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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여덟 어른’ 박강빈씨 “나의 시행착오가 너희에게 도움이 되길”

    ‘열여덟 어른’ 박강빈씨 “나의 시행착오가 너희에게 도움이 되길”

    “제가 겪은 시행착오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자립 6년차’ 보호종료아동 박강빈(24)씨는 “보육원 퇴소 전엔 충분한 교육이, 자립 후엔 옆에서 도와줄 ‘선배 어른’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네 살 때부터 인천의 한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서 지내다가 만 18세가 되던 지난 2016년 퇴소했다. 한때 ‘대기업 회장님’이 되고 싶었던 박씨는 현재 평범한 대학생 겸 한 기업의 청년 인턴이자, 여전히 꿈을 찾고 있는 보통의 청춘이다. 박씨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아름다운재단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호아동을 위한 맞춤형 자립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립을 앞둔 후배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다 보면 보육원이 외진 곳에 자리하고 환경이 열악할수록 자립 준비도나 교육 수준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지역·연령별로 보다 양질의 교육이 보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름’을 깨닫게 한 반찬통 박씨의 첫 기억은 4살 무렵 큰고모(보육원 선생님)와 언덕을 오르던 장면이다. 식사 시간마다 식판에 배식을 받아 밥을 먹었던 박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원가정 방문으로 친엄마집에 갔는데 반찬통과 냄비를 놓고 밥과 찌개를 먹었다”며 “친구집에 놀라가서도 그런 것을 보고 ‘나만 좀 다른건가’ 싶었다”했다. 그는 “집(보육원)에서 먹는데 집밥이 아닌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 지금도 가정식 백반집을 좋아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방황을 거듭하던 박씨에게 진로 선생님이 선물해 준 책 한 권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박씨는 “미용실 청소부가 세계적인 가수가 되는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을 읽고 지금까지 허비한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엔 무작정 대기업 회장님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물류 특성화고에 진학해 주니어 인턴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자립 후 겪은 일상생활 속 막막함 그는 “자립 후 처음엔 경제관념이 1도(하나도) 없어서 매일 택시를 타고 배달 음식만 먹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돈도 써 본 사람이 잘 쓴다’는 말이 있는데, 고등학생 때 한 달 용돈이 2만 5000원이었다가 졸업 후 첫 월급으로 250여만원을 받았지만 씀씀이가 크다 보니 어느새 통장 잔고가 바닥나더라”고 떠올렸다. 또 “보육원에서 받았던 자립표준화 교육엔 ‘옛날 내용’들이 많았다”며 “인터넷·폰뱅킹 시대에 은행 창구에서 통장 개설 방법을 배운 격”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자립 후 보증금, 월세 등에 대한 막연한 개념만 안 채 계약을 했다. 그는 “월세집에 들어갔는데 방충망이 뜯겨져 있었다”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입주 전 집주인에게 말해 특약사항에 기재할 수 있었는데 집 근처 잡화점에서 붙이는 방충망을 사왔다”고 돌이켰다. 박씨는 아름다운재단 캠페인을 통해 보호종료아동들이 자립 후 겪는 일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하고 있다. #꿈을 향한 도전은 현재진행형 박씨는 보호종료아동들 지원 방안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보호종료아동 지원 대책이 많이 개선됐지만 사각지대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관련 제도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다녔던 보육원에서 대학에 간 선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 공장에 취업을 했다”며 “나중에서야 대학 등록금을 다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경희대 국제통상·금융투자학과 3학년에 다니고 있는 박씨는 “졸업 후 금융권에 취직하고 싶지만 당장은 보육원에서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기회를 경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단독] 심리치료비 157만원 vs 12만원… 지자체 사정 따라 ‘또 다른 차별’

    [단독] 심리치료비 157만원 vs 12만원… 지자체 사정 따라 ‘또 다른 차별’

