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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 떠밀려 朴캠프 사퇴한 ‘피해 호소인’ 3인방

    등 떠밀려 朴캠프 사퇴한 ‘피해 호소인’ 3인방

    4·7 재보궐선거 후보등록일인 18일 더불어민주당은 재부상한 ‘박원순 리스크’에 납작 엎드린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가 조치를 요구한 남인순(왼쪽)·고민정(가운데)·진선미(오른쪽) 의원은 이날 일제히 ‘피해 호소인’ 표현 사용을 사과하고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물러났다. 박 후보의 입을 맡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저격에 앞장섰던 고 의원은 이날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며 가장 먼저 선대위 사퇴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고 의원의 사진과 함께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며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민정 대변인이 저한테 되묻는다”고 적었다. 이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진 의원도 이날 저녁 “이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선대위의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남 의원도 “피해자에게 고통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공동선대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날 피해자는 “저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그 의원들에 대해 직접 저에게 사과하도록 박 후보가 따끔하게 혼내 줬으면 좋겠다”며 박 후보의 조치와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앞서 박 후보는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지난 8일 “양심이 있으면 피해 호소인 3인방을 선거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가부장적인 여성비하 발언을 듣고 몹시 우울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의 직접 조치를 요구하고 이와 관련, 비판 여론이 비등하면서 계속 버티기는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3인에 대한 정리 없이는 정책 선거로 이슈 전환이 쉽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박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3인의 사퇴를 ‘정략적 손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사퇴라 쓰고 정략적 손절이라고 읽는 것이 맞을 테다”며 “음습하게 침묵하다 등 떠밀려 수습하는 비겁한 모습”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 당신의 존재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공포”라면서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박 후보의 선택은 자진사퇴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피해자의 기자회견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왜 치러지게 됐는지 다시 한번 환기시켜 줬다”고 지적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41년 만의 사과와 용서, 우리와 미얀마에 던진 교훈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41년 만의 사과와 용서, 우리와 미얀마에 던진 교훈

    “죄송합니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려 죄송하다. 저의 사과가 또 다른 아픔을 줄 것 같아 망설였다.”(A씨) “정말 저는 이제 죽은 동생을 다시 만났다, 이런 마음으로 용서를 하고 싶다. 동생도 이제 (하늘에서) 편히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의 아픔을 다 잊어버리고 떳떳하게 마음 편히 살아달라.”(고 박병현씨의 형 박종수씨) 지난 16일 국립 5·18 민주묘지 접견실에 들어선 A씨가 41년 전 광주에서 자신의 총격으로 숨진 고(故) 박병현(당시 24) 씨의 유가족을 만나 사죄의 눈물을 흘리고 박씨의 형 박종수(73)씨와 얼싸안으며 오열하는 모습을 18일 종일 되풀이 봤다. 역사적 장면이다. 5·18 총격 가해자가 잘못을 고백하며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묘역을 유족과 함께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사에서도 이런 장면은 흔치 않다. 지금 미얀마 군부의 무차별 총격에 수많은 이들이 스러지고 있지만 이들 군경이 A씨처럼 무릎 꿇고 사죄하고 유족들이 용서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는가 묻게 된다. 그의 용기도 대단하다. 그가 방아쇠를 당기게 만든 이들이 여전히 살아있을지 모른다. 배신자라는 옛 동료들의 시선도 의식될 것이다. 잠시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고교 2학년 때 광주를 경험한 기자가 대학에 진학했더니 광주에 공수부대원으로 투입됐던 형님 둘이 뒤늦게 입학해 함께 수업을 듣게 됐다. 한 형은 늘 조용했는데 다른 형은 “광주 빨갱이 새끼들 다 죽이지 못한 게 한”이라고 말하곤 했다. 광주 출신보다 더 피가 끓던 학과 선배들과 그 형은 주먹다짐도 서슴지 않았다. 광주가 고향인 아이들은 무서워 숨을 죽여야 했다. 벌써 40년 전 일이다. 회사에 들어오니 한 선배가 자신도 하필 그 때 광주 상무대에 있어 계엄군으로 투입됐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하며 허공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고백하는 용기를 낸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민간인을 학살한 자란 오명을 얻을 수도 있는 일이다. 실제로 5·18 민간인 학살 사건 중 대표적인 주남마을 버스 총격 사건과 관련됐던 공수부대원 출신 최영신 씨는 양심 고백 후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A씨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7공수여단 33대대 8지역대 소속으로 광주에 투입됐다. 그해 5월 23일 광주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받고 민간인을 향해 총을 쐈다. 그 바람에 농사 일을 도우러 보성 고향집으로 향하던 박씨가 변을 당했다. 박씨 주검은 저수지 인근에 암매장됐다. 같은 달 31일 7공수여단이 철수했고 열흘 뒤 시신은 가족들에게 발견됐다. 이후 선산에 안장됐다가 1990년 광주 망월묘역으로 이장됐고, 1997년 다시 국립5·18민주묘지로 옮겨졌다. A씨는 2000년대 이미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고백을 한 적이 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최용주 조사1과장이 7공수여단의 행적을 추적하다 A씨가 총격을 가했다고 털어놓은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A씨를 만나 보니 아귀가 맞아떨어졌다. A씨는 사과를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유가족들이 사죄를 받아 줄지, 잊고 있던 아픈 기억을 꺼내게 해 또다시 상처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용기를 내 이날 함께 박씨의 묘에 무릎 꿇어 절하며 사죄하게 됐다.사죄와 용서는 그것만으로도 값지지만, 5·18이란 불행한 과거를 치유하는 시작점이 된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또 다른 공수부대원, 계엄군의 고백과 증언, 사죄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낳는다. 실제로 조사위는 조사 활동 과정에 A씨와 비슷한 사례를 두 건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해서 앞으로는 계엄군과 피해자나 유족이 동의하면 조사위가 적극적으로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했다. 어렵사리 용기를 내준 가해자들의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하는 등 어려움을 나눠 짊어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계엄군 병사들이 고백하고 증언해주면 여전히 미완인 5·18 진실의 퍼즐 조각을 맞출 수 있다. A씨는 박씨에게 방아쇠를 당겼을 때 “주변에 총기나 위협이 될만한 물건이 없었다. 대원들에게 저항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겁을 먹고 도망가던 상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시위대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위권’을 발동한 것이란 신군부 주장이 허구임이 드러난 셈이다. 발포 명령자를 규명하고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를 찾는 데도 계엄군의 용기 있는 고백이 절실하다. 나아가 지금 미얀마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이들은 반드시 깨달아야 할 일이 있다. 그 죗값의 무게에 짓눌려 평생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부 지도자들은 전두환(90) 일당이 부당하게 확보한 권력으로 한때 떵떵거리며 살았지만 다수의 민간인을 희생시킨 죗값을 돌려받아 지금도 역사의 심판에 짓눌려 살아간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A씨와 박씨 유족이 사과하고 용서한 날, 광주고법 형사1부(이승철·신용호·김진환 고법판사)는 5·18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전두환 씨가 항소심을 앞두고 낸 관할 이전 신청을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곳이 광주 시내이고, 증인 대다수가 광주나 인근에 거주해 실체적 진실 발견과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해 광주지법에서 재판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한 “신청인 주장처럼 호남 일부 정치인, 시민단체 등의 반발과 부정적인 지역 정서가 존재한다고 해서 재판부가 공정한 재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판의 진행과 결론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전씨는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뻔뻔하게 굴다 지리멸렬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민주 발전에 광주의 희생이 값진 원동력이 됐다는 점을 처절히 깨달아야 한다. 이제라도 계엄군으로서 과오를 저지른 이들이 진정 참회하고 무등산 자락보다 너른 광주 시민들의 용서를 받길 바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성추행 정읍시의원 제명안 부결…“성범죄자 감싸기에 통탄”

