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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오바마 아베와 연쇄 통화, “北 도발에 상응하는 대가 치러야” 어떤 방안?

    朴대통령 오바마 아베와 연쇄 통화, “北 도발에 상응하는 대가 치러야” 어떤 방안?

    朴대통령 오바마 아베와 연쇄 통화, “北 도발에 상응하는 대가 치러야” 어떤 방안?朴대통령 오바마 아베와 연쇄 통화 박근혜 대통령은 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통화하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과 11시 50분에 각각 미국 및 일본 정상들과 통화를 갖고 북한이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지난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같이 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은 또 북한의 거듭된 중대 도발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가 포함된 결의안을 조속히 채택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일본은 2016~2017년 임기의 비상임 이사국이다.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도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제재 등 대응방안을 협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이에 따라 한미일 3국 정상은 이날 잇따라 양자 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3국 차원의 공조 체제를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앞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하루 뒤인 지난달 7일에도 오바마 대통령 및 아베 총리와 잇따라 통화하고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를 추진키로 한 바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앨버트로스 장하나 이번엔 ´쾌걸 조로´ 우승 세리머니

    앨버트로스 장하나 이번엔 ´쾌걸 조로´ 우승 세리머니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차’ 두 번째 대회 만에 뒤늦은 데뷔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장하나(24·비씨카드)의 세계 랭킹 상승으로 한국선수끼리의 올림픽 티켓 경쟁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장하나는 7일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오칼라 골프장(파72·6541야드)에서 끝난 코츠챔피언십 마지막날 30개 홀을 도는 강행군 끝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2타 차로 따돌리고 LPGA 투어 첫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해 LPGA 투어에 진출한 네 차례의 준우승 끝에 일궈낸 첫 우승. 상금은 22만 5000달러(약 2억 7000만원)다.  대회가 악천후로 지연되면서 3, 4라운드를 하루에 치른 가운데 3라운드를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9)와 공공선두로 마친 장하나는 4라운드 15번 홀까지 보기 2개만을 적어내며 또 우승 문턱에서 돌아서는 듯 했다. 리디아 고가 3타를 잃어버리는 부진한 플레이로 우승권에서 멀어진 사이 캐나다의 천재소녀 브룩 헨더슨과 김세영(23·미래에셋)이 치고 올라와 장하나를 견제했다.  그러나 장하나는 16번홀(파4)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시켜 1타 차 단독선두로 올라선 것. 장하나는 18번(파5)에서도 페어웨이에 물이 고여 잠시 고민하다 세 번째 샷을 핀에서 같은 거리에 떨군 뒤 자신있게 버디를 떨궈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주 개막전인 바하마클래식에서 LPGA 투어 사상 첫 파4 홀인원을 작성해 화제가 됐던 장하나는 이날 마지막홀 버디 뒤에는 퍼터를 칼처럼 3∼4바퀴를 돌린 뒤 칼집에 넣듯 어깨에 끼고 갤러리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쾌걸 조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앞서 경기를 끝낸 헨더슨과 김세영은 18번홀에서 각각 파와 보기를 적어내면서 장하나의 우승길을 열어줬다. 헨더슨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위, 김세영은 1타 뒤진 공동 3위(8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장하나는 “오래 기다렸던 우승이라서 매우 기분이 좋다”며 “특히 이 대회는 지난해 초반 선두로 나섰다가 마지막날 공동 2위에 그치는 바람에 데뷔전 우승이 무산됐던 대회인데, 그래서 곱절이나 더 기쁘다”고 말했다. 전반까지 장하나와 우승 경쟁을 펼쳤던 리디아 고는 자신의 시즌 개막전을 공동 3위로 마친 뒤 “하나 언니는 우승할 자격이 있는 선수”라면서 “모두가 그의 우승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장하나가 9위로 한 자리 랭킹에 진입하면서 4명 출전이 확실시되는 리우올림픽행 티켓 판도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올림픽 네 번째 선수의 출전 커트라인으로 주목되던 랭킹 10위 안팎은 이날 장하나가 가세하면서 더욱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편 지난해 조건부 시드에 이어 올해 전 경기 출전권을 다시 따내 본격 LPGA 투어에 뛰어든 양자령(21·SG골프)은 이날 4타를 줄인 선전 끝에 합계 7언더파 281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안보리 대북 제재 협의 속도 붙을 듯

