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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무장지대를 한민족 평화지대로”

    강원도가 비무장지대(DMZ)를 ‘한민족 평화지대’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강원지역 DMZ 관광의 실무를 담당할 ‘강원도 DMZ관광청’도 8월 중 설립할 계획이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DMZ에 한민족 평화지대를 구축하고 ▲DMZ 자원을 남북 공동으로 이용하며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세계 명소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는 우선 한민족 평화지대 구축을 위해 금강-설악권을 국제관광자유지대로 조성하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설악권과 양양공항 일대를 ‘관광 자유 투자지역’으로 조성한 뒤, 원산과 강릉 등을 배후지역으로 하는 ‘국제관광 자유지역’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 철원 접경지역 내에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노동력이 결합된 ‘평화산업단지’를, 철원에는 통일 전후 4단계로 나눠 ‘평화시’를 각각 조성할 방침이다. DMZ 자원의 남북공동 이용 및 관리 계획도 수립했다. 평화의 댐과 금강산댐 간의 수자원 공동 이용을 통해 북한강 수계의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수로를 복원해 금강산 관광루트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또 동해 연안의 남북 일정 수역을 ‘평화의 바다공원’과 ‘남북공동 조업구역’으로 설정해 수산자원을 공동으로 조성·이용하는 한편,DMZ 일대에 태양광·열 에너지단지도 조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DMZ의 세계유산 등재,DMZ 내 ‘유엔대학연구소’ 설립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앙 정부와의 의견 조율이나 예산 배정 등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어서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 지사는 “남북간에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장기적으로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 계획에 대해 정부와 사전에 논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각종 제안들을 정부 해당 부처에 제출해 국가 계획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무안공항 활성화 까마득

    전남도가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저가 항공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만성적 수요 부족 탓에 난항을 겪고 있다. 29일 도에 따르면 고유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무안공항에 취항한 항공편이 잇따라 감편되면서 저기항공 유치에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사를 방문, 무안∼제주·김포·김해·양양 간 신규노선 개설 방안을 협의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항공사측은 현재 무안공항의 항공수요가 크게 부족해 당분간 취항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도는 또 일본의 저가항공사인 ‘JEX’에 공문을 보내 무안∼일본 오사카 노선 취항을 요청했다. 도 관계자는 “JEX가 뚜렷한 답변을 해 오지 않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고유가와 불황 등으로 항공사들이 신규 노선 취항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국내 저가 항공사인 한성항공을 상대로 신규 노선 개설을 요청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저가 항공사들을 상대로 무안공항의 잠재적인 항공수요와, 지자체 차원의 인센티브를 적극 홍보하고 있으나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무안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는 대한항공의 상하이 노선과 아시아나 항공의 베이징 노선을 비롯,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의 선양, 창사, 상하이 노선 등 주 10편에 그치고 있다. 지난 5월 매주 19편에서 두달 새 9편(47%)이 감소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매일 1%씩 자신감 높이면 金 따라온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매일 1%씩 자신감 높이면 金 따라온다”

    금메달 55개, 은메달 64개, 동메달 65개…1948년 제14회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올림픽에 처음 진출하면서 한수안이 동메달(권투), 김성집이 동메달(역도)을 따낸 이후 지금껏 이뤄낸 성적표다. 그리고 이제 20일 뒤면 베이징에서 후배들이 여기에 또 다른 숫자를 채워 나가면서 한국 체육사를 새로 쓰게 된다. 올림픽을 먼저 거쳤던 선배들은 전도양양한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들려주고 싶어 한다. 메달리스트 선배로서, 엘리트 체육인 선배로서, 그리고 인생의 선배로서 그들이 겪었던 성공과 실패는 고스란히 후배들이 가야 할 ‘또 다른 미래’이기도 하다. 올림픽에서 한국에 가장 많은 금메달을 안긴 종목은 바로 양궁이다. 세계 최정상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55개 금메달중 양궁에서만 무려 14개가 쏟아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첫 올림픽 2관왕, 역대 하계올림픽 최다관왕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신궁’ 김수녕(37). 그녀는 세 번의 대회에 걸쳐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한국 스포츠에서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 2001년 은퇴한 김수녕씨는 현재 중1 딸과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가정주부로 지내면서도 2004년부터는 한국의 국내·외 대회 때마다 양궁 방송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두번씩 꼭 태릉 방문해 조언 베이징 올림픽을 30여일 앞두고 경기도 안양시 김씨의 집 근처에서 아이들을 모두 학교에 보낸 뒤 잠시 짬을 낸 그녀를 만났다. 세 번의 올림픽 참가 경험을 가진 그녀는 지금쯤 잔뜩 긴장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을까. “금메달을 땄던 어떤 순간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맏언니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고 그 부담감만큼 성과로써 이탈리아 선수를 2위로 밀어내고 제가 예선 1위를 했거든요.” 김씨는 “그동안 운동을 잠시 떠나 있기도 했지만 ‘가정’이라는 또 다른 소중한 가치가 중요했고, 그렇게 재충전된 만큼 앞으로 후배들을 위해, 체육계를 위해 활동하려 합니다.”라고 근황을 들려줬다.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그녀의 고민은 대단히 실존적이면서도 헌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주부로서 평범하게 살고 있지만 결국 저의 능력이 쓰여져야 할 곳은 양궁 쪽이고 체육계임을 알고 있습니다. 후배들 역시 지금부터 자신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면서 운동해야 할 것입니다.” 그녀는 한 달에 꼭 한두 번씩은 태릉선수촌을 찾아가 후배들을 만난다. 어려움도 들어보고, 자신의 경험에 비춰 조언도 해주곤 한다. 이는 양궁 해설위원으로서 선수들의 전력을 점검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가끔 김밥도 싸가서 후배들 먹이는 자상한 ‘언니이자 누나’이기도 하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 가져라” 그녀는 후배들에게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기를 요구한다. 이는 김씨가 일찍이 22살의 어린 나이에 금메달을 딴 뒤 잠시 은퇴했던 경험과도 맥이 닿는다. 그녀는 “당시에는 내가 왜 운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회의가 들었습니다.”라면서 “주변의 기대와 부추김으로 운동했지만 그것을 성취한 뒤에 나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는 고스란히 제 몫이었습니다.”라고 돌아봤다.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물론 그녀는 그렇게 잠시 떠났다가 다시 성숙해서 돌아왔고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맏언니로서 후배들을 이끌며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땄다. 그녀는 “최근 TV에서 박태환과 김연아를 보며 ‘저 친구들은 20년 뒤에 어떻게 살고 있을까.’하고 생각해 봤습니다.”라면서 “아무리 빛나는 모습의 선수들이라도 스스로를 위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의식이 없다면 자신의 소중한 능력을 사장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막대한 국가적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엘리트 체육인이 은퇴 이후에도 ‘사회적 자산’으로서 쓰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녀는 “엘리트 체육선수들에게 연금을 얼마 더 주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예컨대 덩야핑이나 코마네치처럼 국가에서 또 하나의 교육 과정을 제공해서 질을 높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메달리스트들은 우리 국가가 많은 비용을 투입해 만든 질 높은 자산인 만큼 이들을 사회체육 활성화의 근거로 삼는 방법도 고민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트 체육인 은퇴 이후 활용도 높이게 고민해야” ‘메달리스트 이후의 삶’에 대해 김씨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주변의 지대한 관심 속에 올림픽 메달을 딴 이후가 훨씬 더 중요함을 몸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가 때인 만큼 그녀는 기술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종목을 떠나서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가 됐다는 것은 이미 70∼80% 이상 가능성을 갖고 세계 정상급에 있음을 의미합니다.”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라고 강조했다. 대회가 한 달 안으로 임박해 매일매일 가능성을 1%씩 올려 베이징에서 대회 당일에 우승 가능성은 100% 이상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히딩크 감독이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했던 지론이기도 하다. 김씨는 “양궁이든 무슨 종목이든간에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면 경기장이건 연습장이건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후배들의 경기를 직접 보고, 격려하고, 경기를 중계 해설하기 위해 다음달 중국 베이징으로 간다. “저도 올림픽에 맞춰 해설위원으로 베이징으로 갑니다. 우리 후배들이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잊지 않고 성적을 내주기를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간절히 바랄 것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선수들 파이팅!”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민선4기 중간점검]강원도, 관광객 연 8000만명시대 열다

