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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예매로 들떴던 충무로, 그때 군밤 냄새… 영화 같은 추억 속으로

    새벽 예매로 들떴던 충무로, 그때 군밤 냄새… 영화 같은 추억 속으로

    지난 1월 시작된 코로나19가 11월이 되도록 지속되는 상황에서 영화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었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4회 ‘추억의 극장가’ 편에 참여하기 위해 충무로역 1번 출구 앞에 모인 우리들은 눈앞의 대한극장을 바라보며 잠시 감회에 젖었다. 1958년 개관해 초대형 스크린에 ‘벤허’, ‘마지막 황제’ 등 대작을 상영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도 있을 테고, 2001년 11개 상영관의 멀티플렉스로 완전히 변신했을 때를 되돌아보는 이도 있을 터였다. 저마다의 나이에 따라 추억은 다르겠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기억은 바로 지난 11개월간의 일상일 것이다. 지난해 가을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하고 올 초에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감염병의 습격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바꿔 놨다.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 사람끼리 어떤 형태로든 접촉한다는 것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절이 오리라곤 상상도 못 했던 그때 영화관은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었고 오락 공간이었다. 돌아보면 어느새 전설처럼 그리운 시절이다. 어둡고 밀폐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앉아서 스크린 속의 이야기에 함께 빠져들며 같은 장면에서 소리 내어 함께 웃고 눈물 콧물 훌쩍거리며 함께 울기도 했던…. 가을이 깊어 가는 주말 우리는 충무로를 거쳐 을지로와 종로까지 한때 ‘서울의 10대 개봉관’으로 불렸던 극장들을 따라서 걸어 보기로 했다. 사라지고 변화되고 그나마 남아 있기도 한 그 모습들을 찾아서.먼저 서울미래유산 산업노동 분야에 선정된 ‘충무로 인쇄골목’을 따라 걷는 동안 오래되고 활력을 잃은 듯한 분위기에 마음이 착잡해졌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영화산업의 발전과 함께 영화 관련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형성된 충무로 인쇄골목은 이제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인쇄산업 메카로서의 빛을 잃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산업과 함께 발전해 온 흔적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었다. 특히 연말을 맞아 달력과 연하장, 다이어리 등을 진열해 놓은 가게 앞을 지날 때는 디지털 시대에도 인쇄물을 통해 시간을 관리하고 손글씨로 안부를 전하는 풍경이 사라지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정겹게 되돌아보며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만난 스카라극장 터. 지금은 아시아미디어타워 건물이 우뚝 솟아올라 있다. 1935년에 1000석이 넘는 규모로 세워져 국내 초창기 극장 건축의 역사를 간직해 온 까닭에 2005년 문화재 등록이 예고되자 건물주가 재산권 침해라며 철거를 해 버린 것이다. 급속한 사회 변화로 근현대 서울 시민의 모습이 담긴 문화유산이 덧없이 사라져 버린 생생한 현장이다. 1990년대 들어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생겨나면서 기존의 극장들이 복합상영관으로 변신해 갈 때도 스카라는 단관을 고수하며 국내 최대 스크린을 유지해 왔으나 반원형 현관 부분이 도로 쪽으로 튀어나온 독특한 모양새로 모더니즘 건축 양식의 전형을 70년 동안 보여 주던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다. 서울미래유산처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개별적 특성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보전 방식이 그때도 있었다면, 문화재나 문화 전반에 대한 인식이 그때도 지금처럼 높았다면…. 아쉬운 마음으로 대각선 방향의 명보극장으로 향하자 그나마 안심이 된다. 이제는 뮤지컬과 연극 등의 공연을 주로 하는 명보아트홀로 바뀌었지만 1957년 개관한 이래 스카라극장과 마주 보며 관객몰이를 했던 모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극장 앞 광장에 새겨진 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은 그 시절의 추억을 불러오고, 광장 한쪽의 이순신 장군 생가터 표지석은 충무로라는 도로명의 유래까지 알려 준다.하지만 을지로로 접어들어 국도극장 터에 이르자 또다시 진한 아쉬움이 밀려든다. 문화재로 등록될 기미가 보이자 극장주가 건물을 허물어 버린 것은 이곳이 스카라보다 먼저였으니 1936년에 동양풍을 가미한 아름다운 르네상스식 대리석 건물로 세워진 국도극장은 1999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국도호텔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충무로 인쇄골목을 지나오면서 1970년대 지어진 낡은 건물들 속의 인쇄 관련 업체들을 살펴봤고, 또한 1970년대에 완공된 세운상가 건물군을 지나쳐 온 까닭일까. 국도극장 터를 표시하는 기념 표석 앞에서 우리는 어느덧 1970년대를 추억하게 됐다. 지금과 같은 예매 시스템도 없이 단일 개봉관에서 신작 영화를 몇 달씩 상영했던 그 시절에는 이곳 국도극장에서도 아침부터 영화표를 예매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곤 했을 것이다. 서울미래유산으로도 선정된 ‘별들의 고향’, ‘바보들의 행진’, ‘영자의 전성시대’가 모두 이곳 국도극장에서 개봉됐으니 이른바 70년대 청년영화를 보기 위해 당시 을지로의 대표적인 극장이었던 이곳에 얼마나 많은 관객이 몰려들었을까.고도 성장기에 접어든 70년대 산업화의 역군들은 극장에서 한국 영화가 보여 주는 젊은이들의 욕망과 방황과 좌절에 공감하며 한편으로는 영화처럼 빛나는 삶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급격한 산업화의 그늘과 유신 시절의 억압을 잠시 잊은 채 함께 울고 웃던 사람들이 극장 밖으로 나서며 새로운 삶의 희망을 얻었듯 우리는 국도극장 터를 뒤로한 채 바로 앞 세운상가 3층 보행데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충무로와 나란히 종로로 이어지는 세운상가는 약 1㎞ 길이의 초대형 주상복합상가로 일제강점기에 전쟁을 대비해 비워 둔 공터 자리에 세워져 각종 전자제품을 취급하며 명성을 날렸으나 1990년대 용산전자상가가 생기고 강남이 부상하면서 급격히 침체에 빠졌다. 그래서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녹지축을 만들기 위한 시도도 있었으나 5년 전부터 서울시가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다시세운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오디오와 비디오, 컴퓨터, 불법 복제 등 세운상가를 통해 보급되고 발달한 다양한 ‘신기술’과 ‘신문화’는 종합예술로서의 영화 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다시 정비된 세운상가의 3층 보행데크를 걸으면서 한국 영화와 극장 건물에 대해 생각이 이어졌다. 이쪽은 기존의 제조 산업을 디지털 디바이스와 결합하고 우리가 지나온 인쇄골목 쪽 상가 구간은 인쇄산업과 크리에이티브 디자인을 결합해 4차 산업혁명의 거점으로 다시 살리겠다고 하니 철거 대신 선택한 존치 재생이 다른 여러 산업과 문화에도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싶었다. 청계천을 지나는 구간에서는 세운상가군이 자연스럽게 공중 보행교로 연결되고 있어서 잠시 청계천을 내려다보는 시간도 가져 봤다. 근대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복원한 지도 어느덧 15년. 산업화 시대를 지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는 진정한 현대화를 이뤄 가는 우리의 미래를 청계천 물길을 따라 상상해 본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종로와 만나는 세운상가 끝자락에서 다시세운광장 건설 때 발굴한 조선시대 중부관아 터 유적을 둘러보고 9층 옥상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종묘 숲을 보면서 서울이 얼마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인가를 실감했다. 옥상에서 사방으로 둘러보는 도심은 현대식 빌딩으로 가득하지만 바로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으니 다시 한번 개발과 보존에 관한 여러 생각이 교차한 순간이었다.다시세운옥상에서 서울의 기운을 가득 받아 안고 종로로 내려가서 서울극장 앞에 이르자 추억의 오징어구이와 군밤 냄새가 우리를 반겼다. 길 건너 단성사는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지만 새로 지은 빌딩의 이름 속에 흔적으로만 남았고, 피카디리극장도 광장의 핸드프린팅마저 지하로 내려가 옛 모습이 아니었지만 영화관으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다 하고 있다. 1960년대의 세기극장을 인수해 1979년 서울극장으로 개관한 이후 증축을 거듭하며 일찌감치 복합상영관 시대를 열었던 서울극장은 종로와 충무로 일대 영화의 역사를 대변하는 극장으로서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마지막으로 우리가 찾은 허리우드극장 역시 서울미래유산인데, 1969년 낙원상가 건립과 동시에 개관했던 모습 그대로 이제는 노년층을 위한 실버 극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사회적 기업 방식으로 특화돼 어르신들을 위한 영화를 저렴한 관람료로 상영하는 그곳에는 모처럼 만나는 옛 영화들이 알록달록한 포스터로 가득했다. 그 어떤 새로운 것도 언젠가는 낡은 게 된다. 코로나19에 저당 잡힌 이 시대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 것이다.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추억의 극장가를 걸어온 끝에 우리에게 다가온 화두는 결국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였다. 글·해설 고은주 소설가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5회 경의선 숲길 걷기 ●출발 일시 11월 14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호빵 입고, 골뱅이 마시는… 유통업계 이색 협업 열풍

