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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무청이 직장에 해직권고” ‘양심적 병역거부자’ 진정서

    병무청이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의 직장에 해직권고 공문을 보낸 것이 부당하다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25일 인권위에 따르면 여호와의 증인 신자인 박모(22)군이 “병무청이 자신의 직장에 해직권고 공문을 보낸 것은 부당하다.”며 부산지방병무청을 상대로 지난 18일 진정서를 제출했다.박군은 진정서에서 “입영을 거부해 구속수감됐으나 담당 재판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재 결정이 날 때까지 심리를 유예,보석으로 출소했다.”면서 “지난 12일 병무청이 취업한 회사에 해직을 권고하고 미이행시 처벌한다는 공문을 보내 해고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박군은 “종교적 신념으로 인한 병역거부자를 병역기피자로 취급,병무청이 해고를 권고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현행 병역법상 병역기피자는 국가기관이나 지자체,고용자가 채용이나 임용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미이행시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면서 “병역기피자가 고용된 사실이 밝혀지면 고용주에게 해고권고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조만간 박군의 진정사건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암울한 80년대 ‘인권지킴이’ 잠들다

    한승헌·이돈명씨 등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꼽히는 유현석 변호사가 25일 오후 별세했다.향년 77세. 52년 제1회 판·검사 특별임용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은 유 변호사는 14년간의 판사 생활을 마치고 66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 명동 구국선언문 사건을 비롯,시국·공안사건의 변호를 도맡았다. 유 변호사는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된 민주화 인사들의 변론을 맡아 당시 서슬이 퍼렀던 군사법정에서 “용기를 내 법관으로서 양심에 맞는 판결을 해달라.”고 재판장을 훈계,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80년대 들어 권인숙양 성고문 재정신청 사건,박종철·강경대군 치사사건,강기훈씨 유서대필 사건 등 사회적 이목을 끌었던 주요 공안사건의 변론도 맡았다.이같은 공로로 지난해 대한변협이 주관하는 제34회 한국법률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고문인 유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대리인단의 대표로 법정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지만 지난 4일 극심한 복통으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해왔다.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기각 결정이 나왔던 12일 문재인 변호사 등 대리인단이 유 변호사가 투병중인 병실에 들러 소식을 전하려 했지만 혼수상태에 빠져 끝내 기각 소식을 듣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원규(서울고법 부장판사)·형규(미국 리드대 교수)·이규(작은형제회 신부)·정규(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상규(한국주택금융공사 홍보실장)·지영(신사중 교사)씨 등 5남1녀가 있다.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혜화동 천주교회에서 봉헌된다.(02)760-2091∼2. 박경호기자 kh4right@˝
  •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지상논쟁

    ■ 찬성-진선미 변호사 ●대체복무 1.5배 한다는것 병역회피로 오해말기를 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두고 온 나라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그 자체만으로도 판결의 의미는 크다.모쪼록 2002년에 관련 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루어진 이후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했던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관한 활발한 논의의 출발점이길 기대해 본다. 이 판결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는 입장은 대부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게 되면 병역기피자를 양산하여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급기야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또한 병역거부는 양심에 따른 것이고,국방의무를 다하는 사람은 양심이 없는 거냐라는 비난 또한 드높다. 그러나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왜곡되어 전달된 데 기인한 면이 많은 듯하다.우선 이들은 병역의무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것이다.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복무기간의 1.5배가량의 장기간 동안 근무하겠다는 것이다.어떤 이는 죽음에 직면하여 가족들도 포기한 에이즈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겠다고도 한다. 지금도 현행 병역법상으로 공익근무요원,병역특례자로 공장,회사에 다니기도 하는 등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게 인정되고 있다.또한 신체상의 이유 또는 경제상의 이유 등으로 병역의무를 면제해주기도 한다.대체복무 역시 병역의 한 유형으로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병역기피자 양산 위험은 대체복무제도를 확립시키면 충분히 방지될 수 있을 것이다.어느 기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나도 우려했다.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군대에 가는 대신 소록도에서 4∼5년씩 환자를 간호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봤는데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누군가는 자신의 가족을 위하여 당연히 총을 들어 적과 싸워야 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고,그 결정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어떠한 상황이 와도 도저히 총을 들 수 없다는 결정을 할 수 있고,그 결정이 존중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는 것이지,어느 한 쪽만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이 문제는 또한 군대 내의 인권상황 개선 문제가 재검토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군대 내의 폭력,의문사 등 열악한 인권상황이야말로 병역기피의 주범이다. 이번 판결 역시 병역거부자들을 바로 병역의무에서 면제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할 의무가 당사자들이 아닌 국가에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주었을 따름이다. 소수의 다름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성숙이야말로 국가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최상의 수단이지 않을까.이 판결을 계기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 하루빨리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될 수 있길 바란다. ■ 반대-김경민 漢大 교수 ●특정종교 국방의무 면제 비슷한 이유 거부자 늘것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사상 최초로 무죄선고가 내려져 양심의 자유냐,국방의 의무냐를 놓고 여론의 공방이 치열하다.이번 판결을 지켜보면서 29년 전 훈련소에 입대하기 전 신체검사를 다시 한 번 받는 수용연대의 일이 떠오른다.감옥살이를 할망정 입대는 하지 않겠다는 ‘여호와의 증인’신도가 마치 큰 범죄자 취급당하는 것에 인권차원에서 동정심이 갔고,한편으론 모든 일 제쳐놓고 입영하는 나의 처지와 비교할 때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고 반감을 갖던 기억이 새롭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병역의 의무는 공명정대하고 명명백백하게 시행되어야만 한다.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개인생활을 접어두고 따뜻한 부모님의 품을 떠나는 일은 크나큰 희생이다.특정 종교 신도를 양심적 병역 거부자라 하여 국방의 의무를 면제해 준다면 이런 경로로 병역을 회피하려는 사람이 급증할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첫째,시대가 변하여 개인의 인권과 이익이 신장되고 있는 추세에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그 대신 사상·종교상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인정한다면 대단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우리나라도 앞으로 제대로 월급을 받는 자원입대의 병역자원 충원형태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이 문제를 징병제라는 절대적인 기준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두번째,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인정한다면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시급한데 개인의 자유를 좀 더 제한받는 현역병들이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대체복무는 중증 장애인을 보살피거나,이 사회에 힘이 미치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에 봉사하는 이른바 사회봉사와 직결된 일들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양심적 병역 거부자라면 이 사회의 보다 낮은 곳에서 대체복무기간을 이수할 수 있어야 ‘양심’이라는 병역 거부 이유에 걸맞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대체복무기간이 현역병의 복무기간보다 반드시 더 길어야 한다.휴가도 제대로 한 번 나오지 못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병역의 의무를 감당하는 일은 고된 훈련만큼이나 인내와 희생이 뒤따른다.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라도 복무기간은 길어야 한다.현역병들은 낮 시간의 교육일정 이외에 야간에는 보초나 불침번 등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말이 8시간 수면이지 실제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그만큼 현역병들이 겪는 고초가 크다.현역병 복무는 한창 두뇌회전이 잘 되는 시기에 본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기회를 유보 내지는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체복무는 이런 상대적 박탈감도 고려하여 기간이 상당히 연장되어야 할 것이다. 사상·종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국방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는 대승적 견지에서 바라볼 때 지혜로운 처방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 與워크숍 ‘파병-재검토’논쟁 다시 점화

