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양식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재정비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교환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894
  • [인사]

    ■해양수산부 ◇부이사관 승진△어촌양식정책과장 김재철 ■농촌진흥청 ◇과장급 승진△역량개발과장 김사균 ■한국철도시설공단 △기획재무본부장 이종도 ■신한은행 ◇본부장 신규선임△IPS본부장 겸 투자상품부장 배진수◇부서장 승진(SM) <부장>△외환사업 서승현△종합금융시장 유원재△영업지원 조승수△글로벌전략 이태경△리스크총괄 장래관△홍보 김광재△투자자산수탁 강경문△준법지원 이종현<부장심사역(부서장대우)>△기업여신심사부 나승필<센터장>△금융공학 정해수<실장>△비서 이인균<기업금융센터장 겸 RM>△영동 장낙도△명동 강신태△여의도 김상규△서여의도 박경환<지점장>△강남구청역 황규현△봉은사로 이민호△제기동역 류승현△이화여대 금지현△서교동 김기흥△서울대 정병각△보문동 이인승△종각역 김태흠△종로6가 박동선△삼성역 이범미△서여의도 김상훈△영등포 김선애△공항동 윤성일△과천 강영구△연수동 이규현△인천시청 차동열△부천위브더스테이트 박광현△김포 김재용△검단 장용석△부산법조타운 전남수△운암동 고영조△사북 김희동<기업금융센터장>△선릉중앙 이홍기△가양역 류국현△성서 강현철<금융센터장 겸 RM>△역삼역 송근△당산역 윤주호<금융센터장>△화도 성정환△디지털중앙 김준철△평택 신동규△부산 김도현△신평 김태호△대전역 유한승△충주 김상호<남동공단>△기업금융1센터장 최익성△기업금융2센터장 겸 RM 민병학<대기업금융센터장 겸 RM>△현대계동 이영철<신한PWM>△신한PWM프리빌리지강남센터장 권미경△신한PWM강남센터장 김동균△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장 홍석영<신사동지점>△여민호<조사역(부서장대우)>△글로벌전략부소속 최일권(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총행) 이채호(신한베트남은행 본점/영업부) 안종주(캐나다신한은행장)◇부서장 승진(Mb)△WM기획실장 최갑수△사회공헌부장 전영철<팀장(부서장대우)>△투자자산전략부 조재성△ICT기획부 권오선 이광식△인사부 최혁재△종합기획부 정순영△증권운용부 김상근△신탁운용부 손무탁<부장심사역(부서장대우)>△기업여신심사부 김영식 이상순△여신관리부 임선재<부장감사역(부서장대우)>△감사부 전용섭 김홍범<지점장>△청담동 김정훈△학동 이도상△반포터미널 김영진△양재동 한지예△방배중앙 이의재△성수동 노영록△뚝섬역 안성호△테크노마트 송유식△세종로 박애련△갈현동 임기흥△대림중앙 천상영△고척사거리 이창식△난곡 안말숙△월곡동 이승호△수유동 최우현△의정부 최제순△서울롯데 심재식△신설동 송태수△송파남 임수한△굽은다리역 허경희△남부법원 박기찬△성남 김승화△안양역 이여옥△시흥능곡 조병학△인계동 한상훈△용인보라 서정익△동탄청계 김형철△수원대 김병수△옥련동 이수병△남동공단 김학수△계양구청 강민창△남동구청 김운영△인천남구청 변성익△인천서구청 오강묵△부평 이혜숙△송현동 양군길△인천터미널 정원양△소사 정준희△장전동 손홍배△당리동 조현경△창원 최철수△마산역 최병도△진해 이태석△복현동 서정균△성서 이춘만△포항 김진웅△거창 김규환△광주 박승진△수완 김정남△목포대 신용석△순천 이진호△국민연금공단 강대오△세종 손현덕△순천향대 안순우△청주터미널 김영주△분평동 유충종△청주법원 이기평△사천동 김성종△원주중앙 김일동△상지대 이민종<기업금융센터 기업지점장 겸 RM>△선릉중앙 임정욱△안산스마트허브(1센터) 배현재△충무로 정준영△평촌 정찬석<기업금융센터장 겸 RM>△양재동(1센터) 엄강일△양재동(2센터) 김동옥△시화(2센터) 이종보<출장소장>△법조타운법원 한상전<금융센터 리테일지점장>△스타시티 정하영△용산전자 강말룡△보라매역 이동섭△분당중앙 정광희△안산 김성균△인덕원 지인경△인천중앙 선준희△일산 안종길△목포하당 이우일△충주 김용혁△강원영업부 강래형△강릉 전형철<금융센터장 겸 RM>△용산 김영래△포천 김노근△시화MTV 박종갑△안성 우상현△김포한강 이재용△온산 장봉균△정관 한승엽△녹산공단 서정운△광산 조광표△새만금 이용철△음성 소명필<신한PWM>△신한PWM대구센터장 전경옥△신한PWM반포센터장 장재원△신한PWM인천센터장 최호식<조사역(부서장대우)>△글로벌전략부소속 김재민(SBJ은행 도쿄본점영업부장) 류지우(SBJ은행 요코하마지점장) 김원기(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장사분행장) 박찬석(신한베트남은행 동나이지점장 전광조(아메리카신한은행 본점) 장인호(신한인도네시아은행) 이해창(신한인도네시아은행)△CIB사업부소속 장성은(신한아주금융유한공사)△신한인도본부 황종오<지점장(해외)>△아메다바드 최병찬△시드니 이기형△양곤 홍석우<그룹사>△인력교류 부서장대우(신한아이타스) 한호승 ■신한금융지주 ◇M 2승진△시너지추진팀 부장 김성주△HR팀 부장 신현민◇M1 승진△경영지원팀 부장 예상욱 ■신한저축은행 ◇1급 승진△강남영업부장 송태인△종합기획부장 강혁◇2급 승진△여의도지점장 김민석◇지점장 승진△수원지점장 김남수△일산지점장 김동하
  • 태평양에 둥둥 떠다니는 혁신적 ‘인공 도시’ 만든다

    태평양에 둥둥 떠다니는 혁신적 ‘인공 도시’ 만든다

    태평양에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는 꿈같은 프로젝트가 현실로 다가왔다. 최근 미국 ABC뉴스는 시스테딩 연구소(Seasteading Institute)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와 인공섬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마치 영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몽상과도 같은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08년 시작됐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공해상에 영구적이고 혁신적이며 정부의 간섭도 받지않는 둥둥 떠다니는 인공섬을 건설하겠다고 나선 것. 법과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운 완전히 독립된 해상 유토피아 건설은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이 후원에 나서면서 든든한 '실탄'도 마련됐으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렇게 세간에 기억에서 사라졌던 인공섬은 이번에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특히 시스테딩 연구소 측은 인공섬 이미지까지 추가로 공개하면서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님을 선언했다. 시스테딩 연구소 란돌프 헨켄 이사는 "인공섬은 거주지, 양식어장, 의료시설, 발전소 등 모든 것을 갖춘 친환경 자급자족 도시"라면서 "그간 우리의 꿈을 실현시켜줄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내에 건설을 시작해 이듬해 250~300명의 거주민을, 2050년에는 수백 만명의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방승언의 삐-급 문화 쪼개기] ‘고블린’이 된 ‘도깨비’…국산 콘텐츠의 번역 논란들