    호빵 입고, 골뱅이 마시는… 유통업계 이색 협업 열풍

    “호빵을 입고, 골뱅이를 마신다.” 패션과 식품, 생활용품 등 서로 연관이 적은 브랜드와 제품을 엮어 색다른 상품으로 탄생시키는 ‘이색 컬래버레이션’ 열풍이 불고 있다. 상품이 주는 재미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펀슈머’ 성향이 강한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는 마케팅으로 기업들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이다. 코오롱FnC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하이드아웃’은 SPC삼립의 겨울 대표 간식 ‘삼립호빵’과 협업한 겨울 외투 ‘삼립호빵 플리스’와 ‘호빵 쿠션’을 9일 출시했다. 호빵과 겨울, 그리고 외투에서 연상되는 ‘따뜻함’을 매개로 새로운 상품을 각각 선보인 것이다. 특히 호빵 쿠션은 하얀 호빵의 외관을 똑같이 묘사해 마치 호빵을 든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재미를 주었다.앞서 지난 4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골뱅이 가공캔 브랜드 유동골뱅이와 손잡고 수제 맥주 ‘유동골뱅이맥주’를 출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주목을 받았다. 골뱅이무침이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은 점에 착안해 ‘푸드 페어링’(술과 음식의 궁합) 콘셉트를 상품에 녹인 것이다. GS25는 1985년 출시된 진주햄의 어육소시지 브랜드인 ‘천하장사’의 캐릭터와 브랜드 정체성을 동화약품의 생생톤, 롯데제과 에너지바와 결합한 제품을 내놓았다. 애경산업은 곰표 밀가루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협업해 각각 ‘2080 뉴샤이닝화이트치약’과 ‘2080 호치치약’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브랜드가 협업해 새 상품을 내놓는 ‘컬래버 마케팅’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이뤄졌던 일이다. 하지만 최근의 ‘컬래버 마케팅’에선 이종 산업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소비자들에게 친근함과 웃음을 주는 포인트가 있다는 점이 예전과 다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심화되면서 ‘재밌는 소비’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이로부터 위안을 얻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업들도 뻔한 마케팅보다는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소재의 마케팅을 기획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LG전자, 신제품 ‘트롬 스타일러’ 체험단 5인 모집

    LG전자, 신제품 ‘트롬 스타일러’ 체험단 5인 모집

    LG전자는 네이버 대표 커뮤니티 ‘레몬테라스’를 통해 오는 15일까지 신제품 ‘LG 트롬 스타일러 블랙에디션2’ 및 ‘LG 오브제컬렉션 스타일러’ 체험단을 모집한다.체험단 신청은 커뮤니티에 게재된 체험단 모집글을 개인 블로그 및 SNS 등에 공유한 후 신청서 양식에 맞춰 공유한 URL과 함께 개인 정보를 입력한 뒤 제출하면 된다. 체험단 당첨자는 추첨을 통해 총 5명이 선발되며, 12월부터 약 2개월간 새로워진 LG 트롬 스타일러 블랙에디션2 또는 LG 오브제컬렉션 스타일러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총 7건의 후기 포스팅 미션이 주어진다. 또 추첨을 통해 선정된 2등 당첨자(3명)에게는 ‘LG 톤 프리 무선 이어폰’, 참가상 당첨자(30명)에게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모바일 상품권’을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신제품 LG 트롬 스타일러는 스타일러 최고급 모델인 블랙에디션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상의 5벌과 바지 1벌을 포함해 최대 6벌까지 의류 관리가 가능하다.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 품목 중 하나인 LG 오브제컬렉션 스타일러는 자연을 닮아 차분한 느낌의 ‘미스트 그린’, 공간에 은은하게 어우러지는 ‘미스트 베이지’ 2종 색상으로 첫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신제품에는 LG전자의 특허 기술인 무빙행어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무빙행어 플러스’를 적용, 무빙행어 플러스가 분당 최대 200회 옷을 흔들어 바람으로 털기 힘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데 탁월하다. 또 롱코트 등 길이가 긴 옷을 감안해 옷걸이 거치대를 이전 모델 대비 최대 2.5㎝ 높이고, 무거운 옷을 걸기 쉽도록 옆에서 안쪽 방향으로 걸 수 있게 바꿨다. 뿐만 아니라 물을 끓여 만드는 트루스팀을 의류에 분사해 탈취, 살균해 주어 옷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 게다가 바지 관리기에 ‘바지 필름’을 새롭게 추가해 밀착력을 높여 더욱 정교하고 편리하게 바지 주름선 관리가 가능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LG 트롬 스타일러 블랙에디션2와 LG 오브제컬렉션 스타일러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이번 체험단을 모집하게 됐다”라며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스타일러의 우수성을 직접 경험해보고, 사용을 일상화하면서 옷 관리는 물론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인구 서울시의원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생태환경교육 위해 교육청 적극 나서야”

    황인구 서울시의원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생태환경교육 위해 교육청 적극 나서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황인구 의원(강동4, 더불어민주당)이 6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생태환경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학교 환경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생태환경교육은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의 공존, 지속가능성을 위한 행동양식의 변화 등을 추구하는 범교과교육의 일환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진보된 형태의 환경교육이다. 황 의원은 강연흥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과의 질의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함양을 추구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에 대해 매우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교과교육의 틀 안에서 일정 부분 편입되어 적극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어 황 의원은 “기후환경에 대응하는 교육계의 노력이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서 실천적인 단계로 가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본 의원도 기후변화 나아가 환경재난 시대에 미래 세대의 건강권 보호나 지구공동체의 생존의 문제를 다루는 환경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환경교육 진흥 조례’ 전부 개정과 환경교육기금 조성 추진 등을 포함하여 여러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연흥 교육정책국장은 “현재 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 지정된 환경교과의 선택률을 제고하고, 정규 교과 과정과 연계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황 의원은 “코로나19로 감염병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 등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전반에 대해 우리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교육을 책임지는 서울시교육청이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생태환경교육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서울시의회는 이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황 의원은 ‘서울특별시교육청 도농교육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제정을 통한 교육·학예분야의 도농교류 활성화, 안전한 학교급식 구현을 위한 Non-GMO 식재료 확대 등을 통해 생태환경교육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의정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매시장 유통 부적합 양식수산물 적발

    도매시장 유통 부적합 양식수산물 적발

    도매시장에서 흔히 유통되는 양식수산물 가운데 동물용의약품 잔류기준을 초과한 수산물들이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양식수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가을철을 맞아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양식수산물 310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조피볼락, 뱀장어, 농어에서 향균제가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조피볼락은 검사 대상 61건 중에 2건에서 부적합 항목인 트리메토프림, 플로르페니콜이 2배 이상 검출됐다. 뱀장어와 농어에서는 각각 28건과 8건을 검사한 결과 1건씩 기준치를 초과한 옥소린산이나 엔로플록사신이 나왔다. 이번에 검출된 동물용의약품은 어류의 세균성 질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허가된 항균제들이다. 해당 양식장에 대해서는 안전성 조사를 실시하고 과태료 부과 및 고발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식약처는 “양식수산물의 소비가 증가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양식 수산물의 동물용의약품 사용량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식품안전과 관련한 위법 행위나 불량식품은 1399로 신고하면 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석굴암 전문가 성낙주 소장 별세

