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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번개탄’ 구입자 신고한 택배기사 덕에 목숨 부지한 남자

    [여기는 중국] ‘번개탄’ 구입자 신고한 택배기사 덕에 목숨 부지한 남자

    택배 배달 직원의 양심 있는 신고로 생명을 구한 남자의 사연이 화제다. 중국 저장성(浙江) 항저우(杭州)에서 ‘와이마이'(外卖)에 재직, 택배 업무를 담당하는 유 씨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받은 ‘번개탄’과 ‘투명 테이프’ 대량 구매 목록자를 인근 공안국에 신고했다. 와이마이는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각종 배달 업무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업체다. 평소 이 일대에서 택배 기사로 재직 중인 유 씨에게 할당된 주문 내역에 마치 자살을 암시하는 제품이 있었던 것을 수상히 여겼기 때문. 지난 1일 유 씨에게 할당된 주문 전표에는 ‘부탄가스 3개’와 투명 테이프 8개가 적혀 있었다. 그는 배송 목적지가 인근의 모텔을 주소로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자살’을 목적으로 한 주문일 것이라 추측했던 것이다. 그는 곧장 가장 가까운 이 지역 공안국에 신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과 함께 배송지를 찾았다. 해당 모텔의 객실에는 실제로 21세 남성 정 씨가 체크인, 입실한 상태였다. 다만, 공안국 관계자의 출동에 겁을 먹은 택배 주문자 정 씨는 “자살할 생각이 없었다”면서 “그저 구매 후 가지고 놀 용도로 주문한 것”이라고 신고자 유 씨와 공안의 추궁을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약 10분 동안의 현장 조사 후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린 공안은 이날 철수 결정을 내렸다. 다만, 해당 공안국은 지역 관할 파출소를 대상으로 정 씨를 겨냥, ‘추후 자살 시도가 있을 경우 긴급 출동 대상자’로 정보 전달을 해놓은 상태였다. 실제로 이튿날인 2일 오후, 앞서 공안국으로부터 ‘자살 가능성이 농후한 인물’ 정보를 전달받았던 지역 파출소에는 ‘자살하려는 20대 남성이 소란을 피운다’는 한 통의 전화 신고를 받는다. 곧장 신고 목적지로 긴급 출동한 파출소 직원들은 출동 장소가 지난 밤 택배 직원의 신고를 받고 도착했던 모텔 투숙객 정 씨가 투숙한 방이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어 모텔 직원의 신고 당일, 파출소 직원들은 해당 객실 밖으로 새어 나오는 자욱한 번개탄 연기 속에서 쓰러져 있는 정 씨를 구출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파출소 직원의 긴급 출동 덕분에 목숨을 구한 정 씨는 인근 병원 회복실에서 건강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국 조사에 따르면, 자살을 시도한 정 씨가 대학 진학 등에 실패, 미래에 대해 가망이 없다고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정 씨 부모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살아갈 힘을 잃고, 사건 당일 택배 주문으로 구입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시도했던 것을 확인했다. 또, 같은 날 정 씨는 자신의 가족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자살할 준비가 이미 끝났으며, 마음을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유언을 전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후 병원을 찾은 택배 배달 직원 유 씨는 자살 시도 후 건강을 회복한 정 씨를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 배달 직원 유 씨는 병실에서 회복 중이었던 정 씨를 만나, 한 때 요리사의 꿈을 가졌던 그가 현재는 택배 업무를 통해 얻은 수익을 저축하고 있으며 향후 요리 전문대학에 진학해 꿈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자신의 꿈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유 씨는 “향후 어려운 처지 속에서 서로 용기를 주는 형과 동생 사이로 지내기로 했다”면서 “4월 1일 만우절에 받은 택배 목록을 보고 용기를 내서 신고한 것이 이렇게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다. 정 씨가 용기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유 씨의 양심 있는 신고에 대해 관할 공안국 측은 500위안의 장려금을 수여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인권 대부 고 홍남순 변호사 39년만에 무죄판결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인권운동 대부’ 고 홍남순(1912~2006) 변호사가 39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송각엽)는 내란중요임무종사와 계엄법 위반 혐의로 1980년 10월 전교사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홍 변호사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시민 수습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이모(1980년 당시 65세·사망)씨와 시위에 참여해 광주교도소를 향해 칼빈소총 2발을 발사해 유죄 판결을 받은 임모(64)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변호사의 행위의 시기와 동기,사용수단, 결과 등을 볼 때 헌정 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라며 “헌법의 존립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한 행위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1980년 5월 시민 수습위원과 함께 시민 희생을 막기 위한 소위 ‘죽음의 행진’에 나섰다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년 7개월간 복역한 뒤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홍 변호사는 1963년 호남 민주화운동의 산실로 불리는 광주 동구 궁동 가옥에 사무실을 열고 양심수 변론을 맡아 ‘긴급조치 전문변호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인권활동과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1965년 한일협정 반대 발언을 한 유옥우 전 국회의원 사건을 비롯해 문인, 정치인 등 양심수들을 위해 60건 이상의 무료 변론을 했다. 이후 5·18 광주구속자협회 회장, 5·18광주민중혁명기념사업 및 위령탑 건립추진위원장 등을 맡아 5·18 진상규명과 시민 명예회복 활동을 하다가 2006년 타계했다. 검찰은 5·18 사건으로 군법회의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재심을 받지 않은 111명(사망 36명)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 청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해외서 케이팝 위상 추락 걱정된다구요? 이 사건 자체로 창피한 거죠”

    “해외서 케이팝 위상 추락 걱정된다구요? 이 사건 자체로 창피한 거죠”