     북한이 7일 예고한대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대북 제재 결의안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에서의 결의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로 (대북제재) 협의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결의 채택과 더불어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호주 등 우방국들과 양자차원의 독자제재를 강화하는 노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제사회 국가들이 다양한 형식의 압박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조치들이 서로 추동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또 이번 주 중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12~14일)에 참석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포함한 주요 안보리 이사국 외교장관과 협의를 하고, 이어 필요시 뉴욕으로 가서 안보리 이사국들과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적극적 역할’에 대한 질문에는 “최근 한중 정상간 전화통화도 있었고, 서울, 베이징, 유엔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국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를 살려서 이런 모든 나라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및 안정뿐 아니라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안보리 권능 무시 조치에 단합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노력을 최대한 결합시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에 이은 미사일 발사가 전체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구도가 바뀌는 근본적 계기)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까운 시일 내에 종합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의 모든 것…사실과 이론과 정의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의 모든 것…사실과 이론과 정의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환상적인 천체라 할 수 있다.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은 나머지 빛마저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존재다. ​ 이 괴이쩍은 존재를 최초로 예언한 사람은 1783년, 영국의 과학자 존 미첼이었다. 그는 뉴턴 역학을 기반으로, 충분히 무거운 별의 경우 탈출 속도가 광속보다 더 커, 빛마저도 탈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13년 뒤 피에르시몽 라플라스도 비슷한 제안을 한 데 이어, 그로부터 1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1916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블랙홀을 이론적으로 선보였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구부려진 시공간으로 간주하며,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사실 이전에는 ‘블랙홀’이란 이름조차 없었다. 그 대신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 등의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블랙홀'이란 용어를 최초로 쓴 사람은 미국 물리학자 존 휠러로, 1967년에야 처음으로 일반에 소개되었으며, 블랙홀의 실체가 발견된 것은 1971년이었다. 그 존재가 예측된 지 거의 60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얻고 실체가 발견되었으니, 그 또한 심상한 일은 아니다. 블랙홀에도 종류가 있다 그런데 이 블랙홀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블랙홀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고,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곧 항성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 그리고 중간질량 블랙홀이 그것들이다. ♦항성 블랙홀— 작지만 강하다 항성이 생애의 마지막에 이르러 남은 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중력붕괴를 일으킨다. 내부에서 더이상 에너지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천체 자체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해 내부로 무너지는 것이다. 이때 태양 질량의 약 3배가 못되는 별은 중성자별이 되거나 백색왜성이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덩치가 큰 별들은 중력붕괴가 극도로 진행되어 항성 블랙홀을 만든다. 개별적인 별이 중력붕괴를 일으켜 만들어지는 블랙홀은 대체로 작지만 물질밀도는 놀라울 정도로 높다. 태양질량의 3배 정도 되는 별이 한 도시 크기 로 압축된다. 이 천체의 중력은 끔찍할 정도로 강해서 주위의 모든 가스와 먼지들을 끌어당겨 삼킴으로써 덩치를 키워간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에 따르면, 우리은하에 이러한 항성 블랙홀이 수억 개 정도는 된다고 한다. ♦거대질량 블랙홀— 어떤 가설이 맞을까?작은 블랙홀들은 은하의 곳곳에 존재하지만, 거대질량 블랙홀은 은하 중심부에 자리잡고 그 은하를 중력적으로 지배한다. 그 덩치는 놀랍게도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 또는 수십억 배에 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름의 크기는 우리 태양과 비슷하다. 어마어마한 물질 밀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블랙홀이 거의 모든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도 똬리를 틀고 있다. 이런 거대질량의 블랙홀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아직까지 정확한 답안을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블랙홀이 은하 중심에 자리잡고 나면 주변에 풍부한 물질들을 닥치는 대로 탐식하고, 그 결과 엄청난 질량의 블랙홀로 성장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거대질량 블랙홀이 무수히 많은 작은 불랙홀들의 합병 결과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또는 거대한 가스 구름이 급격한 중력붕괴를 일으켜 이런 블랙홀로 발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 세번째 가능성은 성단을 이루던 별들이 한 점으로 대함몰을 일으켜 블랙홀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나라면 어떤 가설에 손을 들어줄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중간질량 블랙홀— 블랙홀도 中庸의 미덕이?원래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아주 작은 것과 엄청 큰 것, 두 종류만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 블랙홀에도 미디엄 사이즈(IMBHs)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런 블랙홀은 성단 안에서 별들이 연쇄충돌을 일으킨 결과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블랙홀들이 같은 지역에서 여럿 만들어지면 결국에는 합병과정을 밟게 되는데, 은하 중심의 거대질량 블랙홀은 이 같은 경로를 거쳐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에 마침내 천문학자들은 한 나선은하의 팔에서 중간질량 블랙홀이 탄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물증을 찾지 못했던 천문학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발견이었다. 블랙홀 존재 — 어떻게 알 수 있나?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지만 덩치는 아주 작다. 그만큼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력이 극강이어서 어떤 것도 블랙홀을 탈출할 수가 없다. ​ 지구 탈출속도는 초속 11.2km이며, 빛의 초속은 30만km다.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해 탈출속도가 30만km를 넘기 때문에 빛도 여기서 탈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블랙홀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가 있다. 어떻게?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강력히 빨아들일 때 방출하는 X-선 복사로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거대질량 블랙홀은 두터운 먼지와 가스로 뒤덮여 있어 X-선 방출을 막고 있다.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때 블랙홀의 사건지평선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스쳐지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블랙홀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물질이 함입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제트 분출은 아주 먼 거리에서도 볼 있다. 블랙홀은 특이점과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구성된다. 특이점이란 블랙홀 중심에 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여기서는 물리법칙이 성립되지 않는다. 즉, 사건의 인과적 관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특이점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바깥 사건지평선은 물질이 탈출이 가능한 경계이지만, 안쪽의 사건 지평선은 어떤 물질이라도 탈출이 불가능한 경계다. 기존의 고전 역학에서 볼 때 빛까지도 이 중력장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양자역학으로 오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블랙홀도 무언가를 조금씩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홀이 완전히 검지는 않다'​ 1970년대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이 양자 요동(quantum fluctuation)으로 인해 무언가를 내놓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론을 완성했다. 양자론에 따르면, 아무것도 없는 진공에서 난데없이 입자와 반입자(antiparticle)로 이루어진 가상 입자 한 쌍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한 쌍은 매우 짧은 시간 존재하다가 쌍소멸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들 입자 쌍은 관측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빠르게 생겼다가 소멸는데, 이를 양자 요동 또는 진공 요동이라 한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 양자 요동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 양자 요동 가운데 하나가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일어난다면, 한 쌍의 입자가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생겨날 때는 블랙홀의 강한 기조력 때문에 헤어지기 쉽다. 즉, 두 입자 중 하나는 지평선을 가로질러 떨어지는 반면, 다른 하나는 밖으로 탈출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탈출한 입자는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가지고 나간 것으로, 이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외부의 관측자는 블랙홀에서 나오는 빛의 연속적인 흐름을 보게 된다. 호킹의 주장에 따르면, 이 같은 양자 요동 효과 때문에 블랙홀이 빛을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블랙홀 증발'이라 하고, 이때 빠져나오는 빛을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라 한다. 그래서 호킹은 '블랙홀이 실제로는 완전히 검지 않다'는 말로 이 상황을 표현했다. 호킹의 이론대로 블랙홀이 계속 증발한다면, 수조 년의 시간이 흐르면 블랙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블랙홀에는 질량과 전하, 각운동량 외에는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흔히들 블랙홀에는 세 가닥의 털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류는 아직까지 블랙홀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만큼 블랙홀은 21세기 천문학과 물리학에서도 여전히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北 미사일’ 동북아 안보 위협에 공감… 미적대던 中 입장 선회

    ‘北 미사일’ 동북아 안보 위협에 공감… 미적대던 中 입장 선회

    中, 북한에 고강도 경고 메시지… 美·中 공감대 형성 시간 걸릴 듯 국제사회, 韓·中 정상 통화 이후 강화된 대북 제재안 도출 주목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강행 한달을 하루 앞둔 5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통화가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은 북핵 제재 국면에서 중국의 입장에 일부 변화가 생겼음을 상징적으로 시사한다.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사태가 발발하자 박 대통령은 다음날 즉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시 주석과의 통화는 계속해서 미뤄졌다. 이후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 외교장관 통화 등에서 우리 정부는 추가 대북 제재 결의 논의에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거듭 촉구했지만 중국이 소극적 반응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대중(對中)외교 실패론’까지 나왔었다. 그러다 북핵 사태 발발 한달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약속한 대로 두 정상 간 통화가 극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중국이 이 같은 입장 변화를 보인 데는 지난 2일 북한이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를 예고하며 동북아의 안보 위협이 더 커졌다는 점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는 물론 독자적인 양자 차원의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 왔지만 북한의 태도를 바꾸진 못했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북 중인 시기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해 국제적으로 체면을 구겼다. 이날 양국 정상 간 통화가 북한에 대한 중국의 고강도 경고 메시지로 풀이되는 이유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그동안 제재에 소극적이었다기보다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대응책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화 이후 중국이 안보리 제재 논의 등과 관련해 어떤 입장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 논의에 대해 “미·중 간 기존 입장에서 큰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 발표가 지금 안보리 협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북한이 8~25일로 예고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더욱 강화된 제재나 별도 추가 제재 결의를 위해 안보리 논의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중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진 만큼 중국이 일부 입장 변화를 보인다면 안보리 제재 결의안 논의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안보리 제재 외에 대북 양자 제재 도출 등을 위해 다각화된 외교 노력을 이어 갈 방침이다. 연휴 직전인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주한 미·일·호주·유럽연합(EU) 대사들을 접견해 각국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에 대해 협의했다. 외교부는 설 연휴 중에도 수시로 장관 주재 대책회의를 열고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장하나 홀인원 기세 이어 맨 앞… 그 뒤 쫓는 ‘신인’ 전인지