    성추행 정읍시의원 제명안 부결…“성범죄자 감싸기에 통탄”

    동료 여성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전북 정읍시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되자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하고 나섰다. 정읍시의회는 지난 16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여성 의원을 성추행한 A 의원의 제명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참여 의원 14명 가운데 찬성 9표, 기권 5표로 찬성이 재적의원의 3분의 2를 넘지 못했다. 이에 전북여성단체연합은 17일 “정읍시의회가 성범죄를 방조하고 있다”며 “이런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통탄을 금하지 못하고 시민과 연대해 성평등에 반한 행동을 한 의원들의 이름을 기억하겠다”고 경고했다. 전북민중행동도 이날 성명에서 “정읍시의회는 법원의 유죄 선고를 받은 의원마저 감싸기로 일관했다”며 “최소한의 양심과 부끄러움도 없이 징계에 반대한 5명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읍 녹색당은 제명안 표결에서 사실상 반대인 기권표를 던진 무소속 이모 의원의 공개 지지를 철회했다. 녹색당은 “지역발전을 함께 고민하는 정당으로서 지지 후보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성범죄 시의원과 이를 옹호하는 세력에 대한 후속 대응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료 의원을 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의원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받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어차피 주인도 없잖아” 차에 치여 죽어간 유기견 [김유민의 노견일기]

    “어차피 주인도 없잖아” 차에 치여 죽어간 유기견 [김유민의 노견일기]

    “유기견 한 마리 죽은 것 가지고 왜 그러냐. 어차피 주인 없는 개이니 고발해도 괜찮다.” 도로 위 유기견 가족을 그대로 치고 가버린 승합차 운전자는 자신을 신고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두번이라도 경적소리를 울렸다면, 단 몇 초만이라도 차량을 멈춰 기다려줬다면, 새끼견은 도로 위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지 않아도 됐다. 운전자는 주인이 없다는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짓밟았다. 17일 온라인에서는 스타렉스 차량의 유기견 치사 사건과 관련해 운전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탄원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운전자를 동물학대 혐의로 마산동부경찰서에 고발했다. 동물자유연대가 제보받은 영상 속에는 지난 5일 길거리에 떠돌다가 잠시 한 곳에 머물고 있는 유기견들을 승합차가 덮치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었다. 유기견들 중 일부는 차량을 보고 자리를 벗어났지만, 의도적으로 달려오는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새끼견 한 마리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바퀴에 감겨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새끼견이 죽은 도로에는 피를 토한 혈흔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현장조사 결과, 스타렉스 차량 운전자는 영업장에서 출발하는 과정이었고, 좁은 길목에 있는 유기견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동네 주민의 진술에 의하면 유기견들과 차량을 막으려는 위험 수신호를 충분히 볼 수 있었지만 차량 운전자는 급가속을 올려 유기견들을 덮쳐버렸다. 신고자를 위협하며 일말의 뉘우침도 보이지 않았다. 사고를 당한 유기견들은 부견, 모견, 새끼견 세 마리로 구성된 유기견 가족으로, 근처 생활폐기물이 쌓인 곳에서 동네 주민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죽은 새끼 강아지와 함께 현장에 있던 개들은 구조됐다. 동물자유연대는 “보복성 추가 학대 가능성을 우려하여 현장에서 떠돌고 있던 유기견 가족들을 구조했다. 학대자가 처벌을 받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탄원서명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치받아 올라가는 봄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치받아 올라가는 봄

    남쪽에서부터 천천히 북상하다가 큰스님 계신 곳으로 차를 몰았지만, 눈이 녹지 않은 데라 도저히 갈 수 없었다. 근처 사하촌까지 가서 여러 번 전화해 겨우 스님을 만났다. “스님요, 저 정상의 눈 좀 봐요. 저긴 겨울이 안 떠날 것처럼 보이네요.” “치받아 올라가면 제깐 것이 안 내빼고 배기겠느냐.” “뭐가 치받아 올라가는데요?” “봄.” 스님은 짧게 대답하셨다. 치받아 올라가는 봄이 궁금했다. “거~참, 짧게 답하지 마시고 좀 길게 말씀해 보세요.” “이놈아, 겨울은 높은 데서 내리누르며 오지만 봄은 낮은 데서부터 치받아 올라가며 온다. 인간의 봄도 그렇고.” 인간의 봄, 인간에게도 봄이 오고 겨울이 가고 한다는 말씀인데 인간의 봄이 궁금했다. “스님요, 인간의 봄은 어떤 건가요?” “장사하고, 농사짓고, 첫차 타고 공장 가서 땀 흘려 일하고, 웃고, 울고, 노래방 가서 노래도 부르며, 이튿날이면 또 새벽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출근하고, 직장에서 돌아와 사랑하고, 휴일에 식구들과 야외로 김밥 싸서 놀러도 가고, SNS에 음식 사진도 좀 올리고, 술 마시고 주정도 좀 하고 그런 데서 봄이 오는 거지. 역사는 그들이 밀고 간다.” “아하, 그럼 주정도 괜찮은 거네요?” 나의 짓궂은 반문에 스님께서는 화를 벌컥 내시며 일갈하셨다. “에라, 미친놈아, 네가 하는 건 주정이 아니라 발광이더라, 네깟놈의 주정은 봄을 부르는 게 아니라 겨울을 부르는 발광이다. 나이도 먹고 했으니 인제 그만해라.” 내 딴에는 애교를 부린다고 한 말이었는데 스님은 정곡을 찌르셨다. 나는 지실 든 강아지처럼 고개를 숙였다. “저 정상을 봐라, 멋지기는 하지만 춥다. 봄이 치받아 올라가지 않으면 바람과 뾰족한 생명만 살지 부드럽고 둥근 생명은 살지 못한다. 너무 높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 주장이다. 태어남이 이미 어떤 주장이기는 해도 너무 높은 정의는 광고다. 적절한 높이가 풍요롭다. 낮은 데는 더없이 많은 꽃이 핀다. 그런 걸 아름다움이라고 부른다.” 스님의 말씀은 늘 비유로 가득했다. 알 듯 말 듯한 그 비유가 아름다웠다. “아, 뭔 말씀인지 알 듯 말 듯합니다.” “이놈아, 너 같으면 저 꼭대기에 집 짓고 살고 싶으냐?” “아뇨. 꼭대기도 싫지만 아주 낮은 들판도 싫어요. 그냥 저 중턱 조금 아래 해 잘 드는 골짜기 어디에 흙집 짓고, 인터넷 깔고, 글 쓰고, 그림 그리며 살고 싶어요.” “그놈의 인터넷 인터넷 인터넷…혼자?” “아뇨, 예쁜 여자하고요. 하하하하.” 말해 놓고도 좀 민망하여 나는 무단히 큰 소리로 웃었다. 그랬더니 스님께서는 또 타박하신다. “미친놈, 그놈의 여자 여자… 공양간처자보살을 중 만들었으면 됐지 또 지랄이구나.” “스님요, 근데 높은 정의가 뭐예요? 낮은 정의도 있어요?” “높은 정의에는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으니 알아서 잘 생각해 봐라. 이 시대의 낮은 정의는 광범위한 정의이고, 꽃이 피는 정의다. 투표가 그런 정의다. 시민의 의지와 소망은 투표를 통해 가장 뜨겁게 드러난다. 그냥저냥 선하게 살다가 투표소 가서 확 내지르는 한 표, 거기서부터 역사는 바뀐다. 평범하고 평화롭고, 빛날 것도 없는 시민의 뒤집기 한판. 혁명도 투쟁도 그걸 외면하면 자기 광고이고 자위행위다. 많은 대중이 기대하고 기댔던 정당들, 이름도 하도 자주 바뀌어 다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런 선명하고 깨끗했던 진보 정당들, 한때 국회의원 20석을 바라보던 당도 있었는데 저희끼리 싸우고 갈리고 하더니 결국 쪼그라진 밥그릇처럼 외롭게 국회를 떠돌고 있잖느냐. 그들은 자신을 저 정상의 외롭고 높은 정의라고 착각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그들의 높으나 생경한 정의는 결국 시민에게 정의에 대한 부담을 주며, 선한 양심을 공격하는 짓일 뿐이다. 어디 양심 찔려서 맘 편히 살겠느냐?”스님의 말씀은 날카로웠고 어떤 원망이 짙었으나 또한 치받아 올라가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 吳 “내곡동 땅 관여했다면 후보 사퇴” 安 “36억 번 건 사실, 시민들 상실감”

