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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민의 노견일기] 오늘, 초롱이와 함께하는 생애 최고의 날

    [김유민의 노견일기] 오늘, 초롱이와 함께하는 생애 최고의 날

    초콜릿 같은 색을 하고,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보던 초롱이. 첫눈에 마음을 빼앗겼고,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는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충분할 수 있었던, 젊은 날을 우리는 따로 또 같이 보냈습니다. 개의 나이 열일곱. 이렇게 빨리,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도, 감각도 없어질 거라는 생각을 그땐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평일엔 직장에 다니느라, 주말엔 여행 다닌다고, 엄마 몫으로 두었던 초롱이의 간호를 재작년부터 저 혼자 하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90대 할머니. 간 종양이 생겼고, 저혈당이 심해졌습니다. 간에 종양이 발견된 그 해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초롱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초반에는 2주에 한번 병원에서 피검사와 초음파 진단을 했고,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내원해 하루 두 번 처방약과 하루 5번의 당, 6종류의 영양제를 시간에 맞춰 먹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겨울부터는 원을 그리고 빙빙 돌기 시작했습니다. 평형감각이 계속 떨어진 탓이죠. 올해부터는 아예 혼자서는 걸을 수 없게 됐습니다. 집 안에서도 줄에 지탱해야 겨우 걸을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어요. 한번은 혼자 일어나 보겠다고 발버둥 치다 얼굴이 까지는 일도 생겼습니다. 그 뒤로는 늘 초롱이를 보고, 안고 있습니다. 그러다 제 손목에는 염증이, 발목에는 멍이 들었죠.늙고 아픈 개를 보살피느라 마음 편히 외식도 못하고, 친구들을 만날 수도 없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고, 나라면 그렇게 못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니까, 17년을 함께한 초롱이의 언니니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털은 푸석푸석해지고, 몸무게는 하루가 다르게 줄어듭니다. 그래도 초롱이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오늘 우리가 함께 한다는 데 감사하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걱정을 가득 안고 병원에 갔다가 결과가 괜찮으면 콧노래가 나오고, 나쁘면 펑펑 울고... 초롱이를 1순위로 두고 살고 있는 요즘, 가족은 걱정을 많이 합니다. 저도 걱정이 됩니다. 초롱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나면 어떻게 될까. 이겨낼 수 있을까. 살아갈 수 있을까. 호칭만 언니지 가슴으로 키운 자식 같은 녀석이 떠날 날이 다가온다는 게 두렵고 서럽지만, 지금은 오늘, 어떻게 하면 초롱이가 행복해할지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늘 부족한 마음이지만 초롱이는 저의 전부입니다. 전부를 줘도 아깝지 않은 소중한 생명입니다. 고통이 심하지 않게 행복한 기억을 지니고 떠날 수 있길 기도합니다.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누군가는 자식을 떠나보낸 슬픔에 비유합니다. 그 정도로 큰 상실감이란 뜻이겠지요. 훗날 아이들이 떠나면 그 아픔을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기를,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 초롱이언니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영상] 소녀상 철거 묻는 일본 기자에 추미애 대표 일침

    [영상] 소녀상 철거 묻는 일본 기자에 추미애 대표 일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 기자의 소녀상 관련 질문에 “소녀상은 흉물이 아니고 역사의 양심을 고발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29일 추미애 대표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외신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추 대표는 일본 보수 성향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기자가 “소녀상 문제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언제쯤 소녀상을 철거·이전할 수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말하며 “(과거의)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항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추 대표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진정 참회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에게 일일이 사과하는 모습을 일본 정부가 보여준다면 소녀상 문제가 이렇게까지 양국의 문제로 발전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욕스러운 성적 수치심에 인간적인 삶을 못 누리고 돌아가셔야 하는 슬픈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대한민국 정치인으로 참으로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열린세상] ‘언론 패싱’과 저널리즘의 위기/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언론 패싱’과 저널리즘의 위기/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거추장스럽게 언론을 통해 알릴 필요도 이유도 없다. 언론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보다는 국민에게 직접 알리고 듣는 것이 낫다. 이른바 ‘언론 패싱’이다. 지난 26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그랬다. 물론 다음날 대통령이 직접 회담 결과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지만, 정작 언론은 회담이 열린 것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청와대가 페이스북에 올린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라는 한 줄과 관련 사진들을 올린 뒤에야 알았다. 언론이 그날 할 수 있었던 일이란 부리나케 속보로 청와대 페이스북을 퍼 나르는 것이었다. 청와대가 예고한 대로 대통령의 발표를 기다리면서 온갖 분석과 해설 기사를 내놓았지만 사실 확인 없는 추측뿐이라 공허했다. 언론이 설 자리는 없었다. 결국 다음날 대통령의 발표를 듣고서 부산을 떨었지만 맥이 빠졌다. 국민은 청와대 페이스북에서 일찌감치 사실을 확인했고, 회담의 의미까지 서로 교환할 수 있었으니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그럴 수 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극비리에 전격적으로 열렸다. 회담 개최 사실을 사전에 공개할 수 없었다. 회담 내용도 외교 관례상 상대의 입장을 존중해 일정을 잡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평택 미군기지에서의 한·미 정상의 만남의 순간에도 언론은 없었다. 청와대가 직접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을 국민에게 알렸고,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서도 취재기자단이 동행했음에도 청와대가 직접 현장을 단독 생중계했다. 청와대 페이스북이 방송을, 국민청원이 공론의 장을 대신하는 셈이다. ‘언론 패싱’이 가장 노골적인 대통령은 미국의 트럼프다. 중동 문제, 북ㆍ미 회담 같은 중요한 외교, 국방 정책에서부터 주요 직책의 인사,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언론이 아닌 자신의 트위터로 국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언론 패싱’의 가장 큰 이유는 ‘불신’이다. 언론이 정파성에 빠져 사실을 왜곡하고, 심지어 허구를 사실인 양 보도하고, 일방적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북한 핵실험장 폐기와 북·미 정상회담을 놓고 나온 일련의 오보와 ‘나 혼자만 알고 있다’는 식의 왜곡 보도만으로도 불신 사례는 충분하다. 다양하고 폭넓은 여론 수집과 공론화를 위한 ‘공공포럼으로서 저널리즘’에서도 한참 벗어나 있다. 자기 입맛에 맞는 패널들과 의미 비틀기, 과장, 극단적 주장, 아니면 소수만이 흥미를 가질 만한 사소한 것으로 하루 종일 시간을 채우는 종편들이 그렇다. 청와대 등이 언론을 건너뛰어 휴대폰 하나로 언제든 빠르게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대안’인지 모른다. 그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세상이니까. ‘언론 패싱’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 강해질수록,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높을수록 커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안고 있는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건전한 감시와 비판까지 외면한 일방적 소통으로 독선과 자만, 편향에 빠지기 쉽다. ‘언론 패싱’의 이유인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지지자들과 주고받는 형태를 그대로 반복할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몇십만 명이 서명해도 그것이 국민 전체 여론은 아니다. 그렇다고 언론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소통 방식을 무조건 비판만 할 수는 없다.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된 미디어 환경을 이용한 국민과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은 자연스러우며 민주정치 발전에 긍정적인 것도 사실이다. 박근혜 정권 때처럼 우호적, 적대적 언론으로 양분해 당근과 채찍으로 통제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은 ‘언론 패싱’보다 더 나쁘다. 결코 반복해서는 안 된다. ‘언론 패싱’은 곧 언론의 위기다. 단순히 정부 광고의 감소로 인한 경영적 위기가 아니라, 존립 자체를 심각하게 흔들고 있다. 그렇다고 ‘언론 패싱’이 저널리즘의 본래 가치인 진실과 양심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길은 하나다.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을 버리지 않는 모습으로 국민의 믿음을 되찾을 때에만 언론도 설 자리를 가지게 될 것이다.
  • 양심도 방치된 지하철 자전거보관소

