시장에 진출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국은 자국 시장의 수요가 적기 때문에 세계시장을 자국 영토처럼 도전해야 한다. 한국기업이 이러한 이중고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데 우리 모두의 지혜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 첫째, 한국기업의 어려움은 중국의 세계화 제품을 선별해서 신제품 신기술의 영역을 발굴하고 품목을 다변화해서 한국적 세계화 제품을 찾아야 하지만 한국의 기업환경은 이미 상당 부분 제조업 생태계가 파괴되어 회생이 쉽지 않아졌다. 인증의 족쇄 풀어야 기업이 달릴 수 있다 두 번째, 한국 기업의 어려움은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인증의 족쇄를 풀어줘야 기업들이 달릴 수 있다. 수 십번의 시행착오가 개선되어야 명품대우를 받으며 세계시장에 진출 할 수 있는데 처음 탄생한 시작품부터 인증의 절차를 받아서 판매하다 보니 개선사항이 나타나면 처음부터 또다시 인증을 받아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을 쏟아붇고도 제품출시 타이밍을 놓쳐서 세계시장에서 중국에 번번이 밀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인증인가? 국내 소비자를 위한 인증인가? 전 세계 80%의 인증 기준도 없고 따지지도 않는 나라를 위함인가? 중국이 세계적인 배터리 회사인 삼성SDI와 LG화학을 중국 내에 유치해 놓고도 자국 기업이 성장할 때까지 도광양회의 의지로 정부지원금을 배제하는 것을 보라. 자국제품이 성장할 때까지는 무한경쟁하도록 숙성 도달 기간이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세계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명품을 알아본다. 정부에서 인증간섭을 안 해도 기업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품질은 생명인 것이다. 한국정부는 중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져 있는 한국 중소기업의 세계화 발목을 붙잡고 있는 완장 찬 인증을 걷어 내고 인증에 얽매임 없이 끊임없이 창조적 품질향상을 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발목잡기를 그만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과 소통하는 정부조직 공무원 담당관제 실시해야 중소기업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300만 중소기업과 소통할 수 있는 담당 공무원 3만명을 선발해서 공무원 1명이 100개의 기업과 소통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공무원 담당관은 동일지역 100개 기업의 명단을 받아서 기업대표나 행정담당자와 소통해야 한다. 인력상담, 기술안내 매칭, 금융상담, 노무, 회계, 법률상담, 무역상담, 통·번역, 특허상담 등 기업애로상담으로 기업 업무 진행에 윤활제 역할을 해서 수출기업 우선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기업과 대면하면서 취합한 정보는 국가 전산망에 입력하고 수출기업 100대 애로사항을 나열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취합된 정보는 공단별로 정리하고 지역별로 취합하여 정부 지원 사항을 정립하고, 애로사항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 전용 방송국을 개설하여 중소기업의 세계화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제품소개, 애로 소개, 구인 구직 등 기업에서 일어나는 제반 사항을 다루어 중소기업 창업과 신제품 활성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 “가산점도 좋고 낭만도 좋지만 나홀로 관사는 남자도 겁나요”

    “반 학생 가운데 한 명이 ‘지금까지 극장에서 영화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다문화가정 아이였다. 그래서 반 학생들을 모두 내 차에 태워 시내에 나가 영화도 보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함께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12년 교사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 강원도 양양회룡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라기룡(35) 교사의 이야기다. 그가 근무하는 학교는 전교생이 38명에 불과하다. 그가 담임인 3학년 학생은 모두 4명뿐이다. 그는 2014년 다른 교사가 꺼리는 이 학교에 지원했다. 작은 학교에서 일해 보고 싶어서였다. 그는 “큰 학교와 달리 작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고 했다. #안전한 거주와 문화생활 등 인프라 필요 1965년 가수 이미자의 히트곡인 ‘섬마을 선생님’에 대한 교사들의 ‘로망’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전국 도서벽지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작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얼굴을 맞대면서 살아간다. 교감, 교장으로 승진할 때 받을 수 있는 가산점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교사는 여전히 도서벽지 근무를 꺼린다. 외지에서 살기가 만만치 않고, 때론 위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남 신안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교생이 48명뿐인 전북 남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이모(29) 교사는 2015년 12월 부임 후 다른 교사와 함께 관사에서 거주하다 지난해 60㎞ 떨어진 시내 쪽으로 집을 옮겼다. 그는 “관사 주변에 인가가 아예 없다. 밤마다 ‘이러다 무슨 일 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함께 관사를 나오게 됐다”고 했다. 이 교사는 “남자들도 버티기 어려운 환경에서 솔직히 여교사라면 오죽하겠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신안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환경이 열악한 도서벽지 학교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한때는 이 초등학교도 전교생이 400명이 넘었지만 주민들이 대도시로 가면서 학생이 대폭 줄었다. 이 학교 박모 교장은 “학생이 줄고, 각종 인프라 구축도 늦어지면서 교사들이 꺼리는 학교가 돼버렸다”면서 “가산점의 유인 효과가 크다고는 하지만, 요새 젊은 교사들은 예전처럼 승진에 욕심을 덜 내는 경향이 있어 그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도서벽지 학교를 살리려면 단순히 가산점만 주는 데서 그치지 말고, 교사들의 안전한 거주와 문화생활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콘도형 관사’ 추자초교 … 교사 경쟁률 10대1 제주시의 추자초등학교는 도서벽지 학교지만 교사들이 서로 가려는 학교로 꼽힌다. 섬에서 배를 타고 내륙까지 1~2시간이 걸리지만, 학교에서 선착장까지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은행, 슈퍼, 파출소, 보건소, 경찰서·우체국 출장소도 모두 학교와 도보 5분 이내에 있다. 학교 주변에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이 학교 김석갑(48) 교감은 제주도에서 매일 2시간씩 배를 타고 추자도로 출근하지만, 교사들은 대부분 일요일에 들어와 월~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금요일 오후에 나간다. 학교 근처에 있는 관사는 8년 전 지은 콘도형 원룸으로 훌륭한 시설을 자랑한다. 퇴근 후 낚시나 운동, 올레길 걷기 등 교사들이 자유롭게 취미 생활을 즐기도록 배려했다. 김 교감은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가산점도 받을 수 있어 교사들의 경쟁률이 매년 10대1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기간에 관계 회복 어려워… 사드 불가피성 中에 설명하라”

