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양승태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김재환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시험발사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휠체어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 에버랜드
    2026-01-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03
  • [손성진 칼럼] ‘알파고’ 법조인 시대가 빨리 와야 한다

    [손성진 칼럼] ‘알파고’ 법조인 시대가 빨리 와야 한다

    홍만표 변호사를 수사하는 후배 검사들의 심정이 어떨지 참 궁금하다. 특별수사통으로 존경했던 선배가 1년에 100억원을 버는 변호사로 변신했을 때 선망의 대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언젠가 ‘대박 변호사’가 될 거라는 꿈을 가졌을 후배들이 선배의 거액 수임료를 수사하는 상황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변론이란 이름으로 상상도 못 할 거액이 오가는 이런 풍토에서 법이니 정의니 떠드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수임료의 일부가 판검사에게 흘러들어 가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그들은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현직 판검사와 변호사는 소위 ‘전관예우’의 고리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퇴직해 변호사가 되면 또 같은 형태로 다른 후배들과 연결돼 도움을 주고받을 것이다. 홍 변호사와 나는 다르다고 큰소리칠 수 있는 법조인이 몇이나 될까. 한때는 나도 정의의 편에서 섰다고 자부했을 판검사들이 종내 물욕에 사로잡혀 아등바등 수임료 강탈에 목을 매는 현실이 서민들에게 주는 건 절망뿐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를 일컫는 법조 삼륜은 서로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권력집단, 즉 카르텔이다. 고교와 대학 동문이란 학연과 재조 동료의 인연을 가진 이들은 한솥밥을 먹는 한 지붕 세 가족이나 매한가지다. 서로 밀어 주고 당겨 주는 배경에서 이른바 전관예우가 탄생한 셈이다. 이런 현실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피고인들이 판검사와의 인연을 수소문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을 마냥 나무랄 수만은 없다. 문제는 법조 삼륜의 부적절한 유착과 이를 악용한 변호사들의 악착같은 ‘피고인 돈 털기’를 부르는 뿌리 깊은 전관예우란 관행이다. 판·검·변호사의 사이에서 피고인(피의자)의 위치는 과연 무엇일까. 변호사는 피고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일까. 검사실에 불려다니며 조사를 받고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에도 서 봤던 A씨가 느낀 감정은 소외감이었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변호사는 판검사와 한통속이며 피고인의 편이 아니다. 변호사는 젯밥(수임료)에 더 관심이 많고 판사 또는 검사와 적절히 협의해 제사(사건)를 잘 지내면 그만인 사람들이다. 그들 사이에서 피고인은 아웃사이더에 불과하다. 판사가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한다면 말도 안 되는 감형 판결이나 비슷한 사건에 대한 들쭉날쭉한 양형도 없을 것이다. 법리가 아닌 돈을 앞세운 변호사들의 무리한 변론, 청탁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거액을 받고 피고인에게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될 터이니 변호사는 양심에 거리끼지도 않을 것이다. 그 틈바구니를 노리는 이들이 법조 브로커이니 썩은 곳에 벌레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도대체 양심과 정의와는 담을 쌓은 일부 판검사들의 재량권 남용이 기생충과도 같은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는 환경을 만들어 낸 것이다. 막장 드라마보다 못한 이번 법조 스캔들이 빙산의 일각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제일 먼저 사라질 직업은 법조인이 될 것이라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말은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뉴욕 대형 로펌 베이커앤드호스테틀러가 최근 인공지능(AI) 변호사 ‘로스’(ROSS)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법정에도 인공지능 판사가 등장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양심조차 필요 없는 무생물 판사가 오직 법률에 따라 내리는 판결은 공정성 하나만큼은 확실히 보장될 것은 틀림없다. 금전과 권력에 초월했던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의 뒤를 밟는 법조인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법조계는 혼탁하기 이를 데 없다. 유력한 검찰 인사가 상을 당했을 때 조의금을 5000만원이나 내놓았다는 법조 브로커 윤상림 스캔들이 있은 지 10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없다. 곪을 대로 곪은 법조계의 부패를 도려낼 마땅한 대안이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 가인의 추종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법조계에 ‘돈벌레’들만 들끓는다면 알파고 판·검·변호사들이 등장할 날을 기다리는 도리밖에 없는 것일까.
  • 법의 날 기념식