    장하나 홀인원 기세 이어 맨 앞… 그 뒤 쫓는 ‘신인’ 전인지

    “새 반려견 이름 앨버트로스로” 작년 2위 대회서 단독 선두 전인지는 2위로 깔끔한 데뷔 “새로 들인 강아지 이름을 ‘앨버트로스’로 지었어요.” 지난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인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LPGA 사상 처음으로 파4홀 홀인원의 행운을 잡아 타수로는 한꺼번에 3타를 줄이는 앨버트로스를 작성한 장하나(왼쪽·24·비씨카드)가 두 번째 대회에서는 첫날부터 선두를 꿰차며 힘을 냈다. 4일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오칼라 골프클럽(파72·654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코츠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장하나는 버디로만 7타를 줄이는 맹타로 7언더파 65타, 2위 그룹에 3타 앞선 단독선두에 올랐다. 골든오칼라 대회 코스는 장하나에게 특별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장하나는 ‘먼데이퀄리파잉’(월요예선) 1위를 차지하면서 본 대회에 출전해 2라운드 코스레코드(7언더파)까지 세우며 선두를 달리다 공동 2위로 마감하는 훌륭한 데뷔전을 치렀던 장소였다. 장하나는 “지난해 투어 데뷔전에서 2위를 했던 터라 매우 편안했다”면서 “지난주 파4홀 홀인원을 한 뒤 강아지를 한 마리 들여놨는데 그날을 기념해 이름도 앨버트로스로 지었다”며 웃었다. 2016시즌 ‘루키’ 전인지(오른쪽·22·하이트진로)도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데뷔 라운드를 펼치며 투어 연착륙에 성공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전인지는 전반 9개 홀에서 3타를 줄이고 후반에도 5번홀(파5) 버디를 보태 김세영(23·미래에셋)을 비롯한 5명의 4언더파 2위 그룹에 합류했다. 지난 대회 장하나와 공동 2위의 성적으로 LPGA 역대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뒤 이번 대회를 자신의 시즌 개막전으로 삼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는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4개를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로 공동 8위에 포진했다. 사흘 전 시즌 개막전에서 통산 3승째를 신고한 김효주(21·롯데)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고 공동 29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얻은 양자령(21·SG골프)도 개막전 컷 탈락의 아픔을 씻고 김효주와 동타로 같은 순위에 올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우다웨이 “해야 할 말 했다… 지금은 결과 알 수 없어”

    우다웨이 “해야 할 말 했다… 지금은 결과 알 수 없어”

    中측 난처한 상황 놓일 가능성 환구시보 “北 대가 치를 것” 경고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과 장거리 로켓 발사 예고와 관련해 평양을 방문했던 북핵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북 이틀 만인 4일 귀국했다. 우 대표는 이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야 할 말은 했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우 대표의 말은 북한에 장거리 로켓 발사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뚜렷한 확답을 받진 못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사 준비 상황이 속속 포착되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 중국의 설득을 순순히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한은 과거 국제해사기구(IMO)에 발사 계획을 통보한 다음 취소한 사례가 없고, 모두 발사 가능기간 초기에 발사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발사가 유예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이날 우 대표의 방북 결과에 대해 “우 대표는 방북 기간에 양자 관계 및 현재의 조선반도(한반도) 상황을 놓고 회담했다”고 밝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우 대표가 방북 기간 중 리수용 북한 외무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잇따라 회담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루 대변인은 또 “북한이 국제기구에 위성발사 계획을 통보하기 전에 중국에 미리 통지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어제 이미 답변했던 질문”이라며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루 대변인은 우 대표의 방북 상황, 대화·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이라는 중국의 원칙적 입장만 강조한 뒤 해당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중국으로서는 최근 대북 영향력에 대한 한계를 노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 대표의 파견 카드가 성과 없이 끝난다면 더욱 난처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조준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 대표의) 방북 결과에 대해 한·중 간에 긴밀히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 대표가 방북한 지난 2일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인 ‘위성 발사’ 계획을 IMO에 통보했다. 북한의 ‘위성발사 계획’과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이 만일 위성을 쏜다면 새로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사회는 국가(중국 정부)가 조선을 제재하는 것을 지지하며, 우리는 이것(제재)이 대다수 중국인의 태도라고 본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미국에 북한의 핵은 ‘장난감’에 불과하다”면서 “북한은 더이상 자신을 희망이 없는 동굴로 밀어 넣지 마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그러나 대북 제재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초강경 제재에 대한 반대의 뜻도 분명히 밝혔다. 한편 북한이 IMO에 통보한 장거리 로켓 발사 추진과 별도로 동해안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 동해안 쪽에서 탄도미사일을 실은 이동식 발사대가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일 가능성이 있어 관계국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오세훈·김부겸·유승민·이용섭 가상 양자대결 승리”

    吳, 정세균 의원에 오차범위 내 앞서 金, 김문수 前지사 21.7%P 차 따돌려 4·13 총선을 2개월여 앞두고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등의 판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S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 종로에 출마한 주요 후보 간 가상 양자 대결에서 새누리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전 시장은 43.1%, 정 의원은 39.0%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박진 전 의원이 나서면, 박 전 의원 35.8%, 정 의원 43.6%로 정 의원이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갑에서는 현역인 더민주 노웅래 의원이 새누리당의 어느 후보와 대결해도 10% 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대희 전 대법관과 대결 시 안 전 대법관 32.5%, 노 의원 48.5%로 집계됐다. 강승규 전 새누리당 의원 역시 35.0%에 불과해 45.7%의 노 의원을 앞서지 못했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새누리당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지지율 30.8%에 머무르면서, 52.5%를 기록한 더민주의 김부겸 전 의원에게 21.7% 포인트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광주 광산을에서는 46.0%를 얻은 이용섭 전 더민주 의원이 28.1%에 그친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동을의 주요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유승민 의원 54.0%, 이재만 전 동구청장 26.2%로 ‘더블스코어’ 차이가 났다. 새누리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유 의원 54.2%, 이 전 청장 34.0%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선거구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평균 응답률은 10.6%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문화마당] 예술이 찾아야 할 무수한 해답/최진영 소설가

    [문화마당] 예술이 찾아야 할 무수한 해답/최진영 소설가

    SF영화로 접한 여러 상상이 있다. 기억과 생각을 조작하거나 유전자 검사로 발병을 예방하는 것, 나만을 위한 인공지능 로봇, 기계 인간이나 인간 복제로 영원히 사는 인간 등. 어떤 상상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최근 영국 정부는 인간의 초기 배아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하는 실험을 승인했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원하는 유전자를 빼거나 넣어서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태아의 유전자를 변형하거나 조작할 수도 있다. 영화 ‘인셉션’에서는 타인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심거나 빼낸다. ‘토탈 리콜’에서는 조작된 기억을 뇌에 심어 환상을 실제 경험으로 만든다. ‘마션’에서는 화성에서 감자를 키운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로 이동하고 블랙홀에 빠져 5차원을 경험한다. 이런 일들 역시 더는 상상이 아닌 때가 올 것이다. 인류가 그만큼 오래 생존한다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 길은 1920년대로 시간 이동을 해서 당대의 유명 예술가들을 만난다. 1920년대의 거트루드 스타인은 2010년에 길이 쓴 소설을 읽고 ‘거의 공상과학소설’이라고 평한다. 이어 이런 말을 덧붙인다.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우주에서 우리 위치를 묻죠. 예술가의 책임은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존재의 공허함을 채워 줄 해답을 주는 거예요.” 그렇다.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각종 의료 기술을 개발하고 복제인간을 연구하며 불로장생을 꿈꾼다. 재앙에 대비해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거나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는 상상을 한다. 우주의 수축과 팽창, 양자론과 다중우주를 연구하며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묻는다. 그러는 한편에서 아버지는 화가 나서 아들을 때려 죽이고 아들은 보험금 때문에 아버지를 불태워 죽인다. 제 죽음은 두려워하면서 타인의 죽음에는 무서울 정도로 무감하다. 인류는 지속적으로 학살과 약탈을 일삼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인과 테러, 내전과 아사(餓死)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결같이 최첨단이며 야만적인 것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살인이 없는 단 하루는 과연 불가능한가? 이런 방법은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의 뇌에서 오늘 일어난 살인에 관한 기억을 지워 버리는 것. 이와 같은 상상은 웜홀을 통과해 다른 은하로 이동한다는 상상보다 훨씬 실현 불가능하고 덧없어 보인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평화란 불가능하다. 직접적인 폭력과 살인이 아니라도 타인을 억압하고 죽일 수 있는 수만 가지 방법을 인류는 이미 터득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시간 여성은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다. 지금도 어떤 자들은 피부색이나 종교나 성적 취향이 다른 자, 혹은 특정 민족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니 자꾸 묻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인간답지 않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명백한 인간을 인간 아닌 것으로 취급하고 억압하는 자들은 대체 왜 계속 나타난단 말인가. 과학이 예측하고 증명할 때 예술은 사건 이후에 대해 말한다. 참혹하고 절망적인 일이 일어난 후 그 불행과 공허를 껴안고도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해. 예술은 살아 있는 존재, 살아 있던 존재, 살아갈 존재에 대한 연가이자 진혼곡이다. 과거 사람이 보기에 현대의 삶은 ‘거의 공상과학소설’이겠지만, 예술이 필요한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는 듯하다. ‘존재의 공허함을 채워 줄 해답’, 정답이 아닌 무수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가 이현세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가 이현세

