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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창 생리대´는 이제 그만…정부 30억원 지원

     올해 안으로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 30억원 어치의 공짜 생리대가 지급된다. 만 6세 미만 영유아는 올겨울부터 무료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된다. 낙후된 학교 시설 보수에는 2000억원의 나랏돈이 들어간다.  정부와 국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1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2일 정부가 발표한 당초 추경안에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원용으로 편성한 예산이 대폭 깎였다. 대신 교육 및 복지에 쓸 돈은 늘었다. 정부안 대비 4654억원이 감액되고 3600억원이 증액돼 전체 규모는 1054억원 줄었다. 이 남은 돈은 국가채무를 갚는 데 쓰게 된다.  가장 많은 예산이 삭감된 사업은 외국환평형기금 출연이다. 5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2000억원이 줄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이 외평기금 대출을 악용해 빚 갚는 데 쓴 사실이 드러나 특혜 논란이 일었고, 야당이 적극적으로 추경 편성액을 깎았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해운보증기구 관련 출자는 1300억원에서 650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산은의 기업투자 촉진 프로그램 출자도 2000억원으로 623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밖에 ?무역보험기금 출연(이하 삭감액·400억원) ?관광산업 융자지원(300억원) ?국립대 노후선박 지원(250억원) 등의 사업 예산이 깎였다.  교육 및 취약계층 복지사업 예산은 당초보다 늘었다. 먼저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목적 예비비로 2000억원이 증액됐다. 발암 물질 우려가 제기된 학교 우레탄 운동장을 교체하고 섬마을 여교사 보호를 위한 통합관사 신축, 재래식 화장실 개선, 교실 석면 자재 교체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보수에 쓰인다. 다만 이 돈은 학교 시설 개선 외에 누리예산 편성에 따른 지방채 상환 등 다른 용도로는 쓸 수 없다고 기재부는 못 박았다.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에는 30억원이 투입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4000곳과 저소득층의 이용이 많은 보건소 및 보건지소 3000곳에 생리대가 무료로 비치된다. 최한경 기재부 복지예산과장은 “추경은 올해 안에 빨리 써야하는 돈인데 생리대 지원 대상자를 일일이 선정하려면 예산 집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일단 저소득층 청소년이 많이 찾는 곳에 무료 생리대를 보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국회는 내년 예산안에 담았던 영유아 독감 무료 접종 사업은 올해 추경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연초부터 계획을 세워 생산하는 백신산업의 특성상 올해 당장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어 일단 목적예비비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애초 2만개로 제출된 노인 일자리 확충 사업은 1만 2000개가 늘어난다. 고온 현상에 따른 적조로 피해를 입은 남해안과 서해안의 양식업 종사자를 지원하기 위해 재해대책비 100억원도 추가됐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新국토기행] 춘향의 고장 남원… 광한루엔 연인들의 ‘사랑가’ 한 자락

    [新국토기행] 춘향의 고장 남원… 광한루엔 연인들의 ‘사랑가’ 한 자락

    전북 남원시는 예로부터 ‘천부지지 옥야백리’(天府之地 沃野百里)라고 했다. 천부지지는 하늘이 고을을 정해준 땅이라는 뜻이고 옥야백리는 넓고 비옥한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다는 의미다. 살기 좋은 곳으로 유명했던 것이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전북 5소경의 하나로, 고려시대는 남원부로, 조선시대에는 남원도호부로 전라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중요한 위치였다. 전북의 동남권으로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동으로는 경남 하동, 남으로는 전남 구례, 북동부는 경남 함양과 인접해 있다. 춘향전의 무대로 역사의 숨결이 담긴 문화유산이 풍부하고 먹거리도 풍성하다.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을 끼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신명 나는 우리 가락 동편제의 본향이기도 하다. 현재 행정구역은 23개 읍·면·동(1읍 15면 7동)으로 구성돼 있고 인구는 8만 5000명이다. 볼거리 ●남한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지리산 지리산은 남한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산이다. 1967년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됐다. 해발 1915.4m의 천황봉을 중심으로 총면적이 440.4㎢이다. 능선의 길이가 동서로 40㎞에 이르는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한다. 높이 1500m 이상 봉우리가 18개, 1000m 이상 봉우리는 40개나 된다. 큰 산줄기는 15개, 아름다운 골짜기가 20여개다.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피아골, 뱀사골, 칠선, 한신 등 4대 계곡은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한다.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대사찰과 수많은 암자가 지리산 자락에 안겨 있다. 화엄사, 쌍계사, 연곡사, 실상사 등 대사찰을 비롯해 많은 암자가 남아 있다. 문화재는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국보 12호)을 비롯한 국보 8점, 보물 56점이 있다. 800여종의 식물이 분포하고 400여종의 동물이 서식한다. 천연기념물은 반달가슴곰(329호), 수달(330호), 하늘다람쥐(328호) 등이다. 지리산의 절경은 필설로 다하기 힘들다. 무수히 많은 비경이 사시사철 펼쳐진다. 지리산 둘레길은 3개도(전북·전남·경남) 5개 시·군(전북 남원시, 경남 함양·산청·하동군, 전남 구례군)에 걸쳐 있는 274㎞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정겨운 숲길, 논두렁길, 마을길을 환형으로 연결한다. 남원시에는 둘레길의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4개 구간이 있다. ●춘향전 배경·한국 대표 누각 광한루원 남원은 춘향의 고향이자 춘향전의 발상지다.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배경이 된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이다. 명승 제33호. 경회루, 촉석루,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누각에 들어갈 만큼 만듦새가 뛰어나다. 우리 선조들이 자연을 닮고자 하는 생각을 표현해 낸 정원으로 신선이 사는 이상향을 지상에 건설했다. 하늘나라 월궁을 광한루라 했고 그 아래 천상의 은하수를 상징하는 호수와 오작교를 놓았다. 오작교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깃든 아름다운 돌다리다. 이곳에서 사랑을 약속하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 신선들이 산다는 전설 속의 삼신산을 연못 가운데 조성했다. 전체적인 구성이 천체우주를 상징한다. 인간이 천상의 세계를 꿈꾸며 달나라를 즐기려고 지었다는 완월정을 비롯해 춘향사당, 춘향관, 월매집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그네 등 전통놀이 체험장도 다양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원 상징물·위락시설 모인 관광단지 한국관광공사가 남원의 모든 상징물과 위락시설을 모아 놓은 종합관광단지다. 남원시 어현동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춘향전과 관련된 춘향테마파크, 춘향문화예술회관, 국립민속국악원, 남원향토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 있다. 춘향테마파크는 춘향전의 스토리를 따라 5개의 장으로 꾸몄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곳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전’ 세트장도 이곳에 있다. 단심정에서는 남원시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숙박업소와 음식점도 잘 갖춰져 있다. ●천년 고찰 실상사와 중요 역사 유적들 남원은 역사를 품 안에 가득 채울 수 있는 여행이 가능한 지역이다.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민족정신이 응집된 역사의 고장이다. 천년 고찰 실상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창건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선종 사찰이다. 백장암 삼층석탑(국보 제10호)을 비롯한 국가지정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만인의총은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한 1만명의 넋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성계 장군이 왜구를 물리친 황산대첩비와 피바위, 유구한 세월을 버티며 그 옛날 영화를 말해주려 하는 만복사지는 빼놓지 말아야 할 유적이다. 이 밖에도 용담사 석불입상, 대복사 동종, 선원사 칠조여래좌상 등 많은 유적이 보존돼 있다. ●정겨운 우리 가락 울리는 동편제 본향 우리 가락과 관련된 볼거리도 풍부하다. ‘남원 가서 소리 자랑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남원은 국악을 낳고 소리를 키운 고장이기 때문이다. 춘향가, 흥부가 등 판소리 동편제 본향으로 국악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보고 즐길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 악성 옥보고는 지리산에서 거문고를 완성했다. 조선시대 가왕 칭호를 받은 송흥록의 생가도 보존돼 있다. 송흥록은 민속음악 가운데 가장 느린 진양조를 응용해 극적이면서 예술적인 판소리를 완성했다. 지방무형문화재 류명철씨의 전라좌도 남원농악관과 국립민속국악원이 있어 어딜 가나 정겨운 우리 가락과 풍류를 즐길 수 있다. 최명희의 장편 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남원시 사매면 ‘혼불문학관’도 문학기행 코스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먹거리 ●‘가을 보양식 으뜸’ 얼큰 구수한 추어탕 남원 먹거리의 으뜸은 추어탕이다. 광한루원 주변에 추어탕거리가 형성될 정도로 유명한 토속 음식이다. 남원 추어탕이 유명한 것은 섬진강 지류인 요천 등 청정 하천 곳곳에서 미꾸라지가 많이 잡혔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추수가 끝나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잡아 시래기와 토란대를 넣고 끓여 먹은 전통음식이다. 추어탕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새집’ 등이 각기 다른 조리법과 맛을 보여준다. 추어탕은 가을 미꾸라지를 최고로 친다. 미꾸라지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이면 몸속에 영양분을 가득 저장하기 때문이다. 여름 더위에 지친 원기를 회복시켜 주고 추운 겨울을 든든하게 버틸 힘을 주는 보양식으로 통한다. 남원 추어탕은 미꾸라지와 시래기 등으로만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된장, 들깨 불린 물, 다진 양념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미꾸라지는 길이가 짧고 몸통이 동글동글한 ‘동글이’를 고집한다. 맛이 좋고 비린내가 적다. 지리산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추어탕 전용 무청도 남원 추어탕의 맛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입맛에 따라 향신료인 제피가루(초피가루)를 뿌려 먹는 것도 특징이다. 추어튀김, 추어숙회도 유명하다. ●‘탱글탱글 감칠맛’ 흑돼지 버크셔K 남원에서 생산되는 흑돼지는 ‘버크셔K’라는 특별한 품종이다. 미국계 버크셔 품종을 들여와 한국 기후에 맞게 육종했다. 2004년 미국에서 유전자원을 도입·개량해 국제식량기구(FAO)에 새로운 품종으로 등재했다. 해발 500m 고랭지에서 기르기 때문에 일반 돼지보다 육질이 부드러우면서 씹는 맛이 고소하다. 탱글탱글한 육질에 부드럽게 녹는 듯 씹히는 비계의 식감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낸다. 백색 돼지와 달리 근섬유의 단면적이 작으면서 수가 많아 촉촉하면서 탄력 있는 식감을 주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비계도 다른 돼지에 비해 수분이 20% 정도 적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부드럽고 잡내가 없다. 운봉읍 등 4개 읍·면 흑돼지 사육농가들이 생산하고 있다. 농가들은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위해 법인을 설립하고 공동출하, 공동판매를 하고 있다. 관광산업과 연계시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리산 나물 풍성’ 한정식·산채정식 남원은 예로부터 음식이 발달한 맛의 고장이다. 지리산을 끼고 있어 다양한 산채가 연중 생산되고 남해안에서 건져 올린 생선류도 전라선을 타고 곧바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한정식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30여 가지의 반찬이 상을 가득 채운다. 고기와 생선은 물론 나물류가 다양하다. 무·배추·파·고들빼기, 물김치 등 여러 종류의 김치와 꼬막, 새조개, 굴 등 다양한 어패류가 상에 오른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석쇠에 구운 숯불구이가 유명하다. 산채정식은 지리산에서 채취한 향기로운 산나물이 주재료다. 고사리, 취, 미나리, 도라지, 뽕잎, 시래기, 명이, 쑥부쟁이, 곰취, 곤드레, 비비추, 원추리, 땅두릅, 엄나물, 두릅 등을 데치고 말려 고소하게 볶아낸다. 남원시 근교는 물론 지리산 자락인 주천면 고기리 일대에 산채정식 집들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건배 전통주 ‘황진이’ ‘황진이’는 각종 주류 품평회에서 크고 작은 상을 휩쓴 전통주다. 지리산 자락 농가에서 빚어 오던 오미자 약주를 발굴 계승한 순수 발효주다. 2006년 남북정상회담 건배주, 2007년 전통주품평회 대상, 2007년 제1회 대한민국주류품평회 금상, 2013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청정지역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오미자와 산수유를 쌀과 누룩으로 발효시켜 빚는다. 깊고 풍부한 맛, 환상의 붉은색이 조화를 이뤄 남녀 모두가 즐겨 찾는 남원의 대표 전통주로 통한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한용운·백석·윤중식 족적 따라 걸으면 예향이 ‘물씬’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한용운·백석·윤중식 족적 따라 걸으면 예향이 ‘물씬’

