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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심복, 푸틴 정적 ‘저민 고기’로 만들겠다 위협

    푸틴 심복, 푸틴 정적 ‘저민 고기’로 만들겠다 위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국가근위대 대장이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공개적으로 결투를 신청하고 ‘저민 고기’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졸로토프는 11일(현지시간) 국가근위대 유튜브 채널에 나발니를 비난하고 윽박지르는 영상을 올렸다. 약 7분짜리 영상 속에서 졸로토프는 “당신은 나를 모욕하고 중상했다. 장교 사회에서는 그런 행동을 용서하지 않는다”면서 “미스터 나발니, 당신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당신을 몇 분 안에 (저민 고기 요리인) 커틀릿으로 만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흥분한 듯 주먹을 쥐고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졸로토프는 13년동안 푸틴 대통령의 경호수장을 역임한 측근 중의 측근이다. 졸로토프의 공개 결투 신청은 지난달 나발니가 운영하는 반(反)부패재단이 국가근위대의 식료품 조달 부정부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반응이다. 당시 나발니 측은 조달업체가 질 낮은 식료품을 높은 가격에 근위대에 납품하고 있다면서 업체와 근위대 지도부 간 유착이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부패재단은 또 지난 2016년 졸로토프 가족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고 부정 축재 의혹도 제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법을 어기는 비양심적인 중상의 경우 그것을 뿌리부터 자를 필요가 있다. 몇몇 특별한 경우에는 모든 수단을 사용해 싸울 수 있다”면서도 “졸로토프가 자신의 동영상에 대해 크렘린과 상의하지는 않았다”며 거리를 뒀다. 나발니는 지난달 말 불법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30일 구류를 선고받고 수감 돼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사설] ‘김명수 대법원’ 제2의 사법농단 자초하나

    지켜보고 있자니 정말 가관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부는 정의나 양심 같은 단어는 아예 팽개치기로 했음이 틀림없다. 일말의 체면까지도 엿 바꿔 먹기로 작심한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식선에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될 수는 없다. 대법원의 기밀문서를 반출한 혐의를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문제의 증거자료를 기어이 삭제·파쇄했다. 상고법원 신설을 위한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재판거래를 모의하게끔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의 다리 역할을 한 정황을 잡았다. 고법 부장을 지내고 올 초 변호사로 개업한 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지난 7일 법원이 세 번째 영장을 기각한 틈에 증거자료를 전부 없애 버린 것이다. 눈 뜨고 코를 베인 검찰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명의로 “증거인멸 행위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이례적인 입장 발표까지 했다. 황당하기로는 국민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법원의 판단과 일련의 처신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 자료 반출은 매우 부적절하나 죄가 되지 않는다”는 영장 기각 사유만 해도 그렇다. 사법부 최고 기관의 기밀 문건이 개인 사무실로 빼돌려졌는데도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해괴한 법리를 누구더러 수긍하라는 건가. 지난 6월 이후 검찰의 재판거래 의혹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영장 기각 사례는 208건 청구 중 185건으로 기각률이 무려 89%였다. 전국 법원의 지난 5년간 영장 기각률 1%에 견준다면 법원이 조직 감싸기에 눈귀가 멀었다는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 그제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사법개혁 추진 기구를 만들자고 의결했다. 안타깝다. 사법부 신뢰가 얼마나 바닥인가 하면 개혁 운운하는 판사들의 결의가 이제는 귓등으로도 들리지 않을 지경이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4개월째 아수라판인데 무슨 생각으로 지켜보는가. 지방법원장에서 파격 발탁된 데는 그만한 이유와 책무가 있었다. 판사 블랙리스트 조사로 사법개혁을 적당히 생색낼 줄 알았는데, 상고법원 재판거래라는 치명적 조직 치부가 드러나 그저 혼비백산한 건가. “양승태 대법원이나 김명수 대법원이나 도긴개긴”이라며 ‘문제 법관을 탄핵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는 법원의 수사 방해에 국정조사를 해야겠다고 벼르고 있다. 제2의 사법농단을 자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법원은 똑바로 봐야 한다.
  • “내년 20돌 문화재청… 문화재 안전·보존·활용에 초점”

    “내년 20돌 문화재청… 문화재 안전·보존·활용에 초점”