    법의 날 기념식

    2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53회 ‘법의 날’ 기념식에 주요 인사들이 입장하고 있다. 왼쪽 맨 앞 양승태 대법원장부터 들어오는 순서대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김현웅 법무부 장관, 김수남 검찰총장.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투표 순조롭게 진행…오후 10시 전 당선자 윤곽 드러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투표 순조롭게 진행…오후 10시 전 당선자 윤곽 드러나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13일 오전 6시 전국 253개 선거구 1만3천83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돼 진행되고 있다. 13일 오후 2시 현재 전국 평균 전체 투표율은 42.3%를 기록했다. 사전·재외·선상·거소투표 투표율을 합산·반영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같은 시각 투표율인 37.2% 보다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반영됐던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의 같은 시각 투표율(42.5%)보다는 0.2포인트 낮다. 6·4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56.8%였다. 한편 경기 남양주에서는 선거 관계자의 실수로 7명의 유권자가 정당 투표를 못하고, 투표용지를 촬영하거나 투표소 근처에서 V자를 그리다 경찰에 연행되는 등 곳곳서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충북 보은에서는 선거 지원 버스가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선관위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오전 투표율이 다소 저조하지만, 사전투표가 반영되고 날씨가 개는 오후부터 투표율이 탄력을 받으면 60%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국무총리, 이인복 선관위원장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등은 이날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사전선거 때 투표했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에 끝난다. 253개 개표소에서 투표함이 도착하는 즉시 개표가 시작된다. 선관위는 오후 10시 전에 당선자 윤곽이 대부분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개표가 늦어지는 지역이나 후보 간 경합이 치열한 지역은 이날 자정을 전후해 당락이 가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새누리당은 과반(150석 이상) 의석 달성을, 더민주는 현 상태 유지(102∼107석)를, 국민의당은 40석 확보를, 정의당은 10석 이상을 각각 목표로 삼았다. 여야는 지역별로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층의 표심, 각종 여론조사에서 투표성향이 높아진 20∼30대와 투표성향이 낮아진 50∼60대 이상의 투표율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경우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는 비교적 순탄하게 운영되고, 이른바 ‘노동시장 개혁’과 각종 ‘경제 활성화’ 입법 등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대로 야권은 18대 총선부터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야권 분열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내홍이 불가피하고,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에도 ‘빨간불’이 켜질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남은 국정 과제의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권력이 급격히 분산되면서 ‘레임덕(권력 누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내기 법관들의 선서

    새내기 법관들의 선서

    대법원은 1일 서울 서초동 본관 1층 대강당에서 단기 법조경력 법관 74명(남자 58명, 여자 16명)의 임명식을 가졌다. 3년 이상 5년 미만 법조 경력자들 가운데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법관들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임명식에서 “법복을 입고 있는 이상 자신이 다른 사람을 심판할 만한 능력과 인격을 갖췄는지 끊임없이 성찰하며 스스로 연마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100억대 재력 4명… 광주고검장은 -4억

    100억대 재력 4명… 광주고검장은 -4억

    25일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사항’을 보면 법원의 고위법관 등 160명의 재산 평균은 20억 4043만원,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등 13명의 재산 평균은 19억 4599만원, 법무부·대검찰청의 검사장 등 41명의 재산 평균은 19억 2048만원으로 집계됐다. 법조계 최고 재력가는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으로 나타났다. 156억 560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상장주식 매각 등으로 전년 대비 39억 6732만원이 늘었다. 진 본부장을 포함한 법조계의 100억원대 재력가는 최상열 서울고법 부장판사(153억 8465만원), 김동오 인천지법원장(144억 7039만원), 조경란 서울고법 부장판사(126억 8356만원) 등 4명이다. 법무부·검찰에서는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47억 6793만원으로 진 본부장 다음이었다. 법조계 전체에서는 12위였다. 헌재에서 재산이 가장 많은 고위공직자는 김헌정 헌재 사무차장(43억 1273만원)이었다. 판사 중에서는 윤성원 서울고법 부장판사(2억 2186만원), 검사 중에서는 오세인 광주고검장(-4억 75만원)의 재산이 가장 적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39억 9066만원, 박한철 헌재 소장은 15억 2996만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5억 6126만원, 김수남 검찰총장은 22억 6206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법원행정처장에 고영한 대법관

    법원행정처장에 고영한 대법관

    양승태 대법원장은 임기가 끝나는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에 고영한(61) 대법관을 16일 임명했다. 고 신임 처장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4년 사법연수원 11기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고 신임 처장은 해박한 법 이론과 우수한 재판실무능력을 갖춘 동시에 합리적이면서도 소탈한 성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통상임금 관련 판결을 주도하고,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을 폭넓게 인정하는 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법연수원 수료한 356명의 다짐

    사법연수원 수료한 356명의 다짐

    제45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이 18일 경기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김현웅 법무부 장관,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356명이 수료한 이날 한성민씨가 대법원장상, 김명수씨가 법무부장관상, 김민지씨가 대한변호사협회장상을 받았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건배하는 朴대통령·鄭의장

    건배하는 朴대통령·鄭의장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정의화(왼쪽) 국회의장의 건배 제의에 잔을 들어 응하고 있다. 이날 신년 인사회에는 정 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황교안 국무총리 등 5부 요인을 비롯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차관급 이상 정부 고위 공직자, 경제 5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영원한 의회주의자 ‘마지막 등원’… 고인의 육성 들리자 오열