    한·중이 24일 수교 25주년을 맞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發) 냉기로 꽁꽁 얼어붙은 양국 관계는 여전히 해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사드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관계를 예전 같은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북핵 문제와 사드의 연관성을 꾸준히 설명하고 대국으로서 중국의 의연한 대응을 촉구하는 외교적 해법이 ‘정도’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다른 문제라면 우리가 원인 해소에 적극 노력할 수 있지만 사드는 우리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 중국이 뭐라 하든 배치를 철회할 수는 없다”며 “중국에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오히려 중국이 우리를 압박할 게 아니라 북한을 상대로 핵 문제 해결에 더 노력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아시아의 대국답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사드 이후 결국 한·중 관계에는 일본과의 역사 문제와 비슷하게 쉽게 풀기 어려운 현안들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양국 관계가 단기간에 해결되거나 예전 상태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안보적 차원의 갈등이기 때문에 결국은 북한 문제가 해결돼야 조금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이 중국의 민낯과 우리 외교의 현주소를 제대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사드 문제로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게 됐고 우리 외교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한·중 갈등 해결은 양자 관계뿐 아니라 주변국들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보다 인구 측면에서 30배가량 큰 나라인데 여기 대항하는 데는 한·미 동맹이 굉장히 중요한 안전판”이라면서 “중국은 또 인도, 러시아, 일본, 인도네시아 등 만만치 않은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들과의 네트워킹을 잘하면 그게 우리 대중(對中) 외교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사드라는 안보 이슈 하나로 양국 관계가 흔들리는 것은 그간 불편한 얘기를 안 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봉합해 온 관계가 수명을 다했다는 것”이라며 “중국도 한국의 양보를 기대하기 전에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 정부에 협력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중 간 사드 논의의 방향을 사드 배치에서 ‘사드가 필요 없는 조건’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사드를 피해 양국이 관계를 복원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해 양국이 입장을 분명히 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다면 양국이 이제는 사드가 필요 없는 조건을 만들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논의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수 기준을 분명히 해 두면 중국과의 갈등도 완화될 수 있고 배치 명분이 결국은 북핵이었기 때문에 미국도 다른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등 완화를 위해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체면을 살려 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사드는 한·중 간 외교 이슈이지만 중국 내부 정치의 문제가 됐기 때문에 시 주석의 체면을 살려 줄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배치 시기를 오는 11월 중국 공산당 19차 전당대회 이후나 내년 3월 중국 양회 이후로 미루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시론] 사드는 하늘이 준 위기이자 기회/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사드는 하늘이 준 위기이자 기회/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 6일 필리핀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 중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임시배치 결정은 개선되고 있는 한?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8일 중국 현지 언론들은 한?중 수교 25주년 행사는 별도로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한동안 언급되던 문재인 대통령의 8월 중국 방문은 이제 물 건너갔다. 한?중 수교 이후 어려운 시기가 이렇게 오래 지속된 적은 없었다. 출구는 없는가?중국은 한국 정부의 7월 28일 사드의 일반 환경평가 실시 결정 후 바로 다음날 사드의 ‘임시’배치 결정에 ‘중국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지난해 7월 12일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관련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앞둔 4일 전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했다. 이번 임시배치 결정도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 분쟁으로 대치 중인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은 한국이 중국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한다고 느낀다. 