    ‘평.시.기의 아이돌EYE’는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기자가 모인 ‘아이돌을 톺아보는 눈’이라는 뜻이다. 저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세 사람이 4주에 한 번 모여 흥이 차오르는 아이돌 비평을 해보리라던 애초 기획의도와 달리 첫 회는 승리·정준영 스캔들로 말미암아 다소 무겁게 갔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세 사람은 피부로 느끼는 승리·정준영 스캔들, ‘야동’이라는 이름의 강간 문화, 인성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 1시간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이정수(이하 이) 승리-정준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들, 어떻게 보고 있나. 서효인(이하 서) 얘기를 안 한다. 남자로서 이 이슈에 할 말이 있기가 힘들다. 이 이야기가 나오면 주로 듣는 편. 김윤하(이하 김) 얘기를 하고 있으면 여러 가지 수치심이 든다.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평론을 하기 이전에 여성이기에 느끼는 감정이 아닌가 싶다. 작년 대학로에서 열린 여성 집회를 이끈 것이 ‘몰카’ 이슈였는데 결국 ‘이 모든 게 연결돼 있구나’ 하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지금껏 미디어가 ‘케이팝 세계진출’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케이팝신 내부에 산재된 문제점에 대한 논의도 함께 다뤄야 할 중요한 기점이 아닌가 싶다. 이 승리가 처음 클럽 사업한다고 했을 때부터 어떻게든 안 좋은 일에 연관됐을 가능성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는 느낌. ●‘야동’이라는 이름의 강간문화… ‘턴’ 계기로 서 TV 프로그램 등에서 ‘야동’이라는 단어로 순화됐던 불법 동영상들, ‘몰카’라 불리는 그런 것들이 임계점에 와서 터질 게 터졌는데 그 구멍이 여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년째 남성들이 놀이 문화처럼 즐겨왔던 현상이 터진 것이다. 케이팝이 화제가 되고 중요한 산업으로 인지되고 있을 때 이런 일이 터져서 비참하지만 이게 계기가 돼서 다른 방향으로 ‘턴’했으면 좋겠다.김 이 사건이 터진 후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가 ‘정준영 동영상’이었다. 정준영, 승리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그런 동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음악계, 연예계, 사회 전반에 이런 분위기가 만연돼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이 케이팝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 문제라고 얘기했는데, 기획사들의 인성 교육이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 다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케이팝에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케이팝도 문제고 사회도 문제라는 것. 실제 아이돌들 중에 많은 이들은 10대 연습생부터 시작해서 내면을 성찰할 시간이 너무 없기는 하다. 이런 인성 교육 부재는 일부 요인일 수 있지만 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서 전적으로 동의하는 게 승리·정준영 관련 뉴스가 나오면 “더 중요한 게 있다. 장자연·김학의 사건을 더 다뤄야 한다”는 댓글이 꼭 나온다. 근데 이것들의 관계는 다 이웃사촌이다. 이게 다 권력으로 빚어진 성문제다. 별장에서 성폭행을 저지르는 것, 외모 자본이 있는 연예인들이 불법 동영상을 찍고 공유하는 것, 그런 게 없는 사람들은 컴퓨터로 누군가를 강간하고 있는 거다. 사회 전반에 퍼진 강간 문화를 되돌아봐야 한다. ‘YG는 이런데 JYP는 이렇더라’ 하는 건 의미 없다. ●국제 표준 된 아이돌 음악… 절차·과정도 국제화 이 이번 일 때문에 해외에서 케이팝 아이돌이 주춤하리라는 우려가 있다. 김 케이팝신 내부에까지 렌즈를 들이대게 됐으니까 관련 기사도 앞으로는 많이 나게 될 거고.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작년부터 해외 언론을 통해 노동집약적인 케이팝 산업의 특성과 인권 침해 요소들에 대해 조금씩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국내나 해외 언론 모두 이런 이슈를 다루는 데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해외에서 바라보는 시각 모두 의미가 있다. 서 해외에 이런 모습이 알려져서 창피한 게 아니라 이 모습 자체로 창피한 것이다. 숨기면서 수출을 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니고, 애국심의 문제와도 별개라고 본다. 케이팝 아이돌을 대한민국과 동일시해서 월드컵 조별예선하는 것처럼 생각할 필요 없다. 방탄소년단이 인기 있는 것, 그게 이토록 국적이 끼어들 틈이 많은 분야인가. 아이돌 음악이 국제 표준이 됐는데, 이제는 만들어지는 절차, 계약 과정, 성장도 국제화가 될 필요가 있다. ●도덕 중시하는 한국… 그리고 인성에 대한 고찰 이 해외 스타들의 경우는 불륜이나 그 밖의 성 관련 스캔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기에 특별히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내 대중들이 볼 때도 도덕적 문제가 있으니 거부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국내 스타로 한정되면 잣대가 달라진다. 그런 걸 아쉽게 생각하는 업계 내부 관계자들도 있다. 서 ‘인성’이라는 게 굉장히 한국적인 개념이다. 인성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있을까. 어릴 때 학교를 다니지 않고 계속 연습하고 서바이벌 나가서 이기는 것만 능사로 알며 살았다. 한 사람의 인성, 성격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김 ‘인성이 좋다’고 할 때의 인성이 우리가 생각하는 인성일까. 남초 커뮤니티 안에서 ‘형님 형님’하며 잘 따르고 동생들에게 돈 잘 쓰고 여자 소개 해주고. 그런 쪽의 인성이 TV에서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 아이돌에게는 인성이 일종의 책임감의 영역이기도 하다. 산업구조 자체가 팬들과의 유대관계도 강하고, 사생활도 다수 노출되다 보니 일종의 ‘삶을 공유하는 연대’처럼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 인성을 그렇게 강조했는데 승리 같은 인물이 나타난다. ‘인성=윤리’가 아니고, 양심이 아닌 관계성만 얘기했으니까. 인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듣고, 보고, 읽은 뒤 쉬지 않고 쓰고 말했더니 어쩌다 이런 직업 어쩌다 이런 나이가 되었다.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 차. 덕분에 하루에도 몇 번씩 웃고 운다. 서효인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로서 글을 쓰고, 시를 짓고, 책을 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지만 아이돌 댄스 음악을 들을 때면 ‘내적 댄스’가 멈추지 않는다.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동면 중인 곰 가족 살해하는 부자 밀렵꾼

    동면 중인 곰 가족 살해하는 부자 밀렵꾼

    미국 동물 보호단체인 휴먼 소사이어티 오브 유나이트 스테이츠는 나무 굴 속에서 동면중인 어미 흑곰 한 마리와 새끼 두 마리를 무자비하게 총으로 쏴 죽인 한 부자(父子) 밀렵꾼 모습을 공개해 많은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행위는 불법적일 뿐 아니라, 그 밀렵 행위에 있어서 매우 잔인하고 충격적이다. 지난해 4월 미국 알래스카주 알래스카만에 위치한 에스더섬의 흑곰 생태 연구용으로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힌 현장 모습을 지난 29일 ‘더 선‘, ‘라이브릭’ 등 여러 외신이 전했다. 영상은 앤드류 레너(41)와 그의 아들 오웬(18)이 상의를 탈의한 채 스키를 타고 곰이 동면해 있는 나무굴 입구에 도착하는 걸로 시작한다. 주위를 살핀 후,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아버지 앤드류는 어미곰을 향해 정조준한 후 총을 발사한다. 그 후 이들은 나무 입구 가까이 접근해 비명을 질러대는 새끼 곰의 절규를 외면한 채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긴다. 발사 후, 살아있는 다른 새끼 곰이 비명을 질러대자 또다시 총을 발사하고 만다. 이렇게 어미 곰 한 마리와 새끼 곰 두 마리가 이 부자의 잔인함에 처참히 희생됐다. 사격을 모두 마친 아버지 앤드류가 “곰이 쓰러졌다”고 말하자 아들은 “너희들은 결코 우리 인간들과 함께 할 수 없다”며 “우리는 너희 곰들을 죽이기 위해 어디라도 갈 거다”라고 말한다. 정말 그 아비에 그 아들이다. 그들은 죽은 어미 곰을 굴 속에서 꺼낸 후, 하이파이브까지 한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곰 가족을 너무나 쉽게 죽인 후, 자연스럽게 사진포즈까지 취하며 곰 가죽을 벗겨 봉투에 담는 모습에선 말 문이 막힌다. 그리곤 태연하게 현장을 떠난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불법 밀렵 이틀 후, 다시 이곳을 찾아 나무굴 속에서 죽은 새끼 시체를 꺼내 봉투에 담아 유기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행위를 아들과 함께 한 아버지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자신이 가르친 잔인함이 아들에게 그대로 학습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이미 양심의 가책이 파기되버린 걸까. 아직 십 대 나이인 아들에게 이런 끔찍한 일들을 서슴없이 ‘체험’시킨 아버지의 행위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마땅할 듯하다. 결국 이들은 지난 1월 곰 가족을 죽인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재판 결과 아버지 앤드류는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2개월, 벌금 3,200여만 원을 받았고 아들은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아버지 앤드류는 10년, 아들 오웬은 2년 간의 사냥 면허 또한 취소됐다. 아무 죄 없는 세 마리 곰의 생명을 잔인하게 앗아간 대가치곤 한 없이 가벼운 형량 아닐까.사진 영상=Black & White TV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법원행정처 분위기 ‘까라면 까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검사, ‘임종헌 흉내’도

    “법원행정처 분위기 ‘까라면 까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검사, ‘임종헌 흉내’도

