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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동길 서울시의원, 성북구 ‘학교 밖 청소년 시설’ 현장 방문

    강동길 서울시의원, 성북구 ‘학교 밖 청소년 시설’ 현장 방문

    강동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구 제3선거구)은 5월 14일 오전 성북구에 위치한 학교 밖 청소년 대안교육기관인 ‘자오나’ 학교와 성북구 ‘꿈드림센터’ 등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현장방문은 서울시 청소년상담팀과 함께 성북지역의 학교 밖 청소년 시설의 실태를 파악함과 동시에 학교장, 교사 등 시설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첫 번째 방문 시설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자오나’ 학교는 청소녀 양육미혼모와 학교 밖 청소녀들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기숙형 대안학교다. 정수경 교장은 “차별과 편견으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청소녀 미혼모의 양육, 학습,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의 설계 및 재정적 지원책이 밑받침 돼야 하며, 무엇보다 사회적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성북구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꿈드림센터’ 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특성과 욕구를 파악해 상담, 교육, 직업체험 및 취업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이은선 센터장은 “지역의 학교 밖 청소년의 정확한 실태 조사와 발굴을 위한 체계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이와 더불어 “상담전문 인력 확충과 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동길 의원은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의 수는 8만여 명에 달하고,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지원과 관심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 이라며 “다양한 이유와 환경으로 학교 밖 청소년이 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보고 들은 사항들을 충분히 반영해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기관,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피플+] 박사과정 싱글맘, 네티즌 도움으로 NASA 인턴 되다

    [월드피플+] 박사과정 싱글맘, 네티즌 도움으로 NASA 인턴 되다

    어린 딸을 키우면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 싱글맘이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평생 꿈에 그리던 일자리를 구한 인디아 잭슨(32)의 사연을 전했다. 현재 애틀란타에 위치한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태양물리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인디아는 놀랍게도 12살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세상의 많은 싱글맘처럼 어려운 살림에 힘들게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지만 잭슨은 박사가 되고싶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곧 한 손에는 양육을, 또 한 손에는 펜을 들고 오랜 시간 치열하게 살아온 것. 이같은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녀가 오랜시간 꿈꿨던 기회는 기적처럼 찾아왔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NASA 존슨 우주비행센터에서 10주 간 일하는 인턴십에 선발된 것. 그러나 또다시 그의 앞을 가로막고 나선 큰 장애물은 역시 돈이었다. 잭슨은 "유급 인턴이기 때문에 일정 급료를 받을 수 있지만 딸과 함께 텍사스 휴스턴으로 갈 이사비, 주거비,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면서 "평생의 꿈을 포기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 지 방법이 없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옆에서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사촌이 아이디어를 냈다.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사연을 공개하고 네티즌의 도움을 받자고 제안한 것. 이렇게 지난주 잭슨은 총 8000달러(약 950만원)를 목표로 계정을 개설했고 놀랍게도 단 하루 만에 8510달러(약 1000만원)가 모였다. 잭슨은 "예상치 못하게 순식 간에 목표액이 모여 너무나 당황할 정도였다"며 "정말 전세계 네티즌의 도움을 받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목표액을 채운 잭슨은 하루 만에 기부금 받는 것을 중단하고 꿈에 그리던 NASA 행을 준비하게 됐다. 잭슨은 "2022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애틀랜타 지역 대학의 연구교수로 취직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면서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NASA에서 일하고 싶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국제우주정거장에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분명 이 꿈을 이루기는 힘들지만 지금까지 내가 어렵게 해왔듯 불가능하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0대 엄마에게 지원금은 독이었다… 부모처럼 밀착 마크할 ‘애드버커시’ 필요

    현금·현물보다 제도와의 연결이 효과적 출산·몸조리·양육까지 원스톱 지원부터 자립지원비 등 복지 서비스도 찾아줘야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지난해 아이 아빠와 함께 인천의 한 민간 청소년자립지원 시설을 찾은 고등학생 A양은 시설 관계자들에게 호소했다. 시설 관계자들은 어린 부모를 두 팔 걷고 도왔다. 시설 자금으로 2년간 거주할 집을 대신 계약해 주고, 자립을 위한 기초 생활물품을 지원해 줬다. 하지만 A양에게 정부지원금은 독이 됐다. 시설을 찾아온 지 3개월 만에 A양은 사라졌다. 시설의 도움으로 뒤늦게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으로 분류된 A양에게 수급비가 소급 적용돼 350만원이 한꺼번에 입금된 것이 발단이 됐다. 평생 만져본 적 없는 거액이 통장으로 입금된 날, A양은 미용실로 달려가 머리를 염색했다. 몸에 문신을 하고, 옷을 사 입고 클럽을 들렀다. 하루에 100만원 가까운 돈을 썼다. 클럽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면서 시설에서 마련해 준 집에서 혼자 아기를 보던 아이 아빠와의 관계도 돌이킬 수 없게 됐다. 그때부터 시설 관계자들은 A양과 통화할 수 없었다. 청소년 부모를 돕는 활동가들은 A양 같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자신들이 어떤 사회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조차 모르다가 정부 지원이 시작돼 돈이 들어오면서 유혹에 빠져 일탈을 벌인다. 이 때문에 사춘기 등 각종 발달과정을 겪고 있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현금이나 현물 지원보다는 각종 제도와 연결하고 이를 관리해 줄 ‘애드버커시’(대리인)가 효과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원래 가족의 도움이 가장 필요하지만, 불가피할 땐 가족 역할을 대신해 줄 존재가 필요하다”면서 “청소년 부모를 찾아가 아이를 낳고 몸조리하는 것부터 아이를 양육하는 방법까지 세세한 도움을 연속적으로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를 낳은 청소년들을 부모처럼 챙겨 줄 조력자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조력자나 대리인은 청소년 부모가 복지서비스를 찾아 신청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컨대 여성가족부의 한부모 지원 사업은 아이를 혼자 키우는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한부모도 해당된다. 아동양육비 최대 월 35만원, 검정고시 학습비 최대 연 154만원도 지원받을 수 있다. 자립지원촉진수당 대상에도 포함된다. 병원 진료 등 산모에게 지원되는 ‘국민행복카드’를 통한 지원도 청소년 산모는 성인 산모보다 120만원 더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 부모들은 정부 지원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서울신문·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설문조사(청소년 부모 100가정 대상) 결과를 보면 자립지원촉진수당, 검정고시 학습비, 고교생 교육비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47%, 40%, 37%로 나타났다. 제도의 존재를 모르니 실제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저출산센터장은 “청소년 부모에게 직접적인 현금 지원을 늘리기보다 청소년의 시기적 특성을 고려해 제도가 이들에게 더 세심하게 적용되도록 방향성을 바꿔야 한다”면서 “지역의 한부모가정 지원 기관, 민간시설 등을 활용해 이를 거점 시설로 하고 지역 사회복지사들이 청소년 부모를 일대일로 밀착 관리하는 방식 등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함께 책임지려는데 혼인신고 퇴짜… 아이는 ‘법적 아빠’가 없어요