    양심도 방치된 지하철 자전거보관소

    인천지하철 역마다 들어선 자전거 보관소에 방치된 자전거들이 많아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방해물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사용하지 않거나 고장 난 경우 주인이 가져가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장기간 자리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29일 오전 인천 연수구 동막역 입구 옆에 설치된 자전거 보관소를 둘러봤다. 이곳에 비치된 30여대의 자전거 가운데 절반가량이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된 흔적이 역력하다. 상당수는 수북한 먼지를 뒤집어쓰거나 녹이 슬어 있어 한눈에 봐도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3대는 바퀴가 거치대에 고정되지 않은 채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으며 바퀴가 펑크 난 자전거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또 체인이 고장 나 헐거워지거나 바퀴가 심하게 휘어 기능이 상실된 자전거도 있었다. 한 자전거는 아예 보관소를 벗어나 지하철 역사 벽면에 볼썽사납게 쓰러져 있었다.다른 지하철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동춘역에는 50여대의 자전거가 비치돼 있었지만 훼손 정도나 유형이 동막역과 비슷하다. 신연수역의 경우 쓰레기 봉투가 자전거 핸들에 걸려 있는가 하면 안장이 통째로 뽑힌 자전거들이 있어 ‘고물상’을 연상시켰다. 원인재역에선 보관소가 아닌 도로 가드레일에 고정시켜 놓은 자전거들이 발견됐다. 이 때문에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미관상 좋지 않고, 자전거 보관소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따른다고 호소하고 있다. 박모(27)씨는 “지하철로 출퇴근하기에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자전거로 가는데 보관소에 방치된 자전거들이 자리를 차지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해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전거 보관소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자체는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거나 자체적으로 조사해 훼손 정도가 심한 자전거에 2주간 계고장을 붙인 뒤 주인이 찾아가지 않으면 수거하고 있지만 정작 찾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파트단지가 밀집된 연수구의 경우 지난해 방치된 자전거 365대에 계고장을 붙였지만 주인이 찾아간 것은 53대(14.5%)에 불과했다. 인천지역 8개 구가 지난해 수거한 자전거는 모두 830대다. 인천지하철역 자전거 보관소는 1호선의 경우 29개 역에 90곳(3302대), 2호선은 27개 역에 59곳(805대)이 설치돼 있다. 아울러 지자체가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자전거를 고쳐 저소득층 등에게 무상으로 나눠 주려고 해도 파손 정도가 심해 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연수구가 2015년과 2016년 수거한 691대 가운데 수리해 재활용한 자전거는 30대(4.3%)뿐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방치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돼도 값이 비싼 자전거로 보이는 것은 선뜻 수거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다른 자전거 보관소 이용자들을 배려해 사용하지 않는 자전거는 집으로 가져가는 시민의식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글 사진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문화마당] 가슴 울리는 연설이 듣고 싶다/송한샘 국제예술대 교수

    [문화마당] 가슴 울리는 연설이 듣고 싶다/송한샘 국제예술대 교수

    지금의 40대 이상이라면 아마 고등학교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성문종합영어’라는 교재로 공부한 적이 있을 것이다. 대학 입시를 치르려면 꼭 알아야 하는 문법이나 구문을 익히고 나면, 늘 그렇듯 고급 편이라 할 수 있는 장문 독해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저 교재였지만 난 가끔 거기서 지혜와 감동이라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얻기도 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바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I have a dream…”이나 “국가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기 바랍니다”로 유명했던 존 F 케네디의 취임 연설 같은 명연설문들이 독해 문제로 빼곡하게 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나의 가슴에 전혀 다른 시공간을 살았던 그들의 연설이 그토록 큰 울림을 주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듣기조차 민망한 네거티브 공세가 연단을 장악한 우리네 정치 현실에 비추어 보면 그 해답은 좀처럼 찾기 힘들는지 모른다. 근대 민주주의의 원형은 BC 510년 고대 그리스에서 이미 완성됐다. 참정권을 부여받은 대다수 시민들은 ‘아고라’(광장)에 모여 주요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정과 판단은 충분한 담론을 거친 뒤 투표를 통해 이루어졌다. 희랍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오늘날에도 모든 학문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수사학’에서 제반 주제에 관한 설득의 요소를 추출하고 설득하기에 적당한 것을 발견해 내는 기술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어떻게 청자의 정신에 영향을 줄 것인가”의 문제를 논하며 청중이나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그들을 감동시켜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토스’, ‘로고스’, ‘에토스’의 세 가지를 적절하게 융합해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설득에서 ‘파토스’란 청중의 내면에 감성을 충전하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러한 감정은 궁극적으로 즐거운 감정이어야 한다. 슬픈 이야기를 들어도 그로 인해 눈물을 흘리며 마음이 정화된다면 그것은 결국 즐거움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감정들이 궁극적으로 즐거움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청중의 정신 작용에 의해 기억돼야 한다. 이 기억은 논리적인 것, 즉 개연성과 필연성을 동반한 구조화된 이야기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것이 바로 설득의 ‘로고스’적 측면이다. 하지만 아무리 청중의 내면에 강한 감정적 자극을 주고 그것이 논리적이라 할지라도 그 이야기의 내용이 비양심적·비도덕적일 때 우리는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에토스’의 측면, 즉 휴머니티를 환기하는 설득의 요소다. 그러고 보면 ‘성문종합영어’의 연설문들은 저 세 가지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 낸 공감이라는 촘촘한 그물망과도 같았던 것이리라. 녹슨 머리 탓인지 초등 시절 친구들의 웅변 발표라면 양손 번갈아 높이 들며 “이 연사, 여러분께 소리 높여 외칩니다”라고 부르짖던 판에 박힌 수사 말고는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정치판에서는 그와 흡사한 모양새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던 것 같다. 큰 목청과 굴곡진 억양만으로 군중의 가슴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화려한 수사도 개연성과 필연성이 없다면 대중의 내면에 기억되지 않는다. 휴머니티가 결여된 비방과 인신 공격은 청중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누군가의 당선 요인 1순위로 가슴 울렸던 명연설이 꼽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 5·18진상규명특별법 보완점 많다