    서울미래유산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까. 미래유산은 서울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집단 기억이나 감성 대상이면 모두 가능하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미 평가받은 문화재일 경우에는 미래유산에서 제외한다. 즉 국가나 서울시 지정문화재·등록문화재로 선정되지 않은 유·무형 자산 중에서 서울 시민이 공감하는 동시에 미래세대에 전승할 가치가 있는 게 주된 대상이다. 건축물, 장소, 경관, 인물은 물론 서울 생활문화를 이해하는 데 현저하게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선정 가능한 셈이다. 서울시는 이렇게 선정한 미래유산을 홍보하기 위해 서울신문·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오는 12월까지 매주 토요일 진행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신청이 가능하다. 아침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3일 성북구 성북동 지역 답사를 위해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 할머니 한 분이 딸의 부축을 받으며 인사를 건넸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서촌에서 오셨다는 주복희(74) 할머니다. 날씨가 무더워 걷기에 다소 무리가 아닌지 물으니 손사래를 치신다. “매일 인왕산 산책로를 두 시간가량 걷기 때문에 이 정도는 문제없어요.” 맑은 눈매의 주 할머니 곁에서 손을 꼭 붙들고 있는 딸 이수영(46)씨도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답사는 이씨가 신청해서 어머니를 모시고 나왔다. 일흔넷 할머니가 답사를 나오는 경우가 흔치 않았기에 사연이 있을 거라 짐작됐다. 나중에 물어보기로 마음먹고 문향(文香)의 거리 성북동 답사를 시작했다. 성북동 답사 코스는 시인 백석, 조지훈, 정지용, 이은상, 소설가 이태준, 이효석 등 근현대 문학의 기라성 같은 문인들의 족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만해 한용운, 혜곡 최순우, 법정 스님 등 근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 이웃과 살 비비며 살았던 집터를 둘러볼 수 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미술가들의 집도 대거 운집해 있어 예향(藝香)이 물씬 풍기는 지역이다. 성북동 쪽에는 높은 담을 가진 집들이 많다. 서울의 전통적인 부촌 1번지로 지금도 재벌 총수들과 권력층이 많이 산다. ‘힘 있는’(?) 구민이 많이 사는 관계로 성북구는 구청, 문화원을 중심으로 문화유산을 비교적 잘 보존한 지역으로 꼽힌다. 시인·소설가 문향 가득한 골목길문화유산 잘 보존된 지역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가로공원이 나온다. 이곳에는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최헌수(50·대한약사회 국장)씨는 “항일운동가 만해 한용운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마주친, 분노의 주먹을 움켜쥔 맨발의 소녀상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며 “최근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건국절 논란은 일제강점기 질곡을 살아온 선조들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로공원에서 첫 방문지인 최순우 옛집을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자 나폴레옹 과자점이 있다. 1968년 삼선교에서 문을 열었다가 2007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미래유산은 아니지만 반세기 동안 한성대입구 사거리를 지켰다. 1972년 설립된 한성대보다 형님뻘이다. 나폴레옹 과자점 옆 골목으로 들어가 영양탕으로 유명한 정주집을 지나서 뒤편으로 가면 서울미래유산인 성북동 ‘국시집’을 만날 수 있다. 1969년 개업해 같은 장소에서 2대째 이어오는 안동식 칼국수 전문 식당이다. 한우사골로 우려낸 육수가 일품인데 그 때문에 국수치곤 가격이 만만치 않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주 찾은 곳으로 유명하다. 안동식 성북동 ‘국시집’김영삼 前대통령이 자주 찾던 곳 다시 나폴레옹 과자점으로 와서 조금만 오르면 골목 안쪽에 ‘최순우 옛집’ 이정표가 보인다. 이 집은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 선생이 1976년부터 1984년 68세의 일기로 작고할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개발 과정에서 사라질 뻔한 것을 시민운동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시민문화유산기금을 모금해 사들여 ‘시민문화유산 제1호’로 관리하고 있다. 이날 해설을 맡은 한선영(46·여) 서울미래유산 해설사는 “관이 아닌 민간 차원의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한 해설사를 도와 진행을 맡은 박광규(55) 해설사는 “집의 담벼락만 봐도 시대적 특성을 알 수 있다”며 이동 중에 깨알 같은 팁을 준다. 건너편 골목길로 들어서면 시 ‘승무’로 유명한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집터가 나온다. 누군가 표지석을 세웠는데 승무를 하는 비구니 모습과 시가 적혀 있다. 경북 영양 출신인 조지훈에게 30년을 살다 간 성북동은 제2의 고향인 셈이다. 발길을 조금 옮기자 선잠단지가 나온다. 선잠단은 누에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조선 정종 2년(1400년)에 설치된 제단이다. 한 해설사는 “일제강점기인 1908년 이후 잠신의 신위는 사직단으로 옮겨지고 현재는 터만 남은 상태”라며 “발굴 작업으로 인해 문을 잠갔고 곳곳이 파헤쳐져 있어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들르진 않았지만 성북구에는 가옥 형태의 서울미래유산이 제법 된다. 특히 이들의 공통점은 화가들이 살았다는 것이다. 서양 미술 도입에 선구적 역할을 한 화가 윤중식이 생전에 거주했던 가옥, 1965년 이후 반세기 이상을 버텨 온 서세옥 화가의 가옥은 정통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주택으로 보존가치를 인정받았다. 화가 변종하의 집은 시적인 정서에 한국적인 이미지 결합을 추구해 온 화가가 생전에 거주했던 곳으로 보존가치가 있다. 동소문 2가 일대 한옥밀집 지역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이 지역은 1936년 돈암지구 토지구획 정리사업을 통해 조성됐다. 우리나라 근대기 주택유형 가운데 하나로 보존가치가 있다. 서양 미술 도입 선도 윤중식 옛집화가들 집 미래유산 많아 답사단은 성북지역 최대 규모 서울미래유산인 길상사에 다다랐다. 한 해설사는 ‘길이 고운 절집’이라는 책자를 낼 정도로 사찰에 전문성이 있다. 이날도 길상사 구석구석에 담긴 내력과 이야기를 술술 잘도 풀어냈다. 길상사는 조계종 송광사의 말사로 1997년 창건됐다. 원래는 삼청각(서울미래유산), 오진암과 함께 서울 3대 요정으로 손꼽혔던 대원각이었다. 1951년 무렵 기생 김영한(필명 자야)씨가 일제강점기에 ‘청암장’이라 불리던 별장을 매입해 1980년대 말까지 대원각을 운영했다. 시인 백석과의 로맨스로 유명한 그에게는 후사가 없었다. 그래서 198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던 법정 스님에게 대원각을 시주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한 해설사는 “김영한은 10년간 끈질기게 법정 스님을 설득해 마침내 1997년 길상사를 세웠다”며 “요정이라는 세속의 때를 벗고 선방(禪房)으로 거룩하게 재탄생한 의미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뒤늦게 최돈선 시인이 길상사에서 합류했다. 지난 3월 한강 발원지 태백 검룡소에서 강화까지 3년 계획으로 걷는 ‘한강수야’ 대장정을 시작한 그다. 시인은 “한 달에 한 번 탐사에 나서는 한강수야 답사도 언젠가는 서울미래유산답사단과 만날 수 있겠다”며 “길상사는 법륜 스님 법문 때 와 봤는데 사부대중이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회고했다. 출발 때 인사를 나눴던 주 할머니를 찾았다. 길상사에 이르려면 제법 오르막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노구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저 멀리 경내를 찬찬히 뜯어보는 주 할머니를 발견했다. 그의 얼굴엔 만감이 교차한 표정이 가득하다. 심우장을 가기 전에 작심하고 주 할머니에게 길상사와 무슨 인연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머뭇거리던 주 할머니 입에선 뜻밖의 답이 나왔다. “실은 제가 김 보살님(김영한) 수양딸 노릇을 했지요. 10대 때부터 스물일곱까지 있으면서 김 보살님이 아프면 미음도 끓여 주고 식사도 챙겼어요.” 주 할머니에 따르면 조모와 김씨의 친분이 두터웠다. 이 때문에 자신과도 인연이 닿았고, 김씨가 자신을 수양딸로 삼아 “결혼하면 집도 주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 할머니의 조모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두 집안은 자연스레 멀어졌다. 공증되지 않은 구두로 이뤄진 약속은 공중으로 휘발되고 말았지만, 주 할머니는 “김 보살님을 살아생전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지금 이 자리가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길상사는 주 할머니에게 기억의 박물관이자 추억의 마중물이다. 백석 연인 ‘자야’ 수양딸 답사 나와길상사 경내서 만감 교차 답사단은 상허 이태준이 월북 전까지 머물며 많은 작품을 집필했던 수연산방과 만해 한용운이 살았던 심우장을 둘러봤다. 심우장은 만해가 1933년 지은 것으로 조선총독부를 등지기 위해 일부러 북향으로 지었다고 한다. 심우장에서 나와 오른편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북정마을과 서울 성곽길로 이어진다. 애초 이 일대와 삼청각까지 둘러볼 계획이었지만 날이 더워 코스를 줄였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복자사랑 피정의 집이다. 원래 명칭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피정의 집이다. 1953년 자생적으로 설립된 한국의 첫 방인 남자수도회다. 건축물은 1954년 짓기 시작해 1959년 완공된 근대 절충주의 양식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건물 외벽에 성모상을 비롯해 순교 성인상 등 13개 부조가 붙어 있다. 한 해설사는 “부조는 원형 보존을 위해 따로 보관하고 있고 모조품을 부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상 잦은 해외출장으로 외국인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할 일이 많다는 김유림(40·넥스나인 대표)씨는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곳이 많았는데 우리 역사나 문화를 좀더 깊이 알았더라면 외국 손님들에게 설명을 잘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조선시대 한 문인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그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떠올랐다”며 “무더위 속에서 1만 5000보를 걸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고 아쉬워했다. 답사를 마친 후 답사단 일부는 서울미래유산인 장수마을을 지나 서울 성곽길을 걸어 낙산공원을 거쳐 동대문으로 내려갔다. 한성대 입구에서 동대문으로 넘어가는 길이 빠르게 느껴지는 게 놀라웠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마이크 필요 없는 자연음향 ‘국악 전문 공연장’ 문 연다