    전국의 아동양육시설(보육원)은 운영 비용과 종사자 임금 등을 전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에 의존한다. 그러나 지자체 사정에 따라 지원 규모는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하는 보호아동 1인당 심리치료 지원비는 시도별로 최대 13배 차이가 났다. 가뜩이나 일반가정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어느 지역에 맡겨지느냐에 따라 또 다른 차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신문이 27일 정보공개청구 및 아동복지협회를 통해 전국 아동양육시설 242곳(전체의 92.7%)을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예산 기준으로 시설 한 곳당 보조금이 가장 많은 지자체는 서울시(평균 24억 8410만원)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지자체는 경남으로 시설 한 곳당 9억 6784만원을 지원했다. 정부 예산이 포함된 아동 심리치료 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광주가 지난해 기준 56명에게 8811만원을 지원, 평균 보조금이 15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대전은 207명에게 2565만원을 지원해 평균 보조금은 12만원에 그쳤다. 보호대상아동에게 심리상담 치료비를 지원하고 경계선지능(지능지수 71~84) 아동에게 사례관리비, 심리검사비 등 각종 지원책을 쏟는 서울시는 1인당 평균 82만원을 보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림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자체마다 돈을 쓸 곳이 많은데 아동양육시설과 보호대상 아동에게는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정하지 않는다”면서 “아동보호시설 운영비 및 종사자 인건비 지원 체계를 국비에서 일부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단독] 한글떼기서 미용실습까지… 학업도 취업도 출발선부터 뒤처졌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단독] 한글떼기서 미용실습까지… 학업도 취업도 출발선부터 뒤처졌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코로나19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더 가혹했다. 지난 2년여간 아이들은 자유롭게 나갈 수도 없고, 외부인이 들어올 수도 없는 외딴섬에 갇혀 있었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애꿎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화풀이하는 아이도 늘었다. 서울신문이 설문조사한 결과 보육원 종사자의 64.3%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어려운 점으로 ‘외출 제한에 따른 아동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꼽았다. 학습의 간극은 점점 더 벌어졌다.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시설일수록 피해는 더 심각했다. 오미크론 대확산 가운데 새학기를 맞아 분주한 보육원들을 찾아 실태를 살펴봤다. 겨울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달 23일 찾은 영남 지역의 A보육원. 고등학교 1학년 경환(16·가명)이가 컴퓨터실에서 머리를 싸매고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었다. 5평 남짓한 공간에 컴퓨터 8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 방은 원래 직원들의 휴식 공간이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은 17명이었는데 컴퓨터는 9대뿐이어서 직원 휴게실을 제2컴퓨터실로 급조한 것이다. 사무를 관리하는 장민수(38·가명)씨는 “부랴부랴 휴게실을 개조하고 컴퓨터를 추가로 들여 급한 불을 껐다”고 했다. 생활실(아이들이 지내는 방)에서는 방학 숙제를 놓고 딴청을 피우는 호영(9·가명)이와 선생님이 한창 줄다리기하는 중이었다. 호영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부터 온라인 수업에 잘 적응하지 못해 또래보다 한글과 구구단이 뒤처지는 편이다. 같은 시각 태권도복을 차려입은 무리가 들뜬 표정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왔다. “나 노란 띠도 땄어요. 이제 제일 높은 띠도 딸 거예요.” 성민(12·가명)이가 태권도 학원에 오랜만에 가는 게 신이 난 듯 한껏 자랑을 늘어놓았다. 코로나19는 모두의 일상을 뒤흔들어 놨지만 특히 보육원 아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설아동은 학원 등 사교육을 받기 어려워 학교 수업이 중요한데 옆에서 공부를 도와주는 인력과 시설은 턱없이 부족했다. 보육원 측이 여유가 있거나 후원을 통해 학원에 다닐 수 있다고 해도 정부 지침으로 외출이 제한되면서 발이 묶였다. 장씨는 “이미용, 컴퓨터그래픽 등 취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지침을 어기고 학원 외출을 허용했다”며 “방역 지침이 왔다 갔다 하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가됐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에 맞춰 외출 금지 조치 등을 일부 완화한 정부의 아홉 번째 지침이 내려온 뒤에야 숨통이 트였다고 장씨는 전했다. 충청 지역에 있는 B보육원엔 학습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한글과 축구, 미술, 피아노 등을 가르쳤는데 코로나19 이후 발길이 뚝 끊겼다. 그러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은 당장 한글을 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모든 학습의 출발선인 한글에서부터 뒤처지는 것이다. 보육사 손민지(38·가명)씨는 “공격적인 아이는 축구, 태권도 등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곤 했는데 학교 수업뿐 아니라 예체능에서도 차이가 나는 느낌”이라며 “현재 초등학교 저학년은 갈수록 학습 격차가 벌어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유치원 휴원에 누리과정도 못 마쳐 학교뿐 아니라 어린이집, 유치원도 휴원을 거듭하면서 일부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 배워야 할 것들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 경기도의 한 보육원에서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돌보는 김선희(36·가명)씨는 “유치원이 문을 닫았을 때 시설은 긴급돌봄도 신청할 수 없어 아이들이 누리 과정(만 3~5세 유아에게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교육·보육 과정)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며 “공교육의 출발선에서부터 불공평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게 너무 속상했다”고 말했다.여러 명의 아이가 다 같이 모여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땐 보육사들이 아무리 신경 써도 역부족인 상황이 벌어졌다. 일반 가정처럼 보호자가 일대일로 챙겨 주지 못하다 보니 학습 분위기도 금방 흐트러진다. 서울신문의 보육원 종사자 1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온라인 수업 지도 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41.1%가 ‘아이들이 지루해하고 딴짓을 하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손씨는 “한 번에 5~6명이 동시에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 같은 학년이라도 반마다 출석체크 방식, 퀴즈, 진도가 다 다르다”며 “책장 하나 넘기는 것까지 챙겨 줘야 하는데 동시에 여러 명을 맡다 보니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공익근무요원까지 온라인 수업 보조” 설문조사에서 학습 격차와 관련해 가장 타격이 큰 연령대로는 초등학교 저학년(38.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김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바로 옆에서 보육사들이 지도해야 했다”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반마다 공지가 달라 혹시나 공지를 놓치면 ‘시설아동이라서 관리가 안 된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더 꼼꼼하게 살폈다”고 했다. 그는 “생활지도원만으로는 부족해 사무 인력과 공익근무요원까지 아이들에게 일대일로 붙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수업 과정에서 화면에 보육원 배경이 노출돼 원치 않는 ‘고밍아웃’(고아임을 밝히는 것)을 우려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장씨는 “아무리 가리려고 해도 뒷배경에 보육원임을 유추할 수 있는 문구가 보여 다른 아이들이 눈치챌까 봐 노심초사했다”며 “이런 이유로 중고등학생들은 개인 노트북을 지급해 달라고 하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고 했다. ‘코시국’이라는 긴 터널이 이어지는 동안 아이들은 지쳐만 갔다. 서울시의 ‘코로나19 관련 보호대상아동 인권보장 수요조사’ 용역 결과 보고에 따르면 보육원 아이들이 등교 외 모든 외출이 금지된 기간은 평균 337일이다. 원가족(원래 가족)과 때때로 만나던 아동들도 코로나19 이후 교류가 끊겨 그리움이 커졌다. 서울신문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중고등학생들은 “외출을 못 해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진로 얘기도 못 한다”, “가족이랑 못 본 지 2~3년 정도 됐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현경 연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팬데믹 이후 시설보호아동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며 “방과후 특별 학습 지도반, 놀이와 학습 병행 프로그램 등과 같은 학습 격차 해소 방안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 [단독] 보육원에 발 묶인 아이들… ‘배움의 기회’마저 뺏겼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단독] 보육원에 발 묶인 아이들… ‘배움의 기회’마저 뺏겼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서 지내는 중고등학생 10명 중 7명은 가장 힘든 점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외출 제한’을 꼽은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시설 보호 아동들은 지난 2년여 동안 정부의 방역지침으로 외출과 면회가 금지됐다. 밖에 나가거나 친구를 만나지도,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배우지도 못하면서 스트레스도 쌓일 대로 쌓였다. ●중고생 70% “외출 제한 힘들어” 서울신문이 서울 지역 보육원에서 지내는 중고등학생 1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점’으로 68.5%가 코로나19로 외출을 못 하는 것을 꼽았다. 이어 ▲학업·성적·진로 고민(13.1%) ▲외로움 등 심리적인 문제(6.2%) 등이 뒤를 이었다. ●보육원 밖 진로탐색 기회 줄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로 탐색 등을 위한 외부 사회생활 기회도 줄었다.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주변 환경이 열악해 학습결손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들의 36.2%는 외부 사회생활 경험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꼈다. 또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44.0%가 외부 활동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생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이 시간에 당연하다는 듯이 제약을 걸어 놓은 게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 [단독] 한글떼기서 미용실습까지… 학업도 취업도 출발선부터 뒤처졌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단독] 한글떼기서 미용실습까지… 학업도 취업도 출발선부터 뒤처졌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코로나19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더 가혹했다. 지난 2년여간 아이들은 자유롭게 나갈 수도 없고, 외부인이 들어올 수도 없는 외딴섬에 갇혀 있었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애꿎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화풀이하는 아이도 늘었다. 서울신문이 설문조사한 결과 보육원 종사자의 64.3%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어려운 점으로 ‘외출 제한에 따른 아동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꼽았다. 학습의 간극은 점점 더 벌어졌다.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시설일수록 피해는 더 심각했다. 오미크론 대확산 가운데 새학기를 맞아 분주한 보육원들을 찾아 실태를 살펴봤다. 겨울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달 23일 찾은 영남 지역의 A보육원. 고등학교 1학년 경환(16·가명)이가 컴퓨터실에서 머리를 싸매고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었다. 5평 남짓한 공간에 컴퓨터 8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 방은 원래 직원들의 휴식 공간이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은 17명이었는데 컴퓨터는 9대뿐이어서 직원 휴게실을 제2컴퓨터실로 급조한 것이다. 사무를 관리하는 장민수(38·가명)씨는 “부랴부랴 휴게실을 개조하고 컴퓨터를 추가로 들여 급한 불을 껐다”고 했다. 생활실(아이들이 지내는 방)에서는 방학 숙제를 놓고 딴청을 피우는 호영(9·가명)이와 선생님이 한창 줄다리기하는 중이었다. 호영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부터 온라인 수업에 잘 적응하지 못해 또래보다 한글과 구구단이 뒤처지는 편이다. 같은 시각 태권도복을 차려입은 무리가 들뜬 표정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왔다. “나 노란 띠도 땄어요. 이제 제일 높은 띠도 딸 거예요.” 성민(12·가명)이가 태권도 학원에 오랜만에 가는 게 신이 난 듯 한껏 자랑을 늘어놓았다. ●코로나19로 시설아동 학습 결손 빨간불 코로나19는 모두의 일상을 뒤흔들어 놨지만 특히 보육원 아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설아동은 학원 등 사교육을 받기 어려워 학교 수업이 중요한데 옆에서 공부를 도와주는 인력과 시설은 턱없이 부족했다. 보육원 측이 여유가 있거나 후원을 통해 학원에 다닐 수 있다고 해도 정부 지침으로 외출이 제한되면서 발이 묶였다. 장씨는 “이미용, 컴퓨터그래픽 등 취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지침을 어기고 학원 외출을 허용했다”며 “방역 지침이 왔다 갔다 하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가됐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에 맞춰 외출 금지 조치 등을 일부 완화한 정부의 아홉 번째 지침이 내려온 뒤에야 숨통이 트였다고 장씨는 전했다. 충청 지역에 있는 B보육원엔 학습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한글과 축구, 미술, 피아노 등을 가르쳤는데 코로나19 이후 발길이 뚝 끊겼다. 그러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은 당장 한글을 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모든 학습의 출발선인 한글에서부터 뒤처지는 것이다. 보육사 손민지(38·가명)씨는 “공격적인 아이는 축구, 태권도 등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곤 했는데 학교 수업뿐 아니라 예체능에서도 차이가 나는 느낌”이라며 “현재 초등학교 저학년은 갈수록 학습 격차가 벌어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공교육의 출발선에서부터 뒤처지는 아이들 학교뿐 아니라 어린이집, 유치원도 휴원을 거듭하면서 일부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 배워야 할 것들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 경기도의 한 보육원에서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돌보는 김선희(36·가명)씨는 “유치원이 문을 닫았을 때 시설은 긴급돌봄도 신청할 수 없어 아이들이 누리 과정(만 3~5세 유아에게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교육·보육 과정)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며 “공교육의 출발선에서부터 불공평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게 너무 속상했다”고 말했다. 여러 명의 아이가 다 같이 모여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땐 보육사들이 아무리 신경 써도 역부족인 상황이 벌어졌다. 일반 가정처럼 보호자가 일대일로 챙겨 주지 못하다 보니 학습 분위기도 금방 흐트러진다. 서울신문의 보육원 종사자 1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온라인 수업 지도 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41.1%가 ‘아이들이 지루해하고 딴짓을 하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손씨는 “한 번에 5~6명이 동시에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 같은 학년이라도 반마다 출석체크 방식, 퀴즈, 진도가 다 다르다”며 “책장 하나 넘기는 것까지 챙겨 줘야 하는데 동시에 여러 명을 맡다 보니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공익근무요원까지 달라붙어 온라인 수업 보조” 설문조사에서 학습 격차와 관련해 가장 타격이 큰 연령대로는 초등학교 저학년(38.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김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바로 옆에서 보육사들이 지도해야 했다”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반마다 공지가 달라 혹시나 공지를 놓치면 ‘시설아동이라서 관리가 안 된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더 꼼꼼하게 살폈다”고 했다. 그는 “생활지도원만으로는 부족해 사무 인력과 공익근무요원까지 아이들에게 일대일로 붙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수업 과정에서 화면에 보육원 배경이 노출돼 원치 않는 ‘고밍아웃’(고아임을 밝히는 것)을 우려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장씨는 “아무리 가리려고 해도 뒷배경에 보육원임을 유추할 수 있는 문구가 보여 다른 아이들이 눈치챌까 봐 노심초사했다”며 “이런 이유로 중고등학생들은 개인 노트북을 지급해 달라고 하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고 했다. ‘코시국’이라는 긴 터널이 이어지는 동안 아이들은 지쳐만 갔다. 서울시의 ‘코로나19 관련 보호대상아동 인권보장 수요조사’ 용역 결과 보고에 따르면 보육원 아이들이 등교 외 모든 외출이 금지된 기간은 평균 337일이다. 원가족(원래 가족)과 때때로 만나던 아동들도 코로나19 이후 교류가 끊겨 그리움이 커졌다. 서울신문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중고등학생들은 “외출을 못 해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진로 얘기도 못 한다”, “가족이랑 못 본 지 2~3년 정도 됐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현경 연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팬데믹 이후 시설보호아동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며 “방과후 특별 학습 지도반, 놀이와 학습 병행 프로그램 등과 같은 학습 격차 해소 방안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 [단독][남겨진 아이들, 그 후]‘코시국’ 속 배움의 기회마저 잃었다

