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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테르테의 막말 협상력?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마약과의 전쟁에 비판적인 미국 대신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할 수 있다며 미국에 으름장을 놓았다. 두테르테는 아울러 미국과의 관계 단절을 시사하며 반미적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두테르테는 이날 마닐라에서 “미국이 필리핀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필리핀에 무기를 공급할 뜻을 밝혔다”고 말한 것으로 로이터가 전했다. 두테르테는 앞서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다음해부터 중단하고 미군의 재주둔을 허용한 양자 협정을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미국 무기의 수입을 줄일 뜻을 밝히면서 미국과 더욱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두테르테는 또 “외교정책을 변경하고 있는데 결국 내 시절(임기)에 미국과 결별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4일 “두테르테 정부로부터 미국과의 관계 변경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도 전해들은 바 없다”며 두테르테 발언의 의미를 애써 축소시켰다. 하지만 필리핀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의존하는 정도가 높기 때문에 두테르테가 미국과 등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필리핀의 최대 무기 수입국은 미국으로, 필리핀은 지난해 무기 수입에 1억 5800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 가운데 4600만 달러는 미국 무기 수입에 지불했다. 또한 필리핀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무기 수입을 위한 금융 지원으로 50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아시아 국가 중 최대 규모의 수혜다. 필리핀 드라살대학의 리처드 자바드 헤이다리언 교수는 “필리핀군은 미군의 무기와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의 시스템을 받아들이려면 지휘통제 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필리핀군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려면 수년은 소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두테르테의 이번 미국 무기 수입 관련 발언은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두테르테가 미국 대신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사겠다고 엄포를 놓음으로써 미국으로부터 가격 할인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 “대북정책 실패,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 줄이고 생산적”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 “대북정책 실패,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 줄이고 생산적”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봉쇄와 제재만으로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이 적게 들고 생산적이며, 적절한 조건 아래서 북한과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타운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갈루치 전 특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 싱크탱크 등 재야에서 대북 협상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타결 주역이기도 한 갈루치 전 특사는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와 통일준비위원회가 공동개최한 토론회에서 “지난 25년 간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했다”고 평가한 뒤 “대북 제재를 강화하거나 중국을 압박하거나 선제공격을 하는 등 개입이 아닌 대안은 돈이 많이 들고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을 봉쇄하고 제재를 가할 수록 상황은 악화됐다”며 “북한은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는 ‘고급 와인’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늘려 미 본토 타격 능력을 추진하는 등 양과 질에서 모두 악화되고 있는 만큼 한·미 정부가 협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대북 협상 조건으로 “한·미가 억지력을 갖춘 상황에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핵동결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후 북한의 궁극적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협상 복귀를 위한 당근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 유보,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제시하며 “한·미 간 어떤 당근을 테이블 위에 내놓을 것인지 긴밀히 상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평화협정 채결을 위한 협상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5자, 3자, 양자 등 회담이 있을 수 있는데 미국이 주요 플레이어가 돼야 하며, 정치적 해결과 함께 북한의 인권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어 “지난 70여년 간 미국의 핵억지 정책이 작동했지만 북한이 로스앤젤레스를 공격할 가능성은 낮게 본 것이 사실”이라며 “북한이 핵을 개발해 시리아 등 중동과 테러리스트 등에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큰 우려”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준위 민간위원인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 전문가들과 면담하면서 북한과 일정 부분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보다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미국이 기대치를 낮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 뒤 “북한이 모라토리엄(핵실험·미사일 발사 유예)을 선언하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노벨상 美홀데인 교수의 ‘특별한 하루’ 전과 후

    노벨상 美홀데인 교수의 ‘특별한 하루’ 전과 후

    지난 4일(현지시간) 새벽 4시 30분. 곤하게 잠자던 미국 프린스턴대 덩컨 홀데인(65) 교수는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를 받아들었다. 과학자라면 꿈에서라도 받고 싶은 이 전화는 바로 스웨덴에서 걸려온 노벨상 수상 소식. 이날 노벨상 위원회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브라운대 마이클 코스털리츠(73) 교수, 워싱턴대 데이비드 사울레스(82) 명예교수 그리고 홀데인 교수를 선정했다. 이들은 이론은 물론 명칭도 어려운 위상 상전이와 위상물질을 이론적으로 발견해 새로운 개념의 초전도체와 양자컴퓨터 개발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했다. 흥미로운 점은 노벨상 수상 소식을 처음 통보받은 후의 행동이다. 핀란드에서 교환교수 생활을 하고 있는 코스털리츠 교수는 "점심을 먹으러 주차장으로 가던 중 수상 소식을 전해들었다. 약간 멍하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한밤중에 통보받아 잠을 설친 홀데인 교수의 '특별한 하루'는 어땠을까? 이날 주섬주섬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온 그는 평소처럼 학교로 출근해 예정된 대학원 강의를 했다. 사실 휴강해도 항의할 학생은 없었겠지만 공개된 사진에서처럼 그는 칠판을 필기로 가득 채웠다. 이날 홀데인 교수가 강의실에 들어서자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들은 학생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며 축하했다.     홀데인 교수는 "이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날이지만 강의는 나의 직업이고 의무이며 자존심의 문제"라면서 "강의실에 들어서 큰 박수를 받자 왠지 학생들에게 빚진 기분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수업이 끝난 후 홀데인 교수는 스톡홀름 기자회견장과 연결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매우 놀랐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연구를 기초로 수많은 대단한 발견들이 새롭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런 새로운 물질들이 커다란 영향을 갖기 바란다"는 소감을 남겼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나는 젊었고 어리석었다” 50년전 연구 착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나는 젊었고 어리석었다” 50년전 연구 착수

    4일(현지시간) 발표된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마이클 코스털리츠(73) 미국 브라운대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긴 연구에 착수한 때는 20대였다. 그는 수상 발표 직후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당시 나는 어떤 선입견도 없었다. 뭐든 달려들 만큼 당시 나는 젊었고 어리석었다”면서 완전한 무지가 연구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코스털리츠 교수는 데이비드 사울레스(82) 미국 워싱턴대 명예교수, 덩컨 홀데인(65)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과 함께 이날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핀란드에서 교환교수로 잠시 머무는 코스털리츠 교수는 점심을 하러 헬싱키로 가려는 주차장에서 수상 소식을 전해들었다면서 “약간 멍하다”고 했다. 이들을 수상에 이르게 한 연구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연구들로서 수십년에 걸친 영향이 평가를 받은 것이다. 노벨상 위원회는 “이들의 발견은 응집물질물리학 연구를 진흥시켰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전자공학과 초전도체 및 미래 양자컴퓨터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 노벨물리학상 美 사울리스·홀데인·코스터리츠

