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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패척결과 국민의식/李炫熙 성신여대 교수·한국사(서울광장)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말이 있다.로마문화의 위대성을 지적하는 의미다. 그런 로마가 망한 것이 무슨 이유인가.부정부패와 퇴폐·타락 때문이었다. 북송(北宋)의 왕안석은 신법(新法)을 통해 국가 부강을 제시했다.그중 주목되는 것은 부패척결이 선행되어야 나라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 부정 공직자는 상하 구분없이 철저히 색출,엄벌하고 백성(국민)도 부정부패의 연결 소지를 근절해야 한다고 역설한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찬란했던 신라의 멸망이나 고려의 최후,조선조의 피침(被侵) 등도 따져보면 총체적 부정부패가 주요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결국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한 나라가 최후를 맞았던 근본 이유중 부정부패가 그 으뜸을 차지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문제가 돼왔음에도 해결하지 못한 부정부패를 어떻게 척결하여 대외적으로 한국의 신인도를 올릴 수 있을까. ○규제완화로 ‘관행’ 차단 첫째,각종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여 원천적으로 국민들이 담당 공직자와 업무상 은밀한 교섭·거래를 할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담당자가 칼자루를 쥐고 눈을 크게 뜨며 관련 서류를 몇번이고 다시 고쳐오게 한다든가 접수를 거부·지연시키는 등 공포적 분위기를 표출해서 ‘부정거래’를 유도하는 듯한 과거의 관행을 이제는 완전 차단해야 한다.각종 규제가 안 풀리기 때문에 공직자에게 아쉬운 거래를 부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허가 등 업무를 민영화해서 중하위직과의 상담 자체를 제도적으로 격리할 필요도 있다.많은 규제가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왕안석의 신법에서 지적됐듯이 부정부패를 일삼는 무리를 적발하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일벌백계주의로 엄히 처벌하여 이런 부정한 일을 범하면 개인적으로 크나큰 불이익이 돌아온다는 자각심을 심어놓아야 한다.이 점은 다산 정약용도 ‘목민심서’에서 지적한 바 있다. 부정부패 관련자들을 얼마간 사회로부터 격리 수용해서 회개케 하는 것도 중요하다.그러나 그런 사람일수록 로비에 천재이기 때문에 상하 담당자와 막후 교섭으로 잠시뒤 원상복귀하는 사례를 목격하곤 한다.기소유예·보석·가석방·주거제한 형식으로 일단 풀려나 거리를 활보하는 파렴치한들을 볼 수 있다.뇌물받은 것을 숨겼다가 복역하고 나와 다시 잘 살 수 있다는 삐뚤어진 생각이 이런 악순환을 연출시키는 것이다. ○일벌백계주의 처벌을 셋째,아무리 공직자가 청렴하게 양심적으로,법대로 하려 해도 국민이 공직자를 악의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가는 경향도 있다.뇌물을 주어야 일이 잘 되고 빨리 된다는 빗나간 이기주의를 갖고 있는 국민의 의식이 개혁되거나 발상의 전환이 있지 않고서는 어느 정부이건 깨끗한 사회,맑고 명랑한 순리의 사회를 만들 수 없다.국민들이 정당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일을 처리하려는 생각이 정착되어야 된다. 국민의 정부에서 마침 중하위 공직자에 대한 부패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매우 적절한 시기에 핵심적으로 착안한 것이다.위의 세가지 부정부패 척결 제안은 올바른 역사의식이 온 국민들에게 확산될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 유신정권에 항거하다 73년 의문사/崔鍾吉 교수 명예 되찾는다

    ◎17일 서울대 백주년기념관서 25주기 추모식/선·후배 100여명 모임 결성… 진상규명 나서 유신 정권에 항거하다 지난 73년 의문의 죽음을 당한 전 서울대법대 崔鍾吉 교수의 25주기를 맞아 그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를 아끼는 선·후배 100여명이 ‘崔鍾吉 교수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오는 17일 서울대 교내 근대법학교육 백주년기념관에서 추모식을 갖고 역사적 진실을 회복하기 위한 진상규명에 앞장서기로 했다. 모임을 주도한 裵載湜 서울대 명예교수는 “침묵을 강요하던 유신독재 시절 崔교수는 불의에 항거한 참 지식인이었다”면서 “그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지 어느덧 사반세기가 흐른 지금 우리는 지난 날의 반성과 함께 과거 어둠에 가렸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崔교수는 지난 73년 10월16일 오전 8시30분 유럽거점 대규모 간첩단 사건과 관련,당시 중앙정보부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다가 19일 오전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崔교수가 간첩혐의를 인정한 뒤 양심의 가책을 느껴7층에서 투신자살했다고 밝혔지만 이듬해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전기 고문기 조작 실수에 의한 심장파열’이라고 사인을 주장하는 등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돼 왔다. 추모식은 裵교수의 개식사와 金裕盛 서울대법대학장,咸世雄 신부 등의 추모사에 이어 추모시,분향·헌화 등이 이어진다. 서울신문은 지난 8월20일자 민주열사 열전에 ‘유신사죄 외친 참지식인’이란 제목으로 崔교수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 조계종 훼불방지 특별법 추진/“법 이전 양심문제” 타종교 반대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이 타종교 시설물에 대한 훼손범죄를 막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촉구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타종교지도자들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宋원장은 최근 불교주간지 「현대불교」가 창간4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종교화합 모색’ 주제의 종교지도자 지상좌담에서 “공경의 대상이자 민족문화유산인 종교시설물의 파괴행위는 엄중하게 처벌,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덕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은 “현행 법령에 의해서도 처벌이 가능하며 법을 초월한 종교인들의 이해와 화합정신이 중요하다”고 반대의사를 내비쳤다. 김광욱 천도교 교령도 “종교의 본분은 사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인도하는 것인데 법령을 만든다면 세상은 더욱 어지러워질 것”이라며 지덕회장의 발언에 동조했다. 김몽은 신부(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역시 “종교는 초월적이고 내면적인 가치를 실현시키는 것인데 법률적인 제도에 의존하게 된다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며 특별법 제정에 반대했다. 이밖에 최근덕성균관장은 “자신의 종교를 내세워 누구나 개종의 대상으로 선택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역설했으며 조정근 원불교 교정원장은 “서로 신앙하는 종교가 다르다 하더라도 배울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金容雲 한양대 명예교수(국난극복의 지혜를 듣는다)