    영원한 의회주의자 ‘마지막 등원’… 고인의 육성 들리자 오열

    유신 독재와 목숨을 내걸고 싸웠던 영원한 의회주의자이자 9선 의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국회를 찾은 26일, 오전부터 흩날리던 진눈깨비는 오후 2시쯤부터 함박눈으로 변했다. 체감 기온 영화 5도의 추위와 하늘을 뒤덮은 눈보라는 고인과 결코 ‘영결’(永訣·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헤어짐)하고 싶지 않을 유족들은 물론 장례위원, 주한 외교단과 조문 사절,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마음을 더 비통하게 만들었다. 6·25전쟁 직전인 1950년 장택상(1893~1969)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거산’(巨山·김 전 대통령의 호)의 정치 역정이 제1공화국에서 제6공화국까지 여야를 넘나들며 한국 현대사를 관통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주듯 세대와 정파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추모객들이 영결식장을 찾았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맞수’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전현직 의원들도 대거 참석하는 등 고인의 유훈대로 화합과 통합의 장을 연출했다. ●이명박 前대통령·권양숙 여사 참석 전직 대통령 중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차가운 날씨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이 대신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불참했다. 주최 측은 1만여석을 마련했지만 갑작스러운 한파 탓에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오후 1시 50분쯤 김 전 대통령의 영정과 유해를 모신 검은색 링컨 리무진 운구차가 국회로 들어서자 식장에 모여 있던 내빈과 추모객이 기립했다. 부인 손명순 여사와 은철·현철씨, 혜영·혜경·혜숙씨 등 직계가족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김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덕룡 전 의원,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광석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 상도동계 인사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운구를 맞이했다. 김동건 아나운서의 개식 선언과 함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약력 보고가 이어졌다. 정 장관은 “헌정 사상 최연소 국회의원이자 최다선 국회의원으로 의원직 제명과 2차례에 걸친 가택연금을 당하셨다”고 설명했다.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조사와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가 계속됐다. 고인과 가족들의 종교인 기독교를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의 추모 의식이 끝난 뒤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기록 영상물이 상영되면서 숙연함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박정희 독재 정권과 맞서며 일갈한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985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했을 당시 경찰 앞에서 “날 감금할 수는 있어.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순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해”라는 고인의 육성이 흘러나오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상영된 기록영상물 유족이 직접 골라 반면 대통령 재직 시절 어린이날 행사 중 여자 어린이가 “대통령 할아버지가 ‘학실히’(확실히)라고 하신 걸 많이 봤는데 정확하게 발음해 주세요”라는 짓궂은 부탁을 했음에도 김 전 대통령이 활짝 웃으며 “학실히”라고 응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났을 땐 영결식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김 전 대통령의 흑백사진을 배경으로 “누구나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으로 여길 수 있는 나라가 신한국입니다. 우리 모두 이 꿈을 가집시다”라는 199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가 나왔다. 영상에 담긴 자료 화면은 유족들이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휠체어를 탄 손 여사가 석석원 전 청와대 비서관의 도움을 받아 헌화 및 분향에 나섰고 차례로 직계 유족들이 한 명씩 단상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권양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 정의화 국회의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양승태 대법원장, 황교안 총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까지 차례로 헌화와 묵념을 했다. 마지막을 장식한 건 김 전 대통령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가곡 ‘청산에 살리라’였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바리톤)와 청소년합창단이 함께 불렀다.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에 따라 3군(육해공군) 통합 조총대가 21발의 조총을 쏘아 올리고 조악 연주가 울려 퍼지면서 1시간 20분의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김 전 대통령도 30여년을 함께한, 분신과도 같던 국회와 ‘영결’했다. 영결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모셨던 이들은 물론 한때 경쟁하거나 대립했던 인사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 김옥두·이훈평 전 의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이사장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일부터 함께 빈소를 지킨 데 이어 영결식과 동작동 현충원에서 진행된 안장식까지 동행했다. 이 밖에 전남 강진 흙집에서 칩거하다가 부음을 접하고 서울로 올라와 줄곧 빈소를 지켰던 손학규 새정치연합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눈에 띄었다. ●與 “업적 재평가” 野 “민주주의 사수” 김수한 의장은 영결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거산은 가셨지만 그 뜻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후배들이 (김 전 대통령의)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개혁 업적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당신께서 평생 싸워 이룬 민주주의가 다시 흔들리고 역사가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떠나보내게 되니 한없이 착잡하다. 이젠 후배들에게 남겨진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민주화·큰 인물’ 부각 속 정치적 함의 압축