    올 노벨물리학상 美 사울리스·홀데인·코스터리츠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액체, 고체, 기체라는 3가지 상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물질 상태와 그 성질을 발견한 영국 출신의 미국 응집물리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데이빗 사울리스(왼쪽·82) 미국 워싱턴대 교수, 던컨 홀데인(가운데·65) 프린스턴대 교수, 마이클 코스터리츠(오른쪽·74)브라운대 교수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3명의 과학자가 위상 상전이와 위상물질을 이론적으로 발견해 새로운 개념의 초전도체와 양자컴퓨터 개발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매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예측을 내놓는 톰슨로이터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금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알려진 중력파를 검출하는데 아이디어를 제공한 킵 손 미국 칼텍 명예교수, 로널드 드레버 칼텍 명예교수, 라이너 와이스 MIT 명예교수 3명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예상은 지난 2월 11일 중력파 발견이 공식 발표된 이후 계속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수상자가 발표됐던 스웨덴 왕립과학원 강당에서는 ‘예상 외’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사울리스 교수는 1934년 영국 비어스덴에서 태어나 1958년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초전도 현상과 핵입자 내 다양한 움직임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해 온 대표적인 고체물리학자다. 사울리스 교수는 1990년에 프레(pre)노벨상으로 알려진 울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스터리츠 교수는 1942년 영국 에버딘 출신으로 1969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사울리스 교수와 함께 1차원과 2차원 간 변형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물질의 변화를 설명하는 ‘코스터리츠-사울리스 전이’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울리스 교수와 코스터리츠 교수는 영국 버밍엄대 물리학과 사제지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51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홀데인 교수는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1차원 공간에서 전자가 액체처럼 행동하는 ‘루틴저 액체’ 현상과 분수양자홀 효과 등 응집물질과 관련한 다양한 물리이론을 만들었다. 이번 물리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800만 스웨덴크로네(약 10억 2520만원)가 주어지는데 사울리스 교수가 400만 스웨덴크로네를 받고 나머지 400만 스웨덴크로네는 홀데인 교수와 코스터리츠 교수가 나눠 갖는다.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데 이어 5일 화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문학상 수상자 발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의 사망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노벨상 수상자의 업적 덕분에 내부는 절연체지만 표면에는 전류가 흐르는 위상절연체 같은 독특한 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들의 연구는 매우 기초적인 것이지만 다양한 전자·전기공학적 응용의 단초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野 “潘 총장 대선 출마 유엔총회 결의 위반”…오준 대사 “퇴임 후 공직 금지는 권고 사항”

    野 “潘 총장 대선 출마 유엔총회 결의 위반”…오준 대사 “퇴임 후 공직 금지는 권고 사항”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3일(현지시간) 유엔 사무총장 퇴임 후 공직을 맡지 않도록 한 유엔총회 결의는 “권고적 성격”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님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된다. ●“결의에 ‘퇴임 직후’ 표현은 해석 여지” 뉴욕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반 총장의 퇴임 후 대선 출마가 1946년 유엔총회 결의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반 총장이 출마해 당선된다면 각국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설 것”이라며 “굳이 결의안을 무시하면서 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원혜영 의원은 “이 규정은 유엔이 창설되고 1차 유엔총회에서 (나온) 결의이므로 너무 느슨하게 생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반 총장이 “재직 중 선거운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행동을 실제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심재권 외통위원장은 “우리가 배출한 우리 대표가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총회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데 정말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반 총장의 10년 동안 외교사적 의미가 있다면 무엇이고 정부가 활용해야 할 과제들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 대사는 “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모든 유엔총회 결의는 권고적 성격의 결의”라고 강조했다. 오 대사는 또 “결의에 ‘퇴임 직후’라는 표현이 있는데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고도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있고 대선에 출마한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퇴임 후 4~5년이 지나 대통령이나 총리가 된 전 사무총장들이 있어,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안부 문제 국제무대서 끝난 것 아냐” 한편 오 대사는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 입장이 빠진 잘못된 협상”이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한·일 간 양자적 문제로 종식된 것이지, 국제적 문제로서 위안부 문제가 종식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12월 합의가 있었다고 해서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논의가 계속되는 데 대해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제 문제, 다자적 문제로서 위안부 문제, 전시 여성 성폭력 문제는 12월 합의로 종식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 대사는 또 의원들이 정부가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적절치 않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판하자 “지속해서 결의를 위반하면 회원국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사는 구체적 퇴출 조치가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다”고 답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부동산 광풍과의 전쟁’을 벌이는 중국

    ‘부동산 광풍과의 전쟁’을 벌이는 중국

     지난달 25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에서는 한 평 반도 안되는 6㎡짜리 초소형 아파트가 88만 위안(약 1억 4500만원)에 팔렸다. 일명 ‘이팡’(蟻房·개미집)으로 불리는 이 초소형 아파트는 분양 면적 외에 시공사가 작은 주방과 화장실을 제공하는 형식인 만큼 실제 전용 면적은 12㎡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평당(3.3㎡) 가격이 서울 강남의 2배 수준에 가까운 7900만원대에 이른다. 집 구조도 반듯하지 않아 방문을 닫아야만 주방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작고 불편하다. 더욱이 이팡은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중국 정부가 2012년 8월부터 시행한 ‘주택설계규범’은 방과 주방, 화장실을 구비한 소형 주택의 사용 면적이 22㎡이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등기를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아파트 9채는 분양을 시작하자 마자 순식간에 모두 팔려나갔다. 물론 중국 일부 언론 매체는 이팡의 88만 위안 판매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중국 부동산 시장의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해준다.  중국에 부동산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 회장이 부동산 거품을 경고한 가운데 중국 부동산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70대 주요도시 주택가격 평균 상승률은 9.2%이다. 7월 상승률(7.9%)보다 1.3% 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특히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는 각각 43.8%, 40.3%의 뛰어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의 주택 평균 상승률도 각각 31.2%, 23.5% 급등했다. 부동산 포털 써우팡(搜房)의 조사기관인 차이나 인덱스 아카데미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분양주택 가격은 ㎡당 1만 2617 위안으로 전달보다 2.17% 상승하며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재벌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회장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부동산시장 거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부풀었다”고 경고하고 나섰을 정도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은 경제성장 둔화와 증권시장의 침체, 기업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다 중국 당국이 국가개발은행·수출입은행·농업발전은행 등 3개 국책은행 직원을 전국에 파견해 특정 분야에 은밀하게 경기부양자금을 투입하면서 그 자금의 일부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과열되는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중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9개 도시에서 잇따라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내놨다. 황금 연휴 초반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단 3일 동안 베이징과 톈진(天津),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장쑤성 우시(無錫), 산둥(山東)성 지난(濟南), 허페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등 9개 도시에서 잇따라 신규 주택 구입을 제한하고 대출을 규제하는 내용의 주택 신정책을 발표했다. 베이징은 두 번째 주택을 구매할 경우 은행대출비율을 50% 이하로, 톈진은 60% 이하로 각각 낮췄다. 청두는 일부 지역의 경우 개인이든, 법인이든 새로 분양되는 주택은 1채만 살 수 있도록 했고 정저우는 2채 이상 주택을 가진 지역 후커우(戶口·호적) 주민과 1채 이상을 가진 다른 지역 후커우 주민에 대해서는 180㎡ 이하 주택 판매를 제한키로 했다.  중국 당국은 법규 위반이 의심되는 부동산업체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주택도시건설부는 베이징 루이팡(銳房)부동산개발과 상하이 훙민(虹民)부동산관리, 선전 중즈(中執)자본투자, 쑤저우 헝리(恒力)부동산 등 45개 부동산업체의 법규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기업은 허위 광고, 악의적 소문 유포 등을 통해 부당산 시장 과열을 조장하고 분양주택을 선매하거나 집값 상승을 기다리며 분양을 늦춤으로써 부동산 시장을 혼란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이런 행위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시장 전망을 오도하며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부동산 기업에 대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윈펑(陳雲峰) 중국부동산관리자연맹 비서장은 “부동산 투기열기를 잠재워야 한다는 중앙정부 차원의 공통된 인식이 지방정부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정부, 아베 ‘위안부 사죄편지 거부’에 “언급 자제하겠다”