    열린우리당이 24일 개최한 2차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의 핫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5개 정책조정위원회별로 해당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과 추가파병,사법개혁,추경 편성과 유가 급등 등의 해법을 놓고 당선자간에 자유토론을 벌였다.이들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정리한다. 1. 이라크 추가파병 이날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은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와 관련,“파병 철회나 전면적인 재검토는 어렵다.”는 데 정부와 인식을 같이했다. 당선자들이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통일·외교통상·국방부 등 관련부처 관계자들과 가진 2차 당선자 워크숍에서 추가파병 재검토 문제를 논의한 결과다. 안영근 제1정조위원장은 “정부에서 파병을 결정했고 16대 국회의 동의를 얻었으므로 이라크 주변 상황이 악화됐다고 해서 파병을 철회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신뢰나 한·미동맹 관계를 볼 때 맞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정부측은 다국적군 대신 유엔평화유지군(PKO) 형태로 파병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PKO로 파병하려면 유엔 안보리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유엔은 현 단계에서 PKO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며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이 논의하는 유엔보호군은 이라크내 유엔시설,요원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평화유지군과는 다르다.”고 밝혔다.또 한·미양국 정부간에 군사이동 문제를 긴밀히 협의할 수 있는 채널을 이른 시일 내에 구성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일치를 봤다. 앞서 당내 진보성향의 당선자들은 물론 여성 당선자들은 파병 철회를 포함한 ‘전면 재검토론’를 주장,“여권내 파병기류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진보성향인 임종인·이은영 당선자 등은 인권유린 등 이라크 상황을 고려,파병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소장파인 임종석 의원도 전남도지부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하느라 워크숍에 불참했으나 파병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워크숍에 앞서 따로 모임을 가진 유승희·이경숙·이은영·장향숙 등 당내 여성 당선자들도 “이라크전의 국제적 명분 상실로 평화재건부대의 성격이 바뀐 데다 16대 국회의 파병결정 과정에서 정보 공유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17대 국회에서 파병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결국 여당내 전반적인 기류는 파병은 하되,파병 시기와 규모,파병지 등은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2. 사법개혁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진행된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은 국가보안법 개정에 한목소리를 냈다.사법개혁의 우선순위로 ‘사법부의 불신 해소’와 ‘인적 청산’을 꼽았다.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시기 상조’와 ‘대체복무제 허용’ 등의 엇갈린 입장이 나왔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법무부에 요청했다.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야당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16대 때부터 이미 개정 논의는 이루어졌다.”며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김덕규 의원도 “정부가 발의하든 국회에서 의원입법을 하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현안과 관련,당 사법개혁추진단은 다음주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최종적인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이은영 당 사법개혁추진단장은 “여당의 사법개혁은 부패 추방이 핵심”이라면서 “불법정치자금 수수와 관련된 자금의 국고환수는 물론,국회의원의 주식 백지신탁제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웅 의원은 “우리 사법부는 현재까지도 일제시대의 인적구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법조 인력 충원방법과 임용까지 시민사회적 요소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희상 당선자는 “최근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만나 사법부 개혁을 위해 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4선의 이용희 당선자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하고 “남북이 대치하고 북핵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국방의 의무가 강조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민변 출신의 임종인·이원영 당선자 등은 대체복무제 도입 등 제도적인 차원의 보완책만 갖추면 문제없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구혜영기자 koohy@ 3. 경제분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선자 경제분야 워크숍에서 일부 당선자가 정부의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방침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이에 따라 향후 여당내 논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채수찬 당선자는 워크숍에서 “연·기금의 수익 관리를 위해 주식투자를 허용하겠다고 하는데,연·기금의 입장에서 주식투자가 아니더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며 사실상 반대입장을 밝혔다.그는 또 “정부가 제시한 자료나 설명을 보면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으로 주식시장이 활성화될 만한 근거도 충분치 않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정책위의장 출신 정세균 의원은 “이 문제는 당내에서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당선자들은 또 정부측에 추경예산 편성을 거듭 촉구했다.김진표 당선자는 “올 상반기에 경기 조절을 위해 예산을 앞당겨 썼기 때문에 하반기에 예산이 비게 된다.”며 “추경 편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강봉균 의원도 “상반기 집중적인 예산집행으로 몇천억원씩 쓰던 공사가 하반기에 예산이 떨어지면 중단될 우려가 있는 만큼,추경을 편성해서 내수를 진작하고 공사 기간도 앞당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힘을 보탰다. 정세균 의원은 “고유가와 중국쇼크,미 금리인상 등 최근 발생한 대형 악재들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비상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송영길 의원은 “현 경제상황에서는 분배냐 성장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상돈 당선자는 “최근 청년 실업이 급증한 것은 대학 정원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그는 “대학 배출 인력을 늘리려면 취업 가능성도 병행해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정부측 설명을 보면 실업대책·기업대책은 있는데 중산층 대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지병문 당선자는 “재래시장 문제가 시급한데도 정부측 6월 입법 예고안에는 이 문제가 빠져 있다.”면서 “서둘러 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광원 당선자는 “우리나라는 개발독재 시대 이래 정부와 기업이 싸우는 시스템으로만 인식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 이정렬 판사 “양심적 병역거부는 권리”