    검찰, 임종헌 전 차장 재판서 행정처 내 상명하복 분위기 설명까라면 까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KKSS) 임종헌 식 용어 언급검사, 헌재 비판 기사 대필 지시 경위 설명하며 일부 상황 재연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후배 판사를 시켜 헌법재판소장을 비판하는 기사를 대필하게 한 혐의에 대해 “기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 검찰은 임 전 차장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수뇌부가 2016년 3월 헌재의 위상을 깎아내리기 위해 문모 심의관에게 당시 박한철 헌재소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대필하게 한 뒤 특정 언론사에 제공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임 전 차장은 박 전 소장이 한 토론회에서 대법원장의 헌법재판관 3명 지명 제도 등에 반감을 표시하자 임 전 차장은 자신이 주재한 행정처 간부 회의에서 화를 내며 “박 소장 이 양반 말을 너무 심하게 하는 거 아냐? (특정 언론사를 거론하며) 반박기사 실어주기로 했어”라고 말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박 전 소장의 발언이 대법원의 위상과 직결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임 전 차장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을 했다는 것이다. 임 전 차장은 문 심의관에게 기사 초안 작성을 지시했으나 문 심의관이 이를 거부하자 “일단 써보세요!”라며 큰 소리로 화를 내며 지시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재판에서 검사는 이 상황을 직접 재연하는 식으로 재판부에 설명하기도 했다. 문 심의관이 검찰 조사에서 “보고서가 내부적으로만 보고되는 내용이면 상관없지만 대필 초안 작성은 심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못쓰겠다고 얘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그러나 결국 문 심의관이 기사 초안을 작성하게 된 데는 임 전 차장이 만들었다는 ‘KKSS’ 용어를 언급하며 당시 행정처 분위기를 설명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까라면 까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라고 이 용어를 설명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은 “헌재 위상을 깎아내리고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서 “대법원과 대법원장의 위상을 지나치게 폄하하는 박 소장의 발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임 전 차장은 “통상적으로 기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형태의 보도자료는 기사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라면서 “촌각을 다투는 기자들에게 단순히 설명자료를 주면 다시 이해하고 기사 초안을 잡아야 한다. 기자들은 기사 초안 형태의 보도자료에 호응도가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기사 초안 작성을 지시는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까지 지침을 주진 않아 문 심의관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것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임종헌 ‘KKSS’ 강조…까라면 까고 시키는 대로”

    검찰 “임종헌 ‘KKSS’ 강조…까라면 까고 시키는 대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후배 판사를 시켜 헌법재판소장을 비판하는 기사를 대필해 특정 언론사에 제공한 데 대해 “기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임 전 차장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기사대필 혐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임 전 차장 등 양승태 사법부의 수뇌부는 2016년 3월 헌재의 위상을 깎아내리기 위해 문모 심의관에게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대필하게 한 뒤 특정 언론사에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문 심의관이 기사 초안 작성 지시를 한 차례 거부하자 임 전 차장이 큰 소리로 화를 내며 “일단 써보세요!”라고 재차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문 심의관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보고서가 내부적으로만 보고되는 내용이면 상관없지만, 대필 초안 작성은 심한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 못 쓰겠다고 얘기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심의관은 한 차례 거부에도 어쩔 수 없이 기사 초안을 작성하게 된 배경으로 임 전 차장이 만들었다는 용어 ‘KKSS’를 예로 들었다. 검찰은 이 용어가 “까라면 까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결과적으로 임 전 차장이 직권을 남용해 문 심의관으로 하여금 양심에 반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봤다. 임 전 차장은 그러나 이날 “헌재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대법원과 대법원장의 위상을 지나치게 폄하하는 박한철 소장의 발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기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형태의 보도자료는 기사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라며 ‘기사 초안’ 형식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촌각을 다투는 기자들에게 단순히 설명자료를 주면 다시 이해하고 기사 초안을 잡아야 한다. 기자들은 기사 초안 형태의 보도자료에 호응도가 가장 높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 전 차장은 자신이 기사 초안 작성을 지시하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지침을 내리지는 않은 만큼 문 심의관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 언론사에 제공한 것도 단순히 ‘참고자료’로 전달한 것에 불과하며, 이를 기사화할지는 해당 언론사의 고유 편집 권한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검찰이 ‘KKSS’를 언급한 데 대해선 “사건과 관계없는 얘기”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이날 시진국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현 통영지원 부장판사)을 증인으로 신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 부장판사가 자신의 재판 일정과 겹쳐 출석이 어렵다는 사유서를 제출해 신문이 무산됐다. 검찰은 “불출석 사유로 재판 일정을 들고 있는데, 재판부가 엄정하게 불출석 사유를 판단해 신속히 출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임 전 차장 측은 이에 “재판 일정이 없는 날로 소환해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지, 이 재판 때문에 본인 재판을 하지 말라는 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고려해 시 부장판사를 다음 달 17일 다시 소환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래도 지구는 돈다… 獨 브레히트 명작 ‘갈릴레이의 생애’ 무대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 獨 브레히트 명작 ‘갈릴레이의 생애’ 무대에

    독일 출신의 세계적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명작 ‘갈릴레이의 생애’가 다음달 5~28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 이성열 예술감독이 취임 후 첫 연출작이었던 ‘오슬로’를 지난해 선보인 후 두 번째로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오슬로’ 창작진 상당수가 이번 작품에도 함께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소재로 한 ‘갈릴레이의 생애’는 ‘서푼짜리 오페라’,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등 세계 연극사에 큰 의미를 남긴 브레히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유럽 공연계에서는 자주 연출되지만, 국내에서는 볼 기회가 흔치 않다. 작품은 17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가설로만 남아 있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입증하는 증거를 찾은 갈릴레이가 종교 재판정에 서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과학교과서에도 나오는 익숙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작품은 확고한 학자의 양심과 빠져나갈 길이 없는 현실 사이에 놓인 ‘인간 갈릴레이’의 고뇌에 더욱 집중한다. 주인공 ‘갈릴레이’에는 무대와 방송을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인기를 끈 배우 김명수가 맡았다. 원로배우 이호재 등 12명의 배우가 최소 2개 이상의 배역을 소화하며 갈릴레이를 둘러싼 주변 인물을 연기한다. ‘모차르트’, ‘킹키부츠’ 등 대극장 뮤지컬에서 많은 관객을 만나 온 아역배우 이윤우도 함께한다. 브레히트의 작품을 처음 연출하는 이성열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매우 어려운 여정이라는 점에서 ‘오슬로’와 ‘갈릴레이의 생애’는 동일 선상의 작품”이라며 “작가 특유의 유쾌한 대중성을 살려 활기차고 입체적인 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열린세상] 보수에 대한 쓸데없는 참견/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보수에 대한 쓸데없는 참견/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일찍이 보수주의 사상의 원조인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주의 정치의 신조로 역사와 전통의 교훈과 교양을 갖춘 엘리트에 의한 정부를 꼽았었다. 지켜야 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이며 이를 위해 성숙한 판단과 양심에 따른 지혜를 갖춘 엘리트들이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보수 정치인들은 해방 직후 반민특위의 활동을 부정하거나 5·18민주화운동을 괴물 집단에 의한 폭동으로 정의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막말성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이 지킬 것이 일본 제국주의 지배의 유산이고, 시민들을 짓밟은 군홧발이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역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1948년 단독 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정하자는 과거 주장까지 더하면 우리 보수가 지닌 역사 의식의 민낯에 부끄럽기까지 하다. 이에 멈추지 않는다. 대통령을 “저딴 게”, “민족반역자”로 지칭하거나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 인용하기까지 한다.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언술이라고 치부하기엔 품위 제로를 꼬집을 수밖에 없다. 역사와 전통에 걸맞은 교양을 최우선의 자질로 삼아 왔던 서구 보수주의의 신조를 들먹이기조차 아깝다. 위헌이란 말도 남용하고 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위헌이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불문의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 정부 정책이나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가 어떻게 헌법을 위반하고 있는지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적 무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총 16회에 달하는 국회 보이콧, 유치원법과 공수처 설치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개혁 법안들에 대한 반대, 심지어 선거제도에 관한 5당 합의문의 서명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시전한 뒤집기 한판. 이 모든 것들은 한국당의 정치 공식이 모든 변화에 대한 묻지마식 거부에 있음을 눈치채게 한다. 양극화된 국회에서 113석의 제1야당으로 보수적 변화를 모색할 수는 없지만 128석뿐인 여당도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렵다. 게다가 최소 180석의 동의가 필요한 국회선진화법이 있으니 여야 4당의 합의와 패스트트랙 등 의회 내 다수를 형성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야합이라 공격하면 그만이다. 이러한 무위(無爲) 전략은 한편으로 과거 정부에서 생산된 보수적 현상이 유지돼 좋고 다른 한편으로 대통령과 집권당을 무능 프레임에 가둬 둘 수 있어 더 좋다. 꿩 먹고 알 먹기다. 반사이익으로 지지율까지 오른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불임으로 치달아 간다. 2018 지방선거 참패 후 정치도 진보와 보수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한국당이 자평했을 때, 많은 시민들은 성숙하고 교양과 지혜를 갖춘 견제 세력을 기대했다. 그러나 자성과 재기 다짐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들이 말하는 균형은 역사 의식의 부재와 정치적 무책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친김에 쓸데없는 참견 하나 하고자 한다. 서구의 보수주의가 근대 국민국가 시대에 계몽주의와 자유주의 혁명에 대한 반대에서 출발해 자유주의 수용으로, 또 자유방임적 사고에서 벗어나 복지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인정하는 등 시대정신에 맞게 진화해 왔듯이 한국의 보수도 변화를 모색했으면 한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단정 수립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자유민주주의를 반공과 동일시하며 출발해 이후 ‘반공=자유주의=민주주의’로 퇴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세력은 권력, 돈, 강제력에 취해 도덕적으로 추락했고, 민주주의 사상과 이론의 발전은 진보 세력의 몫이 됐다. 그런데 한국 보수의 오늘은 오히려 태극기부대로 대표되는 극우행동주의에 더욱 기대는 모양새다. 경제 부문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박정희 시대 국가 주도의 경제발전론에서 김영삼 시대 신자유주의 수용으로 진화했지만, 국제 금융위기 이후 심화된 경제 양극화와 복지 사각지대 증대에 대해 실효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는데도 여전히 시장의 자유와 낙수효과만 되뇌고 있다. 역사 의식과 품위를 갖춘 보수, 정치적 책임감을 지닌 보수, 민족적 관점에서 과감하게 38선을 넘었던 민족주의자 김구와 김규식의 뒤를 잇는 보수, 사회안전망 구축과 복지 정책을 먼저 과감하게 시도하는 보수를 기대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일까.
  • “병역거부 무죄, 대체복무 현실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아요”