    화재 대비 점검·CCTV 교체 진행 중 세계에 자랑할 유물의 콘텐츠화 노력 평양 고구려 고분 발굴 등 교류 계획“1999년 문화재관리국에서 승격한 문화재청이 내년이면 20돌을 맞습니다. 문화재에 대한 국민들의 선입견이나 부정적인 인식을 걷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자 정신을 지닌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이 원하는 것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직 언론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문화재 행정을 지휘하게 된 정재숙(57) 문화재청장이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힌 포부다.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문화재를 복원하거나 땅속에서 매장된 유물을 찾는 작업은 사실 바로 효과가 나는 일은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문화재청이 ‘성년’이 되는 만큼 새로운 각오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이날 향후 문화재청 운영 방향을 설명하며 안전, 보존, 활용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내세웠다. 정 청장은 “숭례문, 브라질국립박물관 화재에서 보듯 문화재는 한 번 망가지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인류의 얼”이라면서 “브라질국립박물관 사건 이후 화재에 취약한 국내 문화재 점검 및 정비를 시행했고, 화질이 떨어지는 문화재 관련 폐쇄회로(CC)TV를 200만 화소로 교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1987년 평화신문을 시작으로 서울경제신문, 한겨레신문, 중앙일보에서 30여년간 문화재와 미술 등 문화 전반에 대해 취재해 왔다. 그는 기자로 활동했을 당시 아쉬웠던 점을 청장 재임 기간 동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아울러 “죽은 목숨이 아닌 사람의 얼굴을 한 유물”을 강조하며 문화재 활용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재 안내판 정비가 상징하듯 모든 유물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보겠다”면서 “유물 발굴 현장이나 복원 작업장에 투명 유리를 설치해 시민들이 그 과정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부를 창덕궁으로 초청했던 것처럼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유물의 콘텐츠화에 애쓰겠다”고 덧붙였다. 남북 문화재 교류와 관련해서는 “평양 고구려 고분의 남북 공동 발굴, 3·1 운동 100주년 남북 공동 유적 조사, DMZ 태봉국 철원성(철원 궁예도성) 발굴 조사 등을 북측과 협의해서 추진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또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과 감수에 참여한 문화재 위원은 양심에 따라 다음 행동을 하길 바란다”며 날선 발언도 쏟아냈다. 이는 박근혜 정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참여했던 3명의 문화재 위원에 대해 사실상 사퇴를 종용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개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개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제일 먼저 기른 녀석은 몇 년도에 왔는지도 가물가물해졌습니다. 지금은 사십이 다 된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에게서 선물처럼 받아온 녀석이었습니다. 흰 바탕에 검고 누런 점이 박힌, 아주 똘똘해 똘순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바둑이. 외출하면 담벼락 위에 올라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는 바람에 동네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새끼도 낳고 그렇게 16년을 살다가 심정지로 몇 번 쓰러져 놀라게 하더니 먼 길을 떠났습니다. 늦은 밤, 침대를 오르지 못하고 마냥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다 아침에 물 한 모금을 마시더니 딸 아이 품에서 갔습니다. 군대 간 아들한테 제일 먼저 알리고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흘렸습니다. 정을 떼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생명이지만 가족이었기에 우울한 일상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은 피부병이 심해 몇 달이 지나도 입양을 가지 못했다는 슈나우저 한 마리를 안고 왔습니다. 꼬불꼬불 까만 털에 눈썹은 하얀 녀석은 사람을 보자마자 온 마음을 내어줍니다. 얼굴을 핥으며 난리를 피는데 웃음이 나옵니다. 까미는 얼마나 굶었던 건지 쓰레기통을 뒤지는 나쁜 버릇이 생겼습니다. 식탐이 심해 시아버지 제사상에 쓸 두부며 베란다에 내놓은 음식까지 입을 댔습니다. 외출해서 돌아오면 휴지는 흩어져있고 쓰레기통은 쓰러져 있었고, 신발도 물어뜯었습니다. 혼자 있는 상태가 몹시 불안했던 모양입니다. 천둥번개가 치는 날이면 똘순이는 짖기 바빴었는데 까미는 침대 밑에 숨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얼뜨기였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산책을 했습니다. 함께 걷는 날들만큼 까미는 점점 의젓하고 침착해져 갔습니다. 또 하나의 생명과 인연을 이어가는 일. 똘순이를 잃은 슬픔을 서서히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까미와 산책을 하는데 개 두 마리가 건축더미 속으로 사라지는 걸 보았습니다. 건축자재, 컨테이너박스, 쓰레기가 쌓인 곳에 요크셔테리어 두 마리가 보였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개들은 그곳에 있었습니다. 밭을 일구던 사람이 주인이겠지 했는데 누군가 내다버린 녀석들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도시에 살던 사람이 차에 반려견을 데려와 공터에 유기했고, 두 녀석은 두 달이 넘게 돌아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유기견센터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녀석들은 손에 망을 든 직원을 보고 어딘가로 숨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한 마리가 슬금슬금 나와 제 앞에 배를 보이며 벌러덩 누웠습니다. 저한테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 믿는 녀석의 몸짓을 외면할 수 없어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목욕을 시키고, 진드기 벌레약도 바르고, 눈을 덮어버린 털도 다듬어주고, 밥그릇도 하나 더 준비했습니다. 까미가 텃세를 부리니 입을 삐죽거리며 언저리를 빙빙 돌았습니다. 남아있던 한 녀석도 우리 집까지 어떻게 알고 찾아왔기에 녀석도 씻기고 다듬어 농사짓는 좋은 집으로 입양을 보냈습니다.까미와 예삐. 두 녀석의 틈바구니에 외손자도 함께 자랐습니다. 양쪽에 끈을 매 산책시키는 일도 버거웠지만 그렇게 삶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까미는 만으로 십년을 살다가 마지막 삼일을 제 옆에 꼭 붙어서 그렇게 떠났습니다. 잘 가렴. 나의 듬직한 보디가드 까미. 녀석의 까맣고 야드르르한 털이 삼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납니다. 두 번째 이별의 슬픔은 첫 번째 이별 덕에 많이 슬퍼하지 않고 순순히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이제 유기견이었던 예삐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있습니다. 내게 온 지 13년, 성견으로 왔으니 얼마나 더 나이가 먹었는지 알 수 없지만 쓰러질 듯 겨우 목숨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뼈가 다 드러난 등에 다리는 절고 밥도 못 먹고 비척이며 걷는 모습이 안쓰러워 안고 다닙니다. 며칠 전엔 다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일어나 움직입니다. 아침마다 나가자고 보채서 그나마 운동하게 만들던 녀석, 지금의 건강이 저 녀석 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세 마리 다 암컷이었고, 녀석들을 키우며 개띠였던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암으로 육십도 못 되어 세상을 버린 어머니를 생각하며 짐승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보살폈습니다. 하늘로 간 두 녀석이 어머니에게 안부를 전해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작고 힘없는 생명과 사랑하며 사는 것, 그렇기에 만남도 이별도 모두 큰 의미입니다. - 똘순, 까미, 예삐 엄마 신현임씨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이석태 청문회···“특정단체 출신 사법 십상시”VS“엄혹한 시절 맡은 사건 존경받을 일”