    [단독][남겨진 아이들, 그 후]‘코시국’ 속 배움의 기회마저 잃었다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서 지내는 중고등학생 10명 중 7명은 가장 힘든 점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외출 제한’을 꼽은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시설 보호 아동들은 지난 2년여 동안 정부의 방역지침으로 외출과 면회가 금지됐다. 밖에 나가거나 친구를 만나지도,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배우지도 못하면서 스트레스도 쌓일 대로 쌓였다. 서울신문이 서울 지역 보육원에서 지내는 중고등학생 1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점’으로 68.5%가 코로나19로 외출을 못 하는 것을 꼽았다. 이어 학업·성적·진로 고민(13.1%) 외로움 등 심리적인 문제(6.2%) 등이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로 탐색 등을 위한 외부 사회생활 기회도 줄었다.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주변 환경이 열악해 학습결손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들의 36.2%는 외부 사회생활 경험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꼈다. 또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44.0%가 외부 활동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생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이 시간에 당연하다는 듯이 제약을 걸어 놓은 게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 ‘미신고 시설 운영’ 교회 목사 검찰 송치…아동학대는 “증거 불충분”

    ‘미신고 시설 운영’ 교회 목사 검찰 송치…아동학대는 “증거 불충분”

    서울에서 미신고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하며 이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고발된 교회 목사가 최근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다만 아동학대 혐의는 범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혐의없음’ 결론이 났다. 정부가 공적 아동보호체계에서 벗어난 미신고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서초구 생명의샘 교회 목사였던 A목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아이 감금하고 ‘악한 영’ 쫓는다며 때려” 앞서 움직이는청소년센터 엑시트 등 시민단체들은 ‘생명의샘 교회가 운영하는 미신고 아동시설에서 아이들을 학대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지난해 5월 12일 A목사와 시설 종사자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틀 전 서초구청에도 제보 내용을 알렸고, 구청은 현장 조사 후 해당 시설을 폐쇄했다. A목사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년 동안 서초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아동양육시설을 불법으로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시설 종사자 2명과 함께 시설에 입소한 아동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우는 아이를 방에 혼자 가두거나 ‘악한 영’을 내쫓는다며 아이들의 머리와 등, 팔 등 온몸을 때렸다는 것이 시민단체들 주장이다. 이들은 또 치료가 필요한 아동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매번 국에 밥을 말아서 먹이는 등 아이들에게 영양이 불균형한 식사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 종사자 2명은 현행 법령에서 규정하는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자격기준을 갖추지 않은 채 아이들을 돌본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경찰은 A목사 등의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해당 시설 내부에 폐쇄회로(CC)TV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아동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 진료와 건강검진 등을 실시했으나 외관상 상처, 골절 피해 등 신체적 학대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어 피해아동 부모와 해당 시설에서 돌봄 자원봉사 활동을 한 사람들을 조사했지만 A목사의 아동학대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결국 경찰은 A목사의 미신고 시설 운영 혐의에 대해서만 인정되고 A목사 등의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견과 함께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아동학대 사건은 경찰이 수사 종료 후 모두 검찰로 송치해야 하는 ‘전건 송치’ 사건에 해당한다.“아동학대 사각지대 없애야” 전문가들은 미신고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마한얼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미신고 시설은 국가나 지자체가 감시할 수 없기 때문에 영양, 보건, 안전 등의 규정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아동이 온전히 그 피해를 떠안게 된다”면서 “아동들이 불법시설로 유입되지 않도록 공공 아동보호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경 전 엑시트 센터장은 “피해아동 보호자 다수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동을 양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관할 주민센터와 구청에 아동을 임시로 보호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를 문의했지만 어디에서도 대안을 함께 찾아주지 않았다”면서 “가정이 아동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도록 주거, 일자리, 양육 등에 관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 및 사례관리를 받을 수 있는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동학대는 ‘무죄’지만 해고는 ‘적법’, 왜?

    아동학대는 ‘무죄’지만 해고는 ‘적법’, 왜?

    원아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2심에서 무죄를 받은 보육교사에 대해 어린이집의 해고 조치는 적절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범죄가 성립하진 않았다고 해도 보육교사직에서 해고될 만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은 맞다는 것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10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던 중 보육교사 B씨의 아동학대 정황을 목격하고 운영위원회를 통해 B씨의 사직을 결정했다. 하지만 B씨는 여기 불복해 노동위원회에 제소했고 중앙·지방노동위는 모두 B씨가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복직을 명령했다. 그러자 A씨는 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 이듬해 B씨는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B씨가 고의로 학대했다는 점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고 피해 아동 신체·정신 건강 발달이 저해될 정도의 위험이 초래되지는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A씨가 낸 행정소송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의 1·2심 무죄 판결과 별개로 B씨의 행위는 어린이집 해고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의 행위는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있는 행위로 어린이집에 손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A씨의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며 징계 사유를 인정했다. 이어 “만약 위 원아들의 부모가 옆에서 보고 있었다면 B씨가 감히 하지 못할 행동이었음이 명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B씨의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인 ‘신체적·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까지는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적 관점에서 최소한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있는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원아를 안전하게 보호·양육·교육해야 할 보육교사의 의무를 저버린 부적절한 행위라고 봤다. 재판부는 아울러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무 닦던 수세미로 발 ‘벅벅’”…檢, 조리장에 징역 8개월 구형

