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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군, 추모의벽 건립 성금 5억여원 모금

    향군, 추모의벽 건립 성금 5억여원 모금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은 지난해 10월 15일부터 지난달까지 ‘추모의 벽 건립 성금’을 모금한 결과 약 5억 1350만원을 모았다고 2일 밝혔다. 향군 관계자는 “김진호 향군회장이 개인적으로 1000만원을 기탁했으며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상돈 국회의원, 해리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등이 참여했다”며 “이상용, 신수지 등 향군상조회 홍보대사들도 성금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외 월남전참전자회(2000여만원), 대한항공(1000만원), 삼성물산(900만원) 등도 참여했다. ‘추모의 벽’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참전기념공원 내에 둘레 50m, 높이 2.2m의 유리벽을 설치하고, 6·25 전쟁에 참전했다 희생된 전사자의 이름을 새기는 사업이다. 이곳에 기릴 대상은 3만 6000명의 전사자와 카투사 8000여명이다. 아래는 성금 접수 명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향군 본부 : 17,192,000원 여성부회장 양승숙 1,000,000원 *향군 산하업체 : 24,050,500원 통일전망대 - 김광천 200,000원, 이상배 50,000원, 유광호 50,000원, 한성남50,000원, 박덕용 50,000원 *향군 각급회 : 286,043,194원 서울시회 - 서울시임직원일동 200,000원, 송파구회 오월성 50,000원, 부산시회 - 부산시회 4,135,900원 경기도회 - 황신철 1,000,000원, 이희숙 50,000원, 김현주 30,000원, 가평군회 - 가평군회 장석윤 100,000원, 김동규 20,000원, 신부근 10,000원, 강진선 10,000원, 제갈준성 10,000원, 목진호 10,000원, 김종수 10,000원, 김형재 10,000원, 임종근 10,000원, 이경한 10,000원, 오금석 10,000원, 김용기 10,000원, 과천시회 - 박희옥 30,000원, 이주식 20,000원, 광주시회 - 김영중 50,000원, 노홍옥 50,000원, 조례숙 10,000원, 최명순 10,000원, 유희자 10,000원, 김경희 10,000원, 이영춘 10,000원, 박미숙 10,000원, 최진숙 10,000원, 이경옥 10,000원, 정윤서 10,000원, 박민숙 10,000원, 양경수 10,000원, 고미자 10,000원, 최광희 10,000원, 백현자 10,000원, 이도화 10,000원, 장경남 10,000원, 안경순 10,000원, 이미녀 10,000원, 손정금 10,000원, 유미숙 10,000원, 허남순 10,000원, 조은숙 10,000원, 박옥선 10,000원, 장경화 10,000원, 강순정 10,000원, 광주시여성회 250,000원 고양시회 - 구자현 100,000원, 구리시회 - 구리시회 60,000원 군포시회 - 최길영 20,000원, 신민호 10,000원, 이사회일동 100,000원, 김포시회 - 권상일 20,000원, 경인호 20,000원, 김정관 20,000원, 김종곤 20,000원, 김창회 20,000원, 김태일 20,000원, 박명산 20,000원, 서창원 10,000원, 성대용 10,000원, 오길웅 20,000원, 유성무 10,000원, 이남섭 10,000원, 이인남 20,000원, 이종하 20,000원, 조헌오 10,000원, 조화연 10,000원, 차주억 10,000원, 최광신 10,000원, 최기석 10,000원, 홍순표 10,000원, 광명시회 - 한병기 20,000원, 홍춘화 20,000원, 손장현 20,000원, 김종도 20,000원, 장영환 20,000원, 문영태 20,000원, 유기호 20,000원, 김복수 20,000원, 채갑봉 20,000원, 이재일 20,000원, 남양주시회- 고승봉 50,000원, 동두천시회 - 유재중 50,000원, 조시찬 20,000원, 양순종 100,000원, 전창국 20,000원, 윤재문 30,000원, 최성규 20,000원, 김삼동 50,000원, 심경택 20,000원, 박성준 20,000원, 송낙용 50,000원, 김송원 50,000원, 김종윤 20,000원, 김용구 20,000원, 이정하 100,000원, 임상우 50,000원, 김순금 10,000원, 김찬호 10,000원, 박미자 10,000원, 최양미 10,000원, 오외선 10,000원, 원귀례 10,000원, 김달순 5,000원, 최순자 5,000원, 김종란 5,000원, 송순애 5,000원, 박인경 5,000원, 이복순 5,000원, 이용례 5,000원, 한옥순 5,000원, 부천시회 - 우종섭 100,000원, 이양일 50,000원, 박용범 50,000원, 이상배 50,000원, 주수종 10,000원, 이병국 10,000원, 장종환 10,000원, 김성복 10,000원, 오기수 10,000원, 박원규 10,000원, 윤성근 10,000원, 금세준 10,000원, 수원시회 - 김영경 100,000원, 이사친목회 300,000원, 홍승훈 100,000원, 박유갑 100,000원, 오미선 40,000원, 김동완 50,000원, 박영구 10,000원, 하정숙 30,000원, 최정윤 20,000원, 이화장 20,000원, 안종분 10,000원, 김옥자 10,000원, 최은희 10,000원, 강은희 10,000원, 김현숙 10,000원, 이은순 10,000원, 유동화 10,000원, 최덕순 10,000원, 인혜연 10,000원, 김영자 10,000원, 이상란 10,000원, 정영란 10,000원, 김상숙 10,000원, 이미자 10,000원, 박미옥 10,000원, 이인주 10,000원, 박종순 10,000원, 정원록 10,000원, 주윤주 10,000원, 정경미 10,000원, 조병희 10,000원, 이상후 20,000원, 원창범 50,000원, 우제태 30,000원, 김용제 20,000원, 이수한 10,000원, 한교훈 100,000원, 김석우 100,000원, 심상희 20,000원, 권기종 20,000원, 이규옥 10,000원, 강용기 20,000원, 시흥시회 - 100,000원, 안산시회 - 김성수 10,000원, 권혁근 10,000원, 한기복 10,000원, 오영풍 10,000원, 조덕수 10,000원, 백병진 10,000원, 이명복 10,000원, 양흥주 10,000원, 반병부 10,000원, 이종문 10,000원, 한혁동 10,000원, 정동환 10,000원, 정창섭 10,000원, 김홍경 10,000원, 김소동 10,000원, 구권회 10,000원, 예병린 10,000원, 최원갑 10,000원, 박병욱 10,000원, 김태조 10,000원, 조현모 10,000원, 조당환 10,000원, 신정식 10,000원, 박병헌 10,000원, 이종찬 10,000원, 홍순목 10,000원, 정효영 10,000원, 전연호 10,000원, 장자량 10,000원, 윤복한 10,000원, 이남선 10,000원, 최완길 10,000원, 김임현 10,000원, 김진욱 10,000원, 안성시회 - 천동현 10,000원, 이건종 10,000원, 윤석진 10,000원, 유만곤 10,000원, 이철용 10,000원, 정재군 10,000원, 정영택 10,000원, 최종철 10,000원, 임용재 10,000원, 유원형 10,000원, 김형준 10,000원, 윤병준 10,000원, 이승재 10,000원, 한상수 10,000원, 전해인 10,000원, 백두경 10,000원, 윤택수 10,000원, 오세관 10,000원, 김건호 10,000원, 김선태 10,000원, 변영규 10,000원, 이영찬 10,000원, 김규철 10,000원, 백문기 10,000원, 성낙천 10,000원, 김성환 10,000원, 신용섭 10,000원, 이재원 10,000원, 김형진 10,000원, 양주시회 - 박윤이 100,000원, 장계숙 40,000원, 이순배 30,000원, 양인란 10,000원, 김두식 50,000원, 이윤섭 10,000원, 오수태 50,000원, 조광래 20,000원, 민범식 50,000원, 노익환 50,000원, 이경세 50,000원, 배상기 50,000원, 최호문 30,000원, 유문환 50,000원, 최희동 20,000원, 김대업 50,000원, 구성율 20,000원, 이성곤 30,000원, 김종학 30,000원, 양평시회 - 용석종 50,000원, 고은진 30,000원, 강하구 20,000원, 용환철 20,000원, 송호철 20,000원, 김재기 10,000원, 김용록 10,000원, 김호상 10,000원, 한상덕 10,000원, 김영욱 10,000원, 백승옥 10,000원, 권혁송 10,000원, 유영하 10,000원, 한응섭 10,000원, 정춘식 10,000원, 경승수 10,000원, 박현수 10,000원, 조병내 10,000원, 조한충 10,000원, 김영춘 10,000원, 명상덕 10,000원, 이용호 10,000원, 이종섭 10,000원, 조진철 10,000원, 용환영 10,000원, 장세적 10,000원, 김민섭 10,000원, 신동은 10,000원, 문영선 10,000원, 김동선 10,000원, 이정인 10,000원, 여주시회 - 여주시회 100,000원, 김병노 20,000원, 권일영 20,000원, 김일영 20,000원, 양승만 20,000원, 우희준 20,000원, 유호진 20,000원, 임병수 20,000원, 서정식 20,000원, 조봉행 20,000원, 황성기 20,000원, 의왕시회 - 김명옥 50,000원, 이원표 100,000원, 정영현 50,000원, 방태정 10,000원, 김남수 20,000원, 정연복 10,000원, 이상옥 30,000원, 한춘자 20,000원, 차영자 20,000원 의정부시회 - 최종팔 50,000원, 이원복 50,000원, 정명철 30,000원, 진귀화 50,000원, 고한서 10,000원, 이유한 10,000원, 어만용 20,000원, 신용봉 20,000원, 강영봉 10,000원, 임동창 50,000원, 송명원 10,000원, 김완희 10,000원, 남승진 10,000원, 용인시회 - 김제진 10,000원, 정관선 10,000원, 이덕주 10,000원, 김남순 10,000원, 엄기형 10,000원, 허권 10,000원, 심재호 10,000원, 이진규 10,000원, 허정 10,000원, 정우철 10,000원, 홍종민 10,000원, 강병옥 10,000원, 오태환 10,000원, 이경호 10,000원, 이창구 10,000원, 이태용 10,000원, 이용택 10,000원, 평택시회 - 서달원 50,000원, 김수배 20,000원, 박태곤 20,000원, 홍지선 20,000원, 백한기 20,000원, 포천시회 - 포천시회 130,000원, 화성 오산시회 - 강원식 30,000원, 이기동 100,000원, 김태식 50,000원, 김재규 10,000원, 여성회 100,000원, 정두식 50,000원, 나득주 10,000원, 이경주 5,000원, 이환용 50,000원, 조관연 50,000원, 김용택 10,000원, 최수교 30,000원, 이월중 10,000원, 박종하 100,000원, 박종찬 20,000원, 연기용 10,000원, 김기두 10,000원, 강광현 10,000원, 김영웅 10,000원, 김용화 10,000원, 이인숙 10,000원, 조순단 10,000원, 김해자 10,000원, 신경순 10,000원, 최자연 10,000원, 조연이 5,000원, 김연숙 10,000원, 황윤옥 10,000원, 김경애 15,000원, 윤은주 10,000원, 홍성만 10,000원, 최달균 10,000원, 김황영 100,000원, 인천시회 - 김형년 1,000,000원, 중구회 400,000원, 충북도회 - 음성군회 1,000,000원, 청주시 내수읍회 조적재 외 100,000원, 청주시회 청년단 박병준 외 160,000원, 대전·충남도회 - 대전대덕구회 1,000,000원 대구시회 - 중구 동인동회 이원록 100,000원, 손재권 300,000원, 남구회 이충도 80,000원, 최무홍 40,000원, 신창준 40,000원, 이준부 40,000원, 정기종 40,000원, 이상길 40,000원, 남구회 복덩 1동 50,000원, 대명 2동 50,000원, 대명 3동 50,000원, 남구회 이대선 90,000원, 고혁주 40,000원, 권헌표 40,000원, 홍윤표 40,000원, 김정태 40,000원, 서구회 이사회일동 300,000원, 동구회 이기조 50,000원, 김광일 50,000원, 구본준 50,000원, 황서미 50,000원, 동구향군산악회 회원일동 300,000원, 전북도회 - 전북도회 4,000,000원 광주 전남도회 - 순천시회 양동조 회장, 국장, 이사 외 1,000,000원, 나주시회 김경근 300,000원, 이도형 200,000원 경북도회 - 영천시회 김의곤 144,000원, 김제태 144,000원, 홍순태 120,000원, 하상곤 120,000원, 김영욱 120,000원, 김철호 120,000원, 윤상철 120,000원, 청송군여성회 90,000원, 경남 울산시회 - 경남울산도회 이명기 1,000,000원, 김주진 500,000원, 거창군 이사?읍?면회장 360,000원, 마산시회 110,000원, 양산시회 200,000원, 송유철 100,000원, 거제시회 130,000원, 양산시회장 1,000,000원, 제주도회 - 제주시회 1,800,000원, 해외지회 - 미중서부회 3,572,993원, 미동부지회 1,621,108원, 미북동부지회 1,680,500원 *참전친목단체/유관단체 : 57,120,425원 월남전참전자회 12,374,500원, 월남참전자회 원주지회 95,000원,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삼척시회 200,000원, 대한민국월남 동해시회 160,000원, 월남참전자 춘천지회 370,000원, 월남참전자 정선군회 200,000원, 월남참전자회 양구군회 171,000원, 월남전참전자회 양양군회 46,000원, 월남참전자회 속조시회 200,000원, 정보통신장교동우회 310,000원, 육군3사관학교 총동문회 3,960,000원, 육종전우회 2,720,000원, 단기간부사 KE 1,000,000원, 육군재정동우회 500,000원, 다부동전투구국용사회 100,000원, 향군장학재단 신승호 100,000원, 월남전참전자회 청주시회 서수웅 10,000원, 이장훈 10,000원, 박미조 1,000원, 정기천 2,000원, 유흥열 10,000원, 박용순 50,000원, 유상호 20,000원, 육군예비사관학교 총동문회 150,000원, *기업/일반회원 : 129,094,803원 대한항공 10,000,000원, 삼성물산(주) 9,000,000원, 반경남 ROTC 22기 1,000,000원, 고정환 200,000원, 김동신 180,000원, 김광오 100,000원, 현정렬 50,000원, 정익모 10,000원, 송낙용 50,000원, 오송희 50,000원, 조만행 10,000원, 신민호 60,000원, 김영재 10,000원, 김영조 50,000원, 장용현 10,000원, 박준호 2,000원, 장사복 50,000원, 최병주 160,000원, 박필수 20,000원, 강찬우 1,000원, 김주현 10,000원, 문희준 10,000원, 준위 김종학 30,000원, 김윤환 10,000원, 김정근 30,000원, 이창권 10,000원, 이준범 50,000원, 대한민국 100,000원, ROTC 2기 노병량 100,000원
  • 영동군 양수발전소 유치 총력전