    정부, 아베 ‘위안부 사죄편지 거부’에 “언급 자제하겠다”

    정부는 4일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편지를 보내는 문제에 대해 완강히 거부한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언급과 관련해 “구체적 표현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위안부 합의 정신과 취지를 존중하는 가운데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일본 측과 계속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묻는 거듭된 질문에도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 회복을 위해 일본 측과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는 취지의 같은 답변만 예닐곱 번 되풀이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지난해 12월 한일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추가해 일본 측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편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민진당 오가와 준야(小川淳也) 의원의 질의에 “(편지는 합의) 내용 밖이다”라면서 사죄편지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내 민간단체가 아베 총리 명의의 사죄 편지를 위안부 피해자에게 보낼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한 질문에 “일본 측이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추가적인 감성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조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3일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의 국정감사에서 오준 대사가 한일 양자간 외교적 현안으로서 위안부 문제가 종결된 것이며,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논의가 계속되는 데 대해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합의가 성실히 이행된다는 전제하에 한일 양국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재야에 퍼지는 대북협상론… 韓·美 정부는 “제재·압박 우선”

    美 재야에 퍼지는 대북협상론… 韓·美 정부는 “제재·압박 우선”

    “한반도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 삼고 미, 북한과 직접 대화 나서야” 제안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미국 재야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 제기된 ‘핵동결 협상론’이 워싱턴DC 싱크탱크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지만 한·미 정부는 “제재·압박이 우선이며, 대화에 나설 때가 아니다”라면서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하원의원 출신인 제인 하먼 우드로윌슨센터 소장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로 삼고, 북한의 핵·장거리 미사일 실험 동결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을 ‘당면 목표’로 삼아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하먼 소장은 “이것은 평양과 베이징 등을 비롯한 당사국 간에 너무 많은 불신을 낳은 6자회담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면서 “핵동결은 단지 시작일 뿐이며, 동결 이후 미 차기 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핵 해체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엄청난 외교적 자본을 투자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하먼 소장은 이어 “이것(북핵 해체)에 중대한 진전이 이뤄질 전망이 있다면 장래의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유보를 고려하거나 북한에 그들이 오랫동안 추구했던 불가침조약을 해 주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단기간 (핵·미사일) 동결로 한반도와 지역의 긴장을 완화할 시간을 벌 수 있고 북한 정권이 자국민에게 가하는 야만적 행태들을 누그러뜨리는 길을 닦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서울신문 10월 3일자 4면>에서 “제재와 함께 협상에 나서 북한에 출구를 열어 줘야 하며, 협상 형태는 6자회담에 국한되지 않고 남북, 북·미 등 양자협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 정부는 대화와 협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안호영 주미대사는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핵동결 협상론’은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미 정부가 이것(핵동결 협상론)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자금줄을 막을 제재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며, 협상은 우선순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단독] “北체제 위협하는 고강도 제재와 협상 출구 여는 투트랙 전략을”