    이석태 청문회···“특정단체 출신 사법 십상시”VS“엄혹한 시절 맡은 사건 존경받을 일”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이석태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나타전을 벌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석태 후보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고, 노무현정부에서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도 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 후보자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다. 당시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인데, 정작 후보자 지명은 대법원장이 했다”면서 인사거래 의혹을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가석방을 주장하며 (탄원서에) 서명했다”며 “이 전 의원이 내란선동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내란선동 혐의도 가석방 대상인가. 이 전 의원이 양심수인가”라고 비판했다.정갑윤 의원은 “이 후보자는 이적단체인 한총련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국가보안법 폐지 시국 농성을 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를 했고, 천안함 폭침 재조사 요구를 했다”며 “헌법재판관이 아니라 국민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주광덕 의원은 조국 민정수석·김형연 법무비서관·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김명수 대법원장·박정화 대법관·김선수 대법관·노정희 대법관·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사법 권력 십상시’로 지목하며 “특정 단체 출신으로 사법기관을 채우는 것은 인사 전횡”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각종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르겠다”고 답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역대급 유체이탈”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분이 재판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와대 비서관, 민변 회장 등으로 활동해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인사거래 의혹에 대해 “대법원에서 헌법재판관 추천위원회를 꾸린 뒤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방어했고, 김종민 의원 역시 “과거 정부 내에서 특정 업무에 종사했거나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고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고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옹호했다.이춘석 의원은 “후보자 이력을 보면 엄혹한 시절 아무도 안 맡는 사건을 맡았다”며 “평생 소수자를 위해 살아왔는데 이것은 존경받을 일이지 조롱받을 일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 후보자가 소신을 굽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마음을 아프게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우려가 기우로 끝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사정을 잘 아는 만큼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만 바라보고 권력에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 질서를 확보하며,헌법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빅 포레스트’ 신동엽X정상훈, 명불허전 연기 “美친 콩트의 신”

    ‘빅 포레스트’ 신동엽X정상훈, 명불허전 연기 “美친 콩트의 신”

    ‘빅 포레스트’가 신동엽과 정상훈의 바람 잘 날 없는 대림 생존기를 예고하며 흥미로운 서막을 올렸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연출 박수원, 극본 곽경윤·김현희·안용진, 각색 배세영) 1회 시청률은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2.2%, 최고 2.9% (전국 가구 기준/유료플랫폼/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내공 만렙 배우들이 펼치는 참신하고 유쾌한 웃음과 짠내 나지만 공감을 자아내는 스토리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차별화된 블랙 코미디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대림에 정착한 한물간 톱스타 동엽(신동엽 분)과 굴욕 범벅 일상에 던져진 초보 사채업자 상훈(정상훈 분)의 웃픈 대림 생존기의 시작을 그렸다. 사업 실패 후 음주운전 적발까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방송가에서도 퇴출된 동엽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대림동으로 흘러 들어온다. 사채업자들의 독촉에 시달리며 고단한 일상을 보내던 동엽은 조선족 채옥(장소연 분)으로부터 가짜 결혼식을 올리고 축의금으로 이자를 털어내자는 아찔한 사기극을 제안 받는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과 양심 때문에 거절하려 했던 동엽은 땡전 한 푼 없는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며 채옥의 손을 잡는다. 하지만 정작 채옥이 식장에 나타나지 않아 ‘결혼 한탕 작전’은 수포로 돌아갔고, 동엽의 만만치 않은 대림 생존기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런가하면 딸에게 자신의 직업을 은행원이라 속여 온 상훈은 동엽이 돈을 빌린 대출회사 ‘아보카도금융’의 무쓸모 직원이다. 눈칫밥을 먹다 ’추심3팀’으로 발령받은 상훈은 ‘멘붕’에 빠진다. 소심하고 순박한 성격의 상훈에게 채무자를 독촉하는 일은 무엇보다 괴로운 업무. ‘추심3팀’의 동료 황문식 과장(김민상 분), 추심수(정순원 분), 캐시(유주은 분)와 동행하며 어깨 너머로 추심 기술을 배워보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황과장의 황금빛 비기, 메소드 연기파 추심수, 남다른 비법을 소유한 캐시까지 모두 상상 초월의 기술들로 ’VIP(베리 ‘임파서블’ 퍼슨)‘들의 돈을 회수하지만, 상훈에겐 그저 충격적인 신세계일 뿐이다. 웃픈 나날이 흘러가던 중 동엽과 상훈의 조우가 드디어 이뤄졌다. 상훈에게 생긴 첫 담당 고객이 바로 동엽인 것. 돈이 없어 이자를 갚지 못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는 동엽 앞에서 상훈은 바지도 벗어보고, 어설픈 협박도 시도하며 전수 받은 비기를 펼쳐 보이지만, 막무가내 채무자 동엽에게 통할리가 없다. 이자를 받으러 갔다가 되려 맥주를 사 주고 온 상훈은 제갈부장(정문성 분)의 냉철한 한마디에 상처를 받고 만취한 채 동엽을 찾아가 한바탕 모진 말들을 퍼붓는다. 하지만 그의 신상 카드 속 특이사항, ’자살시도 1회’라는 문구를 떠올리던 상훈이 괴로워하며 다음 전개에 호기심을 높였다. ‘빅 포레스트’는 첫 방송부터 이국적인 배경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캐릭터들의 하드캐리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27년 만에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한 신동엽과 ’캐릭터 소화제‘ 정상훈의 케미스트리는 짧은 호흡만으로도 기대를 끌어 올렸다. 신동엽은 모든 것을 잃고 대림으로 흘러들어온 초라한 톱스타 동엽으로 분해 그간 어디서도 보여준 적 없는 색깔의 짙은 페이소스를 그려냈다. 죽음까지 생각한 깊은 좌절부터 사기 결혼에 나선 고군분투까지, 눈물과 웃음을 오가는 팔색조 활약을 펼쳤다. 그의 새롭고 의미 있는 도전에 시청자들의 호평도 쏟아졌다. 어떤 배역도 제 옷처럼 소화해 온 정상훈은 싱글대디이자 초보 사채업자 상훈 역으로 짠한 공감과 연민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순수하고 선량한 상훈이 사채업에 뛰어들며 겪게 된 고민들은 물론이고 하나 뿐인 딸 보배(주예림 분)를 향한 딸 바보의 모습까지, 그의 활약은 인간미 넘치는 블랙 코미디 ’빅 포레스트’의 완성도를 한 차원 더 높였다. 곳곳에 포진한 연기력 만렙 배우들의 활약 역시 꿀잼 지수를 높이는 일등 공신. 장소연은 조선족 채옥으로 분해 신동엽과의 퍼펙트한 코믹 연기 호흡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아보카도금융’ 직원들의 생생한 캐릭터 역시 시선을 빼앗았다. 상대의 혼을 쏙 빼놓는 독특한 대화법을 지닌 다니엘 제갈부장 역의 정문성, 초짜 직원 상훈을 살뜰히 챙기는 황문식 과장 역의 김민상, 연기 재능을 살려 돈을 받아내는 추심수 역 정순원, 정보를 수집해 채무자를 압박하는 캐시 역 유주은의 연기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기대감을 더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방송 직후 각종 포털 커뮤니티 및 SNS 등에는 “신동엽 때문에 한 시간 순삭”, “판을 뒤집어 버리는 코미디다”, “마냥 웃기지 않고 짠한 공감은 무엇?”,“신동엽 첫 정극 연기 성공적이네”, “신동엽, 정상훈 브로케미 앞으로 기대된다!”, “짠내 나는 웃음이 묘하게 공감 저격”, “불금은 ‘빅 포레스트’ 고정 픽”등 뜨거운 호평을 쏟아냈다. 한편, 첫 회부터 차원이 다른 블랙코미디의 매력으로 안방을 사로잡은 ‘빅 포레스트’ 2회는 오는(14일) 밤 11시 tv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쳐쓰고 나눠쓰고… 고장 난 우산의 재발견

