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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이 쏜 ICBM, 평양 순안공항 남쪽 신리 미사일 시설서 발사”

    “北이 쏜 ICBM, 평양 순안공항 남쪽 신리 미사일 시설서 발사”

    북한이 최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평양 북부 신리 미사일 시설에서 생산됐으며, 평양 순안공항 남쪽 활주로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 사이 중간 도로에서 발사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미는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작전계획(작계)을 최신화하기로 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31일 북한 매체가 최근 공개한 ICBM 발사 영상과 기존에 촬영된 민간위성 사진을 비교·분석해 도로의 휘어진 모양과 주변 숲의 위치 등 지리적 유사성을 근거로 이렇게 보도했다. 발사 지점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로부터 직선으로 약 800m 떨어진 곳으로 추정된다. 다만 시설로부터 실제 발사 지점까지의 길이 휘어져 있음을 고려해 도로상 이동거리는 약 1.2㎞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지난 25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ICBM이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 실려 푸른색 외벽의 격납고에서 등장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상 속 건물이 신리 지원시설 내 북쪽 건물과 유사하다고 VOA는 주장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볼 때 북한은 지난 24일 TEL에 ICBM을 싣고 신리 지원시설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 약 1.2㎞를 이동한 뒤 도로 중간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신리 지원시설은 평양에서 북서쪽으로 약 17㎞ 떨어져 있으며 중장거리 미사일 제작과 조립·점검을 위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날 미국 하와이 캠프스미스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양자회담을 하고,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에 따라 발전시킨 전략기획지시(SPD)에 서명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SPG는 작계 수정 보완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한미 국방부 장관이 연례 안보협의회의(SCM)를 계기로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작계를 최신화하기로 하고 SPG를 승인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작계 수정은 통상 SPG 승인→SPD 합의→작계 작성 순서로 진행되며, SPD에 양측이 합의하면서 이르면 1~2년 이내에 작계 최신화 작업이 완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작계 5015’는 2010년 수립된 SPG에 따라 작성된 것인만큼 최근까지 고도화한 북핵·미사일 능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수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목표물 상공에서 ‘풀업’(상승·하강) 기동을 하는 이스칸데르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ICBM 위협 상황 등을 반영해 보완할 것으로 전해졌다.
  • 경남교육감 선거 진보 박종훈 교육감과 중도·보수 김상권 후보 맞대결 전망

    경남교육감 선거 진보 박종훈 교육감과 중도·보수 김상권 후보 맞대결 전망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남도교육감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진보성향 박종훈(62) 교육감과 중도·보수 단일후보인 김상권(65)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의 양자대결이 될 전망이다. 경남교육감 중도·보수후보 단일화 경선추진협의회는 중도·보수예비후보 4명의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결과 김상권 후보가 26.1%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30일 밝혔다.김명용 창원대 법대 교수와 최해범 전 창원대 총장, 허기도 전 경남도의회 의장 등 나머지 예비후보 3명의 지지율은 경선 규정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단일후보로 확정된 김 전 교육국장은 이날 도교육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의 준엄한 결정에 감사드리며 책임지고 경남교육을 바꾸라는 추상같은 명령으로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후보는  “단일화에 참여한 세 후보께도 감사드리며 끝까지 함께 해 목표를 이루어 반드시 경남교육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경남교육감 중도·보수 단일후보 결정을 위한 이번 여론조사는 김 전 교육국장을 비롯한 후보 4명의 합의에 따라 지난 27~29일 3일간 진행됐다. 김 후보는 평교사로 시작해 교감, 교장을 거쳐 경남도 교육청 교육국장으로 정년퇴임 하기까지 37년간 경남 교육계에 몸담았다. 앞서 박종훈 교육감은 3선 도전을 밝히고 지난 2월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이번 여론 조사는 나라사랑연합회 의뢰로 한길리서치와 조원씨앤아이 두 기관이 경남 만 18세 이상 성인 각각 1507명과 1500명을 대상으로 27∼29일 100% 무선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각각 8.1%와 10.4%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열린세상] 제7광구, 한일 관계의 쓰나미가 몰려온다/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열린세상] 제7광구, 한일 관계의 쓰나미가 몰려온다/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 가려 한다. 정치와 외교, 안보, 국민감정 등 한일 관계의 모든 것을 빨아들일 만한 문제다. 정확히는 석유가스자원 공동개발을 위해 1974년 체결한 ‘한일 남부대륙붕 공동개발협정’. 우리에게는 제7광구로 익숙하다. 우리나라가 설정한 제7광구와 5광구, 일본이 설정한 제3광구를 절충한 지역이다.  1970년대 한일 대륙붕 경쟁은 첩보전과도 같다. 1969년 유엔 극동경제위원회(ECAFE)는 동중국해 대륙붕이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유전이라고 발표했다. 대만과 한국, 일본이 앞다퉈 해저광구를 설정했고 총 17개 중 13개 광구가 중첩됐다. 마침 국제사법재판소는 육지의 자연적 연장 원칙이 대륙붕 경계에 고려돼야 한다는 기준(1969년 북해 대륙붕 사례)을 창출했다. 중간선을 주장하는 일본에는 불리했고, 우리에겐 희소식이었다. 그러나 1973년부터 시작된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는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이라는 새로운 거리개념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일본에 호재였다.  정치가 가동됐다. 양국은 총 8만 2557㎢를 공동개발구역으로 설정했다. 석유 파동도 한몫했다. 협정은 기본적으로 50년을 기준으로 한다. 1978년 발효됐으니 2028년 50년을 맞는다. 협정은 양국이 합의하면 지속되지만 한쪽이 원치 않으면 만료 3년 전에 서면통고를 함으로써 2028년부터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 양국 합의는 국제사회에서 훌륭한 모델로 평가받았다. 시작도 좋았다. 조광권 설정(8차례)과 7공의 시추 결과 3공에서 석유가스 징후를 발견했다. 2002년엔 3D탐사(536㎢)를 진행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양국의 경제성 평가가 달랐다. 일본의 대륙붕 개발 불참이 시작됐다. 일본의 핑계는 잘 통했다. 그러나 약발 좋은 자구지단(藉口之端·핑곗거리)은 지속되면 관계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지금까지 제7광구가 양자 간 문제였다면, 협정 파기가 낳을 미래는 다자 간 문제다.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 우리 마당에 제3국이 진입했을 때 나타나는 위협을 일본은 이미 센카쿠(조어대)와 방공식별구역 분쟁에서 목도하고 있다.  한일이 새로운 대륙붕 합의에 실패할 경우 그 폭발력은 남중국해 이상이다. 시추와 개발이 난발하고, 해경세력은 충돌할 것이다. 50년의 법적 문서가 없어졌으니, 중국의 진입은 예견된다. 삼국 간 대륙붕 전쟁이다. 이 지역은 또한 중국의 태평양, 동해, 북극을 잇는 핵심 통로다. 미중의 새로운 충돌도 피할 수 없다. 빠르면 3년. 대륙붕 공동개발 협정에 대한 일본의 첫 번째 반응이 도착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 한가운데 있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 제7광구에 대한 대한민국 주장의 논거는 명료하고 튼실하다. 한일이 합의한 50년 동안의 법적 문서가 이를 증명해 주지 않는가.  거기부정(擧棋不定)이란 말이 있다. 포석할 자리를 정하지 않고 바둑을 두면 한 집도 이기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일 양국이 새겨들을 말이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사안의 모든 것을 정치 감정으로 쏟아낼 때 제7광구는 전대미문의 분쟁 지역으로 전환된다. 점화의 시작이다. 한일 양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의 파국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부지리(漁夫之利)의 기회다.  혹자는 한일 관계를 실타래 같다고 한다. 그러나 실타래의 원래 의미는 쉽게 풀어 쓸 수 있도록 한데 뭉치거나 감아 놓은 것을 말한다. 복잡하지만 제7광구가 한일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일 수 있다. 양국의 현대사에는 끊임없는 정사(正史)와 야사(野史)가 존재한다. 모든 대화 채널이 양국 관계를 보완하며 진행됐다. 대륙붕협정 또한 같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국제 환경변화의 모든 것이 녹아진 결과다. 2025년 혹은 2028년이다. 한일 관계가 쓰나미를 불러들일지 혹은 새로운 시대적 관계로 재정립할지 준비해야 한다.
  • 주민·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동대문