    ‘사법정의에 충실한 적극적 사법주의자인가, 법조계의 탈레반인가.’ 잇따른 진보적 판결로 파장을 일으킨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35·사시 33회) 판사는 서울대 법대 87학번으로 서울대 대학원에서 노동법을 전공했다.부인은 서울남부지법 민사55단독 이수영 판사다. 이 판사는 23, 24일 이틀에 걸친 인터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선고’와 ‘공무원 집단행동 선고유예’ 등 판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그는 “파장이 생각보다 크다.”면서 “‘이정렬 쇼크’라는 반응은 충격이지만 판사가 언론과의 접촉을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비판이 있어야 건강한 판결이 나올 수 있으며,내 판결에 스스로 항소이유서라도 써서 상급심의 판단을 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이 판사는 “주변에서는 농담삼아 ‘좌파가 정치도 언론도 다 잡고,판사도 좌파가 나온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진보적이거나 독특한 사람이 아니며,대선·총선 때도 남들이 진보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를 찍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운 대로 판결했다” 이 판사는 “헌법학 교과서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는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주류 의견이었으며,사법시험 2차 예상문제의 정답도 이를 인정하는 것이었다.”면서 “다른 판사들처럼 법리에 따라 판결했다.”고 밝혔다.이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양심의 자유문제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는 납득할 이유가 없으며,법관은 개인의 권리와 의무를 일깨울 뿐 정치·정책적 판단은 정책결정자의 몫”이라며 세간의 비판에 선을 그었다. 안동환 이효용기자 sunstory@ ˝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골퍼 선서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나는 치료자 아폴로 신과 하이게니아,파나케이아와 다른 신들과 여신들을 증인 삼아 나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이 선서와 서약을 지키겠음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입니다.나는 병자를 돕기 위해 내 능력껏 치료법을 사용하겠습니다.인간의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여겨 존중히 여기겠습니다.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의 일부다.의사들이 면허를 취득해 환자를 돌보기에 앞서 신 앞에 서서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맹세다.나는 텔레비전에서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신참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그 숭고한 정신 앞에 숙연해졌다. 내가 잘 아는 의사가 있다.그는 의사이기 전에 참다운 골퍼이고 싶어 한다.어느 날,나는 환자로서 그의 병원엘 가게 되었다.그는 전부터 내게만은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책상 서랍을 열고 무엇인가를 찾았다.그는 곧 졸업증서나 성혼선언문 등을 끼워 보관하는,겉면이 부드러운 천으로 감싼 서류철을 꺼내서 내게 넘겨주었다.내가 서류철을 반으로 가르자,그 안에서 나온 것은 ‘골퍼 선서’였다. “이제 골프를 허락을 받음에,다음의 서약을 성실히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나는 나에게 골프를 전수한 사람을 나의 부모와 다름없이 존경하고 사랑하겠으며,그와 평생 동료로서 살아가겠습니다.내 자녀뿐만 아니라 나의 스승의 자녀들과,맹세와 서약에 의해 맺어진 제자들에게도 교훈·훈계·강의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골프를 전수하겠습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을 으뜸으로 여기어,인간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골프를 행하고 가르칠 것이며,인간뿐만 아니라 하찮은 생물도 상하게 하거나 해치는 행위는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인도에 어긋나거나 자연을 훼손하는 일에 나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나의 양심에 따라서 품위를 가지고 순수와 신성으로 나의 골프를 지킬 것을 선언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타락한 행실을 억제하고,어떤 의도적인 부정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인종·종교·국적·정당 또는 사회적 지위를 초월하여 오직 다른 골퍼에 대한 나의 의무에 충실하겠습니다.나는 골프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습니다.순수함과 거룩함으로 나의 골프 생활을 영위할 것입니다.그리하여,복된 문화적인 삶을 즐기고,모든 이들로부터 명성을 얻겠습니다. 나는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를 걸고,위의 내용을 서약합니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자문위원 칼럼] ‘친기업’ 환경을 만들자/심재철 고려대 언론학 교수