    “무 닦던 수세미로 발 ‘벅벅’”…檢, 조리장에 징역 8개월 구형

    무를 씻던 수세미로 발바닥을 닦는 동영상으로 논란이 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족발집 전 조리장에게 검찰이 징역형의 실형을 구형했다. 24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 심리로 열린 ‘방배족발’ 전 조리장 김모(53·남) 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이번 일로 사회적인 공분을 일으켜 너무 죄송하고, 사장님께 너무 큰 피해를 드려서 속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국선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신의 행동을 매우 반성한다”며 “다만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무를) 추가 세척하고 조리해 공중위생에 직격탄을 날린 부분은 덜하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또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이미 근무하던 사업장에서 퇴사했고 일용직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며 “구속되면 자녀들의 양육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5월 10일 진행된다. 앞서 지난해 7월 SNS에는 김씨가 족발 가게에서 무를 세척하던 수세미로 자신의 발바닥을 문지르는 모습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김씨는 무가 담긴 대야의 물에 자신의 발도 함께 담그고 있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많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검찰은 김씨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하면서 가게에서 냉동 족발과 만두의 보관 기준(영하 18도 이하)을 위반하고 유통기한을 넘긴 소스를 조리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업주인 이모(66·남) 씨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공판에 출석한 이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족발은 냉장식품이라 식품위생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오는 4월 19일 추가로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 강동 ‘임신~육아 지원정책’ 한눈에

    강동 ‘임신~육아 지원정책’ 한눈에

    서울 강동구가 임신부터 육아까지의 다양한 지원정책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한 안내책자 ‘맘편한 세상’을 제작 배포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책자는 출산장려 관련 혜택이나 정책을 미처 몰라 지원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제작됐다. 특히 처음 겪게 되는 임신, 출산, 육아 과정에서 사전에 각종 정보를 알아보고 신청계획을 세우기는 쉽지 않다. 구에서 결혼에서 육아까지의 지원 정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맘편한 세상’을 만든 이유다. 책자에는 총 81개의 지원 사업에 대한 주요 정보와 담당 기관 연락처까지 담겨 있다. 책자는 ▲결혼·임신·출산 지원 ▲부모 되기 지원 ▲영유아 양육 지원 ▲다둥이 양육 지원 ▲아동 돌봄·청소년 보호 및 육성 지원 ▲알아 두면 좋은 정보 등 원하는 정보를 찾기 쉽게 해당 시기와 주제별로 구성됐다. 또 한 손에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게 소책자 크기로 제작했다. 지역 내 동 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 및 행복출산 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하는 주민들에게 배포하며 별도로 동 주민센터를 방문, 요청하는 주민들에게도 무료로 나눠 준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다양한 출생장려 정책들이 펼쳐지는 만큼 그 정보들을 이용할 수 있는 가정에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단독] 툭하면 책상 뒤엎던 ‘보육원 금쪽이’… 온기 품은 눈맞춤에 달라졌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단독] 툭하면 책상 뒤엎던 ‘보육원 금쪽이’… 온기 품은 눈맞춤에 달라졌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사소한 일에도 버럭 화내고 예민 일대일 상호작용 없는 것이 원인 불안한 마음에 관심 끌려는 행동   36개월 미만 영아 정서발달 중요 초교 저학년까지 문제 행동 잦아 중앙정부는 예산 문제 나 몰라라 모든 아이는 금쪽같이 귀하다. 가족과 보호자로부터 분리된 보호대상아동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남겨진 아이들의 ‘마음 건강’은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정서적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만 3세까지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해 싹튼 ‘마음의 병’은 과격한 행동이나 언어 지연, 불안 등 문제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런 시설보호아동을 보듬는 ‘금쪽 처방’은 무엇일까. 보육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 전문가 진단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1. 수도권의 한 보육원에서 일하는 권지애(39·가명)씨는 돌보는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으로부터 “또래에 비해 예민하다”는 소견을 들었을 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품었다. 그러나 유독 아이가 사소한 일에도 버럭 화를 내거나, 관심을 주지 않으면 책상을 엎어 버리는 일이 잦아지자 전문가에게 데려가 상담을 받아 보기로 했다. 아동심리센터에 다니며 나아지는 듯했던 아이의 상태는 코로나19 사태로 2년여간 모든 외출이 금지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권씨는 “아이와 양육자가 일대일로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며 “관심을 끌고자 하는 심리도 문제 행동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불안 때문”이라고 말했다. #2. 아동발달치료 전문가 이연 이연아동발달센터 소장은 8여년 전 처음 아이들을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소장이 다가가자 일부는 과도하게 불안해한 반면 일부는 매우 반가워하면서 와락 안겼다. 낯선 사람을 보면 피하거나 우는 방식으로 낯가림을 표현하는 영유아의 정상 발달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 도와주지 않으면 이 아이들의 생애가 전부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 들어 만 36개월 미만 영아의 정서 발달에 주목했다. 그는 “문제 행동은 보통 만 3~4세 때 발현되는데 그 이전에 개입해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본격적으로 2020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한화생명이 진행하는 아동심리치료 지원 사업 ‘맘스케어’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엔 주뼛주뼛했던 아이들이 놀이 치료가 진행될수록 점점 마음을 열고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는 “눈을 맞추고 대화를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말을 하도록 유도해 언어 지연을 예방하곤 한다”며 “집단으로 생활하는 시설에선 이마저도 어렵다”고 했다.●“하루 1회 이상 문제 행동 경험” 61% 보육원 종사자 대부분은 시설아동의 정서·심리적 문제를 직접 마주한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5~22일간 서울 지역 보육원 34곳의 종사자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7%가 ‘돌보는 아동 중 60% 이상이 심리·정서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런 문제 행동이 주로 발생하는 연령대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이 각각 25.9%로 조사됐다. 빈도는 하루 1회 이상이 40.2%, 하루 3회 이상이 20.5%로 나타났다. 유형은 아동 간 괴롭힘(폭력 포함)이 57.1%로 가장 많았다. 문제 행동 대응 방안으로는 전문적인 치료(39.3%)나 지속적인 관심(33.9%) 등이 손꼽혔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외출 제한 조치 등으로 시설아동들의 스트레스도 늘었다. 응답자의 64.3%가 코로나19 이후 아동의 문제 행동이 심해졌다는 데 동의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아동양육시설’ 자료에 따르면 아이들 간 폭행은 2019년 26건에서 2020년 33건으로 26.9% 늘었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이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한 아이들의 마음의 상처가 곪아 간 것이다. 이 소장은 “특히 언어 지연 등이 방치되면 인지 지연, 경계선 지능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원석(16·가명)이도 경계선 지능 판정을 받은 경우다. 센터에서 원석이의 언어 치료를 담당하는 김슬기(32)씨는 “자립에 대비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언어를 중점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보육원 안에 전문적으로 언어 치료 인력이 배치되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체계적 지원 없어 현장선 어려움 호소 시설에 남겨진 아이들이 앓는 ‘마음의 병’은 우리 사회가 떠안아야 할 몫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시설아동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보육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문제행동 대처방안’ 관련 교육조차 일반 아동의 사례가 중심이 된다. 한 보육원 종사자는 “시설아동에 대한 이해 없이 원리만 갖고 접근하다 보니 보육사 한 명이 다수를 돌보는 시설에선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육원마다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지원받는 심리치료 관련 예산이 한정적이다 보니 결국 후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나마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는 각종 심리치료 프로그램 지원에 신경을 쏟고 있지만 관심과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지방일수록 사정은 더 열악하다. 정부는 아동양육시설 및 보호아동 예산은 지방이양 사업이라는 이유로 보호아동 문제 대응에 소극적이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심리·정서적 문제를 겪는 보호아동은 체계적으로 의사와 연계돼 심리 지원을 받아야 한다”면서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시설아동의 정신건강 실태에 대한 현황 파악도 하지 않은 채 방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위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적절한 개입과 치료가 진행되는 등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아이는 금쪽같이 귀하다. 가족과 보호자로부터 분리된 보호대상아동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남겨진 아이들의 ‘마음 건강’은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정서적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만 3세까지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해 싹튼 ‘마음의 병’은 과격한 행동이나 언어 지연, 불안 등 문제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런 시설보호아동을 보듬는 ‘금쪽 처방’은 무엇일까. 보육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 전문가 진단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정서적 안정 주는 가정위탁, 지원 늘려 인식 키워야[남겨진 아이들, 그 후]

    정서적 안정 주는 가정위탁, 지원 늘려 인식 키워야[남겨진 아이들, 그 후]