    ◎부패 청산 신바람운동 일으키자/한국인의 역사에 좌절이란 없어/구성원 각자 자각땐 민족정기 바로 설것 고사리의 작은 잎 하나에도 전체와 똑같은 구조가 있다.복잡성 이론은 이와 같은 ‘부분이 전체구조와 같은,즉 프랙탈(fractal)현상’을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최근 우리사회에는 안기부의 북풍공작,국세청의 정치자금 모금,권력의 부정융자압력…등 섬뜩한 사건들이 있었다.이들은 공통적으로 깡패사회나 다름없는 힘의 논리로 국가기관의 사유화를 시도했으며,이는 도저히 국민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대역행위이다.이같은 악(惡)의 프랙탈 구도는 하나의 뿌리에서 발생한 한국병이며 재벌,대학에서부터 말단 사회조직에 이르기까지 팽배해 있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IMF고 국난이고 간에 남의 일인듯 ‘어디 잘 좀 해보시오’라는 냉소주의에 빠질 때,관리는 복지부동(伏地不動)이 되며 일부 기득권층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다. 카오스이론은 다윈의 고전적 적자생존의 진화론을 부정하는 창발(創發)의 개념을 내세운다.일본 어느 섬의 원숭이 무리는 모래나 흙이 묻은 고구마로 사육되었으나 6년이 지난 어느날 그중 한 마리가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먹기 시작했다.그것을 본 또 다른 한 마리가 그 짓을 하게 되고 그 수가 차츰 늘어 일정한 수에 달하자 그 섬 안의 원숭이는 물론 다른 지역의 그것을 보지 못한 원숭이들까지도 모두 고구마를 씻어먹기 시작했다. 이 현상은 비단 원숭이 뿐만이 아니다.영국에서는 어느 한 마리의 새가 매일 아침 배달되는 우유통의 뚜껑을 쪼아서 마시기 시작하자 그것을 모방한 새가 늘어갔으며,그 무리가 일정한 수에 도달하자 갑자기 영국에 있는 그 종의 새 모두가 그 일을 하기 시작했다. 복잡성의 과학은 한 종의 집단에서 진보적인 행동을 취하는 구성원이 일정한 수에 도달하여 전체가 그 행동을 하게 될 때를 새로운 성격의 창발(emergence)이라고 한다.진화는 생존경쟁이 아닌,집단의 일부에 새로운 지혜가 싹틈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체는 단순히 부분의 합’이 아니다.일부 구성원의 행동이 전체의 성질을 바꾸기도 한다.99마리가 행동할 때까지 전혀 무관심했던 나머지 전부가 100마리째의 행동 때문에 새로워지는 것이다.서울의 거리를 날아다니던 나비한 마리의 날갯짓이 며칠 후 뉴욕에 폭풍우를 일으킬 수 있다(나비효과)는 사실이 실감되는 오늘이다. 애덤 스미스는 자유방임으로 경제질서가 유지되는 일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설명하는데,몇 사람의 경제적 행동이 전체적인 질서를 유지케 하는 일이 창발됨을 의미하고 있다.민족원형의 형성도 같은 이치이다.한국인은 유별나게 기(氣)가 많으며 위기를 곧잘 신바람으로 극복해왔다.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의병 또는 금모으기 운동을 경험했고,오늘날에도 냉소주의자에 맞서 건전한 시민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순신 장군을 괴롭힌 것은 왜군보다도 공을 시샘하는 고관이었으며 또한 원균의 군대는 이순신 군대의 분전을 보고도 외면하였다.그러나 결국에는 의병 등의 활약으로 왜적을 물리쳤다.일제 36년,그리고 독재정권 36년을 겪고 우리는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다.단순한 정권차원의 일이 아닌,그간의 악의 프랙탈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민족 양심의 부활을 상징한다.암세포처럼 만연한 한국병은 오직 건전한 시민정신으로 치유될 것이다.너 아닌 나 하나의 자각이 민족정기를 창발시킬수 있는 것이다.
  • 외환위기 뿌리는 지식인 출세주의/金容洛 희곡작가(발언대)

    서울대학교를 지망하는 문과계열 학생 중 80%는 궁극적으로는 사법고시나 행정고시를 보려는 의도에서 서울대를 지망한다고 한다.사법고시나 행정고시 합격은 권력의 길로 나아가는 첩경으로 알려져 있다.그리고 권력은 곧 부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부귀’와 ‘영화’를 동시에 누릴 권한이 주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고시를 통해 임용되는 판·검사와 고위 공무원의 위력이나 권한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았더라면 나도 법과대학을 지망했을지 모른다.그런데 부모가 안 계셨을 뿐만 아니라,주변에 고시와 관련된 사람이 없었고,또 당시의 급한 상황에서 월급이나마 제대로 받는 직업이 은행원과 선생뿐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범대학을 선택했다. 요즘 나는 내 인생을 결정한 것으로 두 가지를 꼽고 있다.하나는 서울대 사대를 나왔다는 것과 대학교수가 되었다는 것이다.우리 사회는 ‘학벌사회’라 나는 이 두가지만으로도 대우받고 살아온 셈이다. 그러나 나는, ‘학벌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실력사회’ 즉 실력이 대우받는 세상에서 인정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실력사회란 실력을 갖춘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이다.이는 당연하며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학벌사회란 특권이 개입되고,‘정직한 성공주의’가 아닌 ‘출세주의’가 끼어들어 실력사회가 타락한 것이다.못 배운 자들의 출세주의는 기껏해야 범죄를 저지르는 등 개인적인 비극으로 끝나지만 배운 자들의 출세주의는 사회 전체를 부패하게 만든다.더욱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배운자들이 권력·재벌과 야합하면 나라가 망하게 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지식인 또는 지성인의 ‘출세지향주의’는 권력자나 재벌의 욕심 이상으로 부도덕한 것이다.출세주의 지식인들은 사회적 책임보다는 개인적인 욕심을 우선하며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데 소극적이다. 지식인의 책임의식은 ‘버려서는 안될 양심’이다.지식인과 지성인의 타락이나 부패는 사회전체를 비리와 부정부패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외환위기로 촉발된 IMF관리체제는 재벌과 정치인의 부정부패에서만 유래된 것이 아니다.사회 엘리트들의 출세지향적인사고를 배경으로 한 ‘타락’이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아닐까?
  • 도척의 충견(金三雄 칼럼)

