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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이한 천재들의 산책… 세상을 바꿔놓은 잡담

    기이한 천재들의 산책… 세상을 바꿔놓은 잡담

    ‘외로움·지적 고립’ 감정 공유했던 두 천재 업적 세워도 고독했던 대가들의 빛과 그늘천재는 외롭다고 한다. 위대한 사상가며 과학자 중엔 외롭게 살다 간 이들이 적지 않다. 남과 구별되는 창의성으로 기상천외한 성취를 남기고도 인정받지 못하거나 거꾸로 외면당하는 고독한 영혼이 수두룩하다. 미국 과학작가이자 철학자인 짐 홀트는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에서 세상을 바꿔 놓은 이론이며 그 주인공에 얽힌 빛과 그림자를 들춰 흥미롭다. ‘문외한에게는 빛나는 통찰을, 전문가에게는 뜻밖의 참신한 반전을 선사하고 싶은 칵테일파티용 잡담’이란 서문처럼 걸출한 이론과 사람을 깊이와 재미로 버무린 수준이 녹록지 않다. 책의 제목으로 택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쿠르트 괴델의 우정은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다. 상대성이론으로 물질세계에 관한 개념을 뒤집은 아인슈타인과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가장 위대한 논리학자로 불리는 괴델. 붙임성이 좋고 웃기 좋아하는 아인슈타인과 침울하고 비관적이었던 괴델, 두 사람은 정반대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늘 단둘이서만 이야기하길 즐겼다고 한다. 혁명적 사상을 독자적으로 내놓으며 지적인 고립의 감정을 공유했던 셈이다. 후대에 두 천재는 ‘이 세계는 우리 개개인의 인식과 무관하게 합리적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결국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던 인물´로 함께 묶인다.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튜링의 계산 가능성과 결정문제, 프랙털, 범주론, 고차원, 진리이론. 책의 특징은 이런 걸출한 이론들의 깔끔한 정리에 입체적으로 붙인 스토리 전개이다. 이를테면 빅토리아 시대의 학자 프랜시스 골턴은 일기예보와 지문 감정 분야를 개척한 인물임에도 선택적 번식을 통해 인류를 향상시킨다는 업적으로 해서 유사과학의 아버지로 매도된다. 불행한 결말을 맞은 대가들의 이야기도 예사롭지 않다. 괴델은 유일한 대화 상대였던 아인슈타인이 세상을 떠난 후 더 심하게 내성적으로 변했다. 망상에 시달리다 음식을 거부한 채 병원에서 영양실조로 숨졌다. 컴퓨터 개념을 고안했고 나치의 애니그마 암호를 해독해 수많은 생명을 구해낸 앨런 튜링은 청산가리가 든 사과를 깨물고 목숨을 끊었다. 순수수학과 상업주의를 둘러싼 논쟁을 비롯해 과학, 수학계의 해묵은 논쟁 궤적을 훑는 재미도 쏠쏠하다. 골턴의 이론에 따라 시도된 유럽과 미국의 우생학 프로그램들에선 과학이 어떻게 윤리를 타락시키는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한 세대 이상 ‘끈 이론’ 전쟁을 벌이고 있는 물리학계를 향해 “아름다움은 곧 진리라는 등식이 지난 세기 대부분의 기간 물리학자들을 사로잡았지만 그 등식 때문에 물리학자들이 길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꼬집고 있다. 특히 전쟁 부상자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친 플로렌스 나이팅케일의 예를 들어 지적한 ‘도덕적 성인’이 주목할 만하다. 책에서 나이팅게일은 다정하고 헌신적인 자비의 천사가 아니라 걸핏하면 화를 내고 굽히지 않는 꼬장꼬장한 의지와 예술가 기질을 가진 자기중심적 여성으로 소개된다. 나이팅게일의 숨겨진 면모를 들춘 저자는 “필요한 기술적, 조직적 능력뿐만 아니라 위대한 이타적 업적을 달성하려면 뛰어난 창의성도 필요한 것 같다”고 쓰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헤르만 파르칭거 지음, 나유신 옮김, 글항아리 펴냄) 독일 최고 권위의 라이프니츠상을 수상한 고고학자가 쓴 문자 발명 이전 인류의 700만년 역사에 관한 서술. 식량과 거처만 확보되면 더 나은 것을 향한 시도를 거의 하지 않았던 인간이 효율성과 최적화를 추구하기 시작한 석기 시대, 문자가 아닌 다른 의사소통 방식으로 자연이 만든 한계를 넘어서려고 했던 인간의 행보를 담았다. 1128쪽. 5만 4000원.좋은 느낌이 특별한 인생을 만든다(이장민 지음, 이담북스 펴냄)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저자의 ‘치유’ 에세이. ‘느낌’이란 무엇이며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좋은 느낌이 왜 필요한지 심리학과 양자역학 관점에서 풀어놓는다. 특히 좋은 느낌을 깨우는 활동 중 음악을 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이유와 음악을 통해 인생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281쪽. 1만 5000원.조선인민군(김선호 지음, 한양대학교출판부 펴냄) 역사학자가 쓴 북한군 전문 연구서. 새로 발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민군이 창설되고 북한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인민군이 소련군을 모델로 창설됐다는 통설을 넘어 소련군·중국군·일본군으로부터 다양하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 준다. 720쪽. 3만 5000원.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김동식 지음, 요다 펴냄) 2018년 ‘회색 인간’으로 데뷔한 김동식의 신작 소설집. 카카오 페이지 연재 당시 반응이 좋았던 작품과 신작 등 단편 23편을 실었다. 표제작은 SF와 판타지, 스릴러 등을 쓴 작가의 첫 로맨스 소설로 지구 멸망을 일주일 앞두고 사랑에 빠진 남녀의 생존기를 그렸다. 392쪽. 1만 3000원.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펴냄) 영국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일본인 보육사가 영국 사회의 밑바닥에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현실을 기록했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들이 인종, 국적, 계층이 다른 친구를 만나며 겪는 복잡미묘한 사건을 관찰하며 계층 격차와 다문화 문제라는 민감한 이슈를 풀어낸다. 292쪽. 1만 4000원.기울어진 교육(마티아스 도프케·파브리지오 질리보티 지음, 김승진 옮김, 메디치미디어 펴냄)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확산되는 ‘헬리콥터 부모’의 기원을 톺아본 저작. 자녀에 대한 개별적인 욕망과 애정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양육의 문제를 경제적 변화에 대한 부모의 합리적 반응으로 설명한다. 512쪽. 2만 3000원.
  • 양자컴 개발에 큰 영향…호주 연구진, ‘58년 난제’ 우연히 풀었다