    [방승언의 삐-급 문화 쪼개기] ‘고블린’이 된 ‘도깨비’…국산 콘텐츠의 번역 논란들

    tvN 인기 드라마 ‘도깨비’가 ‘고블린’(Goblin)이라는 제목으로 해외에 알려지면서 많은 팬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tvN측의 공식 영문 제목은 ‘The Guardian’(수호자)이지만, 현재 해외 네티즌이 접하고 있는 거의 모든 영문 자막에서 도깨비는 ‘고블린’으로 표현돼있다. 국내 팬들의 가장 큰 불만은 작고 추한 서양 괴물 고블린의 이미지가 드라마에 묘사된 도깨비의 모습과는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도깨비라는 원래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우리 문화를 해외에 전파함과 동시에 현지 시청자들의 호기심도 자극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으리란 지적이 나온다. ●‘고블린‘이 된 ’도깨비‘ ‘고블린’이라는 번역은 ‘시청자 편의’ 제고 측면으로 풀이된다. 영어 사용자에게 있어 발음이 어렵고 익숙하지도 않은 단어인 ‘도깨비’를 그대로 수출했다면 현지 시청자들은 당황과 불편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도깨비, 고블린과 같은 상상 속 존재는 실존 생물과 달리 그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넓은 의미에서 상호 유사한 존재로 취급되는 경우가 흔하다. 단적인 예로 서양의 ‘드래곤’과 동양의 ‘용’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지만 오래 전부터 서로 대응되는 단어로 여겨져 왔다. ● 막걸리를 막걸리라 부르지 못하고... 그럼에도 이번 ‘도깨비’ 번역을 두고 적잖은 불만이 불거져 나오는 이유는 국내 콘텐츠의 해외진출 사례에서 종종 나타나는 ‘성의 없고 무리한 의역’의 문제를 또 한 번 답습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말 고유명사를 영어로 옮길 때에는 크게 ‘의역’(원어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 뜻을 살려 번역하는 것)과 ‘음차’(외국 문자를 이용해 원문을 소리 나는 대로 옮기는 것)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번역자는 원래 단어의 인지도나 발음 난이도 등을 고려해 더 적절한 방식을 선택한다. 이 중 음차를 통해 해외에 소개된 단어의 예로는 ‘비빔밥’, ‘태권도’ 등이 있고 의역돼 사용되는 낱말로는 ‘막걸리’를 의미하는 ‘rice wine’(쌀 와인), ‘떡’을 뜻하는 ‘rice cake’(쌀 케이크)와 같은 단어들이 있다. 그런데 의역된 단어들은 오히려 외국인의 이해에 방해가 되곤 한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단적으로 ‘라이스 케이크’라는 표현을 처음 접한 외국인은 쌀을 재료로 한 서양식 케이크를 떠올릴 가능성이 월등히 크며, 떡처럼 질기고 끈적거리는 식감을 상상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도깨비-고블린’ 번역을 둘러싼 불만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현지인들이 ‘고블린’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모습은 뾰족한 귀, 커다란 코, 사나운 눈매를 지닌 작고 하찮은 괴물이다. 이런 이미지는 게임, 영화, 소설을 통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어서 드라마의 부제인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를 ‘고블린’ 버전으로 바꿔 생각해보면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실소가 나온다. ‘고블린’이란 제목과 주인공 도깨비의 멋진 모습 사이에서 현지 시청자가 느낄 괴리감이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 먹방과 포대기…온전히 수출된 우리 문화 원문에 맞는 표현을 찾을 수 없을 경우 그 발음만을 차용해 쓰는 것은 여러 언어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으로,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스시’ 같은 일본어가 영어에서 그대로 사용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며 우리말 ‘재벌’의 음차 영단어 ‘chaebol’이 처음 해외에서 사용된 시기도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 년 전에는 ‘포대기’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 부모들이 원어 발음을 딴 ‘podaegi’를 사용하면서 화제가 됐고 2015년엔 한국의 인터넷 콘텐츠 ‘먹방’(먹는 방송)이 ‘muk-bang’이란 이름으로 해외서 인기를 끌었다.특히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 만큼 의역이나 직역이 가능한데도 해외 네티즌은 물론 주요 외신까지 ‘muk-bang’이라는 용어 사용을 고수하고 있다. 무리하게 의역할 경우 의미 파악에 혼선만 빚을 수 있으며, 더불어 ‘외국의 신문화’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를 국내에서 ‘의상놀이’로 번역하지 않고 발음 그대로 사용하는 이유와 유사하다. 유입된 용어를 변형하지 않는 이러한 관행은 더 나아가 그 용어가 대표하는 이국적 문화 자체를 수용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좀비’가 ‘living dead’(산송장)로, ‘닌자’가 ‘Japanese assassin’(일본 자객)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국회의사당 건물을 폭파하자

    [최만진의 도시탐구] 국회의사당 건물을 폭파하자

    ‘웨스트민스터’라고도 불리는 영국의 국회의사당은 그 나라 국민의 긍지와 자랑 그 자체다. 1860년쯤 화재로 소실된 웨스트민스터 궁전 자리에 지어진 이 건축물은 마치 하늘을 찌르는 것 같은 뾰족 지붕 형태를 가진 수려한 고딕 양식이다. 여기에는 빅벤으로 잘 알려진 시계탑과 빅토리아타워도 있어 더 눈길을 끌며 영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의회민주의의 탄생지이며, 토머스 모어나 찰스 1세의 사형 판결 등이 행해졌던 역사적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몰려들기는 헝가리의 국회의사당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에서 영감을 받아 1902년에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의 혼합 양식으로 건립됐다. 이는 헝가리의 1000년 정주 역사를 기념하고 혼란스러웠던 과거를 청산하며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표출하고자 하는 혼과 염원이 담긴 것이었다. 이를 위해 건축 재료와 공사 기술 그리고 인력을 오로지 헝가리의 것에만 의존했다. 오늘날에도 시민의 사랑을 담고 역사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 낭만과 추억의 다뉴브 여행 최고 목적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독일의 국회의사당은 최고의 건축적 화두를 던져 준 것이라 말할 수 있는데, 원래 1894년에 지어진 독일 제2제국의 의사당을 통일 후에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이 건물의 방점은 지붕 중앙에 설치한 유리 돔이다. 이는 바로 아래에 있는 본회의장으로 햇빛과 신선한 공기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 속에는 둥근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시민들이 도시를 전망하면서 건축적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여기에는 민주적 소통, 투명성, 시민의 감시와 참여 등의 심오한 건축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이에 비해 히틀러가 계획했던 제3제국 의사당은 괴물처럼 끔찍한 것이었다. ‘인민의 궁전’이라 불리던 이 건물은 히틀러가 제1제국으로 지칭한 로마신성제국 시대의 양식을 빌려온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중앙에 무려 300m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둥근 지붕을 가진 것이다. 또한 사면은 수직으로 길게 뻗은 열주가 이 돔을 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 거대한 중앙 돔은 히틀러와 나치 정권의 영원한 세계와 권력을 상징한다. 돔을 에워싸고 있는 기둥은 이에 복종하는 신민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나치 정권이 독일 인민과 함께 전 세계를 무력으로 지배해야 한다는 팍스로마나의 정신을 합리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계획은 2차 대전의 종전으로 다행히 말소됐으나, 어떻게 된 일인지 1970년대에 대한민국의 땅에서 국회의사당으로 버젓이 태어나게 됐다. 어린 시절 서울로 여행 갔던 필자는 여의도에 짓고 있던 이 거대한 건축물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우리 의사당 건축에서는 민주, 소통, 경외감, 민족 자긍심 등의 언어를 찾아볼 수 없다. 집은 주인의 양식과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 준다. 우리의 국회의사당은 국민을 신민으로 삼고 그 위에 군림하려는 히틀러의 정신을 무의식적으로 계승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독일을 점령한 연합군은 나치를 영원히 추방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제일 먼저 한 것은 나치 거점 도시였던 뉘른베르크의 전당대회장에 설치돼 있던 히틀러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단호하게 폭파한 것이다. 우리도 이제 어두운 독재 정신을 내포하고 있는 국회의사당 건축을 추방하고 없애 버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유리처럼 투명하며, 맑고, 시민에게 친근하며, 민족정신과 미래를 담아내는 21세기의 새집을 하나 지어 봄이 어떨까?
  • 3000년 전 지중해 문명 흥망성쇠와 오늘

    3000년 전 지중해 문명 흥망성쇠와 오늘

    고대 지중해 세계사/에릭 클라인 지음/류형식 옮김/소와당/388쪽/2만 5000원 미국의 저명한 고고학자인 저자는 기원전 15세기부터 지중해 지역에서 형성됐던 청동기 문명을 인류 역사상 최초의 글로벌 체제라고 이야기한다. 이집트, 그리스 미케네, 시리아 지역의 히타이트 등이 국제 교류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뒷받침하는 예로 크레타 섬의 그 유명한 크노소스 궁전에서 발굴된 벽화를 꼽기도 한다. 소를 타고 넘는 역동적인 모습을, 물감을 벽에 집어넣어 함께 말리는 프레스코 양식으로 표현한 이 벽화와 유사한 벽화들이 이집트 델에드다바, 이스라엘 델카브리, 터키 알랄라크, 시리아 콰트나 등에서도 발굴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 300년간 번성했던 지중해 청동기 네트워크는 기원전 12세기 들어 갑자기 몰락하고 만다. 저자는 지중해 청동기 문명의 흥망성쇠를 지중해 각지에서 발굴된 점토판 외교 문서, 3000년간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무역선에서 건져 올린 유물 등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소설처럼 흥미지진하게 들려준다. 그러면서 “자연재해, 대규모 이주, 이주민과 정착민의 전쟁, 질병 등 다양한 원인이 한꺼번에 닥쳐와 지중해 청동기 문명이 막을 내리고 그 폐허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 문명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저자가 지중해 청동기 문명의 형성과 성장, 균열과 몰락에 주목하는 까닭은 인류 역사상 두 번째 글로벌 체제인 당대에 던지는 시사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아랍의 봄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현대의 글로벌 경제, 국제 관계 및 체제와 긴밀하게 뒤엉킨 미국·유럽의 자산과 투자, 동아시아와 중동 산유국 등을 언급하며 “현대 사회와 유사하게 서로 긴밀하게 엮이어 있다가 무너졌던 3000년 전의 문명이 남긴 흔적들을 검토해 봄으로써 무언가 배울 점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고블린’이 된 ‘도깨비’…국산 콘텐츠의 번역 논란들