    주민·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동대문

    서울 동대문구가 ‘2022년 동대문구 동물보호·복지 사업’을 종합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봄철 광견병 예방접종 사업 ▲취약계층을 위한 우리 동네 동물병원 사업 ▲유기동물 입양비 지원 사업 ▲유실동물 임시보호·반환시설 운영 사업 ▲반려견 놀이터 운영 사업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우리 동네 동물병원 사업’을 통해 지정된 동물병원에서 기초건강검진, 예방접종 등의 의료비(19만원 이내, 보호자 1만원 부담)를 지원받을 수 있다. 다음달 15일부터 30일까지는 ‘봄철 광견병 예방접종 사업’을 지역 내 동물병원 26곳에서 실시한다. 광견병 예방접종 약품 비용은 무료이며 시술료 5000원만 소유자가 부담한다. 유기동물 보호 여건 개선 및 입양 활성화를 위해 ‘유실동물 임시보호·반환시설 운영 사업’과 ‘유기동물 입양비 지원 사업’도 추진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이번 동물보호·복지 사업을 통해 반려동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더욱 성숙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구민과 반려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 구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제주유기동물 작년 2776마리 안락사…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제주유기동물 작년 2776마리 안락사…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반려동물 사지 말고 입양하면 1마리당 최대 25만원을 지원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는 유기·유실 동물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입양동물 1마리당 최대 25만원을 지원한다고 24일 밝혔다. 동물위생시험소 동물보호센터에서는 유기·유실동물 입양에 따른 도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센터를 통해 입양한 동물인 경우 진료비와 중성화수술·예방접종·미용 등의 경비를 지원한다. 소요금액의 60% 범위 내에서 1마리당 최대 15만원까지 지원한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이동케이스·목줄·이불 등의 물품 구입비도 올해 첫 시행하는 ‘생애 최초 유기동물 보금자리 지원’ 을 통해 1마리당 최대 10만원까지 1회에 한해 전액 지원한다. 입양 초기 적응기간 동안에 드는 비용을 지원해 부담을 덜어주는 셈이다. 사설 입양기관을 통해 입양한 동물은 해당되지 않는다. 현재 도는 하루 평균 20~30마리의 유기동물이 동물보호센터로 들어온다. 수용 한계가 하루 평균 300~350마리여서 안락사되는 경우도 많다. 2019년에는 보호동물 8111마리중 입양기증은 1084마리, 안락사는 4448마리다. 2020년엔 7047마리중 1095마리가 입양되고 4076마리가 안락사됐다. 입양보다 안락사 처리 되는 경우가 거의 3배에 가까운 실정이다. 지난해에는 5697마리 중 2776마리가 안락사됐다. 주인을 못 만나기도 하지만 질병, 또는 공격성 때문에 안락사 시키는 경우도 있다. 오동진 동물보호팀장은 “센터에서 동물을 보호하는 기간은 약 20~25일인데, 분양이 안 되면 순차적으로 안락사를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정말로 동물을 사랑해서 입양한다면 반드시 동물 등록을 하고 중성화수술을 꼭 하길 바란다”고 권유했다. 서귀포시 하예동에서 한살 된 리트리버를 키우는 조동희 씨는 “도에서 반려견 중성화수술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는 걸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얼마 전에 중성화 수술을 하고 났더니 수술 신청하라는 문자를 뒤늦게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조씨는 “중성화수술 비용만도 30만~40만원이 들며 암컷의 경우는 그 두배가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센터는 입양된 동물이 다시 유기되거나 파양되지 않도록 유기·유실 동물 입양자를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하고, 입양된 동물이 적합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지 1년 이내 2회 이상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입양을 원한다면 동물보호 관리시스템(https://www.animal.go.kr)에서 공고된 동물을 확인하고, 동물보호센터에 1차 방문(전화 예약)해 입양 희망 동물 확인 및 주의사항을 숙지한 뒤 신청하면 된다. 강원명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인간과 동물의 바람직한 공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반려동물 등록 및 중성화 수술에 도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2019년부터 지자체 최초로 유기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반려견 중성화 수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 러, 쿠릴열도 반환 협상 중단… 日 제재에 맞불

    러, 쿠릴열도 반환 협상 중단… 日 제재에 맞불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반환을 포함한 일본과의 평화조약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제재에 나선 데 대한 맞대응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현 상황에서 일본과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지속할 의사가 없다”면서 “러시아에 명백히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러시아의 이익에 해를 끼치려는 국가와 논의가 불가능함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 외무부는 “양자 협력과 일본의 이익에 대한 손해 책임은 상호 유익한 협력과 선린 관계 발전 대신 의도적으로 반러 노선을 선택한 일본 정부에 있다”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으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쿠릴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평화조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평화조약 체결에 앞서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 4개 섬을 돌려받기를 원한다. 일본 정부는 주일 러시아 대사에 항의하며 협상 중단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사태는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기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이를 러일 관계에 전가하려는 러시아의 대응은 극히 부당하며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 美 “러시아에 지원 말라”…中 “대만 문제 개입 말라”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러시아에 맞서던 대치 구도에 중국이 중대한 변수로 급부상하면서 ‘4자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미국이 정상 간 통화까지 동원해 중국의 러시아 지원 차단에 나섰지만, 중국은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을 경고하며 미국에 맞서고 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8일(현지시간) 110분간 화상 통화를 마친 뒤 “중국이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 그 의미와 후과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일관된 원칙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직접 말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의 대러 지원은 서방에 위협적이다. 군사적 지원은 전세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경제적 지원은 서방의 제재망에 구멍을 낼 수 있다. 특히 중국과 서방 간 경제 관계는 러시아와 비교할 수 없이 깊어, 대중 제재를 단행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시 주석은 정상 통화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이라는 기존 시각을 유지했다. 중앙TV(CCTV)에 따르면 그는 “미국과 나토도 러시아와 대화해야 한다”며 서방의 대러 제재를 반대했다. 또 서방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듯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양자 협상에 맡기자고도 했다. 특히 시 주석은 “미 일부 인사들이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대만 문제가 잘못 처리되면 중미 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국이 ‘러시아에 이어 자신들까지 압박하면 결연히 저항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기자들에게 “(미중 정상 통화에서)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천명했다”며 “우리는 어떠한 외부의 협박과 압력도 용납하지 않는다. 중국을 겨냥한 이유 없는 비난과 의심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지난 17일 항공기편으로 중국으로 향하던 중 회항한 것을 두고, 중국이 표면적으로라도 러시아와 다소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줌으로 3분 만에 직원 800명 해고한 英 회사…“질문은 안 받는다”