외교가 타이밍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외교의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겉으로는 사드에 초강경 입장이지만 중국도 여러 정황상 한국의 사드 배치가 불가피한 것을 잘 안다. 중국도 적당한 때에 사드 정국을 벗어나고 싶은 만큼 우리의 새로운 사드 해결 접근법이 필요하다. 중국을 몰아붙이는 방식보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전 정부의 잘못에 선을 그으면서도 대승적으로 이번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통 큰 입장을 보여 주어야 한다. 대국끼리는 서로 통하므로 중국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미?중에 전하는 메시지는 모두 같아야 한다. 한국도 노력하겠지만 중국도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라고 요청할 필요가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의 국내 상황을 이해하고 중국 정부와 교감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는 그대로 추진하되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한?중 관계의 추가 악화, 그래도 현상 유지, 혹은 개선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최선은 내년 3월 중국의 양회(兩會) 이후, 차선은 올가을 예정된 제19차 당대회 이후, 차차선은 올해 한·중 수교일인 8월 24일 이후다. 시진핑 주석은 이제 절대적 지도자로 등극 준비 중이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많은 양보를 하는 것도 국내 정치 일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시 주석의 체면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면 시 주석의 불만도 어느 정도 희석될 것이다. 612년 살수대첩은 한민족 역사상 가장 큰 군사적 승리로 일컬어진다. 고구려 명장 을지문덕이 둑을 쌓아 물을 가두었다가 이를 터뜨려 수나라 113만 군대를 전멸시켰다. ‘살수’(薩水)는 청천강의 옛 이름이다. ‘보살의 물’(水攻)로 외적을 제압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드의 중국식 표기는 ‘살덕’(薩德)이다. 사드는 또 다른 ‘살수’로서 중국의 위협 인식과 경계심을 자극한다. 살수대첩은 욱일승천하던 수나라의 기세를 꺾고 결국 멸망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과 한반도는 상쟁의 시대를 살았지만 현재는 협력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살덕’의 뜻은 아이러니하게도 ‘보살의 베품’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란 하늘의 뜻일 수 있다. 사드 문제를 잘 풀어내면 한반도 통일 준비에도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미?중 모두가 한국의 외교력을 긍정하게 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주도권을 수용하게 할 것이다. 사드의 임시배치로 문제를 끝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우리만 끝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라고 한다 해서 들을 중국이 아니다. 중국에 대해 한 번 정도 배려를 해 본 뒤 여의치 않다면 그때 가서 중국을 압박해도 늦지 않다. 이번 사드 난국을 잘 풀어 낸다면 중국이 대북 제재에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더 적극 나설 수 있다. 당장엔 24일 중국 정부에 수교 축전을 보내고 고위급 인사를 서울과 베이징 수교 행사에 참석토록 해야 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호응할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만능 해답은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 마오쩌둥 반열에… ‘시진핑 사상’ 당장에 삽입 확정

    권력 재편기에 열려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중국 전·현직 지도부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17일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위원장이 지난 14~16일 후난성을 찾아 고체폐기물 환경오염 예방법 시행 상황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지난 1일 건군 9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하고 모습을 감춘 지 10여일 만에 공식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아니지만 베이다이허에 참석했을 것으로 보이는 왕양(汪洋) 부총리도 지난 13일 파키스탄과 네팔 순방에 나서면서 공식활동을 재개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관행적으로 지도자들의 공식 활동 재개를 보도하면서 베이다이허 회의 폐막을 알려 왔다. 홍콩 및 서방 매체들과 베이징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시진핑(習近平) 1인 체제를 확인하고 강화하는 자리였다. 특히 시 주석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알려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건강을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어떤 원로들도 시 주석에게 토를 달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장쩌민의 ‘상하이방’ 명맥을 거의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조차 16일 인민일보를 통해 시 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한 서기는 시 주석의 직계인 잉융(應勇) 상하이 시장과 공동 명의로 올린 기고문에서 “시 주석의 중요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선두병(排頭兵)이 되겠다”고 밝혔다. 선두병은 시 주석이 2015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상하이 대표단에 제시했던 용어다. 시 주석의 지도 이념인 ‘시진핑 사상’을 당장(당헌)에 명기하는 것도 이번 회의에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 주석이 장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을 넘어 마오쩌둥(毛澤東)급의 지도자 반열에 올라선 것을 의미한다. 또 당 총서기를 폐지하고 보다 강력한 당 주석 자리를 부활하는 문제와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상무위원에 연임시키는 문제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 중문판은 “시 주석이 오는 2022년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20대)에서 임기 연장을 노린다는 조짐이 한층 뚜렷해졌다”고 전했으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왕치산 서기의 직위가 더 올라가 국무원 총리를 맡게 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파란 하늘 벗 삼아 익어 가는 맛 따라 먼저 만나는 가을

