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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길 前의원 67권 ‘저술王’

    전·현직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활발한 집필작업을 한 의원은 누구일까. 독특한 말투로 유명한 김동길(金東吉)전의원은 자신의 유행어를 본딴 ‘이게 뭡니까’ 등을 비롯,67권의 칼럼집을 출간해 역대 의원 가운데 ‘최다집필’ 기록을 갖고 있다. 이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대중경제론’‘공화국 연합제’‘행동하는 양심’‘옥중서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서적 54권을 펴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발간된 국회보 11월호에 따르면 제헌 국회부터 현 16대 국회까지 2,264명의 전·현직 의원 가운데 27.7%인 628명이 총 2,005권의저서를 발간했다. 9선 의원을 지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40대 기수론’‘민주화 구국의 길’‘정치는 길고 정권은 짧다’ 등 10권의 책을 발간했다.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혈육을 만나게 하자’‘증언대’ 등2권을 출간했다고 국회보는 밝혔다. 주로 재임 중에는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한 것이 많고 의원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현역시절의 회고나 아쉬움,경험담 등을 담은 책들이 많다.특히과거 야당의원 저서의 행간에는 한결같이 민주화와 정권교체에 대한 염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지난 87년 6·29 선언 이후에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며 소속정당의 수권능력을 내보이는 저서 발간이 두드러지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전문서적 발간도 상당수.강문용(康文用)전의원의 경우 헌법과 행정법에 관한 저서를,권오병(權五柄)전의원은 형사소송법 관련 저서를각각 8권,6권씩 펴냈다. 또 ‘민의의 전당’ 노래를 작사·작곡한 성악가 출신 조상현(曺祥鉉)전의원은 ‘음악가의 휴일’‘음악가의 고백’ 등 음악관련 서적을 8권 출간했다.시인 출신인 김춘수(金春洙)전의원은 ‘처용단장’등의 시집을 발간했다. 16대 국회 들어서는 의원 21명이 저서를 펴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여경기자 kid@
  • 탄핵 앞둔 여야 움직임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절차를 밟는다.사안의 폭발성을 반영하듯 여야는 16일 긴장된 표정으로 분주히 움직였다.잇따른 대책회의를 통해 탄핵안 처리와 관련한 각종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내부 표단속에도 열을 올렸다.검찰도 나름대로의 인맥을 동원,탄핵안을부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오전 서영훈(徐英勳)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와 원내총무단 회의를 잇따라 갖고 탄핵안 처리방안을 집중 논의했다.이날 총무단 회의에서 마련한 전략은 표결처리까지 가지 않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민주당은 두가지 방안을 세웠다.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와 집단퇴장이다. 탄핵안이 상정되면 곧바로 소속의원 15명 안팎을 의사진행발언에 투입,표결처리를 최대한 지연시킨다는 방침이다.한나라당이 제출한 탄핵안이 탄핵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헌적 안건’이라는 점을 역설할계획이다. 다음 단계는 집단퇴장으로,자민련 의원 17명과 민국당 등 비교섭단체 의원 4명의 협조를 얻어 의결정족수(137명)를 채우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다.이럴 경우 본회의장에는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133명 등134명만 남게 돼 의결정족수에 미달하게 된다.다만 자민련 의원 2∼3명이 여전히 ‘소신표결’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같은 무산전략에도 불구하고 표결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당 지도부 등이 나서 자민련 등에 대한 설득작업에도 공을 들였다.정균환(鄭均桓)총무는 “한나라당에도 탄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적지 않아 20표 정도는 이탈할 것”이라며 표결결과를 낙관했다. 진경호기자 jade@. ◆한나라당 의원총회와 전체 의원 오찬 간담회를 통해 이탈표를 막기 위한 내부 결속을 다졌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여권이나 검찰 등에서 지연과 학연을이용한 설득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이번탄핵소추안 처리 사안은 우리가 집권하더라도 검찰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미리 쐐기를 박았다. 의총에서 검찰 출신인 안상수(安商守)의원은 “검찰을 정치권력으로부터 국민에게 되돌려 줄 역사적인 순간이 왔다”면서 “양심적인 검사들의 자존심을 살리고 정치검사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변인단도 논평·성명 등을 통해 검찰과의 대결양상을 부각시켰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검찰은 탄핵소추에 반발하기보다 왜 이런결과가 왔는지를 철저히 반성하라”고 몰아세웠다.이어 “자유투표를 주장하는 자민련내 용기있는 움직임들에 박수를 보낸다”며 반란표를 부추겼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일부 정치검찰의 수뇌부가 공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공권력을 휘두른 업보”라며 “탄핵소추안 표결이이뤄지는 11월17일이 정치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되돌리는 검찰 재탄생의 날로 선포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자민련 지도부는 이날 자유투표제를 주장하는 강경파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서는 등 결전에 대비했다. 지도부는 자유투표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전혀 수그러들지않자 저녁으로 예정됐던 의총을 17일 오전으로 연기했다.이들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각개격파’식의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탄핵안부결을 염두에 둔 전략인 듯하다. 특히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지난 15일 저녁 국회 파행사태에도 홀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을 지켜 민주당과의 ‘원내공조’에 동참하도록 제스처를 취한 데 이어 이날 조희욱(曺喜旭)·김학원(金學元)의원 등과 함께 국회 의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며탄핵 부결쪽에 서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의총에서 자유투표제를 강행하자고 주장한 강창희(姜昌熙)부총재와 이완구(李完九)·정진석(鄭鎭碩)·이재선(李在善)의원도 따로 불러 당론에 따라줄 것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JP의 이런 적극적인 표단속은 이번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당 총재인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의 사퇴와 당분열 사태로까지 번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의원들은 끝까지 ‘소신투표’를 주장하고 있어 JP를 비롯한 지도부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인천공항 부실 있나없나

    감사원은 요즘 인천국제공항 부실 여부에 대한 민관합동점검단(간사신성우 한양대교수)의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실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경실련측은 일단 ‘발을 뺀’ 상태고 점검단도 수차례 현장점검을 마쳤으나 지금껏 이렇다 할 결론 도출이 없는상태다. 감사원의 고민은 경실련이 지난 7월 건설공사에 참여한 정태원 전감리원의 양심선언을 주도,구조상의 부실의혹을 제기한 데서 시작됐다.그에 앞서 4월의 감사에서 구조상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기때문이다. 특히 공항공사의 요구로 8월 합동점검단이 발족됐으나 의혹을 제기한 경실련은 정부와 공항공사가 참여하는 점검은 의미가 없다며 참여치 않았다. 정부와 학계,시민단체 추천 전문가 등 10명이 참여한 점검단은 5차례에 걸쳐 부실여부 조사를 마쳤다.이후 경실련을 참여시키기 위해점검단을 확대 개편,시민단체와 연구기관이 추천한 4명이 합류했다. 경실련의 의견을 고려,건교부는 이 대열에서 빠졌다. 감사원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경실련의 ‘무책임성’을 지적한다.감사원 관계자는 “결과가 하루속히 발표돼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무엇이 다른지,다르다면 무엇이 고쳐져야 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또 “10월말 예정된 발표가 미뤄지는 등 점검결과가 안나오는 것은 감사원 감사결과 이상의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들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8월초 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으며 경실련 홈페이지를 통해 10대 의혹과 50대 의문점을 발표하기도 했다.경실련 관계자는 “감사원에 재감사청구를 했으나 감사원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이를 묵살하고 있다”고 감사원측을 비난했다. 정기홍기자