    줌으로 3분 만에 직원 800명 해고한 英 회사…“질문은 안 받는다”

    영국 해운회사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통해 직원 800명을 해고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BBC는 선박회사 P&O페리스가 화상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P&O페리스 직원들은 중요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는 회사 측 이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잠시 후, 회사 대변인은 직원 8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 대변인은 직원들과의 화상통화에서 “선원을 파견업체 직원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유감스럽지만 여러분이 정리해고됐다는 뜻이다. 근로계약은 현 시간부로 즉시 종료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충격이라는 걸 안다. 회사는 여러분에게 가능한 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길게는 35년간 일한 직원을 해고하는 데는 단 3분이면 충분했다. 회사는 질문도 받지 않은 채 해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집단해고에 대해 회사 대변인은 CNN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이 아니다. 지난해 1억 파운드 손실이 났고, 이는 모두 모기업인 DP월드 돈으로 충당했다. 우리의 생존이 신속하고 확실한 변화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P&O페리스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인건비 등 명목으로 영국 정부로부터 긴급지원금 1500만 파운드, 한화 약 239억원을 가져갔다. 영국 정부가 직원 급여의 최대 80%를 보전해줬다. 하지만 P&O페리스의 갑작스러운 정리해고로 800명이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35년 일했는데 단 3분 만에 '줌'으로 해고직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22년간 P&O페리스에서 일했다는 앤드루 스미스는 “절망스럽다. 삶과 직결된 문제다. 가족의 생계가 걸렸다. 그런데 단 몇 시간 만에 삶이 뒤집어졌다”고 고개를 떨궜다. 부양자녀가 여럿 있다는 남성 직원 역시 “회사는 1분 30초 만에 해고를 통보했다. 화면을 끝까지 볼 수가 없었다. 대변인이 한 말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중요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는 회사 이메일을 받기 직전 해고 소문이 나돌았다. 항구에서 대기 중인 낯선 선원들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받았다. 그런데 정말 이럴 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시각으로 이날 오전 11시 8분, 네덜란드 항구도시 로테르담에서는 새로운 외국인 선원이 P&O페리스 선박에 탑승했다. 회사의 집단해고 통보가 있은 지 30분 만이었다. 기존 선원은 영문도 모른 채 이들의 탑승을 지켜봤다는 게 직원들 전언이다. 화상으로 해고 통보를 받은 또 다른 직원은 “우리는 이미 교체됐다. 새로운 외국인 노동자가 승선한 상태다. 그 사람들은 잘못이 없다. 회사가 새로운 인력을 배치하기 위해 오랫동안 우리 몰래 계획을 세웠다는 게 문제다. 등 뒤에서 칼을 꽂았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해고 사실을 미리 통보했어야 했다. 우리는 모두 부양해야 할 아이들이 있는 젊은 부모”라고 비난했다. 한 20대 여성 직원은 “회사는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였다. 대변인은 사전에 작성한 성명서를 읽었고, 어떤 질문도 받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정치권까지 한목소리 비판P&O페리스의 정리해고 결정과 그 전달 방식에 노동자는 물론 노동계와 정치권까지 분노를 표했다. 영국철도해운노조(RMT)는 “영국 노사관계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로버트 코트 영국 해양부 장관은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코트 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노동자들을 대우하는 방식을 보며 솔직히 화가 났다. 노동자를 아무렇게나 배에서 끌어내도 되는 값싼 소모품으로 보는 P&O페리즈의 무감각함을 보여줬다”고 질타했다. 노동당 그림자 내각 교통부 장관 루이스 헤이그는 “수갑을 찬 보안요원들이 영국 선원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사진이 돌고 있다. 말할 가치가 없다.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보수당 하원의원 휴 메리만 의원은 “회사가 결정을 즉시 번복하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복직시키지 않으면, 영국에서 영리를 추구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리먼 위원장은 “이 끔찍한 집단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긴급 입법안을 마련하는 등 정부가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직원들도 곧장 시위에 나섰다. 일부 해고 선원은 5시간 넘게 하선 거부 시위를 벌이다 선박에서 나와 시위대에 합류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P&O페리스는 매년 영국과 유럽을 오가며 1000만 명 이상의 승객과 220만 개의 화물 운송했다. 영국 선박 화물의 약 15%를 차지하는 영국 대표 해운 회사였다. 2019년 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사를 둔 다국적 물류회사 DP월드에 매각됐다. 하지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회사는 운영난에 부딪혔다. 2020년 P&O페리스가 경영난을 이유로 정부 보조금 1500만 파운드를 타 가는 동안 모기업 DP월드는 주주들에게 2억 7000만 파운드, 한화 약 430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존 헤이스 전 교통부 장관은 “팬데믹 기간 지급된 정부 보조금을 모두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왕적 대통령제 상징’ 청와대,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다 [김성수의 뉴스 톺아보기]

    ‘제왕적 대통령제 상징’ 청와대,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다 [김성수의 뉴스 톺아보기]

