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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공사중 다리 붕괴하자 당국하는 말이…

    최근 중국에서 공사 중인 다리가 붕괴하자 당국이 말도 안 되는 해명으로 수습하려 해 논란을 사고 있다. 6일 중국광파망 등 현지 매체 보도를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7시께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 바오허구의 한 고가다리 건설 현장에서 다리 일부가 붕괴해 일반인을 포함한 6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허페이 건설 당국은 다음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기자 회견을 열고 “이번 다리 붕괴는 사고가 아니라 ‘파괴성 실험’이었다.”면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사전에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현장 담당자는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당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어이가 없다.” “그 실험이란 게 대체 뭐냐?” “부상자들도 나왔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나?” 등의 댓글을 통해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즉 중국 건설 당국의 ‘파괴성 실험’ 발언이 중국 내에서도 전대미문의 변명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허페이 고가다리 붕괴 사고에서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기고] 국가보안법의 실상/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기고] 국가보안법의 실상/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일부 세력이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해묵은 쟁점을 다시 들고 나와서 군중 동원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보안법이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며, 남북한 간의 평화를 방해한다고 비판하면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보법 비판은 이론 및 실제와 들어맞지 않는다. 먼저 현행 국보법은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조문을 내포하고 있지 않다. 과거의 국보법에는 부당한 인권 탄압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조항들이 있었으나 1991년 개정을 통해 부당한 인권 탄압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조항들이 정리되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보호하는 법률이 필요하다. 국보법은 우리나라의 형사법들 가운데 자유민주주의체제 보호를 위해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법률이다. 또 국보법은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내포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법률이다. 국보법 폐지론자들은 국보법이 정권유지를 위해 민주화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국민의 사상·양심·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현행 국보법에는 민주저해적 요소가 없다. 국보법에는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조항은 없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조항은 있다. 국보법이 규제하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도의 사상·표현의 자유 규제는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본질적으로 저해하지 않는다. 어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규제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국보법에 내포된 미약한 정도의 사상·표현의 자유 규제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체제는 조만간 와해될 것이다. 국보법은 남북한 간의 평화를 방해하는 법률이 아니며, 오히려 남북한 간의 올바른 평화를 위해 필요한 법률이다. 우리나라에는 남북교류협력법이 제정되어 있어서 남북한 간의 평화를 위한 남북 공무원과 민간인들의 교류와 협력은 국보법 때문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국보법은 겉으로 남북평화를 위한 교류·협력을 내걸고 내면적으로는 북한정권과 야합하여 대한민국의 국가안전과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위해를 가하는 활동을 하는 것만 단속할 뿐이다. 국보법은 또 내부의 적을 억제하기 위한 법률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는 아무런 직접적 피해를 주지 않는다. 남북한 간에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지려면 상호불가침과 내정 불간섭이라는 평화의 기본원칙이 지켜져야 하며, 남북한이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준수한다면 대한민국의 국보법이나 북한의 형법은 남북한 간 평화의 실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국보법은 그러한 목적이 실현되는 남북한 간의 올바른 평화를 정착하기 위해서 필요불가결한 법률이 된다. 남북한 간의 올바른 평화를 정착시키려면, 평화가 추진되는 동안 평화 분위기를 악용하여 북한 정권과 내통하는 내부의 적이 자유민주주의를 흔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우리의 정치체제가 흔들리게 되면, 북한 정권은 대한민국과의 평화를 외면하고 자유민주주의체제가 붕괴된 후 남한을 흡수통일하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이런 기대를 하면 남북한의 올바른 평화는 정착될 수 없다.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억울한 소녀의 죽음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억울한 소녀의 죽음