    석굴암 전문가 성낙주 소장 별세

    석굴암 전문가인 성낙주 석굴암미학연구소장이 5일 오전 별세했다. 66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하계동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국어 교사이자 소설가, 재야사학자인 고인은 25년 동안 석굴암을 주로 연구했다. 수백 번 산을 오르내리며 주지의 허락을 얻어 석굴암에서 잠을 청한 적도 여러 차례였을 정도로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굴암의 미학을 소설, 논문, 단행본 등 다양한 형태로 풀어냈다. ‘20세기 초 사진 텍스트 분석을 통한 석굴암 건축구조 해석’, ‘에밀레종 전설 연구사 비판’, ‘신라종 양식의 기호학적 해석’ 등 논문을 냈다. 저서로는 ‘왕은 없다’, ‘차크라바르틴’, ‘문화전사 유홍준의 미덕과 해악’, ‘석굴암을 위한 변명’,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 ‘아수라의 눈물’, ‘시간 위에 지은 집’, ‘에밀레종의 비밀’, ‘석굴암 백년의 빛’, ‘석굴암, 법정에 서다’가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변혜원 씨와 아들 성시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원자력병원장례식장 2층 2호실이다. 발인은 8일 오전 7시 30분,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차산리 선산이다. 02) 970-1542.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갤러리, 미술계 이끌어갈 전시지원 작가 공모

    서울갤러리, 미술계 이끌어갈 전시지원 작가 공모

    서울신문이 미술문화 발전과 문화예술 창달을 위해 운영하는 서울갤러리가 전시 작가를 공모한다. 본 공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술인을 지원하고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 한국미술협회가 후원하고 서울신문·서울갤러리가 주최한다. 대한민국 국적의 국내 활동 작가는 평면예술 분야로 응모할 수 있으며 오는 15일 자정까지 이메일(gallery@seoul.co.kr)로 접수하면 된다. 선정작가는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1층 로비 특별전시장 전시 및 온라인 서울신문, 서울갤러리에 작가 소개, SNS 홍보, 옥외전광판 표출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 제출서류는 소정 양식의 공모지원서와 최근 3년 이내 작업물로, 전시 가능한 작품 파일 5점 내외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된다. 이번 공모는 서울신문이 한국예총과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술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전시와 관련하여 일체의 비용을 받지 않으며 작품판매시 별도의 판매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www.seoulgallery.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꾸 다른 음식 당기‘뇌’…음악 듣다 소름 돋‘뇌’…너, 알다가도 모르겠‘뇌’

    자꾸 다른 음식 당기‘뇌’…음악 듣다 소름 돋‘뇌’…너, 알다가도 모르겠‘뇌’

    무게 1.4~1.6㎏, 부피 1300~1500㎖의 신체기관. 포도당의 75%, 심장에서 보내지는 산소의 15%를 소비하는 기관. 바로 ‘뇌’다. 뇌는 척수와 함께 생명체의 모든 신경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다. 인간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사고, 감정, 기억, 인식, 마음 같은 작용 대부분이 뇌 없이는 결코 일어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뇌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20년 동안 뇌와 관련한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뇌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뇌는 소우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간이 보이는 독특한 행동양식들이 뇌의 특정 작용 때문이라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부, 심리·뇌과학과, 신경과학연구소, 미네소타대 신경과학부 공동연구팀은 똑같은 선택지라도 상황에 따라 음식의 선호도를 달라지게 만드는 뇌 부위를 발견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1월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리 안쪽에 발판을 밟으면 생수나 설탕물이 나오는 장치를 설치하고 생쥐에게 각각의 용액이 나오는 곳을 기억하도록 훈련시켰다. 그다음 물을 주지 않아 갈증을 느끼도록 만든 뒤 어떤 선택을 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생쥐 대부분이 갈증을 느낄 때는 설탕물보다는 생수를 선택했으며 이후 갈증이 해결된 뒤에는 생수가 아닌 설탕물을 마시는 것이 확인됐다.연구팀은 뇌파 분석을 통해 음식 선택을 할 때는 보상과 관련된 전뇌의 ‘배쪽창백핵’이라는 부위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와 딱딱하고 오래된 빵을 놔뒀을 때 생쥐들은 대부분 초콜릿 케이크를 선택하지만 배쪽창백핵을 자극할 경우 케이크보다 딱딱하고 오래된 빵을 선택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신경과학자 패트리샤 자낙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어떤 것을 먹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데 작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독 증상이나 지나친 의사결정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을 들었을 때 ‘소름 끼친다’라거나 ‘전율을 느꼈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이는 음악이 인류의 시작과 함께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유와 음악을 들을 때 희열을 느끼는 이유는 오랫동안 과학계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프랑스 부르고뉴 프랑슈콩테대 통합임상신경과학연구실, 브장송대 메디컬센터 신경이미지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뇌파측정(EEG)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서 전율을 느끼는 것은 뇌의 보상 체계, 감정 처리와 관련된 ‘안와전두피질’, 신체 움직임에 관여하는 중뇌의 ‘운동보조영역’, 청각정보 처리에 관여하는 ‘우측 측두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나는 신체 반응이라고 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신경과학’ 11월 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음악을 좋아해 악기를 한두 개 정도 다룰 수 있으며 음악을 즐겨 듣는 18~73세의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한 남녀 18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면서 전율을 느낀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음악 90곡 중 하이라이트만 모아 15분짜리 음악으로 편집해 들려주면서 고밀도 뇌파를 측정했다. 또 참가자들에게 음악을 들으면서 즐거움을 느낀 정도와 전율을 느끼는 순간을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전체적으로 305번의 전율을 느꼈으며, 전율의 지속 시간은 평균 8.75초가량인 것으로 보고됐다. 전율을 느꼈다고 보고할 당시 뇌파 측정 결과를 보면 뇌의 다양한 영역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며 뇌의 활동이 갑작스럽게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에리 뮐린 브장송대 메디컬센터 교수는 “음악을 들을 때 감동과 함께 전율을 느끼는 것은 민감한 청각 기능과 함께 다음에 무슨 선율이 나올 것인가를 기대하고 예측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불문학 120권 번역한 김화영 교수 “아무 것도 안할 때가 제일 행복”

    불문학 120권 번역한 김화영 교수 “아무 것도 안할 때가 제일 행복”

    까딱 잘못 하면 눈으로만 읽게 된다.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를 수 차례 반복해도 문장의 뜻을 알까 말까다. 알베르 카뮈를 글의 세계로 인도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 장 그르니에(1898~1971)의 에세이 ‘섬’. 1980년 첫 초역 출간돼 10만 부(추정) 이상 팔린 책이 40년 만에 새 번역으로 다시 나왔다. 그때 번역한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 다니던 30대 젊은 교수는 이제 70대가 됐다.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본인도 어렵다는 책을 다시 내놓고 싱글싱글 즐거워하는 기색이었다. “나도 모든 문장을 다 100% 이해하며 번역하는 게 아니에요. 이러리라고 짐작하는 거지.” ‘섬’을 읽으며 헤맸을 법한 독자에겐 ‘안심되는’ 고백이다. 그는 “전엔 살짝살짝 고쳐서 독자한테 친절하게 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글이 가지고 있는 맛은 변질된다”면서 ‘떠먹여주는 번역’은 지양하고, 그르니에 특유의 금욕적이고 비밀스러운 문장을 그대로 살리려 노력했다. “40년 세월 동안 독자도 더 현명해졌으리라고 가정하는 거죠.” 그르니에게 한국에 소개되기까지는, 그르니에와 까뮈 같던 평생의 사제 관계 덕이 컸다. “출판사 다섯 군데서 퇴짜를 놨는데, 그 때 마침 고등학교(경기고) 은사셨던 이어령 선생님이 나한테 ‘문학사상’ 편집위원을 하래요. 그 때, 그르니에의 ‘공의 매혹’, 바슐라르의 ‘수련’을 번역해 잡지에 소개했는데 독자들이 반응했어요.” 이를 보고 대학 선배이기도 한 박맹호 민음사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번 가지고 왔던 그 원고가 ‘문학사상’에 실은 그 사람 글이오? 빨리 가져와요.”(180쪽)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카뮈가 ‘아무런 회한도 없이, 처음으로 이 ‘섬’을 펼쳐 보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 한다’(15쪽)는 책, 젊은 김 교수를 매혹시켰던 그르니에의 문장은 다시 봐도 매력적이다. 세상사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사이의 골목길을 요리조리 헤쳐나가듯” 이야기하는 게 그의 글이다. “말이 섬 같아요. 한 문장이 섬이고 그 사이 바다가 있어요. 말하는 것을 통해서 말하지 않는 것을 더 많이 말하는, 그런 책이에요.” 가령 ‘말 없이 어떤 풍경을 고즈넉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욕망은 입을 다물어버린다. 공의 자리에 즉시 충만이 들어앉는다.’(29쪽, ‘공의 매혹’) 같은 문장들이 그렇다. 이런 그르니에를 두고 김 교수는 ‘견고한 통나무나 대리석을 더 이상 깎을 수 없을 때까지 깎아 내어 진면목을 찾아내는 조각가’(176~177쪽)라고 평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책을 ‘덜 친절하게’ 번역한 교수의 생각이 궁금했다. “어차피 안 읽을 사람은 안 읽을 것”이라고 말문을 연 그에게서 달라진 세태에 대한 진단이 이어졌다. “모두가 대학에 가는 시대가 되면서,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래를 위해서 대학에 가요. 대학에서는 진리가 아니라 공평함을 배우죠. 쟤보다 내가 몇 점 떨어지는지가 중요하니까, 사지선다형 밖에 안해요.” 그의 말에 따르면 객관식으로 평가 받는 세대는 짧은 요약본 위주의 정보 외에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문학은 요즘 세태에 적극적으로 반하는 텍스트 양식이다. “스토리뿐 아니라 글 쓰는 방식, 전체 구조, 동원된 문장의 배열 방식이 곧 문학이에요. 아닌게 아니라 대입 시험 때문에 모든 걸 요약해놨는데, 요약본을 봤다고 해서 ‘마담 보바리’를 읽은 게 아니잖아요.” 스토리를 꿰고 나면 끝나는 문학이 아닌, 40년 만에 다시 읽어도 새로운 책이 그가 말하는 진정한 문학이다. 파트릭 모디아노,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등 수많은 프랑스 문호들의 책 120여권을 번역했지만, 김 교수는 ‘프로 번역가’ 라는 말 대신 ‘책을 선택하는 사람’ 이길 원한다. 번역으로 밥 벌어 먹지 않고, 본인이 소개하고 싶은 책만 번역했기 때문이다. 평생 해왔던 강의와 연구, 번역과 시작(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중 무얼 할 때가 가장 행복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아무것도 안 할 때가 제일 행복하죠.(웃음) 그냥 바깥을 내다 보고 있을 때, 세상이 내 속으로 흘러 드는 것 같을 때…. 그러다 그 생각이 원고지로 옮겨질 때가 좋고, 너무 심심하면 번역도 해요.” 그가 생각하는 번역 일의 좋은 점은 딴 짓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번역 일은 내 생각이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이 생각을 해둔 거예요. 그런 건 다른 일 하다가 다시 봐도 돼요. 내 글은 매달려야 하니까 그렇게 할 수가 없죠.” ‘굉장히 기분파’인 교수는 번역을 하다가도 따분하면 놔두고 다른 글도 쓰고 시도 쓴단다. “계획은 없어요. 그 때 그 때 기분 좋은 것만 하는 거죠. 내가 나를 아니까 가만 놀지는 않을 거고, 뭔가 하고 싶은 게 있겠지…” 그런 그는 그날도 모디아노의 소설 ‘잠자는 추억’의 원고를 막 출판사에 넘기고 나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금융사 1회 방문으로 퇴직연금 이전한다