    충북 영동군이 양수발전소 유치에 나선다. 양수발전은 댐을 2개 만든 뒤 전력수요가 낮은 밤시간대 하부댐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려 다시 흘려보내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안정적 전력수급이 가능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29일 군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환경적·기술적 검토를 거쳐 충북 영동군을 비롯해, 경기도 가평군, 강원도 홍천군 등 7개 지역을 양수발전소 건설이 가능한 예비후보지로 선정했다. 한수원은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5월말까지 유치공모를 시행한 뒤 6월까지 최종 후보지 3곳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기회를 잡기위해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다. 군은 지난 27일 관내 42개 주요 민간 사회단체가 주축이 돼 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양무웅)를 구성했다. 군민 유치의사가 선정에 결정적 기준이 되는 만큼 추진위를 중심으로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5일에는 군민 대상 사업설명회를 열고, 이후 5월 15일까지 약 40일동안 범군민 유치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발전소 건설로 재산권 침해를 입는 주민들에게는 적절한 보상절차와 맞춤형 지원계획을 꼼꼼히 안내하기로 했다. 이주민이 원하면 인근에 현대화된 주민복지시설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이주단지 조성 계획도 세웠다. 83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공사기간만 총 12년 정도가 소요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현재 상촌면 고자리 일원이 상부지, 양강면 산막리 일원이 하부지로 거론된다. 규모는 총 낙차거리 453m, 유효저수용량 450만㎥, 수로터널 2484m 정도다. 군이 유치에 나선 것은 공사비 가운데 70%인 6000억원 정도가 지역 건설업체 및 장비, 인력에 투입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서다. 인구유입과 일자리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발전소 건설이 확정되면 승인고시일부터 발전소 가동까지 지역인재 육성, 사회복지사업, 지역문화행사 지원 등 약 458억원 상당의 주민지원사업이 추진된다. 군 관계자는 “상부지에는 거주자가 없고 하부지에 10여가구가 살고 있다”며 “이들을 설득해 발전소를 꼭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강원 양양, 경북 청송, 전북 무주 등 7곳에서 양수발전소가 가동중이이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오빠들 뮤비 속 그 장소로… 방탄 순례단

