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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환 “재정지출 최대로” 공격경제 시동

    최경환 “재정지출 최대로” 공격경제 시동

    정부와 여당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담이 다소 있더라도 재정 지출을 최대한 늘리는 확장적 경제정책을 펼치기로 뜻을 모았다. 2기 내각 출범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강조한 데 대해 당정이 연일 ‘쌍끌이’로 화답하는 모양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정책 효과 극대화를 위해 내년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관행적, 도식적 정책 대응에서 벗어나 과감하고 공격적인 대응으로 경제·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일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데 소비와 투자,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아 재정밖에 그 역할을 할 수가 없다”며 “다행히 우리 재정 여건은 주요국에 비해 건전해 지출 여력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책 기조를 가리켜 일각에서는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이라는 비유도 나온다. 양적완화는 미국 정부가 2008년에 닥친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재정을 시중에 푼 정책을 말한다. 최 부총리는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내수 활성화, 민생 안정, 경제 혁신 등 3대 과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당도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살리기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호응했다. 하지만 비공개 석상에서는 세수 결손 문제를 들어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만 해도 상당 수준의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데 앞으로 재정 확대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당정은 올 하반기에는 추경 없이 기금 지출을 추경에 준하는 수준으로 확대하는 데도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 문제는 페널티(벌칙)가 아니라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지출을 유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최 부총리는 이날 논의를 반영한 새 경제정책 방향을 24일 발표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확장적 재정정책 ‘쌍둥이’… 경제 맷집은 ‘천양지차’

    확장적 재정정책 ‘쌍둥이’… 경제 맷집은 ‘천양지차’