    吳 “내곡동 땅 관여했다면 후보 사퇴” 安 “36억 번 건 사실, 시민들 상실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16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에서 여권이 제기하는 처갓집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제가 관여했다면 바로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정부 비판에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상대의 약점에 대해선 가차 없이 맹공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KNK더플러스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내곡동 땅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관여하는 지시를 받았거나 압력받은 걸 경험한 서울시 직원과 LH 직원이 있다면 양심선언을 해 달라”며 “압력이 있었다는 분이 있다면 바로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36억원을 번 건 사실이지 않나. 시민들이 상실감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보상으로) 평당 270만원 정도 계산이 나왔고 당시 주변 시세는 300만원이 넘었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는 과거 무상급식 논란도 다시 꺼냈다. 안 후보가 “무상급식에 아직도 반대하시냐”고 묻자 오 후보는 “부자를 위한 복지를 하기보다는 그 돈을 아껴 가난한 계층, 어려운 층에 가야 한단 게 제 원칙이지만 이미 무상급식은 실시됐는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꼭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최소한 아이들에 대해선 보편복지가 맞다”면서 “의사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 먹는 것 자체가 평생 건강에 중요하다. 또한 커 가는 아이들이 차별받는 건 심리적으로 굉장히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강남·비강남 균형 발전과 관련해 안 후보의 공약 부실을 문제 삼았다. 오 후보가 교육 격차를 줄일 방안을 묻자 안 후보는 “전일제 방과 후 학교를 세우겠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코딩 교육, 회화 위주 언어교육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오 후보는 “예산 문제도 있고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저는 강남구가 시행하고 있는 인터넷 강의를 시 차원으로 가져와 초등~고등 인강 보충수업으로 교육 콘텐츠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吳 “내곡동 땅 관여했다면 후보 사퇴” 安 “36억 번 건 사실, 시민들 상실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16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에서 여권이 제기하는 처갓집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제가 관여했다면 바로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정부 비판에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상대의 약점에 대해선 가차 없이 맹공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KNK더플러스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내곡동 땅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관여하는 지시를 받았거나 압력받은 걸 경험한 서울시 직원과 LH 직원이 있다면 양심선언을 해 달라”며 “압력이 있었다는 분이 있다면 바로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36억원을 번 건 사실이지 않나. 시민들이 상실감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보상으로) 평당 270만원 정도 계산이 나왔고 당시 주변 시세는 300만원이 넘었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는 과거 무상급식 논란도 다시 꺼냈다. 안 후보가 “무상급식에 아직도 반대하시냐”고 묻자 오 후보는 “부자를 위한 복지를 하기보다는 그 돈을 아껴 가난한 계층, 어려운 층에 가야 한단 게 제 원칙이지만 이미 무상급식은 실시됐는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꼭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최소한 아이들에 대해선 보편복지가 맞다”면서 “의사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 먹는 것 자체가 평생 건강에 중요하다. 또한 커 가는 아이들이 차별받는 건 심리적으로 굉장히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강남·비강남 균형 발전과 관련해 안 후보의 공약 부실을 문제 삼았다. 오 후보가 교육 격차를 줄일 방안을 묻자 안 후보는 “전일제 방과 후 학교를 세우겠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코딩 교육, 회화 위주 언어교육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오 후보는 “예산 문제도 있고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저는 강남구가 시행하고 있는 인터넷 강의를 시 차원으로 가져와 초등~고등 인강 보충수업으로 교육 콘텐츠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오세훈 “내곡동 땅 양심선언 나오면 후보 사퇴”…고민정 “뻔뻔하네”(종합)

    오세훈 “내곡동 땅 양심선언 나오면 후보 사퇴”…고민정 “뻔뻔하네”(종합)