    함께 책임지려는데 혼인신고 퇴짜… 아이는 ‘법적 아빠’가 없어요

    어린 부모와 함께 한 일주일경제력이 없거나 육아 시간이 부족해 출산을 포기하는 성인 부부가 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정부가 키워줄 테니 아이를 낳으라는 재촉이 담겼다. 하지만 연간 1만 4000여명의 아이를 낳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헛구호로 들린다. 어린 나이에 준비 없이 가정을 이룬 이들은 낡은 복지 체계 탓에 사각지대에서 생활한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함께 생활하며 관찰한 김지은(16·여·이하 가명)·이서준(18) 커플도 복지망 밖에 있는 어린 부모다. 지난해 딸 소연이를 낳은 뒤 함께 책임지고 싶어 정식 부부가 되길 원했지만 정부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이들의 혼인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성인 부부나 싱글맘 등을 중심으로 짜인 지원체계 속에서 청소년 커플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일주일간 동행하며 살펴봤다.●법적 아빠의 부재 “소연이 보호자 김민철씨 맞죠?” 지난달 30일 딸 소연이(생후 9개월)의 폐렴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 지은양은 현실을 재차 절감했다. 서류를 보던 간호사가 남편 대신 아버지를 찾았기 때문이다. 소연이에게는 법적으로 아빠가 없다. 지은양과 서준씨는 소연이를 낳은 뒤 독립해 세 식구만 살고 있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 소연이를 가졌을 때 동 주민센터에 혼인신고를 하러 갔지만 “부모 동의를 받더라도 두 사람 모두 만 18세 이상이 돼야 신고할 수 있다”며 거절당했다. 지은양은 당시 만 15세였다. 이 때문에 지은양은 딸 소연이와 함께 아직 부모 호적에 들어 있다. 시청 관계자는 “현행법이 지은양 사례까지 살피지 못하는 건 사실”이라면서 “단서조항을 넣어 다양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법률혼 상태가 아니다 보니 지원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신혼부부가 누리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저리 전세자금대출 등 주거 지원 혜택은 신청 기회조차 없다.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고민은 딸이 이 상황을 어떻게 느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은양은 “호적등본에 소연이 아빠 자리가 비어 있어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아직은 소연이가 아기여서 체감하지 못하지만 어린이집에라도 보내면 아빠의 법적 공백이 더 커질까 두렵다. 전현정 법무법인 KCL 변호사는 “혼인신고 나이 제한은 너무 일찍 혼인을 허용하는 것이 미성년자의 성장에 좋지 않다는 취지 등이 담긴 것”이라며 “법정 혼인 가능 연령을 단순히 낮추기보다는 법률혼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다른 형태의 행정적·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거 커플의 딜레마 지은양이 동거 커플로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딜레마가 있다. 남편 없이 모녀만 산다고 하면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역설적 지원체계다. 정부가 한부모가정에 대해선 3년마다 실태를 조사할 만큼 신경 쓰지만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부모(24세 이하)는 ‘복지 타깃’에서 빠져 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아동 양육비, 자립지원촉진수당, 검정고시비 등은 모두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만 해당된다. 가정을 꾸려 책임지려 하면 오히려 지원에서 배제되는 아이러니는 지은·서준 커플을 9개월간 시험에 들게 했다. 서준씨는 “양육 지원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그냥 아내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이라고 속이고 혜택을 받으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민간 지원도 마찬가지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커플이 민간 복지단체 등에 지원 신청을 하면 ‘멀쩡한 젊은 아빠가 있는데 지원이 꼭 필요하겠느냐’로 결론 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기존 가족 정책은 한부모, 다문화, 조손 가정 등에 혜택을 집중했기 때문에 청소년 부부는 제도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앞으로는 가족 경로 구분 없이 모두 포용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멀기만 한 복지정책 서준씨는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며 월 100만~200만원을 번다. 하지만 월세를 내고 분유와 기저귀, 간식 등을 사다 보면 금세 통장 잔고가 바닥난다. 지은양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하루 한 끼만 먹는다. 서준씨는 “지원제도가 있는데도 몰라서 못 받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복지 시스템은 국가가 지원 대상을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당사자가 알아서 신청해야 하는 ‘신청주의’다. 육아 지원 정보를 일일이 찾아 신청하는 것은 성인도 버거운데, 중학교를 졸업한 뒤 아이를 낳고 학교 밖으로 나온 지은양에겐 더욱 힘든 일이다. 모든 부모가 받는 아동수당(10만원)과 양육수당(20만원)조차 아이를 낳고 3~4개월은 몰라서 못 받았다. 행정기관의 감수성 부족도 지은양을 머뭇거리게 한다. 그는 “출산 뒤 지원 정책을 알아보려고 관청을 찾아 형편을 어렵게 털어놨는데 주민센터와 시청이 서로 ‘다른 곳으로 가라’고 떠넘겨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린 부모 중에는 학력이 낮은 이들이 많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기도 한다”면서 “정부 기관에서 이들을 찾아나서 양육자로서 권리를 누리고 적절한 양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은양은 온종일 9개월 된 딸과 붙어 있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한 엄마를 꿈꾼다. 하지만 앞으로 일자리를 구할 때 ‘중졸’ 학력이 장애물이 될까 봐 걱정이다. 청소년기에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은 여가부의 ‘꿈드림’ 사업이나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등을 통해 학업 및 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지가 있어도 학업·취업 활동을 양육과 병행하는 것이 힘든 어린 부모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수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팀장은 “청소년기는 성인기로 가는 과정으로 달성할 과업이 많은 시기”라며 “일찍 가정을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인 청소년 부모가 학업과 생계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기엔 버거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종합] 박해미, 황민과 이혼 예고했다? ‘도의적인 책임 지겠다’

    [종합] 박해미, 황민과 이혼 예고했다? ‘도의적인 책임 지겠다’

    배우 박해미와 황민이 결혼생활 25년 만에 협의 이혼한다. 박해미 법률대리인 송상엽 변호사는 14일 “박해미와 황민이 지난 10일 협의 이혼했다”며 “양측은 원만하게 협의 이혼하기로 했다. 다만, 양육권, 재산분할 등 구체적인 내용은 사적인 부분이기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황민은 지난해 8월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에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트럭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동승 했던 뮤지컬 배우 A 씨와 뮤지컬 배우이자 연출가 B 씨가 숨졌다. 또한 황민과 사망한 2인 외에 동승자 2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 당시 황민은 혈중알코올농도 0.104%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 사고 당시 시속 167km로 차를 몰았다. 이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민은 지난해 12월 1심(의정부지방법원 형사1단독 정우성 판사)에서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징역 6년의 법정 최고형을 구형한 검찰보다 낮은 형량이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사망자의 유족으로 용서를 받지 못했으며 무면허 음주운전 경력이 있다”며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의 전과 이외에 전과가 없고, 다친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양형 요건을 고려해봤을 때,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다”고 편결 이유를 밝혔다. 황민은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현재 복역 중이다. 박해미와 황민은 1993년 ‘품바’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나 1995년 결혼했다. 박해미는 황민과 결혼하기 전 1988년 임모 씨와 결혼했으나, 이후 1994년 생활고와 고부갈등으로 당시 6살난 첫째 아들을 두고 이혼했다. 박해미와 황민 사이에는 박해미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과 두 사람 사이에서 난 아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 관계도 이번 음주운전 사고를 계기로 정리됐다. 박해미가 황민과 협의 이혼한 것이다.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박해미는 남편 황민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황민의 잘못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피해자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했다. 그리고 이번에 박해미는 예고대로 황민과 협의 이혼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이주아동 보육지원을” 인권위, 법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이주노동자의 미취학 자녀 등을 비롯해 국내에 거주하는 모든 아동이 보육료나 양육수당을 지원받도록 영유아보육법과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2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제도 개선안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6세 미만 취학 전 아동은 소득과 무관하게 어린이집 보육료나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원 대상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국민’으로 한정돼 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지만 우리 국민이 아닌 이주아동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권위는 “어린이집 보육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이주아동 부모는 일하는 동안 자녀를 집에 홀로 방치하거나 환경이 열악한 일터에 데리고 간다”며 “이주아동의 안전과 성장이 위협받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권위의 2012년 이주노동자 미취학 자녀의 양육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2.5%가 비용 부담으로 자녀를 보육기관에 보내지 않았다. 인권위는 “이주아동의 발달 지연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이주민의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영유아 자신이나 보호자의 성,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 인종, 출생지역 등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보육돼야 한다’는 영유아보육법 제3조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법의 보육 이념에 따라 이주아동을 포함한 모든 영유아가 보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보육사업안내 등 관련 지침을 정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애 낳자더니 바람난 남친… 한부모 79%, 양육비도 나홀로 감당