    마이크 필요 없는 자연음향 ‘국악 전문 공연장’ 문 연다

     자연음향을 사용하는 국악 전문 공연장인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새달 1일 개관한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30일 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0년 이전까진 클래식, 뮤지컬, 콘서트 등 여러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복합공연장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 들어 전문 공연장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돈화문국악당은 국악 부분을 대표하는 공연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은 2019년 2월까지 서울시로부터 돈화문국악당 위탁 운영을 맡았다.  돈화문국악당은 서울시가 2014년 추진한 남산과 북촌, 돈화문로를 연결하는 국악 벨트 조성 계획 일환으로 건립됐다. 시는 2009년 창덕궁 돈화문 앞 주유소 부지를 매입했으며, 2011년 8월 설계 공모를 거쳐 2013년 12월 착공해 지난 3월 645.6㎡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층 규모로 준공했다.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 양식이 혼합돼 건축됐으며 친환경 공연장을 표방, 난방에 지열을 이용한다. 지하 2~3층의 공연장은 마이크나 스피커 같은 확성·음향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음향의 맛과 멋을 오롯이 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총 140석의 좌석이 부채꼴 모양으로 배치된 소규모 공연장으로, 맨 뒤 객석에서도 음량이 작은 국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객석과 무대 간 거리도 가깝고, 객석 경사도도 일반 공연장보다 높아 앞좌석으로 인한 시야의 방해가 거의 없다.  돈화문국악당 초대 예술감독을 맡은 김정승 대금연주가(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준공 이후 6개월간 30회 이상의 시범공연을 통해 자연음향 테스트를 했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며 “돈화문국악당은 자연음향 최적 공간으로 우리 국악의 정수인 산조, 판소리 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일 개관식에선 국립국악원 정악단, 판소리 명인 안숙선, 사물놀이의 대표주자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2∼10일 8회에 걸쳐 열리는 개관축제 ‘별례악’(別例樂)에선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연주를 비롯해 풍류음악, 민속음악, 창작음악, 연희극 등 국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1일과 3일엔 야외축제 ‘돈화문 산대’가 개최된다. 젊은 국악팀들과 시민예술가 단체들의 야외공연이 돈화문국악당 1층 국악마당과 돈화문로 곳곳에서 22회 진행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육류 위주 서양식, 알츠하이머병 위험 높인다”(연구)

    “육류 위주 서양식, 알츠하이머병 위험 높인다”(연구)