    “경기가 살아나고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거시정책을 과감하게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취임사에서 내놓은 포부다. 나라 곳간을 활짝 열어 경기 회복에 힘쓰겠다는 뜻이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걸었던 ‘아베노믹스’와 상당 부분 겹친다. 아베노믹스 역시 대규모 양적완화(돈 풀기) 등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일본 경제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것이 목표다. 소비 여력의 확대를 통해 내수 부양을 꾀한다는 점도 같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초 체력만 놓고 보면 우리와 일본을 비교하기 어려운 만큼 재정건전성을 염두에 둔 거시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칫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 부총리가 취임사 등을 통해 밝힌 경기 활성화 방안은 재정지출 확대와 가계소득 증대, 경제체질 개선 등 세 가지다.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축인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한 통화팽창 ▲공공부문 등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 ▲신성장동력 강화 등과 상당히 겹친다. 최 부총리와 아베 총리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얼어붙은 경제 심리를 살리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경제 주체들의 무기력을 걷어치워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베 총리 역시 “일본을 되찾자” 등의 일관된 성장지향 메시지를 내놨다. 이를 위해 아베 총리는 취임 직후인 2013년부터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겠다’는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지금도 매년 60조∼70조엔(약 600조∼700조원) 규모의 국채를 사들여 통화량을 늘리고 있다. 최 부총리 역시 이날 “하반기 문제는 재정보강으로 해결하고 (재정보강 정도는) 추경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수준의 양적완화는 아니지만 과거 균형재정을 강조하던 기재부 입장에서 벗어나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이다.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소비 여력 회복을 중시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최 부총리는 재계 등의 반발을 무릅쓰고 사내유보금 과세와 최저임금 상향 등을 통해 가계소득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리 역시 임금 인상을 위해 직접 재계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기초체력은 다르다. 국가 부채만 보면 우리가 낫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40%다. 우리나라는 36.2%에 불과하다. 반면 ‘와타나베 부인’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막대한 해외투자와 제조 기술력 등은 우리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일본의 순대외채권은 2013년 말 3조 1000억 달러로 세계 1위다. 일본 기업들이 수십 년간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밑천 삼아 전 세계에 투자한 결과다. 1~2년 뒤에야 다른 나라에서 받을 돈이 줄 돈보다 많은 순대외자산국이 되는 우리와는 처지가 다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 등을 감안하면 우리는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확대 재정정책이 펼쳐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 경기조절용으로 재정을 무작정 확대하는 대신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에서 지출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연준 “양적완화 10월엔 종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경기가 꾸준히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오는 10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행 양적완화(QE·국채 등 자산 매입) 조치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초저금리 기조는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는 한 양적완화 조치가 끝난 이후에도 상당기간 이어갈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6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고용 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장기 목표치 아래로 돌아오면 마지막 150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10월 회의에서 내린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을 단행, 현재 양적완화 규모는 350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따라서 이번 달과 9월 회의에서 100억 달러씩 줄이고 마지막 10월 회의에서 남은 150억 달러를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대체로 예상한 연준의 출구 전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연준은 그러나 2008년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해 온 초저금리 기조는 양적완화 조치가 끝나고 나서도 상당기간 유지하기로 했다. 회의록은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2% 장기 목표치를 밑도는 한 자산 매입이 마무리된 후에도 상당기간 제로 수준의 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피터 카딜로 로크웰글로벌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매입을 10월 끝내겠다는 것은 연준이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회의록 내용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최경환 경제팀, 정책 일관성으로 신뢰 얻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경기 회복을 위해 동원할 카드의 윤곽이 드러났다. 어제 열린 청문회에서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규제개혁, 공공기관혁신, 부동산 경기 회복, 경제혁신 3개년계획, 내수 활성화, 외환시장 안정 등이다. 그러나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의욕만 앞서고 실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작용만 커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실행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풀어가기 바란다. 최 후보자는 우리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는 청문회에서 “하반기 경제는 당초 전망보다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진단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역동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이달 중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9%에서 0.2% 포인트가량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 정도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경제연구기관들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도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의 더블 딥(경기가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하는 것)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 후보자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현재의 경기 상황만 보면 추경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 “법적 요건과 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복안을 밝혔다. 그러나 추경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적잖을 것으로 여겨진다. 추경은 재정을 동원하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인 만큼 국가재정법상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은 물론 국회 동의도 얻어야 한다. 추경은 세수(稅收) 부족분을 메우면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논리로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다. 반면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기에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최 후보자에게 거는 시장의 기대는 크다. 성장론자로 분류되는 데다 후보자로 지명될 때부터 강력한 부양책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경제관료와 정계를 두루 거친 만큼 리더십을 십분 발휘하길 기대한다. 그는 “세계 경제강국들조차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인 정책 수단을 총동원한다”면서 “우리도 달라진 여건 변화에 맞춰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리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발상의 전환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론은 당분간 물 건너간 것으로 보면서 금리를 낮추는 일만 남았다는 분위기도 있다. 금통위가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펼지 주목된다. 2기 경제팀의 최대 과제는 내수 활성화다. 원화 가치 상승은 경상수지 흑자 영향이 크다. 수출은 괜찮은 반면 수입은 늘지 않아 비롯되는 불황형 흑자 일환이어서 내수를 살리는 일은 환율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 세 자릿수 시대를 앞두고 정부와 한국은행은 재정·통화정책에서 불필요한 엇박자를 내서는 안 된다. 정책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 신뢰라고 본다. 경제팀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면 입법 과정에서 야당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 완화 문제도 최 후보자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합리화해야 된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혼선을 빚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열린세상] 아베노믹스의 정치경제학/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아베노믹스의 정치경제학/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 지난 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납북자 문제와 관련, 북한과 약속한 제재 해제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 한반도는 다시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고 있다. 아베노믹스를 앞세운 아베 총리는 강한 일본의 회복을 지상 과제로 삼고 있다. 아베노믹스란 엔화의 양적완화를 통해 저금리 정책과 친기업 정책을 확산시켜 경기 부양을 도모하는 정책이다. 현재의 일본은 아베노믹스가 중장기적으로 일본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달리 말하면 현재의 아베 내각은 중장기적 시각과 정책의 시계(視界)를 가질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같이 아베노믹스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보수세력을 결집하고 이들의 지지를 규합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게 됐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고노담화를 부관참시하는 작태는 일본 외교가 자기부정의 길을 걷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자기부정의 극치는 지난주 발표된 일본 헌법 9조의 재해석으로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합법화한 것이다. 북한이 일본 본토를 향해 쏘아대는 미사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자기부정 정책은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가속화해 나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 기업들의 군·산협력사업들은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일본 사회의 내부적 움직임은 아베 총리가 교체돼도 크게 변화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간 교역 규모가 지난해에는 2290억 달러에 도달했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연내 타결을 목표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한을 통해 지난 5월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내놓은 ‘아시아 신질서’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릴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한국의 대폭적인 협조를 요구할 것이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 경제협력은 더욱 심화하겠지만 우리는 미·일동맹을 최우선시하는 미국의 동북아정책으로부터 점점 더 고립화될 우려가 있다. 만일 일본과 북한의 접근이 가속화돼 일본이 북한과 약속한 제재 해제를 단행해 나가면 미국도 이를 묵인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결과 중국-남한, 일본-북한의 구도가 고착화될수록 한·미 동맹은 상호모순 속의 동맹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국제 정치·경제의 현실을 우리나라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과 일본·미국 사이에서 우리의 국가이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동북아 국제경제 질서의 전개는 일련의 국제경제 정책 문제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고심 끝에 가입의사를 밝힌 미국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의 가입 전망도 먼저 가입한 일본의 입장이 소극적이기 때문에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선뜻 가입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당장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의 참여 문제가 미국의 반대로 벽에 부닥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북한과의 통일이 이뤄질 경우 AIIB가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재구축에 투자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AIIB에의 참여를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이 이와 같은 다국간투자은행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을 미국에 대해서도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들 전부가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냉엄함과 엄중함을 잘 알고 있지만, 현재 한반도의 남북한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동북아 정치·경제 질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한 척의 배와 같다. 동북아 질서라는 험로를 따라 항해해야 하는 우리들의 배는 예정된 항로가 없기 때문에 함장, 조타수, 갑판원, 기관사 등 모든 구성원의 일치단결로 안전한 최선의 항로를 찾아나가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여야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의 지혜를 모아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 [내우외환 한국경제] 내수회복 부진 ‘엎친 데’ 美·中 성장 둔화로 수출타격 ‘덮친 격’