    “아내가 4학년 때 장인에 상속 받은 땅,당시 시세보다 낮게 토지 수용, 투기 아냐”고민정, 吳 초선의원 때 재산신고 기사SNS에 링크한 뒤 “이번엔 뭐라 할래”고 “吳, 거짓말에 날 고발까지하며 겁박~”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단일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16일 서울 강남구 내곡동에 있는 처가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서울시 직원이나 서울토지주택공사(SH) 직원은 바로 양심선언을 해달라”면서 “그러면 전 바로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내부 증언이 나온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는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제의 땅을 오 후보가 초선 국회의원 당시 국회 재산신고 했다는 기사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개하며 “이번엔 또 뭐라고 하실 겁니까”고 재차 공격했다. 吳 “나한테 압력 가했단 자 있으면 나와” 오 후보는 이날 오후 단일화 경선 TV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해당 의혹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자 “한 분이라도 이 지구에 대해서 오세훈 (당시) 시장이 관심을 표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했다는 기억 있으신 분은 나서 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처가 땅과 주택지구가 지정된 위치를 각각 표기한 지도에 일대 평당 보상 가격 등의 정보를 담은 판넬까지 제작해 토론회장에 들고나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이에 안 후보는 서로 패널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지금 써드린 패널만 봐드리겠다”며 견제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시세보다도 낮게 매각을 했다고 했는데 36억원 번 것은 사실이니까, 아마도 많은 분이 상실감이 크실 것이 우려된다”고 견제를 이어갔다. 그러자 오 후보는 “법조계에 물어봐도 상식적인 수준(의 보상)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다. 또 ‘총액이 얼마’로 일반 시민이 상실감 가진다는 건 적어도 안 후보님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1000억대 자산 규모를 에둘러 맞받은 것으로 보인다.‘盧정부 때 임대주택단지 지정’ 관련“당시 공문서 확인 못해 혼선 있었다” 처가 땅 ‘셀프 보상’ 의혹 해명 착오 인정 오 후보는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된 때가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다는 자신의 해명에 착오가 있었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이 땅은 처갓집이 투기를 하려고 산 게 아니라 조상 때부터 갖고 있었고, 1970년도에 장인어른이 아내가 초등학교 4학년대 돌아가시면서 상속을 받은 땅”이라며 처가가 받은 평당 보상 가격은 270만원으로, 당시 주변 시세(317만원)보다도 훨씬 낮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 후보는 자신의 시장 재임 중 처가가 지구 지정으로 36억원의 ‘셀프 보상’을 받았다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시장 취임 전인 2006년 3월 처가 땅이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에 지정됐고, 2009년 법개정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편입됐다고 맞서왔다.오세훈 “당시 처가 땅 존재·위치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 모른다” 오 후보는 그동안 내곡동 일대 처가 상속토지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 때 택지지구로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틀렸음이 드러나자 이날 “혼동이 있었다”면서 “저는 당시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고 해명에 나섰다. 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시 공문서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2006년 3월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국토해양부에 (해당 지역의) 지구 지정을 제안했으나, 주민 공람과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논란이 있어 지정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구 지정이 최종 확정된 시기는 2009년 이명박 정부 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 재임 기간과 겹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분명한 것은 2006년 7월 시장 취임 전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협의가 진행됐다는 것”이라면서 “(시장 재직 시절) 보금자리주택지구 편입에서도 서울시는 요식적인 행정절차만 밟았을 뿐이고, 그것도 주택국장 전결사항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처가 쪽도 강제 수용에 따른 손해를 감수했다면서 “저는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고 해명했다.고민정 “오세훈 또 거짓말…내곡동 1××번지 재산신고” 이에 대해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셀프 특혜’ 논란이 불거진 내곡동 땅을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기 전인 초선 국회의원 때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했던 사실이 명시된 기사를 자신의 SNS에 링크한 뒤 오 후보에게 “이제 뭐라고 말할 것이냐”며 압박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이던 2009년 8월 배우자와 그 가족이 공동소유한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106번지와 110번지를 보금자리주택사업 지구로 지정하는 데에 관여, 처가 가족들이 36억 5000만 원의 보상금을 챙기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2000년 7월 28일자 국회 공보에 따르면 2000년 처음 우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문제의 내곡동 106번지와 110번지 모두 재산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 후보는 당시 배우자가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110번지 406.63㎡와 내곡동 106번지 148.75㎡의 지분을 각각 8분의 1씩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고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앞서 고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세훈 후보가 거짓을 인정하고도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 의원은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는 관보에 버젓이 땅 지번까지 게재되어 있다”며 2008년 공직자 재산신고서를 들이 밀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배우자가 서초구 내곡동 106번지, 110번지 토지 소유’ 사실을 신고했었다. 고 의원은 이 점을 부각시키며 “오 후보는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 이들을 고발까지 하며 겁박하는 등의 행위도 서슴치 않았고 진실이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며 뻔뻔함마저 보이고 있다”면서 “오늘의 해명이 더 큰 쓰나미가 될 것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고 의원이 “고발까지 하며 겁박~”은 지난 10일 오 후보가 고민정 의원과 천준호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일을 말한다. 박원순 전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천 의원은 현재 박영선 후보 비서실장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책 속 한줄] 복종의 익숙함

    [책 속 한줄] 복종의 익숙함

    많은 이들이 흥분을 즐거움으로, 자극을 관심으로, 소비를 존재로 착각한다.(38쪽) 사회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1960년대에 쓴 에세이 4편을 엮은 ‘불복종에 관하여’(2020, 마농지)에서 불복종의 의미를 강조한다. 명령이 아닌 양심과 신념에 복종하고, 자신의 의지를 긍정하는 불복종은 역사를 만든 창조적 행위의 시작이다. ‘이유 없는 반항’이나 분노와 억울함에서 비롯된 맹목적인 불복종과 다르다. 인간이 독립과 자유로 나아간 건 ‘탯줄’을 잘라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안전하고 보호받는 느낌 때문에 순응과 복종에 익숙하다. 냉전 시기 당시 부유한 국가에 사는 대중일수록 풍요에 익숙하고 핵전쟁을 비롯한 문명의 파괴를 체념한 듯 받아들였다는 게 프롬의 지적이다. 반면 불복종 ‘모범 사례’로 제시한 버트런드 러셀은 말하고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파국에 맞선다. 그가 평화주의자이거나 감상적 낭만주의자여서가 아니다. 삶에 대한 사랑, 현실적인 경험에 뿌리를 둔 불복종의 역량 덕분이다. “인간의 역사는 불복종의 행위로 시작됐고 복종으로 종말을 고하게 될지 모른다.”(9쪽) 반세기 전 프롬의 말이 익숙한 착각과 복종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야 한다는 경고로 들린다. jiye@seoul.co.kr
  • 안철수 “단일화는 최고의 구충제… 오세훈과 함께 승리할 것”