    ‘고블린’이 된 ‘도깨비’…국산 콘텐츠의 번역 논란들

    tvN 인기 드라마 ‘도깨비’가 ‘고블린’(Goblin)이라는 제목으로 해외에 알려지면서 많은 팬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tvN측의 공식 영문 제목은 ‘The Guardian’(수호자)이지만, 현재 해외 네티즌이 접하고 있는 거의 모든 영문 자막에서 도깨비는 ‘고블린’으로 표현돼있다. 국내 팬들의 가장 큰 불만은 작고 추한 서양 괴물 고블린의 이미지가 드라마에 묘사된 도깨비의 모습과는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도깨비라는 원래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우리 문화를 해외에 전파함과 동시에 현지 시청자들의 호기심도 자극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으리란 지적이 나온다. ●‘고블린‘이 된 ’도깨비‘ ‘고블린’이라는 번역은 ‘시청자 편의’ 제고 측면으로 풀이된다. 영어 사용자에게 있어 발음이 어렵고 익숙하지도 않은 단어인 ‘도깨비’를 그대로 수출했다면 현지 시청자들은 당황과 불편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도깨비, 고블린과 같은 상상 속 존재는 실존 생물과 달리 그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넓은 의미에서 상호 유사한 존재로 취급되는 경우가 흔하다. 단적인 예로 서양의 ‘드래곤’과 동양의 ‘용’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지만 오래 전부터 서로 대응되는 단어로 여겨져 왔다. ● 막걸리를 막걸리라 부르지 못하고... 그럼에도 이번 ‘도깨비’ 번역을 두고 적잖은 불만이 불거져 나오는 이유는 국내 콘텐츠의 해외진출 사례에서 종종 나타나는 ‘성의 없고 무리한 의역’의 문제를 또 한 번 답습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말 고유명사를 영어로 옮길 때에는 크게 ‘의역’(원어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 뜻을 살려 번역하는 것)과 ‘음차’(외국 문자를 이용해 원문을 소리 나는 대로 옮기는 것)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번역자는 원래 단어의 인지도나 발음 난이도 등을 고려해 더 적절한 방식을 선택한다. 이 중 음차를 통해 해외에 소개된 단어의 예로는 ‘비빔밥’, ‘태권도’ 등이 있고 의역돼 사용되는 낱말로는 ‘막걸리’를 의미하는 ‘rice wine’(쌀 와인), ‘떡’을 뜻하는 ‘rice cake’(쌀 케이크)와 같은 단어들이 있다. 그런데 의역된 단어들은 오히려 외국인의 이해에 방해가 되곤 한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단적으로 ‘라이스 케이크’라는 표현을 처음 접한 외국인은 쌀을 재료로 한 서양식 케이크를 떠올릴 가능성이 월등히 크며, 떡처럼 질기고 끈적거리는 식감을 상상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도깨비-고블린’ 번역을 둘러싼 불만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현지인들이 ‘고블린’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모습은 뾰족한 귀, 커다란 코, 사나운 눈매를 지닌 작고 하찮은 괴물이다. 이런 이미지는 게임, 영화, 소설을 통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어서 드라마의 부제인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를 ‘고블린’ 버전으로 바꿔 생각해보면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실소가 나온다. ‘고블린’이란 제목과 주인공 도깨비의 멋진 모습 사이에서 현지 시청자가 느낄 괴리감이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 먹방과 포대기…온전히 수출된 우리 문화 원문에 맞는 표현을 찾을 수 없을 경우 그 발음만을 차용해 쓰는 것은 여러 언어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으로,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스시’ 같은 일본어가 영어에서 그대로 사용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며 우리말 ‘재벌’의 음차 영단어 ‘chaebol’이 처음 해외에서 사용된 시기도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 년 전에는 ‘포대기’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 부모들이 원어 발음을 딴 ‘podaegi’를 사용하면서 화제가 됐고 2015년엔 한국의 인터넷 콘텐츠 ‘먹방’(먹는 방송)이 ‘muk-bang’이란 이름으로 해외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 만큼 의역이나 직역이 가능한데도 해외 네티즌은 물론 주요 외신까지 ‘muk-bang’이라는 용어 사용을 고수하고 있다. 무리하게 의역할 경우 의미 파악에 혼선만 빚을 수 있으며, 더불어 ‘외국의 신문화’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를 국내에서 ‘의상놀이’로 번역하지 않고 발음 그대로 사용하는 이유와 유사하다. 유입된 용어를 변형하지 않는 이러한 관행은 더 나아가 그 용어가 대표하는 이국적 문화 자체를 수용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좀비’가 ‘living dead’(산송장)로, ‘닌자’가 ‘Japanese assassin’(일본 자객)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문화마당] 한국 뮤지컬 50년/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문화마당] 한국 뮤지컬 50년/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요즘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연은 뮤지컬이다. 티켓 판매 기준 뮤지컬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정도다. 연극과 무용, 클래식 등 다른 공연을 다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수치로만 봐도 공연 시장을 뮤지컬이 좌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객 구성은 20∼30대 여성이 주를 이루고, 특히 ‘고충성도’ 관객이 많은 게 특징이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지난 16일 한국뮤지컬협회 주최로 열린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좀 특별한 상이 선보였다. 첫 순서로 호명된 ‘최고의 관객상’이 그것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뮤지컬 티켓을 구매한 관객을 어느 티켓 판매 업체에 의뢰해 선정했는데 첫 수상자 김모씨는 무려 80여편의 작품을 봤다고 한다. 뮤지컬에는 이런 마니아가 많은 편이다. 다른 장르와 차이 나는 이런 진풍경은 그간 훌쩍 커 버린 한국 뮤지컬의 오늘을 반영한 사례 중 하나다. 한국 뮤지컬은 올해 지천명 50세가 됐다. 첫발을 내디딘 한국뮤지컬어워즈는 이를 기념하며 출발했다. 협회는 ‘살짜기 옵서예’를 한국 뮤지컬의 기점으로 꼽았다. 1966년 10월 예그린악단이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이 작품은 ‘창작가무극’을 표방했다. 하지만 공연 양식에 비춰 학계와 현장은 두루 이 작품을 한국 뮤지컬의 효시로 인정한다. 당시 기획·제작자 박만규씨는 이날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그 이후 한국 뮤지컬은 여러 차례 고비를 맞으며 굵은 마디를 형성했다. 자라는 나무에 빗대 보면 대략 네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맹아기다. 예의 ‘살짜기 옵서예’를 필두로 1960~70년대 예그린악단 활동이 중심이었다. 서울시립뮤지컬단이 이 단체의 맥을 잇고 있다. 둘째, 영유아기다. 1970~80년대 미국 뮤지컬이 소개되면서 맹아기 전통 기반의 가무극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두 맞수 극단 현대극장과 광장이 ‘아가씨와 건달들’(1987)로 일전을 겨루면서 서양 뮤지컬의 묘미를 맛보게 했다. 셋째, 1990년대 성장기다.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1996)를 비롯해 대자본 뮤지컬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브로드웨이 제작 방식을 도입한 삼성영상사업단의 활약은 ‘기업뮤지컬시대’ 예고편이었다. 넷째, 21세기 들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흥기다. 2001년 설앤컴퍼니는 100억원이 훌쩍 넘는 제작비를 들여 라이선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국내 처음 선보였다. 수십억원의 수익을 낸 결과 이를 계기로 한국 뮤지컬은 소위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굳이 규정하자면 최근 뮤지컬 시장은 ‘주춤주춤기’다. 그간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뮤지컬은 여러 난제를 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외국 것을 모방하고 재현하는 라이선스 뮤지컬은 좀 편하게 흥행을 이끄는 지렛대이지만, 창작 뮤지컬의 기세가 영 신통찮아 눈총의 대상이 되곤 한다. 또한 제작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도 풀어야 할 숙제다. 최고 스타 회당 출연료가 억대에 이르는 건 시장 규모로 봐 비정상이다. 그 역작용인 비싼 관람료는 뮤지컬 산업화를 해치고 있다. 아무튼 이래저래 제작 과잉이라는 경고음이 들려도 현장은 꿈쩍하지 않는다. 아마 ‘승자독식’이라는 마약 같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불문율을 거부하기 힘든 탓이리라. 협소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려던 열기도 식은 요즘 한국 뮤지컬은 ‘다음 50년’을 겸허하게 숙고할 때를 맞았다.
  • “뱀도 방귀를 뀌나요?” SNS를 ‘진지충’ 만든 엉뚱한 질문