    [민선4기 중간점검]강원도, 관광객 연 8000만명시대 열다

    ‘뉴스타트 강원-경제 선진 도정, 삶의 질 일등 실현’은 강원도가 민선 4기에 내건 발전의 슬로건이다. 강원의 2년간 이같은 도정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을까. 김진선 도지사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직을 맡아 밖으로도 바쁜 일정을 보냈다. 회장 직함이 도정에 큰 도움이 됐을지도 궁금하다. 전체적으로 성장동력의 기반을 착실히 다져온 기간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관광 1번지’답게 연간 관광객 8000만명의 시대를 열었다. 춘천·원주·강릉의 3각 테크노벨리도 본궤도에 진입시켰다. 대단위 대관령풍력단지와 태양광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산업 추진에도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동해항에 컨테이너선이 취항하기 시작했으며 삼척에 3조원에 가까운 LNG생산기지도 유치했다. 그러나 2014평창겨울올림픽 유치 실패와 기업이전 지연 등의 아쉬움도 많았다.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강원도로 이전한 기업은 951개(35%)에 이른다.3년 연속 전국 기업체 유치 실적 선두를 달렸다. 수도권 상수도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 탓도 있지만 강원도의 청정자연과 어울리는 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실제 NHN연구소,LS전선, 일동후디스, 더존SNS 등 굵직한 기업체 80여개가 이전에 포함됐다. ●기업 유치 3년 연속 전국 으뜸 3각 테크노벨리 전략을 통한 첨단지식산업도 집중 육성되고 있다.2006년부터 2010년까지 추진되는 3각 테크노벨리 2단계에는 1조 3854억원이 투입돼 기업 육성 800개, 매출액 4조 3000억원, 고용 2만명, 수출 1조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넓은 면적과 산악 지형으로 인한 교통 인프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울 중심의 2시간대 생활권 실현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서울∼춘천∼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와 제2영동고속도, 경춘선 복선전철망 등 광역교통망에도 집중 투자해 적어도 2012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는 당장 내년 6월부터 개통된다. 춘천∼양양간은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13년 완공될 예정이다. ●교통망 확충… 2010년 1억명 목표 2013년쯤에는 서울∼원주를 연결하는 제2영동고속도로도 완공될 계획이다. 이 도로도 지난 5월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체결을 끝냈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동해고속도로는 동해∼주문진 구간은 완공됐고, 주문진∼양양구간은 공사 중이다. 양양∼속초구간은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철도망은 경춘선 복선전철과 덕소∼원주간 복선전철이 2010년 완공된다. 원주∼강릉간 복선전철은 민간투자 대상사업 고시 등 조기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신탄∼철원간 수도권 교외선 연장은 지난해 12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2010년 완공을 기대하고 있다. 삼척∼포항간 동해선 철도는 지난 3월 착공,2014년 완공된다. 교통 인프라가 속속 가시화되면서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8000만명을 넘었다.2010년까지 1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 제4차 강원권관광개발계획을 통한 7대 기능축 특성화, 호수문화관광벨트, 남부 해양관광벨트, 강릉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DMZ박물관, 마차탄광문화촌, 대관령옛도로관광자원화, 세계적 관광이벤트 육성 등 관광자원 보존과 발굴로 관광상품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동해바다를 통한 환태평양시대를 열어가는 기반도 다졌다. 대관령일대는 이미 풍력단지화가 되고 있으며 동해항과 속초항이 러시아, 일본을 잇는 무역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수해·인구 유출 등 해법 찾아야 그러나 집중호우 피해로 인한 절망과 지난해 2014평창겨울올림픽 유치 실패 등으로 인한 실망도 컸다. 각종 인프라 부족 등으로 주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 체감도는 여전히 전국 하위권이다. 혁신·기업도시가 들어서는 원주권과 교통 여건이 좋아져 수도권과 가까워지는 춘천권을 제외하면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어렵사리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강원도호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강원도 중심, 강원도 세상’을 열어 줄지 주민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9일까지 찜통

    시민들이 불쾌감을 느낄 정도의 고온다습한 날씨가 9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6일 “한반도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돼 시민들이 불쾌감을 자주 느끼고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장마전선이 다시 남하하면서 10일에는 중부지역에 비를 뿌리고,11일부터는 남부지역까지 비가 올 전망이다. 상청은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강원도 양양군에 폭염경보를 내렸다. 또 영천·경산·군위 등 경상도와 대구시 등에는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날 경북 영덕의 최고기온은 37.7도까지 치솟았고, 강원 동해 37.0도, 강릉 36.8도 등을 기록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폭염 동해안 주민 ‘파김치’

    폭염 동해안 주민 ‘파김치’

    “푹푹 찐다 져. 이러다 올여름 더위에 쓰러지지 않을까….” 예년보다 폭염이 20일 정도 일찍 시작된 강원과 경북 동해안 지역의 주민들은 6일 연일 32∼37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에 파김치가 된 모습이었다. 열대야현상도 이어져 후텁지근한 날씨에 시민들의 ‘탈도심 현상’도 빚어졌다. 폭염을 식히려 팔공산을 찾은 김모(46·대구 동구 불로동)씨는 이날 “일찌감치 가족과 함께 지낼 텐트를 쳤다.”면서 “무더위 예보와 초고유가 영향으로 이곳에 텐트족들의 자리 확보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연일 32~37℃에 열대야까지 기상청은 5일 강원 강릉 등 동해안과 영덕·울진 등 경북지역, 의령 등 경남지역 등에 올 들어 첫 폭염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6일 강원 양양군에 폭염경보를 내렸다. 폭염주의보 제도는 지난해 첫 도입됐으며, 지난해에는 7월25일 전남 나주·순천지역에 첫 발령됐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일 빨리 발령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찜통 더위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되면서 고온다습한 남서 기류가 유입돼 시작됐다.”면서 “9일까지 동해안을 중심으로 폭염이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시민들은 “폭염도 폭염이지만 사상 유례없는 고유가 행진 속에 에어컨을 제대로 켤 수나 있을런지, 올여름 지내기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유가 속의 무더위로 시민들의 생활 패턴도 일찌감치 바뀌고 있다. 예년과는 달리 돈이 적게 드는 ‘자린고비형’ 피서 방법을 찾고 있다. 시민들은 가까운 산과 계곡을 찾아 부채질로 더위를 쫓거나 해수욕장을 찾았고 시내 차량 통행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마트도 야외용 취사도구 잘 팔려 대구에서는 열대야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팔공산과 비슬산 등지로 몰렸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나 도로주변 공터, 대관령 옛길 주변 등에는 텐트까지 동원해 며칠씩 머무는 가족까지 생겼다. 이로 인해 대형 마트에서는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숯이나 번개탄, 삼겹살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경남 밀양·합천 등지에서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 창문을 내린 채 운행하는 차량이 눈에 많이 띄었다. 아파트 단지에도 창문을 열어 놓은 집이 많아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찜통더위가 전국에 걸쳐 나타날 조짐을 보이자 공공 기관들도 지혜를 짜내고 있다. 대전시는 폭염 피해 줄이기 대책을 마련,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시는 노약자 등을 위해 5개 자치구를 중심으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혼자 사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도우미를 배치키로 했다. 시는 또 폭염 예보 발령시 신속한 전파를 위해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활용하고 폭염 피해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 폭염 발생시 신속히 대처키로 했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하루 최고 열지수가 41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하루 최고 열지수가 32도 이상인 상태가 2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대구 김상화·강릉 조한종·창원 강원식기자 shkim@seoul.co.kr ■폭염·열대야 대처법 ▲갈증이 안 나더라도 물을 규칙적으로 마시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바깥 농사일 또는 운동을 삼가야 한다. 농사일 때는 챙이 넓은 모자와 물병을 챙겨야 한다. ▲열사병으로 구토·발열·어지럼증을 느낄 때는 그늘 등으로 이동해 찬 물수건 등으로 체온을 낮춘다. ▲이열치열로 더위를 이기려는 행동은 자칫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잠들기 전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야 숙면을 할 수 있다. ▲정전 등에 대비해 부채 등을 준비하고 커피·홍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는 피해야 한다. ▲4세 이하 영·유아·고령의 심혈관 질환자에겐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
  • “정부 국정 쇄신해야”