    집집마다 하릴없이 굴러다니는 고장 난 우산이 한두 개씩은 있기 마련이다. 애물단지가 된 우산에 새 쓸모를 찾아주는 서울 강동구의 ‘무료수리 센터’가 호응을 얻고 있다. 강동구가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우산무료수리센터’는 망가진 우산을 공짜로 고쳐 주거나 기증받은 낡은 우산을 수리해 대여해 준다. 매년 6000여개의 우산이 새로 태어난다. 올해는 강동구 내 모든 동주민센터에 폐우산수거함이 상시 비치돼 주민 편의를 더욱 높인다. 수리된 우산은 지하철역 ‘양심 우산 대여함’에 놓여 갑작스런 비에 당혹스러워할 이들을 위해 쓰인다. 이정훈 구청장은 “자원의 재활용뿐 아니라 이웃 간 정을 느낄 수 있는 우산수리센터가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교수노조/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교수노조/박현갑 논설위원

    근대 대학의 전형으로 독일의 훔볼트대학을 꼽는다. 나폴레옹과의 전쟁에 패하면서 신성로마제국의 중심을 이루던 프로이센이 근대화를 통한 위기극복 방안으로 1810년 세운 대학이다. 근대화를 위한 개혁 조치로 세웠으나 기술인 양성 등 단기적 성과를 추구하기보다 학문의 자유, 진리 탐구를 추구했다는 점이 놀랍다. 그러다 20세기부터 대학은 학문의 상업화에 나선다. 자본주의 확산으로 인간교육보다 직업교육, 지식탐구보다 경쟁과 효율의 가치관을 우선시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늘 교수가 있었다.대학교수 하면 대체로 지성과 양심을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이미지가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제자 성희롱에 학점을 앞세운 폭언, 자기 논문 공저자에 자녀 올리기 등 일그러진 모습만이 회자된다. 노동자 이미지는 어떤가? 이 역시 쉽게 연상하긴 어렵다. 교수님은 사회구조 최상부에 자리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당사자인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3년 전 대학신문에서 조교수 이상 전임교수 785명을 상대로 교수 위상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지식인의 죽음’, ‘대학은 죽었다’는 비판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47.6%나 됐다. 대학이 지식과 학문의 전당이 아닌 취업 양성소로 변하고, 인구 감소로 정원 채우기에 급급하면서 연구와 동떨어진 신입생 모집과 제자 취업 도우미로 내몰리니 걱정스러운 상황은 맞다. 그제 헌법재판소에서 대학교수노조 합법화 결정이 나왔다. 2001년 사학재단의 왜곡된 대학 지배를 위기의 본질로 규정한 교수노조 출범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헌재는 교원노조의 주체인 ‘교원’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으로 한정한 교원노조법 제2조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전국 430개 대학교원 9만여명의 단결권을 인정한 이번 결정으로 사학재단의 구조조정에 교수노조가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홍성학 교수노조위원장은 “2002년 계약임용제 시행 이후 비정규직화된 단기, 저임금 교원의 증가,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따른 과중한 행정업무 증가 등으로 대학교원의 근로조건은 2001년 노조 설립 때에 비해 더 나빠졌다”면서 “국회는 속히 교원노조법 개정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비정년 트랙 전임교원은 대체로 1년 계약이 많으나 6개월짜리 계약도 있단다. 계약 아닌 위촉 형태로 일하는 비전임 교원인 시간강사도 사정이 딱하긴 마찬가지니 교원 처우개선 여론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수노조가 노조원 임금과 처우 개선도 해야겠지만 학문 연구와 질 높은 교육 실현에 앞장서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eagleduo@seoul.co.kr
  • 송도 불법주차 50대 여성, 미용실 직원 월급 체불 의혹

    송도 불법주차 50대 여성, 미용실 직원 월급 체불 의혹

    차량 앞유리에 주차 위반 스티커가 붙은 것에 화가 나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승용차로 막아 물의를 일으킨 50대 여성 A씨가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직원을 갑자기 해고하고 월급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배드림을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난 2일 자신을 송도 모 미용실에서 근무한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의 글이 퍼졌다. 이 네티즌은 A씨가 운영하는 송도 미용실에서 네일아티스트로 근무했다가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게시자는 글에서 “(A씨는) 전날 같이 웃으며 밥 먹고 다음날은 나오지 말라고 말하는 여자! 그래도 (5월 8일께) 해고했으니 양심이 있으면 월급은 넣어줄까 싶어 기다렸다”며 “그런데 10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결국 (A씨에게) 전화를 수십 통 했는데 안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청에 신고했는데 A씨가 3차례에 걸쳐 노동청 출석도 안 했다”며 “(A씨는) 불법주차처럼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기보다 아랫사람이라 생각되는 사람에게 저런 행동을 일삼는다”고 토로했다. 이 게시자는 해당 미용실이 남성 직원의 미용 면허증으로 사업자 신고를 하고 운영되는 곳이라고 지적하며 이날 A씨를 노동청에 고소하러 간다고 전했다. 한편 A씨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캠리 승용차에 주차금지 스티커가 부착된 데 화가 나 송도 모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캠리 차량으로 막은 뒤 사라져 물의를 빚었다. 이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뒤 비판 여론이 크게 일자 A씨는 사건 발생 나흘째인 같은 달 30일 이웃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아파트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징역 25년’ 박근혜, 국정농단 상고 포기…검찰은 대법원에 상고

