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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나영이사건 참담… 범인 평생격리 마땅”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여덟 살 여아를 성폭행해 영구 장애를 입힌 이른바 ‘나영이 사건’ 범인의 형량이 대법원에서 징역 12년형으로 확정된 것과 관련, “보도를 보고, 인터넷을 보고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꼈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에서 판단한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평생 그런 사람들은 격리시키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마음이 참담하다.”고 밝혔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이 대통령은 “이런 유형의 범죄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면서 “여성부와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협력해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이 대통령은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격리대책에 대해서도 고민을 한번쯤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국무위원들도 이런 일에 부모의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이날 취임한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온정주의를 배격하고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법 질서를 확립하겠다.”면서 “‘나영이 사건’ 피고인 조모(57)씨에 대해 징역 12년을 가석방 없이 엄격하게 집행하라.”고 밝혔다. 피고인이 출소 후 7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것도 철저히 집행·감독하라고 당부했다.‘나영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에서 조씨가 학교에 가던 나영양을 인근 교회 화장실로 끌고가 목졸라 기절시킨 뒤 성폭행해 성기와 항문 등을 영구 상실케 한 사건이다.법무부는 나영양 가족이 정부로부터 범죄피해자 구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밟는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아동성범죄의 양형기준을 상향토록 건의할 방침이다. 현행 양형기준은 13세 미만 아동 강간상해죄에 대해 6∼9년, 가중사유가 있으면 7∼11년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종락 장형우기자 jrlee@seoul.co.kr
  • 출판 기념·사인회 “좋아요” 다과 등 음식제공 “안돼요”

    출판 기념·사인회 “좋아요” 다과 등 음식제공 “안돼요”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사실상 재출마 의지를 밝힌 오세훈 시장은 지난 26일 강남의 한 서점에서 수필집 ‘시프트’(리더스북 펴냄) 출판기념 사인회를 가졌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제도의 우수성과 창안 배경 등을 메모식으로 담았다. 서울시는 행사 전 선거관리위원회에 “책을 들고 온 시민들에게 음료수 등을 제공해도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느냐.”고 물었다. “책을 구입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간단한 음식물 제공도 안 된다.”는 대답을 듣고 그대로 따랐다. ●친분 없는 대상에 이메일은 불법 내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추석연휴가 출마 예정자들에게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향에서 여론을 살핀 뒤 남은 240여일 동안 선거운동의 방향과 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등을 한꺼번에 뽑는 ‘8대 동시선거’여서 사상 최다 후보들이 난립하고 이에 따라 각종 선거법 위반사례도 판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명절을 맞아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선거구민의 행사에서 후보자들은 선거법 위반에 조심해야 한다. 축사 혹은 인사말을 할 경우 의례적인 명절 덕담은 괜찮지만 자신의 업적 홍보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밝히는 것은 사전선거 운동이라 선거법 위반이다. 다소 애매한 점이 있지만, 선관위 직원들이 사안에 따라 세밀하게 판단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로잔치 등에서 금품, 음식물, 선물 등을 제공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귀성버스 제공도 금물이다. 평소 안면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전화(문자메시지 포함)나 이메일로 추석 인사를 전하는 것은 괜찮지만, 친분이 없는 사람이나 선거구민, 소속 당원에게 이메일 등을 단체 발송하는 것도 불법이다. ●선관위 전담팀 편성, 사전예방에 총력 이처럼 까다로운 선거법 위반을 사전에 막기 위해 중앙선관위는 올해 1월부터 서울시선관위 사무국에 ‘지도2과’를 신설하고 법규 안내 및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도2과 소속직원 5명은 자치단체나 정당, 팬클럽, 정책연구소, 시민단체 등을 직접 방문해 대상별 맞춤형 안내를 실시하고 있다. 단속·규제 중심이 아니라 법 테두리 안에서 적법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사전 안내를 강화한 것이다. 지난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시선관위의 예방활동건수는 총 132회로 내용별로는 ▲직접방문 87회로 가장 많고, ▲공문 발송 37회 ▲강의지원 등 기타가 8회였다. 대상별로는 ▲정당 39회 ▲연구소·팬클럽 35회 ▲국민운동단체·공공기관 11회 ▲교육·노동단체 12회 순이다. 선관위는 다음달 10일까지를 추석 전후 특별 예방 및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추석 연휴기간에도 신고(1588-3939) 및 접수 체제를 운영한다. 사전 문의도 환영한다. 백두성 지도2과장은 “최근 선거사범에 대한 사법부의 양형이 강화된 점을 감안해 정치인이나 입후보 예정자들이 추석을 전후한 각종 행사 등에서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일몰뒤 금지’ 광범위한 제한 위헌 판단