    “병역거부 무죄, 대체복무 현실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아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최종 무죄 취지 판결까지, 지난해는 병역거부자들에게 변화의 순간이었다. 변호사로서는 처음으로 병역법 위반 혐의로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백종건(35) 법무법인 위 변호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백 변호사는 2011년부터 무료로 200여명의 병역거부자들을 변호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병역거부로 교도소에 수감된 것을 직접 목격한 그에게 병역거부 문제 해결은 평생의 숙제였다. 결국 본인도 법무관을 거부하고 교도소를 택했고, 변호사 자격도 박탈당했다. 출소 이후 그는 변호사로 재등록하려 했으나 두 차례나 거부당했다. 그러다 병역거부에 대한 국가적 인식이 바뀌었다. 백 변호사는 지난 1월 세 번째 도전 끝에 변호사 재등록을 결정받았다. 지난 21일 서울신문이 만난 백 변호사는 이제 막 새로운 법무법인에 들어온, 열정 넘치는 중고 새내기 변호사였다. 그는 병역거부가 더는 ‘죄’가 아니게 됐음에도 여전히 ‘불이익’은 남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처음 변호사 자격증을 받았을 때와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였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병역거부 문제에 관해선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습니다. 처음 변호사로 병역거부 사건을 대리하던 2011년 당시에는 어떻게든 하급심 법원을 설득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구해 볼 수 있는 위헌제청 결정이나 무죄 판결을 받아 보려고 노력했죠. 또 유죄 판결이 불가피하다면 법정구속을 피하고 불구속 상태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습니다.” -당시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을 피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들었는데요. “이례적이었죠. 하지만 200여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변호하면서 재판부에 항상 법정구속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사례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구속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논리로 재판부를 설득했나요. “법정구속 이유는 대개 실형이 선고되면 도주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병역거부자들은 전과도 전혀 없고, 대부분 주거도 일정할 뿐만 아니라 따로 인멸할 증거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병역거부자들에겐 일관되게 1년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되는데, 이는 죄가 중하기 때문이 아니라 병역법 시행령상 1년 6개월 이상을 선고받지 않으면 다시 수감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설명하니 70~80% 이상은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구속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법정구속을 피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구속 재판의 경우 심급별로 구속 기간 제한이 있기 때문에 판결 선고가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는 여론 추이를 지켜보면서 장기간 심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불구속 상태로 상급심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불구속 관행이 굳어진 이후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첫 무죄 판결이 나오기까지 100여건의 사건이 불구속 상태로 계류돼 있었습니다. 구속기간 제한 없이 심리하다 보니 사례가 쌓이고 쌓여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헌재 결정과 대법원 판결을 들었을 때 어떤 심경이셨나요. “평생 염원했던 변화들이 불과 반년 정도 만에 모두 이뤄진 것 같아서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듯한 느낌도 들었죠. 더는 병역거부가 ‘죄’가 아니게 바뀌었고, ‘대체복무제’가 ‘이상’이 아닌 ‘현실’인 세상에서 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후에 대체복무제 도입과 관련해서, 그리고 남아 있는 병역거부자 재판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쟁점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논의가 이어져서 합리적인 결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3·1절 특사 대상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포함되도록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국 제외됐습니다. “많이 아쉬웠습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죄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여전히 법적·사회적 불이익은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과자는 5년간 공무원·교사 임용, 금융업 종사, 각종 시험 응시 등에서 제한됩니다. 이처럼 법적 평가와 사회적 신분이 불일치하는 것을 바로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부에서도 대체복무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사면을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음 사면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되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양심적 병역거부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어떻게 해야 사회적 인식이 바뀔 수 있을까요. “군 복무가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형평성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이 가능한지 의문을 가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군 복무하는 장병들의 복지와 보상,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요? 대체복무제를 열악하게 도입해 군 복무까지 하향평준화시킬 것이 아니라요.” -정부에서 추진하는 대체복무제의 미흡한 점은 무엇인지요. “국민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감독하고, 편의를 느낄 수 있는 요양병원 근무나 간병 활동이 도입됐으면 싶었습니다. 대만처럼 말이죠. 몸이 힘들더라도 국가 공익에 기여하고, 대체복무자의 선의를 국민들이 알 수 있으면 더 진정성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도입 확정된) 교도소 근무는 외부랑 차단되어 있으니 실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지 않잖아요.” -교도소 근무가 어렵지는 않을까요. “과거에도 교도소 입장에서 복역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런저런 업무들을 맡겨 왔기 때문에 일 자체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환자들을 돌보는 간병, 외부물품을 관리하는 영치, 그리고 교도관 업무를 돕는 보안 등에 대부분 투입됐죠. 영치 업무를 하면서 교도소 내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담배를 많이 접할 수 있는데, 병역거부자들은 대부분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으니 훔쳐갈 일도 없죠. 특히 보안 업무는 교도소 외부에 나가서 청소하기도 하는데, 병역거부자들은 도망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자유롭게 청소시키는 편이죠.” -최근 종교인이 아닌 사람도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된 바 있습니다. 헌법상 양심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양심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단순히 군 복무가 싫거나 힘들어서가 아니라, 군 복무를 이행할 경우 인간의 존엄이 무너질 정도로 양심의 가책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 어려운 대체복무를 이행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보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의미에 부합할 것입니다.” -최근 검찰에서 1인칭 슈팅 게임 등의 접속 기록까지 살펴보며 양심적 병역거부가 맞는지 판단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외국의 경우 폭력 전과나 총기 소지 허가 신청 여부를 병역거부의 간접 증거로 검토하곤 합니다. 검찰도 이에 따라서 일부 폭력적인 게임을 하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일부 1인칭 슈팅 게임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내세우는 자신의 신념에 관한 소명과 모순된다고 판단된다면, 검찰이 충분히 간접 증거들 중 하나로 제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하나만으로 양심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병역거부자도 특정 게임을 했다면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고 법원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앞으로 어떠한 삶을 생각하고 있는지요. “병역거부는 제가 평생에 걸쳐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 그 해결만을 바라보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기대보다 빨리 해결돼서 큰 산을 넘은 기분입니다. 그동안 많은 분이 도와주셨지만, 특히 판사분들이 감사합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에서 보듯이 판사들이 상급심 판단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은데도 법정구속을 면해 주거나 무죄를 선고하는 등 소신 있는 판결을 내려 주었죠. 저도 신념을 가지고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언제든지 희생하고 싶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인권위 “대체복무 36개월? 현역병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야”