    ‘징역 25년’ 박근혜, 국정농단 상고 포기…검찰은 대법원에 상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상고를 포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상고 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담당 재판부에 상고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 측에도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이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최종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가 구속 영장을 추가로 발부하자 “헌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것이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재판 거부에 들어갔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제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는 말도 남겼다. 지난 4월 1심 선고 뒤엔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항소장을 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자필로 “항소를 포기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병역거부 객관적 지표 있어야 구제” 변호인 “양심, 보호받아야 할 헌법가치”

    檢 “병역거부 객관적 지표 있어야 구제” 변호인 “양심, 보호받아야 할 헌법가치”

    종교와 양심 등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해야 하는지를 두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0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뒤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진 만큼 공개변론에서도 격론이 벌어졌다.핵심 쟁점은 종교나 양심이 병역법 88조와 예비군법 15조에서 규정한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 3명이 현역병 입영을 거부하거나 예비군 소집에 응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고심 사건 3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역병 거부 피고인 1명과 예비군 불참 피고인 1명이 유죄를 선고받았고, 나머지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1명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 측 변론에 나선 김후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법에 규정된 ‘정당한 사유’는 병역의무이행 의지가 있음에도 천재지변 등 객관적인 사정이 발생할 때 구제해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주관적 사유가 포함되면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형벌 조항을 피하는 만능열쇠가 되고 형사법 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최후 변론에서도 “국민 합의로 대체복무가 도입되고 소수자 중심으로 국가 정책이 전환되는 것도 긍정적이지만, 현행법 체계에서 병역면제에 최소한의 형벌을 부과하는 것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 오두진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무죄 판결이 108건이나 나온 것은 양심이 보호받아야 하는 헌법적 가치 때문이라는 취지”라면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존엄한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거부를 표현하는 소극적이고 최소한의 것”이라고 맞섰다. 오 변호사는 특히 “(국민의 의무 가운데) 양심상의 결정을 보호받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유일하고, 대체복무가 도입되면 충실히 이행할 것이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사회 혼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심을 맡은 박상옥 대법관은 변호인 측에 “종교적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600여명을 대신해 또 다른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 기본권이 제한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면서 “어떻게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 변호사는 “위험하고 힘들어서 가지 않으려는 현장에 군 복무보다 강도가 낮지 않은 대체복무를 시행하면 국민도 수긍할 것이고, 국가 전체를 볼 때도 골고루 인적 자원을 쓰는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김재형 대법관이 “양심, 신념의 기준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변호인은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들며 “서면·진술 등 심사 절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판결 선고일은 추후 심리 경과에 따라 공개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 공개토론... 검찰 vs 피고측 4시간 격론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 공개토론... 검찰 vs 피고측 4시간 격론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 30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 검찰 측과 피고인 측이 약 4시간 동안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번 공개변론은 헌법재판소가 지난 6월28일 대체복무제 없는 병역법 5조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상태라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대법원에서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공개변론은 오후 6시를 넘겨 종료됐다. 가장 큰 쟁점인 정당한 사유 해석과 병역의무 형평성 관련해 검찰 측은 ‘측량이 불가능한 주관적 영역은 법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으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 반면, 피고인 측은 ‘심사과정을 거쳐 대체복무에 임할 경우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맞섰다. 검찰 측 김후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개인신념 등 주관적 영역은 측량과 평가가 불가능하기에 정당한 사유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경우 같은 구성요건을 포함하는 납세 거부 등의 경우에도 처벌을 피할 ‘만능 열쇠’로 기능하며 형사법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며 “누구라도 개인신념으로 거부한다면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 오두진 변호인은 “병역 거부자는 병역 기피자들과 분명히 다르며 형사처벌로 양심의 자유가 침해된다”며 “내면적인 것이지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보호받을 가치가 있으므로 헌재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박상옥 대법관은 “여호와의 증인으로서 종교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하면 다른 젊은이가 일정한 병력 형성을 위해 현역으로 복무하게 된다”며 “입영 젊은이들은 생명과 신체의 위험이 있는 병역 근무로 기본권이 제한되는데 어떤 근거로 정당성 있는 사유로 해석할 수 있나”라고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오 변호인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어차피 병력 자원이 될 수 없기에 국가와 사회 전체에 도움되도록 형평성에 맞게 수용한다면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메르스 사태, 경주지진 등 위험한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군복무보다 강도가 낮은가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도 수긍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검찰 측 참고인 장영수 고려대 법대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말 개인의 확고한 소신이냐는 점에 대해서는 엄격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며, 특혜가 되지 않도록 하는 합리적 대체복무를 전제했을 때만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 의견을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강아지 행국이와 함께 산다는 것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강아지 행국이와 함께 산다는 것