    최근 국내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응답자의 80% 정도가 대기업이나 재벌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만큼 청소년들의 기업관이 나쁘게 형성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러나 젊은이들의 기업 혹은 기업인에 대한 이런 인식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1990년대에 미국에서 비슷한 조사를 한 결과 미국 대학생의 70%정도가 기업인이 회사이익을 위해서 부도덕하며 비양심적인 활동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한국,미국을 불문하고 젊은이들은 기업이나 기업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이에 반해 미국 기업인의 80%는 자신이 양심적이며 준법정신이 투철하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청소년과 기업인간의 인식 차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기업인은 본인이 투명하며 양심적이라고 생각하는데,젊은이들은 앞으로 자기 상사가 될지도 모르는 기업인을 비윤리적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나아가서 그러한 부정적인 면이 당연한 것으로 굳어질 경우, 이들이 취업한 후에 비양심적이며 불법적인 일을 거리낌 없이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든다. 따라서 언론은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통해 상호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잘못된 인식은 바로잡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즉,일반인이 건실한 기업을 사랑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지면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서울신문이 매주 화요일에 고정적으로 싣는 광고문화면을 지난 한달 동안 유심히 살펴보았다.시카고대학 사회학의 대부격인 로버트 팍은 “광고를 보면 그 신문을 안다.”고 했다.비슷하게 광고문화면에 실린 기사를 통해서도 그 신문의 특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21일자 ‘파란만장 김현주의 목돈만들기’ 등의 새 광고 소개기사는 30초짜리 TV광고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가 들어있다.이런 기사는 광고주인 기업에 대해서도 친밀감을 불러일으킨다.또한 부차적인 광고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특정광고에 대한 기사를 신문에서 읽고 TV광고를 본 사람은 TV광고만을 본 사람보다 그 광고에 대해 보다 더 잘 기억하고 좋은 태도를 형성하며,광고에 나온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4일자 “‘똑같은 건 지겨워’ 멀티 광고가 뜬다”,11일자 “한토막 일상…누구나 ‘끄덕’”,21일자 “예측하지 마라…기발한 광고들” 등의 기사는 TV광고에 대한 제작배경과 등장인물 소개,그리고 그 효과에 대해 나름대로 재미있고 유익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사실 TV광고는 순식간에 지나치기 때문에 시청자가 전달 메시지를 한순간에 파악하기는 어렵다.신문에 실린 광고기사를 본 후에 그 광고를 다시 TV에서 본다면 시청자는 그 TV광고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더 집중해서 메시지를 받아들이고,기사가 의도하지 않은 광고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소위 신문과 TV 매체간 시너지 효과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광고문화면 기사 중에는 광고주 입장에 치우쳐 기업광고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킨 경우가 많다.이런 기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다 균형적으로 다루는 세심한 주의가 있었으면 한다.그래야만 홍보지면으로 인식되지 않으며,역설적이지만 친 기업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가지 덧붙일 것은 광고카피 작성의 원칙을 서울신문 기사의 인용부호 안에도 적용했으면 좋겠다.광고 헤드라인에서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마침표가 본 카피로의 흐름을 끊어버려 열독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기사의 인용문 안이라고 다를 리 없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 교수 ˝
  • [씨줄날줄] 司法적극주의/오풍연 논설위원

    대법원의 판례라 하더라도 영구불변의 진리일 수는 없다.판결은 시대상황을 반영해야 하고,그것이 당연한 이치인 듯싶다.이 과정에서 ‘사법적극주의’가 나오고,그 파장 또한 적지 않다.헌법을 적극적으로 해석·적용한 하급심 판결도 주목을 끌기는 마찬가지다. ‘사법적극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사법부도 역사발전과 진보적인 사회정책 형성에 기여해야 하고,그러기 위해서는 선례에 지나치게 기속(羈束)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헌법규범을 시대적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입법부 및 행정부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인식하는 사법철학이다.현대의 사법부는 권력분립의 한 축으로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의사나 결정에 반대를 제기하여 그들의 권력남용을 견제해야 한다는,보다 적극적 주장도 있다. 지난해 행정법원의 새만금 간척사업 공사중지 가처분 결정은 대표적 사법적극주의적 판결로 꼽힌다.이미 수조원이 들어간 국가적 사업을 사법부가 막았기 때문이다.최근 서울남부지법 이정렬 판사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그동안의 상급심 판결에 전혀 ‘기속되지 않은’ 파격을 선보였다.이 판사는 전국공무원노조 회원의 집단행동에도 선고유예라는 진보적 판결을 내려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강금실 법무부장관도 서슬퍼렇던 5공 시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즉심에 올라온 대학생들을 석방해 군사정권에 미운 털이 박히기도 했다.줄기차게 사법개혁을 외쳐온 박시환 변호사는 집시법 위반으로 잡혀온 학생들에게 무죄를 선고해 시골 지원으로 쫓겨난 적이 있다. 법관의 양심적 역할과 국민의사의 대변이라는 대명제 아래 사법적극주의가 펼쳐진다.사법부는 그동안 도덕적 원리를 객관적으로 담보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다.역사적으로 헌법적 질서를 유지하고 수호하기 위한 양심적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오늘날에도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민주주의 이념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적극적 측면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함은 물론이다.그래야 설득력과 타당성을 지닐 수 있다. 사법적극주의는 난산(難産)을 수반하는 것 같다.이번 판결도 건강한 토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오풍연 논설위원˝
  • ‘양심적 병역거부’ 찬반 회견·집회 잇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는 무죄’라는 법원 선고를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는 관련 단체들이 기자회견과 항의집회를 갖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속히 대체복무제 마련해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주노동당 등 36개 단체로 구성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는 2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심적 병역근무자를 위한 대체복무법안을 마련해 17대 국회개원에 맞춰 입법청원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정하기 위해 독립적 지위의 대체복무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체 법안도 제시했다. 이들은 종교적 신념 말고도 평화운동 등 윤리적 사유도 포함할 것,대체기간은 현역 사병에 준하거나 1.5배 수준으로 할 것,사회복지시설·병원·장애인보조·환경보호 등의 분야에서 근무토록 할 것,대체복무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사면복권할 것 등을 주장했다. 2002년부터 초안을 만들어 온 국민대 법학과 이재승 교수는 “6,7월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토론회,공청회를 거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석태 민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2년이 넘도록 계류 중인 현행 병역법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에 대해 조속히 전향적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누가 군대에 가겠느냐” 반면 재향군인회 회원 400여명은 이날 오후 군복 차림으로 판결이 있었던 서울 남부지법 앞에서 무죄선고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이들은 ‘국방의무 팽개치는 사이비 판사 각성하라’,‘수백만 호국용사 분노한다’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정일훈 재향군인회 안보부장은 “신성한 국방 의무를 종교적·양심적으로 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650만 향군과 60만 국군 장병의 이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규탄 발언을 하던 이봉주 해병대 전우회 서울연합 사무처장이 “선배들에게 부끄럽고 볼 면목이 없다.”며 회원 50여명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세살배기 외손자에게 군복을 입혀 데리고 나온 김용래씨는 “앞으로 도대체 누가 국방을 맡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사설] 양심적 병역거부 정책대안 시급하다