    갓 태어나서 큰집에 양자로 갔다 10대의 나는 연좌제에 떨었다 20대의 나는 까치였다 30대의 나는 최고 작가였다 40대의 나는 영화를 말아먹고 심의·검열과 싸웠다 50대의 나는 내 시대는 갔다고 생각했다 60대의 나는 웹툰을 배웠고 처음 신인상도 받았다 70대의 나는 동화를 쓰고 싶다 20년 동안 ‘삼촌’과 ‘숙모’로 알아 왔던 분들이 실제로는 나를 낳아 준 사람들이었다. 나 자신의 우둔함에 질식할 것 같았고, 아무 말도 안해준 식구들이 야속했다. 방황하기를 한 달여, 그 숙모가 조용히 말했다. “친자식에게 더운 밥 한 그릇 제대로 못 먹인 나만큼이나 아프겠니. 나를 봐서라도 이래선 안 된다.” 어머니는 눈빛으로 아들의 마음을 읽으셨던 것이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박찬호가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 자기가 이긴 게임에서 던진 공들, 경기장 입장권을 다 갖고 있는 친구예요. 미국 생활에서 여러 번 위기가 왔는데, 그때마다 자기 자신이 너무 소중하고 아까워서 포기를 못했다더군요.” 화실 창가에 놓인 박찬호 투구 모습 모형(피규어)을 유심히 들여다보자 그가 말했다. 그는 박찬호를 매우 좋아하고, 또 친하다고 했다. 그의 등번과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사러 미국 LA 다저스 구장까지 갔다 오기도 했다. “자기를 정말 사랑합니다. 자유, 독립, 자존이라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3가지 가치를 가장 확실히 실현한 친구죠.” 그건 어떻게 보면 자신과 닮았다는 말이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화실. 이현세(60) 만화가는 아무런 준비 없이 평소처럼 앉아 있었다. 눈가의 주름과 희끗희끗한 머리만 빼면 영락없는 ‘까치’였다. -‘현세는 자기 아버지가 누군지 아직 모르나 봐요.’ 친척들이 하는 나직한 수군거림이 대형 스피커 음량으로 내 귀에 꽂혔다. 경주 시내로 나가 재수를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20년 동안 ‘삼촌’과 ‘숙모’로 알아 왔던 분들이 실제로는 나를 낳아 준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된 것은.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참석한 문중 시제(時祭). 엄마와 숙모, 누나들 모두 나에게 비밀로 해 왔던 ‘천기’를 집안 어른들이 누설하고 말았다. 내가 갓난아기 때 큰집에 양자로 들어갔고, 생부는 내가 아홉살 때 돌아가신 삼촌이었다는 사실. 나 자신의 우둔함에 질식할 것 같았고, 아무 말도 안 해준 식구들이 야속했다. -수험서를 덮고 매일 술만 마셨다. 왜 그렇게 20년을 꽁꽁 숨겼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혼자서 끙끙 앓으며 방황하기를 한 달여. 어느날 밤 술에 취해 ‘숙모’의 품에 안겨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그 숙모가 조용히 말했다. “친자식에게 더운 밥 한 그릇 제대로 못 먹인 나만큼이나 아프겠니. 나를 봐서라도 이래선 안 된다.” 어머니는 눈빛으로 아들의 마음을 읽으셨던 것이다. -그 일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대학을 포기하고, 만화의 길을 걷기로 했다. 혼자서 서울로 왔다. 경주가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서울은 또 달랐다. 생활은 만만치 않았고 정착할 곳도 찾아지지 않았다. 문하생으로 받아 달라고 무수한 만화작가 화실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내가 제법 ‘성공’을 한 뒤 그분들 중 한 분을 뵀는데 “눈빛에 반항기가 줄줄 흘러 부담스러웠다”고 당시 얘기를 하셨다. 처음 자리잡은 곳은 순정만화로 유명한 나하나 선생님 화실이었다. 그다음은 개그만화의 하영조 선생님 화실. 액션만화를 추구했던 나에게 두 분 선생님과의 작업은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 순정만화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미학과 개그만화의 익살맞은 표정 연기 등이 합쳐져 까치를 비롯한 내 만화의 등장인물 라인업이 구축될 수 있었다. -분단의 비극을 오롯이 간직한 우리 집의 가족사를 떼어 놓고는 나와 만화를 말할 수 없다. 일제 때 만주에서 살던 할머니는 해방 직후 서른 언저리에 아들 셋을 데리고 경북 울진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고향이라고 해도 먹고살 게 없었다. 얼마 후 둘째 아들은 “내가 돈 벌어 오겠다”며 다시 만주로 나갔다. 그러다 38선이 그어지면서 둘째는 졸지에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됐다. 가족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6·25가 터지고 북한 인민군이 남쪽까지 밀고 내려오면서였다. 둘째는 인민군이 돼 나타났다. 형제가 어울리는 모습이 마을 사람들 눈에 띌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화근이 됐다. 인민군이 퇴각한 후 첫째 아들이 괴뢰군 부역자로 몰려 헌병대에 끌려갔다가 죽임을 당했다. 큰아들은 처형되고 둘째 아들은 월북. 할머니는 차라리 만주에 계속 있는 게 나았다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1956년 셋째 아들의 장남으로 내가 태어났다. 할머니는 나를 큰며느리에게 양자로 보냈다. 종가의 대를 잇기 위해서였다. -우리 일가는 내가 태어나기 전 전쟁 직후에 흥해(현재 포항시 북구 흥해읍)로 터전을 옮겼다. 부역자 가족이란 딱지를 달고서 울진에 계속 머물 수는 없었다. 길러 준 어머니는 잡화점을 냈고, 낳아 준 아버지는 자갈땅을 사서 밭을 일궜다. 그 덕에 끼니를 거르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쯤 됐을 때 ‘삼촌’이 경주역의 기차 수리 공장에 취직했다. 어느 날 삼촌에게 “크레파스를 사 달라”고 졸랐다. 선뜻 돈을 주셨다. 하지만 나는 극장에서 서부영화를 보고 만화책을 빌려 보느라 그 돈을 다 써 버렸다. 다음날 저녁 삼촌이 집에 들러 새로 산 크레파스로 그림 한번 그려 보라고 하셨다. 엉겁결에 나는 “저한테 돈 주겠다고만 하시고 그냥 가셨잖아요”라고 둘러댔다. 삼촌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내가 착각했다”며 다시 돈을 주셨다. 아들이 거짓말하는 걸 다른 가족들이 알게 되는 게 싫으셨던 것이다.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다음날 수업을 받는데 작은누나가 파랗게 질린 얼굴로 교실로 왔다. 아버지가 일하던 공장으로 뛰어갔는데 할머니와 큰어머니, 숙모가 통곡을 하고 있었다. 앞에는 아버지가 하얀 무명천에 덮여 누워 있었다. 전기 감전이라고 했다. 삼일장 내내 나는 학교에 있었다. ‘삼촌은 나를 거짓말하는 아이로 알고 돌아가셨겠구나’ 생각하니 죄스럽기도 했지만, 억울하기도 했다. 10여년 후 그가 나의 진짜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게 그 일이었다. -학교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그럭저럭 공부를 잘해서 지역 명문인 경주중에 입학했지만 줄곧 형사들의 감시 속에 살았다. 연좌제에 걸려 인생이 막혀 있다는 생각이 점차 커져 갔다. 경주고에 들어가면서 원래 좋아했던 술이 더 잦아졌다. 방과 후에 당시 경주오거리에 있던 막걸리집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고등학교 때 가장 열성이었던 건 미술부 활동이었다. 고1 때 유도에 빠져 2학년 때는 경북 대표로 전국체전까지 나가기도 했지만, 미술만큼은 아니었다. 특히 스케치는 어렸을 때부터 꽤 소질이 있었다. 미대 진학을 유일한 길로 생각했다. 연좌제의 공포가 나를 더욱 미술로 몰아갔다. 그러나 미대 입학원서를 쓰기 위해 안과에 가서 색맹검사를 했더니 색약 판정이 나왔다. 그때는 왜 그렇게 색약에 대해 엄격했는지. 당시 입시제도하에서 나는 미대 지원을 아예 할 수가 없었다. -유신과 군사정부 치하에서는 노래나 영화가 그렇듯 만화에 대해서도 검열이 심했다. 이를테면 갈등이 증폭되는 스토리나 격투 장면 같은 게 들어가는 그림은 허용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액션만화를 보면 커서 데모를 하기 쉽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스포츠 만화로 방향을 돌리고 ‘공포의 외인구단’을 처음 내놓은 것이 1982년. 26세 때였다. -내가 만화를 그리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캐릭터다. 날 대신해 움직여 줄 수 있는 아바타만 구현하면 그다음부터 소재나 스토리는 부차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스토리 궁핍을 느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 낸 게 필생의 캐릭터인 ‘까치 오혜성’이다. 한(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의지로 부딪쳐 결국 파괴되는 인간이랄까. 가족사 때문에 트라우마와 핸디캡에 시달려야 했던 성장기의 아픔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기도 하다. -‘공포의 외인구단’ 이전에도 나는 대본소(만화방) 시장에서 꽤 인지도 있는 작가였다. 하지만 외인구단은 기존 작품과 차원이 달랐다. 어린이 만화만 있던 시절, 극단적이고 상처투성이인 주인공 영웅이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고난에 시달리다 결국 이를 극복하지만 최후에는 처절히 파멸하는 이야기의 만화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대략 한 달에 한 권씩 2년간 30권을 내놨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대본소의 맨 앞칸에는 언제나 외인구단이 자리잡았다. ‘까치’를 이름으로 내건 만화방들이 속속 생겨났다. -나이 서른 전에 최고액을 받는 작가가 됐는데, 권투(‘지옥의 링’)든 시대극(‘사자여 새벽을 노래하라’)이든, 페미니즘(‘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이든 뭘 그려도 잘 팔렸다. ‘남벌’은 서울대 신입생들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로 선정됐다. 만화가 뜨니 나도 스타가 됐다. 맥주 등 광고 CF에까지 나올 정도였다. 돈도 정말 많이 벌었다. 돈이 나를 거쳐 밖으로 흘러나가는 게 문제였지만. 마흔을 갓 넘긴 1997년부터는 세종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나의 40대는 ‘전쟁’의 시기였다. 첫 번째 난관은 1996년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아마게돈’의 대실패였다. 한동안 영화계에서 최고의 손실액 기록을 보유했을 정도다. 총감독으로서 투자를 담당했던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손해를 많이 봤다. 돌이켜보면 그건 영화도 아니었다. 영화 문법도 모르는 총감독의 오만과 무지 탓이다. -두 번째 난관은 ‘천국의 신화’ 필화 사건이다. 대하 역사물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건 서른 살 때였다. 미국에 가서 광활한 그랜드캐니언을 마주하고 나니 ‘내가 왜 스포츠 만화나 그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0여년간 ‘환단고기’ 등 역사서들을 공부하고 ‘100권’을 목표로 1996년 1부 3권을 내놨다. 그러나 2년 뒤 청소년 음란물 시비로 검찰에서 기소하고, 법원이 3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터무니없는 심의와 검열에 내가 고개를 숙이면 어느 작가가 이겨 낼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최종 무죄 선고를 받은 것은 6년이 흐른 뒤였다. 당시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들(1남 2녀)이 끝까지 아버지를 믿어 준 데 대해 지금도 고마움이 크다. -50대가 되니 세상이 많이 변해 있었다. 더 이상 예전의 인기 만화 작가 ‘이현세’는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엔 ‘내 시대는 갔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지만 이게 당연한 세상의 섭리 아닌가.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그려 큰 인기를 얻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두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표현이 좀 과한가?(웃음) 완벽하다고 여긴 작품은 없다. 그리고 원래 나는 ‘옥에 티’가 많은 작가다. ‘공포의 외인구단’에도 같은 사람인데 야구 글러브가 왼손, 오른손 바뀌어 그려진 장면들이 있다. 나는 쓰레기통 속에서 수많은 ‘가짜 꽃’을 피우다가 언젠가는 한 송이 진짜 꽃을 피우는 게 작가라고 여긴다. 내 작품은 아직도 쓰고 구겨서 쓰레기통에 집어던질 습작의 연장선상이다. 난 천재형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부모님께 극단적인 집중력과 낙관주의를 물려받았다. 한창때는 한번 그리기 시작하면 하루이틀 꼬박 밤을 새우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 덕분에 마감은 종종 늦었지만 펑크를 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남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어떻게 배가 고프고 화장실에 갈 수 있을까’ 생각했을 정도다. -얼마 전부터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천국의 신화’ 6부를 시작했다. 남녀노소 다 볼 수 있도록 수위를 조절했지만, 나로서는 무척 감사한 일이다. 작년 말에는 네이버에서 ‘웹툰 신인상’까지 받았다. “60 평생에 처음으로 신인상을 받았다”고 하니 후배 작가들이 다들 자지러졌다. -지금 연재 중인 천국의 신화는 10년 정도 더 해야 한다. 6부는 고조선 멸망으로 끝난다. 이후 여러 민족들이 군웅할거했던 시기를 지나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예정이다. 그 뒤에는 나도 70대가 된다. 그때는 동년배를 위한 동화를 그리고 싶다. 아니면 손주를 위한 동화를 쓰고 있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큰아이가 30대 후반인데, 이 녀석들이 셋 다 결혼을 안 했다는 거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만화가 이현세(60)씨는 한국 만화의 ‘오늘’을 있게 한 대표적인 작가다. 1979년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데뷔한 그는 1982년 ‘공포의 외인구단’을 통해 운명에 맞서는 열정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역동적인 그림체로 선보여 만화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나이 불과 26세였다. 이후 ‘지옥의 링’(1985), ‘야수의 전설’(1985), ‘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1988), ‘아마게돈’(1988), ‘블루엔젤’(1989), ‘폴리스’(1992), ‘남벌’(1994), ‘천국의 신화’(1997) 등 히트작과 문제작을 내놓으면서 ‘불온’과 ‘미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만화를 대중문화의 중심부로 격상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초로(初老)의 나이에도 ‘천국의 신화’ 6부를 웹툰에 연재하는 여전한 ‘현역’이다. ▲경주중·경주고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1997~) ▲한국만화가협회 회장(2005~2007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2009~2012년)
  • [2016 美 대선 첫 선택] 클린턴·샌더스 0.35%P 차 초박빙… 모두 놀라게 한 아이오와