    ‘민주화·큰 인물’ 부각 속 정치적 함의 압축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는 ‘방명록 정치’가 한창이다. 특히 정치권 인사들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남긴 메시지에는 정치적 함의가 가득했다. ‘사자성어형’, ‘업적 칭송형’, ‘명복 기원형’, ‘에피소드형’ 등 그 형태도 다양했다. 어떻게 하면 남다른 메시지를 남길까 고민한 흔적도 엿보였다. 여권 인사들은 대체로 김 전 대통령이 ‘큰 인물’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역사의 거인, 영면하소서’라고 남겼다. 박찬종 변호사는 ‘直情徑行(직정경행·생각한 것을 꾸밈없이 행동으로 나타냄)의 신념의 지도자’라고 적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길 없는 곳에 새 길을 열고 문 없는 곳에 큰 문을 여신 시대의 큰 별께 바칩니다’라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담대함으로 대한민국을 개혁하신 업적을 우리 국민들은 모두 기억합니다’라고 썼다. 야권 인사들은 주로 ‘민주화’라는 업적을 기리는 데 초점을 뒀다.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는 ‘각하의 정치 역정은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는 24일 ‘영원한 민주주의 지도자’라고 적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 땅에 민주화의 역사를 만든 큰 별’이라고,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고인의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헌신은 국민들 가슴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라고 썼다. 천정배 의원은 ‘군정 종식의 역사적 위업을 남기신…’ 이라며 민주화를 강조했다. 여권으로 정계에 입문했다가 지금은 야권에 몸담고 있는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민주 정신과 개혁 정신은 우리 역사에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라는 방명록 글귀로 김 전 대통령의 업적과 인물 됨됨이를 동시에 칭송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전 의원도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 낸 우리 시대 거인’이라고 쓰며 양쪽을 아울렀다. 방명록은 개성 넘치는 내용들로 넘쳐났다. 수천명이 펜을 잡았지만 똑같은 글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사자성어로 강렬한 울림을 던졌다.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라는 의미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가 김 전 대통령을 비롯한 선대 정치인들의 투쟁과 희생의 산물임을 잊지 말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단 네 글자에 압축해 담았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민주주의를 일으킨 천하장수’라고 표현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통합과 화합의 그 말씀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며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을 되새겼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 전 대통령의 좌우명을 인용해 ‘大道無門(대도무문)의 그 길 우리가 따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자신의 이름 외에 가장 짧은 메시지를 남긴 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고만 썼다. 일반 시민인 박종숙씨는 애도의 편지로 방명록의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웠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저를 정계로 이끌어 주셨던 각하. 감사합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아침에 가면 사모님의 시래깃국, 밤에 가면 대통령님의 와인을 주셨던 상도동을 기억하며 감사드립니다’라고 추억담을 기록했다. 이 밖에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등 방명록 작성을 하지 않은 정치권 인사도 적지 않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아무것도 하지 않은’ 세월호 선장 살인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세월호 선장 살인죄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버리고 도주한 이준석(70) 세월호 선장에 대해 12일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을 대형 인명사고 재판 최초로 적용했다. 이날은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단원고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날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의 상고심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세월호 1등 항해사 강모(43)씨와 2등 항해사 김모(48)씨, 기관장 박모(55)씨에게는 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을 포함해 13명의 대법관이 심리에 참여한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이 선장에게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세월호 선장으로서 사고 시 승객에게 퇴선 명령 등 구호 조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304명이 숨지는 등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는 게 사법부가 내린 최종 결론이다. 재판부는 이씨에 대해 “적절한 시점의 퇴선 명령만으로도 상당수 피해자의 탈출과 생존이 가능했다”며 “그런데도 선내 대기 명령을 내린 채 자신은 해경 경비정으로 퇴선해 승객들이 자신의 힘으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와 1·2등 항해사, 기관장을 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은 이씨와 강씨 등에게 살인 대신 유기치사·치상 혐의를 적용해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이씨에 대한 살인 혐의 등을 인정해 무기징역으로 형량을 높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대법 내 기구로 ‘상고법원 신설’ 수정 추진

    대법 내 기구로 ‘상고법원 신설’ 수정 추진

    양승태 대법원장의 역점사업으로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해 온 대법원이 한 발 물러섰다. 대법원 외부에 상고법원을 신설하는 원안을 고수하되 대법원 안에 상고법원을 두는 방안도 예비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이번 19대 국회 통과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차선책을 마련한 것이다. 27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은 대법원과 별도 법원으로 신설을 추진 중인 상고법원을 대법원 내부기구로 두는 방안을 담은 수정안을 다음달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 제시하기로 했다. 현재 대법원 상고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소부(1~3) 외에 별도의 상고법원을 두고, 기존에 확정된 대법원 판례에 따른 단순 사건을 이곳에서 처리하도록 한다는 게 수정안의 밑그림이다. 단순 사건이 아니라 대법관들이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할 사건은 기존의 소부에서 담당하게 된다. 소부 사건 중 소부를 구성하는 대법관 4명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새로운 판례를 확정해야 하는 사건 등은 현행처럼 대법관 13명(대법원장 포함)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로 회부된다. 대법원의 이런 방안은 상고법원을 별도의 법원으로 만들면 ‘최종심 재판은 대법원에서 받아야 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맞지 않고, 상고법원에 불복하고 대법원으로 다시 갈 경우 사실상 ‘4심제’가 될 수 있어 위헌적인 요소도 담고 있다는 외부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적재산 사건을 전담하는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는 도쿄고등재판소 내부에 특별지부 형태로 설치돼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금도 상고법원은 원안 추진이 대법원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러 의원들이 상고법원을 대법원 안에 설치하는 방안도 언급하면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상고법원과 관련한 법사위 공청회에서 “상고법원을 대법원 내에 두는 것이 상고법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 정서에도 더 부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법원은 원안에 포함된 특별상고제도의 폐지와 이에 따른 보완책도 검토하고 있다. 특별상고는 상고법원 판결이 헌법이나 대법원 판례와 어긋나는 등 예외 상황에서 대법원에 재심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사실상 4심제에 해당하고 시간·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는 등 우려가 제기됐다. 대법원은 지역적 특성이 짙은 사건은 상고법원 재판부가 직접 해당 지역에 내려가 순회재판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상고이유서 등을 서울에 있는 대법원에 낼 필요 없이 지역의 원심 재판부에 제출할 수 있는 제도도 법사위에 제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상고법원 방안에 반대해 온 쪽에서는 대법원의 수정안에 대해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고법원 대신 현행 시스템을 유지하라는 논리의 핵심은 대법관 수를 늘려 대법관들이 직접 상고 사건을 판단하라는 것”이라면서 “적체된 상고 사건의 신속한 처리와 사법신뢰 회복을 위한 대안은 상고법원의 형태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대법관 증원”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시장 매출 10% 늘어” “납품업자 年1조 손해”