    대법원이 일관되게 부인해온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하급심이 인정함으로써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건강한 남성이면 누구나 군복무를 하는 국민개병제의 현실에서 병역거부에 대한 반감이 강한 것은 당연하다.병역의 의무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이다.그렇기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기피로 몰아세우는 사회분위기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젠 이 문제를 공론화해 정책대안을 함께 찾아볼 시기가 됐다.어떤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만큼 한국 사회는 성숙해졌기 때문이다.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이 진실하다면 다수의 위세로 덮어누를 시기는 지난 것이다.각국의 입법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유엔인권위원회 결의안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고 유럽의회가 각국에 이를 인정하도록 권고한 것은 오래 전이다.한 보고서에 따르면 114개국은 인정,48개국은 불인정 쪽이라고 한다.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대체로 인권후진국이거나 전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다. 남북이 갈라져 있는 우리 실정이 외국과 같을 수는 없다.선열들은 전장에서 피를 흘렸고 병사들은 불철주야 전선을 지키고 있다.그러나 안보논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정부가 나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마냥 뒷짐만 지고 ‘안된다.’는 말만 반복해서 될 일인가.먼저 여론을 수렴하고 대체복무제 등 정책적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다만 누구나 걱정하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다.군복무만큼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은 많다.치안·소방 등 군복무에 상응하거나 더 어려운 분야에서 군복무기간 이상 복무토록 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엄정한 판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양심적 병역거부 네티즌 64% “반대”

    ‘양심적 병역거부는 무죄’라는 법원의 판결에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학자들의 찬반론은 엇갈리고 있지만,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반대의견이 우세했다. ●“최종판결 무죄땐 군내 폭동” 꼬집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설문조사 결과는 23일 오후 현재 무죄판결이 ‘적절하지 않다.’가 64.4%인 7408명,‘적절하다.’가 33.5%인 3848명으로 나타났다.다음의 설문조사에서도 불인정(58.8%)이 인정(21.1%)을 크게 웃돌았다. 네티즌 ‘wonggui’는 “국방의 의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받고 욕과 폭력을 배우는 ‘그리 신성하지 않은 의무’”라면서 “헌법에서의 양심에 대한 정의도 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반면 ‘loose’는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더 중시한다면,국가의무를 수행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최종판결까지 무죄로 난다면 군내에서 폭동이라도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학계에서도 찬반 엇갈려 허영(헌법학) 명지대 교수는 “국토방위의 의무를 무시하고 양심의 자유만 강조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헌법을 통일적으로 해석하지 않은 잘못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독일의 경우 국토방위의 의무는 기본법 규정에 없으며,양심의 자유와 양심상 집총거부권을 함께 규정,병역거부권 인정여부도 엄격한 요건에서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병역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뒤에 숨어 있는 ‘내가 고생했으니 너도 고생해 봐라.’는 식의 보복심리가 해소되고,폭력적인 군 문화와 병역비리 등 군대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판결 지지의견을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사들 반대 많았다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한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의 판결을 놓고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진보적 법조인들의 연구모임인 ‘우리법 연구회’에서도 논란이 빚어져 표결까지 벌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진보적 전·현직 판사들로 구성된 우리법 연구회는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번 판결을 내린 이정렬(35·사시 33회) 판사를 주제발표자로 월례 세미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정렬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발제했고,논란이 벌어진 끝에 세미나가 끝난 뒤 비공식 표결이 이루어졌다.8∼9명의 회원이 참여한 표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무죄로 판결하는 데 찬성한 회원은 1∼2명에 그친 반면 반대는 6∼7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이 판사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우리법 연구회 회원인 이 판사는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어 획기적인 인권신장의 전기가 마련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참석자들 사이에는 “현행 법률로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세미나에는 2002년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대한 첫 위헌심판제청신청을 낸 박시환 전 부장판사를 비롯한 15명의 전·현직 판사가 참석했다.당시 사회를 본 최은배 서울행정법원 판사는 “이 판사의 발제문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면서 “저녁식사에 동석한 8∼9명 정도의 회원끼리 비공식 표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용구 서울행정법원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입법을 통해 인정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하는 판사들이 많았지만 현행 법률에서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판사는 “민감한 주제인 만큼 회원들의 가치관들을 반영해 토론이 이뤄졌으며 이 판사의 판결에는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정렬 판사는 발제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권리를 인정하는 견해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주장과 논거가 박약한 만큼 핵심은 이제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병역 기피자로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어떻게 가려낼 것인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사들 반대 많았다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한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의 판결을 놓고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진보적 법조인들의 연구모임인 ‘우리법 연구회’에서도 논란이 빚어져 표결까지 벌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진보적 전·현직 판사들로 구성된 우리법 연구회는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번 판결을 내린 이정렬(35·사시 33회) 판사를 주제발표자로 월례 세미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정렬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발제했고,논란이 벌어진 끝에 세미나가 끝난 뒤 비공식 표결이 이루어졌다.8∼9명의 회원이 참여한 표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무죄로 판결하는 데 찬성한 회원은 1∼2명에 그친 반면 반대는 6∼7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이 판사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우리법 연구회 회원인 이 판사는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어 획기적인 인권신장의 전기가 마련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참석자들 사이에는 “현행 법률로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세미나에는 2002년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대한 첫 위헌심판제청신청을 낸 박시환 전 부장판사를 비롯한 15명의 전·현직 판사가 참석했다.당시 사회를 본 최은배 서울행정법원 판사는 “이 판사의 발제문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면서 “저녁식사에 동석한 8∼9명 정도의 회원끼리 비공식 표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용구 서울행정법원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입법을 통해 인정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하는 판사들이 많았지만 현행 법률에서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판사는 “민감한 주제인 만큼 회원들의 가치관들을 반영해 토론이 이뤄졌으며 이 판사의 판결에는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정렬 판사는 발제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권리를 인정하는 견해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주장과 논거가 박약한 만큼 핵심은 이제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병역 기피자로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어떻게 가려낼 것인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남매·자매 ‘무전기입학 동창’