    클린턴 대의원 23명·샌더스 21명 확보… 샌더스 “아이오와 정치혁명 시작됐다” 클린턴 “믿을 수 없는 밤” 애써 태연… 트럼프 “2등 했지만 영광스럽다” 공화당 3위 루비오, 나홀로 승리 선언 “결과는 ‘사실상 동률’입니다.” 미국 대선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린 1일 밤 10시 40분쯤(현지시간) 디모인 한 호텔 컨벤션센터에 부인과 함께 나타난 민주당 버니 샌더스 후보는 개표가 95% 진행된 상태에서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49.9% 대 49.6%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자 이렇게 외쳤다. 샌더스의 일성에 지지자들은 우뢰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그들은 ‘버니, 버니’, ‘버니를 느껴라’(Feel the Bern)를 외치며 샌더스의 ‘사실상 승리’를 축하했다. 샌더스는 이에 “아이오와가 정치혁명을 시작했다”며 “우리가 이 나라를 변혁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샌더스보다 20분쯤 먼저 인근 한 대학에서 소감 연설에 나선 클린턴은 개표 초기 5% 포인트 이상 앞서다가 1% 포인트 이내로 격차가 좁혀졌지만 승리를 예감한 듯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믿을 수 없는 밤이고 명예다. 아이오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승리를 선언하지는 못했지만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최종 후보가 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표 결과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23.1%라는 높은 득표율로 공화당에서 안정적인 3위를 차지한 마코 루비오 후보의 이날 연설은 ‘승리 선언’과 다름없었다. 공화당 코커스 결과가 결정된 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루비오는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며 “우리는 클린턴과 민주당을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에 이어 단상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는 2위로 전락한 사실에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지만 “2등을 했지만 영광스럽다. 다른 후보들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마틴 오맬리 후보와 공화당 마이크 허커비 후보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경선 중단을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클린턴·샌더스 양자 구도로 진행되게 됐고, 공화당은 크루즈·트럼프·루비오 3강 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앞서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코커스에서 만난 사람들은 학교와 교회, 도서관 등에 차려진 선거구에서 적게는 50여명, 많게는 600여명씩 모여 차기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기자가 찾은 디모인 먼로초등학교에서 열린 코커스에는 민주당·공화당 지지자들이 체육관과 도서관 등을 나눠 차지한 뒤 각 당 전통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의 투표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클린턴과 샌더스, 오맬리 그룹으로 나누어 모인 뒤 유권자들이 순서대로 자신의 번호를 불러 합계를 계산했다. 결과는 샌더스 252명, 클린턴 235명, 오맬리 28명. 15%를 얻지 못한 후보 지지자들이 2차 투표를 하면서 샌더스와 클린턴 지지자들이 오맬리 지지자들을 붙잡기 위해 치열한 구애 작전을 펼쳤고, 결국 샌더스 266표, 클린턴 245표로 각각 카운티 컨벤션에 참가할 대의원 6명씩을 얻었다. 코커스 한곳에서만 봐도 샌더스와 클린턴이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것이다. 디모인(아이오와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드 한반도 배치 한·미 동맹이 결정”