    육류 위주의 달고 기름진 서양식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햇빛·영양·건강연구센터(SUNARC)의 윌리엄 그랜트 박사는 다수의 동료 심사 연구논문을 검토해 위와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미국영양학회저널’(JACN) 최신호(25일자)에 발표했다. 그랜트 박사는 수년간 미국인들이 다른 나라의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것에 주목, 이 병의 위험인자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원인이 식사 습관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서 그는 특히 육류 소비가 많은 식사 습관이 알츠하이머병 위험과 강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전통적인 지중해식이 서양식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절반으로 낮출 뿐만 아니라 인도와 일본, 나이지리아와 같이 육류 소비가 매우 낮은 국가의 전통식은 추가로 위험을 50% 더 낮추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그는 변화하는 세계의 식사 습관이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다. 우선, 그는 브라질과 칠레, 쿠바, 이집트, 인도, 몽골, 나이지리아, 한국, 스리랑카, 미국 등 10개국에서의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을 조사해 그 결과를 5, 10, 15년 전의 식이 지침과 비교했다. 그 결과, 모든 국가에서의 식사 습관이 서양식으로 변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의 증가와 일치했다. 그랜트 박사는 알츠하이머병과 가장 크게 관련한 식이 관계는 육류 소비라고 밝히면서 달걀과 고지방 유제품 역시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채소와 과일, 곡물, 생선, 콩류를 주로 섭취하는 식사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성이 있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비타민 D가 부족할수록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요인은 육류와 달걀, 고지방 유제품의 영향을 반감할 수 없다고 한다. 끝으로 그랜트 박사는 육류 소비를 줄이면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몇 가지 암과 제2형 당뇨병, 뇌졸중, 만성 신장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론] 노량진수산시장의 실종 위기/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시론] 노량진수산시장의 실종 위기/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노량진수산시장(이하 노량진시장)이 현대식 신축건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수협과 상인 간 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갈등은 법정 시비로까지 번졌지만, 그간의 결과로만 보면 수협이 추진한 현대화 사업엔 특별한 법적 하자가 없어 보이고 상인들만 떼쓰는 집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떠한 타협도 거부한 채 용역을 동원해 상인들을 쫓아내면서 사업목적을 달성하는 데 급급한 수협의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용산 재개발 참사, 가락시장 리모델링 갈등, 청계천 공구상 강제이주 등에서 보듯 합법성으로 포장한 채 약자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갑’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수협은 명색이 ‘협동조합’이지만 어느 영리 기관과 다를 바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공기업과 같은 특권마저 누리고 있다. 수협은 옛시장 터에 시장 현대화의 2.5배(1조 2943억원) 되는 복합리조트 조성도 할 참이다. 2007년 8월 해양수산부는 현 도매시장 건물을 철거해 수산테마파크를 건립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산물 유통 개선을 넘어 수산테마파크로 사업 개념과 내용이 확장되면서 중심에 있어야 할 시장 현대화는 부수적인 것이 됐다. 그 결과 수산테마파크란 부동산 개발논리에 갇히면서 노량진시장은 사실상 실종의 위기를 맞았다. 노량진시장의 화려한 변신을 꿈꿀 수 있는 건 1971년 서울역 부근에서 옮겨 온 어시장을 상인들이 피땀 흘려가며 가꾼 덕분이다. 말하자면 오늘날 노량진시장은 수협이 아니라 지난 45년간 상권을 일궈온 시장상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수협은 2002년 한국냉장에서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상인들이 일궈놓은 시장의 법적 주인이 됐을 뿐이다. 이러한 역사를 올곧게 읽는다면 시장 현대화는 수협이 아니라 상인의 관점을 우선 반영하는 것으로 됐어야 했다. 노량진시장은 세계에서 내륙에 위치한 가장 큰 ‘활어시장’이다.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출발했지만 1990년대 국민 소득향상과 함께 생선회를 먹는 식문화가 대중화되면서 노량진시장은 횟감을 거래하고 소비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까지 변모했다. 살아 있는 생선을 바다에서 잡아 전국의 항구를 통해 대도시 시장으로 운송해 도시 소비자가 바닷가에서와 같이 맛볼 수 있기까지는 양식·수송·유통·소비 모든 분야에서 그에 합당한 적정기술과 노하우가 개발되고 뒷받침되어야 한다. 노량진시장은 바로 이러한 기술과 노하우가 집결되어 문화적으로 피운 꽃이다. 노량진시장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영업 공간이 협소하고 구조와 배치가 달라져 상인들이 장사할 수 없다는 주장은 단순히 물리적 면적이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옛 시장에서 오랫동안 영업하면서 쌓은, 일하는 기술·행태·방식(운송, 저장, 접객, 가공처리, 판매 등)이 새 시장에선 재연해 내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시장이 겉으로만 현대화됐다는 것은 전통시장으로서 노량진시장의 문화화된 영업 기법들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설계자의 기술적인 해석과 산술적이고 획일적인 설계 기준을 일방적으로 적용한 결과다. 이는 전통시장화된 수산물시장의 올바른 현대화 조건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고, 이주 전에 기존시장 내에서 모듈을 만들어 상인들과 함께 테스트하는 등의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다. 이는 상인들과 대화하고 함께하는 과정의 담보에 의해서만 해결될 문제다. 겉으로만 현대화된 시설을 ‘노량진 수산시장’이란 부른다면 이는 이름뿐인 노량진시장이다. ‘노량진시장다움’의 문화는 지난 45년간 상인들이 소비자와 함께 자신들의 몸과 마음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들이 빠진 노량진시장은 그래서 무늬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하는 논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그간의 공과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신축 건축물을 노량진시장답게 손볼 여지는 없는지, 부동산개발식 리조트사업은 적정한지, 구 시장을 존치하면서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나게 하는 방법은 없는지 등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 결코 늦지 않았다. 서울시가 중재자로 나서야 하고 해수부가 해결자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 시민들이 실종 위기에 처한 노량진 수산시장 구하기에 앞장서야 한다.
  • 北, 탈북 도미노에 장마당 세대 다잡기

    최근 북한 고위급들의 탈북 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북한 당국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북한은 지난 26일부터 개최 중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제9차 대회를 맞아 청년들에 대한 부르주아 사상문화 침투를 철저히 차단하는 한편 ‘청년중시’ 사상을 더욱 강화할 것을 강조하면서 젊은층의 동요를 막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청년동맹 회의는 1993년 2월 이후 23년여 만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8일 ‘민족의 흥망과 인류의 미래는 청년들에게 달려 있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우리 당은 앞으로도 인민 중시, 군대 중시와 함께 청년 중시를 확고한 전략으로, 제일 가는 무기로 틀어쥐고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힘차게 매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청년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해 부르주아 사상문화의 침투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지금 제국주의자들은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문화와 생활양식을 퍼뜨려 청년들을 정신적 불구자로 만들어 저들의 목적을 손쉽게 달성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청년 중시 사상을 강조하며 미래세대들인 청년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3일 노동신문은 “원수님(김정은)의 청년 중시의 믿음은 인류가 알지 못하는 사랑의 용암, 정(情)의 불덩이”라면서 “원수님 계시어 조선 청년의 영웅전기는 오늘도 내일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찬양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벗길수록 감추고, 가릴수록 드러난다… 부르카 속 ‘치안과 자유’

    벗길수록 감추고, 가릴수록 드러난다… 부르카 속 ‘치안과 자유’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1848년 집필한 ‘공산당 선언’의 도입부에서 당시 유럽의 정세를 다음과 같이 간결히 정리했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구유럽의 모든 세력들,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 급진파와 독일의 경찰은 이 유령을 몰아내려고 신성 동맹을 맺었다.” 이 문장에서 ‘공산주의’를 ‘부르카’로 바꾸면 현재 유럽의 상황에 적용된다. 무슬림 여성의 눈과 얼굴을 비롯해 전신을 가리는 의상인 부르카의 착용 문제를 두고 유럽 전역이 논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각국 정부들은 무슬림 여성의 사회 통합과 치안 강화를 명분으로 부르카 착용을 규제하려 하는 반면 부르카 규제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무슬림 여성을 소외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다. ●獨, 反이슬람 정서에 부르카 부분 금지 추진 논쟁 점화 독일 정부는 최근 부르카 착용을 부분적으로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독일 내 부르카 논쟁에 불을 지폈다. 독일에는 400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지만 대부분 세속주의 성향이 강한 터키 출신이라 독일 거리에서 부르카를 입은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부르카 착용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으나, 지난해 시리아 등 중동 난민이 대거 유입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부르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학교, 대학, 법정, 등기소에서 부르카와 같이 얼굴을 가리는 베일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법안은 운전 중이나 출입국 심사를 받을 때도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며 교사나 공무원이 직장에서 부르카를 입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데메지에르 장관은 “독일 사회의 통합을 위해 필요한 장소에서 얼굴을 보여 주도록 법적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데메지에르 장관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부르카 착용을 개인적으로 거부하지만 법적으로는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독일 내 반(反)이슬람 정서가 강화되고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득세하자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내에서는 부르카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졌다. 이에 메르켈 총리와 데메지에르 장관이 다음달 일부 지역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강경론자들을 달래고 극우 정당을 견제하기 위해 한발 물러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달 선거가 실시되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와 베를린시의 기독민주당 대표는 이날 데메지에르 장관의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부르카 착용 금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佛, 부르키니女 벌금·경찰이 베일 벗게 한 사진 논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비롯해 얼굴을 가리는 베일의 착용을 이미 금지한 프랑스는 부르카에 이어 ‘부르키니’ 규제에 나섰다. 부르키니는 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로 무슬림 여성이 이슬람 전통을 지키면서도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전신을 가리는 수영복이다. 이달 들어 남부 휴양지인 니스와 칸을 비롯해 프랑스 지방자치단체 30여곳이 공공질서에 대한 위협, 수상 안전, 위생 등의 이유로 부르키니를 금지하고 단속에 나섰다. 시암이라는 이름의 무슬림 여성은 칸 해변에서 부르키니를 입고 있다가 단속 나온 경찰에게 11유로(약 1만 3000원)의 벌금을 내야만 했다고 AFP가 지난 23일 보도했다. 프랑스 인권단체인 인권연맹(LDH)은 니스행정법원에 “부르키니 규제는 위법”이라고 주장하며 30여곳의 지방정부 중 빌뇌브루브시를 제소했으나 법원은 지난 22일 “공공 질서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고 적절하며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 규제”라며 지방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니스에서는 지난달 14일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대혁명 기념일 불꽃놀이를 즐기던 시민과 관광객들을 향해 트럭을 몰고 돌진해 85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친 바 있다. 부르키니 공방이 계속되던 중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3일 보도한 한 사진이 프랑스 전역을 뒤흔들었다. 사진에는 니스 해변에서 한 여성이 남성 경찰 3명에게 둘러싸여 상반신을 가리는 베일을 벗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니스시 당국은 이 여성이 베일 안에 부르키니를 입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무슬림계와 여성단체들은 “여성이 강압에 의해 옷을 벗게 됐다”며 분노했다. LDH는 니스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최고 행정재판소인 국사원에 상소했고, 국사원은 26일 니스지법의 판결을 뒤집고 빌뇌브루브시의 부르키니 규제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부르키니 규제를 도입한 다른 지방정부도 규제를 폐지하거나 유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전날 “부르키니는 여성의 노예화를 상징한다”며 부르키니 금지 입장을 고수했고, 2017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부르키니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해 한동안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교 분리 원칙과 세속주의를 고수하는 프랑스는 2010년 치안 유지를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덮는 니캅과 부르카의 착용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150유로(약 18만 8000원)의 벌금을 물리는 법을 채택했다. 2015년까지 부르카 착용으로 벌금형이 선고된 사례는 1500여건에 이르며 대부분 상습범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앞서 2004년에는 학교 교실에 부르카를 비롯해 유대교의 키파(테두리 없는 베레모), 기독교의 십자가 등 종교적 상징물을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바 있다. ●“여성성 덮어·치안 유지” vs “신앙 자유·소외 부추겨” 유럽에서는 프랑스를 필두로 벨기에, 네덜란드, 불가리아가 전국적으로 부르카 착용을 금지했으며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러시아에서는 지역별로 부르카 착용 금지 여부가 다르다. 부르카 부분 금지를 추진 중인 독일에서는 최대 일간지 빌트가 지난 12일자 1면에 “부르카의 금지를 요구한다”고 공식화하며 여론 조성에 나섰다. 빌트는 “부르카는 여성의 정체성과 개성을 없애고 시각적으로 인간다움을 잃게 한다”며 “자유로운 생활양식에 반하는 자명한 불관용”이라고 강조했다. 부르카 규제에 찬성하는 측은 니캅이나 부르카가 얼굴을 가려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해 치안 유지 활동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부르카가 무슬림 여성의 의사소통과 대외 활동을 제약해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부르카 규제가 오히려 무슬림을 자극해 치안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지난 1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부르키니 규제에 대해 “무슬림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며 “테러 공격을 유발할 수 있는 이런 자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알파노 장관은 “이탈리아 헌법은 모든 사람에게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이탈리아에는 150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를 테러리스트나 테러 동조자로 간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부르카 착용을 금지함으로써 오히려 무슬림 여성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해 유럽 사회에서 더욱 소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르키니는 젊은 무슬림 여성에게 해변의 자유 선물” 유럽 내 부르카 논쟁은 여성 인권, 종교의 자유, 치안 등 여러 문제가 얽히면서 복잡해지는 양상이지만 일각에서는 부르카 착용 여부는 결국 여성 개인의 선택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툴루즈대학의 종교 전문가이자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무슬림 여성인 림사라 알루안은 AP에 “반부르키니 정책은 이슬람에 대한 낡은 생각에 기초하고 있다”며 “여성의 권리에는 몸을 가릴 권리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파리 도심의 부르키니 매장에서 일하는 젊은 무슬림 여성 2명은 NYT에 “2004년 부르키니가 처음 출시되기 전에는 해변에서 발을 물에 잠깐 담그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제트스키도 즐긴다”고 말했다. 그들은 “부르키니는 젊은 무슬림 여성들에게 한낮에 해변에서 놀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부엌에 갇혀 있던 우리 어머니 세대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며 “정부는 부르키니를 입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무슬림 여성을 환영해야지 벌금을 물려 집으로 되돌려 보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인사]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 조신행△질병관리본부 생물테러대응과장 김주심 ■해양수산부 ◇과장급 파견△대통령비서실 최현호 前원양산업과장 ◇과장급 전보△연안계획과장 김광용△원양산업과장 강인구△세월호배상및보상지원단 보상운영과장 류종영△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해양수산환경과장 고송주 ■환경부 ◇과장급 전보△국토환경평가과장 유승광△자원재활용과장 정선화 ■관세청 ◇부이사관 승진△창조기획재정담당관 이종욱△조사총괄과장 서재용△정보기획과장 김종호△관세평가분류원장 최양식 ■경북 예천군 ◇5급 승진△도청이전지원단장 직무대리 조동식△의회전문위원 직무대리 황희상△농정과장 직무대리 이병동△안전재난과장 직무대리 장사휘◇5급 전보△새마을경제과장 이정희△종합민원과장 황보복△건설교통과장 최덕환△의회사무과장 황병수△예천읍장 김시동△용문면장 윤여홍△효자면장 권택장△보문면장 김중진△호명면장 이종헌△개포면장 윤광순 ■한국토지주택공사 ◇임원급 인사△부사장 겸 기획재무본부장 송태호△경영혁신본부장 방성민△토지주택연구원장 손경환◇본부장급 전보△경기지역본부장 김경기◇1급 전보△인사관리처장 겸 교학처장 조성순△기획조정실장 백경훈△판매보상기획처장 서창원△주거복지기획처장 서동근△경기지역본부 판매보상처장 유영래△전북지역본부장 서기식 ■산업연구원 ◇전보△기획조정실장 박재곤
  • 폭염 24일·열대야 32일… 역대 가장 더웠던 8월