    “시장 매출 10% 늘어” “납품업자 年1조 손해”

    “전통시장과 중소 소매업체의 매출이 늘었고, 규제 절차도 적법하다.” “전통시장이 살아나는 효과는 없고 소비자 선택권만 침해됐다.” 하급심에서 ‘적법’과 ‘위법’이 반복됐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논란이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정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창석 대법관)가 이 사건에 대한 선고에 앞서 진행한 공개변론에서는 2심의 ‘위법’ 판결로 벼랑 끝에 몰린 지방자치단체(피고) 측과 의무휴업일 폐지의 교두보를 확보한 대형마트 측의 법리 공방이 전개됐다. 공개변론의 쟁점은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이 실제로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졌는지’ 여부였다.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규제가 법적 정당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재판은 2012년 서울 동대문구청과 성동구청이 지역 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조례를 만들자 대형마트 측이 이에 반발해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소송에는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 등 6개 대형 유통업체가 원고로 참여했다. ●지자체, 영업 제한 순기능 강조 지자체를 대리해 변론에 나선 이림 변호사는 2심 판결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한 유통산업발전법은 10년 이상 논의된 끝에 제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 제한으로 전통시장과 중소 소매업체의 평균 매출액이 10% 이상 신장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면서 대형마트 영업 제한이 당초 목표했던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자체 측 참고인으로 나온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실장은 선진국 사례를 소개하며 영업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 실장은 “대형마트 규제는 독일과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까지 진출하면서 전통시장이 2004년부터 2012년 사이에 191개가 감소하는 등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업계 “중소 상인들도 피해” 주장 반면 대형마트 측은 국민의 선택권이 침해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소상인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측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김종필 변호사는 “동대문구 마트 1개에만 40개의 임대 점포가 있고 이들은 모두 중소자영업자”라면서 “마트 영업일 규제로 인한 납품업자의 매출 감소 피해액이 연간 1조 6891억원에 이르고, 이중 농어민이나 중소협력업체 손해는 8690억원이나 된다”고 반박했다. 대형마트 측 참고인인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생계형 소매상인들은 정부가 직접 도움을 줘야 할 대상”이라면서 “영업 규제로 사기업에 지원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개변론을 진행한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이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일반 국민과 소비자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양측의 주장을 들은 뒤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회 안정’ 우선시하는 대법원장… “사회적 다양성은 수용해야”

    ‘사회 안정’ 우선시하는 대법원장… “사회적 다양성은 수용해야”