    인권위 “대체복무 36개월? 현역병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기간을 36개월로 규정한 국방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현역병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2일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제인권기준과 헌법재판소 결정, 대법원판결 취지 등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제·개정되도록 국방부·법무부 장관에게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대체복무 기간은 현역의 1.5배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향후 현역병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무 영역·형태는 교정 분야 외 사회복지, 안전관리 등 공익 분야로 확대하고 합숙 복무 이외 업무 특성에 맞게 복무 형태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헌법에 따른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한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를 통한 병역의무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은 복무기간을 36개월로 하고, 대체복무 신청 시기, 합숙 복무, 국방부 내 대체복무제 심사위원회 설치 등을 규정한다. 그러나 해당 법률안은 대체복무 신청 시기를 입영일 또는 소집일 5일 전까지로 규정해 현역·보충역·예비군의 대체복무 신청을 제한하고, 대체복무 심사기구를 국방부 소속으로 두도록 했다. 또 복무 형태를 합숙으로 제한하고, 복무기간을 36개월로 규정하는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로 형이 확정된 자에 대해서는 사면, 복권, 전과기록 말소 조치 등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인권위는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형 확정자에 대해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 취지 판결을 한 대법원판결 등을 고려해 사면, 복권, 전과기록 말소 등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제인권기준 등을 고려해 대체복무 신청 시기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며 “대체복무 심사기구를 국방부·병무청과 분리 설치하되 심사위원은 인권위원장과 국방부 장관이 협의해 지명하고, 재심사기구는 심사기구와 따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역 군인들은 육군 21개월, 해군·해병대 23·21개월, 공군 24개월이며 2020년부터는 육군 18개월, 해군·해병대 20개월·18개월, 공군 22개월로 단축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독] “해외이주 신고 미루세요” 건강보험 꼼수 확산

    [단독] “해외이주 신고 미루세요” 건강보험 꼼수 확산

    지난해 건강보험 7년 만에 적자 전환해외이주 신고제도 구멍에 건보 꼼수규제 강화하자 “이주신고 미뤄라” 조언국민 불만 커질 듯…당장 대책 없어 정부가 최근 ‘건강보험 먹튀’ 방지책을 마련했지만, 일부 재외교포들은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규제를 무력화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외국에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으면 외교부에 해외이주 신고를 해야 하지만, 신고를 미루면 건강보험 전산상으로는 ‘해외를 방문한 내국인’으로 남아있게 돼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섰는데도, 정부는 이런 ‘유령 내국인’에 대한 실태 파악은커녕 해외이주 신고제도 개선에도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비판 여론이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외국인과 재외국민이 지역가입자로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국내 체류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해외동포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외이주 신고를 미루라”라고 제안하는 의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해외이주법이 개정되면서 2017년 이후 모든 해외 이주자는 재외공관에 해외이주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신고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 조항이 없다. 사실상 개인 양심에 맡겨두는 셈이다. 오히려 신고를 하지 않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 자격은 출국 후 30일 후에 정지된다. 건강보험 전산에 ‘내국인’으로 돼있으면 국내에 들어와 전화 한통으로도 정지된 건강보험 자격을 되살릴 수 있다. 혜택을 받기 위해 6개월을 기다려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이주 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국적상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장기 출국 중인 내국인처럼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미주지역 커뮤니티 가입자인 A씨는 이달 초 “해외이주 신고를 하면 건강보험 자격이 상실된다”며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유럽 커뮤니티 가입자 B씨는 “영주권을 받으면 건강보험에서 외국인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재외국민이 되면 불이익이 클 것 같아 해외이주 신고가 부담된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미주지역 커뮤니티 가입자 C씨는 “덜컥 해외이주 신고를 하면 망한다”며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자격이 정지되고 다시 입국하면 자격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해외이주 신고를 정상적으로 한 해외동포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건강보험을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일반국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마저 줄 수 있다.한 해외 커뮤니티 가입자는 “벌칙도 없는 (해외이주 신고) 규제를 꼭 따라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담당부처인 외교부나 보건복지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제도 개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누수되는 건강보험 재정이 얼마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유령 내국인’은 전산상으로는 일반 국민으로 돼 있기 때문에 누수액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문제가 드러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해 2월 법무부 기관운영 감사에서 “121명이 국외 이주 목적의 국외여행을 허가받은 뒤에도 5500여만원의 한국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하면서 법무부, 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2018년 6월 말 기준 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약 94만명이다. 이들 중 직장가입자가 7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지역가입자다. 재외국민 직장 가입자는 최근 5년간 1인당 평균 건보료로 846만원을 납부했으나, 370만원의 보험급여만 받아 재정흑자에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재외국민 지역가입자는 1인당 평균 344만원을 내고 2.3배가 넘는 806만원의 급여 혜택을 받았다. 재외국민 지역가입자가 혜택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그나마 이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혜택을 받은 사례다. 그러나 ‘유령 내국인’은 이 두 사례에도 해당하지 않아 얼마나 많은 보험혜택을 받는지 알 길이 없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177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14년 4조 5869억원의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가 보장성 강화 정책 영향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20조원 이상의 누적적립금이 있지만, 제도적으로 누수를 방지하는 대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써주세요” 월급 모아 나눔의 집에 기부한 의경

    [단독]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써주세요” 월급 모아 나눔의 집에 기부한 의경

    의무경찰로 복무하며 받은 월급을 모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한 의경 사연이 알려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 생활시설인 ‘나눔의 집’은 지난 20일 수서경찰서 맹승주(27) 의경이 의무경찰로 복무하며 받은 월급 700만 5910원과 직접 쓴 손편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맹승주 의경은 편지에서 “이제야 이곳에 발걸음이 향한 것에 그저 부끄럽고 죄송스러울 따름”이라며 “할머니들을 찾아뵐 무수히 많은 시간이 있었지만, 그 시간의 유한함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더 컸다”는 고백과 함께 늦은 인사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내비쳤다.그는 “2년 전 여름, 저는 수서경찰서에 발령을 받았고, 어느 수요일 소녀상 앞에서 근무를 선 적이 있다”면서 “(할머니들이) 외로운 싸움을 지속하는 수요집회를 보며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다”며 지난 시간을 반추했다. 이어 “마음속 작은 양심이 할머니들을 외면한 지난날의 시간을 부끄러이 여겼나 보다. (그리고) 그때부터 희미하게 조금씩 오늘을 그렸다. 오늘은 군생활 마지막 수요일이자, 또 마지막 월급날이다”라며 기부 의미를 전했다. 22일 전역을 앞둔 맹순경 의경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위안부 문제를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지만, 여태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이 죄송스러웠다”면서 “이제라도 뭔가 할 수 있기에 구원받은 느낌이다. 할머니들이 행복하시면 좋겠다”며 앞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맹승주 의경이 힘들게 모은 월급을 할머니들에게 기부해줬다. 최근 김복동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할머니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우울해 하셨는데, 맹 의경의 기부 소식을 듣고 많이 기뻐하고 감사해 하셨다”며 그의 진심어린 마음에 고마움을 전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日심장부에 폭탄·총성… 목숨 불사르며 ‘독립 열망’ 알린 의열단

