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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악취 나던 혐오시설, 향기로운 힐링 쉼터로

    [현장 행정] 악취 나던 혐오시설, 향기로운 힐링 쉼터로

    “가지 농사 잘 지으셨네요. 가지 가시에 찔렸다고 민원하시면 안 됩니다. 하하하.” 26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에 위치한 자원순환센터 내 양화나루 텃밭.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이 한 텃밭 주인이 갖고 온 짙은 보라색의 가지를 보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구민들도 따가운 햇살을 개의치 않고 텃밭의 잡초를 제거하고 흙을 다졌다. 조 구청장은 “자원순환센터 부지에 텃밭을 만들었더니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다.센터를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혐오시설이었던 영등포구 자원순환센터가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구는 2010년부터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인 자원순환센터 부지 2만 8460㎡(8600여평)에 텃밭을 비롯해 탁구장, 풋살장 등 체육시설과 북카페, 장난감도서관을 조성했다. 구 관계자는 “자원순환센터가 주택가와 멀리 떨어진 성산대교 아래 공터에 위치해 있지만 쓰레기로부터 나오는 악취와 폐수로 인해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현재는 주민 1만 5000여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도심 속 힐링공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전국 최초로 양면 태양광 방음벽을 설치했다. 자원순환센터는 성산대교와 인접해 있어 소음이 불가피했다. 방음벽이 태양광 발전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일석이조’라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소나무 힐링숲 조성도 지난 5월 끝마쳤다.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산이 없어 녹지가 부족한 상황을 감안해 자원순환센터 진입로 일대 약 600평에 소나무 130그루를 식재했다. 지역에서 유치원을 운영 중인 김신영(64)씨는 “지역에 산이 없다 보니 친환경 쉼터가 적어 아쉬웠는데 센터가 대체재 역할을 해 줘 굉장히 좋다. 아이들도 직접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로 요리를 하고 많은 것을 배운다”면서 “쓰고 남은 물건들로 만든 작품을 전시한 재활용전시관도 볼거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자원순환센터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다른 지자체의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전남 영광군수, 서울 종로구청장 및 구의회 의장, 서울시 25개구 환경미화원 노조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베냉공화국 고위간부단, 터키 시의원 등 외국에서도 영등포구를 찾았다. 조 구청장은 “기피시설에 대한 거부감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무리”라며 “하지만 모두의 일상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면 소통을 통해 공존과 상생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공립 유치원생 40%로” “사립 죽이기”

    “국공립 유치원생 40%로” “사립 죽이기”

    유아교육발전계획 세미나 무산… 11월 방안 마련까지 난항 예상 교육부가 추진 중인 국공립유치원 확대 방안에 대해 사립유치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급기야 관련 연구진이 마련한 세미나가 사립유치원 저지로 열리지 못하고 끝났다. 올 11월 방안 마련까지 ‘험로’가 예상된다.교육부·서울시교육청은 25일 오후 3시 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제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기본계획’ 4차 세미나를 열 계획이었다.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5년마다 수립·추진한다. 2차 계획은 서울시교육청이 1차(2013~2017년) 계획의 문제를 수정·보완해 내년부터 2022년까지 운용된다. 그러나 이날 전국에서 올라온 원장을 비롯한 사립유치원 관계자 500명(경찰 추산)이 회의장을 점거하면서 지난 21일 3차(대전) 세미나와 마찬가지로 불발됐다. 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희석 부이사장은 “이번 계획이 사립유치원을 죽일 것이라고 1(부산)·2(광주)차 세미나에서 우리의 우려를 전달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요식행위에 그치는 세미나를 중지하고 2차 계획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음주까지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집단 휴원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연구진의 2차 기본계획안 초안에는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 교원 역량·지원 강화, 유아학교 정착을 위한 행·재정 체제 정비, 공·사립 유치원 균형 발전의 4개 정책 분야 10가지 정책 과제가 담겼다. 이 중 국공립유치원 원아수용 비율을 지난해 기준 25%에서 2022년까지 40%로 늘리는 것이 사립유치원의 반발을 샀다. 연구진은 택지개발지구 등 공립유치원 의무설립 지역 가운데 사립유치원이 없거나 저소득층이 많고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공립 단설유치원을 우선 설립하는 방안을 내놨다. 공공기관 이전·신설 때 부설 유치원을 설립하는 기준도 마련한다. 사립유치원 중 운영난 등 탓에 국가의 매입을 원하는 곳은 사들여 공립 단설유치원으로 운영하는 방안과 사립유치원 운영모델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계획안에 포함됐다. 이 밖에 현재 이용률이 70% 안팎인 유치원 방과후과정 이용 대상을 ‘워킹맘’ 등으로 제한하고 운영 시간을 ‘오후 3·5·7시 귀가’ 등으로 세분화하는 방안, 유아 선행학습 규제, 시·도별로 서로 다른 유치원 설비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오는 9월 21일 공청회를 거쳐 11월 완성된 기본계획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가 연구결과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표준안을 만들면 17개 시·도교육청이 내년 하반기까지 자체 세부안을 수립하게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文대통령 “검·경 수사권 제3 기구서 논의”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정치에 줄대기를 한 검찰은 통렬히 반성해야 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은 제3의 기구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도 검찰을 활용하려는 생각을 버려야겠지만, 검찰 스스로 중립 의지를 확실히 가져야 한다”면서 “정치에 줄을 대 혜택을 누려 온 일부 정치검찰의 모습이 있다면 통렬히 반성해야 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묵묵히 업무에 임해 온 검사들도 더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문 총장의) 인사청문회 답변을 보았는데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서도 “(검·경 수사권의) 합리적 조정을 위한 토론이 필요하지만 조정 자체는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제3의 논의기구 구성 등 지혜를 모아 달라”고 말했다. 이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검찰만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이고 그중 검찰도 포함이 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 기대가 크다”면서 “국민들이 검찰의 대변화를 바라는데 검찰을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되기 위한 애정이라 생각하고, 사회정의의 중추인 검찰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조재연·박정화 신임 대법관에게도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대법원 구성이 다양화돼야 한다는 국민 기대가 있다”면서 “그런 국민 요구에 비춰 볼 때 적임자시다”라고 격려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행위예술가’ 정강자 화백 별세