    내년 1월부터 금융사를 한 번만 방문하면 퇴직연금을 이전할 수 있다. 제출서류도 최대 7개에서 1~2개로 크게 줄어든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내용의 ‘퇴직연금 이전 절차 간소화 방안’을 2일 발표했다. 기존엔 거래하던 금융사와 옮길 금융사를 모두 방문해야 했다. 적어도 두 번은 금융사를 들러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업이 퇴직연금을 옮기는 금융사에 이미 계좌를 보유한 경우 기존 거래하던 금융사를 한 번만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제도 개선안은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완료한 이후인 내년 1월 중으로 시행된다. 아울러 이전 신청서 서식도 표준화돼 모든 금융사가 같은 양식을 사용한다. 신청 구비서류는 확정급여형(DB)이 1개, 확정기여형(DC)·기업형 개인퇴직연금(IRP)은 2개로 줄어든다. 다만 이전 간소화 절차는 같은 퇴직연금 제도 간 이동에만 적용된다. 금감원은 DC형에서 DB형으로 이전하는 때도 간소화 절차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연금저축 계좌에 한해 적용했던 이전 절차 간소화를 개인형 IRP 간 이동, 개인형 IRP와 연금저축 간 이동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DB형에서의 이전, DC형에서의 이전, 기업형 IRP에서의 이전은 여전히 금융사를 여러 번 방문해야 했다. 또 금융사별 신청 서식과 구비 서류가 다르고, 수정·보완 요구 등으로 이전이 늦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퇴직연금 이전은 8만 8171건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이전 절차 간소화로 기업과 근로자가 수익률 비교 등을 거쳐 거래하고자 하는 금융사로 퇴직연금을 이전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정치아카데미 4강개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정치아카데미 4강개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정치아카데미교육원(원장 박옥분 의원) 4번째 강좌가 2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1층)에서 열렸다. 이날 강좌는 정재원 교수(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가 강사로 나서 ‘의원에게 필요한 성인지 감수성이란?’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이어나갔다. 정재원 교수는 여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 진흥원 교수를 역임하는 등 양성평등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로 활동해 오고 있다. 정재원 교수는 성 인지적 관점에 대해 “여성과 남성은 다른 이해나 요구를 가지고 있다”면서 “특정 개념이 특정 성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지, 성역할 고정관념이 개입되어 있는지 아닌지를 검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차이는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지 못하고 여성 또는 여성적인 것은 남성 또는 남성적인 것에 비해 낮은 가치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또한 “여성과 남성은 서로 다른 욕구와 이해, 생각과 행동양식을 가지게 되고 여성이 나타내는 성별고정관념 하에서 남성적 특성이나 남성이 나타내는 성별고정관념 하에서의 여성적 특성은 부정적으로 평가되어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성 인지 정책에 대해 “성별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별을 고려하지 않거나 고정관념이 반영되게 되면 성역할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정재원 교수는“모든 정책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혜택을 줄 것이라는 통념을 비판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면서“(정책이 결정되고 시행됨에 있어 사전에)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 사회적 지위 등에 미치는 요인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성차별을 사전에 방지하고 정책에 성평등을 담보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아카데미 5강은 3일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육성철 청와대 행정관을 초청해 “인권, 다양한 관점으로 톺아보기” 주제로 강의를 이어나가며 2020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정치아카데미 교육을 마무리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용산기지 내 미군병원, 공공의료 지원시설로 활용하자

    지난 해 용산기지 버스투어가 시작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용산공원 부지 내 미군 장교숙소가 개방됐다. 1904년 일본 군용지로 강제 수용된 용산기지는 이렇게 115년 만에 외국군대 주둔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의 품으로 한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미군 장교숙소 개방과 함께 국제공모 당선 용산공원 설계안도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설계안은 용산공원 부지의 83.0%를 녹지로, 6.5%는 호수로 조성하는 계획이다. 또한 역사의 기록을 위해 용산기지 내 건물 975동 중 한미연합사, 78연대 연병장 건물 등 상징적인 군사시설과 일본과 서양의 근대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81동을 존치(841동 해체, 53동 보류)하는 안이다. 지난 해 용산기지 버스투어에 참여한 2천명 이상의 국민이 서울 도심 한가운데 감춰진 넓은 녹지공간을 보고 놀랐다. 또한 미군과 일본군이 사용한 시설과 그 사이에 방치돼 있는 우리의 문화재를 보며 역사의 아픔을 실감했다. 설계안은 이런 정서를 지역과 자연, 역사와 문화의 치유라는 개념으로 녹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로 보면 6.25때 멸실된 일본 총독관저 터에 지어진 미군병원인 121병원을 해체하고 총독관저 터를 복원하는 것은 비극을 통한 치유, 카타르시스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필자는 설계안과 달리 121병원을 존치해 공공의료 지원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지역과 자연, 역사와 문화의 치유 뿐 아니라 신체와 정신의 치유까지 포괄하는 것이다. 시민의 건강증진과 공원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공원의 생태적 기능, 여가공간 제공 기능을 우선시하면서 건강증진 수요에 대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러나 앞으로 시민의 건강증진이 공원의 역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은 자명하다. 121병원은 지난 해 9월까지 운영되던 병원이다. 군 병원시설을 건강센터로 활용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공원의 사례와 비교·검토해 봐야 한다. 프레시디오 공원은 1846년부터 148년간 미군 훈련시설로 사용되다 1994년 시민에게 환원되어 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고 박원순 시장이 올해 1월 용산공원 조성방안을 모색하고자 방문하기도 했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민에 의해 국민의 꿈과 희망이 반영되는 공원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내년에 국민 권고안을 마련한다고 하니 더 많은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서 용산공원의 청사진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드래곤힐호텔 이전은 온전한 용산공원 조성을 위한 선결과제다. 국가공원 내에 미군 전용 호텔을 운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용산공원 조성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됐다. 관계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온라인 가상 전시로 즐기는 전국 맛집…‘2020 코리아 먹켓 페스타’ 개막