    요(堯)임금이 어느날 마을을 지나는데 개 한 마리가 사납게 짖어댔다. 도척(盜척)의 개였다. 요임금은 인품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치적에 대한 후세 사가들의 칭송이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정도의 성군이다.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그의 인덕은 무변하여 마치 하늘이 만물을 길러줌과 같고, 그 슬기로움은 신명(神明)과 다를 바 없어 천지간에 모르는 것이 없고, 만민이 그의 성덕을 고루 입음이 흡사 초목이 태양을 향하여 우러러봄과 같고, 가문 날에 단비를 갈망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요임금은 한마디로 동양적 군주의 이상형으로 미화되고 찬미된 백세제왕(百世帝王)의 전범이다. 반면에 도척은 나날이 죄없는 사람을 죽여서 간을 회로 쳐서 먹는 등 난폭하기 짝이 없었고, 수천명의 도당을 이끌고 천하를 횡행하는 도적의 수괴였다. 중국역사에서 가장 흉악한 도적으로 친다. ○세금도적과 총격강도 도척의 개가 요임금을 향해 짖는 것을 척구폐요라 했다.개는 상대가 요라 하더라도 주인이 짖으라면 짖는 동물이다. 개에게는 성군의 덕보다 도적의고깃덩이가 더 값지다. 우리 사회에는 ‘도척의 충견’이 날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제의 충견(忠犬)이 되어 독립지사들을 사납게 물어뜯는 것을 시작으로,군사정권의 앞잡이가 되어 민주인사들을 짖어댄 번견(番犬)이 많았다. 일제의 충견과 군사독재의 번견들은 대부분 학벌과 학식이 출중한 지식인들이었다. 언론인도 적지않았다. 이들은 배운 학문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인의 고깃덩이를 좇아 애국자와 민주인사들을 물어뜯거나 짖어댔다. 이권과 촌지의 고깃덩이에 눈이 멀어 양심과 지성을 포기한 도척의 충견들은, 그러나 사회가 달라져도 바뀔 줄을 모른다. 국세청 불법선거자금 모금사건이 절도라면 판문점 북한군 총격요청사건은 강도다. 전자는 나라의 곳간을 훔치는 국절(國竊)이고, 후자는 나라를 강도질하려는 국도(國盜)이다. 이런 국절과 국도의 충견들에게 고깃덩이를 미끼로 던지는 도척의 무리가 존재하는가, 아니면 길들여진 ‘개버릇’그대로인가,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오늘 개회되는 국회는 우선 이 문제부터 규명해야한다. 정치쟁점이 아닌 실체적 진실규명에 노력해야 한다.두사건은 정파의 이해문제 이전에 바로 우리 공동체의 존립과 관계되기 때문이다.국회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는 데 협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여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도척의 충견’과 ‘도척’을 국사범으로 처벌하고 야당 주장대로 고문조작이라면 ‘권력의 충견’노릇을 한 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진실과 국가기강 그리고 인권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진실보도를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이 정치문제화하면서 쟁점이 흐려지고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 매양 엄청난 사건들이 정치쟁점화로 흐지부지되면서 국법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도·비판하는 일부 언론의 태도도 문제다.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보다 정파의 이해를 좇으려는 자세는 번견의 행동일 뿐이다. 지난해 모야당의원(당시)의 ‘명암사건’때의 보도태도와 이번 총격사건의 보도태도는 천양지차이다. 두 사건의 본질이 천양지간인데도 말이다. 우리 지식인과 언론인이 더이상‘도척의 충견’이 되어서는 안된다. 인간은 짐승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깃덩이나 얻어먹으면서 아무소리나 마구 하는 ‘도척의 충견’들은 본성을 찾아야 한다. 인간이 짐승노릇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 美 의회 윤리 앞세운 政爭의 몰윤리(해외사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불륜 의혹을 둘러싼 정치공방은 하원 본회의에서 탄핵절차를 의결함으로써 큰 고비를 맞았다.클린턴 대통령은 자리에서 쫓겨날 가능성에 직면한 미국사상 세번째 대통령이 됐다. 이상한 일이지만 백악관 주변은 긴박감보다 이젠 한숨을 돌렸다는 안도감이 감돈다고 한다.실제로 정치·경제적 상황이 격변하지 않는 한 대통령의 자발적 사임이나 탄핵에 의한 퇴임은 없다는게 현지 소식통의 정세분석이다. 하원 결의에서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은 예상을 훨씬 밑도는 31명에 그쳤다.결의에 동조하는 민주당 의원이 100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는 바람에 백악관측이 설득에 나서 31명으로 줄였다고 한다. 백악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탄핵결의에 동조한 31명은 순수하게 윤리적 판단을 한 것일까.상당히 의심스럽다.대부분은 1개월 남겨둔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계산을 했을 것이다.탄핵절차에 동조하지 않으면 다음선거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계산은 공화당쪽도 비슷하다.정치적 신념이나양심과는 거리가 멀다.일관된 미국 국민들의 여론에 눈치를 보고있다.대통령의 불륜이나 거짓말에는 불쾌해하면서도 과반수가 ‘대통령의 실적’을 평가하고,이 사건으로 ‘사임할 필요까지는 없다’는게 대체적인 미국민들의 생각이다.의회가 백악관측에 약점을 잡히고 있는 격이다. 어쨌든 이번 사건에서 가장 칭찬받지 못할 사람은 두말할 나위없이 대통령이다.지나치게 경솔한 행동을 저지른 나머지 공인으로서 거짓말을 한 ‘윤리의 죄’는 무겁다.그렇지만 이때문에 탄핵소추를 당해야 하는지는 별문제이다. 이처럼 윤리를 앞세운 정쟁의 몰윤리한 모습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걸까. 민주주의의 본가에서 일어난 이번 정치드라마의 등장인물 모두에게 가장 결여된 것은 진정한 고뇌이다.‘미국의 세기’라고도 일컬어지는 금세기말의 풍경은 슬프기조차 하다.
  • “韓·日 과거사 정리 큰 진전”/金 대통령 기자간담

    ◎양국 국민들도 적극 협혁해줘야/오사카 들러 오늘 귀국 【오사카=梁承賢 특파원】 金大中 대통령은 9일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전례없이 문서로 분명히 한국에 대한 가해자로서 책임을 명시하고 사죄를 표명한 것은 대단히 진일보하고 적극적인 표시”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이날 사흘간 도쿄 방문을 마치고 다음 방문지인 오사카로 떠나기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평가하고 “이 문서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양국 정부의 노력에 두나라 국민들도 협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특히 “이번 방일은 과거사 문제와 양국간 협력 문제 둘다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방일 성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아키히토(明仁) 일황의 방한 문제에 대해 金대통령은 “양국 국민간 준비가 되는 것을 봐가며 실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영빈관에서 일본내 친분인사 70여명을 초청해 베푼 다과회에서 “본인에 대한 도쿄 납치사건 진상은 반드시 밝혀져야 하며 정신대문제도 세계의 양심이 승복하도록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납치사건과 정신대 문제이외에 金九 선생,張俊河 선생 등 국내에서 많은 의문사로 억울하게 희생된 사건의 진상도 가려져야 하며,그렇지 않으면 민주정부의 의미가 없다”면서 “이 문제를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갈것”이라고 부연했다. 金대통령은 또 오사카에서 일본 관서지역의 주요단체 공동주최 만찬에 참석,“대한(對韓) 투자를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협력적 노사관계 정착과 노동의 유연성 실현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일본 기업인들의 대한(對韓) 투자를 적극 권고했다. 金대통령은 또 “특수한 역사적 배경하에 이 땅에 정착하게 된 한국인들이 일본 사회에 보다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일본 정부에 당부한 바 있다”며 지방참정권 획득 등 재일동포의 지위향상을 위한 일본측의 성의를 촉구했다.
  • 金 대통령 訪日­이모저모