    양자컴 개발에 큰 영향…호주 연구진, ‘58년 난제’ 우연히 풀었다

    58년간 풀리지 않은 난제를 호주 연구팀이 우연히 풀어냄으로써 양자컴퓨터 등의 개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인뉴스 등 호주 매체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등 연구팀이 전기장만을 사용해 단일원자의 핵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198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물리학자인 니콜라스 블룸베르헨 박사가 1961년에 세웠던 가설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 공동저자로 UNSW의 빈센트 모리크 박사는 “우리는 원래 금속원소인 안티몬의 단일원자에 자기공명을 시도했었다. 그런데 실험을 시작하자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이 원자 핵은 어떤 주파수에서 반응하지 않지만 또다른 주파수에서는 강한 반응을 보이는 등 매우 이상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런 결과는 잠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했다”면서 “이는 자기공명 대신 전기공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임을 깨닫고 유레카를 외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 책임저자로 양자컴퓨팅 전문가이기도 한 안드레아 모렐로 교수도 이 기술은 양자역학에 관한 여러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발견은 이제 우리가 단일원자의 핵 스핀을 이용해 양자컴퓨터를 만들 길을 열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게다가 우리는 이런 기술을 정교하고 정밀한 전기장· 자기장 센서로 쓰거나 양자역학의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팅은 컴퓨터가 극도로 정교한 방법으로 정보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오늘날 슈퍼컴퓨터보다 강력한 계산능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핵 스핀을 자기장 대신 전기장으로 제어하면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들 연구자는 자기장을 생성하려면 거대한 코일과 높은 전류가 필요한데다가 자기장을 작은 공간에 놓기가 어렵지만, 전기장은 작은 전극의 끝부분에서 생성될 수 있어 원자는 나노전자 장치 안에서도 쉽게 제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렐로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의학과 화학 그리고 광업에서 쓰이는 핵자기공명(NMR) 기술의 패러다임이 흔들렸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는 NMR 기술을 환자 몸속을 아주 세밀하게 관찰하는 데 쓰지만, 광산 회사에서는 이를 암석 표본을 분석하는 데 쓴다. 이 모든 것은 매우 잘 작동하지만, 특정 용도의 경우 자기장을 사용해 핵을 제어하고 검출해야만 하는 필요성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획기적인 결과는 또다른 발견과 응용이라는 보물창고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만든 이 시스템은 우리가 매일 겪는 고전 세계가 양자 영역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연구하는 데 충분한 복잡성을 지녔다”면서 “게다가 우리는 이 시스템의 양자 복잡성을 이용해 엄청나게 감도가 향상한 전자기장 센서를 만들 수 있고 이 모든 것은 실리콘으로 만든 단순한 전자 장치로 금속 전극에 적은 양의 전압으로 제어된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11일자)에 실렸다. 사진=UNSW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마당] 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는 건/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는 건/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잉크를 머금은 깃털이 날아오른다.내가 꿈꾸는 자리에, 흐느끼는 자리에깃털아 내 대신 눈물을 흘려다오.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깃털이 노래의 날갯짓을 한다.근심 걱정을 날려보낼 수 있도록눈물아 말라버리지 말아다오. 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건반에 손가락이 그림을 그린다.열 개의 붓이 모자랄 정도로노래야 흑백의 오선지에 색깔을 입혀다오.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손가락으로 말을 한다.단호한 스타카토와 숨결 가득한 레가토로소리야 확고함과 유연함을 표현해다오. 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고한데 묶어 함께하도록친구야 관용의 울타리를 만들어다오.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천지의 진동에게 부탁한다.그의 귀에 속삭일 수 있도록 바람아 한 움큼만 빌려와다오.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모래위에 내 이름 석 자를 적는다.물에 잠겨 이내 휩쓸려 가더라도파도야 자연의 섭리에 나를 데려가다오. 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위대한 어머니에게 입맞추고순결한 아이를 보듬어 줄 수 있도록그대 사랑의 힘을 나에게 실어주오.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침을 뱉고 뺨을 때리는 사람을토닥여 주고 쓰다듬어 줄 수 있는,아버지여, 강인함과 따뜻함을 제게 주소서. 점을 찍고 선을 긋는다.손발에 못질을 당하면서도저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는,신이시여, 용기와 관대함을 제게 주소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점인 세포들이 모여 사람이라는 위대한 창조물을 이루었지만, 자연이나 우주 앞에 우리는 점으로 표현될 수 없을 만큼 작다. 우리는 우리보다 상위 단위인 자연과 신에게 점과 선을 빌려왔을 뿐이다. 점이 커지면 부담스럽다. 점은 간결하고 깔끔하게 작은 것이 좋다. 극도로 큰 별이 팽창하면 결국 터지면서 주위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버리듯이. 대신 선을 곱게 가꾸자. 양자역학의 전자단위나, 우주의 별들은 각자 그들의 궤도에서 선을 행하고 있다. 선은 움직여야만 그어진다. 행동해야 선이 이루어진다. 대단한 전투력이나 영웅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작은 점들이 모여서 큰 선을 이룰 것이다. 작은 고갯짓으로 주위를 둘러보자. 나의 시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 작은 미소를 지어 보자. 그들도 함께 웃을 것이다. 작은 춤사위로 즐거워보자.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작은 움직임이 모여 세상이 바뀌기를 소원한다. 점 하나에 울고 웃는다는 말이 오늘 더 실감이 난다. 선 하나로도 선과 악을 드나들 수 있으니, 지금 내 손에 쥐어진 잉크를 머금은 깃털을 어디에 찍을지 신중해진다.
  • [이광식의 천문학+] ‘양자론’ 우주의 궁극적인 철학인가?

    [이광식의 천문학+] ‘양자론’ 우주의 궁극적인 철학인가?

    아인슈타인 이후 20세기 최고의 천재 물리학자로 평가되는 미국의 리처드 파인만은 1965년 양자전기역학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지만 양자역학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양자역학을 정말로 이해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선언은 곧, 인간의 지능으로는 양자의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고백에 다름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양자란 과연 무엇이며, 양자의 세계란 대체 어떤 곳일까? 양자(量子·Quantum)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로 ‘단위’라는 뜻이다. 양자론에 따르면, 에너지와 물질들은 연속적인 양이 아니라 모두 띄엄띄엄한 최소 단위의 덩어리인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 빛 역시 양자의 묶음이며, 광자(光子)는 전자기장의 양자이다. 요컨대, 세계는 우리가 눈으로 보듯이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불연속적이라는 말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신화를 버리고 우주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를 추구한 이래로 가장 의미심장한 관점의 변화이자 20세기 과학의 위대한 발견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있는 ‘양자이론’은 실제 우리 생활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한마디로 말해 현대문명을 거의 떠받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먼저 현대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컴퓨터는 양자역학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컴퓨터의 필수 부품인 반도체가 바로 양자역학의 산물이며, 스마트폰, 전자레인지, 원자력, MRI 장치 등이 모두 양자역학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처럼 양자역학은 상대성이론과 함께 현대 물리학의 기둥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철학, 문학, 예술 등 여러 분야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이론으로 꼽힌다. 세계는 ‘확률’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 같은 아원자 입자들은 한순간에 여기 있다가도 다음 순간에는 저기에서 발견되는 등 정해진 자리가 없다. 심지어 어떻게 움직이는지 조차 알 수 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어느 영역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뿐이다. 이 확률이란 전자의 위치나 이동경로가 관찰하기 전까지 어느 한곳에 결정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므로, 하나의 전자는 우주 어느 곳에나 존재할 가능성이 있고 우주 어느 곳으로나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나타날 확률도 0는 아니다. 이는 우리의 인식이 불완전한 것이라 전자의 위치나 이동경로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 세계가 ‘확률’로 이루어져 있다는 새로운 20세기 과학철학이다. 뉴턴은 자연을 하나의 거대한 기계, 즉 인과적이고 결정론적인 관계들에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와 같다고 생각했다. 뉴턴이 보기에 이 우주는 신의 완벽한 창조물로서 규칙적이고 조화로운 존재자이며, 따라서 자연법칙에 의해 언제나 정확하고 완벽하게 예측될 수 있는 것이다. 곧, 뉴턴 역학은 핵심은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결정론을 견지한다. 그런데 20세기 초에 새로이 등장한 양자 이론은 이러한 믿음들을 근본부터 뒤흔들어 놓았다.양자론의 개척자 닐스 보어에 의하면, 전자의 ‘실재’가 무엇인가 묻는 그 자체는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 ‘실재’가 과연 무엇인지 물리학이 설명해주지 못하지만, 자연에 대한 우리의 견해만은 제공해준다고 믿는 보어는 하나의 원자가 두 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으며, 결과가 원인보다 먼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 양자의 세계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그는 “우주의 삼라만상이 우리가 그것을 관측했을 때 비로소 존재한다”면서 심지어 달까지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 자신의 광양자(光量子) 가설을 통해, 빛이 실재하는 입자로 구성되어 있음을 증명하여 양자론에 주춧돌 하나를 놓았던 아인슈타인은 그러나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양자 이론 자체를 늘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양자 이론에 따르면 우연 또는 확률, 곧 예측 불가능성이 이 우주를 지배하게 된다. 즉, 양자 이론은 비록 우리가 우주의 현재 상태를 완벽하게 알고 있다 하더라도, 미래의 상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오직 확률적 예측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결정론적 사고에 대한 전면 부정이다. 또한 올바른 과학 이론이라면 우주를 실재하는 그대로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어야 하는데, 양자 이론은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재 상태를 우리가 정확히 알고 있다 하더라도, 미래의 상태에 대해서는 오직 확률적인 예측만이 가능하다는 양자론의 비결정론적 주장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말로 이에 강하게 반발했으며, 보어는 “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세요”라며 반박했다. ‘숲속 큰 나무는 쓰러져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18세기 영국의 경험론 철학자 조지 버클리는 ‘존재하는 것은 지각된 것이다’고 말했는데, 이는 곧 ‘지각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과 같은 말이다. 그는 또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아무도 없는 숲에서 큰 나무가 쓰러지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 말 역시 ‘아무도 보지 않으면 큰 나무는 쓰러진 것이 아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어는 이 버클리의 관점을 양자론에 적용해, “어떠한 사물도 관측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특성이란 것도 없다”고 주장하며, 이것이 양자론의 특성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 주장했다. 이 같은 보어의 주장에 철학자들은 분개하며 물리학자들이 사물에 대해 너무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반면, 양자론자들은 철학자들이 물리적인 세계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고 생각했다. 보어에게 배웠던 미국 물리학자 존 휠러는 심지어 “철학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철학자들에게만 맡겨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보지 않으면 없는 것이다.’ 50년대 초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시절, 아인슈타인은 가까운 젊은 후배 물리학자 에이브러햄 파이스에게 이렇게 물었다. “자네는 정말 자기가 달을 쳐다봤기 때문에 달이 거기 존재한다고 믿는가?” 아인슈타인은 후배에게 위안이 되는 답을 기대했겠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오랜 시간 후 아인슈타인의 전기를 쓴 파이스의 글에 나와 있다. “나는 아인슈타인이 왜 그토록 과거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현대 물리학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대가임에도 불구하고 19세기식 인과율을 끝까지 고집했다.” 우주를 지배하는 것은 결정론이 아니라 우연이며 확률인 것이다. 우리를 포함한 세계는 결국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 게 아닌가. “관측하지 않으면 없는 것이다”는 양자론의 교의는 어떤 면에서는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떠올리게 한다. ‘모든 것은 우리 마음이 지어내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이 말은 ‘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는 양자론과 일맥 상통한다. 그래서 양자론자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불행한 것은 불행에 초점을 맞추고 보기 때문이다. 당신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라. 그러면 당신은 행복해질 것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큰 나무가 쓰러져도 소리가 나지 않으니까.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주는 산타할아버지, 슈퍼맨 만큼 빠를까?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주는 산타할아버지, 슈퍼맨 만큼 빠를까?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피할 수 없는 그 날, 크리스마스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평소 갖고 싶었던 선물을 조르지 않고도 산타할아버지에게서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큽니다. 아이들은 선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산타클로스에 대한 온갖 질문공세로 부모들의 상상력을 총동원하게 만듭니다. 그런 질문들을 받다보면 저 역시 ‘산타클로스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 할까’라는 궁금증이 떠오릅니다. 그런 궁금증은 과학자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가장 먼저 궁금증 해결에 나선 것은 항공공학자들입니다. 이들은 산타가 24일 밤 10시부터 25일 새벽 6시까지 종교와 상관없이 전 세계 약 20억명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다고 가정하고 이동속도를 계산했습니다. 세계 평균 출산율을 기준으로 한 가정에 평균 2.67명의 아이가 있으며 이들은 극지방과 사막 등을 제외한 5억 1800㎢에 넓게 분포돼 있고 각 가구들은 평균 2.67㎞ 떨어져 있다고도 가정했습니다. 그 결과 산타가 방문해야 할 가정은 약 7500만 가구이며 초속 2272㎞의 속도로 썰매를 끌어야 한답니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서 올 초 펴낸 ‘2019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77억 1500만명이며 그 중 14세 이하 어린이는 20억 590만명이니 2000년 중반의 계산 결과를 현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겁니다. 엄청나게 빨라보이지만 이 속도는 비행속도만 계산한 것 입니다. 산타가 썰매에서 내려 창문이나 굴뚝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 선물을 놓고 나오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이동속도는 더 빠를 것입니다. 결국 한 집을 방문하는 시간은 100만분의 1초 수준인 마이크로초(㎲)에 불과할 것입니다. 눈 깜박하는 시간은 평균 100~150밀리초(㎳)라는데 이보다 더 빠른 시간이니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를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 계산에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물체가 음속보다 빨리 이동할 때는 ‘소닉붐’이라는 엄청난 폭발음이 발생합니다. 선물을 기다리다 전 세계인이 난청에 시달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이에 대한 해결책은 물리학자와 경영학자들이 내놨습니다. 산타클로스를 돕는 요정들이 있거나 지역별로 산타가 있어서 배달지역을 분담하면 각각의 썰매는 소닉붐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선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물리학자들은 산타할아버지 1명이 양자역학 원리에 따라 동시에 여러 곳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영국 엑스터대 실험심리학자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에 대한 설문조사와 심리분석 결과를 발표 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산타할아버지의 실체에 대해 알기에 가장 적절한 나이는 10살 전후이며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느닷없이 사실을 폭로하게 되면 아이들은 어른에 대한 신뢰감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가 깃드는 성탄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2019년 한 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이르긴 하지만 내년에는 독자 여러분 모두 아이들처럼 호기심 가득하고 항상 행복한 모습이길 기원합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과기정통부, ‘2019 미래인재 심포지엄’ 성료