    “사드 한반도 배치 한·미 동맹이 결정”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한·미 동맹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군사적으로 관할하는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하와이주 펄하버(진주만)에 있는 태평양사령부에서 열린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사드 배치 결정은 어느 일방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이 동맹 차원에서 동등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할 것이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사드 배치에 대한 협의에 착수할 것이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조차 아직 발표되지 않은 한·미 동맹의 결정 사항”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또 “우리가 한국에 요청을 한다고 해서 이뤄지고, 한국이 우리에게 요청을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결정이 아니다”라며 “한국과 미국이 양자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나는 미국 의회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지지한다는 의견을 냈고 사드 배치의 유용성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사견이며 사드 배치 결정은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보이는 것은 그저 흥미로울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언급은 한·미 양국이 가까운 미래에 중국의 반대와는 무관하게 동맹 간 논의 메커니즘을 통해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공식 협의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거론하며 “북한은 아·태 지역의 최대 위협이자 본능적이고 실제적인 위협”이라면서 “핵항모 존스테니스호를 서태평양에 출동시킨 것은 전략자산의 추가 배치를 보여 주는 사례이며 앞으로 추가 전략자산을 한반도와 역내에 적절히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특파원 칼럼] 문제는 ‘6자회담’이 아니다/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문제는 ‘6자회담’이 아니다/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2007년 2월 13일 기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을 취재하면서 역사적인 ‘2·13합의’가 도출되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북한이 핵시설을 폐쇄·봉인하면 중유 등을 제공한다는 초기 단계 조치에 합의한 것인데, 6자회담의 골격인 2005년 ‘9·19공동성명’을 바탕으로 구체적 조치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 뒤로 6자회담은 2008년 12월 마지막 회의까지 6차례 더 열린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07년 10월 3일 2단계 조치에 합의하고 2008년 6월 북한이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적지 않은 진전이 있었지만 북한이 핵검증 조치를 거부하면서 난항을 거듭했고, 한국과 미국의 정권 교체 등의 영향으로 6자회담은 ‘찬밥’ 신세가 됐다. 지난 7년여간 무용론에 시달리며 ‘9·19공동성명’ 정신만 살아 있던 6자회담이 오랜만에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2일 6자회담이 아닌, 북한을 뺀 ‘5자회담’을 제안하면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외교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6자회담을 열더라도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시도하는 등 다양하고 창의적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지지를 표명했지만, 중국 정부는 “6자회담을 빨리 재개해야 한다”며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6자회담 무용론과 5자회담 제안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 이후 6자회담 참가국들이 중심이 돼 더욱 강력한 제재 등 대응책을 숙의하는 가운데 제기된 것은 한국 정부가 북핵 대응을 주도하면서 북한과 중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이는 2003년부터 6년간 지속된, 동북아 유일한 다자협의체인 6자회담의 의의와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6자회담은 중국이 처음으로 다자회담 의장국을 맡아 북한을 끌어들여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들어진 회담이다. 북·미 양자회담이나 3자, 4자회담에 넌더리가 난 미국이 중국에 ‘아웃소싱’을 한 협의체이기도 하다. 중국이 총대를 메고 나서니 6자회담에 참가하기 싫었던 북한도 할 수 없이 발을 담갔고, 수십 차례 열린 회담에서 핵시설 불능화까지 이뤄졌다. 물론 북한이 정말로 핵을 포기하려고 협상에 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다. 그러나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상당히 늦췄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6자회담의 또 다른 중요성은 ‘2·13합의’를 통해 처음으로 구성된 5개 실무그룹(WG)에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이 포함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09년까지 세 차례 회의가 열렸다는 점이다. 6개국 대표들이 이들 회의에서 협의한 것은 기록이 많지는 않지만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동평구)과 맥을 같이한다. 박 대통령이 동평구를 진정으로 주도하고 싶다면 6자회담 재개를 통해서도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또 6자회담이 아닌 5자회담이 될 경우 6자회담이 도출한 ‘9·19공동성명’ 등 합의들이 무의미해진다. 물론 북한이 네 차례나 핵실험을 했으니 새판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더라도 북한을 왕따시키는 것은 답이 아니다. 6자회담을 흔들기보다 북한 등 참가국들이 협상에 진정성을 갖고 임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chaplin7@seoul.co.kr
  • “지방자치 실현 위해선 지방세 확대 우선돼야”