    안철수 “단일화는 최고의 구충제… 오세훈과 함께 승리할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부패를 뿌리 뽑고 정의와 공정을 지켜내려면 국민의 양심적 힘을 결집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는 ‘국민 기생충’들을 잡는 최고의 구충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장 후보등록일(오는 18~19일) 전까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고 본선에서 승리해서 정권 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 국민적 공분을 낳은 LH 투기 의혹을 문재인 정권의 비리로 규정하면서 맹비난했다. 그는 “LH 직원들의 비리뿐만 아니라 여당 국회의원 가족의 투기 의혹이 나왔지만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전임 정권 시절의 일까지 조사하겠다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안 대표는 이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면서 “LH 사장이 지금 국토부 장관이고 부동산 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만들어 온 국민을 고통받게 만든 사람들이 누군데 어떻게 이렇게 염치없는 발언을 할 수 있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 대통령 딸에게까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번지고 있다. 대통령마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영농 경력 11년이라면서 농지를 사들였다”며 “이런 정권에서 제대로 된 부동산 투기 조사가 이뤄어질 리 만무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든 검찰수사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야권이 힘을 합쳐 국민의 피와 땀을 뽑아먹는 국민의 기생충들을 박멸하자”고 강조했다. 오 후보를 향해서는 “손흥민 선수에겐 케인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고, 손기정 선생에겐 남승룡이라는 고독한 레이스를 함께 한 동지가 있었다”며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그런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단일화를 이뤄내자”며 “우리가 두 손을 맞잡으면 누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든지 우리는 함께 승리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홍현희, 학폭 의혹에 “내가 남 외모 비하? 말 안 되는 소리”(공식)

    홍현희, 학폭 의혹에 “내가 남 외모 비하? 말 안 되는 소리”(공식)

    개그우먼 홍현희가 학교 폭력(학폭) 의혹에 대해 즉각 부인했다. 11일 소속사 블리스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내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홍현희 학폭 폭로 글은 사실이 아니며, 해당 글의 작성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상습적으로 이런 글을 써왔다”고 밝혔다. 홍현희는 소속사를 통해 “학창시절 내 외모도 지금과 다를 바 없었는데 무슨 친구 외모 비하를 하면서 왕따를 시켰겠는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절대 사실이 아니다. 정말 떳떳한 만큼 이제 차라리 나타나서 대면하자”고 전했다. 블리스는 “당사는 수년간에 걸쳐 게시된 연예 기사 댓글 등 작성자의 허위 주장 글들을 모두 자료 수집해놨으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무분별한 억측과 허위 사실 유포는 자제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앞서 지난 10일 자신을 홍현희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소개한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창시절 홍현희와 그의 무리들이 자신과 J양을 왕따(집단 따돌림) 시키고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현희가 “J양의 외모를 지적하며 왕따 시키던 모습도 떠오른다”면서 “지난 날에 떳떳하냐. 양심이라도 찔리긴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같은 글과 함께 영동여고 졸업앨범 속 홍현희의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다음은 블리스엔터테인먼트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블리스 엔터테인먼트입니다. 홍현희 학교 폭력 관련 공식 입장 전달드립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홍현희 학교 폭력 폭로 글은 사실이 아니며, 해당 글의 작성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상습적으로 이런 글을 써왔습니다. 홍현희 씨의 말에 따르면 “학창시절 내 외모도 지금과 다를 바 없었는데 무슨 친구 외모 비하를 하면서 왕따를 시켰겠는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면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으며, “절대 사실이 아니다. 정말 떳떳한 만큼 이제 차라리 나타나서 대면하자”고 전했습니다. 당사는 수년간에 걸쳐 게시된 연예 기사 댓글 등 작성자의 허위 주장 글들을 모두 자료 수집해놨으며 명예 훼손으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무분별한 억측과 허위 사실 유포는 자제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도로 달아난 미얀마 경찰들 “내가 발포 명령 거부한 이유”

    인도로 달아난 미얀마 경찰들 “내가 발포 명령 거부한 이유”

    “시위대를 향해 쏘라는 지시를 들었다. 난 그들에게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 명령에 반발해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로 넘어가 숨어 지내는 나잉(가명·27)을 비롯한 여러 명의 미얀마 경찰관, 그 가족들을 영국 BBC 인도 기자가 어렵사리 만나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얀마 서부의 한 마을에서 9년째 말단 경관으로 복무했던 나잉은 지난달 말부터 시위가 격렬해지자 두 차례나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달아나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상사에게 못하겠으며 난 국민들 편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군부는 몰려 있다. 그래서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잉은 인터뷰하는 도중 휴대전화를 꺼내 아내와 다섯 살과 6개월 된 두 딸을 집에 남겨두고 왔다며 사진들을 보여줬다. 그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경관은“군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뿐인 무고한 사람들을 내 손으로 죽이거나 다치게 할까봐 겁이 났다. 우리는 군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시킨 것은 잘못됐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인도 접경지역인 북서부 캄파에서 경찰로 복무한 타 펭(27)이 “경찰 규정상 시위대를 저지할 때는 고무탄을 쏘거나 (실탄은) 무릎 아래만 쏴야 하는데도 죽을 때까지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고 로이터 통신도 이날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시킨 뒤 반발하는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해 지금까지 60명 이상이 사망했다.BBC 기자가 미얀마 경관들을 만난 곳은 국경으로부터 16㎞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이들은 유혈 사태 초기에 이곳으로 피신한 사람들인데 미얀마에 들불처럼 번지는 시민불복종운동(CDM)에 가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다만 경관들이 말하는 내용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현지 관리들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100명 이상이 미조람주로 탈출했다고 말한다. ?(가명·22)이란 경관은 군부가 정부를 전복한 날 밤에 인터넷이 차단되고 그의 경찰서 근처에 군 초소가 설치된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동료 경관과 짝을 이뤄 군인들과 한 대도시의 길거리를 순찰했는데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명령을 들었지만 거부했다고 털어놓았다. “군인 간부가 우리에게 5명 정도 밖에 안되는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라고 명령했다. 난 사람들이 두들겨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무고한 이들이 피를 흘렸다. 내 양심 상 그런 사악한 행동에 가담할 수 없었다.” 경찰서를 몰래 빠져 나온 그는 모터바이크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그레이스(가명·24)란 여자 경관은 BBC 특파원이 만난 미얀마 경찰 출신으로 인도 망명을 희망하는 두 여성 중 한 명이었다. 군인들이 채찍과 고무총탄을 사용하고 최루가스를 어린이들도 포함된 시위대에 발사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그들은 우리가 군중을 해산시키고 우리 친구들을 체포하길 원했는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우리는 경찰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제 시스템이 바뀌었다. 우리는 경찰 일을 계속할 수 없다.” 가족들을 남겨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심장이 아주 좋지 않다고 했다. 부모님들이 많이 걱정하지만 자신과 같은 미얀마 젊은이들은 이 나라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했다.미얀마 군부는 이들을 송환해달라고 요청했다. 두 나라의 우호 관계를 위해 그렇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미조람주 수석장관은 인도에 도착하는 이들에게는 임시 보호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연방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BBC 특파원은 경찰 뿐만아니라 한 가게 주인도 만났다. 미얀마 당국은 그가 온라인 반정부 활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이기심으로 달아난 것이 아니다. 이 나라의 모두가 걱정스럽다. 안전을 위해 이곳에 왔다. 이곳에서 운동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에야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미얀마의 우방인 중국을 포함해 15개 이사국이 전원 찬성한 이 성명은 이날 오후 의장성명으로 공식 채택된다. 의장성명은 결의안 바로 아래 단계의 조치로 안보리 공식 기록에 남는다. 영국 주도로 작성한 초안에 비해 상당히 후퇴했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영국이 회람한 초안에는 ‘쿠데타’라는 단어를 사용해 이를 규탄하고, 유엔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수정된 성명에서는 이런 내용이 빠졌다. 미국 재무부는 미얀마 군정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가족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두 성인 자녀와 이들이 장악한 기업체 6개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거래 금지 등 제재를 내린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이 제재를 부과한 직후 트위터로 “영국도 추가 제재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얀마 정권이 권력 남용과 인권 침해로부터 이익을 얻어선 안 된다는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 [문화마당] “그것처럼 해주세요”라는 무심함/최나욱 건축가·작가