    “뱀도 방귀를 뀌나요?” SNS를 ‘진지충’ 만든 엉뚱한 질문

    ‘동물은 모두 방귀를 뀔까?’, ‘어떤 동물이 방귀를 뀔까?’ 누군가는 충분히 궁금할 법한 질문이다. 너무 단순해 과학자들에게는 질문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누군가가 트위터에 던진 질문 한 마디에 여러 과학자가 진지하게 답변을 내놓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심지어 어떤 과학자는 이를 문서로 정리하고 있다는 것.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과학매체 기즈모도는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구글 스프레드시트 하나를 소개했다. 스프레드시트란 여러 도표 형태의 양식에 계산, 표기되는 사무업무를 자동으로 하는 표계산 프로그램을 일컸는다. “이건 방귀 뀌나?”(Does it Fart)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문서의 시작은 하나의 트윗 때문이었다. 영국 런던동물원의 박사과정 연구원 다니엘라 라바이오티는 지난 8일 “가족 중 한 사람이 자신에게 ‘뱀은 방귀를 뀌나요?’라고 질문했지만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여러분도 그런가요?”라고 공개적으로 질문했다. 그러자 그다음 날인 9일 뱀 전문가로 알려진 미국 오번대의 생태학자 데이비드 스틴 박사가 “하아~. 맞다”라고 답했다. 과학자의 진지한 답변이 놀라웠던 것일까. 해당 트윗은 곧 화제가 됐고 몇몇 과학자는 ‘그건 방귀를 뀌나요?’(#DoesItFart)라는 이름으로 해시태그를 만들어 자신들이 연구하고 있는 생물이 방귀를 뀌는지 여부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를 본 미국 앨라배마대학의 박사과정 연구원 니컬러스 카루소는 심지어 이런 반응을 하나로 모아 쉽게 볼 수 있도록 스프레드시트라는 문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롭게 공유하고 추가 업데이트해달라”고 밝혔다. 카루소 연구원은 “동물이 방귀를 뀌는지 아닌지를 아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그 동물과 가장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듣는 것으로 생각한다. 연구를 하는 사람이나 동물을 기르고 있는 사람, 또는 우연히 방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든지 말이다”면서 “구글의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면 누구나 쉽게 편집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 누구나 편집할 수 있으므로 반응을 보고 승인하는 과정 등을 할 수 없다. 지금까지 79종이 기재된 목록에는 누군가 농담으로 외계인도 집어 넣어놨지만, 과학자들과 애완동물 소유자들은 대부분 성실하게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침팬지는 방귀를 뀌나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영국 켄트대의 진화인류학 박사과정 연구원 아드리아나 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무화과를 먹었을 때 가장 심했다. 매우 시끄럽고 반복적인 방귀 소리로 우리는 그들이 숲의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면서 “남남(Cynometra cauliflora)의 씨앗과 섬유질을 먹을 때 더 심했다”고 말했다. 또한 맥 또는 테이퍼로 불리는 포유류가 방귀를 뀐다고 말한 영국 엑서터대와 미국 UC버클리의 생태학 박사과정 연구원인 루이스 바틀릿은 “거대한 진폭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방귀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면서 그건 토할 수 있나요?(#DoesItPuke)라는 것도 만들어졌다. ‘말은 토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에어린 제이컵은 “식도 조임근이 매우 강해 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재 SNS상에서는 이런 식으로 과학자들이 아주 진지하게 방귀나 토를 하는 동물을 분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처음 방귀 트윗을 유발한 라바이오티 연구원은 사실 이는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온라인상에는 이런 주제를 가르쳐주길 원하는 교사가 많다”면서 “일반인이 과학자들과 대화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조금 바보같이 부끄러운 질문이라도 이렇게 진지하게 답해준다면 질문하는 것도 배우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사진=ⓒ Sergey Novikov / Fotolia(위), 트위터 스프레드시트 링크=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9gMMn4Wmw3BNLWMojEy7kgrjnjVB2JlMSwd1s-nYyUc/edit#gid=0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어 병음 창시’ 언어학자 저우유광 별세

    ‘한어 병음 창시’ 언어학자 저우유광 별세

    ‘한어(漢語·중국어) 병음’의 창시자인 중국 언어학자 저우유광(周有光)이 지난 14일 타계했다. 112세. 중국의 원로 언어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저우유광이 이날 새벽 베이징 셰허(協和)병원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청말 광서제 32년인 1906년 1월 13일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에서 태어나 20세기 격동의 중국사를 온몸으로 겪었던 그는 112세 생일이 하루 지나자마자 숨을 거뒀다. 저우유광은 중국 최초의 서양식 대학인 상하이 세인트존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 월가의 금융회사에서 일한 뒤 1949년 신중국 건립 후 조국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마음에 고국으로 돌아왔던 인물이다. 그는 이후 중국어를 로마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현대식 발음 표기법인 한어 병음을 만들어 중국의 문맹 퇴치와 현대 중국어 보급, 국제화에 기여했다. 당시에는 생각도 못 했지만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중국어를 입력할 수 있는 것도 병음 때문에 가능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의 경제학·금융학 교수를 지내던 저우유광은 1955년 아마추어 언어학자로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문자대회에 참여하며 병음 창시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은 쉽고 새로운 표기법을 만들 필요에 따라 전국문자개혁위원회를 만들었고 당시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직접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4개 언어에 능통한 저우유광을 위원회에 초빙했다. 그가 몸담은 문자개혁위원회에는 15명의 학자가 있었지만, 한어 병음 설계는 그의 주도로 이뤄졌다. 하지만 저우유광은 1960년대 말 문화대혁명 시기에 반동분자로 몰려 2년간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혔다. 말년에는 중국 사회주의의 전제화를 경계하며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것을 주장해 당국으로부터 늘 감시를 받았고 저서 발간이 금지되기도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백제의 뜰을 거닐다…백제문화단지 사비성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백제의 뜰을 거닐다…백제문화단지 사비성

    “너희가 너희 스스로를 지키지 않는다면 누가 너희를 지켜줄 수 있겠느냐!!” 백제의 명멸을 그려내면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드라마 ‘근초고왕’에 나오는 대사다. 백제 제13대 왕, 근초고왕 부여구가 요서지역을 경락하면서 남긴 말로서 드라마 방영 당시 꽤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근초고왕이 한때 중원을 넘보며 대(大)백제 건설을 꿈꾸었던 도읍지, 부여 백제문화단지 사비성으로 가보자. 백제문화단지는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에 1994년부터 2010년까지 근 17년 동안 조성된 백제역사 체험공간이다. 규모면에서도 당시 백제문화를 제대로 재현하려는 충청남도의 의지를 반영한 듯, 넓이로만 총 327만 6000㎡(10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문화단지다. 이 곳에는 드라마 근초고왕의 촬영지이자 백제의 옛 도읍지를 재현해 놓은 사비성을 비롯하여, 백제역사문화관, 한국전통문화학교, 민간자본으로 설립된 체험 테마파크 부대시설, 아울렛, 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있다. 이 중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백제문화단지 방문지는 단연 사비성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삼국시대 백제 왕궁을 재현한 곳으로 백제식 왕궁 뿐만 아니라 사찰의 하앙(下昻)식 구조, 신라 혹은 고구려와는 다른 단청의 색감, 주거양식 등이 관람객들의 흥미를 듬뿍 북돋아준다. 사비성은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눌 수가 있다. 우선 4492㎡에 달하는 사비궁을 비롯하여 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한 백제왕실의 사찰인 능사,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고분형태를 이전 복원한 고분공원, 백제 사비시대의 계층별 주거유형을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백제 한성시기(BC 18 ~ AD 475)의 도읍을 재현한 위례성 등이 각각의 특색을 지닌 채 앉아 있다. 사비성의 입구를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비궁의 천정전(天政殿)이다. 백제 왕실의 즉위 의례, 신년 행사, 국가 의식을 담당했던 곳으로 사비성 전체를 아울러 제일 중심인 2층 규모의 전각이다. 천정전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왕의 집무 공간으로 주로 문관들이 머물던 동궁전, 서쪽에는 무관들의 공간인 서궁전이 있다. 사비궁의 오른편에는 사비성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능사 5층 목탑이 나온다. 부여정림사지오층석탑과 익산미륵사지 석탑 등의 양식을 참고하여 높이 38m에 달하는 백제양식의 목탑을 재현해 놓았다. 능사 5층 목탑을 관람하고 나오면 부여지여의 대표적인 석실 무덤을 재현해 놓은 고분공원을 만날 수 있다. 사비시대의 귀족계층의 무덤으로 현재 총 7기의 무덤이 이전복원 되었다. 또한 사비성 내의 백제생활문화마을에서는 당시 백제인들의 생활풍습을 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귀족가옥이었던 대좌평 사택지적의 가옥에서 계백장군의 가옥뿐만 아니라 중류계급과 서민계급의 가옥까지 다양한 계층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는 곳이자 주막이 있어 간단한 먹거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위례성은 백제의 도읍지를 재현해놓은 곳이다. 고구려에서 남하한 온조왕이 터전을 잡은 곳으로, 미추홀에 자리 잡은 비류의 나라를 통합하고 난 후 백제의 수도로 자리하였다. 이 곳에서 관람객들은 거의 2000년 전의 주거 형태를 만날 수 있다. 백제문화단지는 의외로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의 특징은 개발당시의 목표대로 모든 시설들이 ‘모여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숙소를 나와 동네 한 바퀴 산보하듯 어슬렁거리며 단지를 다니다 보면 어느덧 하루 해가 기운다. 올 겨울 백제 근초고왕의 넋이 어린 부여 사비성에서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백제문화단지 사비성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가족단위의 여행지로는 최적지다. 거대한 역사적 의미를 찾기보다는 백제시대의 생활모습을 만날 수 있는 차분한 여행지로는 제격이다. 2. 누구와 함께? -가족 단위, 혹은 회사 단체 친목 모임. 3. 가는 방법은?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368-11(041-635-7740) 4. 감탄하는 점은? -공공예산만 3780억 가까이 투자된 곳답게 규모면이나 시설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다. 특히 재현된 사비성은 한 바퀴 도는 데도 반나절 이상 걸린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규모나 시설에 비해 명성이 따라가지 않는다. 가족단위 방문객들은 매년 찾아오는 따뜻한 공간. 6. 꼭 봐야할 장소는? -능사 5층 목탑, 위례성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이미 방송을 통해서 알려진 시골통닭(835-3522), 서동한우 부여본점(835-7585), 연잎밥으로 유명한 백제의 집(834-1212), 장원막국수(835-6561), 광명식당(836-5176)/ 지역번호는 041 8. 홈페이지 주소는? -www.bhm.or.kr/html/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백제역사문화관, 궁남지, 정림사지터, 고란사 10. 총평 및 당부사항 -백제문화단지는 충청권에 위치한 대표 역사체험 테마단지다. 오붓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는 최적화된 장소다. 도심의 불빛 먹은 네온사인 번쩍이는 곳은 아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살림남’ 일라이 “아내와 동시 입덧” 역대급 사랑돌 인증