    과기정통부, ‘2019 미래인재 심포지엄’ 성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6일 더케이호텔에서 진행한 ‘2019 미래인재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미래 우리나라 과학기술 인재 정책 방향에 대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개최됐으며, 카이스트 등 4대 과기원, 한국과학창의재단,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이 공동 주관했다. 이에 16년도 호암 과학상 수상자이자 양자역학의 대가인 김명식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대 교수를 비롯해 국양 DIGST 총장, 조황희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원장,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이준호 서울대 자연대 학장 등 30여 명의 전문가가 참가했다. 행사순서는 오프닝세션, 기조세션, 3개 분과세션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오프닝 세션에서 김명식 교수는 바람직한 미래의 인재상을 제시하고, 합리적인 사회와 튼튼한 경제를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발전시키고 설명하려 하는 인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학계·기업·청년과학자를 대표하는 패널들이 미래 인재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패널에는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명식 임페리얼칼리지 런던대 교수, 민동준 연세대 부총장, 이미라 GE 전문, 동서연 숙명여대 교수가 참석했다. 다음으로 기조 세션에서는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인구감소, 뉴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젊은 과학자층을 두텁게 육성하는 체계 구축’을 중점 정책방향으로 제시하며 과학기술인재정책 중장기 혁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그간의 과학기술 인재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미래인재 확보를 위한 정책방향을 논의하는 전문가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분과 세션은 인력정책의 주요 이슈인 이공계 대학 교수·연구 혁신, 수·과학 역량 강화, 과학문화 확산 등에 대해 논의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모아진 과학기술 인력정책의 중장기 혁신방향은 제4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문미옥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기초가 튼튼한 과학자들이 우리나라를 이끌어줄 때,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며 “우리 젊은 과학자의 호기심이 세계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인류의 지(知)의 지평을 확대하는데 기여하도록 힘껏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자컴퓨터, 슈퍼컴을 뛰어넘다… ‘플레이어’ 육성이 과제다