    [내우외환 한국경제] 내수회복 부진 ‘엎친 데’ 美·中 성장 둔화로 수출타격 ‘덮친 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7% 포인트 낮췄다.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와 초저금리 기조는 지속기로 했다. 미국·중국·일본·유로존 등 ‘빅 4’의 성장률이 모두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는 세월호 사고 이후 내수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수출까지 위협당하는 내우외환의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미국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지난 3월에 발표했던 올해 경제성장률(2.8~3.0%)을 2.1~2.3%로 0.7% 포인트 내렸다. 지난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8%에서 2.0%로 내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9%에서 2.6%로 조정한 바 있다. 단, 연준은 지난달 이후 경기지표가 반등한다는 판단에 자산매입 규모는 현재 450억 달러에서 7월부터 3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도 ‘상당 기간’ 유지키로 했다. 이날 국제금융센터는 ‘하반기 세계경제 불안요인 점검’에서 세계경제의 상반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1분기에 -1%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7.5%)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민생안정을 위한 부동산 가격 억제가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유로존은 독일의 성장세가 눈에 띄지만 제자리걸음 중인 프랑스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한 이탈리아를 감안하면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영향으로 성장세의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OECD는 일본의 올해 전망치를 1.5%에서 1.2%로 낮춘 바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내수 회복세가 빠르지 않다. 여행 취소 건수나 주말 영화관 이용객 수, 백화점 매출 등은 회복세지만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이나 휘발유 판매량, 주말 고속도로 이용객 지표 등은 둘쭉날쭉이다. 황금연휴였던 5월 2번째 주의 신용카드 승인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고, 주말고속도로 통행량은 9% 하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황금휴가에 카드지출이 늘 것 같지만 직장인들이 평소 점심·저녁에 쓰는 지출보다 적다”면서 “월드컵 효과도 16강에 진출해야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되면 수출 전망도 어두워진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010원대까지 내려갔고, 이로 인해 수출은 늘어도 기업의 순이익은 줄어드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이날 하나금융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4%로 예상했다. 정부(3.9%), 한국은행(4.0%), 한국개발연구원(3.7%)보다 낮은 전망이다.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장은 “주요국의 경제 상황이 서로 다르고 통화정책 기조도 독립적인데 이전에는 없던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말에는 달러 강세,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실제 금리 인상 기대는 약화되고 달러는 보합세인 것을 감안하면 큰 변동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우리나라 경제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아르헨 신용등급 ‘세계 최저’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에 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가 신용등급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월호 참사’로 가뜩이나 경기가 위축된 한국 경제에 또 다른 악재가 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발(發) 충격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글로벌 신흥국으로 위기가 전이된다면 세계 경제가 또 한번 출렁거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CCC-’로 기존보다 두 계단 낮췄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강등으로 아르헨티나는 S&P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세계 모든 국가 중 최저 등급이다. S&P 측은 “아르헨티나가 미국 헤지펀드를 상대로 낸 채무조정 신청을 미국 대법원이 각하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000억 달러(102조원) 규모의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채권자들과 채무 조정을 협의해왔다. 국내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위기가 브라질과 칠레 등 다른 중남미 국가로 전이되지 않는다면 국내에 직접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에는 브라질과 터키,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국들의 금융이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진행하니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줬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다른 신흥국과 묶여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르헨티나) 그 자체로는 별다른 위협이나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르헨티나 디폴트 문제는 오래됐고 이미 글로벌 금융 시장에 반영됐다”면서 “다만 아르헨티나 사태가 브라질 등 재정 건전성이 좋지 않은 다른 중남미 국가로 전이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방 한가운데 대형 원탁책상 “1년 8차례 만장일치 토론”