    日심장부에 폭탄·총성… 목숨 불사르며 ‘독립 열망’ 알린 의열단

    “피고 곽재기, 이성우 두 사람은 상해, 길림, 안동현, 경성 사이를 왕래하며 동지들의 연락을 도모하고, 조선에 있는 동지로 하여금 전시 폭탄 사용의 목적을 수행할 준비를 하게 했다.”(1921년 6월 21일 경성지방법원 형사부 재판장 이토 준키치의 판결문 일부)의열단 최초의 암살·파괴 활동 계획인 ‘밀양 폭탄 사건’은 마지막 실행 단계에서 꼬리가 잡혔다. 의열단 창단 멤버인 곽재기와 이성우는 1920년 6월 서울 인사동에서 회의를 하던 중 경찰의 급습으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스무 살도 채 안 된 단원 윤세주도 함께 잡혔다. 결국 조선총독부, 동양척식주식회사, 경성일보사 등 3곳을 폭파하려는 계획은 뒤로 미뤄야 했다. 주범으로 지목된 곽재기와 이성우는 폭발물을 반입한 혐의로 폭발물취체(단속)벌칙 3조 위반에 해당돼 1년 만에 각각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각 피고가 정치의 변혁을 목적으로 안녕·질서를 방해하려 한 점은 제령 7호 위반에 해당된다고 봤지만, 폭발물취체벌칙의 형이 더 무겁다는 이유로 해당 죄만 적용하기로 했다. 윤세주(폭발물 사용 공모, 4조 위반)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의열 투쟁은 멈추지 않았다. 1920년 9월 박재혁이 고서상으로 위장해 부산경찰서장을 찾아가 폭탄을 던졌다. 서장은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박재혁은 재판부로부터 사형을 선고받고 단식 투쟁 끝에 사망했다. 같은 해 12월 최수봉도 밀양경찰서 조회 시간에 폭탄 2개를 던졌다. 이 중 폭탄 1개는 안 터지고, 나머지 1개는 위력이 크지 않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최수봉에게도 사형이 선고돼 1921년 7월 형 집행을 당했다. 목숨까지 불사르는 의열단의 기개 앞에 일제는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김용달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장은 의열단의 의열 투쟁은 거사 자체만 놓고 성패를 따질 수 없다고 말한다. 거사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공판 과정을 보면 의열단 단원들은 고통스러운 신문 과정과 고문을 겪으면서도 법정에서 당당하게 ‘우리가 왜 폭탄을 던질 수밖에 없는지’를 밝히려 했다. 1921년 9월 식민통치의 심장부인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던지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왔던 김익상은 이듬해 3월 중국 상하이 황포탄에서 일본 육군대장 다나카 기이치를 암살하려다 붙잡혔다. 김익상은 당시 중국 순경에 쫓기는 긴박한 상황에서 중국 순경이 아닌 하늘을 향해 총을 쐈다. 살인 미수, 절도, 상해, 폭발물취체규칙 위반 등 6개가 넘는 혐의로 일본 나카사키지방재판소에 끌려와 재판을 받던 김익상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중국인을 죽일 필요는 없고 오직 위협하기 위해 쏜 것이오. 하늘을 향해 쏘았던 것은 사실이다.” 의열 투쟁이 선량한 시민을 상대로 공격을 하는 테러와 분명하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익상은 재판을 받으면서 “어떠한 형벌이든지 사양치 아니할 터이며, 이후로 제2·제3의 김익상이 뒤를 이어 일본 대관 암살을 계획하되 조선 독립을 이루기까지는 그치지 아니할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김익상은 나카사키재판소(재판장 마츠타)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24년 1월 도쿄 제국의회에 폭탄을 던지려고 했다가 휴회 중인 사실을 알고 황궁 앞으로 가서 이중교에서 폭탄을 던진 김지섭도 같은 해 11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지섭은 공판 과정에서 재판장이 ‘직업이 뭐냐’는 질문에 “직업은 독립당원”이라고 했다. 최후 진술에서는 “우리 조선의 독립 선언은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라면서 “조선 민중은 굶어 죽고 맞아 죽고 하는 가운데 나 홀로 적국에 들어와 사형을 받는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형이든 무죄든 둘 중에 빨리 판결을 내리라”고 했다. 김지섭의 변호인들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을 때도 김지섭 스스로 거부했다. 김지섭은 “나는 조선사람이니 일본사람인 재판장이 어떠한 사람이 되든지 똑같을 것이니 기피 신청을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는) 아무 죄가 없으니 무죄를 선언하든지 검사 청구대로 사형에 처하든지 하여 달라”고 말했다. 일본 사법제도의 권위와 재판관의 양심을 문제 삼으려고 했던 것으로 읽힌다. 1926년 조선식산은행과 동양척식회사 경성지점에 폭탄을 던지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나석주 의거 사건과 관련, 배후조종 혐의로 검거된 김창숙은 아예 재판 자체를 거부했다. 일본인 재판장이 ‘본적이 어디냐’고 물으면 “없다”고 답하고, ‘왜 없느냐’고 또 물으면 “나라가 없는데 본적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창숙은 법정에서 “나는 대한 사람으로 일본 법률을 부인한다”면서 “일본 법률론자에게 변호를 위탁한다면 얼마나 대의에 모순되는 일인가”라며 변호 조력도 거부했다. 결국 김창숙은 대구지방법원에서 1928년 12월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대구복심법원에 공소도 거부해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황교안 “날 음해하는 악한 세력 존재…가증스럽고 졸렬”

    황교안 “날 음해하는 악한 세력 존재…가증스럽고 졸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개입과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 등이 제기된 데 대해 “음흉한 조작과 검은 모략, 참 가증스럽고 졸렬하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에 개입했다고 왜곡하고 심지어 제 아들마저 음해세력들의 타깃이 됐다. 저를 흠집내기 위한 방법도 가지각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목적을 위해서는 본능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검은 결속과 비겁한 선동, 신뢰도 사랑도 양심도 없는 권력에 눈먼자들의 비겁한 음해가 지금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악한 세력”이라며 “아무리 권력에 눈이 멀어도 눈뜨고 국민을 바라보라.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전주지법 신청사에 ‘법조三星’ 흉상 세운다

    전주지법 신청사에 ‘법조三星’ 흉상 세운다

    올해 11월 말 완공되는 전북 전주지방법원 신청사에 ‘법조 삼성(三星)’의 흉상이 들어선다. 18일 전주지법에 따르면 만성동 439에 오는 12월 둥지를 틀 신청사 1층 직원 주출입구에 전북 출신으로 한국 근현대 법조계를 일군 김병로(왼쪽·1886~1694) 초대 대법원장, 최대교(가운데·1901~1992) 전 서울고검장, 김홍섭(오른쪽·1915~1965) 전 서울고법원장을 기리기 위해 이런 사업을 벌인다. 순창 출신인 김 전 대법원장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를 무료로 변론하는 등 애국적 민족변호사로 활약했다. 청빈한 삶으로 후대 법조인들에게 모범을 보인 그는 해방 뒤에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반민족특별법)에 반대한 이승만(1875~1965) 당시 대통령을 공개 비판한 일로 유명하다. 익산 출신 최 전 고검장은 ‘검찰의 양심’, ‘고무신 검사’로 불리던 청렴·강직의 표상이다. 서울지검장 시절 이승만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수사 압력에 굴하지 않아 엄정한 검찰권과 정의를 세운 법조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제 출신 김 전 고등법원장은 후배 법관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선배로 꼽혔다. 고무신과 작업복 차림에 도시락을 들고 출근할 정도로 청빈했다. 기본적 인권과 양심을 바탕으로 재판했고 사형수들을 가톨릭으로 안내해 ‘사형수의 대부’라는 별칭을 달았다. 신청사는 부지 3만 3000㎡, 지하 1층·지상 11층 연면적 3만 9000㎡ 규모다. 신청사 완공으로 판사실은 현재 35개에서 49개로, 조정실은 10개에서 14개, 법정은 12개에서 27개로 각각 늘어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이코패스 정남규 “유영철보다 많이 죽이는 게 목표” 섬뜩