    전국의 198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신뢰회복을 통해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교협 회원인 총장들은 강원도 양양에서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를 갖고 이같은 성명을 채택했다. 대교협은 “최근 사회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특히 정부는 신뢰회복을 통하여 국민통합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서기관 △기획조정실 김재금△학술원사무국 박인상△교육과학기술연수원 김보엽△국제교육진흥원 박윤성△경북대 권정영△공주대 박석진△금오공대 김황진△목포대 김원필△부경대 현철환△서울대 여종구△전남대 김명구△전북대 유정기△제주대 김태일△한국방송통신대 이재달△진주산업대 사무국장 조효용△대구교대 총무과장 정민택△교육과학기술부 최인엽 박성수 이황원(선문대) 장환영(한국학술진흥재단)△충북대 김응철 국가보훈처 ◇과장급 전보 (부이사관)△기념사업과장 남창수(서기관)△서울남부보훈지청장 신영교△국립이천호국원장 권영봉 방위사업청 △KHP사업단장 이국범△방산진흥국장 최창곤 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장 최수천 특허청 △특허심판원 정진성 서울대병원 ◇승진 △원무부장 이몽열△시설〃 전경호△복지과장 김인호△응급간호팀장 조정숙△소아진단검사의학과 검사〃 김동찬△서울시립보라매병원 시설〃 구자룡◇전보△서울시립보라매병원 서무과장 박만섭△내과간호과장 박인숙△외과간호〃 김영미△설비〃 강두식△특수간호〃 유정숙 국민연금공단 ◇1급 전보 △기획조정실장 김경식△가입자지원〃 김희권△연금급여〃 마희열△정보시스템〃 우호승△홍보〃 서강봉△기금운용본부 운용지원〃 백관수△시설사업단장 유덕렬△경영혁신〃 최기영△서울남부지역본부장 겸 강남신사지사장 윤문상△동대문중랑지사장 이수민△도봉노원〃 오판술△강동하남〃 김은경△서초〃 배성훈△구로금천〃 전근철△안산〃 심상열◇2급 전보△인력개발센터장 양광호△부산콜〃 이석한△기획조정실 이순영△경영혁신단 최우용△시설사업단 황선현△기금운용본부 장춘영△국민연금연구원 김현성△성동광진지사 오승희△강동하남지사 백수현△화성오산지사 허태영△남부산지사 배성철◇지사장 직무대리△성동광진 정찬영△화성오산 김완수△창원 이갑성 대한지적공사 ◇2급승진△정읍지사장 윤남석△하동지사장 하헌수 ◇지사장 전보(서울본부)△강남 이규봉△도봉·강북 이창호△중랑·노원 박희만△성북 이선구△구로·금천 안영기△관악 김창하(인천본부)△동·남구 이기용△강화 변재식(경기본부)△의정부 류욱희△평택·송탄 박종흘△포천 김유호(강원본부)△화천 이범재△홍천 이윤광△영월 박영진△속초 김오배△동해 백명기△횡성 사재중△양양 최승환(충북본부)△청원 이병록△청주 이충섭△음성 최종현△영동 한용환△보은 조윤행△단양 김기수(대전·충남본부)△직할사업단 박상용△금산 윤성진△유성 최만천△예산 송원식△당진 김재학△청양 이건묘(광주·전남본부)△강진 위성효△순천 조용묵△나주 김윤조△보성 윤춘택△화순 장성권△고흥 위덕환△목포 김인종△영암 조용선△완도 김동기(대구·경북본부)△청도 장진비△김천 김재목△영양 김국관(울산·경남본부)△울주 차동걸△동구·북구 이상은△중구·남구 최주환△산청 이유인△하동 하헌수△창녕 석비호△합천 정영찬△거창 전봉우△남해 여준모△거제 주경식 기초기술연구회 △사무처장 김선계△CHC연구실장 조성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본부장 △방송통신융합연구부문 네트워크연구본부장 김봉태△융합부품·소재연구소장 겸 융합부품·소재연구부문 차세대태양광 연구본부장 오수영◇<부장 및 센터장△SW콘텐츠연구부문 콘텐츠연구본부 디지털콘텐츠연구부장 최병태△〃 융합콘텐츠연구〃 이길행△기술사업화본부 기술사업화추진실장 겸 기술마케팅2팀장 겸 미주기술확산센터장 김광호◇팀장 및 담당(팀장급)△기술사업화본부 기술사업화추진실 기술마케팅1팀장 은종원△〃 기술이전〃 권영식△방송통신융합연구부문 네트워크연구본부 네트워크기술담당 김영부△SW콘텐츠연구부문 융합소프트웨어연구본부 융합소프트웨어〃 임동선△〃 정보보호연구본부 정보보호〃 서동일△융합기술연구부문 RFID//USN연구본부 RFID//USN〃 김관중△〃 U-로봇연구본부 U-로봇〃 김현◇연구위원 및 기술이전전문위원△연구위원 박석지 박기식△기술이전 전문위원 박태웅 한국금융연구원 ◇승진 △선임연구위원 李載演 金東煥 MBC △기획조정실 뉴미디어기획센터장 김종규△〃 정책협력팀장 정길화△사회공헌센터장 김현종△감사실장 김갑수△보도국 기획에디터 임흥식△〃 편집〃 김종화△인터넷뉴스팀장 김상철△기획조정실 정책기획팀 KT합작사검토TF팀장 겸 드라마국 기획개발센터장 최창욱△드라마국 연속극CP 이대영△〃 미니시리즈CP 오경훈△〃 특별기획CP 소원영△〃 외주드라마CP 고동선△예능국 예능1CP 고재형△〃 〃2CP 김정욱△〃 〃3CP 송승종△〃 〃4CP 김엽△시사교양국 시사교양1CP 윤미현△〃 〃2CP 조능희△〃 〃3CP 임채유△〃 〃4CP 김환균△영상미술국 영상1부장 맹기호△〃 〃2부장 최형종△글로벌사업본부 사업기획팀장 김학구△〃 해외사업〃 이상옥△〃 국내사업〃 안택호△〃 문화사업〃 홍혁기△〃 국제협력〃 이상문△〃 방송콘텐츠〃 고학진△〃 사업기획팀 중국지사장 준비근무 신석균△〃 뉴미디어사업팀장 성보영△기술관리국 방송장비부장 황희태△〃 시스템기술〃 계성주△〃 기술연구센터장 전희영△송출기술국 콘텐츠서비스 담당 김현주△제작기술국 제작기술부장 김인규△〃 영상기술〃 이후신 한국기자협회 ◇승진 △사무국 부장 기획팀장 이원희△〃 부장대우 마케팅〃 김용만△〃 차장 김동기△〃 과장 송상미△편집국 부장대우 편집팀장 김미정△〃 차장대우 취재〃 장우성 아시아투데이 △편집국 국장대우 산업부장 이석중 문화일보 ◇승진 △AM7 광고국장 직대 李載庚 한국일보 △독자마케팅본부 마케팅2부 부산지사 부장 김지태△종합경영기획본부 채권관리부장직대 조광연 머니투데이 △제작부 부국장 박용우△편집국 금융부 부장대우 김성희△고객서비스팀장(부국장대우) 박종일△〃 부장대우 신기태 고려대 △법과대학장 하경효△법무대학원장 채이식△정경대학장 윤창호△정책대학원장 임혁백△공과대학장 장동식△공학대학원장 김성현 가천의과대 △사무처장 겸 초빙교수 양승현 건국대 (서울캠퍼스)△대학원장 이윤보△건축전문대학원장 겸 건축대학장 金廷坤△경영대학원장 겸 경영대학장 吳世暻△이과대학장 鄭求春△법과〃 崔允姬△동물생명과학〃 李致鎬(7.1)△산업대학원장 崔泰富△상경대학장 李弘求△수의과〃 金鎭錫(8.1) 한솔교육 ◇전보 △중국어사업본부장 박귀진△판매강서지역단장 임선희△중국어사업단장 노태수 씨앤앰 ◇신규 선임△재경부문장(CFO) 장영보◇승진 (부사장)△영업부문장 최선호(상무)△재무관리실장 박장우△영업기획〃 조석봉 대한생명 ◇임원 △상품고객실장 文炳天△FP담당 李昌潤△제휴〃 金基柱 ◇본사 부서장 △방카슈랑스사업부장 趙重旭△교차판매TF팀장 柳然貴 ◇지원단장 △의정부 태진경 동부화재 ◇본점 팀장(상무)△교육 金永權△마케팅 文秀元 ◇사업 본부장(상무)△지방 金允聖 ◇본점 파트장△신종보험 朴相一 솔로몬저축은행 ◇임원 승진△부행장 정일대 ◇>부장 승진△금융투자팀장 최린△기획〃 정국영△심사지원센터장 유창규 ◇지점장 전보△방배 곽경화△서초 주영천△오목교 조종길△도곡 이종성△논현 김중환△천호 정귀종△테헤란로 장기화△청담 김정환△상계 조용섭△마포 이오일 동원시스템즈 <정밀·통신부문> △부회장 강병원△사장 이관용 한영회계법인 ◇승진 △전무 김영창 김위규 김충겸 남택호 박태욱 설재원 이선규 이희환 최정훈 황인근△상무 김범수 김형우 권동영 박준서 양수모 윤석진 이동근
  • 강원, 한우 브랜드 통합… 경쟁력 강화

