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미컵] 삼성, 니혼햄에 1-7 대패
|도쿄 박준석특파원|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경기전 연습 때만 하더라도 중심타선인 양준혁과 심정수의 홈런성 타구가 연이어 폭발해 분위기를 띄웠다. 선동열 감독도 “외야까지 멀어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리 멀지 않다.”면서 은근히 타선폭발을 기대했다. 그러나 경기에 돌입하자 ‘불방망이’는 ‘물방망이’로 변했다.
삼성이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왕중왕을 가리는 제2회 코나미컵 예선 1차전에서 일본대표 니혼햄의 벽을 넘지 못하고 1-7로 완패했다. 삼성은 10일 중국국가대표팀과,11일에는 타이완대표 라뉴와 예선 2,3차전을 갖는다.
답답한 타선이 역시 문제였다. 니혼햄이 홈런 1개를 포함해 10개의 안타를 폭발시킨 데 견줘 삼성은 단 3개에 그쳤다. 특히 중심타선인 양준혁과 심정수는 번번이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삼성 벤치를 답답하게 했다. 타선이 맥을 추지 못하자 마운드도 함께 흔들렸다. 선발 임동규가 6회 상대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5이닝 동안 1실점하며 버텼지만 이후 등판한 강영식, 권오준 등 계투진들이 난타를 당하면서 무너졌다. 삼성이 자랑하는 마무리 오승환은 등판기회 조차 잡지 못했다.
선동열 감독은 경기 후반 1-5로 점수차가 벌어지자 7회 수비부터 진갑용, 박진만 등 주전 일부를 빼면서 다음 경기에 대비했다.
1-1이던 5회 점수를 내지 못한 게 뼈아팠다.1사 1,2루의 찬스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들이 모두 평범한 내야땅볼로 물러나면서 역전 기회를 놓쳤다. 44년만에 재팬시리즈 정상에 오른 니혼햄의 집중력은 무서웠다.5회 위기를 넘긴 뒤 6회 공격에서 타자 일순하면서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선봉에는 한국계 선수들이 있었다.3번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는 2루타만 3개를 뽑아내며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 특히 5-1로 앞선 9회에는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폭발시켰다. 또다른 한국계 모리모토 히초리는 6회 선두타자로 나와 대량득점의 포문을 여는 2루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도왔다.8회에는 자신의 홈런성 타구가 펜스 근처에서 잡혔지만 3루까지 전력질주해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타이완대표 라뉴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홈런 2개 등 5타수 4안타를 폭발시킨 4번타자 첸진펑의 맹활약을 앞세워 중국 국가대표를 12-2,8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치고 첫 승을 신고했다.
pjs@seoul.co.kr
●패장 선동열 삼성 감독 선발 임동규가 한국에서와 별 차이 없이 잘 던졌다.5회 2사 2·3루 찬스에서 득점했다면 이기는 패턴으로 투수를 운용했겠지만, 찬스를 무산시킨 것이 패인이다. 방망이가 부진한 것은 우리 팀의 숙제다. 국 차이나스타스전과 타이완 라뉴 베어스전, 그리고 결승에서는 좋은 경기, 멋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
●승장 트레이 힐만 니혼햄 감독 선수들에게 일본 대표로서의 자부심을 주지시켰다. 국제경기에서 거의 맞붙은 적이 없는 팀과 대결하다 보면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오늘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너무 넘치지 않았던 것이 도리어 도움이 됐다. 그런 상태가 경기를 하는 데는 좋다. 일본을 대표한다는 의식으로 플레이해 주기를 항상 주지시켰다. 이런 경기를 다시는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야구하라고 강조해왔었다.
■ “해설 힘드네” 이승엽 마이크 잡고 긴장
|도쿄 박준석특파원|‘에휴∼ 힘들어.´
9일 열린 코나미컵 삼성-니혼햄 경기 텔레비전 객원해설을 맡은 이승엽(30·요미우리)이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검은 정장차림의 말끔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들어선 이승엽의 얼굴엔 경기에서 보여주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고 긴장감만이 가득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그라운드에서 실시한 방송 리허설도 세번 만에 간신히 통과했다. 야구는 달인의 경지에 올랐지만 마이크를 잡는 것은 ‘왕초보’. 중계시작을 알리면서 간단한 인사말을 하는 것이었지만 역시 서툴렀다. 리허설 도중 한국과 일본 사진기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자 이승엽의 목소리는 더욱 떨렸다. 선수로서 언론의 관심은 익숙해져 있지만 해설자로 카메라 세례를 받자 어색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프로듀서로부터 “아나운서와 담당 해설자가 이야기하는 동안 딴청 피우지 말고 듣는 시늉을 하라.”는 핀잔(?)까지 받았다. 두 차례 연습 뒤 이승엽만 따로 한번 더 연습하자는 말에 이승엽은 “또 합니까?”라면서 힘든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이 임박하자 더욱 부담감이 커진 듯 좀처럼 중계석에 올라가려 하지 않았다.“빨리 중계석으로 올라가자.”는 방송 관계자의 몇 차례 종용에도 불구하고 삼성 덕아웃에서 옛 동료와 스승들과의 환담을 10여분 이어가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삼성 박흥식 코치는 “사투리 쓰지 말라.”면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요미우리와 4년 장기계약을 한 것과 관련,“1년밖에 뛰지 않았는 데 생각하지도 못했던 대우를 해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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