    온라인 가상 전시로 즐기는 전국 맛집…‘2020 코리아 먹켓 페스타’ 개막

    ‘2020 코리아 먹켓 페스타’가 2일 개막해 오는 30일까지 29일간 외식업계 최초 비대면 가상박람회로 개최된다. 코리아 먹켓 페스타는 먹(Muk)+마켓(Market)+축제(Festa)의 합성어로 맛을 쇼핑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의미하며, 나아가 전국에 있는 음식점을 소개해줌으로써 외식업계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박람회이다. 코리아 먹켓 페스타 조직위원회 주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사)한국외식산업협회에서 주관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는 금번 행사는 지난해 1회 행사에 이어 2회 행사로 마련됐다. 올해에는 비대면 가상박람회 형태로 진행되며, 온라인 가상 전시임에도 ‘가상의 전시관’을 통해 24시간 내내 이용자들이 진짜로 행사장을 누비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관은 엄선한 52개 업체의 독립 부스와 코로나19 시대 감염병에 취약한 우리 식사문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전국 ‘안심식당’ 정보와 ‘식사문화 개선 맞춤형 식기 상품 및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작을 알려주는 특별 부스로 구성됐다. 한식부터 중식, 일식, 양식, 베이커리를 아우르는 각 업체의 독립 부스에서는 평소 음식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맛집들의 숨은 이야기와 주방의 조리 모습, 대표자의 경영 철학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행사기간 동안 박람회 참가자들을 위한 온라인 이벤트와 오프라인 프로모션이 다채롭게 마련됐다. ‘먹켓 ONE PICK을 찾아라!’ 인증 사진 이벤트는 마음에 드는 부스를 촬영하고 SNS에 인증하는 이벤트로, 추첨을 통해 온누리 온라인 상품권 1만원 권(100명)을 증정한다. 업체별 콘텐츠 확인 후 별점을 부여하는 ‘내 마음의 별로’ 이벤트를 통해서도 온누리 온라인 상품권 1만원 권을 100명에게 증정한다. 참여업체 중 별점 평가가 가장 좋은 3개 업체를 선정하는 경연대회 ‘2020 먹켓 부스 선발대회’를 통해서는 농협 상품권 30만 원을 증정한다. 이벤트 관련 자세한 내용은 코리아 먹켓 페스타 공식홈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먹켓 페스타 참여 업체를 방문 시, 박람회 별점 평가를 진행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행사 관계자는 “온라인 가상 전시관 운영으로 외식산업의 활성화와 이해, 접근성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눈과 귀로 맛보고 스토리를 음미하는 11월의 주요 행사인 2020 코리아 먹켓 페스타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작다고 무시 마라, 쌈 싸고 버무리면 무시무시 밥도둑

    작다고 무시 마라, 쌈 싸고 버무리면 무시무시 밥도둑

    ‘신이 내린 완전식품’, ‘칼슘의 왕’. 멸치에 따라붙는 단골 수식어다. 멸치는 뼈째로 먹을 수 있어 한 마리에 들어 있는 모든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른멸치, 젓갈, 횟감 등 다양한 요리로 일년 내내 식단에 올라 국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우유의 5배 칼슘… 영양분은 천하장사 멸치는 많게는 수억 마리씩 떼 지어 바닷속을 다닌다. 수산 통계에 따르면 멸치는 우리나라에서 어획량이 가장 많은 어종으로 한 해 20만~25만여t이 잡힌다. 멸치 대표어장은 남해였으나 환경 변화로 서·동해안에서도 많이 잡힌다.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는 멸치는 여러 수산생물의 주요한 먹이자원이라 바다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도 중요한 해양생물이다. 식품 영양에 관한 각종 연구·분석 자료에 따르면 멸치에는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듬뿍 들어 있다. 특히 어패류 가운데 칼슘이 가장 많다. 100g당 칼슘 함량이 509㎎으로 같은 양의 우유보다 5배쯤 많다. 단백질 합성과 성장촉진, 에너지 생산 등을 조절하는 핵산도 풍부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치매와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타우린도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정상 혈압 유지, 동맥경화 예방 등에 좋다.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가 각각 9.2%와 14.1% 들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와 기억력 향상 효과도 있다. 항암작용 효과가 있는 니아신 등 다양한 필수 영양분이 고루 들어 있는 건강식품이다. 멸치는 크기에 따라 5단계로 나눈다. 7.7㎝가 넘는 큰 멸치는 ‘대멸’로 국물 우리는 데 주로 쓴다. 쓴맛이 나지 않도록 내장을 제거한 뒤 프라이팬에 가볍게 볶아 비린내를 없앤 다음 양파껍질, 파뿌리, 무, 다시마 등과 함께 넣고 끓이면 시원하고 담백한 멸치국물(육수)이 된다. 4.6~7.6㎝ 크기는 ‘중멸’로 고추장 볶음용이나 안주, 조림용 등으로 사용된다. 중멸 마른 멸치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간편한 술안주나 밥반찬이 된다. 3.1~4.5㎝ 사이 멸치는 ‘소멸’로 볶음용과 무침용으로 많이 쓴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소멸치를 넣어 볶은 뒤 살짝 데친 꽈리고추를 넣어 양념과 함께 버무리면 맛있고 영양이 듬뿍 든 꽈리고추볶음이 만들어진다. 멸치에 부족한 비타민A를 꽈리고추가 보충한다. 1.5~3㎝의 멸치는 ‘자멸’로 볶음용으로 가장 선호한다. 자멸치에 식용유, 양념, 아몬드 등을 넣고 볶아서 만드는 아몬드멸치볶음은 견과류에 포함된 비타민E와 멸치의 칼슘이 어우러져 아이들에게 좋은 영양식이다. 1.5㎝ 이하로 가장 작은 멸치는 ‘세멸’로 볶음이나 비빔밥, 주먹밥, 이유식을 만드는 데 쓴다. 멸치는 서양에서 안초비(anchovy)라고 부르며 주로 소금에 절여 살만 발라 병조림 등으로 가공해 이용한다.●남해 죽방렴… 부산 기장, 조류따라 그물망 멸치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연안 회유성 어종이다. 남해안 바깥 해역에서 겨울을 지내고 3~4월 남해안 연안으로 회유한 뒤 알을 낳는다. 봄~여름(4~8월)에 산란한 어미멸치는 동해안과 서해안으로 이동해 성장한다. 암컷 멸치 한 마리가 여러 번에 걸쳐 모두 1700개에서 많게는 1만 6000개쯤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통영은 멸치 조업·생산 중심지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멸치권현망수협이 있다. 권현망은 여러 척이 선단을 이뤄 그물을 끌어 고기를 가둬 잡는 방식이다. 업계는 우리나라 멸치 총어획량의 60% 안팎이 권현망으로 잡히는 것으로 추산한다. 멸치는 성질이 급하고 지방이 많아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고 부패해 잡는 즉시 삶아서 말리거나 급냉동한다. 수로가 좁아 물살이 빠른 남해군 삼동면 지족해협에서는 전통방식인 ‘죽방렴’(竹防簾)으로 멸치잡이를 한다. 죽방렴은 갯벌에 참나무 말목 수백 개를 박고 대나무로 만든 그물을 물살 반대방향으로 V자 모양으로 놓은 원시어장이다. 모든 작업을 손으로 해 어획량이 적은 데다 몸통에 상처가 거의 생기지 않아 신선도를 유지해 가격이 비싸다. 국가중요어업유산, 문화재청 명승 71호, 국가무형문화재 등으로 지정돼 있다. 젓갈용 멸치와 생멸치 요리가 유명한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는 주로 그물을 바닷물의 흐름에 따라 떠다니게 해 고기가 걸리도록 하는 유자망 방식으로 잡는다. 전남 완도군 주변 연안에서는 그물을 고정해 이동하는 멸치떼를 가두는 낭자망 멸치잡이가 유명하다. 권중원 통영 멸치권현망수협 지도과장은 “우리나라 멸치잡이는 어획 방식과 유통경로 등이 다양해 실제 어획량은 통계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은근한 단맛 ‘최상품’… 짠맛 강한 건 하품 멸치의 대표 요리는 생멸치쌈밥과 회무침이다. 남해군, 기장군, 통영시 등 멸치를 잡는 바다 주변의 음식점에 가면 제맛을 볼 수 있다. 남해 미조면과 기장군 대변항에서는 봄마다 멸치축제도 연다. 특히 봄철 대멸치로 요리한 생멸치쌈밥과 생멸치회무침을 한번 맛본 사람은 그맛을 못 잊는다. 음식점 주인들은 “급냉동한 생멸치로 일년 내내 요리를 만들지만 생멸치로 만든 요리보다 맛이 덜하다”고 설명했다.남해군 삼동면에서 멸치요리 음식점 어부림을 15년째 운영하는 문복임(58·여)씨는 “멸치조림은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으로 멸치 비린내를 잡고 멸치액젓과 마늘쫑 등을 넣어 만든다”고 소개한다. 문씨는 “신선한 큰 멸치를 소주로 살짝 씻어 손질한 다음 직접 만든 멸치액젓과 각종 과일 등으로 100일 넘게 숙성시켜 만든 초장으로 양파, 양배추 등과 버무린 멸치회 무침은 손님들이 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큰 멸치는 주로 2~6월에, 작은 멸치는 9~10월에 많이 잡힌다. 봄 멸치로 담근 젓갈은 액젓, 가을멸치로 담근 젓갈은 육젓으로 이용한다. 멸치 육질을 모두 걸러 낸 게 액젓이다. 젓갈은 붉은 빛깔이 돌면서 구수한 향이 있는 게 상급으로 전통 발효 조미료다. 김치를 담글 때 멸치젓을 넣으면 김치가 빨리 물러지지 않는다. 마른멸치는 짜지 않고 은근한 단맛이 나면 품질이 좋은 것이다. 짠맛이 강한 멸치는 말릴 때 날씨가 좋지 않아 소금을 많이 사용했거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멸치를 가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마른 멸치 형태가 구부러져 있으면 잡자마자 바로 삶아 말린 것으로 신선한 멸치로 볼 수 있다. 누렇게 기름기가 도는 멸치는 하품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왜 이력서에 얼굴사진과 나이가 필요하지?” 日구직자들 오랜 관행에 반기