    ‘일몰뒤 금지’ 광범위한 제한 위헌 판단

    24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야간옥외집회 허가제는 사실상 폐지됐다. 개정시한인 2010년 6월30일까지는 현행 법률이 유지되지만, 헌재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결정한 이상 경찰의 허가를 받지 않고 신고만 한 채 야간옥외집회를 개최하거나 참가한다고 해도 실제로 처벌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근거로 법률이 집회를 금지한 ‘야간’의 범위가 너무 넓다고 지적했다. 현대사회에서 ‘해진 뒤, 해뜨기 전’이라는 광범위한 시간적 제약은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옥외집회 금지는 주간 동안 직업이나 학업활동을 해야 하는 이들이 집회에 참가할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또 법무부 등에서 합헌 근거로 댄 폭력적 돌발상황에 대한 우려 등은 야간 중에서도 ‘심야’의 특수성으로 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야간과 심야를 구분하는 등 구체적인 개정 방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는 사법기관의 몫이 아니고 입법자인 국회의 재량이라는 것이다. 헌재가 명백히 헌법에 반하는 법률에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유다. 대신 헌재는 심야에 집회·시위를 금지한 외국의 입법례를 참고로 제시했다. 프랑스는 오후 11시 이후, 러시아도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프랑스와 러시아의 경우에도 해당 법조항은 규범력이 없는 사문화된 조항으로 남아 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위헌 소지가 있는 법률이 ‘반성적 고려’에 따라 개정되면 새 법에 따라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재 계류 중인 사건의 재판을 계속 진행할지는 전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달려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헌재 결정 직후 이 조항의 계속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개정시한까지는 현행 법 조항의 효력이 유지된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잠정 중단했던 재판을 곧바로 속개할 수 있다. 현행법을 그대로 존중한다면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헌재에서 각각 위헌과 합헌으로 판단한 부분을 나누어 판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시한 이후로 재판을 연기할 경우 새 법에 따라 선고하게 된다. 이때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해당 조항이 효력을 상실하게 되므로 무죄가 선고된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현재 야간 옥외집회에 참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가 지난해 10월 위헌법률심판 제청 이후 재판이 잠정 중단된 사건은 모두 175건이다. 단, 이 가운데 154건은 현재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된 일반교통방해죄도 함께 적용된 사건이라 이에 대한 헌재의 결정 이후에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이 현재 야간옥외집회금지 위반 혐의로 수사중인 사람은 207명, 기소한 사람은 913명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다른 죄와 병합이 되어 있는 피고인의 경우 재판을 계속하되 이번 헌재 결정을 양형사유로 참작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고, 야간옥외집회금지 위반 혐의로만 기소된 피고인의 경우는 당장 선고하거나 법 개정 이후로 선고를 미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wisepen@seoul.co.kr
  • 사기·절도·공무집행방해도 양형기준 적용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규홍)는 21일 사기, 절도, 공무집행방해 등 8가지 범죄에 대해서도 양형기준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1기 양형위가 살인·강도·성범죄 등 8대 중범죄에 대해 양형기준안을 마련해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데 이어 2기 양형위가 양형기준을 적용할 추가 대상범죄의 범주를 설정한 것이다. 양형기준 적용 대상 범죄는 사기, 절도, 공문서 범죄, 사문서 범죄, 마약, 약취·유인, 식품·보건, 공무집행방해 등이다. 선거, 교통범죄 등은 새 양형기준 대상에서 제외됐다. 양형위는 연구 및 공청회를 거쳐 대상 범죄의 양형기준을 최종 설정할 방침이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안형환 의원 벌금200만원 당선무효형

    한나라당 안형환(46·서울 금천) 의원이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 형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했다.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부장 박형남)는 21일 18대 총선 당시 허위사실을 유포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의원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구형량인 벌금 100만원보다 높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재판부는 “안 의원이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적이 없음에도 명함 등에 이를 기재해 유권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 인정된다.”면서 “연설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난 내용을 밝히고 뉴타운 추진이 조기에 될 것처럼 말한 점 등을 고려하면 선거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낙선한 2위 후보와 표차가 342표에 지나지 않는 점 등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과 공정한 선거를 저해한 위법성이 적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선거 당시 위법한 당원집회를 개최한 부분에 대해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안 의원은 선고공판 이후 “재판부에서 사실관계를 오해한 부분이 많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말했다앞서 안 의원은 학력 부실 기재 및 불법 당원 집회 개최 등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은 당원 집회 부분에 대해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안 의원은 이와 별도로 하버드대 연구원 경력 및 뉴타운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1심에서 또다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피해 변제’ 등 선처 단골메뉴 인용

    14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 일부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 선고형량은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한 1·2심과 똑같아 결과적으로 이 전 회장으로서는 이날 유죄 판결로 형량이 늘어나지 않았다. 재벌 총수에게는 항상 ‘징역 3년+집행유예 5년’ 공식이 적용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삼성SDS 쪽에 배임액인 227억원 이상을 납부해 피해를 회복했다는 점을 긍정적 양형사유로 밝혔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삼성이 지난해 1심부터 주장하던 1539억여원 납부 사실이 2008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서 누락되어 있다.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을 양형 사유로 참작한 셈이다. 재판부는 또 이 전 회장이 삼성SDS의 매출 증대 등에 기여한 점도 인정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 자체가 이재용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 경영지배권을 넘겨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판시도 하지 않았다. 유죄 인정 근거로 이 전 회장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들었으면서 동시에 “당시 비상장사의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다양했던 만큼 피고인이 자신이 선택한 방법이 위법임을 인식하지 못했을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양형 사유를 밝힌 것 역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변제’, ‘기업 발전에 기여’ 등은 재벌 총수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할 때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양형 사유인데 이번 판결에도 이런 전형적 사유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비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건희 前회장 유죄… 집유 5년