  • [네티즌 이슈] 朴正熙 전대통령 평가

    *”혹평은 지나친 편견이다”. 역사의 전개는 결코 논리적이거나 인과적이지 못하다는 예를 본다.만주군관학교 출신·친일파라는 식으로 비판하며 박정희 흉상에 일장기를 씌우는 것은 국수주의 짓이고 철없는 행동에 불과하다.국수주의적인 관점과 민족주의적 관점의 싸움에서 어느 한쪽이 승리한다고 해서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상반된 관념이 싸우면 어느 한쪽이 이기기보다 엉뚱한 제3자가 득을 보기도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박정희 출현은 단연 혁명에 가깝고,항일과 친일의이전투구 판을 종식시킬 수 없던 역량부재의 시대에 등장한 한국현대사의 ‘개척자’라는 점이다.그런데 먹고 살만해져서 인지 물질과 정신이라는 황당무계한 논리까지 들이밀면서 그를 혹평한다.일본제국주의니 미국제국주의니 하는 류는 식민주의사관의 연장에서 한치도벗어나지 못한 딸깍발이들에 다름아니다. 이런 목소리들은 엄청난 손해를 입히는 일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한국전쟁을 일으킨 북쪽 책임자의 거대한 동상들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그가 항일운동을 했다고 해서 그런가?역사적으로 기억하고 추억할만한 인물이라면 기념관이 무에 대수인가.국민 상당수 심지어 대학생들까지 손에 꼽는 지도자로 박정희가빠지지 않는다.반대 여론은 그야말로 소수의 운동권적 시각이라고 본다. 혁명은 그 자체로 한 시대를 바꾸어 놓은 일대 사건인 것이다.분단의 상처와 그로 인해 만연한 이데올로기 싸움도 박정희가 종지부를찍었다.그뿐인가.모두가 가난에 허덕일 때,뭔가 총체적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했던 시대에 그가 등장한 것이다. 사실 경제개발이다 뭐다 하는 건 박정희시대가 이룬 이념에 비춘다면 각론에 불과한 것이다.특히 유감인 것은 특정정파나 지역색마저 가미된 듯한 점이다.시대를 풍미한 인물이 일단의 시류에 휩쓸려 그 의미가 퇴색하는 것은보이지 않는 국가의 손실이다.이런 일들은 이제 멈춰야 할 것이다. 박종환 GTVnet이사. * “청산위한 행동 정당하다”. 박정희 전대통령은 훌륭한 지도자였는가?그는 권력유지를 위해 1970년대에만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으로 260여명,긴급조치9호위반으로만580명을 구속했다.‘인혁당 재건 주동자’라는 덫을 씌워 사형선고받은 양심수들을 다음날 바로 사형시켜 ‘(국제)사법사상 암흑의 날'이라는 오명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테러·납치도 서슴지 않았다.김대중대통령도 당시 목숨을 잃을 뻔하지 않았는가.중앙정보부로 대변되는 고문·공작 정치는 바로 그의 유산이다. 경제성장만큼은 이뤘지 않느냐며 칭송하는 사람이 있다.경제성장은가난한 노동자·빈민·농민의 뼈빠지는 노력이 이뤄낸 것이다.그럼에도 박정희는 성장의 과실을 국민에게 주지 않고 소수 자본가에게 나눠주었다.당시 100대 기업에는 세금으로 세운 공기업이 많았는데 이것이 몇사람에게 헐값으로 넘어가 오늘날 재벌이 성장한 것이다. 결국 박정희정권 말기 빈부격차는 사상최대에 이르렀다.이에 따라전태일의 분신으로 시작된 노동자의 생존권 저항은 점점 커져 79년저 유명한 YH사건으로 이어지며 박정희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다.경제성장에 성과가 있다 해도 권력유지를 위한 인권유린이 용서받을 수는없다. 70∼80년대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도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처벌을 요구받지 않은가. 우리는 단 한번 박정희의 인권유린을 평가하지 못했고 오히려 현정부는 박정희기념관을 지원하겠다고 한다.세금으로 ‘인권을 유린한 독재자기념관'을 지원하겠다니 당연히 항의해야 하는 것이다.이번 철거는 지역감정을 무마하려고 독재자 미화에 앞장서는 현정부를 규탄하는 성격도 매우 크다.더구나 흉상은 5·16쿠데타,즉 불법적 역사를찬양하는 기념물이다.이런 기념물을 철거하지 않는 것은 ‘쿠데타를하더라도 그 뒤 잘하면 그만'이라는 역사를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다. 흉상철거를 계기로 박정희시대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 오늘날겪는 고통을 극복하는 데 교훈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 공직司正/ 전문가 제언

    ◆김병섭(金秉燮)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검찰 개혁’이 공직자부정부패 방지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검찰의 권력에 대한 독립성·중립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필요하다면 검찰총장의 직선도 검토해볼 수 있다.이른바 ‘검사동일체 원칙’도 없어져야 한다.여야는 정쟁에 얽매이기보다 투명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자세로 국회에서 빨리반부패기본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부정부패는 선진국을 포함,어느 곳에나 있게 마련이다.다만 사후에어떻게 처리를 하느냐가 큰 차이를 만들게 된다.우리의 경우는 공직자 수뢰 등이 터졌을 때 당장에는 정부와 언론의 비난여론이 등등하다가도 범법자들이 얼마 뒤 슬그머니 사면,병보석 등으로 나온다는사실이 문제다. ◆고계현(高桂鉉) 경실련 시민입법국장 최근 줄을 잇고 있는 공직자부정부패 사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수십년된 관행인 만큼 법과제도로 강제하지 않으면 반복돼서 나타나게 된다.제도와 법의 정착만이 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현 정부가 야당 시절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반부패기본법,공직자윤리법,자금세탁방지법 등의 제정이 중요하다.특히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내부고발자 보호’를 법에 명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내부고발자는 ‘밀고자’가 아니라 ‘양심적 인사’라는 의식이 사회에 자리잡아야 한다.금감원,검찰 등사정기관에 대해서는 공정한 인사를 통해 그들 스스로 권한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 [현장] 시민단체 접촉하면 감시대상?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전시민단체 간부가 친분이 있던 시민단체 동료들을 만났다는 이유로 보안관찰을 청구,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3일 대전지역 시민단체와 대전지검 등에 따르면 지검 공안부(부장검사 金弼圭)는 지난달 30일 전 시민단체 간부 윤모씨(36·대전시 유성구 송강동)에 대한 보안관찰처분을 법무부에 청구했다. 검찰이 밝힌 청구 이유는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광복절 특사때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윤씨가 이후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면서 시민단체 간부들과 10여차례 접촉,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씨에 대한 보안관찰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윤씨는 앞으로 만난 사람과 대화내용 등 모든 행적을 일일이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등 생활이엄격히 통제된다. 이에 대해 검찰의 청구서에 윤씨와 만난 것으로 거명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제선(37)사무처장 등은 “시민단체 간부들과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안관찰을 청구하고 구체적인 접촉자까지 명시한 것은 검찰이 여전히시민단체를 불온시하고 그동안 시민단체에 대해 부당한 사찰을 해온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부장검사는 “윤씨가 과거 시민단체에 몸담으며 이적활동을 한 만큼 출소 후 시민단체와 접촉할 경우 또다시 불순세력의 유혹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청구 이유는 윤씨가 복역중 양심수 석방,공안사범 동일사동 수용 등을 요구하며 식사를 거부하는 등 이적성향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고여겨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 [기고] 역사의 허구는 공허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현해탄 너머에 있는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시마네대학 국제회의장.지난 3일부터 사흘간에 걸쳐 한·일 양국의 인문·사회과학 연구자가 어깨를 맞대고 있었다.그러나 둘째날인4일 뜻밖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가미타카모리(上高森)구석기 유적조작사건이 공표되었다. 일본사를 무려 70만년까지 끌어올려 영웅으로 부상한 도후쿠(東北)고고학연구소의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가미타카모리 발굴단장이자신이 1주일 전에 묻어 놓은 석기를 새로 발굴한 것처럼 조작한 자작극이 탄로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은 이미 80여년 전 베이징(北京) 근처의 주구점(周口店)동굴유적에서‘북경원인’이라고 명명된 50만년 이전의 화석 인류를 발견하여 ‘아시아인의 원고향’이라고 까지 일컬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 이후 남북한이 약속이나 한듯이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다.