    “왜 이력서에 얼굴사진과 나이가 필요하지?” 日구직자들 오랜 관행에 반기

    “왜 이력서에 여자인지 남자인지, 나이가 얼마인지를 꼭 적어야 하는 거죠? 얼굴 사진은 또 왜 필요한 건가요.” 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개인신상 정보를 이력서에서 밝히도록 요구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본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취업준비생 대표들은 지난달 8일 입사 지원을 위한 이력서에서 성별, 나이, 얼굴 사진을 제외하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2만 4000명의 서명과 함께 후생노동성에 전달했다. 요청서는 “남녀 성별을 물을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얼굴을 기준으로 한 채용은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왜 얼굴 사진을 달라는 건가“, “나이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한해 달라”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선천성 멜라닌색소 결핍으로 피부와 머리가 하얗게 되는 백색증을 앓고 있는 야부키 야스오 릿쿄대 조교는 “이력서에서 사진을 요구하기 때문에 외모가 중시되는 곳에서는 아예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은 이력서를 요구하지 않는 일자리에만 지원하게 되는 등 선택의 폭을 제한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2월 말 성별란을 없애야 한다는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이어 3월에 연령란, 9월에는 얼굴사진란을 삭제해 달라는 서명이 시작됐다. 2만 4000명의 서명이 담긴 요청서를 접수한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이력서 양식을 졸속으로 개정해 어딘가에 또다른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생노동성은 다양한 해외 사례를 알아보고 얼굴사진을 없앨 경우 어떻게 본인 확인을 할지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업이 이력서를 통해 지원자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입사 후에 발생할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중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모든 것을 차별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이를테면 성별을 확인하는 것은 남성이 많은 직장에 여성을 더 늘려 성비 불균형을 개선하고 좀더 다양성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그런 식으로 따지면 졸업학교조차 차별의 수단이니 삭제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환기·박수근·이우환까지…가을 덕수궁, 야외 미술관이 되다

    김환기·박수근·이우환까지…가을 덕수궁, 야외 미술관이 되다

    덕수궁 석어당, 준명당, 즉조당의 전각과 함녕전 행각 그리고 연못과 뒤뜰 등 가을빛이 완연한 고궁 곳곳에 한국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놓였다. 서울정동동아시아예술제위원회와 중구청이 주최하는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 토끼 방향 오브젝트’가 지난 23일부터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근대사를 상징하는 정동 일대를 동아시아 문화예술 생산과 교류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취지로 마련한 첫 행사다. 전시 주제는 덕수궁이 위치한 정동(貞洞)과 발음이 같은 정동(正東) 쪽을 가리키는 옛말인 묘방(卯方·토끼 방향)에서 따왔다. 김환기, 박서보, 박수근, 김창열, 윤형근, 이우환 등 근현대 작가 11명과 강서경, 김희천, 양혜규, 이불 등 동시대 작가 19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로이스응, 호루이안, 호추니엔 등 주목할 만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시아 작가 3명도 참여했다. 임진왜란 후 선조가 환도해 승하할 때까지 거처한 유서 깊은 공간인 석어당에는 이불의 설치 작품 ‘키아즈마’가 걸렸다. 세포분열에서 염색체가 교차하는 현상을 연상하며 만든 기괴한 형상이 목조 건축물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외국 사신과 손님이 머물렀던 준명당에선 호추니엔의 ‘노 맨 Ⅱ´가 소개된다. 알고리즘으로 생성한 50여개의 상상 속 형상이 거울 위를 유령처럼 떠돈다. 고종이 커피를 즐기던 러시아식 건축물 정관헌에선 정은영, 차재민, 김희천의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함녕전 행각에는 한국 전후 미술과 1970년대 미술 등 근현대미술을 나란히 전시했다. 야외 연못에는 비상(飛上)을 주제로 한 구동희의 조각 작품이, 뒤뜰에는 궁 내부 기물을 석탑 양식으로 복원한 최고은의 신작이 놓였다. 고궁이 전시 전용 공간이 아니다 보니 단점도 있다. 영상을 상영하는 곳 이외에는 내부 출입이 제한되고, 일부 작품 앞에 설치된 유리 벽에 빛이 반사돼 온전한 감상이 어렵다. 작품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하나 아쉽다. 전시는 11월 22일까지. 덕수궁 입장료(1000원)만 내면 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덕수궁, 미술관이 되다

    덕수궁, 미술관이 되다

    덕수궁 석어당, 준명당, 즉조당의 전각과 함녕전 행각 그리고 연못과 뒤뜰 등 가을빛이 완연한 고궁 곳곳에 한국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놓였다. 서울정동동아시아예술제위원회와 중구청이 주최하는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 토끼 방향 오브젝트’가 지난 23일부터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근대사를 상징하는 정동 일대를 동아시아 문화예술 생산과 교류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취지로 마련한 첫 행사다. 전시 주제는 덕수궁이 위치한 정동(貞洞)과 발음이 같은 정동(正東) 쪽을 가리키는 옛말인 묘방(卯方·토끼 방향)에서 따왔다. 김환기, 박서보, 박수근, 김창열, 윤형근, 이우환 등 근현대 작가 11명과 강서경, 김희천, 양혜규, 이불 등 동시대 작가 19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로이스응, 호루이안, 호추니엔 등 주목할 만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시아 작가 3명도 참여했다. 임진왜란 후 선조가 환도해 승하할 때까지 거처한 유서 깊은 공간인 석어당에는 이불의 설치 작품 ‘키아즈마’가 걸렸다. 세포분열에서 염색체가 교차하는 현상을 연상하며 만든 기괴한 형상이 목조 건축물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외국 사신과 손님이 머물렀던 준명당에선 호추니엔의 ‘노 맨 Ⅱ‘가 소개된다. 알고리즘으로 생성한 50여개의 상상 속 형상이 거울 위를 유령처럼 떠돈다.고종이 커피를 즐기던 러시아식 건축물 정관헌에선 정은영, 차재민, 김희천의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함녕전 행각에는 한국 전후 미술과 1970년대 미술 등 근현대미술을 나란히 전시했다. 야외 연못에는 비상(飛上)을 주제로 한 구동희의 조각 작품이, 뒤뜰에는 궁 내부 기물을 석탑 양식으로 복원한 최고은의 신작이 놓였다. 고궁이 전시 전용 공간이 아니다 보니 단점도 있다. 영상을 상영하는 곳 이외에는 내부 출입이 제한되고, 일부 작품 앞에 설치된 유리에 빛이 반사돼 온전한 감상이 어렵다. 작품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하나 아쉽다. 전시는 11월 22일까지. 덕수궁 입장료(1000원)만 내면 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디테일 살려 비웠다… 건축, 가능성으로 가득 찼다