    “앗! 저기 온다.” “귀하신 몸 행차 하시나이까?” “어흠.” “저 어른이 누구신가요?” “쉬~경무대서 똥을 치는 분이요.” 1958년 1월 23일자 일간지에 실린 네 컷 시사만화 ‘고바우영감’의 한 에피소드다. 똥지게를 진 행인 두 명이 똑같이 똥지게를 졌지만 짐짓 젠체하는 어떤 이를 만나자 깍듯이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내용이다. 청와대(경무대)에선 똥지게를 진 사람까지 권력을 갖고 있다는 신랄한 풍자를 담았다. 이른바 ‘경무대 똥통 사건’이다. “당시 대통령(이승만)을 왕 대하듯 하는 것이 우스워서 실험 삼아 그렸다. 이 대통령의 양자인 이강석(이기붕 전 부통령의 친자)이 권력 실세이니 전국에서 ‘가짜 이강석’이 판을 쳤고 시장·도지사들이 ‘가짜 이강석’에게 아부를 하다가 나중에 큰 망신을 당한 걸 풍자한 거다.” 작가인 고(故) 김성환 화백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만화 때문에 시경 사찰과에 끌려가 나흘 동안 고초를 당하고 나중에 벌금형까지 받는 필화(筆禍)를 겪는다.60년도 넘게 지난 제1공화국 시절 얘기지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청와대의 위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정권이 바뀌어도 청와대 사칭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청와대가 직접 청와대 사칭 사기 59건을 분석해 이런 사기꾼에게 속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부탁을 했을 정도다. 2018년에도 “임종석 비서실장과 15년 전부터 잘 아는 사이”라고 사기를 친 사람이 3000만원을 가로챘다가 쇠고랑을 찼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청와대 직원 사칭 사건은 빈발했다. 청와대를 팔면 일단 먹힌다. 청와대는 다 아는 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그중에서도 청와대 비서진의 최고 선임자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권부(權府)의 2인자’라는 말을 듣는다. “비서실장도 대통령을 모시는 여러 비서들 중의 한 명일 뿐”(MB정부 때 대통령비서실장)이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총리 못지않은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다른 직원도 마찬가지다.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의 힘이 장관보다도 더 세다.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 기구에 힘과 권한이 지나치게 쏠리면서 청와대는 정부 부처의 전면에 나서서 국정을 주도한다. 내각이 있는데도 청와대가 ‘내각의 내각’ 역할을 하는 ‘옥상옥’ 구조다. 한술 더 떠 청와대가 장관들을 제치고 실질적인 내각의 역할을 한다. 청와대 정책실은 대놓고 장관들에게 지시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난다. 2018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매번 충돌했다. 김 전 부총리는 “부총리에 처음 임명돼서 청와대팀과 첫 만남을 했는데 그들이 ‘경제 일반적인 운영은 부총리가 책임지고 경제개혁은 저희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완강히 거부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후 권력의 무게추는 급속히 장 실장 쪽으로 쏠렸다. 국정 운영도 부처가 아니라 청와대가 주도한다. 매주 월요일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비서실장, 정책실장, 수석들이 참석하는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가 열려 주요 국정 현안을 논의한다. 회의가 끝나면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공개되고 비공개 회의 내용은 관련 부처에 전달된다. 수보회의 때마다 대통령의 중요 메시지가 나오기 때문에 다음날인 화요일 총리와 장관들이 참석하는 국무회의는 관심도 떨어지고 형식적인 회의에 그치게 된다. 국정이 각 부처가 아닌 청와대 중심으로 기형적으로 돌아가면서 전문가인 공무원들이 청와대 입맛에 맞는 정책을 만드는 모순도 생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청와대의 무리한 개입으로 인한 정책 실패의 폐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간다. 가장 큰 문제는 청와대의 과도한 인사 권한이다. 부처 국장, 과장 인사까지 전부 청와대가 개입하니 장관은 허수아비가 된다. 공무원들은 장관이 아니라 청와대만 쳐다보고 일을 한다. ‘BH(청와대) 지시’나 ‘BH 전달 사항’이라고 하면 다른 업무는 다 제쳐 두고 최우선적으로 챙긴다. 청와대는 정부 부처뿐 아니라 공공기관 등 산하기관을 포함해 최소 3000곳 이상의 인사권을 휘두른다. 그러다 보니 상상도 못할 일도 일어난다. 청와대 실장도, 수석도, 비서관도 아닌 30대의 청와대 5급 행정관이 토요일에 육군참모총장을 커피숍으로 불러내 인사 문제를 협의했다. 코미디 같은 사건은 문재인 정부 집권 4개월째인 2017년 9월 일어난 일이다.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청와대 대변인은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황당한 해명을 했지만 역시 청와대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초(超)권력기관이라는 점만 다시 확인됐다. ‘청와대 정부’라는 평을 듣는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기업에도 갑(甲) 역할에만 충실했다. 역대 대통령이 빠지지 않던 경제계 행사에 문 대통령은 임기 5년간 한 번도 참석하지 않으면서도 청와대 행사에는 대기업 총수들을 매번 동원했다. 심지어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까지 만들어 제출하라는 ‘숙제’까지 냈다. 청와대의 막강한 권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데 정작 청와대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할 기관도 없다. 국정감사를 받고는 있지만 ,여당의 비호하에 형식적인 연례행사에 그칠 뿐이다. 청와대가 종식해야 할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이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런 폐해를 없애기 위해 윤석열 당선인은 ‘청와대 해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청와대라는 명칭부터 ‘대통령실’로 바꾼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도 청와대 밖으로 옮긴다. 광화문이 됐든 용산이 됐든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오는 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지만 관건은 청와대의 조직과 기능, 권한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일이다. 과도한 인사 권한을 대폭 줄이고 정책실도 폐지해야 한다. 부처 인사는 장관이 하고, 경제정책은 경제부총리가 결정하는 등 그간의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정부 부처들이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정책 결정을 하며 일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대신 대통령실은 규모를 크게 줄여 범부처·범국가적 현안을 기획·조정하고 미래전략 수립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440여명에 달하는 대통령실 인원을 30% 줄이고, 민정수석실도 폐지한다고 이미 발표했다.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고 ‘책임총리, 책임장관’을 실천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기도 하다.
  • [대만은 지금] 러시아 제재 명단 오른 대만, “자랑스럽다”

    [대만은 지금] 러시아 제재 명단 오른 대만, “자랑스럽다”

    지난 7일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비우호 국가·지역 명단에 대만이 포함되자 대만 외교부장(장관)이 "자랑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비우호 국가 명단에는 중국은 오르지 않았다. 이는 곧 ‘하나의 중국’의 인정을 거부하는 대만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이라는 점을 러시아가 부각시켜 준 셈이다.  16일 대만 현지 언론들은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체코 이코노믹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며 대만 외교부 보도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우 부장은 러시아가 대만을 48개의 비우호적 국가 중 하나로 지정한 데에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그의 인터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군사 위협, 양자 간 협력 발전과 같은 주제로 진행됐으며 14일 보도됐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우자오셰 부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공해 무고한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며 많은 사상자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을 비롯해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은 러시아를 비판하고 제재 조치를 했다"며 대만이 러시아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만 정부와 국민은 우크라이나가 주권을 위해 권력에 맞서 싸우고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우크라이나에 물품 지원, 금전적 기부 등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 부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러시아처럼 대만에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 국가들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대만도 상황의 전개 및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의 러시아 침략이 예상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보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은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생존, 주권 및 생활 방식을 위해 싸울 의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대만도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국가, 주권, 영토, 생활 방식 등을 위해 자위 및 군사 투자를 원하고 있다. 대만은 미국이 판매한 방어 무기를 획득했고, 자주 국방 및 국가 수호에 대한 결의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어우장안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대만의 산업재료 주요 수입국이 아니며 대만이 사용하는 석유 및 천연가스 등의 구매는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14일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궁밍신 주임은 입법원에서 GDP에 미칠 영향이 0.37%포인트로 다른 나라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을 중국의 일부분으로 간주하며, 양안은 한 가족이라고 말하는 중국은 대만이 러시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을 두고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이에 대해 "대만지구가 해당 명단에 오른 것은 전세계인들이 이해한다"며 "러시아가 대만에 제재를 가할 경우 이는 '구유자취'(咎由自取, 자기가 뿌린 씨앗은 자기가 거둠)"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 국민의힘·국민의당 ‘흡수 합당’으로 가닥