    이건희 前회장 유죄… 집유 5년

    삼성SDS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헐값에 발행,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창석)는 14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차명주식 거래를 통한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 일부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삼성SDS 이사였던 피고인이 주당 공정한 행사가격인 1만 4230원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인 7150원에 BW를 발행,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에게 배정해 회사에 227억여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또 “피해액을 상당부분 회복하는 등 비난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SDS 이사회는 1999년 2월 BW를 발행해 이 전무 남매 등 6명에게 배정했다. 한편 이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이학수 전 부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김인주 전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홍기 전 삼성SDS 대표이사와 박주원 삼성SDS 금융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성범죄자 중형… 감경 사유자는 참작

    성범죄자 중형… 감경 사유자는 참작

    김모(26)씨는 지난 6월 길을 가던 A(20·여)씨를 집까지 따라가 성폭행, 주거침입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도입된 양형기준안에서 정한 이 죄의 기본형은 징역 4~6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이 특별감경인자로 작용해 감경형인 징역 3~5년이 권고형이 됐다.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배기열)는 김씨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일반감경인자로 보고 3~5년형 중 가벼운 징역 3년을 선택했다. 이와 별도로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참작사유를 따진 결과 우발적 범행인 점 등이 긍정적 사유라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김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선은 2년6개월”이라면서 “피고인에게 형 가중요소가 하나도 없어 처단형상의 하한선을 선고하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양형기준안의 권고를 지켜 징역 3년을 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최초의 양형기준안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기소돼 실제 양형기준안에 따라 선고를 한 사건은 7건으로 모든 재판부가 양형기준안을 따랐다. 양형기준안은 권고적 효력밖에 없어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뒤집은 셈이다. 이에 따라 당초 양형위원회가 의도한 대로 성범죄자 등에게 이전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추세가 곧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상철)는 공원에서 네 살배기 여아를 추행한 이모(22)씨에게 양형기준안에 따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씨가 정신분열증 등을 앓고 있고, 이 범죄의 처단형 하한선이 징역 9개월인 점 등을 감안하면 결코 가벼운 형이 아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합의1부(부장 이현종)는 일곱살 여아들을 추행한 강모(54)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3세 미만 강제추행의 기본형은 징역 2~4년형으로 집행유예 선고도 가능하지만, 재판부는 강씨에게 이미 추행 전과가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를 배제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입건 교통사고 8건으로 본 ‘중상해’

    입건 교통사고 8건으로 본 ‘중상해’

    12일 법원과 대검찰청에 따르면 중과실이 아닌 교통사고로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혀 입건된 운전자는 모두 8명이다. 전신마비, 의식불명, 다리 절단을 비롯해 대동맥 파손도 중상해로 인정됐다. 이 가운데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것은 1명뿐이지만, 이 밖에도 피해자가 혼수상태에 빠져 합의를 보지 못해 유죄 선고가 예상되는 사건들도 있다. 검찰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중상해의 일반적 기준으로 ▲생명에 대한 위협 ▲불구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 초래 등을 꼽았다. 실제로 입건된 중상해 사고도 큰 틀에서 이와 일치한다. 원주에서는 덤프트럭을 몰고 가던 운전자가 자전거를 끌고 가던 보행자를 친 뒤 다리를 밟고 지나가 피해자가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부상을 입었다. 검찰은 이를 중상해로 보고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사고로 피해자의 전신이 마비되거나 혼수상태에 빠진 경우도 중상해로 판정됐다. 특히 부산지검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3~4개월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던 것도 중상해로 봤다. 피해자가 깨어나긴 했지만 뇌좌상 등으로 추후 영구적인 후유증과 장애가 예상된다는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창원에서는 차도를 건너다 승용차에 치인 피해자가 왼쪽 어깨뼈 밑으로 지나가는 대동맥이 파손돼 인조혈관 대체 수술을 받고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는데, 검찰은 이 역시 중상해로 보고 가해 차량 운전자를 불구속기소했다. 중상해 사고를 내고 처벌받지 않으려면 적어도 1심 판결 선고가 있기 전에 피해자와 합의를 해야 한다. 검찰 단계에서 합의하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려 재판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기소된 뒤 합의를 하면 재판부가 공소기각 판결을 하게 된다. 헌재 결정 이후 보험사들은 형사합의금을 지원해주는 운전자보험 특약 등을 앞다퉈 내놨다. 합의금 수준은 피해자의 과실이 없는 사망사고의 경우 2000만~300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신마비나 혼수상태 역시 사망에 준하는 합의금이 필요하고, 다리 절단 등 신체 일부를 잃는 경우에는 보통 사망사고의 절반 정도 되는 금액에 합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단횡단을 하는 등 피해자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합의금이 줄어든다. 피해자 쪽에서 너무 많은 합의금을 요구할 때는 법원에 공탁금을 걸어놓으면 양형 등에 있어 참작을 받을 수 있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종합보험에 가입했는데도 따로 형사합의금을 내야 하느냐고 불만을 보이는 운전자들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중상해 사고는 업무상과실치사상에 해당하는 범죄로 경우에 따라 처벌을 면해주는 것뿐이라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중상해 사고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피해자가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합의 의사를 확인할 수가 없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때는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합의할 수 있지만, 성인일 경우 당사자만이 합의권을 갖고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위해 치료비 등을 선지급해준다 해도 이는 참작 사유일 뿐 법률적으로는 효력이 없다. 이럴 경우 검찰은 기소를, 법원은 유죄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인천지검에서는 피해자가 뇌출혈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합의하지 못한 가해 차량 운전자를 불구속기소했다. 지검의 한 검사는 “합의를 하지 못하면 피의자뿐 아니라 합의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도 손해”라면서 “대리인도 합의해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본인 보호 원칙’은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처벌 의사를 밝히지 못할 정도로 중한 상태라는 것은 사실상 사망에 가깝다는 의미로 그만큼 처벌을 중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피해가 중한 상황에서 대리인이 대신 합의한다면 곧 본인 보호 원칙에 있어 흠결이 생기고, 피해자의 합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美여기자 석방] ‘클린턴 1박2일’ 깔끔한 진행