    디테일 살려 비웠다… 건축, 가능성으로 가득 찼다

    미스 반데어로에, 모더니티의 새 방향 제시… “신은 디테일에 있다” 세부 구조 중요성 강조 장식 최대한 제거·외부의 변화 최대한 수용… 공간의 가변성 담은 ‘유니버설 스페이스’ 제안 물리적 경계 사라진 비대면 시대… ‘논현 마트료시카’ 등 기존 건축형식 탈피한 시도 이어져 건축은 곧 디테일이다. 조금은 낯선 라틴어지만 예술 분야에서는 상식이 된 ‘푼크툼’(Punctum·찌르다)이라는 용어가 있다.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1915~1980)가 사진비평 개념어로 사용한 말이다. 예술의 내재적 법칙이나 작가의 의도와 같은 모든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 관객의 마음에 ‘찌르듯이 강하게 꽂히는 인상’을 말한다. 대상이 갖는 디테일의 힘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것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매혹하고 감성을 사로잡는 기이한 힘을 가진 디테일이 존재한다. 건축 공간도 마찬가지다. 감성적 온도를 자극하고 찌르는(푼크툼) 건축 공간의 디테일이 시선의 유예, 방황, 정지, 황홀경을 불러일으키면서 그 사용자를 매료시킨다. 20세기를 이끈 근대건축의 거장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1886~1969)가 위대한 이유다. 그는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며 건축에서 디테일을 소홀히 하면 전체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독일 태생으로 현대 예술교육의 산실인 바우하우스의 교장을 지냈고,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 독일관(Barcelona Pavilion 1929)과 같은 건축을 통해 전통적인 고전주의 미학에 근대 산업혁명의 산물을 교묘하게 통합함으로써 건축적 모더니티의 방향을 제시했다. 나치를 피해 미국 시카고에 정착하면서 시그램 빌딩(Seagram Building·1958), 일리노이공과대학(IIT) 크라운 홀(IIT Crown Hall·1956), 판즈워스 주택(Farnsworth House·1951) 등을 설계했다.‘뼈대와 외피의 건축’으로 불리는 그의 건축은 산업시대에 걸맞은 철과 유리를 재료로 해 정렬된 기둥 열 속에 가변적 벽체를 활용함으로써 자유로운 흐름을 가진 다용도 전시 공간 건축들을 설계했고, 철골 기둥과 멀리언에 의해 수직성이 강조된 고층(마천루) 건축물들을 선보임으로써 근대도시의 경관을 만들었다. 아쉽게도 세세하고 완벽한 구축을 추구했던 미스는 건축물 이외에는 저서를 남기지 않았다. 다만 IIT 건축학과에서 강의한 내용을 엮은 ‘어록집’을 통해 그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다. ‘레스 이즈 모어’(Less is More)는 미스 건축철학의 핵심을 잘 보여 준다. ‘보다 단순한 것이 보다 풍부하다’, 즉 건축은 ‘자신을 지우는 겸손의 자세로 단순 간결하게 표현할수록 유연한 공간 속에서 인간의 삶을 오히려 더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현대 예술운동인 미니멀리즘을 이끌었다. 우리는 흔히 그리스,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그리고 바로크 등 서양 건축양식들을 통해 예술과 건축을 시대별로 구분 짓는다. 그리고 그 흐름은 시대의 문화적 상황과 정신을 반영한다고 믿고 있다. 건축물이 세워지려면 페디먼트(박공지붕), 엔태블러처(지붕을 받치는 수평재), 기둥, 기단 등 기초적인 건축요소가 필요한데, 이 구성물들을 연결하는 데 있어 부재들 사이에 부가되는 장식은 건축물을 조화롭게 보이기 위해 매우 중요했다. 부분적 장식들이 문화권별로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지게 되면서 시대를 구분하는 양식으로 굳어졌고, ‘단절적 건축의 역사’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건축사를 문화적 변화와 시대정신의 흐름으로 이해하기보다 시대별 장식이 곧 건축의 역사가 된 것이다. 산업화가 시작되던 시점 아르누보(Art nouveau), 유겐트슈틸(Jugendstil), 시세션(Secession) 등을 이끌었던 젊은 건축가들은 이를 인지하고 전통적 양식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여러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시대적 전환기에 나타난 첫 번째 건축적 사건은 철골과 유리로 대공간을 만들어 건축형식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 줬던 1851년 런던 만국박람회의 ‘수정궁’(Cristal Palace)이었다. 두 번째로 오스트리아 빈의 아돌프 로스(1870~1933)는 ‘장식은 범죄다’라는 과격한 선언을 하면서 합스부르크가의 궁전 앞에 장식이 배제된 ‘눈썹 없는 건물’이라 불리는 로스하우스(Looshaus·1910)를 세웠다. 이러한 혁신적 사건은 전통적 장식을 거부하면서 모더니즘 건축의 새 시대를 예견하는 단초가 됐다. 이즈음 미스는 과거 건축가들이 부재와 부재 사이에 치장으로 채워 넣었던 장식적 요소들을 과감히 소거하고, 부재와 부재 간의 관계 설정을 명확히 하는 새로운 디테일 개념을 선보인다. 이는 기본적인 건축 재료들을 분리하면서 요소들을 독립적으로 만드는 ‘드러내는 디테일’이다. 그는 두 부재 사이에 또 다른 부재를 덧붙여 몰딩 방식의 더하는 디테일이 아닌 주요 요소를 부각하고 드러내며 오히려 비우는 방식으로 ‘노출 접합’하는 디테일을 사용함으로써 치장의 속박에서 벗어난 추상적 모더니티 건축어휘를 보여 주기 시작했다. 미스는 재료와 디테일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시대의 ‘절대정신’을 새로운 재료와 구법에 따른 건축의 ‘합리적인 공간 구축’에서 찾고자 한 듯하다. 건축기술의 발달로 기둥보 구조가 개발돼 건물을 둘러싸는 벽이 더이상 하중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면서 획기적으로 변한다. 이즈음 같은 시대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자유평면’과 ‘건축의 다섯 가지 주요 사항’, ‘돔-이노 시스템’을 공표하면서 새로운 건축을 제시했다.미스는 새로운 근대적 구조 시스템을 제안한다. 자연과 인간이 유연하게 함께 변화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가변성을 담은 ‘유니버설 스페이스’(universal space·보편적 건축)’다. 건물은 중성적 프레임으로서 존재하고 그 안에서 인간과 사물들이 그 자체의 생명력을 갖도록 하는 방식이다. 장식을 최대한 제거해 하나의 프레임으로서 함축된 건축은 내외부가 상호적으로 관계를 맺음으로써 실내가 외부의 변화하는 자연을 최대한 수용하고, 사용자가 공간의 쓰임을 스스로 자유롭게 규정하면서 생기 있게 향유할 수 있는 건축 공간을 제공한다. 유니버설 스페이스 개념은 정해진 시스템에서 벗어나 유동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한 중립적인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 그는 가변적 자유평면으로 주변 상황에 따라 사용자들의 행위를 수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간을 꿈꿨다. 다양한 쓰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넓게 비워 둔 개방 공간을 단순한 건축적 어휘를 통해 형식화하면서 복합적 기능을 담는 풍부한 공간적 가능성을 만들었다. 한편 유니버설 스페이스 개념은 현대에 와서는 땅값이 비싼 도시의 빌딩 속에 무(無) 성격의 임대공간을 양산하는 데 오용되기도 한다. 현대사회는 물리적 경계가 사라지고 비대면 소통으로 사물과 사물이 인간의 일상을 디지털로 조율하는 시대가 되면서 건축도 큰 변화를 필요로 한다. 이제 현대건축은 근대건축가들이 고민하던 가변적 기능의 수용과 평면의 자유로움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상호 교류의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촉각적인 감성이 잠재하는 다층적 소통의 장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미스가 산업화의 급진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건축을 꿈꾸고 그 대안으로 새 시대의 정신을 그의 건축으로 구현해 냈듯. ‘다중적 장소 만들기’(Multiversal Placing)는 미스의 유니버설 스페이스를 확장한 개념이다.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현대인의 다양한 삶의 흔적이 중첩되는 현장을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해 동시대성을 반추하는 건축적 대안이다. 이는 다양한 개체가 능동적으로 욕망하고 상호 침투하도록 지속적인 접속을 이끌어 내는 장을 마련하고, 그 위에 인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중첩적으로 담도록 대지를 새롭게 조직하는 다층적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선 유동적이고 다층적인 관계성을 수용하는 현대사회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이 스스로 무한한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며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긴밀히 접속돼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하는 영구적 미완의 장소로 작동할 수 있는 건축적 유형의 연구가 필요하다. 현대도시에 반응하며 스스로 내밀한 이야기를 품을 수 있는 ‘유연한 경계의 상자’와 같은 건축은 새로운 건축의 유형적 실험을 통해 가능하다. 이러한 ‘유연한 자율적 형식체계’(flexible auto-poiesis system)로서의 건축만이 이제 자기 생성적 관계들을 끊임없이 일으키는 현대도시의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을 것이다.‘논현 마트료시카’, ‘송추 밴딩밴드’, ‘청담 바티리을’, ‘과천 커스터마이집’, ‘상도 핸드픽트호텔’, ‘연천 디아스포라’, ‘신사 아이디병원’, ‘공주 파크 애드호크라시’ 등 일련의 건축설계는 ‘앨리스의 비눗방울 놀이’라는 과정적 설계방법론을 활용해 이렇게 새로운 건축형식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시도됐다. 이들 현실 속 일상의 다양한 꿈을 투영하는 건축이 기존의 형식을 탈피하고 상황에 따라 무한히 재배치돼 도시 곳곳을 생동감 있는 장소로 바꾸면서 다양한 세계가 공존하는 자유로운 소통과 다양한 관계성을 구축하는 유연한 유기체로 작동되길 기대해 본다.건축가 김동진
  • 아름다운 바다 위 사막 ‘장안사퇴’…해안국립공원 된다