    온열질환 사망 17명·콜레라 재등장 26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29도로 예보되면서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최악의 8월 가마솥더위’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밤잠을 못 이루게 했던 열대야도 지난 24일 새벽엔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한반도를 덮친 폭염은 서울을 기준으로 25일까지 24일 발생했다. 1973년 기상청이 현재와 같은 전국 45개 관측망을 구축한 이후 폭염 일수로 따져 가장 무더운 해로 기록된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웠던 여름이었다. 관측망 이전 폭염 기록까지 포함한다면 1939년(43일), 1943년(42일), 1994년(39일), 1930년(24일)으로 나타나 역대 네 번째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8월 평균 최고기온만 놓고 보면 올해가 1994년보다 훨씬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1~25일까지 서울 평균 최고기온은 34.3도로, 1994년 8월 기록인 31.9도보다 2.4도나 높았다. 또 8월 평균기온 역시 29.7도로, 1994년의 27.6도보다 2.1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994년 폭염은 7월 초에 시작돼 8월 중순에 사라져 주로 7월이 무더웠지만 올해는 8월에 폭염이 집중됐다”며 “8월만 놓고 본다면 올해가 관측사상 가장 더운 8월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도 서울 기준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이틀(7월 29일, 8월 3일)을 제외하고 32일이나 이어져 1994년 36일에 버금가는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무더위 때문에 온열질환자도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자관리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한 5월 23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열사병이나 일사병, 탈진, 실신 등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전국적으로 2049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7명이다. 전문가들은 심혈관이나 호흡기 질환과 겹친 조기 사망자까지 포함한다면 1994년 기록에 버금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4년 당시에는 폭염이 직간접적으로 원인이 돼 사망한 사람이 전국에 3384명이나 됐다. 무더위 때문에 급식을 하는 학교에서는 집단 식중독 환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2001년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콜레라까지 다시 등장해 집단감염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들의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폭염으로 인해 폐사한 닭과 돼지 등 가축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모두 411만 7000마리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양식장 물고기 폐사도 306만 6082마리(해양수산부 23일 집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금요일부터 폭염의 기세는 꺾이겠지만 9월까지도 반짝 무더위가 자주 나타나는 등 늦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길섶에서] 운전면허증 공양/최광숙 논설위원

    여든이 넘으신 외삼촌은 지금도 바쁜 일정에 청년처럼 사신다. 지난해까지 장거리 운전도 끄덕 않고 하셨다. 하지만 근래 들어 저녁에는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 낮과 달리 어두워지면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자각하시고서다. 고령 운전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신드롬’이란 말이 처음 나온 게 1990년대 초다. 71세의 할머니 데이지가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 흑인 운전기사를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를 보고 미래학자가 내놓은 용어인데 지금 딱 들어맞는 우리의 현실이 됐다. 얼마 전 일본의 한 사찰에서 운전면허증 공양식(供養式)이 열렸다고 한다. 노인들이 면허증을 불단에 올리며 오랜 세월 동안 함께한 면허증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부처님께 면허증을 반납하는 의식을 한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시력뿐 아니라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력 등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요즘 노인들의 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규제를 마련하자는 얘기가 들린다. 규제도 좋지만 먼저 운전면허증 공양 운동을 벌이는 것은 어떨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정치와 행정에서 법의 역할/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정치와 행정에서 법의 역할/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늘의 칼럼 제목은 필자가 20년 이상 공직과 로펌을 거쳐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학교에 몸담으면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강의인 ‘정치, 행정과 법’의 목차 중 하나다.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 공직으로의 진출이나 로스쿨 진학을 통해 법조인을 꿈꾸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정치학, 행정학, 법학개론, 헌법, 행정법의 기초 이론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필자의 능력에 비한 과도한 욕심으로 만족스러운 강의는 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정치, 행정, 법은 기술, 경제, 문화 등을 제외하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직접적인 동인이니만큼 이들의 관계를 적절하고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은 우리네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원론적으로 보면 정치란 데이비드 이스턴에 따르면 사회의 가치들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것이고, 행정은 정치권력을 배경으로 공공정책 형성 및 구체화를 이룩하는 행정 조직의 집단행동이며, 법은 국가의 강제력이 수반되는 사회 규범이다. 3자의 관계를 보면 먼저 국가와 국민에게 중요한 정치, 행정 활동은 반드시 법률의 근거를 필요로 한다. 또한 정치, 행정 활동의 한계를 지어 주는 것도 법률이다. 결국 법은 정치, 행정조직의 설립 규범, 정치, 행정활동의 근거 규범, 정치, 행정 활동을 규제하는 한계 규범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법의 역할을 법치주의고 한다. 법치주의 또는 법 지배의 목적은 국가 권력의 행사를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자유, 평등을 비롯한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이런 이상으로부터 멀리 있는 것 같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법조인들은 자기들이야말로 최고의 엘리트로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어떤 법조인들은 사회 구성원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키는 데 법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믿는 것 같다. 반대로 정치, 행정은 법을 그들을 위한 도구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와 행정은 국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을 제정했다면 그 법의 목적이나 내용은 문제 삼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법을 만드는 일에 몰두한다. 최근 다른 측면에서 정치, 행정의 법 의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소위 ‘정치의 사법화(司法化)’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신행정 수도 건설, 김영란법 관련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결정과 같이 사법에 의해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현안들이 해결되는 현상을 일컫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치 영역과 민주적 공론 영역에서 다루어져야 할 사안들이 소수 엘리트 법관들에 의해 결정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이 처한 법 현실 중 가장 큰 문제는 비현실적 엄격한 법령과 행정의 재량권 확대로 인해 잠재적 처벌 대상이 무한정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법 집행이나 법 준수가 어려운 엄격한, 과도한 수준의 법령이 계속 제정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령의 경우 보호와 이용의 조화가 아닌 보호에만 치중하면서 누구도 준수하기 어려운 법령이 되고 있다. 이런 경우 행정도 법 준수를 강요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알고 집행을 망설이다가 여론상 필요한 경우 제재에 착수한다. 수범자인 국민이나 기업은 어차피 법을 지키기 어려우니 단속을 피하면 되는 것으로 보다가 제재를 받게 되는 경우 제재의 형평성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된다. 또한 제재의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 각종 행정규제법은 모두 형사처벌 조항을 두면서 과잉범죄화의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전과자 수는 2010년 기준 1100여만명으로, 15세 이상 인구 대비 비중이 26.5%에 이르고 있다. 정치, 행정, 법은 사회에서 조금은 다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민의 행복한 삶의 보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상호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한편이 다른 한편을 도구로 삼거나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정치, 행정, 법은 모두 공공부문에 속해 공익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 부문과는 달라야 한다. 그들에 주어진 권한은 특별한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 추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 오늘도 폭염···전국 가축·양식어류 폐사 피해 확산