    [단독] “北체제 위협하는 고강도 제재와 협상 출구 여는 투트랙 전략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이어 5차 핵실험까지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국제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 추진에 나섰고, 미국은 북한과 불법 거래한 중국 기업을 처음으로 기소·제재하는 등 북한 옥죄기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북한의 핵 야욕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등에 대해 비확산 전문가 로버트 아인혼(68)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정은 체제를 위협할 수준의 강한 압박과 동시에 협상을 통한 출구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초 국무부 부차관보 시절 북·미 미사일 협상을 주도했고 2009~2013년 북한·이란 제재 총괄 조정관을 맡아 이란 핵협상 타결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북한이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이어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 평가는. -북한이 SLBM을 발사하고 5차 핵실험을 하는 등 핵·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실어 미국을 공격하려 한다. 대단히 우려스럽지만 이를 위한 시험은 이뤄지지 않았고 핵탄두 소형화 여부도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아직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본다. 핵물질과 관련, 북한은 영변 플루토늄 농축시설뿐 아니라 비밀리에 고농축우라늄(HEU) 농축시설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핵탄두 실험, 미사일 탑재 발사 등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핵무기 개수 등 추측만 쏟아 낼 것이 아니라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韓, 핵무장보다 ‘핵우산’ 강화가 효율적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에 어떤 압력이든 효과적으로 작용하려면 중국이 핵심 키다. 중국은 지난 3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 동의했는데, 서류로는 동의했지만 이행이 관건이다. 중국이 몇 가지 행동을 하고, 자국 기업인 단둥훙샹실업발전에 조치를 취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그럼에도 중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도록 적극 권장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은 대북 레버리지(지렛대)를 단호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자신의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강한 조치를 취해 북한 내부 문제로 이어져 정권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외부 압박으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특히 엘리트들이 특권을 얻지 못하게 되면 김정은 정책에 불만이 쌓일 것이다. 이렇게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제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압박만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필요한 것은 한편으로는 강한 압박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외교적 해법이다. 김정은이 그냥 굴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출구’를 열어 줘야 한다. 그가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니 우리 이익에 맞는 혜택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그래서 강한 압박과 동시에 협상이 필요하다. 이것은 이란에 했던 것과 같다. 이제 북한에도 적용해야 한다. 북한 정권을 위협할 수준의 압박과 동시에 외교적 출구전략이다. 우리는 북한이 품위를 유지하면서 출구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김정은과 북한은 체면을 원하기 때문이다. ●6자회담 재개 시작은 ‘北 핵능력 동결’ →그렇다면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6자회담은 멈춘 지 오래됐다. -공식 협상이 있어야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쏘는데 북한과 대화할 수는 없다. 북한은 협상하는 동안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북한은 또 ‘한반도 비핵화’라는 협상 주제에 동의해야 하고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재확인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북한도 자신들의 목표는 ‘핵 없는 한반도’라고 하겠지만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은 달리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당장 내일이나 내년, 또는 5년 이내에 핵능력을 폐기하는 데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시작해야 하고, 시작은 북한의 핵능력 동결이다. 북한이 더이상 핵물질·무기를 만들지 않도록 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최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6자회담 등 협상 형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핵심 플레이어는 남북과 미국, 중국이다. 일본과 러시아는 관심은 있지만 키 플레이어는 아니다. 남북 양자회담과 북·미 양자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한·미 간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 →북한과 이란은 다른데 이란 수준의 제재가 가능한가. -북한은 이란과 달라 더 힘들다. 이란은 국제금융체계와 관계를 맺어야 했고 원유를 수출해야 했다. 그러나 북한은 그렇지 않다. 북한의 경제 규모와 수요는 이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고, 유일하게 ‘수출’하는 것은 ‘골칫거리’다. 특히 이란은 자신들을 도와줄 하나의 크고 영향력 있는 친구가 없지만, 북한은 중국이 있다. 중국이 북한을 붕괴되지 않도록 받쳐 주는 한 압박을 가하는 것은 어렵다. 반대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하면 북한은 생존할 수 없다. 김정은은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이라 압력을 넣기 어려운 상대이지만, 유일하게 가능한 나라는 중국이다. 북한의 석탄·철광 수출 금지, 모든 화물 검색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 ●美 추가 세컨더리 보이콧 中과 협의를 →미 정부가 대북제재법과 행정명령 이행에 나섰는데. -미 의회가 통과시킨 대북제재강화법에 따라 재무부가 처음으로 중국 기업 훙샹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는데 이는 중요한 조치다. 이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이 스스로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하기를 기대한다. 중국이 스스로 제재를 이행하면 미국이 나설 필요가 없겠지만, 미 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 수준의 제재 권한을 부여받은 만큼 큰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세컨더리 보이콧을 너무 많이 쓰면 중국이 불쾌해할 것이기 때문에 미·중 간에 협의해야 한다. 이번에도 양국 사법 당국 간 논의가 이뤄졌다. 미국은 중국이 한 차례 제재에 그칠지, 아니면 추세가 될 것인지 지켜보게 될 것이다. →1990년대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켜본 전문가로서 김정은 정권의 핵 집착 배경은.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 다르다. 김정일은 더 신중했다. 김정은은 실질적이고 전략적으로 핵을 개발해 핵능력을 서둘러 갖추려고 한다. 그는 핵무기가 ‘바게닝 칩’(협상카드)이 아니라 북한의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고 여기고, 전 세계에 자신이 이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그는 세계가 “우리는 그 가이(녀석·김정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하고 핵능력을 수용하기를 원한다. 북한은 핵개발 이유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없어지면 더이상 핵을 개발하지 않을 것인가. 김정은의 이 같은 주장은 핵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과 남한에 대한 도발적 행위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사드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반작용인 것이다. ●美의 북한 문제 소극적 개입 비판은 오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은데. -사람들이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됐다. 오바마 정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에 개입하기 위해 더욱더 많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북한은 이 같은 개입과 논의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진전을 이루기를 원하고, 현 상황에서 미국과 핵 프로그램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이 잘못 이해됐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가 이란이나 쿠바와는 문제를 푼 반면 북한만 남았다고 지적하는데, 쿠바와 이란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개입을 원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北 이동식 미사일 선제타격 쉽지 않아→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제기된 한국의 핵무장론과 전술핵 재배치론, 선제타격론에 대한 의견은. -한국 사람들이 북한의 핵개발은 물론 김정은의 대남 도발에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체적 그림’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는 조약으로 맺어진 동맹이고, 2만 8500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한반도에 분쟁이 생기면 미국이 당연히 개입하고,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이는 미국에 대한 공격임으로 즉각 보복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그런 동맹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논쟁 끝에 스스로 핵을 개발하지 않고 동맹이 제공하는 강력한 억지력에 의지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체 핵무장보다 한·미가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지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해 북한을 억지하고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선제타격론은 정치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 순 있겠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고 효과도 미지수다. 북한은 이동식 미사일까지 개발, 공격 지점을 옮겨 다니며 숨기고 있는 데다가 정보력과 기술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어디서 언제 먼저 공격할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사드 배치 장소가 발표됐다. 한·미가 사드 이외에 더 해야 할 일은. -우리는 미사일방어체계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 능력과 연합 정보력, 사이버 능력 등을 강화해 김정은이 한국을 공격해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음을 확인시켜야 한다. 그가 한국을 공격할 경우 괴로움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강화될수록 각국의 방위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차기 미 대통령과 정부를 위한 대북 정책 제언은.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북한 문제는 다음 정부의 국가 안보 어젠다의 최우선 수준이 될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또 북한을 제대로 다루려면 압박과 외교, 억지라는 3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달부터 중도금 대출심사 더 ‘깐깐’