    ‘행위예술가’ 정강자 화백 별세

    국내 1세대 여성 행위예술가로 활약했던 정강자 화백이 23일 별세했다. 75세.대구 출신인 고인은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신전 동인’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예술 작업에 주력했다. 특히 1968년 정찬승, 강국진 등과 함께 서울의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선보인 누드 퍼포먼스 ‘투명풍선과 누드’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국내 첫 누드 퍼포먼스로 기록되는 이 작품에서 당시 26세였던 고인은 직접 민소매 티셔츠와 짧은 반바지를 입고 등장해 옷을 찢고 풍선을 터뜨리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했다. 과감한 노출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남성 중심적인 시대에 맞서 여성의 저항성을 보여 준 작품으로 기록된다. 고인은 이후에도 ‘한강변의 타살’,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 등 기성 문화계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으며 1970년대부터는 평면 회화와 조각 등의 작업에 주력했다. 1977년 싱가포르로 이민을 갔다가 1982년 귀국한 뒤 회화와 퍼포먼스 등 1500여점의 작품을 남기며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2015년 위암 3기 선고를 받았으나 최근까지 내년 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릴 회고전을 준비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발인은 25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 파주 용미리 수목장이다.(02)2258-5940.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독일 중부에 위치한 인구 20만의 도시 카셀은 5년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늠하는 카셀 도쿠멘타가 열리기 때문이다. 도쿠멘타의 해가 되면 6월 초부터 9월 말까지 카셀 시내 전체는 ‘100일간의 미술관’으로 변한다. 그랜드투어의 해인 2017년 14회째를 맞은 도쿠멘타가 열리는 카셀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가는 화살표를 바탕에 깐 포스터와 배너, 입간판들이 곳곳을 장식하며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주 전시장인 시내 한복판의 프리데리치아눔 건물 꼭대기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는 축제 분위기를 한 층 고조시켰다. 간편한 복장에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지도를 들고서 전시장을 찾아다니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현지인들이 오히려 머쓱해질 정도였다. 2012년 열린 ‘도쿠멘타 13’의 유료 관람객이 90만명을 육박했다는데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베니스 비엔날레가 겹치는 이번 ‘도쿠멘타 14’에는 적어도 100만명이 미술관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9월까지 전시… 올해 100만명 찾을 듯 도쿠멘타의 실험성과 주제의식은 예술 감독의 성향에 따라 전적으로 결정되게 마련이다. 올해 도쿠멘타의 예술감독은 폴란드 출신의 큐레이터 아담 심칙이 맡았다. 바젤 쿤스트할레 관장을 지냈고 베를린 비엔날레 공동 감독을 맡았던 그는 실험정신과 리서치, 작가들과의 협업을 중시하는 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심칙은 처음으로 그리스 아테네와 독일 카셀 두 도시에서 도쿠멘타를 여는 모험을 감행했다. 전시 주제는 ‘아테네로부터 배우기’다. 아테네에서는 지난 4월 8일 시작해 이달 16일까지 열렸다. 6월 10일 공식 오프닝을 가진 카셀에선 오는 9월 17일까지 160명의 예술가들이 프리데리치아눔 외에 프리드리히광장, 도쿠멘타홀, 옛 기차역 등 30여 곳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도쿠멘타는 아테네라는 특정 도시를 주제로 하고 있어 접근방식에서 확연히 차별성을 띨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그리 알려지지 않은 그리스 작가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생경했고 주제의 전개 면에서도 식상하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아테네국립현대미술관(EMST)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프리데리치아눔의 전시는 과연 지금 이 순간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그리스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았다. 이미 국가 간의 경계가 없어진 현대미술에서 서구문명의 출발점인 아테네에서 배우자는 구호가 비서구권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쟁과 난민문제를 거론하고 학살이나 탄압, 차별, 침략을 고발하는 기록, 사진, 회화, 오브제, 영상 등을 나열한 전시는 지금 이 세계의 문제에 주목했다고 하지만 진부한 느낌이었다.그럼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카셀까지 찾아온 보람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도쿠멘타 14의 대표작품으로 프리데리치아눔 앞 프리드리히 광장에 설치된 마르타 미누힌의 ‘책의 파르테논’은 다른 모든 작품들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여겨질 정도로 강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개념미술가인 미누힌은 198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와 비슷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한 층 더 진전된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금서 약 10만권으로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모양의 구조물을 채우고 전시가 끝나면 시민들에 다시 나눠주는 것이다. 기증받은 책을 비닐에 넣어 밀봉한 뒤 전시 구조물에 부착하는데 전시 기간 중에도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기증을 받아 매일 사다리차가 책을 설치하고 있다. ‘책의 판테온’이 더욱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바로 이 장소에서 1933년 5월 19일 나치가 ‘독일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약 2000권의 금서를 불태웠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나치의 만행을 상기시키면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금서’들을 지혜의 사원에 되돌려 주려는 의도를 작품에 담았다. 신전 앞에는 책을 기증받는 상자가 설치돼 있다. 자전거를 타고 책을 가져 온 헤스타씨는 “알제리 작가의 책 두 권을 상자에 넣었다”며 “오늘날 만연한 폭력과 어딘가에서 계속되는 검열 등 온갖 종류의 편협함에 항거하는 작가의 정신에 공감하기 때문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시민 기증 책 10만권으로 신전 쌓아 미누힌은 사회참여적인 이 작품을 통해 집안에 꽂혀 있던 책으로 미술작품을 만들고, 미술작품이 됐던 책을 다시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순환을 시도했다. 미술 작품이 지니는 신비감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우리가 처한 현실적 문제와 미술이 직접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미대 서양화과 윤동천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미누힌의 기념비적인 작품은 예술이 더이상 엄숙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번 도쿠멘타에 비해 규모가 좀 줄어들고 주제전에도 스펙터클한 작품이 적었지만 현대미술이 점차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아지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평했다. 유한회사인 카셀도쿠멘타가 헤센주와 카셀시의 지원을 받아 주관하는 도쿠멘타는 전위적인 실험미술의 산실로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읽는 데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초대형 미술행사다. 도쿠멘타에 초대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중요한 행사가 왜 하필 카셀에서 열리고, 전시회를 의미하는 단어들 대신 독일어로 교훈, 기록, 문서를 의미하는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썼을까. 카셀에는 나치 독일의 제9관구 국군사령부가 있었고 독일 최대의 군수회사 헨셸의 공장도 있었다. 1830년 설립된 헨셸은 연합군을 공포에 떨게 했던 대전차부터 항공기, 탱크 등 무기와 운송장비를 생산해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주요 타깃이 됐다. 1941년 9월 영국공군은 카셀에 폭탄 70여개를 투하했다. 이어지는 폭격으로 도시는 폐허가 됐다. 도시의 90%가 파괴되고 최소 1만명이 목숨을 일었으며 15만명이 집을 잃었다. 전쟁 후 동서독으로 나뉠 때 동독과의 경계를 불과 30㎞ 거리에 둔 카셀은 서독에 속하게 된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도시는 미국의 마셜플랜에 힘입어 급속도로 재건됐다. 전쟁이 끝난 지 10년 만인 1955년 전쟁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기획된 것이 첫 번째 도쿠멘타였다. ‘반성과 자각의 토대 위에 새로운 예술의 역사를 쓰자’고 제안한 사람은 카셀 국립대학 회화과 교수인 아놀드 보데(1990~1977)였다. 국제정원박람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첫 번째 도쿠멘타는 나치에게 ‘퇴폐미술가’로 낙인찍혀 핍박받았던 예술가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회고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보데는 자기성찰과 반성의 토대 위에 새로운 현대미술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채택했다. 도쿠멘타는 4회부터 유럽 작가들을 수용하면서 현대의 미술 담론을 제시하는 중요한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전위적인 실험성을 띠기 시작한 것은 하랄트 제만이 예술감독을 맡았던 5회(1972년)부터이다. ‘도쿠멘타 5’는 68혁명 이후 유럽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치적 메시지와 실험성 강한 전시로 국제 미술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플럭서스 그룹, 아르테 포베라, 개념미술에 참여하는 최전선의 예술가들이 도쿠멘타로 몰려들었다.●떡갈나무 7000그루, 계속되는 프로젝트 독일 전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는 그해 100일 동안 매일 시민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사회적 조각’을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카셀 도쿠멘타를 국제 미술계에 각인시킨 일등공신이다. 실천하는 예술을 주장했던 보이스는 1982년 열린 ‘도쿠멘타 7’에서 긴급히 복원된 도시 카셀에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현무암 기둥과 한쌍으로 심는 거대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예술의 행위로 카셀에 역사와 자연을 심는 이 프로젝트는 보이스가 사망하고 1년 뒤 열린 1987년 도쿠멘타에서 그의 아들이 7000번째 나무를 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보이스의 작품은 2012년 ‘도쿠멘타 13’에서 발표한 주세페 페노네의 작품 ‘돌의 아이디어’에 모티프를 제공했다. 청동과 강철로 된 나무가 돌을 떠안고 있고 주변에 묘목을 심은 작품으로 카를스아우에 공원에 설치돼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다. 나치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들에게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각에서 출발한 카셀 도쿠멘타는 하나의 종결된 미술을 보여주기보다는 지속적이고 변화하는 미술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실험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한다. 도쿠멘타의 정신을 오롯이 살린 ‘책의 판테온’, 광장에 서 있는 보이스의 떡갈나무들은 도쿠멘타가 가꿔 가는 현대미술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되고 있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쿠멘타, 5년 뒤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텅 빈 홍채·인중 표현·스케치선…미인도, ‘천경자 코드’와 달라 위작”