    ◎“한·일 기업 제휴” 세일즈외교/국회연설 25분동안 12차례 박수 받아/고교은사 59년만에 만나 감회 젖기도/“나는 鬼首佛心 친한파의 소(牛)” 오부치 발언에 만찬장 웃음바다 【도쿄=梁承賢 黃性淇 특파원】 국빈 방일 이틀째인 金大中 대통령은 8일 오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金대통령은 이어 일본 경제단체 주최 오찬,국회 연설,NHK방송 좌담,총리 주최만찬 참석 등 숨돌릴 틈 없을 만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정상회담◁ ○…정장차림의 金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숙소인 영빈관으로 찾아온 오부치총리를 현관에서 반갑게 맞은 뒤 전날 저녁의 아키히토 일본 천황 주최 만찬 등 가벼운 주제로 환담.이어 배석자인 林東源 외교안보수석, 文俸柱 외교통상부 아·태국장 및 일본 외무성의 노보루 세이치로(登誠一郞) 외정심의실장,아나미 고레시게(阿南惟茂) 아주국장과 통역만 배석시킨 가운데 곧바로 단독회담에 들어갔다. 단독회담을 끝낸 두 지도자는 한국의 공식수행원 10명과 일본측 대표 10명이 대기중인 옆 회담장으로 자리를 옮겨 확대회담을 진행했다.1시간동안 계속된 확대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서명식장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어와 일어로 작성된 공동선언문에 공식 서명. ▷경제단체 연설◁ ○…金대통령은 이날 경제단체연합회 등 일본 주요 6개 경제단체가 공동주최한 오찬에 참석,‘세일즈 외교’에 나섰다.金대통령은 오찬연설에서 한국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일본정부와 재계가 보여준 ‘성의있는 협력’과 단기외채 연장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이와 함께 “지금이야 말로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해야 할 최적기”라며 대한(對韓) 투자를 권고했다. ▷국회 연설◁ ○…金대통령은 오후 일본 참의원 본회의장에서 참의원과 중의원 의원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25분동안 12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金대통령은 연설에서 “25년전 도쿄납치사건 등으로 생명을 잃을 뻔했던 내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여러분 앞에 서서 연설을 하게 됐다”고 감회를 피력,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연설은 일본 공영 TV방송인 NHK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오부치 총리 주최 만찬◁ ○…金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인 李姬鎬 여사와 함께 일본 총리관저 연회장에서 열린 오부치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오부치 총리는 金대통령이 써준 ‘敬天愛人’ 휘호를 액자에 담아 주빈석 뒤편에 놓아뒀다가 金대통령이 입장하자 이를 소개.그는 만찬사에서 “한국의 한 신문이 본인을 ‘시골 교장선생님 같은 인물’이라고 평했다”고 전제,“일본 언론에선 본인을 소(牛)로 비유한 적이 있으나 이 소는 귀수불심(鬼首佛心)을 가진 소이자 친한파의 소”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일었다.오부치 총리는 또 ‘행동하는 양심’‘각하가 걸어온 길은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발전의 역사 그 자체’‘국민의 정부 지도자로 오른 것은 역사적 필연’ 등의 표현을 써가며 金대통령을 극찬했다. 오부치 총리는 특히 장래의 한·일관계를 李여사의 애창곡인 ‘사랑으로’의 마지막 가사,즉 “‘영원히 변치 않는 우리들의 사랑으로’와 같다”고 말하는 등 각별한 친근감을 표시. ▷목포상고 은사 만남◁ ○…金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빈관 아사히노마에서 과거 목포상고 재학시절 은사였던 무쿠모토 이사부로(량본이삼랑)옹을 59년만에 재회했다.金대통령은 접견실 입구에 서서 옛 은사를 맞았는데,백발이 성성한 80세 노인이 된 은사의 모습을 보고 잠시 감회에 젖기도. 무쿠모토옹은 “건강이 나빠 실수를 할지 몰라 편지를 써왔다“며 품에서 편지를 꺼내 “예의바르고 최고 성적을 보인 옛 제자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 국빈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생애의 영광이자 기쁨”이라고 일본어로 읽어 내려갔다.그는 또 “지난 선거때 한국 국민들이 난국을 돌파할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金대통령이 한국의 난국을 돌파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NHK 좌담◁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 일본 NHK방송 좌담회에 참석한 金대통령은 오후 9시30분부터 30분간 전국에 녹화중계된 방송에서 일본이 한국을 명시,과거를 사죄한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金대통령은 한·일관계를 “두 나라는 워낙 가까운 나라여서 어디로 이사를 갈 처지도 아니다”고 조크를 섞어 표현하는 등 담담하고도 자신감있게 대응.특히 일황 방한문제에 대해서도 “국교정상화 30년이 넘었지만 국가원수가 방한하지 못한 것은 부자연스럽다”면서 2002년 이전 조기방한이 실현됐으면 한다는 전향적인 뜻을 피력. ▷영부인 일정◁ ○…대통령부인 李姬鎬 여사도 별도의 바쁜 일정으로 金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측면 지원했다. 李여사는 오전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일본기독교단체 주최 기도회에 참석,‘평화와 정의의 메시지’라는 주제로 연설.이 자리에서 李여사는 “한·일 두 나라 사이에 평화와 정의의 다리를 건설하는 데 기독교인들이 앞장서 달라”고 호소했다. 李여사는 이어 영빈관 일본식 별관에서 오부치 일본 총리 부인 지즈코(小淵千鶴子) 여사가 주최한 오찬에 참석,일본측의 환대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양국 국민이 각계 교류를 통해 상호이해와 신뢰를 쌓아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 ‘총격요청’과 ‘고문주장’의 해법(사설)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수사과정에서 고문이 있었나 없었나로 또다시 사건의 본질이 왜곡,희석되어가는 모양새다. 경성비리,청구비리수사가 편파·표적사정이라고 해서 진실이 증발된 듯하고,세도(稅盜)사건 역시 지역감정싸움으로, 서울역집회건도 정치테러다 아니다로 각각 본말이 전도된 모습을 보였다. 총격요청사건도 고문문제가 제기되면서 본질이 물타기가 되어가는 양상이다. 그래서 비록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고함치고 떠들면 잘못에 대한 비난의 초점이 흐려진다는 오도된 풍토를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러나 총격요청사건은 국기를 뒤흔든 중대사안이란 점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야당의 고문 주장은 주장대로 철저히 수사하라. 그것이 총격요청의 핵심을 흐리려 하는 악의가 있다고 보더라도 고문에 관한 한 흐지부지 넘어갈 수 없다. 그리고 총격요청 사건은 고문과 별개로 분명하게 가려야 한다. 적을 동원하는 반역의 방법으로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혐의가 이번 말고도 여러차례 감지되고 있는 마당에 이를 서투르게 다루다 놓친다면 용서할 수 없는 외환(外患)유치의 국사범을 방관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고문을 내세워 총격요청사건을 무시하거나,총격요청을 내세워 고문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 벌써부터 일부 언론은 고문에 중점을 두어 사안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지만,검찰은 흔들림없이 이를 별개의 문제로 철저히 다뤄야 한다. 그리고 고문이 사실로 판명되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해야 하며 자작극으로 드러나면 가중처벌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혹시라도 고문이 있었기 때문에 총격요청 사건이 조작이라는 논리는 가당치 않다는 것이다. 이는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 독재타도를 외치다 고문을 당했던 양심범의 허위자백과 동일시하는 단순논리를 적용할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야당은 문이 열려있는 국회에 지체없이 등원해 자신들이 억울해하는 문제를 따지기 바란다. 자신들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펼쳐보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어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성동격서(聲東擊西)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략적 대응에 치우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여야는 검찰수사와 관련,진실규명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응을 삼가야 한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고문을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 고문을 수없이 자행하며 권위주의 정권을 유지해온 뿌리로서 회개는커녕 고문의 피해자인 양 강변하는 것이 모순이라서가 아니라, 국민의 정부에서 제정된 인권법을 혹 자신들의 죄악을 숨기는 보호막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지 않은가 해서다. 고문은 어떠한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특정목적에 악용될 수단으로 제공될 수 없는 것 또한 분명하다. 그러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법원의 감정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야는 끝없는 소모전을 중단해주기 바란다.
  • 한나라 서울대회 이모저모/“稅盜들이 무슨 염치로”100여명 항의