    양자컴퓨터, 슈퍼컴을 뛰어넘다… ‘플레이어’ 육성이 과제다

    지난 10월 23일 구글은 그들이 개발한 양자컴퓨터가 특정한 계산문제에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였다는 논문을 유명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발표하였다. 그 과정에서 9월 말쯤 미리 논문의 초안이 실수로(?) 공개되기도 하고, 경쟁사의 반박 논문이 나오기도 하는 등의 해프닝이 있어 대중의 흥미를 유발했다.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양자컴퓨터란 것이 무엇이며 도대체 어떤 일을 그렇게 빨리 해냈다는 것인지 금방 머릿속에 떠오르지는 않는다. 어쨌든 구글의 새 양자프로세서 ‘시커모어’(Sycamore)를 기반으로 하는 초기 형태의 양자컴퓨터 시스템이 개발되었고, 특별한 수학 문제의 해결에 슈퍼컴퓨터에 비해 놀라운 성능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드디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은 양자컴퓨터가 등장한 것이고 양자컴퓨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인가. 지금의 컴퓨터보다 수만배 수억배 빠른 컴퓨터가 드디어 등장해 지금의 컴퓨터를 대체할 것인가. 이러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양자컴퓨터란 무엇인가? 양자컴퓨터가 도대체 무엇인가 알아보기 전에 먼저 컴퓨터란 도대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자. 요즈음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워낙 널리 쓰이고 있고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작동원리 따위를 사용자 입장에서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먼저 컴퓨터는 우리가 하려는 일을 입력받아서(키보드나 터치, 혹은 음성으로) 그것을 적당한 수학적 문제로 바꾼다. 그리고 그에 해당하는 숫자들을 이진법 디지털 신호로 바꾼 뒤 중앙처리장치(CPU)에 넣고 이런저런 작업을 시킨다. 그 결과물로 나온 디지털 신호를 다시 수학 문제의 답으로 해석하고, 그 결과를 우리가 원래 하려던 일의 결과물로 다시 해석해서 우리에게 알려 준다. 간단히 말하면 스마트폰의 자판에서 A자를 누르면 그게 위의 과정을 거쳐서 화면에 A자를 표시한다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이 과정 중에서 디지털 신호 대신에 양자역학적 상태를 신호로 이용하고, CPU 대신 양자프로세서가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서 신호를 처리한다는 점이 다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A 자판을 누르니 A가 표시되더라는 입력과 결과는 동일하다. 양자컴퓨터는 내부적으로 정보의 입력과 처리를 양자역학적으로 다루었을 뿐이다. 그런데 양자역학적으로 신호를 처리하면, 최소한 몇 가지 특별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지금의 컴퓨터보다 어마어마하게 빠른 계산이 가능하다. 그 특별한 문제들 중에서 암호 해독 등이 있다. ●양자역학적인 신호처리는 어떤 것인가 기존의 컴퓨터에서 계산을 빠르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가. 일단 속도를 올려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은 계산을 하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컴퓨터 CPU 클럭을 2GHz에서 4GHz로 올리는 일이다. 또 다른 방법은 여러 CPU를 병렬로 작동시키면 된다. 한 CPU에 여러 개의 코어를 넣거나, 혹은 CPU를 여러 개 동시에 작동시키면 된다. 이렇게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 슈퍼컴퓨터이다. 속도를 2배 올리거나 개수를 2개 늘리면 성능은 대략 2배 증가한다. 기존의 컴퓨터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단위는 0과 1의 디지털 신호를 다루는 ‘비트’(bit)다. 한편 양자컴퓨터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기본단위는 양자비트, 즉 ‘큐비트’(qubit)다. 큐비트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 상태를 이용할 수 있으며, 멀리 떨어져 있는 큐비트 간에도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얽힘 상태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세 개의 비트가 있다고 하면, 각각의 비트는 디지털 신호 0 또는 1 이므로, 우리가 표시할 수 있는 정보는 그중 한 가지 조합, 예를 들어 001 등으로 정해진다. 한편 큐비트는 각 큐비트가 0과 1을 중첩으로 동시에 가질 수 있으므로, 우리가 표시할 수 있는 정보는 000, 010, 111… 등 모든 조합이 ‘동시’에 가능하다(3개의 큐비트라면 8개의 조합이 가능하다). 즉 큐비트를 이용하면 계산공간이 커져서 더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다룰 수 있다. 게다가 큐비트들이 얽힘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한 번의 조작으로 많은 수의 정보를 동시에 변경하고 처리할 수 있으며, 이를 ‘양자 병렬성’(quantum parallelism)이라고 표현한다. 이 경우 큐비트의 수를 2배 늘리면 성능은 4배, 큐비트를 3배 늘리면 성능은 8배 좋아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컴퓨터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성능이 늘어나는 것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특정 계산에서 슈퍼컴퓨터보다 빠를 수 있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양자병렬성’을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학 문제인 경우인데, 아직 몇 가지만이 알려져 있고, 대표적인 것이 소인수분해 문제이다. 이같이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양자컴퓨터에 맞게 완전히 새롭게 고안된 알고리듬이 필수적이다. 소인수분해 문제는 1994년 피터 쇼어에 의해서 양자컴퓨터 알고리듬이 제안되었고, 이 문제가 지금 우리가 널리 쓰고 있는 암호체계(RSA암호)의 원리이기 때문에, 현재 암호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제안된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1990년대 중반부터 양자컴퓨터 연구가 급격히 확대되었다. ●구글 ‘양자우월성’ 곧 달성될 것으로 기대 양자컴퓨터의 큰 전환기는 그 이후 몇 차례 더 있는데, 먼저 2007~2008년경부터 미국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시점, 2014년 구글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2016년 IBM이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로 일반에 공개하는 등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한 일 등이다. 이후 벌어진 개발 경쟁의 결과물이 이번 구글의 양자우월성 발표이며, 이 역시 아주 중요한 티핑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이번에 구글이 사용한 시커모어 프로세서는 초전도 회로로 제작된 큐비트 53개로 구성된 소자이다. 2012년 칼텍의 존 프레스킬 교수는 지금 컴퓨터에서는 매우 어렵지만 양자컴퓨터에는 쉬운 특정 수학 문제를 양자컴퓨터에서 푸는 것을 시연하면, 양자컴퓨터가 최소한 한가지 임무에서는 지금 컴퓨터보다 앞선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다는 제안을 하였고, 이를 ‘양자우월성’(Quantum Supremacy)이라고 명명했다. 구글 팀은 이를 위해서 별칭 ‘qubit speckle’(큐비트 얼룩무늬)이라는 알고리듬을 만들었는데 (레이저 빛이 간유리를 통과하고 나면 반짝이 패턴을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임) 이것은 큐비트 회로에 무작위로 고른 계산을 시키고 그 결과에서 나오는 특정한 패턴을 기존의 컴퓨터로 계산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번 발표는 양자컴퓨터가 대략 200초에 계산한 결과를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인 서밋으로 계산하더라도 약 1만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슈퍼컴 1만년 걸릴 것 단 200초에 계산 가능” 물론 슈퍼컴퓨터에서 새로운 알고리듬을 개발하면 그 시간을 지금보다 대폭 줄일 수 있고, 경쟁사인 IBM은 그 시간을 2.5일 정도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매우 명확하게 양자컴퓨터가 특정한 계산을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잘할 수 있음을 보인 것임에 이견이 없다. 한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이 결과가 베일에 싸여 있다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구글 및 다른 연구팀들은 이미 지난 수 년간 관련 연구결과들을 꾸준히 공개해 왔고 성능 향상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었다. 구글도 이미 2년 전에 이번 실험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였다. 이미 지난해부터 최근에 발표된 하드웨어 성능을 보면서 양자우월성이 곧 달성되리라는 것은 이미 기대할 수 있었다. 구글의 양자AI랩 디렉터인 하르무트 네벤은 금년 초 ‘양자컴퓨터 성능이 이중지수적으로 매우 빠르게 발전한다’는 네벤의 법칙을 언급했고 이미 상반기에 구글이 양자우월성을 달성했다는 소문이 연구자들 사이에 언급되고 있었다.●현실로 다가온 양자기술 앞의 설명에도 양자컴퓨터가 도대체 무얼 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양자현상은 우리의 일상에서 겪는 직관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금방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면 디테일을 간과하거나 잘못 이해한 것이기 쉽다. 20세기 초 원자를 설명하기 위해 태동한 양자역학은 수학적으로 완벽하고 매우 아름다운 이론으로 자연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하며 수많은 혁신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 내용이 우리의 직관과 너무나 달라서 지금 우리의 언어로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는 아직도 논란이다. 그런데 양자기술이 지금처럼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는 시대라면, 뭐 자동차를 운전하는 데 꼭 차동기어의 원리를 이해하거나 그런 것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고 여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만약 당신이 자동차를 개발·제작하는 사람이라면 차동기어의 원리나 유체역학을 매우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그런 시점인 것이다. 전 세계가 지금 양자기술에 열광하고 투자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무언가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 기술이 지금의 기술 패러다임 전반을 완전히 바꾸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가 현재 슈퍼컴퓨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듯이, 양자기술은 지금의 기술을 극한까지 개발하면 되는 기술이 아니라 시작부터 개념부터 완전히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그래서 지난해 말 시작된 미국 정부의 양자 이니셔티브에서는, ‘양자-스마트’(quantum-smart)한 인력을 어릴 때부터 키우는 일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즉 뼛속까지 양자역학의 개념을 체득한, 중첩이나 얽힘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지 않아도 그냥 자연스레 체험으로 알고 있는, 그런 인력이 있어야 다가오는 기술 패러다임 시프트를 선도할 것이라는 점이다. ●비트코인에는 앞으로 상당기간 영향 없을 것 예전에는 원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양자역학을 말과 글로써 열심히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양자역학적으로 동작하는 머신, 즉 양자컴퓨터가 일반 대중에 공짜로 공개되어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학생들과 양자컴퓨터에서 코딩을 조금만 해보면, 앞에서처럼 중첩이니 얽힘이니 열심히 설명하지 않아도 그것이 어떤 것이란 것을 금방 습득한다. 구글의 양자컴퓨터 팀을 이끌고 있는 존 마르티니스 박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물리학자이지만 항상 자신을 양자 엔지니어라고 부른다. 우리 눈앞에서 작동하는 양자머신을 만드는 사람이란 의미이다. 이제는 양자역학을 실생활에서 직접 체험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양자우월성에 대한 소식이 전해진 그날,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양자컴퓨터는 당장, 그리고 앞으로도 한참 동안, 비트코인에 전혀 영향이 없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그때 저가에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다. 양자컴퓨터에 대해 과장해 이해한 사례다.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빠르게 발전해 장기적으로는 암호 해독, 중단기적으로는 신약이나 신물질 개발 등의 응용분야에 도움을 줄 것이다. ●양자컴퓨터 시대 무얼 준비할 것인가 그러나 양자컴퓨터가 어떤 중요한 일을 해 줄지, 하드웨어가 어디까지 개발이 될지는 아직은 잘 모르는 열린 문제이다. 양자컴퓨터의 성능이 계속 향상되면서, 각 단계의 성능에 맞는 활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할 뿐이다.그래서 지금을 NISQ(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시대라고 부른다. 몇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양자컴퓨터는 매우 비싸고 덩치가 큰 물건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양자컴퓨터는 클라우드 형태로 운영될 것이다. 현재의 컴퓨터는 앞으로도 지금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며, 양자컴퓨터는 현재의 컴퓨터가 지금까지는 아예 못했던 문제들을 새롭게 해결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 자명한 것은, 양자기술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기술이라서 미리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것은 단지 투자의 규모를 늘리는 문제가 절대 아니다. 영화 ‘타짜’에서 정마담이 말하지 않았던가 “호구는 밑천이 적어서 돈을 잃는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게임을 잘하는 실력 있는 ‘양자-스마트’ 플레이어를 길러내는 것이 승리의 핵심이다. 사람이 전부다. 정연욱 한국표준연구원 연구원■ 정연욱 연구원은 필자 정연욱 연구원은 한국표준연구원 소속으로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온 뒤 모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독일 율리히연구소 연구원(1997)과 서울대 연구원(1999-2002), 미국 상무부 표준기술연구소인 NIST Boulder 연구원(2002-2005)을 거쳐 2005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 [와우! 과학] 마침내 ‘슈뢰딩거의 고양이’ 산 채로 볼 수 있다