    “텅 빈 홍채·인중 표현·스케치선…미인도, ‘천경자 코드’와 달라 위작”

    “어머니는 위작이 출현할 것을 예견이라도 한 듯 보석 같은 비밀을 숨겨 놓았습니다.”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인도’가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작품이 맞는지를 놓고 26년째 진위 공방 및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천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미인도’가 확실한 위작이라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이 쓴 책 ‘천경자 코드’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부 화랑 대표 및 전문가에 이어 권력기관인 검찰까지 합세해 위작을 ‘진본’이라고 강변하는 희한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며 “1977년(‘미인도’에 표기된 해)의 천경자 진품들과 미인도의 미학적 비교분석 과정에서 독특한 작법의 천경자 코드를 발견해 책을 통해 그 전모를 밝힌다”고 말했다. 작품의 미학적 비교분석에는 미술사학자인 클리프 키에포 미국 조지타운대 석좌교수, 김 교수의 남편인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가 참여했다. 김 교수는 “홍채, 인중, 입술, 밑본 스케치, 그리고 그림을 숟가락으로 문대는 독특한 작법 등 5가지 ‘코드’를 통해 ‘미인도’가 위작임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천 화백은 인물의 홍채를 표현할 때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긁고 파 들어가듯 표현한 흔적이 확연하지만 ‘미인도’는 단지 두 가지 색이 병렬됐을 뿐이고 안이 텅 비어 있다. 입술을 그릴 때에는 의도적으로 인중을 가르지 않았지만 ‘미인도’에는 인중이 나타나 있다. 입술은 윗입술의 근육 모양을 생략하고 일자로 표현하지만 ‘미인도’에는 인중이 나타나 있다. 천 화백은 밑그림을 다른 동양화가들처럼 목탄 스케치를 하지 않고 처음부터 엷게 붓질을 시작해 서서히 형태가 나타나게 그리는데, ‘미인도’의 경우 날카로운 스케치선이 확인된다. 김 교수는 “천 화백은 여인상의 어두운 목 부분과 눈 사이를 숟가락으로 문대는 방식으로 두드러져 보이게 했지만, ‘미인도’에는 숟가락으로 문지른 흔적이 단 한 군데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책 출간으로 천 화백 유족과 국립현대미술관 사이에 벌어지는 진위 공방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미인도’의 제작기법이 천 화백의 양식과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유족 측은 이에 불복해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를 제기했지만, 검찰이 기각결정을 내렸다. 이에 김 교수 측은 지난 6월 1일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4차 산업혁명] LG전자, AI가전 딥러닝… 음성만으로 작동