    파란 하늘 벗 삼아 익어 가는 맛 따라 먼저 만나는 가을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하다. 벌써 가을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이 풍요로운 계절의 서막을 열 초가을 축제를 마련했다.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리에또 제공■ 영동 포도 축제알알이 영그는 가을이 주렁주렁 충북 영동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포도 산지다. 포도 재배면적이 2209㏊로 전국 최대 규모다. 소규모 와이너리 투어를 즐길 수 있는 농촌체험마을도 구석구석 즐비하다. 영동군에선 해마다 노지 포도 출하 시기에 맞춰 포도축제를 연다. 올해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 동안 영동체육관과 와인코리아, 농촌체험마을 등에서 열린다. 포도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포도 농장에서 직접 포도를 따서 갖고 갈 수 있는 포도 따기 체험과 대형 세트장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포도 밟기 체험이 인기 프로그램이다. 포도 낚시, 포도 축구, 포도 다트 등 포도와 스포츠를 결합한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와인 족욕, 포도 초콜릿 만들기, 와인 만들기, 포도비누 만들기 등 오감만족 포도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아울러 포도와 와인 등 영동 우수 농특산물의 시식 판매행사, 과일종합 전시 등의 전시행사가 진행된다. 축제 기간 중 26일과 27일은 댄스 배틀 퍼포먼스, 시원한 물총 배틀 등이 펼쳐져 늦더위를 날린다. 축제장에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7개의 도장을 받으면 경품도 준다. 볼거리는 역시 개막식 축하공연과 불꽃놀이다. 이 밖에 난계국악단 공연, 마술쇼, 레크리에이션게임, 어린이예술단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상설공연이 이어진다. 연계행사로 전국 영동포도 마라톤대회와 제14회 추풍령가요제도 열린다. 홈페이지(www.ydpodo.co.kr) 참조. 영동축제관광재단 (043)745-8918.■ 평창 효석 문화제소금 뿌린 듯 흐드러진 메밀꽃밭 평창효석문화제는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은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는 평창군 봉평면의 메밀꽃밭이 주무대다. 오는 9월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열린다. 봉평은 가산 이효석의 고향이자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곳이다. 해마다 9월이면 들녘을 덮는 하얀 메밀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메밀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소설처럼 아름다운 메밀꽃’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작품 속 주인공인 허생원과 성처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메밀꽃의 꽃말인 ‘연인’에서 영감을 얻었다. 축제는 4개 마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문학마당에서는 문학 산책, 문학특강, 거리백일장, 독서토론회 등 다양한 문학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이효석 문학의 향기가 오롯한 이효석문학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자연마당은 소설 속 주요 소재인 메밀꽃과 배경인 물가를 활용해 조성됐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메밀꽃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가장 인기다. 추억의 DJ 박스, 사랑의 엽서 쓰기, 소원 풍등 날리기 등의 프로그램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소설 속 시골장터 분위기가 가득한 전통마당과 봉평장마당은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고, 메밀음식 먹거리촌에서 봉평 메밀 맛의 진수도 느껴볼 수 있다. 효석문화제의 압권은 역시 메밀꽃밭이다. 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걷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메밀꽃 깡통열차를 타고 메밀꽃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소설 체험북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작가, 마을, 축제에 대한 소개와 축제장 곳곳에 숨겨진 기념 스탬프를 찾아 체험북에 도장을 찍어 가면 선물을 준다. 체험북을 사면 메밀꽃밭과 이효석문학관 입장료가 무료다. 홈페이지(www.hyoseok.com) 참조. 이효석문학선양회 (033)335-2323.■ 무안 갯벌 축제체험·축제로 가득한 황토 갯벌 무안황토갯벌축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갯벌습지보호지역인 무안 황토갯벌의 원시 자연 생태와 갯벌 해안문화의 풍요로운 삶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오는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남 무안 해제면 무안생태갯벌센터 일원 및 어촌체험마을에서 열린다. 낙지잡기, 농게잡기, 운저리 낚시체험, 맨손 갯벌생물잡기, 즉석 요리체험, 황토갯벌 도장 찍기, 소금놀이터, 버블버블 비눗방울, 짚풀공예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무안 황토갯벌의 진수를 경험하는 시간이 될 듯하다.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꾸려진다. 풍어 깃발 퍼레이드와 풍요제를 시작으로 각설이품바 갈라쇼, 평양예술단 공연 등 공연행사와 갯벌 씨름대회, 갯벌 올림피아드, 갯길 생태탐방 걷기, 낙지 인형극, 낙지 생태문화 체험전시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무안갯벌은 자연생태의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모래, 펄, 자갈갯벌 등으로 서식지가 다양하다. 이 갯벌에서 318종의 육상식물과 환경부 보호대상 종인 알락꼬리도요, 흰목물떼새 등이 깃들여 살아간다. 아울러 낙지와 숭어, 바지락, 감태 등의 갯것들이 일년 내내 생산된다. 특히 갯벌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유년기 갯벌로, 해양수산부가 2001년 연안습지로는 최초로 현경면과 해제면 일대 연안습지 약 42㎢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getbol.muan.go.kr) 참조.