    강원지역의 6개 한우 브랜드가 5년 후 통합될 전망이다. 강원도는 1일 횡성한우와 대관령한우, 하이록한우 등 전국 최상위권의 품질을 자랑하는 강원산 한우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대상 6개 한우 브랜드는 ▲횡성한우(횡성군) ▲늘푸름한우(홍천군) ▲대관령한우(평창군) ▲하이록한우(춘천시·철원·화천·양구·인제군) ▲한우령한우(강릉·동해·삼척·태백·속초시·고성·양양군) ▲치악산한우(원주시) 등이다. 도가 이같이 결정한 것은 생산자인 축산농가가 유통업계의 가격 횡포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품질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돼 한우 사육의 전업화·규모화·브랜드화가 절실해졌다. 도는 이들 브랜드를 2013년까지 강원지역 한우로 통합해 유전자원의 타 지역 반출 제한, 브랜드육 먹을거리 타운 조성 등 9개 사업에 1459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또 청정성·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2948억원을 들여 쇠고기 생산이력제의 전면 시행, 악성 전염병 차단 및 가축분뇨 자원화 등 21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횡성한우 등 전국 최고의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지역 축산농가들의 반발도 예상돼 추진까지 진통이 예상된다.강원도 계재철 축산계장은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한우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통합 브랜드로 가는 것이 맞다.”며 “물리적인 통합이 아니라 시장 논리에 맞춰 단계적으로 통합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랑해”에 죽음 부른 10대의 체면

    “사랑해”에 죽음 부른 10대의 체면

    속이고 속은 사춘기의 사랑이 끝내 끔찍한 살인극을 빚고 말았다. 젊은이들의 철없는 불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절실했던 사랑이었다. 불우한 직업 소년 소녀가 너무나 목마르게 사랑을 구하던 끝에 거물급정치인의 아들로, 또는 고등학교학생으로 둔갑해버린 6개월동안의 사랑의 전말. 분수 어긴「데이트」즐기며 서로 정체 밝히기를 꺼려 8월 20일 하오 4시쯤 강원도 춘성군 서면 덕두원리 삼악산 흥국사계곡에서 있었던 일. 아랫마을에 사는 성창운씨(成昌運)(30)가 이곳을 지나다 소녀의 비명소리를 듣고 계곡으로 달려갔다. 한 소년이 돌을 집어 들고 가지않으면 쳐죽이겠다면서 미치광이처럼 덤벼들었다. 할 수 없이 도망쳐 내려온 성씨의 신고로 파출소 순경과 주민들이 달려갔다. 계곡에는 아랫도리가 벗겨진 소녀가 얼굴은 돌에 맞아 짓이겨진채 죽어 있었고, 그 옆에 피투성이가 된 소년이 극약을 먹고 쓰러져 있었다. 원고지에 적힌 소녀의 시가 낙엽처럼 흩어진 가운데서. 구두닦이소년 김재만군(金在萬)(18·가명)과 통근「버스」차장 김실혜(金實惠)양(17·가명)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월 15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로타리」에서 구두닦이를 하던 김군은 이날 저녁 모처럼 일을 일찍 끝낸뒤 말끔히 목욕을 하고 다정한 차림으로 N극장에 갔다. 상영중인 영화는『두아들』. 천애의 고아인 김군은 화면의 형제들의 기구한 어린시절이 마치 제 일처럼 느껴져 저도 모르는 사이에 흐느꼈다. 다정한 손길이 김군의 어깨를 흔들었다. 옆에 앉은 예쁜소녀가 하얀 손수건을 내밀었다.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인정이란 모르고 살아오다 난생처음 따뜻한 정을 느꼈어요』이렇게 하여 시작된 사랑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몰려나오는 인파사이에 낀 이들은 어느새 손을 꼭 마주잡은 다정한 애인들이 되어 있었다. 가슴이 뛰어 아무 이야기도 주고 받지 못했다. 그날밤은 서로 이름조차 물어보지 못하고 헤어졌다.『다음 일요일에 다시 만나자』는 간곡한 약속만 남기고. 안타깝게 더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김군의 가슴속에서는 소녀의 모습이「구원의 여인상」으로 자리를 굳혀갔다. 두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는 어떻게 해서든지 소녀를 잡아두고 싶다는 일념으로 그의 가슴은 가득했다. 너무나 불우한 자신의 처지를 알면 소녀는 달아난 버리라는 불안이 자꾸 고개를 쳐 드는 것이었다. 소녀의 가슴속도 역시 마찬가지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극장안에서 처음 만난후 버젓하게 정객 아들 행세 소년과 소녀는 약속이나 한 듯 서로 거짓말을 했다. 소년은 M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대의원으로 뽑혔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이에 대해 소녀는 J여고 1학년이며 장차 여류시인이 되는게 소원이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데이트」가 잦아짐에 따라 김군의 거짓말도 날개 돋친듯 비약해 갔다. 아버지는 정계의 거물 K씨라고 했다. 『평소 그분을 너무나 존경했기 떄문에 얼떨떨한 김에 그런말이 튀어 나오고 말았지요. 거짓말을 한 이상 끝까지 속이는 수밖에 없었읍니다』그래서 그럴듯한 연극까지 했다. 다과점에서「데이트」를 할 때는 집에 전화걸기가 일쑤였다. 번호를 5단위까지만 돌리고는『x비서요, 나 재만인데 아버지 들어 오셨어요. 오시거든 돈 2만원만 받아놨다 줘요. 내가 꼭 필요하니』하고 수화기를 놓고는 의기양양하게 자리에 돌아오곤했다. 김양이 남긴 일기장에 의하면 이때 소녀의 꿈은 마냥 부풀었으나 불안한 꿈이었다. 대정객의 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자부와 이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자신의 처지를 숨겨놓은 불안 때문에 참새같이 좁은 가슴은 터질 듯 했다. 대정객의 아들로 둔갑한 구두닦이 소년은 피땀흘려 한푼 두푼 모아뒀던 돈을 아까운줄 모르고 마구 써댔다. 「크라운」승용차를 세내어 도봉산, 의정부 등지로 타고 다니며『아버지가 사준 내차』라고 뽐내기도 했다. 거짓 놀음 괴로와 하다가 “헤어지자”에 “차라리 죽자” 이렇게 즐거운 세월속에서 5월의 어느날 밤, 두 젊은 남녀는 안양의 어떤 여관방에서 기어이 금단의 사과를 따버리고 말았다.『이젠 김양은 영원한 내차지』라는 김군의 속셈이었다. 이제까지의 모든 거짓을 털어 놓았다.『너를 내것으로 만들기 위한 부득이한 수단이었으니 용서하라』고 고백했다. 고히 간직해온 소녀의 꿈이 산사태처럼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거짓도 고백해버릴 용기는 나지 않았다. 소녀의 철없는 자존심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납품팔이를 하는 김모씨(47)의 7남매중 세째딸인 김양은 겨우 야간중학을 졸업하고 지난해 가을 귀엽게 생긴 얼굴하나를 밑천으로 안양에 있는 모회사 통근「버스」안내원으로 취직했던 것. 그래서 대정객의 귀염동이 아들보다 구두닦이 소년을 마음 놓고 더 사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소박한 꿈도 곧 깨지고 말았다. 김군이 함께 부산으로 도망쳐『나는 구두닦이를 하고 너는 가정교사를 하면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졸라대기 시작한 것이다. 고등학교 문턱에도 못가본 자기더러 어떻게 가정교사노릇을 하란 말인가? 딱한 일이었다. 김양의 속셈을 헤아릴길 없는 김군은『구두닦이라니까 싹돌아 섰구나』하는 자격지심까지 겹쳐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강제정사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번만 만나고 깨끗하게 헤어지자』면서 마지막「데이트」를 한게 지난 달 20일. 농약 1봉지를 사 주머니속에 감춘 김군은「택시」를 대절, 김양을 데리고 춘천으로 달렸다. 등선폭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삼악산 흥국사 계곡에 들어가 사온「캔」맥주를 마셨다. 얼근하게 취한 김군이 마지막 한번을 요구했다.『깨끗하게 헤어지자』고 김양이 거절했을 때는 김군은 이미 성한 사람이 아니었다. 9월 8일 살인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군은 아직도 김양이 가짜 여고생이었는 줄을 까맣게 모른채였다. 춘천(春川)=김선중(金瑄中)기자 [선데이서울 71년 9월 19일호 제4권 37호 통권 제 154호]
  • [Local] 양양 해양레저단지 9월 착공