    [4차 산업혁명] LG전자, AI가전 딥러닝… 음성만으로 작동

    LG전자는 올해 초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에어컨을 출시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 냉장고, 로봇청소기, 드럼세탁기 등 주요 가전에도 AI를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에는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인 ‘딥씽큐’를 탑재했다.인공지능 디오스 냉장고(모델명: F878SB35S)는 각종 센서를 통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패턴, 제품이 설치된 장소의 온도와 습도 등을 파악한다. 도어가 열리는 횟수와 시간을 분석해 사용자가 도어를 거의 열지 않는 시간대에는 자동으로 절전 운전을 한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한여름에는 음식물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제균 기능을 최고 단계인 ‘파워 모드’로 설정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사물인터넷(loT) 플랫폼 차별화, 기기 간 연결성 강화, loT 생태계 확장 등 확장성 전략을 전개해 스마트홈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향후 스마트홈과 연계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로봇청소기, 홈 IoT 등을 통해 축적해 온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가정용 및 상업용 로봇 개발에 적극 나선다. LG전자는 홈 IoT 기기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원통형 스피커 모양의 ‘스마트씽큐 허브 2.0’(모델명: AIHC71G)은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선보였다. ‘스마트씽큐 허브 2.0’은 음성만으로 손쉽게 집 안의 가전제품을 작동시키고 상태를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세탁 시작해”라고 말하면 세탁기를 바로 작동시키고, “세탁 언제 끝나?”라고 말하면 “20분 남았습니다”라고 알려준다. LG전자는 상업용 로봇 시장에도 진출해 로봇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 방문객에게 항공기 탑승 시간, 체크인 장소 등 각종 정보를 화면 및 음성으로 안내하는 ‘공항 안내 로봇’ ▲스스로 청소가 필요한 곳을 찾아가 청소해 주는 ‘공항 청소 로봇’ 의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김예슬 인턴기자
  • 김선정 신임 대표 “광주비엔날레, 즐거운 교육의 장으로”

    김선정 신임 대표 “광주비엔날레, 즐거운 교육의 장으로”

    김우중 회장 딸… 큐레이터 명성 “국비 일몰 재고·기업 후원 모색” 5개월간 공석 중이던 광주비엔날레 신임 대표이사에 김선정(52) 아트선재센터 관장이 선임됐다. 13일 광주비엔날레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제155차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임명된 김 신임대표는 “배워 가면서 ‘세계 5대 비엔날레’라는 위상에 걸맞은 좋은 전시, 시민들도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김 신임대표는 “비엔날레가 예술계에서 보면 이름은 높지만 현장에서 일할 때 보면 작가 서포트 등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고 비엔날레의 역사에 대한 자료 축적이 잘되지 않은 부분도 아쉽다”면서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하도록 돕는 한편 아카이빙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의 장으로서의 비엔날레를 여태까지 생각 못했다”며 “현대 미술은 어렵다는 생각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호주의 아시아퍼시픽트리엔날레(APT)처럼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가족들이 즐기는 비엔날레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지난 1월 말 박양우 전 대표이사 겸 이사장이 사임한 뒤 대표 공석이 장기화되면서 예술감독 위촉이 지연되는 등 차기 비엔날레 준비 작업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와 관련 김 신임대표는 “비엔날레 재단에서 감독을 뽑기 위해 리서치한 결과물이 있기 때문에 같이 보면서 의논해 나갈 예정”이라며 “늦어도 8월 말까지는 감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광주 지역 미술계에서는 재단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국제적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 적격이라는 의견과 지역출신 전문가를 선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김 신임대표는 “광주 시민들과 분리되고 연계가 없다고 하는데 많은 얘기를 듣고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일몰제가 적용돼 30억원에서 18억원으로 줄어든 국비 지원과 관련해서는 “일몰제를 재고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기업 후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김 신임대표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외동딸로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미국 크랜브룩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3년부터 어머니인 정희자 여사가 관장으로 있는 아트선재센터의 부관장으로 큐레이터 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커미셔너, 2012년 광주비엔날레 공동커미셔너로 굵직한 미술행사의 기획자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2014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예술감독을 역임하며 지역 예술계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글 사진 광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혁신도시에 新성장거점 구축 대기업 본사 지방 이전 촉진

    혁신도시에 新성장거점 구축 대기업 본사 지방 이전 촉진

    내년 개헌 때 지방분권 명시 인구급감지역 특별법도 검토 ‘대한민국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구성되는 지방분권국가이다. 중앙정부는 국민으로 구성하며 지방정부는 각 지방의 주민으로 구성한다.’유성엽 국민의당 의원 등이 공동의장으로 참여한 단체인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이 헌법 1조 3항으로 신설해야 한다고 제시한 내용이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12일 지방행정연수원에서 연 ‘2017 자치단체장 비전포럼’에서 지방분권을 강조한 것은 촛불집회가 발단이었다. 탄핵정국으로 국가의 수장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나라는 흔들림 없었던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안정적으로 책임을 다했기 때문이란 것이다.김 장관은 “비정규직 644만명, 청년실업률 역대 최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과 같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이 바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은 과밀화로 생산성이 떨어지는데 지방은 인구 감소로 사라질 지경인 상황을 국가 균형발전을 통해 해소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개헌 헌법에 우선 지방분권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등의 주장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구정태 수석전문위원은 “대통령 선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5명의 대선 후보가 모두 지방분권을 헌법에 담는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지방분권의 핵심은 지방재정 확대로 국세를 지방세로 넘겨야 하는데 ‘나라 곳간지기’인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계속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며 “지방분권이 문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만큼 모든 부처가 공감해서 목표를 이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 본사의 지방이전을 촉진하고, 혁신도시 중심으로 신지역성장 거점을 구축하는 계획도 추진된다. 인구급감지역과 특수상황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인구급감지역지원특별법’(가칭)을 제정하고, 접경·도서·서해5도·미군공여지역 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로 했다. 자치단체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선거법 개정 등을 통해 지방의회 구성을 다양화하고, 지방의원·공무원의 전문성과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주민발의·주민소환·주민투표 등 주민 직접 참여제도도 활성화된다. 주민발의는 지역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조례를 만들거나 고치고, 불필요한 조례의 경우에는 없앨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임기 중 직무에 문제가 있는 경우 주민투표를 통해 제재하는 주민소환 등과 맞물려 주민의 직접 참여를 높인다는 방안이다. 전문가들은 김 장관이 발표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방안의 방향은 맞지만 지역 간 양극화를 고려한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없다면 오히려 지역발전을 후퇴시키는 결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용성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잘사는 지역과 못사는 지역의 균형을 맞추는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가 적고 낙후된 지역의 지방세 비율을 높여줘 봤자 지자체가 회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무조건 지방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회복탄력성으로 불리는 도시재생 능력을 높여 주고 사람이 찾아올 수 있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뒷받침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지방분권·균형발전 전략은 지방자치 전문가들이 10여년간 공론화했던 내용들로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합의 도출을 해내는 게 숙제”라며 “그동안 폐쇄적으로 밀실에서 행정을 처리했던 일부 지방공무원들을 주민자치에 참여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네이버, 구글·카카오에 ‘이미지 검색’ 도전장