북한은 평양 근처 검은모루 동굴유적이 각광을 받았고,남한은 아프리카·유럽형에 속하는 전기 구석기시대의 주먹도끼와 자르개를 전곡리에서 발굴해 세계고고학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구석기시대의 존재조차 불분명했던 일본은 경제적 번영에 도취한 나머지 상상조차 못할 역사 미화를 서슴지 않았다.일본 학계는1946년 군마(群馬)현에서 발견한 2만5,000년 전의 석기를 보고 흥분하였다.이때 문제의 후지무라가 등장한다.1981년 발굴 조사를 벌인미야기(宮城)현 이와데야마마치 유적이 적어도 5만년 전까지 연대가올라간다고 극적인 발표를 했다.이후 그가 수십개의 구석기 유적 발굴에 손을 댈 때마다 연대가 올라가는 유물이 계속 나왔다. 드디어는 가미타카모리 유적을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리고,중국의 북경원인과 결부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후지무라의 발굴을 통해 일본은 선사문화를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찬란한 문화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집트문명과 맞먹는 고대문명이 존재했다는 내용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일본이 ‘세계 4대 문명’의 하나라고까지 허구에 찬 주장에 맞장구를 친 일본 국민의 한결 같은 성원도 가세되었다.나아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석기시대 조작사건을 오랫동안 묵인한 일본 학계의 학문적 양심도 오늘과 같은 사건을 일어나게 한 요인으로 지적할수 있다. 일본 고고학자들은 우리를 가미타카모리 유적지로 초청하는 계획을세워놓았다고 한다.일본 역사의 서장을 알리는 유적을 방문하지 않고서는 좀더 진전된 한·일 고고학 교류가 불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그런데 이 유적 조작사건이 공표되자 언제 그런 계획이 있었냐는식으로 조용하기만 하였다. 심포지엄이 끝난 5일 일본은 문제의 조작사건을 시인하면서 이를 속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일본 교육부도 조작되고 왜곡된 교과서를고쳐 나가겠다는 재빠른 조처로 뒤따랐다. 일련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머리 속에는 우리의 옛날 모습이 스쳐갔다.1981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구석기 학자 클라크(D.Clark)박사가 충남 공주 석장리,충북 점말 구석기유적을 실사한 뒤 연대 문제와 문화유적의 진위에 의문점을 제기한 일이 있다. 그후 20년 동안 우리 학계는 구석기 연구에서 과학에 바탕을 두지않고 무작정 연대를올리는 등 적지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유적의 진위 문제,깨진 돌 조각을 석기로 간주하여 성과를 과대 발표하는 문제,저절로 깨진 뼈 조각 따위를 인공 예술품으로 해석하는 문제 등 숙고해야 할 일은 한둘이 아니다. 가미타카모리 유적의 유물 조작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나아가 그동안 수없이 이루어진 일본의 고고학적발굴 결과나 역사 교과서의 왜곡 기술, 그리고 일그러진 한·일관계사를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역사의 허구(虛構)는 결국 공허할 뿐이다. 임효재 서울대 교수·선사고고학회장
  • “한국 종교계 거듭나소서”

    한국 종교 이대로 좋은가. 문화관광부가 최근 종교단체 폐해실태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종교계의 자숙·자정을 강도높게 촉구하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일고 있다.최근 여러 형태로 제기된 종교계 비판은 대형교회의 담임목사 세습을비롯해 신흥종교 난립,종교단체의 재산권을 둘러싼 분쟁 등 종교 본연의 위상을 벗어나 파행으로 치닫는 현실을 겨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9월 신흥종교 천존회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종교법인 등록취소를 단행한 데 이어 ‘유사종교’‘신종교’로 불리는신흥종교의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이달 말 결과가 나오는대로 비리가확인된 종교법인을 감사하고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과 맞물려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무크지 ‘인물과 사상’최근호에 기성 종교의 타락상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강교수는 지금처럼 한국 종교가 혼란하게 된 데는 종교와 언론,종교와 권력이 유착한 탓이 크다며 종교계 비리와 파행을 뿌리뽑으려면시민단체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판과 개선요구 목소리에 맞춰 종교계 스스로도 더이상 비리와 파행을 좌시해선 안된다는 자성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그 대표적인 예가 오는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건전 종교문화 발전’세미나다.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 등 7대종단 지도자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의장 이만신목사)가 마련한 이 자리에서는 종교계 문제점을 자체 점검하고 해결방향을 짚어낸다.아울러 종교계 정화를 위한 종교간 대화 방안도 집중논의하게 된다. 현재 문화부에 신고됐거나 등록된 종교법인·단체는 모두 290개.불교종단이 80개, 개신교단이 161개에 이른다.이밖에 유교 천도교 원불교대종교 말고도 신흥종교가 44개나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엄연히 명시된만큼 종교활동을 누릴 권리는 있지만 종교계에 만연한 부정과 비리가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가져온다고 지적한다.특히 기성 종교가 제 구실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전 종교문화 발전’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윤이흠 서울대교수는 “한국은세계문화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다종교 상황에처해 있어 그 폐습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윤교수는 “이같은 다종교 상황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면 종교적 이념과 건강한 사회적 지성,양심이 결합한 산학 공동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정부가 책임지고 그 작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대한광장] “인간은 법대로만 살 수 없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든 한결같이 자신들의 아이가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정직해야 한다,바르게 살아라,나쁜 짓 하지 말라 등의 말은 이미 부모가 되고만 우리 역시 지난 시절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것들이었다.그런데 그런 것들은 불행하게도 그저 말로써‘교과서’적인 가르침뿐이었을 뿐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정작 우리가 살면서 몸으로 체득하게 된 삶의 지혜란 그와는 정반대로“그리 살면 망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고만 어느 공직자의 유서는 너무나 적나라하고 비극적이다.“인간은 법대로 살 수 없습니다”. 오죽했으면 그는 삶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에 그것도 그 하고많은사연 가운데 하필이면 이런 얘기로 시작하는 유서를 남긴 것일까.“인간은 법대로 살 수 없습니다”라는 하소연이 인간 본연의 존재적부조리를 일컫는 게 아니라면 이 말은 분명“우리 사회에서는 법대로 살 수 없습니다”라는 의미일 터이다. 법이란 그 사회의 최소 규범이자 최하위의 도덕률이다.윤리나 양심과 같은 고상한 덕목에 비추어 보면 턱없이 저급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사회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마땅히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준을강제하는 것이 법이다.때문에 법이 무너지면 사회의 근간이 뒤흔들리게 되고,법의 권위가 상실되면 온갖 편법·비법·불법들이 난무하게마련이다.법이 무너지는 사회는 그야말로 마지노선마저 붕괴된 난장의 나락이 되기 십상이다.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들의 몫이 됨은 물론이다.“법대로 살 수 없다”는 유언은 그 한마디말만으로도 오늘의 우리 사회가 대체 어느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를단적으로 보여주고도 남는다.또 이 말은 동시에 우리 스스로를 향해곧장 내리꽂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고 만다. 과연 ‘법대로’였다면 빌게이츠의 성공 신화가 아닌 다음에야 불과삼십을 갓 넘긴 나이의 어린 한 사업가가 수백억원이라는 우리로서는 헤아리기조차 힘들 정도의 돈을 마치 주머니 속 쌈짓돈 굴리듯 주물러왔다는 사실이 어디 가능하기나 했겠는가. 사람이 법대로 못 산다면 지키든 말든 상관없이 법은 그저 명문상의 법으로서만 있게 하든가,아니면‘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법을 세상에 맞추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같은 말이 지나친 비아냥일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대신 학연·지연·인연과 같은 연고주의나 심지어 관언협착,정경유착 따위를 아예 합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그리되면 비록 법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소한법의 효력만은 지켜질 것이 아닌가.이도저도 아닌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비웃기나 하듯이 법을 피해가며 온갖 탈법과 투기와 협잡과유착이 비일비재하게 또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그래도 법대로 살아야 한다고 외치는 것은 ‘공자님 염불하는 격’과 다르지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긴 한 나라의 장관이라는 사람이 심야 TV토론에서 방청객을 ‘구로공단 여공’으로 여기고 그들의 치마 속을 들여다보며 잠을 쫓았다는 얘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이 사회에서 과연 무슨 도덕과 윤리와법을 얘기할 수 있을까.이제 나는 자라나고 있는 어린아이에게 어른으로서 어떻게 살라고 가르침을 주어야 할지 암담하다.그나저나 법대로조차 살 수 없다면 정말로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그 뾰족한 수를과연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김 형 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대한매일 후원, 전문·지식인회의 주최 21세기 심포지엄