    2009년 가을 어느 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 앞 보도에 10대 소녀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최초 발견자는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비명 소리가 나더니 바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급히 밖으로 나왔는데 여자아이가 이렇게 쓰러져 있었어요.” 언뜻 중학생이나 됐음 직한 앳된 얼굴의 소녀. 옆에는 꺾인 나뭇가지들이 잘게 흩어져 있었다. 추락하는 과정에서 나무 가장자리에 부딪힌 듯했다. 경찰은 아파트 건물 주변을 수색했지만 특이점은 찾아내지 못했다. 신원을 알려줄 만한 소지품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소녀는 차가운 부검대에 올라야 했다. 사망 원인은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 추락사는 자살이나 사고사일 때가 많지만, 타살인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의 한 병원 통계에 따르면 추락으로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 중 20%는 범죄와 관련돼 있다. 혹시 모를 타살의 흔적을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시신은 떨어질 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추락 과정에서 소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오른쪽으로 튼 듯했다. 상처 부위가 모두 오른쪽에 집중됐다. 오른쪽 팔과 옆구리, 허벅지 등에 멍든 자국이 또렷했다. 온몸 곳곳에서 골절도 나타났다. 치명적인 상처는 머리뼈 바닥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법의학적 용어로는 두개저 골절이라 부르는데 높은 곳에서 추락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심하게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오른쪽 갈비뼈와 양쪽 어깨뼈, 오른쪽 엉덩뼈까지 성한 데가 없었다. 충격을 받은 뇌와 기도, 폐 등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소녀의 몸에 난 두 줄의 상처 소녀는 어디에서 떨어진 걸까. 사고가 난 주상복합 아파트는 상가 위에 다시 아파트가 세워져 각각 옥상이 있는 구조였다. 상가는 2층 건물로, 옥상에는 높은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인 어린이 놀이터가 있었다. 상가 위 비교적 낮은 옥상은 10여m 높이지만, 아파트 옥상은 수십 미터에 달했다. 건물 중간 높이에서 창을 열고 뛰어내렸을 가능성도 있었다. 부검팀은 시신의 손상 정도에 따라 추락의 높이를 계산해 보기로 했다. 1998년 싱가포르의 과학자 라우 등이 고안한 방법으로, 추락해 숨진 시신의 손상 정도를 지수화(ISS·injury severity scale)해 비교하면 떨어진 높이를 역으로 계산할 수 있다. 지수화 과정에서 변사자의 나이와 뇌, 심장, 골반, 척추, 비장, 흉부 대동맥 등 각 기관에 남은 손상 정도를 꼼꼼히 기록한다. 부검의가 추산한 높이는 10~20m. 계산대로라면 소녀는 아파트 옥상이 아닌 상가 옥상에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컸다. 실제 3층에서 경찰은 주방용 비닐장갑과 빗자루 등을 발견했다. 소녀의 몸속 상처를 유심히 살펴보던 부검의는 허리와 엉덩이에 남은 멍 자국에 주목했다. 중선출혈(重線出血)이었다. 우리 몸은 회초리, 지팡이, 혁대, 알루미늄 파이프같이 폭이 좁고 가벼운 물체로 맞으면 해당 부위의 가장자리에 두 줄의 출혈 자국이 생긴다. 영어로는 두 줄 출혈(Double line hemorrhage)이라고 부른다. 물론 추락 도중 엉덩이나 허리 부분이 나무에 걸렸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나무에 걸려 생긴 상처로 보기엔 멍이 발생한 부위가 광범위했다. 몸 안쪽의 흔적은 더욱 선명했다. 둔탁한 힘으로 피부는 파열되지 않았지만, 모세혈관과 정맥 등은 파열돼 출혈이 나타났다. 추가 조사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한 흔적도 드러났다. 소녀가 죽기 직전 누군가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이다. 일단 타살로 수사의 초점이 모아졌다. 여기서 잠깐. 추락사한 시신이 스스로 떨어졌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 의해 밀려 떨어졌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실험은 1970년대 초 미국 볼티모어에서 최초로 실시됐다. 남편이 10만 달러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부인 아이리스 시거를 61m 높이에서 밀어 버린 이른바 ‘아이리스 시거’ 사건이다. 사건 초기부터 경찰은 남편을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당시 부인의 시신이 발견된 위치는 건물 외벽에서 5m 정도 떨어진 바닥이었다. 법의학자들은 아내의 몸무게와 똑같은 인형을 제작해 반복 실험을 했다. 실험은 발을 헛디뎠을 때와 스스로 몸을 던졌을 때, 뒤에서 밀었을 때의 세 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인형은 발을 헛디뎠을 때는 3.2m, 뛰어내렸을 때는 4.3m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남편으로부터 “술에 취해 난간 밖으로 밀었다.”는 자백을 받아 냈다. ●10대라기엔 너무 대담했던 소녀들 수사가 진행되면서 죽은 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 가출 신고가 된 14세 A양이었다. 이상한 것은 A양이 숨지기 이틀 전 경찰서를 찾은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A양은 경찰에서 “동네에서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다가 아이를 치고 그냥 달아났다.”면서 “오토바이를 몬 친구 등이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 어린아이가 다친 걸 생각하니 양심의 가책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바로 사라진 B(15)양과 C(13)양을 수소문했다. 탐문 과정에서 경찰은 이 소녀들이 친구들에게 “배신자(A양)를 붙잡아 흠씬 두들겨 팬 후 옥상에서 밀어 버렸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A양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도 그들이었다. B양과 C양은 특수절도죄로 몇달 전 한 보호관찰소 위탁감호시설에 입교하고 알게 된 사이였다. 이들은 A양을 건물 아래로 밀어 떨어뜨린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죽은 소녀가 자신들을 배신한 데 대해서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추락한 소녀, 몸을 통해 타살을 증명하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추락한 소녀, 몸을 통해 타살을 증명하다

     2009년 가을 어느 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 앞 보도에 10대 소녀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최초 발견자는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비명 소리가 나더니 바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급히 밖으로 나왔는데 여자아이가 이렇게 쓰러져 있었어요.”  언뜻 중학생이나 됐음 직한 앳된 얼굴의 소녀. 옆에는 꺾인 나뭇가지들이 잘게 흩어져 있었다. 추락하는 과정에서 나무 가장자리에 부딪힌 듯했다. 경찰은 아파트 건물 주변을 수색했지만 특이점은 찾아내지 못했다. 신원을 알려줄 만한 소지품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소녀는 차가운 부검대에 올라야 했다.  ●소녀의 몸에 난 두 줄의 상처  사망 원인은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 추락사는 자살이나 사고사일 때가 많지만, 타살인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의 한 병원 통계에 따르면 추락으로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 중 20%는 범죄와 관련돼 있다. 혹시 모를 타살의 흔적을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시신은 떨어질 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추락 과정에서 소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오른쪽으로 튼 듯했다. 상처 부위가 모두 오른쪽에 집중됐다. 오른쪽 팔과 옆구리, 허벅지 등에 멍든 자국이 또렷했다. 온몸 곳곳에서 골절도 나타났다. 치명적인 상처는 머리뼈 바닥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법의학적 용어로는 두개저 골절이라 부르는데 높은 곳에서 추락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심하게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오른쪽 갈비뼈와 양쪽 어깨뼈, 오른쪽 엉덩뼈까지 성한 데가 없었다. 충격을 받은 뇌와 기도, 폐 등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소녀는 어디에서 떨어진 걸까. 사고가 난 주상복합 아파트는 상가 위에 다시 아파트가 세워져 각각 옥상이 있는 구조였다. 상가는 2층 건물로, 옥상에는 높은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인 어린이 놀이터가 있었다. 상가 위 비교적 낮은 옥상은 10여m 높이지만, 아파트 옥상은 수십 미터에 달했다. 건물 중간 높이에서 창을 열고 뛰어내렸을 가능성도 있었다.  부검팀은 시신의 손상 정도에 따라 추락의 높이를 계산해 보기로 했다. 1998년 싱가포르의 과학자 라우 등이 고안한 방법으로, 추락해 숨진 시신의 손상 정도를 지수화(ISS·injury severity scale)해 비교하면 떨어진 높이를 역으로 계산할 수 있다. 지수화 과정에서 변사자의 나이와 뇌, 심장, 골반, 척추, 비장, 흉부 대동맥 등 각 기관에 남은 손상 정도를 꼼꼼히 기록한다. 부검의가 추산한 높이는 10~20m. 계산대로라면 소녀는 아파트 옥상이 아닌 상가 옥상에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컸다. 실제 3층에서 경찰은 주방용 비닐장갑과 빗자루 등을 발견했다.  소녀의 몸속 상처를 유심히 살펴보던 부검의는 허리와 엉덩이에 남은 멍 자국에 주목했다. 중선출혈(重線出血)이었다. 우리 몸은 회초리, 지팡이, 혁대, 알루미늄 파이프같이 폭이 좁고 가벼운 물체로 맞으면 해당 부위의 가장자리에 두 줄의 출혈 자국이 생긴다. 영어로는 두 줄 출혈(Double line hemorrhage)이라고 부른다. 물론 추락 도중 엉덩이나 허리 부분이 나무에 걸렸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나무에 걸려 생긴 상처로 보기엔 멍이 발생한 부위가 광범위했다. 몸 안쪽의 흔적은 더욱 선명했다. 둔탁한 힘으로 피부는 파열되지 않았지만, 모세혈관과 정맥 등은 파열돼 출혈이 나타났다. 추가 조사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한 흔적도 드러났다. 소녀가 죽기 직전 누군가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이다. 일단 타살로 수사의 초점이 모아졌다.  ●10대라기엔 너무 대담했던 소녀들  여기서 잠깐. 추락사한 시신이 스스로 떨어졌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 의해 밀려 떨어졌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실험은 1970년대 초 미국 볼티모어에서 최초로 실시됐다. 남편이 10만 달러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부인 아이리스 시거를 61m 높이에서 밀어 버린 이른바 ‘아이리스 시거’ 사건이다. 사건 초기부터 경찰은 남편을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당시 부인의 시신이 발견된 위치는 건물 외벽에서 5m 정도 떨어진 바닥이었다. 법의학자들은 아내의 몸무게와 똑같은 인형을 제작해 반복 실험을 했다. 실험은 발을 헛디뎠을 때와 스스로 몸을 던졌을 때, 뒤에서 밀었을 때의 세 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인형은 발을 헛디뎠을 때는 3.2m, 뛰어내렸을 때는 4.3m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남편으로부터 “술에 취해 난간 밖으로 밀었다.”는 자백을 받아 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죽은 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 가출 신고가 된 14세 A양이었다. 이상한 것은 A양이 숨지기 이틀 전 경찰서를 찾은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A양은 경찰에서 “동네에서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다가 아이를 치고 그냥 달아났다.”면서 “오토바이를 몬 친구 등이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 어린아이가 다친 걸 생각하니 양심의 가책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바로 사라진 B(15)양과 C(13)양을 수소문했다. 탐문 과정에서 경찰은 이 소녀들이 친구들에게 “배신자(A양)를 붙잡아 흠씬 두들겨 팬 후 옥상에서 밀어 버렸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A양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도 그들이었다.  B양과 C양은 특수절도죄로 몇달 전 한 보호관찰소 위탁감호시설에 입교하고 알게 된 사이였다. 이들은 A양을 건물 아래로 밀어 떨어뜨린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죽은 소녀가 자신들을 배신한 데 대해서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판사들이 뒤늦게 왜 FTA 집단행동 나서나