    한나라당은 29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국정파탄 및 야당파괴 규탄대회’를 열었으나 노숙자 등으로 보이는 일부 청년들이 대회를 방해하고 비까지 내려 대여(對與)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지 못했다. 당초 예상인원 2만여명에 훨씬 못미치는 1만여명만 대회를 지켜봤다. ○…연사들은 여권의 편파 사정(司正)과 야당 파괴,실업사태 등 경제 실정(失政),안보 난맥상을 집중 성토했다. 李會昌 총재는 “난국을 풀기 위해 金大中 대통령이 먼저 야당의원 빼가기와 편파사정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金德龍 전 부총재는 “우리의 몸부림은 피땀과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항쟁”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11일째 단식농성중인 李基澤 전 총재대행은 측근의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올랐다. 李전대행은 權五乙 의원이 대독한 연설에서 “金대통령부터 대선자금과 정치자금에 대해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등원파인 李漢東 전 부총재도 집회에 처음 모습을 보였다. 李총재의 부인 韓仁玉 여사와 소속 의원 부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오후 3시 대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남루한 차림의 청년 100여명이 연단으로 몰려와 집회를 방해했다. 이들은 “세금도둑들이 무슨 염치로 이곳까지 왔느냐”“일자리를 내놓으라”고 고함치다 이를 저지하는 한나라당 청년당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했다. ○…張光根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金대통령은 이러한 괴세력들의 준동을 방치한 데 대해 즉시 사과하고 행자부장관과 경찰청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 곡필 언론학(金三雄 칼럼)

    최근 ‘오보’ 논쟁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란 기사를 비롯하여 어느 일간신문 주필의 철지난 칼럼도 오역 또는 왜곡논쟁의 대상에 올랐다. 일부 신문의 기명칼럼과 여론조사는 사실왜곡과 조사문항의 편파성을 둘러싸고 이해 당사자의 반론을 실은 바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언론은 ‘오보 논쟁’이라 표현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왜곡 또는 곡필논쟁이라 해야 마땅하다. 오보가 자의성 없는 실수라고 한다면 왜곡이나 곡필은 뚜렷한 목적으로 사실(진실)을 조작하는 차이가 있다.오보는 얼마든지 있을수 있지만 왜곡(곡필)은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오보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곡필은 용서될 수 없다. 부끄러운 현상이지만 우리 언론(인)은 지성과 양심을 속이면서 곡필을 휘갈기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군사독재의 어용언론이 민주인사들을 좌경용공으로 매도해온 곡필의 사례는 열거하기가 역겨울 정도이다.‘성마저 혁명도구로’라던 5공언론의 치부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흔히 비정상의 언론인을 분류하는데 야누스형과하이에나형으로 비유한다.야누스형은 두 얼굴의 언론인을 말한다.상황이 좋으면 제법 바른글을 쓰는척 하다가도 시국이 어려워지면 침묵하거나 왜곡으로 회귀하는 언론인의 이름이다. 하이에나형은 ‘사막의 청소부’란 비유대로 사자소리만 들려도 벌벌 떨다가 사자 시체에는 가장 먼저 덤벼드는 약삭빠른 간교한 언론인을 말한다.군사정권시절 어용곡필을 일삼다가 민주화 시대가 되자 사사건건 물고늘어지는 언론인은 이 부류에 속한다. ○밀턴의 진리 생존설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언론인이전에 지식인의 본분이다. 맹자는 ‘비시지심 지지단야(非是之心 智之端也)’라 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이 슬기라는 인간본성의 단서가 된다고 했는데, 이때의 ‘비시지심’이 바로 비판정신의 근본이다. ‘진리생존설’을 주장한 존 밀턴은 “진실은 반드시 두꺼운 허위와 왜곡의 껍질을 뚫고 살아남는다”고 했다. 아무리 거짓과 왜곡이 그럴듯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은 밝혀진다. 이것은 역사의 법칙이기도 하다. 일본군국주의를 미화하면서 동족을 배반했던 친일언론, 이승만이나 군사정권에 아첨해온 어용언론이 비록 당대에는 여론을 주도하고 사회의 명사 노릇을 했지만 역사는 이들을 곡필 지식인으로 하나하나 단죄한다. 비록 ‘단죄’의 시간에 장단이 있을수 있지만 자신이 쓴 글이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 반드시 심판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아는 언론인(지식인)이라면 함부로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될 것이다.진리는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중국 진나라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사람인 왕융(王戎)을 언론인은 기억해야 한다. 곡필의 고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렇다. 왕융의 집에 품질좋은 배(梨)나무가 있었다. 심술이 고약한 그는 배를 팔때면, 행여 남들이 그 씨를 심어 맛좋은 배가 이웃에 퍼져 나갈것을 막고자 날카로운 송곳으로 씨를 꿰뚫어서 핵(核)을 죽여버린 후에 내다 팔았다고 한다. ○배의 씨 꿰뚫는 찬핵 이 고사로 인해 ‘찬핵(鑽核)’또는 ‘찬이(鑽梨)’라는 문자가 생겼다.‘핵’을 뚫었다는 말은 ‘씨알’을 죽였다는 뜻이다.사마천은 이를 받아서 진실을 속이고 왜곡하는 글을 찬핵과 같다고 했다.곡필이 곧 찬핵인 소이연이다. 사람의 육신을 상하게 하는 불량식품제조업자는 심한 비난과 법의 제재를 받는다.그런데 진실을 속이고 국민의 분별력을 멍들게 하는 ‘불량언론제조업자’는 명사대접을 받는다면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닌가. 언론정화가 시급하다.언론의 정화없이는 개혁도 지역화합도 통일도 쉽지 않다.진실에 살고자하는 양심적 언론과 언론단체 그리고 ‘언론학’을 연구하는 교수 학생들의 곡필언론추방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 한가위 보름달을 그리며/임수경 통일운동가(굄돌)