    국민의힘·국민의당 ‘흡수 합당’으로 가닥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가 ‘흡수합당’ 방식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 국민의당이 흡수되는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이다. 6·1 지방선거 지분 등을 놓고 ‘기싸움’도 예상되지만, 선거가 임박한 만큼 이른 시일 내 분란 없이 합당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양당 사무총장 회동 날짜 조율 한기호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15일 합당 논의를 위한 회동 날짜를 조율하며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대선 직후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유력해진 지난 10일 새벽 최 사무총장과 양자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지난 10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신속한 합당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감안하면 합당 방식은 갈등 없는 ‘흡수합당’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게다가 신설합당은 양당이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려 통합 전당대회를 열고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부터 지도부 교체까지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전까지 진행이 쉽지 않다. ● 지방선거 지분 ‘기싸움’ 할 수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다음주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예정된 만큼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에 대해서도 공정한 공천 경쟁을 허용하기 위해 합리적인 경쟁 공천 방안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차기 정부 구성 논의 과정에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할 경우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등 공천을 놓고 양당이 힘겨루기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 [속보]김건희 “정치보복 아냐…사과 없이 소송취하 없다”

    [속보]김건희 “정치보복 아냐…사과 없이 소송취하 없다”

    “여성 혐오적 허위사실 수차례 방송”“소송은 정치 보복 아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인터넷 언론사 ‘서울의 소리’ 관계자들을 상대로 낸 소송이 정치보복이 아니라며 사과 없이는 취하할 뜻이 없다고 15일 밝혔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서울의 소리 손해배상 소송은 민사소송으로 정치보복이 전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울의 소리는 작년부터 유흥 접대부설 등 입에 담기 힘든 여성 혐오적 내용의 허위사실을 수차례 방송했고, 녹음 파일을 단순히 입수해 보도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획해 양자·다자간 대화를 몰래 녹음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의 소리가) 법원의 방송금지 가처분 범위를 무시하고 사실상 녹음 내용 전체를 방송해 헌법상 인격권과 명예권을 침해했다”며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적정 범위에서 방송한 다른 언론사들과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불법 방송 직후인 지난 1월 17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그 이후로 사과하기는커녕 아직도 허위사실이 버젓이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불법 녹음과 여성 혐오적 방송 등 명백한 불법행위를 사과하고 방송 콘텐츠 철회 등 적정한 후속 조치를 요청한다”며 “소 취하 문제는 최소한의 조치가 이뤄진 후 검토할 부분”이라고 했다.서울의 소리, 정치보복 주장 손배소 사실이 알려진 뒤, 서울의 소리는 지난 12일 ‘김건희, 당선되니 보복 시작’이라는 제목의 인터넷 기사를 통해 “대선이 끝난 지 이틀이 채 지나기도 전에 본 매체는 20대 대통령 윤 당선자의 배우자 김건희 씨로부터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소장을 수령받았다”고 반발했다. 다만 매체 주장과 달리 김 여사는 대선 두 달 여 전인 1월에 손배소를 냈다. 그 소식이 대선 직후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지난 1월, 서울의 소리는 대선을 앞두고 과거 김 여사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해뒀다가 MBC에 제공했다. 김 여사는 방송 전 녹음 파일을 공개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MBC와 서울의 소리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일부 사생활과 관련한 내용만 제외하고 공개를 허용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이후 MBC와 서울의 소리는 각각 방송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 여사와 이 기자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김 여사는 자신과 ‘서울의 소리’ 이 모 기자의 통화 녹취록을 방송한 해당 매체를 상대로 손배소를 냈다. 김 여사는 소장에서 자신을 “국민의힘 20대 대통령 선거 윤석열 후보자의 배우자”라고 소개하며 “피고들의 불법적인 녹음 행위와 법원의 가처분 결정 취지를 무시한 방송으로 인격권과 명예권, 프라이버시권, 음성권을 중대하게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사건을 환경·언론 사건 담당 재판부인 민사201단독 김익환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다만 변론 또는 변론준비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진중권 “이건 말리고 싶지 않다” 김 여사가 ‘서울의 소리’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내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말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김 여사의 손배소 소식을 다룬 언론 보도 기사를 공유하고 “내가 웬만하면 말리는데 이건 말리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 정영애 여가부 장관, 정부 수석대표로 유엔여성지위위원회 참석

    정영애 여가부 장관, 정부 수석대표로 유엔여성지위위원회 참석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제66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에 정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유엔여성지위위원회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의 기능위원회다. 매년 세계 각국과 관련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들이 모여 여성 역량 강화 및 권익 증진을 위한 정책 사례를 공유하고, 효과적인 성평등 정책 이행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회의는 ‘기후변화, 환경 및 재난 위험 감소 관련 정책·프로그램 맥락에서의 성평등 및 여성과 여아의 역량 강화’를 의제로 14일부터 2주간 진행된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원회 부의장국 자격으로 참여한다. 정 장관은 14~15일 이틀간 장관급 원탁회의, 고위급 일반토의 등에 참여한다. 14일 오전 개회식을 시작으로 15일 오전에는 ‘기후변화, 환경 및 재난 위험 감소 정책·프로그램: 국제 수준에서 지역 수준까지 통합적 행동을 통한 성평등 촉진’을 의제로 진행되는 장관급 원탁회의를 주재한다. 15일 오후에는 고위급 일반토의 기조연설에 나선다. 정 장관은 기후 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의 심각성을 알리고, 성별영향평가제도와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 등 한국 정부의 성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올해 상반기 한국에 설치되는 유엔여성기구(UN Women) 성평등센터의 역할을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회의 참석 외에 유엔여성기구(UN Women) 사무총장, 스웨덴 고용부 성평등 특임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하고 믹타(MIKTA) 여성장관회담에도 참석한다. CSW는 주요 의제에 관한 권고사항이 포함된 ‘합의결론’을 채택하고 25일 폐회한다.
  • 유주택자는 분노·무주택자는 허탈… 서울 승부처 된 부동산 민심