    [문화마당] “그것처럼 해주세요”라는 무심함/최나욱 건축가·작가

    얼마 전 개업한 가평의 한 카페를 다녀왔다. 흔치 않은 디자인 덕분인지 사진 찍는 사람들이 붐볐다. 일본 건축가 그룹 사나(SANAA)가 설계한 그레이스 팜 형태를 그대로 옮긴 디자인이지만, 대중을 타깃으로 할 경우 원작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기 마련이다. 표절의 문제는 법적 문제를 넘어 예술과 대중을 구분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물론 표절이 아니라 오마주라거나 레퍼런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런 설명은 낯설지 않다. 다만 원작이 몰두하던 가치를 도외시한 채 보이는 것만을 베낀 거라면, 그것은 저작권의 문제뿐 아니라 작가성에 대한 모욕이다. 예컨대 이 카페가 사나의 설계를 베끼면서 원작자의 내외부 경계에 대한 작가적 화두나, 특이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던 구조적 담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처럼 말이다. 하기야 일련의 문제는 인스타그램 사진 속에서는 어차피 표현되지 않으니 영리한 전략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유행하는 공간들은 어떤 원작을 표피적으로만 본떠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앞서 말했듯 작가성의 범주에서 일어난다. 작가들이 가장 고심했던 것들이 순식간에 폄하되기 때문이다. 요컨대 트렌디한 디자이너들이 종종 따라하는 버질 아블로의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것을 재창안하고 재맥락화하는 문법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마냥 따라 하고 있으니 꽤나 곤혹스러운 일이다. 의도를 잘 내보이기 위한 창작 전략에서 정작 의도는 사라진 채 따라 하기 쉽다는 사실만이 이용된다. 원작에서 중요했던 깊이는 얄팍해질 따름이다. 가구 디자인의 경우에는 일부러 비싼 재료를 쓰면서 가격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어차피 모방하는 이들에게 디자이너의 추상적 담론은 따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부분이고, 디테일은 전문가들에게나 겨우 보일 테니 아예 가격적 부담을 이용해 선을 그어 버리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유행은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단가를 맞추며 벌어지는 모방의 문제이기도 하다. 럭셔리 시장에서 가격 정책은 작가성을 유지시키는 전략 중 하나다. 건축의 경우 이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 분야에 있어 미학과 공학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시공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게 엄청난 실력이라며 디자인 베낀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까지 한다. 미니멀한 인테리어에서 종종 모방하는 존 퍼슨의 디자인이 적합한 예시다. 실력 있다고 손꼽히는 디자이너들은 비교적 노력해서 그를 따라한 다음 레퍼런스라고 주장한다. 과정을 모르면 결과로 인정을 받지만, 결국 양심 없는 모방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에 비해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많은 근사한 것들이 주변에 금방 만들어지고 생겨난다. 사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상당수의 사람들은 사나의 아름다운 곡선을, 버질 아블로의 쿨한 레이아웃을, 존 퍼슨의 단정한 배치를 경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때는 좋은 것들의 대중화라는 명목 아래 이러한 분위기를 반가워하기도 했다. 클라이언트가 내게 그런 주문을 할 때면 어떤 방식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이러한 수입이 일반화되고,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 오히려 트렌드를 잘 아는 창작자들이 대상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원본을 똑바로 밝히지 않으면서 대중을 기만하고 부패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처럼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는 그래도 창작에 대한 무지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것을 대충 따라하고 그치는’ 창작자의 대응은 창작산업의 악순환을 야기한다.
  • 日 거장이 만든 ‘731부대’ 만행, 일본 우익들에게 경고 날리다

    日 거장이 만든 ‘731부대’ 만행, 일본 우익들에게 경고 날리다

    일본 공포영화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66) 감독이 생애 첫 시대극으로 한국 관객에게 돌아왔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스파이의 아내’(2020)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만행을 고발하려는 양심적 일본인들의 분투기를 그렸다. 봉준호 감독과 서로 ‘팬’이라고 할 만큼 독특한 연출관을 갖고 있는 구로사와 감독은 자신의 첫 시대극 도전에 대해 “전쟁 중이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 현대보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선명히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해 예전부터 꿈꿔 왔다”고 밝혔다.●인간·사회 최악이었던 일본의 1940년대 구로사와 감독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1940년대 일본은 전반적으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고 긴장된 시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현대사회를 영화의 무대로 하면서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고 자유인지를 뚜렷하게 제시하기 어려웠고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낸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고 덧댔다. 영화는 1940년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다카하시 잇세이 분)가 사업차 만주에 갔다가 목격한 생체 실험의 비밀을 국제사회에 알리기로 결심하자 아내인 사토코(아오이 유우 분)가 만류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가정의 행복을 지키고 싶던 사토코는 결국 대의에 동참해 ‘스파이의 아내’가 되기로 하고, 한때 친구였던 헌병대 분대장 다이지(히가시데 마사히로 분)와 벌이는 심리전을 긴장감 있게 담았다. 여성인 사토코의 눈으로 1940년대 군국주의의 폐해를 묘사하고, 남편 유사쿠는 국수주의와 인권 유린을 혐오하는 ‘코스모폴리탄’을 자처함으로써 역사를 왜곡하려는 일본 우익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다. ●영화 실제 인물은 없고 완전한 픽션으로 배경을 고베로 설정한 데 대해 구로사와 감독은 “항구도시인 고베는 해외와의 무역이 빈번한 곳, 전쟁 중에도 수많은 외국 정보가 오간 개방적인 곳이라 영화와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인물은 없고 완전히 픽션으로 만들어 냈다”고 했다. “이 영화에는 큰 테마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만으로도 무언가를 보여 줄 수 있고 일상을 많이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전하려는 주제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사실과 픽션의 균형을 설명하며 “영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부분을 좀더 상상을 통해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다”고 말했다. ●“수준 높은 한국 관객들 평가 궁금해” ‘큐어’와 ‘회로’ 등으로 명성을 쌓은 그는 ‘스파이의 아내’로 지난해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했다. “평소 알폰소 쿠아론(멕시코), 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 봉준호 감독을 항상 눈여겨보고 있다”며 “수준 높은 영화를 만드는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 줄지 궁금하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어 “일본 영화 중에도 이렇게 특이한 영화가 있구나 하고, 무겁지 않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녹슨 굴삭기” “알몸 작업”…중국산 김치, 국내산 둔갑도[이슈픽]