    사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엊그제 “신념에 터 잡은 개인적인 소신을 법관의 양심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면서 법관들의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법원 내부의 한·미 FTA 공방이 수그러들지 않자 사법부 수장으로서 주의를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사법부 책임자의 당부는 별 효력이 없었다. 1시간 뒤 법원 내부통신망에 “한·미 FTA는 불평등 가능성이 있어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것”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 구성을 대법원장에게 청원하겠다.”는 인천지법 부장판사의 글이 올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미 FTA를 둘러싼 법관들의 최근 행태에 우려를 표하면서 몇 가지 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한·미 FTA는 국회비준을 거쳐 대통령이 이행 부수법안까지 서명을 마친 만큼 법적으로, 행정적으로 마무리된 사안이다. 민주당과 관련단체들이 반대운동을 벌이지만 그것은 정치적인 성격이 강한 행위다. 이런 사안에 대해 일부 법관들이 재협상 청원을 하겠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국가 통치체계를 뒤흔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행정부, 입법부가 관련법과 절차에 따라 마무리지은 일을 사법부가 내부 여론을 수렴해 다시 되돌리겠다는 것은 절차적 합리성이 없을 뿐 아니라 3권분립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행정부 영역을 침해하면 사법부 독립도 훼손될 수 있다는 법원 내부의 반론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또한 한·유럽연합(EU) FTA 등 여타 FTA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다가 유독 한·미 FTA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반미적 관점에 기초한 아집과 독선이라는 비판을 자초할 수도 있는 것이다. 100명이 넘으면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 구성 청원을 하겠다며 세를 규합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도 법관으로서는 부적절한 태도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와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법관으로서 가져야 할 몸가짐을 주문했다. 사법부 수뇌부가 고뇌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권고인 만큼 후배 법관들은 그 의미를 깊이 새겨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 [‘판사 SNS 사용’ 사법부 내부 갈등 증폭] “개인소신, 법관양심으로 오인말라”

    [‘판사 SNS 사용’ 사법부 내부 갈등 증폭] “개인소신, 법관양심으로 오인말라”

    양승태 대법원장은 1일 “법관은 모든 언동이나 처신에서 균형감각과 공정성을 의심받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임 법관들의 임명식에서 한 발언이지만 최근 계속되는 판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법조경력자 신임법관 26명에 대한 임명식에서 “재판 규범으로서의 양심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양심이 아니라 보편적 규범의식에 기초한 법관으로서의 직업적·객관적인 양심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보편타당한 것이어야 하고 다른 법관과도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치관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이어 “독특한 신념에 터 잡은 개인적인 소신을 법관의 양심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회 일각의 주장을 여론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거나 실체를 왜곡해 부당한 방향으로 재판을 끌고 가려는 시도가 있다.”며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국민의 신뢰임을 명심하라.”고도 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공식적인 자리를 빌려 판사의 SNS를 통한 정치적 의사표명이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우회적이지만 다소 강한 어조로 밝힌 것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관의 SNS 사용 기준과 관련해 “신중한 사용을 권고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데 대한 에두른 경고로 풀이된다. 한편 대법원은 법조 경력 20년의 이주현(4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 등 26명을 신임 판사로 임용했다. 출신별로는 변호사 15명, 검사 9명, 헌법연구관 2명으로 이들은 12주의 연수교육을 마치고 내년 2월 정기인사 때 일선 법원에 배치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오늘의 눈] 법관을 위한 변명/이민영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법관을 위한 변명/이민영 사회부 기자