    ‘살림남’ 일라이 “아내와 동시 입덧” 역대급 사랑돌 인증

    유키스 일라이가 아내와 동시에 입덧을 했던 사연을 밝히며 ‘역대급 사랑돌’임을 입증했다. 10일 방송되는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연출 조현아 이민정, 이하 ‘살림남’)에서는 김승우 김정태 봉태규 문세윤 김일중과 아이돌 품절남 일라이가 게스트로 출연해 진정한 살림의 고수를 가릴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라이가 아내 사랑을 드러내며 역대급 사랑돌에 등극했다고 전해져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일라이는 “아내가 임신 6-7개월 때 내가 차 멀미를 하기 시작하고 토하기까지 했다”고 밝혀 출연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더욱이 당시 일라이는 해외 공연 일정으로 아내와 멀리 떨어져 있던 상황. 일라이는 “너무 사랑하면 입덧을 같이 한다고 들었다”며 초강력 아내 사랑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일라이는 무한한 사랑을 담아 아내에게 줄 보양식으로 ‘전복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일라이는 큼지막한 전복을 세 마리나 넣어 무려 6인분에 육박하는 엄청난 양의 파스타를 만들었다. 아내를 향한 넘치는 애정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한편 이 과정에서 일라이는 토마토와 양송이를 과도와 식칼을 번갈아 가며 쓰는 디테일을 보이며 봉태규에 견줄 만한 살림 내공을 선보였다. 아내에 대한 무한 사랑을 자랑하는 동시에 섬세하고 디테일한 살림으로 맹활약한 유부돌 일라이의 일상에 궁금증이 증폭된다. ‘역대급 사랑꾼’ 일라이의 살림을 엿볼 수 있는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은 오늘 10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대규모 개발호재로 미래가치↑... 영종도 ‘테라스 오피스텔’ 주목

    대규모 개발호재로 미래가치↑... 영종도 ‘테라스 오피스텔’ 주목

    오피스텔 분양시장에도 ‘테라스’ 열풍이 거세다. 전용면적이나 공용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테라스의 경우 서비스 공간으로 간주돼 같은 면적이라도 훨씬 더 넓은 실사용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테라스는 빨래 건조 공간이나 물품보관 장소부터 카페, 서재, 바베큐 공간 등 실거주자들의 취향과 생활양식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실제 테라스를 갖춘 오피스텔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약 39㎡에 이르는 테라스를 적용한 ‘힐스테이트 광교’ 전용 77㎡ 오피스텔은 청약결과 최고 800.4대 1의 높은 경쟁률로 기록한 바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공급된 ‘킨텍스 원시티’ 복층형 테라스 전용 84㎡ 타입 오피스텔도 197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고, 계약 시작 하루 만에 100% 마감 되는 기염을 토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부분 원룸 또는 1.5 룸 형태로 설계되는 오피스텔은 분양 면적 대비 실사용 공간이 적기 때문에 테라스 등을 활용한 공간 활용도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통풍성, 채광은 물론 동일 평형대비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오피스텔 분양시장에서 ‘테라스’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테라스가 적용된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주)온누리종합건설이 영종지구 내 최초 테라스 오피스텔 ‘영종 스카이파크리움’이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영종 스카이파크리움’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하며 지하 3층~지상 19층, 1개동 전용 17~53㎡ 총 322실 규모로 구성된다. 특히 영종도에서는 최초로 테라스 설계(일부 제외)가 적용된 프리미엄급 오피스텔로 조성되는 만큼 높은 희소가치를 바탕으로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또한 하나자산신탁이 자금관리를 맡아 사업안정성을 강화했다. ‘영종 스카이파크리움’이 위치한 영종하늘도시는 각종 대형 개발호재가 풍부해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 중 영종도 최대 현안사업이자 외국인 카지노가 들어서는 ‘원스톱 복합리조트’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내년 4월 1차 개장을 앞두고 있는 ‘파라다이스 시티’(2단계 2020년 완공 예정)에는 호텔과 카지노, 국제 컨벤션 시설, 실내형 테마파크, 부띠끄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신규 투자자를 확보한 ‘LOCZ’(2018년 1단계 완공예정)를 비롯해 지난 12월 16일 인천시와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한 ‘인스파이어’(2020년 1단계 완공예정) 등 복합리조트 2곳도 영종도에 둥지를 틀게 된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2017년 하반기 완공예정)도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완공되면 상주인구만 1만3,3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대규모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인 스태츠칩팩코리아는 지난 달 2단계 공장을 준공했다. 올해 말까지 800여 명을 고용하고, 오는 2025년까지 약 2,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4년 8월 공식 개장한 BMW 드라이빙센터는 현재 누적 방문객이 30만여 명을 돌파한 바 있다. ‘영종 스카이파크리움’은 인천공항철도 운서역과 직선거리로 불과 600m 거리에 위치한 도보 역세권으로, 공항철도 운서역을 이용하면 김포공항역까지 약 30분, 서울역까지는 약 5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운서역 중심상업지구와 가까워 호텔, 롯데마트, 영화관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과 단지 바로 앞에는 공원과 탁 트인 자연녹지가 펼쳐져 있어 ‘숲세권’까지 확보했다. 단지를 ‘ㄱ’자형으로 배치하고 1~2층 층고를 높여 저층 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가 우수한 조망권을 갖췄다. 소형에서는 보기 드문 2Bay-2Room(일부 제외) 특화설계가 적용되며, 드레스룸(일부 제외) 등 수납공간이 제공돼 보다 넓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영종 스카이파크리움’ 분양홍보관은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대로에 마련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쌀밥 판매 단속/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쌀밥 판매 단속/손성진 논설실장