    #61항공대 지휘관 A씨는 1980년 5월 27일 새벽 4시~5시30분 사이 전남도청 진압작전 이전에 UH-1H 헬기 조종사 B씨에게 도청과 바로 이웃한 금남로 전일빌딩 옥상에 설치된 시민군 기관총 제압을 명령했다.B씨는 시민들에게 헬기사격을 가했고,국방부 특조위는 이를 공식 확인했다. #같은해 5월 23일 오전 9시쯤 광주~전남 화순간 도로 봉쇄를 맡은 11공수여단 지휘관 C씨는 병사 D씨 등에게 광주 동구 지원동 주남마을 앞 도로를 지나던 미니버스에 총격할 것을 명령했다. 총격으로 10여명이 사망했고, 일부 남자 부상자들은 뒷산으로 끌려가 총살당했다. 이런 사실이 향후 진행되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 진실로 밝혀질 경우 A·B·C·D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김재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열린 ‘2018 공익인권 세미나’에서 ‘헌정질서 파괴범죄 공소시효 배제를 통한 정의 회복’이란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수는 “1995년 12월 제정된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해 5·18내란 사건에 참여한 이들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검찰 수사와 대법원 판결 등을 통해 ‘5·18 내란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전두환,노태우,유학성,황영시 등 주요 군 간부 16명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들의 명령을 받고 양민학살이나 시민에 대한 발포를 수행한 사람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김 교수는 “내란목적 살인 등 헌정질서 파괴범죄에 참여한 병사 등도 형사소송법과 군사법원법의 공소시효를 적용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의 범죄가 입증될 경우 수괴급인 신군부 핵심 간부들과 똑같은 죄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단학살 등 내란죄 등에 해당하지 않은 고문, 성범죄 등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여부는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에 제정된 ‘진상규명법’도 이같은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된 조항은 없다. 그럼에도 이 법안 제48조(가해자를 위한 사면 등)에는 가해자가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내용이 진실에 부합할 경우 위원회가 이들에 대해 사면을 건의할 수 있도록 했다. 가해자의 범죄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사면 건의’ 조항을 둔 것은 범죄가 성립하지 않은데도 용서해 준다는 모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위원회가 가해자나 참고인 등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불응할 경우 3000만원의 과태료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직접 형사 책임을 묻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실제로 최근 광주지검이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헬기조종사 등 40여명을 소환했으나 대부분 응하지 않았다. 김정호 변호사(민변 광주전남지부장)는 “내란·집단살인 등 헌정질서 파괴범이 아니라면 그들에게 공소시효 배제를 적용할 수 없고, 소급입법도 불가능하지만 진상은 규명돼야 한다”며 “위원회가 꾸려지기 이전에 강제조사권 강화, 공익제보나 양심 선언자에 대한 처벌 완화 등 시행령을 통해 보완해야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5·18의 방대한 조사 범위에도 불구하고 사무처직원 50명으로 한정한 점, 제주 4·3사건처럼 지자체가 참여한 ‘실무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도 ‘옥의 티’로 꼽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종족 청소’로 세워진 이스라엘…전 세계가 함께 조장한 참사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종족 청소’로 세워진 이스라엘…전 세계가 함께 조장한 참사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 직후인 지난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유혈이 낭자했다. 대사관 이전을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이스라엘군은 총을 난사했다. 60여명이 숨졌는데, 숨진 이들 가운데 16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도 여럿이었다.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어린이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향한 무력시위 때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어린이들을 시위 전면에 내세운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이스라엘의 실질적인 수도로 인정한다’는 정치·종교적 의미 외에 복잡다단한 함의가 숨어 있다. 가자지구 시위 정치·종교·경제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층위들이 작용한 결과다.영국 엑서터대 역사학과 교수로 이스라엘의 비윤리적 건국 과정을 고발해 온 일란 파페의 ‘팔레스타인 비극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든, 균형감 높은 책이다. 파페는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이스라엘로 건너온 부모를 둔 유대인이며, 그 자신은 18살에 이스라엘 방위군에 징집되어 욤 키푸르 전쟁에 참전했다. 말하자면 이스라엘을 옹호하고도 남을 만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파페는 “이스라엘에 의해 계획적으로 추방당한 팔레스타인 난민 수십만명의 무조건적인 귀환”을 주장하며 모국 이스라엘 탄생의 법적·도덕적 부당성을 알리는 일을 학자의 양심으로 삼고 있다. 이 일로 20년 넘게 교수로 일한 이스라엘 하이파대에서 축출되었고 테러 위협에도 시달렸다.그는 이스라엘 건국 과정이 ‘종족 청소’ 과정이라고 일갈한다. 이스라엘의 건국을 주도한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만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주로 ‘아랍인’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추방했다는 것이다. 아랍인들을 청소하기 위한 계획인 ‘플랜 달렛’을 기반으로 “주택, 재산, 물건 등을 방화”했고 “쫓겨난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잔해에 지뢰를 설치”했다. 종족 청소와 함께 왜곡도 시작했다. “비어 있는 땅에 정착해서 사막에 꽃을 피우는 데 성공”한 것처럼 이스라엘 건국을 전 세계에 홍보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향을 떠난 이유는 땅을 되찾기 위해 침략하는 아랍군에게 길을 내주기 위한 자발적 이주라고 주장했다. 당연히 강제 추방은 없었으며 오히려 “아랍의 침략에 맞선 이스라엘의 독립전쟁”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선량한 시민들을 죽였고, 시체를 훼손했고, 여성들을 강간했다. 선민(選民)이라 자처하지만 그들은 악한 본성을 타고난 카인의 후예들이었다.파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거를 “전 세계가 조장한 참사”로 규정한다. 당시 영국의 위임 통치령이었던, 전투 조직이나 지도부조차 없었던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영국은 통치를 끝내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을 묵인했고, 미국은 유대인 로비 집단에 회유돼 이스라엘 중심의 분쟁 해결책을 따랐다. 문제는 비극이 끝나리라는 희망이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강제 이주에 얽힌 숱한 분쟁이 결국 가자지구에서 다시 터진 것은 그 명백한 증거다. 1948년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에 대한 역사적 조명과, 그에 따른 후속조치만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푸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파페는 강조한다.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둘 다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고자 한다면, 과거로 떠나는 이런 고통스러운 여정이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한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새 시대를 열어 가야 할 남과 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타산지석 삼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대낮에 여성 성추행한 음흉한 택시 운전사