    달이 하루하루 차오를수록 그리움과 외로움에 사무치던 때가 있었다. 창살에 가린 달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대롱대롱 매달리다가 뺨을 스쳐가는 찬바람이 슬퍼서 눈물을 떨구기도 하였다.수년 전,20대 초반의 나이에 세상의 모든 것과 처음으로 떨어져 감옥살이할 때의 일이다. 꿈 속에서만이라도 바깥세상에 있기를 소망한 것은 비단 나만은 아니었다. 대낮엔 담장 안에,잠든 후엔 담장 밖에 있다면 감옥살이가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은 부질없는 것이었지만, 매일 가져보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었다.하지만 그 희망은 차오르는 달 앞에서는 슬픔이었고 그리움이 되었다. 달이 주는 의미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제 팔월 한가위를 며칠 앞두고 있다.꽉 찬 보름달을 보며 희망이 부스러져내린 조각을 허탈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겠다는 생각을 한다.고향을 두고도 갈 수 없는 이산가족,직업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가장·노숙자들,감옥에 있는 양심수,이들 모두가 견디기 힘든 현실을 꿈에서나마벗어나 보고파 하며 살아가리라.북녘 땅에서도 추석은 큰 명절이다.솔잎을 얹어 쪄낸 송편 한 접시도 제대로 먹기 힘든 식량위기의 북한 사람들도,달을 맞는 느낌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민족 고유의 명절을 보내며 민족 최대의 위기를 말하는 요즈음,이 절망의 시대에 귀가 번쩍 뜨이는 뉴스가 있으면 좋겠다.50년 넘게 고향가는 길을 잃고 살아온 이산가족에게 고향길 차편이 마련되는 일,남북간의 대치 상태가 사라져 평화구역이 선포되고 양쪽 군인이 모두 추석휴가를 가는 일,양심수가 전원석방된다는 정부 발표문에 박수를 보내는 일 등이 실현되기는 진정 어렵고 허황할까. 이번 한가위에는 달을 보며 슬픔이 아닌 희망이 담긴 소원을 꼭 빌어보고 싶다.
  • ‘인권선진국’ 제도적 기틀 마련/‘인권법 시안’ 내용과 의미

    ◎외국인­재외국민도 보호/국가가 입힌 피해 구제 25일 법무부가 발표한 인권법 시안은 국민의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대내외적으로 인권탄압의 어두운 역사를 청산,‘인권후진국’의 오명을 씻고 ‘인권존중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틀을 다진 것이다. 국민의 정부가 지향하는 ‘인권 침해와 차별이 없는 사회’로의 첫 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인권법 제정 추진은 金大中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다. 새정부 출범이래 가시화된 신공안(新公安) 개념,전향제 폐지와 준법서약제 도입,양심수 석방 등 일련의 인권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인권법 시안은 인권교육·홍보에서부터 제도개선·조사·구제 등에 이르기까지 인권 전반을 총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국가기관의 고문·협박 등 일반적인 인권침해행위 뿐만 아니라 인종모욕,성희롱 등의 차별행위도 적시해놓고 있다. 적용 범위도 인권의 탈(脫)국경화와 세계화 추세에 맞춰 국내 외국인과 재외국민에게까지 확대했다. 인권법의 제정에 따라 독립법인체로 설립될 ‘국민인권위원회(인권위)’는 인권보호를 위한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보호의 1차적 책임은 해당 국가기관이 맡고,인권위는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및 국내외의 차별 행위에 대한 감시·구제 활동을 담당하게 된다. 인권위의 조사는 진정(陳情)과 직권에 의해 이뤄진다. 조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특히 1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서도 예외적으로 전체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조사가 가능하도록 규정,의문사 등 과거사 청산을 위한 길도 열었다.
  • E마트·월마트 등 양심도 버린 ‘할인경쟁’

    ◎대형할인점 ‘싸구려 신용’/10곳 불법 고객유인혐의 등 포착/공정위 과징금 부과 등 제재조치/횡포­우월적 지위 남용해 中企 등과 低價계약/미끼­물량적은 상품으로 파격할인 등 “유혹”/기만­할인쿠폰 배포 남발 정작 팔물건 태부족 E마트(신세계백화점 계열사)와 월마트(한국 마크로) 등 국내 대형 할인점 가운데 상당수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국내 10개 할인점 업체에 대해 불공정거래행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들 업체 대부분이 우월적 지위남용이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 등 불법행위를 해온 혐의를 잡았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할인점 업체들이 중소 제조업체나 입점업체 등과 거래하면서 공급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계약을 체결했거나 물량이 적은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또 “일부 업체는 광고전단에 TV 할인쿠폰 등을 인쇄,대량으로 배포해 놓고 정작 상품물량은 거의 확보하지 않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의 광고를 해왔다”면서 “이는 소비자들에게 곧 바로 피해로 돌아가는 만큼 엄중하게 다룰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과징금과 시정명령,경고 등의 제재가 가해질 수 있으나 이번에 조사를 받은 상당수 업체들에게는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불공정행위에 대한 과징금은 매출액의 2% 이내로 규정돼 있다. 조사대상에는 이들 업체 외에도 까르푸 LG마트 킴스클럽 프라이스클럽 하나로마트 등 국내에서 영업 중인 대형할인점이 거의 포함돼 있다.
  • “민주열사 정신 계승을”/기념주간 선포식