  • [수요 에세이] 한반도 평화와 중국몽/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한반도 평화와 중국몽/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어제는 72주년 광복절이었다. 일제하 선조의 염원은 빛을 다시 찾는다는 광복(光復) 한마디에 응축되어 있다. 그러나 지난 72년 동안 마음 편하게 경축했던 광복절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통일이 되지 않은 광복, 골육상잔의 전쟁과 이후에도 그치지 않는 갈등은 광복을 광복답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드리워진 최대 도전은 평화와 안정이고 북한의 위협을 없애는 일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미국 측 강경 발언에 북한은 괌을 포격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전례 없는 고강도 협박이고 전쟁을 해 보자는 뜻으로도 들린다.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속하면서 남북 통합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자는 것은 늘 우리가 다짐해 왔던 과제다. 그 과제는 2017년 8월 현재 서 있는 좌표에서 더욱 극명하게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 많은 석학은 동아시아의 번영을 내다보고 한반도의 미래를 예견했었다. 미·소 간 냉전시대에 세계에서 가장 빈곤했던 나라가 새 시대를 여는 첨병이 될 것이라는 예견에 갸우뚱한 적도 있다. 그 시대를 지나 대륙에 새로운 질서가 세워지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외교의 지평을 넓혀 왔다.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염원하던 중국, 소련과의 수교도 이뤘다. 특히 북한에 절대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과의 관계는 경제적 기회일 뿐 아니라 매우 큰 안보 자산이라고 자평했다. 중국은 어느덧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우리의 최대 무역국이 되었다. 중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제2 경제대국이며 국민총생산으로는 머지않아 미국을 제치고 제1 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가르침이던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려라) 전략이 소임을 다했다고 보는 것 같다. 시진핑의 새로운 중국은 중국몽(中國夢)이다. 중국몽 속에는 중국인의 생활 향상 외에 2050년 인공지능시대를 내다본 연구 투자, 유력 글로벌 기술기업의 인수합병 그리고 일대일로(一帶一路)로 축약된 인프라와 거점 구축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몽은 당연히 해상 통로를 지배해 오던 미국, 일본과 부딪친다. 특히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와 일본의 ‘보통국가론’은 중국몽 실현에 장애로 보일 것이다. 이 충돌은 중국의 동부 해역 즉 한반도부터 대만 해협에서 부딪치고 센카쿠(댜오위다오)에서 충돌하면서 남중국해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충돌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말라카 해협을 지나 몰디브, 스리랑카를 돌아 걸프만과 동아프리카 아덴만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은 서로 다른 역사 인식에서도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은 2차대전 후 연합국에 후하게 받은 전후 처리가 질서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그 훨씬 이전의 질서를 염두에 두는 것 같다. 우리 인식도 물론 일본과 여러 부분에서 다르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상당히 자기 편의적 접근이지만 당연히 무력 충돌보다는 외교적 방법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글로벌 무대에서 자기 질서를 만들어 가는 중국이 과연 북핵을 해결하자고 북한을 압박하는 본질적인 협조를 할까. 아니면 강대국 간 ‘주고받기’를 기대하고 있을까. 중국은 아메리카 퍼스트가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자유 무역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어젠다를 중단 없이 추구해 나가겠다고 한다. 중국이 같은 맥락에서 북한문제를 본다면 쌍방과실적 처방으로 피해 당사국인 한국을 압박하는 건 모순이다. 중국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고 국제사회 모범생인 한국을 강압으로 대하는 건 중국몽을 세계인들에게 펼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한·미는 북한과의 협상을 고민해야 하지만 중국을 본질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요소가 무엇일지 좀더 고민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입지는 불안하고 마치 비 오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 같아 보인다.