    유주택자는 분노·무주택자는 허탈… 서울 승부처 된 부동산 민심

    결국 서울의 부동산 민심에서 전례 없는 초박빙 대선의 승부가 갈렸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325만 5747표)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294만 4931표)의 서울 득표 차는 31만 766표였다. 윤 당선인이 전국에서 총 24만 7077표를 더 얻은 점을 감안하면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에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서울은 역대 대선에서 승패와 관계없이 대부분 민주당 계열 정당에 표를 몰아줬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섰다. 양자 구도로 치러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서울에서 51.42%를 얻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48.18%)를 제쳤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정권교체론’을 앞세운 윤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6%를 얻어 이 후보(45.73%)를 5% 포인트 가까이 눌렀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윤 당선인은 14곳에서, 이 후보는 11곳에서 앞섰는데 윤 당선인의 우세 지역은 대체적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 순위, 종합부동산세 부과액 순위가 높은 곳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값 상승에 공시가격까지 현실화되면서 재산세에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 유주택자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자들도 너무 오른 집값 탓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졌고, ‘벼락거지‘라는 신조어로 대변되는 허탈함을 투표로 보여 줬다. 자치구별 득표율을 보면 보다 뚜렷해진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지역인 강남 67.0%, 서초 65.1%, 송파 56.8% 등 강남 3구에서 이 후보를 압도했다. 강남 3구에서만 윤 당선인이 이 후보보다 29만 4494표를 더 가져갔다. 지난해 국세청의 종부세 고지 현황에 따르면 서울 주택분 고지 세액은 2조 7766억원으로 강남 3구의 종부세액이 그중 52.9%를 차지했다.윤 당선인은 용산구(56.4%), 성동구(53.2%), 강동구(51.7%), 영등포구(51.6%), 중구(51.0%), 동작구(50.5%) 등에서도 과반을 기록했다. 종로구(49.5%), 동대문구(49.2%), 마포구(49.0%), 광진구(48.8%)에서도 우세했다.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한강벨트’로 분류되는 양천, 영등포, 동작, 광진, 강동의 우세가 눈에 띈다. 반면 이 후보는 강북구(52.3%), 금천구(51.6%), 중랑구(50.5%), 관악구(50.3%), 도봉구(49.8%), 성북구(49.3%), 강서구(49.2%), 구로구(49.2%), 노원구(48.9%) 정도에서 앞섰다.   동별로는 강남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동에서 윤 당선인이 84.1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당선인의 집이 있는 서초4동에서도 76.23%를 얻어 서초구 평균(65.1%)을 상회했다.   앞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25개 자치구 전체에서 승리했고, 양자구도로 치러진 18대 대선에선 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강남 3구와 강동구, 용산구만을 내줬을 뿐이다. 현재 25개 자치구 가운데 24개 구의 구청장과 49개 지역구 가운데 41개 지역구 국회의원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로선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탄탄한 조직기반으로도 부동산 민심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부동산 민심이 들끓었던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25개 자치구 모두 패배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많이 누그러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시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38.18%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현 시장(57.50%)에게 역대급 패배를 당했다.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에 따른 표심 변화도 관심을 끌었다. 노원구는 윤 후보와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회의원을 지낸 노원병 지역구가 있다. 안 대표와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안 대표는 19대 보궐선거와 20대 총선에서 각각 60.46%와 52.33%라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이 후보가 48.9% 득표로 앞서, 윤 당선인은 단일화에 따른 ‘안철수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또 몰표… 지역구도 벽은 높았다

    또 몰표… 지역구도 벽은 높았다

    제20대 대선에서도 영남은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호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패턴은 이어졌다.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는 대구·경북(TK)에서 각각 30% 득표를 목표로 공을 들였지만, 막판 표결집으로 지역구도를 허무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 윤 당선인은 보수의 텃밭 대구(75.1%)·경북(72.8%)에서 이 후보(각각 21.6%, 23.8%)의 3배 이상을 득표했다. 반면 이 후보는 진보의 심장 광주(84.5%)와 전남(86.1%)·전북(83.0%)에서 80% 이상을 얻어 각각 12.7%, 11.4%, 14.4%에 그친 윤 당선인을 압도했다. 지역구도는 재확인됐지만, 변화의 징후도 감지됐다. 보수정당 대선후보가 호남 광역자치단체 3곳에서 두 자릿수 득표를 기록한 것은 윤 당선인이 역대 처음이다. 이번처럼 양자구도로 치러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광주에서 7.8%(문재인 후보 92.0%)에 그쳤다. 호남 공략에 앞장섰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역대 보수 대통령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TK 출신으론 처음 민주당 계열 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이 후보는 안동에서 29.1%,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구미에서 26.7%로 선전했다.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구에서 19.5%, 경북에서 18.6%를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 후보는 2.1~5.2% 포인트를 더 얻었다. 그 밖에 윤 당선인은 부산(58.3%), 울산(54.4%), 경남(58.2%)에서 절반을 넘긴 반면 이 후보는 38.2%, 40.8%, 37.4%를 얻었다.
  • 유주택자는 분노·무주택자는 허탈… 서울 승부처 된 부동산 민심

    유주택자는 분노·무주택자는 허탈… 서울 승부처 된 부동산 민심

    결국 서울의 부동산 민심에서 전례없는 초박빙 대선의 승부가 갈렸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325만 5747표)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294만 4931표)의 서울 득표차는 31만 766표였다. 윤 당선인이 전국에서 총 24만 7077표를 더 얻은 점을 감안하면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에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서울은 역대 대선에서 승패와 관계 없이 대부분 민주당 계열 정당에 표를 몰아줬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섰다. 양자 구도로 치러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서울에서 51.42%를 얻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48.18%)를 제쳤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정권교체론’을 앞세운 윤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6%를 얻어 이 후보(45.73%)를 5%포인트 가까이 눌렀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윤 후보는 14곳에서, 이 후보는 11곳에서 앞섰는데 윤 당선인의 우세 지역은 대체적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 순위, 종합부동산세 부과액 순위가 높은 곳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값 상승에 공시가격까지 현실화되면서 재산세에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 유주택자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자들도 너무 오른 집값 탓에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졌고, ‘벼락거지‘라는 신조어로 대변되는 허탈함을 투표로 보여줬다.자치구별 득표율을 보면 보다 뚜렷해진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지역인 강남 67.0%, 서초 65.1%, 송파 56.8% 등 강남 3구에서 이 후보를 압도했다. 강남 3구에서만 윤 당선인이 이 후보보다 29만 4494표를 더 가져갔다. 지난해 국세청의 종부세 고지 현황에 따르면 서울 주택분 고지 세액은 2조 7766억원으로 강남3구의 종부세액이 그중 52.9%를 차지했다.  윤 당선인은 용산구 56.4%, 성동구 53.2%, 강동구 51.7%, 영등포구 51.6%, 중구 51.0%, 동작구 50.5%에서도 과반을 넘겼다. 종로구 49.5%, 동대문구 49.2%, 마포구 49.0%, 광진구 48.8%에서도 우세했다.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한강벨트’로 분류되는 양천, 영등포, 동작, 광진, 강동의 우세가 눈에 띈다. 반면 이 후보는 강북구 52.3%, 금천구 51.6%, 중랑구 50.5%, 관악구 50.3%, 도봉구 49.8%, 성북구 49.3%, 강서 49.2%, 구로 49.2%, 노원구 48.9% 정도에서 앞섰다.   동별로는 강남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동에서 윤 당선인이 84.1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당선인의 집이 있는 서초4동에서도 76.23%를 얻어 서초구 평균(65.1%)을 상회했다.   앞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25개 자치구 전체에서 승리했고, 양자구도로 치러진 18대 대선에선 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강남3구와 강동구, 용산구 만을 내줬을 뿐이다. 현재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구의 구청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대부분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로선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탄탄한 조직기반으로도 부동산 민심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부동산 민심이 들끓었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25개 자치구 모두 패배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많이 누그러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시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38.18%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현 시장(57.50%)에게 역대급 패배를 당했다.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에 따른 표심 변화도 관심을 끌었다. 노원구는 윤 후보와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회의원을 지낸 노원병 지역구가 있다. 안 대표와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당 대표가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안 대표는 19대 보궐선거와 20대 총선에서 각각 60.46%와 52.33%라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이 후보가 48.9% 득표로 앞서, 윤 당선인은 단일화에 따른 ‘안철수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사전투표 먼저 개표…개표율 10%, 李·尹 격차 줄어