    오빠들 뮤비 속 그 장소로… 방탄 순례단

    방탄소년단(BTS)은 단순한 인기 아이돌 그룹을 넘어서 어느덧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됐다. 그들이 음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전 세계에 산재한 팬들에게 위안을 주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아이돌’을 통해 한복과 탈춤 등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기도 했던 방탄소년단은 그간 뮤직비디오 등 촬영지로 국내의 숨겨진 장소를 발굴해 오기도 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촬영지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사진 한 장, 영상 한 컷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국내외 팬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진 것은 당연하다. 방탄소년단의 흔적이 스민 대표적인 촬영지를 돌아봤다. 지도에서 양주, 강릉, 제천, 청주, 부안 등 다섯 곳을 선으로 이어 보니 숫자 7 모양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크게 틀고 이 ‘BTS 로드’를 따라 여행길에 올랐다.●‘봄날’ 뮤비 첫 장면 그대로… 양주 일영역 ‘봄날’ 뮤직비디오 첫 장면의 눈이 내리는 간이역. 뷔가 플랫폼 아래로 내려오더니 몸을 웅크려 철길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멀리서 봄을 싣고 달려올 기차를 기다리는 듯하다. ‘BTS 로드’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근교의 일영역이었다. ‘아미’라면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가장 먼저 떠올릴 곳이다. 경기 양주 장흥면에 위치한 이곳은 서울교외선상에 놓인 기차역으로 벽제역과 장흥역 사이에 있다. 1961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가 2004년 여객열차의 운행이 중지됐다. 이름 없는 수많은 간이역 중 하나였지만 2017년 방탄소년단 ‘봄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지금은 사시사철 팬들의 발길이 이어진다.일영역에 도착하자 안쪽에서 휴대전화로 재생한 듯한 ‘봄날’ 음악과 함께 밝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친구 세 명이 다양한 포즈를 지으며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 들린 ‘타타’(뷔가 만든 캐릭터) 인형과 ‘아미밤’ 덕분에 한눈에도 팬임을 알 수 있었다. 3년 전부터 방탄소년단 팬이 된 서은지(34)씨는 “뮤직비디오를 감명 깊게 봐서 오게 됐다. 팬들에게는 뜻깊은 장소”라며 웃었다. 팬이 아니라도 작은 간이역의 소박한 분위기를 느끼며 예쁜 사진 한 장 남기기에 손색없는 곳이다.일영역에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장흥조각공원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형형색색 개성을 뽐내는 40여점의 조각들 사이로 쉬엄쉬엄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공원 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제4회 뉴드로잉 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다. 화가 장욱진의 예술정신을 재해석한 신진작가 80명의 작품 155점을 1층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2층 상설전에서는 독창적인 조형세계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 삶과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유 네버 워크 얼론’ 커버 속 버스정류장 재현… 주문진해변 ‘봄날’의 여운을 마저 느끼기 위해 다음 목적지 강원 강릉으로 이동한다. 서울양양고속도로로 한참을 달리다 양양에서 남쪽으로 꺾어진다.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방향으로 조금 더 달리다 도착한 곳은 주문진해변이다. 1.5㎞ 해변이 길게 이어진 이곳은 강릉 최북단 해변이다. 주문리와 향호리에 걸쳐 있어 북쪽 일부를 향호해변으로 따로 부르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 ‘봄날’이 들어 있는 ‘유 네버 워크 얼론’ 앨범 재킷 촬영을 이곳에서 진행했다. 해변 주차장 근처에 ‘BTS 앨범재킷 촬영장소’라는 안내만이 큼직하게 서 있다. 강릉시는 지난해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방탄소년단 앨범 사진 속 버스정류장을 설치했다. 국내외에서 찾아온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애써 찾아온 해변에 파도치는 바다와 백사장만 있었다면 괜스레 허무했겠지만, 똑같이 재현된 포토존 앞에 서자 사진 속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맑은 바다에 높게 일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변을 거닐다 주문진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산시장 입구에 이르자 여유로운 해변과 대비되는 활기가 끼쳐온다. 대로변 양옆으로 늘어선 건어물 가게에서는 상인들이 쥐포, 황태채 등을 권하며 손님들을 부른다. 멸치, 홍합, 조갯살부터 큼직한 가오리까지 다양한 생선과 해산물이 바싹 말라 있다. 안쪽 좁다란 골목으로 들어서자 현대화되지 않은 진짜 전통시장이다. 복어, 오징어, 대게, 전복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수산물이 싱싱하다.●강릉까지 왔는데… 오죽헌·공방마을·카페거리는 들러야 강릉 시내 쪽으로 이동해 강릉의 역사를 대표하는 오죽헌에 들렀다. 5000원권 지폐의 인물 율곡 이이와 5만원권을 장식하는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태어난 집으로 조선 중종 때 건축됐다. 사랑채 툇마루 기둥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기 새겨져 있다. 몽룡실이라고 이름 붙은 별당 건물의 방 한 칸은 신사임당이 이이를 낳은 곳이다. 신사임당 영정이 모셔져 있다. 너른 마당에는 율곡송, 율곡매, 사임당 배롱나무 등이 수호목 역할을 하며 수백년간 자리를 지키는 등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오죽헌 옆 율곡기념관에서는 신사임당의 초충도 등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오죽헌에서 나와 바로 앞 예술창작인촌(공방마을)을 둘러본다.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파는 가게와 예쁜 카페들이 모인 곳인다. 가게 수는 많지 않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지만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여행객의 발걸음을 잡는다. 언제부턴가 ‘커피의 도시’로 불리게 된 강릉에는 곳곳에 커피향 가득한 멋진 카페가 많다. 골목골목에서 나만의 ‘인생 카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영 포에버’ 속 질주 장면 배경 모산비행장 아쉬운 발걸음으로 강릉을 뒤로하고 충북 제천으로 떠난다. 방탄소년단이 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려 한다. 방탄소년단이 최근까지 이어온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직전 ‘윙스’ 이야기가 양주 일영역과 강릉 주문진해변 등에 걸쳐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그보다 앞선 ‘화양연화’ 시리즈의 무대들을 둘러볼 차례다.제천 모산비행장은 제천 시가지 북쪽 끝에 자리 잡은 면적 18만여㎡의 시설로 육군 5019부대가 관리한다. 동서 정방향으로 뻗은 활주로는 약 1.1㎞ 길이로 곧게 뻗어 있다. 군사시설로 건설됐고 전투기가 뜨고 내렸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관제탑 없이 활주로 부지만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 쉬어갈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쓰이고 있다. 비행장 한 편에 인공구조물 설치 금지, 폐기물·쓰레기통 무단 방치를 금지하고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 안내판이 서 있을 뿐이다. 다만 군사시설이라 내비게이션에서 ‘모산비행장’으로는 검색되지 않고 위성지도에는 논밭으로만 표시된다. ‘의림지동주민센터’로 검색해서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활주로에 들어서자 ‘에필로그 : 영 포에버’ 뮤직비디오를 통해 익숙한 풍광이 펼쳐진다. 꿈을 가두는 철조망 미로를 헤치고 빠져나온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곳에서 ‘넘어져 다치고 아파도/ 끝없이 달리네 꿈을 향해’라고 노래하며 힘차게 질주했다. 넓은 비행장 하늘 한복판에는 마침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수백 마리의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닌다. 서쪽으로 저무는 저녁 해는 키의 세 배가 넘는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청춘의 상처를 보듬는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이 머리에 스치며 어딘가 애달픈 정취를 자아낸다. 시민들은 한가로운 오후 한때를 보낸다. 동네 어르신들이 조금 빠른 걸음으로 활주로 주변을 돌며 운동하고, 개를 끌고 산책 나온 사람들도 보인다.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머금고 활주로를 내달린다. 아빠는 어린 아들의 손에 드론 조종기를 쥐어 준다.●3분 거리 의림지·의림지파크랜드 들러 보기 모산비행장에서 차로 3분이면 닿을 거리에 제천 대표 관광명소인 의림지가 있다. 걸어서도 20여분이면 갈 수 있다. 의림지는 둘레 18㎞, 수심 8~13m의 저수지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부터 있었던,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로 통한다.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개울물을 막아 둑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오리들이 잔물결을 내며 조용히 떠다니는 의림지 맞은편에서 방탄소년단의 ‘아이 니드 유’ 등 신나는 노래들이 시끌벅적하게 들려온다. 의림지파크랜드 바이킹에서 나오는 소리다.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어 만세를 부르고 즐거운 비명을 연신 내지른다. 1998년 개장한 놀이공원은 허름한 외관으로 마치 시곗바늘이 그 시절에 그대로 멈춰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범퍼카, 회전목마, 디스코팡팡 등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행복한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낫 투데이’ 청주연초제조창 복합단지로 탈바꿈 청주로 발걸음을 옮긴다. 평택제천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차례로 갈아타고 2시간쯤 달려 옛 청주연초제조창에 다다른다. ‘유 네버 워크 얼론’ 수록곡 ‘낫 투데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주차장과 건물 옥상이 이곳 연초제조창이다. 다만 낡은 옛 건물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복합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창 공사 중이다.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직접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바로 옆에 지난해 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헛걸음은 아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경성 전매국 청주연초공장으로 개설된 뒤 58년간 담배를 생산했다. 이후 14년간 방치되다 공장 일부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연면적 1만 9855㎡,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미술관은 수장공간 10개, 보존과학공간 15개를 구비하고 있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기존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관하는 역할만 했던 수장고를 일부 개방해 관람객들이 수장된 상태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미술관들이 대개 백화점에 가지런히 전시된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이곳은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 쇼핑하듯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특별전 ‘별 헤는 날: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국내 유명작가 15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15분짜리 싱글채널 비디오 ‘정상에 선 사나이’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1977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등정한 산악인 고상돈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당시엔 전문 산악인이라는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고상돈은 이곳 연초제조창에서 일하며 등산활동을 이어 갔다. 영상은 일제의 담배 전매제도 도입, 국내 첫 양담배 생산, 직지심경 등 여러 이야기를 거미줄처럼 엮어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인 청주관은 현재 기획전시실을 포함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도보로 20분가량 떨어진 수암골에서는 보다 소박한 미술 이야기가 이어진다. 청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동네 골목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방문객이 늘었다.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제인’ 등 여러 드라마의 주요 무대로 각광받았고 특색 있는 카페들이 하나둘 들어섰다.●‘세이브 미’ 뮤비 배경 포토존 마련된 새만금홍보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전북 부안 새만금홍보관이다. 방탄소년단의 현란한 칼군무가 원테이크 기법으로 그려져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세이브 미’ 뮤직비디오가 새만금에서 촬영됐다. 홍보관 마당에는 이곳을 찾아오는 팬들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포토존 뒤편 울타리에는 멤버들의 이름과 ‘방탄 보라해’ 등 메시지가 빼곡히 적힌 리본이 줄줄이 매달려 있어 이미 많은 팬들이 다녀갔음을 알려 준다.부안에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부안영상테마파크에 들러 봐도 좋겠다. 수많은 영화, 드라마가 촬영됐는데 최근작으로는 ‘물괴’, ‘왕이 된 남자’, ‘백일의 낭군님’ 등이 있다. 4만 6000여㎡ 넓은 부지에는 경복궁·창덕궁 등 왕궁부터 기와촌, 평민촌, 공예촌, 저잣거리, 방목장 등 다양한 장소가 조성돼 있다. 성곽을 따라 걸으며 조선시대 한양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글 사진 양주·강릉·제천·청주·부안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연어야 커서 돌아오렴”