    애 낳자더니 바람난 남친… 한부모 79%, 양육비도 나홀로 감당

    엄마 혼자 책임지는 준비 안 된 임신“같이 아기 낳아서 잘 키워 보자. 둘이 함께하면 잘 키울 수 있어.” 고등학교 졸업 직후 아들을 낳은 이혜지(23·이하 가명)씨가 임신 소식을 처음 남자친구에게 알리자 그는 분명 이렇게 말했다. 사실 낙태 이야기를 꺼내려던 차였다. 헤어디자이너를 꿈꾸며 미용실에 취직한 지 3개월쯤 되던 때였다. 남자친구의 설득으로 혜지씨는 결국 아들 하람이를 낳기로 했다. 일까지 그만둬야 했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남자의 부모는 혜지씨에게 “병원비를 줄 수 없으니 미혼모 시설에 들어가 낳으라”고 했다. 게다가 그에겐 다른 여자가 생겼다. 하람이의 인생은 오롯이 혜지씨의 책임이었다. 아이를 낳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루 10시간, 일주일에 6일을 일하고 140만원을 받는 미용실 막내 일을 하며 아이를 키웠다. 상대 남성은 하람이에게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더러워서 돈 안 받겠다”고 생각했지만 지난해 생각을 바꿨다. 책임을 묻고 싶었다. 전 재산 400만원을 양육비 소송에 썼다. 남자의 부모는 “돈 달라고 미리 말을 하지 그랬냐”면서도 송사에서 이기려고 변호사를 고용했다.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법정에선 그가 아빠라는 사실부터 증명해야 했다. 법률적 친자로 만드는 인지청구 소송과 양육비 청구 소송이 이어졌다. 4개월 싸움 끝에 승소했다. 변호사는 “아주 빨리 끝난 편”이라고 했다. 혜지씨는 올해부터 그에게서 하람이의 양육비로 월 40만원을 받게 됐다. 학업 중단, 사회적 고립으로 경제활동이 쉽지 않은 청소년 부모에게는 양육비가 절실하다. 그러나 ‘같이’한 임신의 책임은 대부분 엄마에게만 전가된다. 서울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청소년 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조사에서 응답자의 73%는 “임신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렸다”고 했다. 하지만 59%는 “현재 상대방과 헤어지고 연락이 끊겼다”고 답했다. 75%는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 혜지씨처럼 양육비 소송을 하기로 마음먹기도 쉽지 않다. 여성가족부의 ‘2018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한부모의 78.8%가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었지만, 소송까지 간 경우는 7.6%뿐이었다. 대부분 혼자 힘으로 버텨 보려 취업을 했지만 소득이 적은 근로빈곤층이었다. 용기를 내 소송해도 해결은 요원하다. 17세에 아이를 낳은 성혜린(24)씨는 2013년 상대 남성에게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러나 월 30만원씩 받기로 한 양육비가 실제로 혜린씨의 손에 들어온 적은 거의 없다. 연예인 지망생인 상대방은 현재 소득이 없다. 현행법상 수입이 150만원 이하면 생계 보호를 위해 양육비를 추징하지 않는다. 혜린씨는 “30만원도 턱없이 적은데 그마저도 못 받은 지 너무 오래됐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서는 양육비 문제를 사인 간 다툼인 민사 문제로만 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육비가 아동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공공 영역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월엔 양육비 문제 피해자들이 강제 징수 법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첫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미국은 50개 주 모두 양육비 지급을 일정 기간 이상 불이행하면 운전면허, 전문직면허, 총기면허 등 각종 면허를 제한·정지·취소하는 법이 있다. 또 미국, 핀란드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선 의무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할 능력이 없으면 아동의 생계를 위해 국가가 먼저 지급하고 이후 추징한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여성가족부가 지방경찰청에 운전면허 취소 및 정지 처분을 요청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또 지난 10일 국가가 양육비를 선지급하고 당사자에게 사후 추징하는 양육비 대지급제도를 담은 법안도 발의됐다. 강민서 양육비 해결을 위한 모임 대표는 “현행법으로는 며칠 동안의 감치만 견디면 평생 양육비를 안 내고 버틸 수 있다”면서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에 버금가는 죄라는 점을 제도적으로 확실히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편견·가난과 싸우는 청소년 부모 심층조사 그림자 가족. 복지 현장에서 청소년 부모가 꾸린 가정을 부르는 표현이다. 어린 산모(24세 이하)가 한 해 낳는 아기는 통계상으로만 1만 4600명(2018년 기준)이나 되지만 주변에선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싸늘한 사회적 시선을 피해 숨어 지내는 가족이 많아서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부모 가정을 취재하기 위해 4~5월 서울, 여수, 부산, 광주, 강릉 등 전국을 돌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와 협업해 진행한 취재에서 100개 가정을 상대로 서면 또는 대면, 전화 인터뷰 등을 병행하며 심층 조사했다. 평균 19.3세에 출산한 100개 가정엔 각기 다른 사연이 있었지만 임신과 출산, 양육 때 겪는 공통적 패턴도 확인됐다. ▲임신과 동시에 주변의 지지가 끊기면서 산모는 홀로 고립됐고 ▲출산 후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며 ▲가난과 편견의 굴레 속에 갇힌 자신의 삶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분투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어린 나이에 출산을 택한 부모들은 무책임한 게 아니라 오히려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 스스로의 노력에 사회적 지원이 더해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청소년 부모 가정도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몫을 할 수 있다.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어린 부모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 미래로 시점을 나눠 엮었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과거 청소년 부모 대부분은 임신을 자각한 순간을 ‘악몽’으로 기억한다. 이성 간 교제 시기가 과거보다 빨라진 상황에서 성적 호기심 또는 상대방의 강압적 분위기 유도 탓에 성관계했다가 덜컥 아이가 생겼다는 사연이 많았다. 지난해 교육부 등의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중·고교생 비율은 5.7%였다. 해당 연령(13~18세)의 주민등록인구가 309만 6947명이니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7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른 임신 경험을 극소수의 이야기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 부모 중 41%는 ‘피임에 실패해 임신했다’고 답했다. 또, 67%는 ‘임신사실을 알았을 때 두렵고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아이를 낳아야 할까’, ‘부모나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학교는 다닐 수 있을까’ 등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청춘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채웠다고 했다. 태아를 품은 청소년들은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었지만 주변의 지지는 기대할 수 없었다. 가족마저 우군이 돼 주지 않았다. 응답자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가족들의 태도를 1(부정)부터 10(긍정) 사이로 평가해 달라’고 했더니 평균 3.61점이 나왔다. 특히 청소년 부모 중에는 위기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많았다. 응답자의 32%는 “부모로부터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58%는 가출 경험이 있었다. 