    [와우! 과학] 마침내 ‘슈뢰딩거의 고양이’ 산 채로 볼 수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산 채로 볼 수 있을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새 연구가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물리학 뉴 저널’(New Journal of Physics)에 발표된 새 연구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생사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양이를 엿볼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1935년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가 양자역학 이론의 불완전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고안한 사고실험에 나오는 가상의 고양이를 말한다. 슈뢰딩거는 자신이 만든 파동방정식의 해(파동함수)가 확률을 뜻한다는 막스 보른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이 사고실험을 고안해냈다. 사고실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양이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된 상자 속에 들어 있고, 이 상자에는 청산가리가 들어있는 병이 방사능이 검출되는 가이거 계수기에 밸브로 연결되어 있다. 시간당 50% 확률로 붕괴하는 라듐 알파입자가 붕괴하여 방사능이 나오면 계수기가 검출하는 순간 연결된 망치가 내리쳐져 유리병을 깨고 청산가리를 방출하여 고양이가 죽게 설정돼 있다. 따라서 한 시간 뒤 고양이는 50%의 확률로 살아 있거나 죽어 있을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이때 고양이는 죽은 상태와 산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고 보며, 상자를 여는 순간 확률이 붕괴되어 둘 중 하나의 상태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슈뢰딩거는 고양이에게 그런 상태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양자역학의 확률 해석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새 연구는 아원자 입자의 신비한 행동을 설명하는 이 사고실험에서 불행한 가상의 고양이를 영구히 죽이지 않고도 상자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 것으로, 이를 통해 물리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역설 중 하나에 대한 과학자의 이해를 증진시킨다.아원자가 활동하는 미시세계와 다른 우리의 평범한 거시세계에서는 우리가 단지 물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그것의 상태가 바뀌지는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상을 충분히 확대하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일본 히로시마 대학 물리학과 홀거 F. 호프만 교수는 “보통 우리가 단지 보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보기 위해서는 빛이 있어야 하고 빛은 물체를 변화시킨다“고 전제한다. 하나의 광자(빛알)조차도 보고 있는 물체에 에너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대표저자 호프만과 히로시마 대학교 학부생으로 연구에 참여한 카르틱 파테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엿보기 위해 ‘대상을 변화시킴 없이 관측하는’ 기법에 대해 연구했다. 그들은 초기 상호작용(고양이를 바라 보는)과 판독 값(생존 또는 사망 여부를 구분)을 분리하는 수학적 프레임을 만들었다. 호프만은 "우리의 주요 동기는 양자 측정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며, 핵심은 측정을 두 단계로 분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함으로써 호프만과 파테카는 고양이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전혀 손실 없이 초기 상호작용에 관련된 모든 광자를 잡아내 고양이를 관측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따라서 판독하기 전에 고양이의 상태(또한 고양이의 모습과 변화)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측정을 읽을 때만 정보가 손실된다. 호프만은 “흥미로운 점은 판독 프로세스가 두 가지 유형의 정보 중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정보를 완전히 삭제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관련한 그들의 작업방법은 다음과 같다. 고양이가 여전히 상자 안에 있지만, 고양이가 살아 있는지 또는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부를 들여다보는 대신 상자 안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한다. 사진이 촬영되면 카메라에는 두 종류의 정보가 담긴다. 사진을 찍은 결과로 고양이가 어떻게 변했는지(연구자들이 양자 태그라고 부르는 것)와 상호작용 후 고양이가 살아 있는지 또는 죽었는지 여부다. 그 정보 중 어느 것도 아직 손실되지 않았다. 이미지를 ‘현상’하는 방법에 따라 하나 또는 다른 정보를 확보한다. 호프만은 동전 던지기를 생각해 보라고 한다. 동전이 던져졌는지 또는 던져진 동전이 앞면인지 뒷면인지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알 수는 없다. 또한 퀀텀 시스템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알고 그 변경사항을 되돌릴 수 있으면 초기 상태를 복원할 수 있다.(동전의 경우 다시 뒤집는 것) 호프만은 “시스템을 먼저 방해하지 않을 수 없지만 때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의 경우, 그것은 사진을 찍는 것을 의미하지만, 고양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현상하는 대신, 고양이를 삶과 죽음의 중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방식으로 현상한다. ​ 결정적으로, 판독의 선택은 측정의 분해능과 그 측정방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정확하게 등가이다. 해상도는 퀀텀 시스템에서 추출된 정보의 양을 나타내며 방해는 시스템의 불가역 변화의 정도를 나타낸다. 다시 말해, 고양이의 현재 상태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상태는 불가역적으로 변화한다. 호프만 교수는 “놀라운 점은 측정을 방해하지 않는 능력이 측정하는 정보량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호주국립대학 물리학자 마이클 홀은 “이전 연구에서 양자 측정에서 분해능과 방해 사이의 교환을 지적했지만, 이 논문은 그 관계를 최초로 정량화한 이론”이라고 평가하면서 “내가 아는 한, 이전 연구는 분해능과 측정 교란에 관한 정확한 등가 관계를 밝혀내지 못했지만, 이 논문의 접근방식은 매우 깔끔하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구글 슈퍼컴 1만년 걸리는 연산, 단 200초에 해결 퀀텀컴 개발 중

    구글 슈퍼컴 1만년 걸리는 연산, 단 200초에 해결 퀀텀컴 개발 중

    구글이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3분 20초)만에 해결할 수 있는 퀀텀 컴퓨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구글은 블로그와 과학전문지 ‘네이처’ 관련 기사를 통해 이른바 ‘퀀텀 지상주의’로 불리는 중대 발견에 대해 소개했다. 퀀텀 컴퓨터의 ‘프로토타입’(상품화 전 기본 모델)이 될 수 있는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연산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가 발휘해온 능력을 혁신적으로 뛰어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퀀텀 컴퓨터는 말 그대로 양자역학 이론에 기반한 연산을 수행하는데, 모든 연산값을 0과 1 두 가지로 대응하게 한 다음 ‘큐비트’라고 불리는 퀀텀 비츠로 바꿔 연산을 실행하는 개념이다. 양자 역학의 세계에서는 서로 다른 상태가 중첩된 값이 존재한다. 무조건 0이 아니면 1의 값을 갖는 기존 컴퓨터와의 차이점이다. 0이나 1일 수도 있고 동시에 0이나 1 어느 쪽도 확정 지을 수 없는 상태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개별 큐비트가 표현할 수 있는 상태가 늘어난 만큼 연산 능력도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된다. 일반 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빠른 이유다. 구글은 현재 어느 정도는 오류를 수반할 수 있는 퀀텀 컴퓨터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개발해 시험할 예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구글은 블로그에 “필수적인 연산 능력을 성취하는 데는 수년간의 엔지니어링과 과학적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보다 명확히 하나의 길을 보고 있고, 앞으로 전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인류의) 첫 번째 비행기는 단 12초만 날았다”면서 “물론 아직 그것을 실제로 적용할 단계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렇게 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업체들과 일부 컴퓨팅 전문가들은 구글이 주장하는 퀀텀 컴퓨터의 능력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구글과 함께 퀀텀 컴퓨터 개발을 선도해 오던 라이벌인 IBM은 블로그에 “구글이 연산 작업의 난도를 지나치게 과대 평가했다”면서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린다는 연산 작업은 실제로는 2.5일이면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슈뢰딩거의 고양이’ 잡고 양자컴퓨터 정보처리 성능 높인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잡고 양자컴퓨터 정보처리 성능 높인다

    반감기가 1시간인 방사성 물질과 독가스가 들어 있는 상자 속에 있는 고양이는 1시간 뒤 살아있을까, 죽어있을까. 양자역학의 파동방정식을 만들어 낸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고안한 사고 실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인 원자, 분자, 양자 등이 존재하는 미시세계에서는 관측하는 행위가 측정 대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정밀한 실험을 할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한-미 공동연구진이 이런 양자역학적 딜레마를 극복하고 단일 원자의 정확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IBM 알마덴연구센터,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 이화여대 물리학과, 영국 옥스포드대 물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한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이용해 개별 원자의 전자기적 상태를 측정하고 제어하는 실험에 성공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5일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산화마그네슘(MgO) 표면 위에 티타늄(Ti) 원자를 올려놓고 STM으로 관찰했다. 티타늄 원자는 스핀 상태가 두 가지만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원자들에 비해 실험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고체 표면 위에 있는 티타늄 원자를 관측할 때는 STM에서 마이크로파를 연속적으로 투사시켜 나오는 스핀정보를 측정하는데 두 종류의 스핀 상태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자역학적 특성상 스핀을 원하는 방향만큼만 바꾸거나 특정 방향에서 멈추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관찰이라는 행위 자체 때문에 스핀 모양이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정확한 관측이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연구팀은 마이크로파를 연속적으로 투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노초 단위로 끊어서 티타늄에 쏘는 방식으로 스핀 상태를 제어하고 측정했다. 그 결과 연속 투사방식에서는 할 수 없었던 티타늄 원자의 스핀을 원하는 상태로 설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번 기술은 원자 스핀 제어능력이 더 높아진 만큼 측정 자체가 주는 영향에 신경쓰지 않고도 정밀한 미시세계 관찰을 가능케 해줄 뿐만 아니라 스핀 기반 양자컴퓨터에 정보를 저장할 때도 여러 큐비트(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를 통제할 수 있어 정보처리 능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좌교수)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 단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물질 표면 위 원자의 양자 시스템을 제어하는데 중요한 단초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양자컴퓨터의 정보저장 단위인 큐비트에도 활용이 가능해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똑같은 분자가 같은 시간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고?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똑같은 분자가 같은 시간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고?