    지금은 남아돌아 처치 곤란인 쌀. 불과 몇 십년 전에는 쌀이 부족해 쌀밥을 팔면 벌을 받아야 했으니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1971년 11월 8일자 서울신문 사회면 머리기사는 쌀 소비를 줄이고 혼·분식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한 행정명령이 발동된 그날 상황을 전하고 있다. 당시 농림부 등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단속반을 짜 전국 3만 3000여곳의 음식점에 대한 일제단속에 나서 쌀밥을 파는지 점검했다. 양곡 소비 절약에 관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관광호텔 등 모든 음식점에서는 밥에 보리쌀 등 잡곡을 20% 이상 섞어야 하며 분식센터와 양식 판매업소는 아예 밥을 팔지 못하게 했다. 또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밥을 팔지 못하게 돼 있다. 단속 첫날에는 협조와 당부에 그쳤지만 한두 번 명령을 위반하면 영업 정지 등의 처분을 내렸고 3번 단속에 걸리는 음식점은 허가 취소 등의 엄한 처벌을 받았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혼·분식을 하도록 했다. 도시락 검사를 해 잡곡을 30% 이상 섞지 않은 밥을 싸 오는 학생에게는 벌을 주었다. 가정에서도 혼·분식을 하도록 간접적으로 유도한 것이다. 한국인의 주식은 쌀이지만 유사 이래 1980년대 이전까지 한국인에게 쌀이 풍족했던 적이 없었다. 혼·분식은 일제강점기에도 절미운동(節米運動)의 하나로 장려되었다. 종전 이후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민생 안정을 위한 저미가(低米價) 정책으로 쌀 증산 의욕을 꺾은 것도 쌀이 부족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1962년 대흉년으로 쌀 한 가마 값이 400%나 상승한 5000원 선까지 솟구치자 정부는 혼·분식 장려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쌀은 부족했지만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국산 밀가루는 넘쳐났다. 우리와는 반대로 농산물 생산이 급격히 늘었던 미국이 잉여농산물을 후진국에 원조 형식으로 대량 수출했던 것이다. 그에 따라 라면과 빵 등 밀로 만든 식료품의 생산과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 1976년 밀가루 수입량이 170만t에 이르자 정부는 외화 절약을 위해 분식보다는 혼식을 장려했다. 통일벼 개발과 농지 개간, 댐 건설 등으로 쌀 생산은 꾸준히 늘어나 마침내 1977년 자급자족을 이루게 되었다. 혼·분식 장려운동이 시들해진 것도 당연했다. 정부는 14년 동안 금지되었던 쌀막걸리 제조도 허가했다. 유명무실해진 혼·분식 장려운동이 공식적으로 폐기된 것은 1980년대 중반이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삼시 한끼’ 라면… 4대 천왕, 2조원대 면의 전쟁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삼시 한끼’ 라면… 4대 천왕, 2조원대 면의 전쟁

    학령기 아동의 건강상태 질문에 일주일에 라면을 몇 번 먹느냐는 질문이 있다. 매일 먹는다, 일주일에 3∼4번, 일주일에 1∼2번, 거의 먹지 않는다 등이 선택지다. 이는 라면이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고 이에 따른 건강상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국내에 출시된 지 반세기가 넘은 라면은 시장 규모 2조원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 라면은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되는 인기 제품이기도 하다. 세계의 ‘땅끝마을’인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도, ‘유럽의 지붕’이라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도 라면을 만날 수 있다. ●라면의 麵史 우리나라에서 라면이 처음 생산된 때는 1963년 9월이다. 일본 묘조식품과 기술제휴한 삼양식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면을 생산했다. 고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은 당시 서민들이 먹던, 미군부대에서 나온 잔반을 끓인 꿀꿀이죽을 대체할 수 있는 음식으로 라면을 생각했다. 동방생명 부사장으로 일본에서 경영연수를 받았을 때 먹어본 라면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외화차관까지 받았다.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 일본에서 개발됐다. 생산 초기 소비자들의 반응은 별로였다. ‘라면’의 ‘면’을 옷감이나 실로 오해하기도 했다. 쌀이 주식이고 밀가루 음식은 새참이나 간식이라는 오랜 식생활 관습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정부가 1965년 혼·분식을 장려하면서 인식이 개선됐고 생산에 뛰어든 업체도 늘어났다. 1965년 9월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도 라면을 만들었다. 당시 신춘호 농심 회장은 형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라면을 생산했다. 신춘호 회장은 지금도 “라면은 서민만 먹는 음식이 아니다. 나는 국민을 위해 라면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출시 초기 라면 국물맛은 닭고기 국물이었다. 지금처럼 소고기 국물맛이 나온 것은 1970년이다. 1975년 롯데공업에서 나온 ‘농심라면’의 광고 카피가 “형님 먼저, 아우 먼저”였다. 당시 새마을운동과 맞물려 농촌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싹트던 시기에 인기를 끌면서 롯데공업은 1978년 회사 이름을 농심으로 바꿨다. 1980년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라면의 다양화와 고급화가 진행됐다. 우리 라면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1972년 출시됐다가 호응을 얻지 못해 사라졌던 용기면이 1981년 ‘사발면’으로 나오면서 대중화됐다. ‘너구리’(1982년),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 등 연이은 히트작을 내놓은 농심이 1985년 삼양식품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어 1986년 ‘신라면’이 나오면서 부동의 1위를 지키게 된다. 팔도(1983년), 빙그레(1986년), 오뚜기(1987년) 등도 라면 생산을 시작했다. 팔도는 1986년 사각 용기면인 ‘도시락’을 내놨다. 빙그레는 2003년 라면 사업에서 철수했다. 현재 라면시장은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의 4강 구도다. 1989년 아직도 사람들 뇌리에 남아 있는 우지파동이 발생했다. 그해 11월 3일 삼양식품 등 5개사가 공업용 우지를 수입해 라면을 튀기거나 마가린의 원료로 썼다는 검찰 발표가 나왔다. 사건 발생 13일 만에 당시 보사부 장관의 무해 판정, 고등법원의 무죄선고에 이어 1997년 8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지만 삼양라면은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은 뒤다. 1997년 외환위기까지 겹쳐 회사가 존폐 위기까지 겪었다. 라면은 2010년대 한번 더 진화했다. 한 봉지에 1000원 안팎인 프리미엄급 라면이 나왔다. 풀무원은 2011년 1월 ‘자연은맛있다’ 브랜드로 생라면을 출시했다.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처럼 소비자들이 자기 입맛에 맞춰 라면을 요리하고 이를 공유하는 열풍이 불었다. 개그맨 이경규의 ‘꼬꼬면’이 대표적이다. ‘꼬꼬면’은 팔도에서 상품으로 나왔고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 오뚜기의 ‘기스면’ 등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을 불러왔다. 하얀 국물 라면의 열풍은 다소 잦아들었고 지금은 중화풍 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국내 라면시장은 굵은 면발, 불맛의 중화풍 라면 인기 덕에 2조원대 시장 규모를 회복했다. 2015년 전국 라면 지도를 보면 모든 지역에서 ‘신라면’이 1위인 가운데 2, 3위에서 지역별 특성이 보인다. 호남에서는 ‘삼양라면’이, 영남에서는 ‘안성탕면’이 각각 2위다. 강원에서는 용기면인 ‘육개장사발면’이 3위다. 등산 인구가 많은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 위주의 구도이지만 최근 들어 일부 변화가 감지된다. 오뚜기의 선전이다. 1988년 나온 오뚜기의 ‘진라면’은 2014년 프로 야구선수 류현진을 내세운 공격적인 광고로 매출을 늘려갔다. 매운맛과 순한맛 두 가지로 개별 집계가 되고 있는데 ‘진라면’으로 합칠 경우 3대 인기 품목에 든다는 것이 오뚜기 측 주장이다. 2015년 10월에 나온 ‘진짬뽕’은 농심의 ‘맛짬뽕’, 팔도의 ‘불짬뽕’, 삼양의 ‘갓짬뽕’이 가세하면서 2015년 라면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현재 승자는 ‘진짬뽕’이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영화배우 황정민을 모델로 한 마케팅과 짬뽕 국물의 맛을 살린 액상수프로의 변신 등이 주요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치열한 경쟁을 통한 발전의 힘은 라면연구소다. 농심은 회사 창립(1965년) 당시 연구소를 만들어 현재 석·박사를 포함해 150명이 근무하고 있다. 삼양식품(26명), 팔도(14명) 등도 연구소에서 매일 라면과 수프에 대해 연구한다. ●라면은 자주 먹어도 되나 라면은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으로 늘 건강 유해 논란에 시달린다. 이에 대해 라면업체는 라면의 발명자인 안도 모모후쿠 닛신식품 회장이 2007년 96세로 죽을 때까지 매일 인스턴트 라면을 먹었다는 예로 이를 반박한다. 업체의 주장은 이렇다. 라면을 튀기는 기름은 야자나무 열매에서 채취한 식물성 기름인 팜유다. 큰 그릇에 기름을 담아서 튀기는 방식이 아니라 연속식 튀김 장치로 신선한 기름이 계속 공급된다. 수프는 우려낸 국물을 건조한 것이다. 튀기는 면의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풍에 말린 건면, 식초를 넣어 보존성을 높인 생면을 쓰기도 한다. 또 라면에는 방부제가 없다. 유통기한이 6개월 정도지만 수분이 거의 증발돼 건조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액상수프의 경우 염도나 당도, 산도를 조정해 미생물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든다. 식품의 변화를 일으키는 햇빛과 공기 중 산소와의 접촉을 막기 위해 포장재도 여러 겹으로 만들어진다. 나트륨 함량을 높이는 수프를 적게 넣거나 국물을 덜 마시기, 두 개의 냄비에 물을 끓여 한 곳에서 삶은 라면을 다른 곳으로 옮겨 끓이기 등 라면을 좀더 건강하게 먹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건강 유해 논란이 있지만 라면의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라면을 먹는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1년에 평균 73개를 먹는다. 2위 베트남(55개), 3위 인도네시아(54개)와 차이가 크다. ‘라면 강국’인 우리나라의 라면은 주요 수출품으로 현지화까지 됐다. 러시아에서는 팔도의 도시락면이 용기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동남아 지역에서는 치즈분말이 들어간 오뚜기의 ‘치즈라면’이 인기다. 쫄깃한 라면을 좋아한다면 열이 빨리 전달되는 양은냄비를 쓰고, 라면을 끓이면서 면을 몇 번 들었다 놨다 하면 좋다. 끓는 물에 면이 익는 시간을 줄여 퍼지는 것을 늦추기 때문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AI 지속발생 농가 ‘삼진아웃’… 방역담당국 신설