    “지방자치 실현 위해선 지방세 확대 우선돼야”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1년을 맞았다.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데 기반이 되는 것은 지방재정이다. 지난 20년간 지방재정은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분권’을 실현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방세, 세외수입 등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주재원은 3배 수준으로 늘어난 데 비해 중앙정부에 의존해야 하는 재원은 6배 이상 증가했다. 국고보조금은 9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자주재원을 확충하고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지방자치 발전의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28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지방재정 확충과 재정 건전성 강화’라는 주제로 자치현장 토론회를 열었다. 지방재정 상황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고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내년에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전체의 14%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에는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일본보다 빠른 속도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는 주요 6대 복지사업 규모가 초고령사회 진입 시점에 이르면 45조 8000억~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재정이 확충되지 않으면 지자체 살림살이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정자치부 재정공시 사이트인 재정고에 따르면 기초노령연금이 시작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지방예산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반면 사회복지비 연평균 증가율은 8.0%로 7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유태현 남서울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지방세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한 지자체 수가 243개 지자체 중 51.9%인 126개”라며 “고령화, 저출산, 경기 둔화 등 사회·경제 변화에 따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계속 팽창하는데, 지방세나 세외수입 등 지자체 일반재원이 확충되지 않는 한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영유아보육사업 등 지방비로 부담해야 하는 국고보조사업이 증가한 데다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부담률 또한 늘었다는 지적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자체가 지역 특색을 살린 사업을 이끌어 나가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방분권을 강조하면서 행정사무는 지방으로 많이 내려보내지만 지방재정은 확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방세 비중을 늘리는 방안으로 2002년 일본의 ‘삼위일체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도 과거엔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대2로 우리나라와 외형적으로 유사한 재정 구조였다”며 “이른바 ‘2할 자치´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 의존재원을 줄이고 지방세 수입을 대폭 늘려 지방세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30%대였던 일본의 지방세수 비중은 40%대로 늘어났다. 국내 지방세 비중은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6%)보다 낮은 21% 수준이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런 내용이 담긴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지방세 현황과 시사점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성근 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다른 재원이 아닌 지방세 확대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세 확충과 함께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개별소비세 등 국세를 지방으로 이양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재원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취득세 등을 인하하면서 지자체 자주재원 규모가 축소되는 조치들이 실시돼 왔다”며 “국세의 지방 이양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복지 수요에 따라 지방교부세 등 재원 배분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교부세는 단순히 국고에서 지원되는 교부금이 아니라 본래 지자체 간 재정 불균등을 교정하기 위해 지방과 중앙정부가 함께 사용하는 고유재원”이라며 “노인, 아동, 장애인 복지비 등 사회적 약자 비율이 높은 지자체에 재원이 많이 배분될 수 있도록 반영 비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업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성근 교수는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을 보면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생각된다”며 “예산편성 과정에 사전 논의를 충분히 거치는 것도 협업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은 토론에 앞서 누리과정 논란을 예로 들며 “지방재정과 교육재정 분리·운용으로 여러 가지 비효율적인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양자 간 합리적 연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 대북 독자 제재 발걸음 빨라졌다

    상원도 제재 강화법안 새달 상정 “안보리 초안 강도 훨씬 세졌다” 안보리·中 결정엔 시간 걸릴 듯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3주 만인 27일(현지시간) 중국 측과 처음으로 직접 만나 대책을 협의했지만 이견만 노출하면서 미국의 다음 조치가 주목된다. 미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수소탄 실험’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중대한 도발이라고 보고, 의회 등 차원에서 대북 추가 제재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주도해 만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초안은 지난 세 차례 핵실험 이후 나온 제재안보다 강도가 훨씬 세졌다”며 “미국은 안보리 제재와 중국의 양자 제재의 수위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독자적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미국이 던진 안보리 초안 및 중국의 대북 제재 권고안의 범위가 기존보다 넓어졌기 때문에 중국이 다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안보리 결의안 및 중국의 조치가 결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안보리 결의안은 1차 핵실험 때는 5일 만에, 2차 핵실험 때는 18일 만에, 3차 핵실험 때는 23일 만에 통과됐는데 이번에는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재는 북한이 대화로 돌아오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 도구이며, 이란의 경우에서 보듯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며 “필요하다면 제재는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상황에 따라 더욱 강한 대북 양자 제재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 미 하원은 지난 12일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단체 등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재량권을 정부에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도 제3자 제재 등 하원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담은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을 다음달 중 본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대이란 제재 시 효과를 발휘했던 것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정부, 기업, 은행 등도 제재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이 대외교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기업이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3자 제재가 중국을 겨냥할 수밖에 없어 중국 경제 등에 악영향을 미치면 이는 미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한 대북 제재 강화를 위한 결의안 초안 협상은 매우 복잡하며 실질적인 안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모든 당사자가 북한과 지역 내 다른 행위자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고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북 제재 안보리 논의 장기화 불가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결의를 위해 27일 열린 미·중의 ‘담판’에서마저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안보리 제재 논의는 장기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미·일 3국이 강조한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 도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입장 차를 확연히 드러냈다. 케리 장관은 양국이 ‘강력한 제재’ 결의의 필요성은 합의했지만 구체적 조치는 도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간 중국은 이전보다 강화된 추가 제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해 왔다. 다만 ‘강화된 제재’의 기준을 놓고 한·미·일은 ‘강력하고 포괄적인’ 수준을 강조한 반면 중국은 이번 북핵 실험에 ‘합당한’ 수준을 강조하는 등 차이를 보였다. 사실상 이날 중국의 입장은 ‘불변’이었던 셈이다. 중국 측이 이날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한 것도 전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끝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서 안보리 논의 역시 당분간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제시한 결의안 초안에 대해 지난 17~18일쯤 “하나하나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1차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양국이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면서 안보리 논의도 다음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먼저 미국 측과 자세한 논의 결과를 공유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애초 이번 추가 대북 제재 논의가 이달 말쯤이면 끝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 논의는 2013년 3차 핵실험 당시 최장기 기록인 23일을 갱신할 전망이다. 추후 한·미·일은 중국을 계속 압박함에 동시에 강도 높은 양자 제재를 적극적으로 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또 정부 차원에서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검토 압박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내일 개막 2016 LPGA ‘3대 키워드’

    내일 개막 2016 LPGA ‘3대 키워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기지개를 켠다. 2016 시즌 LPGA 투어가 28일 밤(한국시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오션 골프클럽(파73·6625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퓨어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을 시작으로 10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오는 11월 CME그룹 투어챔피언십까지 역대 최다인 모두 34개 대회를 치르는 숨가쁜 일정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8개 나라 32명의 선수가 출전,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펼쳐지는 국가대항전인 UL 인터내셔널 크라운(7월 21~24일)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8월 17~20일) 등을 빼면 순수한 투어 대회는 32개로 지난해와 같다. 총상금 규모는 6310만 달러(약 754억원)로 상금이 확정되지 않은 2개 대회를 빼고도 역대 시즌 가운데 가장 많다. 올 시즌 관전 포인트는 대략 세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한 해 가장 많은 승수인 15승을 지난해 합작했던 ‘코리안 시스터스’가 새 기록 경신에 나선다. 미국 본토 대회가 열리기 전 치르는 5개 안팎의 시즌 초반 대회가 기록 경신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 개막전이던 코츠 챔피언십에서 최나연(29)의 우승을 시작으로 초반 6개 대회 중 5개 대회를 석권하며 역대 최다승 달성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올해도 개막전부터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23·미래에셋)을 비롯한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해 승수 사냥에 나선다. 올해는 리우올림픽 출전을 위한 올림픽 랭킹 경쟁이라는 목표 한 가지가 더 늘었다. 개막전인 바하마 LPGA 클래식에는 세계 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는 뉴질랜드 여자오픈 출전으로 불참하지만 ‘톱10’ 가운데 9명이 모두 출전해 불꽃 튀는 우승 경쟁을 시작한다. 특히 세계·올림픽 랭킹 2위를 달리는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시즌 조기 우승으로 세계 1위 탈환과 올림픽 출전을 일찌감치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박인비를 비롯해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5위), 김세영(7위), 양희영(27·8위) 등 4명 외에 26일 현재 올림픽 출전 범위 밖에 밀려나 있는 선수들의 태극마크를 달기 위한 우승 경쟁은 어느 해보다 치열할 전망. 랭킹 9위의 ‘루키’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일찌감치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건너가 LPGA 투어 연착륙을 위한 동계훈련에 비지땀을 흘렸고,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랭킹 10위 김효주(21·롯데)도 태국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아직 LPGA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2년차’ 장하나(24·비씨카드)와 백규정(21·CJ오쇼핑)도 개막전부터 첫 승에 도전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올 시즌 풀시드를 얻은 양자령(21·SG골프)은 ‘신동’다운 실력을 뽐낼 기회를 잡았다. 양자령은 2014년 Q스쿨에서 21위에 그쳐 조건부 시드를 받아 지난해 8개 대회 출전에 그쳤지만 지난해 10위의 성적으로 전 경기 출전권을 얻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현 정부 ‘전략적 모호성’ 탈피… 中 대북제재 태도 변화 유도