    아름다운 바다 위 사막 ‘장안사퇴’…해안국립공원 된다

    “장안사퇴와 신두리사구를 해안국립공원에 편입시키면 그 만큼은 아니어도 다른 곳을 어느 정도 해제해 줘야 하지 않느냐” 환경부의 제3차 국립공원 조정안이 공개된 뒤 충남 태안해안국립공원 토지주와 주민들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서자 신두리사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또다른 대상지인 바다 위 사막 ‘장안사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4일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해안국립공원조정주민협의회는 지난 20일 태안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이란 이유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두리사구(45만 8813㎡)와 장안사퇴(1300만㎡)를 국립공원 편입지로 제시하고 기존 공원에서 해제하는 건 모항 3필지와 연포 옆 채석포 1필지를 합쳐 고작 1550㎡ 뿐”이라며 재조정을 요구했다.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사구(沙丘·천연기념물 431호)가 국내 최대 해안 모래언덕이라면 장안사퇴(沙堆)는 바다 위 모래벌판이다. 원북면 학암포에서 3㎞ 전방 바닷속에 펼쳐진 모래벌로 조수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 썰물이 되면 모습을 선보인다. 곧 한 달에 두 번인 사리(대조기) 때 3~4일씩, 하루 두 번의 썰물 때만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길이가 12㎞에 이르고 폭 4㎞, 최대 높이 35m의 규모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 밖으로 드러나면 마치 바다 위의 사막처럼 드넓은 모래벌판이 펼쳐진다. ‘한국의 몰디브’로 불리기도 한다.최영묵(56) 학암포 어촌계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물 밖으로 드러나는 모래벌판 면적은 썰물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물이 많이 빠지면 서산 대산 인근까지 모래밭이 나온다”면서 “주민들이 그곳에서 바지락 채취 등 어업행위를 하지 않지만 내가 어릴 적에는 보트를 타고 들어가 사진을 찍으면서 놀았다”고 말했다. 이어 “풍광이 매우 아름답지만 파도가 높이 칠 때는 사방에서 군단이 쳐들어오는 것처럼 무섭기도 하다”고 전했다. “항법장치가 없던 옛날에 안개가 짙게 낀 날 모래벌판에 배가 걸려 2~3시간 기다렸다 밀물 때 빠져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수심이 9m가 넘는 밀물 때도 돌아서 가곤했다”고도 했다. 주민들이 ‘풀등’이라고 부르는 장안사퇴는 3000년 전 대부분 육지였던 서해의 해수면이 올라오고 차이가 큰 밀물·썰물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면서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이 바닷속 모래섬은 거대한 파도를 누그러뜨려 해일을 막고, 꽃게와 물고기의 중요한 산란장이 된다. 모래벌판이 드러나면 가마우지와 갈매기 등 새 떼들이 날아와 먹이를 구한다.환경부는 주민공청회, 자치단체 의견수렴, 지역협의회를 거쳐 올해 말까지 공원심의위원회를 통해 장안사퇴와 신두리사구에 대한 태안해안국립공원 편입을 확정한다. 국립공원에 편입되면 정부에서 양식장·조형물 설치 등의 행위를 제한하고 보호한다. 안정호 태안군 전략2팀장은 “공원으로 편입되면 주민들이 배에 관광객을 태우고 가 투어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노인에 잘 해줄 땐 다 이유가 있는데…“ 황혼의 눈물

    “노인에 잘 해줄 땐 다 이유가 있는데…“ 황혼의 눈물

    노인 유사수신 피해액 증가주변에 빚내 투자한 노인도화려한 외관·친절함으로 유인 “노인네한테 잘해줄 땐 다 이유가 있는데…자식에 손 안 벌리려다가 전재산을 날렸어요.” 김모(66)씨는 지난해 5000만원을 한순간에 날렸다. “좋은 투자처가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투자설명회에 따라갔던 게 화근이었다. 자녀가 모두 독립한 최근에야 여윳돈이 조금 쌓은 김씨는 매달 몇 푼씩이라도 꼬박꼬박 나오는 투자처를 알아보던 중 ‘부동산 투자 수익으로 매달 원금의 3%를 주고, 1년 뒤에는 원금 전액을 돌려준다’는 말에 속아 넘어갔다. 믿을 만한 업체인지 의심도 들었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번듯한 사무실, 수백명이 참석한 설명회의 규모 앞에 사그라들었다. 친절한 직원은 수시로 연락해 “안전하니 믿고 투자하라”고 회유했다.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는 업체에 1억원을 넣었던 이모(75)씨도 노후자금을 날렸다. 이씨는 “처음엔 약속대로 수익금을 조금씩 입금하는가 싶더니 어느 날 잠적했다”면서 “주변에 빚까지 내가면서 투자한 노인들도 있는데, 여생을 빚 갚는 데 다 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노인 통장을 노리는 수상한 세력은 보이스피싱 일당 외에도 도처에 널려 있다. 유사수신(인허가 받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경제적 이익을 약속하고 돈을 모으는 행위) 업체나 신형 투자 사기 범죄자들은 노인의 외로움을 파고 들어 신뢰를 얻은 뒤 돈을 뜯어낸다. 통계를 보면 유사수신 업체에 당해 돈을 잃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수사의뢰한 유사수신 사건 전체 피해액 가운데 60대 이상 피해액 비중은 2018년 42.1%에서 지난해 51.9%로 늘었다. 실제 유사수신 관련 사건들을 살펴보면 범죄자들은 안정적 수익을 보장할 것처럼 노인을 꾀어 투자를 유도했다. 또 ‘매달 수익금을 지급한다’는 약속을 쉽게 했다. 서울신문이 최근 4년 간 나온 노인 대상 유사수신·투자사기 범죄 판결문 26건을 분석해보니 사업 수익의 근거로 가장 많이 제시한 분야는 부동산(23%)이었다. 주식, 비트코인, 카드깡, 양식장, FX마진거래, 온라인게임 등을 사업 수익의 근거로 제시하는 사기꾼도 있었다. 이들은 주로 월 3~10%의 수익률을 제시했다. “수익금을 매달 지급한다”, “1년 안에 원금을 돌려준다”, “공공기관으로부터 수십억 투자를 받는다”, “지금이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말은 단골멘트였다. 심지어 수익금을 “매주 3% 지급하겠다”는 말에도 노인들은 속아 넘어갔다. 법무법인 대건의 한상준 변호사는 22일 “1000만원만 넣으면 한 달에 30만원씩 수익으로 돌려준다고 하니 자식들에게 빚지기 싫어서 돈을 넣는 고령층이 많다”면서 “잘 꾸민 사무실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여긴 다른 곳이랑 다르다’, ‘실체가 있다’, ‘유명한 회사다’라고 설명하니 판단을 잘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속아 넘어가기 쉽다”고 설명했다. 김대근 형사정책연구원 부패·경제범죄연구실장은 “사기범죄 피해자 상당수는 노후자금이 필요하거나 급전을 구하려는 노인들”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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