    사전투표 먼저 개표…개표율 10%, 李·尹 격차 줄어

    선거 개표 초반…李 근소한 차이로 앞서가7.77→5.55→3.28%포인트…격차 점점 줄어최종 결과 윤곽 드러나려면 더 기다려야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 개표율이 10%를 넘어선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초반 근소한 차이의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개표율이 높아질수록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다. 최종 결과 윤곽은 10일 새벽쯤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10분부터 시작된 개표는 오후 10시 45분 현재 10.02% 진행됐다. 이 후보는 50.04%의 득표율로 윤 후보(46.76%)에 3.28%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중이다. 이어 심상정 정의당 후보 1.92%,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0.75% 순이다. 앞서 오후 10시쯤 개표율이 3.17%이던 시점에는 이 후보가 52.34%, 윤 후보가 44.57%로 양자 간 격차가 7.77%포인트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후 10시 20분쯤 개표율 5.02% 시점에는 이 후보가 51.21%, 윤 후보가 45.66%였다. 격차는 5.55%포인트를 기록했다. 대선 개표는 봉투가 없는 투표지(관내 투표)와 봉투가 있는 투표지로 분류해 진행 중이다. 봉투가 없는 투표지는 관내 사전투표·본투표 순서로 진행된다. 회송용 봉투를 개봉해 투표지를 꺼내야 하는 관외 사전투표와 재외국민·선상·거소투표의 개표는 별도 구역에서 진행한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초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구조사에 잡히지 않은 사전투표 및 본투표 당일 확진·격리자 투표 결과 등이 승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인 36.93%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호남 지역 높은 사전투표율 등을 근거로 이 후보가 사전투표에서 앞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글로벌 In&Out] 우리만의 ‘인도·태평양 구상’이 필요하다/김창범 전략문화연구센터 고문(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글로벌 In&Out] 우리만의 ‘인도·태평양 구상’이 필요하다/김창범 전략문화연구센터 고문(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에게 지정학의 리스크를 넘어 스스로를 지킬 의지와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경고의 종소리’다. 올바른 전략이 평화와 번영의 관건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 당면한 선택은 미중 간 각축의 중심에 놓인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대한 것이다.  ‘인도ㆍ태평양’은 한국을 포함한 지리적 공간이자 국제관계를 다루는 전략적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 지역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인도ㆍ태평양 지역은 ‘미래의 국제질서’를 둘러싼 격전장이다.  2017년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전략’을 채택한 미국을 필두로, 미국 주도하의 ‘쿼드’(QUAD)에 참여하는 인도, 일본, 호주도 이미 각자의 인도ㆍ태평양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양과 태평양의 교차로에 위치한 동남아 10개국의 지역협력체인 아세안(ASEAN)도 2019년 ‘아세안의 인도ㆍ태평양 관점’(ASEAN Outlook on the Indo-Pacific)을 선언함으로써 자신만의 입지와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 택일’을 강요당하는 상황을 피하면서 아세안의 중심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은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 이 지역이 군사안보적인 공간으로 인식됐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군사안보와 경제안보, 가치와 국제규범, 공급망 재편이 망라되는 포괄적인 질서 변환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동맹의 강화와 함께 쿼드 등 네트워크의 확대에서 보듯이 진영화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백악관이 발표한 인도ㆍ태평양 전략 보고서엔 이런 흐름이 잘 담겨 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ㆍ태평양 발전, 동맹과의 강력한 관계 구축, 광범한 경제 번영 증진, 코로나 위기 대응과 기후변화 협력, 안보 강화 등 5개의 키워드가 그것이다. 안보와 경제, 가치와 기술을 포괄하는 새 판 짜기인 것이다. ‘안미경중’(安美經中), 즉 안보는 미국과 협력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력하는 식의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울 여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인도ㆍ태평양 역내 국가는 물론 역외의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도 독자적인 지역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4월 인도ㆍ태평양 협력을 위한 종합 전략을 발표했다. 영국도 지난해 9월 미국, 호주와의 새로운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에 참여하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반면 우리 정부는 인도ㆍ태평양 지역 개념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자세를 취해 왔다. 이로 인해 인도ㆍ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도전과 변화에 수동적인 대응을 하는 데 그치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미중 간 패권경쟁 속에서 선택의 딜레마가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좌표 없이 표류하는 상황이 계속돼서는 곤란하다.  이제 우리도 인도ㆍ태평양 전체를 아우르는 독자적인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입지, 환경의 변화에 걸맞게 인도ㆍ태평양 비전과 구상을 마련해야 한다. 부처의 경계를 넘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외교, 안보, 경제적 자산을 하나로 묶어 내야 한다. 범정부 차원에서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그리고 오세아니아를 연결하고 관통하는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외교부 내 ‘인도ㆍ태평양 지역실’ 신설도 검토해야 한다.  ‘전략적 자율성’을 높이고 동맹과 연대의 네트워크를 확충해야 한다. 규칙에 기반한 질서 형성의 원칙을 견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별국가 관계 중심의 ‘점과 점’을 잇는 외교에서, ‘선과 선’을 연결하고 이를 면으로 확장하는 입체적 네트워크 외교로 발전시켜야 한다. 격랑의 시대를 헤쳐가기 위한 우리만의 좌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 이재명 “당선되면 북에 즉시 특사” 정성장 “누가 되든 이렇게 했으면”