    방 한가운데 대형 원탁책상 “1년 8차례 만장일치 토론”

    1년에 여덟 번 세계 금융시장의 눈길을 사로잡는 곳. 한 번의 결정이 1년 내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대한 곳.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기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이 위치한 워싱턴DC 20가 앞은 중무장한 경비요원들로 경계가 삼엄했다. 서울신문은 5일(현지시간)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FRB 건물 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열리는 회의실을 찾았다. FRB가 외신기자들에게 FRB 건물 내 이사회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FRB는 미국 내 통화정책을 관장함과 동시에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금융시스템 강화 및 금융서비스 제공 등의 핵심 역할을 한다. 특히 FRB 산하 FOMC는 1월과 3월, 4월, 6월, 7월, 9월, 10월, 12월 등 여덟 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통화·금리 정책을 결정한다. FOMC가 최근 내놓고 있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제로금리 수준 유지 등 통화·금리 정책은 물가·고용 등 미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 경제에 반영된다. 특히 FRB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인 재닛 옐런 의장이 지난 2월 취임한 뒤 세간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FOMC 회의실은 대형 원탁 책상에 의자 20여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한쪽 벽에는 총재들이 FOMC 위원으로 번갈아 참여하는 12개 연방준비은행이 속한 지역을 표시한 대형 지도가 걸려 있었다. 브리핑에 나선 존 파우스트 FRB 특별자문관은 FOMC 분위기가 어떻냐는 기자의 질문에 “FRB는 컨센서스(만장일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FOMC 위원 12명 모두 박사급 전문가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한다”며 “놀랍게도 서로가 대립하기보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토론을 나누며 의장이 혼자 결정하는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우스트 자문관은 “FRB는 통화·금리 정책에 대해 일정 기간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다가 10여년 전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일반인들이 FOMC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공황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FRB 의장의 책임론이 나와 곤혹스럽지만 5년마다 공개하는 의사록 전문을 보면 당시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100엔당 환율 997원