    현대 물리학의 두 기둥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다. 상대성이론도 만만찮지만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독일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가 만든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미시세계에서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모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하나를 측정하는 동안 다른 하나가 변해 버리기 때문에 입자의 물리적 상태는 확률적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똑같은 양자를 동시에 다른 곳에서 관찰하는 것도 확률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식 밖의 양자 중첩과 얽힘 현상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양자컴퓨터 개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원리이다. 오스트리아 빈대, 스위스 바젤대, 독일 카를스루에 공과대, 중국 중산대 공동연구팀은 하나의 원자가 아닌 2000개의 원자로 구성된 복잡한 분자가 양자 중첩현상을 통해 동시에 두 군데서 나타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물리학’에 실렸다. 연구팀은 기존에 양자 중첩현상 실험에 쓰이던 단일 수소원자 대신 약 2000개의 원자로 만들어져 무게도 2만 5000배가량 무거운 분자를 만들어 양자 중첩현상 실험을 했다. 거대 분자가 동시에 두 군데서 나타나는지 관측하기 위해서 물질파 간섭계라는 정밀 측정장치도 새로 만들었다. 빛 알갱이나 원자 같은 미세물질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갖는다. 이런 미세입자가 만들어 내는 파동이 물질파이다. 입자들이 만들어 내는 파동이 다르면 상쇄, 보강이라는 간섭현상을 일으키는데 이를 이용해 위치를 측정하는 것이 물질파 간섭계이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새로 만들어진 거대 분자를 동시에 다른 위치에서 약 7밀리초(ms, 1ms=1000분의1초) 동안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마르쿠스 아른트 빈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쉽지 않았던 양자역학과 고전물리학의 통합을 가능하게 해 줄 단초를 마련해 줬을 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터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dmond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과연 풀릴까? 우주 최대 미스터리 -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이광식의 천문학+] 과연 풀릴까? 우주 최대 미스터리 -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1900년, 영국의 물리학자 켈빈 경은 물리학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선언했다. “앞으로 물리학에서 더 발견될 새로운 것은 없으며,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더 정확한 측정일 뿐이다.” 그러나 이 예측은 몇 년도 가지 않아 보기 좋게 깨졌다. 1905년, 스위스 특허청 직원인 26살의 새파란 젊은이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광속도 불변의 법칙을 내세운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혁명적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그뿐 아니었다. 1916년에는 물체의 질량이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이 역시 아인슈타인에 의해 발표되었으며, 곧이어 양자역학이 나타나 물리학 지형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에 이른 것이다. 과연 물리학의 끝은 어디일까? 이것은 우주의 신비가 남김없이 다 풀릴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등가이다. 오늘날 어떤 물리학자도 인류의 지식이 완성에 가깝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우주란 하나의 신비가 풀리면 열 개의 다른 신비가 튀어나오는 프랙탈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존 우주의 신비 중 최대의 것을 들라면, 단연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일 것이다. 어쩌면 이 미스터리들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수많은 과학자들이 맹렬하게 그 답을 추구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그 해답은 모르더라도,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암흑 에너지란 무엇인가? 천체 물리학자들이 아무리 숫자를 이리저리 꿰어맞추더라도 그 계산서는 우주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주가 담고 있는 물질의 질량을 가진 중력은 우주의 ‘천’이랄 수 있는 시공간을 안쪽으로 잡아당기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주는 마땅히 쪼그라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 반대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주를 이처럼 팽창시키고 있는 걸까? 도대체 어떤 힘이 우주를 잡아늘이고 있다는 말인가? 물리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중력에 반하는 척력이 시공간을 밀어내어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으며, 그들은 그 정체 모를 힘에 ‘암흑 에너지’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1998년, 1a형 초신성을 이용하여 우주의 팽창속도 변화를 연구하던 관측결과에 의하면 우주의 팽창속도는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빨라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들이 얻은 결과에 의하면 오늘날 우주는 70억 년 전 우주에 비해 15%나 빨라진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이 놀라운 사실을 알아낸 과학자들에게는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이 주어졌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암흑 에너지의 모델은 공간 자체가 갖고 있는 어떤 고유의 힘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우주가 팽창하면 그만큼 더 많은 암흑 에너지가 생산되는데, 놀랍게도 우주의 총 에너지-물질의 양 중 73%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암흑 에너지로 인해 우리는 우주공간이 말 그대로 텅 빈 공간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입자와 반입자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스러지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이것이야말로 우주공간의 본원적 성질임을 어렴풋이 인식하게 된 것이다.암흑물질이란 무엇인가? 1933년 우주론 역사상 가장 기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주장이 발표되었다. 내용인즉슨, “정체불명의 물질이 우주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으로, 우주 안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주장이었다. 암흑물질의 존재를 인류에게 최초로 고한 사람은 스위스 출신 물리학자인 칼텍 교수 프리츠 츠비키(1898~1974)였다. 츠비키는 머리털자리 은하단에 있는 은하들의 운동을 관측하던 중, 그 은하들이 뉴턴의 중력법칙에 따르지 않고 예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은하단 중심 둘레를 공전하는 은하들의 속도가 너무 빨라, 눈에 보이는 머리털 은하단 질량의 중력만으로는 이 은하들의 운동을 붙잡아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속도라면 은하들은 대거 튕겨나가고 은하단은 해체돼야 했다. 여기서 츠비키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개별 은하들의 빠른 운동속도에도 불구하고 머리털자리 은하단이 해체되지 않고 현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이 은하단을 가득 채우고 있음이 틀림없다. 머리털자리 은하단이 현상태를 유지하려면 암흑물질의 양이 보이는 물질량보다 7배나 많아야 한다는 계산도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워낙 파격적이라 학계에서 간단히 무시되었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난 현재, 전세는 대반전되었다. 암흑물질이 우리 우주의 운명을 결정할 거라는 데 반기를 드는 학자들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문제는 암흑물질이 과연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것만 안다면 다음 노벨상은 예약해놓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의 그 정체 규명에 투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단서를 못 잡고 있다. 암흑물질이 빛은 물론, 어떤 물질과도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만큼 단서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배경복사와 암흑물질 연구에서 선구적 역할을 하는 것은 윌킨슨 초단파 비등방 탐사선(WMAP)이다. 이 위성은 2002년 부터 몇 차례에 걸쳐 매우 정밀한 우주배경복사 지도를 작성했다. 우주는 이 가시물질 4%와 암흑물질 22%, 그리고 암흑 에너지 74%라는 비율로 이루어져 있어, 우주의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물질로 채워져 있음이 윌킨스 탐사선에 의해 밝혀졌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생성과정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관측적으로 얻어낸 우주의 은하 분포는 암흑물질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현대 우주론의 결론이다. 은하를 만드는 과정에서 암흑물질이 중력으로 거대구조를 미리 만들지 않았다면, 현재와 같은 은하의 분포를 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주의 운명은 팽창-수축 여부를 결정할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에 의해 결정될 거라는 게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두 ‘암흑’이 현대천문학 최대의 화두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평행우주는 존재할까?…천체물리학 ‘빅 미스터리 3’

    [이광식의 천문학+] 평행우주는 존재할까?…천체물리학 ‘빅 미스터리 3’