    강원 양양군 손양면에 대규모 해양레저단지가 들어선다. 사업은 9월 착공된다.26일 양양군에 따르면 ㈜엠토스는 1000억원을 들여 2010년까지 해양레저단지를 손양면 송전리 4만 2778㎡ 부지에 조성한다. 최근 강원도로부터 공원계획 변경 결정고시를 받았다. 이곳에는 연면적 1만 4345㎡ 규모의 워터파크와 지상 7층 높이의 가족호텔 3개동(149실)이 들어선다. 양양군 관계자는 “레저단지가 들어서면 오산관광단지는 동해안 최고의 관광 위락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양양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新학벌 카르텔’

    “공부 열심히 해라. 서울대는 몰라도 ‘7개 대학’은 가야 할 것 아니냐.”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양모(18)양이 최근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들은 말이다. 양양은 ‘7개 대학’이란 말이 곧잘 쓰이면서 이 대학들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서울의 대표적인 명문 사립대 모임이잖아요. 저도 7개 대학 중 한 곳에 꼭 들어가고 싶어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이어 ‘7개 대학’이란 말이 수험생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7개 대학’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를 가리키는 용어다. 이 대학들이 지난 2005년 입학설명회를 공동 개최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처음으로 공동 해외입학설명회도 열었다. ●2004년 교육부 감사 대비 위해 처음 뭉쳐 이 대학들의 ‘인연’은 2004년 일부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옛 교육부 감사에 대비하기 위한 모임에서 비롯됐다. 이후 7개 대학 입학처장들은 종종 입시에 관한 전반적인 사안을 함께 논의했다. 한 입학처장은 “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입시설명회를 같이 다니면서 만날 기회가 많아 입시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대학들은 이들의 ‘구분짓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국입학처장단협의회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서울 A대학의 입학처장은 “수험생들이 ‘7개 대학’이란 말을 들으면 이 대학들이 마치 2위부터 8위를 선점한 듯한 인상을 풍겨 다른 대학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는 ‘7개 대학’이 입학처장단협의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국사 과목을 대입 필수과목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해 다른 대학들로부터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을 샀다. ●‘7개 대학’은 SKY에 이은 학벌 ‘네이밍’? 서울 B대학 입학처장은 “이 대학들이 공동으로 입시 설명회를 갖는 바람에 개별적인 입시 설명회를 개최하는 다른 대학들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홍보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면서 “대학마다 특성화된 분야가 있는데 ‘7개 대학’으로 범주화하면 ‘특성화’보다 ‘서열화’가 부각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SKY’에 이어 ‘7개 대학’이란 네이밍(이름 붙이기)으로 학벌은 더욱 견고해 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천희완 참교육실장은 “‘SKY’로 대표되는 한국의 학벌구도가 ‘7개 대학’이라는 네이밍으로 인해 더 심화될 소지가 있다.”면서 “사회 전체로 볼 때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책꽂이]

    ●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네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한차현 지음, 문이당 펴냄) 1998년 등단한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에 이은 연작소설집 ‘미친’ 시리즈의 완결편. 안과 밖, 주체와 타자, 사실과 미신 등의 전복을 통해 ‘착란’의 세계를 살피는 8편의 단편이 실렸다.1만원.●아프간(프레데릭 포사이스 지음, 이창식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미·영 연합 정보기관과 알 카에다 간에 긴박하게 펼쳐지는 사건들을 다룬 첩보소설.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암살 미수사건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한 팩션 ‘자칼의 날’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1971년 처녀작.1만 2000원.●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박상우 지음, 시작 펴냄) 카메라 하나 달랑 둘러메고 무작정 떠난 길에서 쓴 작가의 산문집. 맨발로 걷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찾아가는 대관령, 바다가 길이 되는 강원도 양양 조산리 앞바다…. 작가는 “내가 지워져 보이지 않거나 느껴지지 않을 때” 나를 만나기 위해 홀로 떠났던 장소라고 말한다.1만 2000원.●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안도현 엮음, 창비 펴냄) 시인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사무국 ‘문학집배원 시배달’ 사업의 문학 집배원으로 활동하며 1년간 독자들에게 발송했던 시 52편을 묶었다. 고은, 황동규, 김남조, 유안진, 문인수 등 원로부터 신진까지 대표 시인들의 작품을 해설과 함께 수록.1만원.●월어(미우라 시온 지음, 김기희 옮김, 폴라북스 펴냄)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장편 연애소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고서점을 배경으로 두 청년의 사랑과 상처, 그리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1만원.●그 많은 느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장석주 지음, 뿌리와 이파리 펴냄)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장자’를 통해 얻은 느림의 지혜를 알기 쉽게 풀어놓은 산문집.2005년 ‘도덕경’을 읽으며 얻은 기쁨과 마음의 평화를 담은 산문집 ‘느림과 비움’을 펴낸 저자는 “느림이란 머물러 있는 경지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것이며 느림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의 생명의 본성을 거스르는 짓”이라고 강조한다.1만 2000원.
  • 시원한 ‘마실거리’ 이왕이면 건강까지