서울에서 만난 정유정(24)씨도 아버지에게 수시로 맞고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둔 18살에 아들 정우(6)를 몰래 낳았을 때 부모는 정씨 모자가 지내던 모자원에 찾아와 “아이를 포기하라”며 행패를 부렸다. 하지만 유정씨는 아들을 입양 보낼 수 없었다. 지옥 같던 현실에서 탈출구를 열어 줄 존재로 보였기 때문이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청소년 부모 중에는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따뜻한 ‘진짜 가족’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나 친구도 울타리가 돼 주지 못했다. 임신 당시 33%만 학교를 다녔다고 응답했다. 학업을 중단한 이유로는 ‘출산과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해서’, ‘자녀 양육을 위해 복학하지 못해 자퇴 처리됨’, ‘임신으로 스스로 자퇴’ 등을 꼽았다. 학교에선 어린 부모의 임신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거나 알게 되더라도 돕기보다는 자퇴를 권유하거나 퇴학 처리했다. 강원도에서 만난 강예원(25)씨는 “출산을 결심했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이 아기 아빠에게 ‘학교에서 나가라’고 했다”면서 “이후 실업계 학교로 복학해 졸업장은 땄지만 크게 상처받았다”고 털어놨다. 친구들 사이에선 “죽은 것 아니냐”, “남자를 어떻게 만났기에 그러느냐”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이들이 출산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만든 존엄한 생명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유정씨는 “초음파 검사 때 들은 아기 심장 소리를 잊기 어려웠다”면서 “마치 ‘나 여기 살아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현재 초등학생부터 영유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자식을 키우는 응답자들이 꼽는 현재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돈 문제’다.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에게도 육아 비용은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이다. 수입이 적거나 고정 수입이 없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더 큰 어려움일 수밖에 없다. 아이가 커질수록 돈 앞에 더 좌절한다. 정민아(25)씨 부부는 딸에게 미안할 뿐이다. 올해 6살 된 아이는 “친구들처럼 태권도 학원이랑 발레 학원을 가고 싶다”고 조른다. 하지만 들어주기 어렵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 이지훈(24)씨의 한 달 벌이가 100만원대 후반 수준인데다 민아씨는 셋째를 임신해 일할 수 없다. 민아씨는 “아이가 유튜브를 보면서 태권도 동작을 따라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생활고 탓에 아이와 생이별한 청소년 부모도 많았다. 전남 여수에서 만난 김이은(22)씨는 돈을 벌기 위해 아이와 떨어져 산다. 원래 집은 인천이지만 여수 펜션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평일에는 두 살배기 아이를 친정 근처 ‘24시간 어린이집’에 맡긴다. 아이의 얼굴을 온종일 볼 수 있는 건 한 달에 한 번뿐이다. 이은씨는 “입양을 보내기 싫은 게 과도한 욕심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출산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밖으로 쫓겨난 청소년 부모들은 “그 흔한 학사 학위도 없어 구직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뒤늦게 학교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8살 딸을 혼자 키우는 홍예슬(25)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다.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생활고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어린 부모들은 아이에게 떳떳하고 싶어서(67%) 또는 예슬씨처럼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65%) 중단된 학업을 이어 가고자 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힘든 이들은 주로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을 받고 싶다’(27%)고 말했다. 문제는 뒤늦게 공부하려면 또 돈이 든다는 점이다. 예슬씨는 “학교에서 국가 근로로 일하면 1시간에 8350원씩, 매달 20만~40만원 정도를 번다”면서 “기초수급 등과 합하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손에 쥐는데, 교재 비용과 공과금, 교통비, 식비로 쓰면 저축하는 돈은 한 푼도 없다”고 토로했다. 유미숙 팀장은 “현금 지원이 어렵다면 이들의 건강권과 관련된 지원이라도 부족하지 않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의 책임감은 다른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층조사에 응답한 어린 부모 중 48%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양육포기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산에서 만난 김수연(17)양은 앳된 얼굴 때문에 두 살 난 딸의 언니로 오해받는다. 그럴 때마다 “제가 얘 엄마예요”라고 당당히 말한다.자신이 엄마임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계기는 뜻밖에도 출산 후 감행한 가출이었다. 돈 문제로 다투는 집안 어른들의 모습에 지친 수연양은 산후조리도 못한 채 딸을 친정에 두고 집을 나왔다. 그런데 갓난 딸아이가 자꾸 눈에 밟혔다. 수연양은 “입양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딸이 너무 예뻐 떨어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 미래 청소년 부모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불행이 아이까지 덮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미래라도 준비하려면 다른 부모들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대학원생인 박은경(23)씨는 5년째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아들의 존재를 알리지 못했다. 미혼모에게 쏟아지는 질타를 겪을 만큼 겪었기 때문에 따가운 시선이 아들에게까지 향할 것을 생각하니 두려웠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은경씨는 “주변 사람들이 ‘이혼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는 연애하고 싶지 않다’거나 ‘사랑받지 못한 애는 티가 난다’고 얘기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내 아이에게 이런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난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미래다.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딸(3)을 키우는 이민정(21)씨는 안정적인 새 직장을 구하려고 자격증을 10여개나 땄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 민정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지금 사는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 5살 난 아들을 둔 엄마 이지혜(24)씨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찾을 여유가 없다”면서 “대우가 열악해도 채용해 주는 회사가 있으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부모 자립지원 단체인 킹메이커 배보은 대표는 “‘어린데 어떻게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느냐’는 등 대안 없이 비난하는 것은 어린 부모들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들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자신들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76만원 가진 어린부모… 92만원 드는 양육고통