    대낮에 여성 성추행한 음흉한 택시 운전사

    대낮에, 택시 안에서, 여성 승객에게, 못 된 손짓을 한 택시 운전자. 여성이 불쾌해하며 내리자 더욱 음흉한 웃음까지 지어 보인 노골적인 성추행범에게 네티즌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이틀도 안돼 20만 명의 ‘분노 게이지’를 기록 중이다. 지난 15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은 대낮 여승객을 상대로 못된 짓을 남성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정차된 택시 안에서 한 여승객이 돈을 지불하려고 한다. 남성은 돈을 받자마자 손가락으로 여승객의 상의를 살짝 내리며 성추행을 시도한다. 여성은 급히 손으로 남성의 ‘못된 손’을 뿌리치며 내린다. 그 후 장면이 더욱 충격적이다. 택시에서 내리는 여성의 모습을 본 남성은 매우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한 두 번 해본 거 같지 않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한 건지 알면서도 지어 보이는 미소는 털끝만치의 양심도 없는 ‘악마의 웃음’이다. 지역 경찰에 따르면 결국 이 못된 남성을 잡아 10일간 구금했다고 한다. 10일 후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면 같은 짓을 반복할 게 분명해 보이는 이 남성. 10일의 구금이 아니라 10년의 징역살이도 응당 마땅해 보인다. 사진 영상=KingKong.sk/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사설] 오늘 5·18 38주년, 진상 규명은 멈출 수 없다

    오늘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8년이 되는 날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야만의 정권이 입힌 상처는 아물 줄 모르고, 상상조차 하기 싫은 만행의 실체까지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누군가는 38년 전 광주 어딘가에서 사라진 피붙이를 지금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여전히 5·18을 폄훼·왜곡하면서 피해자들의 상처를 헤집는다. 38주년 기념일을 맞아 5·18 진상 규명의 불가피성과 시급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이유다. 진상 규명의 핵심은 최초 발포 명령자를 밝히는 일이다. 계엄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발사하면서 시민군이 저항하기 시작했고, 군인들은 야만적인 학살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회와 수사기관 등이 조사를 벌였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조사자들은 모두 발포 명령 사실을 부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최근 회고록을 통해 ‘북한군 개입’이나 ‘헬기 사격’ 논란 등을 언급하면서 반격하는 모양까지 취하고 있다.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의혹 진상도 꼭 밝혀야 한다. 여고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병을 앓다가 승려가 되고, 음대생이 교생실습 현장에서 계엄사 수사관에게 붙들려 가 고문을 받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들뿐일까. 극소수의 성범죄 피해자들만이 스스로 피해 사실을 밝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광주 고립 상황에서 적지 않은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위 진압 군인들이 마치 전쟁에서 점령군이 된 듯 여고생과 여대생의 성을 유린했다는 게 차마 믿기지를 않는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 자행된 성범죄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5·18 때 광주에서 사라진 이들의 행방도 꼭 규명돼야 한다. 상당수의 시민들이 군인들에 의해 끌려갔지만 행방이 묘연하고 시신도 찾지 못했다. 목격자는 없지만 시내에서 다니다가 엉뚱하게 끌려간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현재 광주시가 인정한 5·18 행방불명자는 82명이다. 이 중 6명은 5·18 묘역의 무명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됐지만 76명은 시신도 찾지 못했다. 행불자로 신청했지만 공식 인정받지 못한 사람도 24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암매장 추정지 발굴 작업이 몇 차례 있었지만 성과는 부진하다. 가해자들의 증거 훼손과 개발 등에 의해 발굴 작업이 갈수록 어렵다고 한다. 암매장에 가담했던 군인들의 양심고백이 절실하다. 우린 앞으로 해마다 5·18 기념일을 맞아야 한다. 언제까지 지금처럼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피해자 명예회복 같은 해묵은 의제에 매달릴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37년 동안 풀지 못한 이 과제들을 임기 내에 꼭 해결해야 한다. 50주년, 60주년 기념일엔 우리 후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민주화를 이루고자 했던 그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행사로 치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In&Out] IoT 주방/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 공학박사