    “연어야 커서 돌아오렴”

    20일 강원 양양 남대천에서 열린 어린 연어 방류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방류대에 어린 연어를 방류하고 있다. 양양 연합뉴스
  • 미군의 눈에 비친 ‘1950년대 속초의 일상’

    미군의 눈에 비친 ‘1950년대 속초의 일상’

    강원 속초시립박물관은 미국인 리처드 록웰로부터 1950년대 초반 속초와 양양, 고성지역을 촬영한 슬라이드 필름 278점을 기증받았다고 19일 밝혔다. 1953년과 1954년 양양군 속초리(현재 속초시)에서 해군으로 근무했던 록웰이 직접 촬영한 것이다. 위 사진은 속초 동명항과 파티마성당을 담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속초 설악산 신흥사 적묵당 앞에서 가마를 든 미군 모습이다. 속초 연합뉴스
  • 서울양양고속도 ‘눈길 사고 수습’ 60대女 2차 사고로 숨져

    서울양양고속도 ‘눈길 사고 수습’ 60대女 2차 사고로 숨져

    폭설이 내린 15일 강원도 내 고속도로 곳곳에서 눈길 다중 추돌 사고가 속출한 가운데 1차 사고를 수습하던 60대 여성 운전자가 2차 사고로 숨졌다. 이날 오후 7시 50분쯤 홍천군 화촌면 장평리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방면 84.6㎞ 지점에서 김 모(28) 씨가 몰던 SM6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선행 사고 수습을 위해 차량 밖으로 나와 있던 A(64·여) 씨를 치었다. 이 사고로 A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숨진 A 씨는 이날 싼타페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앞선 스파크 승용차를 들이받자 차량 밖으로 나와 사고를 수습하고 있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사고 지점에는 이날 차량 15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요 고갯길과 해발고도가 높은 고속도로 구간에 많은 눈이 쌓이고 밤사이 기온이 떨어져 빙판길이 예상되니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 9시 현재까지 내린 눈의 양은 정선 사북 13.6㎝, 홍천 내촌 11.5㎝, 평창 면온 11.1㎝, 대관령 7.5㎝, 미시령 6.8㎝, 양구 해안면 5㎝ 등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포토] 평양양로원서 여성 연로자들 연환모임

    [포토] 평양양로원서 여성 연로자들 연환모임

    ‘세계 여성의 날’(3·8 국제부녀절)에 즈음해 여성 연로자들의 연환모임이 지난 7일 평양양로원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항공 면허’ 따냈다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항공 면허’ 따냈다

    3개 항공사, 노선·서비스 차별화 전략 양양·청주 등 거점공항 3년 유지해야 청년 일자리·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여객’ 에어필립·‘화물’ 가디언즈 고배강원도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한 플라이강원과 충북 청주공항 기반의 에어로케이항공, 중장거리 노선 중심의 에어프레미아 등 3개 항공사가 신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이번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허가로 기존 항공사와의 경쟁에 따른 항공료 인하,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5일 면허자문회의를 열고 최종 자문을 거쳐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한다고 밝혔다. 신규 LCC 허가는 2015년 12월 에어서울 이후 3년여 만이다. 이번에 면허를 받는 3개 항공사는 앞으로 1년 안에 운항증명(AOC·안전면허)을 신청해야 하며, 2년 이내 취항 노선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토부는 이 항공사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최소 자본금 요건(150억원) 확보 및 면허 발급 기준 충족 여부를 점검했다. 플라이강원은 자본금 378억원을 확보해 2022년까지 항공기 9대(B737-800)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일본, 필리핀 등 25개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 44개 여행사와 제휴를 맺어 외국인 관광객을 강원도로 유치해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자본금 480억원을 확보하고 2022년까지 항공기 6대(A320급)를 도입한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일본, 중국, 베트남 등 11개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프레미아는 자본금 179억원(자본잉여금 188억원 별도)을 확보하고 2022년까지 항공기 7대(B787-9)를 도입한다. 미국, 캐나다, 베트남 등 중장거리 위주의 9개 노선을 계획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비즈니스석보다 저렴하면서 이코노미석보다 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제공한다. 여객 면허를 신청한 에어필립(전남 무안항공)과 화물면허를 신청한 가디언즈항공(청주공항)은 면허를 받지 못했다. 에어필립은 완전 자본잠식(-59억원), 가이언즈항공은 면허 기준 미충족 등이 결격 사유가 됐다. 진현환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신생 항공사에 대해서는 소비자·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자본금 이행 등 재무 상황을 분기별로 감독하며 엄격한 사후 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항공사들은 거점공항을 최소 3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규 LCC가 생기면 선택권이 넓어지고 차별화된 서비스, 저렴한 운임 등의 편익을 제공받을 수 있다. 정부는 신생 항공사 3곳이 2022년까지 2000명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원도과 충북도는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항공의 면허 취득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청주공항은 연간 500만명이 이용하는 전국 5대 공항이 될 것”이라며 “충북은 5276억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와 1005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얻게 된다”고 밝혔다.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신규 LCC에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가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항공 면허를 취득했다. 국토교통부는 5일 사업면허 심사위원회를 열고 항공사들이 신청한 항공운송사업 면허 발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강원도 양양을 거점으로 한 플라이강원과 충북 청주 기반의 에어로케이, 인천 기점인 에어프레미아, 무안공항 거점으로 소형 항공운송사업을 하고 있는 에어필립 등 4곳이 LCC 면허를 신청했다. 여기에 청주 거점인 가디언스도 화물사업을 하겠다며 신청서를 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최후의 1인, 최후의 1각까지 일어나라” 독립 열망 불 지폈다