    먼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이혼한 판사는 가사사건을 맡으면 안 될까. 종교를 가진 판사는 종교 관련 재판을 하면 안 될까. 그도 아니면 성폭력 재판에서 남성 판사를 배제해야 할까. 마지막 질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판사는 관련 재판을 하면 안 될까.’ 대부분 “에이, 그건 아니지.”라고 답하다가 마지막 질문에서 조금 갸웃거렸을지도 모르겠다.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대통령과 각료까지 거론하며 한·미 FTA 비준안 통과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판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과 정치적 중립,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까지 뛰어들었다. 판사의 SNS 사용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최은배 판사가 FTA 관련 재판을 맡는다면 공정할 수 있겠는가.”라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이런 식의 논리라면 앞선 질문에 모두 ‘예’라고 대답해야 한다. 판사를 포함한 공무원은 헌법에 따라 직무상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지닌다. 그러나 ‘기계적 중립’이라는 말이 허구라는 건 조금만 생각해도 쉽게 알 수 있다. 최루탄, 날치기, 물대포, 경찰서장 폭행 등 한·미 FTA를 둘러싼 뉴스를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대담론이 아닌, 우리네 삶과 직접 관련된 이런 이슈에서 무색무취 상태의 기계적 중립은 수식에서나 존재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페이스북 등 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SNS를 통한 의견 표명이 공적이냐, 사적이냐는 문제는 이견이 있는 만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판사 이전에 한 사람의 시민인 그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앗아갈 권리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 판사의 생각과 직무는 별개가 돼야만 하고, 판사는 객관적 양심에 따라 판결하면 된다. 그래도 동의할 수 없다면 마지막 질문. 당신은 고민 없이 서류더미에 파묻혀 판결을 양산하는 ‘재판 기계’ 판사를 원하는가. min@seoul.co.kr
  • 철퇴맞은 불량 파워 블로그 잠잠하니 파워 카페 비양심 ‘꼼수’

    철퇴맞은 불량 파워 블로그 잠잠하니 파워 카페 비양심 ‘꼼수’

    내년 3월 결혼할 직장인 김모(28·여)씨는 ‘혼××’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에서 인증한 예물업체를 통해 100만원짜리 결혼반지를 맞추고 금 한 냥을 맡겼다. 회원 수가 7만명이 넘는 대형카페인 데다 카페 공지에 “인증업체 이용한다.”고 적혀 있어 믿고 계약을 했다. 그러나 예물업체 사장은 사기를 치고 잠적했다. 김씨는 카페에 항의 글을 남겼지만 얼마 뒤 카페지기는 통보도 없이 글을 삭제했다. 김씨는 “카페를 믿고 예약했는데 문제가 생기니 발뺌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이용후기를 쓰면 현금을 준다.”고 해 카페에 가입한 회원들은 카페지기가 보내는 수십통의 업체 광고메일과 쪽지에 시달렸다. 카페지기가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홍보를 해준다는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제품을 홍보하는 ‘파워블로거’들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유사한 수법으로 뒷돈을 챙기는 ‘파워카페’는 법망에서 벗어나 있다. 정보 공유나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만든 카페가 본래의 취지를 저버리고 상업적 행위에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관계당국은 파워카페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파워카페의 비양심적인 짓은 비일비재하다. 회원 수 5만명이 넘는 한 스마트폰 동호회 모임에서는 휴대전화 이용 정보와 관계 없는 ‘주식 손실 시 100% 환불, 무료 추천 종목’이라는 쪽지가 단체 메일로 매일 전송된다. 회원 수 3만명 이상인 한 자동차 동호회에서는 카페지기가 특정 업체와만 거래하고, 또 시중가보다도 비싸게 공동구매를 주도해 회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 회원은 카페에 이 같은 폐해를 알리는 항의성 글을 올렸다가 강제 탈퇴당했다. 회원 수가 많으면 다른 사람에게 돈을 받고 카페를 넘기는 사례도 빈번하다. 그러나 네이버 등 포털 측은 파워카페의 심각성을 알지만 적극 대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 포털 관계자는 “최근 카페의 목적과 다른 상업적 메일이 회원들에게 대량 살포되고 있다는 신고가 적지 않지만 카페의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적극적으로 걸러내기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문제가 있다면 경고하거나 카페지기를 물러나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파워블로거 사태 이후 세부적인 규제 사항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씨줄날줄] 벌(罰)/주병철 논설위원

    러시아 제국의 황제 니콜라이1세는 국가를 거대한 병영으로 만든 인물이다. 그는 병사들의 복장과 군사훈련 등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징모한 병사를 훈련하기 위해 물이 가득 찬 컵을 모자 위에 얹고 무릎을 굽히지 않고 걷는 독일 육군 관병식의 걸음걸이로 걷게 했다. 병사들은 컵의 물을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한 방울에 1년씩 병역의 의무가 더해졌다. 벌(罰)을 무기로 삼은 군사훈련이었다. 원래 罰은 사전적 의미로 ?(꾸짖을 리)에 刀(칼 도)를 덧붙인 한자(漢字)인데, 칼을 들어 위엄을 보이며 꾸짖어 벌을 준다는 뜻이다. ? 역시 그물(四)살처럼 찌푸리고 꾸짖음(言)을 나타내고 있다. R W 에머슨은 수필집에서 벌을 이렇게 정의했다. “죄와 벌은 같은 줄기에서 자라난다. 벌이란 향락의 꽃이 그 속에 숨기고 있었던 것을 모르는 사이에 익어 버린 과일이다.” 에머슨의 이야기는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죄와 벌’과 다르지 않다. 가난 때문에 대학을 중퇴한 라스콜리니코프는 인정 없는 전당포의 늙은 노인 알료나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인다. 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을 파는 소냐를 만나면서 그의 양심은 혼란스러워진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수를 시도하지만 실패하게 되고 결국 소냐의 간절한 소원으로 자수를 한 뒤 시베리아로 유배된다. 새로운 사상과 질서가 꿈틀대던 당시 러시아 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을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를 통해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 한국판 ‘죄와 벌’의 정수는 1988년 10월 지강헌을 비롯한 미결수 12명이 집단 탈주한 뒤 9일 동안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죽기 전 내뱉은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다. 이 말은 그 무렵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세태를 꼬집는 유행어였다. 물론 벌이라는 게 죗값을 달게 받는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죄가 되거나 잘못돼 감내하는 억울한 벌도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그제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그동안 부족한 게 많아 벌 받은 것이다. 엄청나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벌이라는 게 주는 사람이 없어도 받을 만하면 스스로 청해 받기도 하는 모양이다. 노자(子)는 “천벌은 늦게라도 반드시 찾아온다.”고 했다. 박 전 대표가 노자의 생각을 읽어서 그렇게 말했다고 여겨지진 않지만 그래도 자성한다고 하니 지켜봐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디케의 저울, 누가 만드나/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디케의 저울, 누가 만드나/이기철 사회부 차장