    이달부터 은행들의 중도금 대출(집단대출) 심사가 더 깐깐해진다.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1일부터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춘 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대출금을 떼일 가능성이 없는지 더 꼼꼼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어 같은 아파트를 분양받았더라도 소득이 적거나 신용도가 낮은 분양자의 대출 한도는 줄고, 금리는 올라갈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도금 대출 90% 부분보증은 지난 8월 25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의 핵심 수단 중 하나다. 나중에 대출자가 갚지 못했을 때 지금은 보증을 선 공사가 은행에 전액을 갚아 주지만, 앞으로는 10%를 제외한 금액만 갚아 준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은행이 중도금 대출을 심사할 때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나 사업의 타당성 등 대출심사 기준을 자체적으로 강화할 수밖에 없다. 은행의 위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중도금 대출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은 집단대출의 성격상 모든 분양자에게 동일한 금리와 대출한도가 적용돼 왔다. 또 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우선 건설사·시공사가 체결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부터 엄밀하게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일부 차주에 대해서는 담보를 추가로 요구하거나 고객별로 대출금리·한도 차별화를 할 수 있다”며 “대출 관리가 더 강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달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는 주택은 중도금 보증을 1인당 최대 2건만 받을 수 있다. 지난달까지는 총 4건을 받을 수 있었다. 최근 이어지는 부동산 대책에도 부동산업계는 여전히 뜨겁다. 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이 부동산업 용도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올 상반기에도 크게 늘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부동산업 대출금은 160조 1574억원으로 지난해 말 149조 9656억원에 비해 10조 1918억원(6.8%) 늘었다. 우리 경제가 연평균 2%대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부동산업 대출은 불황을 모르고 급증세를 이어 가고 있는 셈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회주의 재발명(악셀 호네트 지음, 문성훈 옮김, 사월의책 펴냄) ‘3세대 프랑크푸르트학파’인 저자가 사회주의의 실험이 실패한 이유를 분석한다. 경제적 평등이나 대안적 생산양식은 ‘사회적 자유’라는 근본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과거 사회주의 기획은 이런 근본이념 대신 자본주의라는 상대를 설정해 경제영역을 투쟁의 중심에 두고 자신들이 필연적으로 승리한다는 역사관에 따라 행동했다. 저자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는 주체, 중앙집권적 계획경제 등 ‘산업주의 정신’을 제거하고 21세기의 사회주의를 재구성한다. 새로운 사회주의에서는 민주적 의사 형성, 상호애착을 통한 남녀 간 배려 같은 가치들도 사회적 자유라는 근본이념에 포함된다. 192쪽. 1만 8000원. 2차 세계대전사(전 3권)(제러드 L 와인버그 지음, 홍희범 옮김, 길찾기 펴냄) 미국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세계 각국에서 공개된 사료를 모아 1939년 9월 독일의 폴란드 침공부터 1945년 8월 일본의 항복선언까지 2차 세계대전의 전말을 정리했다. 주요 국면에서 참전국의 선택과 결정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과도한 전쟁 배상금으로 나치가 독일인의 지지를 얻었다는 통설을 반박한다. 유럽 최강의 육군 전력을 보유한 프랑스가 전쟁에 왜 소극적이었는지, 독일과 일본의 동맹관계는 왜 패전으로 귀결됐는지도 다룬다. 저자는 “전면 핵전쟁만이 2차 대전보다 더 거대한 전쟁이 되겠지만 그 경우에는 기록할 역사가조차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각권 384~456쪽. 1만 7000원. 10월항쟁(김상숙 지음, 돌베개 펴냄) 1946년 10월 1일 정오 대구역 광장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동자 두 사람이 총에 맞아 쓰러졌고 이튿날 시신을 싣고 학생과 시민들이 대구 도심에서 “배고파 못 살겠다”, “해방된 새 나라를 건설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또다시 시민들에게 총을 겨눴다. 이른바 10·1폭동으로 알려진 10월 항쟁의 서막이었다. 저자는 제주 4·3항쟁 희생자의 명예회복이 이뤄진 데 비해 10월 항쟁은 학계에서도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10월 항쟁이 좌익 엘리트가 선도한 소요나 반란이 아니라 기층 민중이 전면에 나선 시민 항쟁이었다는 점을 미군 문서와 참여자 등의 증언 구술을 통해 새롭게 입증하고 있다. 336쪽. 1만 7000원. 빵을 위한 경제학(원용찬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이 책은 빵이 얼마만큼 효용과 만족을 줄 수 있는지만 살피는 현대의 주류 경제학을 비판한다. 1998년 아시아 처음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은 “빵과 식량이 아무리 많아도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대량의 아사자가 발생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저자는 ‘빵’으로 상징되는 생명을 화두로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습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역사와 문학, 사상과 철학, 과학까지 아우르며 인류가 거쳐온 경제사상의 다양한 측면을 살핀다. 이 모색을 통해 과거의 경제사상을 살피고 오늘날 취해야 할 핵심 가치를 발견하는 것을 넘어 소셜 픽션을 통해 미래 경제사상의 모습을 그리는 데까지 나아간다. 304쪽. 1만 4000원. 요즘 엄마들(이고은 글, 백두리 그림, 알마 펴냄) 일간지 기자 출신인 작가가 육아의 일상을 위트 있는 문장으로 기록한 생생한 분투기. 엄마가 되면 누구나 겪을 법한 작고 사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삶의 ‘웃픈’ 아이러니를 드러내고 때로는 상실감이나 분노를 표현하며 공감을 자아낸다. 작가는 요즘의 육아 풍속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같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한국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느낌이다. “엄마들을 그렇게 궁지에 몰아넣고 ‘버틸래? 낙오될래’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무자비함에 대해 말이다. 왜 우리 사회는 두 가지 방법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것일까.” 작가는 책 곳곳에서 삶과 일, 육아가 좀더 평화롭길 바란다. 332쪽. 1만 3800원.
  • [커버스토리] 더 편리한 스마트 머니인가 보이지 않는 전자족쇄인가

    [커버스토리] 더 편리한 스마트 머니인가 보이지 않는 전자족쇄인가

    2018년 어느 날. 서강대에 다니는 김서울 학생이 등굣길에 학교 앞 서점에 들렀다. 전공수업에 필요한 책을 집어 든 김씨는 계산대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디지털 가상화폐인 ‘서강코인’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했다. 잔액 3만원이라는 글씨가 스마트폰 화면에 뜨자 책값 1만 6000원을 입력하고 휴대전화로 서점 계산대에 있는 서강코인 QR코드를 스캔했다. 화면에 서점이 인식되자 그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결제 버튼을 눌렀다. 점심시간이 됐다. 돈가스를 먹으러 학생식당으로 향했다. 이날은 마침 얼마 전 학과 행사 진행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일당’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밥을 먹던 김씨가 진동이 울리던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서강코인으로 11만 4000원이 입금돼 있었다. 점심값 8000원을 서강코인으로 결제하자 학과 동기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알림이 떴다. 가을학기 동기 엠티를 가기 위해 회비를 걷는다는 내용이었다. 공지창에는 과대표의 코인지갑 주소가 적혀 있었다. 김씨는 서강코인 앱에 과대표의 지갑 주소를 입력한 뒤 엠티비 1만원을 송금했다. ‘비트코인’을 계기로 널리 알려진 디지털 가상화폐를 도입하기로 한 서강대의 미래 모습이다. 한데 이런 모습은 비단 서강대 학생만의 것이 아닐 듯하다. 이미 우리 주변 곳곳에 디지털 가상화폐가 자리를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서울시만 해도 현행 전통시장 온라인상품권을 조만간 디지털 가상화폐로 교체할 방침이다. ‘화폐 없는 사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런 사회로 가는 과도기는 분명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화폐는 일단 두 얼굴로 다가오고 있다. 지갑이 가벼워지고, 돈 흐름의 분석이 가능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개인의 소비 형태까지 일일이 알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통제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서강대 서강코인, 스마트폰 앱 통해 돈 충전·송금 서강대는 지난 8월 스타트업 ‘더루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화폐 플랫폼 ‘서강코인’을 학내에서 테스트했다. 서강코인을 이용하면 학생과 교직원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돈을 충전하거나 송금을 받을 수 있다. 현금과 서강코인의 교환 비율은 1대1이었고, 교내 몇 개 업체에서 실험했다. 이 테스트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학내에서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의 자문을 맡은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년 1월부터 교내에서 시범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 협력 학교인 연세대, 고려대, 숭실대, 성신여대 등도 연계해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루프 관계자는 “아직은 테스트 상태라 QR코드를 읽어서 계산하지만 향후에는 바코드 등 다양한 형태의 결제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에스코인, 온누리 상품권을 디지털화 서울시도 지난 6월 ‘4대 핀테크 시범사업’ 중 하나로 ‘에스코인’(S-coin)을 선정했다. 에스코인은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을 디지털화한 가상화폐다. 서울시는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하던 공무원의 복지 포인트 일부를 에스코인으로 대체해 주고, 장기적으로 전통시장 외에 소상공인 상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1분기에 사업자 공모를 시작할 것”이라며 “에스코인이 도입되면 시장 상인들은 상품권을 현금으로 다시 교환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분실·도난의 위험이 사라지고 종이 상품권과 달리 여러 상점에서 소액 결제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의 시초는 ‘비트코인’이다. 블록(block)은 한 번의 거래기록을 말한다. 따라서 블록체인(block chain)은 휴대전화에 저장되는 거래기록들, 즉 공공거래장부다. 예전에는 내가 타인에게 돈을 보내려면 신뢰도가 높은 금융기관이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았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금융기관의 역할을 공공거래장부가 대신한다. 쉽게 말해 거래가 잘못됐다면 양자가 장부의 거래기록을 토대로 바로잡으면 된다. 따라서 화폐의 발행자나 관리자가 필요 없다. 비트코인의 경우 수학문제를 풀면 화폐의 양이 늘어난다. 에스코인의 경우 초기에는 서울시가 온누리 상품권을 에스코인으로 변환해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후에 전통시장 상품권의 인기가 떨어져 1만원짜리를 9000원의 현금으로 사고팔든, 상품권의 양이 늘고 줄든 서울시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중앙 서버가 모든 돈의 움직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킹에 대해 저항력이 높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화폐는 기존의 중앙집중 관리형이 아닌 분권형 네트워크 시스템이기 때문에 모든 사용자의 거래 장부를 동시에 조작하지 않는 이상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강대·서울시의 가상화폐는 그 기반이 블록체인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같지만, 사용자나 사용처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만들 수 있는 ‘특수목적형 화폐’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생이나 교직원이 서강코인을 특정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다는 것은 학교가 장학금이나 직원의 복지포인트 등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이미 사용처를 어느 선까지 지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장학금으로 지급된 서강코인은 서점 등 학업 관련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설정하는 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도 “기존의 종이 상품권은 사용량만 추적할 수 있지, 실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됐는지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없었다”며 “가상화폐의 경우 소비 패턴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심층 분석과 데이터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 등을 수립하는 데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패턴 심층분석 가능… ‘빅브러더’ 우려 이렇게 사용 목적에 부합하도록 설계한 가상화폐를 전문가들은 ‘스마트 머니’라고 부른다. 인호 고려대 정보통신대학 컴퓨터학과 교수는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쓰임새에 맞게 돈의 기능을 설계하고 배포하는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의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널리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배포 이후 조절이 어려운 기존 화폐의 특징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돈의 진화’라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진 교수는 “서강코인과 같은 지역공동체 화폐는 지역 안의 업체에서 소비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능케 한다”며 “예전에는 쿠폰이나 할인 등을 통해 돈을 쓰도록 유도했지만 앞으로는 화폐 자체의 용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유인책들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계와 추적이 가능한 통화가 ‘빅브러더’(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매정보가 빅데이터로 저장되면 소비 행동 하나하나가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서강대 재학생 박모(23)씨는 “아무리 학교에서 목적을 갖고 지급하는 돈이라 해도 사용처까지 제한하는 건 학생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며 “학생의 입장에서는 학교 내에서는 현금을 가상화폐로 변화해서 쓰고 밖에서는 현금을 쓰는 식이기 때문에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정책적 선택의 문제”라며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공개되는 정보의 범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성 수준을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군희 교수는 “중앙 통제가 없는 가상화폐의 특성상 감시문제보다도 오히려 지나치게 익명성이 보장돼 테러자금 등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더 크다”며 “최근 해커들이 해킹한 정보를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게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벼워진 지갑… “경제 활성화” vs “과도한 통제” 그럼에도 가상화폐 상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강대 관계자는 “서강코인 사업을 정식으로 시행하려면 대학을 금융기관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대부업 등록과 은행업 등록 모두 조건 충족이 어려워 우선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널리 쓰일지, 즉 상용화 여부도 아직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노상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이 성공하려면 우선 결제에 필요한 앱 등 인프라를 이용자들에게 보급해야 하는데, 현재의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거나 과거에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등의 충분한 유인 동기를 제공할지 미지수”라며 “아직은 디지털 가상화폐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실험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남미가 치안한류에 빠졌다