    ‘개혁과 대안을 위한 전문·지식인회의(공동대표 김용운·김충렬·맹강호)’가 9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21세기 한국의 발전모델 모색을 위한 전문·지식인 대토론회’를 열었다.대한매일이 후원한 이토론회는 지식기반사회의 한국적 발전모형을 검토하고 각 분야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 자리.25가지 분야에 걸친 주제발표 가운데 6편의 논문을 요약한다. ◆21세기 바이오혁명 핵심기술 이해와 발전 방안. 바이오산업이란 생명체를 이용하여 산업·의학적으로 유용한 기술과소재를 개발하는 분야다. 의약품·각종 생물제재·생물공정·식품·환경·대체에너지 개발 등이 이에 속한다. 바이오산업(BT)은 정보통신산업(IT)과 독립적이거나 통합되어 21세기 초거대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문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예고되고 있다. 바이오산업의 세계시장은 1997년 37조원 규모에서 2010년에는 현재세계 반도체시장 규모인 약 180조원으로 5배 가량 늘어날 것이다. 한국은 1999년에 160억원 정도를 여기에 투자,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1.5% 정도다.정부의 BT 투자는 IT 대비 10분의 1 미만이고,기업은더욱 소극적이다. BT는 IT와는 달리 연구·개발 기간이 매우 길지만 BT를 대표하는 신약은 시장진입에 평균 10년이 걸린다. 그러나 BT는 시장 생명력이 길고 독점성이 강하고 이익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컴퓨터 단말기나 휴대폰의 생명력이 기껏 1∼2년이라면 아스피린과 페니실린은 50년 이상 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BT는 어느 나라나 초기에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은 인적 자원과 재원이 매우 제한되어 있어 좋은 전략과 기획을수립하고 이를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선진국 수준으로 즉각 진입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제 네트워크를구축해야 하고,능력있는 연구팀에 연구비를 집중 지원해야 하며,국제적으로 경쟁 가능한 프로젝트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물론 이를 효율적으로 지휘할 지도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연구비를 안배하는 ‘전통’은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관계 공무원들이 좀더 자신감 있게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분위기도만들어야 하고, 반면 공무원들은 객관성과 전문성을 기르는데 노력을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선진국 케이스를 무조건 벤치마킹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민·관합동 혹은 민간 중심의 기술 집적지를 만들어 목표지향형·이익추구형으로 운영해야 한다.또 강력한 중앙조직을 만들고기동성과 유연성을 가진 벤처회사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하며, 제조와영업을 기존의 중·대기업과 연계하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 김선영 서울대 교수. ◆지식정보사회와 농업기술의 발전방향.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지식정보를 활용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혁신에따라 좌우될 것이다. 과거 농업은 토지·노동·자본 등의 생산방식을 기반으로 발전하여왔으나 미래에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 기술의 수용 및 혁신 여부에 따라 비약적인 발전이 예견된다. 세계 각국은 지식정보사회에서 농업이 생명공학기술 및 경영기술과접합하여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지식기반산업으로 발전하도록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분야 기술개발은 농업정책의 방향에 따라 자재개발·녹색혁명으로 일컫는 증산기술·품질개선기술·생산기계화기술·가공이용기술 등의 방향으로 변화·발전하여왔고,최근 첨단·환경친화형기술개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농업기술개발 투자현황을 살펴보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국내 전체의 과학기술 연구개발비가 1998년 11조원을 넘어 93년에 비해 연평균 18% 이상 증가한 가운데 농업분야는 같은 기간 연평균 증가율이 30% 이상에 달했다. 하지만 98년 총규모 2,301억원이 말해주듯 연구투자의 절대액이 미흡하다.절대액에서 미국은 한국의 28배,일본은 15배,독일은 6배에 이른다.민간기업의 농업분야 투자는 199억원에 그쳐 기업들의 전 산업투자액 7조9,211억원의 0.21%로 매우 낮다. 농업기술이 기술·정보·지식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업이 지식기반의 종합생물산업이라는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농업을 토지 및 노동 위주의 효율성이 낮은 1차산업으로 인식하는것은 농업의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결과로서 농업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농업의 생산수단과 생산성 향상의 요소를 토지와 노동 투입으로 인식하지 않고 자본과 지식노동으로 인식해야 한다. 선진국이 박차를 가하는 이같은 지식정보 지향적 농업은 농업인,정책담당자 및 국민이 농업을 첨단기술 위주의 종합생물산업으로 인식하면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에 따라 동·식물을 이용해 생명공학혁명의 기본적이며 중추적인몫을 담당할 농업분야의 기술개발을 확대해야 한다. 농업을 21세기 종합생물산업으로 육성하려면 먼저 이 부문의 연구개발 GDP대비 투자규모를 현 1%에서 3%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 오치주 농림기술센터 소장. ◆노동개혁 이후 한국형 노사관계 모델의 탐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선진경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노사관계 유형을 창출해냈다.그러나 우리는 아직 뚜렷한 한국적 유형을 찾아내지 못했다. 1997년의 경제위기와 IMF(국제통화기금)에 의한 타율적 구조조정은 87년 이후 형성된 노사관계 시스템의 실패와 무관치 않다.한국의 노사관계 시스템은 임금의 안정적관리에실패,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노·사·정은 87년 이후 오랫동안 상호인정하고 공존하는 타협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98년 2월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은 노동시장 유연화 압력을 해소하고 노·사·정간 대타협의 실패를 종식시키는 계기가 된 점에서 한국노사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다. 97년 구조조정 이후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는 위기에 매우 탄력적으로 적응했지만 한국 노사관계 시스템의 약점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데는 매우 소홀했다.그 결과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위기 이전의 노사관계로 복귀하거나,영·미형의 노동시장 유연화가 급속하게 진전돼 노동시장 분단과 근로계층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형에 가깝던 국내 노동시장은 97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영·미형 유연화 패러다임으로,노사관계는 유럽형 사회협약 체결방식으로각각 진전했다.유연화와 대외개방화,디지털화가 진전되면 될수록 근로계층 양극화 및 격차는 더욱 확대될 위험이 높다.이를 사회적 차원에서 완화·교정할 수 있는 노사관계 모델은 무엇인가. 