    여러 보육사가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을 돌보는 보육원의 환경은 시설보호아동의 심리·정서적 불안을 키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이에 ‘모든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 아래 2003년 가정위탁제도가 도입됐지만 가정위탁 비율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다. 2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가정위탁제도는 보호자와 함께할 수 없는 만 18세 미만 아동을 성범죄, 가정폭력 등의 전력이 없는 가정에 일정 기간 맡겨 보호·양육하는 제도다. 집단생활이 아닌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자라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복지부는 위탁가정 활성화를 위해 2004년부터 5월 22일을 ‘가정위탁의 날’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가정위탁은 ▲조부모를 포함한 친인척, 그 외 혈연관계가 없는 일반 가정이 양육하는 ‘일반가정위탁’ ▲만 36개월 미만이나 학대 피해, 장애를 가진 아동 등 전문적이고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을 양육하는 ‘전문가정위탁’ ▲보호대상아동을 3개월에서 최대 6개월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일시가정위탁’ 등으로 나뉜다. 아동권리보장원의 ‘2020년 가정위탁보호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가정위탁 보호율은 25.9%다. 보호대상아동 4120명 중 1068명이 위탁가정에 보내졌다. 가정위탁 보호율은 2003년 23.5%를 기록한 이후 2007년 38.1%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3년부터 2020년까지는 줄곧 20%대를 기록했다. 이에 복지부는 2020년 가정위탁 보호율을 2024년까지 37%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24시간 아이를 돌보는 위탁가정에 대한 지원을 현실화하기 위해 아동용품 구입비를 아동 1인당 100만원(최초 1회) 지급하고, 일괄적으로 지원했던 양육보조금도 연령대에 따라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김현경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여전히 국내 아동보호체계는 시설 중심이고, 가정위탁보호 중 혈연 외 일반 가정 위탁 비율은 미미하며 가정위탁제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다”고 지적했다.
  • [남겨진 아이들, 그 후]‘정서적 골든타임’ 놓치고 정서 사각지대 놓여

    [남겨진 아이들, 그 후]‘정서적 골든타임’ 놓치고 정서 사각지대 놓여

    모든 아이는 금쪽같이 귀하다. 가족과 보호자로부터 분리된 보호대상아동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남겨진 아이들의 ‘마음 건강’은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정서적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만 3세까지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해 싹튼 ‘마음의 병’은 과격한 행동이나 언어 지연, 불안 등 문제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런 시설보호아동을 보듬는 ‘금쪽 처방’은 무엇일까. 보육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 전문가 진단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1. 수도권의 한 보육원에서 일하는 권지애(39·가명)씨는 돌보는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으로부터 “또래에 비해 예민하다”는 소견을 들었을 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품었다. 그러나 유독 아이가 사소한 일에도 버럭 화를 내거나, 관심을 주지 않으면 책상을 엎어 버리는 일이 잦아지자 전문가에게 데려가 상담을 받아 보기로 했다. 아동심리센터에 다니며 나아지는 듯했던 아이의 상태는 코로나19 사태로 2년여간 모든 외출이 금지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권씨는 “아이와 양육자가 일대일로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며 “관심을 끌고자 하는 심리도 문제 행동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불안 때문”이라고 말했다. #2. 아동발달치료 전문가 이연 이연아동발달센터 소장은 8여년 전 처음 아이들을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소장이 다가가자 일부는 과도하게 불안해한 반면 일부는 매우 반가워하면서 와락 안겼다. 낯선 사람을 보면 피하거나 우는 방식으로 낯가림을 표현하는 영유아의 정상 발달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 도와주지 않으면 이 아이들의 생애가 전부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 들어 만 36개월 미만 영아의 정서 발달에 주목했다. 그는 “문제 행동은 보통 만 3~4세 때 발현되는데 그 이전에 개입해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본격적으로 2020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한화생명이 진행하는 아동심리치료 지원 사업 ‘맘스케어’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은 올해까지 전국 81개 시설, 548명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처음엔 주뼛주뼛했던 아이들이 놀이 치료가 진행될수록 점점 마음을 열고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는 “눈을 맞추고 대화를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말을 하도록 유도해 언어 지연을 예방하곤 한다”며 “집단으로 생활하는 시설에선 이마저도 어렵다”고 했다. ●보육원 종사자 61% “하루 1회 이상 문제 행동 경험” 보육원 종사자 대부분은 시설아동의 정서·심리적 문제를 직접 마주한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5~22일간 서울 지역 보육원 34곳의 종사자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7%가 ‘돌보는 아동 중 60% 이상이 심리·정서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런 문제 행동이 주로 발생하는 연령대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이 각각 25.9%로 조사됐다. 빈도는 하루 1회 이상이 40.2%, 하루 3회 이상이 20.5%로 나타났다. 유형은 아동 간 괴롭힘(폭력 포함)이 57.1%로 가장 많았다. 문제 행동 대응 방안으로는 전문적인 치료(39.3%)나 지속적인 관심(33.9%) 등이 손꼽혔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외출 제한 조치 등으로 시설아동들의 스트레스도 늘었다. 응답자의 64.3%가 코로나19 이후 아동의 문제 행동이 심해졌다는 데 동의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아동양육시설’ 자료에 따르면 아이들 간 폭행은 2019년 26건에서 2020년 33건으로 26.9% 늘었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이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한 아이들의 마음의 상처가 곪아 간 것이다. 이 소장은 “특히 언어 지연 등이 방치되면 인지 지연, 경계선 지능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원석(16·가명)이도 경계선 지능 판정을 받은 경우다. 센터에서 원석이의 언어 치료를 담당하는 김슬기(32)씨는 “자립에 대비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언어를 중점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보육원 안에 전문적으로 언어 치료 인력이 배치되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체계적 지원 필요한데 현장선 어려움 호소 시설에 남겨진 아이들이 앓는 ‘마음의 병’은 우리 사회가 떠안아야 할 몫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시설아동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보육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문제행동 대처방안’ 관련 교육조차 일반 아동의 사례가 중심이 된다. 한 보육원 종사자는 “시설아동에 대한 이해 없이 원리만 갖고 접근하다 보니 보육사 한 명이 다수를 돌보는 시설에선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육원마다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지원받는 심리치료 관련 예산이 한정적이다 보니 결국 후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나마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는 각종 심리치료 프로그램 지원에 신경을 쏟고 있지만 관심과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지방일수록 사정은 더 열악하다. 정부는 아동양육시설 및 보호아동 예산은 지방이양 사업이라는 이유로 보호아동 문제 대응에 소극적이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심리·정서적 문제를 겪는 보호아동은 체계적으로 의사와 연계돼 심리 지원을 받아야 한다”면서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시설아동의 정신건강 실태에 대한 현황 파악도 하지 않은 채 방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위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적절한 개입과 치료가 진행되는 등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단독] 정서 불안한 아이들…자칫 문제행동 우려