    정의의 여신 디케는 사법부를 상징한다. 국내 최고 법원인 대법원 2층에 있는 대법정 정문 위에 여신 디케가 앉아 있다. 형형한 두 눈에, 오른손에는 양팔저울을 들고, 왼손에는 법전을 든 모습의 좌상이다. 두 눈을 가린 서양의 디케와는 다르다. 눈을 가리지 않은 ‘한국형 디케’에는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법전이 규칙과 기준을 의미하는 법치주의의 상징이라면, 양팔저울은 정의를 상징하는 심판의 의미로 읽힌다. 이런 한국형 디케의 저울이 최근 범죄에 따라 요동을 친다. 법원이 내린 형벌이 국민의 법감정에 다소 의아하게 비쳐지는 대목이 적지 않다는 말이다. 판결은 신의 영역에 속한다지만 판사도 인간이어서 판결이 완전무결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판사들이 적정한 형량을 매기는 혜안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 이런 사례들이 있다. 한 판사는, 자신과 동거하던 30대 동성애 애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체를 자신이 살던 오피스텔 보일러실에 숨겼다가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등교하는 초등생을 유인해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모씨에게는 징역 12년 6개월이라고 방망이를 두드렸다. 원룸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20대에게는 징역 6년이 내려졌다. 모두 11월 전국 법원에서 나온 선고들이다. 이런 판결을 내린 디케들은 범죄와 이에 상응하는 형량을 양팔저울에 올려놓고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법과 양심에 따라 감경 사유를 찾거나 가중 요인을 살펴 저울이 평형을 이루도록 판결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 같은 형량에 의문을 갖는다. 살인범의 형량이 어째서 강간범보다 더 가벼우냐고. 살인은 다른 범죄와 달리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범죄다. 생명은 가장 고귀한 보호 대상이다. 죄질이 성범죄 못지않게 나쁘지만 상대적으로 관대한 처분을 받는 것으로 국민들은 받아들인다. 영화 ‘도가니’ 이후 촉발된 성범죄 엄단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형벌의 중형주의가 득세하고 있다. 같은 시각에서 아동 및 장애인 성폭행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된 이후 살인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도 폐지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살인은 극악한 범죄이지만 판결은 다르다. 이런 판결이 쌓이면 사법부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요체는 범죄 종류별로 형량이 균형을 잃었다는 점이다. 이를 바로잡는다고 다른 범죄의 형량을 높이는 것은 자칫 형벌만능주의로 흐를 수 있다. 형벌의 목적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있다면, 온정주의의 폐단 못지않게 중벌주의에 의한 과잉 형벌이 균형을 잃은 처벌이라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범죄 감소를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 인식이 향상되고, 도덕성이 회복돼야 한다. 이런 마당에 일방적 중형주의가 능사인지는 차분히 되짚어 봐야 할 때이다. 실정법이 국민의 법감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7조(우범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제공 또는 알선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벌금이 개인이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한다고는 하지만 300만원은 징역 3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벌금을 ‘봉급생활자의 3년치 평균 연봉’으로 적시해도 부족한데…. 이 때문에 법 조문을 전반적으로 손질하고 다듬는 후속조치를 기대한다. 양형 문제가 최근 법원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법행정은 바쁘다. 양형기준을 손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마당에 한 가지 짚고자 한다. 화이트칼라 범죄의 형량이 너무 물렁하다. 국고에 손을 댄 범죄나 세금포탈 범죄에 대한 형량이 한층 무거워야 한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요구다. 한국의 디케가 두 눈을 가리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건 아닐까.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소셜페서와 폴리페서/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소셜페서와 폴리페서/박대출 논설위원

    4·19혁명은 학생이 주역이었다. 교수들은 엿새 뒤에야 움직였다. 그들은 시국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리고는 거리투쟁에 가세했다. 국민 시위로 확산됐다. 이승만 정권은 백기투항했다. 6월 민주항쟁 때도 교수들이 나섰다. 역시 시국선언으로 힘을 보탰다. 반(反)독재로 하나가 됐다. 전두환 정권은 민주화 요구를 수용했다. 교수들이 막강해 보인다. 그들이 움직이면 해결됐다. 혁명의 종결자 같다. 이유가 있다. 첫째, 그들은 신중하다. 학생들보다 굼뜨다. 공감대가 충분할 때 결단했다. 둘째, 신중한 지성은 편견까지 없다. 국민에게 와 닿는다. 파급력은 크기 마련이다. 그들은 변혁을 외쳤다. 권력의 횡포에 맞섰다. 불합리한 사회를 바로잡으려 했다. 소셜페서(social+fessor)로 부를 만하다. 사회(social) 운동을 하는 교수(professor)란 뜻에서다. 2년 전에도 교수들이 나섰다. 시국선언이 잇따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파문 뒤였다. 민주화교수협의회가 주도했다. 4500명 넘게 참여했다. 반(反)시국선언도 나왔다. 뉴라이트 계열 교수들이 맡았다. 교수들은 진보와 보수로 갈라졌다. 틈은 더 벌어지고 있다. 내년엔 최고조가 될 것 같다. 총선, 대선을 앞두고 위험 수위다. 소셜페서의 경계를 넘는 이들이 섞여 있다. 정치(politics)를 하는 교수(professor)들이다. 폴리페서(poli+fessor)로 불린다. 부쩍 늘었다. 소셜페서는 순수하다. 정파와 무관하다. 학자적 양심을 깔고 있다. 우국충정은 객관적이다. 그 토대에서 정치를 감시한다. 폴리페서는 다르다. 정파를 기반으로 한다. 우국충정은 주관적이다. 그 밑천으로 정치에 참여한다. 정치권에 자문하는 교수들이 있다. 이들도 폴리페서다. 조연급이면 부작용은 덜하다. 때론 국리민복에 보탬이 될 수도 있다. 주연급이면 문제가 다르다. 사적(私的)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공적(公的)으로 큰 파장을 미친다. 정치행보로 주목받는 교수들이 있다. 안철수, 박세일 교수 등이다. 안 교수는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이다. 박 교수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 몸 담고 있다. 모두 국립 서울대다. 나라 세금으로 운영하는 대학이다. 안 교수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편들었다. 10·26 재·보선 때 이메일로 지지했다. 박 교수는 보수신당을 만든단다. 모두 폴리페서 기준에 든다. 안 교수는 통 큰 기부를 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이 또한 가르침이다. 메아리는 컸다. ‘새 정치’를 시대흐름으로 키워냈다. 소셜페서 범주에 든다. 막강한 소셜페서가 됐다. 그는 주식을 내놓기로 했다. 안철수연구소의 1대 주주로서다. 이사회 의장으로서다. 발표한 곳은 회사가 아니다.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원장 일을 하는 곳에서 의장 일을 발표했다. 비상식이다. 공헌을 흠집내자는 게 아니다.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나눔이 본질이고, 실천이 요체다. 그런데도 짚고 넘어가는 건 다름아니다. ‘원장’에게서 정치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잦을 것 같아서 그렇다. 이합집산의 계절이 왔다. 그는 조용하다. 입은 최소한으로 열린다. 그러나 밖은 시끄럽다. 정치권이 흔들어댄다. 여권은 붙으려면 들어오라고 한다. 야권은 연일 러브콜이다. 어떤 이는 입장을 대변하고, 어떤 이는 마음까지 읽어낸다. 언론은 덩달아 야단이다. 이럴 때 침묵은 정치 언어다. 부인하지 않으면 시인으로 받아들인다. 기부정치, 신비주의 정치로 해석한다. 정치판의 속성이다. 박 교수는 정치 참여를 선언했다. 내년 총선에 후보까지 낼 수 있다고 한다. 안 교수는 경계를 넘나든다. 아직은 소셜페서에 가깝다. 점점 폴리페서로 이동 중이다. 자의든, 타의든 이게 정치현실이다. 그는 상식을 원천으로 삼는다. 제자리는 상식이고, 딴 자리는 비상식이다. 소셜페서는 옥(玉)이고, 폴리페서는 티가 된다. 소셜페서가 포장용이라면 티는 더 커진다. 소셜페서냐, 폴리페서냐, 폴리티션(politician)이냐.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dcpark@seoul.co.kr
  • “정보공유… 지방수험생도 불리하지 않아”