    ◎서울·부산·광주서 동시에… 다양한 행사 펼쳐/국민대토론회·기도회·천도제 등 엄숙히 진행 제3차 민족민주열사 추모 및 기념주간이 ‘이제 살아남은 우리가 나설 때입니다’라는 주제로 14일 하오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기념주간 선포식과 함께 개막됐다. 민족민주열사 명예회복과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열사범추위)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월간 말,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대토론회 및 거리문화제,대국민캠페인 등 열사·희생자의 정신계승과 명예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서울 부산 광주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李昌馥 열사범추위 상임대표는 선포식에서 “열사정신이 우리들의 생활과 민주사회를 위한 투쟁 속에 살아 있을 때 진정 열사들의 명예회복이 이루어 질 것”이라며 “열사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사회 각 분야로 민주화를 확산시켜 나가는 것은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국민대토론회에서는 李相勳 변호사와 韓忠穆 열사범추위 집행위원장이 ‘민족민주유공자 명예회복 및 예우에 관한 법률’ 및 ‘민족민주열사·희생자의 호칭상 구분과 각각에 대한 명예회복의 구체적 방향’이란 주제로 발제를 하고 국민회의 李相洙·한나라당 李在五 의원,許營九 민주노총부위원장이 토론을 벌였다.하오 7시에는 명동성당 앞에서 ‘조성만거리문화제’가 열렸다. 19일까지 계속되는 추모주간에 서울에서는 16일 하오 5시 전태일거리문화제(동대문운동장 앞),17일 하오 4시 목요기도회(기독교회관),18일 하오 3시 범불교 합동천도제(조계사 대웅전 법당),19일 하오 3시 제9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서대문 독립공원) 등이 열린다. 부산에서는 14일 정오 대국민캠페인,15일 민족민주열사 명예회복,양심수 전원 석방의 날,18일 의문의 죽음 진상규명의 날 행사 등이 모두 부산역광장에서 열리고 광주에서는 17일 하오 7시 광주 가톨릭회관에서 열사 명예회복과 의문의 죽음 진상규명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 신세대 공무원 조직에 새힘 넣는다(대전환 공직사회:9·끝)

    ◎통념 거부·자기주장 분명/어학·컴퓨터 실력 뛰어나/평생직장 인식 날로 희박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강인한 의지,풍부한 상상력,불타는 열정을 말한다”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정부 세종로 청사 12층 행정자치부 모과장의 책상엔 울만의 싯귀가 놓여있다. 올해 44세인 그는 “나이가 아닌 정신 상태로 따지자면 나도 신세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 모사무관(36)은 “저는 신세대가 아닌데요”라고 웃음짓는다. 나이와 공직사회의 연륜을 두고 한 말이다. 행정고시 31회 출신인 88년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니 신세대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그도 “사고의 유연성 여부로 따지면 신세대”라고 부연했다. 나이를 기준으로 하면 신세대 공무원은 아무래도 20∼30대의 젊은 층이다. 조직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는 그룹이다. 기획예산 위원회 재정기획과의 全圭錫 사무관(28·행시 37회)은 2년 전 재정경제부 시절,청춘남녀를 맺어주는 모방송국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공무원이 업무 외적인 일로 방송에 출연한 사실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全사무관은 “당시 朴在潤 장관이 녹화테이프를 보고 싶다고 말해 갖다 준적이 있다”면서 “그 일로 사무실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던 것같다”고 소개했다. 신세대 공무원들의 특징을 단정적으로 꼽긴 어렵다. 하지만 몇가지 특징을 들 수 있다는 게 공직주변의 얘기다. 우선 기존의 통념을 거부하고 자기주장이 분명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자신이 스스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해 양심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친절해야 한다. 선생님의 그림자는 밟지도 말아야 한다’는 식의 ‘낡은’ 훈계는 더이상 행동지침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은 공직개혁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부내 직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젊은 직원들은 쓸데없이 눈치보고 퇴근하지 않는 대기성 문화를 없애야 할 가장 큰 병폐로 지적했다. 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 문화에 익숙하다는 점도 신세대의 공통분모다. 자료를 팩스로 받기보다는 인터넷으로 주고 받는가 하면 통신을 즐긴다. 젊은 공무원들은 웬만하면 전자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 또 영어 등 어학 실력이 뛰어나다. 헬스,수영 등 스포츠 취미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가꾸는 데 열성을 보인다. 조직도 중요하지만 내 생활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사고의 반영이다. 공직은 더이상 평생 직장이 될 수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공직에 인생의 승부를 걸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변화다. 더 나은 자아실현의 기회가 온다면 공직을 떠날 수 도 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다는 게 신세대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기획예산 위원회의 全사무관은 “과거 철밥통으로 인식되던 공직의 평생직장 개념은 희박해지고 있다”면서 “통상교섭본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경우,전문지식을 쌓아 민간기업체로 가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고시출신의 30대 관계자는 “모그룹의 이사로 가는 선배들이 있는가 하면 후배들 가운데서도 컨설팅회사로 옮기는 등 공직이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실상 사라져가고 있다“며 “공무원 조직도 인센티브제 활성화 등 인재를 키우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상수원 골짜기마다 폐기물 산더미/경기 광주군 오염 현장

    ◎눈먼 양심 눈먼 행정/부도업체 폐기물 3년 넘게 그대로/공업용 폐유실어 트럭째 버리기도/‘게릴라식’ 매립에 당국은 속수무책 팔당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광주군 전역이 공장 폐수 무단방류와 폐기물 불법매립,토지 용도 불법변경 등으로 수질 오염을 가속시키고 있다.특히 광주읍 오포면 초월면 실촌면에는 특별대책지역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오염원이 증가하고 있다. 389번 지방도를 따라 광주읍에서 용인시 모현면 쪽으로 가다 광주읍 태전리로 접어들면 직리천 목리천 옆 4㎞에 이르는 도로변에 200여채의 공장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농림지역과 준농림지역으로 지정돼 공장이나 주택을 마음대로 지을 수 없는 지역인데도 곳곳에서 건설공사가 한창이다.주민들에 따르면 이들 공장의 절반 이상이 무허가다. 공장 설립 및 공업 배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특별대책지역 1권역에서는 공장 면적이 500㎡를 넘을 수 없다.광주군 일대의 공장은 500㎡ 이하인 소규모가 대부분이다.준농림지역인 이곳에 축사와 창고로 허가를 받은 뒤 용도변경도하지 않은 채 공장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가 폐수 배출시설을 갖추지 않아 직리천을 거쳐 경안천으로 흘러든 폐수는 고스란히 수도권 2,000만여명의 상수원인 팔당호로 유입된다.직리천 목리천에는 공장에서 흘려보낸 것으로 보이는 각종 폐기물이 널려 있다.목리의 농경지에는 공업용 기름 찌꺼기를 가득 실은 폐차된 트럭이 방치돼 있다. 얼마 전에는 한 주택업체가 농지에 폐기물을 몰래 버리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S종합건설이라는 업체는 전원주택 부지라는 입간판까지 내걸고 부지 조성공사를 하면서 나뭇잎과 정부미 부대로 위장한 폐기물을 트럭 3대에 나누어 싣고 와 매립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작업을 지휘하던 감독자는 “농사를 짓기 위해 농지작업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본사에 확인한 결과 6채의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땅을 고르면서 나온 폐기물을 묻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태전리 직리 목리에서는 이같은 편법이 거리낌없이 저질러지고 있다.폐수 무단 방류로 두 번이나 행정조치를 당했다는 P가구 대표 金모씨(42)는 “이곳에서는 불법 용도변경과 폐기물 매립이 관행화돼 있다”면서 “지난달 목리에서 세 곳이 적발됐지만 불법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군에서는 쓰레기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이 방치된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초월면 용수리의 부도가 난 한 폐기물 운반업체에는 800㎡의 마당에 폐기물이 3년째 방치돼 있다.초월면 학동리의 실개천 옆 골짜기도 사정은 비슷하다.밤에 몰래 소각한 뒤 버린 쓰레기와 폐기물이 곳곳에 널려 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광주군청은 단속에 소극적이다.광주군 관계자들은 공장이 정확히 몇 개나 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한강환경감시대 관계자는 “광주군의 골짜기란 골짜기는 모두 공장지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강환경감시대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광주군 남양주시 양평군 등의 특별대책지역 1권역 안에서 산업시설은 570곳이 신축됐고 산업폐수는 하루 평균 5만6,533t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 딸 기르기/朴婉緖 작가(서울광장)