    1. 평행우주는 정말 존재할까? 평행우주(parallel world)란 어떤 시공간의 우주에서 분기하여 병행해서 존재하는 다른 우주를 가리킨다. 천체 물리학적 데이터는 시공간이 구부러지지 않고 ‘평탄’(flat)하며, 그 상태로 무한히 펼쳐져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볼 수 있는 영역(우리가 ‘우주’라고 생각하는 영역)은 무한히 큰 ‘패치 다중우주’의 한 패치일 뿐이다. 동시에, 양자역학의 법칙은 각 우주 패치(10^10^122개의 가능성) 내에서 가능한 입자 구성의 경우수가 유한개로 존재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우주 패치 수가 무한하므로 입자 배열들은 무한히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곧 무한히 많은 평행우주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와 완전히 다른 패치들 외에도 우리와 정확히 같은 우주의 패치들(당신과 정확히 똑같은 사람을 포함한)뿐만 아니라, 한 입자의 위치만 다른 패치들, 두 입자의 위치에 따라 다른 패치들도 존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논리에 문제가 있는가? 아니면 그 기괴한 결과가 사실일까?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평행우주 존재를 어떻게 감지할 수 있을까? 그 점에 있어서는 평행우주는 우리 우주와 어떤 연결도 소통도 없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공상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며, 다세계 해석에서는 평행우주를 우리가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 존재를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이 같은 평행우주론은 그동안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아직까지 순전한 가설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우주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으며, 평행하게 진행하고 있는 다른 우주를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상, ‘관측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다만 평행우주론자들은 우리 우주의 어딘가에 다른 우주와 충돌의 흔적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우주배경복사에서 우주 충돌의 단서를 열심히 찾고 있지만 아직껏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신의 존재 증명처럼 영원히 증명할 수 없는 가설로 끝날지, 아니면 어떤 단서가 밝혀질지 현재로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2. 시간은 왜 미래로만 흐를까?시간은 앞으로만 흐른다. 왜냐하면 무질서도를 나타내는 ‘엔트로피’(entropy)는 비가역적으로 증가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증가한 엔트로피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것을 정식화한 것이 바로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으로, 열역학 제2법칙이라 한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으로,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립된 한 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로써 보면 엔트로피는 열(heat)에 관련된 법칙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열이 가진 가장 중요하고도 흥미로운 특성은 언제나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 쪽으로만 흐른다는 것이다. 저절로 그 반대쪽으로 흐르는 일은 결코 없다. 이 비가역성이 바로 시간이 뒤로 흐를 수 없고, 우주가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법칙은 실제로는 통계적인 것으로, 통계역학에서는 어떤 체계를 구성하는 원자의 무질서한 정도를 결정하는 양으로서 주어진다. 엔트로피는 물질계의 열적 상태로부터 정해진 양으로서, 통계역학의 입장에서 보면 열역학적인 확률을 나타내는 양이다. 다시 말하면, 엔트로피 증가의 원리는 분자운동이 낮은 확률의 질서있는 상태로부터 높은 확률의 무질서한 상태로 이동해가는 자연현상이라는 것이다. 자연은 늘 확률이 높은 쪽으로 움직인다. 예를 들면, 마찰에 의해 열이 발생하는 것은 역학적 운동(분자의 질서 있는 운동)이 열운동(무질서한 분자운동)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그 반대의 과정은 무질서에서 질서로 옮겨가는 과정이며, 이것은 결코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시간의 화살이 왜 앞으로만 흐르냐는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엔트로피의 법칙이 말해주고 있다. 열역학 제2법칙은 그래서 모든 자연의 자발적 방향성을 나타내는 자연계 최고의 법칙이라 할 수 있다. 근본적인 질문은 엔트로피가 과거에 왜 그렇게 낮았는가 하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우주의 초창기에 작은 공간 속에 엄청나게 거대한 에너지가 뭉쳐 있었을 때 우주는 왜 그렇게 높은 질서를 갖고 있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3. 우주는 어떤 종말을 맞을까? 우주의 형태를 결정짓는 것은 우주에 담겨 있는 물질-에너지에 기반한 중력과 우주를 팽창시키는 척력과의 줄다리기다. 우주의 물질 밀도의 임계치(Ω)를 1이라 할 때, Ω가 1보다 큰 경우 우주의 시공간은 닫혀서 공 표면처럼 된다. 이를 닫힌 우주라 한다. 이 우주는 경계는 있지만 끝은 없는 우주다. 개미가 구면을 한없이 기어가더라도 끝에 다다를 수 없는 것이나 같다. 이 우주는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결국 팽창을 멈추고 수축되기 시작하여 종국에는 한 점으로 붕괴될 것이다. 이를 대파열(Big Crunch)이라 한다. 반대로 밀도가 임계치 이하이면 무한 팽창을 영원히 계속하는 열린 우주가 된다. 그 형태는 말안장과 같은 꼴이다. 그 끝에는 물질의 밀도가 극도로 낮아져 온 우주가 자체로 거대한 무덤이 되는 열사망이 기다리고 있다. 만약 우주의 물질 밀도가 Ω=1로 임계치에 딱 들어맞는다면, 우주의 기하학적 모양은 종잇장처럼 ‘편평’한 꼴이 된다. 암흑 에너지가 없다면 우주는 영원히 팽창은 하겠지만 결국 팽창률은 영(0)에 수렴된다. 최근의 관측결과는 2% 오차 범위 내에서 우주는 편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다소 지루하겠지만 당분간 팽창하는 우주를 하염없이 바라다볼 운명인 셈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앞으로 수백조 년 뒤의 일이니까.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양자도약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 뒤집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양자도약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 뒤집다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밖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완전히 밀폐된 상자 속에 갇혀 있습니다. 상자 안에는 치명적인 독약인 청산가리가 담긴 병이 있습니다. 독극물 병 위에는 망치가 있고 망치는 방사능을 측정하는 가이거 계수기와 연결돼 있습니다. 방사능이 감지되는 순간 망치가 떨어져 병은 깨지고 청산가리 가스가 흘러나와 고양이는 죽게 됩니다. 상자 안에는 시간당 50%의 확률로 핵붕괴하는 우라늄도 들어 있습니다. 한 시간 뒤 우라늄이 붕괴되면서 방사능을 내뿜어 가이거 계수기를 작동시킬 확률이 50%라는 말입니다. 한 시간 뒤 상자 속 고양이는 어떻게 됐을까요. 정답은 ‘상자를 열기 직전까지는 살아 있거나 죽어 있는 상태가 섞여 있으며 상자를 여는 순간 양자 상태가 무작위로 바뀌어 죽거나 살아 있게 된다’입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설정이 바로 물리학과, 화학과 학생들을 멘붕에 빠뜨려 양자역학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입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마저도 ‘누군가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를 꺼낸다면 난 조용히 총을 빼들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만든 불확정성 원리는 간단히 말하면 원자나 분자 같은 미시세계에서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둘 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를 측정하는 동안 다른 하나가 변해 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고전물리학에서와 달리 입자의 물리적 상태를 확률적으로만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파동방정식을 만들어 양자역학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해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의 확률론을 논박하기 위해 만들어 낸 사고 실험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예일대 응용물리학과, 예일양자연구소, IBM 왓슨연구센터,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광자·양자기술센터, 프랑스 컴퓨터과학연구소(INRIA) 공동연구팀이 큐비트로 알려진 양자 정보를 포함한 인공원자를 이용해 양자도약을 사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랫동안 양자역학을 지탱해 온 양자중첩과 예측불가능성이라는 개념을 뒤집었다고 평가를 받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6월 4일자에 실렸습니다. 양자도약은 원자 내부에서 전자가 불연속적으로 궤도를 움직이는 현상입니다. 전자가 어느 위치에 있을지는 확률적으로 알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양자도약이 일어나는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알루미늄 상자에 둘러싸여 있는 초전도 인공원자에 마이크로파를 쪼인 뒤 ‘이중 간접 모니터링 방식’으로 인공원자를 관찰하는 동시에 양자도약을 예측해 내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번 기술은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때 정보를 포함하는 큐비트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해 양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학에서는 깨지지 않을 것 같은 이론도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 뒤집힐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 물리학사에서만 보더라도 과학자들이 상대편과 끊임없는 사고 실험과 논쟁을 통해 현대물리학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리다’는 언행을 보이면서 ‘과학적, 합리적 태도와 사고방식’을 입에 올리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입니다.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수포자’ ‘과알못’ 벗어나는 방법, 알고보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수포자’ ‘과알못’ 벗어나는 방법, 알고보면...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 내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한 말입니다. 양자역학과 함께 현대 물리학을 떠받치는 두 기둥 중 하나인 상대성이론도 사실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에서 시작됐습니다. 과학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과학 발전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낸 원동력은 다름 아닌 ‘상상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적 상상력’을 이야기할 때 흔히 언급되는 것이 SF입니다. 한국에서 SF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공상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청소년이나 일부 마니아들이 즐기는 허황된 내용의 하류 문화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외국에서는 연령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장르입니다. SF에 대한 또 하나의 대중적 오해는 미래에 나타날 과학적 이슈들만을 다룬다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로 인해 현재 인류에게 나타나고 있는 문제와 사건들을 다루는 것도 SF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상상력으로만 구성된 판타지와는 달리 SF는 당대의 과학기술을 주요 소재나 배경 지식으로 삼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SF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 1월 24일~2월 3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제35회 선댄스영화제’에서도 다양한 SF 영화가 대중에게 공개됐습니다. 선댄스영화제는 미국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퍼드가 할리우드의 상업화에 반대해 1985년 ‘미국영화제’를 흡수해 시작한 세계 최대 독립영화 축제입니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유타대 생명과학부와 인간유전학과, 캘리포니아 샌타크루즈대(UC샌타크루즈) 지구행성과학과, 미주리대 생명과학부 과학자들이 올해 선댄스영화제 출품작 중에서 과학계가 주목할 만한 영화 10편을 골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3월 22일)에 리뷰를 실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폴로 11호’라는 영화입니다. 달착륙 50주년을 맞는 올해 여전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미국의 조작’이라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아카이브에 있는 300개 이상의 대형 필름과 1만 1000시간에 달하는 음성녹음을 스캔하고 처리해 만든 일종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SF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순간부터 달에 착륙하고 다시 지구로 복귀하기까지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이번 영화에는 지금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주 탐사의 어려움과 함께 우주 탐험의 흥분을 날것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한편 아프리카 말라위의 10대 소년이 공학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마을을 구한 내용을 다룬 ‘바람을 모은 소년’이라는 영화, 인간 배아를 키우는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기계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내용의 ‘아이 엠 머더’라는 영화 등이 주목할 만하다고 합니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과알못’(과학을 알지 못하는)이라는 말이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과알못, 수포자는 과학이나 수학 이론을 재미없게 억지로 배웠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을 좀더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법, SF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사실이 아닌 무지가 과학을 이끌었다고?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사실이 아닌 무지가 과학을 이끌었다고?