    대학편입과 토익,토플 등의 시험부정을 통해 본 우리사회 ‘도덕적 불감증’의 골은 예상보다 넓고 깊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지난 4월23일 이후 밝혀낸 각종 시험의 부정행위자는 구속된 4명을 비롯하여 모두 108명.2001년 이후 4년 동안 ‘부정의 대가’로 오간 돈은 5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전기를 이용한 편입학 부정시험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청은 23일 이미 구속수감한 주범 주모(30)씨 등 4명말고도 수험생 전모(28)씨 등 5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시험부정으로 대학에 들어간 뒤 프랑스와 일본 등에 유학하고 있는 6명은 지명수배하고,부정입학 사실을 시인한 남모(27)씨 등 8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남매·자매도 나란히 부정입학 2003학년도 S대 편입시험을 치른 이모(21)씨는 주범 주씨에게 500만원을 주고 교묘한 시험부정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그는 다시 주씨를 통해 토익(TOEIC)시험에서도 만점에 가까운 980점을 얻자 언니(23)를 소개했다.무전기로 정답을 전달받는 수법으로 언니도 K대에 편입했고,토익에서도 910점을 받았다.자매가 4차례 부정을 저지르는데 지불한 대가는 2300만원.양심을 판 덕에 자매는 명문사립대학에 들어가고,최상위 어학점수도 얻었지만 결국 학적도 점수도 날린 채 범죄자 신세가 됐다. Y대 4학년에 다니는 김모(여·28)씨도 남동생(25)과 함께 붙잡혔다.2003년 1월 500만원을 주고 ‘무전기 편입시험’을 치른 김씨는 지방대에 다니다 휴학한 남동생도 같은 방법으로 이듬해 S대에 합격시켰다. 김씨는 아르바이트를 하여 동생의 ‘불법 합격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가족끼리 소개하면 보안이 철저히 지켜지는 데다,편입에서 토익까지 쉽게 ‘거래’가 4∼6건으로 늘어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취업도 물거품,때늦은 후회 올해 H대 편입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 합격한 김모(26)씨는 경찰 조사 내내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김씨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취업이 어렵자 편입학을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급한 마음에 사채업자에게 500만원을 빌려 부정입학을 했지만,남은 건 50만원의 선이자를 떼고도 늘어가는 이자에 전과자라는 낙인뿐이다.최근 언론보도를 보고 불안한 마음에 자수했다는 김모(여·25)씨는 “하루도 맘 편할 일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양심적 병역거부 네티즌 64% “반대”

    ‘양심적 병역거부는 무죄’라는 법원의 판결에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학자들의 찬반론은 엇갈리고 있지만,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반대의견이 우세했다. ●“최종판결 무죄땐 군내 폭동” 꼬집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설문조사 결과는 23일 오후 현재 무죄판결이 ‘적절하지 않다.’가 64.4%인 7408명,‘적절하다.’가 33.5%인 3848명으로 나타났다.다음의 설문조사에서도 불인정(58.8%)이 인정(21.1%)을 크게 웃돌았다. 네티즌 ‘wonggui’는 “국방의 의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받고 욕과 폭력을 배우는 ‘그리 신성하지 않은 의무’”라면서 “헌법에서의 양심에 대한 정의도 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반면 ‘loose’는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더 중시한다면,국가의무를 수행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최종판결까지 무죄로 난다면 군내에서 폭동이라도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학계에서도 찬반 엇갈려 허영(헌법학) 명지대 교수는 “국토방위의 의무를 무시하고 양심의 자유만 강조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헌법을 통일적으로 해석하지 않은 잘못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독일의 경우 국토방위의 의무는 기본법 규정에 없으며,양심의 자유와 양심상 집총거부권을 함께 규정,병역거부권 인정여부도 엄격한 요건에서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병역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뒤에 숨어 있는 ‘내가 고생했으니 너도 고생해 봐라.’는 식의 보복심리가 해소되고,폭력적인 군 문화와 병역비리 등 군대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판결 지지의견을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인권신장 쾌거” vs “병역기피 악용”