    오늘도 폭염···전국 가축·양식어류 폐사 피해 확산

    폭염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지만 하루 최고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가축과 양식어류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하순부터 계속된 폭염으로 인해 지난 23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돼지, 닭, 오리 등 가축 411만 7000여마리가 폐사했다. 가축 종류별로는 돼지 8207마리, 닭 389만 3525마리, 오리 14만 6232마리, 메추리 7만여마리가 불볕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축 폐사에 따른 보험금 23억 6900만원을 지급 완료했다”면서 “다음 주부터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펄펄 끓는 더위로 인해 바다 수온이 상승하고 적조까지 밀려들어 양식어류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공식 집계된 양식어류 폐사 피해규모는 42억 8000여만원이다. 충남 서산·태안에서 발생한 조피볼락 폐사 현황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28억 5000만원(238만 6000마리)로 가장 피해가 컸고, 경북 11억원(56만 8000마리), 부산 1억 8000만원(5만 8000마리), 전남 1억 5000만원(5만 2000마리) 등으로 집계됐다. 해양수산부는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바다 표층 평균 수온이 예년보다 섭씨 2~4도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고수온 상태가 이달 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 17일 전남 여수, 완도 등에서 발생한 적조가 강한 조류와 동풍의 영향을 받아 주변 해역으로 확산하고 있어 양식어류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식 어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재해복구비를 지원하고, 피해 양식장이 이른 시일 안에 어류 생산을 재개할 수 있도록 어린 물고기 입식비를 어가 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라며 “어업인의 생계안정과 경영안정을 위한 자금 지원과 학자금 면제 등의 대책도 시행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류 폐사 ‘엎친 데’ 녹조까지 ‘덮치나’

    폭염으로 바닷물 온도가 30도까지 치솟는 ‘이상 고수온’ 현상으로 어류 폐사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적조 주의보가 발령돼 양식업계와 수산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도는 22일 바닷물 고수온 현상으로 통영·거제시와 고성·남해군 등 남해안 78개 어가의 38개 어장에서 양식어류 150만 9000여 마리가 폐사해 19억 500만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 어종은 볼락이 66만 마리로 가장 많고 우럭 59만 마리, 넙치 18만 5000마리 등으로 나타났다. 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바닷물 온도가 27~30도에 이르는 이상 고수온 현상이 나타난 뒤 1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도 해양수산국 관계자는 바다 수온 1도가 오르는 것은 육지에서 10도 상승과 맞먹는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진익학 도 해양수산국장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고수온 현상의 연례화가 예상됨에 따라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바다밑층 해수 공급장치와 차광막, 스마트 어장관리시스템 등의 보급을 지원하는 한편 재해보험 주계약 대상에 저·고수온 피해를 포함하고 보험 국비 지원 확대 등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전남에서는 전복 2500만 마리가 폐사(192억원 상당)했고, 충남에서는 어류 400만 마리(50억원), 경북 동해안에서도 40만 마리(8억원)가 죽는 등 전국에서 폐사가 잇따랐다. 더욱이 양식 수산물의 가장 큰 천적으로 꼽히는 적조까지 몰려오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경남도에 따르면 전남 장흥군 옹암리에서 여수시 돌산도 동쪽 사이 해역에 지난 20일부터 적조 주의보가 발령됐다. 경남도는 최근 남해군 앞바다에서도 적조생물 출현이 의심돼 황토살포 준비 등 초동 방제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공연리뷰] 문화계 자존심 드높인 ‘클래식 전당’… 감동 더한 거장

    [공연리뷰] 문화계 자존심 드높인 ‘클래식 전당’… 감동 더한 거장

    실로 오랜 기다림이었다. 지난 19일 공식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이하 롯데홀)은 서울에서 무려 28년 만에 문을 연 클래식 콘서트홀이다. 이전까지 서울에 대형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급 콘서트홀은 1988년에 개관한 예술의전당 음악당이 유일했다. 그동안 한국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클래식 음악시장으로 성장한 점, 이웃한 일본의 수도 도쿄가 다섯 개 이상의 콘서트홀을 갖고 있고 중국의 클래식 공연계도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심히 아쉽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롯데홀이 개관함으로써 그런 아쉬움을 상당량 해소함과 동시에 우리 문화예술계의 자존심도 제고할 수 있게 되었다. ●정명훈 지휘… 진은숙 곡 세계서 초연 롯데홀의 개관식은 서울시향의 기념공연이 장식했다. 이번 공연은 작년 말 서울시향을 떠났던 정명훈이 8개월 만에 다시 지휘봉을 들어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그가 입장하자 20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근래 어느 때보다 열렬하고 애정 어린 박수와 환호로 ‘왕의 귀환’을 반겼다. 1부 첫 곡인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에 접근하는 정명훈의 자세는 다소 신중해 보였다. 특히 전반부에서는 낯선 공연장에서 악단의 적응력을 차츰 끌어올리려는 듯했다. 그러다 연주가 진행됨에 따라 운신의 폭을 넓혀 나가 결국에는 롯데홀의 풍부하고 유려한 음향공간을 충분히 장악했다. 역시 세계 유수의 공연장들을 두루 경험한 거장다운 솜씨였다. 롯데홀은 지난 7월 1일의 시연회 때보다 한결 초점이 잡히고 정돈된 음향을 들려주었고, 서울시향 단원들의 악기소리는 다른 공연장에서보다 부드럽고 감미롭게 다가왔다. 다만 필자가 앉은 1층 B구역 뒤쪽에서는 무대에서 만들어진 소리의 직접적인 전달력이 다소 떨어져 연주의 임팩트가 얼마간 약화되는 경향도 엿보였다. 이 공연장에서 만석 공연이 처음이었던 만큼 차후 지속적인 보완이 요구되는 일면이라 하겠다. ●롯데홀의 풍부하고 유려한 음향 다음 곡은 이번 개관을 위해서 롯데홀 측이 특별히 위촉한 재독 작곡가 진은숙의 신작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였다. 12악장 구성의 이 장려하고 신비로운 칸타타는 작곡가가 여러 시집에서 발췌한 우주와 천체에 관한 시들을 80여명의 남녀혼성 및 소년 합창단이 노래하고, 관현악은 노래의 반주를 넘어 각각의 시가 환기하는 이미지를 암시하고 그 의미를 심화하는 방식으로 펼쳐졌다. 진은숙의 음악은 그만의 개성적인 분위기와 흐름 속에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여러 음악양식을 아우르면서도 난해하지 않았고, 한편으론 다양한 타악기와 파이프오르간까지 십분 활용하여 롯데홀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일깨워주었다. ●파이프오르간 당당한 위용 더해 2부에서는 롯데홀이 자랑하는 대형 파이프오르간의 진면목을 마주할 수 있었다. 정명훈은 장기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인 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을 조금 빠른 템포와 명쾌한 비팅으로 능숙하게 요리해 나갔다. 신동일 연세대 교수가 연주한 파이프오르간은 1악장 후반부에서는 무지갯빛 음률을 은은하게 펼쳐 보이며, 2악장 후반부에서는 웅장한 위용을 당당하게 부각하며 오케스트라와 멋들어지게 어우러졌다. 세 곡의 앙코르가 축제에 감동을 더했다. 특히 두 번째 앙코르였던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에서는 단원들이 먼저 연주를 시작하고 지휘자는 한동안 객석에 내려가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감회 깊은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 동물원, 사람·도시의 역사 공존하는 ‘기억 공간’

    동물원, 사람·도시의 역사 공존하는 ‘기억 공간’