    남미가 치안한류에 빠졌다

     남미가 치안한류에 빠졌다. 치안이 극히 불안한 남미에서 한국형 순찰차, 경찰통신망 등이 활약을 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올해 들어 전세계적으로 1000억원 이상의 경찰장비가 수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청은 30일 ‘한·중남미 치안협력 세미나’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남미 8개국 경찰기관장들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양자회담은 릴레이식으로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양자회담 참석자는 과테말라·온두라스 경찰청장, 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 치안부 차관, 콜롬비아·에콰도르 경찰청 차장, 아르헨티나 치안부 차관보,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치안부 차관 등이다.  코스타리카 치안부 살라자르 엘리슨도 차관은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매우 안정된 치안환경이 인상적”이라며 “앞으로 양국 경찰 간 치안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치안 경험을 공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미 8개국 경찰청장들은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해 우리 경찰의 치안시스템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아르헨티나 ‘디에고 에르난 골드만’ 치안부 차관보는 “한국의 우수한 과학수사 기법과 첨단 치안장비들을 도입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남미에서 우리나라의 치안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고질적인 치안 불안을 첨단기기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치안 물품의 수출과 함께 노하우를 무상으로 원조해 주고 있다. 올해의 경우 과테말라에는 경찰교육 시설과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에는 한국형 첨단 폐쇄회로(CC)TV를 무상 원조한다. 또 과테말라, 멕시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페루 등 중남미 지역 5개 국가에 우리 경찰전문가를 파견해, 과학수사 및 사이버수사 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는 페루에 수출된 한국형 순찰차가 큰 역할을 했다. SUV 싼타페 2.4를 기본모델로 한 이 순찰차는 2013년 800대(3000만 달러·약 340억원)가 수출됐고, 지난해 말엔 2100대가 추가로 계약됐다. 현지에서는 한국형 순찰차 도입 이후 총을 소지한 조직범죄단체에 대응하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순찰차에 방탄유리, 경광등, 탐조등, CCTV 등을 갖추고 있고 차량용 노트북, 지문인식기 등 첨단장비도 탑재했다.  2000년대만 해도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살수차와 플라스틱 방패 등 집회·시위 장비를 수출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중남미에 경찰 무전기와 중앙통제실 등 경찰통신망, CCTV, 디지털 포렌식센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등을 수출하면서 치안한류 열풍이 서서히 불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올해만 8850만 달러(약 1002억 9000만원)의 경찰장비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치안한류센터를 열고 올해는 경찰대에 국제 경찰교육훈련 연구센터를 개설했다”며 “외국 경찰관에게 사이버범죄 수사기법, CCTV 활용기법 등을 교육하는 등 전세계 적으로 연말까지 협력 대상국을 50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In&Out] 아프리카 협력확대를 위한 우리만의 전략을 찾아야/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In&Out] 아프리카 협력확대를 위한 우리만의 전략을 찾아야/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과 아프리카 간의 개발협력 확대를 위해 ‘한·아프리카 포럼’은 무엇을 해야 할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말에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케냐 등 3개국을 순방했다. 이 순방 기간 동안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본부를 방문해 한국의 대아프리카 정책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나 심지어는 한국에서도 대부분 그 내용이나 방향이 무엇인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한국은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중에 ‘코리아 이니셔티브’라는 대아프리카 원조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노력해 왔다. 같은 해 외교부 중심으로 각료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한·아프리카 포럼을 창설하고 3년마다 열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2011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했다. 이처럼 한국은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에너지, 자원과 경제개발 분야 등에서 실질 협력관계를 증진하고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려 노력해 왔으나 그 효과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 한·아프리카 개발협력 강화 움직임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시기적으로도 뒤처져 있고 규모도 매우 작다. 2015년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을 통해 향후 3년 동안 중국과 아프리카 간의 개발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10가지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FOCAC의 합의 내용에는 농업발전과 산업화, 직업교육, 제조업 투자를 통한 기술이전,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개발협력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에 대한 개발 협력 합의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7월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6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 참석해 일본의 대아프리카 개발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TICAD 회의는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열렸다. 회의에선 일본의 기술력을 활용한 아프리카 지열 발전 추진 등 인프라 투자 확대, 이슬람 과격조직에 의한 테러방지 대책, 에볼라 등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대책 등이 주로 논의됐다. 아베 총리의 케냐 방문은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해 온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급속한 인구 증가와 높은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은 이미 1993년에 TICAD를 설립해 인프라 개발을 우선시하는 원조모델을 제시했다. 2000년에 설립된 중국의 FOCAC는 일본의 TICAD를 모방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아프리카 개발협력 전략에 있어 TICAD는 중국의 FOCAC에 뒤처져 있다. 그러자 일본은 5년마다 열었던 TICAD 회의를 FOCAC처럼 3년으로 주기를 바꾸었으며, 개최지도 일본에 한정하다가 올해부터 아프리카와 일본을 오가며 회의를 여는 것으로 바뀌었다. 개발 협력의 내용도 기존의 일방적 원조 중심에서 중국처럼 아프리카에 대한 기업 중심의 투자를 활성화해 양자 간 경제교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TICAD를 통해 2017년까지 아프리카 국가에 지원하기로 한 300억 달러는 중국이 이번 FOCAC에서 약속한 6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이 서로 경쟁적으로 대아프리카 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대아프리카 개발 협력 확대를 위한 분명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올해 제4차 한·아프리카 포럼을 에티오피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규모 면에서 한·아프리카 포럼은 중국의 FOCAC나 일본의 TICAD를 따라갈 수 없지만, 내용과 전략적 측면에서 우리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개발협력을 통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것들 중 우리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긴밀한 교류 과정에서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 [사설] 고소득 무임승차 없게 건보료 재설계를