    “녹슨 굴삭기” “알몸 작업”…중국산 김치, 국내산 둔갑도[이슈픽]

    중국 김치 공장…알몸으로 배추 ‘휘적’녹슨 굴삭기로 절인 배추 옮기는 모습“중국산 김치가 국내산으로 둔갑”불량 음식점들 여전히 존재 알몸으로 절인 배추를 휘적이고, 고추 더미를 쥐들이 파헤친다. 절인 배추는 녹슨 굴삭기로 옮긴다. 중국산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온라인상으로 퍼지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업체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10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중국에서 배추를 대량으로 절이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과 사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영상에는 땅을 깊게 파 만든 구덩이에 비닐을 씌워 대형 수조를 만들고 그 안에서 배추를 절이는 모습이 담겼다. 상의를 탈의한 한 남성이 몸을 담근 채 배추를 직접 굴삭기로 옮기는 장면도 포착됐다. 배추가 둥둥 떠 있는 소금물은 한눈에 봐도 거뭇한 색을 띠고 있어 비위생적으로 보인다. 굴삭기 역시 곳곳에 녹이 슬어있는 등 매우 낡아 있다. 해당 사진은 지난해 6월 중국 웨이보를 통해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게시물이 올라왔을 당시 한 중국인은 자신을 굴삭기 기사라고 소개하며 “여러분이 먹는 배추도 내가 절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에서도 김치 공장의 위생 상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상에서 확인된 김치 생산 과정은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로 이번 영상 외에도 쌓아 둔 배추를 작업자들이 신발 신은 채로 밟고 굴삭기로 옮기는 사진들이 여러 번 공개된 적 있다.‘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불량 음식점 무더기 적발 그렇다면 중국산 김치는 중국인만 먹을까.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양심 불량’업체들이 최근 무더기 적발됐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10일 동안 배달 앱 인기업소와 배달 전문 음식점 600곳을 수사해 식품위생법 및 원산지 표시법을 위반한 업체 116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A 업소는 김치찌개를 중국산 김치로 조리해 판매하면서 국내산 김치로 거짓 표시했다. 원산지 표시법에 따르면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끔 표시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인치권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음식 소비 성향을 고려해 배달음식 수사에 나섰다”며 “앞으로 규모가 크고 도민 식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외식업체, 식품제조가공업소에 대한 수사를 강화해 경기도만큼은 먹거리로 장난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日만행 고발한 구로사와 감독 “암울한 1940년대, 자유와 행복 의미 전하고파”

    日만행 고발한 구로사와 감독 “암울한 1940년대, 자유와 행복 의미 전하고파”

    일본 공포영화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66) 감독이 생애 첫 시대극으로 한국 관객에게 돌아왔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스파이의 아내’(2020)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만행을 고발하려는 양심적 일본인들의 분투기를 그렸다. 봉준호 감독과 서로 ‘팬’이라고 할 만큼 독특한 연출관을 갖고 있는 구로사와 감독은 자신의 첫 시대극 도전에 대해 “전쟁 중이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 현대보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선명히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해 예전부터 꿈꿔 왔다”고 밝혔다. 구로사와 감독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1940년대 일본은 전반적으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고 긴장된 시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현대사회를 영화의 무대로 하면서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고 자유인지를 뚜렷하게 제시하기 어려웠고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낸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고 덧댔다. 영화는 1940년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다카하시 잇세이 분)가 사업차 만주에 갔다가 목격한 생체 실험의 비밀을 국제사회에 알리기로 결심하자 아내인 사토코(아오이 유우 분)가 만류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가정의 행복을 지키고 싶던 사토코는 결국 대의에 동참해 ‘스파이의 아내’가 되기로 하고, 한때 친구였던 헌병대 분대장 다이지(히가시데 마사히로 분)와 벌이는 심리전을 긴장감 있게 담았다.여성인 사토코의 눈으로 1940년대 군국주의의 폐해를 묘사하고, 남편 유사쿠는 국수주의와 인권 유린을 혐오하는 ‘코스모폴리탄’을 자처함으로써 역사를 왜곡하려는 일본 우익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다. 배경을 고베로 설정한 데 대해 구로사와 감독은 “항구도시인 고베는 해외와의 무역이 빈번한 곳, 전쟁 중에도 수많은 외국 정보가 오간 개방적인 곳이라 영화와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인물은 없고 완전히 픽션으로 만들어 냈다”고 했다. “이 영화에는 큰 테마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만으로도 무언가를 보여 줄 수 있고 일상을 많이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전하려는 주제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사실과 픽션의 균형을 설명하며 “영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부분을 좀더 상상을 통해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다”고 말했다. ‘큐어’와 ‘회로’ 등으로 명성을 쌓은 그는 ‘스파이의 아내’로 지난해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했다. “평소 알폰소 쿠아론(멕시코), 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 봉준호 감독을 항상 눈여겨보고 있다”며 “수준 높은 영화를 만드는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 줄지 궁금하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어 “일본 영화 중에도 이렇게 특이한 영화가 있구나 하고, 무겁지 않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원순 피해 여성에게 사과” 박영선 너무 늦은 입장 표명

    “박원순 피해 여성에게 사과” 박영선 너무 늦은 입장 표명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후보가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를 한 것은 처음이다. 박 후보는 8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선거사무실에서 진행한 여성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피해자가 우리의 사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 직접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박 전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은 박 후보에게 부담 요인으로 거론돼 왔다. 박 후보는 3·8 여성의날을 계기로 사과 의사를 밝히면서 선거전이 본격화되기 전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가동하며 측면에서 박 후보를 지원했다.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1차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박 후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여성 최초의 상징이었다”며 “여성의날을 빛낼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웅래 공동선대위원장도 “최초의 여성 시장, 최고의 정책 시장의 선출을 위해 우리는 책임감 있는 여당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야당은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여당 책임에 따른 것임을 재차 강조하며 박 후보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박 후보의 행보가 시작된 뒤 한 달여 동안 절절함을 담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위로가 없었다고 아는데 여성의날을 맞아 사과했다는 말에 의아했다”며 “진심 담은 사과가 여성의날이라야 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박 후보의 진정성 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면서 “양심이 있다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부른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세 사람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저격’ 홍준표 “이재명, 연애도 무상으로 하셨던 분이니” 女 스캔들 소환