    [In&Out] IoT 주방/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 공학박사

    4차 산업혁명이니 사물인터넷(IoT)이니 하는 용어들이 대통령 선거에도 자주 쓰여서 그런지 국민에게 익숙하다. 4차 산업혁명과 IoT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게 연결된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봐도 좋다. 무전기를 예로 보자. 군대는 전투 중 유선 전화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현재도 무전기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무선통신 기술이 이제 모두의 손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데이터에 따라 이용료를 내고, 전화기 안으로 은행, 카메라, 동호회, 사전 등 엄청난 인류의 산물들이 들어와 있다. 이런 발전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존재하는 편의기기들이 있다.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은 스마트폰과의 연결보다는 자체적인 존재감이 더 크다. 그러나 그들 역시 시대의 흐름에 끊임없는 도전을 받고 있다. 냉장고에 컴퓨터와 모니터를 탑재해 인공지능적인 상품을 출시했다. 가격은 1000만원을 웃도니 각각 따로 산 것보다 비싼 느낌이다. 냉장고에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넣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역시 그러한 냉장고가 스마트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스마트폰에선 냉장고 속에 있는 내용들에 대한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정도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주방 제품인 세탁기와 냉장고는 신기술의 적용도 있겠지만, 사용자로서의 느낌은 용량적인 확대와 디자인, 그리고 잘 사용하지 않는 성능의 추가 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젠 냉장고도 커질 만큼 커졌고, 텔레비전도 안방극장이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크다. 이제 현명하게 줄여야 할 때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이미 커진 주방용품에 익숙한 고객들을 어떻게 작은 제품으로 유도할 것인가. 제조업체의 스마트한 양심을 무기로 사용해야 한다. 냉장고의 사용 습관을 데이터로 제공해 평상시 냉장고를 조금만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절전과 공간 활용의 이점을 가진 용량이 적은 냉장고로 추천해야 한다. 제조업체들은 적은 용량의 가전제품을 팔아 실적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고객들에게 정직한 회사로 인식될 것이고 작은 용량과 큰 용량을 동시에 팔 수 있는 인격이 훌륭한 인식을 줄 터다. 주방은 거실과 붙어 있어서 공간 활용이 중요하다. 집의 공간은 가구가 들어 있어야 하지만 가전제품이 세련된 디자인으로 가구인 척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가구는 아니다. 전기를 먹고 일정량 소음이 있는 가전제품일 뿐이다. 가전제품인 이상 가능하면 작고 스마트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사람과의 감성적인 소통까지 요구되는 시대에 아직 정보기술(IT)적인 연결도 미비하다면 시대의 갭이 너무 크다. 인공지능(AI)이라는 문구가 가전제품에 많이 사용되지만 앞에서 설명한 대로 과장광고일 것이다. 4차산업과 IoT의 정점이라 할 AI라는 수식어가 가전제품에 붙으려면 어떤 기능이 있어야 하는가. 나보다 먼저 고장을 인지하고 엔지니어가 전화 또는 방문을 한다. 생활패턴에 따라 적정한 사이즈의 제품을 권유한다. 가전제품 내부 상황을 사용자에게 정보로 제공하는 등 IoT적인 서비스를 넘어서는 인간과의 교감이 있어야 한다. 수동적으로 디자인 된 기능만을 제공하던 가전 제품들이 바야흐로 내부 데이터를 제공하고 주변과 유기적으로 연동하기 시작했으며, 나아가 주변기기나 인간에게 질문을 던지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처럼 가전기기들도 서로 융합하고 변화하면서 더욱 강력하고, 더욱 편리하고, 더욱 스마트한 기기로 변화할 것이다. 미래 주방은 인간과 가전제품이 소통하는 작은 단위의 세상, 더 많은 일을 동시에 해내는 슈퍼 주부의 오프라인 일터가 될 것이다.
  • 권성동, 강원랜드 수사 ‘청와대 배후설’ 제기

    권성동, 강원랜드 수사 ‘청와대 배후설’ 제기

    강원랜드 취업 청탁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17일 자신에 대한 강원랜드 수사단의 구속영장 청구 방침과 관련, “청와대를 의식해 법률가로서 양심을 저버리고 출세에 눈이 멀어 검찰권을 남용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권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강원랜드 채용에 개입한 사실이 일절 없고, 위법행위나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안미현 검사는 수사 내용뿐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언론에 누설하고 있다”며 “여론몰이와 짜맞추기식 무리한 수사와 자의적인 법리 적용으로 더 이상 희생양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안 검사가 부실수사 비판을 의식해 보좌관들을 소환하려고 했다. 제 보좌관들 역시 강원랜드 채용에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안 검사는 수사 내용뿐만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언론에 누설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특히 “(수사외압 폭로와 관련한) 안 검사의 대리인인 김필성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이광철 선임행정관과 친분이 두텁다”면서 청와대가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행정관은 입장문을 통해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김필성 변호사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사실과 맞지 않는 주장으로 민정수석실과 연관을 지으려는 권 의원의 주장에 항의의 뜻을 표한다. 대통령 비서실을 부당하게 연관시키는 일은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서인, 라돈 침대 피해자들 조롱 “보상금 몇 푼 생길까 설렘”

    윤서인, 라돈 침대 피해자들 조롱 “보상금 몇 푼 생길까 설렘”

    극우 성향의 웹툰작가 윤서인씨가 라돈침대 피해자들에게 “양심없다”면서 조롱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과거 윤씨가 ‘벤츠 리콜’ 피해자측 입장에서 인터뷰를 한 것을 언급하며 반박했다.윤서인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라돈침대 피해자들 특징”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갑자기 자신의 침대 들춰보고 상표가 뉴스 속 라돈침대인 순간 뿌듯하게 당첨된 느낌+혹시 보상금이라도 몇 푼 생기려나 피해자 모임 카페들 기웃거리면서 두근두근 설렘”이라고 조롱했다. 이어 그는 “침소봉대 과장 보도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엄청 잘 보이는데 정확한 재조사 및 정정보도는 잘 안보임”이라며 “저렇게 생난리를 치다가 딱 한달만 지나도 ‘라돈 침대? 아 맞다! 그거 어떻게 됐지?’ 이렇게 됨. 지력도 없고 양심도 없는데 끈기도 없음”이라고 비난했다. 윤씨는 “평소에도 광우병, 메르스, 일본 방사능, 세월호 음모론…등등 뉴스와 인터넷의 수 많은 허위과장 거짓말들에 죽어라고 낚이면서 살아왔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벤츠 결함 피해자들 특징”이라는 패러디 글로 윤씨를 조롱해 반격했다. 그는 “갑자기 자기 차 모델명을 들춰보고 맞는 순간 뿌듯하게 당첨된 느낌+혹시 보상금이라도 몇푼 생기려나 피해자 모임 카페들 기웃거리면서 두근두근 설렘”이라며 “부랴부랴 벤츠 리콜 인터뷰”라며 윤서인씨가 실제 뉴스에 나와 벤츠 차량 피해자 측 입장에서 인터뷰한 장면을 올렸다. 실제로 당시 뉴스에서 벤츠 차량 소유자로 소개된 윤씨는 “벤츠라고 그래서 큰돈 주고 산건데, 또 리콜 기사 나오고 공장 또 오가라고 그럴 것 같고...불안한 마음이 자꾸 드는거예요. 이래서 타겠어요?”라고 인터뷰 했다. 그러나 윤씨와 함께 인터뷰에 나온 벤츠 차량은 리콜 대상이 아니었고, 인터뷰를 한 기자는 평소 윤씨와 친분이 있던 김세의 기자로 알려져 오보이자 ‘지인 인터뷰’라는 논란이 있었다. MBC 기자협회는 지난해 9월 특보를 통해 “기사에 등장한 벤츠 차량은 실제 리콜대상이 아닌 차종으로 확인된 명백한 오보”라며 “선루프의 종류, 엔진룸의 덮개, 차량 내부 LCD패널 개수 등을 확인한 결과 리콜과는 상관없는 모델임이 99.9% 확실하다”고 입장을 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두환 다녀간 뒤 발포명령”... 5·18 당시 보안수사관 허장환씨 증언