    “최후의 1인, 최후의 1각까지 일어나라” 독립 열망 불 지폈다

    재심(再審). 확정된 판결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위법행위나 중대한 하자가 있었음이 확인되면 사건을 다시 심판할 수 있다. 군부독재 시절 불법 감금과 고문에 못 이겨 토해낸 거짓 자백과 거짓 증거로 유죄판결을 받은 국가보안법 관련 피고인들은 반세기에 이르러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일제 치하에서 일제가 만든 법으로 일제 사법부에 의해 내란범·치안방해범·강도 등으로 몰린 무수한 독립운동가들이 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재심이 이뤄지길 바라며, 일제의 판결문에서조차 고스란히 드러난 투사들의 독립 의지를 재구성했다.#손병희 외 47명 출판법 및 보안법 위반 혐의, 일본 형법상 소요죄 “피고인들은 조선이 제국의 굴레에서 벗어나 독립국을 형성하는 것을 기도했다. 조선민족 대표자 손병희 등의 이름으로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였으며, 선언서를 비밀리에 인쇄하여 조선 전 도(道)에 배부했다. 민중을 선동하여 왕성하게 조선독립 시위를 일으켰다.” (1920년 8월 9일 경성지방법원 다치가와 판사가 쓴 판결문에 담긴 공소사실 일부)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민족대표 33인을 비롯해 초기에 ‘3·1운동’을 주도한 48명은 일제의 판결문에 ‘치안 방해를 선동한 자’로 비교적 가볍게 규정됐다. 독립선언을 주도한 천도교 3대 교주 손병희 선생은 “한때 친일파에 속했다가 병합(한일합병) 이후 자신에 대한 대우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불쾌감이 있던 자로,…(중략) 교당 신축 기부금을 반납하라는 명을 듣자 크게 불만을 품고” 독립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폄하됐다. 그러나 일제는 판결문 속 “독립의 희망을 품은” 48명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불러온 힘을 결코 모르지 않았다. “불온한 문서”로 지목된 독립선언문 한 장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알았다. 1920년 3월 22일 고등법원 판사들은 사건 관할에 관한 결정서에서 “독립 사조가 조선에 널리 퍼져 인심이 동요했고, 100만 신도의 추앙을 받는 천도교 손병희의 이름을 거명한 독립선언서는 민중 선동의 커다란 효과로 나타났다”면서 “독립만세의 소리가 도시와 시골을 뒤덮었다”고 두려워했다.●결정·판결문 4건 모두 “최후의 1인” 대목 인용 천도교 인사들을 중심으로 기획된 독립운동은 순식간에 종교와 계층을 아울렀고, 전국에 만세운동을 촉발시켜 독립의 불씨를 키워냈다. 손병희, 보성고등보통학교장 최린, 도사 권동진·오세창 등 천도교 핵심 인사들은 1918년 말부터 독립운동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그해 초 미국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 제안한 ‘새로운 전후(戰後) 질서의 14개조 원칙’ 가운데 ‘민족자결주의’(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를 빌려 세계에 조선의 식민지배 상황과 독립 의지를 밝히고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대중화·일원화·비폭력’의 독립운동 원칙은 손병희가 세웠고 구체적인 실행은 최린이 맡았다. 역사학자이자 언론인인 최남선은 “조선은 독립국임과 조선인은 자주민임을 선언한다”로 시작하는 독립선언서를 작성했다. 이승훈(판결문엔 본명 이인환) 선생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준비하던 기독교계도 천도교와 함께하기로 했다. 1919년 2월 21일 최린은 이승훈에게 “독립운동은 민족 전체의 문제로 종교가 다르고 같음에 관계없이 합동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흘 뒤 기독교계가 합류하기로 했고, 장로교 길선주·양전백 목사, 감리교 신흥식 목사, YMCA 간사 박희도 등이 이승훈과 민족대표로 참여하기로 했다. 27일엔 강원 양양의 신흥사 승려 한용운과 경남 합천 해인사 승려 백상규(백용성) 등 불교계 인사들도 동참하기로 해 종교계 연합을 이뤘다. 별도로 독립선언을 준비하던 연희전문학교 김원벽, 보성법률상업학교 강기덕 등 학생 대표들도 종교계의 운동에 합류했다. 2월 27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천도교 인쇄소인 보성사에서 독립선언서 2만 1000장이 인쇄됐다. 48명 가운데 인쇄소 사장 이종일과 공장 감독인 김홍규도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헌법 문란의 문서를 인쇄(또는 방조)한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쇄가 끝나자마자 선언서는 서울은 물론 전남, 전북, 충북, 강원, 함경, 평안 등 전국으로 퍼졌다. 48명 중에는 독립선언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을 출발한 지 2~3일이 지나 일본 도쿄와 만주에서 체포된 교사들도 있었다. 3월 1일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기로 한 민족대표들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음식점인 태화관으로 장소를 옮겼다.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선언서가 낭독됐다. 이들은 경찰에 자수해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일제는 독립선언서 가운데 “최후의 일각(一刻), 최후의 일인(一人)에 이르기까지 독립의 뜻을 밝혀 완성해야 한다”는 대목에 특히 주목했다. 48명에 대한 법원의 결정문과 판결문 4건에는 모두 이 대목이 인용됐다. 일제는 이 문장에서 조선의 독립 의지를 가늠했다.●일제, 3·1운동 초기 주도자들 극형 시도 일제는 독립운동에 불을 지핀 민족대표 등 3·1운동 초기 주도자들을 극형에 처하려 했다. 이들을 수사한 일제 검사는 보안법·출판법 위반 혐의로 1919년 3월 5일 경성지방법원에 예심을 청구했고, 8월 1일 경성지방법원 예심판사 나가시마는 일본 형법 77조 내란죄에 해당하므로 고등법원의 특별 권한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나가시마는 “제국 영토의 일부분인 조선을 제국의 통치에서 벗어나게 할 목적으로 전 조선인에게 교란을 선동하고 헌법을 문란하게 하는 불온한 문서를 공표함으로써 각지에서 조선 독립만세를 게시하게 하고 조선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을 심리한 고등법원 판사 와타나베, 요코다, 이시카와, 미즈노, 하라는 1920년 3월 22일 “‘최후의 일각, 최후의 일인’까지라는 표현으로 독립의사를 발표했으나, 폭동을 일으키거나 교사한 문구는 없다”며 내란죄가 되지 않는다고 봤고, 사건의 관할이 경성지법에 있다고 결정했다. 민족대표들을 강하게 처벌할 경우 조선인들의 반감을 키울 것을 우려해 일제 의회 등이 법원에 가벼운 형벌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시 보안법 및 출판법 위반 사건을 맡게 된 경성지방법원 다치가와 판사는 1920년 8월 9일 “공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고등법원의 결정문에서 이 사건이 경성지법 관할이라고만 했을 뿐 경성지법에 사건을 송치한다고 밝히지 않았다”는 허헌 변호사의 ‘관할 위배’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사의 불복으로 경성복심법원으로 다시 재판이 넘어갔고, 그해 10월 20일 48명 중 37명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손병희·최린·권동진·오세창·이종일·이승훈·함태영·한용운은 독립선언서의 작성과 인쇄, 배포에 주동적 역할을 하고 조선독립만세를 불러 치안을 방해한 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보안법 위반 혐의의 최고 형량이 2년, 출판법 위반이 1년으로 이들은 혐의별 최고 형량을 선고받았다.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최남선은 출판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부고]

    ●송종욱(전 대한무공수훈자회 대전시지부장)씨 별세 연순(전 대전일보 부국장) 창순(KEB하나은행 차장)씨 부친상 24일 근로복지공단대전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42)628-4440 ●고계연(서울경제 편집부 차장) 교연(양양군청) 태연(희성전자 베트남법인장) 기연(산림청 고위공무원) 봉연(성산성당 주임신부)씨 모친상 24일 양양장례문화원 장례미사(양양성당) 26일 오전 10시 010-3380-1986 ●조성욱(한국투자증권 정자PB센터장)씨 모친상 23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30분 (031)787-1500 ●박지원(청주시 청원구청 환경지도팀장)씨 모친상 23일 청주의료원 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9시 (043)279-0144
  • “평일 외출 장병 잡아라” 지자체는 軍 마케팅 중

    “평일 외출 장병 잡아라” 지자체는 軍 마케팅 중

    양양 “경제파급효과 年 62억원” 간판·인테리어 새단장 무상지원 지인·가족들도 할인혜택 주기도이달부터 군 장병 평일 외출제가 시작되자 군부대가 있는 자치단체들이 바빠졌다. 일과 후 밖으로 나오는 장병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자 이들의 사기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한 방에 해결할 대책들을 쏟아 내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군인들이 저렴하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메가박스 제천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천과 단양지역 군부대 군인과 동반 3명은 평일과 주말 모두 절반 가격인 5000원에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외출증이나 휴가증을 보여 주면 된다. 장교와 군무원도 해당된다. 군부대가 많은 강원과 경기 지자체들도 총력전에 나섰다. 강원 양양군은 군부대 설문조사 결과 바가지요금, 카드거부, 불친절 등이 개선사항으로 지적돼 군 요식업협회와 택시협회 등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미 시행 중인 군인 할인업소 사업을 재정비하고 추가모집도 하고 있다. 현재 할인업소는 음식점 15곳과 숙박업소 40곳 등 총 50여곳이다. 또한 관광지와 박물관 입장료 할인, 노래방과 PC방 시설개선 등도 검토하고 있다.양승남 양양군 행정총괄담당은 “지역의 대대급 이상 군부대는 총 10개 부대인데 휴가자와 근무자 등 필수요원을 제외한 실제 하루 외출 예상 인원은 평균 341명”이라며 “경제 파급 효과는 연간 62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원 화천군은 민군 상생 기반 마련을 위해 숙박업소, 음식점, 이·미용업소 들을 대상으로 시설 현대화사업을 벌인다. 실내간판 정비, 인테리어와 상품배열 개선, 노후설비 교체 등 영업장 환경개선에 나서면 비용을 무상 지원하는 것이다. 민박과 펜션은 제외된다. 신청 기간은 다음달 4일부터 15일까지 12일간이다. 지원금은 총사업비의 80%다. 최대 한도는 1600만원이다. 군은 100곳을 목표로 잡았다. 군은 거점숙박업소 육성사업도 벌여 1곳을 선정해 최대 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화천지역에는 3개 사단에 2만 7000여명의 장병이 있다. 경기 포천시는 이달 말까지 군 장병 할인업소를 모집한다. 대상은 일반·휴게음식점, 이·미용업, 목욕장업·숙박업소 등이다. 오는 28일까지 포천시청 식품안전과(031-538-3606) 또는 읍·면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 유재현 시 위생정책팀장은 “군인들은 물론 동행한 지인 및 가족들도 숫자에 관계없이 모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할인업소를 홍보할 예정이다. 부사관급 이상은 할인대상에서 제외된다. 군 장병 평일 외출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4시간이다. 군사대비태세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면회, 자기 계발 및 병원진료 등 개인용무로 제한된다. 횟수는 월 2회 이내다. 휴가자를 포함해 부대 병력의 35% 범위 이내로 허용범위가 제한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밤부터 강원 영동에 큰눈…강릉 등 대설 예비특보