    ‘저격’ 홍준표 “이재명, 연애도 무상으로 하셨던 분이니” 女 스캔들 소환

    여배우 김부선씨와 ‘불륜 스캔들’ 논란 언급“이재명 ‘기본시리즈’, 무상시리즈이름만 바꾼 재판에 불과, 허경영식 공약”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8일 차기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야심차게 밀고 있는 ‘기본소득’·‘기본대출’·‘기본주택’ 등 기본 정책 시리즈에 대해 “무상시리즈의 이름만 바꾼 것”이라면서 “국민을 현혹하는 허경영식 공약”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홍 의원은 “연애도 무상으로 하는 분이니 말릴 수는 없다”며 과거 배우 김부선씨와 이 지사 간 스캔들을 언급하며 이 지사의 공약을 저격했다. “국가 재정 능력 한계치인데 코로나정국 이용해 무상시리즈로 국민 현혹” 홍 의원은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지사의 기본시리즈는 10여년전 좌파 진영에서 들불처럼 퍼져 나갔던 무상시리즈의 이름만 바꾼 재판(再版)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무상시리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낙마시켰던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시행했던 ‘무상교복’ 등 일련의 진보 진영의 정책을 의미한다. 홍 의원은 무상시리즈 원조 격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전 대통령)는 원유를 팔아 산업에 투자하지 않고 정유 공장조차 없이 무상 시리즈를 계속 하는 포플리즘 정치를 했다”면서 “원유가 폭락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고 자국민 10%가 해외 탈출한 참혹한 베네수엘라를 만든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재정능력이 한계치에 달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코로나 정국을 이용해 또다시 무상시리즈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국가혁명당 대표) 허경영식 공약은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이 지사를 겨냥해 “하기사 연애도 무상으로 하는 분이니 말릴 수는 없다”면서 “더 이상 국민들을 현혹하는 기본 시리즈를 안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꼬집었다.홍준표, 2018년에도 도지사 선거 때도“李, 워낙 무상 좋아하니 불륜도 무상” “여배우 스캔들 거짓말, 도지사 자격 없다”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재임 시절인 2018년 6월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에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을 거론하며 이 후보는 자격이 없다고 몰아세웠다. 홍 의원은 “여배우 스캔들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 어떻게 1300만 경기도민의 대표가 될 수 있느냐”면서 “이 후보가 워낙 무상을 좋아하니 불륜도 무상으로 했다는 ‘무상 불륜’ 의혹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후보의 경쟁 상대였던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정봉주 전 의원, 주진우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 등이 김부선씨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며 양심 선언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김부선씨는 2016년 “성남에서 총각 행세하는 61년생 정치인. 부끄럽고 미안하지도 않느냐”며 이재명 지사에게 속아서 교제했다고 폭로한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2018년 도지사 선거 당시에도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씨 이제라도 부끄러운 것을 알고 사과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면서 “속을만큼 지겹게 속았다. 나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고, 이재명의 거짓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혀 급하지 않다”고 주장했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고민정 “오세훈, ‘용산참사’ 끔찍” 안철수 “고민정 캠프서 쫓아내야”

    고민정 “오세훈, ‘용산참사’ 끔찍” 안철수 “고민정 캠프서 쫓아내야”

    안철수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피해호소인이라 부른 고민정 3인방 빼라”“박영선 출마 자체 2차 가해…진정성 없다”박영선 “사과, 피해자 위해 모든 일 하겠다”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을 맡은 고민정 의원이 8일 취임 후 서울시 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이명박 주연, 오세훈 조연의 ‘용산 참사’는 떠올리기도 끔찍한 장면”이라면서 “뉴타운 광풍으로 서울 곳곳을 할퀸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한나라당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오세훈 후보와 보수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고 의원을 겨냥해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했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고 박 전 시장의 장지까지 따라갔던 사람이라며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뉴타운 광풍, 서울 할퀸 MB 그림자” 고 의원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서울시민들의 역사를 지우고, 보금자리를 빼앗는 개발 악몽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고 의원은 “‘피맛골’이 재개발되던 날 서울시민은 역사와 추억을 빼앗겼다”면서 “투기 근절과 서민주거 안정이 부동산 정책의 근본이라는 점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정은 군사작전식으로 일주일 만에 부동산 규제를 풀겠다는 사람에게 쥐어줄 블록놀이 장난감이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오 후보는 서울시 부동산 정책으로 스피트 주택공급, 비(非)강남 지역 생활도시계획 도입, 재산세율 인하 및 1가구 1주택 재산세 감면,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을 발표했었다. 오 후보는 지난 2일 부동산 주택 공급 정책 공약 발표에서 “고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재건축·재개발이 잘 이뤄지지 못하게 했다”며 신규 주택 36만 가구 공급 계획을 언급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 차원에서 제거 가능한 규제를 과감히 없애서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면서 “이를테면 구역 지정 기준을 완화해 빠르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 용적률도 상위법령과 동일하게 높여주고 한강변 35층 높이 제한도 없애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울시 방침을 바꿀 수 있다”며 영등포구 여의도, 노원구 상계동, 양천구 목동, 강남구 압구정동, 강남구 대치동 등의 노후 아파트 재건축·재개발을 풀면 5만~8만호 물량이 공급되는데 서울시가 묶어놨다고 언급했다.안 “박영선, 양심 있으면 고민정·남인순·진선미, 캠프서 쫓아내라” “피해호소인이라 부르고 장지까지 따라가” 반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오 후보와 단일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안철수 후보는 이날 박영선 후보를 향해 “양심이 있다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부른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세 사람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공군호텔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의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사과에 대해 “진정성 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여성 정책 브리핑’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는 “피해자분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면서 “피해자가 우리의 사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그때 직접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후보 선거 캠프에 합류한 고 의원 등 3명은 지난해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논란을 빚었었다. 이를 두고 안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진정으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이들은 전임시장 장례식은 물론 장지까지 따라간 사람 아니냐.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여성의날 행사 모두발언에서도 박 전 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특정 이념과 진영을 함께하는 시민단체와 여성단체조차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했다가 ‘피해호소인’이란 말을 만들면서까지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동학대 신고자 노출 경찰관 경징계에 의료계 반발

    아동학대 신고자 노출 경찰관 경징계에 의료계 반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의료진의 신분을 외부에 노출한 경찰관에게 경징계 처분이 내려지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8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순창경찰서 소속 A경위에 대해 견책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A경위는 지난해 11월 네 살배기 아동학대 신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해 의심 부모에게 신고자를 유출할 수 있는 발언을 해 감찰 조사를 받아왔다. 당시 A경위는 신고자를 묻는 가해 의심 부모 측에 “그건 말할 수 없다”고 했으나 이후 조사과정에서 “아침에 그 의료원에서 진료받았죠?”라고 실언했다. 이로 인해 학대 의심 신고를 한 공중보건의는 두 시간 넘게 가해 의심 부모로부터 폭언과 욕설을 들어야 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비록 실수였다고는 하나 경찰관의 말 한마디가 신고자 신분 노출이라는 결과에 이른 점을 고려해 징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의료계는 경찰의 처분이 ‘제 식구 감싸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협회장은 “신고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느 의사가 아동학대를 의심하고도 신고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제 식구를 봐준 경찰의 이번 처분으로 가장 큰 피해는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동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경찰은 지금이라도 양심에 따라 아동학대 범죄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의료진을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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