    ‘잘못을 저지른 배우자가 제기한 이혼소송을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지난 15일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에서 ‘캐스팅보트’는 양승태(67·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이 행사했다. 자신을 뺀 12명 대법관의 의견이 6대6 동수로 갈리자 ‘불허’ 쪽에 표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과거 양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통해 ‘마지막 한 표’를 던진 사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27일 취임한 이후 4차례에 걸쳐 전원합의체 선고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 결과들을 종합하면 사회 변화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는 안정 지향적인 판결을 내린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과거 대법관 시절부터 이어졌던 ‘보수적 법관’의 기조가 대법원장 임기 중에도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일반적인 대법원 상고 사건의 심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전원합의체가 열려도 다른 대법관들과 달리 ‘본심’을 여간해서는 드러내지 않는다. 대법관의 자유로운 토론 보장을 위해 말석(취임 순서)부터 의견을 밝히지만 대법원장은 관행적으로 대법관 다수 의견에 자신의 의견만을 더할 뿐이다. 전원합의체의 의결정족수는 전체 대법관 13명의 최소 과반수인 7명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대법관들의 ‘찬반’, ‘유무죄’ 의견이 6대6으로 맞서면 그제야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양 대법원장 취임 이후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재판은 지난 15일 유책 배우자 이혼청구 사건 외에 ▲2012년 4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2014년 8월 강원랜드 카지노 이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 ▲올해 6월 국립대학 기성회비 반환 청구 사건 등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들 판결에서 모두 안정 지향적인 의견을 냈다. 2009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간부 이모(57)씨 등 3명에 대한 상고심의 쟁점은 1·2차 시국선언의 불법성과 해산명령 불응에 따른 법 위반 여부 등이었다. 이 중 검찰이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한 2차 시국선언 부분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대법관 의견이 6대6으로 맞섰지만 양 대법원장이 ‘유죄 의견’을 밝히면서 유죄가 확정됐다. 카지노 측이 한도액 초과 베팅과 출입 제한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아 231억원을 잃었다며 한 중소기업 대표가 강원랜드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일부 배상 책임’을 인정했던 원심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관들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의견과 배상 책임이 없다는 의견으로 양분됐고 양 대법원장이 배상 책임이 없다는 쪽에 합류하면서 원심이 파기됐다. 양 대법원장은 또 국립대학 기성회비 반환 청구 사건에서는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학 측 손을 들어줘 학생들에게 기성회비를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러한 판결 성향에 대해 상당수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최대한 많은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는 대신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선 지법 부장판사는 “양 대법원장은 평소에도 안정적이면서도 온건한 판결을 내리는 편”이라며 “사회 안정을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법원의 수장으로서는 당연한 자세”라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사법부의 최고 기관이라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우리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양 대법원장은 자신의 보수적인 신념만으로 대법원을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간통죄도 없는데 여성 보호장치 부족… 캐스팅보트 던진 양승태

    간통죄도 없는데 여성 보호장치 부족… 캐스팅보트 던진 양승태

    50년 동안 유지돼 온 ‘이혼 소송의 유책주의’가 양승태 대법원장에 의해 다시 생명력을 얻었다.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 생활에 문제를 일으킨 배우자의 이혼 소송의 허용(파탄주의) 여부를 두고 열린 1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불허’ 쪽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회적 논란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찬반 양측의 주장과 논리가 치열하게 맞붙은 사안이었다. 통상 대법원장은 기존 확정 판례를 변경하거나 판결의 파장이 큰 사건 등을 판단하기 위해 열리는 대법관 13명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다수의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더해 왔다. 그러나 유책주의 유지와 파탄주의 전환을 놓고 대법관들의 의견이 6대6으로 갈리자 유책주의 유지에 의견을 더했다. ●파탄주의 유력했지만 공개변론서 뒤집힌 듯 1976년 B씨와 결혼한 A씨는 1998년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낳았다. 2000년 집을 나온 A씨는 2011년 B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1·2심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1965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의 이혼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전원합의체로 회부되고, 지난 6월 공개변론까지 열리면서 50년 만에 판례가 변경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대법관의 상당수는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파탄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될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대법관들은 공개변론에서 파탄주의 도입 측의 논리가 허약하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혼인 파탄 책임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여성을 보호할 사회 제도가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특히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된 마당에 사법부가 파탄주의까지 도입하면 민법으로 금지한 ‘중혼’(重婚)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쌍방 책임 경중 무의미 땐 이혼 가능하게 해야” 유책주의 유지 배경으로 ▲지금도 유책 배우자의 협의이혼 가능 ▲파탄주의 도입 때 상대 배우자 일방의 희생 ▲상대 배우자 보호장치 미비 ▲간통죄 폐지 등도 꼽혔다. 대법원은 “스스로 혼인 파탄을 야기하고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에 반하는 데다 여성 배우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게 현행 판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일영·김용덕·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 대법관은 “실질적인 이혼 상태에 있는 부부의 이혼을 인정, 법률 관계를 확인·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이혼에 따른 배상책임 및 재산분할 등으로 상대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다”며 파탄주의 채택 의견을 냈다. 다만 대법원은 혼인 생활의 파탄 책임이 이혼 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유책 배우자라고 해도 예외적으로 이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상대 배우자나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뤄졌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 등이 약화해 쌍방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면 이혼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간통죄도 없는데 여성 보호장치 부족… 캐스팅보트 던진 양승태