    시원한 ‘마실거리’ 이왕이면 건강까지

    무더위와 함께 음료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식음료 업계가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웰빙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건강·뷰티 등 기능에 초점을 맞춘 음료 제품들이 특히 많이 나온다. 커피 매출도 해마다 늘면서 저가·고가를 막론하고 신제품이나 리뉴얼(renewal)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건강·뷰티 강조 음료 봇물 기능성 차(茶) 음료 신제품이 올해도 많다. 남양유업은 최근 ‘맑은 피부로 돌아갈 시간 17차’(340㎖ 1200원)를 출시했다. 종전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가 다이어트 기능을 강조했다면, 이번 신제품은 피부 미용에 중점을 뒀다. 노화 억제 기능이 있어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되는 백차, 루이보스티, 우바홍차 등 세계적인 명차로 만들었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동원F&B는 최근 ‘좋은차 이야기’(330㎖ 1200원) 3종을 출시했다. 기(氣)를 보호하는 오미자차, 구기자차, 결명자차 3종으로 나왔다. 특히 국내산이란 점을 적극 알리기 위해 병에 원산지(문경, 청양, 영암)도 표시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봄녹차 비오기전에’(340㎖ 900원), 현대약품의 ‘호박에 빠진 미인’(350㎖ 1000원) 등도 다이어트 기능을 강조한 기능성 음료다. ●탄산음료는 저(低)칼로리 바람 해태음료는 탄산음료인 ‘월드 리후레쉬 진저에일’(360㎖ 1000원)을 출시했다.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대중적인 탄산음료인 ‘진저에일’을 ‘월드 리후레쉬 진저에일’이란 이름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것이다. 생강 맛이 난다. 일반 코카콜라는 250㎖가 110㎉인데 반해 진저에일은 360㎖가 52㎉로 열량이 비교적 낮다. 맛도 달지 않은 편이다. 한국코카콜라는 칼로리와 설탕을 없앤 ‘코카-콜라 제로’(250㎖ 850원)를 올 여름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한국코카콜라 측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체중 감량과 칼로리에 민감하면서도 탄산음료를 좋아하기 때문에 칼로리와 설탕이 제로인 ‘코카-콜라 제로’를 올 여름 주력 제품으로 정했다.”면서 “이를 위해 6월 한 달 동안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등을 사면 코카-콜라 제로 제품을 공짜로 주는 등 여러 행사를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물 해양심층수 시대 막 올라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블루마린’을 출시했다. 강원 양양군 해안으로부터 17.5㎞ 떨어진 수심 1032m에서 뽑아올린 해양심층수다. 해양심층수는 마그네슘, 칼슘, 칼륨, 나트륨, 아연, 동, 셀렌, 망간 등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500㎖ 1400원. 이 회사의 일반 생수인 ‘아이시스’가 500㎖에 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3배가량 비싼 ‘고급물’이다. 이에 앞서 해양심층수로 CJ ‘울릉미네워터’(500㎖ 1200원)와 워터비스의 ‘몸에 좋은 물’(500㎖ 1300원)이 출시됐다. 동원F&B, 대교, 하이트와 진로의 생수 브랜드인 석수와 퓨리스 등에서도 해양심층수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올해 해양심층수 시장은 500억∼6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커피 신제품도 봇물 커피도 신제품 바람을 타고 있다. 동서식품은 최근 기존의 캔커피 제품인 맥스웰하우스를 업그레이드한 ‘맥스웰하우스 오리지날, 블루엣 마일드’를 출시했다.175㎖에 600원이다. 해태음료도 한국네슬레의 캔커피인 ‘네스카페’ 2종을 선보였다. 모두 175㎖로 네스카페 레귤러는 500원, 네스카페 카페라떼는 700원이다. 이에 앞서 롯데칠성은 자사 캔커피 제품인 ‘레쓰비’ 제품의 캔 패키지를 새롭게 바꿔 내놓았다. 가격은 175㎖에 500원으로 종전과 같다. 한편 고가 캔커피도 많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원두커피에 관한 4가지 진실’이라는 프리미엄 캔커피를 출시했다. 콜롬비아와 과테말라 등의 최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해 만든 제품이라고 강조한다.275㎖ 1700원이다. 동서식품과 스타벅스 커피 컴퍼니는 캔커피인 ‘스타벅스 더블샷아메리카노’를 내놓았다.200㎖에 1500원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14) 설악산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14) 설악산

    설악산(1708m)은 한반도의 가장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중앙부에 자리잡은 산으로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 고성군 등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최고봉인 대청봉을 비롯하여 백두대간을 이루는 북주릉, 귀떼기청봉(1578m)과 안산(1430m)이 솟은 서북릉, 권금성과 화채봉(1320m)을 잇는 화채릉, 가리봉(1519m)을 품은 서릉 등이 뼈대 구실을 하며 그 사이사이에 천불동계곡, 백담계곡, 흑선동계곡, 십이선녀탕계곡 등 깊고 긴 계곡을 빚어내고 있다. 주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인제 쪽을 내설악, 동해 쪽을 외설악, 그리고 오색과 양양 쪽을 남설악으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1965년 천연기념물 171호로 지정되었으며,1970년부터는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1982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설악산은 명산다운 경관과 규모에 걸맞게 다양하고 귀한 식물들을 키워내고 있다.1000여 종류의 식물이 생육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는데, 이는 남북한을 합쳐 대략 350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에 비추어볼 때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4분의1쯤에 해당한다. 자생하는 식물의 숫자로만 볼 때는 남한에서 가장 많은 식물이 자라는 제주도가 1800여 종류, 산역이 넓은 지리산이 1500여 종류여서 설악산은 이에 못 미친다. 오히려 오대산이나 치악산과 비슷한 숫자다. 하지만 그 안에 자라고 있는 희귀식물들로 말한다면 한라산에 버금가는 산으로서 설악산을 주저 없이 꼽을 만하다. 설악산에는 그만큼 귀중한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는 셈인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주로 북한에만 있는 식물이 설악산까지 내려와 자라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식물들은 백두산, 금강산 등 북한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남한에서는 설악산에만 자라는 것들이다. 이런 북방계식물들은 설악산이 분포의 남방한계선이 되고 있는데, 가는다리장구채, 금강봄맞이, 난쟁이붓꽃, 노랑만병초, 눈잣나무, 만주송이풀, 바람꽃, 봉래꼬리풀, 비늘석송, 숲개별꽃, 월귤, 장백제비꽃, 홍월귤 등이 있다. 둘째, 높은 바위봉우리와 능선들은 희귀한 고산식물들이 자라기에 알맞은 자연조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발 1708m의 대청봉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지는 북주릉, 서북릉, 화채릉, 서릉 등이 고산능선을 이루고 있으며, 이 능선들 곳곳에 솟은 높은 바위봉우리들이 고산식물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능선에는 바위가 노출된 곳이 많으며 어떤 곳은 고산초원지대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이런 곳에 많은 고산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기생꽃, 눈향나무, 다북떡쑥, 닻꽃, 댕댕이나무, 들쭉나무, 등대시호, 땃두릅나무, 만병초, 산솜다리, 산쥐손이, 솔체꽃, 애기사철난, 이삭단엽란, 자주솜대, 참바위취, 털진달래 등이 설악산을 대표하는 고산식물이다. 설악산 식물의 귀중함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 많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 400여 종류 중에서 60여 종류가 자란다. 설악산의 한국특산식물 숫자는 한라산의 70여 종류에 다음가는 것으로, 설악산보다 덩치가 큰 지리산의 40여 종류보다도 많다. 고산구슬붕이, 금강초롱꽃, 금마타리, 만리화, 모데미풀, 요강나물, 왜솜다리, 산앵두나무, 솔나리, 연잎꿩의다리, 참배암차즈기, 털댕강나무, 홀아비바람꽃 등이 설악산에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다. 이처럼 수많은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기 때문에 설악산은 학자들은 물론이고 식물동호인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봄과 여름의 중간 시기로서 다른 산에서는 꽃이 핀 식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맘때에도 설악산 능선과 숲 속에서는 고산구슬붕이, 댕댕이나무, 자주솜대 같은 희귀식물들이 꽃을 피운다. 자주솜대는 높은 산의 숲 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덕유산, 방태산, 소백산, 지리산, 태백산 등지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설악산에 가장 많다. 해발 1200m 이상의 숲 속에서 큰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꽃은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볼 수 있는데, 처음에 필 때는 노란 빛이 도는 녹색이지만 나중에 자주색으로 바뀐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종이며,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설악산의 희귀식물들은 고산능선이라는 악조건에 적응하며 자라온 것들이기 때문에 한 번 훼손되면 인위적인 복원이 결코 불가능하다. 설악산의 희귀식물을 지키는 일, 그것은 설악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여행·레저 단신]