    밤부터 강원 영동에 큰눈…강릉 등 대설 예비특보

    13일 전국에 찬바람이 몰아친 가운데 밤 사이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 큰 눈이 예고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지역은 전남 여수와 전북 군산 두 곳뿐이었다. 서울은 아침 최저기온 영하 5.7도로 평년 영하 3.1도보다 2.6도 낮았고 낮에도 영상 2.5도에 그쳐 평년 4.7도보다 2.2도 낮았다. 이날 자정 무렵부터 강운 영동에는 눈이 내리겠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 영동 5∼10㎝이며 많은 곳은 15㎝ 이상 올 수 있다. 경북 북부 해안, 경북 북동 산지에도 1∼5㎝ 눈이 예보됐다. 강원 영동과 경북 북부 해안의 눈은 동해 상공 고도 1.5㎞에 있는 영하 14∼영하 12도의 찬 공기가 따뜻한 해수면(영상 10∼12도)을 지나면서 두 층간 온도 차에 의해 생기는 구름대가 동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내리는 것이다. 기상청은 동풍의 지속 시간이 길고 지형적 영향까지 더해져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대설 예비특보를 발표했다. 특보 대상 지역은 강릉, 동해, 삼척, 속초, 고성, 양양, 강원 북부 산지, 강원 중부 산지, 강원 남부 산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시인 새뮤얼 울만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고 했다. 청춘은 “장밋빛 뺨, 붉은 입술, 그리고 유연한 무릎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 풍부한 상상력, 열정을 말한다”고. 울만의 청춘론에 따르면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한 우린 언제까지나 젊다. 그래서일까.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자신의 삶을 시로 옮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5일 개봉)와 ‘칠곡 가시나들’(27일 개봉) 속 할머니들은 파릇파릇한 청춘 같다. 칠순, 팔순이 넘어 배우기 시작한 글자에 삶의 이야기를 담는 ‘청춘들’ 얼굴엔 호기심이 그득하다.이종은 감독이 연출한 ‘시인 할매’는 전남 곡성의 작은 도서관에 모여 한글을 배우고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시로 써내려간 김막동(84), 김점순(80), 박점례(72), 안기임(83), 윤금순(82), 양양금(72) 할머니의 사계절을 담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서 가장 약한 자로 살았던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오히려 관객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어머니가 해 준 한 공기의 밥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녹음이 우거진 마을의 정겨운 풍경과 마을에 두런두런 모여 사는 할머니들의 일상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땡볕에도 자식들에게 줄 농작물을 거두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쓴 편지를 소리 내 읽고, 아들이 묻혀 있는 무덤 앞에서 속상해하는 모습은 할머니들의 세월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할머니들에게 글을 가르쳐 준 김선자 길작은도서관장 말에 따르면 “처음엔 다른 사람이 아는 게 두려워 자신의 개인사를 글로 풀어내지 않으려던” 할머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사박사박/장독에도/지붕에도/대나무에도/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잘 살았다/잘 견뎠다/사박사박’(윤금순 할머니의 시 ‘눈’)‘해당화 싹이 졌다가/봄이 오면 새싹이 다시 펴서/꽃이 피건만/한번 가신 부모님은/다시 돌아오지 않네’(양양금 할머니의 시 ‘해당화’) 길가에 핀 예쁜 해당화를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해당화’를 썼다는 양양금 할머니는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매는 언제까지 생각해도 눈물이 나더라고. 하늘에서 ‘우리 딸이 이렇게 시를 썼구나’ 생각하시겠지”라고 소회를 전했다. “선생님이 시를 써오라고 하면 뭘 또 써가지고 가야 할꼬 생각이 안 나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김점순 할머니)고는 했지만, 할머니들은 앞서 2016년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와 2017년 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를 펴낸 ‘곡성 대표 작가’다. 김 관장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하시고 오후 7~9시에 부랴부랴 도서관에 와서 수업을 들으시는 할머니들을 보면 삶이 힘들다고 투정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트루맛쇼’, ‘미스 프레지던트’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의 ‘칠곡 가시나들’은 난생처음 한글을 배워서 더없이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 경북 칠곡 ‘일곱 시(詩)스타’의 일상을 조명한다. “‘쉘 위 댄스’의 칠곡 버전”이라고 작품을 소개한 김 감독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할머니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재밌게 나이듦’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에 담았다. “과거를 바라보는 회고적 존재, 죽음을 묵상하는 존재 등 미디어에서 노년층을 바라보는 편견을 깨고 노년의 건강한 욕망과 설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인지 유난히 까르르 웃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화면에 자주 잡힌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배움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는 박금분(89), 곽두조(88), 강금연(85), 박월선(89), 안윤선(83), 이원순(82), 김두선(86) 할머니다. 칠곡 할머니들 역시 앞서 시집 ‘시가 뭐고?’(2015)와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2016)를 출간한 어엿한 시인이다. ‘유쾌한 시인’들이 길가에 나란히 선 채 상점 간판을 더듬더듬 읽고, 자식에게 처음으로 손 편지를 쓰고, 받아쓰기 시험을 보다가 커닝을 하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한글을 공부하는 시간만큼 하루를 팔팔하게 보내는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찌든 기색이라고는 없다. 빨래터에서 방망이질하다가 막걸리 한잔 기울이고, 평생 품었던 가수의 꿈을 이루려고 동네 노래자랑대회에 나가며 재미있게 사는 덕분에 할머니들의 문장에선 삶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가마이 보니까 시가 참 많다. 시가 천지삐까리다”(박금분 할머니), “지금 이래 하마 한자라도 늘고 조치 원투쓰리포 영어도 배우고 한번 해보자”(안윤선 할머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대설주의보 내린 대관령

    대설주의보 내린 대관령

    7일 눈이 내린 강원 강릉시 대관령이 설경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강원도 북부 산지와 양양, 고성, 속초 등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원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까지 강원 산지, 북부 동해안은 2∼7㎝, 영동 북부는 10㎝ 이상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했다. 강릉 연합뉴스
  • 서울→부산 5시간 20분…귀성길 정체 오후 8시쯤 해소

    서울→부산 5시간 20분…귀성길 정체 오후 8시쯤 해소

    설 연휴 사흘째인 4일 오후에 들어서도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 귀성길 정체가 지속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승용차로 서울 요금소를 출발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부산 5시간 20분, 울산 4시간 30분, 대구 4시간 10분, 목포 4시간, 광주 3시간 50분, 강릉 3시간, 대전 2시간 30분으로 예상된다. 오후 2시 현재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19.4㎞ 구간, 남해고속도로 부산 방향 5.7㎞ 구간,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 16.9㎞, 천안논산고속도로 논산 방향 20.9㎞ 구간,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6.2㎞ 구간,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향 9.9㎞ 구간 등에서 차들이 시속 40㎞ 미만으로 서행하고 있다. 서울 방향으로도 경부고속도로 12.1㎞ 구간, 서해안고속도로 3.0㎞ 구간 등에서 차들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12시 절정에 이른 귀성 방향 정체는 오후 7∼8시는 돼야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귀경 방향 소통은 비교적 원활한 수준으로 오후 5∼6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기후변화에 산불 ‘연중화’, 1월 산불 최초로 100건 돌파