    2003년 8월 태어난 지 3개월 정도 된 요크셔테리어를 만났습니다. 피부병이 있는 녀석은 주인도 없이 병원에 홀로 남겨져 있었습니다. 입양을 위해 멀리 청주까지 갔건만, 막상 녀석을 보니 망설여졌습니다. 지저분한 털 상태에 예쁘지 않은 얼굴. 그냥 돌아설까 하는 마음을 안 건지 애처로운 표정을 하고 쳐다보던 눈망울. ‘나를 버리지 마세요. 데려가 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눈망울을 외면할 수 없어 품에 안았습니다. 미용을 하니 꼬질꼬질한 모습은 사라지고 잘생긴 얼굴이 나오더라고요. 함께 행복하자고 ‘행복’이란 이름을 지었다가 조금 특별하게 바꿔주고 싶어서 한문을 찾아서 ‘행국’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행복할 ‘행’, 움켜잡을 ‘국’ 그렇게 15년을 행국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행국이는, 별 것 아닌 나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볼일을 가리는 것부터 자율급식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 있는 저의 걱정을 덜어주는 똑똑하고 애교 많은 강아지입니다. 감정은 또 어찌나 잘 읽는 지요. 속상한 일로 울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와 눈물을 핥아주고, 꼬리를 흔들면 애교를 부려줍니다. 크게 아픈 곳 없이 12년을 보냈습니다.행국이 덕분에 편하게 지냈는데도 이사 때마다 집을 구하기 쉽지 않았고, 친구들처럼 장기간 여행을 하는 것은 포기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 행복했습니다. 어느 날부터는 간식을 던져줘도 반응이 없어 ‘늙어서 귀찮은 건가’ 싶었는데 실명이었습니다. 망막위축증에 백내장이 온 행국이의 양쪽 눈은 빛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화장실을 찾는다고 여기저기 부딪히며 다치는 행국이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고 막막했습니다. 울타리를 만들고 온 집안에 안전가드를 붙여놓았지만 화장실 안에서 또 부딪히고... 패드를 사서 교육을 시작했지만 평생 화장실에 볼일을 보던 행국이는 울기만 했습니다. 울타리 안에 패드를 가득 깔고, 행국이가 답답하지 않게 했습니다. 혼자 있을 녀석이 걱정돼 설치한 홈CCTV. 행국이는 제가 없는 동안 뱅글뱅글 돌고 치매가 온 듯 이상했습니다. 회사에서 10분 거리의 집이었기에 두 달 가까이 잠을 줄여가며, 일하다 달려오기도 여러 번. 동물병원에서는 안락사를 생각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약한 마음으로는 ‘이렇게 늙고 병든 강아지를 나만큼 사랑으로 키워줄 곳은 없는데 고통 없이 떠나보내는 것을 어떨까’란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내 ‘행국이가 힘든 게 아니라 행국이를 돌보는 내가 힘들어서 행국이를 보내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국이는 안락사를 고민했던 못난 제 마음을 아는 건지, 점점 안정을 찾았습니다. 아직은 함께하고 싶다고, 기운차려 보겠다고 하는 것 같아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행국이는 제 손이 닳도록 핥아줍니다. 그러면 저는 ‘행국아, 사랑해. 더 아프지 말고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자’ 매일 말해줍니다.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20대에 만난 행국이. 겉모습이 아닌, 마음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소중한 생명이 알려준 마음. 영원히 새끼강아지 같던 행국이는 늙었고, 그만큼 저는 성숙했습니다. 함께하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 스튜디오에 갔습니다. 갑자기 아플까봐 그렇게 영영 떠날까봐 두렵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의 이별을 걱정하기보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에 감사하며 사랑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다가올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별 준비가 또 다른 가족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 행국이엄마 지원씨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사과농축액 100%’라더니… 진짜 사과는 1%뿐

    ‘사과농축액 100%’라더니… 진짜 사과는 1%뿐

    값싼 당류 다량 사용 제품 수년간 유통 “어떤 원료 썼는지 식약처도 알 수 없어”소비자들이 시중에서 사 먹는 사과주스 중 일부는 ‘사과농축액 1%’라고 표기돼 있어도 실제 사과 함유량은 그보다 100분의1 수준인 0.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최근 공익 제보를 통해 과채 농축액을 제조하는 업체들을 수사한 결과 디제이비엔에프(충남 천안)를 비롯한 영농조합법인 산정푸드(충북 음성), 다미에프엔에프(경기 안성), ㈜건우에프피(충북 진천), 가린한방(충북 음성) 등 5곳을 원재료명과 성분 배합 비율 허위 표시로 행정처분과 함께 관련자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디제이비엔에프는 2015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년간 ‘사과 100%’라고 표기한 사과농축액을 제조하면서 진짜 사과는 1%밖에 넣지 않았다. 11%는 색소를 비롯한 식품첨가물이었으며 88%는 당류였다. 해당 업체는 이런 식으로 제조한 제품을 포함한 24개 품목 740t(34억원 상당)을 불법으로 제조해 음료 제조업체 등에 팔았다. 다미에프엔에프는 ‘생강농축액’ 등을 허위 표시해 196t(11억원)을 제조했으며 유화제와 습윤제, 안정제 등으로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인 ‘프로필렌글리콜’을 기준치(2% 이하)의 13배인 26%를 넣어 30t(7억원)의 제품을 제조했다. ㈜건우비에프는 ‘대추농축액분말’(192t·28억원)을, 영농조합 산정푸드는 ‘배농축과즙액’(274t·11억원) 등을 허위 제조했다. 문제는 이렇게 불법으로 만들어진 원료가 어떤 완제품 음료에 들어갔는지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과채 농축액이 들어간 완제품엔 농축액 비율과 원산지만 표기돼 있을 뿐 원료를 제조한 업체명이 없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원료 제조업체와 음료 제조업체 사이에 여러 중간 상인들이 있어 검찰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기업이나 식약처가 어떤 완제품 음료에 위반 원료가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면서 “원료의 함량을 속이는 행위는 원료 제조업체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사 과정에서 유통 기한이 263일이나 지난 ‘자색 고구마 페이스트’ 제품을 식품 제조에 사용한 ㈜조은푸드텍(충남 천안)도 함께 적발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뉴스 in] 헌재 선고 앞둔 주요 사건 10선

    [뉴스 in] 헌재 선고 앞둔 주요 사건 10선

    헌법재판소가 다음달 1일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서울신문은 헌재가 현재 심리 중인 주요 사건을 꼽아 봤다. 대통령 탄핵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까지 각 분야에서 중요한 결정을 남긴 헌재가 어떻게 바꿔갈지 기대되는 사건들이다. 당초 이달 선고할 것으로 예상됐던 낙태죄뿐만 아니라 국민 기본권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가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 주차장 입구 막은 ‘몰지각’ 차주인 “사과 안 하면 차 못 빼”

    주차장 입구 막은 ‘몰지각’ 차주인 “사과 안 하면 차 못 빼”

