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만 위기와 양안 경제교류 전망
◎“대만봉쇄 단행땐 경제 붕괴” 우려/대중국 무역액이 전체의 17% “의존도 점증세”/“직격탄 없을듯” 자위속 대륙투자 악재에 불안
중국이 미사일발사훈련 등 무력시위에 이어 대만에 대한 경제봉쇄를 경고,양안 경제교류에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중국상주 대만기업인들은 최근 중국의 무력시위가 직접적으로 대만경제에 영향을 미칠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그러나 대만경제의 중국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만상품에 대한 수입규제,투자동결 등 경제봉쇄가 단행될 경우 대만경제가 무너질 것이란 불안이 커가고 있다.대만재벌회사 임원그룹의 한 간부는 『점증하는 중국의존도는 대만경제의 최대 딜레마며 안보위협의 단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만의 대중국 수출은 1백78억달러.대중 무역액이 전체 대만무역규모중 17%다.지난 95년도 흑자 81억달러 대부분이 대륙무역에서 얻은것이란 사실도 불안을 더해준다.대만경제부는 대중국 수출품목중 4할가량인 4백62개품목이 대중 의존도가 지나치다고 밝혔다.정부는 무역의존액이 20%를넘을 경우 정치적 입김을 더욱 강하게 받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으나 95%가 가족기업형 중소기업인 대만기업의 대륙러시를 막을길이 없다.
단동,상해 등에서 의류공장과 중계무역을 하고 있는 마금굉씨(58세)는 『단기적인 영향보다 장기적인 중국 압력과 양안관계 경색이 사업에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기업인들 사이에 커가고 있지만 달리 대책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고 밝혔다.돌발적인 군사충돌과 금문도,마조도 등 대륙인접지역인 외곽도서에 대한 국지전과 이에따른 해안봉쇄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대만인들의 근심거리라고 북경의 한 시계공장에 투자한 왕모씨(45)가 말했다.해안봉쇄는 사실상 쉽지 않지만 일단 현실화되면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경제가 무너질 것이란 걱정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저변에 깔린 불안은 아직 표출은 안됐지만 앞으로 중소기업가들의 투자의욕을 꺾어갈 것이 분명해 대륙투자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중국의 미사일 실험으로 대만을 오가는 운수 및 해운회사들의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고 보험료는곱절로 뛰어올랐다고 타이베이 대한무역진흥공사의 안재건 관장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까지 상해,광주,심천 등 남중국쪽에 집중적으로 진출해있는 대만기업 및 기업인들은 외형상 커다란 동요는 없지만 양안간의 정치·군사적 긴장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 연고·인맥을 총동원,정보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북경에 근무하는 한국국적의 화교인 장안충씨가 설명했다.
LG상사 중국지역본부장인 박영배 상무는 『전체적으로 중국·대만의 경제무역관계가 정치적인 문제로 영향을 받을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정치·군사적인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는 중국·대만사이의 무역마찰이나 상호 경제제재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선 직후의 양안관계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