  • [CEO 플러스] 강원 스키발전의 작은 영웅… 성공적 평창올림픽 꿈꾼다

    [CEO 플러스] 강원 스키발전의 작은 영웅… 성공적 평창올림픽 꿈꾼다

    제23회 평창 동계 올림픽이 앞으로 약 9개월이면 열린다. 올림픽은 2018년 2월 9일부터 2월 25일까지 개최된다. 지난 2011년 7월 제123차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가 평창으로 결정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동계 올림픽이자 1988년 서울 올림픽(하계) 이후 두 번째 올림픽이다. 이번 평창올림픽대회 슬로건은 ‘하나 된 열정’으로 영어로는 ‘Passion. Connected.’이다. ‘Passion’은 올림픽의 정신과 한국의 정을 의미하며 ‘Connected’는 평창의 새로운 시작과 세계의 조화를 표현한 것이다.이 올림픽 유치의 공은 김진선 전 강원도 지사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이 많지만 이 모든 이들의 공적을 합쳐도 이 한 사람의 개척정신이 없었더라면 평창 겨울 올림픽은 불가능하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의 이름은 김석원(1945년생) 전 쌍용그룹 회장이다. 그래서 현재 대한스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2016년 4월 대한민국 스키 발전에 기여한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이 1974년 용평에 스키장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리조트를 만들었고, 그가 올림픽 개최 가능성을 가장 먼저 확신한 사람이며, 그가 스키 인구 4000명을 600만명으로 키운 제1 공로자인 까닭이다. 김석원 전 회장은 만능 스포츠맨 한국보이스카우트 총재를 지내면서 1991년 8월 세계 잼버리 대회를 강원도 고성에서 개최한 적도 있는 김 전 회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지리감이 선천적으로 좋다고 한다. 아버지의 자가용 운전사가 모르는 길을 갈 때는 소년 김석원을 옆자리에 앉혀 길잡이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는 지도를 입체적으로 본다. 김석원이 용평을 미래의 겨울 올림픽 경기장으로 발견한 때는 1971년 2월 초였다. 만 26세이던 김 씨는 해병대에 자원입대, 사병으로 근무하다가 월남전선 파견 명령을 받고 휴가를 얻었다. 이때 혼자서 찾아간 곳이 평창군 횡계리 ‘대관령 산장’이었다. 산장 관리인에게 “여기 스키장이 있다는 데 어디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관리인은 턱짓을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스키장이요? 아 저기 보이는 게 다 스키장이지요. 언덕배기에 눈이 쌓이면 그게 다 스키장 아닙니까?” 그는 특유의 지리감으로 “여기는 될 곳이다”는 확신을 가졌다. 김 회장은 월남에서 수색대 파견 뒤 의무병으로 근무하다가 귀국, 1972년 8월에 제대하였다. 아버지 김성곤 씨는 쌍용양회 등 여러 기업을 일으킨 사람이자 여당인 공화당의 실력자였으나 1971년 10월의 당내 항명파동의 주역으로 나섰다가 장기집권을 결심하고 있던 박정희 대통령에 의하여 공직에서 추방된 뒤 조심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김석원 씨는 1972년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진부령, 대관령 지역을 답사했다. 지프에 트레일러를 달고 스노모빌을 실었다. 눈밭을 달리는 1인승 스노모빌을 처음 본 사람들에겐 좋은 구경거리였다. 그는 대규모 스키장의 4대 조건을 물, 도로, 전기, 그리고 휴전선으로부터의 거리로 잡았다. 이 기준으로 평가하니 진부령보다는 대관령 지역이 유리했다. 김 씨는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한 편이다. 일본의 스키장 전문 조사기관 세 곳과 프랑스의 한 회사에 용역을 주었다. 이렇게 하여 확정된 곳이 해발 1400m가 넘는 발왕산 기슭을 중심으로 한 지금의 용평 일대이다. 김석원은 초등학교를 일본에서 다녔다. 일본의 사정에 밝았다. 당시 일본의 스키 인구는 약 1000만명이었다. 김석원은, 한국도 소득 향상으로 스키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었던 요인 중엔 골프장, 스키장, 콘도미니엄 등 시설들이 세계적 수준의 친환경 미관을 가진 점이다. 이 또한 김 전 회장의 집념과 안목에 감사해야 할 일이다. 강릉지역사회발전에 앞장서는 심 대표 김 전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의 큰 영웅이라면 심형섭 강릉주택 대표는 작은 영웅이다. 그는 강원도 강릉에서 ‘강릉주택’을 국내 중견 건설사로 키워오며 재단법인 효천공원 이사장으로 우리나라 장묘문화 발전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심 대표는 김 전 회장이 하는 작고 큰일에 힘을 합치며 동계올림픽 성공에 앞장서고 있다. 국민대 출신인 심 대표는 강원도 스키협회장을 역임하면서 국내 스키 인구 저변확대에 온 힘을 기울이는가 하면 강원도 지역 스키발전에 크게 이바지해 온 것은 강원도에서는 잘 알려졌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종목은 아이스하키 종목이다. 아이스하키는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동계올림픽의 중심이며 최고 인기 종목이자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단체종목이며 꽃이나 다름없다. 아이스하키에서 관중동원의 50%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박갑철 전 아이스하키협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역사이기도 하다. 현재 심 대표는 경북 청도에서 친환경 납골공원을 꿈꾸며 재단법인 효천공원의 활성화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현재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항상 잘될 것 이라는 긍정적인 ‘힘’으로 매사에 임하고 있다. 그는 현재 대구에는 화장장이 있으나 청도, 경산, 영천에는 아직도 화장장이 없다고 말한다. 강릉지역사회발전은 물론 건설업계, 체육계 발전에 앞장서며 국내 장묘문화를 이끌고 있는 심 대표. 우리가 심형섭 대표의 향후를 기대하는 대목이다. 홍의석 객원기자 hong5960@seoul.co.kr