    동물원 기행/나디아 허 지음/남혜선 옮김/어크로스/408쪽/1만 7000원 한국에서 동물원의 역사를 연 곳은 창경원이었다. 일제강점기였던 1909년 창경궁이 ‘창경원’으로 격하될 때 함께 진행됐던 문화 말살 정책의 아픈 사례였다. 이 탓에 ‘창경원=동물원’이란 부끄러운 인식이 광범위하게 형성됐지만, 1984년 서울대공원 이전 이후에도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추억의 공간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새 책 ‘동물원 기행’이 말하려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소재는 동물원이지만 담고자 한 내용은 동물과 인간의 공존에 관한 인문학적 성찰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런던부터 상하이까지 지구 반 바퀴를 돌며 세계 각지의 동물원을 여행했다. 동물원은 근대에 만들어진 인위적 공간이다. 나라마다 건축양식이 천차만별이듯, 동물원도 구성과 특징이 모두 다르다. 창경원에서 보듯, 일부 동물원은 제국주의나 전쟁 등과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도 품고 있다. 저자는 동물원을 사람과 동물의 크고 작은 기억이 보존된 ‘기억장치’에 비유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동물원의 시간은 늘 그 자리다. 바로 그 덕에 동물원은 도시의 역사적 성격을 무엇보다 잘 보존해 낼 수 있었다. 저자가 유럽에서 처음 찾은 동물원은 세계 최대 규모인 영국 런던동물원이다. 1828년 대중에게 처음 개방된 런던동물원에는 800여종, 2만 마리의 동물이 서식한다. 런던동물원은 사실 약탈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다. 제국주의 시대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빼앗아 온 동물들이 여전히 한몫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런던동물원은 오락적 기능만 추구하지 않았다. 학자의 연구 활동을 장려했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 결과 짜임새 있는 운영과 충실한 정보가 가득한 최고의 동물원이 됐다. 외교와 교류의 장으로 활용된 동물원도 있다. 청나라 황실에서 조성한 베이징동물원이 그 예다. 코끼리, 코뿔소, 호랑이, 표범, 산양, 비버 등이 ‘평화’를 위해 오갔고, 각국 정치인들은 베이징동물원을 방문해 이를 ‘증명하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저자는 이 밖에 프랑스대혁명의 불길 속에서 태어난 파리동물원, 일본군에서 국민당, 인민해방군 등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파괴와 재건을 거듭했던 중국 창춘동식물공원, 냉전과 동서독 통일을 온몸으로 겪어 낸 동베를린동물공원 등 시대의 흐름에 적응해 가는 동물원의 역사 속에서 사람들의 삶과 도시의 기억들을 그려 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고분벽화서 찾은 고구려 흥망성쇠

    고분벽화서 찾은 고구려 흥망성쇠

    고구려 벽화고분/전호태 지음/돌베개/448쪽/3만 5000원 쌍영총, 안악3호분, 덕흥리고분, 장천1호분, 개마총…. 많은 이들이 역사책에서 만났을 고구려 벽화고분들이다. 그런데 이 고분들에 대한 일반 인식은 이름과 존재의 알음 수준에 머물러 있고 학계의 연구 진전도 그 일천함을 크게 넘지 못한다. 이 책에선 30년 넘게 고구려 벽화고분에 천착한 울산대 교수가 절박함을 토로해 눈에 띈다. ‘고분벽화는 종교·신앙의 세계를 담은 동시에 무덤 주인이 살던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옮긴 그림’ 그 정의대로 저자는 고구려 고분벽화를 고구려인의 생활상과 세계관, 내세관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타임캡슐로 본다. 그리고 그 타임캡슐을 미술영역에 가두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벽화고분 10기의 양식 발전에 얹어 당대의 정세며 역학관계를 세밀하게 들춰 흥미롭다. 가장 도드라진 점은 대표 벽화고분들을 시기별, 지역별로 명쾌하게 구분 지은 것이다. 안악3호분과 덕흥리벽화분으로 대표되는 4세기~5세기 초 무렵 생활풍속 중심의 초기 벽화들을 보자.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일상생활을 묘사한 듯한 화풍이 특징이다. 무덤 주인이 현재와 큰 차이 없는 세계에서 내세 삶을 꾸린다고 믿었던 경향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실제로 현세보다 내세에서 더 나은 생활을 하기 바랐던 때문인지 인물이 다소 과장되게 표현되기도 한다. 고구려 전성기랄 수 있는 5세기 중엽~후반기 수십 기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벽화고분은 불교와 전통신앙의 공존을 강하게 드러낸다. 안악2호분, 수산리벽화분, 쌍영총, 삼실총, 장천1호분이 그것들이다. 그 무덤들에선 불교의 여래(如來·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자유로운 존재)가 주관하는 정토를 그린 그림과 함께 음양오행론에 바탕을 둔 사신도(四神圖)가 두드러진다. 당시 동아시아를 관류하던 보편적 문화요소와 고구려적 개성이 함께 묶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멸망 무렵인 7세기 전후의 후기 무덤 속 벽화들은 사신도 일색이다. ‘사신도 무덤’으로 불리는 개마총, 진파리1호분, 통구사신총이 그것들이다. 그런데 이 사신도들은 화려하지만 일관성과 방향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장수왕 서거 후 피지배층의 불만과 불안이 곳곳에서 피어났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현미경 들이대듯 구조, 양식의 변화상을 세밀하게 풀어 놓는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고분들에 스며 있는 개연성에 자연스럽게 눈뜨게 된다. 북에서 1949년·1957년 발굴한 안악3호분과 1976년 수습한 덕흥리벽화분은 대표적 사례이다. 무덤 주인공에 따라 고구려가 지금의 베이징, 서쪽으로 시안까지 이어지는 유주지역의 지배 여부를 가릴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안악3호분 한문 묵서명 속 ‘동수’라는 인물이 당시 전연의 왕위계승 다툼에서 밀려나 고구려로 망명한 장군 동수와 같은 인물인지, 고구려 미천왕이나 고국원왕인지를 따지는 논쟁이 진행 중이다. 덕흥리벽화분 묵서명 속의 유주자사 진이라는 무덤 주인공이 고구려로 망명한 북중국 왕조 관료였는지 고구려 출신 대귀족이었는지도 결론짓지 못한 상태이다. 그 결정에 따라 고구려 영역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구려 벽화고분은 고구려가 멸망한 뒤 1000년 넘게 잊혔던 문화유산이다. 1897년 대한제국이 선포될 무렵 벽화 속 그림이 알려져 뒤늦게 관심을 끌게 됐고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과 2004년 북한·중국 소재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고구려 벽화고분을 중심 연구과제로 삼은 연구자는 국내외를 통틀어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고 한다. “고대의 특정시기 세계를 가시적으로 보여 주는 뛰어난 미술이자 건축물이 광범위한 지역에 이토록 많이 다채롭게 남은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저자는 이렇게 안타까움을 털어놓는다. “여전히 기초 조사와 발굴보고 정리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유물들은 급속도로 훼손되어 가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최근 약초를 버무려 만든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에서 실제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산 정력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들 남사스럽다며 대놓고 관심을 표하지는 않지만 사실 정력제 관련 소식은 늘상 화제가 된다. 특히 북한 정력제는 이른바 ‘김일성 정력제’, ‘김정일 정력제’ 같은 수식어가 주는 묘한(?) 신뢰성 때문에 관심도 클 뿐더러 실제 중국을 비롯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 한 탈북자는 “최고 존엄에게 바치는 정력제가 나쁠 리 없다는 순진한 믿음 때문에 짝퉁 정력제가 판을 친다”면서 “과학기술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미국산 ‘오바마 정력제’가 최고가 돼야 하지만 그런 단어 자체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전했다. 그러나 진품이라고 해도 이들 대부분은 약효나 안정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에도 잘 알려진 북한의 대표 정력제를 살펴본다. 1. 천궁백화(天宮百花) 야생 삼지구엽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사실 여부를 알 순 없지만 조선시대 왕과 왕비, 후궁들이 사용했다고 해 ‘조선의 국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북한 조선부강제약회사가 제조하는 것으로, 성기능감퇴, 성기능장애, 발기부전, 불감증, 무력증 외에 당뇨, 불임에까지 효능이 있다고 선전한다. “건강한 사람이 쓰면 새 힘이 솟고 사업의욕이 높아진다. 노인들이 쓰면 성욕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노쇠의 증상들이 현저히 경감되며 갱년기 여성들은 월경을 다시 하게 된다”는 게 이 약의 선전 문구다. 말린 삼지구엽초 1t에서 유효 성분이 딱 1g만 추출된다고 하는데 제조 과정을 자세히 알 방도는 없다. 북한이 이중간첩 원정화에게 독을 섞은 천궁백화를 주고는 우리 정보요원에게 이 약을 먹이라고 했지만 이미 깊은 관계(?)에 있던 원씨가 차마 이 약을 먹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항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2. 서각(犀角) 서각, 즉 코뿔소의 뿔도 북한에서는 정력제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에게는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한약재(?)이지만 북한은 서각 가루를 정력제라며 해외에까지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원에나 있는 코뿔소가 북녘땅이라고 해서 한우처럼 흔치는 않을 터. 북한 역시 서각을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코뿔소 개체 보호를 위해 서각은 합법적으로 수출이 금지돼 있다. 이에 북한은 대사관 등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을 조직적으로 활용해 서각을 밀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은 공항에서 짐수색을 당하지 않는 특권을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판매한 서각의 수익금은 ‘통치자금’으로도 일부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지난해 5월에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북한대사관 소속의 한 외교관은 모잠비크에서 서각 4.5㎏을 밀거래하다 체포돼 곧장 추방됐다. 3. 가루지기 극단적인 네이밍이 돋보이는 제품. ‘변강쇠’와 관련 있는, 바로 그 가루지기다. 북한 정력제 중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유명한 제품으로 산삼을 주원료로 했다고 한다. 북한 조선장수문제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산삼 외에 녹용, 영지, 토사자, 달개비 등 ‘순수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일종의 자양강장제다. 연구소 측에서는 화학 합성물 덩어리인 비아그라와 달리 가루지기는 순수한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정력제라는 데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요즘과 달리 남북관계가 좋아 각종 교류·협력이 활발하던 때인 1999년에는 ‘북한의 제조 방법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가루지기를 제조·시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있으며 시판 당시 가격은 30포 30만원이었다. 현재 각종 쇼핑몰은 물론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등 양지에서는 거래되지 않는다. 4. 합마유(哈蟆油) 정말 이런 것까지 먹어야 되나 싶은 약재. 북방산개구리라고도 불리는 백두산기름개구리 암컷의 수란관(나팔관)을 말린 것이다. 개구리를 끈에 꿰어 하루쯤 말린 뒤 배를 갈라 뒷다리 가까이에 있는 수란관을 직접 채취해 모은다. 갱년기가 지난 여성이 합마유를 복용하면 월경을 다시 한다고하나 역시 확인할 길은 없다. 개구리가 더러운 시궁창이나 연못에 알을 낳아도 알이 별 문제 없이 올챙이가 되는 건 바로 합마유에 있는 항균 물질 때문이라고 선전한다. 김씨 일가가 먹는 합마유는 호위과학연구소라는 곳에서 따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 북한이 수출을 한다고 하는데, 중국 민간에서는 폐결핵, 성기능 개선 외에 산후조리에도 합마유를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중국에서는 백두산기름개구리를 장백산기름개구리라고 부른다. 5. 청춘1호 일명 ‘약초 비아그라’, ‘북한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인 ‘네오 비아그라 YR’의 내수용(?) 제품명이 바로 청춘1호다. 가루지기와 마찬가지로 역시 화학 결합물이 아닌 생약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이 제품의 설명서에는 “2차 이상의 성교시 발기 복귀시간이 15분 주기로 짧아 남녀가 원하는 대로 4~8회의 연속되는 성교를 실현할 수 있는 다회성기능부활제. 발기지속시간 24~36시간. 피로감은 1회 성교와 6회 성교가 같습니다. 피로가 회복되며 활력이 넘칩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외에 신장염, 간염, 관절염, 뇌동맥경화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만병통치약’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2006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청춘1호를 입수해 분석해봤더니 수은 등 중금속과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해외에서도 거래되는데 가격은 한 알당 5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6. 자라피 말 그대로 자라의 피다. 피를 마시는 거다. 자라의 목을 자르며 나오는 피를 그냥 마시거나 술 등에 섞어 먹는다. 자라피는 한방에서 별혈(鼈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기력 회복 등에 쓴다. 김일성의 80세 생일에 김정일이 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자라 800마리분의 피를 바쳤다고 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북한의 유도 스타 계순희 선수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산삼과 자라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평양의 자라 공장(양식장)을 방문해 “공장이 어떻게 돼 이런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는다”고 강한 질책을 한 적이 있다. 지난 7월에는 그 공장을 다시 방문해 “1년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며 칭찬을 했다고 하니 김 위원장의 자라 사랑이 눈물겹다. 7. 체력활성 영양알 이것도 북한산 만병통치약이다. 유럽 등 해외 진출을 노리며 외국을 겨냥한 잡지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성기능 강화 외에 근육 강화, 학습 집중력 제고, 피로 해소, 멀미와 빈혈에 특효라고 소개한다. 불면증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성기능을 강화하면서 잠이 잘 오게 만드는 동시에 학습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하니 심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노년이 먹으면 정력이 세지고, 아이가 먹으면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고 광고를 한다는데 길거리 약장수들이 흔히 쓰는 카피 문구를 닮았다. 8. 동충하초(冬蟲夏草) 우리나라에서도 건강 식품 등에 널리 쓰이는 바로 그 동충하초다. 겨울에는 곤충 사체에 기생하다 여름이면 풀처럼 자라는 버섯이다. 김일성이 노년까지 즐겨 복용했다고 한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동충하초를 늘상 복용했는데 1978년 방북 당시 김일성을 만나 직접 동충하초를 소개했다고 한다. 이후 김일성은 동충하초 연구를 하부에 지시했고 김일성종합대학의 생물학과 교수 등이 나서 동충하초의 효과 등을 입증한 뒤에야 이를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충하초는 피로회복과 더불어 장기의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성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짜장•짬뽕으로 싸우더니 이번엔 ‘부대찌개면’