    주차 규정 위반 스티커를 받자 화가 나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차로 막은 50대 여성이 반성은커녕 오히려 관리사무소 측에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단지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지난 27일 오후 자신의 캠리 승용차를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삐딱하게 세운 채 자리를 떠났다. 관리사무소 측에서 차량 앞유리에 아파트단지 주차규정 위반 스티커를 4장 붙여놓은 것에 항의하는 뜻으로 돌출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커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매일 1~2장 부착됐다. 주차장 이용에 불편을 겪게 된 주민들은 A씨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A씨의 승용차를 손으로 들어 인도로 옮긴 뒤 경계석과 화분 등으로 움직일 수 없도록 조치했다. A씨는 3일째인 29일까지도 차량을 뺄 수 없다며 관리사무소와 대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전날 “관리사무소가 주차위반 스티커를 다 떼고 사과하지 않으면 승용차를 옮기지 않겠다”고 사무소에 전화해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무소는 규정대로 처리한 것이므로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아파트 주차규정을 어겨 주차위반 스티커가 부착됐으며 27일에는 아파트 등록 차량 스티커가 부착돼 있지 않아서 지하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했다”며 “규정대로 처리한 것에 대해 사과할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널리 알려졌는데도 A씨가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며 불만을 적은 쪽지를 A씨 차에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쪽지에는 ‘갑질 운전자님아 제발 개념 좀’, ‘부끄럽지 않니?’, ‘미친 거 아니니?’ 등의 글이 적혔다. 또 ‘아이들한테 좋은 교육 시키네요’, ‘불법주차 안하무인 감사합니다’ 등 A씨를 비꼬는 글도 있었다. 한 주민은 “이 차량을 구경하려는 외부 사람까지 몰려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물의를 일으켰으면 반성하고 차량을 빼야지 왜 버티고 있는 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다른 주민은 “전날 밤 A씨가 캠리 승용차에서 골프가방만 꺼내 갔다고 다른 주민한테 들었다”며 “정말 양심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숨을쉬었다. 한편 경찰은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받는 A씨에게 경찰 출석을 통보했다. A씨는 다음 달 초순 출석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원재료 함량 눈속임 적발…사과농축액 100%? 열어보니 당류 88%, 진짜 사과는 1%

    원재료 함량 눈속임 적발…사과농축액 100%? 열어보니 당류 88%, 진짜 사과는 1%

    과일·채소 함량 낮춘 업체 5곳 적발‘단가 낮춰 가격 경쟁력 얻으려는 꼼수’원료제조업체에서 유통단계 거쳐 제조업체로“위반 원료 사용 제품 소비자가 알 길 없어”음료나 차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과일·채소 농축액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5곳이 원재료와 성분배합 비율을 허위로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과·채 사용 비율이 1%에 불과한데도 100%로 허위 표기한 업체는 물론 식품첨가물을 기준치 이상 사용한 곳도 있었다. 문제는 위반 업체의 원료를 사용한 시중 제품이 무엇인지 소비자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9일 식품의약안전처는 제보를 통해 과채 농축액을 제조하는 업체를 수사한 결과 디제이비엔에프(충남 천안)를 비롯한 영농조합법인 산정푸드(충북 음성), 다미에프엔에프(경기 안성), (주)건우에프피(충북 진천), 가린한방(충북 음성) 등 5곳을 원재료명 및 성분배합 비율 허위 표시로 적발해 행정처분 등 조치하고 관련자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디제이비엔에프는 2015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년간 ‘사과 100%’라고 표기한 사과농축액을 제조하면서 진짜 사과는 1%밖에 넣지 않았다. 11%는 색소 등 식품첨가물이었으며, 당류가 88%나 됐다. 해당 업체는 이런 식으로 제조한 24개 품목을 740톤(34억 상당)을 불법으로 제조해 음료 제조업체 등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는 허위 제조를 속이고자 생산작업일지를 거짓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다미에프엔에프는 ‘생강농축액’ 등을 허위 표시해 196톤(11억 상당)을 제조한 데 이어 30톤(7억 상당)의 제품에 유화제와 습윤제, 안정제 등으로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인 ‘프로필렌글리콜’을 기준치(2% 이하)를 훌쩍 넘는 26%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주)건우비에프는 ‘대추농축액분말’ 등 192톤(28억 상당)을, 영농조합 산정푸드는 ‘배농축과즙액’ 등 274톤(11억 상당)을 허위 제조했다.문제는 이렇게 불법으로 만들어진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 무엇인지 소비자 입장에선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해당 원료를 사용한 사과음료에 ‘사과농축액(30%)’라고 표기돼 있을 때 실제 사과 함유량은 0.3%에 불과하지만, 제품엔 농축액이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만 표기돼 있을 뿐 원료제조업체명이 적혀있진 않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원료제조업체와 음료 등 제조업체 사이에 유통업체 등 여러 중간 상인이 있어 기업 측에서도 타사과 단가를 비교해 보지 않은 이상 파악하기 어렵고, 식약처 입장에서도 어떤 제품에 위반 원료가 들었는지 알 수 없다”면서 “건강에 치명적은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원료제조업체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원료제조업체가 과·채 함량을 속인 원인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기업들이 원료 단가를 낮춰달라는 요청에 값싼 당류를 다량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사과정에서 유통기한이 263일 지난 ‘자색고구마페이스트’ 제품을 식품 제조에 사용한 (주)조은푸드텍(충남 천안)도 함께 적발됐다. 식약처는 식품 원료를 제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라이프’ 조승우-문소리-정문성, 살얼음판 삼자대면 ‘고개 숙인 조승우’

    ‘라이프’ 조승우-문소리-정문성, 살얼음판 삼자대면 ‘고개 숙인 조승우’