    “내일은 어떤 엄마가 와요? ‘연지 엄마’는 몇 밤 자면 와요?” 만 3세 남자아이인 선우(가명)는 자신을 돌봐 주는 보육원 선생님 윤연지(38·가명)씨를 ‘연지 엄마’라고 부른다. 연지 엄마가 불러 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자고 일어나면 ‘은혜 엄마’가 선우의 곁에 있다. 아침에 은혜 엄마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 가면, 오후엔 또 다른 엄마가 선우를 데리러 온다. 이렇게 선우의 엄마는 하루에 세 번 바뀐다. 선우는 2018년 베이비박스를 거쳐 서울의 한 보육원에 들어왔다. “○월 ○일생, 2.8㎏. 죄송합니다. 잘 키워 주세요”라는 편지가 생모가 남긴 흔적의 전부다. 신생아 선우는 유독 울음이 많고 분유도 잘 먹지 않았다고 한다. ‘생후 100일까지는 엄마에게 받은 면역으로 아프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선우는 잔병치레가 많았다. 배꼽도 떨어지지 않은 신생아 때부터 선우를 돌본 선생님은 일찌감치 일을 관뒀다. 한번은 어린이집 친구가 선우를 데리러 온 연지 엄마를 보고 “우와, 연지 엄마 왔다!”며 반가워했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은 매일 같은 엄마, 같은 이모가 데리러 온다. “나는 왜 엄마가 여러 명이에요?” 선우의 궁금증에 엄마는 “우리집은 식구가 많은 대가족이기 때문이야”라며 토닥여 줬다. 선우의 생애 첫 기억은 놀이터에서 연지 엄마와 그네를 타는 장면이다. 다른 엄마들도 잘 놀아 주지만 선우는 연지 엄마와 같이 있고 싶다. 뽀로로 책을 같이 읽고 싶은데 엄마가 다른 친구와 있을 땐 괜한 투정을 부리게 된다. 분한 마음에 친구를 때렸더니 엄마가 말을 걸어 줬다. 그 뒤로부터는 ‘이렇게 하면 나랑 놀아 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장난감을 빼앗거나 일부러 바지에 쉬를 한다. 언제부턴가 연지 엄마가 부쩍 자주 집을 나갔다 오는 것 같아 속상하다. 그래도 선우는 “내일은 연지 엄마와 더 많이 놀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빌면서 잠을 청한다. 주 양육자는 아이의 전부다. 특히 영아기(만 0~2세)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은 발달 전반에 영향을 준다. 보통 한 명과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일반 가정과 달리 보육원에 맡겨진 아동은 그 대상이 여럿이다. ‘연지 엄마’인 윤씨를 통해 접한 선우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52시간근무제에 따라 3교대로 근무하고 이직이 잦다 보니 주 양육자 교체가 반복된다”며 “아이 입장에선 가치관뿐 아니라 전부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 엄마가 자주 바뀌는 것뿐 아니라, 한 엄마가 여러 명을 동시에 보는 것 역시 혼란을 키운다. 서울신문이 아동복지협회의 도움을 받아 지난 1~17일 전국 아동양육시설(보육원) 242곳(전체의 92.7%)을 전수조사한 결과 영유아(만 0~6세)는 1871명, 이들을 보살피는 보육사는 1794명이다. 지난해부터 아동양육시설에 주52시간근무제가 적용돼 대부분 3교대 체제로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육사 1명이 아동 3.13명을 돌보는 셈이다. 아이에게 최소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54조는 규모가 있는 보육원이라면 보육사 한 명이 영아(만 0~2세)를 2명까지만 돌보도록 했다. 그러나 영아와 유아(만 3~6세)를 함께 돌보는 경우에 대한 기준은 없어 보육사 한 명이 여러 연령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육아정책연구소 이정림 연구위원은 “현실에선 영아, 유아 구분 없이 여러 명을 같이 보면서 법정 배치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소가 영유아 보육사 2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육사 1명이 평균 영아 4.2명을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영유아기 때 정서적 불안을 느끼면 성인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격성 등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보호아동에 특화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영유아 보육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대체 인력을 늘려야 한다”며 “국가가 발벗고 보호아동이 겪는 문제 해결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 베이비박스 담긴 2000명… 열에 일곱은 입양 아닌 시설로[남겨진 아이들, 그 후]

    베이비박스 담긴 2000명… 열에 일곱은 입양 아닌 시설로[남겨진 아이들, 그 후]

    “여자아이고요. 키우고 싶어 옷이며 나름 준비했지만 임신 5개월부터 아기 아빠는 연락도 두절되고, 그 부모님을 찾아 뵙기도 했지만 나몰라라 하시고요. 혼자라도 키우려 해 봤지만 당장 아기 병원비도 해결하기 어려워 이런 선택을 하게 됐어요. 부디 저 말고 좋은 부모님 만나서 행복해질 수 있게 도와주세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영아 임시 보호 공간인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맡기고 간 여성이 쓴 편지다. 2009년부터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가 운영하고 있는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남긴 위기 아동이 잠시 머무르는 곳이다. 2014년부터 경기 군포시 새가나안교회도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이다. 20일 주사랑공동체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지난 2월까지 서울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이는 총 1956명이다. 지난 한 해만 113명의 생명이 맡겨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이를 놓고 간 사람의 74.3%가 미혼이고, 11.5%는 기혼(양부모 또는 이혼)이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베이비박스 유기 아동을 비롯한 보호대상아동은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을 때에는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해야 한다. 보호대상아동을 보호할 때 양육시설(보육원)보다 입양이나 가정 위탁부터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베이비박스 아동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일시 보호소로 옮겨져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머물며 입양 절차를 밟게 되지만 보호 정원이나 보육사 인력, 후견인 지정 문제 등으로 보육원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2015년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베이비박스 유기 아동 1333명 중 74.6%(995명)가 시설로 보내졌다. 입양된 아이는 10.7%(14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4.6%(195명)는 상담을 통해 친부모에게 돌아갔다. 이에 최근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관악구 등은 베이비박스에 남겨져 출생신고도 못한 아이가 시설로 바로 옮겨지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침을 마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베이비박스 아동이 가정형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우선 아동양육시설에서 일시적으로 보호하면서 시설장이 후견인으로서 입양 절차를 빨리 밟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 [단독] 잡을 손 없는 아이들 늘어나는데…건네는 사랑은 N분의1뿐입니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단독] 잡을 손 없는 아이들 늘어나는데…건네는 사랑은 N분의1뿐입니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세상에 태어나 축복 대신 버림받은 아이들이 있다. 부모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거나 가난해서 더이상 집에서 클 수 없는 아이들도 있다. 매년 5000여명이 이런 이유로 ‘보호대상아동’이 된다. 아이는 안정된 가정에서 자라는 게 좋지만, 보호아동 대부분은 보육원과 같은 시설에 맡겨져 여럿이 함께 생활한다. 국가와 사회가 아이 한 명 한 명의 운명을 바꿀 순 없다. 그러나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적절하게 돌봐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지 않을까. 그래야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절망하지 않고, 자립의 순간 당당하게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신문은 시설아동들이 성장 단계별로 마주하는 현실을 조명하고 개선 방향을 찾고자 한다. 1회에서는 국내 언론 최초로 아동양육시설 전수조사 및 보육사 심층 인터뷰를 통해 영유아기 아동이 처한 어려움을 짚어 본다.아이가 더이상 부모와 함께할 수 없는 이유는 다양하다. 국가 통계는 그 원인을 학대·유기·빈곤·이혼 등 10가지로 나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부모가 이혼하거나 결혼하지 않고 낳은 아이들이 주로 홀로 남겨졌다. 최근 10여년 동안은 서울을 중심으로 유기, 즉 버려진 아이 비중이 늘고 있다. 서울신문이 20일 서울시를 통해 서울의 아동양육시설(보육원) 34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시설아동 10명 중 6명은 부모가 아이를 내다 버렸거나 부모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0~2세 젖먹이일수록 이 비율은 10명 중 8명으로 높아졌다. 지난 1월 말 기준 현원 1784명 가운데 1030명(57.7%)이 기아(棄兒) 또는 미아(迷兒)였다. 부모가 징역살이를 하거나 가난해서 시설에 맡겨진 아동은 397명(22.3%), 학대를 받은 아동은 357명(20.0%)이었다. 영아(만 0~2세) 229명 가운데 181명(79.0%), 유아(만 3~6세) 501명 중 364명(72.7%)이 유기 등의 이유로 보육원에 보내졌다.국가 통계도 조사 결과를 뒷받침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보호아동 발생 원인 가운데 유기 비율은 2010년 1.5%에서 2020년 12.1%로 뛰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도 유기 비율이 2.2%에서 4.2%로 증가했다. 이는 2012년 8월 친부모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한 입양특례법 개정의 영향이 크다. 친부모에 의해 출생신고가 된 아이만 입양이 가능하도록 법이 바뀌면서 출생신고를 꺼리는 전국의 미혼부모 등이 서울에 있는 베이비박스의 문을 두드렸다. 정선욱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언론에 베이비박스가 알려지면서 2013년부터 베이비박스 아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아동이 어쩔 수 없이 (가족과) 분리된다면 시설이 아닌 작은 규모의 일반가정과 유사한 곳에서 자랄 수 있도록 아동보호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베이비박스 운영 시설과 지방자치단체는 유기 아동을 되도록 태어난 가정으로 돌려보내거나 입양, 가정위탁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지만 결국 70~80%가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이렇게 베이비박스 등을 통해 유기된 아동의 비율이 점점 늘면서 시설아동 대부분은 생애 초기부터 불안정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영유아를 돌보는 보육사들의 고민도 깊다. 서울의 한 보육원에서 11년째 보육사로 일하고 있는 손혜리(35·가명)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영아들이 인근 보육원으로 바로 보내졌다”며 “당시는 신생아가 매달 2명씩 들어오곤 했다”고 회고했다. 손씨는 ‘핏덩이’였을 때 맡은 아이들에게 아직도 죄책감을 갖고 있다. ‘아기방’이라고 불린 보육원의 영아반에는 신생아 8~9명이 있었는데, 손씨는 다른 보육사와 둘이 매일 허덕이면서 신생아들을 돌봤다. 여기에 초등학생 아이들까지 맡아 손이 부족했다. 그는 “유기 아동은 1대1로 애착관계를 형성해야 하지만 여러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정서적인 교류가 부족했다”며 “‘양육’이 아닌 ‘사육’을 하는 것 같아 굉장히 안타깝고 미안했다”고 돌이켰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크고 작은 문제 행동을 보여 치료를 받게 되자, 손씨는 전부 자기 탓이라는 자책감이 깊어졌다. 그는 “선생님이 아무리 100%, 200% 사랑을 준다고 해도 한번에 많게는 8~9명을 보기 때문에 애정이 N분의1로 돌아가고, 영아들은 표현은 잘 못해도 정서적으로 확실히 힘들어한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 [단독] 정서적 불안한 아이들… 성인 돼 공격성 우려도[남겨진 아이들, 그 후]