    짜장•짬뽕으로 싸우더니 이번엔 ‘부대찌개면’

    지난해 짜장과 짬뽕 등 중식 프리미엄라면 경쟁이 뜨거웠던 라면업계에 이번에는 부대찌개 등을 활용한 한식 프리미엄라면 경쟁이 불붙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이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을 출시한 데 이어 오뚜기는 이날 ‘부대찌개 라면’을 내놨다. ‘부대찌개 라면’은 사골육수를 사용해 깊은 맛을 냈다. 또 햄, 소시지, 김치, 대파, 고추 등 총 8종 재료가 담긴 건더기수프는 7.2g으로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라면 중 가장 푸짐하다고 오뚜기는 설명했다. 앞서 나온 농심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은 판매가 중단됐던 ‘보글보글 찌개면’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역시 사골육수에 햄, 치즈를 녹여 국물을 냈으며 소시지와 어묵, 김치, 파, 고추 등 실제 부대찌개 재료들이 들어있다. 한편 삼양식품은 최근 ‘불닭볶음면’을 국물라면으로 만든 ‘불닭볶음탕면’을 출시했다. 업계는 시장에서 프리미엄 짜장·짬뽕 라면의 점유율이 떨어지자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한식 프리미엄라면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라면업체의 프리미엄 짜장·짬뽕라면이 전체 봉지라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초까지만 해도 50%를 훌쩍 넘었으나 지난달에는 10%대까지 하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식당이 없는 학교 39.5%... 시설물 격차 여전히 심각”

    서울시의회 “식당이 없는 학교 39.5%... 시설물 격차 여전히 심각”

    서울시의회(양준욱 의장)는 예산정책담당관이 발간한「서울시 예산․재정 분석」제19호)를 통해, 서울시 소재 학교 ‘학교시설 현황 및 유지관리 실태’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촉구했다. 먼저 서울시 소재 학교시설물 조사 결과, 초중고 학교를 모두 포함하여 식당이 없는 학교가 39.5%, 탈의실이 없는 학교가 62.5%, 동양식변기가 남아있는 학교가 87%에 이르렀다. 학제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595개교 중 식당이 없는 학교 비율이 51.1%(304개교), 탈의실이 없는 학교 비율이 78.7%(468개교), 동양식변기가 존치하는 학교 비율이 88.9%(529개교)였음. 또한 중학교의 경우 식당이 없는 학교 비율이 43.2%(165개교), 탈의실이 없는 학교 비율이 48.7%(186개교), 동양식변기가 남아있는 학교가 88.7%(339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의 경우 탈의실이 없는 학교 비율이 60%(189개교), 동양식변기가 있는 학교 비율이 81.3%에 이른 반면, 식당이 없는 학교 비율은 13%(41개교)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한편, 학교시설 유지관리비(교육여건개선비, 시설장비유지비, 학교시설확충비)의 조사결과, 2013년 대비 2015년에 교육여건개선비는 증가한 반면, 시설장비유지비와 급식실 등 신․증축에 쓰이는 학교시설확충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제별로는 초등학교의 경우 교육여건개선비는 증가한 반면, 시설장비유지비와 학교시설확충비는 감소함. 중학교 역시, 교육여건개선비는 증가하였지만, 시설장비유지비와 학교시설확충비는 감소함. 그러나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교육여건개선비, 시설장비유지비, 학교시설확충비 모두 감소했다. 특히, 공립학교의 경우는 교육여건개선비(초등학교만 제외), 시설장비유지비, 학교시설확충비(급식실․강당․체육관 등 신․증축) 모두, 2013년 대비 2015년에 감소함에 따라, 향후 공립과 사립 간 학교시설 유지관리비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는 개연성이 남아있다. 아울러, 교육청이 직접 지원하고 있는 학교환경개선사업비의 조사결과, 3년 연속 학교환경개선사업비를 지속적으로 지원받은 학교수가 339개교인 반면, 3년연속 지원받지 못한 학교수가 136개교인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학교의 경우 조사대상 597개교 중 152개교(25.5%), 중학교는 382개교 중 115개교(30.1%)가, 고등학교의 경우는 315개교 중 72개교(22.9%)가 3년간 지속적으로 환경개선사업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등학교 59개교(9.9%), 중학교 26(6.8%), 고등학교 51개교(16.2%)는 3년 동안 환경개선사업비를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됨. 특히 최근 3년 동안 환경개선사업비를 지원받은 학교가 2016년도에 다시 환경개선사업비를 지원받는 대상에 포함된 경우가 있었고, 반대로 3년 동안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 학교가 2016년에 또다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학교들도 있었다. 이에,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은 “부족한 학교시설물이 존재하고 있는 학교들에 대해 조속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한편, 학교 간, 공사립 간, 지역교육청 간에 학교시설 유지관리비 격차가 줄어들 수 있도록, 학교시설 유지관리비에 대한 교육청의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한편으론 “서울시교육청이 2010년에 시행한 후 단절된 ‘학교시설 관리평가’가 다시금 재개되어, 학교시설 관리 및 지원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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