    원화 가치가 강세를 띠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원·달러 하락에 이어 원·엔 환율마저 떨어지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은 지방선거로 열리지 않았지만,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한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8시 35분 기준으로 997.00원을 나타냈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달러화와 비교한 재정환율을 쓴다. 이날 원·엔 환율은 장중 한때 100엔당 994.85원까지 떨어졌다. 원·엔 환율은 올 초와 지난달을 제외하면 2008년 9월 이후 줄곧 1000원대를 지켜 왔다. 지난 1월 2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7.44원을 찍었고, 지난달 13일에는 999.41원으로 마감했다. 일본 금융그룹 노무라는 내년 말까지 원·엔 환율이 900원 선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5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결과에 따라 예상보다 강한 양적완화 조치가 나오면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까지 떨어지면 기업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말보다 0.35% 포인트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 참사 이후의 경기회복/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세월호 참사 이후의 경기회복/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세월호 참사 여파로 침체되고 있는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가 1000억원 규모의 온누리 상품권을 특별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현재 5% 할인율을 배로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는 공공부문 종사자를 대상으로 주 1회 이상 청사 외부식당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자영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소모성 정부경비를 8월 말까지 70% 이상 지출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엽적인 조치들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면 정부는 큰 오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등 연구기관들이 지난주에는 속속 금년도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3.5% 내외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금년 들어 우리 경제는 복합적 요인에 의해 경기회복의 지연 내지는 하강요인을 잉태하고 있었다. 첫째는 대외요인으로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수십년 만의 혹한과 폭설로 마이너스 1%를 기록했다. 2011년 1분기(-1.3%) 이후 3년 만에 기록한 마이너스 성장이다. 중국경제도 지난해 7.7%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1999년(7.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조치로 지난 3월 일시적으로 소매 판매가 11% 증가했으나 4월에는 작년 4월에 비해 4.4%나 줄어들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 2분기 일본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5.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은 디플레이션(장기 물가하락)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출발점이 된 1994년 상반기와 비슷한 상황이다. 유럽 중앙은행은 북유럽에 대해서는 지급준비금을 초과해 중앙은행에 맡겨둔 예금에 일종의 과태료를 물리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남유럽에는 양적완화 정책을 사용하는 이중적 금융정책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경기회복세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이와 같은 주요 교역국의 경기회복 지연 내지는 하강추세를 외면하면서 시행된 경제정책이 초래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봄 발표된 임대소득과세 방안은 전·월세 가격만 올려놓고 그나마 살아나려고 하는 부동산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고 말았다. 본인의 유언여부에 상관없이 배우자에게 무조건 50%를 상속한다는 상속세 개정방안은 노후생활에 대비하지 못한 대부분의 연금 생활자들의 소비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위축시킨 정책이었다. 대내외적 요인들을 고려해 볼 때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한국경제의 전반적인 추세는 경기회복의 지연 내지는 하강추세에 있었다. 물론 세월호 참사는 엄청난 경기 위축을 가져왔고 아직도 당분간 이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자체가 현재와 같은 경기 위축의 전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경기하강 내지 위축의 징표는 기업부문의 부실화 확산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한 6개 그룹에 이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6일 부채비율이 900%에 육박한 현대그룹 등 13개 그룹을 한꺼번에 ‘관리대상’ 대기업으로 주채무계열에 포함시켰는데, 이는 사상최대 규모였다고 한다. 이상과 같은 대내외 경제환경과 경기위축을 자초한 경제정책들을 점검해 볼 때 지금과 같은 경기하강 추세가 세월호 참사가 잊히는 단계에서는 멈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안이한 태도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경기위축과 경기하강이 일부 자영업에만 국한된 것이라는 판단도 아주 위험하다. 정부는 부처 간 심도 있는 논의로 보다 근본적인 경기회복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임대소득과세정책을 무기한 유예시키거나 취소해야 한다. 둘째, 상속법개정방안 등 수십년 동안 유지해 온 민법과 일종의 관습법에 대한 개정을 졸속 처리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 세제개혁 과제의 하나로 보다 신중하게 도입을 검토해 나가야 한다. 셋째, 공기업 개혁도 모든 공기업에 일률적 잣대를 적용할 경우 부채 감축에만 몰두하고 안전을 위한 시설 개·보수가 등한시되며 전반적 투자 기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추진해 온 창조경제 정책의 중간 점검을 통해 추진 방향을 점검해 어떻게 해서든 경기회복 정책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재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한국 경제 공공부채율 높은 日 모방 말아야”

    “한국 경제 공공부채율 높은 日 모방 말아야”

    “한국 경제를 위해 해 주고 싶은 말은 일본을 모방하지 말라는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한은이 주관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배로 교수는 “최근 한국 성장률이 3~4%로 과거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세계경제를 놓고 보면 높은 편인 만큼 추가 경기 부양책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다만,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높은 공공부채 비율이나 대규모 공공사업 등에서 일본을 모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경고로 들린다. 원래 물리학을 전공했으나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어려울 것 같아 경제학으로 진로를 바꾼 것으로 알려진 그는 시장 기능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노벨경제학상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그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드문 거시적 재난’이다. 이는 GDP와 소비가 경기 고점에서 저점까지 10% 이상 감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로 전쟁이나 금융위기 때 발생한다. 배로 교수는 “최근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이런 재난이 또 터질 가능성은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경고했다. 미래 지출, 조세 부담, 출구전략(돈줄 죄기) 등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로 교수는 “한국의 세월호 참사는 가슴 아픈 비극이지만 경제 성장을 크게 떨어뜨리는 ‘드문 거시적 재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정부 개입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경상흑자가 수출보다 수입이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로 보이지는 않으며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은 바람직하다는 진단도 곁들였다. 미국의 돈풀기(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금리 인하와 달리 효과가 제한적이고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도 어렵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날개 없이 추락하는 환율 만반 대비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소비 둔화로 내수가 타격을 받고 있는 와중에 환율이 경제의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오를 기세다. 내수 침체 속에 그나마 수출이 경제를 이끌고 있으나 원화 강세 변수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약화가 걱정된다. 수출기업들마저 환율 변동으로 타격을 받을 경우 경기 회복의 기대감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선제적으로 대응해 환율 급락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환율의 변동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5.4원이었으나 최근에는 1020원선으로 떨어졌다. 심리적 지지선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1000원선 위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 자릿수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도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2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달러 자금이 풍부한 것도 원화 강세의 원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일 달러화가 예상과 달리 대부분 국가 통화에 비해 약세를 유지하는 현상을 수수께끼에 빗대기도 했다. 환율은 절대 수준보다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것 자체가 더 큰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재무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인용,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적정수준(3~4%)보다 많고, 원화가치는 8% 저평가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798억 8000만 달러로 GDP 대비 6.1%다. 외환당국은 환차익 등을 노리고 들어오는 투기적 자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다만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정책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수출중소기업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바란다. 대기업들은 국외생산 체제를 속속 갖추는 등 중소기업에 비해 대응력이 훨씬 앞선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내수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환(換)리스크 대비책도 없어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다. 경제단체의 설문조사 결과들을 보면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 환율은 대기업 1052.3원, 중소기업 1066.05원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환율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환율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이 낮아지면 내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보다는 수출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기업들의 원가 절감 노력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 및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 등을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
  • 美 양적완화 또 100억弗 축소… 초저금리 유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30일(현지시간) 월 550억 달러(약 56조 8000억원)인 양적완화 규모를 5월부터 4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줄이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제로(0~0.25%) 수준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는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달 29일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3월 FOMC 회의에서 경기와 고용 상황 등이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해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씩 줄이는 내용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결정했다. 따라서 이번까지 네 차례 연속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 활동이 일부 악천후 탓에 지난 겨울 확연하게 둔화했으나 최근 호전되고 있다”며 “가계 소비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는 상당 부분 혹한과 폭설로 인한 것이고 전반적 개선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는 경기 판단인 것이다. 연준은 이어 “노동 시장 지표는 혼재돼 있으나 추가로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실업률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2008년 12월부터 이어온 초저금리 기조는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대로라면 채권 매입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이날 FOMC 회동 몇 시간 전 이사회를 소집해 중기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향후 금리 인상 시점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연준이 1분기 GDP 성장률 급락에도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자 미 증시는 급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만 6580.84로 0.28%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달러 환율 1031.4원까지 하락…이주열 “환율 쏠림 땐 시장안정 노력”