    [美여기자 석방] ‘클린턴 1박2일’ 깔끔한 진행

    클린턴의 ‘1박2일’은 숨가빴다. 전격적인 방북부터 여기자 석방, 고국 송환까지 시나리오를 짠 듯 치밀하고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다. 22시간가량의 방북 일정 중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1시간15분, 만찬 2시간, 모두 3시간15분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민간 항공기를 타고 직항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발을 디딘 건 4일 오전 10시48분. 도착 1시간 전에야 방북 소식이 언론에 타전될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트랩에서 내려온 클린턴은 영접 나온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인사를 나누며 짧은 환영식을 가졌다. 이후 북측이 제공한 리무진을 타고 외국 국빈들이 이용하는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면한 건 이날 오후. 클린턴은 김 위원장과 유나 리, 로라 링 두 여기자의 석방문제를 논의하고 기념촬영을 가졌다. 저녁에는 북한 국방위원회가 주최한 VIP 만찬을 대접받았다. 회동 중에는 때로 긴장감이 흘렀지만 양측은 결국 원하는 것을 거머쥐었다. 김 위원장은 이들에 대해 특별사면을 실시, 석방을 전격 지시했다. 클린턴은 이날 두 여기자와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ABC는 이 순간이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클린턴은 지체하지 않았다. 다음날 오전 8시30분 바로 두 기자를 데리고 전세기에 탑승,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이들을 태운 비행기는 미국 서부 현지시간으로 5일 새벽 6시30분쯤 고국에 내려앉았다. ‘1박2일’의 여정 동안 북한이 시시각각 홍보전을 폈던 것과 달리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면 조치가 떨어질 때까지 일체의 반응을 삼가며 신중함을 지켰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여기자 석방] 北, 美에 판정승 대내외 강조…체제 결속 선전 강화