    사이코패스 정남규 “유영철보다 많이 죽이는 게 목표” 섬뜩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교수가 정남규에 대해 언급했다. 16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에는 이수정 교수가 나와 범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수정 교수는 자신이 만난 범죄자들을 이야기하며 “내가 봤던 사람 중 가장 이해를 못하겠던 사람이 있다. 연쇄살인이 2000년 초반에 연달아 있었다. 유영철 사건, 정남규 사건, 강호순 사건으로 이어졌는데 그 중 정남규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유리한 진술보다는 하고 싶었던 말을 했고,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인물이었다. 이수정 교수는 “서울 남부지검에서 만났는데 범행동기를 물었더니 가장 어이없는 범행동기를 내놨다. 연쇄살인의 목적이 유영철보다 많이 죽이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평범한 질문으로 일상적인 취미를 물었더니 평소 시간 날 때 운동장을 달린다고 하더라. 달리기를 하면 건강해지겠다고 했더니, 경찰이 쫓아오면 빨리 도망가야해서 체력단련을 하는 거라고 답변을 하더라”며 또 하나의 사례를 설명했다. 이수정 교수는 “답변이 전혀 사회적이지 않았다. 아무리 연쇄살인마라도 내가 질문을 하면 그 면담이 유리하게 활용되길 바라며 방어적으로 답변을 한다. 양심의 가책이 없어도 가책을 느낀 척을 하거나, 연민의 대상이 되도록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데 정남규는 사회적인 이미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정직하게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눈빛도 달랐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 내가 별로 공포감이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정남규랑 대화를 하다보니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일관된 무엇인가를 목표로 하는데 그게 전혀 사회화되어있지 않은 모습이었다”며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이 전혀 없고, 자제력이 없었다. 사이코패스로 분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진 = KBS 2TV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미로에 빠진 선거제 개혁…여야 4당, ‘패스트트랙’ 묘수 찾나

    미로에 빠진 선거제 개혁…여야 4당, ‘패스트트랙’ 묘수 찾나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비롯한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절차) 협상이 미로 속에 빠졌다. 여야 4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 국회 제출 법정시한인 지난 15일까지도 세부 현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갔으나 이견을 보였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4일 4시간에 가까운 심야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당내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민주평화당도 지역구 의석을 225석으로 줄이는 더불어민주당 안을 비판하며 농촌 지역구 감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다른 야당 원내대표와 개별 면담을 가지며 여야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민주당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는 “모든 협상은 막판에 진통을 겪게 돼 있다”며 “국민 편익의 관점에서 각 당이 유불리를 떠나 협상에 임하면 좋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이번 주말까지도 합의안 마련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초과의석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한다는 대원칙에는 합의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선거개혁 일정상 부득이하게 패스트트랙 협상에 응하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며 “논의 중인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 방안과 관련해 자체 안을 만들어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선거제 패스트트랙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이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당내 추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평화당 내에서도 지역구 의석을 225석으로 줄이는 민주당 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분출되면서 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지역구를 225석으로 축소하는 것이 패스트트랙에 올려지는 것에 대해서 문제 제기가 강하게 있었다”며 “이렇게 지역구를 줄이게 되면 농촌 지역구가 날아가는데 그것은 말하자면 지역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강한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론은 선거제 개혁으로 가면서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것은 최종안보다는 합의를 위한 안으로써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후의 과정에서 농촌 지역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4당 협상의 중재에 나선 정개특위 위원장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농촌 지역구 축소에 반발하는 평화당 의원을 따로 만나 선거제 개혁 논의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야 4당이 합의되는대로 빠른 시일 내에 패스트트랙 지정절차를 밟겠다”면서 “중앙선관위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보고해야 하는 시한인 15일 합의 약속은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야3당이 요구하고 있는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독립성과 중립성을 완전히 보장하는 원칙이 확인돼야 하고 선거제도와 관련 연동형을 최대한 실현하는 방도에 관한 원칙을 민주당이 전향적으로 결단해달라”며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반면 한국당은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에 대해 당력을 총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지난 15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패스트트랙을 규탄한 데 이어 소속 의원에게 국회 비상대기령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은 ‘패스트트랙은 의회 민주주의의 종언’이라는 의미에서 전원 검은색 옷을 입고 의총에 참석했다. 이들은 ‘좌파독재 선거법 날치기 강력 규탄’, ‘국민 무시 선거법 날치기 즉각 중단’, ‘무소불위 공수처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법 패스트트랙은 좌파 장기집권 플랜의 마지막 퍼즐”이라며 “여당이 공수처를 통해 모든 권력기관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을 한다면 여당의 공수처 법안에 들러리를 서는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의 양심 있는 의원을 믿는다.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에 참여하지 않도록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비례대표제 폐지·의원정수 270명으로 축소’를 내용으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당론으로 발의했다. 한국당은 보도자료에서 “1963년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뒤 여러 차례 제도 변화가 있었으나 비례대표제의 장점보다 폐단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며 “현재 고정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유권자 선택권을 제약해 비례대표제 취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직접 선거원칙에 반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선거구획정안 국회 제출 시한을 넘긴 선거구획정위는 오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별도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공직선거법상 획정위는 국회가 합의한 선거구 획정기준에 따라 획정안을 마련해 총선(내년 4월 15일) 13개월 전(3월 15일)까지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국회는 선거일 1년 전(4월 15일)까지 국회의원 선거구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법정시한은 여야간 첨예한 대립 속에 한 번도 지켜지지 못했다. 17대 총선 때는 37일, 18대는 47일, 19대는 44일을 각각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마쳤다. 20대 총선 때는 선거구획정위가 중앙선관위 산하 독립기관으로 첫 출범하며 법정시한을 지킬지 관심을 모았으나 역시 총선을 42일 앞둔 2016년 3월 2일에야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중국은 인권 침해 독보적 국가