    가축질병 경보단계 축소 초동대응 강화 ‘외해 양식업’ 동원 등 140개 기업 관심 할랄푸드 수산물 개발 25억弗 수출 목표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중대한 가축 질병이 계속 발생하는 농가에 대해 ‘삼진아웃제’ 등 강력한 행정 조치를 내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어, 참다랑어(참치) 등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한 고급 어종 양식에 한해 대기업 진출이 허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6일 이런 내용의 신년 업무보고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농식품부는 AI 파동이 재발하지 않도록 오는 4월 가축 방역 선진화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AI 같은 가축 질병의 조기 종식도 중요하지만 치밀하고 꼼꼼한 재발 방지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축산법과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고쳐 가축 농가의 방역 의무를 강화하고 계란과 닭·오리고기의 유통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지속적으로 가축 질병이 생기는 농가에 대해서는 삼진아웃제, 휴식년제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4단계로 운영되는 가축 질병 위기 경보단계를 1~2단계로 줄여 초동 대응을 강화하고 바이러스 특성에 따른 대응 매뉴얼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내에 가축 방역을 전담하는 방역담당국의 신설이 추진된다. 지금은 축산정책국이 산업 진흥과 가축 위생·안전관리 업무를 모두 맡고 있다. 해수부는 그동안 금지했던 대기업의 양식산업 진입을 허용해 민간 자본을 적극 유치, 한국판 ‘마린 하베스트’(세계 최대의 노르웨이 연어 양식기업)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연간 매출액 1000억원 초과 기업은 내해(수심 35m 미만) 어류 등 양식업을 할 수 없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외해 양식업 중 참다랑어와 연어 등은 대규모 투자와 첨단 기술이 필요해 자본력 없는 수산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동원과 삼성전자, LG전자, SK 등 140여개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는 외해 양식장 규모를 현재 20㏊에서 60㏊로 확대하고, 강과 호수 등 내수면 양식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친환경 양식단지도 만들기로 했다. 또 할랄푸드 등 해외시장 맞춤형 수산식품을 개발해 수산물 수출 25억 달러를 달성하고,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과 같은 특화된 10대 명품 어촌테마마을도 선정·지원한다. 부산 북항, 광양항 묘도, 인천항 영종도 등 항만 재개발 사업에 3조 7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6000여개를 만들기로 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연어·참치 양식업 대기업 진출 허용

    연간 2조원 이상의 나랏돈이 들어가는 쌀 소득보전 직접지불제의 개편이 추진된다. 대기업도 연어, 참치 등 양식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휴대전화 데이터 로밍 서비스의 상품 선택폭이 넓어진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5개 부처는 6일 이런 내용의 새해 업무계획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농식품부는 쌀 과잉 생산 문제를 해소해 내년까지 수급 균형을 달성하기로 했다. 현재 77만 9000㏊인 벼 재배 면적을 연말까지 3만 5000㏊(4.5%) 감축하고 정부가 사들인 210만t의 쌀 재고 가운데 47만t(22.4%)을 사료용으로 판매한다. 농식품부는 또 다음달 중 직불제 개편안을 확정, 발표한다. 직불금 때문에 쌀 농사를 선호하는 현상을 막고 대형농가에 직불금 지급이 쏠리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나올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한 고급 어종 양식에 대기업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산 5000억원·매출액 1000억원 이상 기업도 양식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9월 휴대전화 구입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 맞춰 이동통신사가 공시 지원금을 차별 제공하지 않도록 단속하기로 했다. 1일 단위로만 구입해야 했던 데이터 로밍 요금제는 6시간, 12시간 등으로 다양화된다. 문체부는 올해 ‘뉴 콘텐츠 펀드’(200억원), ‘콘텐츠기업육성 펀드’(600억원), ‘방송드라마 펀드’(500억원), ‘소액투자전문 펀드’(300억원) 등 1600억원 규모를 조성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손성진 칼럼] 책의 위기

    [손성진 칼럼] 책의 위기

    택시 기사들이 택시 안에 책을 갖고 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아니라 프랑스 파리의 얘기다. 사르트르 같은 어려운 책도 그들은 읽는다. 책을 갖고 다니며 읽는 기사가 욕설을 하거나 승차 거부를 할 것 같지는 않다. 우리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발견하기가 ‘옷 벗고 춤추는 사람’보다 발견하기가 어려운 지경이 됐다. 20년 전만 해도 책이든 신문이든 인쇄된 활자 매체를 보는 사람들이 십중팔구였다. 지금은? 2015년 1인당 평균 독서 권수는 9.3권이란다. 2004년과 비교하면 33%나 줄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말초적인 인터넷 게임, 웹툰 따위다. 이런 조사도 있다. 대학생들은 5명 중 1명은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단다. 취업과 학업에 치여서 그럴 것이다. 그 대신에 하루 113분을 인터넷을 쓰는 데 할애한다. 독서의 질도 떨어진다. 마음의 양식(良識)에 보탬이 되는 인문학 서적은 거의 보지 않는다. 심심풀이로 만화책이나 월간지를 볼 뿐이다. 선진국들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심하다. 매일 또는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독서를 하는 ‘습관적 독서’ 인구의 비율이 2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더 멀리한다. 먹고살기 바빠서다. 생존이 급한데 책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책은 정신을 갈고 닦은 결과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집합체다. 활자의 마력과 종이의 향기는 일상에 지친 신경의 안정제 역할을 한다. 그런 책을 읽는 사람에게 서점은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하지만 책을 멀리하며 서점은 하나둘 사라져 갔다. 서울 도심에서는 종로서적, 을지서적 같은 대형 서점이 10여년 새 문을 닫았다. 대학가의 서점들도 카페에 자리를 내주었다. 동네 서점의 운명이야 말할 것도 없다. 1996년 5378개로 정점을 찍었던 서점 수는 지금 1500여곳밖에 안 된다. 한마디로 책의 위기다. 책의 위기를 실감케 한 출판계의 사건이 며칠 전 있었다. 업계 2위인 대형 책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1차 부도를 낸 것이다. 전자책의 보급과 온라인 도서 판매의 성장, 서점의 대형화라는 배경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근본적 원인은 독서 인구의 감소다. 책의 위기는 넓게 보면 인문학의 위기다. 인문학은 글을 읽어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의 쇠퇴는 바로 정신적 황폐화를 의미한다. 인간이 중심이 돼야 할 사회에서 인간은 점점 소외받고 있다. 산업화, 기계화는 인간의 본성을 말살하고 있다. 인간은 그 자신이 주체가 아니라 하나의 부속품이 돼 간다. 곧 들이닥칠 인공지능 사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기도 싫다. 이기주의, 위선, 부도덕이 판을 치는 사회를 바로잡는 수단은 관심 밖으로 내팽개쳐진 인문학이다. 공동체 사회의 형성과 유지를 위해선 물에 빠진 인문학을 건져 올려야 한다. 책 읽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책을 많이 읽는 핀란드나 일본과 같은 나라의 도덕과 교양 수준이 높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 나라들의 범죄율은 아주 낮다. 일본과 범죄율을 비교하는 것조차 부끄럽다. 인구 10만명당 범죄 건수는 보통 우리가 일본의 4~5배다. 책의 위기는 곧 사회의 위기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는 인문학을 되살릴 수 없다. 읽지도 않는 책을 허위로 써 넣은 생활기록부에 점수를 주는 제도 아래에서는 희망이 없다. 공공도서관부터 늘려야 한다. 1개 도서관당 인구는 5만 9123명으로 독일의 5.7배나 된다. 범국민적인 독서 운동이나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필요하다. 2002년 문을 닫은 종로서적의 부활은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그곳은 정신을 살찌우는 공간이었다. 특히 문인들에겐 영혼의 요람이었다. 장석주 시인은 “내 영혼이 숙성된 곳, 정신적 부표가 된 장소”라고 했다. (원래의 창업주와 다툼은 있지만) 토론의 광장으로 만들고 책 팔아 돈 벌 생각이 없다는 새 주인의 생각도 가상하다. 구순 고령에 한두 주일에 영문서적 한 권을 읽는 노학자를 본 적이 있다. 우리가 진정 존경하고 본받아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그런 사람들이다.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서민의 겨울 보양식 ‘닭곰탕’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서민의 겨울 보양식 ‘닭곰탕’