    달러 환율 1031.4원까지 하락…이주열 “환율 쏠림 땐 시장안정 노력”

    ‘달러 환율’ ‘이주열 한은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등 환율 변동성이 커져 쏠림현상이 생기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올해 하반기에 수요 부문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생기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릴 수 있음도 시사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는 0.2%포인트 올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0.2%포인트 내린 경제 전망 수정치도 제시했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맞지만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쏠림현상 생기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 못 할 수 있다”면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때는 “안정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파른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방치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4원(0.61%) 내린 1035.0원에 개장해 장중 1031.4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12일(1030.0원)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날 1050원대가 무너졌던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급락한 것은 밤 사이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의사록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기 종료 전망을 다소 누그러뜨리면서 달러 약세에 힘을 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 당국 역시 환율의 급격한 하락에 대한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어떠한 방향으로든 단기간에 시장 쏠림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입 및 역내외 시장 거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경제 수장의 만남/오승호 논설위원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는 경제위기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재무장관보다는 중앙은행 총재들이 부각된다. 재무장관보다는 중앙은행 총재 이름이 더 많이 등장한다. 지난 1월 말 퇴임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은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2008~2009년 월가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중에서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발언한 데서 비롯됐다. 그는 5년 동안 3조 달러를 푸는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단행하는 등 위기의 해결사로 불렸다. 1929년 대공황 때 중앙은행의 잘못된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악화시킨 역사를 교훈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011년 12월과 2012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약 3조 유로를 시장에 풀었다. 유럽 재정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는 2012년 7월에는 “나를 믿어달라. 조치는 충분할 것”이라면서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켰다. 이탈리아 재무장관 시절에는 공공지출을 줄여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해 ‘슈퍼 마리오’라는 별칭을 얻었다. 최근에는 프랑스 파리의 한 대학 강연에서 “유럽 경제 상황이 나빠져서 물가가 내려가는 조짐을 보인다면 ECB는 곧바로 추가적인 통화정책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막강한 힘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듯했다. 추후 미국이나 EU 경기가 호황을 이룰 때 버냉키든 드라기든 중앙은행 총재의 롤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의 양대 사령탑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가 만나는 것 자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정책 의견 교환 등 알맹이는 없어도 상징성은 있다. 두 기관 간 오래된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기재부 장관이 한은을 처음 방문한 것은 5년여 전인 2009년 2월 13일. 당시 윤증현 장관은 이성태 총재를 만나 한은법 개정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1998년 한은법 개정 이후 11년 만에 한은을 방문하는 파격 행보였다. 지난 2일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한은을 찾아 이주열 신임 총재 취임을 축하했다. 현 부총리는 이 총재가 활짝 웃는 모습을 담은 초상화를 선물로 주는 등 두 기관 간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을 엿보게 했다. 과거 기재부와 한은은 술 실력에서도 지지 않으려고 할 만큼 힘겨루기를 하곤 했다. 독립적인 통화정책과 관련해 티격태격 시비가 붙었다. 미국은 재무장관과 연준의장이 1주일에 한 번씩 정례 조찬을 할 정도로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눈다. 우리도 이젠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경제 수장 간 자연스러운 협업을 할 때가 됐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정부 “실물경제 영향 제한적” 민간 “양적완화땐 수출 타격”