    북한이 거물급 대어(大魚)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대내외에 활용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북·미 관계를 개선하려는 호재로 쓰려는 ‘희망사항’이 묻어 있다. 체제 결속을 위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선전도 강화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결산하는 보도 형식을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기자들의 불법입국과 적대적 행위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사법 체계를 어긴 여기자들 문제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북한의 자주권을 인정했음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선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미국은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은혜’를 베풀어 석방했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억류된 여기자들을 석방한 것은 인도주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정책 때문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북측은 북·미관계 개선 방도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주장하는 등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북·미 사이의 이해를 깊이하고 신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2명의 여기자를 ‘인질’로 최대한 활용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성사시킨 것을 계기로 꼬일 대로 꼬인 북·미관계를 풀어 나갈 실마리를 마련하고, 대내외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체제를 장악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도 과시하려는 듯하다. 북한 언론들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대화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제2차 핵실험 등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를 받은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희망이 담겨 있다. 북한 언론들은 4일에 이어 5일에도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소식을 계속해서 보도했다. 이는 대외용보다는 대내용의 성격이 짙다. 북한은 외국 지도자들의 방북과 관련, ‘김정일 장군님이 위대하고 선군정치로 강력한 군사력을 갖게 됨으로써 강대국들이 저마다 머리를 숙이고 찾아온다.’는 식으로 주민들에게 선전해 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5월 2차 핵실험 이후 미국의 주도로 유엔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그의 사과 등의 내용을 선전,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한편 북한의 언론들은 4일에 이어 5일에도 방송사고를 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오전 5시58분쯤 영문 뉴스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이 항공편으로 평양을 떠났으며 공항에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전송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오전 7시54분쯤 “빌 클린턴 대통령이 떠났다는 뉴스를 취소한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은 8시가 넘어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평양방송과 조선중앙방송은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방송사고를 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은 이날 정오 뉴스시간에 정각을 알리는 시보를 내보내고 약 8초가 흐른 뒤 아나운서가 “미국 전 대…”라고 말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약 10여초가 흐른 다음 평양방송은 5∼6분간 경음악을 내보낸 뒤에야 뉴스 보도를 시작,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일행이 4일 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정일·클린턴 평양 회동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전격적으로 북한 평양에 도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이날 밤 뉴스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과 미국간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의 석방 문제뿐 아니라 북핵문제를 포함한 현안들이 논의됐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언론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은 이에 사의를 표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환영한 뒤 진지한 담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면담하는 자리에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대남 담당인 김양건 통전부장이 배석했다. 북한 국방위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한 만찬을 주최했다. 김정일 위원장도 만찬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8분쯤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 커런트 TV 소속 기자인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의 석방을 위해서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날 정오뉴스를 통해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일행이 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영접했다. 미국 전직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제1차 북핵위기 당시인 지난 1994년 6월15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한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과 담판을 벌였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적은 없다. 한국과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위한 ‘개인적인 방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정치 현안과 여기자 문제의 분리 원칙을 강조하기 위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일행에 정부 당국자들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을 감안할 때 여기자의 석방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냉각된 북·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국제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에 따라 여기자들은 석방될 게 확실시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기자들과 함께 이르면 5일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나 리와 로라 링은 지난 3월17일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에서 취재하다가 북한에 억류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빌 클린턴 방북] “유씨-선원 석방·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

    [빌 클린턴 방북] “유씨-선원 석방·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여기자 억류 사건 해결을 위해 4일 전격적으로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동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 관계, 남북관계와 한국인 억류 문제는 어떻게 될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미국 여기자 억류 사태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와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 완화를 노린 북한의 의도가 조합을 이뤄 성사된 것”이라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 핵심 고위층인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영접을 나왔다는 점은 북한도 나름대로 상당한 예우를 갖추며 북핵 문제를 비롯해 미국과 정치적 대화를 나눌 의사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었던 지난 2000년에도 방북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가는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치적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번 방북은 북·미간 대화 국면을 위해 청신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은 사태 해결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5일쯤 미국 여기자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개성공단에서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와 ‘800 연안호’ 선원의 석방과 관련, “단기적으론 미국 여기자 사건 해결이 유씨와 선원의 석방에는 큰 진전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론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거물급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특사 파견은 예견됐으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1~2개월 빠른 것 같다.”면서 “이번 방북은 앞으로 북·미 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시리아,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같은 적들과도 강력한 외교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정부 출범 6개월여만에 과감한 고위급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를 실천으로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은 1993년에는 핵을 통해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한 이후 ‘핵을 동결할 수 있다.’며 제네바 합의를 도출했고, 1998년에도 대포동 미사일 발사 이후 시험 발사 유예 카드를 꺼내 북·미대화를 이끌어냈다.”면서 “이번에는 여기자 석방 카드를 통해 북·미 대화 계기를 노리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여기자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는 거물급 대북특사의 영향으로 석방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앞으로 우리 정부가 유씨와 800연안호 사건을 해결하는 데 더욱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변화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미국 여기자 억류 사건이 해결될 조짐을 보일 경우 큰 틀에선 앞으로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장기간 억류 중인 유씨 문제 및 800연안호 조기 해결을 위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북측에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정책진단] “고무줄 시비 해소” “자의적 판단 여전”… 法·檢 갈등 불씨로 법원