  • “나 죽어도 신문은 살려라” 신념 물려준 베델

    “나 죽어도 신문은 살려라” 신념 물려준 베델

    대한매일신보 만들어 항일 투쟁 본지 승계… “언론 본연 역할 충실” 英대사 “한·영 표현의 자유 노력” 구한말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 전신)를 창간하고 이를 중심으로 항일구국운동을 벌인 어니스트 베델(한국명 배설·1872~1909) 선생의 108주기 경모대회가 1일 오전 선생의 묘역이 있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성지공원에서 광복회, 헌정회 등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배설(베델)선생기념사업회(회장 최도열)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면 경모사를 통해 “베델 선생은 어떤 한국인 못지않게 독립을 위해 싸우셨던 언론인이자 항일투사”라며 “일제의 만행과 침략을 폭로함으로써 항일투쟁 전개에 크게 기여하셨다”고 추모했다. 윤종오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은 “베델 선생은 ‘나는 죽지만 대한매일신보는 영생케 해 한국 민족을 구하라’는 유언을 남겨 조국 광복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심어 주셨다”며 그의 뜻을 기렸다.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는 닉 뒤비비에 대변인이 대독한 경모사를 통해 “선생은 죽은 지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한국의 언론인에게 참언론인으로 각인되고 있다”며 “한국과 영국은 공동의 신념으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은 이경형 주필이 대독한 경모사에서 “대한매일신보의 구국 창간정신과 지령을 계승한 서울신문은 올해로 113주년을 맞는다”면서 “초대 발행인의 정신을 되새겨 언론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의 연주 속에 진행된 이날 경모대회는 성악가 허양, 장영애의 송가, 순국선열유족회 소속 대한독립군가선양회 합창단의 독립군가 합창, 헌시 낭독, 진혼무 ‘님이시여’ 공연,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이어졌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의 천정부지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선 속사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의 천정부지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선 속사정

     “백약(百藥)이 무효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월 평균 신규주택 가격은 전달(1월)보다 0.3% 올랐다. 전달의 상승폭인 0.2%에서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때문에 4개월 내리 이어진 주택가격 상승폭 둔화세도 멈췄다.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들 가운데 전달보다 신규 주택 가격이 오른 곳은 56곳에 이른다. 전달(45곳)보다 11곳이나 늘어났다. 신축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상승한 도시의 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전년보다 오른 곳도 67곳으로 전달(66개)보다 1곳 더 늘었다. 다만 전년 같은기간보다는 11.08% 상승해 전달(12.2%)에 비해 소폭 둔화되며 3개월째 오름폭이 줄었다.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로 전달보다 1.3%나 치솟았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과 충칭(重慶)도 각각 1.0% 뛰어오르며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해 ‘부동산 광풍’이 불던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은 하락세로 반전되며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특히 ‘풍선효과’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과열됐던 1선 도시(대도시)가 둔화세를 반면 2·3선 도시(중·소 도시)의 가격 상승세는 눈에 띄게 강한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1선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0.1% 올랐고, 2·3선 도시는 각각 0.3%, 0.4% 올랐다. 주요 도시별로는 상하이(上海)가 0.2%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광둥성 광저우(廣州)도 0.9% 올랐다. 반면 선전을 비롯해 베이징(北京), 푸젠(福建)성 샤먼(厦門) 등은 가격이 떨어졌다. 옌웨진(嚴躍進) 이쥐(易居)연구원 총감은 “집값 과열 도시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다른 도시들의 집값 상승세가 비교적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중국 신규주택 가격은 지난 1월만 해도 전달에 비해 0.2% 상승하며 상승폭이 4개월 연속 둔화됐다. 