    “정보공유… 지방수험생도 불리하지 않아”

    “실생활에서 돈을 빌려주고 갚는 평범한 행위들도 모두 법률행위가 아닙니까. 공부할수록 실생활에 밀접한 학문이 바로 법학이고, 평생을 함께할 학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53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김수민(24·여)씨의 흥분된 목소리가 22일 휴대전화기를 통해 짜릿하게 전해졌다. 그는 2차 시험에서 700점 만점에 436.86점을 받았다. 그는 “예전에 수석 합격자들이 결과를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인터뷰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저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경북대 법학과에서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김씨는 이날 수업 도중 수석합격 수식을 전해 들었다. 김씨는 고교 졸업과 함께 소위 ‘점수에 맞춰’ 선택한 법학과였지만, 공부를 거듭할수록 적성에 딱 맞는, 평생을 함께할 학문이라는 생각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김씨는 “보통 법학 하면 어렵고 뜬구름 잡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고, 하나하나가 생활과 연관지어졌다.”고 말했다. 수석에 특별한 비결을 밝히지는 않았다. “남들과 특별히 다른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는 그는 판례 원문을 찾아 꼼꼼히 공부한 것이 크게 도움됐다고 소개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김씨는 1차 시험을 대구에서 준비하다 2차 시험을 위해 서울 신림동을 찾았다. 그는 “지방에서 시험을 준비하며 다소 막막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과거와 달리 대부분 정보가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준비하는 것이 크게 불리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절대 없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존경하는 법조인으로는 양창수 전 대법관과 판사 출신의 전 법무장관인 강금실 변호사를 꼽았다. 김씨는 “양 전 대법관의 명쾌한 판결에 감명을 받았고, 강 변호사는 같은 여성으로서 동질감 때문인지 강연 등에서 그가 해 준 말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이 때문인지 법과 양심에 따라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판사가 검사나 변호사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설] 예산안 법정기한 처리 다짐 지켜보겠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어제 계수조정소위원회를 열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넘어온 새해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한나라당 소속 정갑윤 예결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정기한 내 여야 합의로 내년 예산을 처리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예결위원들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여건도 성숙돼 있다.”고 강조했다. 예결위원장이 법정기한 내 처리를 강조한 것은 그동안 법정기한 내 처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 54조 2항은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정부는 이러한 헌법 조항을 지키지만 국회에 가면 지켜지지 않는 게 다반사였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헌법에 정해진 기한(12월 2일)에 새해 예산안이 처리된 것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02년이 유일하다. 누구보다도 법을 잘 지켜야 할 입법부(立法府)인 국회가 헌법 조항을 사문화(死文化)하고 있으니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법정기한 내 처리에 합의한 것도 물론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느냐다. 여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이어서 여야 지도부의 다짐과는 달리 새해 예산안도 법정기한 내 합의 처리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은 ‘선(先) 예산안, 후(後) FTA 처리’를 주장하지만 한나라당은 ‘FTA·예산안 동시 처리’를 주장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 처리하겠다는 다짐이 구두선(口頭禪)이 되지 않는지 지켜보겠다.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처리하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사실 예산안의 ‘내용’도 중요하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정부의 예산안(326조 1000억원)보다 8조 6000억원이나 부풀려 예결위로 넘긴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노골적인 지역구 챙기기와 여야의 나눠먹기식 구태 탓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세금이 아까운 줄 알고, 불요불급한 곳에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양심’을 찾기를 바란다.
  • 민주 온건파 김동철의원 “끝까지 대화·타협으로 해결을”

    민주 온건파 김동철의원 “끝까지 대화·타협으로 해결을”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당내 강경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손학규 대표의 비서실장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당내에서 ‘온건파’로 분류된다. 지난달 30일 여야 원내대표가 ‘발효 뒤 3개월 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 재협상’ 절충안에 잠정 합의했을 때 이에 동조하며 서명에 참여, 손 대표에 대한 ‘항명’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의원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강경파 의원들이 당론 결정을 위한 비공개 투표를 거부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공개 투표를 강요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이 여야 협의 처리를 기대하며 끝까지 단식 농성을 벌이겠다고 한 데 대해 “어느 당이나 강경파는 있기 마련이지만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국회 내 목소리가 더 크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거듭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후속 노력도 촉구했다. 미국 측의 서면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실력저지로 당론이 결정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무거운 표정으로 “…그럼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기고] 다산에게 배우는 공복(公僕) 의식/김병철 방위사업청 재정정보화 기획관