    76만원 가진 어린부모… 92만원 드는 양육고통

    5살 아들과 단둘이 사는 남지현(24·가명)씨는 매월 가계부를 쓸 때마다 고민이 깊다. 보험회사 사무직으로 일하는 남씨의 주머니에 세금 떼고 들어오는 임금은 월 136만원이다. 여기에 아동수당 10만원, 청소년 한부모 자녀양육수당 15만원, 모자가정 아동양육비 20만원을 다 더하면 181만원쯤 된다. 문제는 지출이다. 허리띠를 졸라 매도 180만원은 나간다. 월세 34만원, 교통비 12만원, 어린이집 준비물 등 교육비에 최소 12만원이 든다. 대출금 이자도 매월 35만원씩 갚아야 한다. 공과금과 식비까지 더하면 남는 돈이 없다. 하루하루 버티고는 있지만 아이가 크면 무슨 돈으로 키워야 할지 막막하다. 아이를 함께 키우자고 했던 생물학적 아빠는 이별 후 양육비를 준 적이 한 번도 없다. 지현씨의 사정은 특별하지 않다. 서울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가 4월 9일부터 5월 9일까지 청소년 부모(24세 이하 때 출산 경험자) 100명을 상대로 서면·대면·전화 등으로 심층 조사한 결과 응답 가정의 ‘가구원수 대비 균등화 월소득’은 76만원이었다. 가구 전체 월소득 중 가족 1명당 쓸 수 있는 몫(가처분소득)이 76만원이라는 얘기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 부모 가정은 대부분 2인 가족이어서 가구 총소득은 150만~160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전체가구 월평균 가처분소득(365만원·가구원수 평균 3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가정 영유아(0~6세) 월평균 양육비가 91만 9000원(육아정책연구소 조사)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육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평균 19.3세에 첫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조사된 청소년 부모 100명은 가장 힘든 점으로 ‘경제적 어려움’(72%)을 꼽았다. 이필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은 “취재에 응한 청소년 부모 100명은 그나마 사회와 완전히 단절되지 않은 이들이라 형편이 낫다”면서 “꼭꼭 숨어버린 어린 부모들은 소득 수준이 더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의 2016년 연구결과를 보면 청소년 부모의 46.3%가 월 50만원 이하로 생활했다. 소득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청소년 한부모의 75.4%는 기초생활보장, 차상위계층 지원 등 정부 지원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갔다. 절반의 양육 책임이 있는 일부 남성들의 무책임한 행태는 청소년 엄마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청소년 엄마의 75%는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 59%는 아이의 아빠와 헤어진 이후 아예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고 했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저출산연구센터장은 “청년 실업률이 높아 사실상 30세까지는 취업을 준비하는데, 이런 생애주기와 달리 일찍 부양 가족이 생긴 이들은 사회적·경제적으로 쉽게 고립된다”면서 “청소년 부모가 학업과 취업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기저귀 갈면서 엉덩이 때리고 밥 먹이며 입술 때린 보육교사 벌금형

    기저귀 갈면서 엉덩이 때리고 밥 먹이며 입술 때린 보육교사 벌금형

    영아들의 기저귀를 갈면서 엉덩이를 때리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며 입술을 때린 보육교사에 벌금형이 선고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씨에게 최근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8월 1세 남짓한 영아들이 잠을 자지 않으려고 몸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아이 머리와 몸을 손바닥으로 내리누르거나, 기저귀를 갈며 엉덩이와 발바닥을 때리는 등 8차례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아이들의 신체 일부를 ‘토닥이는 정도’로 접촉하긴 했지만,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를 한 것은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A씨의 행위를 아동학대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우선 “피해 아동들은 만 1세 전후의 영아들”이라면서 “인간에 대한 영아의 신뢰감은 외부 세계를 탐색할 기회로 이어지고, 외부 세계의 인식은 자신의 존재를 파악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안정적인 양육을 받지 못한 영아들은 불신감을 경험하고, 고통, 근심, 분노 및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발달할 수 있다”면서 “영아들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가 학대 행위인지를 판단하려면 이와 같은 영아들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 같은 영아들의 ‘취약성’을 고려할 때 A씨의 행동은 아이들의 신체 건강이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학대 행위가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의 행위로 인해 아이들의 신체 완전성이나 정상적인 발달이 저해되는 현실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1심의 벌금 500만원보다 낮은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딸 학대·암매장’ 30대 친아버지 징역 20년 확정

    ‘딸 학대·암매장’ 30대 친아버지 징역 20년 확정

    2017년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영아 학대치사·암매장 사건의 피고인인 30대 친아버지에게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모(3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고씨의 동거녀 이모(37)씨와 이씨 모친 김모(63)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도 확정됐다. 고씨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갖고 태어난 딸(당시 5세·이하 딸)이 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2017년 4월 자택에서 딸을 폭행했고,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딸을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했다. 고씨는 이씨, 김씨와 함께 숨진 딸을 군산시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고씨와 이씨는 딸의 친어머니와 이웃이 딸의 행방을 물을 것을 우려해 거짓으로 경찰에 딸이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신고 당일 이씨는 양육 흔적을 남기려고 딸의 머리카락을 모아 어머니 김씨의 집에 옮겨 범행을 은폐했다. 두 사람은 또 딸의 양육수당을 허위로 신청해 7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당초 이 사건은 실종사건으로 처리됐으나 경찰은 딸의 실종시점이 불확실하고 가족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수상히 여겨 수사를 확대했다. 결국 고씨는 딸이 사망한 지 8개월이 지난 2017년 12월 범행을 자백했다. 앞서 1·2심은 “고씨의 학대로 어린 생명은 따뜻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채 인생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처참하게 숨져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아픔을 안겨줬다”면서 고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이씨에게는 징역 10년, 암매장을 도운 김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형량이 부당하게 높다면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마땅한 형량”이라면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 부인 언니 살인미수 50대 징역 7년

    이혼한 전 부인의 언니를 살해하려 했던 5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박정대)는 살인미수 및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26일 오전 7시 50분쯤 전주시 덕진구의 한 아파트 로비에서 전 부인의 언니인 B(58)씨의 머리를 둔기로 18차례 내려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전 부인(53)도 둔기로 한 차례 폭행했다. 조사결과 A씨는 전 부인이 최근 양육비청구 소송을 제기해 자신의 재산을 가압류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년 전 부인과의 이혼을 주도한 B씨에게 앙심을 품고 이날 미리 준비한 둔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두개골이 골절되는 심각한 상해를 입었고 그 가족들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애는 낳아야지” “인생이 불쌍해”…이중 시선에 우는 어린 부모