    “내일은 어떤 엄마가 와요? ‘연지 엄마’는 몇 밤 자면 와요?” 만 3세 남자아이인 선우(가명)는 자신을 돌봐 주는 보육원 선생님 윤연지(38·가명)씨를 ‘연지 엄마’라고 부른다. 연지 엄마가 불러 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자고 일어나면 ‘은혜 엄마’가 선우의 곁에 있다. 아침에 은혜 엄마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 가면, 오후엔 또 다른 엄마가 선우를 데리러 온다. 이렇게 선우의 엄마는 하루에 세 번 바뀐다. 선우는 2018년 베이비박스를 거쳐 서울의 한 보육원에 들어왔다. “○월 ○일생, 2.8㎏. 죄송합니다. 잘 키워 주세요”라는 편지가 생모가 남긴 흔적의 전부다. 신생아 선우는 유독 울음이 많고 분유도 잘 먹지 않았다고 한다. ‘생후 100일까지는 엄마에게 받은 면역으로 아프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선우는 잔병치레가 많았다. 배꼽도 떨어지지 않은 신생아 때부터 선우를 돌본 선생님은 일찌감치 일을 관뒀다. 한번은 어린이집 친구가 선우를 데리러 온 연지 엄마를 보고 “우와, 연지 엄마 왔다!”며 반가워했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은 매일 같은 엄마, 같은 이모가 데리러 온다. “나는 왜 엄마가 여러 명이에요?” 선우의 궁금증에 엄마는 “우리집은 식구가 많은 대가족이기 때문이야”라며 토닥여 줬다. 선우의 생애 첫 기억은 놀이터에서 연지 엄마와 그네를 타는 장면이다. 다른 엄마들도 잘 놀아 주지만 선우는 연지 엄마와 같이 있고 싶다. 뽀로로 책을 같이 읽고 싶은데 엄마가 다른 친구와 있을 땐 괜한 투정을 부리게 된다. 분한 마음에 친구를 때렸더니 엄마가 말을 걸어 줬다. 그 뒤로부터는 ‘이렇게 하면 나랑 놀아 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장난감을 빼앗거나 일부러 바지에 쉬를 한다. 언제부턴가 연지 엄마가 부쩍 자주 집을 나갔다 오는 것 같아 속상하다. 그래도 선우는 “내일은 연지 엄마와 더 많이 놀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빌면서 잠을 청한다. 주 양육자는 아이의 전부다. 특히 영아기(만 0~2세)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은 발달 전반에 영향을 준다. 보통 한 명과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일반 가정과 달리 보육원에 맡겨진 아동은 그 대상이 여럿이다. ‘연지 엄마’인 윤씨를 통해 접한 선우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52시간근무제에 따라 3교대로 근무하고 이직이 잦다 보니 주 양육자 교체가 반복된다”며 “아이 입장에선 가치관뿐 아니라 전부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 엄마가 자주 바뀌는 것뿐 아니라, 한 엄마가 여러 명을 동시에 보는 것 역시 혼란을 키운다. 서울신문이 아동복지협회의 도움을 받아 지난 1~17일 전국 아동양육시설(보육원) 242곳(전체의 92.7%)을 전수조사한 결과 영유아(만 0~6세)는 1871명, 이들을 보살피는 보육사는 1794명이다. 지난해부터 아동양육시설에 주52시간근무제가 적용돼 대부분 3교대 체제로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육사 1명이 아동 3.13명을 돌보는 셈이다. 아이에게 최소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54조는 규모가 있는 보육원이라면 보육사 한 명이 영아(만 0~2세)를 2명까지만 돌보도록 했다. 그러나 영아와 유아(만 3~6세)를 함께 돌보는 경우에 대한 기준은 없어 보육사 한 명이 여러 연령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육아정책연구소 이정림 연구위원은 “현실에선 영아, 유아 구분 없이 여러 명을 같이 보면서 법정 배치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소가 영유아 보육사 2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육사 1명이 평균 영아 4.2명을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영유아기 때 정서적 불안을 느끼면 성인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격성 등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보호아동에 특화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영유아 보육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대체 인력을 늘려야 한다”며 “국가가 발벗고 보호아동이 겪는 문제 해결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 [단독] 세 살 선우는 엄마가 하루 세 번 바뀝니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단독] 세 살 선우는 엄마가 하루 세 번 바뀝니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내일은 어떤 엄마가 와요? ‘연지 엄마’는 몇 밤 자면 와요?” 만 3세 남자아이인 선우(가명)는 자신을 돌봐 주는 보육원 선생님 윤연지(38·가명)씨를 ‘연지 엄마’라고 부른다. 연지 엄마가 불러 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자고 일어나면 ‘은혜 엄마’가 선우의 곁에 있다. 아침에 은혜 엄마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 가면, 오후엔 또 다른 엄마가 선우를 데리러 온다. 이렇게 선우의 엄마는 하루에 세 번 바뀐다. 선우는 2018년 베이비박스를 거쳐 서울의 한 보육원에 들어왔다. “○월 ○일생, 2.8㎏. 죄송합니다. 잘 키워 주세요”라는 편지가 생모가 남긴 흔적의 전부다. 신생아 선우는 유독 울음이 많고 분유도 잘 먹지 않았다고 한다. ‘생후 100일까지는 엄마에게 받은 면역으로 아프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선우는 잔병치레가 많았다. 배꼽도 떨어지지 않은 신생아 때부터 선우를 돌본 선생님은 일찌감치 일을 관뒀다. 한번은 어린이집 친구가 선우를 데리러 온 연지 엄마를 보고 “우와, 연지 엄마 왔다!”며 반가워했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은 매일 같은 엄마, 같은 이모가 데리러 온다. “나는 왜 엄마가 여러 명이에요?” 선우의 궁금증에 엄마는 “우리집은 식구가 많은 대가족이기 때문이야”라며 토닥여 줬다. 선우의 생애 첫 기억은 놀이터에서 연지 엄마와 그네를 타는 장면이다. 다른 엄마들도 잘 놀아 주지만 선우는 연지 엄마와 같이 있고 싶다. 뽀로로 책을 같이 읽고 싶은데 엄마가 다른 친구와 있을 땐 괜한 투정을 부리게 된다. 분한 마음에 친구를 때렸더니 엄마가 말을 걸어 줬다. 그 뒤로부터는 ‘이렇게 하면 나랑 놀아 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장난감을 빼앗거나 일부러 바지에 쉬를 한다. 언제부턴가 연지 엄마가 부쩍 자주 집을 나갔다 오는 것 같아 속상하다. 그래도 선우는 “내일은 연지 엄마와 더 많이 놀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빌면서 잠을 청한다. 주 양육자는 아이의 전부다. 특히 영아기(만 0~2세)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은 발달 전반에 영향을 준다. 보통 한 명과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일반 가정과 달리 보육원에 맡겨진 아동은 그 대상이 여럿이다. ‘연지 엄마’인 윤씨를 통해 접한 선우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52시간근무제에 따라 3교대로 근무하고 이직이 잦다 보니 주 양육자 교체가 반복된다”며 “아이 입장에선 가치관뿐 아니라 전부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 엄마가 자주 바뀌는 것뿐 아니라, 한 엄마가 여러 명을 동시에 보는 것 역시 혼란을 키운다. 서울신문이 아동복지협회의 도움을 받아 지난 1~17일 전국 아동양육시설(보육원) 242곳(전체의 92.7%)을 전수조사한 결과 영유아(만 0~6세)는 1871명, 이들을 보살피는 보육사는 1794명이다. 지난해부터 아동양육시설에 주52시간근무제가 적용돼 대부분 3교대 체제로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육사 1명이 아동 3.13명을 돌보는 셈이다. 아이에게 최소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54조는 규모가 있는 보육원이라면 보육사 한 명이 영아(만 0~2세)를 2명까지만 돌보도록 했다. 그러나 영아와 유아(만 3~6세)를 함께 돌보는 경우에 대한 기준은 없어 보육사 한 명이 여러 연령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육아정책연구소 이정림 연구위원은 “현실에선 영아, 유아 구분 없이 여러 명을 같이 보면서 법정 배치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소가 영유아 보육사 2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육사 1명이 평균 영아 4.2명을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영유아기 때 정서적 불안을 느끼면 성인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격성 등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보호아동에 특화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영유아 보육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대체 인력을 늘려야 한다”며 “국가가 발벗고 보호아동이 겪는 문제 해결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 [단독] 세 살 선우는 엄마가 하루 세 번 바뀝니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단독] 세 살 선우는 엄마가 하루 세 번 바뀝니다[남겨진 아이들, 그 후]