    네이버, 구글·카카오에 ‘이미지 검색’ 도전장

    딥러닝 기반 ‘스코픽’ 기술 적용…텍스트 대신 사진으로 검색 가능 단어, 문장과 같은 글자(텍스트)가 아니라 그림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찾는 ‘이미지 검색’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구글과 카카오가 먼저 진출한 시장에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서비스를 개시하며 도전장을 냈다.네이버는 11일 자체 개발한 ‘스마트 렌즈’ 이미지 검색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모바일 검색창 탭에서 스마트 렌즈 아이콘을 누르고,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저장된 이미지를 불러와 이미지를 검색하면 관련 정보가 뜬다. 이미지의 특정 부분만 영역을 정해 그 부분에 대해서만 검색을 할 수 있다. 스마트 렌즈에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스코픽’ 기술이 적용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코픽은 네이버가 국내 최대 규모 검색 사업자로서 축적한 사용자 콘텐츠(UGC)를 최대한 활용, 이미지에 대한 상세한 키워드와 다양한 유사 이미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의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이다. 예컨대 수없이 저장되어 있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고양이 사진들을 보고서 고양이를 학습해 비슷하게 생긴 이미지를 찾아주는 것이다. 네이버 측은 “‘컵’, ‘가구’보다 ‘브라운 컵’, ‘식탁 의자’처럼 상세 키워드를 보여주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검색 분야는 2009년 ‘고글’ 앱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이 선두주자다. 지난 5월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구글 렌즈’를 선보였는데, 카메라 영상을 이해하고 정보를 줘서 사용자가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까지 발전해 있다. 음식점 간판을 카메라로 비추면 이용자들이 매긴 메뉴 별점을 보여주고, 극장을 비추면 현재 상영 정보가 나오는 식이다. 구글은 연내에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라이브픽’은 대중문화 맞춤형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다음 앱’에서 탤런트 ‘송중기’를 검색하면 현재 활동 모습을 비롯해 팬 사인회, 시상식, 공항 사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미지 검색은 6조 1000억여원 규모(통계청·올해 4월 기준)의 온라인 쇼핑 환경을 빠르게 바꿀 것이라는 점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구글은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주는 검색 기능을 이미 제공 중이고, 네이버도 쇼핑창에서 ‘비슷한 스타일 상품 찾기’가 가능하다. 네이버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비슷한 상품을 찾아주는 ‘쇼핑 카메라’ 기능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상품 이미지, 텍스트 정보에서 사이즈, 색상, 무늬를 추출해 사이즈 검색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AI에 기반한 검색 영역이 텍스트, 음성, 이미지로 다양화하고, 쇼핑·여행 등 일상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사용자 환경이 한층 유연하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수원의 밤 더 아름답게… 숙박형 관광지 추진

    경기 수원시가 체류형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테마관광상품 개발 등 특화전략을 추진한다. 11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을 맞아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추진해 역대 최대인 72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관광객 중 숙박 여행객 비율은 28.2%에 머물렀다. 관광객 1명당 찾은 관광지도 2.7곳에 불과했고 화성행궁과 수원화성에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 시는 이에 따라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객 수용태세 강화 ▲관광자원 확충 ▲테마별 관광상품 다양화 ▲체류형 관광도시 이미지 개선 등 4대 특화전략과 9개 중점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우선 관광객 수용 태세 강화를 위해 관광 인프라 확충과 관광상권 조성을 추진한다. 낙후된 숙박시설을 유스호스텔로 리모델링하고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확충할 계획이다.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한 테마파크 조성과 체험·먹거리·기념품 코너를 한데 모아 관광상권도 집중화하기로 했다. 야간 관광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특색 있는 골목 투어를 개발하는 등 관광자원 확충에도 나선다. ‘무예 24기’ 야간 공연 상설화, 미디어파사드(건물 외벽에 조명을 비춰 영상 등을 표현하는 기법), 플라잉수원 야간 운영 등 야간 볼거리를 개발한다. 도심 골목에 담긴 이야기를 발굴해 골목길을 관광자원화한다. 테마별 관광상품 다양화를 위해 테마별 관광코스 개발, 주변 지자체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MICE 관광산업 육성도 추진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쌀 생산조정제 내년 도입… ‘여의도 170배’ 논 줄인다

    쌀 생산조정제 내년 도입… ‘여의도 170배’ 논 줄인다

    정부가 만성적인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쌀 생산 조정 제도를 다시 도입한다.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쌀 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 등 수급 불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8년부터 강력한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쌀 생산조정제는 기존 쌀 농가가 다른 작물로 바꾸면 정부가 소득차익 일부를 보전해 주는 제도다. 국정기획위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벼 재배 면적을 내년과 2019년 5만㏊씩 총 10만㏊를 줄일 계획이다. 이는 국내 전체 벼 재배 면적(작년 기준 77만 8734㏊)의 8분의1 수준이고 서울 여의도 면적의 170배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쌀 생산 단수(단위 면적당 생산량) 증가와 소비 감소, 이로 인한 쌀값 하락과 재고 누적 등 구조적인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에 ㏊당 340만원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당 340만원을 지급할 경우 관리비용 등을 포함해 연간 약 18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른 작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쌀 생산조정제 적용 대상 품목을 수입대체 효과가 큰 사료작물 중심으로 추진하되 지역 특화 작물 등 생산자 자율성도 존중할 방침이다. 국정기획위는 “구체적인 정부 지원 단가와 예산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나중에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2003~2005년에도 쌀 생산조정제를 시행했다. 당시 농가가 사업 대상 농지에 3년간 벼를 재배하지 않는다는 약정을 체결하면 매년 ㏊당 보조금 300만원을 지급했다. 2011~2013년 실시한 논 소득 기반 다양화 사업(논 타 작물 재배사업)도 비슷한 사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은 420만t으로 신곡 수요(390만t)를 넘어선 초과 공급량이 30만t에 이른다. 쌀 수확기(10월~이듬해 1월) 평균 가격이 목표 가격에 미달할 경우 차액의 85% 중 이미 지급한 고정 직불금(생산량이나 가격과 관계없이 법정 요건을 갖춘 농지 경작인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주는 변동 직불금 규모는 지난해 1조 4900억원 규모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조지선의 스타심리학] 화려하지만 헛헛한 연예인의 삶