    따끈한 닭곰탕은 삼복더위에 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더욱 잘 어울리는 보양식이다. 닭곰탕은 소고기 곰탕에 비해 값도 저렴하고, 집에서도 요리하기가 비교적 손쉬운 가정 메뉴다. 그 옛날 어머니들이 손맛을 자랑하며 식구들에게 특별식으로 내어놓던 추억의 음식이기도 하다. 레시피도 그리 복잡하지 않아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초보 주부나 모처럼 나서서 솜씨를 발휘하려는 아빠들의 실전메뉴로도 추천할 만하다. 먼저 생닭을 손질해서 삶은 후 물을 한 번 버려 기름기를 덜어낸다. 삶은 닭과 함께 파, 양파, 생강, 마늘 등을 넣고 잘 삶은 뒤 닭을 국물에서 건져 내어 잘게 찢어 소금, 후추 등으로 간을 한다. 닭 국물에 다시 닭살을 넣고 부추 등을 더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입맛대로 매콤한 다대기나 파, 후추 등 양념을 더해서 즐기면 된다. 닭곰탕은 여느 음식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대중식당 메뉴다. 1990년대 초 식당에서 2000원 했는데 지금도 6000~7000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어떤 탕 종류에도 지지 않는 맛을 자랑하는 닭곰탕을 내어놓는 집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닭곰탕 하면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곳이 있었는데, 1980년대 이름을 날리던 서울 중구청 인근 광희동에 있었던 ‘버드나무집’이다. 웬만한 사람은 다 알았었고, 젊은 시절에 꽤나 다녔던 추억의 집인데 아쉽게도 오래전에 없어졌다. 물론 지금도 주변 곳곳에 닭곰탕의 맛과 역사를 이어오는 명가들이 적지 않다. 남대문시장 갈치골목 초입에는 55년 된 원조 닭곰탕 전문 식당 ‘닭진미’가 있다. 옛날 ‘강원집’에서 이름을 바꿨다. 복잡한 시장통에 자리잡은 옛날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가게다. 주문을 하면 양푼냄비에 닭다리와 고기가 듬뿍 들어 있는 탕과 김치, 깍두기, 마늘이 나온다. 국물이 담백하고 개운하다. 고기를 찍어 먹는 양념장과의 궁합도 최고다. 시장상인과 고객들이 찾는 쉼터다. 마포 대흥동에는 ‘마포닭곰탕’이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기사식당이다. 원래 안주인이 시작했는데, 바깥주인도 외환위기 이후 모범택시를 그만두고 본격 영업에 나섰다. 프랜차이즈로 시작했지만 곧바로 독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맑은 국물에 닭고기를 푸짐하게 넣어 든든한 한 끼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다대기를 넣어 매콤하게 먹는 것도 별미다. 오래전부터 영업해 온 가게 건물이 헐리는 바람에 이곳으로 옮겼다. 기사식당이라는 이름대로 술은 팔지 않는다. 반입도 물론 못한다. 을지로 3~4가 사이 인현상가 앞에 자리잡은 ‘황평집’은 가게 모습대로 50년 역사를 자랑한다. 원래 주인부부가 황해도, 평안도 출신이어서 황평집이란 상호로 30년 가까이 경영하다 은퇴했고, 지금 주인이 이어받은 지도 20년이 됐다 한다. 담백한 국물, 쫄깃한 닭고기, 닭 껍질이 조화를 이룬다. 매콤한 닭 무침도 인기 있는 메뉴다. 점심때는 많이 기다려야 한다. 이 집에서 200m 떨어진 같은 인현동 골목 안쪽에는 ‘호반집’이 있다. 20여년을 해 온 전 주인으로부터 수년 전에 이어받아 총 30년 가까이 됐다. 커다란 대접에 깔끔한 국물과 닭고기를 듬뿍 넣어 준다. 쫄깃한 닭 껍질은 씹는 맛이 있다. 부추, 마늘, 다대기로 국물 맛을 내면 좋다. 요즘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그런지 손님이 줄었다는 주인들의 걱정이 많이 들린다. 푹 끓여 삶는 닭곰탕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말이다. 아무쪼록 닭요리의 진미를 이어온 많은 가게들이 힘을 내도록 성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글의 테마를 닭곰탕으로 선택해서 소개한다.
  • 스웨덴 왕비 “궁전에 유령 산다” 깜짝 발언 화제

    스웨덴 왕비 “궁전에 유령 산다” 깜짝 발언 화제

     스웨덴의 실비아(74) 왕비가 자신이 살고 있는 궁전에 ‘친절한’ 유령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비아 왕비는 최근 현지 SVT1방송이 스웨덴 왕실 드로트닝홀름 궁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도중 “이곳은 유서가 깊고 작은 친구들도 살고 있다. 바로 유령들 말이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비아 왕비는 “이들 유령이 모두 친절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비아 왕비는 “궁에 놀러 와서 어두운 곳에서 걷거나 해 보라”면서 “아주 재미있다. 깜짝 놀라는 일은 없다. 유령들은 상냥하다. 가끔은 내가 완전히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태생의 실비아 왕비는 칼 구스타프 16세(71) 현 스웨덴 국왕과 1972년 결혼해 슬하에 1남2녀를 뒀다. 실비아 왕비의 ‘궁궐 유령’ 발언이 담긴 STV1방송의 다큐멘터리는 오는 5일 방영된다. 유럽에서는 오래된 건물에서 유령이 출몰하고 있다는 괴담은 드물지 않다. 영국의 주요 관광명소이자 한때 감옥으로 사용됐던 런던 탑에서도 옛날 왕과 왕비의 유령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실비아 왕비가 머물고 있는 드로트닝홀름 궁전은 스웨덴 왕가가 1662년 스톡홀롬 교외에 건축한 여름별궁으로, 17세기 스웨덴의 부와 권력을 상징하던 건물이다. 프랑스 바로크 양식의 영향을 받아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과 비교되며 ‘북유럽의 베르사유’라고도 불린다. 수백 개의 방이 있는 거대한 궁전이지만 현재 관광객에는 일부만 공개하고 있다.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02kg 감량한 63세 여성이 알려주는 다이어트 비법

    102kg 감량한 63세 여성이 알려주는 다이어트 비법

    나이는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없다. 나이가 들어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체중을 감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습관과 생활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 미국에서 이를 입증하는 여성이 나타나 화제다. 4년 전, 다이앤 나일로(63)는 몸무게가 180kg이상 나가는 거구였다. 무거운 몸 때문에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자신이 원했던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비참하고 우울해 다이어트를 결심했고 수차례 체중 감량을 시도했지만, 그녀가 시도한 다이어트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절망에 빠져있던 순간 TV쇼 '캐슬'의 에피소드가 그녀에게 또 다른 시도를 해보라고 영감을 주었다. '캐슬'에 등장하는 검시관 중 한 명은 여주인공에게 "꿈을 좇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체를 가리키며 "저들 모두가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의 시간은 끝나버렸다. 그러나 너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충고했다. 그녀 역시 많은 꿈을 꿨고 이뤄지길 원했기에 그 대사는 가슴에 절절히 와 닿았다. 다음날 체중감량을 시작했는데 당시 그녀의 나이가 59세였다. 그리고 성공했고, 큰 성취와 만족감을 거뒀다. 해외 언론에 보도된 102kg 감량 비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만약 그녀가 할 수 있으면 당신도 할 수 있다. 작은 것부터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1. 생활양식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라 꼼짝 못하거나 넘어질 것처럼 불균형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진입로 위아래를 걸어 다니며 하루에 1만 걸음을 기록하기 전까지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9kg을 감량하고 나서는 동네 인근 지역으로 멀리 산책을 하거나 실내 자전거를 탔다. 지금은 조카와 6.43km의 코스를 하이킹하고, 자전거로 32~48km를 달린다. 2. 나를 응원해줄 동지를 만나라 22.6kg을 뺀 후, TOP(Taking Off Pounds Sensibly)라는 ‘동호회’에 가입했다. 이 동호회는 체중 감량과 관련해 서로 이해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매주 월요일 미팅을 통해 다른 멤버들로부터 격려와 지원을 받았고, 다이어트가 잘 지켜지지 않는 주말 동안 스스로를 억제할 수 있었다. 3. 새로운 음식을 먹되, 인스턴트 아닌 제대로 된 음식 먹어라 특히 생선을 어떻게 먹어야 좋은지 배웠고, 예전에는 신경쓰지 않았던 에어프라이어(기름기 없이 튀김요리를 만드는 기기)까지 장만했다. 식사를 덜하거나 거르기 보다는 더 많은 채소를 먹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줄였다. 한 번에 한 끼를 일관되게 먹는 것이 중요했다. 4. 포기하지 마라 피할 수 없는 정체기가 찾아왔을 때도 꾸준히 밀고 나간 덕분에 체중을 계속 감량할 수 있었다. 저울이 아래로 움직이는데 6~8주가 걸릴지 모른다 해도 그 시간동안, 몸에서 인치가 줄어드는 것을 지켜보았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