    정부 “실물경제 영향 제한적” 민간 “양적완화땐 수출 타격”

    일본이 예정대로 1일 0시부터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렸다. 소비세 인상 전에 뜨거웠던 ‘사재기’는 멈췄다. 당분간 소비 둔화가 예상된다. 1997년 소비세를 3%에서 5%로 올린 직후와 비슷하다. 관건은 경기 둔화가 심해져 아베 신조 정권의 양적완화가 한 번 더 단행되느냐 여부다. 엔화가 더 풀리면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엔화값이 떨어지면서 우리 상품의 가격 경쟁력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하다. 민간에서는 6~7월 양적완화 단행설이 나온다. 반면 정부 등은 제한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소비세 인상은 세수를 늘려 국내총생산(GDP)의 200%에 이르는 재정 적자를 막기 위한 것이다. 내년 10월에 소비세를 10%로 또 인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일본 국민들이 전자제품부터 콘도미니엄까지 사재기에 나섰으니, 당분간 소비 둔화는 불가피하다. 일본 정부는 소비 둔화를 빠르게 회복시키기 위해 5조 5000억엔(약 56조원) 규모의 경제대책을 준비했다. 하지만 소비세 인상이 그대로 물가 상승으로만 연결될 경우 장기적 경기 둔화까지 우려된다. 소비가 줄어든 일본이 양적완화를 결정하면 우리나라의 일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대일 수출은 2012년보다 10.6% 줄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이다. 특히 전자제품과 농수산품이 크게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일본의 내수가 위축되면 일본 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 세계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한·일 수출 경합도는 0.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품목 구조가 50% 이상 유사해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정부는 일본 소비세 인상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대일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6%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실물경제 측면에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도발,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성장률 둔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은 “아베 내각의 목표인 경제성장률이 위태롭게 되면 6~7월에 양적완화 가능성이 있다”면서 “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일 수출 감소 충격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락가락 옐런 “양적완화 끝나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

    2주 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언급해 시장에 충격을 줬던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 뒤에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지역 재투자 회의에서 “계속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경제와 고용시장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많은 미국인이 아직 경기 회복 정도와 일부 경제 지표가 불황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WSJ는 옐런 의장이 지난달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자신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기 위해 이같이 발언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양적 완화 조치가 끝나고 나서 6개월 뒤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는 시장에서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비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뉴욕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4.6포인트(0.8%) 오른 1만 6457.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날 대비 14.72포인트(0.8%) 올라 1872.34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아시아 증시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일 한국 코스피, 일본 닛케이 지수는 개장 직후 하락세였다가 오전에 발표된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전망치를 살짝 상회한 뒤 반등했다. 옐런의 발언보다는 중국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30대 그룹 현금성 자산 국가 예산의 절반 수준

    3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 규모가 국가 전체 예산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사 171개사(금융사 제외)의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예치금 등 현금성 자산은 총 157조 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133조 3600억원보다 18.3% 증가한 규모다. 이는 올해 정부 전체 예산 357조 70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일본의 엔저 정책 등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대기업들이 투자 대신 현금 자산 늘리기에 몰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 중 삼성·현대차·SK 등 3대 그룹의 비중이 70%, 10대 그룹이 88%에 달했다. 삼성그룹이 60조원으로 가장 현금성 자산이 많았으며, 전년(42조 8600억원)보다 40% 늘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전년 대비 14.2% 늘어난 39조 5000억원, SK그룹은 전년과 같은 수준인 10조 96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비축했다. 이어 LG그룹 9조 1400억원(14.0%↑), 포스코 7조 6200억원(11.1%↑), 롯데그룹 3조 9400억원(22.7%↑), GS그룹 3조 1800억원(18.7%↑), KT 2조 3200억원(4.4%↓), 한진그룹 2조 1300억원(15.0%↓), 현대중공업그룹 1조 9200억원(14.7%↑) 순이었다. 나머지 11~3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18조 2600억원으로 19조 2800억원에서 5.3% 줄었다. 현금성 자산 보유량이 가장 적은 곳은 동부그룹으로 2500억원에 그쳤다. 신세계그룹도 3750억원으로 그룹이 해체된 STX(3840억원)보다 적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4300억원), 대우건설(5300억원), LS(5600억원), 효성(5700억원), 영풍(8700억원), OCI(8800억원), 에쓰오일(9400억원)도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투자가 미래다] 불황이라고 가만있을 수 없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들