    “전두환 다녀간 뒤 발포명령”... 5·18 당시 보안수사관 허장환씨 증언

    “전두환이 다녀 간 뒤 발포 명령이 내려졌다고 들었다.”1980년 5·18 당시 광주 505보안부대 수사관으로 ‘전남·북 계엄분소 합동수사단 광주사태 처리수사국 국보위 특명단장’이었던 허장환(70)씨는 지난 15일 무거운 입을 떼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1988년 12월 6일 서울 여의도 옛 평화민주당사에서 광주사태의 사전 조작 및 발포 책임자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라는 양심선언을 한 인물이다. 양심선언 후 그는 이른바 ‘보안사 5·11 분석반’의 온갖 회유와 협박 등에 못 이겨 쫓기다시피 강원도 화천에서 30년째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허씨는 “정치군인들의 강압 때문에 군에서 쫓겨나 숨죽여 살아왔지만 이제는 역사 앞에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알려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양심선언 당시 제기한 조작 의혹 중 일부 사건은 아직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 의구심을 품어 오다가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세상에 나섰다”고 강조했다.당시 505보안부대에서 대공 간첩 업무를 담당한 허씨는 5·18 당시 폭도로 검거된 시민군들의 분류 심사는 물론 특수임무 수행 등으로 ‘광주사태’의 한복판에서 있었다고 밝혔다. 허씨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광주를 다녀간 뒤 그날 밤 자위력 구사라는 미명 하에 발포명령이 내려졌다는 말을 상관인 S 중령에게 직접 전해 듣고 실탄 무장 지시를 받았고 실제 실탄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특히 그는 “자위권 구사가 최종 결정됐다는 말과 실탄 지급은 공식적인 발포명령을 의미하며, ‘우리가 먼저 한 것으로 해서는 안 돼’라는 말도 이어졌다”며 “모든 문제는 (전두환) 사령관이 책임진다는 말도 S 중령에게서 나왔다”고 덧붙였다.이뿐만 아니라 광주사태 기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505보안부대 내에서 벌어졌고, 석연치 않은 수사 종료 지시를 상급자에게서 받았다고 증언했다. 광주 시민군을 폭도와 용공으로 몰아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켜 무력 진압을 정당화하려는 조작 시나리오가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대표적으로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의혹 중 하나인 아시아자동차 차량 탈취 사건과 최초 무기고 탈취로 기록된 나주 반남지서 사건, 녹두서점 북한 찬양 유인물 사건, 전남도청 독침 사건, 도청 옥상 북한인공기 펼침 사건 등을 나열했다. 당시 505보안부대 수사관이던 자신이 1988년 양심선언까지 할 정도로 광주에서 벌어진 군 내부의 일을 비교적 상세히 알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허씨는 “신군부의 실세인 이학봉씨를 비롯해 허화평·허삼수씨 등과 친분이 있고 신임도 얻어 중요 임무를 수행한 바 있었기 때문에 고급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원지법 평택지원…양심적 병역거부 4명 무죄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처벌이 정당한지가 3번째 위헌 심판대에 오른 가운데 이런 유형의 병역거부자들 4명에게 최근 1심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4단독 이승훈 판사는 16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1)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이자 현역병 입영대상자로서 지난해 11월 평택시 자택에서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인 이유로 정해진 날짜에 입대하지 않았다. 검찰은 A 씨를 재판에 넘겼지만, 이 판사는 A 씨를 비롯해 B(24) 씨 등 같은 혐의로 기소된 4명에게 지난 14일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모든 국민은 대한민국을 수호해야 할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다”며 “다만, 반드시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만이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아님을 우리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이러한 사례로 이 판사는 일제 당시 민족문화수호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구성원의 외교활동과 함께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쏜 계엄군이 아니라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택시운전사가 민주공화국을 수호했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택시운전사를 들었다. 이어 “국가는 대체복무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뿐더러 병역법에서 규정하는 입영 불응의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포함하지 않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법치의 혜택에서 배제하고 그들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해 주지 않는 결과를 초래, 헌법 제1조 1항의 민주공화국 원리에 반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피고인들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해 병역법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근거가 되는 병역법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04년과 2011년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후 2015년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함에 따라 현재 3번째 위헌 심판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후보자 신분일 당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법 조항과 관련해 “인간의 자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처벌을 감수하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MBC ‘전참시’ 조사위 “조연출 일베 활동 발견 못했다”

    MBC ‘전참시’ 조사위 “조연출 일베 활동 발견 못했다”