    연소득 3000만원이 넘는 8만 9000여명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88만원 세대’보다 3배나 벌어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재했기 때문이다. 현행 건강보험료 체계에서는 금융소득·연금소득·기타소득이 각각 4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보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런 불합리하고도 정의롭지 못한 고소득자의 건보료 ‘무임승차’를 막을 건보료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 건보료 체계의 문제점이 거론된 건 어제오늘이 아니다. 가난한 이들이 내는 건보료로 잘사는 사람들이 혜택받고 있는 황당한 현실을 더는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의 국감자료만 봐도 금융소득·연금소득·기타소득을 합산한 소득이 4000만~7000만원 이상인 피부양자가 2300여명이나 된다. 금융소득이 3000만원 이상인 미성년자도 78명, 2000만원 이상은 197명이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있으려면 현재 금리로 적어도 10억원가량을 은행에 맡겨야 가능하다. 10억~20억 자산가인 ‘금수저’인데도 한 푼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지역가입자에 대한 건보료도 문제다.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일정치 않다 보니 소득 이외에 자동차·재산 등에 보험료가 부과된다. 그러다 보니 ‘송파 세 모녀’처럼 소득이 없는 경우도 월 5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가 하면 최근 6억원의 종합소득이 있는 한 배우는 실제 내야 할 보험료가 월 200여만원인데도 부인 회사의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월 2만여원의 보험료를 내는 편법이 난무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은퇴 후 소득이 줄었는데도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오히려 보험료를 더 내야 해 은퇴자들의 노후 삶의 질을 더 팍팍하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1월 개선안을 만들어 놓고도 아직 미적거리고 있다. 지난해는 총선을 의식하더니 이제는 내년 대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데 표심(票心)을 의식해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다가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좌고우면한다면 국회라도 나서야 한다. 건보료 개선은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이고, 야당에서도 찬성하니 더 미룰 이유가 없다.
  • 트럼프 ‘안보 무임승차론’ 일축한 美 보수 싱크탱크

    미국이 해외에 군대를 주둔시킴으로써 무역 등에서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과 독일 등에 대해 제기한 ‘안보 무임승차론’을 일축한 것이다. 미국 국방문제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해외 주둔 미군의 경제적 가치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해외 주둔 미군의 경제적 이익이 손실의 3.5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랜드연구소는 미군의 해외 주둔에 따른 동맹국과의 양자 무역, 글로벌 무역, 무역 비용, 주둔지에서 분규 등 4가지 기준으로 이익과 손실을 계산했다. 미국이 해외에 군대를 주둔시킬 경우 주둔국과의 양자 무역은 물론이고 국제 무역을 활성화해 미국 경제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미국이 해외 활동을 50% 감축하면 미국 전체 무역의 18%인 연간 5770억 달러(약 636조 7000억원)에 이르는 무역 감소를 겪게 될 것이라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이 같은 감소는 결과적으로 매년 4900억 달러(약 540조 7000억원)에 이르는 국내총생산(GDP) 감소로 이어진다. 연구소가 말하는 미국의 해외 활동에는 미군의 해외 주둔뿐만 아니라 해외 안보 조치와 다른 나라와의 안보동맹 등이 포함된다. 반면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의 감축을 포함해 현재 GDP의 3.2%에 이르는 국방 예산을 2.5%로 삭감하면 매년 1260억 달러(약 139조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를 조세 및 지출 승수로 계산해보면 1390달러(약 153조원)의 GDP 상승을 견인해낼 수 있다. 결국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을 유지할 경우 감축하는 것에 비해 GDP에서 최소 3.5배의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연구소는 결론 내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오늘의 눈] 정부, 북한의 6차 핵실험 대응책 있나/문경근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정부, 북한의 6차 핵실험 대응책 있나/문경근 정치부 기자