한국형 노사관계 모델 확립을 위해서는 산별노조화의 촉진,사용자단체 겸 사회적 협의의 주체로 경제단체의 기능 전환,노동시장정책과복지정책기구들의 지배구조를 협치(協治)구조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협의기반의 확충 조치가 필요하다. 1·2차 노동개혁은 안정적인 타협구조 정착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 않았고 이에 관한 아무런 계획도 제시된 바 없다.3차 노동개혁은 사회적 합의방식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그것은 미래의 한국형 노사관계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 최종결과는 영·미형 노동시장의 효율과 유럽형 노사관계의 사회통합적 특성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새로운 모델의 창출이 될 것이다. 최영기 노동연구원 부원장.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 발전방안. 한국은 민간부문이 보건의료 체제의 근간을 이룬다.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에 비하여 열악하다. 지금까지공공부문은 민간부문의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주기능이었고,정책담당자나 주민들도 대체로 이런 역할을고유한 기능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국민의 보건문제를 해결하는 데 민간부문을 위주로 하는 방향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공공보건의료의 역할 재정립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가 보건의료정책,특히 공공보건의료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국가가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할 공공보건의료 서비스의 내용과 범위를 확정하고,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수행전략을 제시하여야 한다. 공공보건의료기관의 확대는 어렵지만,수익성이 없어 민간기관에서 설립을 기피하는 요양병원·치매병원·노인전문병원·정신병원 등은 확충할 필요가 있다.기존 공공병원도 사회적 편익이 큰 건강증진 및 예방보건 서비스,야간 응급진료,보건소를 비롯한 다른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의료지원,공공보건의료인력의 교육훈련 등을 맡아야 한다. 보건소의 기능을 재조정하여,농촌지역은 만성질환자 관리를 위한 진료기능을 유지하되 도시지역은 최소한의 진료기능을 유지하고 진료를담당하던 인력을 건강증진·방문보건 및 보건의료정보관리를 위한 인력으로 활용한다.공중보건의는 지역별로 정해진 인원에 따라 의무적으로 배치하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전공분야 등을 정하여 필요한인력을 신청하고 이를 일정한 기준으로 심사한 뒤 배치하여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공공보건의료기관 운영에 관한부처간의 조정도 강화해야 한다. 강복수 영남대 교수. ◆한반도 중심국가 시대 비전이상-아시아 중추국가론. 새천년,새 세기의 첫해에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으로써한반도는 세계 평화의 진원지로 탈바꿈하고 있다.그러나 현 시점에서도 세계화·지식정보화·민주화로 특징지어지는 선도적 세계시간과한국인의 민족시간의 시차는 여전히 존재한다.우리는 전근대적인 의식과 관행을 청산하면서 통일된 국민국가를 건설해 미완의 근대화를완성하는 동시에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라는 탈근대사회에 진입해야하는 3중적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가 21세기 세계를 이끌어가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미래대응적 혁신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배양하는 국가비전과전략을계획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다원적 민주주의,역동적 시장경제,협력적 공동체사회,창조적 지식정보국가,아시아 중추국가 등 5가지가 이미 국가비전으로 설정돼 있다. 우리가 아시아의 중추국가를 실현하려면 동아시아의 전략적 관문인지리경제학적 이점을 살려 물류 중추국가가 돼야 한다.남북한이 철도를 복원,부산에서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철도망을 완성시켜야 한다.부산·광양·인천항은 중추항만,인천국제공항은 동아시아 허브공항으로서 요건을 갖추고 있다.또 동아시아로 진출하려는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를 유치하고,천혜의 자원과 유구한 문화를 살려 아시아 비즈니스·관광 중추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아시아 평화와 민주주의의 중추국가도 이뤄야 한다.남북한과 해외의모든 한민족 구성원을 정보적·인적 차원에서 연결, ‘한민족네트워크 공동체’를 건설할 필요도 있다. 현재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평화체제가 구축되면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추지역으로 급부상할 것이다.21세기에 한반도가 강대국 팽창주의의 교두보,동북아의 변방,동아시아의 불화와 반목의 진원지에서 동아시아의 중추,세계중심국가,동아시아 평화의 발원지로 탈바꿈하는 첫번째 계기는 남북한 철도연결로부터 마련될 것이다.평화·통일전략도 아시아 중추국가 비전에 맞춰 디자인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도 냉전해체가 시작됐고,우리의 중추국가 비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실현가능한 비전이 되고 있다.이제냉전과 분단의 시각에서 탈피해 탈냉전적 시각에서 한반도 정치·경제·문화의 개념을 가지고 우리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 ◆한국 언론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언론상. 박정희 군사정권 이래 한국에는 ‘삼벌(三閥)’이 존재했다.군벌·재벌·언벌이다.그동안 군벌과 재벌은 해체와 축소의 과정을 맞았지만 ‘언벌’에 관해서는 개혁 필요성이 원론적으로 논의될 뿐 과거정권도,현재 정권도 실행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밤의 대통령’을 자처하는 언론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사주나 발행인이 세습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면서도 일체의 비판을 초월한 위치에 있다.심지어 국가기관의 정당한 세무사찰조차 ‘탄압’으로 몰아치며 역공을 펴는 것이 한국 언론의 위력이고 실상이다. 이에 지난해 가을‘언론개혁촉구 150인 선언’은 첫 대목에서 “족벌과 재벌이 소유와 경영·편집에 이르기까지 신문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현실에서는다양하고 민주적인 언론문화가 싹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룡 언론의 폐악 중에 지역갈등 조성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지역정서’라는 이름으로 지역감정·지역주의를 선동하고 갈등을 조장한 것은 정치권이며,이를 확대보도하거나 부추기는 구실을 일부 언론이 맡았다. 지역주의 조장에 정치인이 주범이고 부화뇌동하는 언론인과 지식인그룹이 종범이지만,영향력 면에서 보면 종범의 책임이 결코 적다고할 수는 없다. 이같은 언론을 개혁하려면 재벌과 언론을 분리하고 족벌소유를 혁파해야 한다.경영의 투명성과 편집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여론의 독과점도 해소해야 한다.이를 위해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특정 재벌 내지 개인(족벌)의 소유지분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시급하다.국민 참여를 위해 주식을 공개하는 조치도 취해야한다. 지금 국회에는,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여야의원 31명이 서명한 ‘언론발전위원회’ 구성 결의안과 기자협회·언론노련·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입법청원한 정기간행물법 개정안이 제안돼 있다. 이를 하루빨리 통과시킴으로써 언론 정도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고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언벌 개혁을 위해 양심적 언론인들과 지식인,시민단체,깨어 있는 국민(독자),그리고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설 때가 되었다.언론개혁이전제되지 않은 정치개혁·사회개혁은 도로(徒勞)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
  • 중견화가 한풍렬교수 구상화 개인전