    [조지선의 스타심리학] 화려하지만 헛헛한 연예인의 삶

    빅뱅의 멤버 탑의 집은 작은 미술관이다. 수입의 95%를 작품 구입에 쓴단다. 파리엔 루브르가 있고 서울엔 탑브르가 있다고 동료가 농담할 정도다. “마음이 좀 풀리는 것 같아요. 참고 사는 것들, 안에 꾹 눌러놓은 것들이 있는데, 그림을 보며 위로받아요.” 배우 심은하가 은퇴 후 처음 대중 앞에 나선 곳은 자신이 출품한 동양화 전시장이었다. “탈출구가 필요했어요. 매일 꼬박 그림을 그린 게 몇 년 돼요.” 그림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얼마 전 같은 이유로 병원 신세를 졌다. 불안, 수면장애에 사용하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수면제 때문이라고들 한다. 우연한 사건에서 현재 삶의 모양새가 전혀 다른 두 인물의 평행이론(?)을 끌어내는 것은 비약이지만 다 가진 것 같은 연예인, 대체 뭐가 얼마나 힘든 건지 생각하게 된다. 주의를 당기는 건 그림에 몰두하게 된 이유다. 탈출구, 꾹 참고 있는 것들. 힘들지 않은 일이 세상 어디 있을까. 하지만 그들의 고백이 또 다른 공통점과 포개지면서 연예인 고유의 아픔이 형체를 드러내는 것 같다. 심 배우는 신비주의 연예인의 대표고 탑도 일상 사진을 구하기 어려운 은둔형 스타다. 톱스타의 황폐한 마음, 그 이유를 알고 싶지만 연예인의 심리적 경험을 다룬 실증 연구가 별로 없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사인 한 장 받기도 어려운 연예인을 무슨 수로 만나겠나. 그것도 수십 명을.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이다. 탑의 인터뷰와 이론을 통해 스타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다. “노래나 연기할 때는 최승현이 아니라 T.O.P이라고 생각해요. 둘 다 원래 제 모습은 아니죠. 배우 활동은 최승현이란 이름으로 하지만 제가 원한 것은 아니에요. 쿨해 보이지 않을 거 같아서.” 사회학자 얼빙 고프만에 따르면 자아는 공적 자아(public self)와 사적 자아(private self)로 구분된다. 탑은 밖에서 일하는 공적 자아고, 최승현은 집에서 편하게 사는 사적 자아다. 구분 자체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현상이다. 이기심과 욕망을 적절히 숨기고 또 영리하게 드러내는 공적 자아들 덕분에 조화롭고 예의 바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문제는 분리가 삶의 중심에 있을 때다. “최승현은 일상의 저예요, 숨어 있는.” 두 자아를 의식적으로 구분하고, 계속 모니터링하는 연예인은 분리의 늪에 빠진다. 지나친 분리는 녹록지 않은 부작용을 수반하는데, 불안이 키워드다. 사적 자아의 쿨하지 않은 모습이 드러날까 염려하는 탓이다. “일할 때는 괜찮지만 일상의 낯선 상황에서는 공황 상태가 돼요. 당황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게 소모적이에요. 그래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하죠.” 일터의 탑은 유능한데 일상의 최승현은 종종 당혹스럽다. “탑의 시야는 넓어졌어요. 그런데 최승현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거예요. 더 어린아이가 된 거죠. 괜한 투정을 부리고.” 자아를 구분하는 또 다른 방법은 자아불일치 이론에서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가 제시했다. 최승현의 실제적 자아(actual self)는 아직 아이 같아서 이상적 자아(ideal self)와 거리감을 느낀다. 행복을 찾으려면 이 불일치를 줄여야 한다. 심리적 건강의 위험 요소들이 연예인의 삶에 녹아 있다. 본질적으로 불안한 분리된 자아의 인생. 심은하는 톱스타로서의 생활을 이렇게 요약했다. ‘화려하지만 헛헛하고, 다 가졌으나 한없이 부족했던 삶.’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탑은, 아니 최승현은 분리된 자아들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있었다. 그림을 통해서다. 작년 그는 예술품 경매업체 소더비의 자선행사에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원래 모습’으로 그가 사랑한 그림을 통해 공적으로 세상과 소통한 것이다.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자숙 중인 그가 SNS에서 예술가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것이 논란이 됐다. 조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내버려 두면 어떨까. 최승현에게 예술품은 사적 자아와 공적 자아를 잇는 가교다.
  • 서울시의회 남창진의원 “송파구 관광자원, 서울 관광전략의 새 거점”

    서울시의회 남창진의원 “송파구 관광자원, 서울 관광전략의 새 거점”