    이재명 “당선되면 북에 즉시 특사” 정성장 “누가 되든 이렇게 했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투표를 하루 앞둔 8일 “당선(되면) 즉시 미국, 중국, 일본,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 실용적 대북접근법을 위한 외교 채널을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위기극복·국민통합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의 전쟁 위협을 제거하겠다”며 “강력한 자주국방을 바탕으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펼쳐 평화와 공동 번영의 새 길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북한 특사 파견 방침 등을 내세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제타격론 등과 차별화하고, 평화와 안정의 메시지로 중도 표심에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은 ‘국민통합정부’보다 앞설 수 없다”며 “선거 과정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수많은 갈등을 빚었다. 통합된 국민의 정부가 돼 깨끗이 치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의 역사가 과거로 퇴행하느냐,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결정될 중차대한 갈림길에서 무겁고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보복과 증오로 가득 찬 검찰 왕국,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사회, 민생의 고통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구태 정치를 더 방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제주를 찾아 “나라를 바꾸기 위해 한 분도 빠짐없이 내일 투표해달라”면서 “정치 문법, 셈법도 모르는 제가 여러 달의 마라톤 여정을 마치고 이제 결승점을 앞둔 스타디움으로 뛰어 들어왔다. 제가 1번으로 결승 테이프를 끊고 나라를 바꾸고 제주를 바꿀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을 겨냥해 “지난 오랜 기간 제주에 약속만 하고 제주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이기적인 정치세력과 달리 (제가) 제주를 책임 있게 제대로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제주도민의 삶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머슴이 주인을 제대로 섬기는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발전도 제주도의 발전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한 분도 빠짐없이 내일 투표해달라. 정직하고 책임 있게 나라와 제주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언급한 것과 같은 국정 운영 방향과 통합에의 의지 표명 같은 메시지는 없었다. 오후 부산 유세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분석자료-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외교·안보·대북정책 비교 및 대선 이후 차기 정부의 과제’를 통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오는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원자력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데 대한 미국의 동의와 협조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처음부터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결국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들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정 센터장은 북한과 미국, 중국을 설득할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교한 전략 수립과 대내적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주도해 ‘한반도 비핵·평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보수와 진보 진영을 아울러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대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의미있는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 북미 양자뿐만 아니라 남북미중 4자, 남북미중일러 6자 등 다양한 비핵화 협상틀을 동시 가동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천명하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과거 남북 및 한중 관계 관리에 실패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을 것이 아니라 야당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초당적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중국 및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면서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에 나오게 했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 및 대북정책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임기 초부터 한국의 미사일 전력과 정찰자산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할 전략사령부 창설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이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세계 6위의 군사강국으로 부상한 상황에 미국의 확장억제에 더욱 의존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해결하려는 자세보다 자강력을 강화하면서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건강한’ 한미동맹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서울광장] 대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김성수 논설위원

    “김○○씨가 영부인이라고 대통령 전용기 트랩에서 내리며 손을 흔드는 장면은 상상만 해 봐도 끔찍하고 창피하다.” 얼마 전 만난 지인이 이런 얘기를 했다. 그는 실명을 콕 집어서 말했다. 그간 드러난 흠결 때문일 게다. 그런데 ‘김○○’씨는 다른 사람으로 얼마든지 치환이 가능하다. 유력 두 후보의 배우자 모두 김씨다. 두 후보의 부인은 모두 선거 내내 입길에 올랐다. 한 사람은 ‘황제의전’, 법인카드 유용이 불거져 진땀을 뺐다. 다른 쪽은 경력과 학력 허위 의혹, 주가 조작 논란에 시달렸다.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두 명 모두 마지못해 사과 기자회견을 했던 것까지 공교롭게 똑같다. 물론 대통령 부인이 정치인은 아니다. 부인을 보고 대통령을 뽑는 건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에게 부인은 ‘감표’ 요인이었다. 그래선지 배우자들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배우자가 있는데도 선거 지원 활동을 전혀 안 한 ‘이상한’ 대선은 처음이다. 국가적 어젠다를 논하는 거대 담론이 사라진 대선도 처음이다. 생활공약이라는 명분하에 선심성 공약만 난무했다. 오죽하면 ‘동네선거’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그런데도 공약에 쏟아부을 돈은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자체 추산으로도 각각 300조원(이재명)과 266조원(윤석열)에 달한다. 어느 쪽도 이 돈을 어떻게 조달할지 구체안은 없다. 대대적인 증세가 불가피한 만큼 차라리 당선 후 “공약을 다 지키기는 어렵다”고 솔직하게 양심선언이라도 하는 게 어떠냐는 말까지 나온다. 선거 내내 상호 비방도 도를 넘었다. 필설로 옮기기 부끄러울 저주성 막말을 후보는 물론 지지한다는 사람들이 퍼부었다. 부인에게 성상납을 받았다는 믿기 어려운 성희롱성 막말까지 나왔다. 아무리 걸러 들어도 국민들에겐 적잖은 스트레스였다. 막말선거는 선거 막판엔 ‘폭력선거’로까지 변질됐다.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앞으로도 이런 진흙탕 대선이 또 있을까 싶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판에 직접 뛰어든 것도 초유의 일이다. 윤석열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이 도화선이 됐지만, 임기 두 달을 남기고도 흔들리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40%의 지지가 바탕이다. 야당은 문 대통령이 노골적인 대선 개입의 선봉에 섰다고 비난한다. 청와대가 해명을 했지만 이번 대선은 사상 최초로 여야 후보 양자 대결이 아니라 여·야·청 3자 대결 양상을 빚고 있다. 무려 1632만명이 참가한 사전투표가 1960년대 막걸리·고무신선거보다도 못한 ‘소쿠리선거’로 전락한 것도 전대미문의 일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비난의 화살을 다 맞고 있지만 결국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무능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내일이 벌써 대선 투표일이다. 누가 돼도 대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 윤석열 후보가 이긴다면 172석의 야당과 싸우는 여소야대 정국이 곧바로 시작된다. 거대 야당에 휘둘려 임기 시작부터 국정 운영이 흔들릴 수 있다. 이재명 후보가 승리해도 비주류로 당내 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데다 야당과 갈등의 골이 깊어 약속했던 정치개혁과 개헌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누가 승리하든 어렵지만 최우선으로 실천할 과제는 ‘갈라치기’로 쪼개진 민심을 수습하면서 통합의 토대를 다지는 일이다. 대선 때는 누구나 다 통합을 외쳤지만 안타깝게 아무도 지키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소망”이라고 했지만 결국 국민을 배신했다. 통합정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다시 한번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외쳤지만 임기 5년 내내 편가르기만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윤 후보 모두 이념 과잉과 진영 논리를 극복하는 통합정부를 약속했다. 이 약속을 깨면 안 된다. 국민들이 임기 내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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