    북한이 지난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자체 핵무력 완성의 정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올해에만 두 번째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 정부는 개성공단 중단과 같은 남북 관계 단절을 통해 대북 제재 의지를 드러냈다. 또 북한이 진출한 해외 식당의 방문을 엄격히 금지하면서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의 식당 20여곳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해 북한 통치자금 확보에 타격을 주었다. 최근 정부는 북한 5차 핵실험에 대한 징벌적 제재로 ‘한·미·일 양자제재’를 통한 압박에 유엔 회원국 자격을 문제 삼아 퇴출 논의를 공식 제기하는 등 ‘북한 흔들기’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북한의 행위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한계점이다. 북한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핵능력 고도화를 실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뒷북 대처’란 얘기다. 이런 순서를 좇는 형태라면 북한은 결과적으로 핵무기 완성에 이르게 된다. 북은 핵을 실질 보유함으로써 대한민국보다는 윗자리에 오르고, 중국·러시아·미국 등과 비슷한 지위를 가진다. 이 때문에 우리 내부에서는 북한의 핵 개발에 맞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자체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정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코앞인데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결심만 서면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데도 대한민국은 이런저런 이유로 핵능력 고도화를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우리 일각에서는 북한과 미국의 문제라며 ‘대미 협상용’, ‘자위용’이라고 외면했다. 그러나 5차 핵실험 직후 더이상 북핵이 ‘협상용’이 아니란 점을 인식하고 강력한 억제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핵 저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6자회담 등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은 어려워 보이고, 중국의 영향력을 지렛대로 한 대북 제재 방안 역시 중국의 소극적 자세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유도해 징벌적이고 혹독한 대북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물론 우리 스스로 북한에 대한 선제적이고 주도적인 제재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 핵의 1차적 당사자는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독자 제재를 행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 이미 개성공단 중단 등 대북 레버리지를 사실상 모두 소진한 상태다. 5차 핵실험 직후 군 당국이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10여개 추가 설치하고, 방송 시간을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만 것에도 이런 고민이 반영돼 있다. 정부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로 하여금 북한에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는 대북 제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도 우리만의 ‘플러스 알파’(+α)가 요구된다. 따라서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대북 압박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이 고통스러워할 정부의 대응책을 기대해 본다. rmk5227@seoul.co.kr
  • [2016 공직열전] 다자외교·통상분야 주력… 경제영토 확장에 한몫

    [2016 공직열전] 다자외교·통상분야 주력… 경제영토 확장에 한몫

    외교부 2차관 산하에는 다자외교와 경제통상 관련 부서들이 포진해 있다. 1차관 산하 지역국들이 일대일 외교를 담당한다면 2차관 산하 부서들은 국제기구, 조약·협약, 안보 및 경제공동체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관계된 문제들을 다룬다. 또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를 넓히거나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우리 교민과 여행객들을 보호하는 일도 맡는다.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실은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군축·비확산, 핵안보 문제를 담당하며 이와 관련된 대북 제재 이행 상황도 관할한다. 함상욱(48·외시 25회) 기획관은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외교부에서 가장 바쁜 인물로, 수시로 장관실에 불려 가는 등 윤병세 장관의 신임이 두텁다. 부드럽고 차분한 인상 뒤로는 총알과 포탄이 스쳐가던 아프가니스탄에서 생환한 극한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족구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협력국은 해외 무상원조 및 인도적 지원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다. 이용수(50·외시 22회) 국장은 사무관, 과장 시절을 거쳐 유엔 대표부에서도 개발협력 업무를 맡는 등 10년 넘게 이 분야에 집중한 개별협력정책 전문가다. 유엔에 있을 당시 우리나라가 경제사회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되는 데에 사전 작업을 했고 ‘리우+20’ 등 국제 환경회의 실무를 맡기도 했다. 유쾌한 성격으로 누구와도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듣는다. 국제법률국은 조약과 국제법 재판, 영유권 문제 등을 담당한다. 세계에 독도 주권을 알리는 데 땀을 흘리는 부서이기도 하다. 박철주(49·외시 25회) 국장은 과장, 심의관을 차례로 거치며 국제법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유기준(51·외시 27회) 심의관 역시 국제법규와 서기관, 영토해양과장 등을 거치며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문화외교국은 한국을 알리는 공공외교와 문화예술스포츠 교류, 유네스코 업무 등을 담당한다. 최영삼(50·외시 24회) 국장은 동북아2과장(중국담당) 등을 거친 중국 전문가다. 지난해 일본이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대응 업무를 맡아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기록하도록 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재외동포영사국은 교민과 여행객 보호, 영사·여권 업무 등을 담당하며 최근 테러가 빈발하면서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곳이다. 김완중(53·외시 24회) 국장은 2016리우올림픽 당시 임시영사사무소 운영단장을 맡아 우리 선수단과 여행객을 보호하는 업무를 맡았다. 정진규(51·행시 35회) 심의관은 외교부 주요 국장·심의관 중 유일하게 행시 출신이다. 공보처, 정보통신부를 거쳐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에서 경제협력 업무를 맡았고 이후에는 계속 외교부에 몸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 가입, 부산 세계원조총회 유치 등 개발협력 분야와도 인연이 깊다. 2014년 시에라리온 등에 에볼라바이러스가 확산됐던 당시 의료지원을 위한 정부합동 선발대장으로 현지에서 활약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경제 공동체 관련 업무를 지휘하는 김영준(52·외시 24회) 국제경제국장은 경제·통상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아 온 손꼽히는 통상 전문가다. 다자통상협력과 근무 시절 우리나라 FTA 협상의 청사진을 그린 ‘FTA 로드맵’을 작성했고 한·칠레 FTA 등에 관여했다. 지난해 수입규제 대책 업무를 맡아 4건의 반덤핑 상계조치 사건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소탈한 성품에 신뢰를 주는 업무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천준호(52·외시 23회) 양자경제외교국장 역시 경제통상 관련 업무를 오래 맡았다. 주미 대사관 근무 시절에는 미국에서 한·미 FTA 체결 지원을 위한 실무를 맡았다. 홍영기(50·외시 24회) 심의관도 통상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으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 수입규제 대응반장 역할을 하며 한·일 수산물 수입 분쟁 관련 업무를 맡고 기업 지원, 경제 활성화를 위한 외교정책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협약 이행 관련 업무를 맡은 이형종(49·외시 23회) 기후변화환경국장은 주OECD 대표부, OECD사무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차분하고 세심한 성격에 글재주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앙코르 제국의 역사와 유적을 소설 형식으로 다룬 ‘소설 앙코르와트’라는 책을 썼다. 북핵 업무를 총괄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6자회담을 비롯해 북핵 정책 협의를 담당하는 북핵외교기획단과 평화체제·통일 문제 등을 맡은 평화외교기획단으로 나뉜다. 6자회담 차석대표인 김건(50·외시 23회) 북핵외교기획단장은 북미·북핵 부서를 모두 거쳤다. 신중한 성격에 아이디어가 풍부해 윤 장관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다. 김용현(51·외시 24회) 평화외교기획단장 역시 북핵·북미 업무에 대한 이해가 깊다. 이라크에서 아르빌연락사무소장을 맡아 사선을 넘나들면서도 현지 주민들과의 폭넓은 교류를 이어 가 한국에 대한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지 않고 활발한 성격으로 ‘뚝심’이 강한 업무 스타일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건보 누적 민원 1억4000만건 넘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접수된 건강보험 관련 누적 민원이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1억 40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건보공단은 이 기간에 1억 4523만 2405건의 민원이 공단에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건강보험료 민원’(부과, 징수, 자격관리)은 76.2%로, 1억 1068만건을 웃돈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6월 기준 건보 가입자(피부양자 포함) 5062만 2000명이 한 명당 2건꼴로 민원을 제기했다는 얘기다. ‘퇴직했는데 건보료를 왜 더 많이 내야 하나’, ‘소득보다 건보료가 과하다’ 등 주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에 대한 불만들이다. 직장가입자와 달리 소득 이외에 재산, 자동차에도 건보료를 부과하는 현재의 부과체계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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