    기존 도심권과 강남권에 집중된 서울시 관광전략 개선을 위해 송파구의 특색 있는 관광자원에 대한 전략적 활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서울시의회 남창진 의원(송파2,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은 지난 5일 정책연구위원회 연구발표회에서 “1,3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서울시지만 관광객 대부분은 도심권과 강남권에 집중되어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급변하는 관광 트랜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광거점의 다핵화를 통한 관광자원의 다양화를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또한 “송파구가 이러한 서울시의 관광전략 개선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한성백제문화로 대표되는 역사성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소중한 자산인 잠실 주경기장, 세계 5대 조각공원의 하나로 손꼽히는 올림픽공원, 대한민국의 새로운 최고층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123층 롯데월드타워 등을 품고 있는 송파구는 서울시의 한정된 관광거점의 새로운 출구로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남 의원은 이러한 송파구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방이맛골 등 지역상권 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 조성 방안 마련, ▸온조대왕릉 복원 또는 제사각 신축 모색, ▸20~30대가 즐겨찾을 수 있는 새로운 관광벨트 조성, ▸야간조명 명소화 확대를 통한 기존 관광자원 활용도 극대화, ▸체류형 국제관광도시 조성방안 마련 등 ‘5대 송파구 관광전략’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세부실행사업으로는 ‘롯데월드~석촌호수~방이맛골~올림픽공원 연계형 관광코스 조성’, ‘석촌호수 국제분수대 설치’, ‘롯데월드타워를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이벤트 확대’, ‘올림픽공원 내 조각공원에 대한 야간조명 명소화 사업’, ‘몽촌토성 야간조명 설치 범위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체류형 야간 관광 컨텐츠 개발’, ‘외국인 대상 관광안내소 확대 및 전문인력 확충’ 등을 언급했다. 남 의원은 “송파구의 특색 있고 잠재력 있는 관광자원에 대한 독립적 개발 방안 마련을 통해 서울시 관광의 스펙트럼을 넓힌다면 단순히 서울시의 관광산업 확장에서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자산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서울시와 송파구,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확장시켜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현실화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남 의원의 주장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관광정책을 위한 큰 숙제와 함께 좋은 정책 제안을 주신만큼 시민과 관광객이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제로에너지 건물’과 기계설비의 규제개혁/박진철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

    [In&Out] ‘제로에너지 건물’과 기계설비의 규제개혁/박진철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

    최근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성숙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 주며 전 세계에 일류국가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는 온실가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배출 증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물’(Zero Energy Building·ZEB)이란 에너지 소비의 최소화와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을 통해 건물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제로’(0)로 만드는 것이다. ZEB가 되기 위해선 단열기능 향상은 기본이고 건축설계, 자재 선택, 시공, 기계설비 등 각종 에너지설비 시스템의 효율화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미 유럽,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선 세부적 로드맵을 수립하고 의무화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건축물에서 기계설비는 냉난방 및 공기조화설비, 환기설비, 급배수, 위생설비 등으로 인간의 신체에 비유하면 장기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대설비’로 불리며 과소평가받아 왔다. 기계설비가 일반적으로 건물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25%다. 토목과 통신이 5~10%, 골조공사가 10%, 전기공사가 10~15% 등인 것을 생각하면 기계설비는 건축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 그럼에도 기계설비공사는 건축공사에 포함돼 발주되면서, 건설사들이 하도급 형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현행 건축법에 건축설비는 ‘건축물에 설치하는 각종 설비 종류’로만 정의하고 있어 의미조차 명확하지 않다. 우리나라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ZEB 분야에서 비전과 로드맵을 만들어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올해부터 ZEB화를 시작해 2020년에는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25년부터는 신축되는 민간 건축물에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제를 도입해, 2030년 민간 신축건물에 전면 의무화를 실시할 계획이다. ZEB의 성공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행정절차의 간소화와 전기요금의 상향 조정 및 건축단가 상승(약 30%)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다. 특히 행정절차의 간소화는 시급하다.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 개혁을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지금까지 각종 규제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건축물의 대형화, 비정형화를 넘어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이 등장하면서 건축과 정보기술(IT)의 융·복합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건설 관련 법체계에서 기계설비는 건설산업기본법에, 전기설비는 전기공사업법에, 정보통신설비는 정보통신공사업법에 규정돼 있다. 담당 부서도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으로 분산돼 있다. 결국 기계설비와 관련된 법이 분산되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첨단 융?복합 건축물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건설산업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기계설비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계설비인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독립된 기계설비법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때문에 현재 단순하도급 중심의 발주제도를 공사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분리(독립)발주, 주계약자공동도급, 지명하도급 등으로 다양화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시급하다. 새 정부는 신기후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기존 정책이나 에너지 산업구조를 시급하게 개편해 기계설비인들의 숙원인 분리 발주라는 법안을 먼저 해결해서 대한민국 국민도 인간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ZEB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개인도 유명 호텔에 투자 OK ‘라마다 프라자 포항 호텔’

    개인도 유명 호텔에 투자 OK ‘라마다 프라자 포항 호텔’

    과거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하기 힘들었던 브랜드 호텔 투자도 이제는 가능해 졌다. 분양형 호텔이라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일반화되면서 기관투자자들 몫이었던 호텔 투자가 개인에게도 열린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관광산업의 발달과 저금리 시대가 장기로 접어들면서 이뤄진 결과로 투자 상품의 다양화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소형 오피스텔 투자처럼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의 장벽을 낮춘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분양형 호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문가들은 공급물량을 살펴보고 안전하게 수익금을 받을 수 있는 사업지인지 먼저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일시적으로 공급이 증가하면 경쟁이 치열해져 객실가동률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다시 말해 지역내 공급물량이 적어 희소성이 높은 브랜드 호텔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안전하게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북 포항에서 지역 최초로 등장한 수익형 호텔 '라마다 프라자 포항 호텔'이 눈길을 끈다. 영일대 해수욕장 인근인 항구동에 위치하며 지하 4층~지상 20층, 360실(전용면적 24.53㎡~29.68㎡) 규모로 포항 최대의 고급 호텔이다. 특히 국내 4개뿐인 라마다 최상위 등급인 ‘라마다 프라자’로 이름 붙여진 만큼 고급화가 기대되는 곳이다. 실내에는 오션뷰가 가능한 객실을 보유하며 피트니스 클럽, 수영장, 카페 라운지 등 프리미엄급 부대시설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각종 기업행사와 가족행사를 수용하는 연회장, 웨딩홀, 옥외 데크, 탁트인 영일대 바다가 펼쳐지는 스카이라운지가 조성된다. 특히 호텔 면적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대시설이 만들어져 객실 수익 외 부대시설 운영에서도 적지 않은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객실 수익만 공유하는 타 호텔과 달리 부대시설 운영 수익까지 분해되는 사업지 특성상 안전한 수익률을 확보하게 된다. 호텔이 들어서는 위치의 장점도 있다. 이 곳은 국지도 20호선(효자~상원) 건설 사업의 일환인 송도와 영일대 해수욕장을 잇는 길이 835m 해상교량(계획)과 가까워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라마다 프라자 포항 호텔'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소규모의 수익형 호텔이 아니라 대규모 브랜드 호텔 체인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고 구분 등기를 통해 소유권도 확보할 수 있다. 시행위탁사인 ㈜썬라이즈에서는 최초 1년간 확정수익금 12%를 지급하며 (실투자금(분양가격의 50%) 대비) 중도금 50% 무이자 대출이 가능해 초기 자금 부담이 덜하다. 또 계약 즉시 제주 코업시티성산 무료 숙박권이 나오며 호텔 완공 후 무료 숙박권까지 챙길 수 있다. 현재 ‘라마다 프라자 포항 호텔’은 활발히 분양을 진행하고 있으며 홍보관은 포항시 북구 신덕로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위치해 있다. 호텔은 오는 2020년 상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첫 제로에너지 단독주택 하반기에 298가구 임대