    MBC 진상조사위원회의 오동운 위원(MBC 홍보심의국 부장)이 ‘전지적 참견 시점’ 세월호 희화화 논란의 발단이 된 조연출의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 활동 여부에 대해 의혹이 없다고 밝혔다.오동운 위원은 16일 오후 2시 ‘전지적 참견 시점’ 세월호 희화화 논란 관련 조사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본인 동의하에 관련자의 SNS를 봤는데 활동 기록을 찾을 수는 없었다. 문제가 발생하고 난 직후에 조연출에 대한 연출자와 부장들의 반응을 청취하고 종합적으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작진이 일베가 아니라는 걸 저희가 수사를 하지 않는 이상 밝힐 수가 없다. 일베 가입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도 양심에서 자료를 내놓지 않는 이상 확인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일베라고 할 만한 의혹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범 위원은 “피해가 크다 해서 희생양을 만들면 안 된다”면서 “물론 형법상으로는 문제가 아니지만 방송인으로서 갖춰야 할 윤리 의식이 어긋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징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참시’는 지난 5일 방송에서 출연자 이영자가 매니저와 어묵을 먹다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 화면을 삽입해 논란이 됐다.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의 모습 위로 이영자의 모습과 함께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이 합성됐다. 어묵은 일베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하할 때 쓰는 용어로 사용돼 왔던 만큼, 편집이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제작진과 MBC, 최승호 사장이 연이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후 MBC는 ‘전참시’의 2주간 결방을 확정하고 이례적으로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측은 “당연히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제작진 일베설’ 등 고의성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를 수용한다”면서도 “고의성이 없었다고 책임까지 사라져서는 안된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관련자들에 대해 적절한 책임을 묻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사기까지 몰래… 양심도 버린 경기 동물·요양병원

    주사기까지 몰래… 양심도 버린 경기 동물·요양병원

    의료폐기물, 환자용 기저귀 등 생활쓰레기로 불법 배출 덜미 지난달 23일 경기 의정부시 A동물병원에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소속 단속반원들이 들이닥쳤다. 의료폐기물 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단속하기 위해서였다. 직원들이 병원에서 버린 일반 종량제봉투를 뜯어 보니 반려견 등 각종 동물을 치료할 때 사용된 주사기와 바늘, 수술용 장갑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감염 우려가 있는 주사기나 환자 기저귀 등 의료폐기물을 일반 종량제봉투에 담아 불법 배출한 요양병원과 동물병원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달 23∼27일 도내 요양병원 169곳과 동물병원 106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벌여 각종 의료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한 요양병원 57곳, 동물병원 27곳 등 84곳을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의료폐기물은 부패 또는 인체 감염 위험 때문에 의료폐기물 전용용기를 사용해야 하고, 별도 보관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양주시 B요양병원에서는 환자용 기저귀 등 의료폐기물을 생활쓰레기와 함께 배출하다 단속에 걸렸다. 화성시 C동물병원도 혈액이 들어 있는 주사기와 바늘 등 의료폐기물을 일반 종량제봉투에 넣어 배출했다가 적발됐다. 김포시 D요양병원은 주사기 바늘과 환자 기저귀 등을 일반 플라스틱통과 비닐봉지에 넣어 보관하고, 양평군 E요양병원은 수액세트 등을 일반 비닐봉투에 넣어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사경 관계자는 “병원에서 환자 또는 동물 치료용으로 사용된 주사기에 사람이 찔리면 2차 감염될 우려가 있어 합성수지류 전용용기에 넣어 배출해야 하는데 이번에 적발된 병원들은 보관 및 처리 기준 등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된 병원 중 27곳을 형사입건하고, 나머지 57곳은 관할 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김종구 경기도 특사경 단장은 “단속 결과 병원들의 의료폐기물 보관과 관리에 대한 인식 부족과 감독 유관기관의 관심 부족이 위법행위의 주요 원인으로 드러났다”면서 “협회와 지자체 등에 교육과 홍보를 활성화하고 지도점검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놀고 먹는 의원들 세비 33억 반납하라

    국회의원들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또 끓고 있다. 지난달 이후 지금까지 임시국회에서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고 판판이 놀고 있으니 그렇다. 이러다가는 이달 국회까지 빈손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놀고 먹는 국회”라 개탄하는 것도 입이 쓰다. 임시국회의 개점휴업은 여야가 당리당략의 주판알을 심하게 두드린 탓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내부로 불똥이 튈 수밖에 없는 드루킹 특검을 추가경정예산안과 동시 처리하자고 주장한다. 드루킹 특검 수용 불가에서 그나마 한발 물러선 게 그런 입장이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선(先) 특검 처리’를 고수하며 김성태 원내대표는 아예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민생 법안이야 잠을 자든 말든 눈앞에 닥친 당의 잇속이 중요하기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개긴도긴이다. 국회를 텅텅 비워 놓고 금배지 한량들은 어디서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국회의원 294명의 세비는 월평균 33억 8000만원쯤 된다. 온갖 의전 혜택에다 지난달에는 앉아 놀고서도 천만원이 넘는 뭉칫돈을 챙긴 셈이다. 국민 눈에는 이런 후안무치 집단이 또 없다. 명분이 뭐든 국회 공전은 더 용납받을 수 없다. 당장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들의 사직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14일까지는 열어야 한다. 사직 처리를 못 하면 지방선거 당선으로 국회의원이 공백인 지역에서는 보궐선거를 치르지 못하는 낭패를 떠안는다. 정세균 의장이 직권 상정으로라도 본회의를 열겠다고 하자 야당은 반발이 극심하다. 민생보다 정치적 실리가 우선이라고 대놓고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인지 뻔뻔하기 짝이 없다. 여당의 잘못은 사실상 더 크다. 드루킹 사태는 자고 나면 의혹이 불어나고 있다. 도저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가 없어진 상황인데, 특검을 방어하겠다고 여당이 국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지 않는 정당은 존립 이유가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세비 반납을 촉구하는 민원이 쇄도한다. “제 월급을 제 손으로 정하고 놀고 먹는 무개념 집단”이란 원색적 비판이 쏟아진다. 계속 직무유기를 하겠다면 국회의원 294명은 지난달 세비라도 반납하는 양심의 일단이라도 보이라. 지극히 상식적인 계산이요, 혈세에 대한 예의다.
  • 장시호 “한 아이의 엄마…시골에서 자숙할 기회달라” 눈물