    [기고] 다산에게 배우는 공복(公僕) 의식/김병철 방위사업청 재정정보화 기획관

    총선, 대선 등 격변기를 앞두고 공무원의 부정·비리 등 독직(瀆職)사건이 자주 보도된다. 국민에 의해 고용된 공무원으로서 참으로 민망스럽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진정한 공무원이라면 자신에게 맡겨진 공직을 자기의 특권인 양 남용한다거나 부정·비리를 저지름으로써 신성한 공직을 더럽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이 신성한 공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가져야 할 강령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겠으나, 공무원 스스로 주체의식을 갖고 기본적인 몇 가지를 충실히 지킨다면 적어도 국민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공직 청렴에 관한 주체의식이다. 국민은 공무원에게 공무를 맡기면서 봉급을 지급한다. 또한, 공무원은 처우수준, 복무기준 등 공직과 관련한 제반 사항을 인지하고 자유의사에 따라 공직을 선택한다. 이렇게 상호 간에 계약관계를 맺음으로써 공무원은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서의 봉급 외에 공무와 관련하여 누구로부터 그 어떤 것도 받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종국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이중적으로 대가를 받는 지극히 양심적이지 못하고, 부모자녀 등 가족에게 떳떳하지 못한 행위가 되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청렴이 공무원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며, 덕의 바탕이라고 하였다. 둘째, 정책결정에 관한 주체의식이다. 국민은 공무원이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기를 바란다. 공무원은 국민의 뜻에 합당한 정책을 마련하려면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때 공무원은 반드시 국민의 처지에서 고민하고 논쟁해야 하며, 자신의 행정편의나 소속부서의 소아적 입장에서 벗어나 국가 또는 국민으로서 정책을 결정하는 직무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경시하거나 도외시하고 자신의 행정편의 등을 위해 직무를 수행한다면 이야말로 적극적 독직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다산은 공무원이라면 아래로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하고, 위로는 하늘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하였다. 셋째, 재정집행에 관한 주체의식이다. 정부의 각종 정책은 국가재정의 집행을 통해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국민은 세금을 자발적으로 냄으로써 국가재정을 마련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행복한 나라를 만들도록 곳간의 열쇠를 공무원에게 맡겼다. 따라서 공무원은 가정주부가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듯 국가재정을 절약적으로 집행함으로써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산은 진정한 공무원은 청렴해야 하고, 청렴하고자 하면 재물을 절약해야 하며, 특히 공적인 재물을 절약하는 것이 공무원의 으뜸가는 임무라고 하였다. 방위사업청은 연간 13조원 규모의 국가재정을 집행함으로써 무결점의 무기체계를 공급하여 국가 안전보장을 확보함은 물론 방위산업 진흥 등 국민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중앙조달기관이다. 어떤 정부기관보다 청렴과 국민본위의 정책결정, 그리고 절약적 재정집행이 요구되므로 조직을 새롭게 재편하고, 의식개혁 및 업무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공무원들이 다산 선생의 가르침을 받들어 국민의 공복으로서 주체의식을 되찾아 견지함으로써 신성한 공직을 스스로 지키고 품격을 높여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 ‘6000만원 돈가방’ 찾아준 정직한 청소부 결국…

    ‘6000만원 돈가방’ 찾아준 정직한 청소부 결국…

    지폐가 가득 담긴 가방이 버려져 있는 걸 발견한다면 보통은 어떤 선택을 할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돈 가방을 주인에게 돌려준 독일의 한 호텔 청소부의 양심이 독일에서 훈훈한 미담으로 회자되고 있다.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문첸글라드배치에 있는 호텔에서 6년 동안 근무한 폴란드 출신 청소부 안나 라드케(37)는 최근 빈 객실을 치우던 중 침대 옆 구석에 숨겨져 있던 의문의 가방을 발견했다. 가방 문을 열었을 때 놀랍게도 안에는 총 4만유로(한화 6100만원) 상당의 고액지폐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는 라드케가 하루에 버는 돈에 수백 배에 달하는 큰 돈이었지만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곧바로 가방을 상사에게 맡겼다. 대신 신고를 해달라고 부탁한 뒤 라드케는 묵묵히 청소를 끝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을 통해 돈가방을 되찾은 주인은 이틀 전 이 객실에 묵었던 신혼부부로 밝혀졌다. 그들은 몇 년 간 모은 결혼식 비용을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분실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부부는 돈 가방을 찾아준 라드케의 정직함에 크게 감동을 했고, 감사의 표시로 라드케에 현행법상 보상금 범위인 원금의 3% 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선뜻 건넸다. 이들은 “하마터면 결혼식을 못할 뻔 했는데 정말 고맙다.”고 연신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측 역시 라드케에 정직한 직원에 내리는 특별 포상을 했으며, 독일의 여러 신문들이 그녀의 사연을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사소하지만 양심적인 행동으로 유명해진 라드케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서 부끄럽다.”면서 “포상금으로는 두 아이들의 선물을 샀다.”고 기뻐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깔깔깔]