    [정책진단] “고무줄 시비 해소” “자의적 판단 여전”… 法·檢 갈등 불씨로 법원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양형기준을 만들겠습니다.”2007년 5월2일 대법원 산하에 양형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대법관 출신의 김석수 위원장은 “실제 사건에서 판사가 보는 양형과 국민이 보는 양형은 그 간격이 크다.”면서 ‘신뢰받는 양형’을 공언했다. 그로부터 2년 뒤 판·검사·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들이 여론의 목소리를 반영해 만든 대한민국 최초의 양형기준을 내놨다. 이 기준은 지난달 1일 이후 기소된 형사사건에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마련된 이 양형기준이 오히려 법원과 검찰 사이의 새로운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법원은 살인 등 8개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재판부의 충실한 양형심리를 유도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유·무죄뿐 아니라 양형에 있어서도 법원과 당사자 사이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져 내실 있는 형사재판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法 ‘자판기식 판결’ 보완책 마련 양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인 서울중앙지법 강영수 부장판사는 “양형의 예측가능성이 종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양형의 형평성과 적정성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 동안 같은 범죄를 두고도 판사들 사이에 형량의 격차가 커서 문제가 됐던 이른바 ‘고무줄 양형’ 시비가 해소될 것이라는 취지다. 동시에 판사들이 양형기준에 따르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별도로 판결서에 기재하도록 하는 등의 보완책도 마련해 단순하고 기계적인 적용이나 ‘자판기식 판결’에 대한 우려도 줄였다. 이에 반해 검찰은 양형기준안이 과거 판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형량을 정하던 것을 구속력 있게 조문으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이트칼라 범죄의 경우 명시적 감경사유가 더욱 많아져 양형기준이 없을 때보다 집행유예를 선고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남순 대검 검찰연구관은 “1억원 미만의 횡령 범죄는 기준안이 정한 최고형이 징역 2년 6월일 뿐인 데다 양형인자가 모호해 집행유예 선고도 충분히 가능해진다.”면서 “판사가 실형을 선고하고 싶어도 양형기준대로 따르려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분화된 양형기준이 오히려 판사들이 더 엄한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막는 셈이라 해석 여부에 따라 고무줄 양형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檢 ‘구형기준’ 발표로 허점 지적 이에 양형기준안 시행 전날인 지난 6월30일 검찰은 ‘구형기준’을 발표했다. 양형기준이 마련된 만큼 구형기준도 그에 따라 정비하겠다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였지만, 사실상 양형기준안의 허점을 지적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구형기준에 따르면 양형기준이 제시하는 감경·기본·가중영역의 형량범위 폭이 2~4년까지 차이가 나고, 형량범위 내에서도 선고형량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불공정한 양형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여러 범죄를 저지른 경합범의 경우 양형기준은 경합 범죄들의 형량범위 상한만 가중하게 해 결과적으로 형량 편차가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지적했다. 검찰 고위인사는 “양형기준은 말 그대로 권고적 효력일 뿐이며 판사들이 그 동안 해오던 것을 책으로 만들어낸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법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 기준이 완전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 일부 적용 과정에서 오류가 나타날 수 있는데 검찰이 이를 가지고 기준 자체가 문제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오이석 유지혜기자 hot@seoul.co.kr
  • [정책진단] 횡령 재벌 A·B회장 양형기준 따졌더니

    #사례1. 국내 재벌 총수 A 회장은 900억원대 회사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사재 수천억원을 들여 사회공헌활동을 약속한 점 등이 참작됐다. #사례2. 또다른 재벌기업의 B 전 회장은 비상장사와 계열사 등을 이용해 부외자금을 형성, 286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적용됐다. 법원은 B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횡령액을 모두 반환한 점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했다. ●화이트칼라 범죄 형량 대폭 강화 국민들은 재벌 총수들에게만 적용되는 ‘징역 3년+집행유예 5년’ 공식이 낯설지 않다.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문구는 ‘있는 자’들의 판결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하지만 새 양형기준에서는 횡령·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형량을 대폭 강화했다. 과연 양형기준안대로라면 이들에게 더 엄한 형이 선고될지 실제 사례에 적용해봤다. 양형기준안은 횡령·배임 액수에 따라 제1(1억원 미만)~5유형(300억원 이상)까지 분류하고, 다시 여기서 양형 인자를 따져 형을 감경 혹은 가중하도록 했다. A 회장의 경우 횡령액이 900억원대라 제5유형에 속하고, 기본형은 징역 5~8년형이다. 감형 인자는 ▲일부 범죄는 사후에 보고받아 범행 가담 정도 미약 ▲피해액 상당부분 회복 등이다. 가중 인자는 ▲거액을 장기간 빼돌려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 ▲부하직원에게 지시해 계획적으로 횡령 ▲주주의 피해 야기 등이다. 가중 인자가 한 개 더 많기 때문에 가중 영역(징역 7~11년)에서 형을 선고해야 한다. 작량감경을 해도 징역 3년6월이기 때문에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해진다. B 전 회장은 제4유형(50억~300억원)에 속하고 감경 인자는 ▲부외자금을 조성한 비상장사가 사실상 1인 회사나 B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가족회사 ▲피해액 상당부분 회복 등이다. 가중 인자는 ▲거액을 10년에 걸쳐 빼돌려 범죄 수법이 매우 불량 ▲피지휘자를 시켜 부외자금 조성 등이다. 감경 인자와 가중 인자 개수가 같기 때문에 기본형인 징역 4~7년형 중 선고하게 된다. 이렇듯 양형기준을 계산하는 방식은 양형 인자가 직접적 행위에 대한 것인지 여부 등에 따라 중요도가 다르게 적용되는 데다 B 전 회장처럼 다른 범죄까지 경합된 경우라면 더욱 복잡해진다. ●양형기준 자동연산 프로그램에 판사들 큰 호응 이에 최근 수원지법 안산지원 이태웅 판사는 ‘양형기준 프로그램’을 만들어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올렸다. 해당 범죄를 선택한 뒤 양형 인자를 고르면 어느 영역에 해당하는지가 자동연산되는 프로그램이다. 복잡한 양형기준안에 골치를 앓던 판사들은 이 프로그램에 큰 호응을 보내고 있고, 실제 선고 형량을 정하는 데 요긴하게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정책진단] 법원 양형조사관 위법 논란