    언젠가 여학생들이 친구에게 폭력을 쓰는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여과없이 방영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여학생이 저런 꼴을 당하는데 구해줄 생각은 안하고 카메라를 들이댄 방송국에 대한 비난의 여론도 있었지만,계집애들까지 저 지경이 됐으니 세상 참말세라는 개탄의 소리와 함께 도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기에 저런 계집애가 나왔을까 하는,딸 가진 부모에 대한 비난의 소리도 적지 않았다. 거기서 계집애 소리 빼면 말이 안되는 걸 보면,폭력이 나쁜 게 아니라 계집애이기 때문에 나쁘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죽도록 얻어맞던 아내가 참다 못해 남편을 고소하자 법정에 나온 남편이 자기의 폭력행위에 대해서 사과는 커녕 변명도 안하고,너무도 당당하게 여편네가 어떻게 감히 남편을 고발할 수 있느냐고 노발대발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대체로 남자의 폭력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으려는 게 우리 사회의 암묵적인 합의사항이다. 사실 남학생이 학교근처에서 그 정도로 친구를 괴롭혔다면 그게 무슨 뉴스 거리가 됐겠는가. ○남성폭력 묵인하는 사회 성적인 폭행을 당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진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지만 가해자의 연령은 노년층에서 아동까지 날로 광범위해져서 딸 가진 이들을 전전긍긍하게 하고 있다. 어린 딸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그 가해자는 대개 이웃의 같은 또래거나 한두 살 더 먹은 소년이기 십상인데 딸 부모의 입장에서는 딸이 일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입었다는 것보다 더 억울한 것은,사내아이의 부모에게 항의해봐도 그쪽에서는 남자가 뭐 그럴수도 있다는 식으로 자식의 잘못을 바로잡아 줄 생각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최근에 본 적이 있다. 이런 사회에서 딸도 강하게 키우려는 건 딸 가진 부모의 정당한 자구노력 이 아닐까. 내가 자식을 기를 때만 해도 아들은 사내답게, 딸은 여자답게 기르고 싶었다. 그건 우리 모두가 사내다움이라고 여기는 강건함,용기,적극성과 여자다움으로 치는 온유함,희생정신,참을성은 서로 보완해 가며 사람 사는 세상을 살맛 나게 받쳐주는 서로 대등한 양대 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소망이 무너진 오늘날 같은 세상에서 다시 딸을 낳아 기르게 된다면 우선 강하게 키우겠다. 마음뿐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자기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잘 먹이고 충분한 체력단련을 시키겠다. 그리고 그걸 어떤 때써야 하는지 힘과 폭력의 다름도 가르치겠다. 그래도 흉한 꼴을 당했을 때,운수 나빠 개한테 물렸거니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뻔뻔스러움도 가르치겠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무장 가해자가 양심의 가책을 받아야지 왜 피해자가 죄의식을 느끼느냐 말이다. 희생할 가치가 없는 것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지 않도록 자기 사랑의 중요성도 가르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복수심을 가르치겠다. 성 폭행의 소질이 있는 녀석을 쉬쉬 덮어둘 게 아니라 드러내놓고 규탄하고 손가락질해서 이 사회에서 발을 못붙이게,만일 이 가부장 사회가 그들을 눈 감아준다 해도 여성들끼리만이라도 잊지말고 공개적으로 능멸해서 생전 장가도 못 들게 할 수 있는 복수심 말이다. 이런 방법이 비록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해도 어쩌겠는가. 우리 사회의 기득권자인 남성들이 단지 자신들에게 편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명확한 불의를 덮어두려는 걸 마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구성원의 반만 행복한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 ‘사오정 시리즈’ 유행 자기 각성 계기로/徐廷範(발언대)

    유행어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유머는 바로 시대를 향한 젊은이들의 통렬한 비판이다. 지난 연말부터 유행하고있는 사오정시리즈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오정은 고집 세고 동문서답하는 사람의 보통명사로 사용될 정도로 유행되고 있다. 물론 사오정은 ‘서유기’의 그 사오정이 아니라 만화영화의 주인공 ‘날아라 슈퍼보드’의 등장인물이다. 갑자기 웬 사오정일까? KBS에서 90년부터 2년간 방송된 만화영화가 느닷없이 IMF시대,최고의 상품으로 떠오르게 된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남의 말 듣지않더니 나라를 이렇게 거덜내지 않았느냐?”고 IMF를 불러들인 당시 집권자와 정치가들,재벌들의 책임을 이 유머를 통해 국민들은 꼬집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도 사오정이 인기를 얻게된 것은 가는 귀가 먹은 사람이 한두 사람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귀가 먹어,양심의 소리따위는 들리지 않게 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최근 몇 년간 유행했든 시리즈 중 대표적인 것으로 최불암시리즈와 덩달이,만득이가 있다. 이들은대부분 허무주의와 자아상실의 시대를 반영하고 있었다. 반면 사오정은 비단 정치인을 풍자한 것뿐 아니라 남의 말을 듣지않는 신세대를 동시에 희화화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 자기가 선 자리에서 모두 작은 불법을 저지르고 규칙을 어기는 우리들,사회 구성원 모두를 향해 뿌리깊은 고질병을 지적하는 것이다. 가는 귀 먹은 이 사회의 치유법은 무엇일까? 진짜 사오정이 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일 것이다. ‘진짜’ 사오정의 의미대로 되는 것. 서유기의 사오정(沙吾淨)의 사(沙)란 사문(沙門 sramana)이란 뜻으로 머리를 깎고 불문에 들어가 오로지 도를 닦는 사람을 의미하고,오(吾)는 나,정(淨)은 깨끗하다는 뜻이다. 즉 ‘좋은 일을 하기위해 나부터 깨끗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오정시리즈의 유행은 결국 나부터 깨끗해지겠다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 한사람 한사람의 각오가 아닐까. 사오정이 단지 웃음거리가 아니라 자기 각성의 소리가 됐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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