    법원이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게 ‘양심적 자유’를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적지않은 논란을 몰고올 전망이다. 그동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인권단체들은 “획기적인 인권신장”이라며 환영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성우 양지운(56)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이기적 병역기피자를 구분하여 내린 명쾌한 판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역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그의 아들은 교리를 내세우며 병역을 거부하여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병역보다 힘든 대체복무제 도입을” 무죄판결을 받은 당사자인 정모(23)씨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존중해 준 재판부에 감사한다.”면서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어 문제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반면 병무청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병역거부권’을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재향군인회가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어느정도 당연한 일이라고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도 찬반이 엇갈렸다.인터넷의 각종 토론방에는 오히려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더 많은듯 했다. “누구는 양심이 없어서 군대를 가느냐.”는 다소 감정적인 반론에서부터 “개인과 양심과 종교는 국가가 안전할 때 가능한 것”이라는 반응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존재를 생각하면 시기상조”라는 지적들이 있었다. 판결을 내린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논쟁이 빚어질 것에 어느정도 대비한듯 판결문에 예상되는 반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담아놓았다.판결 이후 병무청이 내놓은 반박에 대한 구체적인 재반박은 이미 판결문에 담겨 있는 셈이었다. 이 판사는 네티즌이 자신의 군복무 여부에 관심을 갖자 판결문에 특전사 출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사시 33회인 이 판사는 1994년 입대하여 특수전사령부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한해 징병인원 30만여명의 0.2%에 불과한 600명 안팎으로 국가 방위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면서 “첨단과학 무기가 주도하는 현대전에선 징병인원이 줄어도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안보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면 병역의무 이행의 기본질서가 와해되어 국가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병무청의 지적에 대한 사건 반박이었다. 이 판사는 이번 판결에 따른 평등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독일·영국·이탈리아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병역의무 보다 힘든 대체복무를 마련한다면 고의적인 병역거부자를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양심을 합법적인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에 대한 ‘해답’이었다. ●‘양심의 범위’ 치열한 논쟁 불보듯 이 판사는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했다.병역 거부자가 ▲양심적 결정 과정을 분명히 밝히고 ▲병역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특별한 사정을 설득력있게 설명해야 하며 ▲거부 결정 전후 이와 관련된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번 판결에서 조모(23)씨에 대해서는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도 이런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인지를 조씨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판결이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가의 형벌권과 개인의 양심 자유권이 충돌할 때는 자유권이 우선한다.”는 선고 이유 때문이다.실정법에 앞서는 양심의 자유가 종교를 넘어 사회적 차원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판단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양심의 범위’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진 정은주기자 redtrain@seoul.co.kr
  • 법원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논란 예고

    법원이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20∼30대 3명에게 ‘양심적 자유’를 인정,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종교를 내세워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기존 판례를 정면으로 뒤집은 판결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21일 병역 소집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22) 피고인에게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모(23) 피고인과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황모(32) 피고인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들과 같은 종교 신도로 기소된 조모(23) 피고인은 “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임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법정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병역법 88조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없이 입영을 거부할 때만 처벌할 수 있다.”면서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이유로 처벌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란 국가권력 등 외부의 압력을 받지 않고 자기 내면의 소리를 따를 자유”라면서 “국가의 형벌권과 개인의 양심 자유권이 충돌할 때는 자유권이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판결이 나오자 법률에 앞서는 양심의 범위를 놓고 논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항소심 및 대법원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조승진 정은주기자 redtrain@ ˝
  • “인권신장 쾌거” vs “병역기피 악용”

    법원이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게 ‘양심적 자유’를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적지않은 논란을 몰고올 전망이다. 그동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인권단체들은 “획기적인 인권신장”이라며 환영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성우 양지운(56)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이기적 병역기피자를 구분하여 내린 명쾌한 판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역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그의 아들은 교리를 내세우며 병역을 거부하여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병역보다 힘든 대체복무제 도입을” 무죄판결을 받은 당사자인 정모(23)씨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존중해 준 재판부에 감사한다.”면서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어 문제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반면 병무청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병역거부권’을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재향군인회가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어느정도 당연한 일이라고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도 찬반이 엇갈렸다.인터넷의 각종 토론방에는 오히려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더 많은듯 했다. “누구는 양심이 없어서 군대를 가느냐.”는 다소 감정적인 반론에서부터 “개인과 양심과 종교는 국가가 안전할 때 가능한 것”이라는 반응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존재를 생각하면 시기상조”라는 지적들이 있었다. 판결을 내린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논쟁이 빚어질 것에 어느정도 대비한듯 판결문에 예상되는 반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담아놓았다.판결 이후 병무청이 내놓은 반박에 대한 구체적인 재반박은 이미 판결문에 담겨 있는 셈이었다. 이 판사는 네티즌이 자신의 군복무 여부에 관심을 갖자 판결문에 특전사 출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사시 33회인 이 판사는 1994년 입대하여 특수전사령부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한해 징병인원 30만여명의 0.2%에 불과한 600명 안팎으로 국가 방위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면서 “첨단과학 무기가 주도하는 현대전에선 징병인원이 줄어도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안보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면 병역의무 이행의 기본질서가 와해되어 국가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병무청의 지적에 대한 사건 반박이었다. 이 판사는 이번 판결에 따른 평등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독일·영국·이탈리아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병역의무 보다 힘든 대체복무를 마련한다면 고의적인 병역거부자를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양심을 합법적인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에 대한 ‘해답’이었다. ●‘양심의 범위’ 치열한 논쟁 불보듯 이 판사는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했다.병역 거부자가 ▲양심적 결정 과정을 분명히 밝히고 ▲병역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특별한 사정을 설득력있게 설명해야 하며 ▲거부 결정 전후 이와 관련된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번 판결에서 조모(23)씨에 대해서는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도 이런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인지를 조씨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판결이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가의 형벌권과 개인의 양심 자유권이 충돌할 때는 자유권이 우선한다.”는 선고 이유 때문이다.실정법에 앞서는 양심의 자유가 종교를 넘어 사회적 차원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판단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양심의 범위’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진 정은주기자 redtrain@seoul.co.kr
  • 법원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논란 예고