    “요즘 많은 작가들은 자기를 보이지 않고 자꾸 숨기려고만 합니다. 기본적인 데생 실력도 갖추지 못한 검증안된 작가들이 ‘추상’이라는 이름으로 그림아닌 그림을 쏟아내고 있어요.이런 ‘만행’이 통용되는 데는 일부 평론가들도 일조하고 있습니다.추상그림에 대해 본질을 짚어주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거나 옥석을 가리지 않은 채 적당히덮어가려는 풍조가 만연돼 있지요” 중견화가 아산(亞山) 한풍렬 교수(58·경희대 예술학부)는 예술의 다양성은 인정해야겠지만 겉멋만 든 ‘멋대로 추상’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한다.그 자신 수십년동안 추상과 구상의 실험을 거듭했고,한때는 추상미술의 아름다움에도 심취했지만 지금은 추상과 일정한거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다분히 구상적인 작품들로 꾸며졌다. 출품작은 ‘부다페스트’‘암스테르담’‘뉴욕 뒷골목’‘비엔나의 옛 이야기’‘프라하의 노을’‘로마의 휴일’등 외국여행에서 그린 것이 대부분.‘서울 시정’등국내풍경도 몇 점 나온다.세월에 풍화돼 퇴락한듯 보이는 고풍스런 건물들이 우수를 자아내는 그림들이다. 한씨에게 추상과 구상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한국화와 서양화를 구분하는 것 또한 탐탁찮게 생각한다.그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는 한국화를 택했다.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한국화에서는 기름에 풀어 채색하는 대신 물을 매재로 작업해 훨씬 자연스럽고 변질도 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그러나 북종화의 비옥한 토양을 내버려 둔 채 추사 이후 남종화의 특수한 형태에만 매달려있는 한국화의 편협한 풍토가 그는 못마땅했다.화선지에 먹을 사용해붓으로 그리는 데서 조형적 한계도 느꼈다.그 돌파구로 그는 재료 개발에 나섰고 그림의 지평을 넓혀갔다. 한씨는 8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손으로 조개껍데기 가루를 만들어한국화와 서양화의 특성을 접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그 공정은 매우복잡하다.먼저 조개껍데기를 말린 뒤 빻아 물에 침전시켜 1년동안 보관한다.그것을 다시 가마솥에서 볶으면 불에 의해 여과돼 불변성 재료로 완성된다.조개가루는 돌가루보다 구성이 조밀하지 않아 흡수력이 좋고 번짐효과가 뛰어나다.무게가 덜 나가 캔버스에 발랐을 때 반영구적인 장점이 있다.이 조개껍데기 재료의 견뢰도(堅牢度)는 10년이 넘는다.“재료에 대한 검증은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이라는게 그의 소신이다. 한때 패션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던 한씨는 만화에도 조예가 깊다.그는 ‘만화’라는 일본식 표현 대신 생활속의 그림을 뜻하는 ‘생활화’란 말을 쓸 것을 주창한다.지난 71년 그려놓은 만화작품들을 한데모은 ‘한아름 카툰 에세이’란 단행본도 곧 펴낼 계획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여성 선언] 야곱의 아들들

    지금 문단은,한 젊은 비평가가 제기한 표절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위기에 직면해 있다.문단이나 학계에서는 알만한 서울대 김모 교수의 노작 ‘근대소설사연구’가 일본학자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을 표절했다는 내용을 담은 한 젊은 비평가의 저서가출간된 뒤,바로 그 젊은 비평가가 다니던 대학원을 스스로 그만두는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김모 교수의 제자들인 그 대학 교수들의압력을 못 이긴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에도 소유권이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근대 이후의 경험일 것이다.바로 그 근대의 경험을 이야기하는저작이 일본학자의 표절이라고 하는 아이러니는,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근대를 다만 관념으로 바라보고,현실에서 스스로 획득해가야 하는 가치관이자 세계관으로는 수납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학문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인정에 호소하거나 패거리를 지어 ‘왕따’시킴으로써 해결하려 하는 관행이 전근대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문학판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그러나 알고 보면,이 모든 것이 사실은 발전이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한국현대문학은,불행히도 그 전체가 대중문화 못지 않게,일본이라는 거울에 반사된 풍경이라는 혐의에서 대단히 부자유스럽다.대다수 문학전공자들은,표절에 대해 말하자니 자신의 학적 토대가 되는 문화적인 자산을 깡그리 부정해야 하고,말하지 않자니 학자적 양심을 부정해야 하는 이중의 딜레마에 봉착한지오래다.이런 망설임을 타고,일각에선 옛날보다 더 공공연히 표절을통한 짜깁기식 글쓰기가 횡행하고 있다. 김교수의 수많은 저작을 살펴보노라면,박정희시대의 경부고속도로가 떠오른다.세계에서 가장 빨리 건설된 고속도로이자,가장 많이 보수한 도로라고 하지 않던가.길을 닦아야 한다는 절박성,한국문학의 지형도를 가능한 한 그려놓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이 노대가로 하여금저런 무리수를 두게 한 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도로가 있음으로 해서 후학인 나같은 사람들이,어디로 나를몰고가야 할지 헤매지 않고 한국문학의 곳곳을 탐사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그의 업적에 무한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이제야 표절이 문제가 되게 만든 것은 전적으로 우리 세대의 잘못이다.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학적 정당성을 공고히 한다는 근대적 학문방법을 내면화하지 못한 아들-즉,우리 세대가 그 도로를 아버지의 손에서 탈취하여 수리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데 있을 뿐이다.그런데 비로소 이러한 아버지 세대의 취약한 학적 기반을정면으로 지적한 한 학문적 아들인 젊은 비평가가 등장했고 그 아들이 자신의 문학적 사형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사건은,어쩐지 ‘야곱의 아들’들이 사랑받는 요셉을 내친 것과 오버랩된다.가장 사랑받는 아들을 내쳤으나,결국 그 아들이 가문을 구했다.너무나 가부장적인 비유여서 썩 내키지는 않지만,이 성서의 한 장면에서 나는 한국문학의 살아날 길을 읽는다.바로,김교수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이렇게 기대하는 것은,김교수가 자신의 표절혐의를 인정하는 더 큰진전을 보여준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표절시비가 있어 왔어도,김교수를 제외한 그 누구도자기의 잘못을 과감히 인정한 예는 없다.바로 그 열린 자세에 의지하여 기대하는 바이니,김교수는 더 앞으로 나서야 한다.자신을 살해한젊은 비평가에게 가해지는 다른 아들들의 ‘지적 테러’를 아버지 스스로가 막아야 한다.요셉으로부터 다음 세대를 위한 가능성을 바라본 야곱처럼,젊은 비평가로 하여금 아버지 살해의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할 학적 자유를 부여해줘야 한다. 한국문학의 미래는,바로 이 우물에 빠진 요셉을 살려서 건져내는 일에 달려 있다.이를 여전히 아버지의 손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쓰럽지만 말이다. 노 혜 경 시인·부산대 강사
  • [발언대] 2002년 월드컵 우리나라 홍보 기회로 삼자

    호주는 올림픽을 통해 수준높은 질서의식을 가진 아름다운 나라로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얼마후 우리나라도 ‘2002 월드컵’을 통해88올림픽에 이어 다시한번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세계인들은 월드컵을 관전하러 우리나라로 오게 되며 우리나라의 여러 곳을 관광하게될 것이다.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경기가 아니다.우리나라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올림픽 못지 않은 계기가 된다.그렇기 때문에 월드컵행사를 잘치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나라의 홍보이다. 우리의 좋은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심어주어 또 다시 우리나라를 찾게 해야 한다.그리고 그 일은 월드컵조직위원회만의 몫이 아니다.우리 모두의 일이다. 얼마전 TV에서 일본의 교통사고 기록판과 우리나라 교통사고 기록판을 비교한 공익광고를 본 기억이 난다.그 광고를 보면 우리의 교통질서의식이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물론교통질서 뿐만이 아니다.총제적으로 질서의식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유명 문화유적지 또는 관광지는 대부분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있는 등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쓰레기종량제가 시작된지 언제인데 아직까지도 양심을 길거리에 버리는 이들이 많다.경기가 끝난 운동장에는 쓰레기들이 흩날린다.차들은 빨간불·파란불을 잘 지키지 않고 마구 달리고,도로든 인도든 가리지 않고 주차한다.사람들도 무단횡단을 하기 일쑤이다.이런 무질서는 저변에 ‘배째라’ 식의 막무가내 의식을 깔고 있다.‘내 멋대로인데 뭘’ 하는 의식 말이다.어찌 보면 의료계의 극한투쟁도 이런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을 것이다.또 정유회사가 높은 값에 수입한 기름을 싸게 해외에 팔아넘기는 것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이런 불공정·무대책 심보 때문에 서민의 삶은 힘들어진다.또 대외적으로는 이런일 하나하나가 우리의 얼굴을 그리게 된다. 이 얼굴을 하루빨리 고치지 못하면 2002 월드컵은 단순한 운동경기로 끝날 수밖에 없다.그러한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우리 스스로가 하나씩 뜯어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를 통해 우리나라를 온 세계에 아름다운 나라로 알려야 한다.작은질서의 실천은 세계인들로 하여금 우리나라를 다시 찾도록 만들 것이고 그 때에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라는 사후평가를 내릴 수 있다. 문창범[서울 종로구 창신1동]
  • 법사위 국감 이모저모