    “애는 낳아야지” “인생이 불쌍해”…이중 시선에 우는 어린 부모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1> 축복받지 못한 출산일찍 아이를 낳은 청소년 부모들은 자신들의 임신 사실과 양육 능력을 마뜩잖게 보는 사회적 시선 앞에서 좌절한다. 정상적인 양육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편견은 ‘온 힘을 다해 남들처럼 아이를 품겠다’는 어린 부모들의 의지에 상처를 남긴다. 서울신문은 20세 이상 성인들이 청소년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하고자 지난 2~6일 일반인 5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어린 부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18살에 첫째를 출산한 최연희(23·가명)씨는 아이를 키우며 늘 주변 시선을 의식한다. 몇 년 전 옆집 주민이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최씨를 신고하면서 생긴 트라우마 탓이다. 신고 이유는 단순했다. 누가 봐도 앳돼 보이는 최씨 부부의 외모, 종종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이었다. 최씨는 “당시는 ‘고교생인 엄마가 아이를 모텔에서 낳고 도망갔다’거나 ‘신생아를 살해해 냉동실에 유기했다’는 등의 뉴스가 많이 나올 때였다”면서 “단지 우리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학대한다고 의심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학대 신고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최씨에겐 여전히 아이를 훈육하는 게 조심스럽다. 최씨는 “어려서 서툴 수는 있어도 우리도 부모로서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리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은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어린 부모들은 아이를 포기하면 “무책임하다”고 지탄받고, 아이를 품더라도 ‘부족한 양육자’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체 설문 응답자의 52.6%는 “청소년 부모가 정상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청소년 부모’라는 키워드를 보고 떠오른 감정을 세 가지씩 고르라고 했더니 ‘걱정된다’(90.3%)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설문에 응답한 한 직장인은 “출산을 선택한 것은 부모의 의지이자 자유지만 경제·사회적으로 아이를 낳아 기를 준비가 돼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출산을 결심한 부모에 대해 “용감하고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로 살아갈 아이와 부모가 불쌍하다”는 등 청소년 가정의 미래가 불행할 것이라는 예단이 훨씬 많았다. 연희씨 역시 출산을 결심하고 나서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는 “친오빠가 ‘네 나이에 아이를 어떻게 키우려고 그러냐’며 출산을 반대해 전국 각지로 도망 다녔다”고 했다. ‘어차피 제대로 키우긴 어렵겠지만, 임신했다면 그래도 낳아서 직접 길러야 한다’는 이중적인 인식도 나타났다. 많은 응답자들은 어린 부모들이 낙태를 선택하는 것을 부정적(52.8%)으로 봤고, 입양 보내는 것에도 회의적(73%)이었다. 키울 수 없는 아이를 종교 시설에 맡기고 가는 시스템인 ‘베이비박스’에 대해서도 ‘슬프다’(72.2%), ‘불쌍하다’(57.7%), ‘무책임하다’(55.4%) 등 부정적인 단어를 주로 떠올렸다. 해당 감정을 떠올린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베이비박스로 청소년 부모들이 죄책감을 덜 것 같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는 것은 도피이자 부모의 직무유기다” 등으로 설명했다. 어린 부모들은 일부가 저지르는 영아 유기 사건 등만 보고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17살에 출산한 장예빈(25·가명)씨는 동갑인 남자친구와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한 이후 퇴학 위기에 몰렸다. 당시 다니던 학교의 교장은 “우리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장씨를 몰아세웠다. 가족이 모두 교장 앞에서 애원한 뒤에야 퇴학이 아닌 자퇴로 처리됐다. 장씨는 “우린 끝까지 아이를 책임지려 애썼는데 어른들은 ‘명예를 실추했다’고 여겼다”며 “계획에 없던 임신이었지만 출산을 결정한 우리에게 가장 큰 상처는 우리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었다”고 말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어린 부모가 겪을 가장 큰 고충이 경제적 어려움(63.5%)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린 부모의 월평균 예상 소득액이 200만원 이하라고 보는 응답자가 10명 중 9명(94.4%)에 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대 여성 응답자는 “어린 부모들에게는 자녀의 의식주조차 해결할 만한 경제력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정부가 어린 부모에게 돈을 쥐여 주기보다는 살아갈 힘을 키워 주는 방식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생계비나 양육비 등을 현금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는 의견은 22.4%였던 반면 직업훈련이나 학업, 취업 지원을 해 줘야 한다는 의견은 29.6%였다. 아이 돌봄 관련 서비스 지원(26.8%)을 꼽은 사람도 많았다. 이필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소장은 “아이를 낳고 양육하기로 결심한 어린 부모들은 용감한 양육자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가족의 한 모습으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양육을 선택한 사람들을 무조건 보호의 대상으로만 낙인찍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시기(24세 이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모(또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나 미혼부)들의 사연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이거나 주변에서 젊은 부모들의 삶을 목격하신 분 중 이들이 겪는 어려움, 복지·행정 제도의 미비점 등 여러 사연을 알고 계시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당황하고 허둥대다 결국 유기로…‘비밀출산법’ 있었다면 어땠을까

    당황하고 허둥대다 결국 유기로…‘비밀출산법’ 있었다면 어땠을까

    임신 사실 부모 등 주변에 알리기 어려워 부모들 아기 버릴때 큰 죄책감에 시달려 비밀출산법은 가명으로 출산신고하되 친부모 찾을 수 있게 법원이 정보 관리 책임 회피·친권 포기 등 우려에 계류 중“자녀를 버린 죄로 법정에 선 어린 부모들은 대부분 울기만 합니다. ‘나 때문에 애가 죽었다’면서요.” 영아 유기 사건에서 청소년 피고인을 변호했던 법조인들이 입을 모아 전한 얘기다. 이제 막 태어난 아이의 삶을 강제로 빼앗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무겁지만 “주위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보이고 도와주려는 의사를 내비쳤다면 범행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신생아를 유기하는 청소년 부모가 많은 만큼 ‘비밀출산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변호사들은 청소년 산모들이 임신 사실을 부모 등 주변에 알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청소년기에 성관계를 갖는 것 자체를 죄악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와 어린 부모는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일탈 청소년일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영아유기치사 사건을 담당했던 한 변호사는 “20대 초반이던 딸이 아기를 출산하고 버린 뒤 붙잡혔는데 뒤늦게 그 사실을 안 어머니가 딸을 붙잡고 ‘그런 일을 겪고도 왜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엉엉 울기도 했다”면서 “상황을 감당할 수 없어 직접 낳은 아기를 버릴 때 가장 큰 죄책감에 시달리는 건 부모 자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어떤 피고인은 애초 출산 이후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3주나 조산하는 바람에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서 허둥대다 결국 유기로 이어졌다”면서 “처음부터 유기가 목적인 부모는 없다”고 지적했다. 어린 부모들이 사회적 시선을 걱정해 아이를 유기하는 것을 줄이려면 ‘비밀출산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밀출산법은 사회·경제적 곤경에 처한 임산부를 지원해 영아의 생명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2월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이다. 가명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되 아이가 커서 친부모를 찾을 수 있게 법원이 대신 정보를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비밀출산 지원 상담기관 운영 및 긴급 영아보호소 운영 등의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이 법안은 양육 책임 회피, 친권 포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인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는 “가족 또는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하는 산모들을 위해 익명으로 임신부터 출산, 출생 신고까지의 과정을 도와줄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영아 유기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전라도 한 섬마을에 사는 신지연(21·가명)씨가 18살 때 아기를 낳은 곳은 뭍으로 가는 배 안이었다. 찢어질 듯한 복통 탓에 큰 병원으로 향했다. 임신인 줄 몰랐다. 아니, 임신이면 안 됐다. 대학입시 스트레스를 겨우 버텨내고 이제 곧 졸업인데 억울했다. 갓난아기가 눈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면서 피하고 싶었던 악몽은 현실이 됐다. 미혼모 시설에 가 있으면 데리러 오겠다고 한 남자 친구는 일주일, 한 달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직감했다. 꼼짝없이 내가 이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구나. 신지연씨는 그렇게 엄마가 됐다. 부모가 된다는 건 대다수에게는 축복이지만 신씨처럼 누군가에게는 비극이다. 특히 아무 대책 없이 어쩌다 부모가 된 청소년에게는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다. 지난해 청소년 기본법상 청소년(9~24세)이 낳은 출생아 수는 모두 1만 4600명. 같은 해 태어난 또래(32만 6900명)의 약 4.4%다. 출생신고가 안 돼 투명인간처럼 키워지거나, 조부모의 호적에 올려졌거나, 출생과 동시에 버려진 아기들까지 합치면 2만명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출생아 16명 중 1명은 청소년이 낳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숫자지만 청소년 부모는 여전히 낯선 존재다. 어린 부모들은 ‘사고 친 아이’, ‘미숙한 부모’라는 싸늘한 시선 앞에 움츠러들고 죄인처럼 숨는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모의 삶을 이른 나이에 짊어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청춘들은 인간관계의 단절과 힘든 취업, 심리적 위축감, 생활고에 허덕이며 산다. 이들의 고통은 그대로 자녀에게 전이된다. 서울신문은 어버이날인 오늘 사회가 애써 눈감아 온 청소년 부모의 삶을 추적한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시리즈를 시작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기획한 이번 취재를 통해 전국의 청소년 부모 100개 가정을 대면과 서면 등으로 심층 인터뷰했다. 준비 없이 가정을 꾸린 이들의 생활과 구조적인 원인을 들여다봤다. 고통과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대안도 찾아봤다. 첫 회에서는 극단적인 출산 공포 속에 아기를 유기하거나 사망케 해 범죄자로 전락한 청소년 부모 20여명의 이야기를 판결문 등을 통해 살펴봤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070명의 아이가 버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훨씬 많다. 또 유기범죄 통계로 잡히지 않는 베이비박스에 맡긴 영아는 매년 200명 선이다. 베이비박스를 찾은 부모 중 10대와 20대의 비중은 64%였다. 서울신문은 또 어린 부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일부터 5일간 성인 500여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응답자의 52.6%는 ‘청소년 부모가 정상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청소년이 낙태나 입양을 선택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사회는 무방비 상태에서 부모가 된 그들의 미숙함을 지탄하면서도, 임신의 책임을 오롯이 짊어지라는 모순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시기(24세 이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모(또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나 미혼부)들의 사연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이거나 주변에서 젊은 부모들의 삶을 목격하신 분 중 이들이 겪는 어려움, 복지·행정 제도의 미비점 등 여러 사연을 알고 계시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독박육아 스트레스’에 아내 살해한 남편…2심도 징역 22년