    기후변화에 산불 ‘연중화’, 1월 산불 최초로 100건 돌파

    특정 시기에 집중됐던 산불이 ‘연중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강수량이 감소하면서 산불 발생과 피해면적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겨울철 산불조심기간 연장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2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496건의 산불로 남산 면적(339㏊)의 2.6배인 894㏊의 산림이 사라졌다. 하루에 1.4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피해금액만 232억원으로 추산됐다. 올들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월에 10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1월에 산불 100건이 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동안 최대 산불은 2009년 1월 64건(84㏊)이다. 건수뿐 아니라 피해 면적도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1월 1~2일 발생한 양양 산불 피해가 20㏊로 잠정 집계됐는 데 현재 재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 관계자는 “1월 산불 피해 산림이 51㏊로 집계됐지만 양양 피해지가 산재돼 있어 2009년 면적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월 3일에는 산불위기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발령됐다.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 데다 강풍으로 산불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월에 ‘주의’가 발령된 것은 2007년 산불 재난관리체계 정비 후 처음이다. 최근 산불 통계를 보면 이전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최대 산불 위험시기인 3~4월은 집중 감시가 이뤄지면서 각각 83건, 88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해 산불이 가장 많았던 달은 2월로 130건이다. 10년 평균 산불이 빈발한 달은 3월로 112건이고, 4월이 96건으로 뒤를 이었다. 오히려 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7~8월에 각각 15건과 46건으로, 하루에 1건씩 산불이 났다.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이 끝나는 12월 16일부터 겨울철 산불조심기간이 시작되는 2월 1일 전까지가 ‘사각지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39건에 36.8㏊ 피해가 발생하더니 올들어 10배 이상 피해가 확대됐다. 산불 발생은 오후 2~6시가 47%로 가장 높았다. 이 시간대 산불이 나면 야간 산불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 초기·신속한 진화가 필요하다. 또 오전 11~오후 1시가 산불 발생건수의 34%를 차지해 감시 인력과 장비 등의 탄력적인 운용, 배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봄·가을 5개월인 산불조심기간을 11월부터 5월까지 7개월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12월과 1월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산불 진화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적극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환경단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

    환경단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

    일부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무효로 해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강원 양양군민와 환경단체 등이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낸 국립공원 계획 변경처분 무효 확인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31일 기각 또는 각하했다. 2015년 말 소송이 제기된 이후로 햇수로만 4년 만에 나온 법원의 판단이다. 앞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2015년 강원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하고 국립공원 계획 변경내용을 고시했다. 양양군이 추진하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오색약수터∼끝청(해발 1480m) 사이에 길이 3.5km의 삭도를 설치해 곤돌라 식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가운데 3.1㎞가 천연기념물 제171호인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에 포함돼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없이는 사업이 진행될 수 없었다. 양양군민 일부와 환경단체는 “백두대간 보호법상 백두대간 핵심 구역에는 ‘반드시 필요한 공용·공공용 시설’만 허용되므로 관광 케이블카는 들어설 수 없다”면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환경부는 공원 계획 변경고시는 행정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소송이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케이블카는 백두대간 핵심구역에 설치가 가능한 시설이라고도 맞섰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환경부의 조건부 승인을 받은 뒤 문화재 현상변경안이 문화재위원회에서 2016년 12월과 2017년 10월 두 차례 부결된 적이 있다. 이후 양양군이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문화재청 결정이 부당하다는 중앙행심위의 인용 결정이 나오자 문화재위원회가 조건부 동의해 환경영향평가 본안 보완작업이 진행됐다. 그런데 지난해 3월 환경정책 제도개선위원회(개선위)가 과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주도한 정부 차원의 비밀 태스크포스(TF)가 있었다고 발표해 다시금 시민단체에서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개선위는 지난 9년 간 환경부의 폐단을 조사하고 불합리한 관행 및 제도를 개선하고자 2017년 11월 구성됐다. 당시 개선위는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과거 두 차례 부결에도 다시 추진됐던 배경이 지난 정부의 입김 탓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정책건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관련된 지시를 내렸고, 이후 경제장관회의에서 후속조치가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사]

    ■고용노동부 ◇실장급 고위공무원 전보 △기획조정실장 안경덕△노동정책실장 박화진 ■국토교통부 ◇국장급 전보△도시정책관 권혁진△건설정책국장 이성해△자동차관리관 김수상 ■한국고용정보원 ◇센터장 전보 △일자리사업평가센터 권우현 ◇팀장 전보 △연구지원TF팀 전용석△평가기획팀 장기영△중앙일자리평가팀 이재성△지역일자리지원팀 이상호 ■한국공항공사 ◇본부장급 전보 △항공사업본부장 이미애△안전보안본부장 조현영△부산지역본부장 정덕교△제주지역본부장 김수봉△항로시설본부장 김한철△항공기술훈련원장 송일빈 ◇지사장 및 실장급 전보 △홍보실장 이종명△신공항추진단장 정의수△인사관리실장 김두환△경영관리실장 최춘자△공항운영실장 박재희△건설사업실장 윤영진△공항시설실장 김한수△항공영업실장 손종하△서울지역본부 시설단장 최문수△서울지역본부 기술단장 안일희△부산지역본부 시설단장 이종봉△제주지역본부 시설단장 정근중△대구지사장 최성종△울산지사장 남흥섭△청주지사장 남창희△여수지사장 함영주△양양지사장 최병순△사천지사장 조희형△군산지사장 정태형△원주지사장 이종호△항로시설본부 인천항공교통시설단장 김만욱 ■조선일보 ◇승진 △부국장 편집국 차학봉△부국장대우 사회부장 선우정△ 〃 여론독자부장(디지털에디터 겸임) 박종세△차장 사회정책부 이진석 ◇보직 △논설위원 김홍수 이동훈△경영기획실장 조형래△경제부장 김영진△ 산업1부장 김덕한△산업2부장 정성진△AD영업1팀장 호경업△편집국 선임기자 송의달△문화부 전문기자(학술 담당) 김기철 ■아프로서비스그룹 <승진> ◇상무 △OK캐피탈 IB사업본부 김의언 ◇이사 △아프로파이낸셜 심사 및 영업기획 민경록△OK뱅크 인도네시아 정호성△OK캐피탈 리스트관리 및 경영관리본부 박흥열 ◇부장 △OK저축은행 1금융지부 이동준△아프로파이낸셜 정보보안실 및 윤리경영실 이장호△아프로파이낸셜 회계부 백승권
  • 농촌 빈곤 목도한 늦깎이 목민관, ‘토지 공개념’ 제시하다