    법원이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20∼30대 3명에게 ‘양심적 자유’를 인정,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종교를 내세워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기존 판례를 정면으로 뒤집은 판결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21일 병역 소집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22) 피고인에게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모(23) 피고인과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황모(32) 피고인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들과 같은 종교 신도로 기소된 조모(23) 피고인은 “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임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법정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병역법 88조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없이 입영을 거부할 때만 처벌할 수 있다.”면서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이유로 처벌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란 국가권력 등 외부의 압력을 받지 않고 자기 내면의 소리를 따를 자유”라면서 “국가의 형벌권과 개인의 양심 자유권이 충돌할 때는 자유권이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판결이 나오자 법률에 앞서는 양심의 범위를 놓고 논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항소심 및 대법원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조승진 정은주기자 redtrain@
  • 계간지 ‘시평’ 여름호 아시아의 저항시인 특집

    “(전략)우리들은 함경도 남자와 여자/착취자의 반항에 대해 역사를 새로 쓰는 이 고향의 이름에 맹세코/온 조선땅에 봉화를 올렸던 몇 차례 봉기에/피를 쏟은 이 고향의 흙에 맹세코/고개를 처박고 염치없이 진지를 적에게 내줄 수 있단 말인가.” 우리의 민족시인 누구인가가 썼음직한 이 시는 그러나 놀랍게도 일본 시인 마키무라 고( 村浩·1912∼1938)가 식민지배에 맞서 독립운동을 하던 당시 조선인의 입장에서 쓴 ‘간도 파르티잔의 노래’라는 시다.그가 이 시를 썼을 때는 고작 열 아홉살이었으며,어릴 때부터 ‘고치(高知)현의 천재’로 불렸던 이 소년작가는 그러나 ‘군국 일본’에의 맹종을 거부하다 고문 후유증으로 스물 여섯에 정신병원에서 병사하고 말았다.이 시는 당시에 빛을 보지 못하고 출판사주가 기름종이에 싸 땅에 묻어 두었다가 그가 죽은지 25년 만에야 세상에 내놓았다.일본의 시인 사가와 아키(佐川亞紀)는 그를 두고 ‘반전과 아시아 침략 반대를 관철한 시인으로,일본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전한다. 시전문지 ‘시평’ 여름호는 마키무라 고를 비롯,항일 중국시인 따이왕수(戴望舒)와 히우 로안,프랑스에 저항한 베트남의 부 까오 등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저항시인들의 시편을 묶은 특집을 꾸몄다.그 시편에 드러나듯 전란에 휩싸인 지난 세기의 아시아 대륙은 살육과 착취,억압과 강탈이 이어져 어둡고 참혹했지만 그 속에서도 시인들은 저항의 몸짓을 멈추지 않았다. “찢어진 나의 손바닥으로/이 광활한 대지를 어루만진다/이 쪽은 이미 잿더미로 변했고/저 쪽은 피와 진흙뿐이다(후략).” 이 시는 중국의 시인 따이왕수가 1942년 일제에 의한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감한 뒤 자신이 겪은 중일전쟁의 기억을 담아낸 항일시로,그의 생애에 있어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렇듯 거칠 것 없이 내닫는 일본의 침략 행보였지만 한국은 물론 중국,심지어는 일본 내에서조차 저항과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3년 전의 여름/중국의 어느 마을에서 3000개의 뼈를 보았다/반 세기 전 그 마을에 일본 군대가 와서/마을 사람들을 벼랑 아래 모아놓고 총살시켜(중략)/나는 가끔 생각한다/그 뼈를 부러워하고 있어서/내가 살해당할 때도/그랬으면 좋겠다(후략).” 전후 세대로,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반전시인 도쿠히로 야스요(德弘康代)는 이렇게 스스로 가해자가 되는 양심으로 통렬한 자기 고백을 멈추지 않는다. 프랑스와 미국에 맞서 절체절명의 싸움을 벌여야 했던 베트남의 저항시도 처절하고 강인하다.“(전략)들판 가운데 흰 비석에/당신이 열사라고 써놓았다/당신을 그리며 나는,당신!동지!라고 불러본다/수 만의 마음중 일편단심이라고.” 베트남의 교과서에도 실려있는 이 시는 프랑스와 미국에 맞서 싸웠던 ‘시인 전사’ 부까오의 ‘도이산’이라는 시다.시편은 지난 세기 저항시들이 의도를 앞세워 포기해야 했던 문학적 미감(美感)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순수이면서 동시에 이념일 수 있고,싸움이면서 또한 화해이기도 하다.최근 다시 군국화하는 일본,그리고 모든 강대국에 대해 아시아인이 이 시에 담아 보내는 메시지는 ‘화해 그리고 끝없는 저항’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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