    ‘독박육아 스트레스’에 아내 살해한 남편…2심도 징역 22년

    도박·빚·육아 갈등 스트레스에 범행…범행 은폐 시도도독박육아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내를 살해하고 두살배기 딸까지 흉기로 찌른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조용현)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하모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2년을 선고한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하씨는 경제적 압박과 아내와의 갈등으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나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원심이 하씨에게 선고한 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씨는 지난해 9월 경기 성남시 소재 자택에서 2살짜리 딸이 칭얼거리는데도 계속 잠만 자는 아내에게 불만을 품고 그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두살배기 딸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하씨는 범행 직후 출근해 귀가한 뒤 제3자가 범행을 벌인 것처럼 거짓으로 신고하고, 수사 도중 ‘사랑하는 아내 곁으로 가겠다’며 자살 소동을 벌이며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하씨는 당시 개인회생절차 진행 중 아내 몰래 도박 빚까지 지게 되면서 심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었고, 육아까지 전담하다시피 하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1심은 “사망한 아내의 고통과 십수년간 부모의 양육 없이 자라야 할 딸의 상정 등을 고려하면 하씨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22년을 선고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 ‘배양육’, 식량 문제 만병통치약 아니다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 ‘배양육’, 식량 문제 만병통치약 아니다

    미국의 식물성 고기 ‘비욘드미트’가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등장하면서, 덩달아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 ‘배양육’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배양육이란 사육, 도축 등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를 일컫는다. 초기에는 값이 너무 비싸 시장성이 떨어졌다는 평가였으나, 최근 기술의 발달로 값이 상당히 내려갔다. 과거 배양육 1파운드(453g)를 생산하는 데에는 연구비를 포함해 약 9000달러(10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50달러로 얇은 스테이크를 배양하는 회사가 있다”면서 “가격은 더 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큰손들은 이미 배양육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투자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이스라엘 배양육 기업인 ‘슈퍼미트’, ‘미래의고기’ 등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으려고 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도 배양육 기업 ‘멤피스미트’에 17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멤피스미트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닭고기 배양에 성공한 업체다. 그러나 문제는 남는다. 정보기술전문지 와이어드는 전문가를 인용해 “배양육이 가축의 도살을 줄이고,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가정에 불과하며 이를 뒷받침할 자료는 거의 없다”라면서 “소 등이 배출하는 메탄 가스는 줄겠지만, 배양육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에너지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오히려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암소는 단순한 햄버거가 아니다. 가죽, 젤라틴, 애완동물 사료가 주재료는 암소다. 우유도 빼놓을 수 없다”면서 “배양육 산업은 햄버거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소와 관련된 다른 제품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에서 소가 단순한 식량이 아니라 중요한 노동 자원이자, 통화로서 기능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윤리적인 문제도 있다. 포브스는 “배양육은 새로운 도덕적 수수께끼와 문화적 도전을 초래한다”라면서 “채식주의 자들은 배양육을 먹어도 되는가, 배양육은 인류를 자연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할 것인가, 만약 인간의 세포로 만든 배양육을 먹으면 식인하는 것인가, 배양육은 전통적인 고기와 다른 새로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독일 도이치벨레는 “앞으로 30년간 전 세계 육류 소비는 70%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는 2050년까지 약 97억명이 될 것”이라면서 “배양육은 환경 파괴를 줄이는 대안이 될 것”이라며 배양육의 불가피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콩·버섯·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100% 식물성 고기’ 제품을 만드는 비욘드미트는 지난 2일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25달러)보다 40.75달러 높은 6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상승률은 163%로, 공모가의 3배 가까이로 뛰어올랐다. 시가총액은 37억 7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난해한 이야기 쉽게 그려낸 그래픽노블 3편