    # 클릭 한번으로 배낭 채운다 자유여행 전문 인터넷여행사 로그인투어는 네티즌과 함께 만들어가는 여행정보 시스템 TCC(Traveler Created Contents)를 선보였다. 베스트 블로그를 링크하고 온라인 상에 흩어져 있는 여행정보와 사진 등의 데이터를 지도와 함께 엮어 클릭 한 번으로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게 했다. # ‘관광의 모든 것’ 한국국제관광전 제21회 한국국제관광전이 6월5∼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대서양 홀에서 열린다. 세계 60여개국 400여개의 기관 및 업체가 참여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소개하고 여행정보를 제공한다.02)2079-2433. # 양양 쏠비치 장타대회 쏠비치 호텔&리조트는 ‘라오텔’ 호텔 특1급 취득을 기념해 6월5∼7일 해변 골프 장타대회를 연다. 바다 위에 조형물을 세워 홀인원 이벤트도 벌인다. 테일러메이드골프채 풀세트와 쏠비치 무료 패키지 이용권 등 약 1500만원 상당의 상품과 상금이 지급될 예정.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없다. 접수는 하루 선착순 100명씩 총 300명.www.solbeach.co.kr,033)670-3617,3619. # B-Boy 마스터스 대회 한국관광공사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 비보이 대회 ‘R-16 코리아 스파클링, 경기 2008’이 31일∼6월1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다. 세계 15개국 16개 비보이팀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 제주신라 개관기념 패키지 제주신라호텔은 개관 18주년을 맞아 객실과 항공권이 포함된 특별 할인 패키지를 선보인다. 항공과 호텔 2박, 조식이 모두 포함된 개관기념 패키지는 6월 매주 일요일 출발하며,1인 32만 9000원이다. 예약 고객에게는 선착순으로 바다전망 객실 업그레이드, 바비큐 뷔페 1만원 할인권 등을 제공한다.1588-1142. # 에어캐나다 웹 체크인 서비스 에어캐나다가 새로운 ‘웹 체크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공항에서 체크인을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사무실이나 집에서 에어캐나다 홈페이지를 이용해 편리하게 체크인을 하고 탑승권을 출력할 수 있다. 예약된 각 항공편의 출발 24시간 전부터 이용이 가능하며. 연결 항공편도 체크인할 수 있다. 출력한 탑승권은 출발 당일 인천공항 K6 카운터에서 정규 탑승권으로 교환해야 한다.www.aircanada.co.kr.
  • [열린세상] 다시 아마추어 정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다시 아마추어 정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전정권을 가리켜 ‘아마추어’ 실업팀이라 부르던 현 정권의 실력이 마침내 드러났다. 의기양양하게 상암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명박 감독의 축구팀.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니 아마추어 실업팀은커녕, 조기축구회 수준도 못 되는 듯하다. 요즘은 조기축구도 많이 발전해서 선심 세우고 오프사이드까지 본다. 그런데 삼청동 얼리버드팀은 공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는 게 영락없이 골목축구 수준이다. 지금 상황을 보라. 초·중·고팀과 싸우고 있잖은가.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현 정권의 미국에 대한 맹목적 사랑에서 비롯됐다는 것쯤은 초·중·고생들도 다 안다. 부시 정권을 향한 이 ‘블라인드 러브’가 너무나 큰 나머지 미국의 국익과 한국의 국익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현 정권의 문제다. 쇠고기 파동 때문에 그냥 묻혀 버린 감이 있지만, 이 블라인드 러브에서 비롯된 중요한 사안이 또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믿다가 통미봉남의 외통수에 걸려 버린 남북관계다. “10년 좌파 정권의 그늘이 깊다.” 그래서일까? 이명박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김대중, 노무현 정권 하에서 북한과 맺었던 모든 약속부터 무효화했다.6·15선언과 10·4선언에 대해서는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두 국가 혹은 두 정권 사이에 맺은 약속을 아무 이유 없이 파기하는 것은 외교적 난센스라 할 수 있다. 당연히 북한에서 발끈할 수밖에. 이에 대해 북한은 서해안의 미사일 발사와 “제2의 6·25”라는 폭언으로 반응했다. 이 발상이 얼마나 천진난만한 것이었는지는 곧 드러났다. 미국만 믿고 북한을 왕따시키려 했던 이명박 정권은 미국에 가서야 비로소 북한과 미국 사이에 이미 핵폐기를 놓고 싱가포르 협정이 맺어진 것을 알게 된다. 한마디로 북한과 미국이 밀월관계에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차, 싶어서 부랴부랴 남북연락사무소 개설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대응은 냉담했다. 참고로, 남북연락사무소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에도 북한에서 거절했던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은 북한을 왕따시키기 위해 한·일 동맹을 강조했다. 이명박 정권이 미국 다음에 일본을 방문했다. 당연히 중국이 불쾌할 수밖에. 하지만 그런 중국은 정작 일본과 정상회담을 갖고 밀월 관계 속에 들어갔다. 한마디로 한국정부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다. 그뿐인가?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인 구애에 일본은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내용을 반영하는 것으로 대꾸했다.“핵 폐기 없이는 어떤 지원도 없다.”는 게 얼마 전까지도 유지되었던 이명박 정권의 원칙이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모양이다.“핵 문제와 관계없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하겠다.”는 것이다. 큰소리 떵떵 치던 그 기개는 어디로 사라지고 지원 위한 명분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래서 기껏 찾아낸 것이 ‘북에서 먼저 요청하면’이라는 단서. 그런데 들리는 소식이 북에서는 남측에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통미봉남은 허용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얼마 전에 청와대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다.“한·미공조가 있기 때문”이란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가. 블라인드 러브도 이 정도면 처절하지 않은가? ‘대북 퍼주기’라고 비난하면서 열심히 떠들어대던 ‘상호주의 원칙’은 어디로 가고, 어쩌다가 제발 북한에서 먼저 지원요청을 해달라고 내심 애원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을까? ‘통미봉남’에 걸려 핵협상에서 배제되어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남들이 결정한 내용에 따라 어마어마한 비용만 덤터기 썼던 것이 바로 김영상 정권 때의 일. 왜 실수로부터 배우지를 못하는 걸까? ‘뇌송송구멍탁’이라는 말은 이 정권 브레인의 객관적 상태를 기술하는 용어가 아닌가 싶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Local] 강원 동해안 철책 24곳 철거

    강원 동해안 6개 시·군 24곳 11.612㎞의 철책이 올해 안에 단계적으로 철거된다. 강원도는 지난해 1단계 철책 철거 사업이 끝나고 2단계 군 경계 철책 개선사업 계획이 최종 확정되면서 지난 20일 각 시·군에 민원 발생지역 위주로 조기 철거에 나서도록 지침을 시달했다. 시·군별 철책 개선 사업량은 강릉시가 7곳 3876m로 가장 많고, 삼척시 7곳 3540m, 양양군 2곳 1800m, 고성군 4곳 1170m, 동해시 3곳 556m, 속초시 1곳 70m 등이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7) 헝가리 출신 청안 스님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7) 헝가리 출신 청안 스님