    지난달 1일부터 양형기준이 시행되면서 법원은 구체적인 형량을 정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 되는 감경·가중 요소를 확인하는 조사관 21명을 선발했다. 이들이 이른바 ‘양형조사관’으로 지난달 20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조사관은 피고인의 양형 인자를 조사해 판사에게 보고하고 판사는 이를 토대로 형량을 계산하기 때문에 이들이 양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양형기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는 검찰이 양형조사관 제도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양형조사관에 대해 규정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아직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법원이 법적 근거도 없이 제도부터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법원 소속 조사관이 양형 인자를 조사하는 것은 판사가 직접 피고인을 만나 조사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판결 결과에 대한 예단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양형조사의 시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무죄 판단을 내린 뒤에 조사를 시작할 경우 공판이 상대적으로 길어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유·무죄 판단 전에 양형 인자에 대한 조사부터 먼저 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형사소송에서 형량 판단은 법관의 의무이기 때문에 별도의 법 규정 없이도 양형조사관 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 형량 판단을 위한 요인 조사 역시 법관의 의무영역이자 고유영역으로 특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다. 또 법원은 검찰과 변호인 쪽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양형 인자 조사가 부족할 경우 직권에 의해 양형자료 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형소법에 이미 규정되어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의 한 인사는 “양형조사관은 가사조사관 등과 달리 특수조사관으로 볼 수 없는 법관의 사무에 대한 보조 역할로 법적 근거가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고군산군도 호텔·마리나 조성 동북아 제1의 휴양관광지로

    고군산군도 호텔·마리나 조성 동북아 제1의 휴양관광지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전북 고군산군도가 동북아 최고의 국제해양관광지로 개발될 전망이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17일 전북도청에서 미국의 부동산 개발 전문업체인 페더럴(Federal Development)사와 ‘고군산국제해양관광지 조성사업’ 투자협약(MOA)을 맺었다. MOA는 양해각서(MOU)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된 협약으로 개발 가능성이 한결 높다. 이번 투자협약은 페더럴사가 2020년까지 9200여억원을 투자, 군산시 옥도면 고군산군도 일대를 고급 휴양형 국제해양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에따라 전북 서해안 일대는 세계에서 가장 긴 33㎞ 새만금방조제와 드넓은 배후지역, 해양관광지 등을 두루 겸비한 환태평양시대 거점지역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동북아의 진주’로 개발 고군산 국제해양관광지 조성사업은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 지구에 포함된 군산시 옥도면 신시·무녀·선유·장자도 일대 4.4㎢(132만평)에 복합해양리조트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고군산군도 해안선을 따라 부티크 호텔, 테마호텔, 별장형 콘도 등 고급 관광숙박시설과 마리나, 요트하우스 등 해양레저시설을 조성해 동북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의 관광객까지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또 카지노, 해수워터파크, 오션마켓 등 해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관광시설을 집중 배치해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고군산군도 4개 섬 가운데 신시도가 우선 개발된다. 페더럴사는 1단계로 2012년까지 3700억원을 들여 대형 호텔 2개와 콘도, 관광어시장 등을 건설하게 된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개발에 필요한 기반·편익시설을 지원한다. 이어 2차 사업으로 2020년까지 5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 일대에 요트하우스, 카지노, 해수 워터파크 등 해양레저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도는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고군산 국제해양관광지가 동북아 제1의 휴양형 복합해양리조트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달 후면 사업 가시화 해외자본을 유치해 추진하는 대형 관광개발사업은 대부분 양해각서만 교환하고 무산되는 사례가 많지만 고군산군도 국제해양관광지 조성사업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북도의 설명이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이춘희 청장은 “통상 해외자본과 맺는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이번에 맺은 MOA는 한 단계 더 진전된 것으로 적어도 50% 이상의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관례상 이례적으로 페더럴사가 2개월 이내에 이행보증금 200만달러(약 26억원)를 전북도에 예치해야 하도록 협약을 맺어 앞으로 두달 후면 사업 성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청장은 “협약 이행조건으로 두 달 안에 이행보증금을 예치토록 했기 때문에 페더럴사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면서 “조성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토지매입 등 일부 걸림돌을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전북의 숙원인 고군산군도 국제해양관광지 조성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주변 새만금관광단지와 방조제 다기능부지 메가리조트 조성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면서 “새만금을 동북아 제1의 관광레저산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전북도의 비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흉악범 얼굴·이름 공개 배경과 문제점