    23일 자정이 넘도록 진행된 국회 법사위의 서울고검 및 서울‘인천‘수원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한나라당의 검찰 수뇌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와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검찰이 첨예하게 맞섰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최연희(崔鉛熙·재선)의원과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최병국(崔炳國·초선)의원,민주당 소속으로 대검차장을 지낸 이원성(李源性·초선)의원과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의 함승희(咸承熙·초선)의원이 ‘친정’을 상대로 공방을 벌여 관심을 모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신승남(愼承男) 대검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의 선거법 위반 편파수사 의혹 등을 물고 늘어지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최연희의원은 ‘기선잡기’ 차원에서 4·13 총선수사를 ‘편파수사’로 규정,“검찰은 선거사범의 기소 숫자를 교묘히 조작하고 여당에게 유리하도록 은폐·왜곡했다”며 초반부터 거칠게 몰아쳤다. 이명재(李明載)·김각영(金珏泳) 서울 고검·지검장은 “선거사범수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고 탄핵소추의 사유도 형법 등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해야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민주당의 함승희의원은 “야당은 걸핏하면 편파수사,표적사정등을 앞세워 여론을 호도하고 검찰을 흔들어대고 있다”고 꼬집었다. 천정배(千正培)의원도 “한나라당은 책임있는 공당으로서 탄액소추를 정치공세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캐스팅 보트’를 쥔 자민련의 김학원(金學元) 의원은 “한나라당은 먼저 검찰이 구체적으로 헌법과 법률의 어떤 조항을 위반했는지를 밝히라”면서 “검찰도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했는지 반성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양비론적’으로 접근했다.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도 도마 위에 올랐다.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윤경식(尹景湜)·김용균(金容鈞) 의원 등은 “일선 검사들이 국회 탄핵소추권을문제삼는 것은 집단이기주의”라고 지적했다.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과 관련해‘자격’ 문제를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신보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52·구속기소)씨의 보석신청 대리인으로서 검찰의 수사기록을 열람해보니 상당수가 지워져 있고,100쪽 이상 빈 것도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배기선(裵基善) 의원은 “위원장을 제외한 한나라당 소속 법사위원 모두 이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돼 활동하고 있다”면서 “변호인 자격으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검 공안부(부장 李範觀)는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이 준사법적인 성격의 업무인 수사의 잘잘못을 문제삼아 검찰 지휘부를 탄핵하는 것은 검찰의 중립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탄핵발의 철회를 촉구했다. 박홍환 오일만기자 stinger@
  • 대한매일을 읽고/ 다른 언론사 보도행태 비판 인상적

    ‘타락언론과 침묵언론학자’란 제하의 김삼웅 칼럼(대한매일 10월17일자 7면)을 읽었다. 먼저 언론사가 다른 언론사의 잘못된 점을 칼럼을 통해 과감하게 비판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일간지가 일부 TV방송프로그램을 지적하는 경우는 있어도 여타 일간지를 칼럼 형식을 통해 비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사실 일반 시민들은 국정 현황에 대해 주요 일간지의 보도를 많이 신뢰한다.하지만 몇몇 양심적인 언론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을 제외하고 대다수 사람들은주요 일간지의 보도행위를 아무런 비판없이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발행 부수와 구독자 수 등 외적인 공신력을 앞세우는 언론사를 너무 과신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따라서 교묘히 왜곡된 보도를 하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언론학자들만이 아닌 다른 언론사들도 깊은 관심을가지고,서로 떳떳하게 비판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나갔으면 하는바람이다. 여혁성[서울시 금천구]
  • ‘미디어텍 前대표 청부폭력 의혹사건’ 피해자 K씨

    모 방송사 미디어텍 전 대표 김광곤(金光坤)씨의 청부폭력 의혹 사건과 관련,피해자 K씨(58)가 대한매일과 22일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심경을 밝혔다.K씨는 “당시 충격과 후유증으로 아직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검찰은 사법부를 비롯해 시민단체·언론·경찰 등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이제라도 재수사에 나서야 한다”고요구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왜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하는가=M사 대주주인 내가 회사 회계관리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 자금운용과 사업을 통제하면서 이해 관계자들과 사이가 나빠졌기 때문이다.김씨가 추진중이던 ‘티벳 유물전’에 대해 “수익성이 없으니 그만두라”고 제동을 건 뒤 ‘회사 일에서 손 떼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신원을 알 수 없는 협박전화가 수차례 걸려 왔다. ◆검찰은 김씨를 무혐의 처분했는데=김씨를 빼면 사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경찰도 당시 나와 갈등 관계에 있었던 M사 사장 A씨의 통화내역을 추적하다 김씨와 소씨 등 관련자들의 사건당일 집중통화 사실을 발견,이들의 범행을 밝혀냈다.김씨는 경찰에서 “K씨가 사고를당했을 당시 미국에 출장갔었다”고 했지만 경찰의 출국 조회 결과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김씨는 당일 소씨 등과 13차례나 전화한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나.김씨의 무혐의 결정 이전에 모 방송사 임원진들이 직접 검찰 고위 간부들을 만나 “김씨를 무혐의 처분해 주면 자체 징계하겠다”며 선처를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고 당일 김씨 등의 집중통화를 어떻게 생각하나=통화기록은 김씨의 폭력교사를 분명히 해주는 결정적 증거다.경찰도 이를 근거로 범인들을 잡았고 법원에서도 영장심사를 거쳐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나. 검찰이 범행시간을 전후해 이뤄진 통화기록만 주목했더라도 그런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심정은=아직까지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흉기가 다리를 관통해 47㎝가 넘는 수술자국이 남았고 아직도 다리를 펴기 힘들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소씨도 법정에서 양심선언과 함께 진실을말해주길 바란다.언젠가는 진실을 밝혀 내겠다. 법조팀
  • “종교계 비리 言宗·權宗유착 탓”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강준만 전북대교수가 마침내 종교계에 포커스를 맞췄다. 강 교수는 무크지 ‘인물과 사상’(개마고원) 제16호에 ‘종교는 영원한 성역인가’라는 제목의 특집에서 최근 만연하고 있는 종교계 비리의 원인과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 교수는 우선 머리말에서부터 “한국의 종교가 성역으로 남아있는것은 구조적인 언종(言宗)유착과 권종(權宗)유착에서 비롯되고 있다”면서 “언론은 물론 학자와 시민운동단체가 이 유착의 고리를 깨는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교수는 “과거처럼 종교를 계속 성역으로 간주하는 한 한국사회엔희망이 없다”고 강조한 뒤 “절대다수의 민심이 종교의 아름답지 못한 모습에 대한 비판을 요구하는데도 이런 주장이 무시되는 현상을뿌리뽑기 위해 건강한 비판의 장 형성이 근본적인 문제이자 과제”라고 거듭 주장했다. 강교수는 특히 기독교에 대해 “기독교가 지금처럼 사회적 도덕과개혁을 외면하는 기복신앙에만 머문다면 한국사회의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한국 기독교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또 ▲교회의 ‘기복(祈福) 장사’ 풍토 ▲승리주의 ▲그릇된 십일조(十一租) 관행 ▲제사장 종교 전통 ▲성장주의 신화 ▲담임목사직 세습 ▲사회봉사 외면 등이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라며 기독교 본래의순수성을 회복할 것을 권고했다. 특집에선 좋은 세평을 듣고 있는 여러 종교계 인사들에 대한 인물평도 곁들였다.손봉호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에 대해선 “성역없는교회비판을 하는 기독교의 양심”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덕성과 보수성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고 묻고 있다.또 강원룡 대화문화 아카데미 명예이사장에 대해서는 “진보적이고 선진적인 지식인”으로 평하면서도 “크리스챤 아카데미가 배출한 광범위한 인맥이 패거리화될 가능성은 없는가”고지적하고 있다.또 여성지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표시해왔던 법정 스님에 대해선 “조금만 시야를 넓게 보면 여성지보다는 ‘조선일보’와 같은 일부 일간지들이 사회에 훨씬 더 큰해악을 끼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을 텐데 왜 그런 일간지는 껴안으면서 여성지에 대해서만그렇게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김성호기자