    현 정부 ‘전략적 모호성’ 탈피… 中 대북제재 태도 변화 유도

    25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군사적으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건 종전 그의 발언 수위와 비교하면 매우 전향적인 것이다. 그동안 한 장관은 사드 배치 여부에 관해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한 상황”(2015년 2월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이라고 답변하는 등 직답을 피해 왔다. 특히 이날 한 장관의 발언은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이후 나온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北 4차 핵실험 후 사드 배치 수순 돌입? 이에 우리 정부가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발언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을 계기로 정부가 그동안 견지해 온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미국 조야에서 연일 강조해 온 사드 배치에 동조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것이다. 군 당국은 그간 표면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사드가 유사시 북한 미사일 요격 능력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내심 배치에 찬성해 왔다. 현재 우리 군은 2020년대 중반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AMD는 40㎞ 이하의 낮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체계로, 고도 40~150㎞에서 요격하는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 미사일을 2번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특히 사드체계에 사용되는 AN/TPY2 레이더의 탐지거리도 우리 군이 사용하는 그린파인 레이더(탐지거리 600㎞)보다 앞선 1000~2000㎞가량 된다. 이에 그간 중국은 사드 탐지 레이더가 중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 반발해 왔다. 국내 일각에서도 이와 더불어 사드의 불완전성, 고비용 문제를 들어 중국 측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지역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면서 최근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다시 한반도 사드 배치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는 “북한 핵실험으로 사드 도입에 대한 한·미 공조가 이뤄지고 중국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변수가 생긴 것”이라며 “적어도 정부 전체에 공감대가 퍼졌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박 대통령이 안보 측면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반대해도 사드는 그냥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핵 해결 위한 5자회담 필요성 강조 한편으로는 사드 배치 발언에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 성격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한국과 미국 조야에서는 현재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전방위로 나오고 있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핵실험으로 상황이 엄중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5자 협의를 할 필요성이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역시 지난 22일 박 대통령이 ‘5자 회담론’을 제기한 이후 중국을 겨냥, 5자 회담 개최 필요성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미·중은 지난 20일 서울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 면담 시, 한·중은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만났을 당시 5자 회담 얘기를 했다. ●케리 장관 방중 전 보낸 제재 동참 신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추가 대북 제재안은 중국 측의 ‘시간 끌기 전략’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미국 주도로 제재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시했지만 중국 측은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논의를 진행하면서도 속도가 굉장히 늦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 측의 시간 끌기가 27~28일 예정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케리 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안보리 제재뿐 아니라 중국의 별도 양자 제재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케리 장관의 이번 방문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들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회장님들 마카오 원정도박 꼼짝 마

    대표적 조세피난처인 마카오에 만든 현지 법인으로 빼돌린 거액을 카지노에서 탕진하는 이른바 ‘회장님 원정 도박’을 잡아내기가 한결 쉬워졌다. 마카오와의 조세정보교환협정 타결로 마카오 조세 당국이 갖고 있는 우리 국민과 기업의 금융·과세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마카오 조세 당국과 조세정보교환협정을 타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역외 탈세를 막기 위해 우리 정부가 마카오에 협정 체결을 제안한 지 2년여 만이다.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 한·마카오 조세정보교환협정이 공식 발효되면 한국과 마카오는 서로에게 각종 금융 거래 정보, 회사 소유권 관련 정보 등을 정식으로 요청할 수 있다. 이를 거쳐 국세청 등 과세 당국은 마카오가 보유한 우리 국민·기업의 금융·과세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상대국 세무조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출국할 때 외화 반출 한도에 걸리지 않기 위해 마카오에 만들어 놓은 페이퍼 컴퍼니로 거액을 빼돌린 뒤 이를 현금화해 카지노에서 마음껏 쓰는 원정 도박을 적발하기가 수월해진다. 지금까지는 한국 법인의 송금 기록, 출입국 일시, 목격자 증언 등의 정황 증거를 기반으로 도박 여부를 확인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해야 했다. 문경환 기재부 국제조세협력과장은 “개인이나 법인에 이상 징후가 있으면 곧바로 마카오 과세 당국에 공조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도박이나 탈세 등 범죄 사실을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다자 간 조세행정공조협약, 금융 정보 자동 교환 등 역외 탈세 방어망 구축을 위한 국제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18개국과 양자 간 조세정보교환협정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쿡아일랜드, 마셜제도, 바하마, 버뮤다와 체결한 협정은 이미 발효됐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보 보장률 2020년까지 68%로 올릴 것”

    [공기업 사람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보 보장률 2020년까지 68%로 올릴 것”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7조원의 누적 흑자를 보였지만, 이는 건강보험공단이 병·의원에 지급해야 할 3개월분의 급여비에 불과하다. 건보공단은 건보 재정이 흑자상태인 지금이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개선하고 보장성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적기라고 본다. 그러나 지난해 초 중단된 건강보험부과체계 개편 논의는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올해는 4월 총선까지 예정돼 있어 논의가 쉽사리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24일 강원도 원주 공단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 당정협의체 논의 결과 피부양자 인정요건 강화, 저소득층 부담 완화 등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의 큰 가닥이 잡혔는데도 개편이 늦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현행 건강보험 부과체계는 가구의 실질 부담 능력과는 거리가 멀고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사람조차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복잡하다. 더구나 가정에 직장가입자가 있으면 고액 재산이 있거나 연금·금융 소득이 많아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재할 수 있어 보험료 부담 회피, 고소득자의 무임승차 문제가 고질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성 이사장은 “수입이 없는 퇴직자의 보험료가 오히려 인상되는 등 형평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상태로 너무나 오래 건강보험 부과체계가 유지됐다”며 “정치권과 학계, 언론의 많은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개편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조건의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데다 부과체계 개편으로 보험료가 인상되는 일부 가입자들의 불만을 설득하고자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을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10대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지난해 담배·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건보공단은 올해 건강보험료 적정부담과 적정급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유럽 선진국은 공(公)보험의 보장률이 월등히 높아 민간의료보험에 잘 가입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보장률이 낮다 보니 민간의료보험에 대거 가입해 가구당 보험료로 월 35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성 이사장은 “보험료가 10~15% 안팎인 독일, 프랑스, 일본까지는 못 가더라도 국민적 동의를 거쳐 적정한 보험료 부담을 통해 보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현재 62%대 수준인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0년까지 68%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의 ‘중기보장성 강화계획’에 따라 2013~2018년까지 신규 보장성 강화 사업 등에 23조원의 보험재정을 투입한다. 다만, 성 이사장은 “보험재정을 아무리 많이 써도 비급여 증가 속도가 빠르면 보장률은 올라갈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와 긴밀히 구체적인 비급여 관리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원주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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