    법무부가 흉악범 얼굴 및 신원을 공개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데는 최근 흉악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2004년 1만 3874명이던 살인·강도·강간 등 흉악범은 2006년 1만 4665명, 지난해 1만 5790명으로 13.8% 늘어났다. 또 혜진·예슬양 실종·피살사건, 전직 프로야구 선수인 이호성의 4모녀 살해사건, 제주 초등생 성추행·살인사건 등 범죄양상도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잔인해졌다. 법무부는 재범피해 방지, 추가범죄 신고나 새로운 증거수집 활성화 및 교육효과 등을 근거로 흉악범 얼굴공개를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 2월 강호순의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 이후 흉악범죄 피의자에 대한 얼굴 등 신상공개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 형법은 수사기관이 기소 전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법무부와 경찰청 훈령은 초상권 침해, 피의사실공표 금지 등을 이유로 피의자의 얼굴 등 신상공개를 제한한다. 공익적 목적으로 수사기관이 흉악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했다고 하더라도 흉악범이 수사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는 범죄예방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 프라이버시권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수사기관이 ▲중대한 극악범죄 ▲공익상 필요성 ▲증거관계가 명백한 경우에 한해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냈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얼굴 및 신상공개가 행정처분의 형태로 이뤄지지만 당사자는 사실상 명예형을 받는 셈이기 때문에 3권 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법무부의 개정안 추진은 유·무죄 및 양형에 대한 헌법상 유일한 결정 기관인 법원의 판결 전에 수사기관이 형벌을 내리겠다는 것”이라면서 “무죄추정의 원칙뿐만 아니라 3권 분립의 대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역고소에 우는 여성들 늘고 있다

    역고소에 우는 여성들 늘고 있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 최근 대법원 제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가 무고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혐의는 간단했다. A씨가 지난 20 07년 집을 빌리기 위해 이모씨의 오피스텔을 찾아갔다 성폭행당했다고 허위 고소를 했다는 것. 기소한 이는 바로 A씨의 강간 사건을 수사하던 검사였다. ●年 10건 발생… 검사 기소사례도 A씨는 주변에 알리겠다는 이씨의 윽박에 고소를 취하했지만, 이는 오히려 검사의 의심을 사는 단초가 됐다. A씨는 “집을 빌리지 못하면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될 판이라 이씨의 호감을 살 필요가 있어서 당장 신고하지 못하고 문자메시지 등도 주고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사는 이씨와 호의적인 연락을 한 점 등을 들어 A씨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갖고도 거짓말을 한다고 결론지었다. 검찰 판단과 달리 1·2심은 물론 대법원 역시 일관되게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폭행과 협박은 없었지만, 이씨가 자리를 피하는 A씨를 따라가 옷을 벗긴 점 등으로 봐서 A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인식할 여지가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법원 판단에 불복해 상소를 거듭했고, A씨의 악몽은 1년이 넘도록 계속됐다. 성폭력 가해자들이 무고죄를 악용, 오히려 피해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상담을 받은 피해자 중 무고 혐의로 ‘역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매해 10건 내외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A씨처럼 검찰이 인지해서 무고 혐의로 기소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그러지 않아도 신고를 꺼리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더욱 위축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고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최근 광주지법은 성폭행 사실을 허위로 꾸며 고소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심지어 B씨의 경우 강간범으로 고소당한 가해자는 무죄 판결을 받은 터였다. 재판부는 “성폭행 고소의 진실성이 의심된다는 것만으로 고소인을 무고죄로 처벌하면 입증이 쉽지 않은 성폭행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고소를 주저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여성 고소위축 우려 그러나 유죄로 판단되면 중형이 선고된다. 실제로 성폭행 고소를 미끼로 금품을 뜯어내거나 상대방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이달부터 시행된 양형기준에 살인, 강간 등 강력범죄와 함께 무고죄도 포함시켜 형량을 대폭 강화했다. 앞으로 무고죄가 인정되면 기본적으로 징역 6개월~2년을 선고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무고죄는 그야말로 생사람을 잡는 것으로 과실범이 있을 수 없는 악랄한 사법방해죄”라면서 “특히 성폭력이 관련돼 있을 때는 어느 한 쪽이 입게 되는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DDos 공습] 피해 크면 징역형…접속 장애땐 벌금형

    법원은 피해가 광범위한 해킹 범죄에 한해 징역형을, 그러지 않으면 벌금형을 선고하고 있다. 적용 법률은 형법상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이며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2000년 3월 특정 업체의 홈페이지를 해킹해 각종 자료를 삭제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35)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해 1∼2월 인터넷 사이트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그는 과거 일하던 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각종 자료를 삭제하는 등 18일 동안 해당 홈페이지에 장애를 일으킨 혐의로 기소됐다. 창원지법 전주지원은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모(30)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2006년 6월 81차례에 걸쳐 한 게임방의 인터넷 연결장치에 침입해 정보통신망 장애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피해 규모가 크지 않으면 벌금형이 선고된다. 포털업체 게임 프로그램에 침입해 무단으로 사이버머니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우모(32)씨는 벌금 1000만원을, 거래처의 홈페이지에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55)씨 등 2명은 벌금 8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권태형 판사는 “양형을 정할 때 피해 정도를 고려한다.”면서 “다른 기관의 홈페이지에 침입해 접속 장애만 일으켰다면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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