    장시호 “한 아이의 엄마…시골에서 자숙할 기회달라” 눈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로 삼성그룹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장시호씨가 항소심에서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장씨는 11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최후변론 기회를 얻어 “죄가 너무 커서 감히 용서해달라는 것이 양심 없는 일이란 것을 잘 알지만, 저는 죄인이기 전에 한 아이의 엄마”라며 “저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죄인이다. 아이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국민에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장씨는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그룹,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 영재센터 후원금 18억여원을 받아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렇지만 그는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국정농단 사건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여러 사실관계를 진술하고 수사 단서였던 ‘제2 태블릿’을 제출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1심에서 일종의 영미식 ‘플리바게닝’(범죄 수사 협조자에게 형벌을 감경 또는 감면해 주는 제도) 성격으로 장씨에 대해 1년 6개월의 가벼운 형량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구형보다 무거운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장씨의 변호인은 “용기를 내서 진실을 고백한 대가로 선처를 구했으나 받지 못했다. 세상을 원망하고 낙담하기도 했으나 매일 반성문을 작성하고 참회하며 6개월을 보냈다”며 “선처를 받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한 피고인은 사건이 마무리되면 아들과 시골로 내려가 조용한 생활을 할 것이다. 속히 아들 곁으로 돌아가 자숙하며 살도록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모두를 향한 위로...종영 앞둔 ‘나의 아저씨’ 막바지 관전 포인트

    모두를 향한 위로...종영 앞둔 ‘나의 아저씨’ 막바지 관전 포인트

    시청자에게 가슴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이제 막바지에 들어선 ‘나의 아저씨’는 상무 선출을 코앞에 둔 동훈(이선균 분)의 거취와 점점 삶의 온기를 점점 머금어가는 지안(이지은 분)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남은 4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후반부 관전 포인트 넷을 짚어봤다. #1. 성실한 무기징역수 이선균, 상무 될 수 있을까? 만년 부장이었던 동훈이 드디어 상무 선출을 향한 마지막 고비만을 앞두고 있다. 도준영(김영민 분) 대표 라인이 ‘불건전한 사내관계’라는 오명까지 퍼뜨리며 동훈을 끌어내리려 했지만, 인사위원회 앞에 선 지안의 고백이 모든 것을 뒤집었다. 갑작스레 인사위원회에 불려가 “박동훈 부장님은 파견직이라고, 부하직원이라고 함부로 하지 않았다. 보잘것없는 인간 이지안도 괜찮은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는 지안의 진솔한 고백은 인사위원회의 마음은 물론 시청자들의 가슴도 울렸다. 이로 인해 동료 직원의 인터뷰도 무사히 마치고, 이제 마지막 고비만을 앞둔 동훈. 영업을 할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정치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니기에 “저는 임원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었던 그가 과연 모두의 바람대로 상무가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 경직된 인간 이지은, 이름처럼 살 수 있을까? 손녀가장인 지안은 할머니 봉애(손숙 분)를 봉양하고 엄마가 남긴 빚을 갚느라 어린 시절부터 과중한 책임만을 어깨에 짊어지고 살았다. 하지만 차갑고 건조했던 세상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오롯이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해 준 동훈을 만나 지안은 변화했다. 이제는 조금 서툴지만 웃고 우는 법을 배웠고, 늦은 밤 퇴근길을 바래다준 후계동 어른들에게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도 건넬 수 있게 된 지안. 支(이를 지) 安(편안할 안), 편안함에 이른다는 뜻을 지닌 이름만큼은 아니지만, 경직된 인간으로 묘사됐던 처음과 달라진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찡하게 한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지안은 남은 4회의 이야기 속에서 “이름처럼 살아”라던 동훈의 말처럼 편안해질 수 있을까. #3. 반세기를 산 중년 박호산, 기똥찬 순간 만들까? 늦은 저녁, 형제들과 함께 기울이는 술 한 잔만으로도 “행복해!”라고 외쳤던 유쾌한 맏형 상훈은 지난 12회, “인간이 반세기 동안 아무것도 안 했어”라고 자신의 지난 인생을 평했다. 자조적으로 들렸던 그의 말에는 열심히 살아왔지만, 직장을 잃은 후 별거 상태로 건물 청소를 하는 현재의 삶에 대한 회한이 담겨있었다. 그래서일까. 상훈은 “기억에 남는 기똥찬 순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 순간을 만들어 넣으면 인생의 헛헛함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일 터. 어쩌면 남몰래 장판 아래 오만 원짜리 지폐들을 차곡차곡 모아온 것도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죽어라 뭘 하긴 한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게 없어”라는 대사로 수많은 중년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상훈이 만들어갈 기똥찬 순간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4. 송새벽과 권나라, 조금 이상한 연애의 향방은? 떠오르던 신예 감독과 연기 못하는 주연 배우로 만났지만 인생의 정점에서 함께 내리막으로 떨어져 버린 관계였던 기훈(송새벽 분)과 유라(권나라 분)가 바야흐로 연애를 시작했다. 망가진 모습으로 재회한 후 아슬아슬한 남녀관계를 이어가던 두 사람이 까칠한 자존심을 내려놓은 기훈의 고백으로 급진전을 맞은 것. 또 이들은 달달한 연애를 시작하면서도 “결혼은 힘들 것”이라는 유라와 “나도 그 정도 양심은 있어”라는 웃픈 대화를 나눠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커플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조금 이상하고, 매우 현실적이며, ‘기승전결 없어’ 더 매력적인 이 커플의 연애, 그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한편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종영까지 단 4회 방송을 남겨둔 ‘나의 아저씨’는 이날(9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 883건···헌재 결정만 기다려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 883건···헌재 결정만 기다려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해 재판에 넘겨진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이 883건에 이른다. 헌법재판소가 위헌법률심판 판단을 미루면서 이들에 대한 재판도 늦춰지고 있다.6일 한 종교단체에 따르면 3월말 기준 병역 거부로 재판에 계류 중인 사건은 883건에 이른다. 대법원에 187건, 2심에 226건, 1심은 470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종교단체 관계자는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비종교적 이유의 병역 거부 사건까지 합하면 900건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한국일보가 전했다. 특히 ‘하급심의 반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법원은 2004년 7월 전원합의체에서 종교적 병역 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법원 판례와 다른 1, 2심 판결이 속출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무죄 판결은 총 13건으로 1년에 한 번 꼴이었는데, 지난해만 45건, 올해는 현재까지 21건의 무죄 판결이 나온 상태다. 헌재의 결정이 임박했다는 보는 법원이 관련 재판을 미루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병역법 88조1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는 경우 3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정당한 사유’에 헌법상 양심의 자유가 포함되느냐다.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헌재 결정 직후인 2011년 6월 “국회가 대체복무제도를 입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청구를 냈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맡은 판사가 직접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기도 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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