    중국은 인권 침해 독보적 국가

    미국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소수민족 박해와 시민 탄압 등 인권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인권 침해에서 “중국이 독보적”이라고 비난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해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내 ‘수용소’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2017년부터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영향을 받은 사람을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운영하는 ‘직업훈련소’를 겨냥한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는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있는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대규모 구금 작전을 대폭 강화했다”며 “중국 당국은 종교와 민족적 정체성을 없애기 위해 고안된 수용소에 80만명에서 200만명에 이르는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교도들을 임의로 구금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적시했다. 또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수용소가 테러와 분리주의, 극단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세계 언론과 인권단체, 과거 구금됐던 인사들은 수용소 내 보안요원들이 일부 수감자를 학대, 고문하고 살해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권 침해에 관한 한 독보적인 중국이 있다”며 중국의 소수민족 박해 문제를 거론하고, 정부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에 대한 박해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코작 국무부 인권담당 대사도 “우리의 추측은 (중국이) 수백만 명을 수용소에 넣어 고문하고 학대하며 그들의 문화와 종교 등을 DNA에서 지우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건 매우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수용시설에 대해 일종의 노동 훈련 캠프이며 자발적인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정말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문제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중국 당국이 부패 등 권력 남용 관련자들을 기소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산당이 불투명한 당내 징계절차를 이용해 먼저 조사 및 처벌을 한다”며 “당국은 권력 남용을 퇴치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한 시민을 압박, 구금, 체포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에 대해서도 “단지 권리를 위해 항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난해 20명 이상을 숨지게 하고 수천 명을 적법 절차 없이 체포했다”며 “이란 정권은 지난 40년 동안 국민에 가한 잔혹 행위의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권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한국의 ‘적폐청산’의 진행 경과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소 및 재판 상황과 국가기구의 과거 위법활동에 대한 조사 상황이 담겼다. 국무부는 31쪽 분량의 보고서 중 ‘정부의 부패와 투명성 결여’ 항목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정부 부패에 대한 많은 보고가 있었다”면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재판 상황을 전했다. 보고서는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강요 등의 혐의로 작년 4월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고, 8월 2심에서는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으로 형량이 늘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최씨도 불법 출연금을 강요한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것도 포함됐다. 또 보고서는 지난해 4월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여러 부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과 삼성으로부터 총 110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권력 남용, 인권침해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가 꾸려져 작년에 결과가 발표됐으며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2심에서 징역형을 받았다고 언급됐다. 국내 선거와 관련해서는 2017년 5월 대선과 지난해 6월 지방선거는 자유롭고 공정한 것으로 인식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 선택권을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고 법원은 2019년 12월31일까지 법 개정을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법무부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가석방도 포함됐다. 다만 이후 대체복무제 도입과 관련한 정책 논의와 변화 상황이 상세히 담기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2017년 2월 한 여성 검사가 남성 검사에 의한 성폭력을 고발한 이후 활발히 전개된 ‘미투’ 운동에도 주목했다. 작년 여성상담센터 등을 통한 상담 수치와 성폭력 피해자 지원 내용을 소개했다. 이와함께, 보고서는 ‘시민의 자유에 대한 존중’ 항목에서 정부 당국이 탈북민과 접촉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정부에 대한 비판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탈북민들이 정부의 북한 포용정책에 비판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대중연설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청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더디게 진행했으며 북한인권대사 자리가 1년 넘게 공석이라는 점에 대한 지적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밖에 보고서는 ‘근로자의 권리’ 항목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변경에 따른 근로 환경 변화에 관해 기술했다. 비정부기구들은 국가보안법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자유를 억압한다며 개혁이나 폐지를 촉구한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경찰총장’은 누구? 유리홀딩스 대표 “경찰청장, 서울청장 모두 모른다”

    ‘경찰총장’은 누구? 유리홀딩스 대표 “경찰청장, 서울청장 모두 모른다”

    가수 승리가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지시하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있던 유리홀딩스의 유모 대표가 14일 승리와 함께 경찰에 출석한다. 그는 승리가 개업한 클럽이 불법구조물 관련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자 고위급 경찰에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전날 SBS funE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2016년 7월 28일 오전 11시 36분 승리의 요식사업을 돕던 지인 김모씨는 카톡방에서 유모 대표가 “‘경찰총장’이랑 문자한 것을 봤다”고 밝혔다. 당시 승리는 서울 강남에 ‘몽키뮤지엄’이라는 클럽을 개업했다. 하지만 개업식 당일 실내 불법구조물 관련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카톡에서 “어제 00형(유모 대표)이 ‘경찰총장’이랑 문자한 것을 봤다”면서 “누가 찌른 것도 다 해결될 듯 하다”고 말했다. 승리가 “문자로 뭐라고 했냐?”고 묻자, 김씨는 “어제 다른 가게에서 (몽키뮤지엄) 내부 사진을 찍고 신고를 했는데, 총장이 다른 업소에서 시샘해서 찌른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 해결해준다는 식으로”라고 답했다. 하지만 유모 대표는 SBS funE와의 인터뷰에서 “몽키뮤지엄 개업식 당시 거기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경찰 관계자 아무도 모른다. 경찰청장이나 서울청장 모두 모르고 만난 적도, 같은 자리에 있었던 적도 없다”고 말했다. 승리도 변호사를 통해 “몽키뮤지엄은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형사처벌과 과징금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서도 “경찰 수사 무마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이들의 대화가 이뤄진 시기의 경찰청장은 강신명 전 청장이었다. 강 전 청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승리, 정준영 등과 일면식도 없다”며 “제 모든 양심을 걸고 당시 업체 단속 과정 등에 어떤 부탁도 받은 적 없고 들어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날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의 유착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도하고 있고, 경찰 고위층 연루 의혹이 제기됐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알선한 혐의의 가수 승리와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촬영·유포한 혐의의 가수 정준영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016년 승리 단톡방에 “경찰총장이 뒤 봐준다”… 커지는 유착 의혹

    2016년 승리 단톡방에 “경찰총장이 뒤 봐준다”… 커지는 유착 의혹

    당시 경찰청장 강신명 “일면식도 없다” 권익위, 경찰 유착 의혹 등 檢 수사 의뢰 경찰, 업체에 “휴대전화 복원 불가로 써줘” 3년 전 정준영 몰카 수사 부실 논란도버닝썬 사건 수사의 판이 커지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로 떠오른 가수 정준영(30)과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용이 일부 공개된 게 결정적 계기다. 특히 경찰 최고위층과 클럽 간 유착 의혹까지 터져나오면서 경찰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검찰과 수사권 조정을 두고 다투는 경찰 입장에선 대형 악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대화방 내용을 검찰로 넘겼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 고위층 연루 의혹이 제기됐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준영과 승리 등의 대화방 내용을 권익위에 공익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는 이날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찰과의 유착 관계가 굉장히 의심되는 정황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방 변호사는 “(해당 경찰의 직급이) 경찰서장 수준은 아니다. 더 위 (직위)”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와 승리, 승리의 지인 김모씨 등은 2016년 7월쯤 대화방에서 ‘옆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 (단속기관에)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고 하더라’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경찰총장’은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의 오기(誤記)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업소 관련 사건이 경찰이 영향력을 끼칠 만한 사안이었는지 등을 철저히 수사하고자 우선 내사 단계부터 밟겠다”고 말했다. 대화가 이뤄진 시기의 경찰청장은 강신명 전 청장이었다. 강 전 청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승리, 정준영 등과 일면식도 없다”며 “제 모든 양심을 걸고 당시 업체 단속 과정 등에 어떤 부탁도 받은 적 없고 들어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음주운전 보도 무마 관련 카톡 대화에 대해서는 “음주단속에 적발됐는데 연예인이니까 언론에 나올까 두려워서 지인에게 부탁해 보도가 나오는 것을 막았다는 취지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FT아일랜드의 최종훈은 2016년 2월 이태원에서 혈중 알코올농도 0.097% 상태로 50m 정도를 운전하다 적발됐다. 경찰은 “(해당 사건은) 정식 사고 처리를 해서 벌금형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종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언론사나 경찰을 통해 어떤 청탁도 하지 않았음을 (본인에게)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2016년 불법 촬영 영상 관련 혐의로 입건된 정준영에 대한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SBS 보도에 따르면 2016년 전 여자친구 A씨가 고소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휴대전화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정준영 측 변호인의 의견서를 접수했다. 이후 담당 경찰관은 사설 포렌식 업체에 전화를 걸어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 휴대전화의 데이터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확인서를 써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정준영의 휴대전화는 확보하지 못하고, A씨가 제출한 녹취록 등을 근거로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영상 등을 확보하지 못하고 무혐의 처분했다. 한편 권익위는 승리의 성접대 알선 의혹과 관련해 지난 11일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승리와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톡 대화방 내용 파일과 정준영이 촬영한 동영상이 저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동형저장장치(USB)도 첨부해 검찰로 넘겼다. 특히 권익위는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도 검찰에서 함께 수사해 달라고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이 일선 검찰청에 배당되더라도 경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직접 수사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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