    [투자가 미래다] 불황이라고 가만있을 수 없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들

    올해도 위기 극복이 재계 최대 화두 중 하나다. 지속되는 국내 경기침체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의 엔저정책, 신흥국 불안 등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과 같은 수많은 파고를 넘어온 기업가들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다. 경기가 나쁠 땐 위험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국내 1위 기업을 이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역시 올 신년사에서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면서 연구개발 및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은 투자를 위기 극복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 기업들의 올해 총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6.1% 증가한 133조원으로 나타났다.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255개)이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145개)보다 약 1.8배 많았다. 또 투자를 확대하려는 이유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행투자(24.4%)’, ‘신제품 생산 및 기술개발 강화(23.5%)’, ‘신성장산업 등 신규사업 진출(22.5%)’ 등을 꼽았다. 불황기에 위축되기보다 새 먹거리를 찾고,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 기업에는 상식이 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대차대조표 불황과 경기회복의 지연/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대차대조표 불황과 경기회복의 지연/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3개년계획의 구체적 내용이 ‘공공기관정상화’와 ‘규제개혁의 지속적 추진’으로 집약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대한 관민합동토론회를 직접 주재하면서 ‘피규제자의 입장과 눈높이’를 감안한 규제개혁의 전방위적 추진을 주문했다고 한다. 정부가 이렇게 뒤늦게나마 규제개혁을 통한 경기활성화에 매달리는 것은 예상보다 경기회복의 속도가 지연되고 있고 강도도 미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은 어떠한 양상을 띠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경기는 2009년 2월에 제10순환기 저점을 지난 후 2010년 3분기와 2011년 4분기에 소규모 정점을 맞이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새로운 정점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는 해외 요인과 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해외 요인은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경제의 위축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중국경제가 2013년에는 7.8%, 2014년에는 7.5%, 그리고 2015년에는 7.3%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도 고도성장이긴 하지만 성장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일본이나 한국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경제도 노동투입 증대, 자본축적의 증대 순으로 이루어진 요소투입형 생산구조가 전환점을 맞이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중국에서 저임금노동력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기술주도형, 즉 총요소생산성증대의 상대적 비중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총요소생산성의 증대는 단순한 수입기술의 축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제도의 개선, 규제의 완화와 사회인프라의 개선 등을 필요로 하는데 중국의 공기업부문과 금융산업은 생산성 증대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야오 양 베이징대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중국경제의 진정한 위협은 실물경제가 아니라 불안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때문이다. 그림자 금융이란 금융감독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제2금융권이나 제1금융권의 금융업무 중에서도 감독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금융을 말한다. 중국의 알리바바나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 등은 연 6~7% 고율의 투자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는 10%가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지속 불가능한 고금리는 실물경제에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해외 요인은 미국, 유럽, 일본이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수행해 온 양적완화정책을 축소해 나가면서 전반적으로 풀려나간 유동성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국내 경기 사정은 어떠한가. 일부 부실 대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제외하고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림자 금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도금융권의 대출금리(4~8%)와 사금융권의 대출금리(20~40%) 간의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일단 제도금융권의 금융혜택에서 벗어나는 한계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중소기업부채,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제도금융권과 사금융권 사이에서 제2금융권의 역할을 해야 할 새마을금고, 농협·수협 및 우체국 그리고 저축은행의 역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출금리 구조가 양극화되고 말았다. 다시 말하면 우리 경제는 취약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층을 중심으로 부채상환 능력이 급속히 저하되면서 내수기반의 붕괴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간행된 한국금융연구원의 보고서(주간금융브리프, 2014.3.8~3.14, 최공필 상임자문위원)는 과잉부채부문을 민관합동채무구조조정기구로 이전시키고 유동화하는 노력이 조기에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현 국민행복기금을 확충한 일종의 자산운영기금(AMF:Asset Management Fund)을 민관공동기금의 형태로 발족시켜 부실부분을 ‘분리 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막연히 규제완화에 의해 경기가 살아나리라고 기대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극적인 대차대조표 불황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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