    간통죄도 없는데 여성 보호장치 부족… 캐스팅보트 던진 양승태

    50년 동안 유지돼 온 ‘이혼 소송의 유책주의’가 양승태 대법원장에 의해 다시 생명력을 얻었다.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 생활에 문제를 일으킨 배우자의 이혼 소송의 허용(파탄주의) 여부를 두고 열린 1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불허’ 쪽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회적 논란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찬반 양측의 주장과 논리가 치열하게 맞붙은 사안이었다. 통상 대법원장은 기존 확정 판례를 변경하거나 판결의 파장이 큰 사건 등을 판단하기 위해 열리는 대법관 13명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다수의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더해 왔다. 그러나 유책주의 유지와 파탄주의 전환을 놓고 대법관들의 의견이 6대6으로 갈리자 유책주의 유지에 의견을 더했다. ●파탄주의 유력했지만 공개변론서 뒤집힌 듯 1976년 B씨와 결혼한 A씨는 1998년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낳았다. 2000년 집을 나온 A씨는 2011년 B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1·2심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1965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의 이혼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전원합의체로 회부되고, 지난 6월 공개변론까지 열리면서 50년 만에 판례가 변경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대법관의 상당수는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파탄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될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대법관들은 공개변론에서 파탄주의 도입 측의 논리가 허약하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혼인 파탄 책임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여성을 보호할 사회 제도가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특히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된 마당에 사법부가 파탄주의까지 도입하면 민법으로 금지한 ‘중혼’(重婚)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쌍방 책임 경중 무의미 땐 이혼 가능하게 해야” 유책주의 유지 배경으로 ▲지금도 유책 배우자의 협의이혼 가능 ▲파탄주의 도입 때 상대 배우자 일방의 희생 ▲상대 배우자 보호장치 미비 ▲간통죄 폐지 등도 꼽혔다. 대법원은 “스스로 혼인 파탄을 야기하고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에 반하는 데다 여성 배우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게 현행 판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일영·김용덕·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 대법관은 “실질적인 이혼 상태에 있는 부부의 이혼을 인정, 법률 관계를 확인·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이혼에 따른 배상책임 및 재산분할 등으로 상대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다”며 파탄주의 채택 의견을 냈다. 다만 대법원은 혼인 생활의 파탄 책임이 이혼 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유책 배우자라고 해도 예외적으로 이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상대 배우자나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뤄졌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 등이 약화해 쌍방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면 이혼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공동체 사회 회복과 정부의 꿈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공동체 사회 회복과 정부의 꿈

    지난 26일 미국에서 생방송 중이던 방송기자 두 명이 옛 동료가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피격 장면이 카메라로 생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에서 총기 사건은 하루 평균 한 건씩 생길 정도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로 숨지는 사람보다 총기 사건으로 숨지는 사람이 많다며 총기규제 입법 필요성을 역설했다. 의회에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총기규제 강화 법안이 지난 3월 다시 발의됐으나 미총기협회의 로비 등으로 법안 심의는 진척이 더디다. 충격적인 총기 사건이 발생하면 총기 규제를 외치는 목소리가 메아리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미국 사회에 드리운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올해로 정부 수립 67년이 되지만 공동체 사회의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상호 신뢰과 희망은 잘 보이지 않는다. 출산율은 낮고, 자살률은 높다. 소득재분배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독립운동가 유가족, 공익을 위한 의·사상자 등 공동체를 위한 희생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보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빈부 격차, 지역주의, 지도층 인사의 모럴해저드 등을 조장하거나 방조하는 힘센 자와 가진 자의 ‘부조리 카르텔’도 여전하다. 서울 광화문 우체국 1층에는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우편 수입 감소로 경영 합리화에 나선 우정사업본부의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장려해 온 정부라 이해하기 힘들다. 국정 철학의 부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암울한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내년 광복절에 또다시 축하 폭죽을 터뜨린들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할까. 공동체 복원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모든 국가의 책무다. 이를 위해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지속적인 교육 운동과 별개로 정부 국정 운영의 변화를 기대하며 몇 가지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우선 파격적인 대법원장의 인선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017년 9월이면 6년 임기가 끝난다. 후임 대법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리고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가진다. 어제 끝난 이기택 대법관 청문회에서도 지적됐지만 사법부는 서울대 법대, 50대 남성 법관 출신으로 상징되는 법관 순혈주의를 DNA로 한다. 쌍용차 해고 무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한 비판에서 드러났듯 보수화된 사법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대통령이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바라는 여론을 토대로 법관 순혈주의에서 벗어난 인사를 후임 대법원장으로 한다면 어떨까. 보수층은 반발하겠지만 정권 재창출도 도모할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될 수도 있다. 내년 총선을 계기로 지역주의 근절도 꿈꿔 본다. 지역주의가 많이 해소됐다지만 봄눈 녹듯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선거 때만 되면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지역주의에 기댄 선거 행태가 난무한다. 정부 여당이 앞장서면 이 구도를 바꿀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주의에 맞서 온 정치인이 정책 대결로 승부를 펼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정치 발전은 앞당겨질 것이고 그 공은 정부 여당의 몫이 될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여기에 일조할 수 있다. 영남 출신인 정 의장은 지난 26일 전남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입법 활동으로 지역 화합과 통합의 정치 실현에 두드러진 족적을 남겨 학위를 주었다는 게 대학의 설명이다. 정 의장은 정치 입문 전 부산·광주 인사들로 구성된 ‘영·호남 민간인협의회’를 만들어 문화·학술 교류 활동을 했고 2004년에는 한나라당 지역화합특위 위원장도 맡아 동서화합에 나섰다. 이 밖에 여수엑스포 유치 특별위원회 위원장,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위원장 및 조직위원장도 맡았다. 정 의장이 의장직 이후 현실 정치를 계속할 요량이면, 내년 총선에서 부산이 아닌 호남에서 출마한다면 어떨까. 호남에서 그가 해온 동서화합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대선 후보로 부각되는 보증수표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게다.
  • ‘동생이 쓴 전세금 1억’이 결정타… 대법관 8대5로 유죄 판단