  • 의문사 진상규명委 梁承圭위원장 인터뷰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의문사 진상규명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梁承圭·가톨릭대 대우교수)는 17일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현판식을 가진 뒤 1차회의를 갖고구체적인 활동방향 등을 논의했다.양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족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관련 제보를 당부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위원회 조사권 한계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실질적인 수사권한이 없는 위원회로서는 공권력의 고문이나 가혹행위 여부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때문에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협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위원회의 활동은 범법자의 처벌이 아니라 은폐됐던 진실을 밝힌다는 의미가 더 크다.가해자들의 참회와 속죄,피해자의 용서와 화해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그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위원회의 결정으로 고발할 방침이다.하지만 가능하면 그보다는 당사자 스스로의 자백과 양심선언을 통해법의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 것이다.유가족들도 처벌보다는 진상 규명을 원하고있다고 생각한다. ◆조사대상은. 69년 삼선개헌 이후 발생한 사건으로 공권력의 직·간접적인 행사로 사망했다고 추정되는 죽음은 모두 대상이다.95년 문민정부 이후에도 의문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파악된 피해자는. 현재 시민단체 등이 주장하고 있는 의문사 피해자는 75년 장준하(張俊河)선생,73년 당시 서울대 법대 최종길(崔鍾吉)교수 등 44명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접수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의문사 관련 진정서 접수를 시작해 올 연말까지 진행할 것.조사는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하되 필요한경우 1회에 한해 3개월 연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따라서 의문사에대한 최종 조사결과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조사가 끝나면 1개월 이내에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사건의 진상을 공표한다.진정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고 범죄혐의가 인정되면 검찰총장 또는 해당 군참모총장에게 고발하거나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한다. ◆공소시효에 대한 문제는 없는가. 국내법상으로는 공소시효가 있지만 반인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이다.따라서 문제가 없을것으로 본다. 최여경기자 kid@
  • 金대통령 진상규명위원에 임명장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양승규(梁承圭·가톨릭대법학과 교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8명에게 임명장을수여한 뒤 “의문사의 진실을 밝혀 역사위에 등장시키는 것은 살아있는 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우리가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당사자들이 얼마나억울해 하겠으며,이 땅에 정의가 바로 설 수 없다”면서 “우리의 양심과 국민의 도리로서 의문사에 대한 진실을 반드시 해명해 달라”고당부했다. 이날 위촉된 위원은 양 위원장을 비롯,문덕형(文德炯·전남 기획관리실장)·김형태(金亨泰·변호사)상임위원,백승헌(白承憲·변호사)·박은정(朴恩正·이대 법학과 교수)·이윤성(李允聖·서울대 의대 교수)·이석영(李碩榮·전북대 농대 교수)·안병욱(安秉旭·가톨릭대교수)·이원영(李源榮·변호사)위원 등 9명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시론] 노벨평화상의 한국적 과제

    해마다 이맘때 노벨상 수상자가 결정되면 우리는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그리고 언제쯤 우리도 노벨상을 받을수 있을까 기대했던가. 그러한 꿈과 기대가 마침내 실현되었다. 김대중대통령이 노벨상을받게된 것이다. 노벨상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평화상을 받게되었다. 당사자는 물론 남북한 온겨레와 세계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 모두의 영광이고 축복이다. 예외의 경우가 없는 바 아니지만 노벨상도 스포츠와 함께 국력이란말이 있다. 일본만해도 올해까지 9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훌륭한 인물은 바로 국력이다. 과거 영국이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바꾸지 않겠노라고 말할만큼 출중한 인물은 바로 국력이고 국가의 명예이며 자존심이다. 구소련 반체제 작가 솔제니친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또 하나의 국가론’을 폈다. 전체주의 소련과 다른,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는 국가안의 또 다른 국가라는 뜻이다. 노벨상 창설100주년에 21세기의 첫 노벨평화상을 한국인이 받게된것은 여러가지 상징성을 띤다. 그동안 전쟁과 독재에 시달리면서 국제사회에 어둡고 불안한 이미지로 비쳐진 한반도가 남북화해 협력에이어 노벨평화상 수상은 새로운 평화시대를 의미하며 21세기 한반도중심국가의 도래를 상징한다. 이런 의미에서 노벨평화상의 효용성은정치경제학적 계량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그동안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노벨상을 둘러싸고 로비설을 비롯하여오슬로에 몰려가서 선정을 반대하겠다는 시위론이 제기되는가 하면심지어 대통령이 노벨상을 타기위해 남북문제를 추진한다는 극단적인 음해가 공공연히 제기되었다. 로비설과 시위론이 다분히 감정적 언사라면 남북화해 협력추진을 노벨상과 연계시킨 것은 매우 치졸한 정략이라 하겠다. 노벨평화상의 숭고한 정신과 품위를 훼손하는 몰지각한 행위인 것이다. 노벨상이 로비나 작위(作爲) 또는 부작위(不作爲)에 따라 결정된다면 오늘날 세계적 관심과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 묻게된다. 노벨상은 새삼 설명이 필요없는 인류양심과 지성의 심벌이다. 정치적 반대의 위치에서는 배아파하기도 하겠지만 국가적 경사에는 정치논리를 떠나 함께 경축하는열린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국가성원의 도덕률이고 국민적 일체감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권이 보여준 모습은 대단히 보기좋다. 노벨평화상은 비인간화의 시대에 인간의 길을 열어주는 지침이 된다. 압제와 폭력에 맞서 정의와 인권 그리고 화해를 추구하면서 인간적인 삶과 도리를 평가해주는 척도인 것이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노벨상을 타기 위해 고난의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남아공화국의 만델라는 노벨상이 탐이 나서26년간 감옥행을 택한 것이 아니다. 인도의 테러사 수녀는 노벨평화상을 받자고 캘커타의 빈민굴에서 병자들과 평생을 같이 했던 것이아니다. 순수한 사랑과 가치관 그리고 투철한 사명감과 인간적 열정으로 충실하게 살다보니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이다. 이것은 김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우리에게 영광과 함께 많은 과제를 안겨주었다.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일구고 안전을유지하라는 인류양심의 명령이다. 중동의 불씨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면 극동의 불씨는한반도이다. 중동의 전화(戰火)는 ‘중동전’으로 국한되지만 한반도의 전화는 자칫 세계전으로 비화될 지정학적 위험을 안고있다. 그만큼 불안한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성원 모두는 노벨평화상수상을 계기로 인류가 준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평화정착에 기여해야 한다. 탱크를 녹여쟁기를 만들고 군비를 줄여 삶의 질을 높이는 신문명시대를 열어야한다. 그것은 곧 21세기 한반도 중심국가론의 징표가 되어야 한다. 새천년이 열리는 21세기 첫해에 반세기가 넘도록 대결해온 남북한이 화해협력에 나서고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게된 것은 동북아의 새시대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서광이 아니겠는가.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그동안 지역간 계층간 정파간에 빚어진 갈등구조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평화와 화해의 국민적 에너지를 통일과 세계평화로 연결시키고 한반도 중심국가의 원동력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다. [김삼웅 주필] kim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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