당시 부동산 버블을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2월 들어 다시 상승폭이 커지면서 부동산 버블을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가을부터 쏟아져 나온 부동산 대책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기관지 중국금융(中國金融)은 지난 17일 부동산 시장 분석 기사를 통해 “일부 도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숨겨진 리스크와 잠재적인 피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0일 “중국 정책당국이 부동산 거품에 의한 금융 리스크와 사회적 불만을 억제하면서 건설 경기의 냉각과 원자재 수요 감퇴도 피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목표한 경제성장률을 맞출 수 있었던 데는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 중국의 제조업계가 설비 투자를 줄이는 상황인 만큼 부동산이 경제 지표에 이바지하는 몫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로 잇달아 주택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앞서 양회에서 발표한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서도 ‘일부 도시의 집값 과열 현상을 억제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실제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주택구매 제한령을 일제히 쏟아냈다. 베이징은 17일 중고주택 시장을 겨냥한 주택구매 제한령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실거주용주택과 투자용 구매의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중을 각각 60%, 80%로 기존에서 10%포인트 인상했다. 또 주택구매 대출 상환 기한을 기존의 30년에서 25년으로 축소했다. 허베이성 스자좡(石家莊)과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광저우,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등에서 연달아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중을 인상하는 등의 내용의 주택구매 제한령을 내놓았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는 15일 ‘난징 주택 구매제한 정책 조정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난징시 가오춘(高淳), 리수이, 류허(六合)현을 구매제한 범위에 포함시켰다. 이미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하고 난징 후커우(戶籍)가 없는 외부 호적자의 신규·기존주택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주요 지역에서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현지 호적자의 신규·기존 주택 구입을 금지시켰다. 외부 호적자의 경우 3년간 2년 이상 사회 보험료를 납부해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도 15일 첫 주택 구입시 우선 지급해야 하는 계약금 비중을 30%로 높이고 외부 호적자의 주택 구매를 한 채로 제한했다. 싼야시도 11일 ‘싼야시 인민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대출문턱과 규제강도를 높였다. 수도 베이징과 경제도시 상하이 주변 소도시도 잇따라 구매제한 조치를 내놨다. 베이징 인근 도시인 허베이성 줘저우시, 허베이 바오딩(保定)시 내 라이수이현, 2022년 동계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 충리(崇禮)구 등이다. 상하이 주변 도시의 부동산 규제도 강화됐다. 상하이 인근의 저장(浙江)성 자산(嘉善)현과 상하이와 가깝고 투자 열기가 뜨거운 항저우(杭州) 등이 대표적이다. 지방 정부 당국이 일제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고삐를 죄기 시작한 것은 도시의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사회적 불만이 점점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의 집값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마저 좌절감을 토로할 정도다. 그런 만큼 집을 구하기 어려운 서민의 분노는 임계치를 향해 치닫고 있다. 문답 형식의 지식공유 웹사이트인 ‘즈후’에 최근 베이징 집값에 대한 토론장이 열렸는데 페이지뷰가 무려 1780만회에 이른다. 한 베이징대 졸업생은 “일류 연구기관에 취직됐지만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이 자리도 포기하고 베이징을 떠나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중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실적 목표치를 낮춰야 한다고 다우존스가 21일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 세빌스의 관계자를 인용해 밝혔다. 제임스 맥도날드 세빌스 중국 리서치 담당 헤드는 올해 중국 개발업체들이 매출 목표치를 좀 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더욱 강화된 부동산 규제를 통해 주택가격 급등을 억제하려고 한다”며 “이는 거래량을 급감시키는 반갑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도날드 헤드는이어 “이 경우 일부 개발업체들은 가격을 인하해야 할 것”이라며 “주택 구매자와 개발업체 모두 새로운 환경과 마주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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