    ‘동생이 쓴 전세금 1억’이 결정타… 대법관 8대5로 유죄 판단

    “피고인 한명숙에 대해서는 다수 의견에 따라, 피고인 김문숙(한명숙 의원의 비서)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고한다.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한명숙(71)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은 2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 선고에서 단 10분 만에 ‘유죄 확정’으로 종결됐다. 2010년 7월 검찰의 기소 이후 5년 1개월에 걸친 기나긴 공방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전체 180석의 대법정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한 의원 지지자, 취재진 등으로 꽉 들어찼지만 선고를 앞두고는 극도의 긴장 속에 서늘한 적막감이 흘렀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입에서 한 의원에 대한 유죄 확정을 뜻하는 언급이 나오자 문 대표는 눈을 질끈 감았고 몇몇 의원은 기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법원이 끝내 상고를 기각하고 실형 선고 원심을 확정하자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한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허탈감으로 나지막한 탄식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눈시울이 붉어진 의원도 있었다. ●무죄→유죄→유죄… 5년 재판 끝 실형 확정 하급심에서 유무죄 판단이 엇갈렸던 한 의원 재판의 핵심 쟁점은 그에게 돈을 준 사람으로 지목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 진술의 신빙성을 얼마나 인정하느냐였다. 1심은 한 전 대표의 검찰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한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유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수사 자료와 증거, 1·2심 재판 자료를 토대로 “한 의원이 한 전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다른 증거로 한 전 대표를 추궁해 진술을 받아 낸 게 아니라 한 전 대표의 진술에 따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보한 점 ▲한 전 대표가 건넸다고 진술한 1억원짜리 수표를 한 의원 동생이 실제 전세금으로 사용한 점 ▲한 의원이 입원한 한 전 대표의 병문안을 갔고 이튿날 2억원을 돌려준 점 등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김소영 대법관은 “한 전 대표가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회 진술서와 5회 진술 조서 외에는 자료가 전혀 없는 등 증거 수집 과정이 수사의 정형적 행태를 벗어났고 허위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며 검찰 공소사실 전체를 유죄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또 “비자금 장부 사본은 입수 경위가 의심스럽고 한 의원이 사용처로 직접 적시돼 있지 않아 실질적 증명력도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이 전원합의체 의결 기준인 7명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한 의원은 검찰 공소사실 전체가 유죄로 인정됐다. ●71세에 옥살이… 사면되지 않는 한 2년간 수감 이번 확정판결로 한 의원은 1948년 정부 출범 이후 역대 40명(현 황교안 총리 포함)의 국무총리 가운데 처음으로 실형을 살게 됐다. 지금까지 역대 총리 가운데 14명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고 장면(2·7대), 장택상(3대), 김종필(11·31대), 박태준(32대), 이한동(33대), 한명숙(37대), 이완구(43대) 전 총리 등 7명이 기소됐다. 이 가운데 한 의원 외에 나중에 공소가 취소된 박 전 총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이완구 전 총리를 빼고는 모두 집행유예를 받았다. 한 의원은 앞으로 검찰 소환을 거쳐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수형자 분류 후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왔기 때문에 사면이 되지 않는 한 앞으로 꼬박 2년간 수형 생활을 해야 한다. 만기 출소를 하더라도 공직선거법 제18·19조에 따라 출소 후 10년간 선거에 후보로 나설 수 없다. 검찰은 한 의원의 서울구치소 입감을 위해 21일 오후 2시까지 서울중앙지검이나 서울구치소 중 한 곳으로 나오라고 통보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묵념하는 박근혜 대통령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묵념하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70주년 광복절 중앙경축식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정의화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 이기택 새 대법관 임명 제청

    양승태 대법원장은 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음달 16일 퇴임하는 민일영(60·사법연수원10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이기택(56·14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을 임명 제청했다. 서울 출신으로 경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이 후보자는 1985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특허법원 부장, 서울고법 부장 등을 거쳤다. 또 법원 내 민법과 민사소송법, 민사집행법 분야 최고의 이론가로 손꼽히며 지적재산권법 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양 대법원장은 “(이 후보자는) 합리적인 법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이나 일시적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양심과 소신에 따라 공정한 판결을 선고해 오면서도 기존 관행에 묻히지 않고 다양한 사회계층을 아우른 법관”이라고 임명 제청 배경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법과 원칙의 완결성을 추구하는 법관으로 후배 법관들과 직원들에게도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와 야당 등에서는 대법관 후보자가 또 ‘서울대 출신 50대 법관’이라는 기존 공식을 반복하면서 “대법원이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요구를 외면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위로