    2005년 입적한 숭산 스님은 생전 5만여명에 달하는 외국인을 제자로 삼았다. 한낱 공허한 말에 얽매여 머물지 않는 그의 실천행 법문에 감화된 많은 지식인들이 출가해 수행 중이거나 한국불교 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헝가리 출신의 청안(42·淸眼) 스님도 그중 한 사람. 헝가리에 머물면서도 틈틈이 불교TV 강의와 법문집 ‘꽃과 벌´(김영사)을 통해 국내에 이름이 알려져 숭산 제자 중 가장 대중에게 인기높은 ‘스타 스님´이다. 출가 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무명에 흔들리는 사람들의 ‘본래불성(本來佛性)´을 찾아 주기 위해 고국 헝가리에 유럽 최초의 한국식 사찰 원광사(www.wonkwangsa.net)를 짓는 불사에 매달려 있는 청안 스님. ‘나의 마음이 깨끗해지면 세상이 하나가 된다.´는 숭산 스님의 ‘세계일화(世界一花)´ 사상을 몸으로 펴가는, 한국불교의 대표격 국제포교사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는 ‘방하´ 한마디에 깨달음 얻어 하안거(夏安居) 결제를 사흘 앞둔 16일 오전. 수소문끝에 조계사 일주문에서 만난, 훤칠하게 키가 큰 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모았다. 나란히 찻집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스타 스님´을 알아본 신도가 거푸 인사를 하는 바람에 여러 번을 멈춰서야 했다. 지난해 11월 숭산 스님 3주기 행사 때 한국에 들어온 이후 6개월 만의 방한. “안거를 나기 위해 들어 왔느냐.”고 묻자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헝가리 부다페스트 외곽에 짓고 있는 원광사 이야기부터 꺼낸다. “한국식 그대로 절을 지으려니 꼼꼼히 챙길 게 많아요. 벌써 두어차례 다녀갔지만 공을 들일수록 손볼 것이 생겨납니다. 이번엔 서까래와 기와 때문에 헝가리 와공들을 대동하고 절집들을 돌면서 전문가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양양 낙산사에서 대목장을 만나 ‘한 수´ 배웠지만 출국하는 23일까지 찾아야 할 사찰과 만날 사람들이 많아 바쁘단다. 헝가리의 신도 6명도 함께 들어와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백담사에서 지냈다. 백담사는 숭산 스님이 조실로 주석했던 곳. 스승의 흔적과 정신이 고스란히 스며 있으니 응당 여느 사찰과는 달리 각별할 것이다. 헝가리 중산층 가정, 의사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라난 그가 숭산을 만나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무슨 말을 들었기에 그토록 자신을 괴롭혀 왔던 혼란을 단박에 털고 벼락 같은 깨침에 닿았을까. 숭산의 제자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청안도 그 유명한 법문 ‘방하(放下)´를 입에 올린다. “오직 모를 뿐, 그저 내려 놓아라. 그런 다음 그냥 하라(Just do it).” ‘내가 누구이고 무엇 때문에 이곳에 이렇게 살고 있느냐.´는 보편적인 의문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은 품었을 터. 하지만 그냥 모든 것을 내려 놓으라는 ‘방하´ 한마디에 벼락 같은 해법을 찾았으니 예사 법기(法器)는 아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에서 영어와 헝가리어를 전공한 어학도. ‘내가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에 더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쁘냐는 삶에 대한 고민과 의심에 끊임없이 시달렸단다. 이런저런 철학·심리학 책들을 뒤졌고 종교인들의 조언도 받았지만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절친한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관음선종 선방을 다니며 참선을 하다가 선방을 찾은 숭산 스님 법문 자리에서 문답을 통해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한다. “실체가 아닌 나와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진짜 나를 보게 된다. 본디 내 안에 있는 이 불성을 닦게 되면 마음이 맑아지고 세상도 밝아지게 된다.” 헛된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 때 나와 세상에 얽힌 매듭과 관계가 풀린다는 말은 당시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큰 충격이었다. 대학시절 영어 교생으로 있던 어느 날. 수업을 마친 뒤 무심코 학교 잔디밭에 환하게 쏟아지는 빛을 보면서 불현듯 ‘스님´될 생각이 들었고 참선 수행에 깊숙이 빠져 들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통역사로 일하던 중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의 본산인 미국 프로비던스 선원 겨울 안거를 나면서 결국 출가를 결심, 해인사에서 행자교육을 받고 사미계를 받았다. 이후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았고 서울 화계사에서 2000년까지 수행 끝에 고국 헝가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숭산스님의 ‘세계일화´ 이어 유럽에 한국불교 전파 한국불교가 좋아 한국 비구가 되었으니 한국에 머무는 게 바른 길이 아닐까. 비구계를 받은 ‘한국 스님´으로 꼬박꼬박 안거도 참여했지만 굳이 헝가리를 택한 이유를 들려 준다. “비구계를 받고 나서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출가 전의 나같은 속인들을 위해 길잡이를 할까, 아니면 헝가리를 터전삼아 유럽 포교에 나설까를 놓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1999년 숭산 스님으로부터 외국인 스님으론 사실상 최고 경지인 지도법사 인가를 받고 이듬해 결국 고심 끝에 헝가리를 택했다.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체코, 폴란드 등 발닿는 대로 유럽 각지를 돌며 포교에 나섰다고 한다. “고국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다는 뜻도 있지요. 헝가리서 받은 내 몸과 교육, 집, 음식…. 이런 것들을 부처님 법(佛法)으로 갚자는 것이지요.” 헝가리에서 처음 3년간은 집시들을 위한 작은 선원에서 기거했다. 그러던 중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 사찰들이 유독 유럽에만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스님과 주민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원광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대웅전이며 크고 작은 선방, 탑, 요사채 등 한국 전통사찰 양식 그대로 지으려니 공사가 더디다. 2006년 선방 상량식을 갖고 식당이며 목욕탕 같은 우선 필요한 부대시설을 갖추었지만 주 건물인 대웅전과 명부전, 선방을 다 세워놓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한국불교를 온전히 담고 알리려면 그 그릇(원광사)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단다. 불교 십이인연(十二因緣)의 하나로 모든 사물이 무상(無常)·무아(無我)함을 모르고 갈애(渴愛)를 일으켜 윤회(輪廻)의 원인이 된다는 근본적 번뇌 무명(無明). 24년간의 무명에서 깨어나 한 줄기 빛과도 같은 깨침을 얻었다는 뜻이 담겼을까. 스님이 그토록 애착을 갖는 원광사의 이름 뜻이 궁금해졌다.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관세음보살이 이름을 점지해 주셨다.”며 웃음을 피우더니 이내 정색을 한다.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사람들은 한국불교와 일본, 티베트 불교의 차이점을 모르지요. 그 모르는 상태에서 제가 숭산 스님에게 받았던 것처럼 한국불교를 통한 깨침을 얻게 해주는 게 제 소명입니다.” 예상대로 그랬다. ‘모든 사람이 각자 갖고 있는 불성을 닦아 지혜와 자비, 보시행을 이뤄 세상을 밝히자.´ 본래의 빛, 불성을 찾아가는 공간이다. 출가의 원을 세운 지 어언 20여년.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과 무명의 번뇌는 말끔히 소멸한 것일까. 오래 전에 제 이름을 잊어 버렸다는 청안 스님. 그는 스님의 본분은 끊임없이 수행하는 것뿐이라고 거듭 말한다. “끊임없이 버리고 내려 놓는 것이지요. 오직 모를 뿐 그냥 할 뿐입니다.” 한국불교를 삶의 또 다른 길로 선택한 푸른 눈의 납자가 가꾸는 ‘세계일화´의 꽃은 소문대로 튼실했다. 끊임없이 ‘스타 스님´을 찾는 손 전화의 울림들이 인터뷰를 힘들게 한다. 결국 스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누구인가의 전화를 받고는 서둘러 일어서며 한 마디를 남긴다. ‘Just do it´. 글·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청안 스님은 ●1966년 헝가리 출생 ●1990년 참선 수행 시작 ●1991년 숭산 스님 법문 듣고 불교 귀의 ●1992년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 졸업 ●1993년 미국 프로비던스 선 센터서 동안거 중 출가 결심 ●1994년 한국 입국 ●1995년 해인사서 사미계 수지, 이후 2000년까지 화계사서 수행 ●1996년 통도사서 비구계 수지 ●1999년 숭산스님으로부터 지도법사 인가 ●2000년 헝가리 귀국, 관음선원 주지 취임, 유럽 각지 돌며 참선지도 ●현재 부다페스트 외곽에 원광사 건립 불사 중
  • 설악산도 케이블카 기준 낮춰라

    정부가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 기준 완화 특별법을 입법예고하면서 설악산국립공원을 제외시켜 말썽을 빚고 있다. 20일 설악권 상인들에 따르면 군의회와 번영회 등 지역내 38개 기관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색∼대청봉 케이블카설치추진위’를 결성해 오는 29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대규모 상경 시위를 한다. 설악권은 10년이 넘게 케이블카 설치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 정부가 남해안권에만 설치 기준이 완화된 특별법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설악권 시·군의 최대 현안 사업인 오색∼대청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모두 4.73㎞ 구간에 중간지주 5개를 설치하고 50인 이하의 곤돌라 2식을 운행하면서 시간당 300∼400명의 관광객을 수송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는 “국토해양부가 설악산국립공원을 배제한 채 한려·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궤도 및 삭도 설치 기준을 완화해 주려 한다.”며 “이는 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강원도에 대한 분명한 차별이고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25일 입법예고된 ‘동·서·남해안권 발전 특별법 시행령(안)은 한려·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등 2곳에 궤도·삭도 설치 규모를 5㎞(50인용) 이하로 확대했다. 또 전망대 면적은 1000㎡ 이하로, 탐방로는 인도 폭 3m, 차도 폭 6m 이하로 규정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양양군 관계자는 “현행 2㎞ 이하인 케이블카 설치 기준을 5㎞ 이하로 완화해 달라는 우리의 요구를 무시한 채 남해안 일부 지역만 5㎞ 이하로 완화하겠다니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침체와 낙후로 허덕이고 있는 설악권의 생존권을 위해 인근 시·군 등과 손잡고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속초·양양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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