    ●최후의 양심선언 7명의 아들을 둔 남자가 있었다. 그는 막내 아들을 유난히 구박했다. 다른 아들과 성격이나 인상도 다르고, 심지어 머리 색깔까지 달랐다. 남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막내는 내 자식이 아니라 마누라가 바람 피워서 얻은 자식이 분명해!’ 그렇게 아들에 대한 구박은 계속되고, 마침내 하늘의 부름을 받은 그는 아내와 막내를 용서해 주리라 생각하고 조용히 물었다. “여보, 내가 죽을 때가 되니 20년 동안 막내놈을 구박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구려. 모든 것을 용서해 줄 테니 진실을 말해 주구려. 저 놈의 애비는 대체 누구란 말이오?” 그러자 아내가 체념한 듯 말했다. “사실은 그 애만 당신 자식이에요.”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비서관 김정훈△영상콘텐츠산업과장 박병우△국립현대미술관 교육문화창작스튜디오팀장 정인규△세계관광기구(UN WTO) 파견 김재현 ■국민권익위원회 △국토해양심판과장 이승균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 방재환경과장 이재성△안전정책국 안전기준과 박원상△방사선방재국 방재환경과 박희건 ■부산시 △건설본부 도로교량건설부장 이병인△사하구 국장요원 정신영 ■도로교통공단 △정보보호단장 최운호 ■스포츠서울 △미디어마케팅본부장 김한석△편집국장 이광희△편집국 부국장 이영규△사업국장 홍헌표 ■전북대 △평생교육원장 고영호 ■국민은행 ◇승진 △김포스카이파크지점 개설준비위원장 강성도△광교신대역지점 〃 전영미
  • [열린세상] 사람의 향기와 지우현불초(智愚賢不肖)/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사람의 향기와 지우현불초(智愚賢不肖)/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향기는 주로 꽃에서 나오는 좋은 냄새를 말한다. 어떤 사람에게 향기가 있다면 지혜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표현이다. 지혜롭게 살려면 올바른 양심이 있어야 한다. 양심은 항상 맑은 상태의 마음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결심을 하여도 선택의 결과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아니하여 시시비비가 없다. 정확한 분별력으로 시행착오 없이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모두가 원하는 가치관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처음 가지고 온 맑은 마음이 해가 거듭될수록 탁해지고 분별력이 흐트러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육신이 만들어내는 식신(識神)이 마음을 탁하게 하거나 평온함을 흔들기 때문이다. 식신은 육신이 갖는 집착의 기운(氣)인데 넋 또는 백(魄)이라고 말하며 마음(理)과 함께 사람을 지배한다. 동양의학에서는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육신 중 오장(간, 심장, 폐, 비장, 신장)과 오관(눈, 코, 귀, 혀, 몸)의 계속적인 상호작용에 의하여 몸에 축적되는 모든 경험과 지각을 식신이라고 말한다. 식신은 후천적으로 지수화풍토(地水火風土)의 영향을 받아 육신의 기질을 만들고 동시에 오욕(재물·식·성·명예·수면욕)이라는 골칫덩어리를 낳으며 다시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 등 칠정의 감정을 생산하기도 한다. 향기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식신을 다스릴 수 있거나 이것으로부터 자유로운 마음이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과 식신 중 어느 것이 우선하는 기운인가에 대하여 과거부터 많은 성현들이 고심했지만 마음(理)은 역할이 있어 육신을 한시적으로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식신(氣)을 지배하거나 타협할 수밖에 없다. 두 개의 기운 간에는 통신망처럼 항상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줄이 있는데 이것을 혼 줄이라고 부른다. 혼 줄을 놓았다고 한다면 마음과 육신이 분리된 상태이니 사람이 사망한 것을 뜻한다. 혼 줄의 통제권은 마음이 주관한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함에 있어 그 사람의 본심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자 한다면 혼 줄이 마음에 의하여 제어되는지를 따져보는 일이다. 불교에서 마음을 비우고자 하는 것과 기독교에서 믿음을 갖자는 것은 마음이 확신을 갖고 혼 줄을 통제하면서 식신을 억제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누군가 마음의 혼 줄을 식신에게 지배당해도 좋다고 한다면 이미 그것은 사람 모습을 포기한 것이리라. 지우현불초(智愚賢不肖)란 사람에 대한 표현으로 지우와 현불초가 합쳐진 단어다. 지우는 마음이 맑고 탁함에 따라, 결심한 결과가 얼마나 올바른가에 따라 구분하는 지혜로움이나 어리석음을 의미한다. 현불초는 부모 또는 주위 환경으로부터 받은 육신의 행위능력 여부에 따라 차이를 두는 유능함이나 무능함을 뜻한다. 모든 사람의 마음은 세상에 오면서 하늘의 뜻(性)을 받들어 자기역할에 맞도록 스스로 현불초를 선택하게 된다. 현불초는 마음이 결정했기 때문에 식신과 함께 마음이 다스릴 수 있는 혼 줄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마음먹기에 따라 현불초는 후천적으로 다스리며 바꿀 수 있으니 부모의 탓이라고 원망하는 어리석음은 버려야 한다. 필자는 얼마 전 TV에서 신체장애가 무척 심한 부부가 파지를 주워서 생계를 유지하는 눈물 겨운 삶을 이어가면서 역시 장애가 있는 어린 아들의 재활치료를 위해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지만 다시 만나서 같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움을 미뤄놓고 각자의 일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다. 행복해질 것이라는 마음의 확신이 어떻게 불초의 장애와 원망, 식신의 욕심까지도 극복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아무리 박수를 보내도 부족한 위대한 마음 혼 줄의 아름다운 승리라고 할 것이다. 문득 탐욕의 식신에 찌들어 자기 몫을 간수하기에 급급한 소수의 기득권자들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분노하는 백성들의 마음 상처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저 울분은 얼마나 많은 시간 속에서 무엇으로 보상받을 것인가? 누구를 탓하여 나를 좀먹는 식신을 출현시킬 필요는 없다. 고통이 크고 심각하다면 반드시 백성을 걱정하고 미래를 근심하는 천심을 가진 향기 있는 기운이 오고 있음이다. 희망의 혼 줄을 놓지 말자.
  • [사설] 일본 각료들은 선생님들한테 배워라

    일본 도쿄도 교직원 노동조합이 최근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말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리분야 중학교 교과서에서 독도를 일본땅으로 표기해 가르치라는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런 양심적인 교사들의 행동이 툭하면 독도와 관련한 망언·망동을 일삼는 일 지도층 내 국수주의 세력의 양식 회복을 일깨우는 각성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도쿄도 교원노조는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는 일 교과서의 기술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 우리 입장에선 그나마 다행스러운 역사인식이다. 얼마 전 극우 성향 일본 의원 4명이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고 떠들려고 울릉도 방문을 기도한 사실을 상기하면 여간 반가운 사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를 일본 사회의 보편적 시각으로 받아들일 만한 근거는 여전히 미약하다. 이는 산케이신문이 교사들의 움직임을 보도하자마자 겐바 고이치로 외상이 “일본의 입장과 다르다.”고 쐐기를 박은 데서 확인된다. 국수적 논조를 펴온 이 신문의 보도 의도가 교원노조의 올바른 궤도 설정에 제동을 걸려는 데 있었음을 입증하고도 남을 정도다. 독도 문제의 뿌리는 일제가 을사늑약으로 1905년 독도를 일본 영토에 강제 편입하고, 시마네현 고시로 다케시마로 개명한 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엄연한 역사적 연원부터 외면하는 극우세력의 눈에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는 수많은 기록이 보일 리가 없을 게다. 교원노조의 이번 입장 표명은 노다 요시히코 내각의 각료들이 그러한 ‘불편한 진실’에 더는 눈을 감지말라는 메시지다. 특히 2013년부터 사용될 고교 교과서 검증을 맡고 있는 문부과학성은 양심적 교사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교사들의 우려처럼 일본이 교과서를 통해 자라나는 세대의 ‘감정적 내셔널리즘’을 자극하는 한 한·일 양국은 영원히 ‘가깝고도 먼’ 이웃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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