    ‘라이프’ 상국대학병원이 거대한 힘의 지배로 위기를 맞는다.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연출 홍종찬 임현욱, 극본 이수연, 제작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 측은 12회 방송을 앞둔 28일 구승효(조승우 분)와 오세화(문소리 분) 그리고 화정그룹 회장 조남형(정문성 분)의 살얼음판 같은 삼자대면 현장을 공개해 궁금증을 높인다. 상국대학병원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거센 폭풍에 휘말렸다. 국회의장 특수활동비 유용 사건의 내부고발자 이정선이 새글21 기자와 다투던 중 쓰러져 사망한 것. 이 사건 뒤에는 국회의장과 QL 회장 홍성찬의 정경유착 등의 문제가 얽혀있었다. 헬스 앱 개발을 위해 QL의 힘이 필요했던 화정그룹까지 결탁하면서 이정선의 사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사망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예진우(이동욱 분)와 주경문(유재명 분)은 죽음에 감춰진 그림자를 짐작하고 이정선 부모에게 부검을 제안하며 진실을 찾아 움직였다. 이런 상황에서 상국대학병원 총괄 사장인 구승효와 병원장 오세화, 화정그룹 회장 조남형의 만남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긴장감을 자아낸다. 자존심과 실력 모두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구승효와 오세화는 잔뜩 얼어붙어 있다. 화정의 힘을 잘 알고 있는 구승효의 얼굴에 두려움이 비치고, 오세화도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감지하며 눈치를 살핀다. 조남형의 폭발하는 분노를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참아내는 구승효의 낮은 자세가 긴장감을 높인다. 상국대학병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구승효와 오세화마저 압도하는 화정그룹 조남형의 힘은 또 다른 파국을 예고한다. 오늘(28일) 방송되는 12회에서 이정선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과 진실을 묻으려 하는 이들의 치밀한 수 싸움이 벌어진다. 의사의 신념과 양심이 이정선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움직이고, 상국대학병원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지배하는 거대한 힘이 이를 막아선다. 의도치 않게 힘의 논리에 휘말리게 된 구승효와 오세화가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증을 자극한다. ‘라이프’ 제작진은 “상국대학병원에서 펼쳐지는 대립 양상이 보다 세분화하고 심화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수 싸움이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할 전망이니 한순간도 놓치지 말고 함께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라이프’ 12회는 오늘(28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직도 ‘맘’ 불편한 사회

    아직도 ‘맘’ 불편한 사회

    직장 내에서 여성들이 여전히 임신과 육아를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성 감수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성 평등한 사회’로의 진입은 아직 멀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양사로 일하는 임신부 A(27)씨는 최근 유산 조짐이 있어 직장에 몇 주 휴직을 부탁하려다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A씨가 휴직 얘기를 조심스레 꺼내 놓자 팀장이 “생각 없는 소리 하지 마라. 몸 관리해도 갈 애는 가고 올 애는 온다”며 막말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팀장은 또 “나도 세 번이나 유산을 해봤다. 안정을 취하라고 해서 침대에 누워 쉬었는데도 결국 유산했다”면서 “넌 젊으니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며 A씨의 휴직을 막아 섰다. 홍보업계에서 일한 최모(29)씨도 육아 휴직을 하려다 영원히 휴직하게 됐다. 최씨는 “회사에 임신 소식을 알리고 휴직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수많은 비아냥거림을 들었다”면서 “팀장은 ‘양심이 있으면 최소화해라. 그렇게 빠져버리면 남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고 압박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면 본인과 아이가 모두 괴로워질 것 같아 결국 회사를 떠났다.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B(27)씨는 “임신부인데도 새벽 6시에 출근하고 밤 11시에 퇴근했는데 출산 직전 이유 없이 인사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면서 “그냥 출산 휴가 없이 일을 관뒀는데 사실상 쫓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임신부를 대하는 회사의 삐딱한 태도 때문에 결혼 후 직장을 잃는 여성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여성의 임신을 ‘죄’로 여기는 이런 직장 분위기는 우리나라가 합계출산율 1명 이하의 ‘초저출산’ 국가로 진입하는 데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2018 젠더그래픽스-성 평등수준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인식 격차’에 따르면 성평등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는 컸다. ‘사회가 평등하다’는 응답률은 남성이 46.7%인 반면 여성은 15.2%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활동(일자리) 참여 기회가 평등하다’는 응답률은 남성 43.3%, 여성 22.5%로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인력은 늘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한국 특유의 기업 문화가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독일에서 도입한 가족친화적인 기업 인증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근로감독관이 개입해 실태를 조사하고 제재를 가한다든지, 갑질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실질적인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라이프’ 이동욱X유재명 조문 현장 포착, 유족 향한 의미심장한 눈빛

    ‘라이프’ 이동욱X유재명 조문 현장 포착, 유족 향한 의미심장한 눈빛

    ‘라이프’ 이동욱과 유재명이 상국대학병원을 지키려 움직인다. 27일 JTBC 드라마 ‘라이프(Life)’ 측이 11회 방송을 앞두고 예진우(이동욱 분)와 주경문(유재명 분)의 비장한 장례식 조문 현장을 공개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오세화(문소리 분)의 병원장 취임 이후 상국대학병원에는 변화의 바람이 더욱 거세게 휘몰아 치고 있다. 암센터, 건강검진센터, 동물의료센터, 장례식장까지 수익을 극대화할 시설이 들어설 의료센터 공사가 첫 삽을 떴고, 화정화학을 넘어 화정생명과도 제휴를 맺은 상국대학병원의 풍경도 어느덧 완벽하게 달라졌다. 이 가운데 응급의료센터에서 사망했다 사라진 시신을 사이에 둔 예진우와 오세화의 대치가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제작진이 공개한 사진 속 장례식장에 들어선 예진우와 주경문의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을 대변한다. 응급의료센터에 실려 와 자신의 눈앞에서 숨을 거둔 환자의 장례식장을 찾아온 예진우의 심경은 남다를 터. 침통하면서도 비장한 각오가 서린 눈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다. 넥타이를 고쳐 매는 주경문 역시 긴장감이 역력한 얼굴. 무릎을 꿇은 예진우와 주경문은 유가족을 향해 조심스럽지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고 있어 궁금증을 자극한다. 의사로서 신념이 투철한 예진우와 주경문은 상국대학병원을 지켜야 하는 최전선에 함께 있었다. 적자 3과 퇴출을 비롯한 구승효의 수익 극대화 정책에 맞서는 과정에서 서로의 신념을 확인했다. 예진우는 병원장의 올곧은 길을 갈 사람으로 주경문을 선택하기도 했다. 숫자에 잠식당해 마지막 저지선이 무너진 듯 보이는 상국대학병원의 현주소가 예진우와 주경문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이날 (27일) 방송되는 11회에서는 의료진으로서 양심과 신념에 따라 진실을 밝히려는 예진우, 주경문과 이를 막으려는 세력의 날카로운 대립이 그려진다. 지금까지와 또 다른 밀도의 전개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라이프’ 측은 “상국대학병원에서 벌어진 죽음이 사회 곳곳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치밀한 전개와 날카로운 시선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깊이의 질문을 던진다. 응급의료센터에서 사라진 시신이 드러낼 진실이 무엇일지 놓치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라이프’ 11회는 이날(27일) 오후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씨그널 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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