    농촌 빈곤 목도한 늦깎이 목민관, ‘토지 공개념’ 제시하다

    우리 형님 얼굴과 수염 누구를 닮았던고(我兄顔髮曾誰似)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날 때마다 우리 형님 쳐다봤지.(每憶先君看我兄) 이제 형님 그리우면 어드메서 본단 말고(今日思兄何處見) 두건 쓰고 도포 입고 가서 냇물에 비친 나를 보아야겠네.(自將巾袂映溪行) 연암 박지원은 1787년(정조 11년)에 많은 사람을 잃었다. 새해가 되자마자 아내와 사별하고, 7월에 형님상을 당하고, 얼마 뒤에는 며느리까지 떠났다. 이별 가운데 가족과의 이별은 더욱 아프다. 떠나보내고서도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슬픔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아내 잃은 박지원은 죽을 때까지 17년 동안 ‘홀아비’로 살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조선시대엔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박지원은 아버지를 여의고서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마다 형님의 얼굴을 봤다. 이제, 형도 죽고 없다. 형이 보고 싶을 때면? 시냇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서 그려볼 수밖에. 언제나 의관을 정제하고 지내던 형님의 생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버지에서 형으로, 형에서 아우로 이어지는 혈육의 애잔함과 함께 단아하던 형님의 인품까지 단 스물여덟 자로 그려 내는 솜씨가 놀랍다. 조선 최고 문호로 불리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그런 박지원은 1737년(영조 1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반남’으로 부친 박사유의 2남 2녀 중 둘째였다. 그리고 열여섯에 농암 김창협의 학통을 계승한 이보천의 딸과 결혼했다. 명문가의 후예로서 당대 최고의 지성과 학맥을 댄 노론계 일원이었으니 그의 미래는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세 차례의 운명적 만남을 계기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삶은 굽이쳐 갔다. #첫 번째 만남, 미더운 벗들과의 학문적 우의 박지원도 여느 선비들처럼 한때 과거 공부에 몰두했다. 하지만 파란만장한 벼슬길로 나아갈 것인지, 학문세계에서 자유롭게 노닐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북한산 암자에서 독서할 즈음 스물여섯의 박지원은 사도세자가 죽는 참극을 목도했다. 숙종·경종·영조로 이어지며 벌어지던 숱한 정치적 부침의 결정판이기도 했다.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박지원은 마침내 젊은 시절 꿈과 결별한다. 대신 뜻을 같이하는 벗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금강산을 비롯하여 송도 평양 천마산 속리산 가야산 단양 등을 함께 유람했다. 그러던 중 개성 부근의 ‘제비바위골’(燕巖)을 발견하고, 뒷날 은거를 다짐하며 자신의 호로 삼았다. 박지원이 현실 정치 진출을 포기한 데는 평생 벼슬하지 않고 포의로 지낸 부친과 장인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짐작된다. 장인은 사위가 과거장에서 시험 답안도 제출하지 않고 나왔건만 내심 기뻐했다고 한다. 박지원 자신도 아들에게 “모름지기 수양을 잘해 마음이 넓고 뜻이 원대한 사람이 돼야지 과거 공부에 매달리는 쩨쩨한 선비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을 정도였다. 모두가 간절하게 소망하던 과거를 하찮게 치부했던 그들은 참으로 대단하다. 어찌 그럴 수 있었을까? 학문과 그 길을 함께하는 벗들이 벼슬보다 더욱 미더운 삶의 동반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리라. 옛날에 벗(朋友)을 말하는 사람들은 벗을 ‘제2의 나’(第二吾)라거나 ‘주선인’(周旋人)이라 일컬었다. 이런 까닭에 한자를 만든 사람이 ‘날개 우’(羽) 자를 빌려 ‘벗 붕’(朋) 자를 만들었고, ‘손 수’(手) 자와 ‘또 우’(又) 자를 합쳐서 ‘벗 우’(友) 자를 만들었다. 벗이란 새에게 두 날개가 있고, 사람에게 두 손이 있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박지원, ‘회성원집(繪聲園集)’ 발문 시서화에 뛰어났던 청나라 문인 곽집환의 문집에 써준 서문의 첫 대목이다. 홍대용이 1776년 북경에서 그의 문집을 가지고 왔는데, 박지원이 읽고 서문을 지어줬다. 미지의 중국인에게 건넨 첫 번째 인사가 ‘벗이란 어떤 존재인가’였다. ‘제2의 나’라는 표현이 적실하게 와서 꽂힌다. 박지원만 그리 생각한 게 아니다. 이덕무도 “함께 살지 않는 아내요, 핏줄을 같이하지 않은 형제”라고 했고, 박제가도 “사람에게 하루라도 벗이 없으면 좌우 두 손 잃은 것 같다”고 했다. 그들에게 벗은 타인이 아니라 아내이자 형제와 같았다. 일찍이 마테오 리치가 ‘교우론’에서 갈파한 것처럼 “나의 벗은 타인이 아니라 나의 반쪽이요, 바로 제2의 나”(吾友非他, 卽我之半, 乃第二我也)였던 것이다. 실제로 담론과 음악을 함께 즐겼던 홍대용이 죽자 박지원은 그 이후 음악을 듣지 않고, 갖고 있던 악기들도 모두 남에게 줘버렸다고 한다. ‘지음’(知音)이란 이렇게 절절한 또 다른 자기였던 것이다.#두 번째 만남, 중국으로의 가슴 벅찬 여행 박지원은 많은 벗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많기도 했지만, 출신과 개성도 다양했다. 홍대용 유언호처럼 명문가문의 후예,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처럼 서자 출신, 정철조와 같은 과학과 그림의 달인, 백동수와 같은 창검술의 고수 등.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잘 깨우쳐 준다면 비록 돼지 기르는 종이라도 나의 어진 벗이요, 의로운 일을 보고 충고해 준다면 비록 나무하는 아이라도 나의 좋은 벗”(홍대용에게 보내는 편지 중)이라던 박지원의 우정관은 빈말이 아니었다. 박지원과 그의 벗들은 주로 종로 탑골공원 안의 원각사탑 근처에서 모임을 가져 일명 ‘백탑파’로 불렸다. 그곳에서 “비 뿌리고 눈 날리는 날에도 연구하고, 술이 거나하고 등잔불이 꺼질 때까지 토론”(‘북학의’ 서문)하며 떠들썩한 우정의 향연을 벌였던 것이다. 담론의 주제는 조선을 넘어 드넓은 중국으로 향해 있기 일쑤였다. 1766년(영조 42년) 중국에 다녀온 홍대용은 자신의 견문을 연행록에 담아 과시했고, 1778년(정조 2년) 이덕무와 함께 중국을 보고 온 박제가도 ‘북학의’라는 저작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지적 호기심이 남달랐던 박지원은 무한 부러웠을 터.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홍국영을 피해 연암에 은거하고 있다가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을 축하하는 사절단을 따라가게 된 것이다. 1780년(정조 4년)의 일이다. 압록강을 건너 말로만 듣던 중국 땅으로 들어섰다. 열흘을 걸어도 산이 보이지 않는 요동벌판을 바라보며 “참으로 좋은 울음 터로다. 크게 한번 울어볼 만하다”(‘호곡장론’)라고 했던 감격 어린 발길은 마침내 만리장성 너머로까지 이어졌다. 나는 무령산을 돌아 광형하를 건너 밤중에 고북구(古北口)를 빠져나가는데, 때는 삼경이었다. 관문을 나와 말을 장성 아래 세우고 높이를 헤아려 보니 10여길이나 되었다. 붓과 먹을 끄집어내어 술을 부어 먹을 갈고 성벽을 어루만지면서 “건륭 45년 경자 8월 7일 밤 삼경, 조선의 박지원이 이곳을 지나다”라고 썼다. 그리고는 곧 크게 웃으며 “나는 서생으로서 머리가 희어서야 한 번 장성 밖을 나가는구나” 했다. -박지원 ‘밤에 고북구를 나서며’(夜出古北口記) 조선의 사신은 청나라 북경까지 다녀오는 것이 관례였는데, 마침 건륭제가 황제의 별궁이 있는 열하에 머물고 있어 거기까지 가야 했다. 허탈하고 고달프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북경에서 열하로 가기 위해 만리장성의 북쪽 관문인 고북구를 지나가는 경이로운 체험. 조선인으로서는 최초의 발걸음이었던 만큼 감회가 남달랐다. 여느 연행록과 달리 ‘열하일기’라고 명명한 까닭이다.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물 대신 술로 먹을 갈아 자신의 자취를 장성에 써내려가는 문사의 풍류가 멋들어지게 보이지만, 이내 씁쓸한 헛웃음을 터뜨린다. 대장부로 태어나서 이제껏 좁은 조선 땅에 갇혀 살았다는 회한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던 탓이다. 그때 박지원의 나이 마흔넷이었다. #세 번째 만남, 궁핍해져 가는 농촌 현실 대면 박지원은 중국에서의 견문을 기록해 둔 여행 메모를 고치고 다듬어 1783년(정조 7년) ‘열하일기’를 탈고했다. 그의 문명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 하지만 문체가 정통 고문에서 벗어났다거나 오랑캐인 청나라 연호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호된 비난을 함께 받아야만 했다. 심지어 정조의 질책과 함께 원고 전체가 불태워질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시비가 분분하던 즈음 박지원은 젊은 날 포기했던 벼슬길에 쉰 살이 되어 나서게 된다. 너무 궁핍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평생의 지기 유언호의 천거로 1878년(정조 10년)부터 관직생활을 시작했지만, 별로 두드러진 업적은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1792년(정조 16년) 안의현감을 시작으로 면천군수, 양양부사 등 지방관으로 있은 10여년은 박지원의 삶을 재조명하게 하는 각별한 시기였다. 수차, 베틀, 물레방아 등을 제작해 농민의 수고를 덜어주는 한편 왕성한 창작력으로 많은 작품을 짓기도 했다. 특히 1799년(정조 23년)에 지어 올린 ‘과농소초’(課農小抄)의 ‘한민명전의’(限民名田議)는 주목할 만하다. 토지 소유 상한선을 정해 부호들이 토지를 무한정 늘려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일종의 토지공개념인 셈이다. 주나라의 정전제나 한나라 동중서의 논의를 이어받은 것이긴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지는 농촌 현실을 목도한 목민관으로서 제기한 혁신적 방안임이 분명했다. 그 책을 읽고 감탄한 정조도 ‘농서대전’의 편찬을 맡겨야겠다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그의 꿈은 빛을 보지 못했다. 1805년(순조 5년) 69세로 생을 마치고 말았다. 정출헌 한국고전번역원 밀양분원장·부산대 교수 ■ 문학·여행·농업 등 망라한 연암집 필사본으로 전승되다 20세기 들어서야 공간됐다. 김택영이 선집 형태로 1900년 6권 2책 ‘연암집’, 1901년 3권 1책 ‘연암속집’, 1917년 7권 3책 ‘중편 연암집’을 간행하고, 박영철이 1932년 17권 6책 ‘연암집 전집’을 간행했다. 제1~10권은 일반 시문, 제11~15권은 열하일기, 제16·17권은 과농소초이다. 연암집 번역본은 우전 신호열 선생과 김명호 교수가 공역으로 2007년 출간했다. 열하일기 번역본은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연민 이가원 선생이 1968년 최초 완역하고서 김혈조 교수가 2017년 개정 신판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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