    무지(無知)는 아는 것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단어이다. 아는 것이 힘인 사회에서 무지하다는 말은 늘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누군가에게 “당신은 무지하다”는 말을 들으면 창피하거나 화가 날 것이다. 어떤 의견을 두고 “그 생각은 무지의 소치이다”라고 평한다면 그것은 맹비난이다. 하지만 이 무지가 때로는 아는 것보다 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무지가 가장 유용한 분야가 다름 아닌 과학이라면?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의 ‘이그노런스’는 무지가 어떻게 과학을 이끄는 힘이 되는지를 말하는 책이다. 저자는 과학이 무지를 생산해 내는 활동이라고 말한다. 흔히 과학을 인류 지식의 축적으로 여기는 통념에 반하는 주장이다. 고대의 자연철학자들로부터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이름을 남긴 학자들은 당시의 학문을 폭넓게 이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은 학자조차도 자신의 학문 분야 외에는 일반인만큼 무지할 수 있다. 이는 인류의 집단 지식이 과거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증가했기 때문이지만, 동시에 과학이 끊임없이 새로운 무지를 생산해 내는 활동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학이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질문들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 한때는 ‘암흑에너지가 무엇인가’, ‘일반상대성과 양자역학이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들이 세상에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적도 있다. 성공적인 과학은 사실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을 또 다른 질문들로 이끈다. 사실이 아닌 무지가 과학의 추진력이라고 생각할 때, 과학을 바라보는 관점도 변화하게 된다. 파이어스타인은 사회가 과학을 이해하는 방식도 무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은 현대사회의 중요한 축이지만 대중들은 과학을 멀게만 느낀다. 그러나 무지를 강조할 때 사람들은 과학의 장벽 앞에서 보다 평등해진다. 각자가 가진 지식의 정도는 차이가 클 수 있지만, 무지의 정도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설명하는 대신 질문을 던지고 ‘무엇을 아는가’를 묻는 대신 ‘무엇을 모르는가’를 물을 때, 우리는 더 유연하게 세계를 탐구하고 실재의 모습에 근접해 갈 수 있을 것이다.
  • ‘꿈의 컴퓨터’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445억원 투입한다

    ‘꿈의 컴퓨터’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445억원 투입한다

    양자역학을 이용해 기존 슈퍼컴퓨터보다도 수 백만 배 빠른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5년간 445억원이 투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와 관련해 ‘양자컴퓨팅 기술개발사업 추진계획’과 ‘2019년도 차세대 정보컴퓨팅기술개발 사업추진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과기부는 최근 중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미래형 컴퓨터인 양자컴퓨터 핵심기술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하드웨어는 물로 알고리즘, 아키텍쳐,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양자컴퓨팅 분야에 445억원을 투입한다. 사업의 첫 해인 올해는 6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우선 오는 2023년 5큐비트급 신뢰도 90%의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실증할 계획이다. 현재의 컴퓨터는 0과 1 상태를 하나씩만 표시하는데 양자컴퓨터의 연산단위인 큐빗은 양자비트 하나에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원자나 분자단위의 복잡한 물리현상을 풀어낼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인 양자시뮬레이터를 개발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파급효과가 높은 문제해결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양자컴퓨팅 연구저변을 넓히기 위해 과학과 공학 분야 융합연구를 촉진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연구생태계 조성에도 자금이 투입된다. 한편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공학, 정보지능시스템, 휴먼컴퓨터인터랙션 등 4개 분야의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134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고서곤 과기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기초원천연구와 기술개발 및 실증, 기업지원을 패키지형으로 연계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해 시너지효과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봄이 오나 봄’ 이유리X엄지원, 몸 체인지 “시청자 사로잡은 60분”

    ‘봄이 오나 봄’ 이유리X엄지원, 몸 체인지 “시청자 사로잡은 60분”

    ‘봄이 오나 봄’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23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극본 이혜선, 연출 김상호, 제작 제이에스픽쳐스)이 23일 첫 선을 보인 가운데 닐슨 수도권 기준 1부 2.1%, 2부 2.2% 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두 여자의 몸이 체인지 된다는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등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유쾌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과 감각적인 영상미를 비롯해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봄이 오나 봄’은 자신밖에 모르는 앵커와 가족에게 헌신하는 배우 출신 국회의원 사모님의 몸이 바뀌면서 두 여인이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코미디 드라마다. 어제(23일) 방송된 ‘봄이 오나 봄’ 1, 2회에서는 캘리포니아 양자역학 연구소의 유전자 치환 실험실에서 사람의 몸이 바뀌는 실험에 성공해 즐거워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갑자기 총기난사가 일어났고 어수선한 틈에 봄일(김남희 분)이 약을 훔쳐 나오는 장면이 그려지며 첫 장면부터 시청자들을 극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어 장면이 전환되자 지저분하지만 나름의 규칙을 가진 김보미(이유리 분)의 집과 깔끔하고 체계적인 습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봄(엄지원 분)의 일상이 번갈아 나왔고 MBS 메인 뉴스 앵커 자리에 오르게 된 김보미의 야망 넘치는 모습과 국회의원인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 이봄의 모습이 차례로 그려지며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을 보여주어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동시에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후 캘리포니아 양자역학 연구소에서 몸이 체인지 되는 약을 훔쳐 도망친 봄일이 봄삼(안세하 분)을 찾았으며 봄일이 가지고 있는 약을 순식간에 늙는 약으로 오해한 봄삼이 김보미에게 몰래 약을 먹일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봄삼이 세운 계획이 틀어지면서 김보미와 함께 이봄까지 몸이 체인지 되는 약을 먹게 되었고 결국 두 사람의 몸이 바뀌게 되면서 극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속으로 빠져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이유리와 엄지원의 1인 2역이 예고됐었던 ‘봄이 오나 봄’은 몸이 체인지 된다는 신선한 소재로 첫 방송부터 이목을 끄는 동시에 유쾌한 장면들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으며 몸이 바뀌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로 극에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것은 물론 여기에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인 영상미까지 더해지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뿐만 아니라 바뀐 서로를 연기하는 이유리와 엄지원은 흡입력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 나갔고 이종석은 까칠한 보도국 팀장의 면모를 보이며 이유리와의 앙숙케미를 제대로 살려냈으며 최병모는 양면성을 가진 국회의원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등 60분이라는 시간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만들며 특징이 살아 있는 캐릭터들로 인해 앞으로 전개될 흥미로운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편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은 ‘봄이 오나 봄’은 오늘(24일) 밤 10시 3, 4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주는 신의 작품 아니다” 마지막도 단호했던 호킹

    “우주는 신의 작품 아니다” 마지막도 단호했던 호킹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스티븐 호킹 지음/배지은 옮김/까치/300쪽/1만 7000원“사람들은 인간과 같은 외모의 신을 머릿속에 그리고 인간과 신이 사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지를 감안하면, 그리고 그 안의 인간의 삶이 얼마나 하찮고 우연적인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인간의 모습을 한 신은 상당히 믿기 어렵다.”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로 불린 스티븐 호킹은 신의 존재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나는 우주가 과학의 법칙에 따라서 무(無)에서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3월 76세로 타계한 스티븐 호킹의 유작 ‘스티븐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은 이렇게 매정하기 짝이 없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단호할 줄이야.●호킹의 유작… 첫 장부터 神을 부정하다 그의 유작은 흥미로운 주제지만 쉽게 답하기 어려웠던 주제, 그래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10개의 주제에 관한 답을 담았다. ▲신은 존재하는가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우주에는 다른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블랙홀 안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시간여행은 가능한가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는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어야 하는가 ▲인공지능은 우리를 능가할 것인가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원서는 지난해 10월 ‘어려운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나왔고, 이번에 한국어 번역본으로 출간됐다. 호킹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다가올 디스토피아를 예고한다고 알려지며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됐다. 실제로 책은 첫 장에서 신을 부정하며 시작한다. 그의 주장에 (인간의 형상을 한) 신을 믿는 이들은 이렇게 반박할지 모른다. “우주가 138억년 전 빅뱅에서 출발했다면, 빅뱅 이전은 무엇이 있으며, 빅뱅은 또 누가 한 일인가?” 호킹은 여기에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들어 반박한다. 원자 수준을 지나 더 작은 수준의 아원자까지 들어가면 입자들은 사실상 아무렇게나 생기고 가끔 없어지고 다른 곳에서 생기기도 한다. 블랙홀에서는 시간까지 휘는데, 블랙홀에 시간을 넣고 거꾸로 돌아가면 결과적으로 하나의 점에 이른다는 것. 결국 빅뱅 직전, 무한히 작으면서 밀도가 높은 블랙홀에는 신이 존재할 시간조차 없다고 강조한다. ●“AI와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우주의 기원을 살핀 호킹은 이후 역사와 크기를 설명하며 다른 별에 사는 외계인과의 접촉이 어렵고, 우주가 여러 역사를 가지지만 시간여행을 막는 쪽으로 흐르는 ‘연대기 보호 가설’에 따라 시간여행 역시 어렵다고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어 인류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우리가 가야 할 미래까지 짚어낸다. 인류가 지금처럼 지낸다면, 기후변화로 바다의 수온이 오르고 빙하가 녹으면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지구 기후가 금성처럼 섭씨 250도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인간의 지능을 넘어선 인공지능(AI)이 인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핵전쟁, 운석 충돌, 200만년 이후 지구 붕괴 등을 고려할 때 우리는 언젠가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호킹은 우리가 준비한다면 미래가 아주 어둡지는 않다며,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 놓는다. 우리가 협력하면 인류가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으며, AI 역시 제대로 된 제어장치를 마련해 놓으면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은 어찌 보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1492년 이전의 유럽과 비슷하다”면서 다른 별로 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명확한 대답… 철학책에 가까운 과학책 호킹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을 비롯한 어려운 과학 이론에 관한 설명은 될 수 있으면 간결하게 줄였다. 적절한 비유와 논리적 전개 덕분에 의외로 술술 읽힌다. 주제 자체가 워낙 광대해 과학책이라기보다 철학책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가장 쉬우면서 명확한 답을 내놓은 까닭에, 벽두지만 가히 ‘올해 최고의 과학책’으로 꼽을 만하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아주 특별한 삶을 살았고, 물리학 법칙과 머릿속 생각만을 이용해 우주를 여행했던 호킹은 자신의 생애를 압축하고, 과학자로서 그의 태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인류의 갈 길을 가리키는 자신의 유언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므로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자. 눈으로 보는 것을 이해하려 하고 우주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도록 노력하자. 상상력을 가지자.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에는 해낼 수 있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상상력을 가두지 말자.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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