    [금요일의 서재]난해한 이야기 쉽게 그려낸 그래픽노블 3편

    글만 가득한 일반 책보다 그림이 있는 만화책은 읽기 수월하다. 다루는 이야기가 복잡하거나 어려울수록 더 그렇다. 이번 주 ‘금요일의 서재’는 글로만 표현했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만화로 잘 풀어낸 신간 ‘그래픽노블’ 3권을 골랐다. ‘당신 엄마 맞아?(움직씨), ‘도스토옙스키’(미메시스), ‘파더판다’(미메시스)다.●레즈비언 작가의 엄마 이해하기=‘당신 엄마 맞아?’는 ‘타임‘이 선정한 베스트셀러 회고록 ‘펀 홈’ 작가 앨리슨 벡델의 신작이다. 작가는 전작 ‘펀 홈‘에서 게이인 아버지 브루스 벡델을 다뤘고, 이번엔 어머니 헬렌 오거스타를 다룬다. 작가가 그린 어머니는 문학적으로 뛰어난 재능이 있었지만, 남편 뒤치다꺼리와 아이 양육에 치여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워킹 맘’의 표본이다. 배우자가 게이임을 알고도 숨겨온 엄마의 일생, 자신의 가족사의 비밀을 고스란히 무게로 간직해 온 레즈비언 딸의 성장과 연애, 그리고 십여 년간 수십 차례에 걸쳐 엄마와 딸 사이의 애증을 들은 여성 정신분석가인 조슬린과 캐롤 이야기로 진행한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꾼 이상한 꿈들을 비롯해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과 우울함에 관한 심리 상담 이야기를 엮는다. 정신 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캇, 앨리스 밀러, 칼 구스타브 융, 자크 라캉의 난해한 저서와 논문으로 이를 풀어내는 솜씨가 가히 탁월하다. 여기에 버지니아 울프, 에이드리언 리치, 미국 최초 여성 시인 앤 브래드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영미 여성 작가의 문학도 녹여낸 부분을 눈여겨보자. 작가는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통해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양육 환경을 꼬집는다. 어머니를 충분히 사랑하지만, 무언가 불편했던 이유를 찾아내고자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책을 완성하고 나서 결국 이렇게 말한다. “마침내 나는 엄마를 파괴했고, 엄마는 파괴로부터 살아남았다.” ●압축해 살펴본 도스토옙스키=‘도스토옙스키’는 유명 일러스트이자 만화가, 작가로 활동하는 비탈리 콘스탄티노프가 그린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삶과 작품 이야기다. 1821년 그가 태어난 뒤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열정적으로 불타올랐던 삶의 굴곡을 다룬다. 59년 동안 생애를 순서대로 다루지만, 특이하게 ‘콜라주’ 기법을 활용했다. 도스토옙스키 대표작 ‘죄와 벌’,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악령’, ‘도박꾼’을 비롯한 18개 작품에 관해 작품을 쓸 당시 도스토옙스키의 상태와 심리적 배경을 그가 직접 남긴 기록과 편지로 촘촘하게 구성했다. 복잡다단한 소설을 1~2쪽으로 응축하고, 당시 치열했던 그의 삶과 사유의 궤적을 압축한 솜씨가 가히 탁월하다. 예컨대 좌우 2쪽으로 펼쳐 구성한 ‘죄와 벌’은 두 계급의 인간에 관한 설명을 시작으로 소설 속 등장인물의 대사와 심리를 가득 넣었다.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지 난해하지만, 찬찬히 읽다 보면 깊이가 느껴진다. 전체 분량은 적지만 읽는 데에 시간이 꽤 걸리는 이유다. ●판다 아빠? 난해하지만 독특하다=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훗한나’의 첫 그래픽노블 작품 ‘파더 판다’는 시작부터 끝까지 기괴하다. 어느 미래, 임신 가능 판정받은 여성들은 일정한 나이까지 출산해야 한다. 하지만 남성 정자 확보가 어려운 상황. 민간에서 다양한 대체 남편을 제공한다. 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회사가 ‘판다는 좋은 아빠’다. 판다의 정자를 이용해 여성이 임신하고, 심지어 함께 가정도 이룬다. 그런데 이 판다가 사람처럼 말하고 생활하는 존재가 아니라 진짜 동물 판다다. 판다와의 생활이 여러 부작용을 보이면서 결국 사회 문제로 떠오른다. 그리고 판다 대신 이번엔 ‘토끼’가 대체재로 떠오른다. 여성뿐 아니라 아빠 판다, 그리고 판다 아이 모두 개인이 아닌 사회 시스템 속 대체물로만 취급하는 미래를 암시한다. 빼어난 그림체는 아니지만, 여성, 아빠 판다, 판다 아이 입장에서 그린 시각이 돋보인다. 다만 난해한 부분이 많아 다 읽고도 ‘도대체 내가 뭘 본거지?’ 생각이 들 수 있다. 유머를 섞어 그렸지만, 장면 곳곳에 오싹한 느낌이 든다. 기존 만화와 다른 점이 많아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만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트럼프가 찍은 연준이사 후보 또 자질 논란 속 낙마

    트럼프가 찍은 연준이사 후보 또 자질 논란 속 낙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사 후보였던 스티븐 무어가 자질 논란 속에 자진 사퇴했다. 무어는 정치적 편향성, 여성 및 특정 지역 비하, 세금 체납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무어가 연준 (이사 인준) 과정으로부터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22일 무어를 이사 후보로 낙점한 지 한달여 만이다. 무어의 낙마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또 다른 연준 이사 후보 허먼 케인이 역시 자질 논란 끝에 지난달 22일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무어는 그간 친(親)트럼프 정치 성향이 너무 강해 정치적 독립성이 요구되는 연준 이사로서 부적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어는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의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트럼프노믹스’를 지지하는 내용의 저서를 출간했다. 여성 비하 및 특정 지역을 비하해 비난받기도 했다. 무어는 2002년 보수성향의 잡지 ‘내셔널 리뷰’에 매력적인 외모의 여성이 아니면 남자농구 심판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칼럼을 기고했었다. 2014년 8월 한 포럼에서는 신시내티나 클리블랜드를 불쾌한 곳이라는 의미인 ‘미국의 겨드랑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전 부인과 이혼 후 위자료와 자녀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으며, 세금을 체납했다는 의혹도 있다. 무어는 그간 잇단 비난 여론에도 후보직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날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지지 철회 움직임이 감지되자 전격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무어가 공식 지명되면 상원에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고 공화당의 조니 언스트 상원 의원은 이날 “(인준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면서 무어의 과거 성차별적인 글을 염두에 둔 듯 “그의 글을 봐라. 나는 여성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연준 이사진 7명 가운데 2명이 공석이다. 케인과 무어의 잇따른 낙마로 트럼프 대통령은 2명의 후보 지명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학대도 유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하루 30분 이상 놀아주면 쑥쑥 자란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학대도 유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하루 30분 이상 놀아주면 쑥쑥 자란다

    “기쁘다 오늘날 오월 일일은/우리들 어린이의 명절날일세/복된 목숨 길이 품고 뛰어노는 날/오늘은 어린이의 날” 소파 방정환(1899~1931) 선생이 1925년 5월 1일 제3회 어린이날을 맞아 지은 ‘어린이날’ 노래 1절입니다. 며칠이 지나면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이날’입니다. 소파 선생이 처음 사용한 ‘어린이’라는 단어에는 어린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줘야 한다는 존대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어린이들을 인격체는커녕 생명이 없는 물건처럼 막 대하는 듯한 사건들이 너무 많습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처럼 아이들을 왜 소중하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넘쳐납니다. 캐나다 맥길대 실험심리학과 연구팀은 1986~2012년 여름 캠프에 참여한 5~13세 저소득층 남녀 어린이 2292명을 대상으로 가정과 사회에서 어떻게 양육되고 있는지에 대한 추적 조사를 해 2015년 ‘미국의학협회 정신과학저널’에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협박, 조롱, 무시, 창피와 같은 감정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이나 방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감정적, 언어적 폭력은 물리적 폭력을 받았을 때와 똑같은 뇌 부위가 자극되고 뇌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정신적 상처가 다양한 트라우마로 연결되는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고 합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의대와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공동연구팀은 어린 시절 받은 학대는 DNA에 그대로 각인돼 다음 세대로 유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중개 정신의학’에 지난해 발표했습니다. 학대로 인해 특이하게 변형된 DNA는 자손들에게 영향을 미쳐 각종 정신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한다고 하면 어른들은 거창하고 물질적인 것을 떠올리기 십상입니다. 그렇지만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노스캐롤라이나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이 지난해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국제 비만학’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을 위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하루 30분 이상씩만 함께한다면 아이들의 자아 통제력이 생겨 자기학습 능력이 높아지고 비만까지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어린이는 나무와 똑같다”고 합니다. 믿어 주는 만큼 쑥쑥 자란다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때가 많습니다. 또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고 통제하려고도 합니다. 과학은 상처받거나 과잉 보호 받은 아이들이 많은 사회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방정환 선생이 1923년 1회 어린이날에 발표한 ‘어린이날의 약속’을 통해 어린이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5월이 됐으면 합니다. “어린이의 생활을 항상 즐겁게 해 주십시오. 어린이는 항상 칭찬해 가며 기르십시오. 어린이의 몸을 자주 주의해 살펴주십시오. 희망을 위하여, 내일을 위하여 다 같이 어린이를 잘 키웁시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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