    정부가 세종, 김포, 오산에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을 처음 임대한다. 제로에너지 주택은 단열 효율을 높이면서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를 이용해 외부 에너지 공급을 최소화하는 주택이다. 전용면적 85㎡ 주택의 경우 연간 난방비가 20만원 선으로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제로에너지 단독주택 298가구를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를 통해 조성,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고 6일 밝혔다. 세종시 고운동에 60가구,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120가구, 오산 세교지구에 118가구가 각각 공급된다. 리츠가 투자금을 모아 주택을 건립한 뒤 임대수익을 올려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주택도시기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출자하고 민간자금으로 구성된 리츠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4년간 임대 운영이 끝나면 분양으로 전환한다. 임대주택은 개별 주차장과 앞·뒤 정원, 다락방을 갖췄고 유형에 따라 테라스와 작업실을 갖춘 곳도 있다. 냉난방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외벽 단열, 3중 창호, 열회수 환기장치, 태양광 패널 등을 적용한다. 그동안 리츠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은 아파트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단독주택 단지 공급에도 리츠가 활용됨에 따라 리츠의 투자자산이 다양화된 측면도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인사청문특위, 박정화·조재연 청문보고서 채택

    인사청문특위, 박정화·조재연 청문보고서 채택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6일 박정화·조재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특위 이찬열(국민의당)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보고서 채택과 관련한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을 가결한다고 선언했다.특위는 박 후보자에 대해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법관 퇴임 이후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고 공익 분야에서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전관예우에 대한 의혹을 타파하는 데에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특위는 “청문 과정에서 전관예우에 대한 안일한 인식 등 사법행정에 명확한 소신이 부족하고 사법개혁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지에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또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24년간 변호사로 활동했고 법관 11년을 포함해 35년간 법조 실무 경험으로 전문성과 재판 실무 경험을 갖췄다”며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최초의 후보자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청문 과저에서 법관 퇴직 후 두 번의 세무조사를 받은 뒤 세금을 추징받아 청렴성 문제의 지적이 있었고 배우자 음주 운전, 국민연금 미납, 자녀의 조기유학 등 후보자 개인 및 가족의 처신에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특위는 설명했다. 박 후보자와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의결과 대통령 임명 절차만을 남겨두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9억 → 27억 → 35억 경기 공적개발원조 확대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사업 폭이 커지고 방법도 다양화하고 있다. 2일 도에 따르면 도는 2015년부터 국제개발협력사업(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을 추진하고 있다. ODA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복지 증진을 경기도가 지원하는 원조 사업으로, 도와 개도국 간 중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도내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가 되고 있다. 첫해 9개국을 대상으로 9억원을 들여 9개 개발협력사업을 시행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27억원을 투자해 8개국을 대상으로 15개 협력사업을 했고, 올해도 35억원을 들여 13개국을 대상으로 26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건수 면에서는 2배, 사업비 면에서는 3배 늘어난 것이다. 도는 도내 중소기업 해외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해 베트남 경제인 초청연수를 진행했고, 미얀마와 캄보디아에는 중소기업과 사회적기업의 진출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마을 조성을 지원했다. 또 도내 청년들의 동남아 진출 지원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등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분야 해당 국가 청년 초청연수를, 통일 이후 대비를 위해서는 중국 동북 3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과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을 벌였다. 몽골, 베트남에 한국어 스마트교실을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중점협력국 초청연수를 통해 연정·따복·스타트업 등 도정 우수사례를 전파해 도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도는 최근 외교부의 ‘정부부처 ODA 제안사업’에 선정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4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기도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법관도 잘못 있으면 징계 받아야” 소신 발언 쏟아낸 조재연 후보

    “법관도 잘못 있으면 징계 받아야” 소신 발언 쏟아낸 조재연 후보

    “법관 독립은 법관의 특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이 있으면 징계를 받아야 합니다.”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법관의 전관예우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없다고 부인하기 어렵다”고 답하는가 하면 “사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사법부의 개혁을 강조하기도 했다.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사법의 민주화 요망(要望)이 크다”면서 “제 힘으로 다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관료화된 조직을 꼭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의 발언은 대법원장의 막강한 인사권 등으로 초래되는 ‘사법부의 관료화’, ‘제왕적 대법원장제’, ‘법관의 독립성 침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판사들의 사법개혁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 한다. 조 후보자는 전날 박정화 대법관 후보자와 달리 법조계에 만연한 전관예우를 인정했다. 전날 박 후보자는 “26년 동안 법원에 근무하면서 전관예우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해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전관예우는 법원과 검찰이 부패한 것으로 국민이 인식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어떻게든 (전관예우) 의혹을 근절할 수 있도록 모두가 뼈를 깎는 반성과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가능한 한 억제해야 하고, 전관 이상으로 사법 불신의 요인이 되는 판사와 변호사의 친소 관계도 재판부의 사건 회피나 재배당으로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솔직히 저는 변호사로 24년간 잘 지내왔는데, 최고 법관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법원에서 고생해온 분들께 미안하고 염치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무늬만 다양화가 아닌 실질적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관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청문위원들의 질의에는 “영리를 위한, 사익을 위한 변호사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공약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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