    “내일은 어떤 엄마가 와요? ‘연지 엄마’는 몇 밤 자면 와요?” 만 3세 남자아이인 선우(가명)는 자신을 돌봐 주는 보육원 선생님 윤연지(38·가명)씨를 ‘연지 엄마’라고 부른다. 연지 엄마가 불러 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자고 일어나면 ‘은혜 엄마’가 선우의 곁에 있다. 아침에 은혜 엄마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 가면, 오후엔 또 다른 엄마가 선우를 데리러 온다. 이렇게 선우의 엄마는 하루에 세 번 바뀐다. 선우는 2018년 베이비박스를 거쳐 서울의 한 보육원에 들어왔다. “○월 ○일생, 2.8㎏. 죄송합니다. 잘 키워 주세요”라는 편지가 생모가 남긴 흔적의 전부다. 신생아 선우는 유독 울음이 많고 분유도 잘 먹지 않았다고 한다. ‘생후 100일까지는 엄마에게 받은 면역으로 아프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선우는 잔병치레가 많았다. 배꼽도 떨어지지 않은 신생아 때부터 선우를 돌본 선생님은 일찌감치 일을 관뒀다. 한번은 어린이집 친구가 선우를 데리러 온 연지 엄마를 보고 “우와, 연지 엄마 왔다!”며 반가워했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은 매일 같은 엄마, 같은 이모가 데리러 온다. “나는 왜 엄마가 여러 명이에요?” 선우의 궁금증에 엄마는 “우리집은 식구가 많은 대가족이기 때문이야”라며 토닥여 줬다. 선우의 생애 첫 기억은 놀이터에서 연지 엄마와 그네를 타는 장면이다. 다른 엄마들도 잘 놀아 주지만 선우는 연지 엄마와 같이 있고 싶다. 뽀로로 책을 같이 읽고 싶은데 엄마가 다른 친구와 있을 땐 괜한 투정을 부리게 된다. 분한 마음에 친구를 때렸더니 엄마가 말을 걸어 줬다. 그 뒤로부터는 ‘이렇게 하면 나랑 놀아 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장난감을 빼앗거나 일부러 바지에 쉬를 한다. 언제부턴가 연지 엄마가 부쩍 자주 집을 나갔다 오는 것 같아 속상하다. 그래도 선우는 “내일은 연지 엄마와 더 많이 놀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빌면서 잠을 청한다. 주 양육자는 아이의 전부다. 특히 영아기(만 0~2세)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은 발달 전반에 영향을 준다. 보통 한 명과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일반 가정과 달리 보육원에 맡겨진 아동은 그 대상이 여럿이다. ‘연지 엄마’인 윤씨를 통해 접한 선우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52시간근무제에 따라 3교대로 근무하고 이직이 잦다 보니 주 양육자 교체가 반복된다”며 “아이 입장에선 가치관뿐 아니라 전부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 엄마가 자주 바뀌는 것뿐 아니라, 한 엄마가 여러 명을 동시에 보는 것 역시 혼란을 키운다. 서울신문이 아동복지협회의 도움을 받아 지난 1~17일 전국 아동양육시설(보육원) 242곳(전체의 92.7%)을 전수조사한 결과 영유아(만 0~6세)는 1871명, 이들을 보살피는 보육사는 1794명이다. 지난해부터 아동양육시설에 주52시간근무제가 적용돼 대부분 3교대 체제로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육사 1명이 아동 3.13명을 돌보는 셈이다. 아이에게 최소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54조는 규모가 있는 보육원이라면 보육사 한 명이 영아(만 0~2세)를 2명까지만 돌보도록 했다. 그러나 영아와 유아(만 3~6세)를 함께 돌보는 경우에 대한 기준은 없어 보육사 한 명이 여러 연령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육아정책연구소 이정림 연구위원은 “현실에선 영아, 유아 구분 없이 여러 명을 같이 보면서 법정 배치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소가 영유아 보육사 2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육사 1명이 평균 영아 4.2명을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영유아기 때 정서적 불안을 느끼면 성인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격성 등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보호아동에 특화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영유아 보육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대체 인력을 늘려야 한다”며 “국가가 발벗고 보호아동이 겪는 문제 해결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 ‘애로부부’ 국가대표 남편 누구? 딸바보 이미지로 불륜

    ‘애로부부’ 국가대표 남편 누구? 딸바보 이미지로 불륜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가 국가대표 출신 스타 남편의 추악한 실체를 고발했다. ‘애로부부’는 19일 무명 선수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연봉의 국가대표 출신 스포츠 선수가 된 후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을 고발하는 아내의 사연이 도착했다. 아내는 대외적으로 ‘딸바보’, ‘사랑꾼’ 이미지였던 남편과 두 아이를 두고 “이혼하자”라는 통보를 받았다. 아내는 이유를 물었지만, 남편은 “그냥”이라는 황당한 답만 한 채 집을 나가 2주간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남편의 팬카페에서 어떤 여자와 함께 있는 남편의 사진을 보게 되었고 이후 수소문 끝에 한 호텔에서 남편을 찾아내 추궁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와의 대화를 녹취하고는 경찰에 아내를 신고해 자신을 폭행했다고 몰아갔다. 아내는 결국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지인으로부터 남편이 헬스 클럽 여성 트레이너와 동거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트레이너를 찾아갔다. 트레이너는 오히려 아내를 다그치고 정신병자 취급을 했다. 남편 또한 “내가 뛰는 한 경기가 얼마짜린 줄 아냐. 내 아내 자격이 있는지 돌아봐라”라는 막말을 했다. 남편은 “아내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 심각한 의부증, 사치스러운 과소비와 무리한 사교육비 지출로 인해 부부 관계가 파탄 났고 아이들을 위해 관계를 회복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라고 주장하며 아내에게 이혼 소장을 보냈다. 심지어 집을 나간 뒤 모든 생활비와 관리비, 아이들의 보육비까지 미납하며 경제적으로 아내를 옥죄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며 아내는 아이들을 힘겹게 양육하고 있었지만, 남편은 불륜과 과소비를 즐기는 한편 아내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며 가족을 이용해 좋은 이미지를 계속해서 쌓고 있었다. 남편은 “나는 계속 위로 올라갈 거다. 내 발목 잡지 마라. 시골에 계신 아버지 모시면 생활비라도 주겠다”라며 돈을 무기로 아내를 협박했다. 비열한 남편에 지친 아내는 “어떻게 해야 하냐”며 피눈물을 흘렸다. MC 양재진은 “남편이 아내에게 악랄하게 하는 이유는 일단 아내의 약점인 아이들을 이용해 빠르게 이혼하고 싶고, 자신의 초라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의 과거를 함께 한 가족마저도 묻어두고 싶은 존재지, 책임지거나 함께 가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이 안 되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법률 자문을 담당한 김윤정 변호사는 “수모를 참고 혼인 기간을 늘려 재산 분할을 더 받아야 하느냐”는 사연자에게 “혼인 공동생활이 늘어나면 재산 분할 몫이 상승하지만, 남편의 명의로 재산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사연자의 남편은 고액 연봉을 받지만 소비가 많아 앞으로도 재산 축적의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남편의 소득은 많으니 이혼 후 현실적인 양육비를 확보해 아이들을 키우는 게 나을 것 같다”라고 실질적인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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